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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나눔마을, '정빈이 돕기' 콘서트 마련

지난달 6일 식도폐쇄증 수술을 받고 정빈이는 태어나 처음 입으로 음식을 먹게 됐다. 식도가 막혀 호스로 음식물을 주입했던 정빈이에게 젖병과 숟가락은 모두 낯선 것들이었다. 수술도 성공적이었고, 치료비와 수술비도 주위의 도움으로 해결됐다. 그러나 어린 그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수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생후 21개월된 김정빈. 정빈이가 장애인 공동체인 군산 나눔의 집(원장 김선)에 온 것은 지난해 11월.부모로부터 버려진 그는 사회복지시설을 거쳐 장애아동복지시설인 나눔의 집에 이르게 된다.맑은 눈을 가진 정빈이는 그러나 선천적으로 식도폐쇄증, 무항문증, 척추측만증, 손가락 장애까지 안고 태어났다. 항문이 없어 배 옆으로 변을 빼는 파우치를 착용하고 있다. 하루 3개 이상 사용하는 파우치는 개당 6천5백원. 의료보험도 안돼 비용도 부담스럽다.21개월이 넘었지만 체중은 채 10kg이 되지 않는다. 식도 수술로 음식물 섭취가 늘면 다소나마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앞으로 항문 수술과 척추수술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과 치료비가 들지 모른다. 나눔의 집 박상희교사는 "수술 이후 한층 밝아진 모습에 재롱도 피운다”며 "앞으로 계속 받아야하는 치료 비용이 만만치않은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나눔의 집 식구들이 정빈이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다. 11일 오후 7시 전주안디옥교회에서 마련되는 '선천성 장애아동 정빈이 돕기 콘서트'. 군산 나눔의 집 식구들이 매년 한차례 여는 공연이지만 올해 공연은 정빈이의 치료비마련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다.찬양그룹 다윗과 요나단, 제이밴드, 그리고 나눔의 집 가족들의 사물놀이 등이 함께하는 이번 무대의 성금과 입장료는 모두 정빈이 치료에 쓰인다. 장애를 한 몸에 안고 태어난 정빈이에게 새로운 삶을 불어넣는 이번 콘서트에 작은 정성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성금 릴레이를 기대하고 있다. 군산 나눔의 집은 91년 소망조기교육원으로 시작돼 노인과 장애우 등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로 현재 23명의 식구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군산 나눔의 집(cafe.daum.net/ksnanum) 464-9944, 전주안디옥교회 274-3228.

  • 전시·공연
  • 이성각
  • 2004.03.06 23:02

[기고]미술관의 종말을 넘어서

최근 한국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미술관 인구의 상대적 빈곤이 거론되고 있다. 미술관도 영화관처럼 문화공간이다. 그러나 영화관이 안방에서 편히 T.V를 즐기던 천만 명을 끌어내는 반면, 미술관은 지나가는 발길조차 붙들지 못한다. 무슨 차이인가. 구미에서는 미술관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을 종종 볼 수 있다. 7, 8년 전 워싱턴 D.C. 국립박물관에서의 베르미어 기획전 당시, 미주 각지와 유럽, 일본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매일 한정된 수의 티켓을 구하고자 겨울추위에 새벽부터 수백 미터씩 늘어섰던 광경은 특히 잊을 수 없다. 줄의 길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런 일은 드물지 않다.국내 미술관 인구의 희소를 구미와의 수준차이로 돌리는 것은 얄팍한 변명이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공간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국내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는 말도 있다. 구미미술계가 일컫는 '미술관의 종말' 위기가 닥친 것이다. 18세기말 특권층의 향유물인 미술작품을 다수와 공유하기 위해 시작된 미술관은 내내 교육과 계몽의 역할을 담당했다. 20세기 모더니즘 시대에 '미술을 위한 미술'의 주창으로 미술관이 성역화되고, 신성한 순수미술과 대중의 대화단절 탓에 '공중을 위한 미술관'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포스트 모던시대의 도래와 함께 순수미술과 대중미술, 고급과 저급미술, 주류와 주변문화의 경계와해로, 구미의 미술관은 대중화와 세속화를 지향한다. 시민문화·레저공간 기능의 미술관은 상업성·흥행성·오락성을 띈 문화산업의 장이 된다. 국립미술관들조차 인맥이 넓은 소위 '귀족(blue blood)' 출신이나 MBA 소지자를 관장으로 선정하고, 자금조성을 위한 후원자 형성과 마케팅 능력을 중시하게 되었다. 국민세금과 입장료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시관련업무는 학예관과 큐레이터의 몫이다.우리의 미술관은 상당수가 1960년대의 타임캡슐에 갇혀있는 듯 하다. 여전히 순수미술의 성역고수에 힘쓴다. 이는 '보통사람들'을 다른 레저문화에 양보하는 결과를 나았다. 무엇을 위한, 누구의 미술관인가. 문화선도의 기능은 사람들이 찾아줘야만 가능하다. 디즈니랜드의 재미, 영화관의 스펙타클, 마켓의 소비문화를 미술관에 절묘한 비율로 도입하는 것 역시 역설적이지만 순수미술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방법이다. 구미의 미술관처럼 대중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순수미술전시와 더불어 예술영화, 공연, 광고, 만화, 사진, 문화상품, 패션, 지역시민, 기획행사, 교육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판'을 벌려도 좋다. 외면하는 대중을 탓할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화되어야 한다./조은영 (원광대 순수미술학부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4.03.05 23:02

