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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주 국제영화제가 달포 앞으로 다가왔다. 적은 예산과 지방도시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이룩한 성과는 놀라운 편이다. 일요일 저녁 옛 안기부 자리 전주정보영상진흥센터 1층에 자리잡은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 조직위 사무실을 찾았다. 자원봉사자 교육과 자막 작업으로 모두 분주한 모습이었다. 제 6회부터 사무국장을 맡은 김건 국장, 성기석 정책실장과 함께 영화제의 고민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공간성에 대한 고민]칸, 베니스, 몬트리올 그리고 부산의 공통점은? 영화제 개최 도시라는 것. 더 없을까. 모두 바다를 끼고 있다. 극장에서 몇 분 만 걸으면 바다가 펼쳐진다는 것은 얼마나 환상적인가. 전주는 어떤가?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파도를 보려면 자동차로 한 시간을 달려야 한다. 바다가 없는 곳에서 영화제를 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제는 의미 있는 영화를 골라보는 기회 말고도 휴양의 의미를 띠기 때문이다. 음식은 자랑할 만하다지만 한옥마을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영화제를 위해서는 결국 공간성의 확보 내지는 창조가 중요하다는 말씀. 본정통이란 일제식 공간언어를 소멸시킨 것은 영화의 거리라는 멋진 말이다. 극장이 밀집한 조금은 낡은 거리에 배우들의 핸드 프린팅과 영화 속 장면들의 캐릭터 의자가 있는 영화의 거리는 너무 좁지 않은가."전주천까지는 영화거리가 확대되어 천변에서 시민들과 관객이 산보하고 놀고 쉴 수 있어야 한다. 동진주차장 문제도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영화광장을 조성하고 조형물과 시민의 쉼터를 만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유재산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성기석 정책실장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옥투어 프로그램만으로는 아흐레 축제에 갈 곳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정읍이나 부안과 연계하는 투어 계획을 물었더니, 내년이 10주년인 만큼 반드시 중장기 발전 계획에 전북도를 아우르는 플랜을 짜겠다는 약속을 한다.[이제는 필름이다]어느덧 9회를 맞이했지만 정체성과 시민축제 사이에는 아직도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전주에 방점이 있습니까, 아니면 국제에 방점이 있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김국장은 이젠 필름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제의 색깔로서 정체성 즉 프로그래밍 운영 그리고 일부 관객의 취향 사이에 일치되지 않는 면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은 '무비' 아닌 '필름' 페스티벌이란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그렇다면 영화제는 시민 속에 자리 잡았을까.작년 유료관객 6만 오천에 80퍼센트 좌석 점유율을 유지했고 이중 60퍼센트가 전주사람이란 수치를 놓고 이제 시민들이 영화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영화제는 해석하고 있었다.[지역과 함께 하는 고민]시민에게 다가서는 영화제가 되기 위한 노력을 물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큐 사진작가들이 찍은 매그넘 시네마 사진전을 4월 15일부터 고사동 옛 에프샵에서 개최한다고 그리고 영화궁전 프로그램을 확대해 5월 3일에서 5일까지 11시 프로그램은 삼성문화회관에서 무료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란다.영화는 제작만이 아니라 비평영역도 중요한 것이어서 전북비평포럼의 참여에 대해 물었다. 올해는 아이디만 챙겨드렸고 내년부터는 비평가상을 제정해서 뚫고 나갈 예정이라고. 이 지역 감독들의 작품발표기회에 대해서는 로컬 섹션을 운영하는 만큼 함경록 이진우 진영기 백정민 등 젊은 감독들을 기대해 달라고 말한다. 또 유운성 프로가 전주출신이고 작년에 새로 합류한 조지훈 프로 역시 전북대 출신으로 지금 캔서스에 유학 하고 있는데 조프로는 자봉부터 거친 밑바닥부터 큰 사람이니 기대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페스티벌 아이덴티티]팬 확보에 대한 노력도 중요할 것이다. 충성심이 강한 팬 '서포터즈'가 삼천 명 수준을 넘어섰고 한 번에 만 명 이상에게 소식지 메일링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최근 지프레터에는 설문이 실렸는데 이미지를 넘어서 페스티벌에 맞는 아이덴티티 설정에 나선 것.전주국제 영화제는 사실 경쟁부문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지만 전주라는 브랜드에 맞는 상(어워드)하면 딱 떠오르는 그 무엇에 대한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칸 하면 황금 종려, 베를린 하면 곰을 떠올리는데 비해 전주는 스폰서 이름을 딴 상이 수여되는데 한 마디로, 약하다. 그래서 영화제를 상징하는 이미지 메이킹 작업에 고심하고 있었다. 전주천에 쉬리가 사는 것을 이유로 해서 쉬리로 할까 아니면 태극선을 할까 고민이 많아 보였지만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닌 듯했다. 페스티벌 아이덴티티를 위해서 전주시민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필요하다고 김국장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전주라는 브랜드 가치 그 밖의 고민들]부산국제영화제가 80억의 예산을 쓰는데 비해 사실 전주는 30억이 안 된다. 적다고는 생각지 않을까. 국비 6억 5천, 시비 13억, 도비 2억, 나머지는 자체수입으로 간다고. 지역 축제를 기획하는 예술인으로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김국장은 말한다. 예산과 조직 운영에 있어서의 자립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결국 펀드(기금)로 가야 하지만 결국 이것도 중장기 계획이란다.전주시와의 협조는 잘 되고 있는 것일까. "전주가 국내 제1의 영화로케이션 촬영지가 그냥 된 것이 아니다. 예산부터 교통 소방 등 공무원들의 행정 지원 시스템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다. 그런데 호텔 문제만큼은 어쩔 수 없다. 우리 영화제의 힘으로 해결 안 되는 것이 숙소 문제다."올해 칸에 다녀온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서양영화인들이 사실 전주는 몰라도 지프(JIFF)는 안다, 고 말한다. 전주라는 브랜드 가치를 국내서만 평가하기 보다는 해외에서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전주국제영화제는 낀 영화제다. 2월에는 베를린영화제가 있고 전주에서 영화제가 끝나면 칸이 버티고 있다. 시네마테크도 아직 없는 전주가 국제영화제가 아니면 쿠바 영화와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앙아시아 영화를 어떻게 보겠는가. 프로그래머들이 발로 뛴 결과일 것이다. 전주에 바다는 없지만 싸고 좋은 술집들이 섬처럼 널려있다. 전일 슈퍼와 홍도주막에서 집행 위원과 프로그래머가 관객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 시민들은 영화제가 어렵다고 징징대지 않을 것이다./신귀백(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어느 작품보다 배우가 주인되는 무대. 