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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만원에도 팔렸다…'케데헌' 열풍 타고 전주 한옥마을 들썩

지난 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이 민화 전통문양 등을 소재로 한 공예인들에게도 뜻하지 않은 특수를 안겨주고 있다. 수년째 전시돼있던 고가의 공예품이 느닷없이 팔려나가는가 하면 전통문양 디자인과 자개, 나전 소재 공예품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주공예품전시관에 따르면 케데헌 인기가 절정이던 지난 6월, 목조각 '까치호랑이' 한 쌍이 각각 195만원, 156만원에 신혼부부에게 판매됐다. 이 작품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민속목조각장인 김종연 장인이 민화 속 '까치호랑이'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목조 조각이다. 위협적이면서도 익살스럽고 정감 어린 표정이 특징이다. 애초 판매보다는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다양한 공예작품을 선보이고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전시 목적이 더 컸다. 하지만 케데헌의 글로벌 인기 속에 영화에 등장하는 까치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이 까치호랑이 작품도 입점한 지 3년여 만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주공예품전시관 온라인 쇼핑몰(명인몰) 등을 통해 해당 작품을 본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잇따르면서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6~8월 석 달 동안 까치호랑이 대(大) 5작품, 소(小) 3작품 등 총 8작품을 판매하며 1,118만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박을 터뜨렸다. 전통문양과 자개, 나전 소재 공예품들도 젊은층과 외국인, 기관 선물용 등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이 3~10월 매출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개당 5만원이 넘는 나전채색텀블러가 이 기간에 28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곤룡포잔 세트(1465만원어치), 자개명함볼펜세트(821만원어치), 갓·부채 키링(471만원어치) 등도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 관계자는 "우리 고유 문화에 현대적 감성을 잘 녹여낸 케데헌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통과 민화를 소재로 한 공예품을 많이 찾는다"며 "공예인들도 시대적 흐름과 각 계층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공예품전시관에서도 이분들에 대한 지원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공예인들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판매를 대행하고 있으며, 전국 최대 규모의 판매관을 통해 현재 150여개 업체(작가) 530여종의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육경근
  • 2025.10.15 15:50

평등의 불로 세상을 비추다, 제14회 젠더문화축제 17일 개막

전북여성가족재단(원장 전정희)에서 14회째 열고 있는 ‘젠더문화축제’가 17일 오후 1시부터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평등ON, 모두가 빛나는 세상’. 편견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소망과 희망의 뜻을 담고 있다. 젠더문화축제는 성평등 문화를 공유‧확대하자는 취지로 전북 지역 여성계와 함께 추진하는 도내 유일 성평등 축제다. 올해는 여성‧가족‧대학‧기업‧종교 등 28개 기관과 단체가 공동 주관해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전북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한 28개 기관의 홍보부스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또한 17일까지 온라인 퀴즈 이벤트를 통해 ‘젠더’의 의미와 성평등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지역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15개 플리마켓도 열린다. ‘이혼숙려캠프’ 호랑이 상담사로 유명세를 탄 이호선 교수의 강연도 펼쳐진다. 이날 이호선 교수는 ‘가족소통 레벨 업’을 주제로 가족 간의 이해와 소통 방법을 알려줄 예정이다. 제14회 젠더문화축제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재단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 여성·생활
  • 박은
  • 2025.10.14 17:21

다채로운 실험과 도전으로 무장한 전주 신진예술가, 관객과 만나다

전주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갈 신진 예술가들이 깊어지는 가을을 예술로 물들인다. (재)전주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술가들이 가을을 맞아 각기 개성 넘치는 무대와 전시로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공연 분야 선정자 이희준 연출가는 청소년과 가족 단위 관객을 대상으로 연극을 선보이며, 또 다른 공연 분야 선정자 김윤하 연주자는 가야금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북콘서트로 관객을 찾아간다. 시각 분야 문채원 작가는 우연한 행복과 상징을 매개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사유한 전시를 선보인다. 공연 분야 선정자 이희준 연출가가 준비한 ‘한겨울의 오로라’는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상담자와 내담자의 치료 과정을 따라가는 연극이다. 심리적 치유의 여정 속에서 인간 내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 극으로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 연출가는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선정으로 첫 단독 연출을 맡아 프로덕션을 진행하게 돼 매우 긴장되고 설렌다”며 “공연이 관객들에게 치유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극은 오는 18일과 19일 오후 5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며, 전석 2만 원으로 NOL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또 다른 공연 분야 선정자 김윤하 연주자는 가야금 연주와 함께 직접 쓴 글을 엮어 북콘서트 형식의 공연 ‘그곳에 닿기를’을 선보인다. 작품은 라이브 연주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음악에 대한 갈망과 예술가로 살며 느낀 고민과 진심을 관객에게 진솔하게 전달한다. 김 연주자는 “진심을 담은 이야기와 선율이 많은 이의 마음에 닿을 그날을 기대하며,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며 “다가올 공연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공연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전주 ‘경원동 샵’에서 열리며, 전석 1만 5000원으로 예매 및 문의는 전화(010-4605-3177)를 통해 할 수 있다. 시각 분야 선정자 문채원 작가는 전시 ‘포춘 텔러’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갈망과 이에 반응하는 감각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해, 운세·징조·상징 등 미래를 점치는 다양한 사물과 의식의 흐름을 예술적 언어로 재구성해 불안한 현실을 해석하고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전시는 이달 28일 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뜻밖의 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부대 프로그램은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추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은 2025년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사업으로 △김민지(연극) △정유진(시각) △김윤하(음악) △이희준(연극) △최산하(음악) △김규리(시각) △문채원(시각) △박로운(시각) 등 총 8인을 선정했다.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선정자들에게는 총 3600만 원의 지원금과 함께 일대일 전문가 컨설팅, 전문가 리뷰 등을 통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영상 아카이빙과 도록 제작 등이 지원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4 17:21

