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9 14:2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공연] 속일 수 없는 연륜…원조 '뺑파전'의 참맛

"세월이 무상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아무리 '심봉사'를 불쌍하게 해봐도 힘이 실렸었는데, 이제는 늙어서 힘도 빠지고 좀더 '심봉사'와 같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허허허." ('심봉사'역의 김일구 명창)"처음 '뺑파'를 했을 때에는 제가 45kg이었어요. 맨날 '심청이' '춘향이'만 했는데, '뺑파'를 한 뒤로는 이쁜 역할이 안들어 오는 거에요. 체격만 봐서는 지금이 '뺑파'지요. 지난해 부터 준비해 왔는데, 갑자기 다리 수술을 하는 바람에 이번 '뺑파'는 큰 제자 김금미에게 넘겼습니다." ('1대 뺑파' 김영자 명창)원조와 복제의 차이는 누가 만드느냐. 이 세상에 '뺑파전'을 낳은 김일구 김영자 명창 부부가 '마당놀이 원조 뺑파전'을 펼친다."국립창극단 재직 시절, 부부가 주인공이란 주인공은 죄다 도맡아 하다 보니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자 한 것이 '뺑파전'이었습니다."1981년 첫 공연의 관객은 달랑 15명 뿐. '심청가' 중 '뺑덕어멈'을 내세운 소극장용 '뺑파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이었다."15명, 30명, 40명, 100명…. 그 때 '아가씨와 건달들'이라는 아주 유명한 뮤지컬하고 붙었는데, 관객 수가 무섭게 늘어나더니 나중에는 무대까지 관객이 올라와 앉을 정도였죠. 한 번은 문화재들이 우리들이 전통을 망치고 있다고 나라에다가 고발을 해서 조사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생긴 공연인가 하고 봤더니 재밌거든요? 한마디로 '국악의 코미디' 같은 것이었죠.""우리 소리는 늘어지기만 해서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맛깔스러운 해학과 풍자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하루 2회 공연은 사람들이 공연장을 떠나질 않는 바람에 3~4회로 늘어났다. 28년 동안 이들 부부가 만든 '뺑파전' 관객만 해도 어림잡아 500만명 정도. 국악과 교수들이 모인 세미나 자리에서는 '뺑파전'과 관련된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그동안 많은 예술인들이 '뺑파전'을 올렸는데, 원래의 작품에서 퇴색되고 변색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작권자로서 저질스러운 대사나 몸짓으로만 승부를 보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죠. 앞으로는 이 원조 '뺑파전'을 전주의 대표적인 공연으로 키우고 싶습니다."2009년판 원조 '뺑파전'의 '심봉사'는 당연히 김일구 명창. '뺑파'는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자인 김금미 국립창극단 단원이, '황봉사'는 젊은 명창으로 인기가 좋은 남상일 국립창극단 단원이 맡았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이라도 힘을 덜 쓰고 톤을 낮출 수 없는 '뺑파'역은 소리만큼이나 연기력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줄 수 없는 배역이었다.이번 공연은 27일과 28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야외놀이마당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마당놀이인 만큼 극 중간 중간 관객들과 거리낌없이 대화도 나눌 예정. 관객들의 끼어들기도 환영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8.26 23:02