연극판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배우에게는 연기력을 재고해 보는 귀한 교과서로 통한다.배우에게 주어지는 몫이 커져 부담은 더해지지만,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을 믿고 원형 그대로를 올린다고 했다.22일 오후 7시, 23일 오후 3시·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는 전주시립극단의 제80회 정기공연 '헛소동'.19일 시립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상임연출 조민철씨는 "어떤 이들은 해체와 조립을 통해 다른 해석과 형태를 내놓기도 하지만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며 "고전을 정통으로 보여주기 위해 최소한의 연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시립극단이 '베니스의 상인' '맥베드'에 이어 3년째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봄을 열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3월 진행되는 봄 공연 관객층이 다양하기 때문. 여러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 고전만큼 좋은 것이 없으며,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나 논술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객석에 앉히기도 쉽다.홍보를 맡은 박영준씨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도내 국어교사모임과 연계, 음악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청소년 관객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화려한 재치와 수사학이 유쾌하게 어우러지는 '헛소동'은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답다. 비극적 분위기로 진행되는 듯 하면서도 희극적 방향을 놓치지 않는다.캐릭터들이 구조적으로 짝을 이루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예리하고 재치있는 베네디크와 베아트리체, 순수한 사랑스러운 클로디오와 헤로, 아라곤 군주 돈 페트로와 헤로의 아버지 레오나토, 우둔한 경관 도그베리와 버지스 등이 서로 마주보고 서서 극의 균형을 잡아나가고 있다.'그림같은 이탈리아의 대저택'이 주 배경인 만큼 춤도 빠질 수 없다. 남녀가 짝을 이뤄 춤을 추는 장면을 위해 배우들이 직접 왈츠와 비엔나 왈츠를 배웠다. 탱고 댄서들과 달이앙상블이 특별출연해 시간을 과거로 돌린다. 꽃의 문양을 살린 전양배씨의 의상도 아름답다.
'2008 전주국제영화제'(5월 1일∼9일)가 국내 최초로 '베트남 영화 특별전'을 기획했다.상영작은 최근 베트남 영화 대표작 뿐 아니라 1960년대 베트남전 기간 및 전후에 만들어진 작품들로, 베트남의 역사와 현실을 진솔하게 표현한 것들이다. 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베트남전 영화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베트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에게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던 베트남 영화에 관한 특별전을 기획, 문화 다양성을 실천하고 그 의미를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이번 특별전에서는 전시(戰時) 영화 2편, 1975년 통일 후 영화 2편, 1986년 베트남 공산당이 취한 개혁·개방 정책을 뜻하는 '도이 모이'(Doi Moi) 이후 영화 3편이 상영된다. 베트남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응우옌 홍센의 '와일드 필드', 당 낫민의 '10월이 오면'을 포함한 장편 5편과 베트남의 대표적 다큐멘터리스트 라이 반신의 단편 2편 등 작품들은 전쟁으로 고통받고 상처받는 베트남 민중들의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영화제 기간 상영작 감독인 응우옌 하이닌 감독과 라이 반신 감독이 방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지며 베트남 영화 전문가 응오 푸옹란의 강연도 마련된다.
"아쉽다."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17일 오후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숙명'(감독 김해곤, 제작 (주)MK DK) 기자시사회에서 감독과 출연배우들이 털어놓은 말이다.시사회 후 김해곤 감독은 "아쉽고 역부족이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다. 좋은 면을 봐달라"고 했고, '숙명'에서 독한 악역 조철중 역을 맡은 권상우도 "아쉽지만 대중적으로 많이 공감받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결과물을 내놓고 떨리는 심정으로 자리를 지킨 감독과 배우의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아쉽다"라고 입을 모은 데는 지나친 겸손함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영화 '숙명'은 군 제대 후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선 배우 송승헌과 한류스타로 우뚝선 권상우, 두 몸짱배우의 출연으로 진작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두 사람은 잘 알려진 동갑내기 친구로, 실제로 방송이나 지인들을 통해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오고 있다.그 두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숙명'은 네 친구의 이야기다. 우민(송승헌 분), 철중(권상우 분), 도완(김일권 분), 영환(지성 분)이 카지노 습격사건 이후 배신으로 빗나간 욕망과 어긋난 우정 속에 숙명과도 같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을 벌인다.거칠고 강한 남성적인 매력이 발산되면서 대사는 자연스럽게 욕설이 난무하고, 잔혹한 살해 장면과 격투 신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배신과 오해로 얽히고 설키는 이들의 관계 속에 우민의 여자 은영(박한별 분)이 있지만 이들의 관계를 해소하기엔 비중이 적어 역부족이다.두시간 내내 잔인한 장면을 반복하는 영화에서 새로운 결말을 기대하며 감상하기엔 분명 '아쉬웠다'.하지만 대사마다 욕설이 배어나오는 실제 양아치 같은 권상우의 연기는 중간중간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리얼했고, 선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줬던 송승헌이 이번 작품으로 선보인 전과는 다른, 남자다운 거친 이미지는 신선했다.권상우는 이날 시사회에서 "슬픈 역할이든 오락 영화에서든 내가 연기할 때 사람들이 웃는 게 좋다. 조폭이 다 무서운 면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재미있게 풀어보고 싶었다"며 "기존과 다른 이미지로 매력있다고 평가 받는다면 이 작품을 통해 60~70%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내 모든 걸 많이 쏟아부었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숙명'은 웃음을 유발하는 권상우의 양아치 같은 대사와 송승헌의 이미지 변신, 또 시사회장을 가득 메운 이 두 스타의 국내외 팬들의 지지와 성원이라는 수확을 거둔 것에 자위하면 된다.영화에서 비극의 최후를 맞은 이 두 사람은 마지막 장면에서 절실한 우정을 드러내는 회상의 수단으로 웃통을 벗고 같이 운동을 하며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두 몸짱스타를 보러 온 관객들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된 셈이다.
