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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필사는 나를 찾는 긴 여정’

여행의 경험은 켜켜이 쌓여 일종의 숙성 과정을 거치며 발효한다는 지은이의 글귀처럼 묵은 된장처럼 묵묵히 완성하고 싶었습니다. 9월 독서의 달을 겨냥해 완주군립중앙도서관이 진행한 다함께 책읽기 프로그램 2021년 손끝으로 읽는 올해의 책 필사 챌린지에 참여, 도서관측이 추천한 책 여행의 이유(저자 김영하)를 완필한 이은종씨(완주군청 종합민원과 민원팀장)는 틈틈이 시간을 쪼개 작품을 읽고 옮겨 적는 작업은 언뜻 단순한 읽기쓰기의 반복인 것처럼 보이고, 또 눈이 따갑고, 손가락도 아픈 고된 작업이지만 지은이의 생각과 마음을 넉넉히 들여다 보는 즐거움이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2011년 도내 최초로 책 읽는 지식도시를 선포한 완주군의 연례 독서 운동 중 하나인 필사 챌린지에 참여한 완주군민은 모두 49명으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선정도서인 여행의 이유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었다. 이들 가운데 최종 필사노트(전체필사, 부분필사)를 제출한 사람은 이은종씨(봉동 둔산영어도서관 소속)와 윤선주씨(화산골작은도서관) 등 모두 29명이고, 책 전체를 필사한 사람은 이은종씨 등 5명이다. 이은종씨는 214쪽을 노트 84쪽에 필사했는데1쪽 채우는데 37분이 족히 걸렸고, 4개월간 3108분이 소요됐다며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완필의 목적은 나로 돌아오기 위한 긴 여정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화산면에 사는 윤선주씨는 꾸준히 쓰는 것이 힘들었지만 필사를 통해서 좋은 문장들을 마음에 새기는 작업이어서 뿌듯했고, 필사하는 동안 노트를 꾸미는 재미도 쏠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필사노트는 9월 30일까지 군청 로비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그 옆에는 명사의 서재에 참여한 한일장신대학교 채은하 총장의 추천도서, 그리고 완주군 관련 향토자료도 함께 전시 중이다. 완주군도서관평생학습사업소 이애희 소장은 좋은 글을 필사하게 되면 어휘력과 문장 구성력이 늘어나고, 필사하는 동안 힐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며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주민들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책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1.09.08 17:59

[신간] 열린시문학회, ‘또 다른 시작’ 각오 담긴 열린시집 31호 출간

열린시문학회가 30주년을 맞이해 열린시집 30호를 내고 1년 만에 열린시문학회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각오가 담긴 열린시집 31호를 출간했다. 이번 열린시집 31호에는 이운룡김주순윤현순백봉기 작가와 열린시문학회의 평생 회원 28명, 현재 회원 27명의 작품을 담았다. 옛날로 달려갈 막차는 끝내 오지 않았다. 돌아선 저 멀리 꾀복쟁이 하나둘 다시 못 볼 고향이 까마득했다.//그러면 그렇지. 죄 없는 천성 순진 장난은 사랑과 밥과 이불속 꿈꾸는 목숨의 가장 큰 선물이 아니었겠나.(이운룡 작가의 오지 않는 막차에 갇혀 일부) 이운룡 작가의 작품 8편이 열린시집 31호의 시작을 알렸다. 이운룡 작가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라북도 문화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 향토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전북뿐만 아니라 한국 문단 발전에도 한 획을 긋고 있다. 제1부에는 강경순, 고은, 고은혜, 구윤상, 김금남, 김대식, 김옥향, 김은유, 김홍부, 박경희, 박선애, 박종만, 서영숙, 석경자, 신수미, 이소애, 이명희, 이재숙, 이채영, 이현정, 조계철, 전채란, 최규풍, 홍경숙 작가의 작품이 담겨 있다. 그다음은 2021 특집으로 김주순윤현순백봉기 작가의 작품을 실었다. 이들은 현재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올해 김주순 작가는 시집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 윤현순 작가는 시집 <느그시>, 백봉기 작가는 여행산문집 <낯선 바람의 길을 따라>를 펴냈다. 제2부는 강동일, 구연배, 김기찬, 김영후, 김용주, 김재란, 김현조, 나혜경, 박영택, 성진숙, 송영란, 송희, 심옥남, 안영, 안평옥, 양태규, 이문형, 이여산, 이찬용, 장세원, 전병윤, 전선자, 전용직, 정재영, 최정선, 하종우, 한숙자, 홍순상 작가의 작품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재숙 시인은 앞으로도 열린시문학회는 계속될 것이다. 역사가 두터워질수록 그에 따른 책임과 기쁨도 배가 될 것이다며 여러 회원의 격려와 칭찬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열린시문학회는 1989년에 중산 이운룡 시인이 전북지역 최초로 전동 소재 유구회관 금모래다방에서 1년 과정 시 창작 교실 개설로 설립되었다. 1991년 제1시집 <개망초꽃, 등허리에 상처 난 기다림>이 출간된 뒤로 31년간 제31집의 열린시집이 발간됐다. 열린시문학회는 전북 문단뿐만 아니라 세미나, 시낭송회, 초청인 시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시문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08 17:12

