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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맞이 ‘호랑이는 복을 싣고’ 특별전 개최

KBS 전주방송총국이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해 특별한 전시회를 연다. KBS갤러리는 미술관 솔(대표 서정만)을 초대해 호랑이 복의 기운이 충만한 호랑이 그림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는 오는 3월 31일까지 연다. 전시의 주제는 ‘호랑이는 복을 싣고’로, 좋은 작품만을 엄선해 개최하는 전시회라 의미가 깊다. 미술 사료적 가치가 높은 근대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호랑이 작품들로 구성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동물로, 용맹하고 강인한 기상을 지니고 있다. 벽사의 상징이기도 한 호랑이는 우리 민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동물로 인식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궁중의 관료들에게 신년을 송중하는 의미로 세화를 하사하기도 했다. 이는 매년 정초가 되면 궁궐과 일반 민가에서 호랑이의 그림을 그려 대문에 붙여 삿된 것의 침입을 막는 풍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호랑이의 무시무시한 힘은 벽사와 용맹의 상징이 됐다. 이러한 모습에서 호랑이의 용맹함을 통해 액을 막고자 했던 우리 선조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 우석 황종하는 이러한 호랑이의 모습을 담았다. 이번 전시에 수풀 위에 앉아 가만히 한곳을 응시하고 있는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그는 수염 하나하나까지 사실적으로 세밀한 표현을 위해 주로 비단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개성 출생으로 말년에 호를 ‘인왕산인’이라 할 정도로 호랑이 그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부허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았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에서도 황종하의 작품이 주요 작품으로 선정됐다. 우석 황종하뿐만 아니라 그의 형제들(우청 황성하, 국촌 황경하, 미산 황룡하)은 군산에 서화연구소를 개설하고 후학을 양성해 우리 지역 미술의 발전에 공헌했다. 이 밖에도 우당 조중태, 추경 추교영, 현림 정승섭 등 우리 지역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도 같이 전시돼 있다. 전시 관계자는 “전시를 관람하시는 모든 관람객들이 호랑이의 좋은 기운을 가득 담아가고, 나쁜 기운과 코로나19는 모두 떨쳐버리는 행복 가득한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2.10 16:57

너와는 인연이 아닌가 봐

나는 참 못났다. 촌스럽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커다란 컵에 커피를 담아 거리를 활보하며 커피를 마셔대던 일은 영화 속에서나 보던 외국의 풍경이었다. 우리나라도 지금 길에서 음식을 먹지 않던 동방예의지국의 예(禮)를 벗어던진 지 오래다. 커다란 컵과 겉면에 뜨겁지 말라고 끼워 놓은 외컵 반지는 다시 오라는 상호의 심벌과 함께 컵 모양을 더 예쁘게 한다. 젊은이들이 그런 컵을 들고 길가에서 홀짝거리는 모습이 추하기보다는 굽 높은 하이힐의 키만큼 세련되어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커피가 지나간다. 아예 커피로 표현하련다. 무엇이 저토록 신비로워 냄새도 잘못 맡는 부실한 내 코가 킁킁거리며 그걸 따라 돌아갈까? 유혹에 못 이겨 옆 사람의 커피를 한 모금 얻어 마신다.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적은 커피를 입술에 적시는 순간 혓바닥이 철옹성 같은 이빨을 열어 재키고 개구리 파리 채듯이 잽싸게 채 가버린다. 맛봉우리가 발돋음하며 그 맛을 감지한다."아! 이 맛. 이 향기. 난 이제야 그 세련된 사람들의 부류에 합류되려나 보다." 커피 향이 아까워 차마 삼키지 못하고 입 안 곳곳에 스미게 한다. 미뢰가 탄성한다. 스르르 눈을 감고 '으∼음' 코끝을 발름거리며 귀까지 걸린 웃음으로 태평양의 그 푸른 물결을 날아다닌다. 그맛과 향기는 나를 중독시켜 또 한 모금 마시라 유혹한다. 입안에 향기를 남기고 목으로 넘긴다. 혀가 그 달콤함을 즐기는 여유가 너무 짧다고 투정한다. 목을 타고 넘어가니 요부의 독배를 마신 듯 난 그만 녹초가 되고 만다. 첫사랑을 만난 듯 가슴은 쿵쾅대고 팔다리에 힘이 쪽 빠지며 현기증마저 든다. 주저앉고만 싶다. 독한 감기약을 먹은 것처럼 후들거리기도 하는 것이 밤새도록 생맥주 500cc 를 반도 못 마시는 주량과도 닮았을까? "너와는 인연이 아닌 가 봐." 난 영락없는 커피 알레르기 환자 '촌닭'이다. 커피, 아직도 나는 네 정체를 모르겠다. 얄밉다가도 노을 녘엔 살짝 그리워지니 애증의 신비한 벗. 커피여! 너의 본능은 유혹인가? 진한 향기는 와인 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아무런 느낌도 필요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마시면 된다. 맛이 없어도 굳이 어떤 맛이라고 말하지안하도 된다. 무덤덤한 표정도 괜찮다. 원래 그런 거니까 굳이 맛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그 자리에 없어도 블랙커피는 그냥 탁자에 식어가도 된다. 어차피 주인 없는 커피였으니 그냥 오고 가다 생각나면 머물던 곳에 찾아와 바라만 봐도 좋은 게 블랙커피니까 그래도 난 아침마다 네가 그리워 커피를 잔에 말아 넣고 독특한 향기를 자주 마신다.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면 블랙커피만 한 향기도 없으니 난습관처럼 커피향을 즐긴다. 아무리 그래도 너와 나는 깊은 인연은 아닌개비여. 양영아는 남원 출생으로 교직에서 정년했다. ‘대한문학’ 수필, ‘표현’에서 시로 등단했으며 꽃밭정이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으로 있다. 수필집 '슴베', '불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2.10 16:56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2022 동계올림픽 문화공정

