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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3·1정신 되새겨'희망의 역사'창조 - 나종진

해마다 3월1일이 되면 세계 최대의 민족운동으로 평가되는 기미년 3?1독립만세운동을 생각하게 된다. 1919년 3월 1일 정오를 기해 민족대표 33인은“吾等(오등)은 玆(자)에 아(我)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此(차)로써 세계만방에 告(고)하야 인류평등의 대의를 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자손만대에 誥(고)하야 민족자존의 正權(정권)을 永有(영유)케 하노라”로 시작되는 3?1독립선언서를 선포하였다. 독립선언서는 우리민족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문화민족임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침략에 대결하고 정의와 인도에 입각하여 민족의 자유?독립?평등을 요구한 것이었다. 또한, 조선의 독립이 동양의 평화, 세계의 평화,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최후의 1인까지 최후의 1각까지 비폭력적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의미한다.31독립선언서는 천도교측 15명, 기독교측 16명, 불교측 2명 등 33인이 민족대표로 서명한 후에 천도교에서 경영하는 보성사(普成社)에서 2만 1,000매가 인쇄되어, 2월 28일부터 전국 각지로 배포되어 집집마다 뿌려져 일본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독립만세운동에 커다란 시발점이 되었다.3?1독립만세 운동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억압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떨쳤으며 억압받던 민족혼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3?1운동은 2백여만명이 동원되어 10만여명의 사상자를 냈지만 성공하지 못한 미완의 운동으로 끝났다. 그러나, 3?1독립만세운동은 조국 광복의 디딤돌이 되었고, 독립을 갈구하는 세계 약소민족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또한, 3?1운동의 위대한 정신은 국?내외 독립운동 세력들을 하나로 규합하는 상해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져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었고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태가 되었다. 이렇듯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부자나라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세계 역사에서도 영원히 묻혀져 잊혀졌을지도 모른다.국가보훈처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헌신하신 독립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의 공헌과 희생이 항구적으로 존중되도록 하고 범국민적으로 예우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2005년도부터“독립유공자 예우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여 오고 있으며, 금년도 제88주년 3?1절에도 59명에 대해 추가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추서하였다. 전북지역에서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3?1절 기념행사를 거행하는 것을 비롯하여, 조찬기도회, 전북지역독립운동 추념탑 참배, 풍남문 타종 등 각종 기념행사 열리고,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가 남원덕과, 익산, 군산, 정읍태인 등지에서 펼쳐지며, 오는 3월 9일에는 임실오수에서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개최된다. 뜻 깊은 3월1일이 일부 공무원과 학생들만을 위한 날이 되지 않고 전국민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도민들께서도 어린이 회관 옆에 있는 전북지역독립운동 추념탑을 참배하거나 만세운동 재현행사장에 참석하여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몸소 체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IMF이후 청년실업, 북핵문제, 일본의 교과서 왜곡 및 독도 영유권 문제, 중국의 동북공정, 정치권의 갈등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다. 이러한 때 3?1정신을 바탕으로 한 민족정기를 근본으로 국민적 화합을 구축하여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줄 때이다.인간의 움직임이 힘차고 아름다웠을 때 그것은 값있는 역사가 되는 것이요, 그와 반대되는 경우에는 쇠약한 역사가 되는 것이다. 한때 다른 민족의 침략 아래 굴욕의 시간을 보낸 일이 있었지만 거기에 저항하여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우리민족의 움직임은 자랑스러운 힘찬 역사이다. 그것이 바로 3·1운동을 통하여 나타난 우리 민족의 참 모습이요, 또 힘차고 아름다왔던 참 역사인 것이다.3.1운동 당시 온겨레가 함께 외쳤던 그날의 함성과 우리 민족의 혼을 기억합시다! 전국민이 하나된 힘으로 선진한국의 꿈을 반드시 이루어내 우리후손들이 자랑할 만한 영광스런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나종진(전주보훈지청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3.01 23:02