[전시] 차가운 재료, 따뜻한 소재…'헨젤과 그레텔'의 사람 향기

골목길을 가다가 매부리코 할머니 모습에 "마녀다!"라고 소리치며 도망가던 시절이 있었다.그 할머니가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빵 부스러기를 일부러 땅에 흘리면서 놀러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행복했던 시절의 그 귀퉁이에 아이들이 들어와 앉았다.조각가 엄혁용씨(48) 개인전 '물성(物性)과 부정(父情)으로의 환원'展은 또다른 시도다.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차용했고, 초기 작품의 주재료가 됐던 알류미늄과 스테인레스를 다시 등장시켰다.소재는 따뜻한데, 재료는 차가운 느낌. 이 부조화를 그는 남다르게 들여다본다."자기 전 아이들에게 '헨젤과 그레텔'을 많이 읽어줬어요. 제가 그때 느꼈던 감정을 아이들이 똑같이 느끼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이젠 전 그 빵이 식량, 돈, 생계수단으로 보여요. 그래서 빵으로 집을 만들어 보면, 일종의 자기 기록이 될 수 있겠다 싶었지요."작품명에 들어가 있는 이름 모를 숫자는 두 아들 태신과 태민이의 주민번호."나중에라도 '얘들한테 아빠가 너희들을 위한 작품을 남겼다.' 고 하려고 증거로 남겼죠.(웃음)"'헨젤과 그레텔 - 빵 610601'은 '빵'을 위해 한 가정을 책임져야만 하는 작가 자신의 고민이 담겼다. 뒷번호 역시 그의 주민번호다.외형적으로 커다란 중량감을 갖는 스테인레스 내부는 텅 비어있다. 내재적 공간에 작가가 불어넣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시간과 시간이 만나 삶을 꽃 피우는 이야기. 따뜻한 사람 향기다.이번 전시는 2년 만에 갖는 개인전. '다이어리 심리 설치 작품','인체 작업', '방석 시리즈' 등 매번 새롭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기에 그의 개인전은 매번 주목의 대상이 됐다.대학 졸업하면서 "2년에 꼭 한 번은 개인전을 하겠다."고 뇌리에 남겼던 것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 푹푹 찌는 더위에도 긴소매 옷에 장갑까지 끼고 불꽃과 싸워야 하는 숙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다."앞으로도 아마 이솝 우화를 풀어내는 전시를 계속 할 것 같습니다. 아주 흥미로워요."전북도의 '수도권 전시지원사업' 일환인 이번 전시는 서울 덕원갤러리에서 26일부터 9월8일까지 열린 뒤 전주 우진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9월10일부터 9월2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25 23:02

[공연] 원로무용가 최선씨, 천년 한지 숨결로 추는 춤

지난 22일 전주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에서 호남살풀이춤을 풀어내던 늙은 무용수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김 전 대통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역시 돌아보면 순탄치 않은 세월을 살아왔다.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60여년 넘게 걸어온 춤 인생. 병상에서도 꿈꿨던 무대다. 지난 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제자들은 스승 앞에서 애써 춤에 대한 이야기를 감춰왔지만, 쉽게 놓을 수는 없다.29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 '2009 최선 춤-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를 올리는 최선씨(75)."늙은이가 하는 일이니까 잘 봐주세요"라는 말에서는 최고 무용수로서의 자존심 보다는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고마움과 겸손함이 묻어났다. 수술 때문에 한차례 공연을 연기하고 여는 무대라 더욱 소중하다.이번 공연은 지난해 20분 분량으로 선보였던 '지천년의 숨결'을 1시간 분량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한민족의 혼이 담긴 전주 한지와 흑석골에서 6대째 한지를 만들어온 송우석씨의 삶을 한국적인 춤사위로 표현했다. 한지의상을 입고 한지를 들고 추는 춤. 특히 한지등을 들고 추는 군무는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불빛이 환상적이다. 한지가 돋보일 수 있도록 다른 장치는 거의 쓰지 않았다.최씨와 함께 공동안무를 맡은 장인숙 호남살풀이춤보존회 회장은 "창작 한국춤의 경우 최근에는 현대적 느낌을 강하게 살리지만,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한국적인 춤사위와 정서가 묻어날 수 있도록 안무했다"고 말했다.'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는 9월 6일 오후 5시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으로 이어진다. 아르코예술극장은 과거 문예회관 시절 부터 무용수들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극장으로 무용수들 사이에서는 꼭 한 번 서보고 싶은 무대로 통한다. 오래 전부터 아르코예술극장에 공연을 올리고 싶어했던 스승을 위해 제자들이 어렵게 마련한 무대다.이번 공연은 최씨가 보유하고 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보존회의 정기공연으로, 전라북도 무대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8.25 23:02

