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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니스트 양승돈·피아니스트 서혜경 교수 전주연주

불혹(不惑)을 넘겨 지천명(知天命)을 향해가는 40대의 중간에 선 두 연주자가 독주회를 연다. 흐르는 세월따라 이들의 음악도 변했다. 손 끝으로 창조해내는 음악의 폭은 더 넓어졌고 깊이는 더 깊어졌다. 흔들림없이 '음악'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지만, 더 큰 음악적 세계를 찾아 떠나는 길찾기를 쉬지 않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승돈 교수(45·원광대)와 피아니스트 서혜경 교수(46·경희대)가 열정적인 연주에 원숙미를 더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에 선다. 매년 독주회를 열며 지치지 않는 '음악적 젊음'을 보여온 양교수의 올해 무대는 '양승돈의 바이올린 이야기'다. (16일 오후 7시)"작곡자는 음악적 기호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나 철학도 악보에 함께 담죠. 악보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해석하는 것은 결국 연주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언어화가 되지않은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고 생각하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바이올린으로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 그 이야기는 봄 햇살처럼 따뜻하고 향기를 품고 막 피어난 꽃송이처럼 밝다. 브람스의 Scherzo(스케르초)·비에니아프스크의 '화려한 폴로네이즈'·베토벤의 소나타 등. "봄과 새학기를 여는 마음으로 밝은 곡들로 준비했다”는 양교수는 "관객들도 음악을 듣고난 자신의 느낌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부르크너 음악원, 러시아 페트로자봇스크 음악원에서 공부한 양교수는 실내악 분야에 관심이 많다. 남성 실내악단 및 앙상블 예전의 리더로 실내악 활성화에 노력을 쏟고있다.피아니스트 조선영씨와 첼리스트 최미라씨가 탱고음악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협연한다. "콘서트 현장에서 연주자와 객석 간의 주고 받는 관행을 믿지 않는다”는 서혜경교수. 쉬지않고 이어지는 연주회마다 '역시'라는 객석의 감탄사를 뽑아내고야 마는 서교수가 다시 전주를 찾는다. (18일 오후 7시 30분)유난히 '신동'과 '천재'가 많은 서양음악계에서 그는 "관객의 환호에 연주자는 자기 만족의 악순환에 빠져든다”고 말할 정도로 노력파다. 무리한 연습으로 근육파열이라는 좌절을 안기도 했지만, 절망을 딛고 일어선 그의 연주는 건반 위에서 힘있게 솟아오른다. 매노그 국제 콩쿨·부조니 국제콩쿨·팜비치 국제 콩쿨 입상자 초청 콩쿨 등 한국 피아니스트 중 최다 국제 콩쿨 우승이라는 화려한 이력 뒤에는 불을 끄고 손가락에 피멍이 들 정도로 연습하는 서교수의 열정이 있다. "이제 '건반 위의 여신'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 전주 공연에서 부드럽고 낭만적인 슈만과 '러시아의 쇼팽' 스크랴빈, '현대음악의 대부'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새로운 레퍼토리로 선택해 선보인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15 23:02