감각의 리듬으로 그린 세계, 이장우의 '경계 없는 풍경 II'

이장우(40) 작가가 구현하는 풍경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감각과 물질, 기억과 정동이 교차하는 화면이다. 화폭을 통해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변모시키고, 시각적 경험이 아닌 촉각적이고 신체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느껴진다.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그는 4살 때 처음 붓을 잡았다. 이후 수년간 풍경 회화에 천착하며 풍성한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풍경의 감각적 리듬을 시각화하는 이장우 작가가 개인전 ‘경계 없는 풍경 II’ 을 30일까지 공간 시은에서 개최한다. 해외 및 국내를 배경으로 한 30여 점의 다채로운 회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자폐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세상이 정한 기준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았지만,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이장우표' 세상을 구현하며 두터운 마티에르(질감)와 색감의 조화로 미술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원도의 풍경을 위주로 작업해 온 작가가 최근 2년 동안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작업한 근작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작가의 부모님 고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 시은의 채영 디렉터는 “이장우의 회화는 사실적 재현을 넘어 풍경을 감각적 리듬으로 전환한다”며 “디지털 이미지를 물성의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풍경은 감각과 정서적 세계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이 하나의 창을 구현하는 작업이라면 이 작가는 자신만의 렌즈를 통해서 촘촘히 색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수십 번씩 이어나가 풍성하고 조화로운 창으로 완성한다. 그 과정에서 일정한 패턴이나 질감을 이용해 순수한 감각을 부여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2017년 가나인사아트센터(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기념전과 2022년 학고재 아트센터 개인전 '물. 바람. 돌' 등을 선보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 작가는 천안에 위치한 뮤지엄호두 전속작가로 선정돼 올 한해 활발한 전시와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4 17:21

