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세계적인 시나리오 작가 아청과 루 웨이(중국), 공수창 감독(한국)을 전주국제영화제가 만났다. '시나리오 작가 마스터클래스'.영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며칠간의 일정으로 꾸려가는 프로그램인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클래스.올해는 이미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에게 알려진 세 작가를 초청, 시나리오 수업으로 특징화 했다.아청과 루 웨이는 "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의 영화 산업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화제를 빌어 한국영화를 이해하고 교류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였다. 특히 루 웨이는 전주에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한국 전쟁 역사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전주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곳이죠."지난 5일부터 시작 된 '시나리오 작가 마스터클래스'는 오전 11시 프리머스 4관에서 진행됐다. 아청의 '작은 마을의 봄'을 시작으로 6일은 공수창 감독의 영화 'GP506'을 통한 수업이 있었다.아청은 "이야기 전체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글쓰기는 습관같이 매일매일 쓰는 것"이라고 작가 지망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공수창 감독도 학생들을 위한 말을 잊지 않았다."시나리오를 쓸 때는 똑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르게 풀지를 가장 고민해야 합니다. 이야기 전체를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마지막 7일 수업을 맡은 루 웨이는 우리에게 첸 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와 장 이모우 감독의'인생'으로 잘 알려진 작가. 이번 수업은 그의 최근작 '투야의 결혼'을 보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다."예전에는 극장에 가야만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집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많이 보고 많이 써보는 것이 시나리오 작가에게 최선의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나를 감동시키는 이야기가 아니면 남을 감동 시킬수도 없다"고 말하는 루 웨이의 수업은 평소 예술사와 미술사 등 전문서적을 읽으며 쌓은 그의 깊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기대된다.
▲오전 11시 엔칸토에서의 죽음 MC(19)낮술 M5(15)한국단편의 선택2 M6(15)알렉산더 클루게 단편 M9(19)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 M10(19)시선을 던지다 P2(15)▲오후 2시 고양이가 있었다 M5(12)영화궁전 단편 애니메이션 M6(12)스트리츠 M0(15)애국자 P2(19)노르망디로의 귀환 C4 (15)캡틴 에이헙 C5(19)미세스 투하우 J8(15)▲오후 5시 로컬시네마 전주 M5(15)내 마음에 불꽃이 있어 M6(15)먼지 M8(12)나의 마지막 비밀 M9(15)런던에서 온 사나이 M10(15)형제 P2(12)드래곤 헌터스 C4(G)발라스트 C5(15)일곱번째 희생자 J8(G)▲오후 8시 발 류튼 : 그림자 속의 사나이 M5(G)시네마 스케이프 단편 M6(19)밤과 낮 M8(19)나의 어린시절 M9(15)크리스토퍼 콜럼버스 : 수수께끼 P2(12)트릭스 P4(G)닥터 플롱크 C4(G)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C5(15)대지진의 밤 J8(15)주노(OS)
디지털혁명과 방통융합기구 개편에 대한 산업주의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표현과 소통의 권리, 즉 커뮤니케이션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공공성의 이념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6일 오후 2시 전주 메가박스 10관에서 열린 전주영화제 로컬클래스 '미디어 공공성 수호를 위한 미디어운동의 전략 그리고 지역미디어센터. 박민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부소장은 "미디어가 갖는 공공적 특성과 사회문화적 가치는 산업적 가치에 대체되거나 종속될 수 없는 본질적 지위를 갖는다"며 "새로운 매체환경에서 미디어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시민들의 직접 발언과 참여를 돕는 다양한 시민미디어영역의 확장과 공적 지원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블릭액세스, 시민미디어센터, 공동체라디오 등이 대표적인 예.이날 세미나에서는 미디어공공성의 위기를 지역성의 위기로 인식, 시민들의 커뮤니케이션권 실현에 맞춘 새로운 공공성의 철학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상훈 전북대교수와 허경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간사,이현세 전북공공영상미디어센터 준비위 실무준비위원장이 세미나에 함께 했다.