호남오페라단, '쌍백합 요한 루갈다' 제작발표회

신유박해(辛酉迫害·1801년 일어난 가톨릭교도 박해사건) 때 신앙을 증거하며 순교한 호남의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동정부부 유중철(요한)·이순이(누갈다)의 숭고한 사랑과 순교정신이 대형 오페라로 탄생된다. '녹두장군' '춘향' '동녘' 등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창작오페라를 만들어온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은 12일 오후 3시 전주가톨릭센타에서 창작오페라 '쌍백합 요한 루갈다' 제작발표회와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창작오페라를 통해 신유박해 때 치명(致命)한 순교 선열들의 거룩한 정신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제19회 정기공연작품으로 무대에 올려질 이 오폐라는 요한루갈다제전위원회(위원장 조정오)의 위촉을 받아 4년여 동안 준비해 온 대작이다. 2막 14장으로 구성되며, 당시 정치·사회적 상황을 살펴 순교자들의 신앙생활과 박해·순교로 이어지는 과정을 큰 틀로 설정했다. 하지만 전주 초남리의 유항검과 그의 직계 가족인 유중철과 이순이를 정서적 주인공으로 삼아 동정부부의 백합처럼 순결한 사랑을 중심으로 창작된다. 현재 희곡작가 김정수씨(우석대 겸임교수)의 대본작업과 작곡가 이철우씨(울산대 겸임교수)의 작곡작업을 끝내고 작품 초본이 완료된 상태. 4월 대본과 작곡의 최종 수정과 협연단체 섭외를 끝내고 전국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을 확정한다. 현재 출연이 확정된 가수는 유럽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 이영화씨와 오요한씨 두 사람이다. 연출은 김재희 한국종합예술학교 외래교수, 지휘는 이일구 울산대 겸임교수, 안무는 김현정 예원예술대 겸임교수가 참여하며, 합창과 오케스트라, 전문배우는 전주시립예술단 단원들과 적극적으로 결합해 협연할 예정이다. "미사통상문(천주교의 모든 미사 거행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부분. 간략한 지시나 규범과 함께 고정된 기도문과 노래를 통칭한다)에 해당되는 부분에 라틴어 가사를 써 작곡했다”는 이철우씨는 "우리말에 내재된 운율과 라틴어의 운율을 조명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외부 정치적 상황을 막이 시작될 무렵 도창 형식으로 표현해 서구적 음악과 한국적 음악의 대비를 꾀하고, 공연 중에도 서양음악을 한국적 방법으로 연출해 서구인들도 쉽게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총예산이 2억 4천여만원에 달하는 이번 공연은 조정오 요안 루갈다제전위원장과 이연택 대한체육회 회장, 차종선 예원예술대 이사장, 김영구 호남오페라단 이사장이 공동 추진위원장을 맡았고, 김환철(초남이성지 주임신부)·서석희(전주교구청 홍보국장)·한상갑(해성고 교장)·황의옥(요안루갈다 회장)·서승(호남오페라단 부이사장)·장세균(전라일보 논설위원)·박영자(전 도의원)·김은정(전북일보 문화부장)·이인권(소리전당 예술감독)·조장남(호남오페라단 단장)·문윤걸씨(문화평론가)가 추진위원으로 참여한다. 요한과 루갈다의 이야기는 천주교전주교구 가톨릭예술단의 기획으로 지난 1997년 천주교 전주교구 설정 60주년을 기념해 창작 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로 초연, 2002년까지 전국 순회공연 및 해외 공연을 펼쳤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3.13 23:02

전주YMCA 합창단 '세계무대'

전주YWCA 합창단이 세계적인 프로페셔널 그룹인 필리핀의 마닐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12일 저녁 8시 마닐라시 필람라이프 대공연장에서 협연을 한다.40대에서 60대까지의 주부 47명으로 구성된, 그것도 아마추어 여성합창단인 전주YWCA 합창단의 이번 해외 공연은, 고영복 단장과 남편 김신기 교수(익산대학장 역임) 그리고 삐삐앙코 전 필리핀 교육부장관과 필리핀에 거주하는 교포 사업가 박흥수 씨(원광그룹 회장)와의 인연이 이룬 결실.교육부장관 재직 당시인 94년 원광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데 김 교수로 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삐삐앙코 씨(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동생)와 두터운 친분을 쌓아 온 박 씨가 이번 공연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마닐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서울시향과 협연한 경력이 있는, 단원 1백30명의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오케스트라입니다. 합창 강국으로 알려진 필리핀 무대에 선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전주와 한국을 빛내고 한국교포들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고 단장은 지난해 세차례 필리핀을 방문해 오케스트라 단장 겸 상임지휘자인 로델 씨를 만나 공연 일정과 '자매결연 협정서' 교환 등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했다.전주YWCA 합창단은 '주는 사랑의 왕 나의 목자' 등 성가곡과 '한오백년' 등 가곡, '축제의 노래' 등 대중가요로 1부를 장식한다. 2부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이어 3부 합동 순서에 지휘를 맡고 있는 우인택 교수와 단원 정명자 씨의 독창, 고 단장의 플륫 연주로 2시간여에 걸친 해외 나들이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전시·공연
  • 허명숙
  • 2004.03.12 23:02