[리뷰] 군산이여, 춤을 추자

군산에 왔다. 50년 만의 일이다. 군산은 부산, 인천과 함께 3대 항구였다. 군산의 역사는 깊고 문화는 빛났다. 지금은 어떤지 궁금하다. 거리에 들어서니 도시는 한적(閑寂)했다. 큰 빌딩에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문이 잠기고 벽에 ‘댄싱동호회’(3층) 표시가 남아 있다.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수산시장으로 갔다. 수많은 점포와 식당은 한산했다. 인구가 줄고, 회사와 공장이 정착하지 못한 탓이라고 택시 기사는 말했다. 국립군산대학교와 예술의전당 건물이 보였다. 나는 그것에 희망을 느꼈다. 시내를 벗어나서 수왕새터길에 들어서니 ‘공감선유’ 미술관이었다. 이곳에서 <구름이 흐르는 숲> 공연을 한다. 현대무용단사포가 춤을 춘다. 기적 같은 일이다. 연간 10만에서 20만의 관객이 미술관에 온다. 군산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일어나서 결기(決起)의 춤을 출 것이다. 산과 들에 건축가 백희성은 물이 흐르는 세 동의 건물을 지었다. 그는 파리에서 공부했다. 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건축의 노벨상인 폴 메이몽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기억, 땅의 기억, 사물의 기억을 건물 속에 담아내는 환상적인 꿈의 공간을 산야 200평 공간에 실현했다. 그의 건물에 합당한 환경을 조성하고 조경을 만든 유우종 관장의 노력과 예술적 집념은 또 다른 놀라움이다. 1985년 무용단을 창단한 김화숙 교수는 원광대학교 무용과 교수였다. 그는 제자를 이끌고 40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왔다. 수많은 공연 가운데서도 1995년에 시작한 ‘광주민중항쟁 무용삼부작’, 2020년 공간탐색 프로젝트로 시작한 ‘완주 산속등대’, 2022년 ‘정읍 영모재’, 2023년 ‘남원 서도역’, 2024년 ‘again 간이역’ 2025년 ‘다시 간이역에서’ 등의 야외 공연은 한국 무용계의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포의 공간탐색 프로젝트는 현재 군산에서 40주년 기념사진전과 함께 막이 올랐다(2025년 9월 26-27일). 이번 공연의 연출은 김화숙, 대본은 한혜리, 안무는 김옥, 박진경, 조다수지, 기획은 강현진이였다. 출연은 김옥, 박진경, 조다수지, 송현주, 박주희, 문지수, 유우종 등인데, 최상철 현대무용단 단원인 김정훈, 하연수, 조준서 등이 찬조 출연을 했다. 이 공연은 프롤로그로 시작되었다. 무용수 송현주는 균형 잡힌 자세와 리듬이 있는 스탭으로 숲으로 가는 길을 오르고 있다. 그가 벤치 앞에 서 있는 유우종 관장을 만나는 광경을 갤러리 1에서 관객들이 바라보고 있다. 이 장면이 바뀌면서 관객들은 갤러리 2로 간다. 선(線)의 거장(巨匠) 렌츠 클로츠(Lenz Klotz)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이 공간은 그랜드 피아노 음악으로 가득하다. 관객들은 피아니스트 심정미를 보면서 그의 곁을 지나 밀폐된 갤러리 3으로 이동한다. 무용수 조다수지는 벽에 걸린 그림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유연하고 아름다운 그의 무용에 관객들은 순식간에 매료(魅了)되었다. 양팔을 펼치며 호소하다가 때로는 바닥에 눕는 번민(煩悶)과 한(恨)의 무용을 관객들은 그와 함께한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무용수 김옥과 박진경이 갤러리 안으로 몸을 비틀며 진입한다. 이제 무용은 산으로 가는 시간이다. 관객들은 무용수들과 함께 야외로 나갔다. 하늘이 열리고 나무들이 숨 쉬는 자연의 빛과 어둠 속에서 구름은 영원으로 흐르고 있다. 숲속에 요정들(송현주, 박주희, 문지수, 윤정희)이 나타나서 나무를 껴안고, 땅속에 흡입되다가 하늘로 치솟으며 숲속을 질주한다. 요정들과 함께 관객들은 천상의 환희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사라진 숲속에 무용수 박진경의 솔로 춤이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두 개의 긴 천을 휘젓고 하늘로 날리면서 종횡무진(縱橫無盡) 달리는 그의 춤은 손(損)과 이(利)를 다 버리고 흐르는 구름이요 무아(無我)지경의 초월이었다. 절정(絶頂)의 순간은 길이 없는 무한(無限)인데 어디선가 영혼을 달래는 노래가 들려온다. 무용수 김옥이 수사(修士)의 모습으로 등장해서 경건한 동작으로 구름이 지나간 자리를 더듬고 가면서 기도를 올리고 묵묵히 숲에서 사라지면 관객들은 무용수들을 따라 들판으로 내려간다. 공연은 에필로그의 순간이 되었다. 남녀 무용수들은 결집하고 이산(離散)하면서 잔디 위를 달리고 몸을 굴리는 묘기를 펼치는데 세상은 여전히 불안하고 날은 저물고 있다.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무용수들은 물이 되었다. 하나의 원소(元素)가 되어 자연으로 귀의(歸依)했다. 한혜리 대본은 구성이 치밀했다. 내용에 따라 안무도 적절했다. 이미지로 형상화된 무용은 다양한 상상력을 촉발했다.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는 이질적인 대립적 요소가 부딪치는 긴장감으로 계속 폭발했다. 예술은 폭발이다. 그의 무용은 전자기기 시대의 위기에서 벗어나서 우주의 근원, 생명의 원천인 자연을 알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술, 음악, 건축이 무용과 하나가 되는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이 일은 무용가 한 사람 한 사람이 형상적(形像的)이며, 음향적(音響的)이며, 매체적(媒體的)인 사고(思考)가 가능해야 달성할 수 있는 일이다. 야외 공연은 시각적 확장성이 가능해서 관객이 접근하기 쉽고, 역사의 땅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다방향(多方向) 통행 예술이 되는 이점이 있다. ‘집’이란 무엇인가. 건축이란 무엇인가. 세계와 대치(對峙)하는 지상의 별이요, 과거의 정신이 아닌가. 군산의 갤러리에서 그림과 건축과 무용이 자연을 만나는 예술을 볼 수 있어서 우리는 행운이었다. 전북도와 공감선유, 그리고 사포후원회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현대무용단사포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이태주 공연예술평론가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대학원 졸업하였으며, 미국 하와이대학교 및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단국대학교 영문학과 및 연극영화과 교수, 단국대 공연예술연구소장, 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 한국연극학회장, 한국연극교육학회장, 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 집행위원, 서울시극단장, 국립극장 운영위원, 예술의 전당 이사를 역임했으며, 공연예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5.10.14 17:09