"아! 이 영화!"'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주목한 작품은 40개국 135편. 전주가 특히 실험적인 작품들을 환영하는 만큼, 올해도 화제작들이 많다.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 끝나는 <엔칸토에서의 죽음>은 상영시간만 9시간. 마땅한 상영장을 찾지 못해 '매그넘 영화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특별전시관 한 켠에 자리를 마련했다. 7시간 15분짜리 <사탄 탱고>는 제1회 전주영화제에서 상영, 큰 호응을 받아 '벨라 타르 회고전'에 다시 초대됐다.1분짜리도 있다. '영화보다 낯선 단편Ⅰ: 미국 아방가르드 특집'의 <행키 팽키 1902년 1월>. 영상이 정신없이 깜빡이기 때문에 간질환자들은 관람을 자제해 달라는 주의도 붙었다.올해 상영작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은 마크 롭슨의 <일곱번째 희생자>. 1943년에 만들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자를 이용한 세련된 연출력으로 당시 공포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오토히스토리아>는 역사를 어떻게 개인적으로 내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라야 마틴 감독의 깊은 고민이 담긴 작품. 첫 화면이 37분에 달하는 롱 테이크로 시작된다.영화 제목을 영어 또는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은 배급사를 통해 들여오는 작품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팀에서 맡는다. 각 섹션 담당자, 프로그램 팀장, 프로그래머를 차례로 거치며, 일일이 영화를 보고 제목과 일치시키는 작업은 프로그래머가 최종 확정짓는다.우리말로 <키스>나 <뽀뽀>가 됐을지도 모를 이 영화. 올해 개막작 <입맞춤>의 영어제목은 다. 게다가 입맞춤 장면은 영화의 맨 마지막 딱 한 번 나온다. 만다 쿠니토시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 제목을 잊어버렸을 때쯤 '아! 이 영화가 <입맞춤>이었지'라며 다시한번 떠올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어 제목은 배급사에서 정했다고.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전쟁>의 영어 제목은 <63 YEARS ON>.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담은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에도 끔찍한 기억을 봉인한 채 63년째 살고있는 위안부들의 치유되지 않은 고통을 <63 YEARS ON>란 제목으로 직접적으로 표현했다.스테판 라플뢰르 감독의 <컨티넨털> 원제는 . '총이 없는 영화'란 표현은 미국 문화에 속해있는 퀘백 지역과 그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감독 자신의 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강한 항변이다. '컨티넨털'은 서로의 몸을 건드리지 않고 추는 춤의 이름이면서 '대륙', 즉 캐나다 퀘백을 의미하기도 한다.관객들의 선택에 있어 영화 제목은 큰 영향을 미친다. 김건 사무국장은 "<노르망디로의 귀환>이나 <엠>은 다큐멘터리지만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목이 주는 느낌때문에 티켓이 잘 안나가는 것 같다"며 "영화 제목에 따라 티켓 판매율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제목이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아 장커 감독의 <무용> 원제는 . 일부 관객들은 한 여인이 등장하는 서정적인 포스터를 보고 '춤'을 뜻하는 '무용'으로 착각하고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다.상영 횟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1편당 평균 20∼50만원을 지불하고 가져온 것들.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영화 중 비싼 작품은 500만원까지도 내야하지만, 싼 것은 10만원 정도다.
1일 개막과 동시에 황금연휴를 맞은 '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관객몰이에 성공하며 순항하고 있다.개막 닷새째를 맞은 5일 오후 3시 현재 평균 좌석점유율은 89.14%. 지난해 86.2% 대비, 약 3% 증가했으며 유동인구 포함 약 25만여명이 영화제를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110회의 상영작이 매진을 기록했으며, 특히 극장 안팎으로 관람객들이 몰린 주말에는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대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김건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은 "1500석인 전북대 문화관 경우 상영 이래 최초로 일반상영작이 매진됐다"며 "전반적으로 골고루 매진, 영화선택의 편중 현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그러나 영화제가 대중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부 상영관 시설이 낙후되고 숙박업소들의 바가지 상혼 등은 여전해 관객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른 지난 3일 일부 상영관에서는 냉방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외부 소리가 들리는 등 상영관 시설에 대한 관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거리 인근 숙박업소 요금이 평소보다 2∼3배 올라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다시 제기됐다. 전주영화제 관계자는 "영화제 기간만 되면 요금과 상관없이 방이 없어서 못 구하는 형편이 된다"며 "전국 영화제 중 유일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방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또 비로 취소된 행사의 경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지가 늦고 셔틀버스 정시 출발이 이뤄지지 않는 등 올해도 작은 사고들이 반복됐다. '중앙아시아 특별전' 경우 예견했던 대로 영사사고가 발생했다.