[문화광장]공연과 전시

공연 △ 창작극회 '상봉'12일 전주덕진예술회관, 13일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 14일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매 공연 오후 7시 30분). 제2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의 순회공연. 063-282-1810 △ 판소리 명창의 무대12일과 19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최고의 명창이 꾸미는 무대. 12일은 민소완 명창(도지정무형문화재 제2-10호 적벽가 보유자), 19일은 이순단 명창(도립국악원 교수)이 초청됐다. 063-280-7000~1△ 전주시립교향악단 제127회 정기연주회12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교향곡 제3번 '영웅'으로 꾸민다. 객원지휘자로 최승용씨가 참여한다. 피아노는 진수경씨. 063-281-2748△ 전주예고 신입생 음악회 12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전북의 미래 문화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 올해 전주예고에 입학한 신입생 중 우수한 실기 점수를 얻은 학생들을 뽑아 여는 음악회. 063-222-6690△ '난타'14일 오후 4시와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손꼽히는 '난타'는 4명의 요리사가 한 시간 안에 결혼 피로연 음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각종 주방기구와 음식 재료를 이용해 소리와 리듬을 빚어내는 비언어 퍼포먼스. 063-273-7720△ 양승돈 바이올린 독주회16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한국 남성 신포니에타과 앙상블 예전의 리더로 활동하며 실내악 연주에도 열정을 쏟고 있는 원광대 양승돈 교수의 독주회. 063-850-6601 △ 젊은 판소리 무대16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이순단 명창의 문하생인 문명숙씨(도립국악원 창극단원)가 흥보가 초앞부터 흥보 매 맞는 대목까지 눈대목을 들려준다. 권혁대씨(도립국악원 교수)가 고수, 최동현씨(군산대 국문과 교수)가 해설자로 참여한다. 063-280-7000~1△ "봄을 여는 소리”17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코리안쳄버오케스트라(지휘 강진학) 정기연주회. 첼로이스트 최미라씨(청주시립교향악단 수석단원)가 협연한다. 011-673-9450 △ 송순섭의 적벽가17일 오후 7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판소리 마당'으로 이름 붙여진 국립민속국악원의 마흔 여섯 번째 정기공연.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송순섭 명창이 출연해 적벽가 눈대목을 들려준다. 063-620-232~2327△ 전통예술여행17일과 18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한벽예술단의 상설무대. 심청가 중 '행선전야'를 들려줄 17일은 소고춤과 장고춤, 심청가 중 '뱃사람 따라가는 대목'을 들려줄 18일은 흥풀이와 부채춤이 특히 볼만하다. 063-280-7000~1△ '아담 바니스키' 초청연주회 18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극적인 음악에 대한 해석과 시적인 감수성과 기교로 정평을 얻은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아담 바니스키의 내한공연. (사)열린문화진흥회 주최. 1544-9141△ 목요국악예술무대 18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명인홀. 도립국악원의 상설무대. 가야금병창과 가야금중주, 판소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무용단 문정근 단장의 춤 '승무'와 단원들의 '농가월령가'는 특히 기대되는 시간이다. 063-252-1395△ 서혜경 피아노 독주회18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건반 위의 여신'이란 수식어를 가진 서혜경씨의 독주회. 한국 피아니스트 중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의 영예를 안고 있는 그는 지난 2002년 5월 소리전당 무대에서 열정적인 연주로 호평 받았다. 063-270-8000전시 △ 제13회 신예작가 초대전12일부터 1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북지역 미술대학 졸업생들 중 돋보이는 신예작가들이 초대됐다.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미술감각으로 표현한 작품들 앞에서 작가들의 현재 위치보다 미래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063) 282- 7227△ 네트워크 21C 展14일까지 전주 민촌아트센타. 서울·대전·전주 등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지연과 학연, 지역을 떠나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한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대표하는 스물네명의 작가들이 젊고 자유로운 생각으로 만났다. △ 여성전통문화교육생 작품전14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바쁘게 돌아가는 무미건조한 생활 속에서도 이 곳에 가면 한 발자국 느리게 갈 여유가 생긴다. 전통자수·침선·한지공예·매듭공예 등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전통공예를 수련해 온 여성전통문화교육생들의 작품전시회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3.12 23:02