지난주 중국 북경에서는 2022년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있었다. 개최국 국기를 56개 중국 소수민족 대표자들에 의해 옮겨지는 모습이 방송되었는데 무리 중 한 여성의 복식은 한복이었다. 또한, 중국 관영매체인 CCTV에서는 농악 상모를 돌리는 영상과 단체로 장구를 연주하는 모습 등 많은 우리의 전통문화가 중국 전통문화인 양 송출되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중국의 문화공정이란 화두로 많은 논란이 되었고 정치계는 물론 학계와 예술계에서도 문화공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여러 문제의 논란 중 필자가 피력하고자 하는 것은 "중국 소수민족 중 조선족도 있으니 한복과 농악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의 반박反駁이며 그러한 편견偏見에 대한 불합리한 억측臆測을 알리고 바르게 세우기 위함이다. 우선 "동북공정"이란 의미를 돌아보자. 동북공정은 2002년 중국 사회과학원의 중국변방사연구센터가 동북의 3성 즉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과 연합해 시작한 지리, 역사, 민족 연구 프로젝트이다. 중국은 그러한 연구를 통해 과거 자국의 영토 내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어가는 것으로 우리 선대의 고구려, 발해까지도 거론하며 주장과 논리를 펴고 있다. 중국은 대한민국의 아리랑, 농악, 판소리, 한복 등 전통예술과 복식을 자국의 전통문화라 주장하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족 정서가 가장 잘 내재한 민요 ‘아리랑’은 지난 2011년 중국이 조선족 문화유산임을 내세우며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그러한 소식을 들은 우리 전통예술계로선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정부는 이미 2009년 ‘정선아리랑’의 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낸 상황이었지만 국가당 신청 건수 제한을 받아 순위에 밀려 심사대상에 오르지 못한 시점이었다. 그러던 중 중국은 ‘조선족 아리랑’을 자신들의 전통예술이라 표방하며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발표하게 되었고, 우리 정부는 다시금 2012년 아리랑을 우선 등재 대상으로 수정, 신청하여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으로 세계에 공포한 과거가 있다. 농악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라북도 정읍농악, 이리농악, 남원농악, 임실필봉농악, 고창농악, 김제농악 등 많은 지역 무형문화재를 가진 우리의 특화된 농악도 2009년 ‘중국 조선족 농악무’라는 이름으로 한국보다 중국은 먼저 동북공정을 통해 유네스코 지정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다. 또한, 우리의 전통 한복도 2020년 중국 옷을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 SNS 웨이보에 돌기도 했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는가? 중국을 이룬 다양한 소수민족의 문화는 당연히 인정하며 분류되어야 한다. 하지만 소수민족이 아닌 동아시아 한민족이란 큰 역사와 문화의 모체를 가진 대한민국을 뒤로하고 그러한 편향적 논리와 주장을 한다면 그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그들만의 동북공정으로 남아 세계 역사에 기억될 것이다. 다시금 지난날 적었던 필자의 기고를 돌이켜 적으며 "문화공정"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하는 이유는 한민족으로서 명예, 전통문화의 자존심 그리고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으로서의 국격國格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2.10 16:55

김정제 씨가 엮은 백법 이야기 ‘중도정견론’…“중도정견이란 무엇인가?”