[흐름]또 하나의 문화공간, 미술관

사시사철 늘 정겨운 모악산 자락. 봄이면 산나물의 소박한 향긋함을 품고, 여름이면 초록빛 나무들을 안고,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겨울에는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 위에서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낼 새로운 공간.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1068-7번지. 모악산 관광단지 안의 새 주소, 9월 개관을 준비 중인 전북도립미술관이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는 행운이 있고, 등산화의 흙발로 찾아도 좋을 여유로움과 휴식을 덤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굳이 거리를 탓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찾아오는 미술관은 우리에게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새싹 움트는 봄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전북도립미술관을 살짝 엿보았다. '아무때고 미술관에 가면 좋은 작품이 있다?!'. 정기적으로 새롭게 단장되는 상설전시와 테마가 있는 기획전 등은 도립미술관이 제자리를 잡기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미술관들은 고고미술관의 성격이 짙다. 심지어는 '값비싼 고물 집합소'라는 비꼬는 소리를 들을 정도. 이런 현실에서 대중적인 요소들과의 결합·같은 것도 특별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획 등은 미술관의 경쟁력을 가름하는 중요한 비법이다.이제 미술관도 고상하게 팔짱을 끼고있던 시대는 지났다. 관람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팔을 걷어붙여야 하는 시대, 사람들은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미술관을 바라본다.최근들어 국·공립미술관들이 미술관련 이론교육·실기강습·어린이 미술관 등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폭넓게 열고, 미술관 가꾸기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햇볕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미술관 뜨락에서 여러 문화행사를 연다. 사람들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이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이론교육으로 작품 감상의 눈을 높여주고, 직접 붓을 들고 미술 속으로 풍덩 빠지게 한다면 장기적으로 미술가와 일반인 모두 공생하는 길이다.전문가들은 도립미술관 개관을 앞둔 지금, '지역예술을 위한 문화공간'이라는 희망이나 '알맹이 없는 미술관'이라는 비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미술관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공간으로 바로 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훨씬 시급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주문이다.우선 꼽는 과제는 거리감을 없애는 것. 오다가다 들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특별히 마음 먹어야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면,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특단의 환경이 조성되거나 매력적인 유인책(?)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조언이다. 박제화된 미술관이 아닌, 살아숨쉬는 미술관. 그렇기 위해서는 관람객도 함께 변해야 한다. 미술관의 높은 천장 아래서 혹은 무엇을 표현한 건지 알 수 없는 그림 앞에서 괜시리 주눅 들 필요는 없다. 도민들은 미술관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만으로 산책하듯 그림들 사이를 거닐면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꾸만 가고 싶고, 돌아오는 길에는 기쁨과 여유를 한가득 채워올 수 있는 미술관. 가을이 오면 찾아올, 도민들의 발걸음으로 더욱 단단하고 견고해질 전북도립미술관이 기다려지는 이유다.4월 완공 앞둔 전북도립미술관99년 문화관광부의 1도1미술관 정책이 발표됐다. '끼워넣기 식'이라는 곱지못한 시선과 '문화의 향유기회 확대'라는 달콤한 말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이, 2001년 12월 전북도립미술관이 첫삽을 떴다.모악산 관광단지 내 2천88평 부지에 터를 잡은 도립미술관은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5개의 전시실과 야외조각장을 갖추고 있다. 현재 공정률 95%. 4월 초 완공, 9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전북지역의 유일한 공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의 첫 전시는 기획전이 될 전망이다. 상당량의 작품이 확보되지 않은 미술관 초기, 상설전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러 장르에서 현대미술의 다양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열린 체제의 종합미술관을 준비하는 도립미술관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포부다. 도내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작품수집심의위원회와 운영자문위원회을 구성해 미술관을 꾸려갈 생각이다. 그러나 도립미술관 준비과정을 보아온 이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미술관의 특성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고려하며 공사가 진행됐어야 하지만, 사실상 도립미술관은 전시를 위한 공간적 배려없이 설계됐었다. '건물부터 짓고보자는 식'이다보니 반사율이 높은 대리석을 미술관 바닥에 깔거나 작품반입구를 좁게 하는 등 미술관의 현실과 감각을 읽지 못한 공사가 진행됐었다. 지난해 3월 광주시립미술관 김종주씨를 학예연구사로 맞아 뒤늦게서야 이를 수정했다. 항온·항습에 유의해야 하는 작품 보관을 위한 수장고는 장기적으로 미술관 운영에 있어 중요하다. 그러나 2·3백여평에 이르는 다른 미술관에 비하면 도립미술관은 1백20평으로 절반 수준이다. 소장품을 한 점도 확보하지 않은 채 개관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개관전시를 위한 작가선정이다. 개관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할 것은 뻔한 일이다.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작가들과 충분한 대화를 거친다면 원만하게 준비되겠지만, 개관을 6개월여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도립미술관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전라북도는 "조만간 관장이 선임되면 독립사업소의 조직을 갖추고, 구체적인 계획과 그에 따른 예산을 세우겠다”고 설명하지만, 미술관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기획을 담당할 학예팀을 먼저 투입시켜 부지런히 준비를 해왔던 부산광역시립미술관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다."전시·수집·보존·연구·교육의 역할을 수행하며, 타 미술관과 차별성을 두겠다”는 김종주 학예연구사는 "전시는 물론, 미술에 대한 이론 및 실기강좌, 어린이 미술관, 미술관 영화상영 등 미술관 문화학교와 다양한 사회교육을 기본 줄기로 관장 선임 후 이를 보충·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05 23:02