'가가유젠' 장인 야스시씨 "한국에 기법 전수 도움되고 싶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한국말로 말문을 연 하마다 야스시씨(45·협동조합 가가유젠 진흥협회 신분야 연구위원). 한지문화진흥원과 가나자와시가 주최하는 '제8회 전통공예작가 교류전'을 위해 방문한 그는'가가유젠'의 장인이다.'가가유젠'은 얼핏 보면 수를 놓은 것 같지만, 염색만 한 것이다. 천연 염색은 아니지만, 달개비즙을 짜서 사용하기 때문에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야스시씨는 "7년 이상 장인들 밑에서 훈련을 받아야 작가로서 활동할 자격이 주어진다."며 "84년부터 도안 작성, 밑그림 그리기, 채색 등 일련의 과정을 익히고 배운 끝에 95년에야 비로소 작가로서 독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귀족들을 대상으로 한 교토의 '교유젠'은 화려한 문양이 특징. 반면 "가나자와 '가가유젠'은 무사집 자제들이 입었기 때문에 회화적이고 사실적이며 비교적 차분하다."며 "벌레먹은 잎을 그린 '무시구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점점 옅게 채색하는 '소토보카시', 나뭇잎 일부가 물들거나 마른 것을 나타내는 '삼단보카시' 기술이 많이 사용된다."고도 말했다.이어 그는 "'가가유젠'에 관심있는 한국인들이 있다면, 전수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며 "전주 방문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25 23:02

[전시] 日 가나자와시 전통의 진수 '전주서 한눈에'

'한 바퀴 늦게 운동장을 돌다 보니 어느새 맨 앞을 달리고 있었다.'인구 45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전통이 곧 자본인 가나자와 시민들의 자부심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전주시가 가나자와와 자매결연을 맺은 지 올해로 8년 째 맞는다. 가나자와의 '가가유젠(加賀友禪)' 장인과 하마다 야스시씨와 '가가유젠'의 풀 붙이기 전통 공예사인 나카지마 료지씨가 24일부터 30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8회 전통공예작가 교류전'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가유젠'은 음양오행을 뜻하는 다섯 가지 색을 기초로 한 염색기법. 마치 수를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염색만으로도 이런 정교한 무늬가 살아난다. 풀 붙이기는 염색이 번지지 않도록 미세한 선을 그리는 또다른 작업. 때문에 세탁하면 화초의 잎과 줄기가 물의 흐름과 같이 섬세하게 부각된다. 이번 전시엔 기모노, 손수건, 지갑 등 17점이 전시된다.가나자와 금박은 일본 전체 생산량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비와 눈이 많이 내리고, 습도가 높은 기후조건이 금박과 잘맞기 때문. 이미 병풍, 유리공예, 화병 뿐만 아니라, 얇은 종이(화지)로도 접목되고 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손거울, 도장함을 비롯해 시계, 붓통 등으로 변신한 문화상품들 27점이 전시된다.전통문화를 도시의 경제기반으로 삼고, 일상으로 흐르도록 한 가나자와 전통의 진수를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 전시. 한지문화진흥원과 가나자와시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엔 하마다 야스시씨와 나카지마 료지씨의 '가가유젠'의 채색과 풀 붙이는 작업 시연도 직접 볼 수 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25 23:02

[전시] 사진으로 해부한 벌거벗은 대도시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김미루(28)는 철학자 도올 김용옥의 딸이라는 배경을 제외하면 아직 국내엔 낯선 이름이다. 25일부터 갤러리 현대 강남점에서 열리는 '나도(裸都)의 우수(憂愁)' 전은 그가 자기 존재를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첫 번째 무대다. 작가는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전시 첫 주인공은 사진이다. 주제는 대도시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폐쇄된 기차역이나 버려진 공장, 발전소, 노숙자의 은신처로 변한 터널, 수로, 선박폐기장, 파리 지하묘지의 납골당, 한강 다리 밑 하수도까지 화려한 치장을 버린 도시 속 버려진 공간들이 사진 속에서 벌거벗은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2005년부터 이뤄진 이 작업이 애완용 쥐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쥐를 좋아해 애완용 쥐를 키웠는데 그 쥐가 죽으면서 도시의 시궁창에 사는 쥐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다 도시 속에서 더럽고, 무시당하는 도시쥐 같은 존재를 찾아다니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지하공간 같은, 사람이 잘 가지 않는 공간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그렇게 발견한 곳이 바로 도시 속 폐허였다. 도시나 산업 시설 속 출입금지 지역이나 숨겨진 곳을 찾아나서는, 일명 '도시 탐험가'(urban explorer)라고 불리는 사람들처럼 그는 도시 속 폐허를 직접 찾아다니며 한때는 휘황찬란했지만,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아 죽어버린 공간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나 뭔가가 밋밋했다. 이제는 죽어버린 공간 속에 살아있는 생명체를 함께 표현하고 싶었지만 퀴퀴하고 더러운 데다 위험하기까지 한 공간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었고 모델을 고용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작가 자신이 모델이 되기로 하고 카메라 앞에 누드로 섰다. 어떤 문화적 요소나 특정 시대를 나타내는 요소를 배제하고 싶어 선택한 누드는 누드 자체의 에로틱한 느낌은 거의 없이 그 때 그 때 장소에 대한 작가의 자유로운 느낌을 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첫 전시는 사진이었지만 특정 장르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 작가는 전공인 회화는 물론, 영상 작업까지 다양한 방면의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도시화로 소외된 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02-519-0800.