김정제 씨가 우리나라 중도사상의 근원인 성철 큰스님이 지은 <백일법문> 상‧하권을 해석한 <중도정견론>(수서원)을 출간했다. 김 씨에 따르면 1700여년 전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한 이래 누구도 중도에 관한 저서를 낸 적도, 다른 나라에서 발간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도 없다. ‘백일법문’은 성철 스님이 지난 1967년 100일 동안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법문한 것을 원택 스님이 엮은 것이다. 해인사 원택 스님은 <백일법문> 상‧하권의 각 후기에 기록을 남겼다. 법문의 내용을 26년간의 몹시 어려운 번역 과정 등을 거쳐 1993년 4월경에 발간하게 됐다. 중도에 관한 저서는 온 세계 사상‧철학‧종교계를 통틀어 중도정견에 관한 이 <백일법문>이 유일한 단행본이라는 것이 김정제 씨의 말이다. 책에는 중도의 기초 공식인 ‘두 극단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그 가운데도 집착하지 아니한다. 또한 두 극단이 원융하게 통하는 것이다. 집착하면 무엇이나 다 병이다.’부터 중도의 표현 방법, 대승불교운동 등까지 모두 담겨 있다. 김정제 씨는 이 세상에 <백일법문>을 소개하기 위해 새롭게 <중도정견론>으로 엮었다. 어려운 내용에 3년 동안 필사하고 책장을 수도 없이 넘기며 읽기 쉽게 엮는 데 집중했다. 총록과 각론 순으로 구성돼 있다. 총론에서는 중도의 정의, 중도의 연혁, 중도정견, 십이연기의 재해석, 유식 사상, 논어에 있는 중요 등을 다루며, 각론에서는 천태종 사상과 화엄종사상, 선종 사상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김정제 씨는 국립체신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광주 불교 선우회에서 현공 윤주일 대선사 겸 대법사에게 2년간 사사했다. 이후 대법원 기획실에서 전산 담당관(법원사무관), 서울형사지방법원 총무과장(법원서기관), 법무사, 한국등기법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정산지>, <요산요수>, <바른길은 경전에 있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9

“거북이 서점에선 책을 절대절대 빨리 읽으면 안 돼요”…동시집 ‘거북이 서점’

“어느 날, 문득 다가 온 동시. 잊고 살다가, 만나면 와락 껴안았다가, 한참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새끼손가락을 걸었어요. 그러곤 <거북이 서점>으로 태어났지요. 거북이 서점에 오는 눈 맑은 아이들이, 동심을 찾고 싶은 맘 맑은 어른들이 동시를 하루 한 장만, 딱 한 장만 읽으면…, 아니 먹었으면 좋겠어요.” 동시집 <거북이 서점>(정인출판사)을 펴낸 김순정 작가의 말이다. 이 동시집에는 ‘구나, 대화법’, ‘깨질까 봐’, ‘어이없는 상상’, ‘거북이 서점’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넓고 깊은 동심의 세계를 담은 작품뿐만 아니라 모수진 작가가 그린 삽화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책 하단에는 거북이 한 마리가 열심히 기어나가고 있는 듯한 그림이 웃음을 자아낸다. 책장을 한 장씩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거북이의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기존에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은 순수하지.’라는 믿음과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 중심이라면, 동심에 관한 독특한 해석을 담고 있는 김 작가의 동시는 다르다. 어린이들이 자기의 마음을 굳게 지켜가려는 고집을 앞에 두고자 했다. 여기서 ‘고집’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이들이 자기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과 어린이들의 마음에는 이미 자기들이 살아가고 싶은 세상이 분명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김순정 작가에게 ‘고집’은 어린이들이 자기 마음에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단단히 여며가는 가장 순수한 동심인 것이다. “– 속상했겠구나//누나가 내 일기장을 훔쳐봤다/주먹이 꽉 쥐어지고/부들부들 떨렸다//– 짜증났겠구나//엄마가/설거지를 하며/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한다//‘구나’는 눈으로 말하는 건데…”(‘구나, 대화법’ 일부)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신 시인(우석대 교수)은 “어린이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가 충돌하는 모습을 통찰력 있게 짚어내고 있다. 엄마가 위로해주지만, 엄마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 입으로는 거짓을 말할 수 있지만, 눈은 오직 진실의 세계만을 담아내는 법”이라고 전했다. 김순정 작가는 전주에서 자랐다.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를, 원광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아동문학회 <아동문화예술> 동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우리독서토론논술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8

군산서해초 쑥국 선생님반 아이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돌머리가 부럽다’

