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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 명사특강 팽현숙 초청

팽현숙 씨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 이하 전주박물관)은 10월 명사특강에 코디미언 겸 요리사 팽현숙 씨를 초대한다. 개그맨 최양락 씨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팽 씨는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팽 씨는 오는 10월 2일 오후 3시 전주박물관 강당에서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작은 생각이 만들어낸 큰 변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팽 씨는 이날 강연에서 작은 생각으로 얻은 아이디어로 방송활동과 사업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그녀만의 노하우를 전한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강연은 무료이며, 25일 오전 10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현장에 오지 못한 관람객을 위해 다시보기- 온라인 강연도 운영한다. 오는 10월 12일 오전 10시부터 12월 10일 오후 5시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문화체험실과 전주박물관 유튜브에서 강연 영상이 게시된다. 홍진근 관장은 조그마한 생각이 문화적 가치로 성장한 결과를 보여주는 이번 강연이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쳤을 시민에게 희망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9.23 17:23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정읍시립국악단의 포용적 회복

법고창신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아간다는 말이다. 전통예술 역시 고정화된 역사의 산물이기보다는 함께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부딪히며 이루어내는 결과물이며 국가적인 계승과 창조적 문화창달을 위한 근본이 된다. 이러한 옛것을 알고 행하려면 과연 우리의 전통예술이 무엇인가 어떠한 모습인가를 인지하고 느껴야 하며 배워야 한다. 정읍시는 그러한 매개의 중심에 정읍시립국악단을 만들었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전통예술을 추앙하며 30년의 세월을 보냈다. 정읍시는 시립국악단 외에도 타 시도와 다르게 전통예술의 단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정읍시민 국악 교육을 위한 국악원 그리고 농악단과 합창단 등 다양한 문화 향수권 신장을 위해 문화예술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재 정읍시의 문화계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전염병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받고 있다. 특히, 전통예술계는 더욱더 그렇다. 2020년 1월 갑작스럽게 발발한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많은 공연은 중단되었고 많은 기간 시민과 만나지 못했다. 이에 우리 시 예술단인 정읍시립국악단은 이러한 아픔을 딛고 전통공연예술의 위상과 대민 문화 향수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악단은 거리두기 및 방역으로 소규모 정기 및 기획, 상설공연 등 안전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연주회를 모색하였고 사실상 어려운 비대면 상황 시에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통한 정읍의 전통예술 및 전통문화 알리기에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 민족 문화는 사람의 감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 마음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한 이치로 우리의 전통예술은 수천 년을 이어온 문화적 보배의 산물이었다. 시대를 지내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이 그러한 전통음악을 즐겼고 그러한 음악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정진하여 하나가 됨을 즐겼다. 조선 시대 만들어진 악서(樂書) 『악학궤범』 서문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 있다. 음악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늘과 자연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 따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소리가 되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오늘날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점점 더 멀어지고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심에 우리 전통음악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사명을 안고 있다. 선조가 남긴 문헌의 글처럼 하늘과 자연 그리고 사람 가운데 존재한 희로애락인 악樂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정읍시립국악단의 작은 불씨처럼 대한민국 각 지역 전통 예술단의 불씨는 큰 도화선이 되어 나아가 대한민국, 전 세계가 포용적 회복 inclusive resilience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팬데믹 시대에 값진 황금보다 더욱 찬란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며 후대에 이어갈 소중한 존재가치로 남을 것이다. With 코로나라는 단어가 내포하듯이 이제 함께 가야 한다면 이겨낼 수 있는 그리고 회복할 수 있는 포용의 마음을 갖고 우리 민족의 음악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자.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23 16:55