  • 전시·공연
  • 연합
  • 2009.08.24 23:02

[문학] 사진으로 본 100년전 한국-한국인

구한말 이탈리아 영사였던 카를로 로제티(1876-1948)가 남긴 책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에는 '궁중 복색을 갖춘 궁궐여인'이란 제목이 붙은 사진이 실려 있다. 이 사진 속 여인이 명성황후(1851-95)라는 주장이 수년 전 제기되면서 한동안 학계에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 사진은 기생의 의복을 찍은 사진에 여인의 사진을 덧붙여 재촬영한 합성사진으로 밝혀졌다. 로제티의 책에는 이 사진 외에도 100여년 전의 한국과 한국인을 담은 사진 450여장이 실려 있다. 로제티는 1902년 11월부터 7개월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사거나 직접 촬영한 사진을 모아 1904년과 1905년에 각각 한 권씩 모두 2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 시기에 간행된 다른 서양인들의 책에도 사진 자료들이 있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보다 사진이 훨씬 풍부하다. 경운궁(덕수궁) 남쪽에서 정동 일대를 담아낸 전경, 서소문 쪽에서 정동교회 부근을 담은 모습, 이탈리아 공사관거리로 불렸던 서소문 일대의 풍경 등은 지금과는 다른 100여년 전 서울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병대 장교, 지게꾼, 옹기장수, 안경장수, 나막신 수선공, 갓 수선공, 악공, 어린 군밤장수, 빨래터의 아낙네, 어린 기생과 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삶의 풍경을 구석구석 담아냈다. 최근 국내 출간된 '꼬레아 에 꼬레아니-사진해설판'(하늘재 펴냄)은 로제티의 사진에 이돈수 한국해연구소장과 이순우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이 상세한 해설까지 덧붙인 책이다. 1996년에도 로제티의 책이 국내에 번역됐지만, 이 책은 최대한 원본에 가까운 화질의 사진으로 꾸몄고 풍부한 해설을 달았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8.21 23:02

[전시] '골목길의 추억, 그 살가운 풍경' 최인수 작품전

골목길 어귀는 그리움이 해갈되는 곳이다.커다란 무쇄가위가 짤랑거리며 휘젓고 다니는 엿장수가, '아이스께끼' '찹쌀~떡' 소리가 귓가에 머물러 있는 곳. 때론 골목길 담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술래판이 되기도 했다. 폴싹거리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골목 안 할머니에게 "고추 밟는다"고 지청구를 듣는 일도 많았다.역사의 깊은 골을 간직한 전주 골목길. 47년간 줄곧 이곳에서만 맴돌았던 서양화가 최인수씨(최인수소아청소년과 원장)는 9월 3일까지 전주 수갤러리에서 제5회 최인수 수채화 작품전 '전주에 살고 지고'를 열고 있다."막걸리를 자주 마셨던 시절, 전주시 중앙동 골목에 대포집인 '정읍집'이 있었어요. 화가며 시인들, 소위 예술 '한 자락' 한다는 이들로 모여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야간대학원'이었습니다."해마다 시원한 멸치국물에 모밀국수를 적셔먹는 서울소바는 꼭 한 번씩 가야만 하는 순례 코스. 작가는 옛 전주극장 뒤 튀김 골목, 탕수육에 고량주 시켜 먹던 전주시 중앙동의 '진미반점', 만두맛 하나는 끝내줬던 '일품향'은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어머니의 품과 같았다고 말했다.중앙동 우체국 앞 '설다방'이나 음악다방 '돌체'는 해가 떨어지면 젊은 청춘들이 모여들던 아지트. 홍지서림 근처 '아리랑 제과'는 우동 맛이 일품인 데이트 장소들이 캔버스에 옮겨졌다.처음 붓을 잡은 때가 75년. 그림 잘 그리는 후배였던 김윤진 건양대 교수의 작품에 매료되면서 그는 "의사 최인수 보다 화가 최인수로서의 삶을 더 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그렇게 시작된 캔버스도 올해로 벌써 35년을 맞았다. 유화에서 수채화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붓질이지만, "아마추어 한계는 벗어나기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 전시가 마무리되면 전북아트페어 특별전에서 또다른 정물 수채화를 선보일 계획.삶의 더깨가 얹힌 골목길 화폭은 그렇게 깊어져가고 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21 23:02

