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서해초 쑥국 선생님반 아이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돌머리가 부럽다’
‘쑥국 선생님’이라 불리길 좋아하는 송숙 선생님과 매일같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군산서해초 5학년 6반 아이들 25명이 한 해 동안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했다. 아이들의 1년이 담긴 시집 <돌머리가 부럽다>(학이사 어린이)가 출간됐다. 쑥국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한다. 그가 푸른솔초등학교 2~4학년 학생들과 함께 펴낸 <감꽃을 먹었다>, <호박꽃오리>, <분꽃 귀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학교에 화단을 만들고 아이들과 흙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게 됐다. 휑한 운동장 구석에 생긴 작은 텃밭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소였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화단을 만들고, 가지와 오이, 참깨, 벼를 심어 가꾸고 맛보는 시간까지도 시에 담았다. 식물과 사계절을 함께한 경험은 아이들의 시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화단을 찾아온 온갖 곤충과 지렁이, 올챙이를 관찰하고, 만지고, 놀고, 그들과 살아가는 모습이 독자들을 웃음 짓게 한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그들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함과 감동, 스스로 깨우치고 터득한 지혜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은 ‘올챙이 이사’,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 ‘일로 와’, ‘지각 안 했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25명의 아이들이 쑥국 선생님과 함께하며 쓴 시 134편을 모아 엮었다. “우리 형은 생일날 1도(하나도) 기쁘지 않고/뭐가 잘 안 된다고 울었다./나는 게임도 하고 케이크도 먹었는데,/오늘은 나의 생일인 것 같다./너무 기분이 좋다.”(‘형의 생일’ 일부, 황영준) 이 시집만의 특별함이 있다. 어린이 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현행 맞춤법에 맞게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문 그대로의 작품 속에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아이, 맞춤법을 틀린 아이, 마음대로 줄여 쓰거나 이모티콘도 쓴 아이까지 엉뚱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시와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어우러져 읽을거리, 볼거리가 모두 풍성하다. “선생님께서 5학년 연구실을 가시는데/내가 계속 말 걸어서 선생님이/왜 연구실에 가시는지 까먹으셨다./나도 나이 들면 저럴까 걱정이다./교실로 돌아와 슬퍼하면서/칠판에 시를 쓰시는 선생님.”(‘선생님의 슬픔’ 전문, 박태양) 가족과 친구 등 같은 소재임에도 아이들의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어린 시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끝이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어린 시인들의 세상은 티 없이 맑다. 강형철 작가(시인,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에 대해 “구체적인 학교생활을 매개로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은 소중한 사례라 하겠다. 야무지고 기발하게 여러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서로 깨달아가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은 “티 없이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럴듯하게 꾸미지 않고 느낀 그대로 말한다. 어린이의 말을 글 그릇에 담으면 시가 된다. 어린이의 시는 어른들을 깨우치는 힘이 있다. 세상살이 때 묻고 얼룩진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시집에는 김가온, 김건우, 김솔, 김주연, 나윤서, 박민서, 박서연, 박태양, 백승연, 변유영, 서민규, 양해준, 여민경, 이성찬, 이승희, 이주아, 이주현, 이지우, 이푸른솔, 이하민, 임희진, 전희찬, 조보현, 최우혁, 황영준 등 25명의 초등학생 작가들이 참여하고, 송숙 선생님이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