[무대 위 무대 아래]창작극회 '상봉' 주요 스탭들

교과서는 희곡·배우·관객을 연극의 3요소라고 하지만, 연극이 무대에 오르려면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배우들이 무대에서 열연하는 동안 무대 뒤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 조명감독과 음향감독, 분장사, 각 오퍼레이터들은 감춰진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제2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극단 창작극회의 '상봉'. 심사평에서 '음향·조명·음악 등의 협조가 뛰어났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힐 만큼 '상봉' 스탭들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조명감독 정두영씨(38·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조명담당)와 음향감독 정경선씨(36·전주시립극단 단무장), 연극전문분장사 강지영씨(33·분장메이크업 전문강사). 이들이 다시 뭉쳤다(12일 전주덕진예술회관, 13일 남원춘향문화예술회관, 14일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매 공연 오후 7시 30분). 일정이 빠듯해 이번 순회공연은 최학렬씨(32·남원시립국악단 조명감독)가 조명오퍼레이터, 강지연씨(28·전북연극협회 사무간사)가 음향오퍼레이터로 힘을 보탠다. 기획자는 박영준씨(26·창작극회 기획담당). 열악한 재정의 연극계. 자신이 사용할 소품과 의상, 기본 분장 등은 배우 스스로 해야 하고, 덩치가 큰 무대디자인은 선배의 노하우와 후배들의 땀방울로 한 층 한 층 쌓여진다. '상봉'도 연극인들을 '팔방미인'으로 만든 건 마찬가지지만, 조명과 음향, 전문분장은 언제나 별개의 의미를 가진다. '상봉' 스탭들은 지난해 제19회 전북연극제를 시작으로 순천 호·영남연극제와 공주 전국연극제, 전주 앵콜공연, 서울 공연예술제에서 호흡을 맞춘 터라 공연장이 매일 바뀌는 이번 순회공연도 큰 부담은 없다고 자신했다. 연출 류경호씨와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두영씨는 오히려 "연출의 의도를 너무 많이 짐작해서 생기는 불편이 있다”고 털어놨다. "무대를 단순화한 대신 조명으로 장치를 대신했습니다.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조명이 안방도 되고, 마당도 되고, 전쟁터도 됩니다. 어렵게 말하면 연극의 정조와 무드를 살려내기 위해 감각적이고 인상적인 효과를 겨냥했다고 할까요.” 극단 황토 출신 18년차 연극인인 그도 조명에 깊은 관심을 갖기 전까지 꽤 유능한 배우이자 연출자였다. "배우라고 연기만 할 수 있나요?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더 심했습니다. 기획부터 조명·음향·분장 등등 전천후 배우가 아니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죠.”'상봉'의 조명을 처음 맡는 학렬씨는 "조명도 대본을 열심히 보면서 연습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본 읽기에 한참이다. 그는 남원 공연에서 직접 메인 조명을 맡는다. 경선씨도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천상 배우'다. 개인 사정으로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연출의 권유로 초연부터 음향담당 스탭으로 참여했다.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사의 진행과 배우의 감정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야 하고, 분위기를 잘 탈 때면 준비했던 노래나 배경음악을 빼는 것도 필수죠.” 그에게 난데없이 고민이 생겼다. 후배 한 명이 무대에 서기 힘든 상황이 생겨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그는 대본 외우기에 들어갔다. 지난 1월 '나루터'(극단 창작극회)에서 처음 음향기기를 만져본 지연씨가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새내기지만 음향스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선씨의 말. 분장을 담당한 지영씨는 '상봉'에서 '20대 중반 여성을 80대 후반 여성'으로, '30대 후반 여성을 90대 초반 여성'으로 만들어 갈채를 받았다. 그 역시 지난 1993년 황토를 통해 무대를 알았다. "상봉은 극이 낯설었어요. 그래서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죠. 분장도 극을 모르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대본을 읽고 연습장면을 모니터하는 게 중요하죠.”공연시간 8시간 전부터 분장을 시작해 리허설을 본 후 다시 하고, 극이 진행되는 사이에도 배우들을 끊임없이 '터치' 해야한다. 이번 공연 기획은 '황명국'역으로 출연하는 영준씨. 그는 "기획 역할이 홍보와 티켓 등으로 한정된 것이 아쉽다”면서도 직접 공연장에 와서 자신의 첫 기획 실력을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배우와 스탭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연극계 상황. 하지만 '특장'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전북 무대예술의 내일이 읽혀진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3.12 23:02

