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종료에 갈곳 잃은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기업도시, 공동체문화도시 완주군이 부족한 사무 공간 확보를 위해 지난 10년간 업무협력 관계인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위탁계약 종료와 퇴실을 요구, 해당 조합이 난감한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완주군과 전환기술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전환기술조합)에 따르면 완주군은 지난달 조합 측에 “위탁 계약을 종료하니 연말까지 건물을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최근 완성한 민선8기 조직개편안을 다음 달 의회 의결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한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사무공간이 부족하게 돼 부득이 복합문화지구 내 전환기술조합과 흙건축 등 2개사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옛 전라북도 잠종장으로, 완주군이 2012년 군청사를 현재 위치로 이전한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온 공간 중 하나다. 옛 잠종장 건물에는 문화관광과를 비롯해 완주문화재단과 그 산하 복합문화 시설, 가족문화센터, 소목장 소병진 공방, 흙건축, 전환기술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입주해 있다. 전환기술조합은 2013년 로컬에너지 정책과 사업을 겨냥한 완주군 요청으로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설립됐고, 2014년 현재 건물에 입주했다. 연간 최대 7000만 원 가량 보조금을 받아 여성, 농부, 노인 등에 필요한 적정기술 교육, ‘나는 난로다’ 축제 개최, 연장 공유공방인 열린공방 운영, 연장 무료 대출서비스인 연장도서관 개관 등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021년 말 현재 열린공방을 이용해 생활용품을 제작한 사람은 418명에 달했고, 연장도서관 이용자도 111명이었다. 전환기술조합이 보유한 전동공구와 수공구는 전동드라이버와 원형톱 등 84종 746개에 달해 기술력이 있는 주민은 열린공방에서 생활에 필요한 목가구는 물론 철제 제품도 제작할 수 있다. 전환기술조합은 다양한 활동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농림부 귀농귀촌교육기관, 전북교육청 특수분야 직무연수기관, 고산고 진로체험기관 등으로 운영되고, 지난 2020년에는 전북지역 협동조합 대상도 수상했다. 전환기술조합을 이끌고 있는 박용범 상임이사는 “저희는 공익서비스사업을 주로 했고, 완주군에 사회적 이익을 상당히 줬다고 자부한다”며 “완주군이 위탁계약 연장을 종료, 자립해 나가라고 하려면 지난 10년간 쌓은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할 1년 정도의 시간을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완주군은 “전환기술조합, 흙건축 계약 종료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얘기가 있었고, 공공건물을 특정 조합이 계속 무료로 사용할 수는 없다. 조합 측에서도 준비했어야 했다”며 “다만 삼례 소셜혁신센터 입주를 권고 하는 등 전환기술조합의 원만한 이전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