"나는 프랑스 영화에서 주변부적이다. 낯선 이방인일 뿐이다."광기 어린 카리스마. '퐁네프의 연인들'로 알려진 프랑스 배우 드니 라방(46, Denis Lavant)이 전주에 왔다. 첫 한국 방문. 그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즐기지는 않지만, 영화를 통해 낯선 곳을 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크게 웃었다.'2008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섹션에서 상영되는 '캡틴 에이헙'(감독 필립 라모스)에 출연한 그는 영화 촬영을 위해 머리를 잘랐다며 모자를 쓰고 있겠다고 했지만, 이야기 도중 스스로 모자를 벗어던졌다."필립 라모스 감독이 직접 찾아와 같이 하자고 했지만, 시나리오가 아름답고 시적이었습니다. '모비딕'의 '선장'역은 배우라면 분명 누구나 탐내는 캐릭터죠. 본능적으로, 즉각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스스로 영화적 경력보다는 무대 위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 본업이라고 말한 라방은 "예술가는 자기가 살고있는 시대에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우리가 사는 사회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중과 만나는 영화는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시대를 앞서는 성찰을 해야 합니다."그는 자기 시대를 진지하게 성찰한 벨라 타르 감독의 영화가 상영되는 전주에 같이 있을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소년, 소녀를 만나다'(1884) 이후 '나쁜 피'(1986), '퐁네프의 연인들'(1991)로 인연을 이어오며 레오 까락스 영화의 '분신'이라 불리게 된 라방. 그는 "작업하지 않을 때는 거의 만나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우리 관계를 우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까락스는 날 영화계로 이끌고 배우로서 나의 가능성을 단련시킨 감독"이라고 인정했다.1997년 김기덕 감독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그는 하루 밖에 작업하지 않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굳이 대화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는다는 느낌이 왔다고 떠올렸다.
"다른 영화제가 딱딱하고 권위적인 느낌을 준다면, 전주영화제는 관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것 같아요."작은 영화들을 존중해 온 '전주국제영화제'. 그 안에서도 더 작은 영화들이 있다.24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세대재단이 진행하는 청소년 미디어 창작지원 프로젝트 '청소년 특별전-Youth Voice'. 4일 상영된 9편의 작품 중에서도 NATHING팀의 '여기서 세워주세요'는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그려 특히 관심을 끌었다."학교가 산골에 있어서 버스를 놓치면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야 되요.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란 현수막을 보면서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들을 태워준 사람이 바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었죠."'여기서 세워주세요'는 연출을 맡은 노영규 감독(21)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영화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보수적인 생각을 지닌 두 청소년이 우연히 얻어탄 차의 가족들이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생각을 바꾸게 된다는 내용이다.NATHING은 연출부터 출연까지 모두 경남 산청에 있는 대안학교 간디학교 졸업생과 재학생, 교사로 구성돼 있어 또한번 화제가 됐던 팀. 조연출 허진선(20), 스탭 최민경(18), 배우 구정원(20) 유태관(18) 백길현씨(교사)가 참여했다.전주 출신인 태관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주가 첫 방문. "전라도의 아픈 역사가 배경이 되어서인지 전주 역시 무엇이든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그 안에서 전주영화제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엔칸토에서의 죽음 MC(19)Synching Blue M5(19)달려라 자전거 M6(G)한국단편의 선택5 M9(12)래즐 대즐 M10(19)팬텀 러브 P2(19)청소년 법정 C5(15)▲오후 2시 숏!숏!숏! 2008 M5(15)도둑 맞은 남자 M6(15)기담 M8(15)이곳으로 M9(19)어제와의 이별 P2(19)하페즈 C4(15)사탄 탱고 C5(19)그네+버스 정거장 J8(15)▲오후 5시 신의 아이들 M5(12)알마티에서의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1941-1944 M6(15)영화보다 낯선 단편2 M9(15)블라인드 디렉터 P2(19)사이드카의 개 C4(12)연설가 J8(12)▲오후 8시 한국 단편의 선택3 M5(12)오토히스토리아 M6(15)시네마 스케이프 단편 M9(19)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실비아의 도시에서 M10(16)서커스단의 예술가들 P2(19)아부나 P4(G)엘라의 계곡 C4(15)실크로드의 형제들 J8(12)즐거운 인생 OS(G)
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찾아볼 수 있는 섹션 중의 하나가 회고전이다. 토요일, 벨라 타르 감독(헝가리)의 <불안한 관계>나 알렉산더 클루게(독일) 감독의 <어제와의 이별>을 보고 싶었지만 표를 구하는데 실패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노동절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의 연휴를 끼고 있어서 보고 싶은 영화표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그래서 내가 선택한 영화는 불면의 밤(활극)에서도 상영되었던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이었다. 이 영화는 지난 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되었고, 상복 없던 브래드 피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서부 개척 시대의 전설적 열차갱단 두목이며 서부의 로빈훗으로 불리던 제시 제임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1881년이 시간적 배경이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를 서부극으로 볼 수는 없다.