제46회 학생붓글씨쓰기 한마당, 종합대상 무주적상초 김도준 학생

제46회 학생붓글씨쓰기 한마당의 종합대상은 김도준 학생(무주적상초 5학년)이 수상했다. 사단법인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김순갑)가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후원한 이 행사는 한글날을 기념해 지난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작품 신청을 받았다. 총 170점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지난 1일 심사가 진행됐다. 종합대상은 무주적상초 5학년 김도준 학생이 수상했다. 서예 부분 초등부 금상은 전주 오송초 1학년 김태린 학생이, 중등부 금상은 나주 영산중 3학년 박승우 학생, 고등부 금상은 정읍여고 2학년 문초연 학생이 받았다. 경필 부문 초등부 금상은 전주 동신초 6학년 이동현 학생에게 돌아갔다. 우수 교육자상은 김제 만경초와 김제 북초등학교에서 서예를 지도한 양미숙 선생님이 받았다. 김순갑 회장은 “학생들이 우리글을 바르고 예쁘게 쓴 작품을 보면서 한글 사랑의 마음이 느껴진다”며 “서예교육이 사라져가는 요즘 시대에 열심히 쓴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특선 이상의 작품은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세종한글서예연구회의 정기회원전 ‘한글 빛으로 물들이다’ 작품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3 18:30

서예, 삶이 된 예술…붓끝으로 전한 류영근의 진심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으면 몸에서 책의 기운이 풍기고 문자의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옛 선비들은 풍부한 학식과 인격이 뒷받침되면 서권기 문자향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사 김정희는 “나는 칠십 평생에 벼루 열 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추사는 형식(기술)보다 내용(정신)을 더 강조했다. 그의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 이론은 이를 상징한다. 류영근(70) 서예가는 40년 동안 추사의 가르침을 토대로 서예의 가치를 묵묵히 지켜온 인물이다. 오늘날 서예가 특정 계층의 사유물로 존재하며 문화로서 뿌리내리지 못했으나, 문자 예술로의 가치를 눈여겨 본 그에게 서예는 삶의 중심이자 세상 전부가 됐다. 전통 서예와 현대 서예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예의 영역을 확장하고, 대중들에게 문자 예술의 가치를 알려온 그가 한글 서예 초대 전시회 ‘이은 류영근展’을 열고 있다. 23일까지 전주 문화공판장 작당. 한국과 중국에서 13차례 개인전을 열고 대중들과 만나온 서예가는 지역 문인 15인이 쓴 명승지 찬시를 문자의 조형성으로 해석해 내놓았다. 특히 옛것과 전통 가치에 천착해 온 그의 서력(書歷)과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적인 감각들이 돋보여 보다 새롭다. 서예 작품으로는 드물게 가로 1.5미터 세로 6미터짜리 대작도 2점이나 걸려 문자 예술의 강렬함에 압도된다. 전통의 영역을 견고하게 지키고, 창조의 영역에서 더 치열해진 그를 지난 10일 전시장에서 만났다. 지난 2023년부터 기획해 준비한 한글서예 초대전은 관람객에게 선보이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을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서예의 힘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좋은 작품으로 꾸준히 서예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류영근 서예가는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전통이 사라지는 오늘날, 서예가 특정계층의 사유물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계승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예는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야 비로소 어떠한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끈기로 일궈낸 예술로서 가치를 잘 들여다봐 줬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서예’는 단순히 문자가 아니다. 먹(墨)을 벼루에 갈면서 인격을 수양했고, 자신만의 필치를 완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뒤따랐다. 이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배웠다는 작가에게 서예는 어쩌면 인생의 총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좋아하는 것. 서예는 그의 삶이자 직업인 셈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3 18:25

한국·인도 미술의 '오늘'…연석산우송미술관, '우마 지도리 특별전'

