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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부모 아이 손잡고 추억의 거리로

"5분 정도 기다리면 됩니다" "뻥!" 빙글빙글 돌아가던 기계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뻥튀기가 쏟아져나왔다. 뻥튀기 기계를 에워싸고 귀를 막은채 숨죽여 기다리던 어른과 아이들의 눈이 반짝 빛났다. 4일 경복궁 안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동편에 새로 마련된 '추억의 거리'를 찾은 관람객들은 60-70년대 분위기를 흠뻑 즐기면서 향수에 젖었다. "여기는 다방이라는 곳이야. 옛날 커피숍이지"전주에 사는 강경찬(47)씨는 거리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딸에게 예전 살던 모습을 진지하게 설명했다. 강씨는 "어릴 적 60-70년대 모습이 그대로 있다. 이발소에는 키 작은 아이들이 앉도록 의자 위에 나무판을 걸쳐놨고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지만, 그때만 해도 특별한 날이면 옷을 갖춰 입고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면서 "아이가 아니라 내가 더 즐겁다"면서 활짝 웃었다. 거리 입구에 있는 '화개이발소'에서는 서울 만리동에서 3대째 이발소를 운영하는 이남열(60)씨가 '특별출연'해 원하는 사람들의 이발을 해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씨는 "지금 쓰는 가위를 45년째 쓰고 있다"면서 "요즘은 '정통 이발'을 하는 곳은 없고 '인스턴트식 이발'하는 곳만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화개이발소에 있는 의자와 이발도구 등은 2007년까지 종로구 소격동에 50년 이상 있던 이발소에서 쓰던 물건을 그대로 가져왔다. 어느 도시에나 있던 만남의 장소 '약속다방'은 시원한 냉커피를 무료로 서비스해 큰 인기를 끌었다. '냉커피 200원' 같은 메뉴가 벽에 붙어 있고 한쪽에는 디스크자키가 음악을 틀어주는 부스가 있다. 테이블에는 '선데이서울' 같은 오래된 잡지가 놓여 있다. 평상에는 옹기종기 모여앉은 사람들이 파전과 식혜, 냉커피 등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만화방과 양장점, 레코드 가게, 사진관에도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박물관이 최근 강원도의 한 주민으로부터 구입한 국산 고유모델 1호인 78년식 '포니Ⅰ픽업' 차량도 추억의 거리에 전시됐다. 이 포니는 운행도 가능하며 거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이어서 현대생활사 자료로 큰 가치를 갖는다는 평가다. 추억의 거리는 국립민속박물관 내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의 개관에 맞춰 이뤄졌다. 이날 개관한 어린이박물관은 2003년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소속 어린이민속박물관으로 운영되다가 국립민속박물관 산하에 정식 직제를 갖추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시ㆍ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각 지방 국립박물관에서 어린이박물관을 운영하지만, 정식 직제를 갖춘 국립기관으로서 어린이박물관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이박물관은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 안에 있으며 1층 전시관 722㎡, 2층 교육장 344㎡로 꾸몄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8.05 23:02

[전시] 영화제가 전시회를 연다면?

영화와 미디어아트는 '움직이는 이미지'라는 영상의 기본적 소재를 다루는 다양한 방식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 역사를 같이 해 왔다. 그래서 영화제가 전시도 연다?!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가 현대미술의 큰 흐름이면서도 영상문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장르인 미디어아트로 '꿈꾸는 정원'전을 연다.최근 미디어아트전에서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가 주된 매체로 등장하고 있지만, 전주영화제는 차별화를 위해 오히려 초기의 미디어아트 형태, 즉 조각의 형태를 가진 영상전시를 준비했다. 성기석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은 "광범위한 미디어아트를 무작위로 선정해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미디어아트에 대한 모호함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때문에 미디어아트로 불리기 시작한 초기형태의 작업양상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참여작가는 김창겸 이현진 전우진 정정주 진시영 탁영환 한승구씨. 이들의 작품은 바다와 폭포, 정자, 샘 등 자연이나 정원을 연상시키는 풍경 이미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풍경 이미지와 어울리는 사운드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실제 공간을 연상시킬 계획.가상적 이미지이지만 실제 장소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영상과 영상을 둘러싼 조각적 설치물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미디어아트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다.이번 전시는 12일부터 9월 20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 유료(일반인 10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500원)지만, 미취학아동 및 65세 이상과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은 무료. 또 20인 이상 단체나 전주영화제 서포터즈 회원,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후원회원은 5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8.05 23:02