부인 기리기 위해 18년간 장학금 지급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해달라는 부인의 유언에 따라 장학회를 만든 후 18년동안 장학금을 지급하며 인재양성에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는 독지가가 있어 화제다.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985년 운명을 달리한 부인 홍계식씨의 평소 뜻에 따라 ‘고 홍계식장학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임용구씨(81·익산시 용안면).임씨는 36살 나던 해에 부인 홍씨를 만나 고생끝에 얻은 논 3만여평을 경작하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한 부인 홍씨가 너무 불쌍한 마음이 들어 ‘고 홍계식장학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단다.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면학에 정진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부인에게 다하지 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자 시작된 임씨의 장학금 지급은 올해로 18년째를 맞고 있다.임씨는 27일 오전 용안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올해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에 진학한 김태현군(19·용안면 덕용리) 등 7명의 학생에게 모두 28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이날 장학금을 전달받은 학생들은 1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엄정하고도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부인 홍씨가 세상을 떠나던 지난 1985년 1000만원의 기금을 마을 이장에게 전달하면서 발족된 ‘고 홍계식장학회’가 지난 18년동안 관내 학생들에게 지급한 장학금은 지금까지 총 4000여만원(141명)을 웃돌고 있다.임씨는 “기금이 해를 더하면서 늘어나 현재 1600만원이 조성돼 지속적인 장학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역일반
  • 장세용
  • 2007.02.28 23:02

[딱따구리] 주민 위한 임실군의회 되길...

“35사단 반대를 위해 주민들이 3년여 동안 사투를 벌이고 있는 데도 의회가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으니 주민을 위한 의회가 과연 맞습니까”.26일 임실군의회에 불만을 품고 집단으로 항의, 방문한 임실읍 대곡리와 감성리, 정월리 주민 100여명의 분노어린 목소리다.전임 군수들은 임실군의 경제활성화와 인구유입 등을 목적으로 전주시의 골칫덩어리인 35사단의 임실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여기에 일부 사회단체와 자영업자 등도 임실 발전에는 35사단 유치가 필수라며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이전 대상지가 임실읍 대곡리 일대로 가시화 되면서 관련 지역 주민 1000여명은 현재까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반대를 외치는 이들의 주장은 ‘500년 동안 이어온 선조들의 농토를 지키기 위한 생존권의 몸부림’이었다.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찬성위 주민들과 행정, 의회의 눈길은 그동안 냉담할 정도로 차가웠다.다만 김진억 군수가 ‘주민이 반대하면 유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찬성위 주민들도 반대측 주민들과의 대화를 시도했다.이같은 상황에서 반투위 주민들은 자신이 뽑아준 군의회에서도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으로 믿어왔다. 물론 찬성위와 반투위의 양론으로 갈라선 시점에서 의원들이 한쪽을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35사단 이전 문제로 고을 전체가 술렁일 정도면 의회는 즉시 특위 구성이나 진상조사에 나서야 함이 수순이었다.주민의 집단 항의가 이뤄지면서 마지못해 ‘통합기구 설치’ 표명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의회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지역일반
  • 박정우
  • 2007.02.28 23:02