연석산 미술관에 활짝 핀 이웃들의 웃음꽃

전국 8대 오지라 불리는 완주군 동상면의 연석산 자락 연석산 미술관에 이웃들의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연석산 미술관(관장 박인현)에서는 다음 달 8일까지 동상골 어린이 그림 잔치 얘들아 그림과 노올~자(제1전시실)와 동시에 우리의 이웃들이 화폭 위에 풀어낸 민화의 멋 일상의 예술, 예술의 일상Ⅳ(제2전시실) 전시회가 열린다. 동상골 어린이 그림 잔치 얘들아 그림과 노올~자는 연석산 미술관과 동상초등학교가 협업한 전시회다. 자연풍경을 벗 삼아 생활하는 어린이들이 동상골 체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지난 7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 총 4회에 걸쳐 레지던스 작가와 지역 작가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색다른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중학생까지 아이들이 담아낸 작품은 독자적이고 자유로운 표현 방법과 다채로운 색감이 돋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어린이 작가는 최지안 작가, 꿈나무어린이집 박채언 작가, 동상유치원 채유리, 허예라 작가, 동상초등학교 김건휘, 김승겸, 김시완, 김종인, 김하량, 박나윤, 박하빛, 박하연, 백송이, 송태상, 이승현, 이예준, 차태희, 차하린, 허예서 작가, 고산중학교 차하민, 차하연 작가 등 21명이다. 연석산 미술관 레지던스 설휴정 큐레이터는 이 전시로 산골 어린이들이 소외감을 해소하고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맑고 순수한 영혼으로 제작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작품을 통해 치유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동시에 진행되는 우리의 이웃들이 화폭 위에 풀어낸 일상의 예술, 예술과 일상Ⅳ는 우리그림예술교육 민화 강좌 성과전이다. 7월 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 매주 토요일, 총 8회에 걸쳐 장우석 강사의 지도 아래 완성된 민화 성과물을 선보인다. 민화는 그림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은 비전문인들도 제작할 수 있는 그림으로 정통적인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기 때문에 초급자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에는 강좌 수강생인 김선희, 김창수, 김형숙, 박영선, 박하영, 이용일, 임순화, 정경숙, 정영천, 조종순, 홍영옥, 한영미 작가 등 12명이 참여했다. 설 큐레이터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재확산으로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의 복귀가 오늘날 우리들 모두의 공통된 염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총 8회에 걸쳐 화폭 위에 풀어낸 민화 강좌 성과물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창작공간 레지던스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연석산 미술관은 다음달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아댐 건설 100주년 기념, 아름다운 대아마을의 4계절을 담은 2021 동상영상 Ⅱ-대아마을의 4계 사진전을 펼칠 계획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9.23 16:4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경종호 작가 - ‘윤동주의 동시’를 그리는 시간 ‘윤동주 동시 컬러링북’

누나의 얼굴은/해바라기 얼굴/해가 금방 뜨자/일터에 간다.//해바라기 얼굴은/누나의 얼굴/얼굴이 숙어지어/ 집으로 온다. (해바라기 얼굴전문) 귀뛰라미와 나와/잔디밭에서 이야기 했다.//귀뚤귀뚤/귀뚤귀뚤//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우리 둘이만 알자고 약속했다.귀뚤귀뚤/귀뚤귀뚤//귀뚜라미와 나와/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귀뚜라미와 나와전문) 대부분 한 번쯤은 보았을 듯한 동시이다. 하지만 이 시가 윤동주 시인의 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 29편을 정갈하게 모아놓은 신간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인의 청소년기인 십 대부터 이십 대의 젊은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삶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할 것 같다. 그 길에 시만이 아닌 시의 세상으로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바로 [윤동주 동시 컬러링북]이다. 살뜰한 시와 애교 넘치는 그림 속으로 풍덩 빠져들고 싶다. 세상살이에 쫓겨 마음이 폭폭해진 이들이여, 이 풀잎 같은 책을 보시라 김용택 시인의 추천글이다. 그런데 동시라고 하면서 이 책의 대상을 어린이가 아닌 ~이들이여라고 하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은 동시이지만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시만 실리지 않고 시와 함께 애교 넘친다는 그림도 함께 실려 있다. 왼쪽엔 동시와 그림이, 오른쪽엔 빈 공간과 스케치를 한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 동시를 옮겨 쓰고, 스케치한 그림에 직접 색을 입혀 보는 것이다. 즉, 동시를 공부하는 초등학생부터 주름살이 얼굴 가득 새겨진 어르신들까지 시의 세상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안내서인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먼저 생각한 것이 초등학생들이었다. 1~2학년은 왼쪽의 시와 그림을, 오른쪽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었다. 3~4학년은 왼쪽의 시를 그대로 옮기지만 그림은 자기의 상상에 따라 다르게 칠해보는 것이었고, 5~6학년은 왼쪽의 시를 자신이 고쳐 써보고 그림의 색 또한 다르게 칠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한 예시일뿐 다양한 활용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이에 더하여 어린이가 아닌 성인, 팔순의 어르신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 같다. 좋은 동시와 그 동시를 좀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책 한 권이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윤동주 동시 컬리링 북], 우리가 쉽게 놓치며 가고 있는 감성의 한 자락을 슬며시 내밀어 주고 있어 고마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22 17:35

[신간] 미국 극비문서로 한국 현대사의 베일을 벗긴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