임택준씨 '쓰러진 나무' 테마 서울 개인전

평면과 입체, 퍼포먼스 등 다양한 갈래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자아찾기에 나서는 토탈아티스트 임택준씨(47)가 서울 E.O.S 이오스 갤러리에 초대됐다.'이른 아침에 이슬이 나무 잎에 내리지 않고 달이 흐린 하늘과 싸움을 걸어도 나는 바닷가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 구름나무를 심을 것이다'라는 작가의 독백이 말해주듯, 그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확립해 나가는 데 몰두해왔다.인간, 새, 물고기, 나무와 같은 생명체들을 주로 표현해 온 임씨의 열네번째 전시 테마는 '쓰러진 나무'. 수직 혹은 수평으로 우뚝 솟은 앙상한 나무와 벌거벗은 인간, 목표물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렵하게 날아가는 듯한 새, 산 위로 높이 떠있는 초승달…. 어두운 화폭 안에서 석분으로 처리해 도드라져 보이는 존재들은 모두 고독하다.이번 전시에는 평면작품들을 선보인다. 견고한 느낌이 나는 두터운 마티에르는 여러 감정들을 압축하고 있고, 비워있는 듯 채워있는 배경 역시 관념적이다. 물감이나 토분·석분을 개어 붙이거나 다시금 뭉개는 식으로 바탕을 채우고, 송곳·돌·막대기 등으로 무수하게 선을 그었다.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작가 내면의 표출이다. 원색이 주는 강렬함과는 또다른, 무채색의 강한 느낌을 전하는 임씨의 개인전은 5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3.05 23:02

[무대 위 무대 아래]전통문화센터 공연갖는 네 명의 춤꾼

눈 비비던 개구리가 팔짱을 끼고 서둘러 개울가 돌무더기에 몸을 숨길만큼, 뜬금없이 쏟아진 3월의 눈발. 그 한복판에서 젊은 여성 춤꾼들을 만났다. 6일과 7일 전통문화센터의 기획공연 '우리 춤의 숨결 19'에 초대된 박수량(32·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박미진(32·도립국악원 무용단원) 최재희(30·전주시립국악단원) 이고운씨(30·전주시립국악단원). 우석대 무용과와 같은대학원 선·후배로 맺은 인연이 무용단'김경주 자미수현현'으로 이어졌고, 어느 새 십년의 세월에 닿았다. '자미수현현'의 '미'와 '수'인 미진씨와 수량씨. 전남 목포가 고향인 수량씨와 무안이 고향인 미진씨는 광주예고 동창이다. 고향도 다르고 춤사위도 사뭇 다르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기존 춤에서 얻은 모티브를 자신의 감각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작품을 올립니다. 자신의 색을 발산하는 무대라고 할까요. 자연의 느낌을 담은 것은 같지만, 창작은 아닙니다.” 창작이라 해도 될법하지만 이들은 굳이 '세미 창작'을 강조한다. 작품의 주제는 춤사위를 아우르는 이미지를 선택해 정했다. 각각 그려낼 꽃과 구름과 물과 땅, 그리고 네 사람이 함께 피날레로 장식하는 마지막 춤은 '월영야무(月影夜舞)­고목'이다. 그윽한 향기를 안은 고목이 달빛을 받으며 새 봄 꽃망울을 피워내는 내용이다. 첫 무대는 눈 내리는 마을 풍경을 고요하면서도 화사하게 풀어내는 고은씨의 '화'(花)(부제 '눈꽃으로'). 작곡가 황병기씨의 가야금산조 '춘설'을 듣고 그 음악에 반해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평화롭고 신비하지만, 역동적인 부분을 십분 활용해도 될 만큼 재미있는 현상”으로 해석하는 고은씨는 "가야금 선율이나 가야금을 뜯는 손짓처럼 경쾌한 표현이 특징”이라고 춤을 소개했다. 네사람 중 유일하게 '전주산'인 그의 춤을 선배들은 "화려하지 않으며 솔직하고 담백하다”고 귀뜸한다. 수량씨는 운(雲), 구름이다. "음악이 어려워서 고민이 많았다”고 말하지만 그의 춤은 어느 새 음악을 닮아 있다. 깊이 있는 피리산조에 실린 정적인 춤. 특별한 기교나 장단의 변화 없이 작은 몸짓 하나만으로도 큰 울림을 주는 춤사위다. 후배들이 들려주는 그의 춤 매력은 "정감있고 풋풋함”이다. 대구 사투리와 억양이 그대로 살아나는 재희씨는 '수'(水)를 선택했다. '흐름'이란 부제를 단 이 춤은 거문고 산조에 부채를 활용해 삶의 흐름을 전한다. "접고 메고 펼치는 부채살 사이사이에 강물처럼 흐르는 가락”의 이 춤은 "뿌리는 부채산조에서 시작됐지만 현대적인 감성을 담아 새로운 느낌을 살려낸 것” 이다. 색깔이 강하고 톡톡 튀는 독특한 개성이 매력이다. '지'(地)를 선택한 미진씨. 그는 박병천의 진도북춤 이미지를 새롭게 창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걸쭉하고 남성적인 기교가 많아 여성이 풀어내기에 무리가 있지만, "시나위조 가락에 풀어내는 남성적인 투박함보다 세련되고 화사한 여성의 몸짓을 보여주겠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을 통해 북을 이용해 창작할 수 있는 춤의 범위를 넓혀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카리스마 강한 그의 무대는 작품의 후반부로 갈수록 경쾌하고 힘있는 북장단에 맞춰 들썩거리듯 하면서도 힘있게 맺고 푸는 맛이 크다고 동료들은 귀뜸했다. "아직 춤의 완성도에 자신은 없지만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롭게 재구성한 작품들이에요. 중요한 것은 이를 계기로 의미 있는 작업을 함께 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입니다.”우리 춤 고유의 정적인 움직임부터 역동적인 것까지를 두루 아우르며 춤의 생명을 발견해나가고 싶다는 이들은 '꾸미지 않고, 억지로 다듬지 않은 자연스러운 멋'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공연시간은 오후 7시 30분.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3.05 23:02