인도미술의 '오늘'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완주군 동상면 연석산 우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아 미술을 한국에 불러들이고, 전북미술을 세계로 펼치는 미술운동인 우마 지도리 프로젝트 일환으로 열리는 ‘우마 지도리 특별전’으로 한국과 인도 미술작가 19명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각자 자신의 색깔을 녹여낸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현대미술의 매력이 ‘낯설지만 색다름’인 것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참신한 시선으로 빚어진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전시’에 방점을 찍지 않고 ‘미술’ 영역을 탐구하고 사유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돼 더욱 의미가 크다. 연석산 우송미술관은 지난해 12월 인도 케케이엘람재단과 협업을 맺고 교류를 시작했고 지난달 인도 미술가 10명이 한국을 찾아 ‘우마 아트캠프’에 참여했다. 이들은 7박8일간 한국의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견고한 국제교류의 연대를 실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공간에 머물며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술담론을 생산하고, 연대의 가치를 공유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렇게 우마 아트캠프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완성한 작품을 ‘우마 지도리 특별전’을 통해 공개한다. 특별전에 참여하는 작가는 한국의 곽풍영, 권은경, 김온, 문리, 박승만, 박영선, 소찬섭, 이보영, 이올 작가이다. 인도 작가는 아제이, 아키에스, 빈디, 비노이, 치파, 모니카, 타바숨, 산토스, 바니타, 유스프 등이다. 연석산 우송미술관 관계자는 “인도의 영향력 있는 미술가들과 교류·연대하면서 구체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토대로 국제적 활동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31일까지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3 16:33

전주문화재단, 지역을 배우는 문화탐방 '전주 마을여행'운영

(재)전주문화재단이 전주 지역 유·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마을술사와 함께하는 마을여행’ 하반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역문화 활성화와 교육 현장의 문화 감수성 제고를 목표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전주시 마을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양성된 마을술사들이 직접 개발한 마을여행 코스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상반기에는 10회에 걸쳐 80여 명이 참여했으며, 하반기에도 총 10회 8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교원들은 마을술사들의 해설을 통해 전주의 역사와 공간, 문화자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 마을여행은 △노송동(서낭당→물왕멀표지석→옛중노2동사무소→적산가옥), △동서학동(관성묘→남고산성동문지→서문지→남고사), △삼천동(삼천문화의집→공방거리), △풍남동(오목대→이목대→자만동벽화마을→향교→완판본문화관), △송천동(건지산숲길→오송제 생태공원→전주 천년고도 옛길) 등 5개 동 10개 코스로 구성됐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교원들의 지역문화 이해도를 높이고, 학생들에게 지역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선순환적 교육 효과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마을술사 양성과 마을작가 발굴을 통해 시민 참여형 지역문화 기록물 발간 등 지속 가능한 문화자원 활용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0.12 16:30

지금이 가장 뜨겁다…비엔날레로 빚은 남도 예술의 풍경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남과 광주는 반드시 거쳐야 할 성지다. 오랜 시간 비엔날레를 개최하며 아트 허브로 군림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열리며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미술 관계자, 컬렉터들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마당 문화 기행으로 탐방하게 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현장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붐비며 뜨거운 분위기였다. △미술기행의 시작, 전남도립미술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4주년 기념 전시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BLACK & BLACK’은 동아시아 수묵 남종화와 1950년대 서구 블랙 회화를 현대미술의 시각에서 교차 조명한 전시다. 핵심은 동서양의 블랙 회화를 병렬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재 윤두서의 작품에서 시작해 남도 수묵 전통을 잇는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을 거쳐 세계 현대미술사의 거장들과 연결된다. 서구 블랙 회화의 중심에 선 피에르 술라주와 앵포르멜의 대가 한스 아르퉁, 추상표현주의의 로버트 마더웰, 이우환, 이응노, 이강소의 작업을 비중 있게 다룬다. 총 30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70여 점의 작품은 동서양 거장의 궤적을 중심으로 남도의 현대 수묵 작가들이 어우러지는 장대한 스펙트럼을 선사한다. △딱 한 곳만 고른다면!…광주비엔날레관 광주 미술시장의 중심축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너라는 세계 :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라는 제목으로 포용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선한 오지랖이 개인과 공동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 함께 탐구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 전시에서는 장애인‧고령자‧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물리적‧심리적 장애물 없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무장애(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넘어서 모두의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는 디자인을 관람할 수 있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고안한 ‘세 번째 엄지손가락’의 경우 사용자의 파지력과 민첩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 외에도 현대인의 삶의 질과 사회참여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모빌리티’의 미래화는 공평한 이동 환경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서울 청계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전기버스 ‘로이’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낮은 바닥 구조와 휠체어 탑승을 위한 경사로를 갖추고 있다. 주행 중에는 탑승객뿐 아니라 도로의 모든 사용자를 고려하는 감지 기능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이 작동된다. △지역 미술의 중심축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 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은 2024 허백련미술상을 받은 이철량 작가의 '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허백련 미술상은 한국화의 거장 의재 허백련(1891~1977) 선생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광주시가 1995년 제정한 한국화 부문 미술상으로 지난해 이철량 작가가 본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철량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짚어본다. 작가의 초기 대표작인 ‘언덕’과 ‘신시’를 중심으로 그가 구축한 수묵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1부 전시와 수묵을 동시대 회화로서 미학적으로 풀어낸 2부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광주와 전남에서는 지역에서 시작한 전시가 전국을 거쳐 세계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다. 예향의 가치를 내건 전북 또한, 지역과 세계를 잇는 예술 도시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2 16:16

