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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이야기] 향교길 68 갤러리, '망초의 계절' 전

선(Line) -직선의 그림이 싫다는 캐나다 예비 미술관장 친구 딸에게- 곡선(曲線)은 연속적으로 굽은 선이다. 그래서 태초의 선(線)이며 자연의 선이다. 태초에 창조주가 만들어 낸 온갖 형태는 곡선이다. 그래서 곡선에서는 포근한 친밀감이 느껴질 것이다. 잉태되었을 때부터 곡선 속에 있었으니 아예 향수 속에서 본능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본능은 쉽게 수정될 수 없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직선이 생겼다. 직선은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이다. 그래서 학습의 선이다. 즉 문명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아야 했던, 생전에는 볼 수조차 없는 선(線)이었다. 그것이 점차 필요를 통해, 학습을 통해,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고 변화된 선(線)이다. 현대문명의 축을 이루는 과학의 발달에서는 곡선을 거부한다. 직선이 훨씬 기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와서는 다시 곡선을 대입하게 되었다. 직선과 곡선의 충격적인 만남이다. 이 역시 곡선을 선호하는 본능, 과학에서는 절대 필요하지 않을 것이 사람의 정서 때문에 다시 등장하게 됐다. 그래서 곡선은 자연의 선(線)이요, 직선은 학습된 선이다. 초현실 작가 마그리트는 담배 파이프를 실감나게 그려놓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밑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친절하게 글로 표기해 둔다. 이것도 학습이다. 그런 사건을 통하여 사람들은 사고(思考)한다. 사고하며 그 뜻을 이해하고 그렇게 학습된다. 왜 파이프를 잘 그려놓고, 파이프임을 글로 부인했는지 알게 되고 "아! 그랬었구나" 할 것이다. 첫 번째 시인은 "하늘이 파랗다"라고 했을 것이고, 그것을 학습한 두 번째 시인은 "당신의 눈은 하늘처럼 파랗다"라고 했을 것이다. 이 모두를 학습한 세 번째 시인은 "하늘과 같은 당신의 눈"이라고 표현하여 ‘하늘=눈’이라는 이상한 등식을 만들 것이다. 이후에는 하늘=눈이라는 등식이 상식이 될 것이다. 사람은 학습의 동물이다.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떠들어댈 수 있었을 것이다. 선사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동굴에 각종 형태의 동물들을 그렸다. 그것도 이 동물을 잡을 때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학습의 일환이었다. 우리 사람들은 모두 학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술에 취한 눈(무의식)’으로 창조되었다는 추상, 그 뜨거운 추상의 칸딘스키는 곡선을 주로 했고, 이지적(의식)인 차가운 추상의 말레비치는 직선을 주로 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러시아라는 같은 풍토에서 시대도 비슷하게 살았던 사람들임을 잊지는 말자. 의식만큼 중요한 것이 무의식임은 프로이트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참고로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안달을 하다 결국은 포기했지만 처음 생각한 나의 석사논문 제목은 ‘현대미술에 나타난 의미되어진 무의식’이었다. 그때 만난 전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였던 고(故) 한단석 박사의 "이건 박사 논문으로도 너무 방대해서 쓰기 어려워"라는 말씀을 핑계 삼아 포기했었다. 그때 이미 교직에 나가있는 생활인이었기에, 실로 방대한 양의 서적과 수 많은 철학자들과의 교류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달 28일에 시작하는 향교길 68 갤러리에서의 초대전에는 장소 문제로 직선을 주로 한 작품이 몇 점이나 발표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11.20 17:40

이당미술관, 12월 3일까지 ‘투 핸즈: 인생의 선율’ 개최

군산에서 활동하는 박지수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 지난 15일부터 이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2월 3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의 주제는 ‘투 핸즈: 인생의 선율’이다. 인생은 마치 높낮이가 있는 음악과 같다고 여기는 작가. 그래서 전시는 음악을 통해 받은 영감을 연주하는 손이란 신체로 나타낸 신작 25점으로 구성했다. 반복적으로 채색을 덧입혀 신체의 거칠고 투박한 살결을 표현했다. 손이란 신체는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을 뜻한다고. 인생이란 연주가 홀로 연주할 수 없기에 모두의 곁에 있는 사람 사이의 위로와 사랑에서 착안해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인생은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이며 우리 모두의 연주에는 누군가의 선율이 담겨 있다”며 “사람들의 선율이 합주가 돼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사랑의 선순환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현재 전북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정봉화 이당미술관 대표는 “군산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를 소개할 수 있어 뜻 깊다”며 “전시를 통해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올해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민간문화시설 기획프로그램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것이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9 16:51