서부극은 이제 극장에서 사라졌다. 영화 발생 초창기에 연극과는 다른 영화만의 특성을 강조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던 서부극은, 허구적 서사구조를 배우들의 연기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연극의 하위 장르쯤으로 폄하되던 영화를, 장대한 스케일과 박진감 넘치는 화면의 매력으로 독립적인 매체로 인식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그러나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서부극의 고전적 클리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권선징악적 대결구도도 뚜렷하지 않다. 배경만 서부이지, 실제로는 숭배하던 우상을 살해한 한 남자의 장중한 심리 드라마이다. 제시 제임스는 남북전쟁 이후 특히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남부 사람들의 우상이었다. 전쟁에 승리한 북부 사람들이 은행과 열차산업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제시 제임스는 형 프랑크 제임스와 함께 그들을 농락하며 열차를 털었다. 로버트 포드도 제시 제임스를 우상으로 생각하며 결국 그의 갱단에 합류한 인물이다.실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론 한센의 원작소설을 앤드류 도미닉 감독이 영화화했고, 브래드 피트가 제시 제임스 역을,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그를 숭배하다가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결국 그를 암살하는 비겁한 로버트 포드 역을 커시 에플렉이 맡았다. 커시 에플렉은 벤 에플렉의 동생으로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후보로 지목되는 등 이 영화로는 미국 내에서 오히려 브래드 피트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3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미국 내에서는 1/10 정도 회수하는데 그친 흥행 실패작이다. 그 이유는, 2시간 40분의 런닝타임보다, 권선징악의 뚜렷한 대결구도나 기승전결식의 확실한 서사구조를 갖는 대신, 전설적 갱단 두목 제시 제임스와, 그를 우상으로 생각하고 따르다가 그를 배신하고 암살한 로버트 포드의 심리적 긴장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맡은 닉 케이브는 주제곡 '제시 제임스의 발라드'를 직접 부르며 영화의 내적 긴장감을 청각적으로 뛰어나게 형상화한다.영화제의 미덕은, 상업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진짜 영화들, 즉 인간의 개인적 삶과 세계와의 긴장관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에게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상업적 시스템이 외면한 영화를 관객들에게 되돌려 주는 의미 있는 영화였다. /하재봉(영화평론가)
질문이 나올 때마다 감독들은 작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관심은 곧 지원을 얻을 수 있는 기회.4일 오후 3시 메가박스 8관에서 진행된 '워크 인 프로그레스(Work in Progress)'는 '기회'였다. 제작자들에게는 유망한 독립영화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페스티벌 관계자들에게는 영화제 프로그래밍을 위한 신작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워크 인 프로그레스'는 '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감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제작 중인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모아 국내외 영화관계자 및 제작자들에게 쇼케이스할 목적으로 신설한 프로그램. <나는 본다>(감독 김응수), (감독 라우라 카르데나스, 이스라일 카르데나스), <보라>(감독 이강현), (감독 존 토레스), <안녕 미미>(감독 이창재) 등 그동안 전주영화제에 참가했거나 올해 참가한 감독들의 작품 5편이 출품됐다.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는 "신인감독 지원이 우리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시나리오나 기획 단계를 보며 진행,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다"며 "어느 정도 제작이 진행 중인 작품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나 배급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나리오 완고 후 캐스팅 및 파이낸싱 중인 <안녕 미미>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작품들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60%까지 촬영을 완료했다.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전주영화제가 그동안 신인감독 발굴을 계속해 왔지만, '워크 인 프로그레스'를 통해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싶다"며 "후반기 전주에 디지털 후반작업 시설이 완료되면, 내년에는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전주영화제는 5편 중 1편을 선정, 500만원을 지원한다. 심사위원은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굴나라 아비 케예바 유라시아영화제 아트 디렉터, 파울로 베르톨린 베니스영화제 프로그램 디렉터. 심사결과는 9일 폐막식장에서 발표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세 명의 감독을 직접 선정, 단편영화만의 독특한 미학과 화법을 보여주는 '디지털 삼인삼색'. '디지털 삼인삼색 2008 : 귀향'으로 우리는 낯선 땅을 만났다.올해 참여감독은 아프리카의 마하마트 살레 하룬(차드, <유산>) 나세르 케미르(튀니지, <나의 어머니>) 이드리사 우에드라오고(부르키나 파소, <생일>). 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룬 감독은 내전 중 우여곡절 끝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케미르 감독은 "영화 만드는 기회를 준 전주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동양계 여자와 삼성 휴대폰을 등장시켰다"고 설명했다."영화는 어느 세계에서 만들어지든 나름대로의 사고와 의제를 형성하는 대단한 매체며, 감독은 특정 국적에 소속돼 있지 않은 유목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감독들이 만들고 싶고, 필요한 것은 우리들만의 아프리카를 그려내는 것이죠."