[문화광장]공연과 전시

공연△ '나는 왜 아버지를 잡아먹었나'6일 오후7시와 7일 오후 4·7시 전주 창작소극장. 일반 직장인들로 구성된 극단 '심심'의 세 번째 정기공연. 로이 루이스의 소설을 각색했다. 서대원 심재순 홍성란 김미경 명상종 전정숙씨가 무대에 오른다. 063)288-9406△ 익산 씨빅윈드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6일 오후 7시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익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설. 중·고등학생부터 교사·방송인·운수업자·농민 등 일반인 35명과 전공자 20명이 참여했다. 지휘는 조상익씨. 019-657-2339△ 태희앵 귀국독주회9일 오후 7시 30분. 전북대 건지아트홀. 전북대 음악학과와 미국 맨하탄 음대를 졸업한 신예 연주자. 이번 연주회는 바흐·모차르트·무소르스키의 곡 등 대작 위주로 선곡됐다. 02-525-4264△ 군산시립합창단 제38회 정기연주회9일 오후 7시 30분 군산 시민문화회관. 신춘음악회. 한국가곡과 민요, 성가 '천지창조' 중 합창곡 등을 들려준다. 소프라노 김향란씨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063-450-4225△ 설민경 독주회 10일 오후 7시 30분 군산 시민문화회관. 바이올린연주자 설민경씨의 개인독주회다. 017-654-0030 △ 2004신인음악회10일과 11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사)예술기획 예루와 전북음악협회가 전북지역 대학의 우수학생을 선발해 꾸미는 음악회다. 063-272-7679 △ 전통예술여행 10일과 11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한벽예술단 상설무대다. 10일은 설장고와 화관무, 11일은 흥풀이와 태평무가 특징. 널마루 무용단이 특별 출연한다. 063-280-7000~1△ 이은경 독주회 11일 오후 7시 30분 군산 시민문화회관. 피아노연주자 이은경씨가 여는 귀국 독주회. 011-9453-6789 △ 도립국악원 목요상설 공연11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명인홀. '청산별곡' '봄을 기다리는 마음' '봄의 향기' '소리, 그 신명' 등 무용단이 꾸미는 무대가 많다. 정경희씨(전주예고 교사)가 특별 출연해 '여인의 향기'도 선보인다. 063-254-2391△ 창작극회 '상봉'12일 전주덕진예술회관, 13일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 14일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매 공연 오후 7시 30분). 제2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의 순회공연. 063-282-1810 △ 판소리 명창의 무대12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최고의 명창이 꾸미는 무대. 민소완 명창(도지정무형문화재 제2-10호 적벽가 보유자)이 초앞부터 상좌다툼까지 수궁가 눈대목을 들려준다. 063-280-7000~1△ 전주시립교향악단 제127회 정기연주회12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교향곡 제3번 '영웅'으로 꾸민다. 객원지휘자로 최승용씨가 참여한다. 피아노는 진수경씨. 063-281-2748△ 전주예고 신입생 음악회 12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전북의 미래 문화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 올해 전주예고에 입학한 신입생 중 우수한 실기 점수를 얻은 학생들을 뽑아 여는 음악회. 063-222-6690전시△ 한국전업미술가회 전북지회 정기전5일부터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택한 전업미술가의 길. 사단법인 한국전업미술가회가 서양화·한국화·조각 등 다양한 장르로 두번째 정기전을 연다. 작가 고유의 창작세계를 보여주는 전시다. 문의 011-679-2499 △ 예원예술대 문화재보존학과 '옷 벗은 우리의 집' 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예원예술대 문화재보존학과 학생들이 전통건축물의 비밀을 벗겼다. 전주 객사·선운사 참당암·완주 화암사 극락전·임실 신흥사 대웅전 등 전북의 보물급 문화재들을 10분의 1로 축소한 미니어처들이다.△ 차주만 개인전 '넘어지다, 넘어뜨리다'12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 주로 중앙에서 활동해 온 설치조각가 차주만씨가 세번째 개인전을 열고있다. 돼지 생고기를 이용해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넘어뜨리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비판한다. △ 일제침탈과 역사왜곡전 - 끝나지 않은 식민의 역사14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가 일제 때부터 지금까지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사진과 문헌자료 등으로 보여준다. 현대판 노예사냥 강제동원·민족의 암세포 친일파·식민의 역사 청산 운동·사이또총독의 친일파 양성책 등 가슴 속에 잠들어있던 뜨거운 울분을 깨우는 역사적 증거들이다.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4.03.05 23:02