천양피앤비㈜, 한지 관련 전국 최초·유일 ‘명문장수기업’ 선정

전주한지 생산을 가업으로 계승해온 천양피앤비㈜가 한지 제조기업으로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하게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됐다. 19일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가 선정하는 명문장수기업에 전주 관내에서는 유일하게 천양피앤비㈜가 선정된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북권에서는 지난해 김제 금전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한지 제조기업으로서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하다. 명문장수기업은 100년 이상 가는 강소 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선정해 오고 있다. 명문장수기업은 해당 업종에서 4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한 중소·중견 기업 중에서 일자리 창출, 수출 증대 등 경제에 대한 기여도, 사회공헌 실적, 기업 역량, 혁신 성과, 기업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최영재 천양피앤비㈜ 대표는 상산고와 전주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 전주한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전주대 자문위원 등 다양한 한지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최 대표는 지난 1966년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최장윤씨의 한지공장을 이어받아 계승해온 기업인으로, 현재는 딸인 최수연씨가 3대 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1.19 16:51

"정전 70주년의 해,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분쟁 지역에 평화가 오길 기원합니다"

“지루한 교과서가 아닌 특별한 선생님과 함께 다른 나라의 문화와 슬픈 역사 등을 기억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지난 17일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근영중 1학년 5반 학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 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유산, 평화를 품다’ 수업이 열렸다. 이번 수업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분쟁의 지역에 유산의 정신과 평화가 항구적으로 이뤄지길 기원하는 프로젝트 수업의 일환으로, ‘전쟁, 난민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세계’라는 주제로 근영중 조은경 수석교사와 에티오피아 난민 신분인 베레켓 알메마에후 씨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수업은 ‘전쟁은 왜 일어날까’라는 조 교사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어 수업에서는 ‘유산의 정신과 가치’, ‘전쟁과 난민에 대한 가치’, ‘세계인과의 연대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고민이 나눠졌다. 특히 베레켓 씨는 에티오피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의 경험과 유산의 정신, 가치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평화로운 세상의 소중함에 대해 소개했다. 또 이날 수업에서 베레켓 씨는 에티오피아의 무형유산으로 자리 잡은 ‘커피’에 대한 한국과 에티오피아가 갖는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생각을 전했다. 베레켓 씨는 “많은 나라가 존재하는 만큼 분쟁도 많이 일어나는 아프리카에 비해 평화와 조화가 삶의 일부인 한국에서의 생활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세계인과 연대를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홍승현(14) 군은 “이번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다른 나라의 몰랐던 문화에 대해 알게 됐고, 그 과정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친구들과 생각해 보는 경험이었다”며 “또 매번 다양한 선생님과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과 과제물을 제작하며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은경 수석 교사는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목표로 증오의 사슬을 끊기 위한 노력과 전쟁을 멈추기 위한 연대가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돼고 있다”며 “정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나라에 가자 지구에 그리고 전쟁의 고통을 받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1.19 16:09

정찬우 작가 ‘본색 (本色)’ 특별전, 24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얼굴은 심리 상태를 표정으로 나타내는 통로와도 같다. 그런데 얼굴에 색채를 입히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특별히 추상적인 존재의 얼굴을 다양한 색채로 표현한 초상화 전시가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정찬우 작가의 특별전 ‘본색(本色)’이 그것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전당)이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청년·여성·장애인 작가들을 지원하는 예술인지원사업의 여섯 번째 기획 전시로 정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작가가 동양 철학 속 개념과 민간 설화와 전설, 토착 신화에 등장했던 초월적인 존재들의 얼굴을 작업 모티브로 설정해 표현한 서양화 21점이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를 통해 작가는 작품 속 인물의 얼굴을 흡사 건물의 문처럼 내면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생각하면서 나타냈다. 작가는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화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소망과 마주할 관객들에게 안온한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도영 전당 원장은 “작가는 얼굴을 통해 과거에서 현재를 돌아보고 또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며 “청년 예술가가 다양한 색감을 활용해서 기발한 예술 작품을 보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제43회 국제현대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제3회 부산국제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제36회 대한민국회화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제2회 명륜길 아트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작품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9 15:20