[열린마당] 보편적인 것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 최중근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보편적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두루 널리 미치는 것,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는 또는 그런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사전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보편적이라는 말은 일반인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우리 사회는 사람들이 각자 원활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어떤 것들을 법으로 정하여 모든 사람들이 지킬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보편적 질서나 규범들을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이렇게 우리 사회가 보편적인 질서나 규범을 무시하게 된 원인은 산업화의 과정에서 있었던 성과제일주의와 조급성이 아닐까 싶다.조금이라도 빨리 다른 사람들 보다 먼저 가려는 의식이 잠재되어 있다보니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 기초 질서를 무시하게 된 것 같다. 또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다는 의식 때문에 교육문제와 주택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내 자녀가 다른 사람 자녀보다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분수에 넘친 고액과외를 시키고 조기유학을 시키는 등 교육현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다른 사람들 보다 더 크고 좋은 집에 살고 싶어하는 욕심 때문에 핵가족이 대부분인데도 50평 이상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그동안 산업화와 고도성장이라는 큰 굴레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고 생각하며 사는 여유를 가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나보다도 상대방과 우리사회를 생각하는 공동체적 규범을 준수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사회로 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라고 생각된다.적은 면적과 인구에도 불구하고 이광요 수상이 싱가포르를 오늘과 같은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크고 특별한 프로젝트를 성공 시켜서가 아니다. 시민으로서 당연히 지켜야할 기초질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위반 시에는 엄격한 규제가 따랐기 때문이다.기초질서의 확립! 평소에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했던 가장 기본적인 그것만으로도 우리사회가 가장 특별해 질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소득이 높고 경제적 풍요를 누린다고 해서 그 나라가 선진 사회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 신문 해외토픽에서 영국 왕실의 공주가 고속도로 상에서 속도 위반을 했다 하여 교통 경찰관으로부터 스티커를 발부받고 또 미국에 법무부장관이 교통신호를 위반 했다 해서 스티커를 발부받았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선진사회는 그만큼 기초질서에 대한 의식이 확고해 법을 엄격히 집행하는 것인데 이러한 보도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이렇게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기초적인 질서가 지켜지고 사회적 규범이 명확해 질 때 우리 사회가 아름답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닐까 싶다./최중근(남원시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28 23:02