‘쑥국 선생님’이라 불리길 좋아하는 송숙 선생님과 매일같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군산서해초 5학년 6반 아이들 25명이 한 해 동안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했다. 아이들의 1년이 담긴 시집 <돌머리가 부럽다>(학이사 어린이)가 출간됐다. 쑥국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한다. 그가 푸른솔초등학교 2~4학년 학생들과 함께 펴낸 <감꽃을 먹었다>, <호박꽃오리>, <분꽃 귀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학교에 화단을 만들고 아이들과 흙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게 됐다. 휑한 운동장 구석에 생긴 작은 텃밭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소였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화단을 만들고, 가지와 오이, 참깨, 벼를 심어 가꾸고 맛보는 시간까지도 시에 담았다. 식물과 사계절을 함께한 경험은 아이들의 시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화단을 찾아온 온갖 곤충과 지렁이, 올챙이를 관찰하고, 만지고, 놀고, 그들과 살아가는 모습이 독자들을 웃음 짓게 한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그들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함과 감동, 스스로 깨우치고 터득한 지혜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은 ‘올챙이 이사’,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 ‘일로 와’, ‘지각 안 했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25명의 아이들이 쑥국 선생님과 함께하며 쓴 시 134편을 모아 엮었다. “우리 형은 생일날 1도(하나도) 기쁘지 않고/뭐가 잘 안 된다고 울었다./나는 게임도 하고 케이크도 먹었는데,/오늘은 나의 생일인 것 같다./너무 기분이 좋다.”(‘형의 생일’ 일부, 황영준) 이 시집만의 특별함이 있다. 어린이 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현행 맞춤법에 맞게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문 그대로의 작품 속에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아이, 맞춤법을 틀린 아이, 마음대로 줄여 쓰거나 이모티콘도 쓴 아이까지 엉뚱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시와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어우러져 읽을거리, 볼거리가 모두 풍성하다. “선생님께서 5학년 연구실을 가시는데/내가 계속 말 걸어서 선생님이/왜 연구실에 가시는지 까먹으셨다./나도 나이 들면 저럴까 걱정이다./교실로 돌아와 슬퍼하면서/칠판에 시를 쓰시는 선생님.”(‘선생님의 슬픔’ 전문, 박태양) 가족과 친구 등 같은 소재임에도 아이들의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어린 시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끝이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어린 시인들의 세상은 티 없이 맑다. 강형철 작가(시인,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에 대해 “구체적인 학교생활을 매개로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은 소중한 사례라 하겠다. 야무지고 기발하게 여러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서로 깨달아가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은 “티 없이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럴듯하게 꾸미지 않고 느낀 그대로 말한다. 어린이의 말을 글 그릇에 담으면 시가 된다. 어린이의 시는 어른들을 깨우치는 힘이 있다. 세상살이 때 묻고 얼룩진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시집에는 김가온, 김건우, 김솔, 김주연, 나윤서, 박민서, 박서연, 박태양, 백승연, 변유영, 서민규, 양해준, 여민경, 이성찬, 이승희, 이주아, 이주현, 이지우, 이푸른솔, 이하민, 임희진, 전희찬, 조보현, 최우혁, 황영준 등 25명의 초등학생 작가들이 참여하고, 송숙 선생님이 엮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8

두 어린이의 ‘목소리’에 집중할 시간...‘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본보 신춘문예 출신인 김근혜 동화작가가 네 번째 장편동화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을 출간했다. 라이벌 관계의 두 어린이가 우연히 목격한 납치 사건을 시작으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 동화는 추리 동화로, 티격태격하던 라이벌 관계의 수지와 호태가 우정을 쌓아가는 모험 이야기를 담았다. 라이벌인 수지와 호태는 ‘봉주르 요리 교실’의 셰프인 마스트 정이 누군가의 차에 떠밀리듯 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에 둘은 납치 사건으로 의심하고 사건을 캐내기 위해 힘을 합쳐 알쏭달쏭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추리와 긴박한 추격전을 펼친다. 눈치 빠른 수지는 일찌감치 봉주르 요리 교실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낌새를 포착한다. 요리 교실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직원의 빨간 조끼, 명품 운동화, 그리고 검정 조끼, 험상궂은 흉터 등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수지의 관찰력이 사건 해결 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수지의 예리한 관찰력과호태의 차분한 실행력이 만나 사건 해결에 커다란 보탬이 된다. 예리하지만 우왕좌왕하는 수지를 대신해 호태는 경찰에 침착하게 상황 설명을 한다. 범인을 쫓다 벌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호신용품을 챙겨오기도 한다. 뛰어난 직감의 수지와 침착한 판단력의 호태는 너무나도 다르다. ‘다름’과 ‘다름’이 만나 처음에는 티격태격 다투는 일도 많았지만, 함께 사건을 쫓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기도 한다. 김근혜 작가는 동화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매사에 만나게 될 ‘경쟁’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경쟁을 피할 수 없고,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된다는 것이 김근혜 작가의 말이다. 그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일이 정말 우리가 원하던 것일까. 때로는 승리 자체가 목적이 되면 자신이 지니고 있던 진정한 소망이 가려지기도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전했다.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깊이 있는 대화와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자아와 성장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남보다 앞서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때로는 길을 잃었을 독자들에게 선물하는 책이기도 하다. 김근혜 동화작가는 지난 2012년 본보 신춘문예 아동문학 부문 ‘선물’로 등단해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 등을 펴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상주 작가이자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8

유순예 작가의 세 번째 시집 ‘속삭거려도 다 알아’