1945년 해방부터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까지 약 5년의 기간은 한국 현대사가 안고 있는 수수께끼다. 남북분단과 대립은 강대국에 의해 강요된 것이었는가?, 우리 민족 스스로 노력하고 선택한 결과였는가? 스스로 선택했다면 누가 어떻게 결정했는가? 등 많은 질문을 남기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누렇게 빛바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4천 건이 넘는 비밀문서 가운데 3백여 건의 핵심 문서만을 고르고 정리했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이 우리가 몰랐던 해방미군정정부 수립한국전쟁의 기록을 부제로 한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맥스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은 프롤로그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17세 소녀 김연자의 이야기로 시작해 광복군의 희망과 절망, 분단과 미군정의 남한, 좌우 대립과 미군정의 선택, 주한미군 철수와 국군 창설, 미국의 군정 통치, 폭력과 테러, 미군정의 개입, 북한의 남침과 한국전쟁,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편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에필로그인 한국전쟁에 참전한 한국계 미국인 에녹 리의 수난기로 끝맺는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미국의 소리 기자와 MBC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수장된 미국 정부의 해제된 비밀문서 가운데 한국 근현대에 관련된 기록에 관심을 두고 관련 내용(한국전쟁, 516 군사 쿠데타, 한일국교 정상화를 앞둔 비밀협상, 한국전쟁 관련 등)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는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비밀문서를 보면서 포로로 잡혔다 탈출했으나 부역의 의심을 받은 하와이 이민 한국인 2세 미군 병사의 수사 기록에서 처절함을 느꼈고, 버마에 끌려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소녀들의 울음 없이 뚝뚝 흘리는 눈물을 보았다.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수백 통의 편지에서는 전쟁에도 아랑곳없는 사랑의 열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전쟁이 초래한 두려움과 증오, 거짓을 담고 제각기 수런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비밀문서는 하나같이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이 땅 젊은이들의 희망과 열정, 절망을 증언하고 있었다. 저자는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소용돌이 가운데 새롭게 살피고 해석을 더 해야 할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이 실마리의 해석과 판단은 내가 아닌 역사가와 독자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관련 내용을 다루되 조심스럽게 소개하고 최소한의 해석을 보태는 정도에 그쳤다며 정치적 사건이나 인물에 관한 문서의 경우, 그 속성으로 인해 미국과 미군정의 시각과 편견이 곳곳에서 엿보였지만, 이 경우에도 언급은 하되 다시 여기에 주관을 개입시키는 일은 피했다고 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맡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 이종찬 위원장은 저자 김택곤이 미국 현지에서 여러 해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미국 내 다양한 자료와 비밀문서를 일일이 찾아내고 정리하여 펴낸 이 책은 우리도 잘 몰랐던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고 했다. 한국일보 이영성 사장도 이 책은 무겁고 아프지만 흥미진진하다. 책에 담긴 비화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은 4천여 건의 비밀해제 문서를 토대로 한 기록이라니 저자 김택곤에게 존경의 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감탄했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 서울대 정치학과, 동 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MBC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정부가 신군부의 광주 무력진압을 승인했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 비밀문서를 인용해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이어 그는 MBC 사회부장, 정치부장, 2580부장, 보도국장으로 근무했다. 광주MBC사장, JTV전주방송사장으로 방송 경영을 맡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극동대 석좌 교수를 역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22 17:01

[신간]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스무 살 무렵 백석의 시를 처음 읽었다. 전공 교재 속에 들어있던 모닥불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백석의 시를 찾는 대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짝사랑이었다. (안도현 자작나무의 눈부신 살갗-백석의 백화 중) 시를 좋아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책이 나왔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모악)다. 책에서는 현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41명이 남몰래 간직해 온 운명 같은 시를 소개한다. 김용택손택수안상학안도현유용주나희덕이시영천양희김사인김해자이동순정희성이하석박남준송재학복효근정호승 등 거장부터 중견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인이 참여한다. 이들처럼 웅숭깊은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들을 매혹시킨 시는 무엇일까. 그만큼 시인들이 소개하는 시는 참 다양하다. 인생 어느 한 순간 자신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시, 영혼을 뒤흔든 시, 시적 영감을 제공한 시, 문학적 성장에 영향을 끼친 시 등이다. 시인들은 이런 시를 놓고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이고, 특유의 서정적 문장으로 소개한다. 이 때문에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운 사람이 보내온 손편지 같은 감동을 선사한다. 서문을 쓴 최원식 문학평론가(인하대 명예교수)는 이 책의 본령은 시인과 특정 시와의 극적인 해후의 순간을 포착한 데 있다며그 스파크로 숨은 시인이 깨어나는 과정이란 마치 매미가 허물을 벗는것처럼 신비롭다고 했다. 완주 화산 출신인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는 서울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군사관학교 교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 교환교수, 서울대학교 교류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대 인문대학장, 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학장협의회장, 전북대 인문역량강화사업추진단장을 지냈으며,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호남사회연구회 이사장, 천년전주사랑모임 상임이사, 완주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 완주문화도시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그래, 너희 뜻대로 해라?(황금가지, 공저), <달궁 가는 길: 서정인의 삶과 문학>(서해문집, 편저), <이종민의 음악편지: 음악, 화살처럼 꽂히다>(서해문집)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이소애 시인 ‘쉬엄쉬엄’