전주한벽문화관 ‘전시공간 지원사업’ 최종 2팀 선정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관장 김철민)은 올해 신규로 ‘전시공간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최종 2팀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최종 선정된 2팀은 구경아 작가를 포함한 총 10명의 작가로 구성된 단체전과 조민지 작가의 개인전이다. 전주한벽문화관은 지난해 10월 지역 작가들을 위한 공간인 한벽전시실을 개관했다. 이 곳에서는 공모 선정 2팀의 단체전과 개인전이 차례로 진행된다. 먼저 만나볼 전시는 지난 28일부터 진행 중인 ‘전북의 미술가들’ 전시로 21일까지 이뤄진다. 전국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북 작가 10명의 작품 22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제는 ‘소수만이 누리는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로 작가 개개인의 다양한 작업방식과 화풍을 선보이고 있다. 이어서 30일부터 12월 16일까지는 조민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표류하는 기억들’이란 주제로 인간의 존재와 시간성이란 키워드를 통해 작가의 서사가 담겼다. 일상의 익숙함 속에서 멀어지기나 자연히 잊힌 것들에 대한 존재를 일깨움으로써 관람객의 시선을 확장하려는 작가의 의도다. 미디어와 설치 작품 등이 어우러져 작가의 주제 의식을 나타낸다. 김철민 관장은 “한벽전시실이 최근 들어 지역 예술가와 단체들의 사용 문의가 늘고 있어 기쁜 마음”이라며 “지역 작가들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9 15:17