전주시향 정기연주회 12일 소리전당 연지홀

봄에 만나는 베토벤.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제126회 정기연주회에 악성(樂聖) 베토벤을 올린다. 1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내면을 통해 음악을 끌어낸 베토벤은 고전파의 열매를 맺고 낭만파의 길을 열어준 음악가. '관념의 음악'이라 불릴 만큼 무겁고 장대한 베토벤의 음악을 전주시향이 웅장한 규모로 그 깊이를 살려낸다. 이번 공연에는 강한 개성의 힘과 형식의 균형감이 느껴지는 '교향곡 제3번 영웅'과 비교적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이 연주된다.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은 피아노 기법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관현악과 잘 융합시켜 부드러운 낭만성과 함께 거장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곡.상임지휘 자리를 비워둔 채 객원지휘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전주시향의 이번 무대에는 한세대 최승용 교수가 객원지휘자로 나선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지도력과 연주력을 인정받고 있는 최교수는 홍콩 팬아시아 오케스트라 객원 수석 지휘자·서울 이무지치 합주단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피아니스트 진수경씨는 전주대와 동대학원·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현재 전주대에 출강중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11 23:02

미술협회 전북지회 새틀짜기 새바람 분다

새롭게 구성된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지회장 이강원)가 기존의 틀을 깨는 조직변화와 의욕적인 사업으로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기금확보, 상임이사제 도입과 각 분과 회장제 폐지, 분과 신설과 전북 미술인 축제 개발 등 '회원들을 위한 미협'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욕적인 기획이 돋보인다. 전북미협은 지난 6일 이강원 지회장의 취임식과 함께 제14대 집행부를 발표했다. 시대 흐름을 반영한 새틀짜기로 상임이사제 도입은 참신한 출발이다. 지회장·부지회장·사무국장·각 분과 회장으로 이어지던 기존 체제에서 부지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임이사직이 생겨났고, 각 분과 회장을 대신하는 이사들, 사무국장 등이 임명됐다. 전북미협의 첫 상임이사 최 원씨는 김수귀 사무국장과 함께 도 지회의 실질적인 살림을 맡게 됐다.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서예·문인화·수채화·판화·디자인·설치영상분과·국제·청년·여성·간행물 분과 등 14개 분과에 이사는 모두 44명. 신참회원의 임원 입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드세지만 3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낮아진 이사들의 연령을 따라 미협도 한층 젊어졌다. 청년·여성·간행물 분과는 신설됐다. 청년작가와 여성작가들을 통해 분과(장르) 간 괴리감을 줄이고 교류를 늘려 미협 내 단합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원로들이나 중견 작가들의 활약에 위축되어 있던 젊은 작가들이나 결혼 후 작업활동이 뜸해지는 여성작가들에게는 참여가 확대되는 기회다.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한 청년분과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협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회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작가들의 분과 신설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내년에는 여성미술제도 계획하고 있다.간행물 분과 신설로 사이버 세상에도 전북미협의 공간이 생겨난다. 홈페이지 개설과 운영을 담당하고, 핵심사업으로 4월 전북미협신문 창간호를 발행할 계획이다. 회원들의 정보 공유와 미협 내 여론 형성 역할을 톡톡히 해낼 통로다. 