4일 근무에 3일 쉰다는/3일 일하고 4일 논다는 말 안심이다/코로나 쉼쉼,/월화수목 뼈 빠지고 금토일 또 쌔 빠진/네겐 특별휴가 아니겠냐//(쉬엄쉬엄 일부) 이소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쉬엄쉬엄>(문학의 전당)을 펴냈다. 시인은 시집에서 잠시 뒤돌아봄이 세상의 폭을 넓히는 묘약이라는 소리 없는 웅변을 한다. 가끔은 먼 산에 눈길 던지며 한눈 파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5G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표제작 쉬엄쉬엄은 이런 시인의 시적 특질을 잘 드러낸다. 시인은 코로나19로 일상에 제약이 따라오지만, 이 시간이 특별휴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쉬어야 더 멀리, 오래 제 갈 길을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시집에는 총57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집의 해설을 쓴 안성덕 시인은 이소애 시인의 시는 인생에 대한 처연한 고찰을 담고 있다고 했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이소애 시인은 우석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시집은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보랏빛연가> 등이 있다. 최근 에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칼럼집 <소멸, 그 찬란한 무늬>를 출간했다.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주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견훤 · 전봉준 120명 역사 인물 이야기로 한국사 읽는다

후백제의 왕 견훤,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 장군 등 120명의 역사 인물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다양한 어린이 역사 교육책을 펴 온 사회평론연구소가 출간한 <용선생 15분 한국사 독해>(총4권, 사회평론)이다. 초등학교 3~4학년 학생의 역사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이 책은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총120명의 역사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사를 읽어낼 수 있다. 1권(우리 역사의 시작~삼국시대)은 구석기부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시대까지 다룬다. 선사 시대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그 시대의 생활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삼국시대는 광개토 대왕, 이사부, 온달, 김유신, 계백 등 역사 인물을 통해 고구려백제신라가 통일을 위해 경쟁을 벌였던 상황을 학습할 수 있다. 2권(남북국 시대~고려시대)은 신라의 삼국 통일과 발해의 건국으로 시작된 남북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를 다룬다. 불교가 발달했던 신라의 모습을 원효와 김대성을 통해 배울 수 있고, 장보고와 최치원을 보면서 신라 말의 혼란스러운 사회도 경험할 수 있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과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후삼국시대의 통일을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서희와 강감찬, 윤관 등을 통해 외세의 침입에 맞서 싸운 고려의 상황도 알 수 있다. 3권(조선시대)은 한글 소설과 판소리, 탈놀이 등 서민문화가 발달한 조선후기까지 다룬다. 정도전과 이방원을 통해 조선의 기틀을 다져나간 사람들의 고민을 알 수 있고, 이순신과 곽재우, 손홍록과 안의의 활약을 보며 전쟁 속에서 우리 역사를 지키려고 한 사람들의 노력도 공부할 수 있다. 4권(개항기~현대)은 조선이 외국에 문을 연 개항기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글로벌 국가로 거듭난 현재까지를 다룬다. 흥선대원군과 김옥균, 고종 등을 통해 위기에 처한 조선의 상황을 살필 수 있고, 전봉준, 유관순, 김구, 윤봉길, 이회형과 형제들을 보면 나라를 되찾으려 한 독립운동가의 노력을 알 수 있다. 책은 용선생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역사 인물의 생각와 말을 대사로 넣어 아이들이 그 시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회차마다는 이야기 속에 알아두어야 할 역사 용어와 개념을 담았다. 본문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자료도 제공한다. 저술은 정윤희이지은김형겸김주은 사회평론 역사연구소 소속 연구원, 이지혜 서울 미동초 교사, 김미성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 교수, 정지은 동국대 사학과 박사과정 등이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추석 연휴기간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행사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추석보다 이동량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추석 연휴, 도민과 귀성객을 위한 특별한 전시공연이 선보여진다. 특히 고향이 물에 잠긴 수몰민들의 아픔을 기린 전주국립박물관의 용담댐 전시가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수몰민들의 아픔이 새겨져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을 만날 수 있는 기회와 편안하게 안방에서 창극을 관람할 수 있는 행운도 주어진다. 추석 명절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전시공연을 선별해서 소개한다.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 展, 전주박물관 전시 상전국민학교 우승기(위), 용담우체국 우체통 국립전주박물관은 추석 연휴 기간인 20일~22일 고향이 물에 잠긴 수몰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전시를 이어간다. 지난달 31일 개최한 특별전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이다. 이 전시는 용담댐이 만들어지면서 물속에 잠긴 진안군 6개면(68개 마을) 1만2616명 이주민들의 망향이 담겨있다. 전시는 댐 건설로 인해 잠긴 용담 마을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댐 건설 과정과 의미, 그리고 발굴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옛 용담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본다. 또 이제는 사라진 고향, 용담을 기억하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들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총4부로 구성됐다. 1부 물속의 마을을 들여다보다에서는 용담 사람들이 쓰던 생활용품과 물속에 잠긴 학교의 물건들을 선보인다. . 학교에서 받은 개근상을 보며 뿌듯해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고, 곧바로 집으로 가서 집안일을 도와야지.라는 급훈을 보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누군가가 정성 어린 손 글씨로 쓴 편지는 집배원 아저씨를 기다리던 소녀의 설렘이 남아 있다. 2부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다는 용담댐의 건설과정과 의미를 조명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수립된 용담댐 건설계획과 1992년~2001년 진행된 전체 건설과정을 보여준다. 광복 이후 댐 건설 예정지라는 이유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의 삶, 한국전력공사에서 갖고 있던 토지를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하는 과정도 공개한다. 3부는 용담댐을 건설하면서 진행된 발굴조사 성과를 선보이는 옛 사람의 흔적을 찾다로 한국 전시대를 압축하는 유적을 선보인다. 전북 지역 최초의 구석기시대 유적인 진그늘, 고인돌 윗돌 이동로와 대규모 밭까지 포함한 대규모 고인돌군인 여의곡 유적 등이 대표적이다. 황산리 무덤군과 수천리 무덤군에서는 삼국시대~조선시대에 이르는 용담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4부 용담을 기억하다 에서는 용담을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했던 여러 사람들의 노력들을 모았다. 수몰 마을을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과 수집한 물건들을 정리한 목록집, 고향마을을 그림과 서예로 남긴 작품들, 1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발굴 조사 보고서, 용담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모습을 찍은 사진집 등이 주요 전시품이다. 전시 관람은 추석당일인 21일(휴관)을 제외한 20일, 22일 가능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시장 입장은 코로나 19사회적 거리두기로 동시간대 40명으로 제한된다. 이중섭김환기김기창 등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했던 화가들의 작품도 명절 연휴기간 만날 수 있다. 정읍시립미술관도 지난 7일부터 시작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전시를 이 기간에 이어간다. 주제는 한국미술의 아름다운 순간들. 주제처럼 전시에서는 193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큰 줄기를 이룬 화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가등록문화재인 오지호도상봉김기창이중섭변월룡장욱진김환기이우환곽인식김구림이강소 등 작가 49명의 작품 70여점이다. 전시구성은 3개로 나눴다. 제1전시실 주제는 근대미술을 꽃 피우다로 1930년대~1950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이후 일본 유학파들의 서양화풍 경향, 1920년~1930년대 한국의 서정성, 향토성을 담아낸 인물화풍경화산수화를 살펴볼 수 있다. 제2전시실 주제는 추상미술을 실험하다로 1950년대부터 시작한 추상미술의 경향을 살필 수 있다. 김환기유영국하인두박서보이우환윤형근곽인식으로 전개되는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통해 당시 화단에서 부각된 현대성에 대한 논의를 볼 수 있다. 제3전시실 주제는 매체예술로 확장되다이다. 이 전시실에서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전개된 두꺼운 채색 표현을 표방하는 화풍, 차가운 기하학 추상, 탈 평면,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 작업의 경향을 살필 수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백남준, 박현기 등의 비디오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관람은 추석당일인 21일(휴관)을 제외한 20일, 22일 가능하며,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다. 입장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동시간대 54명으로 제한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추석 연휴 3일간 집안에서 편안하게 창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공연 실황영상을 유튜브 국립민속국악원 채널에서 상영한다. 창극은 춘향전: 몽룡을 기다리며(연출 류기형, 작창/소리지도 왕기석, 음악구성 이태백, 안무 채향순)로, 20일~22일 만날 수 있다. 상영시간은 총 125분(1부 65분, 2부 60분)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올해 대표작품인 이 창극은 조선시대 신분을 뛰어넘은 춘향의 진정한 사랑을 노래했다. 올 4월 국립국악원 예악당(서울)과 6월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남원)에서 초연했고, 유튜브에서는 4월 2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재)국악방송이 촬영한 공연실황을 선보인다. 이벤트도 있다. 추석연휴 기간 온라인 설문 플랫폼에 퀴즈 여섯 기생(도창)의 이름 맞추기의 정답이나 1,2부 영상 감상평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증정한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9.16 09:56