중국과 몽골을 헤매는 탈북자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ㆍ제작 캠프B)이 18일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제작보고회를 통해 공개됐다.이 영화는 함경도 탄광마을에 살고 있던 평범한 남자 용수(차인표)가 아내의 병을 고칠 약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지만 쫓기는 신세가 돼 돌아오지 못하고, 11살 난 아들 준이(신명철)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 안에 개봉할 계획이다.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한국에서 중국, 몽골까지 8천㎞의 장정을 거쳐 촬영된 이 영화는 사회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란 이유로 기획 단계부터 후반작업까지 4년간 제작과정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아왔다.제작진이 이날 선보인 요약본 영상에서는 타지에서 잔혹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이 거칠고 투박한 화면 안에 담겨 있다.차인표는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였으면 평범하게 살 한 가장이 가난과 폭력, 규제에 부딪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라며 "사람답게 살기 위해, 생명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영화 속 아들 준이가 11살인데 실제로 아들 정민이가 11살"이라며 "만약 내 아이가 굶고 있고 아픈데 약이 없을 때, 누군가는 그 아이를 위해 뛰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며 "이건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고, 굶는 아이들이 불쌍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김태균 감독도 "이 영화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며 "그보다는 사람의 본질을 보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그는 제작과정에 대해 "제작진이 만나 본 탈북자 수는 100명이 넘고 영상, 사진자료 등을 6개월간 조사한 뒤 시나리오 초안을 썼다"며 "처음엔 가슴 아픈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탈북자들을 만나 보니 민감한 문제이고 스태프와 출연진 중에도 탈북자 출신이 있어 비밀스럽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6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발탁된 열두 살 난 배우 신명철은 해외 로케이션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지금 연기 안 하면 집에 못 간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답해 취재진으로부터 폭소를 이끌어냈다.
"대본을 보고 아름다운 영화의 아름다운 역할이기에 하고 싶었습니다."영화 '서울이 보이냐'에서 여선생으로 분한 신인 배우 오수아씨(25)는 14일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유명하고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가 연기를했더라면 이 영화에 크게 도움이 될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오히려 죄송스럽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70년대 사회적 배경, 교사상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는 오 씨는 그러나 극중에서 섬마을선생 은영이 신도분교에 갓 부임한 뒤 2년 정도 교사생활을 주로 그린,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역할이어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신도 현지에서 1개월반을 머물며 촬영했어요.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서 장 서는 날 맞춰서 찍고 그러다보니 2005년 크랭크인 한 후 3년만에 스크린에서 선보이게 됐습니다."기도로 시작하는 시사회가 이색적이었다는 오 씨 또한 개신교 신자.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서 풍금을 반주하고 어린이들과 생활했던 경험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들려줬다. 현재는 경기도 지역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다고."스승의 모습과 가족애를 담고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어른에서부터 어린이까지 다 보았으면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보면 좋겠습니다."스크린에 데뷔하면서 주연을 맡는 행운을 거머쥔 오 씨는 열심히 해서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를 펼쳤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스승의 제자사랑에 울고 웃게 만드는 감동적인 영화다."지난 14일 한일장신대(총장 정장복)가 참여한 국내 최초의 산(産)·학(學)·관(官) 합작영화 '서울이 보이냐'(감독 송동윤)에 대한 전주 영화시사회장에서 나온 반응이다.이날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주연배우 오수아, 송동윤 감독, 제작사 '라인픽처스'(대표 허재철·이순규·박형준) 관계자, 정장복 총장, 정복량 목사(전주 전성교회), 백남운 목사(한일장신대 총동문회장, 전주 효자동교회)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이 자리에서 송동윤 감독(한일장신대 교수)은 "잃어버린 선생님의 사랑을 제시하는 가슴 따뜻한 영화"라며 "500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도록 10번씩 보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홍보를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또한 송 감독은 영화에 첫 출연한 오수아씨에 대해 "스타 탄생은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주연배우 오수아씨는 "고생하신 감독님과 대표님, 스태프 여러분 그리고 출연한 아이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많은 분들이 기도와 애정으로 지켜봐주셔서 꼭 잘될 거라고 기대한다"고 인사했다.한편 영화 '서울이 보이냐'는 1973년 문명과 거리가 먼 섬 신도에 부임한 초임 여교사(오수아 분)가 겪는 좌절과 환희, 그리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추진하면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따뜻한 스승애와 사제지간의 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영화다.영화 '집으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유승호군이 어린 주인공 길수역을, 이창훈씨가 어른 길수역을 맡았다.이 영화는 전주시내 화산초등학교, 서울 남산,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 신도 등에서 촬영됐다.오는 4월 30일경 전국 200여 극장에서 동시 개봉될 예정이며, 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된다.
영화 '서울이 보이냐'(감독 송동윤)의 시사회가14일 전북 전주에서 열렸다.이날 오후 4시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주인공 오수아 씨 등 주연배우를 비롯해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영화 '서울이 보이냐'는 한일장신대와 전남 신안군, (주)라인픽처스가 공동으로추진한 국내 최초 산.학.관 합작영화로 2005년 제작발표한 후 3년 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됐다.영화는 1973년 낙도에 부임한 초임 여교사가 겪는 좌절과 환희, 서울로 수학여행을 추진하면서 빚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따뜻한 스승애와 사제지간의 정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영화 '집으로'로 국민 남동생이 된 유승호 군이 제자인 어린 길수 역을 맡았고,중견배우 이창훈 씨가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어른 길수로 등장해 내래이션을 담당했다.또 신인배우 오수아 씨가 사려깊은 젊은 교사 은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송동윤 감독은 "휴먼 드라마 형식의 영화로 장르적 재미뿐만 아니라 따뜻한 가족애의 모습까지 그리고 싶었다"며 "영화를 통해 아련한 옛 추억과 아날로그식 사랑을 느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영화는 전주 화산초등학교를 비롯해 전남 신안군 신도 오픈세트, 서울 남산 등지에서 촬영됐고 다음달 개봉될 예정이다.