미협 집행부는 '자연과 생성전' '전북미술대전' '청년작가 위상전' '전북 미술협회 회원전'등 기존 4개 사업에 '전북 1백명 아트페어'와 서예·문인화 부문 청년작가 선발전, '전국 앙데팡당 展'등 새 사업을 추진한다. 회원 합동으로 판매의 장을 여는 아트페어와 무심사제도로 진행되는 앙데팡당은 미술가와 대중의 거리감을 좁히는 자리다. 서예와 문인화 부문 청년작가 선발전은 서예의 본고장으로서 전통을 지키고 젊은 작가들에게 서예를 알리기 위한 구상이다.그밖에도 미술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는 학술대회, 미술대전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공청회 및 개선 특별위원회도 운영할 계획이다.그러나 개혁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제14대 집행부에게는 적잖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예산확보가 큰 관건.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업들이 무주공산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회장은 "사업 시행을 위한 자체 예산확보를 위해 협회발전기금모금운동을 할 예정”이라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친다면 회원들 역시 모금운동에 기꺼이 동참해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전북미협의 2003년 회원 수는 9백50여명. 회원 1천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있다.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첫 걸음은 10일 분과이사회의에서 시작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산확보와 사업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11 23:02

현대미술 흐름 대표 작가 스물네명 '네트워크 21C展'

작가의 나이를 떠나 젊은 작품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지연과 학연, 지역 등 오래전부터 예술계를 옭아매고 있는 굴레를 벗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 14일까지 전주 민촌아트센타에서 열리고 있는 '네트워크 21C 展'에서 그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60대 작가부터 30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의 흐름을 대표하는 스물네명의 작가들이 젊고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으로 만났다. 서울·대전·전주 등 작가들의 활동 영역은 넓고, 설치와 평면이 균형을 이룬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작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지구 한 쪽에서는 다이어트를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기아상태로 죽어가는 불균형 상태를 비판하거나 지도를 이용해 조립화되고 밀집화된 현대의 문화양상의 문제점에 닿아있다. 전통적 가치관과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접근하는 시도, 현대인의 불안한 정신상태를 치유하는 휴식을 상징하는 의자 등 지구촌 곳곳의 현상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공룡이 핥은 접시'라는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한 군산대 이건용 교수는 "사회 속에서 예술의 역할과 기능 등 현대미술이 보다 일반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할 때가 왔다”며 내년 전시는 관람객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활기있는 전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4년만에 열린 '네트워크 21C 展'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현대미술 전시를 강화하려는 민촌아트센타의 첫번째 기획전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10 23:02