“노인 요양 시설 야간 근무자와 주간 근무자의/인수인계 대화를 귀담아들은/어르신, 병상에 누워/눈을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신다//(중략) 굳어가는 혀로/떠듬떠듬 말씀하신다//소, 속삭, 거, 려, 도, 다, 알아!”(‘속삭거려도 다 알아’ 일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를 공부하다 귀향한 유순예 작가. 지금은 고향 진안에서 ‘속삭거려도 다 알아’듣는 치매 어르신들의 입말을 받아쓰며 살고 있다. 치매 어르신들 그리고 유순예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유순예 작가가 세 번째 시집 <속삭거려도 다 알아>(푸른사상)를 펴냈다. 이 시집은 유 작가가 지난 2007년에 펴낸 <나비 다녀가시다>, 2018년에 펴낸 <호박꽃 엄마> 이후 4년 만에 출간한 시집이다.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 사이의 간격은 10년, 두 번째 시집과 세 번째 시집 사이의 간격은 4년이다. 그가 꾸준히 작품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지게와 쟁기, 어머니의 호미에서 시론을 배운 유순예 작가는 배운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유 작가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깨닫고 성장하는 삶을 시로 풀어냈다. 그는 농사를 천직으로 삼고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늙은 어머니를 지극한 사랑으로 노래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귀향해 치매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돌보는 유 작가의 마음이 따스히 느껴지는 시집이다. “바지에똥지린놈, 당신이아니라, 당신을공격한, 불한당인줄도 모르는/아버지나/병든남편수발들기위해, 낯선도시큰병원을옮겨다니다, 울화통터진/어머니나//마음 둘 곳 없어/마음에 없는 소리만 하신다”(‘설사’ 일부)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종필 문학평론가는 “힘들어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다고, 고마웠다고, 독자들 곁에서 조심스럽게 속삭인다”며 “누군가의 상처는 독자들에게 연민의 형태로 다가온다. 모순적이지만 미래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마음이 그래서 더 움직인다”고 했다. 유순예 작가의 고향은 진안고원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시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나비, 다녀가시다>, <호박꽃 엄마>가 있다.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등에서 어린아이들과 함께 시를 공부했다. 현재 고향 진안으로 돌아와 뜨거운 열정과 사랑으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3

소리문화전당, 전북 13개 시군 찾아가는 예술극장 진행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올해에도 전북(전주시 제외) 13개 시‧군내 문화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예술극장’을 진행한다. ‘찾아가는 예술극장’ 은 전북도민들에게 균등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공연문화 혜택을 함께 나누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대표적인 공공문화 사업이다. 신청 대상은 전라북도 13개 시ㆍ군 소재 비영리기관 및 단체와 교육·복지 및 의료기관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 유치를 희망하는 단체이며,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프로그램(클래식, 국악, 무용, 연극, 퓨전, 타악 복합장르 등) 중 각 단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하여 신청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당은 신청단체의 요청장르와 구성원의 특성을 고려한 공연단체를 우선적으로 섭외해 ‘찾아가는 예술극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2 찾아가는 예술극장’ 신청은 2월 10일부터 3월 11일 오후 5시까지 신청서류를 작성해 온라인 이메일(soriart21@naver.com)로 접수하면 되고 신청서류는 전당 홈페이지(www.sori21.co.kr)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다운 받아 작성하면 된다. 사업 진행은 공연단체 선정, 일정 및 장소 협의 등의 준비과정을 거쳐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02.09 17: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태건 시인 - 진창윤 '달 칼라 현상소'