흥미진진한 영화다. 영화 속 두 여자의 삶을 보는 것도, 그 둘을 연기한 두 여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튜더 왕조의 헨리 8세와 그의 두 번째 왕비 앤은 마치 조선 왕조의 장희빈처럼 서양에서는 후대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영국의 국교까지 바꾸게 하며 왕을 이혼시켜 당당히 왕비의 자리에 오른 후 1천일 만에 참수형을 맞은 앤의 일생은 드라마틱, 그 자체다. 이 좋은 소재를 어찌 놓칠까. 영화 '천일의 앤'도 있고, 요즘 잘나가는 미드 '튜더스:천년의 스캔들'도 있다. 앤의 딸인 엘리자베스 1세를 다룬 작품까지 친다면 튜더 왕조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무수히 많다.'천일의 스캔들'은 앤과 함께 역사의 전면에 서지 않았던 그의 동생 메리를 똑같은 비중으로 내세운다. 앤 이전에 동생 메리가 먼저 헨리 8세의 눈에 들었고 임신해 아들을 낳았다는 것은 대중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 영화에서는 동생으로 설정됐으나 역사가 중에는 언니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소재 자체로도 흥미진진한데 이를 연기한 여배우가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20대 배우인 내털리 포트먼과 스칼릿 조핸슨이라면 더욱 관심이 동한다. 포트먼이 섹시한 요부 같은 앤을, 관능미에서 결코 포트먼에게 뒤지지 않는 조핸슨은 조숙한 메리를 연기했다.눈부신 이들의 외모를 '세익스피어 인 러브' '에비에이터'로 아카데미 의상상을차지한 샌디 포웰이 화려한 의상으로 더욱 돋보이게 한다.미모만큼이나 연기도 잘 하는 두 여배우의 팽팽한 라이벌전을 지켜보는 것은 좀처럼 만나기 힘든 재미를 안겨준다.또 두 여자의 사랑과 욕망의 대상인 헨리 8세는 에릭 바나가 연기해 안정적으로무게 중심을 잡는다. 필립파 그레고리의 동명 역사소설을 각색했으며, TV 드라마연출을 주로 해온 저스틴 채드윅이 처음으로 영화에 발을 디뎠다.볼린 가의 아름다운 딸 앤은 집안의 요구와 자신의 욕망을 위해 국왕 헨리 8세를 유혹하려 한다. 그러나 정작 헨리 8세의 눈에 든 건 앤의 동생 메리. 캐서린 왕비가 있었지만 마음에 없던 왕은 메리의 순수한 모습에 반한다.앤은 몰래 결혼까지 해 집안의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온 집안의 기대는 임신한 메리에게 쏠린다. 메리가 임신 후유증으로 왕과 동침을 하지 못하게 되자 야망에 눈이 먼 아버지와 삼촌은 프랑스 왕비의 시녀로 보낸 앤을 다시 불러들이고, 앤은 이번에는 메리와 전혀 다른 매력으로 헨리를 사로잡는다.헨리 8세는 몸을 허락하지 않는 앤으로 인해 메리와 아들조차 외면하고 스페인 공주 출신 왕비를 폐위시키는 과정에서 교황청과 등을 돌리기까지 한다. 국민은 앤을 마녀로 부르고, 앤의 지칠 줄 모르는 야욕에 진력난 헨리는 또다시 앤에게 등을 돌린다.영화는 즐길 거리를 충분히 배치해놓았다. 왕은 메리에게 사랑의 대상이었고, 앤에게 욕망의 대상이었다. 영국 귀족의 야욕과 허상을 볼 수 있으며, 자매 혹은 유부녀조차 상관없었던 국왕의 절대 권력, 궁정의 추악한 세계 등이 표현돼 있다.앤은 요부로, 메리는 순정파로 그려지지만 전혀 다른 주장도 있다. 오히려 방탕한 생활로 메리가 프랑스 왕비의 시녀로 보내졌고, 앤이 순결했다는 것. 하지만 영화를 즐기는 데 역사의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둘째아들로 태어나 왕위에 오르기까지 숱한 음모와 배신을 견뎌야 했을 헨리 8세가 메리를 보며 자신을 투영하는 것 또한 인상깊다.영화는 결국 헨리 8세와 함께 묻힌 왕비 제인 시모어의 존재까지 드러내는 등 그 시대상을 비교적 고른 터치로 담아내려 한다.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전주시 완산구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가 준공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개관을 하지 못하고 있다.전주시는 지난 1월 상림동 일대 4만8천200여㎡에 총 110억원을 들여 야외 세트장과 실내 촬영스튜디오 등을 갖춘 영화종합촬영소를 완공했으나 이 곳에서 영화를 촬영하려는 업체를 찾지 못해 개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시는 당초 이 촬영소에서 영화를 찍는 제1호 영화 계약식에 맞춰 개관식을 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지금까지 이 곳에서 영화를 촬영하려는 영화 제작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시는 이에 따라 이달 중 문을 열 계획이었던 개관 일정을 다음달로 미뤘다.전주시 관계자는 "여러 영화촬영 제작사와 접촉을 하고 있으나 아직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조만간 계약이 성사되면 다음달 중순에 개관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이 촬영장은 중.대형 스튜디오와 편집, 녹음, 현상실 등을 갖춘 스튜디오와 의상, 소품, 촬영기자재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영상지원관을 갖추고 있다.