[신간] 공무원 출신 김철모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서리꽃 피운 당신’

전북도 정책기획관과 익산시 부시장을 지낸 김철모 시인이 생애 일곱 번째 시집 <서리꽃 피운 당신>(한국문학세상 펴냄)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시인이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2년이 되면서 체득한 세상이치를 그려냈다. 때문에 인생 2막에 느끼는 삶의 감정과 자연이 주는 지혜,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난날의 채취가 보인다. 시인의 인생이 엿보이는 시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어느 60대 이야기와 서리꽃 피운 당신 1.2다. 전자는 거울을 보면서 시인의 자화상을 그렸고, 후자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매화를 보면서 향기를 팔지 않는 그 절개에 대해 노래했다. 단종연작시는 인간의 욕심을 비판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초록지문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지 타령은 감칠맛 내는 김치를 노래하며 어머니를 생각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87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김철모 시인은 2007년 설중매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협 회원, 전북시인협회 정읍지역위원장, 정읍문학회 회장, 한국문학세상 심사지도위원, (사)아시아문예진흥원 이사를 맡고 있다. 시집은 <그리고 고향 지사리>(2008), <또 하나의 행복>(2009), <봄은 남쪽바다에서 온다(2012)>, <꽃샘추위에도 꽃은 피고>(2014), <귀향>(2019), <익숙한 것들과 이별>(2020)이 있다. 수상경력은 제3회 대한민국 베스트작가상(2010),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문학대상(시부분,2012), 제10회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2018), 홍조근정훈장(2020)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안성덕 시인 - ‘코스모스’