20년간 신춘문예에 도전했던 사내가 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우체국에 갔다. 일간지 별로 응모하느라 우표 값도 꽤 들었다. 그때부터 휴대폰은 항상 충전해 두었고 옆 사람 벨소리에도 깜짝 놀랐다. 새해 아침이면 당선작들을 찾아봤다. 그리고 자신의 불운에 좌절했다. 낙선한 이유를 몰라서 화가 났고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슬펐다. 나이 쉰이 다 되어 사내는 대학원에 입학하기로 했다. 지도 교수였던 안도현 시인은 ‘연애를 하고 술을 많이 마셔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사내는 다시 좌절했다. 체질적으로 술이 약했고, 총각이었기 때문이다. 사내는 그림을 그린다. 알아주지 않아도 40년간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 잡념이 없어졌다. 판화를 할 땐 조각 날이 지나간 자리마다 뿜어내는 나무향이 좋았다. 송곳을 찍어 별 모양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 하늘에 별이 떴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를 ‘그림 천재’라고 불렀다. 그가 그렸다는 걸 안 믿을 정도였다. 틈만 나면 그렸다. 선반에 습작품이 가득 쌓였다. 어느 날 집에 오니 그림이 없어졌다. 아버지가 불쏘시개로 썼다고 했다. 사내는 다시 그렸고 아버지는 다시 태웠다. 아버지는 임종을 앞두고 말했다. ‘이제 그림은 그만 하고 취직해라!’ 사내는 얼마 전 첫 시집을 냈다. 제목은 <달 칼라 현상소>다. 시집을 내고 나서도 달라진 것은 없다. 그에겐 87년 민주화의 투쟁의 향수가 남아 있다. “디지털로 바뀐 지가 언제인데 / 코닥필름 회사 망한 지가 언제인데 / 아날로그 필름만을 고집하는 달 칼라 현상소 남자 / 자꾸만 얼굴을 바꾸는 달을 좇는다 ”(표제시 ‘달 칼라 현상소’) 달은 얼굴을 바꾸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내에게 달은 자유요, 민주주의다. 시인은 달이 보이지 않는 날에도 달의 존재를 믿는다. 시인 진창윤은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돈에 대한 공포가 민중의 연대를 방해한다. 내일이 두려워 현재는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면 자유를 누리게 될까? 효율성을 위해 자동차를 사고 가전 제품을 바꾼다. 노동시간은 추가되고 어느새 몸은 늙어 약해진다. 벌어둔 돈은 치료비로 나간다. 돈에 대한 공포가 각자도생을 만든다. 시인은 세상이 다 변해도 달이 이끄는 데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20세기 사상가인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말한다. 생계를 위한 ‘노동’과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예술가의 ‘작업’이 의미를 갖기 위해선 사회적, 정치적 ‘행위’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행위의 자유’가 권리이자 의무였다는 것. 시인은 노동이 주는 돈의 유혹에서 자유롭기 위해 오전엔 독서를 하고 오후엔 돈 안 되는 그림을 그린다. 저녁이 되면 더 돈 안 되는 시를 쓴다. 사내의 삶은 예술 같고 그의 시집에는 생활이 담겨 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은 낭만주의자다. /박태건 시인 박태건 시인은 익산 출신으로 199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시와반시 신인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시집으로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가 있으며 지역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아서 <익산 문화예술의 정신>을 비롯한 10권의 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2.09 17:01

제27회 신곡문학상 본상에 이정숙 수필가

중견 수필가 이정숙 작가가 제27회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필과비평사(발행인 서정환)이 올해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전주의 이정숙 수필가의 수필집 <계단에서 만난 시간>과 부산의 양희용 수필가의 수필집 <산복도로 계단>이 본상작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신곡문학상은 수필과비평이 지난 1995년 제정한 문학상으로, 전국 문단에 기여도가 높고 뛰어난 문학성을 자랑하는 수필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제27회 신곡문학상 심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인 ‘줌’을 활용해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에게는 사전에 대상 작품집을 배포하고, 이를 토대로 수상작을 결정했다. 심사 끝에 올해 신곡문학상의 대상 수상자는 결정하지 못하고, 본상 수상만 결정했다. 유한근 심사위원장은 “이정숙 수필가의 수필집 <계단에서 만난 시간>의 모티브는 몽골 기행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대상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그 과정에서의 공감적 동일화를 통해 자아 성찰과 깊은 사유를 부단히 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행수필의 새로운 창작적 지표를 마련하고 있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정숙 수필가는 “내게 글은 상처에 바르는 약이었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돼 줬다”며 “상의 크기만큼 품을 넓혀 정신을 맑게 새워 날이 선 언어들로 집을 짓도록 하겠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다짐을 다시 한번 새겨보며 수필과비평에서 나오는 서적이 어두운 곳을 비추는 빛이 되기를 소망해본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수필가는 지난 2001년 월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는 <지금은 노랑 신호등>, <내 안의 어처구니>, <꽃잎에 데다>, <계단에서 만난 시간> 등이 있다. 그는 작촌예술문학상, 한글사랑유공자 전라북도지사상을 받았다. 현재 국제펜한국본부 전북지부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시상식은 이달 26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날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정기총회,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한 신인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8 20:28

장수문화예술협동조합, 문화예술교육 1차 포럼 ‘장수 더하기’ 성료

장수문화예술협동조합이 장수군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을 위한 1차 포럼 ‘장수 더하기’를 지난 4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장안문화예술촌 문화마실 장수에서 열린 포럼은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취지와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동향을 공유하고 ‘지역’이 중심이 되는 주체적인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주요 쟁점들에 대한 해법과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장수군 주민,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허윤정 지역협력팀장은 문화예술교육의 지역화 흐름과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의 추진 배경과 목적을 설명했다. 이어서 전북연구원 장세길 박사는 장수군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지역문화진흥 전담 공적 기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장수군 문화예술교육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또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박찬영 팀장, 전주문화재단 김주희 팀장, 완주문화재단 김진아 팀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으며, 장수주민거점구축위원장인 김학모 이장, 장수문화예술인, 장수군청 당담자 등 20여 명이 참석해 장수의 문화예술거점으로써 발전 방향과 비전에 대해 토론했다. 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코로나 행동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참석인원을 축소하고, 모든 참석자들이 자가진단키트 검사 후 진행했다.