'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에서 상영될 전북지역 독립영화 4편을 발표했다.'로컬시네마 전주'는 전북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들을 지원하고 그 성과들을 국내외 소개하기 위해 2006년 신설된 섹션. 올해는 최진영 감독(26·전북대 졸업)의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박철진 감독(28·우석대 졸업)의 '보, 가, 잊', 백정민 감독(33·전주대 졸업)의 '애심-그의 노래', 원종혁 감독(28·백제예술대학 졸업)의 '일루젼'이 상영된다.'일루젼'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전북도와 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지원하고 있는 '중·단편 영화제작 지원사업' 참여작품.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방직공장에서 동생들의 학비를 벌던 우리 누이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표현한 작품이며, '보, 가, 잊'은 '이별'이란 주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귀순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심-그의 노래'는 대한민국에서 찾은 것이 자유가 아닌,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그리움임을 애절하게 표현했다. '일루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망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액션씬과 단편영화가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전주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중·단편 영화제작 지원사업' 작품이 3편이나 선정돼 이 사업의 성과가 전주영화제 선정으로 이어지는 의미있는 결과를 낳았다"며 "'로컬시네마 전주'가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를 결산하고 그 경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단편 경쟁섹션인 '한국 단편의 선택 : 비평가 주간' 본선 진출작 19편을 발표했다.지난해 경쟁섹션으로 전환한 비평가 주간은 한국단편영화들을 비평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섹션. 비평가위원회(문학산 이선화 정지연 강성률)가 선정한 작품들을 영화제 기간 상영, 폐막식에서 수상작을 발표한다. KT&G 상상마당이 각각 500만원, 300만원, 200만원 등 총 3편에 1000만원을 지원한다.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총 610편이 출품, 지난해 보다 약 20% 가량 늘어난 올해는 배종대 감독의 '고함' 등 총 19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결정됐다.비평가위원회는 "종교적 색채를 지닌 작품 부터 사회적 타자를 바라보는 작품, 기존의 영화를 인용하는 작품, 자신의 사유를 영화 언어로 풀어내는 작품 등 올해는 출품작들의 스펙트럼 폭이 한층 더 넓어졌다"며 "선정된 작품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출품작들이 우리 시대와 한국 사회를 성찰하는 시선의 진정성으로 인해 깊은 공명을 울리는 수작들이었다"고 평했다.
전통예술인들의 무대인 '한국의 명인명무전' 제60회 공연이 18-19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명인명무전은 1990년 이래 춤과 소리, 장단 등 전통예술 각 분야의 원로급 예능보유자와 중진, 유망주들이 한 자리에 나와 우리의 멋과 맛을 보여주는 무대다.'9인9색 살풀이춤'을 보여주는 18일 공연에는 최지원(호남살풀이춤), 윤영은(재인청류민살풀이춤), 성경숙(대구살풀이춤), 황경숙(한살풀이춤), 김지원(남도살풀이춤), 변지연(원향살풀이춤), 고재현(교방살풀이춤), 박소정(한영숙류살풀이춤), 송진수(영남살풀이춤)씨가 출연한다.'명무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19일 공연에는 이춘자(태평무), 권명화(소고춤), 송준영(훈령무), 양길순(승무), 최선(호남살풀이춤), 이길주(산조무), 김진홍(무당춤), 엄옥자(원향살풀이춤), 이경화(설장고)씨의 무대가 이어진다.1만-5만원. 02-2278-5452.
영화전문가들 사이에서 전주는 촬영이 '되는 동네'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촬영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는 말인데 이는 전주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의 서포트와 함께 전북주민의 협조정신이 뒷받침 되는 것이리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안 소프트지원센터 1층에 위치한 영상위는 2002년에 설립되었다. 우리 지역안에서의 영화촬영에 따른 로케이션 지원이 첫 번째 목표고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교육부문이 그 다음이다. 지난 해 영상위의 로케이션 유치 작품은 45편.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 최대였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영화의 침체라는 영향이 크겠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로케이션 유치 편수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 후속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로케이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잘 활용을 해왔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것들을 축적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겁니다.” 영상위 정진욱사무국장(39)은 로케이션 신규 개발, 유관기관과의 관계의 시스템화,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들의 전문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 고민의 성과들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유관기관과의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지난 8월 실무자협의회를 거쳐 오는 10월 23일 코아 호텔에서 창립될 '영화 지원 유관기관협의회'로 그 결실이 이어진다. 전주시와 영상위가 손잡고 영화촬영 및 영화제 종합지원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만들어 낸 셈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영상위에서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진행하고 있는 '2007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 팸투어'는 로케이션 제공 및 신규 개발뿐 아니라 전북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전북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공모전이나 작가를 활용해서 전북의 문화콘텐츠를 책으로 엮어 낼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 정국장은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영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획”이라고 말했다. 영상위는 전문적인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피디스쿨, 시나리오스쿨, 촬영스쿨이 그것이다. 그동안 나름의 성과들이 있다 싶었는데 정 국장의 자체평가는 의외로 인색했다. "그동안 수강생들을 보면 일반인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각각의 교육들이 연계되지 못했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나리오 스쿨의 경우 지역 시나리오 작가가 강의를 맡고 있는데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21명의 수강생이 있는데, 이들 중 소수인력을 뽑아서 전문 작가와의 멘토링 과정을 거쳐 나온 시나리오를 피디스쿨, 촬영스쿨 멤버들과 연계해 직접 제작을 하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상위는 이 사업들이 지역독립영화 활성화와 지역 영상 전문인력의 육성이라는 영화영상산업의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정국장은 이 밖에도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내년에는 독협과 제작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무엇을 지원해야하는가가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하겠죠. 이 작업은 영상위 뿐 아니라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영상 관련 단체들의 통합기구가 형성되는 일이 우선이겠죠. 실무자급의 월례회의를 통해서 그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사업을 추진해가는데 어려움은 없을까. "R&D 기능의 부족, 로케이션 매니저들의 잦은 교체가 실질적인 어려움입니다. 결국은 근무환경탓인데, 종사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성기석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국제영화제 정책실장)