[전북의 문학 명소] 2. 남원·순창·완주·임실의 문학세계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 모두 뛰어난 문학 작가와 작품을 냈다. 도시를 상징하는 단어에도 ‘남원 = 춘향’, ‘완주 = 콩쥐팥쥐’, ‘임실 = 김용택’ 등 문학 자원이 높은 자리에 있다. 연관검색어에 문학 자원이 노출되지 않는 순창군도 문학 자원의 양과 질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순창은 조선 시대 최초의 금서(禁書)인 소설 「설공찬전」의 배경지이며, 빨치산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은 이태의 소설 「남부군」과 농민 운동사의 소설적 전형을 보여준 윤정모의 소설 「들」도 순창을 바탕으로 했다. 시 창작과 이해에 관한 이론서『시칙』과『산경표』 등 다양한 저서를 편찬한 조선 영·정조 시대의 지리학자·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과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라고 말하던 권일송(1933∼1995) 시인도 이곳 출신이다. 특히, 여성의 지위를 인정하며 꽉 막힌 유교 사회의 부조리에 비판의식을 드러낸 「설공찬전」의 존재는 무척 귀하다. 게다가 순창은 이름난 학자와 풍류객의 흔적도 많다. 예술과 풍류는 본래 세상을 비켜 보는 비판과 저항 의식에서 나온다. 이는 중앙권력에서 먼 전라도를 지키며 혹은 벼슬을 마다하고 이 땅을 찾은 강직하고 고결한 이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문학은 그런 것이며, 순창의 매운맛도 같은 선에 있다. △문학 명소가 찾아진 곳은 115곳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 얘기보따리가 전라북도 14개 시·군에 앞서 남원시·완주군·임실군·순창군의 문학 명소를 찾아 나섰다. 문학 명소는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나 장소를 말한다. 작가의 삶과 문학 작품에서 유의미한 곳으로 널릴 알릴만한 곳을 가리키며 △작가가 태어난 곳 △작가가 거주한 곳 △작가가 작품을 쓴 곳 △작품의 주요 배경지 △작품에서 의미 있게 거론된 공간 △시비·소설비·문학비와 같은 문학적 상징물이 있는 공간 △문학관·기념관과 같이 작가와 작품을 기념한 공간 △문학인이나 문학작품이 떠오르는 공간 등이 해당한다. 4개 시·군에서 115곳의 문학 명소가 추려졌다. 남원시가 36곳으로 가장 많았고, 순창군이 17곳, 완주군이 31곳, 임실군이 31곳이었다. 빗물 고여 팔랑이는 흙바닥 길에 숨통을 터놓고 바퀴자국 훑고 간 자리에 안부를 걸쳐 놓는다 이때 삼례터미널은 빈집 같다 버스들은 벚꽃 잎들을 헤아리며 종점 없는 마을로 떠날 것 같다// 내 안에 새겨진 주름 패인 얼굴을 현상해 놓고 흑백사진 같은 터미널 지나 후정리 길목에서 손 흔들던 그의 모습을 던져주고 간다 ∥김헌수의 시 「삼례터미널」 부분 문학 명소가 모여 있는 곳은 완주군 삼례읍 일대가 9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림책미술관 △동학농민혁명삼례봉기역사광장 △비비정 △삼례문화예술촌 △삼례시장 △삼례역 △삼례책마을문화센터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우석대학교 교정 등이다. 일찍이 교통의 요지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가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국문학과가 있었던 것도 큰 이점이다. 삼례의 역사와 문화, 삼례의 공간과 음식 등을 소재로 시를 쓴 시인 중에 우석대학교와 인연이 깊은 이가 많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김헌수·송하선·안도현·유강희·정양·진창윤 시인 등이다. 실향민의 아픔과 아름다운 옥정호가 공존하는 임실군 운암면은 8곳, ‘김용택시인의작은학교’와 진뫼마을이 있는 임실군 덕치면이 7곳, 순창의 역사·문화 콘텐츠가 모여 있는 순창군 순창읍이 6곳, 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남원시 사매면이 5곳, 지리산 일대인 남원시 산내면이 5곳, 다양한 문화시설이 모여 있는 남원시 어현동이 4곳이었다. 남원시 산곡동, 남원시 인월면, 순창군 동계면, 완주군 구이면, 완주군 동상면, 완주군 소양면, 완주군 용진읍, 완주군 운주면, 임실군 강진면 등은 각각 3곳의 문학 명소가 모여 있었다. △문학 명소는 꾸준하게 늘어 그러나 문학 명소로 꼽은 115곳은 각 시·군 문학 명소 찾기의 시작을 의미하는 숫자일 뿐이다. 지역의 곳곳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은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는 가을 시화전 주제로 ‘광한루원’을 제시했다. ‘남원의 문화를 알리고 계승 발전하는 것은 문인들의 몫’이며, ‘다양한 문화 재산을 보존하고 타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 취지였다. 이에 남원 지역 문학인들이 광한루원을 소재로 한 시를 선보이며 크게 호응했다. 김두성의 「광한루원」, 곽진구의 「광한루 완월정에서」, 권용태의 「몽룡과 교룡」, 소은옥의 「완월정의 월하」, 오점록의 「광한루 뿌리를 찾아서」, 이문숙의 「광한루, 오작교」, 조내화의 「사랑으로」, 조희미의 「광한루원 나래」, 최규현의 「광한루의 겨울」, 최기식의 「광한루 오작교에 비가 내리면」, 최춘이의 「광한루원」, 하재룡의 「광한루 봄」, 하지연의 「광한루 단오」, 황용수의 「광한루원을 거닐어 보자」 등이다. 짧은 시간에 ‘광한루원’을 소재로 한 20여 편의 시가 탄생한 것이다. 순창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임실문인협회 등 각 지역에 기반을 둔 문학인 단체에서 발간하는 기관지를 살피면 지역 명소를 소재로 한 작품은 별처럼 쏟아진다. 4개 시·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고전소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전소설의 성지’라 불리는 남원을 비롯해 각 지역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과 옛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남원의 「흥부전」, 「춘향전」, 「변강쇠전」, 「최척전」, 「홍도전」, 「만복사저포기」, 순창의 「설공찬전」, 임실의 「오수의 개」 등이다. 