[코무덤 그림 들여다보니] 선조들 무주고혼(無主孤魂) 제쳐두고 자기네 전쟁성과 평화 강조만

전북일보를 통해 공개된 일본 그림들은 다른 국가의 문화나 고통, 불행을 깊이 연구하지 않고 입맛에 맞춰 상품화하는 자기중심적인 일본특유의 문화가 그대로 담겨있다는 비평을 받는다. 이런 문화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상징인 일본 군함도(하시마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징용 이야기만 쏙 빼놓은 채 근대식 최초 아파트가 지어진 섬으로 미화하는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첫 번째 그림은 임진왜란 일본 전국시대 때부터 일본과 교류를 해온 화란인(네덜란드)들과 낭인, 일본인들이 귀무덤을 주변에 서있는 그림인데, 그림설명인 칠언절구에는 풍신수길이 서쪽정벌을 나서서 초토화시키고 개선을 했다. 장수들이 싣고 온 귀(코)로 무덤을 짓고 경관화 시켰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사람이 공양을 올리는 가운데, 평화가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은용 한일문화연구원장(74원광대학교 명예교수)은 첫번째 그림은 귀 공양 탑과 그를 참배하는 그림인데, 축제식으로 평화를 상징하고 표현하는 것이 주 내용이고, 그 광경을 구경하는 인파의 그림 형태여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두번째 그림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침략 장수들인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와 소서행장(고니시 유키나가) 등 용맹스런 장수들이 조선에서 가져온 귀와 코를 옮기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이 그림에는 무덤 앞에 인파들이 무덤을 구경하고 있고 저 멀리 짐꾼들이 양 어깨에 무언가를 나르는 모습이 깨알처럼 그려져 있다. 양 원장은 예전에 그런 짓을 해놓고 자기들이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이는 그림과 현재의 실상은 용서할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조들이 400년 넘게 무주고혼(無主孤魂), 이국에서 그러고 안타깝게 그렇게 계시는데 국가나 정부가 마땅히 그들을 모셔와야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로서 창피하고 아퍼해야한다지적했다. 임란당시 호남을 필사적으로 얻으려는 풍신수길의 방침과 호남을 지키려는 민관군의 대항으로 전라도 외곽지역에서 참혹한 전투가 잇따랐는데, 양 교수는 일본 귀무덤에 묻힌 대부분이 남원과 전주, 구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차원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종교인들이나 시민운동가 등 일부 깨어있는 이들이 귀무덤을 정리해 한국으로 송환하자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고 양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시라도 빨리 그들과 연대하고, 국가적으로 힘을 빌려 이같은 실상을 세계 방방곡곡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9.08 16:56

남원 ‘만인의 총’ 등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간 선조들의 고통, 일본에선 관광상품으로

일본 귀무덤 그림 귀 없는 만인의 무덤으로 알려진 남원 만인의 총 등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코와 귀 등 신체 일부가 잘려 건너간 순국선조들의 고통이 일본에선 지워진 채 관광 상품화 됐다는 증거가 공개됐다.(관련 기사 2, 16면) 전북일보는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국내 최초로 1799년도에 그려진 일본 교토의 코(귀) 무덤 그림과 엽서 등을 공개한다. 이 그림과 엽서들은 일본 경매 사이트 등을 통해 버젓이 판매 되고 있다는 것이 윤 소장의 말이다. 윤 소장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관련된 내용이 왜곡돼 관광명소로 둔갑시켜졌고 이를 홍보한 엽서와 그림들이 현재도 판매 되고 있다며 현재도 일본에서 누구나 구매가 가능한데, 문제는 당시 일본이 적의 신체를 묻어주는 등 자비를 베푼 것으로만 미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림들이 있는 것도 그렇고 이 같은 문제를 우리가 방치해 뒀다는 것이 화가 나고 슬프다고 덧붙였다. 양은용 한일문화연구원장(74원광대학교 명예교수)는 제가 40년 넘게 한일사상과 문화관계 연구를 했는데, 이런 그림을 본 것은 처음이다설명한 뒤 그동안 이를 알지 못했던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림을 본 한국 만화 거장들이 이 같은 일본 현실에 분노하고 임진왜란 당시 풍신수길(토요토미 히데요시)과 당시 참혹한 실상을 그림으로 그려 전북일보에 공개했다. 박수동 화백은 임진왜란의 원흉인 풍신수길의 코를 가상으로 잘라낸 그림을, 신문수 화백은 코를 베는 왜군을 피해 달아나는 할머니와 손자를, 박재동 화백은 코를 베는 왜군과 부엌 한쪽에 숨어 아이를 꼭 끌어안고 공포에 떠는 어머니를 그렸다. 화백들은 해당그림을 만인의 총이 위치한 남원시에 기증하기로 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9.08 16:56