화사한 선율로 여는 새봄 신인음악인

새봄의 꿈을 닮은 신인음악인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신선한 무대를 연다. (사) 예술기획 예루(대표 김광순)와 한국음악협회 전북지부(지회장 심춘택)가 공동주최하는 2004 신인음악회. 10일과 11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올해 무대에는 각 대학 지도교수들이 추천한 22명이 초대됐다. 서양음악 전공자들로 채운 것도 이번 무대의 특징.첫날 연주에는 피아노 김은정(예원대 대학원) 소프라노 김근형(원광대 대학원) 바순 고주환(군산시향) 피아노 성세경(원광대 졸업) 메조 소프라노 이소영(군산시립합창단) 첼로 김성재(전주대 졸업) 피아노 강나연(전주대 졸업) 플룻 박선하(전주대 졸업) 소프라노 경현영(예원예술대 대학원) 피아노 박지연(전북대 대학원) 작곡 김지희(군산대 졸업)씨가 참여한다. 둘째날 공연에는 피아노 이성애(한일장신대 졸업) 소프라노 고은영(전북대 졸업) 첼로 오운정(군산대 대학원) 테너 유기훈(김제시립합창단) 피아노 이정란(군산대 졸업) 플룻 김현중(전북대 졸업) 트롬본 이기열(원광대 졸업) 소프라노 이성미(군산시립합창단) 바이올린 이혜진(원광대 졸업) 피아노 김민아(전북대 졸업) 작곡 이지혜(전주대 졸업)씨가 무대에 오른다. 91년 첫 무대를 시작으로 2백20여명이 거쳐간 신인음악회는 미래 지역사회 음악문화발전에 기여할 신인음악인들을 위한 귀한 자리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10 23:02

고보연씨 대전 갤러리 프리즘 초대전

"저도 마찬가지지만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렵고 힘들잖아요. 편안함을 상징하는 설치물로 조금이나마 쉬어갈 수 있는 위안을 주고 싶었습니다.”화가 고보연씨(32)가 대전 갤러리 프리즘의 초대로 17일까지 다섯번째 개인전 '쉬어·가다'를 열고있다. 현대인의 깊은 불안을 바탕으로 한 이번 전시는 '쉬어가고자' '느리게 가고자' 하는 심리를 오브제·영상물 등으로 나타냈다.다양한 쿠션을 이용해 '쉼'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나를 바라보다'는 느끼고·듣고·보고·만지는 등의 신체감각과 의식의 독립된 휴식을 보여준다. 잊고있는 것들을 되살리고 스스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고요한 시공간이다. '쉬어·가다 Ⅰ'은 현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다. 은닉하거나 비상구를 찾고싶은 지점에서의 간이보호막과 같은 것이다. 아로마 족욕 휴식공간을 연상시키는 '씻어주다'는 상처받고 지쳐있는 부위를 어루만져줌으로써 되찾게되는 심리적 평온함을 말한다. "끊임없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제대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지도 모르죠. 그렇게 본다면 휴식은 정신적 긴장과 이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다시 존재하기 위한 에너지를 부여받는 과정입니다.”고씨는 현대인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는 주제로 4년째 작업하고 있다. 초기와는 다른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내기도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는 이 '안쓰러운 휴식'에 집착하고 있다. 전북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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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3.08 23:02

전업미술가 전북지회전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한 미술가가 창작에 몰두하기를 원해 '전업작가'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더 큰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자본주의 시대, 그림은 '밥'이 될 수 있는가. 전업미술가들에게 풀리지 않는 고민이다.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창고 안에 쌓여가는 자신의 그림을 보고 좌절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러나 무한한 용기와 노력으로 묵묵히 창작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회(회장 박만용)가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두번째 전시를 열고있다. "그림이 매매되지 않으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고 창작에서 멀어지게 되죠. 예술성은 당연히 떨어지게 되고 그림 매매는 더 침체되고, 결국 악순환이 반복됩니다.”박만용 회장은 "도나 시 차원에서 전업미술가들에게 대한 지원과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했다가도 결국 다른 직업을 찾게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음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단합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1월 창립, 전업작가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모인 회원들은 모두 67명이다.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 등 그 분야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예술혼으로 창작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작가들마다의 개성이 살아있는, 고유의 색깔이 있는 전시다. 전북전업미술가협회는 미술가와 관람객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5월에는 중앙동 웨딩거리에서 전업작가 전시를 열고, 가을에는 각 동사무소마다 작품을 기증해 미술과 일반인들의 거리감을 좁혀나갈 생각이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는 정진훈 명예회장의 격려사처럼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전업작가들의 화려한 계절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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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3.0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