완주군이 배경지로 알려진 「콩쥐팥쥐」와 「선녀와 나무꾼」은 작품 내용 중 완주군을 배경지로 직접 거론한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쉽다. 또한, △지리산 바래봉 △강천산 △대둔산 △모악산 △비비정 △위봉폭포 △섬진강 △옥정호 △회문산 등과 같은 자연환경과 △실상사 △송광사 △위봉사 △초남이성지 △임실성당 △화암사 등과 같은 종교시설, △김주열열사 추모공원 △만복사지 △송흥록·박초월 생가 △지리산지구전적기념관 △황산대첩비 △순창남계리석장승 △용진읍 원구억마을 △이치전적지 △정여립공원 등과 같이 옛사람이 남긴 흔적이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유적지인 경우 시·소설·수필·희곡·시나리오 등 문학 작품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작품의 숫자는 더 많이 늘 것이다. △고향을 소재로 한 시인·작가의 창작품 많아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창작했거나 작품에 여러 배경지를 담은 문학인은 곽진구·김용택·복효근·안도현·장교철·최승범(1931∼2023) 시인과 김도수 수필가, 김양오·유수경 동화작가, 윤영근·이병천·최명희(1947∼1998) 소설가, 노경식·최기우·최정주 극작가, 최동현 판소리연구가 등이다. “신형, 그곳이 고산현의 대둔산이오. 저 장형이 살렸다는 최대웅도 거기에 있을 거외다. 내가 망설인 이유는 신형이 때아닌 고생을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소.” “염려해주시니 고맙습니다만, 신일균은 이미 그를 보냈던 관군에서도 죽었고 내 마음속에서도 죽은 지 오랩니다. 대둔산에 가거든 어디를 찾아야 하오이까?” “안심사에 가면 아마 길이 열릴 것이오.” ∥이병천의 소설『마지막 조선검 은명기3』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시인은 고향인 임실을 비롯해 강천산·덕치초등학교·진뫼마을·섬진강길 등 순창군과 임실군 여러 곳에 자신의 흔적을 인상 깊이 심어 놓았다. 임실의 섬진강댐 물문화관도 시인의 시 「섬진강」을 시작으로 박경리 소설가의 「토지」와 최명희 소설가의 「혼불」을 소개한다. 이병천 소설가는 고향인 완주군 용진면 시천(詩川)마을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저기 저 까마귀떼」를 썼으며, 대둔산에서 끝까지 항전한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를 발표했다. 또한, 남원·순창 등을 배경으로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순창 출신으로 오랜 시간 고향에서 교직 생활을 한 장교철 시인은 지금까지 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순창 지역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다. 순창 출신 판소리연구가인 최동현 시인은 『순창의 판소리 명창』에 순창 출신 명창의 삶과 소리 세계를, 『안숙선의 판소리』에 남원 출신 안숙선 명창의 삶과 소리 세계를 담았다. 임실 진뫼마을이 고향인 김도수 수필가는 오랜 시간 타지에서 생활하면서도 늘 고향을 그리워하며 땅과 강,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에 얽힌 추억을 수필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와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 시집 『진뫼로 간다』에 새겨 놓았다. 고향은 아니지만, 전북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폭넓게 담고 있는 작가도 많다. 유수경·최기우·최명희가 한 예다. 유수경 작가는 익산이 고향이지만, 완주군의 역사와 문화를 두 편의 동화에 그렸다.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과 밤티마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하늘 아래 첫 동네 밤티」와 1920년대 일제가 수탈을 위해 양곡창고(현재 삼례문화예술촌)를 지으면서 사라진 맹꽁이와 금개구리 이야기를 그린 「한내천에 돌아온 맹꽁이와 금개구리」이다. 극작가 최기우는 남원을 배경으로 창극 「춘향, 네 개의 꿈」, 국악뮤지컬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 등 여러 편을 무대에 올렸으며, 완주군과 전주시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희곡 「달릉개」, 「들꽃상여」, 「은행나무꽃」, 「정으래비」 등을 선보였다.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은 아버지의 고향인 남원 사매면을 주요 배경지로 했다. 작품 속에서 임실의 이웅재고가, 완주 송광사 사천왕 등 전북을 폭넓게 다룬다. 전남의 섬에서 태어났지만, 임실 신전마을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장현우 시인은 임실에서 농사를 배우고 이웃과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삶과 성찰을 시집 『귀농일기』와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에 고스란히 담았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남원에 사는 김양오 작가는 도공·춘향사당·몽심재·이화중선 등 남원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매년 동화로 써서 세상에 알리고 있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40여 년 동안 전북에서 거주한 안도현 시인은 춘향터널·삼례역·화암사 등을 비롯해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풍경과 감성을 빠짐없이 시에 담으며 전북 문단사에 뚜렷하게 이름을 새겼다. 시인과 작가들이 생생하게 살려낸 문학의 근원들은 시대를 넘어 작가와 작품을 기억하게 한다. 이들이 풀어낸 문학의 향기는 이 땅을 다시 흐드러지게 피어나게 할 찬란한 힘이다.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3.11.19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0. 사랑하는 태극기