[신간] 최인 전 전북CBS본부장, 방송선교 경험 책 내

전북CBS본부장을 거쳐 본사 상무를 지내고 퇴임한 최인 전 전북CBS본부장이 CBS방송선교를 한 경험을 담은 책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쿰란출판사)를 냈다. 최 전 본부장은 책에서 CBS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일은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CBS의 기록이며 CBS방송선교를 통해 섭리하시고 역사하신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해 그 기록들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책이름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모든 내용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기 때문에 책의 제목도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로 정했다고 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장은 난청 지역이었던 남원지역에 중계소를 설립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으며, 2장은 한국교회가 놀라게 했던 CBS주최 성경필사본전시회와 관련해 여러 가지 사연들이 소개되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불교의 나라 태국 전역을 여러 번 다니면서 세운 기독교방송 설립에 대한 얘기가 그 당시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이면서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인 소강석목사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 속에는 최인 장로가 CBS방송선교를 하면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의 스토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면서 이 책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고 다시 꿈을 꾸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전 본부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당시 했던 여러 가지의 일들이 나 자신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바로 CBS방송선교를 통해 한국교회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말부터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이 책에 기록된 일들은 한국교회와 성도님들이 주인공이 된 일들이기에 당시의 기록을 들춰내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한국교회와 함께 한 CBS방송선교 현장의 역사적 순간순간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전 본부장은 전주신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전주중앙교회 장로로 임직했다. 전 전북CBS인 기독교이리방송에 입사 후 대전, 전북CBS보도제작국장, 전북CBS 본부장, CBSTV 본부장겸 상무를 지낸 뒤 2014년 12월 사장 출마를 위해 퇴임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9.08 16:56

[신간] 중견시인 정성수 시인 23번째 시집 '툭' 출간

툭 치고 가는 어깨 하나가 있었다/툭하면 눈물 글썽이던 얼굴/빗방울이 정수리에서 툭, 파문을 일으키면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본다//세상에 툭 아닌 것 어디 있겠나/한 번 뒤집어 봐/툭하면 삐지지 말고 흰 이빨을 던져 봐//그대가 던진 툭(중략) (표제시 툭일부) 중견 시인 정성수씨가 23번째 시집 <툭> (도서출판 상상인)을 펴냈다. 시집은 4부 129쪽으로 구성됐으며 64편이 실려 있다. 각 시는 은유와 비유를 넘나들고, 사물을 관조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추억도 소환하고, 사유의 충돌로 얻어지는 경이로움도 선보인다. 정성수 시인은 시집을 묶으면서 읽어보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이 많다며 그나마 시를 쓰지 않았더라면 썰렁하고 눅눅한 세상을 어떻게 건널 수 있었을까라며 시에 대한 소이를 밝히고 있다. 표사를 쓴 이준관 시인은 정성수의 시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과 같다며 섬세한 감성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시가 행복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수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문단에 나온 후 시집, 동시집, 산문집, 동화집 등 6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수상 경력은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등이 있다.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의회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08 16:5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지호 소설가 ‘백석 문학전집 · 시’(서정시학)