전주 거리 인형극제, 소극장 공연과 거리 예술 잇다

전주가 다시 예술의 거리로 들썩였다. 최근 전주 차이나거리와 웨딩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5회 전주 거리 인형극제’는 관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열린 축제로, 도심 곳곳이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인형극이라는 전통적 장르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손의 예술’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열린 이번 축제에서는 화려한 기술이나 거대한 무대장치 대신, 천과 나무, 실과 종이로 만든 인형이 손끝의 움직임에 따라 생명을 얻으며 거리를 물들였다.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오랜만의 웃음과 여유를 만끽했다. ‘토끼는 당근’, ‘목각인형 한마당’, ‘달달한 수수팥떡 이야기’, ‘보라매와 아이’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였다. 인형극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넌버벌 퍼포먼스는 장내를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가족 단위 관객부터 연인,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거리 곳곳에서 공연을 즐겼다. 실제 공연 현장은 관객과 인형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장이 됐다.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인형과 인사했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짧은 순간이지만 거리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부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초등학생 김지윤(8·전주) 양은 “인형이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진짜 친구 같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자녀와 함께 관람한 시민 이현주(38) 씨는 “영상으로 보는 공연과 달리, 눈앞에서 움직이는 인형을 보니 감정이 더 생생하게 와 닿았다”며 “최근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소극장 단체 작품을 거리에서 만날 수 있어 신선했다. 지역내 소극장 공연에도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도, 인형극은 느림 속의 감동을 전했다. 나무 인형의 질감과 손의 움직임, 천이 바람에 흔들리는 미세한 변화가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며, 아이들이 공연에 몰입한 이유가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직접 보고 느끼는 현장성’임을 보여줬다. 전주 거리인형극제 추진위원회는 올해 5회차를 맞아 ‘내연의 확장’을 꾀했다고 밝혔다. 심재균 전주 거리인형극제 추진위원장은 “전주에는 어린이와 관련된 축제나 문화 거리가 거의 없다. 전주 거리 인형극제는 올해 5회째로, 시민들에게 그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지만 규모나 내용 면에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부터는 아시아 아동극축제연맹(ATYA) 총회를 유치해 20개국 이상 관계자가 전주에 모여 어린이 문화 축제 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극장 안 공연은 객석 규모와 시설에 따라 제한이 있지만, 거리 인형극제는 공연 형태와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소극장과 중극장 공연으로 연결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전북예술회관과 소리전당도 어린이 친화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는 등, 거리 인형극제가 지역 공연 생태계와 관객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공연계역시 이러한 거리인형극제의 행보에 긍정적인 뜻을 전했다. 지역 공연 관계자는 “전주는 마당극과 판소리, 소극장 문화가 뿌리 깊은 도시다. 이번 거리 인형극제는 지역 예술의 맥을 잇는 무대로, 특히 침체된 지역 공연계와 소극장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대 환경이 열악해 공연을 이어가기 어려운 소극장 단체들이 거리에서 관객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이번 축제가 전주 공연예술계에 긍정적 환기를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2 13:21

33명 작가들이 표현한 '예술'은…제26회 건지전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동문 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26회 건지전'이 1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1층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건지전은 지난 1999년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창립전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온 전북대 미술교육과 동문들의 정기 전시회다. 지난 2003년 전시부터 전북 지역 동문들과의 연대 강화를 위해 전주와 서울을 오가며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과 서울, 경기 등 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동문 작가 33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 전주에서 보기 드문 동문전이다. 전시에서는 예술을 매개로 한 동문 간의 깊은 교류와 함께 각자의 창작 세계를 깊이 있게 사유하며 풀어낸 작품들을 소개한다. 올해는 김계형, 김맹호, 김미원, 양미옥, 한인순, 류재현, 문리 등 각자의 자리에서 작가이자 교육자로 활발히 활동해 온 이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개인의 예술성과 시대의 감수성을 아우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서양화부터 한국화, 조소, 판화, 도자공예까지 작가들의 섬세하면서도 유니크 한 작품에 압도된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세대와 지역, 매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각예술의 흐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미술 언어를 통해, 작가들이 풀어낸 삶과 사유의 흔적을 가까이에서 마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2 10:06