△글제목: 사랑하는 태극기 △글쓴이: 이정주 (전주진북초 5년) 운동장 앞쪽 조회대에게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니 파란 하늘과 제법 잘 어울리게 날리고 있었다. 태극기를 보면 가운데 태극무늬의 빨간색은 해처럼 밝게 빛나는 우리나라를, 파란색은 바다처럼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나타내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하얀 바탕은 맑고 깨끗한 우리나라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고, 검정 4괘는 우리의 올바른 정신을 보여주듯 또렷하고 반듯하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행사나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를 나타낼 때 사용되는 태극기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멋지게 휘날리고 있다.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도 우리의 태극기는 자랑스럽게 가장 높은 곳에서 자리를 잡곤 한다. 우리나라 태극기를 보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역사를 바로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역사를 알고 우리 조상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태극기를 지켜왔는지 제대로 알며 우리도 태극기와 우리나라를 사랑해야겠다. 2021년 8월 30일 월요일 하늘은 맑고 바람이 살짝 불어요. 이정주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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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8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1. 문학을 통한 전북의 재발견

문학은 작품으로 만나지만, 작가와 공간으로도 접할 수 있다. 작가의 여운이 여전한 곳과 작품에 담긴 장소는 문학과 독자를 더욱 가깝고 다정하게 만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예부터 지금까지 다른 시·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문학 작가와 작품을 냈다. 하지만, 문학 명소를 관광 자원화한 곳은 많지 않다. 다른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추진하는 △시의 거리 △소설의 거리 △문학의 길(문학 벨트) △작가 ○○○의 길 등의 사업도 찾기 힘들다.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 얘기보따리가 소설·수필·시·아동문학·평론·희곡에 담긴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문학 콘텐츠와 문학 명소를 찾아 나섰다. 문학 자원을 전라북도의 자랑으로, 도민의 자부심으로 만들고, 문학과 관광의 연결 고리를 잇기 위해서다. 시작은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 4개 시·군의 문학 명소를 각 주제로 묶어 매주 2회 소개한다. △지역의 힘을 쌓는 작가들 문학 작품에 담긴 문화유산들은 하나의 매개가 되어 감동을 줬고, 독자들의 발길을 책 밖으로 이끌었다. 장소가 가진 생명력. 김제 귀신사를 배경으로 한 양귀자의 소설 「숨은 꽃」과 완주 화암사를 소재로 한 안도현의 시 「화암사, 내 사랑」이 대표적인 예다. 한적하다 못해 외롭고 적막했던 귀신사와 화암사는 소설과 시에 나오면서 깊은 역사와 천연한 아름다움이 다시 드러났고, 세월에 부대껴 까매진 기둥은 사람들의 손때로 반질반질해졌다. 전라북도는 지극한 애정으로 지역 문화에 윤기를 더하고 있는 문학인이 많다. 곽진구·윤영근(남원), 김영·김유석(김제), 박형진·배귀선·이용범(부안), 장교철(순창), 이병수·이복명·전선자(무주), 조기호(전주), 허호석(진안) 등과 같이 자신의 탯줄이 묻힌 고향의 역사·문화 자원들을 시와 수필과 소설에 맛깔나게 담고 있는 시인과 작가들. 이연희는 산문집 『이연희의 무주기행』(인간과문학사·2021)에 적상산 안국사와 덕유산 무주구천동, 벼룻길과 금강변마실길 등의 역사와 생태, 따뜻한 이야기를 푸른 능선처럼 펼쳐놓았고, 박일만은 시집 『살어리랏다』(달아실·2021)에 장수 육십령 연작시 60여 편을 실었다. 우리가 특별한 눈길을 준 적 없는 곳에서 조용히 살다간 문학인과 그들의 작품을 찾아내 세상에 알리는 일은 그만큼 소중하다. 예향 아닌 곳이, 걸출한 작가 한 명쯤 내놓지 않은 고장이 얼마나 되겠는가마는 작가들이 지역의 자랑으로, 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항상 자부심으로 남는 것은 보이지 않는 지역의 힘이다. △전북 곳곳에 흔전만전한 작가들의 흔적 태조어진과 어진화사를 소재로 한 서철원의 장편소설 『왕의 초상』(다산책방·2015), 완판본과 각수를 소재로 한 장은영의 동화 『책 깎는 소년』(파란자전거·2018), 전주한지가 담긴 박월선의 동화 『닥나무 숲의 비밀』(청개구리·2011), 1987년 전주의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형의 시집 『다시 푸른 겨울』(시와사회·2000), 정여립을 앞세운 홍석영의 장편소설 『소설 정여립』(범우·2008), 전주비빔밥을 소재로 한 김자연의 『개똥 할멈과 고루고루 밥』(살림어린이·2015)도 전북의 콘텐츠가 생생한 작품이다. 신영복의 수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햇빛출판사·1996)의 모악산과 이병초의 시집 『밤비』(모아드림·2003)의 황방산, 이병천의 소설 『모래내 모래톱』(문학동네·1993)에 담긴 전주 사투리, 진동규의 시집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문학과지성사·1999)에 실린 남고사 종소리, 양귀자의 단편소설 「한계령」에 그려진 옛 전주역(현 전주시청)과 철길, 박성우의 시집 『가뜬한 잠』(창비·2007)의 전주한옥마을 풍경 역시 마찬가지다. 문학은 곧고 넓은 소통의 길이다. 전라북도 곳곳에 자리 잡은 시인과 작가들의 흔적은 그곳을 접한 사람들의 가슴을 채운다. 익산의 미륵사지를 거닐면 정양의 「결코 무너질 수 없는」과 정군수의 「미륵사지에서」를 시작으로 문신·문효치·박미숙·이동희·이승훈·이시연·임미성·채규판 등의 시가 떠오르고, 고창 선운사 일대는 송희의 「삼월 눈꽃」을 비롯해 김정웅·박남준·서영숙·서정춘·손택수·송기숙·유하·유휘상·장석남·정철훈 등의 시가 간질간질하다. 부안 내소사에 서면 김혜선·박형진·복효근·오인덕·우미자·장화자 등이, 진안 마이산에는 강신일·김정배·송희철·이소애·이운룡·오창렬·전병주·허소라 등이, 김제 망해사에는 김정경·박두규·이병욱·조미애 등이 생각난다. 바다로 다가앉고 싶어 하는 낙서전(樂西殿)과/ 절 마당까지 차오르는 파도/ 늙은 벚나무 몇 채가 단단히 동여매고 있다// 새들이 제 깃털 뽑아 둥지를 덥히는 이 저녁/ 동안거에 든 망해사를 흔들어 깨운다/ 그대 뒷모습에도 꽃 피우겠다/ 내 벼랑에도 봄을 머금겠다// 주저앉은 몸이 녹아내리자 나는/ 발자국 지우며 망해사를 빠져나온다 ∥김정경의 「녹으면서 사라지는 – 망해사」 부분 문학 작품 속 공간은 독자에게 더 현실적인 문화적 사유를 경험케 한다. 특히, 작품에 문화재가 담겨 있다면 그 활용과 확산은 더 커진다. 우리의 세시풍속과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학·인류학적 기록들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한 최명희의 소설 「혼불」이 대표적인 예다. 소설에는 남원시 사매면과 전주시 교동·다가동 일대의 문화자원이 풍성하다. 송기숙의 소설 「녹두장군」과 박태원의 소설 「갑오농민전쟁」에는 고창 선운사의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이 그려있다. 홍석영의 소설 「양곡 소세양의 빛과 사랑」을 펼치면 익산의 소세양신도비가 아련하고, 서권의 소설 「시골무사 이성계」를 읽으면 남원의 황산대첩비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김남곤의 시 「안국사에서」와 박두규의 시 「망해사에서」, 정도상의 소설 「실상사」에는 각각 무주 안국사의 극락전과 김제 망해사의 악서전, 남원 실상사의 풍경이 스며있다. 이병천의 소설 「사냥」에는 진안 매사냥이 있고, 윤미숙의 동화 「소리 공책의 비밀」은 임실필봉농악을 소재로 했다. 임영춘의 소설 「갯들」에는 군산·김제·익산의 근대문화유산들이 숱하다. 이런 작품들은 기존 낭송·낭독 프로그램에 문화재를 주제로 설정해 낭송·낭독 축제를 열 수 있고, 문화해설사의 설명 자료에 문학에 담긴 문화재의 모습을 더해 관광객과 함께 읽으며 친밀한 느낌을 나눌 수도 있다. 지자체와 협조를 통해 문화재 현장에 관련 문학 콘텐츠를 배치하거나 별도의 알림판을 설치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학으로 전라북도 재발견하기 스토리텔링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유·무형의 문화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발굴해 관광객에게 전하는 관광자원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필요성도 갈수록 높아진다. 그러나 꽤 근사한 스토리텔링 글은 이미 가까운 곳에 있다. 전라북도의 수많은 콘텐츠는 시·소설·수필·동시·동화·희곡 등 문학 작품으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을 이용한 전라북도 스토리텔링은 글쓰기의 자연스러운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확산은 지역에 새로운 생명을 얹히는 창조적 생산의 과정이며, 전라북도의 재발견이다. /최기우(극작가) ※이 글은 혼불기념사업회·최명희문학관·얘기보따리의 ‘전라북도 문학 명소를 찾아서Ⅰ: 남원시·완주군·임실군·순창군’ 사업의 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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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8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79. 코로나의 일상