  • 문화일반
  • 이재진
  • 2022.02.08 20:19

완판본문화관 학술사업의 네 번째 결과물 ‘초천자문’ 영인본 발간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 학술사업의 네 번째 결과물인 ‘초천자문’ 영인본이 발간됐다. 완판본문화관 소장 유물인 초천자문은 조선의 명필 서예가인 한호(한석봉)가 지난 1597년 가을에 초서체로 쓴 천자문을 간행한 책이다. 1989년에 중간된 목판을 사용해 1911년 8월 22일 전주 서계서포에서 발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천자문 관련 서적은 대부분 한자 기초 입문서, 습자 교본, 한시 학습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간행됐다. 한자 기초 교육을 위해 천자문을 간행한 경우에는 해당 한자를 큰 글자로 제시하고, 그 아래에 한자의 훈과 음을 한글로, 한자의 뜻은 한문으로 풀이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완판본문화관이 소장하고 있는 ‘초천자문’은 글자 쓰기를 익히기 위한 습자 교본을 목적으로 편찬된 것이다. 본문은 한호가 쓴 천자문 초서체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초서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동그란 원 안에 작은 글자로 해서체가, 본문 상단에는 전서체가 양각으로 판각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페이지에 전서체부터 해서체, 초서체 등 다양한 서체로 천자문을 만날 수 있다. 안준영 관장은 “‘초천자문’은 음각과 양각이 혼용된 판각 기법과 간행 목적에 따라 책의 체제와 내용이 편집돼 있어 출판문화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앞으로도 영인본의 지속적인 발간을 통해 완판본의 다양성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완판본문화관은 전주 지역에서 생산해낸 각종 출판유산을 보전하고, 출판문화의 중심지이자 기록문화의 산실이었던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관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8 20:19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2월 상영작 ‘가득’ 프로그램도 ‘가득’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 2월 한 달 동안 국내외 독립 예술 영화 6편을 상영한다. 2월 개봉작은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인어가 잠든 집>, 박규현 감독의 <늦봄 2020>,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감독의 <굿 보스>, 폴 토마토 앤더슨 감독의 <리코리쉬 피자>,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의 <피그>, 하시모토 나오키 감독의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등 6편이다.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인어가 잠든 집>은 일본 대표적인 추리 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노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딸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규현 감독의 <늦봄2020>은 다큐멘터리로, 1918년 만주 북간도의 독립운동가들의 이상초에서 태어난 문익환 목사의 이야기다. 일제의 탄압 속에 어릴 적 벗 윤동주를 잃고 유신정권으로 친구 장준화를 잃었던 문 목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박 감독은 최초로 현존하는 육성 자료로 문익환 목사의 목소리를 복원하여 그 시대의 생생함을 전달하고자 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감독의 <굿 보스>는 우수 기업상 최종 후보에 오른 회사가 골칫거리 직원들 때문에 수상에 차질이 생기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사장의 모습이 담겨 있다. 폴 토마토 앤더슨 감독의 <리코리쉬 피자>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고, 아무것도 될 수 없을 것 같은 사랑에 빠진 소년 개리와 불안한 20대를 지나고 있는 알라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의 <피그>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열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남자가 트러플 돼지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담은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하시모토 나오키의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일본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주인 시즈카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반려견을 만나 처음 이별을 겪어본 8살 여자 아이의 성장통을 그린 성장 영화다. 이 밖에도 16일에는 매월 1회 개봉영화 한 편을 대상으로 전문가를 초청해 심층해설을 진행하는 ‘전주 아트톡’에서는 <원 세컨드>와 조재휘 영화평론가가 자리할 예정이다. 23일에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 문화예술인을 1명씩 초청해 씨네 토크를 진행하는 ‘픽업 시네마’를 운영한다. 이날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을 상영하고, 서양화가 서완호 작가를 초청해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 영화·연극
  • 박현우
  • 2022.02.08 20:11

국립전주박물관, 30년 만에 ‘상설전시관’ 새 단장…10일 재개관식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이 새롭게 찾아올 봄을 준비해 30년 만에 새 단장한 상설전시관의 문을 활짝 연다. 오는 10일 국립전주박물관 상설전시관 로비에서 재개관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홍진근 관장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관장, 김승환 전북교육감,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주 MBC 김한광 사장(대표이사), JTV 한명규 사장(대표이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가면서도 전라북도와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기존에 권위적인 느낌을 주었던 회색 배경의 로비에서 밝고 포근한 느낌의 색채와 간접 조명을 활용해 새로운 로비를 만들었다. 작게 나뉘어 있던 상설전시관 내 공간을 넓게 통합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휴게공간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따뜻한 차를 즐기며 한운성 작가의 작품 ‘감’, ‘석류’ 등과 박물관 정원의 멋을 한 몸에 느낄 수 있다. 이어 상설전시실 내 구성도 전면 개편했다. 1층 ‘역사실’에서는 구석기에서 조선시대까지 전라북도의 역사를, ‘선비서예실’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유명한 서예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2층 ‘전주와 조선왕실’에서는 전주에 뿌리를 두었던 조선 왕실의 역사를 배우고, ‘미술공예실’에서는 우리나라와 전라북도의 뛰어난 불교미술, 도자, 공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새로 단장했다. 이 밖에도 2층 로비에는 대형 실감 영상을 보며 쉴 수 있는 실감영상관도 마련했다. 원작의 감동을 오롯이 전달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는 미디어로 만나는 전주의 역사와 전라북도의 뛰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올해부터 국립전주박물관 내에서 국내외 중요 전시와 다채로운 문화상품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문화재단은 전라북도와 전주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전국의 뛰어난 문화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2.08 20:11