[안성덕 시인의 '풍경'] 햅쌀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있지요. 굶어 죽으나 포도청에 끌려가 치도곤당하다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말이지요. “진지 잡수셨습니까?”, “밥은 먹었느냐?” 인사하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밥 앞에, 한 번쯤 고향 생각 안 해본 사람 드물 것입니다. 밥 냄새에 어머니를 떠올리는 사람 많을 것입니다. 먼 옛날 월남 간 형에게 쓰는 편지 첫 구절엔 늘 황금물결 출렁거렸습니다. 멀리 두승산(斗升山)이 보이네요. 말 斗에 올릴 升, 풍년 들어 고봉으로 쌀을 되며 얼마나 배불렀을까요? 쌀은 사고파는 것을 거꾸로 말하지요. 돈을 주고 쌀을 구매하는 것을 ‘쌀 판다’ 하고 쌀을 돈으로 바꾸는 것을 ‘쌀 산다’ 합니다. 행여 집 안에 머물며 보살피시는 조상님들 영혼이 들을세라, 목숨이나 진배없는 쌀 떨어졌다면 조상님들 걱정하실세라 그렇답니다. 모내기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햅쌀밥을 먹습니다. 식구들 둘러앉아 추석날 아침 햅쌀밥을 먹습니다. 밥이 참 다네요. 네, 가고 없는 날들이 추억이 되었네요. 남새밭 김장 채소 솎아 벼락지를 버무리시던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말없이 빙그레 웃으십니다. 추모관 사진 속 어머니, “밥 먹었냐?” 묻지 않으십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0.11 08:00

전북 대표 축제서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열린다

2025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이 전북 대표 축제 무대에 오른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전북관광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공연'을 지역 축제 현장에서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북의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특화 콘텐츠를 축제 현장에서 선보여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일정은 11일 오후 6시 30분 임실N치즈축제에서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전통연희극 ‘춤추는 양상쇠’가 무대에 오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농악을 바탕으로 임실필봉마을의 공동체 정신과 삶을 담아낸 작품으로 ‘양상쇠’의 생애를 중심으로 장단과 서사를 풀어낸다. 이어 19일 오후 2시 순창장류축제와 31일 오전 11시 고창모양성제에서는 전주 런파이브의 댄스뮤지컬 ‘조선셰프 한상궁’이 공연된다. 전주 남문장을 배경으로 전주비빔밥의 탄생비화와 여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창작뮤지컬이다. 지역 음식문화와 창작예술을 결합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전주 런파이브의 ‘조선셰프 한상궁’과 한국예총 김제지회 ‘갯들아리랑’은 지난달 27일 서울 대학로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가했다.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약 1200여명의 관객이 몰리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11월 15일과 16일 제주 김정문화회관에서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춤추는 양상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북과 제주 간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고, 전북 대표 상설공연의 저변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예술회관운영팀(063-230-7490)으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0 19:24

"두려움 속 예술의 힘"…노벨문학상에 헝가리 크러스너호르커이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가 20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시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헝가리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은 2002년 임레 케르테스 이후 두번째다. 작년에는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이 상을 수상했다. 한림원은 "종말론적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그의 강렬하고 선구적인 전작(全作)"에 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이르는 중부 유럽 전통의 위대한 서사 작가로 부조리와 기괴한 과잉이 특징"이라며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그보다 더 많은 요소가 있으며, 더욱 사색적이고 정교하게 조율된 어조를 채택해 동양을 바라보기도 한다"고 평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이날 스웨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첫 번째 날"이라며 "매우 기쁘고 평온하면서도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문 중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1985년 '사탄탱고'로 데뷔해 1989년작 '저항의 멜랑콜리' 등으로 명성을 쌓았다. 한림원은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를 "문학적인 센세이션"으로 평가했다. 이 소설은 공산주의 붕괴 직전 헝가리 시골의 버려진 집단농장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의 모습을 강렬한 암시적 표현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권위있는 상을 석권했고, 노벨상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돼왔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당시 "놀라운 문장들, 믿기 힘들 정도로 깊이 파고드는 믿기 힘든 길이의 문장들, 엄숙함에서 광란, 의문, 황폐함으로 어조가 변하며 제멋대로 길을 가는 어조"를 언급하며 극찬했다. 한국에는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세계는 지속된다', '서왕모의 강림', '라스트 울프' 등 6개의 작품이 번역 출간됐다. 6권 모두 알마 출판사가 발간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루마니아 국경 근처 헝가리 남동부 작은마을인 줄러에서 태어났고,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다. 헝가리 공산주의 체제에서의 경험과 1987년 서베를린에 유학 간 후 시작한 여행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벨상 수상자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6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에 이어 문학상을 발표했고, 10일에는 평화상, 13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25.10.10 08:01