△글제목: 코로나의 일상 △글쓴이: 장하은 (전주서곡초 5년) 벌써 코로나에 시달린 지 1년이 넘었다. 개학해서 매일 학교에 가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에 친구들과 얘기도 못 하고 혼자 경직돼 있다. 하지만 친구들이 재잘대며 나의 경직을 깼다. “혼자서 뭐해 하은아?” “만화 그리고 있었어.” “아! 그렇구나.” 하고 친구들은 다시 재잘대며 또 말을 걸어왔다. “방학 때 뭐했어?” “나야 뭐 뒹굴뒹굴했지.” “큭큭” 친구가 말을 걸어 주니 경직이 사르르 녹았다.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잠시 후.... 띵동댕동! “와~! 투다다다” 친구들은 종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중에 몇 명은 넘어질 뻔했다. “휴” 나도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쏴아~아! 손을 씻고 나오는 길에 친구와 머리가 부딪쳐 머리가 반 토막 날 뻔했지만, 나의 단단한 머리 덕분에 머리가 깨지진 않았다. 친구와 사과를 주고받고 급식실로 향했다. 맛있는 급식을 받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는데 친구들이 어디 보자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민망해서 다른 친구의 얼굴도 뚫어지라 쳐다봤다. 얼굴이 길쭉한 친구도 있었고 얼굴이 납작한 친구도 있었다. 얼굴이 다 달라서 왠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코로나 때문에 그리고 방학 때문에 친구들을 못 봐서 오늘 마음껏 보아서 좋았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장하은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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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7 13:30