막 걷기 시작했다는, 같이 키우는 늙은 개와 어떤 말들을 주고받는다는, 그 개를 형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아직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처남의 둘째 아이를 언젠가는 만나겠지요. 제 손으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여름을 견뎌냈다는 그 작고 당찬 아이를 팬더믹이 끝나면 만날 수 있겠지요. 처음 만난 고모부가 낯설어 사슴 새끼처럼 제 아빠의 다리 사이로 숨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안아주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요. 아이가 저를 노나리꾼*이나 멧돼지, 혹은 늙은 곰으로 생각해도 그냥 꼬옥 안아주렵니다. 수염의 순결을 따라 볼 비비는 법을 체득할 때까지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렵니다. 국경 봉쇄가 풀리는 그때라면 우리는 같은 집에 머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요. 그 집이 우리 집이 아니더라도, 어느 깊은 산골 마가리*이거나 가난한 목수에게 잠시 빌린 집이어도 우리는 이를 둥지라 여기고 느긋하게 머무를 겁니다. 끼니때마다 제비꼬리, 마타리, 가지취, 고비, 두릅순과 같은 나물, 햇콩두부 같은 순한 것들로 밥을 먹을 겁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 땀에 젖은 축축한 셔츠를 칼칼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오후의 출출함을 달래렵니다. 늦은 밤 다시 그런 때가 오면 슴슴하고 고담한 국수나 기장쌀로 쑨 호박죽을 나누어 먹겠지요. 온 식구가 후룩후룩 소리를 내며 먹을 것입니다. 그 소리에 낯선 이가 쭈뼛쭈뼛 사립문을 맴돌면 손을 길게 뻗어 고향 사람을 만난 듯 환하게 맞이 하겠습니다. 아니 그냥 그 마을의 의젓한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수런거리며 나누어 먹겠습니다. 사내들이 섞박지에 찰진 돼지고기를 얹어 따끈한 35도 소주를 나누어 마시며 빈 잔에 다정한 말을 담아 건넬 때 엄마들은 아랫간에서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의 손을 쓸어주며 갑자기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울어도 괜찮아요. 아이에게 옛 놀이를 가르치렵니다. 꼬리잡기, 가마타기, 비석치기는 괜찮은데 쥐잡이는 사양하겠습니다. 제비손이구손이*를 가르치다가 사타구니에 간지럼을 태우고 밀치고 웃고 뒹굴고 안아주며 체온을 나누겠습니다. 늦은 오후 땅강아지가 울기 시작하거나 시간의 냄새가 바뀔 무렵 쓰렁쓰렁 마실을 다녀오겠습니다. 늙은 갈댓잎이나 여린 버드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지 몰라요. 아이는 볼이 아릴 때까지 피리를 불다가 노을을 본다며 목마를 태워달라고 조르겠지요. 저는 기린처럼 목을 길게 빼주겠지만 혹시 수염을 움켜잡으면 엉덩이를 찰싹 때리렵니다. 엥~ 하고 울면 벌이 깨물었냐고 햇강아지 같은 엉덩이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렵니다. 아이의 발가락이 문득 제 코를 간지럽히면 거리낌 없이 크게 재채기를 하렵니다. 그 재채기 소리가 산 너머 마을에 여우가 태어나는 소리로 들려도, 그래서 저를 교양 없는 사람이나 강낭콩 순을 다 뜯어먹은 노루 새끼쯤으로 여겨도 그냥 내지르겠습니다. 긴 여행의 끝에 식구들이 지치면 잘게 쪼갠 자작나무로 탕약을 끓이겠습니다. 작은 곱돌탕관에 약재를 넣고 토방에 앉아 자작자작 탕약을 끓이겠습니다. 탕약관에서 나는 달큼하고 구수하고 향기로운 내음새와 약이 끓는 삐삐 즐거운 소리가 약보다 더 약이 되겠지요. 아이와 이별하기 전날 밤 돌 속에서 부처를 건져냈다는 아이의 할아버지 이야기와 처남을 큰 바위에 수양아들로 입양시켰다는 할머니 이야기, 그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태몽으로 꾸었다는 크나큰 범, 잉어, 복숭아 이야기, 그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봤다는 벼락을 맞아 바윗돌이 되었다는 큰 살쾡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네들의 힘세고 꿋꿋하고 어질고 정 많은 소 같았던 삶을 아이가 잠들 때까지 해줄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이 참 묘연합니다. 답답해요. 델타에 이어 엡실론, 세타 같은 낯선 이름의 바이러스가 출몰할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아이에게, 아이의 아버지에게 백석 시집을 보내줘야 할까 봅니다. 낡고 닳고 상처 입은 감각과 감정을 되살리기 위해서, 가슴속 바위틈에서 초생달, 바구지꽃, 짝새, 당나귀 같은 것, 슬픔, 사랑, 희망 같은 것, 그런 것, 그런 이야기들이 다시 샘솟게 하기 위해서 백석 시집을 꺼내야 할까 봅니다. 시집을 읽으며 쌀랑쌀랑 눈을 맞을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다시 생각해야 할까 봅니다. 노나리꾼* 소를 밀도살했던 사람. 마가리* 오막살이의 방언 제비손이구손이* 서로 마주 앉아 다리를 엇갈리게 끼우고 손으로 다리를 차례대로 세며 노래를 부르는 놀이 -대부분의 단어와 문장을 백석 시인의 시에서 인용했습니다.- 전북 장수 출생으로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되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08 16:51

[신간] 김재록 작가의 ‘대통령의 권력과 개혁은 다릅니다’…'차기대권론'

어떤 대권 후보에게 귀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김재록 작가의 <차기대권론>(모아북스)이 출간됐다. 이 책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김 작가의 폭넓고 깊은 상식이 돋보인다. 1장부터 13장까지 대통령의 권력, 정치, 교육, 외교, 국방, 경제, 언론까지 대부분의 사회 이슈를 다루고 있다. 다른 책과 다르게 순서대로 읽으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연결되므로 논리적으로 정리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관심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문제 없다. 1장 한국의 미래, 차기 대권 이야기, 2장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국가운영능력, 3장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 대장정의 시작과 코로나 팬데믹과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차기 대권 주자의 자질, 능력 등을 이야기한다. 지난 오천 년 역사의 여정은 험난하다 못해 굴욕과 치욕의 삶이었다. 가난과 억압이 일상이 되었던 한 많은 삶의 슬픈 역사인 것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생존과 자유의 기로에 선 한반도 일부) 4장 생존과 자유의 기로에 선 한반도, 5장 정치 개혁의 출발선에서, 6장 새 나라 대한민국 국가 개혁 설계안, 7장 북한 비핵화를 향한 조용한 전쟁에서는 정치 분야를 다룬다. 8장 교육 개혁은 한국의 미래다, 9장 한반도의 길을 찾는 전략 외교, 10장 강한 군대를 위한 국방 개혁은 순서대로 교육, 외교, 국방 분야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11장 국가 부강을 위한 경제 개혁 로드맵, 12장 대한민국을 이끄는 기업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 철학을 실천해야 하며, 체계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13장 언론 개혁으로 나라 바로 세우기에서는 차기 정부와 더불어 한국언론과 언론인들은 지위와 역할이 갖는 정체성을 깨닫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이어 역사 문학 철학부터 법률, 종교, 스포츠, 문화, 선거, 인물 등 최근의 시사 흐름과 사건 사고의 비평까지 곁들였다. 신기술, 신사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청년 일자리, 양성평등, 보수와 진보의 화합과 균형 등 한국 사회에서 짚어내야 할 거의 모든 분야를 촘촘하게 분석하고 해설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책을 통해 차기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리더가 될 사람이라는 것과 전례 없이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국가 비전과 전략이 절실한 시기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김재록 작가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투자은행 CLSA 아시아 회장과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이사 회장으로 크고 작은 각종 기업 컨설팅, 금융 자문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는 한국YMCA 청년회, 한국중견그룹연합회, 한중문화협회 부회장, 한국투자금융협회 이사 등을 맡아 여러 사회활동과 함께 주요 경제단체 초청 강연 및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컨설팅을 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08 16:49