유년에는 별이 많았다. 여름밤 멍석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했다. 별을 따고 싶었다. 별처럼 반짝이고 싶었다. 장대 들고 뒷동산에 올라가면 몇 개쯤 어렵잖게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알퐁스 도데의 별, 윤동주의 별, 이문구의 별, 가람 이병기의 별, 초롱초롱 별이 참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여행자에게는 길을 농부에겐 씨뿌릴 계절을 알려주는 별, 은하계에 별이 1011개 그런 은하가 우주에 1011개란다. 광막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었다, 무겁고 두꺼운 책 《코스모스》의 첫머리다. 저자 칼 세이건이 아내이자 동료 과학자인 아내 앤 드루얀에게 받친 고백이다. 영겁의 시간과 찰나의 순간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겁은 사방 사십 리 바위를 비단옷을 입고 백 년에 한 바퀴씩 돌아 옷소매에 그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며, 찰나는 소수점 아래 18번째 자릿수라고 한다. 우주는 영원하고 우리 인간은 한없이 하찮다는 말 아니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3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누구에게는 역사책으로 읽히고 또 누구에게는 과학책, 철학책으로도 읽힌다. 어느 챕터는 술술 읽히고 어느 챕터는 비탈을 기어오르는 듯 턱턱 숨이 차오른다. 천체 물리학, 신화, 철학, 윤리 등에 해박한 저자가 쓴 과학책 아닌 과학책이기 때문이리라. 현재도 팽창 중이라는 우주, 50억 년 후면 백색왜성이 되어 사라진다는 태양, 도무지 실감할 수가 없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한없이 하찮은 존재인 인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기껏해야 100년도 못 살고 가는 우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를 알게 되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허무함을 느낀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코스모스라는 말은 기원전 5세기 때 피타고라스가 우주는 어떤 질서로 움직인다라며 카오스와 반대 개념으로 처음 사용했다. 꼭 한번은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꽂아두지만 잘 읽지 않는, 잘 읽히지 않는 《코스모스》는 천문학을 철학적인 내용과 결합해 대중의 수준에 맞춰 썼다지만 지루하고 어려운 책이다. 빅뱅과 별들로 가득한 우주와 태양과 지구의 생성, 지구에 번개와 자외선과 물이 풍부해 수많은 화학작용으로 생명체가 탄생했단다. 인간은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졌으며 그 세포는 탄소, 수소, 산소 등의 원자란다. 은하계의 먼지 같은 별이 태양이며, 그 주변을 도는 창백한 푸른 점이 우리가 사는 지구란다. 허무하다. 거대한 우주 속 먼지 같은 한 점 지구, 아웅다웅해보지만 우리는 하찮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하찮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쳐가는 그 하찮은 존재는 위대하다. 벌써 십수 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나보다 어린 형이 숨이 안 쉬어진다며 퍽 퍽 주먹으로 가슴팍을 쳤다. 형, 하늘을 한번 올려다봐! 돌아가 별이 되어버린, 지금은 가고 없는 형이 하늘을 올려다봤는지는 이제 와 알 수 없으나, 그때 그 순간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다. 자꾸 멀어지는 시력 탓일까, 별 밭에 별이 흉년이다. * 칼 세이건, 《코스모스》, 홍승수 옮김, (서울: 사이언스북스, 2004)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15 17:12

[신간] 고창의 풍류 문화 · 전통가요 전승과 문화적 활용 방안

고창군(군수 유기상)과 전북대 농악풍물굿연구소(소장 김익두)가 주최주관한 2021년도 고창학 학술대회 결과물이 책자로 발간됐다. 책은 <고창의 풍류문화전통가요 전승과 문화적 활용 방안>(서울: 민속원)이다. 이 책은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새로 발굴된 <선운산곡>의 발견기록화 과정과 그 역사-문화적 특성가치의의, 최헌 부산대 교수의 현전 백제가요 전승 자료들과 그 문화역사적 가치, 나경수 전남대 교수의 고창지역 주요 전승가요와 그 문화적 활성화 방안, 성영애 숭실대 교수의 이재 황윤석의 <현금악보>에 나타난 자료적 성격과 풍류생활, 권민정 고창줄풍류보존회 대표의 고창지역 풍류문화의 근현대적 전승과 미래등 고창의 풍류문화 및 전통가요와 관련된 논문 5편이 실려있다. 김 교수의 논문은 30여 년 전 고창 민요조사 시절에 찾아낸 <선운산곡> 사사의 발굴 경위와 그 특징 및 문화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최 교수의 논문은 문헌에서 확인되는 백제가요 전반을 소개한 뒤, 이 전승가요들이 고창지역과 어떤 전승적 상호관계가 있는 지에 대해 심도있게 천착하고 있다. 나 교수의 논문은 고창지역의 대표적인 전승가요 및 주요 문화-콘텐츠 자산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그 현대적 재활성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성 교수의 논문은 고창의 대표적인 선비 이재 황윤석의 풍류 관련 저서 및 그의 풍류생활, 권 대표의 논문은 고창지역에 전승되어온 향제줄풍류의 구체적인 전승 양상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는 이 논문들에 관한 진동규호병탁안후상김헌선최선아이용찬 선생의 질의 토론문들이 실려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 최기우의 3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