군산 출신 문지수 광주디자인진흥원 과장 “식상한 전시 보다 색다른 시도”

“기존의 식상한 전시보다 색다른 시도를 통해 관람객들이 보고 느끼면서 새로운 감정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획을 의도했습니다.” 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에서 우리나라와 호주, 이탈리아 등 국내·외 3개국 총 12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한 5관 전시를 총괄 기획한 군산 출신인 문지수(31) 광주디자인진흥원 과장의 소감이다. 문지수 과장은 이번에 전시 기획을 맡은 5관에서 디자인과 문화의 만남을 통한 즐거운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했다. ‘만남과 놀이’(Meet & Play)란 주제로 광주 북구청과 협업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기후변화와 도시 재개발에 대한 생동감 있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문 과장은 기후변화 이슈를 활용해 어른과 어린이가 ‘비’, ‘구름’, ‘달’, ‘해’ 모양의 스탬프를 찍으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형형색색의 문’은 도시 재개발 예정인 동네에 있는 빈 집에서 손상되고 버려진 대문 5개를 수집하고 형형색색 페인트를 입혔다. “파랑, 노랑, 분홍, 초록, 보라 등 5가지 색상을 문에 입히고 행복, 부자, 젊음, 건강, 명예란 문구를 새겨 넣었어요. 관람객들이 각자 자기가 들어가고 싶은 문에 투표하듯 문 앞에 비치된 투명 아크릴 박스에 탁구공을 넣으면 더 나은 자신,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형형색색의 문들 옆에는 실제 재개발 동네의 풍경을 흑백사진으로 담아 대조적으로 연출했다. 문 과장이 이러한 전시 기획에 착안할 수 있었던 점은 바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고향인 군산에서의 기억 때문이다. “관람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 기획을 늘 고민해요. 그래서 요즘 화두인 도시 재개발이란 사회 이슈를 우리 이웃의 일상과 함께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올해 비엔날레는 9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두 달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50개국 3000여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군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문 과장은 비엔날레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발휘하며 해외 디자이너뿐 아니라 외국 대사 등 주요 인사를 현장에서 맞이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대중이 일상에서 문화와 디자인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신선한 전시를 기획하고 싶어요. 그리고 관람객들이 문화예술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플랫폼으로 더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6 18:15

공연예술단체의 축제, ‘2023 전주공연예술페스타’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이 1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서 ‘2023 전주공연예술페스타’를 개최한다. 올해 처음으로 운영되는 이번 행사는 전주 공연예술단체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내 필요한 우수 공연 콘텐츠를 발굴하며, 시민들의 공연예술 향유 기회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페탈(PETAL)예술기획 △소리극단 도채비 △고니아 △극단 삼육오 등 음악, 무용, 창작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작품이 펼쳐질 예정이다. 먼저 17일 오후 7시 30분에 고니아의 ‘장단 위의 선율’이 막을 올린다. 이어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페탈 예술기획이 ‘길로(路) 잇다’를 공연하며 ‘길에서 우리는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에는 소리 극단 도채비가 ‘삼월·애(愛)’를 선보이며 일제강점기 시대 만세운동이 펼쳐진 전주의 모습을 재현한다. 마지막 무대는 다음 달 2일 오후 3시에 예정돼 있으며, 극단 삼육오가 장애인 형과 비장인 동생의 가슴 찡한 이야기 ‘말하는대로 윤사장’을 공연한다. 각 공연의 자세한 정보 및 예매 방법은 공연 단체 SNS와 (재)전주문화재단, 한벽문화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7)으로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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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3.11.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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