군인들이 만드는 '베토벤바이러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국방대학교 안보대강당. 국가 안보정책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우리 군의 싱크탱크로 뜨거운 학습열기로 가득한 이곳에 뜬금없이 악기 소리가 하나둘씩 울려퍼진다. 국방대 소속 현역과 예비역 군인 및 학생과 그 가족들로 구성된 26명의 팝스오케스트라 단원들이 1주일에 단 한 번 단체로 연습하는 시간이다. 국방대는 올 2월25일 팝스오케스트라를 출범시켰다. 학교의 정식조직이 아니라 악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취미모임이다. 그러다보니 병사부터 부사관, 장성은 물론 초등학생과 직장인까지 참여한 말 그대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다. 국방대 팝스오케스트라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군 조직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조직원들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오케스트라의 산파역을 한 국방대 부총장인 박상묵 공군 소장이 단장이다. 작년 4월 부임한 박 부총장은 취미로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고, 때마침 학교에서 운영 중이던 독서클럽이나 국선도, 인라인동호회, 국궁 등의 모임을 보며 문화가 한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장롱속 악기만 꺼내들면 유럽 선진국처럼 마을이나 직장 단위로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며 "병사부터 장군까지,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모든 구성원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소통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 창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소통과 화합, 단결을 중시하며 교직원과 학생들의 열린 마음을 강조하며 지난 4월 취임한 박창명(육군 중장) 국방대 총장의 지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박 부총장의 말대로 팝스오케스트라의 면면 또한 다양하다. 교직원 15명 중 현역은 알토색소폰을 담당하는 박 부총장을 비롯해 트럼펫을 담당하는 조성국 상병, 알토색소폰의 박경수 상사, 클라리넷의 문장렬 대령 등 6명이다. 예비역 대령인 고인호(테너색소폰) 교수와 김성식(클라리넷) 교수가 참가하고 있고 국방대 학생인 노병규 정보보호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전자기타를 맡고 있다. 박 부총장의 부인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국방대 홍보과장인 이영진 중령의 부인과 딸은 첼로를, 합참대 학생인 황보근 중령(진)의 두 딸은 각각 바이올린과 플루트 실력을 과시하는 등 교직원과 학생의 가족도 11명이나 된다. 국방대 팝스오케스트라 연주는 지난 4월 방효복 전 국방대 총장 퇴임식 때 첫선을 보였다. 지난 6월 초에는 민간 오케스트라인 유로코리안필하모닉과 함께 다문화가정 초청 협연을 한데 이어 강동구민들을 대상으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주한무관단과 그 가족들을 국방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연주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4차례 무대에 섰다. 국방대 창설 54주년을 앞둔 오는 14일에는 국방대에서 기념 연주를 한다. 국방대 관계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계급과 직책, 나이를 떠나 악기로 똘똘 뭉쳐 하나의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장점"이라며 "이를 통해 국방대라는 조직의 의사소통도 한결 나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현재 운용 중인 군악대와 별도로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의 정서함양과 좀 더 수준 높은 연주를 위해 별도의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어 이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각국의 사례와 운영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8.04 23:02