[시론] 교룡산성 '덕밀암'의 자취를 찾아서 -안기수

남원 시내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우뚝 솟아 있는 교룡산에는 정유재란(丁酉再亂)의 암울했던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산성(山城)이 위치해 있다. 또한 그 주변에는 만인의총(萬人義塚)이 있어 남원의 정신적 뿌리가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교룡산성은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적 흔적과 숨소리를 고이 간직한 유적지로 남아있다. 산성 안에는 덕밀암(德密庵)의 옛 터가 있는데, 마치 이곳이 옛 절터의 흔적임을 암시하듯 지금은 적막하게 잡풀만이 무성하게 자라 이끼 낀 돌덩어리만 세월을 잊은 채 나뒹굴고 있다. 그러나 한 때 이곳 교룡산성에 위치한 덕밀암(德密庵)은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정신적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애석하게도 덕밀암이 남원의 역사적인 유적지로 알고 있는 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은 암자의 흔적만이 있을 뿐 구체적으로 절터가 정비되지 않았고, 그 암자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는 덕밀암이 불교의 교리를 전파한 절로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덕밀암은 3?1독립만세운동 때에 불교계의 대표로 앞장선 33인 중의 한 분이자, 민족 독립운동에 앞장선 남원 출신 백용성(白龍城) 스님이 속세를 떠나 불도에 처음 출가한 암자이다. 뿐만 아니라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선생이 주창한 동학의 발상지이다. 구한말까지는 불교를 설법하는 절이었지만, 현재는 그 암자의 흔적만이 쓸쓸하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백용성 스님의 행적과 동학 운동사를 통해 암자의 존재여부만이 파악될 뿐 그 가치와 의미는 새롭게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백용성 스님과 최제우 선생이 남원의 교룡산에 위치한 덕밀암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가를 통해서 유적지를 새롭게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용성 스님의 연보(年譜)에 의하면, 스님은 1864년에 출생하여 1940년까지 세수 77세로 격변의 구한말을 온전히 몸으로 겪으며 살다간 분이다. 용성(龍城)은 남원지방의 옛 명칭인데 용성 스님이 자신의 법호(法號)로 사용한 것이다. 백용성 스님은 당시의 행정구역으로 남원부 번암에서 출생하였다. 스님은 이미 7세에 한학(漢學)을 익혀서 9세 때에는 <합죽선(合竹扇)>이란 시를 지어 문학적 소양까지 두루 갖춘 신동으로 칭송이 자자했다. 그 후 14세 때는 교룡산 덕밀암에서 불가의 법을 인가받은 꿈을 꾸었다고 전하고 있다. 백용성 스님이 교룡산 덕밀암으로 출가한 과정을 보면 스님의 마음가짐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용성 스님은 자신의 출가시(出家詩)를 통해서 불도에 입적한 동기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불망전세사(不忘前世事): 전생의 세상일을 잊지 아니하고 몽중불수기(夢中佛授記): 꿈 가운데 부처님이 수기(授記)하셨도다 출가덕밀암(出家德密庵): 교룡산성 덕밀암에 출가하니 기불친몽불(其佛親夢佛): 그 부처님이 꿈에 친히 뵌 부처님이로다.이같이 용성 스님은 깨달음이 있어 곧바로 출가를 결심하게 되는데, 남원 교룡산성에 있는 덕밀암(德密庵)은 스님이 처음으로 출가하여 수행한 암자였다. 특히 덕밀암과 그곳의 부처님은 용성 스님이 바로 꿈속에서 만난 똑 같은 절과 부처님이었다고 한다.그런데 덕밀암은 단지 용성 스님에만 관련된 암자는 아니다. 동학(東學)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이 최초로 동학이라는 용어를 이끌어내고 설파한 곳이며, 수운 선생이 득도한 후에 6개월 이상 머물렀던 곳이자, 전주?진산?금산까지 왕래하며 동학을 포교한 역사적인 성지(聖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덕밀암 은적당(隱寂堂)에 은거하면서 동학을 밝히는 <논학문(論學文)>을 집필하고,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東經大典)>의 내용을 정리하여 동학을 포교함으로써, 뒷날 전라도 지역 동학포교의 거점이 되어 동학농민운동이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게 한 역사적인 진원지이다. 따라서 덕밀암은 남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자취가 고이 서려있는 암자라고 하겠다. 무엇보다 교룡산성의 덕밀암은 남원 출신의 용성 스님이 외세 침략으로 인한 민족의 시련기 속에서 주체성을 잃어가는 국민들에게 민족 주체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호국의 법을 쉼 없이 설파한 곳이자, 동학농민운동의 발상지라는 정신적인 큰 의미를 가진 암자라고 하겠다. 지리산 교룡산성에 위치한 덕밀암(德密庵)은 암울했던 시기에 우리 지역의 위대한 스님이 최초로 출가하여 불법을 깨우쳐준 곳이자, 우리 민족의 혼을 지킨 곳이며, 나아가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적 뿌리가 배어있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하겠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후손들에게 역사인식은 물론 민족사관을 올바로 깨우쳐 주기 위해서도 이곳 덕밀암을 민족의 선각지이자 역사적 유적지로 복원하여 길이 후대에 남길 필요가 있다. /안기수(남서울대 교수)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28 23:02