전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 경력단절 예방의 날 8컷 만화 공모전 시상식

전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센터장 이윤애)는 지난 3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1층에서 도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경력단절 예방 만화 공모전 시상식과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만화 공모전은 경력단절 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출산,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기업, 가정, 사회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전의 주제는 출산육아인식개선 만들기,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혁신적 실천방안, 일가정 균형 문화 만들기 등으로 총 3개 분야에 8컷 분량의 만화 24편이 접수됐다. 이중 최우수상 1편, 우수상 1편, 장려상 2편, 특별상 10편 총 14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최우수상의 영광은 육我일기를 그린 정세라 씨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김마리 씨의 육아휴직 당당하게 사용하세요, 장려상은 강지수 씨의 내 일이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와 황록휴 씨의 김대리의 일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은 SNS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홍보로 경력단절 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어 경력단절 예방 주간 기념으로 전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 로비에 전시된다. 이윤애 센터장은 이번 경력단절 예방 만화 공모전을 통하여 결혼,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가정과 기업에서 일생활 균형 조직문화가 확산되어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는 경력단절 예방 8컷 만화 공모전과 함께 지난 8월 23일에 W-ink(윙크) 캠페인 초성퀴즈와 9월 2일 경력단절 예방 활성화 포럼을 열었다. 앞으로 10개 기관 및 여성친화기업 대상 릴레이 경력단절 예방 캠페인, 옥외 전광판 광고, 전북 9개 지역 현수막 광고, 버스안내시스템 광고 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09.07 18:01

전주문화재단, 전주 백인의 자화상 공연 ‘나의 삶, 나의 예술-전라삼현육각 전태준’ 개최

재단법인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전주 백인의 자화상 10주년을 맞이해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원로 예술인 오마주 공연 나의 삶, 나의 예술-전라삼현육각 전태준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개관 20주년을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6호 전라삼현육각(대금) 보유자 전태준 명인의 삶과 예술세계를 느껴보는 자리로 꾸며진다.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진행으로 전태준 명인과 전라삼현육각 이수자인 해금 고은현, 대금 이항윤, 피리 박지중과 김근수, 장고 김인두, 좌고 조용오와 객원 연주자인 승무 이화진, 양금 신유경, 거문고 권민정, 가야금 김영언이 무대를 꾸민다. 전태준 명인은 지금까지도 제자들과 함께 공연하며 전라삼현육각의 계승과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전태준 명인은 전주 출생으로 중학교 입학 공연에서 정형인 선생이 이끄는 농촌예술반의 국악 연주를 본 뒤로 평생을 대금, 국악과 함께 살아왔다. 그는 정형인 명인으로부터 전라삼현육각 가르침을 받았으며, 최낙선, 김동진, 이생강 명인으로부터 대금사조를 배웠다. 이어 2000년대 초반까지 전북도립국악원 교수부장을 맡아 후진 양성에 헌신했다. 재단법인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 김정경 팀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전라삼현육각의 재현과 보존을 위하여 한평생을 바친 전태준 명인의 삶과 예술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의 삶, 나의 예술-전라삼현육각 전태준 공연은 무료 입장이지만,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에 전화로 문의하여 공연 관람 접수를 해야 한다. 관람 티켓은 공연 당일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받아볼 수 있다. 한편 2012년에 시작한 전주문화재단의 전주 백인의 자화상 사업은 전주를 연고로 활약한 원고작고 문화예술인의 숭고한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고 체계적으로 정리, 기록하는 사업이다. 전주문화재단은 오는 10월 9일 한글날에 전주독서대전과 협력하여 탄생 130년을 맞이한 한글 운동가이자 시조 시인인 가람 이병기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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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07 18:01

자전거 탄 갤러리 개관 기념 김분임 작가 초대전

자전거 탄 갤러리(관장 김미정)에서는 갤러리 개관을 기념하여 다음 달 4일까지 김분임 작가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도 가볍게 보지 않는 김 작가의 풀꽃세상, 동백꽃, 진달래와 나목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사계절의 순간과 함께 작가만의 내면을 화폭에 담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 작가는 동백꽃을 보며 여수의 동백은 그리운 것이고, 꽃이 피어 채 지기 전에 떨어져 버리는 것은 안쓰럽다고 표현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미정 관장은 거리감 있게 생각되는 미술관보다는 동네 아지트와 유사한 곳에서 자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갤러리를 개관했다며 김분임 작가의 예술 세계가 자전거 탄 갤러리와 추구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김분임 작가를 초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분임 작가는 국내 외 초대기획단체전에 350여 회 참여했다.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운영위원과 심사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수채화, 펜화) 전담교수이자 한국미술협회 수채화분과 위원, 대한민국 환경미술협회 전주지부 이사, 대한민국수채화대전 정예작가, 미국 시애틀 VSA 선정작가 등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9.07 18:01

[직격 인터뷰] 곽장근 교수 “전북 가야설에 대한 반박 논문 통해 해야 한다”