[공연] 교과서 덮고 클래식 여행 떠나볼까요

모차르트와 하이든은 베토벤 이전의 가장 중요한 교향곡 작곡가였으며, 그들의 작품으로 고전 교향곡은 절정에 달한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 음악에 이르도록 한 베토벤은 특히 교향곡을 통해 음악기법을 새로운 표현의 경지로 올려놓았다.브람스의 교향곡은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인 풍부한 화성을 사용하면서도 고전주의 음악의 전형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은 대체로 민속음악에서 가져온 재료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 강석희)이 교향곡 이야기를 들려준다. 1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여름방학특선 청소년음악회 '교향곡 이야기'.바로크시대의 대표적인 음악형식인 합주협주곡 바하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시작으로 하이든 '교향곡 101번 라장조 시계'와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사단조', 베토벤 '교향곡 5번 다단조 운명',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라단조 비창', 브람스 '교향곡 1번 다단조'가 이어진다.하이든의 '교향곡 101번'은 2악장의 중심 멜로디가 시계 소리의 리듬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며,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은 일생 동안 4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한 모차르트가 단조로 쓴 2곡 중 하나다. 베토벤 '교향곡 5번'에 '운명교향곡'이라는 별칭을 일본 사람들이 붙였다는 것도 흥미롭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8.04 23:02

[전시] 젊은 작가들 '발칙한 상상력'을 팝니다

'세일展'의 추억. 1993년 현대미술을 희망하는 젊은 작가들이 뭉쳐 '날 것을 파는 정육점'展을 열었다."그림도 알고 보면 날 것이잖아요. 작품 한 점에 3일 걸렸다 치면, 하루에 1만원씩 해서 3만원이 나옵니다. 여기에 재료값만 더해 팔아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던 겁니다. 낯선 캔버스를 보여주자는 젊은 '치기'들이 모였었죠."창단 멤버였던 서양화가 이정웅씨는 "그림이 더이상 고가품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깨기 위해 시작했다"며 "5년 전 부터 그 해의 굵직굵직한 이슈 중심으로 갔다가, 올해는 관객과 함께하는 체험전을 위해 '선물'로 꾸렸다"고 설명했다.참여작가는 고미숙 김민자 김정미 노지연 문수영 박준서 손희순 송상민 임승한 이정웅 정소라 최희경씨.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문수영씨는 아이들과 부대끼며 이어가는 관계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판화 작업을 한 뒤 만화를 오려서 덧댄 것이 특징. 대학 시절부터 냄비뚜껑을 캔버스에 등장시킨 그였기에 이번에도 냄비는 다시 등장했다. 문씨는 "무엇인가 담고 싶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라고 했다.송상민씨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가슴이 뻥 뚫린 자화상인 '일상의 구멍'을 보여줬다."'일상의 구멍'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받은 충격이나 상처를 뜻합니다.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쓰디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되돌아보면 그것 역시 삶의 또다른 선물이라고 여겼어요."6일까지 전북예술회관 3~5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난해하지만, 신선하다. 젊은 작가들의 발칙한 상상력이 엿보인다. 따로 마련된 소품전 판매금은 불우이웃돕기로 쓰여질 예정.전시장 한켠엔 작가들이 아트북만들기, 부채꾸미기 등 체험전을 위해 상시 대기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04 23:02

[전시]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전북의 문화재

전주는 조선왕조의 발상지다. 경기전은 그 탯자리. 경기전에는 태조 어진이 모셔져 있고, 진전과 외신문, 내신문이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건축미다.'천년 고도' 전주엔 4대문이 있었다. 1907년 조선통감부의 폐성령에 의해 3대문이 철거되고, 현재 유일하게 남은 것이 풍남문. 시공을 뛰어넘은 고풍이 고스란히 간직됐다. 위풍당당한 이미지가 재현됐다.소설가 양귀자씨의 소설 「숨은 꽃」은 여름이면 절을 감싸는 실록의 귀신사를 배경으로 한다. 전북유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된 귀신사 부도는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장식미가 살아있다.1980년 창립한 전미회(회장 박상규)의 전북 문화재 테마기획전 '전북문화재의 숨결'. 31일부터 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전북 미술인들이 우리 문화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시공을 뛰어넘은 천년 전주 과거와 현재의 고도가 재현된 전시다.참여작가는 박남재 전병하(고문) 조윤출 이승백 박종남 김영성 임동주 정정애 강우석 고상준 곽덕규 권순덕 김금자 김길임 김미화 김성균 김성실 김영남 김영민 김용섭 김종수 김철수 김형기 문환희 박동렬 박상규 박천복 송재남 안순덕 양만호 원창희 이대식 이동근 이석중 이성재 이안근 이훈정 이희완 장효순 정봉기 정인수 정해춘 조래장 한태순 홍석원 황 연 황남현씨.작가들은 매월 고창 선운사, 남원 실상사, 금산사 등으로 스케치 여행을 나서면서 속은 깊지만 숫기가 없는 이곳 사람들과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천년 전주의 섬세한 표정들을 캔버스에 담았다.박상규 전미회 회장은 "전북은 국보, 보물 등 720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작가들이 스케치위해 문화재 구석구석 돌아보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04 23:02