하룬 감독은 "영화 제작만을 위해 투입되는 자본이 거의 없다시피한 아프리카 현실에서 이번 작업은 완벽한 자유를 가지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전통적인 제작 시스템에서는 얻을 수 없는 디지털의 새로운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케미르 감독은 "내가 속해있는 아랍문화권에서는 개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디지털 작업을 제안받고 이 기회에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적 이야기를 현실과 허구를 섞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감독 자신과 그의 어머니가 직접 출연했다.케미르 감독의 전주영화제 방문은 이번이 두번째. 4년 전 <사막의 방랑자들>을 상영했던 그는 "당시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인상적이었다"며 "얼굴이 곧 영혼을 의미하는 나에게는 전주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이 흥미롭다"고 했다. 그는 만약 전주에서 촬영기회가 주어진다면 러브 스토리가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우에드라오고 감독은 비행기 문제로 5일 도착, 기자회견 대신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베트남전 참전국으로서의 아픈 과거 때문인가? 베트남 감독이 만든 베트남 영화는 한국에서 거의 볼 기회가 없었다. 그나마 그동안 한국 영화관에서 상영된 베트남 소재의 영화는 대부분 미국의 눈으로 그려진 것에 그쳤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 특별전으로 마련한 베트남 영화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지난 3일 전주시네마타운 8관에서는 전주영화제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베트남의 유명 영화 감독(<미세스 남> <정의의 길>의 라이 반신 감독과 <하노이에서 온 소녀>의 용우엔 하이닌 감독), 학자(응오 푸옹란 하노이영화연극대학 교수) 그리고 전주영화제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가 관객들과 대담의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대담시간 전 <미세스 남>과 <하노이에서 온 소녀>를 감상한 관객들은 '베트남의 눈'으로 베트남의 역사를 처음 접하게 한 베트남 영화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또한 이들 베트남 감독과 교수는 베트남에서 한국영화와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영화를 좋아한다고 소개하고, 전주영화제를 계기로 앞으로 한국에서 베트남 영화가 꾸준히 상영되는 한편 한국과 베트남 영화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용우엔 하이닌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열심히 집중해서 감상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이 자리에서 응오 푸옹란 교수는 50년 베트남 영화의 역사와 흐름을 간략히 설명하면서 베트남 영화는 1기 전쟁 전, 2기 통일 후, 3기 1980년 이후 도이모이 개혁정책 후 등 크게 3기로 나눌 수 있지만 전쟁에 관한 소재의 영화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된다고 밝혔다. 첫 번째 시기 영화는 전쟁시기에도 단지 전쟁의 모습만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의 감정과 생활상을 함께 표현하고자 했으며, 두 번째 통일 이후엔 매년 50편 이상 영화가 생산되고 남과 북 화해 모습을 담았으며, 세 번째 시기는 정부가 영화산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정부가 영화제작에서부터 보급을 관장하고 있다고 응오 푸옹란 교수는 소개했다.그는 또 과거 민족색을 뚜렷이 띠고 투쟁과 전쟁을 강조했다면 2000년 이후 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관객과 함께 하는 데 초점을 둔 질 높은 베트남 영화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관객이 가까이 할 수 있는 영화에만 치중하다보니 역으로 민족문화나 민족색을 함께 담아낸 영화가 적은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핵가족 문제나 경제, 생활속의 문제를 다루는데 베트남 영화는 생활속의 문제를 그냥 지나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라이 반신 감독은 <미세스 남>을 비롯해서 모두 12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 베트남 정부가 해결하지 않는 문제, 무겁고 중요한 문제를 다뤘다며,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말해야 할 것'을 영화로 말했다고 밝혔다.용우엔 하이닌 감독은 <하노이에서 온 소녀>에서 여자어린이 주인공인 응옥 하처럼 자신도 12일 동안 하노이에 있으면서 미군이 폭격을 할 때마다 어머니 아버지가 자신을 안고 지하에 대피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눈가를 적셨다. 그는 영화에서 전쟁 그 자체와 엄마가 죽고 동생이 죽는 이러한 상황을 응옥 하라는 어린아이가 어떻게 헤쳐나가는 지를 아이의 눈, 감정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쟁 통에서도 배급쌀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섰을 때 '탄티엔(하노이의 중심가로 전쟁피해가 큰 곳)에서 왔다'는 아이의 말에 다른 사람들이 앞자리를 양보하는 장면 등을 통해 하노이 시민들의 그 아이를 도우려 보호하려 노력하는 장면을 보여주려 했다고도 덧붙였다.관객들은 고통스러운 사람이 아름다운 과거를 반추하는 플래시백 기법과 판타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냈다.이 자리에서 용우엔 하이닌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발견한 것을 '특별한 발견'이었다고 표현.라이 반신 감독 또한 김기덕 감독 영화가 특이한 주제를 표현하고 있어서 인상적이다며 '김기덕론'을 몇십분에 걸쳐 펼치기도 했다.한편 전주영화제에서는 베트남 영화 대표작인 <하노이에서 온 소녀>(1975년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와 <미세스 남> 외에 <미세스 투하우>(1963년 모스크바영화제 은상), <와일드 필드>(1981년 모스크바영화제 대상), <10월이 오면>(1985년 하와이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모래 위의 삶>(2000년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정의의 길> 등 7편이 소개된다.