전북대 의대 노래동아리와 관현악단의 봄 무대

두툼하게 여민 옷깃 사이로 슬금슬금 들어오는 바람에 어느새 찾아온 봄을 느낀다. 꽃샘추위도 녹여버리는 따뜻한 기운이 넘쳐나는 젊은 그들. 노란빛 분홍빛…, 그들에게 음악은 온통 파스텔톤이다. 전북의대 노래뜸이 설레임을 가득담아 봄을 연다. 4일 오후 6시 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아트홀에서 열리는 노래뜸의 봄맞이 공연 '설레임'. 의예과·의학과·간호학과로 구성된 포크음악 동아리 노래뜸은 85년 창단돼 어느새 스무살을 바라보고 있다. 매년 3월이면 새내기들을 위해 열어오던 공연이었지만, 올해는 의학대학원 제도로 아쉽게도 간호학과 신입생들 밖에 없다. 대신 스물다섯명의 싱그러운 목소리로 무대를 꽉 채울 생각이다. 바이브의 '사진을 보다가', 여행스케치의 'Chiki Chiki love song', 박효신의 'It's gonna be a rolling' 등 순수 대중음악을 올린다. 전북의대 관현악단도 스무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5일 오후 7시 삼성문화회관. 바쁜 학교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연습하는 노력파 단원들이다. 젊은 시각으로 해석한 클래식의 깊이가 색다르다.프로들에 비하면 서투른 두 무대지만, 전북의대생들과의 음악을 사이에 둔 만남은 물기 머금은 봄나물처럼 향긋하다. 다시 찾아온 봄이 가져온 새로운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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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3.04 23:02

여성전통문화교육생 작품전 14일까지

전통을 찾아가는 현대인들의 부단한 노력이 오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무미건조한 삶을 벗고 여유로움과 느림을 안으로 채워가려는 이들. 여성의 손길에서 전통문화가 섬세하게 피어났다.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3년6개월 동안 전통공예를 수련해 온 여성전통문화교육생들이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 14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손끝으로 빚어낸 작품 곳곳에는 전통과 함께한 이들의 숨결이 살아있다. 고요하지만 강인함을 안고있는 한지의 생명력으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은 더욱 값지다. 전통자수(지도교수 강소애)·침선(지도교수 박순옥)·한지공예(지도교수 김혜미자)·매듭공예(지도교수 김선자) 부문에서 60여명이 참여해 5백80여점을 전시한다. 명함케이스·보관함·액자·반짇고리·조각상보·바늘꽂이·열쇠고리 등 주로 소품 위주다. 전시에 참여한 예비작가들은 "수작업으로 모든 과정을 하는 등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내 작품으로 전시를 열고보니 전통공예작가가 된 것 같아 뿌듯함과 설레임이 앞선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동안 시청 로비에서 전시를 열어왔던 수료생들에게는 전통의 멋이 흐르는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백옥선)으로 초대받은 것 역시 큰 기쁨이다. 기전여대 평생교육원장 김혜미자씨는 "새로운 자아를 발견한 듯 기뻐하며 정성을 다해 배운 자랑스러운 제자들”이라며 "이들이 전통공예를 널리 알리고 나아가 전주가 전통문화의 본고장임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2000년부터 지원해 온 여성전통문화교육은 올해부터 기전여대 평생교육원이 위탁운영한다. 기전여대 평생교육원은 15일까지 제7차 전통생활장식 교육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문의 063) 283-8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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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3.04 23:02

[리뷰]도립국악원 신춘음악회

'관현악단의 연주가 협연자들의 소리를 눌렀다' 국악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했던 도립국악원의 신춘음악회(2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겨우내 쌓여진 의욕 탓이었을까, 봄을 맞는 설레임 때문이었을까. '광'적이다시피 폭발적이었던 관객들의 반응처럼 무대에 선 연주자들도 최선을 다한 연주회였지만, 협연무대가 가져야 할 '배려와 조화'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3개 예술단 단원들은 관현악 연주와 창, 합창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10명의 여성 소리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춰 불렀던 '봄노래'의 어색함이나 배경도 없이 마룻바닥에서 추었던 우리네 춤사위 '춘무'는 생경(生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 관현악단원들은 봄은 왔는데 돌아오지 않는 님을 그리워하며 넋두리하듯 현을 풀었고, 새소리 바람소리를 흉내내며 장단을 냈다. 연주자들의 고갯짓은 더 세련돼졌고, 지휘자의 몸놀림도 경쾌했다. 그러나 '욕심꾸러기들'인 관현악단원들의 소리에 묻혀 서양가곡과 창, 피아노와 가야금은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했다. 마이크를 깊숙이 잡아 당겨 풀어낸 창이나 관현악의 소리에 묻혀 제 음을 발휘하지 못한 피아노 등 그다지 개운하지 않다. 협연이라기보다 '누가 누가 잘하나' 식의 무대매너 탓이다. 창자를 배려해 낮은 음과 낮은 소리의 악기를 위주로 편곡한 것은 좋았으나, 너무 많은 악기를 사용해 전반적으로 혼란스럽게 했던 점도 아쉽다. 그렇다고 해도 6백66석이 빼곡이 들어찼던 이번 연주회는 음악에 취해 먼저 박수를 날리는 섣부른 관객들의 풍경까지 참으로 신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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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4.03.04 23:02