곽장근 교수 속보 = 최근 전북 가야 문화권을 비정하는 기문(己汶)과 반파(伴跛)를 두고 사료문제와 유물유적 검증문제가 쟁점이 된 가운데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오랜 세월 이 분야를 연구해 왔으며, 해당 학설의 주창자이기 때문이다.(관련기사 1일 13면, 7일 9면13면) 논란은 남원지역 시민사회 단체 등이 남원 가야계 소국=기문 등식화를 두고 문제를 제기한 데서부터 시작했다. 이들은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에 명시한 기문용어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임나일본부설(왜가 369년 가야를 점령한 뒤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562년까지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사료인 <일본서기>에 나온 국명이라는 이유다. 반면 남원시는 유네스코에 제출된 서류를 전문가가 검토하는 단계라며 현 상황에서 신청서 내용을 수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파=장수가야설을 두고도 사료해석을 비롯해 봉수제철유적의 존재유무와 조성시기를 놓고 지역사회와 학계에서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이에대해 장수군은 학계에서 다수 학자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반파 용어 사용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본보는 곽장근 교수의 입장을 들어봤다. -장수군의 반파 보류 결정 어떻게 보시는가 행정은 객관성이 생명이다. 결정을 존중한다. 다만 나는 학자로 행정보다 앞서 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장수 가야에 대한 과제는 특별히 과제라고 말하긴 어렵다. 역사고고학자로서 40여 년간 연구하면서 쌓은 고고학 자료도 있고 문헌학자들의 연구 성과와도 일치가 된다. 설명이 안 될 부분이 없다. 그리고 최근 10개 봉화를 중심으로 발굴 했는데, 가야 토기만 나왔다. 대가야 것도 아니었고 고려, 조선시대의 것도 아니었다. 불 피우는 흔적도 나왔다. -고증을 시작하는 단계로 봐도 되는가 그렇다. 이제 시작이다. 학자로서 학문의 방향성을 잡고 결론을 도출해나갈 것이다. 학술대회 통해서 계속 검증을 받겠다. -남원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하는 기문문제 어떻게 보는가. 임나일본부설과 관련해서 관심이 높다.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이며 폐기된 학설이다. 기문이란 용어는 <일본서기>뿐만 아니라 <양직공도>, <환원> 등에도 나와 있다. 일본서기만 가지고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동북아 정세와 역사 맥락배경 등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일본중국 학자들과 수차례 학술대회를 열어 검증도 했다. -전북 가야를 비판하는 매체를 많이 보는가 유튜브, 칼럼 등 다 보고 있다. -비판하는 측을 향한 입장은 어떠한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다만 칼럼과 유튜브, 말로 비판할 게 아니라 논문으로 반론을 제기해 달라. 나는 논문 수십 편으로 내 이론을 세상에 알렸다. 그렇기 때문에 팩트를 기반으로 쓴 논문을 통한 문제제기는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말이 아니라 논문과 책이다. 이 방법이 우리의 가야를 만들어갈 수 있고 전북의 미래를 구현할 수 있는 길이다. -향후 계획은 올해까지 논문을 쓰고, 앞으로 가야사 연구는 후학들에게 맡길 계획이다.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작고 있기 때문에 좋은 논문이 양산될 것으로 믿는다. 다만 대중서는 계속 쓰면서 도민들께 인사를 드릴 것이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9.07 17:43

(속보)전북작가회의 “신석정 고택 ‘비사벌초사’ 보존하라”

속보 = 전주시 노송동 주민들과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신석정 시인의 고택인 비사벌초사 보존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관련기사 7일 13면, 8월 11일 13면) 전북작가회의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사업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전북작가회의는 이날 전주 남노송동에 자리잡은 비사벌초사는 신석정 시인이 여생을 보낸 자택이라며 이 고택은 이병기, 박목월 등 당대 시인들과 교류하는 사랑방이었고, <빙하>, <산의 서곡>, <댓바람 소리> 세 권의 시집을 집필했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작품집에 수록된 소재들도 비사벌초사에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그런데 전북작가회의는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이 고택이 문화재적 가치가 높지 않다고 한다며천박한 개발논리에 기반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편리를 내세운 문명의 속내가 자유의 박탈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라며 사람의 터를 헐고 콘크리트 건물로 도시를 채우는 계획은 누구를 위한, 누구의 망령된 행위인가라며 한탄했다. 또 예향인 전북의 오늘이 개탄스럽다며 사람과 사람다움을 파괴하는 것이 도시개발로 위장된 문명이 바라는 바인가라고 했다. 전북작가회의는 신석정 시인의 자양분을 받고 자란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은 시인의 정신이 깃든 비사벌초사가 개발업자의 손으로 파괴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일제와 군부독재의 캄캄한 어둠을 견뎌야 새벽이 온다는 시인의 가르침에 모욕을 주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족시인 신석정 고택 비사벌초사 지키기 시민단체 협의회도 지난 6일 전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사벌 초사를 현 위치에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9.07 17:43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고창의 모로비리국(牟盧卑離國)