"언젠가 직접 개인전 열 날 있겠죠"

그의 첫 아르바이트는 인쇄사에서 시작됐다."물론 그게 업이 될 것거라곤 생각 못했죠. 병원에서 했으면, 의사라도 됐을 텐데. 그러니 아르바이트도 잘 골라야 합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4인의 시선전(GAZE)'을 연 김철곤 모던칼라기획 대표(48). 인쇄사가 전시까지 하다니, 고개를 갸웃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던칼라기획은 작가들이 선호하는 인쇄사로 통한다.김씨가 모든 작품을 직접 촬영해 팸플릿을 제작했기 때문에, 실제 작품 색감과 가장 근접해서다.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되면서 일부 작품사진을 받기도 하지만, 작가들의 고민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뒤늦게 전북대 미술교육과에 들어가 졸업하려니, 임용고시가 '덜컥' 생겼죠. 나이 제한으로 선생님을 못하게 돼서 인쇄 일 배우다가 모던칼라기획을 열었습니다. 운명이라고 봐요."1996년부터 현재까지 그를 포함해 여직원 한 명이 전부. 손수 그가 발로 뛰어 도내 작가들의 팸플릿을 도맡아왔다. 지난해부터 전업 작가들의 고민을 덜고, 청년 작가들을 지원하고자 '4인의 시선전'을 기획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후배들 작업실을 방문해 영상 에세이로 담았다며 현재 편집중이라고 귀뜸했다."개인전 욕심도 있지만, 붓질이 잘 안돼서 미뤄뒀다"는 그는 "언젠가 '서양화가 김철곤 개인전'으로 만날 날이 있을 것 같다"며 여운을 남겼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03 23:02

[전시] 현실-이상의 간극 녹여내는 상상력

눈을 사로잡는 건 현실과 이상의 간극. 대비적 요소들을 화폭에서 녹여내는 '도가니' 같은 상상력을 한데 모았다.4일부터 9일까지 교동아트센터에서 모던칼라기획(대표 김철곤)이 마련하는 '4인의 시선전(GAZE)'은 작가들의 살가운 풍경을 상상력으로 정교하게 '범벅'한 전시다. 참여작가는 김진호 이미영(한국화) 장시형 서완호(서양화)씨.허물어진 오랜 집, 모퉁이마다 스쳐간 손길이 있는 골목, 젖은 빨래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김진호씨는 '그곳', '그곳의 오후'를 통해 1970~1980년대 기다림으로 서성이던 그 때 그 시절을 선물했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담백한 채색화를 고집, 물을 쓰면서도 순지, 장지 등을 사용해 덧칠로 깊이 있는 색감을 드러냈다. 넉넉한 여백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잊혀져가는 것들이 소중하다는 말을 띄엄띄엄할 수 있게 된다.이미영씨는 '우렁 키우기' 시리즈를 선보였다. 시골에서 자란 그는 20여년 전 우렁을 길러봤다고 했다. 이들의 생태적인 삶을 들여다 보노라면, 현대인들의 삶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자문하게 된다고. 작가는 주변의 강요로 자신의 느릿한 성향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아 기획했다고 밝혔다. 얼핏 보면 만화 같다.다음은 서양화. 서완호씨는 억압되고 왜곡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겨진 본능, 공허감에 주목했다. '무제'에선 미키마우스 가면을 쓴, 얼굴 표정을 가린 여인이 등장한다. 사회로부터 강요당하는 여성의 굴레가 목의 족쇄로 표현됐다. 회색 실루엣은 눈에 보이는 존재의 허망함을 드러낸다.막내 작가 장시형씨는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낙하산에 매달아 '붕' 띄운 '브라운 스터디(심사숙고)'를 선보였다. 대학을 막 졸업한, 전업작가 초입의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던 것. 합판과 같은 나무판자를 활용하고 반짝이는 재료를 덧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03 23:02