은행나무꽃을 본 적 있나요? 은행나무꽃은 눈길이 오래 머무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피어난대. 화려한 꽃잎은 없어도 마주 보는 서로의 눈이 반짝일 때, 은행잎들은 꽃잎처럼 보일 거야. (희곡 「교동스캔들」 중 이이화의 대사) 극작가 최기우가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평민사)을 냈다.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12년 만에 낸 이번 희곡집에는 누룩꽃 피는 날과 교동스캔들, 은행나무꽃, 수상한 편의점, 조선의 여자다섯 편이 실렸다. 표제작 은행나무꽃에 눈길이 간다. 이 작품은 성리학이 삶과 국가 통치 이념으로 굳어진 여말선초(고려말, 조선초)시기를 배경으로, 전주한옥마을 600년 은행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실존 인물인 최덕지(13841455)와 그의 첫 번째 아내인 이이화(가상 인물)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방황하며 인화(人和)의 참뜻을 찾아가는 최덕지와 벼꽃과 감자꽃이 펴야 백성의 삶이 평안하고 사대부의 시문보다 백성의 태평가가 나라를 더 강성하게 한다고 믿는 이이화, 두 사람은 상하존비귀천의 명분보다 민본사상을 중시한다. 두 사람은 민중에게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려준다. 민중은 이에 감격하고 소박하게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이야기 전반은 오래 묵은 나무의 향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교동스캔들은 과거에 인연을 맺지 못한 남녀가 전주한옥마을에서 다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인연을 잇는 내용이다. 누룩꽃 피는 날은 7080년대 전주의 예술인들과 주객의 발길을 붙잡은 선술집학사주점, 막걸릿집보다 부산했던 백반집닭내장탕집. 빈 주전자가 늘어날수록 더 근사한 안주들이 나오는 것과 같은 구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의 여자는 1940년대 해방 전후 시기 긴박하게 산 우리의 거친 가족사와 그 속에서 여전히 고통을 안고 사는 자화상이 서글프게 담겨 있다. 소리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 처녀 송동심을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로 그려지지만, 속내는 국가의 폭력과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상한 편의점경찰서 앞 편의점을 배경으로 인간 생활의 모순과 사회의 불합리를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최기우 작가는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으며, 그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10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저서는 희곡집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와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신간] 최금순 시인의 첫 시집…'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 출간

몇 개인지 모를 마음의 버튼/가끔 작동하지 않는다//(중략) 지금에도 꿈 타령/나는 아직 열아홉 소녀인가 봐/이루지 못한 꿈 생각날 때마다/내 안의 고장 난 버튼을 고쳐/한 번씩 눌러보리다//잊고 산 꿈의 소환을 위해(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 일부) 최금순 시인이 첫 시집 <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도서출판 봄빛)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삶, 그 틈새에서, 가끔 버튼을 누르며, 거울에 나를 비추며, 사계의 서정에 물들다,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양파, 수능시험, 홍수, 봄비 등 다양한 소재로 작가만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한 시 60여 편이 담겨 있다. 시인은 오전에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장수에서 농사를 짓고, 오후에는 장수산서초등학교에서 돌봄 전담사를 하면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시 쓰기에 열중했다. 일상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고 겪어 보고 느껴봤을 현실적인 이야기를 노래한다. 허사가 돼 버릴지도 모른다는 예감에/나풀대는 양파 잎 바로 볼 수 없다/저들이 동해를 입어 죽는다면/상상하기조차 싫다//강인하고 꿋꿋하게 자라는 생명력/모든 만물 실없이 죽어도/청청한 목숨 살아 봄을 맞이한다(양파밭 겨울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전길중 시인은 최금순 시인의 양파는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라 현실적 대상이다. 양파를 심어 놓았다고 편안하게 있을 수만 없는 것이 양파 농사다. 농부의 절실한 마음이 시인에게 간절함이다며 최금순 시인을 농부 시인이라고 부르겠다. 농사를 시처럼 짓고, 시를 농사로 알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질긴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성인이 되어 직접 글을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시라는 장르였다며 짧은 글이라서 쉽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제일 어려운 장르가 시임을 알았다. 무지의 소산이었으니 지금 와서 어찌하겠나라고 말했다. 익산 출생인 최금순 시인은 이일여고를 나와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2020년 한올문학 신인문학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전북문안협회, 전북여류문학회, 장수문인협회 회원과 장수산서초등학교 돌봄 전담사를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신간] 장마리 작가의 '시베리아의 이방인들'…아름답지만 실패한 사람들의 눈부신 이야기