전북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던 마한 소국의 중심지를 고고학적인 자료를 활용하여 추정해 보면 12개소에 달하며, 고창지역의 경우 3개의 중심지를 상정할 수 있다. 첫 번째 중심지(Ⅳ-1소국)는 해안가 지역에 인접한 해리면상하면심원면 일대로서 주요 유적은 왕촌리자룡리의 분구묘와 두어리하련리의 주거유적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중심지(Ⅳ-2소국)는 고창읍과 고수면 일대에 해당하는데, 봉덕리만동남산리의 분구묘와 석교리부곡리봉덕남산리에 군집을 이루고 있는 주거유적 등이다. 그리고 세 번째 중심지(Ⅳ-3소국)는 대산면성송면공음면 일대로서 성남리광대리의 분구묘 유적을 들 수 있다. 특히 고창읍과 고수면아산면 일대의 Ⅳ-2소국은 반경 5km 이내에 마한유적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서 봉덕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자료를 보면,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대형 분구묘 축조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 고창 봉덕리 1호분은 5세기 이후 등장하는 대형 고분으로 4호 석실에서는 금동신발, 중국제 청자호, 은제장식대도, 청동탁잔, 성시구 등이 출토되었고, 5호 석실에서는 금동신발편, 대금구 등이 출토되엇다. 이러한 유물로 볼 때, 봉덕리 일대의 마한세력은 백제의 영역화 이후에도 상당한 정치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고창 봉덕리 고분군은 백제의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 고창지역은 마한의 54개 소국 가운데 모로비리국(牟盧卑離國)으로 비정되고 있으며, 이 명칭을 이어받아 백제시대에는 모량부리현(毛良夫里縣) 또는 모량현(毛良縣)으로 불렸다. Ⅳ-2소국 중심지 일대에서 마한문화유적을 축조하고 영위한 주체는 현재까지 확인된 고고학 자료로 볼 때, 바로 모로비리국의 중심세력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주변의 마한 소국연맹의 맹주국으로서 그 위상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창 해안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Ⅳ-1소국의 자룡리 분구묘에서는 주구 내에서 시유도기(施釉陶器)와 다량의 유공광구소호가 출토되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왕촌리 분구묘에서는 나주 신촌리 9호분 출토 원통형토기와 거의 유사한 형태의 출토품이 주구 내에서 다수 확인되어 영산강유역과의 교류 및 연관성을 상정할 수 있다. 또한 서해안에 인접한 점을 고려할 때 고창지역의 마한 소국은 해상을 기반으로 한 세력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고창 남쪽의 중심지(Ⅳ-3소국)는 전남 영광과 바로 연결되는 지형으로 고창 대산면을 중심으로 성남리, 광대리에서 다수의 분구묘 및 주거 유적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인접한 지점에 영광 군동 분구묘 유적도 위치하고 있어 Ⅳ-3소국은 이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자료들을 볼 때, 고창지역의 마한문화는 영산강 유역과의 교류나 고대 한일간의 문화교류, 나아가서는 마한에서 백제로 변화하는 시기의 모습도 종합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07 17:43

신석정 시인 고택 비사벌 초사 지키기 위한 움직임 본격화

전주시 미래유산 14호로 지정돼 있는 신석정 시인 고택 비사벌 초사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족시인 신석정 고택 비사벌 초사 지키기 시민단체 협의회는 6일 전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사벌 초사를 현 위치에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 남노송동에 위치한 비사벌 초사는 남노송동 재개발사업과 맞물리면서 존폐 위기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비사벌 초사는 신석정 시인이 거처하는 동안 이병기, 박목월, 김영랑, 김남조, 박두진 등 당대 시인들과 교류했던 사랑방이자 신석정 시인과 이곳을 찾은 문인들의 호흡과 채취와 애환의 숨결이 녹아 있는 정겨운 찻집이자 주막이다. 협의회는 비사벌 초사가 전통, 문화, 예술도시인 전주의 정체성과 품격을 드노일 역사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점을 고려해 전주시는 현명한 판단으로 고택이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비사벌 초사 원형보존 문제가 매듭지어지는 대로 전주시는 신석정 시인의 삶과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신석정 문학관 건립과 도로명 변경 등의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투기개발에 편승돼 문화사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비사벌 초사의 철거, 이건을 거론하는 개발업자의 무지와 탐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1.09.06 18:15