[전시] 전북의 조각, 여백의 재발견 '형태의 자유전'

전북 조각의 재발견. 드로잉같은 입체, 조각 같지 않은 조각을 볼 수 있다. 양감이 최소화된 작품들은 여백을 재발견해준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나무, 돌, 테라코타 등을 소재로 한 조각품들을 전시하는 '형태의 자유전(形態의 自由展)'을 갖는다.10월11일까지 1층 소장품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구도와 사유, 자연친화 등 동양적 사상을 기반으로 한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23점을 한데 모았다.참여작가는 신익창 강관욱 한애규 김기호 김창희 황순례 주영도 박종대 정현도 백철수 계낙영 차주만 이강천씨.강관욱씨는 '오브제'로서 인간과 예술의 소통을 이끄는 손에 주목한 작가. 테라코사 작업을 한 '구원'에선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할머니의 시름이 깊은 주름과 함께 표현돼 있다. 그의 애절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럽게 한다.신익창씨는 '빛과 어두움, 그리고 경계'를 통해 자연과 빛의 생성, 소멸의 이미지를 도자에 담아냈다. 식물과 헤엄치는 물고기를 드로잉하고, 그 위에 한타래 한타래 쌓아가면서 접목시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효문씨는 '내안으로부터'를 통해 단단한 참나무와 고제나무에 느티나무 덧대 질감과 덩어리감을 그대로 살려 따뜻한 느낌을 전한다.백철수씨의 '존재율'은 선사시대 유물인 마제 석기의 형태를 변형시켜 현대적 감각으로 조형화시킨 작품. '획'은 운필에 의한 조각이자 운필적 드로잉이다.이흥재 관장은 "다양한 질감의 작품을 통해 평면예술에서 느끼지 못했던 3차원적인 감흥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며 "작가의 숨소리, 땀, 혼을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7.31 23:02

판소리, 라틴음악을 만나다

판소리가 라틴 음악과 만났다.29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야외무대에서 열린 '중·남미 문화축전'에선 라틴 열기가 뜨거웠다.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명곤)는 유네스코가 '인류 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지정한 콜럼비아의'바랑끼아 카니발'과 칠레의'올 웨이즈 서프라이징'을 초청했다.가장 주목을 모은 무대는 '바랑끼아 카니발'. '꿈비아(Cumbia)'는 콜럼비아 전역에서 인기있는 화려한 춤이다. 빠른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드는 여성들의 관능적인 춤이 이어지자 분위기가 들썩들썩.남성들의 전쟁 상황을 희화화한 춤과 코믹한 표정 연기 역시 재밌는 볼거리를 선사했다."얼씨구""좋다"왕기석 명창의 선이 굵고, 힘 있는 무대로 흥을 이어갔고, 5인조 타악기 앙상블 '올 웨이즈 서프라이징' 역시 신비로운 선율로 잔잔한 분위기가 우리 소리와 앙상블을 이뤘다.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중·남미 문화축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들을 초청해 소리를 통해 수천년 인류가 남긴 발자취를 더듬기 위한 기획"이라며"그간 교류가 거의 없었던 두 문화권이 공연을 통해 서로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중·남미 문화축전'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외교통상부와 협의해 유치한 것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를 대상으로 2006년부터 추진해왔던 쌍방향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7.31 23:02