진영기 함경록 신동환 박철진 최진영. 다섯 명 젊은 감독들은 최근 속속 생겨나는 각 기관의 지원에서 여러 혜택을 받은 실력과 운을 겸비한 우수-영상인프라지만, 선정방식과 지원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실적위주의 지원방식과 작품선정의 불투명, 독립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심사위원을 위촉했던 일 등을 토로한다. "독립영화협회가 제 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전주에서 몇 퍼센트를 찍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전주라는 도시를 스크린에서 제대로 살리려면, 사람을 먼저 보고 선택해야지요. 사람과 그의 가능성. 전주에 대해 얼마나 연구하는지, 전주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지 하는 것들이요.”(함경록·신동환) 이들은 사람에 투자해 줄 것을 원했다. 영화 한 편을 완성하면 다음 작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스스로의 처지를 꺼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독립영화'의 정신으로 '전라도 산(産) 영상 인프라'에 희망주기. 지역에서 영화 만드는 사람을 늘릴 수 있고, 현재 지역에서 터 잡고 있는 감독들과 예비 감독들에게 실제로 기회를 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달라는 것이다. 동환씨는 사전제작지원의 필요와 확대에 대해 강하게 피력했다. '메이드인 전주' 영화들이 보다 활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방안을 찾는 일은 지역의 영화제작 역량을 높이고 영상도시 전주의 내실을 다지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제작비 10만원부터 1천5백만원까지, 제작기간 2일(러닝타임 4분인 함경록 감독의 '플라이'는 하루만에 촬영하고 하루만에 편집한 작품. 물론 기획부터 따지면 기간은 더 길어진다)에서 1년여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다채로운 영화세계를 펼치고 있는 이들 젊은 감독들의 공통된 바람은 "평생 영화를 찍으며 관객을 만나는 것”이었다. 메마른 토양에서 오로지 땀으로 빚은 열매만을 내놓겠다는 의지다. "장비 설비나 렌탈 비용이 얼마나 비싼지 아세요? 전주에 설비업체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장비업체도 올 테고, 영화사도 늘어날 테고, 서울행 티켓을 끊을 필요도 없잖아요. 장기적으로는 영화산업의 환경이 제대로 조성될 수 있겠죠.”(신동환·진영기·박철진) 여전히 대중의 관심에서 소외된 독립영화지만, 이 날 만난 감독들은 세상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고집 센 전북의 독립영화인들이었다. 거침없는 자유의지로 무장한 이들. 전주와 영상산업, 독립영화란 단어들이 아직 어울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최기우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부모님께서 촬영장에 다녀가신 뒤로 표정이 좋지 않으세요. 영화촬영은 생각보다 힘든 노동이거든요. '안정된 삶'도 아니고. 비전이 명확한 것도 아니고……” 진영기 감독(27)의 넋두리에 함경록(30), 신동환(28), 박철진(27), 최진영(24) 감독 모두 피식, 웃는다. 지난달 19일 오후 7시 전주 최명희문학관. 영화감독은 이들에게 희망이었고, 지금 이들 앞에 독립영화감독이라는 명함이 당당하게 서 있지만, 오늘 이 시간 가족들의 지지를 받는 감독은 없었다. 10년 뒤 자신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도 심드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감독 두 명은 '더 큰 영화'나 '상업영화'를 거론했지만, 다른 이들은 '모르겠다' '관심 없다' '무서워서 일부러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개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시민영화제, 전북디지털영화공모전, 대한민국국제청소년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을 풀죽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 전주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전주국제영화제 이후 전주·전북은 '영화의 도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아 왔다. 전주영상위원회, 영상테마파크, 전북독립영화협회, 전주영상시민센터 등 영상관련 기관과 단체들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파급된 효과들이다. 도내 각 대학에서도 해마다 일백 여명이 넘는 영화학과 졸업생들이 쏟아지고, 전공자가 아니어도 영화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려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2001년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2006년과 2007년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기술자막팀 스태프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동환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주위 시선이나 가식적인 모습 없이 제가 생각하고 말하고 싶은 것들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죠. 자기만의 확고한 신념이랄까.” 10대 후반부터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지역영화사-전주'(1999) 제작부에서 일했던 동환씨는 전주대 영상예술학부 4학년이던 2005년부터 감독의 호칭을 얻었다. 이후 단편영화 '늪'을 시작으로 '거미','그곳으로 가는 길'을 통해 전북디지털영화제, 호남지역대학생영상제, 국제평화영화제 등에서 수상했으며, 올해는 전라북도·전주영상위원회·전주국제영화제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환씨와 동문인 영기씨도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디지털필름워크숍 프로그램으로 영화감독의 꿈을 구체화했고, 영화제에 자원봉사자와 스태프로 참여하며 동지들을 얻었다. 그의 대표작품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로컬시네마전주 부문에서 상영된 '나의 가족'. "될 수 있으면 외부에서 스태프를 끌어들이고, 캐스팅 할 때도 필름 메이커스나 캐스트넷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지만, 이 작품은 전주라는 지방의 색채를 극도로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전주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 전주에서 독립영화감독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로컬시네마전주 부문에 '장마'로 초청됐던 우석대 영화과 출신 경록씨는 '전주의 이야기를 영화로 담아내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 동문사거리나 향교 옆 이발소, 모두 익숙하잖아요.