오는 9일까지 열리는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에 25만여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중간 집계됐다.5일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개막일인 1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야외 상영관을 제외한 12개 상영관의 좌석 점유율은 89.14%였으며 모두 25만여명의 관람객이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이는 작년 같은 기간 2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86.2%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또 전북대 문화관(1천500석)에서 상영한 이래 처음으로 일반상영작인 '키사라기'(사토 유이치 감독)가 매진되는 등 이날 오후 3시까지 매진된 상영작의 횟수만 해도모두 110회로 작년 같은 기간(83회 매진)에 비해 많아 영화제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했다.조직위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베트남 특별전, 벨라 타르 회고전 등 평소에 접하기 힘든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 뿐만 아니라 루미나리에와 전주 매그넘 영화 사진전, 음악 공연, 낭독 이벤트 등 다양한 거리 행사 등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많은 이들을 '영화의 거리'로 유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일명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불리는기술자막팀의 자원봉사자 'JIFF지기'들의 공이 크다.영화의 거리나 영화 상영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JIFF지기들과 달리 이들의 모습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없어서 안될 중요한 존재다.이들의 역할은 영화 필름을 상영관으로 운반하는 필름 트래픽과 영사 지원, 자막 지원, 상황 지원 등으로 나뉜다.이 중 필름 트래픽을 맡은 김동현(25.전북대3년) 씨는 파트너 조재춘(25.전북대4년) 씨와 함께 영화 상영 스케줄에 맞춰서 각 상영관으로 영화 필름을 운반하고 있다."면접 때 18.9ℓ 짜리 생수통을 들고 장기자랑을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테스트를 했어요. 직접 영화 필름을 들어보니 생수통보다 훨씬 무거워서 처음엔 당황했죠."실제로 승강기가 없는 상영관이 많은 데다 영사실은 계단에서 한참 떨어진 구석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서 체력 소모가 크다고 한다.이렇듯 하루에도 수차례 상영관을 오르내리는 동현 씨지만 정작 영화는 구경도 못했다. 상영관에 앉아 있는 관객들의 모습도 못 봤다고 한다."며칠 전에는 필름을 급하게 나르는데 한 여성이 입구 쪽에 서 있었어요. 죄송한데 잠시 비켜달라고 하고 서둘러 내려왔는데 나중에 파트너 말을 들으니 엄지원 씨였더라고요. 진작 알았으면 얼굴이라도 제대로 쳐다보는 건데.."매일 수십 개의 생수통을 나르는 기분이라는 동현 씨지만 직접 나른 필름으로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보람이 크다.동현 씨는 "가끔 홈페이지에서 '영화 잘 봤다'는 글을 보면 그날의 피곤이 싹 달아난다"며 또다시 무거운 필름을 나르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자막 지원을 맡은 김현희(25.대학생) 씨는 JIFF가 첫발을 내디딘 지난 2000년부터 한번도 빼놓지 않고 영화제를 찾아 영화를 즐겼던 'JIFF 마니아'로 JIFF지기만 올해로 네번째다.현희 씨는 입대 전인 2005년에 처음 JIFF지기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6년과 작년에는 상근 예비역의 장점(?)을 활용해 휴가를 내고 JIFF지기로 참여하는 열정을 과시, 이번에도 5.4대의 1의 높은 경쟁률을 뚫었다."벌써 4년째지만 혹시나 자막 사고가 날까봐 아직도 매 순간 떨리고 긴장된다"는 현희 씨는 처음 영화제 진행을 맡아 긴장한 스태프들에게 조언을 해 줄 정도로 연륜(?)을 자랑하고 있다.하루 종일 상영관에서 상주하며 하루에 최소 영화 4편씩을 보고 있어서 밤 11시께 하루 일과가 끝나면 눈이 아프기 마련이지만 얼굴에서는 전혀 힘든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다.해 뜨기 전 출근해 해가 진 뒤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지만 현희 씨는 "영화제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진행됐으면 좋겠고 관객들도 편하게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길 바란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또 JIFF지기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환' '상계동 올림픽' 등 깊은 울림이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김동원 감독이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끝나지 않은 전쟁'을 들고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왔다.제목 그대로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뼈 아픈 증언을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다.독립적인 다큐 작업을 해 왔던 그는 유엔인권정책센터가 기획하고 글로벌 프로젝트를 주로 맡는 제작사와 손잡아 이 영화를 만들면서 작업방식을 많이 바꿔야 했다. 