[공연] "교향악단 발전의 밀알"…린덴바움 축제

"출발은 비록 미약하지만, 한국 오케스트라 발전에 의미 있는 씨앗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데이비드 김)한국은 최근 역량 있는 솔로 연주자가 대거 등장하며 클래식 강국으로 도약했지만, 오케스트라 부문은 여전히 많이 뒤처져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이 부쩍 성장했다고 해도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과 비교하면 아직 수준차가 확연하다. 연주자 개개인의 역량은 뛰어난데 세계 일류의 오케스트라가 국내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6일 시작해 내달 1일까지 계속되는 제1회 린덴바움 뮤직페스티벌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축제를 창설한 원형준 린덴바움 페스티벌 대표는 미국에서 바이올린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뒤 한국에 아직 연주자 수준에 맞는 오케스트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웃 일본만 해도 명지휘자 번스타인이 주축이 되어 만든 퍼시픽뮤직페스티벌(PMF)이 20년 동안 이어오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배출하는 산실 노릇을 해온 것을 생각하면 원 대표에게 오케스트라 교육을 등한시하는 국내 현실은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한국의 오케스트라 발전을 위해 PMF를 모델로 한 행사를 만들기로 한 그는 올해 초부터 친분이 있는 연주자들을 끌어모아 급하게 축제를 발족시켰다. 준비 기간도 짧고, 축제 기간도 길지 않지만, 지명도 있는 음악가를 대거 영입해 축제의 내실을 기했다. 미국 뉴욕주의 사라토가 페스티벌 음악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샹탈 주이에가 음악감독직을 수락하자 그녀와 음악적으로 긴밀한 사이인 세계적인 지휘자 샤를르 뒤투아가 단 5일간의 여름휴가를 통째로 바쳐가며 기꺼이 지휘자로 나서기로 했다. 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 출신인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을 비롯해 이탈리아 토스카니니 오케스트라 악장 미하엘라 코스테아, 스위스 로잔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조엘 마로시 등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수석 13명이 축제에 합류했다. 이들은 오디션으로 선발된 한국의 젊은 연주자 100여명과 부대끼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서 쌓은 자신들의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7.30 23:02

[전시] 국립중앙博, 미술관 전시 새 단장

국립중앙박물관의 미술관 회화실과 불교회화실이 새롭게 단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히 회화실은 '그림으로 만나는 선비들의 모임'을 주제로 조선 시대 선비들이 친목 모임을 기념하기 위해 남긴 계회도(契會圖)를 중심으로 새롭게 전시를 꾸몄다고 29일 밝혔다. 주요 전시물은 '평시서계회도(平市署契會圖)', '권대운기로연회도(權大運耆老宴會圖)', '무신친정계첩(戊申親政契帖)' 등이다. '무신친정계첩'은 1728년(영조4년) 창덕궁 어수당에서 이조판서 윤 순과 병조판서 조문명 등이 모여 인사 평가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으로 뒷장에는 참석한 17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권대운기로연회도'는 권대운(1612-1699)이 숙종으로부터 지팡이와 팔걸이를 받은 것을 기념해 기로소 대신들과 연회를 벌이는 장면을 그렸다. 계회는 같은 관청에 재직했던 관료의 모임(동관계회.同官契會), 같은 시기에 과거에 급제한 동료의 모임(동방계회同榜契會)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경치 좋은 곳에서 마음이 통하는 선비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임인 아집(雅集.아취가 있는 모임), 함께 시를 나누며 풍류를 즐기는 모임인 시회(詩會) 등도 있었다. 조선 중기 포도 그림 중 가장 크며, 기세 있게 휘돌아가는 줄기에 포도송이가 달린 모습을 활달한 필치와 대담한 구도로 표현한 이계호(1574-1646)의 '포도도' 8폭 족자도 전시된다. 불교회화실은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달마대사진영(達磨大師眞影)', '사직사자도(四直使者圖)'와 함께 '아미타여래도', '지장보살도' 등 불교 그림으로 꾸며졌다. 사직사자도는 저승사자를 그린 그림으로 4점이 한 세트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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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7.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