장수군 ‘반파=장수가야설’ 학설 인용 보류

장수군이 최근 지역일대에 반파(伴跛)라는 독자 가야세력이 존재했다는 학설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에 대해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고대사학계와 지역사회에서 반파=장수가야설을 두고 논란이 일자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이다. 장수군이 해당 학설이 사학계에서 인정받은 뒤 다시 사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관련유물유적과 문헌사료를 통해 검증해야 하는 과제가 대두하고 있다. 장수군은 6일 전북일보와 통화에서 반파=장수가야설을 두고 학술적인 논란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따르는 것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계에서 인정받으면 그 때 다시 반파라고 명명해도 늦지 않겠다고 판단했다며 현재는 장수지역에 존재했던 가야세력으로 칭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장수군은 오는 10월 19일 군민의 날 행사에서 반파국 선포식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보류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그 동안 한국 고대사학계와 지역사회에서 반파=장수가야설을 두고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와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문헌 <일본서기>와 <양직공도>에 나온 반파(伴跛, 叛波)를 토대로 장수에 반파국이 존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일본서기>에 나온 반파는 백제와 3년 전쟁(514년~515년)을 치르면서 봉수를 쌓아올렸다는 기록과 지표조사를 통해 봉수터로 추정되는 117곳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대다수 가야사 전공학자는 사료에 나온 반파를 대가야로 낮춰 부르는 용어로 해석하고 있다. 5~6세기 백제와 대가야가 적대적 관계에 있었다는 이유다. 또 <일본서기>에 등장한 반파 관련 내용도 중국문헌 <삼국지> 내용을 윤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사료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봉수터도 가야의 것만이 아니라 삼국, 고려, 조선 등 다양한 시기에 걸쳐 분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수 시민사회에서는 <일본서기>가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쓰인 사료라며 문헌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 장수군의 입장대로 추후 반파=장수가야설을 다시 내세우기 위해서는, 유물유적과 사료 검증을 통한 논리보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대해 곽장근 교수는 장수군의 고민과 입장은 충분히 존중한다며현재 발굴이 미진한 상태로 더 많은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곽 교수는 최근 10개 봉화를 중심으로 발굴을 했는데, 전부 장수 독자세력설을 증명할 수 있는 가야토기만 나왔다며 대가야 토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30년 넘게 가까이 발로 뛰면서 가야 시대 유적을 발굴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40여편 이상의 논문을 써왔다며 앞으로도 대중서적을 쓰면서 전북 가야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열리는 학술대회와 다른 학자들이 쓰는 논문을 통해 제가 주장하는 전북 가야에 대한 검증을 꾸준히 받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9.06 18:02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모나리자의 스캔들 5

그러나 로이 맥밀런(Roy Mcmillan. 1929-1997)이라는 미국 평론가는 모나리자의 화판에는 화가의 서명, 제작년도도 적혀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려 달라고 의뢰한 흔적도, 그림 값을 지불한 기록도 없고 또한 1500년대 초 이탈리아에서 빈번하게 주고받던 수많은 편지 속에서도 이 작품을 뚜렷이 언급한 것이라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다시 조르조 바사리의 말을 생각하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발견된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다는 단 한 가지 이유로 인하여 미완성이라고 하나 눈썹을 제외한 나머지 많은 부분은 모두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모나리자의 나이 또한 24세의 부인이라 하였으나 많은 사람들은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죠콘다의 아내인 리자라는 설부터 프랑스의 함대를 격퇴한 콘스탄차 디나로스의 아내 또는 계모 밑에서 자란 다빈치가 생모를 그렸을 것이라고도 하며 한 여인이 아니고 여러 여인의 얼굴을 같이 연구하여 인상적인 모습을 그렸다는 추측에, 동성애자였던 그가 남성을 모델로 했다는 설까지 난무한다. 어디 그 뿐인가? 피렌체의 고급 매춘부였을 것이다, 임신한 여자가 아니냐하는 것들에서부터 심지어는 모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빈치가 발명한 얼굴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눈썹의 유무 또한 정설이 없다. 프랑스 소설가 스탕탈의 이상한 일이다.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다는 말이 아니더라도 누가 보든지 사실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다. 미완성이라서 눈썹을 그리지 못했는지 아니면 바사리의 말처럼 이마가 넓은 것이 미인이라는 당시의 유행에 따라 눈썹을 뽑은 모델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오랜 세월을 거쳐 온 그림의 바니시를 제거할 때 함께 지워진 것인지 이 모두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의혹에도 불구하고 어느 화가는 모나리자를 모사하기 위해 18년 동안이나 차례를 기다렸다고도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탈리아 작가는 77세가 될 때까지 무려 203장의 모나리자를 모사하였다하니 대단한 여인에 대단한 화가였음은 분명하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06 18:02

제12회 전북고교생 목정음악콩쿠르 대상에 성악 부문 김자연 군

김자연 군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계승 발전과 더불어 우수한 음악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12회 전북고교생 목정음악콩쿠르에서 김자연 군(원광정보예술고3)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개최한 목정음악콩쿠르가 지난 4일 전주교육대학교 음악관에서 열렸다. 피아노, 현악, 관악, 성악 4개 부문에 총 78명의 전북 고교생이 참가해 정정당당하게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이중 대상 1명, 최우수상 4명, 우수상 4명, 장려상 12명까지 총 21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치열한 경연 끝에 성악 부문 김자연 군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최우수상(부문별 1명)에는 피아노 부문 김민서 양(군산여고2), 현악 부문 이하민 군(전주예술고2), 관악 부문 주동현 군(전주예술고3), 성악 부문에 최민혁 군(호남제일고2)이 선정됐다. 우수상(부문별 1명)은 피아노 부문 고경민 군(전주예술고3), 현악 부문 고예담 양(전주예술고3), 관악 부문 박지원 군(이리공업고2), 성악 부문에 김신웅 군(전주신흥고2)이 선정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시상식을 생략하며, 상장은 각 수상자 소속 학교로 발송된다. 김홍식 이사장은 코로나19의 엄중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기대와 열망을 반영하여 고민 끝에 올해도 콩쿠르를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은 전북도민과 문화예술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목정문화상, 전북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어나갈 후진 양성의 일환인 전북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과 미술실기대회, 음악콩쿠르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전북고교생백일장과 목정미술실기대회는 코로나19로 9월 중 공모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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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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