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니까. 거리 분위기나 배우들의 시선과 동선 찾기도 수월한 편이고. 배우는 전주에 있는 극단에서 캐스팅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서 장비나 인력 도움도 많이 받고 있죠.” '장마'와 '미필적 고의' 두 편 모두 동문거리에서 촬영했던 것도 한 이유다. 특히 '장마'는 동문거리라는 구도심의 상징적인 공간을 내세워 세상의 성장에서 뒤쳐지는 모습들을 사람들에 투영해 보여주었다. 경록씨와 우석대 영화과 동문인 철진씨는 전남 완도가 고향이다. 그는 "전주는 작은 공간이지만 나에게 너무 좋은 영화촬영장소다”고 말한다. 올해 뉴웨이브필름(NEWWAVEFILM)을 설립, 전주영상위원회와 전주국제영화제가 공모한 '중·단편 사전제작지원'에 선정됐다. '온고집의 오류' '매비우스의 띠' '보가잊(보든말든 가든말든 잊던말던)' 등이 대표작품. 10대 후반부터 현장에 뛰었던 그에게 영화는 절박한 현실이다. "특수분장팀과 촬영팀 어디나 가리지 않고 참여했어요. 할 수 있는 것이 영화밖에 없었으니까요……. 저는 담배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보는 이들의 뇌와 폐에 깊숙이 빨려 들어가서 때로는 유쾌하고 매캐하기도 하고, 몽환적인 영화. 그리고 중독성 있는 영화…….”전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진영씨도 '중·단편 사전제작지원'에 선정돼 첫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영화는 소설가 김승옥의 소설 「내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에서 출발한다. 가장 힘든 점은 장비와 인력. 일상적인 재정과 인력 부족으로 독립영화 제작자들 간에는 상부상조가 일반화돼 있지만, 비영화학과 출신이라 상대적으로 장비와 인력, 정보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단다. 그에게 전주는 "공간적인 부분에 있어 참 괜찮은 도시”지만, "개발이라는 명분이나 행정 편의적 지시 때문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도시”이기도 하다. 일상성에 가장 적합한 공간 자체가 인위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쉽다는 의미다. /최기우 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학생들과 몇 차례 단편영화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예산? 자장면 먹고 자가용으로 움직이고 늦으면 집에서 재웠다. 조용한 공간 헌팅과 조연들 섭외해서 시간을 칼같이 운영해주면 저예산 영화가 아니라 거의 무예산으로도 찍을 수 있었다. 독협에서 카메라 빌리고 편집도 여기서 했다. 상금 타면 다른 영화를 또 찍을 수 있었고. 문제는 학생들의 시나리오 쓰는 능력과 기획력. 다행히 한 번 작품을 만들어보면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이 조금씩 생겼다.10월 23일부터 메가박스 전주에서 전북독립영화제가 열린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올해는 예심을 맡게 되었다. 40편이 넘어왔는데 시민영화제가 막을 내린 후 1년 6개월의 공백치고는 출품 편수가 적은 편. 400분 동안 단점보다 장점을 보고자 애를 썼다.20대가 선호하는 대중가요들은 대개 사랑타령이지만 젊은 감독들의 화두는 방황하는 젊음이었다. 물론 '수상 전략'의 소산으로 내면이나 타자와의 관계를 그리겠지만 이런 기획일수록 연기력과 연출력이 중요한 부분이다. 마음 가는 대로 찍다보면 블록버스터가 되기 십상인데, 촬영이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작은 동선을 추구하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는 듯.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삶의 단면을 예리하게 잘라내는 것이 독립 단편의 장점이란 것을 모르고 관념적인 이야기를 나열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등학생들은 영화 찍는 그 자체를 즐긴다는 느낌. 대학생들의 작품은 상업적 동기를 갖는 영화 흉내를 많이 내는 만큼 조명이나 사운드 등 완성도가 높았다. 이들이 애써 만든 영화가 상영되고 다른 영화제에서 피드백 되면 좋은데, 사실 안 되면, 잘 안되니까 지친다. 영화 찍고 빚지고, 갚고 또 빚내서 찍고, 그러면서 이들은 빛나는 한 철을 보내고 있다. 이들에게 구태여 충고를 하자면, 영화 찍는 스킬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시나리오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 영화가 어찌 카메라를 비롯한 기계의 영역일까. 인문학을 둘러싼 독서와 타 장르와의 교감이 없으니, 자의식의 폭이 좁은데, 나올 게 있겠는가. 영화제를 준비하는 독협을 살펴보니, 선한 사판승들이 많았다. 염불을 해봐야 잿밥도 없는데 그들은 교육과 상영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독협은 작품을 생산하는 곳이어야 한다. 하여 오늘 영화를 만드는 젊은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끝내 이기어 이 동네서 만든 첫 장편 독립영화 상영이 되는 전북독립영화제를 기대해 본다. /신귀백·문화전문 객원기자(영화평론가)
전라북도는 전주를 전국 5대 영화 메카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의 후반제작기지 구축, 전주종합촬영소와 오픈세트장 완공(2007년말), 씨네콤플렉스 건립(2008년말) 등이 그것이다. 하드웨어 시스템을 위한 지역 영화산업의 기반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자리매김, 전주영상위의 로케이션 유치 증가 등 '영화영상도시'로서의 브랜드 이미지 역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영상산업의 풀뿌리라 할 수 있는 독립단편영화의 환경과 영화영상의 기초교육 환경은 잘 드러나 있지 않다. 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단은 '작가의 자취를 찾아서'에 이어 두번째 기획으로 전북지역의 독립영화 환경을 점검한다. 그 첫번째는 전북독립영화협회 탐방이다. 앞으로 지역단편영화감독들과의 소통,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와의 만남, 지역영화전문가들과의 대담을 통해 지역 독립영화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영상문화 인프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국 최초의 시민영화제를 만들다전북독립영화협회(이하 독협)는 숱한 어려움에도 지역 내에 독립영화라는 문화적 바탕을 만들어 낸 둥지. 16일 일요일 오후, 전주정보영상진흥원 내 문화산업지원센터 1층에 자리한 '독협'을 찾았다. 사무실에는 7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는 조시돈(47, 전주효문여중 교사) 사무국장과 정낙성(51, 원광정보예술고 교사) 운영위원 그리고 젊은 영화감독이자 독협의 기술팀원인 최진영(28)씨가 2007 전북독립영화제(위원장 이영호)에 출품된 총 40편에 이르는 공모작들을 VHS 인코딩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독협의 태동은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가 주최한 '디지털필름워크숍'과 관련이 있다. 영화에 목말라 있던 그들은 그해 6월 전주영화제작모임을 결성한다. 이들은 전주단편영화협회에서 전주독립영화협회로 이름을 바꾸면서 여섯 번에 걸쳐 시민영화제를 개최했다. "6mm 디지털카메라를 통한 제작 활동이 왕성했는데, 멍석이 없었어요. 그래서 영화제 이야기가 나왔고 그것이 전주시민영화제의 출발이었지요. 민간인(일동 웃음)들이 만든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를 한다는 것이 그때에는 전국에서 처음 이었어요.” 그렇다. 지금은 PD150도 사양기종이지만 그땐 6mm도 참 괜찮은 장난감이었다. 독협이 지역 영화의 문화적 분출이자 대안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많은 그들에게 명칭 전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지역 내의 다른 영화제, 전주시민영상제와 부안 정읍 등의 영화제와의 차별성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독립영화에 더욱 중심을 둘 필요, 또 전주라는 한정된 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탈피할 필요도 있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2007년 전북독립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지요.” 