국립전주박물관'이달의 기증문화재' 첫 전시

우리 조상의 역사와 숨결을 품고있는 문화재가 단순히 경제적·물질적 가치로만 환산되는 것은 큰 손실이다. 문화재도 사고 파는 각박한 시대라지만, 다행히 문화재를 사회로 환원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문화재를 박물관에 기증하면 오랫동안 보존될 뿐만 아니라 전시·학술연구를 통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박물관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문화재들이 들어온다. 개인이 기증한 문화재들은 대부분 조상 대대로 전해져 오는 것들. 일상생활을 모습들을 담고있어 당시 사회와 문화를 알려주는 귀한 자료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이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 작은 문화재라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아 '이달의 기증문화재' 전시를 기획했다. 지난달 25일 첫 전시를 연 이달의 기증문화재는 백자유충옥묘지 글자판 9점. 류선수씨가 완주군 이서면 갈산리 소재의 조상 류충옥(1581∼1659)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글자판을 1990년 10월 기증한 것이다.전체적으로 보존이 잘 돼있는 납작한 장방형 형태의 글자판은 위쪽 측면에 순서가 표시돼 있다. 첫번째 것은 청화백자로 왼쪽 측면에는 무덤의 주인공이, 앞면에는 무덤 글자판을 쓰게 된 연유가 담겨있다. 철화백자로 만들어진 두번째부터 여덟번째 글자판은 앞면에 무덤 주인공의 일생에 관한 내용이 써있으며, 아홉번째는 앞·뒷면에 내용을 기록하고 유약을 바르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무덤 글자판의 내용은 1661년 류충옥의 셋째 아들 '재'가 아버지의 삼년상을 치르며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무덤 글자판은 돌이나 흙판에 죽은 사람의 이름과 태어나고 죽은 일시·행적·무덤의 방향 등을 새겨 무덤 앞에 묻은 것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무덤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글자판을 통해 죽은 사람의 집안이나 신분 등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검은 돌이나 점판암석에 새긴 것이 많았지만, 조선시대부터는 이번 전시 유물처럼 자기로 만든 흙판이 함께 사용됐다.1990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문화재 기증사례는 모두 44건. 국립전주박물관은 5천6백여점에 달하는 문화재를 기증 순서대로 한달씩 전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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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3.03 23:02

설치조각가 차주만씨 개인전 전주서신갤러리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한 거죠.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생고기를 선택한 것 뿐입니다.”작가는 담담하게 말하지만, 40여평 되는 전시공간을 반절이나 차지하고 있는 생고기에서 쉽게 눈을 뗄 수는 없었다. 속은 다 파헤쳐지고 사지가 '쫙' 벌려진 채 공중에 매달려 있는 돼지 생고기를 수십개의 낚시바늘과 와이어가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다. 돼지는 처참하고, 관람객들은 생경함을 넘어 충격을 느낀다. 설치조각가 차주만씨(39)가 3일부터 12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세번째 개인전을 연다. 서신갤러리 2004년 첫 공간지원기획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테마는 '넘어지다, 넘어뜨리다'. 차씨는 '넘어지는' 돼지, 그 돼지를 '넘어뜨리려는' 낚시바늘과 와이어, 로프를 통해 타인을 짓밟고 넘어뜨리려는 인간의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가장 오래사는 개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 '적자생존'은 살아남기 위해 취해지는 행동들이 결국 타인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돼지 표피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귀와 다리의 위치가 기괴하게 바뀐 사람의 모습은 변종의 극치를 보여준다. 보존처리가 돼있지 않은 생고기는 전시기간 동안 조금씩 부패되어 가고, 악취를 품어낼 것이다. 이기적인 인간들의 종말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그는 지역 화단에서는 좀체 활동이 없었다. 그동안의 차씨 작품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깔끔하고 온순하게 표현한 것들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파격적이다. 좀더 현실발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가 더 충격적이고 공격적인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익산 출신으로 홍익대와 동대학원 조소학과를 졸업했다. 제1회 오이타 아시아 조각 공모전·광복50주년기념 통일염원조각전·천마산조각공모전 우수상과 대한민국 환경조각대전 대회조직위원장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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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3.03 23:02