‘소소담’ 제80회 기획전 주인공에 ‘오늘 여기에’ 단체전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소소담 기획 전시가 80번째 이야기로 시민과 마주했다. 원광대학교 미술과 학생들이 만났다. 모든 세대가 함께한 전시가 오늘 여기,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소소담 갤러리에서 열린다. 원광대 미술과 학생들이 오는 28일까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1층 소소담 갤러리에서 ‘오늘 여기에-시간의 선물’ 단체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모든 세대가 함께 했다. 원광대 3학년, 만학도 4학년, 그리고 2월 졸업을 앞둔 학생까지 다섯 명이 모였다. 그 주인공은 김명숙, 오은하, 손미녕, 김서현, 이도아 작가(학생)다. 전시에서는 서각, 문인화, 수채화, 한국화, 유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만학도와 어린 학생들이 함께한 전시임에도 어색한 기류 없이 전시회가 기획됐다. 중심에는 김명숙 작가가 있었다. 만학도 학생인 김명숙 작가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함께 전시를 하자고 제안한 것도 김 작가다. 그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함께 하는 시간에 의미를 뒀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처음에 나이가 많아서 어린 학생과 어울리는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막상 먼저 다가가니 같이 어우러지고 함께 미술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작업실에서 같이 작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와 함께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어릴 적 미술을 하고 싶었지만, 일상에 치여 살다보니 쉽지 않았다. 이후 미술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대학교 진학까지 했다. 김 작가는 지금 이 시간을 ‘선물’ 같다고 표현했다. 전시회의 주제를 ‘오늘 여기에-시간의 선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뜻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지금도 같이 작업실에서 작업도 하고, 잘 어울려서 논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꾸준히 노력하고 작업해서 전국을 순회하며 전시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2.08 20:03

[이승우 화백의 미술이야기] 세잔느의 앵무새 4

그가 사망하기 2년 전 자신이 대단한 화가로 소개되는 전시회에도 심지어 그 앞을 지나는 기회가 있어도 한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던 사람이다.. 모든 사물을 원, 원통, 원추로 환원해여 돤다든가 자유로운 시점의 이동으로 피카소나 브락크에게 입체주의를 탄생시키고 전 세계의 화가들에게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부담을 준 장본인, 모딜리아니에게 마저도 사물을 대하고 그릴 때 입체적으로 안보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망상을 하게 만들었다. 비교적 그 사람들보다 더 현대적이어서 팝아트의 대표주자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앤디 워홀마저도 매료시킨 위대한 화가가 그렇게도 생전에 혼자만의 주장을 하며 세잔은 위대한 화가다라며 자신의 앵무새까지도 훈련시켜 악쓰게 하고 자기의 전속 비평가라고 했던 세잔의 염원은 이루어진 것이다. 신문에 난 남편의을 보며 너무나 벅차오르는 가슴을 가누지 못하고 우당탕 뛰어 들어와 당신 이제 유명해졌다고 외치는 아내의 행동을 바라보며 당연한 일이라고 무심하게 대응하던 그도 1906년 67세인 세잔은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큰 비를 만나 병을 얻은 뒤 영영 세상을 떠나는 순직을 했다. 신문에 난 세잔을 보는 아내는 얼마나 기뻤을까? 세잔의 여성혐오증 때문에 다른 모델을 구하지 못해 평생 모델을 서면서도 조금만 움작이면 저기 저 사과가 움직이는 걸 본 일 봤소?라며 무생물과 비됴 당하는 판전을 들었으니 말이다. 이런 것이 쌓이고 쌓인 세잔의 사상으로 그림 속의 아내는 차겁고 지루한 표정으로 정물처럼 영원히 남아 있다. 아내인 마담 세잔은 ㅡ왜 29점이나 되는 그림 속에서 마냥 차겁고 지루할까는 그의 부부관계에서 연유될 것이다. 세잔 사망 후 먼 훗날(2015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마담 세잔, 나의 모델, 나의 아내, 나의 뮤즈여! 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열렸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마담 세잔이라는 이름과 함께 마리 오르땅스 피케(Marie Hortense Fiquet 1850-1922)라는 이름이 세잔과 함께 우리들의 마음에 영원히 남아 오늘에 이르렀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2.07 19:0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