인간은 어떤 이념이나 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능과 탐욕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일지도 몰랐다. 생존을 위해 시베리아로 향한 사람들이 있다. 삶의 현실을 부둥켜안고 고뇌하는 세 주인공을 통해 이 시대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소설이 나왔다. 장마리 작가가 아름답지만 실패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시베리아의 이방인들>(문학사상)을 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한국의 준호는 가업을 살릴 시베리아산 소나무를 얻기 위해, 러시아의 빅토르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북한의 지석은 공화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척박한 땅 시베리아에 머물게 된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준호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에 급히 귀국한다. 그의 할아버지가 고집스럽게 지켜온 대성 제재소는 값싼 미국산 원목이 수입되어 대량으로 보급되자 위기에 처한다. 시베리아의 소나무를 들여오는 것만이 대성제재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기고 시베리아로 떠나게 된다. 빅토르는 대대로 벌목을 생계로 삼던 집안의 장남이다. 고생만 하는 벌목이 싫어 어릴 때 가출을 했고 이르쿠츠크로 도망 나와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준호를 만나 개인 기사로 일하게 된다. 준호의 급한 귀국으로 빅토르는 하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 북한의 벌목장에서 운전한다. 일 년 만에 준호와 연락이 닿게 되고, 시베리아산 소나무가 필요하다는 준호에 빅토르는 자신이 일하는 벌목장의 사업소장 지석을 소개해 준다. 당 비서의 아들인 지석은 아샤라는 러시아 여학생을 사랑하게 돼 공화국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어긴다. 그의 아버지는 지석을 러시아 벌목장으로 보낸다. 부소장이 저지르는 불법에 지석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오락거리가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오락 회관을 만들고자 한다. 회관을 짓기 위한 자본이 필요해진 지석은 빅토르가 소개해 준 준호의 됨됨이를 보고 원목 거래를 시작한다. 준호, 빅토르, 지석은 국적과 시베리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모두 다 다르지만, 비참한 현실 앞에서도 생존과 삶의 가치를 질문한다는 점은 같다. 셋은 운명 같은 실패에 놓이게 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우정이 피어난다. 방민호 문학평론가는 <시베리아 이방인들>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생각하도록 하는 근래 보기 힘든 문제작이다. 문단적 소설들에 지쳐 있는 독자로 하여금 눈 크게 뜨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시원스러운 작품이다. 한국문학은 이렇게도 자신의 살과 뼈를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장마리 작가는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선셋 블루스>와 테마 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 <마지막 식사>, 장편소설 <블라인드> 등을 펴냈다. 제7회 불꽃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신간] 박민배 작가의 첫 수필 에세이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박민배 작가가 첫 수필 에세이집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생각출판사)를 펴냈다.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는 작가가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트는 아침이면 매일같이 띄운 아침편지 가운데에서 뽑은 삶의 무거운 짐을 긍정으로 나누는 52가지 풍경은 삶의 출구를 찾지 못해 당황스럽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기록됐다. 암만 생각해보아도 나는 고독하기 때문에 더딘 붓질로나마 마침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독했기 때문에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도 아울러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일부) 작가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마음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주워 담는 섬세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그가 전해 주는 메시지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마음에 남은 파편의 상처들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음의 상처라는 게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여서 나 또한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어느새 예리한 상처에 사로잡히고 말면서 그만 헝클어져 휘청거리기 일쑤다.(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사슴 한 마리 일부) 삶을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타인과 더불어 얽히고설키게 된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겠지만, 나 또한 타인에게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힘든 순간을 자신의 방법으로 헤쳐나가고는 한다. 가끔은 상처의 아픔도 모른 채 두 눈 감고 넘어가는 날도 있다. 그때마다 남게 되는 마음의 상처는 결국 깊숙이 생채기를 내게 된다. 박 작가의 에세이는 작가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도 큰 깨달음을 선물한다. 복잡한 일 만들고 싶지 않아 모른 척 지나갔던 감정까지 세세한 감성으로 파고든 에세이는 독자들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수필 문학으로,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야 한다. 삶을 담고 그리는 만큼 삶 그대로의 서술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삶 그대로를 서술하되 일부러 지어 써서는 안 된다. 언제부터인가 수필 문학의 틈새를 비집고 삶 그대로와 소설을 섞어 쓰는 일명 펙션이 자리를 잡았다. 이런 시대에도 박 작가는 올곧은 작법으로 책을 펴냈다. 이름도 없이 쓰러져 간 수많은 무명의 시간 속에서 피워내어 모든 문장이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큰 울림을 준다. 박민배 작가는 상하문학상 수필 부문에 선정되어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건국대 문리과 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조선대 산업대학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표준협회 편집실장, 국가표준정보센터 수석연구위원, 수원과학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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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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