영문자막 시연·현대어 개작 판소리 시연회

한자어로 이뤄진 판소리 옛 사설을 쉬운 우리말로 들을 수 있는 판소리 감상회가 열린다.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판소리연구단이 마련한 '판소리 영문자막 시연 및 현대어 개작 판소리 시연회'(5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전라문화연구소(소장 이정덕)가 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기초학문 육성지원사업으로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는 '판소리 사설의 채록 정리 주석 번역 및 실용화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의 두 번째 보고회다. 현대어 사설 판소리를 부를 소리꾼은 김연 명창(도립국악원 판소리부 교수). 김연수 바디 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을 발표한다. 사설 개작에 참여한 전라문화연구소 장미영연구원은 "흥보가 돈타령 중 '생살지권을 가진 돈'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돈'으로 바꾼 것처럼 한시·고사성어·한자어를 글자 수에 유의해 현대어로 바꿨고, 박타는 대목에서 '석숭이를 부러허며 도주공을 내가 부러헐그나'를 '정주영이 부러울까 이병철이 부러울까' 식으로 바꿔 시대에 따라 쉽게 바꿔 부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명창은 "기존 사설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줘서 우선은 어색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상어이기 때문에 자꾸 부르고 들을수록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나이드신 명창)선생님들 앞에서 불러봤는데 바뀐 사설에 대한 염려가 크셨다”며 판소리 사설의 현대어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밝혔다.이날 발표회에는 전북대·전주대·우석대 언어교육원 외국인 영어강사 등 도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과 판소리 연구가들이 초대된다. 유네스코에 문화유산 지정을 위해 제출됐던 '외국인을 위한 판소리 안내 동영상'이 상영되며, 박봉술 바디 적벽가 중 '군사 설움 대목'을 젊은 소리꾼 장문희씨(도립국악원 창극단)가 부르는 시간도 마련된다. 장씨는 원본 사설에 의거해 소리를 하고 스크린에는 영문자막이 나갈 예정이다. 두 소리꾼의 소리 시연이 끝나면 영문 자막과 현대어 개작 사설에 대한 참석자들의 토론이 진행된다. 이번 연구는 최동현 교수(군산대 국문과)와 유종국(전북과학대) 허민(남아프리카 공화국·전북대 객원) 이태영 정석권(전북대) 오석형(군산대) 교수가 책임연구원으로, 유종국(정인대) 조셉 볼 교수(전북대)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다.실질적인 작업은 전라문화연구소 최혜진(주석달기) 장미영·윤영옥(현대어 개작) 유승·박승배(영문번역) 연구원이 진행했다.올해 7월 마무리되는 이 연구는 틀린 곳이 많은 판소리 사설을 바로 잡고 주석을 다는 '판소리 사설의 정리, 교주'와 판소리를 소설처럼 읽기 쉽게 독서본을 만드는 '대중화와 현대화',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사설을 영어로 번역하는 '영문번역', 이 같은 성과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실용화 시스템' 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연구단은 지난해 5월 판소리 영문자막을 통해 판소리의 효과와 실효성을 가늠한 '영문 자막이 있는 판소리 시연회'를 통해 우리의 자랑스런 민족문화유산인 '판소리'의 세계화에 첫 걸음을 뗐었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3.03 23:02

봄날 여는 도립국악원의 신춘음악회

봄이다. 도립국악원이 네 활개를 펴고 땅속 깊은 곳에서 여전히 눈비비고 있는 생명들을 깨운다. '봄을 여는 소리, 희망을 주는 소리'를 테마로 전통 국악의 숨결을 봄기운에 실어 전할 봄맞이 국악한마당이 2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한국 전통가락과 서양의 선율을 적절히 결합시킨 이번 음악회는 동·서양의 만남을 시도하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이 결합한다. 첫 무대를 여는 봄날 서정은 '춘무'(작곡 박범훈). '생명의 잔치를 벌이는 봄의 소리는 어떤 것일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노래. 봄의 정경을 음화(音畵)로 그렸다. 6명의 무용단원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무대를 물들인다.'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작곡 김선)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창과 관현악의 무대는 창극단 장문희씨가 열창한다. 싱그럽고 활기찬 자연을 노래하고 설레는 봄의 흥취를 떠올리게 할 10명의 소리꾼과 관현악단의 결합은 '봄노래'(편곡 박범훈)로 엮어진다. 테너 김선식(전주대 겸임교수), 25현 가야금연주자 성애순(전남대 교수), 피아니스트 이용희씨(재즈앙상블 재즈피아 리더)의 협연도 기대된다.김씨는 대표적인 서양가곡인 '강 건너 봄이 오듯'과 '박연폭포'(편곡 류장영)로, 개량악기의 최고 연주자로 꼽히는 성씨는 전통가야금을 개량해 현대화시킨 22현 가야금을 위한 국악관현악협주곡 '새산조'(작곡 박범훈)로 관객을 만난다. 이씨는 한국 전통가락과 서양 오케스트라의 요소를 적절히 결합시킨 '프론티어'(작곡 양방언)를 연주한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3.01 23:02