정낙성 운영위원의 토로를 종합해 보면 독협의 지난 7년 동안의 활동들은 민간인으로 하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한 때 교육받던 주체가 이제는 독립영화제작 교육의 주체가 되어 2004년과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필름워크숍'을 개최하였고, 2006년 아시아 문화 동반자사업 중 아시아 젊은 영화감독 초청 연수 사업, 지역 청소년들에 대한 영상제작지원 교육을 진행했다. 또 다양성 영화들에 대한 상영활동으로 뉴질랜드 영화상영전, 한국시네마떼끄 기획전, 전북지역 순회상영전과 2005년에는 전주 아카데미 아트홀과 함께 예술영화전용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영화 교육 주체가 되어 영화운동에 나서다관계는 또 다른 관계를 만든다. 독협 멤버 중 교사가 많다보니 '전북영상미디어연구회'를 통해 그동안 2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올 11월에는 전북청소년영화제를 개최한다고. 이들의 좋은 영화 상영 정보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내 지하소극장에서 '100대 영화 걸작선'을 매주 월요일에 상영할 예정. 지난 6월 '애니 충격전'을 소극장 판에서 열었던 '씨네필 전주'는 올 11월에는 메가박스 전주에서 '영화사 걸작선'을 기획 상영한다. 창작이 있으면 비평이 뒤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 독협은 지난 4월 '전북영화비평포럼'을 출범시킨다. 조만간 성과물들을 책자로 낼 예정이다.영화정책입안자의 눈으로 보는 이들의 성과들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 독협이 단편영화 자체제작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말하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독협의 목표는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독립단편영화제작을 지원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 거기에는 장비와 제작지원금이 가장 중요하겠죠. 두 번째는 교육과 네트워크를 통한 인력양성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이곳에 와서 영화제, 기획전 등 다양한 문화기획의 경험들을 쌓고 전문인으로 성장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조시돈 사무국장은 독협에서 길러진 인력들 중 현장 전문가로 성장한 친구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어려움은 없을까. 후원회원의 확대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립 기반 구축이 꿈인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예산이었다./성기석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국제영화제 정책기획실장)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에는 샨사댐 주변 시골 청년들이 주윤발처럼 담배 꼬나물고 오토바이 타면서 영웅본색 흉내를 낸다. 스쳐 지나갔지만 각인된 풍경. 그 주윤발과 오우삼이 할리우드로 진출한 지 오래인 홍콩. 내수시장은 적고 중국의 검열은 감독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 상황이지만 아직 홍콩 영화 죽지 않았다고 외치는 감독, 두기봉. 홍콩 영화의 전성기 90년대 초, <지존무상2>와 <천장지구>를 제작한 감독인 그는 이제 누구도 이런 갱들을 영웅시하지 않는데 아직도 그는 추방되지 않고 돈과 의리에 관한 영화를 찍는다. <익사일>, 번역하면 추방. 1999년 마카오 반환의 격동기, 조직을 배신했던 아화가 마카오로 돌아오자 선글라스에 롱코트를 걸친 그의 오랜 친구들이 그를 만나러 온다. 스타일리시한 느와르답게 좁은 골목길을 부감숏으로 잡은 오프닝의 긴장감이라니. 여기 열혈남아들의 폼생폼사를 이층에서 불안스레 내어다보는 여인. 바람도 없는데 흔들리는 커튼. 밤거리는 적당히 푸르게, 실내는 주황색 조명의 과장된 이미지는 일류를 고집하지 않는 감독의 뻔뻔함. 중년을 넘긴 나이가 된 그들 중 일부는 아화를 죽이기 위해, 또 다른 일부는 이 철없는 남자를 지키기 위해 그를 방문했다. 그러나 힘을 합한 이 올드보이들은 금괴를 차지하는 미션을 완성하여 다시 영웅이 되려한다. 마카오 콜로니 스타일의 상류 가옥 전투는 <킬빌> 혹은 <신용문객잔>의 무대가 생각날 것이다. 비장한 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제한된 플로어에서 벌어지는 총싸움은 마치 나이트 클럽에서 춤을 추는 듯하다. 객잔의 칼싸움을 연상시키는 근접거리 사격은 7080이 그리운 아저씨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할 것. 캐릭터들의 선악이 너무 분명해 시장의 영역에 맡겨진 영화. 돈이라는 현실적 가치 때문에 살려고 하는 캐릭터들은 결국은 의리라는 낭만적 가치에 쉽게 죽는다. 갱스터들의 의리가 이리도 낭만적이라니, 절제란 없다. 조금 압축했다면 좋았을 영화. 내러티브는 편의주의적 전개니만큼 숨겨놓은 장치 이런 것 없으니 긴장 팍 풀고 보시라. 영화평론가 신귀백은배영중학교 교사. 전북작가회의 회원. '문화저널'에 영화평을 연재하고 있다.
1회부터 빠짐없이 전주를 찾고있는 영화평론가 곽영진씨. 그의 눈을 통해 8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를 들여다 봤다. "개막작은 영화제에 대한 첫 인상을 넘어 정체성에 관한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영화지만 영화제 조직위원인 한승룡 감독의 작품을 개막작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작품의 질과 영화제의 정체성과는 부합했다고 봅니다.”그는 <오프로드>가 신개념의 혁신적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탄탄한 각본과 구성, 촬영, 캐스팅, 편집 등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평했다. 흥미성과 소통성도 갖추고 있어 개막작으로서 더욱 의미있었다는 평가다. 곽씨는 "이번 개막작 선정은 지역성 보다는 세계적인 보편성을 추구해 온 전주영화제의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지역성이 조화롭게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디지털 제작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디비전'과 '디지털 스펙트럼'을 통합하고, 그동안 다소 어수선했던 한국영화의 몇 가지 섹션들을 하나로 정리한 것도 잘한 것 같습니다. 거장들이 포진된 '터키영화 특별전'은 영화를 통해 지역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고, '숏! 숏!숏!'의 신설은 작품들도 좋아 성공적인 기획인 것 같습니다.”프로그램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그는 그러나 영화제 조직과 운영 등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지적을 남겼다. 곽씨는 '바다이야기'로 물의를 일으키고도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이 영화제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안일하고 무례한 태도, 책임감 부족 등을 사례를 들며 주어진 틀 안에서 창의성 없이 일처리를 해나가고 있는 일부 스탭들에 대해 "영화제가 커갈수록 초심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스타들의 참석 또는 동원은 곧 영화제의 파워를 드러내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스타들이 부산에 몰리는 것은 언론이 크게 주목하고 마켓과 스타 쇼케이스가 있어 상업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죠. 전년에 비해 스타의 방문이 줄어든 것 같은데, 전주는 방문 중인 스타마저 홍보에 적극 활용하지 않고 그냥 떠나보내는 것 같습니다.”곽씨는 10회 영화제를 바라보며 집행위 차원을 넘어 지자체에서도 전체적인 구도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물질적 준비와 인프라 정비를 기본으로, 숙박시설의 노후와 부족, 서비스 부족 등도 손을 봐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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