영화가 분명한 제작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4일 밤 전주 고사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해외 방송용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한국 관객보다 외국 관객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며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애써 벗어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일본 종군위안부 문제를 알지 못하는 외국인에게 널리 알리고 각국 의회가 일본 정부의 사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이 영화의 첫 번째 목적입니다. 두 번째 목적은 일본이 주장하는 논리가 왜 잘못됐는지 반론을 펴는 것입니다."처음에는 작업이 진척되지 않았다. 그는 "제 안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심경을 바꿔놓은 것은 지난해 봄 위안부 동원에 강압성이 없었다는 일본 우익세력의 워싱턴포스트 광고였다. "열 받기 시작했다"는 그는 지난해 7월 촬영에 들어갔고 한달 전에 영화를 완성했다.다큐멘터리의 대부분은 한국, 필리핀, 네덜란드,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차지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행복했던 어린 시절과 강제로 군에 끌려가 겪은 참혹한 일들, 종전 후에도 씻기지 않는 상처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저희에게 자문을 준 분들은 서류 같은 확증을 많이 제시하기를 바랐고 저는 그보다는 할머니들 얘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했죠. 일본이 할머니들 얘기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보다 더 강한 증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할머니들의 목소리지 서류가 아니니까요."그는 전작들에서는 촬영 대상과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면서 그들을 피사체가 아닌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진짜 삶의 모습을 잡아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여건상 이런 작업 방식을 버려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할머니들을 인터뷰하는 부분은 다 힘들었습니다. 사전에 할머니들과 만날 수가없었고 다짜고짜 가서 촬영해야 했죠. 이렇게 작업하는 걸 싫어하는데 이번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외국 할머니 경우에는 찾아간 지 몇 분 만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인터뷰를 한 경우도 있었죠."그러다 보니 전작들에서는 카메라 앞에 거리낌없이 섰던 그도 이번 영화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내가 개입을 할 수도 없고 하면 안 되는 영화였다"고 설명했다.그는 전쟁과 여성으로 주제를 심화해야 할 필요성도 느꼈지만 초점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포기했다."전쟁이 있는 곳에는 강간이 있었습니다. 많은 곳에서 위안소 제도가 있죠. 전쟁과 여성에 대한 얘기이니 주제를 심화하고 싶었지만 일본 사죄 결의안 채택에 초점을 맞추자는 주문이 많았어요."TV 방송용으로 제작됐지만 아직 국내 방송은 어려워 보인다. 어렵게 입을 연 한국 할머니가 국내 가족들에게 자신이 위안부였다는 얘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방송에는 반대한 것."영화제나 상영회는 얼마든지 하라고 하세요. 그런데 방송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미리 짐작 했지만 모든 분이 기구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어요. 촬영했지만 끝내 등장하지 않는 할머니도 있습니다. 지금도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살고 있는 할머니들 얘기를 계속 해야 합니다. 이웃의 하나로서 껴안아야 하는 거죠."그는 이제 미뤄 뒀던 '상계동 올림픽' 뒷 이야기로 돌아갈 계획이다. 애초에 이영화를 만들려 했으나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미뤄뒀던 것."'상계동 올림픽' 얘기는 특별한 사건을 담는 게 아니라 융통성이 있는 얘기라 미룰 수 있었죠. 거기에 다시 발동하고 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일 오후 카자흐스탄의 유라시아 국제영화제와 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이에 따라 양측은 영화제 프로그램과 회고전에서 자국 영화를 상대 영화제에 추천해 주고 매년 1명 이상 인력을 서로 초청한다.또 상대 영화제가 자국의 문화영상 관련 단체나 시네마테크, 영화제와 교류를 넓히고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굴나라 아비케예바 유라시아영화제 아트 디렉터는 "카자흐스탄과 한국은 역사적인 유대감이 있고 카자흐스탄인들도 한국에 대한 친밀감이 높다"며 "전주영화제와의교류가 영화제를 넘어서 양국 영화와 문화가 모두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유라시아 영화제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로 지난해 9월 민병록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제4회 유라시아 영화제의 넷팩상 심사위원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자유, 독립, 소통'을 위한 전진.'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1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했다.영화배우 안성기와 최정원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국내·외 유명 영화인과 시민 등 2000여명의 관객들이 객석을 매웠다.월드스타 전도연을 비롯해 박해일 김태우 문성근 정찬 엄지원 류수영 오승현 이영하 이상훈 진구 등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의 면면은 지난해 보다 더 화려해졌다.