[문화광장]공연과 전시

공연△ '해설이 있는 판소리' 27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리듬과 음률에 변화가 많으며, 기교가 다양해 감칠맛 나는 유영애 명창의 시간.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과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들려준다. 해설은 전북도립국악원 류장영 국악관현악단 단장. 063-280-7000△ 과학연극 '집에서는 따라하지 마세요!'28일부터 3월 1일까지 매일 오후 2시/4시 소리전당 연지홀. 프루빗 박사와 괴짜 코메디언 크래쉬가 펼치는 스펙타클한 과학 라이브 코믹쇼.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제공하여 일상의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063-270-8000△ 한옥생활체험관 토요상설공연28일 오후 8시 한옥생활체험관 대청마루. 박수량씨의 '태평무'와 '살풀이'를, 김민영씨가 흥부가 눈대목을 들려준다. 장단에 장재환씨. 063)287-6300 △ 도립국악원 신춘음악회2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254-2391△ 도립국악원 목요상설공연4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명인홀. 목요국악예술무대의 첫 시간. 창극단 민국열(수궁가) 차복순(흥보가) 김경호(적벽가) 유재준(춘향가) 고양곤씨(심청가)가 다섯 바탕 눈대목의 참 소리를 들려준다. 고수는 김형태·김성렬씨. 254-2391△ 루바토 정기연주회4일 오후 7시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루바토 주최. 016-638-2402△ 익산 씨빅윈드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6일 오후 7시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익산필하모닉 주최. 019-657-2339전시△ 한지, 새로운 모색전2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 연구원들이 한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익숙하게 접해왔던 수묵채색화부터 실크프린팅, 바느질, 커피염색, 닥죽 등 한지의 다양한 쓰임이 한지 특유의 전통의 향을 품어낸다. △ 건지전27일부터 3월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북대 사범대 미술교육과 졸업생들을 주축으로 한 건지전이 서울에 이어 전주에서 여섯번째 정기전 'LOOK & SEE'를 연다. '보여지다'와 '보다' 사이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담아냈다. △ 민화로 듣는 옛날 이야기 전 3월 28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2층 민화전시실. 김철순 기증민화전은 옛 소설, 고사, 전설 등 옛 이야기가 담겨있는 민화 속에서 역사의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4.02.27 23:02

여류구상작가회+쟁이회 '특별한 외출'

여류구상작가회(회장 신은아)가 특별한 외출을 했다. 열두번째 정기전에 쟁이회(회장 윤철규)를 초대한 것.이들의 인연은 2002년 쟁이회가 정기전에 여류구상작가회를 초대하면서 시작됐다. 구상계열도 작가마다 각기 다른 해석이 존재하듯, 인간의 삶이 소재가 된 작품들은 일상의 새로움을 전해주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작가들의 우정은 작품과 작품 사이를 채운다.'고등학교 남학생 여학생의 미팅'처럼 여성의 부드러움과 남성의 강인함이 도드라지는 이번 전시는 서로의 신비로운 작품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여류구상작가회가 서정적이고 섬세한 감성을 보여준다면, 쟁이회 작품에서는 거칠면서도 힘이 느껴진다. "합동전을 하다보면 정기전 외에도 한번 더 전시를 하게되니,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신은아씨는 "앞으로 여러 모임들과 교류하면서 다양한 색채가 공존하는 재밌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대학 출신을 고집한 것은 아니지만, 선후배로 자주 교류하다보니 두 모임 모두 원광대 출신으로 구성됐다. 김숙경 김화경 노정희 문영선 백금자 신은아 안영옥 윤완 최분아 김성민 박운섭 박천복 백승관 윤철규 이석중 조헌 최광호 최주연씨가 참여했다.전업작가로서 독자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여성작가들의 현실에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류구상작가전 - 쟁이회 초대'는 전북예술회관에서 26일까지 계속된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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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2.25 23:02

예원대 한지문화연구소 한지 전시회

질긴 한지는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은은하고 단아한 멋은 정겨운 민족의 소박함을 닮아있다.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안고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담아내는 전통한지. 새로운 변신을 꿈꾸는 한지가 예술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24일부터 2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한지, 새로운 모색전'. 공예품전시관의 옛스러운 멋과 어울려 한지 특유의 전통의 향을 품어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소장 차종순·예원예술대 교수) 연구원 전시다. "일반인들이나 젊은이들은 '한지'하면 문풍지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통을 구태의연하고 고루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지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차교수는 이번 전시가 일반인들에게 한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익숙하게 접해왔던 수묵채색화부터 실크프린팅, 바느질, 커피염색, 닥죽 등 한지의 다양한 쓰임을 보여주는 전시회 참여작가는 김선태 김연 김완순 김인숙 김혜미자 송미령 신경자 신미금 유봉희 이유라 이재승 이철규 전양배 조충익 지용출 차종순 한경희씨. 한지를 소재로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며 그 맥을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는 작가들이다. 치열한 고민 끝에 완성된 작품들은 전통을 제대로 담아낸 것부터 현대적 조형성을 살린 것까지 한지예술의 넓은 폭을 보여준다."한지에 대한 연구를 해보니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한 예로, 자연과 우리 몸에 가장 가까운 한지를 요즘 불고있는 '웰빙열풍'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 거죠. 전주한지에 관한 학술적 토대를 구축하고 한지관련 문화예술활동·한지산업발전방향을 모색해 전통종이 전주한지를 세계의 종이로 만들고 싶습니다.”2003년 문을 연 한지문화연구소는 전주한지의 전통을 단단히 다질 수 있는 힘들을 한 데 집약시키는 역할을 중심에 세웠다. 학술·상품개발·상품마케팅·제품포장디자인분과로 구분해 한지연구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연구소는 한지관련 소식지 '한지문화' 창간호도 발행했다. 한지와 관련된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는 한지문화기행 '전주한지, 잃어버린 자존심을 찾아서'를 준비중이며, 5월 열릴 전주종이문화축제와 세계종이조형작가총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를 2006년 종이엑스포까지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지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한지문화와 한지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이다."한지역사의 뿌리는 전주입니다. 과거로 거슬러가며 잊혀진 한지 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이제서야 '한지의 큰집' 역할을 해나간다는 기쁨이 있습니다.”전주 한지의 뿌리와 잃어버린 자존심을 찾아가는 한지문화연구소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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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2.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