[세상만사] '드림 소사이어티'와 전북 - 이경재

“한국은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꿈의 사회)에 진입한 세계 1호 국가다” 미래학의 대부로 불리는 짐 데이토(73) 하와이대학 미래전략센터 소장이 얼마전 한국을 방문해 한 말이다. 한국은 '한류'(韓流)라는 이미지를 창출했고 이미지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아챈 최초의 국가라는 것이다.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지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상품으로 포장해 수출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집단인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장을 지낸 롤프 예센은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인터넷에는 경계가 없다.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나고 정보사회 다음엔 '드림 소사이어티'시대가 펼쳐진다"고 단언했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꿈과 이미지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이다. 이전엔 노동과 자본, 지식과 정보가 생산수단이었지만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상상력과 이미지가 생산자원이다. 이야기(story)와 신화, 전설은 모두 원재료가 된다. 주몽 설화를 상상력으로 극화한 드라마 '주몽', 일본 가고시마현의 창조설화를 영상화하고 놀이공원을 조성해 자원화하고 있는 '신화(神話)마을 공원' 등도 '드림 소사이어티'를 이해하는 좋은 예다. 반딧불을 소재로 옛 추억과 수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해 부가가치를 높인 무주반딧불축제 이벤트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요컨대 경제의 주력 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기업과 자치단체, 국가가 새겨야 할 흐름이다. 얼마전 강신장 삼성경제연구소 상무이사가 전북경제포럼에 참석해 ‘전북만의 가치컨셉, 전북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훈수한 것도 그런 일환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만 탓할 게 아니라 이런 흐름을 읽고 대응하라는 주문일 것이다. 상상력의 힘을 전 세계에 과시한 중동 두바이 예 처럼 기업 뿐 아니라 이젠 자치단체도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이야기, 즉 비전을 만들어야 할 때다. 특히 새만금과 군산해양자원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전북으로선 '드림 소사이어티'는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트랜드다. 이를테면 고군산의 해양자원은 과거식의 트랜드로 접근하면 바다와 그 가운에 점점이 박힌 섬일 뿐이다. 하지만 낙조와 낙조를 배경으로 한 연인들의 사랑 고백 랜드마크, 섬과 섬 사람 이야기를 원재료 삼아 상상력과 이미지로 접근한다면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전략산업, 혁신도시, 기업도시는 물론이고 각 지역의 여러 자원들도 어떻게 하면 전북만의 독창적인 가치컨셉을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롤프 예센의 지적 처럼 미래의 전쟁은 '콘텐츠 전쟁'이다. 헌데 상상력이 생산력이자 경쟁력인 시대에 정부는 정부만의 잣대로 지역의 상상력과 독창성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상상력의 나래를 펴기도 전에 간섭할 것부터 찾고 나서는 판이니 새만금과 군산해양자원 구상도 용을 그리려다 지렁이를 그릴 공산이 크다. 지역의 창의성이 극대화되도록 정부는 지역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한류’라는 이미지가 돈이 되도록 지원한 것처럼. /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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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28 23:02

[오목대] 판소리 대중화

판소리 만큼 우리나라 시대적 정서를 잘 나타내는 전통예술도 드물다.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창(소리), 말(아니리), 몸짓(너름새)을 섞어가며 긴 이야기를 엮어가는 판소리는 삶의 희노애락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청중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지금처럼 예술성 짙은 판소리는 주로 광대들에 의해 기록되고 보존돼 왔다. 그 과정에서 전북의 소리꾼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1970∼80년대 민족예술에 대한 각성이 일면서 판소리 부흥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도 판소리의 전통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던 전북이다. 1975년 전주대사습대회와 남원 춘향제 판소리명창대회가 복원되고 84년 우석대에, 88년 전북대에 각각 국악과가 설치됐다. 92년엔 백제예술대에 전통예술고가 설치돼 전통음악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86년엔 도립국악원이 개원돼 판소리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전주대사습대회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판소리 경연대회로 뿌리내렸다. 판소리는 오늘날 민족문화의 꽃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과연 살아있는 음악으로서 의미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판소리의 대중화 문제다. 판소리를 대중화할려면 예술로서가 아닌, 문화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엄숙주의, 귀족주의 틀을 벗기고 판소리 그 자체를 ‘삶의 방식’으로 보자는 뜻이다(‘판소리의 겉모습과 역사’· 김대행 서울대교수). 전문가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의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생활속으로 가져오는 일일 것이다. 때마침 전주시 평생학습센터(센터장 최용호)가 시민을 대상으로 '1인 1소리 교육'을 추진키로 해 기대가 크다. 이론강의와 소리내기, 단가배우기, 장단 치며 ‘호남가’ 부르기 등이 교육된다. 2010년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판소리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니 전통문화 도시답게 발상이 좋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소리 한 대목쯤 부를 수 있게 된다면 판소리 대중화의 확실한 성공이랄 수 있겠다. 내친 김에 충, 효, 의리, 정절 등 조선시대 가치관에 국한된 사설(이야기)에서 벗어나 현대적 감각의 새로운 사설이 가미된 창작판소리, 창작단가를 개발하고 시간도 5분,10분짜리 등으로 세분하는 ‘상품’을 개척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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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2.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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