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루베이다 던포드(캐나다)도 전주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임권택 정일성 감독은 올해도 나란히 개막식에 등장했으며, 이명세 이장호 봉준호 감독 등도 전주영화제를 방문했다. 이경순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이현승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대표 등 국내 영화계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와 부인 리사 버시바우 및 AFI(미국영화연구소)의 쟈넷 헤레니코씨,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국회의원 당선자 등 정·관계 인사들이 개막을 축하했으며 송월주 금산사 회주스님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찾았다.송하진 전주시장의 공식 개막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막이 오른 개막식에서는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개막인사와 올해 영화제 홍보대사인 김성은 김재욱의 무대인사가 이어졌다.개막작 <입맞춤>은 만나 쿠니토시 감독과 주연배우 나카무라 코오루, 에이코 코이케의 무대인사와 함께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상영됐다.올해 9회째를 맞은 전주영화제의 상영작은 40개국 195편. 오는 9일까지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전국 영화제 중 가장 긴 레드 카펫(Red Carpet). 눈 부신 드레스에 아찔한 하이힐을 신은 스타들에게는 부담스럽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나이 어린 팬들에게는 짧기만 하다.1일 '2008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앞. '전주'가 '영화'를 캐스팅(Casting)했다.익숙한 것 보다는 낯선 것, 큰 것 보다는 작은 것. 그러나 그 안에서 의미있는 삶과 작업에 대한 가치를 발견해 온 전주영화제가 다시 도도한 행진을 이어간다.'전주'는 독립영화의 정신을 실현하는 진지한 공간이 되며, '영화'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만나는 흥미로운 창구가 된다.고통과 행복, 쓸쓸함과 황홀함, 갈등과 화해를 건너는 다양한 풍경이 흐르고 있는 이 곳. 어지러운 세상, 전주영화제로의 일탈을 꿈꾼다.혹, 어려운 영화를 만나더라도 머리 쥐어짜지 말기를…. 혹, 스크린 속 스타를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기를….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즐거움들이 기다리고 있다.우리를 들뜨게 하는 '2008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됐다. 개봉박두!
▲ 드래곤 헌터스 - 프랑스에서 만든 동양적 애니메이션TV 애니메이션의 극장판. 프랑스에서 만들었지만 중국과의 공동제작이여서인지 무척이나 동양적이다. 정교한 3D 작업이 돋보인 <슈렉>과 자연의 모습은 담은 <천공의 성 라퓨타>를 떠올리게 하는 애니메이션. 이지호 감독의 영화 <내가 숨쉬는 공기>에 출현했던 포레스트 휘태커의 목소리 연기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은하수 - 상상력 극대화시키는 효과음'싸이키델릭 아방가르드' ' 시적 미니멀리즘' '만화 스케치'온갖 좋은 말은 다 붙인 이 말들은 영화 <은하수>의 키워드다.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고 롱테이크로 촬영된 9개의 장면으로 구성돼 명상적인 느낌마저 든다. 카트 끄는 소리나 나지막한 숨소리 같은 효과음은 상상력을 극대화 시킬 것.▲ 바르게 살자 - 가족·연인과 별밤 스크린 나들이지난 해 개봉 됐던 라희찬 감독, 정재영 주연의 영화다.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영화 곳곳에서 빛나는 재기 발랄함이 매력. 무엇보다 야외상영이라는 '덤'이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별밤 아래 영화를 보는 운치를 즐겨보자. 밤에는 추울지 모르지 따뜻한 옷은 필수.
▲ 청소년 특별전 : Youth Voice 섹션 1 - 청소년 디지털세상,가족,사랑,성장통…청소년이 만든 영화 네 편을 엮었다. 거기다 '공짜'다. <그 여름> <꽃샘추위> <여기서 세워주세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이게 섹션 1이고 섹션 2도 있다. 섹션 2도 무료 관람이니 어린 감독들에게 용기를 잔뜩 주고 오자. 청소년들의 디시털세상, 가족, 사랑, 성장통 등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코너.▲ 일곱번 째 희생자 - 세련된 공포영화…편견을 바꾼다공포영화도 이렇게 세련될 수 있다.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전개 구조와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는 음악효과까지. 그림자를 이용한 비주얼은 영화의 화룡점정이다. 누아르 분위기와 매혹적인 결말은 공포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줄 것.▲ 불면의 밤 - 음악의 밤 - 야망 품은 여왕…감각적 음악 환상적저녁형 인간에게 딱 어울리는 섹션. 존 세일즈의 극영화 <허니드리퍼>와 음악인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글로벌 메탈> <조이 디비전>이 '밤새' 상영된다. 40년대 흑인음악부터 록, 헤비메탈까지 중독성 강한 음악의 향연이 이 밤을 책임진다.
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비구니 선사 영암당 인허 스님 입적
결혼하는 탤런트 이진우-이응경
'남자의 자격' 출연진 고인돌마라톤 하프코스 완주
[한자교실] 점심(點心)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전북작가회의, ‘불꽃문학상’ 황보윤·‘작가의 눈 작품상’ 박복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