[공연] 클래식과 대중음악 넘나드는 감미로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23, 30일 오후 5시 미술관 앞 야외에서 '이스트 색소폰 앙상블 연주회'를 갖는다. 지난 2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세 차례 연주회를 가진 결과 점점 관객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한달간 평일 관람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로 2시간 연장 운영하면서 관람객들이 늘어가는 데다 부대행사까지 운영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이스트 색소폰 앙상블'은 6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색소폰 전문연주 단체. 감미로운 선율과 폭넓은 음색으로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면서 드라마 '모래시계' O.S.T, 어린이 동요 '토마토', 대중가수 장윤정의 '트위스트'등 무더위를 날리는 곡을 선물하고 있다.부대행사로 운영되는 영화 상영도 관람객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괴물', '식객', '이웃집 토토로' 등 평일 오후 6시30분부터 미술관 야외에서 추억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미술관을 찾는 가족과 연인들의 사진을 찍어 메일로 전송해주는 '추억을 담는 미술관'도 인기다. '추억을 담는 미술관'은 주말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인 '그림 액자 만들기'도 주말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미술관 2층에서 운영된다. 문의 www.jbartmuse.go.kr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8.21 23:02

한인 연주자 7억원대 바이올린 되찾아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한빈(미국명.22) 씨가 미국 뉴욕의 택시에 6억~7억원대에 달하는 바이올린을 놓고 내렸다가 인공위성항법장치(GPS) 덕분에 되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MYT)와 뉴욕포스트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한빈 씨는 17일 새벽 맨해튼의 링컨센터에서 자신의 아파트가 있는 차이나타운까지 택시를 타고 간 뒤 오전 0시40분께 택시에서 내렸다. 주말에 롱아일랜드에서 연주회를 하고 맨해튼까지 버스를 타고온 뒤 지친 몸으로 택시를 탔던 그는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할 때까지 바이올린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을 깨닫지 못했다. 이 바이올린은 184년전 만들어진 지오반니 프란체스코 프레센다. 가격이 50만~60만달러에 달하는 이 귀한 바이올린은 캘리포니아의 한 후원자가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그는 황급히 뉴욕의 분실물신고 민원 전화인 311로 전화를 하고 바이올린 찾기에 나섰다. 한빈씨가 바이올린을 놓고 내린 택시를 찾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뉴욕의 택시.리무진위원회는 택시에 설치된 GPS를 통해 그가 탔던 택시를 찾을 수 있었다. 이 택시 기사는 바이올린이 뒷자리에 있는 것을 모른채 뉴저지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자고 있었다. 한빈씨는 바이올린을 놓고 내린지 15시간만인 이날 오후 택시.리무진위원회 본부에서 자신의 바이올린을 만날 수 있었다. 한빈씨는 "악기를 잃어버리는 것은 무대에서 실수를 하는 것 이상으로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뉴욕에서 택시에 고가의 악기를 두고 내리는 사례는 대만 태생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1999년 10월에 250만달러(30억원)짜리 첼로를 택시에 두고내렸다가 3시간만에 되찾는 소동을 빚은 것을 비롯해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뉴욕 택시.리무진 위원회의 매튜 도스 위원장은 택시에 놓고 내리는 악기들로 오케스트라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8.2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