전주문화재단 기획전, 한지가 품은 마음의 자리, '지심처(紙心處)’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던 우리 조상들의 일상 공간을 감싸며 삶의 온기를 전해 온 한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에서 마련한 기획전 ‘한지가 품은 마음의 자리, 지심처(紙心處)’ 는 반투명성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운 빛을 활용해 마감재로서의 본래 특성을 강조한 한지를 조명한다. 한지가 만들어내는 은은한 빛, 목재의 따뜻한 질감, 차를 마시며 잠시 멈추는 시간 등 선조들이 자연과 어울려 휴식과 명상을 즐기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더욱 새롭다. 재단은 전통미와 현대미의 조화를 공간에 배치하기 위해 △좌식공간 △한옥 들창 △낮은 문을 모듈형으로 구성해 공간을 꾸몄다. 전통 짜임 기법을 간소화한 최소 구조로 전통 정자와 누각을 형상화하고, 아파트 내부에도 설치와 이동이 가능한 조립식 구조의 모듈형 설계로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한지를 매개로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생활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라며 “전통 재료의 현대적 활용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전통의 가치를 일상 속 실용적 구조와 결합하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전주천년한지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09 15:56

2025 주민시네마스쿨 전북특별자치도 영상콘텐츠 대잔치 작품 공모

전주시민미디어센터(소장 최성은)가 2025년 주민시네마스쿨 사업의 일환으로 ‘영상콘텐츠 대잔치 작품 공모전’ 모집한다. 이번 작품공모전은 주민시네마스쿨이 진행하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 14개 시·군의 지역 영상콘텐츠 제작 활성화와 참여 주민들의 영상창작을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공모 주제는 '우리 마을과 나의 이웃 이야기'이다. 도내 14개 시군을 배경으로 제작된 지역성이 담긴 이야기 또는 지역성 기반의 현재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단편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의 장르로 완성해 출품하면 된다. 작품 접수는 공모전 신청서와 제작기획서를 작성해 출품작과 함께 30일까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이메일(publicaccess@daum.net)로 접수하면 된다. 수상작은 △대상(일반부·청소년부) △우수상 14팀 △특별상 10팀 등을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대상과 우수상에게는 차기 작품 제작을 지원하며 대상 작품은 국내 영화제 출품지원 및 배급을 지원한다. 영상콘텐츠 대잔치 작품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은 도내 작은영화관, 대안상영관, 시민영상제 등에서 사용한다. 2025 주민시네마스쿨 전북특별자치도 영상콘텐츠 대잔치 작품 공모전 신청서와 제작기획서는 전주시민미디어센터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홈페이지 참조.

  • 영화·연극
  • 박은
  • 2025.10.09 12:09

제25회 전북독립영화제 슬로건 '환호성'…30일 개막

제25회 전북독립영화제가 오는 30일 개막을 앞두고 슬로건과 공식포스터를 공개했다. 9일 전북독립영화제 집행위는 올해 영화제 슬로건을 ‘환호성’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호성’은 진실을 향한 몸부림이자 삶을 증명하는 순간으로 스크린 위에 울림을 담아내겠다는 포부와 선언을 표현하고자 이 같은 슬로건을 채택하게 됐다는 게 영화제 측의 설명이다. 2001년 시작해 올해로 25번째를 맞은 전북독립영화제는 올해 △국내경쟁 단편 1024편 △국내경쟁 장편 62편 △온고을 경쟁 단편 28편 △온고을 경쟁 장편 4편 등 총 1118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국내 경쟁 단편 29편 △국내경쟁 장편 3편 △온고을 경쟁 단편 6편 △온고을 경쟁 장편 1편 등 39편이 스크린에 오를 예정이다. 또한 지역초청작 6편과 전북에서 제작한 단편 초청작 4편, 특별상영 2편 등 모두 51편이 상영된다. 올해 전북독립영화제는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과 문화공판장 작당 등에서 열리며 전북대 박물관에서 특별상영이 진행된다. 또한 JICA(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영화제와 연계해 버추얼프로덕션 세미나가 운영된다. 세부 프로그램과 시간표는 10월 중 전북독립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10.09 12:08

제13회 중산문학상에 김병호 시인 선정

제13회 중산이운룡문학상 수상자로 김병호 시인(54)이 선정됐다. 중산이운룡문학상운영위원회는 김병호 시인을 올해 중산이운룡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시상식은 같은 날 오후 5시 전주 연가 3층 연회석에서 열렸다. 중산이운룡문학상은 한국문학의 융성을 위해 헌신해온 문인을 대상으로, 작품성과 문학사회적 기여도를 종합 평가해 수여하는 상이다. 고(故) 이운룡 박사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2년 제정된 이래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심사위원을 맡은 김남곤·소재호 시인은 “김병호 시인은 시와 평론 양 분야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오며, 문학적 사유와 표현의 밀도를 높여온 작가”라며 “평론가로서의 비평적 시각, 교수로서의 후학 양성, 문학지 주간으로서의 저변 확대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세대 문학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문학적 성찰을 꾸준히 이어온 점에서 수상자로서 손색이 없다”며 “앞으로의 행보가 한국문단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숙 중산이운룡문학상 운영위원장(시인·문학평론가)은 “고 이운룡 박사의 높은 뜻을 이어받아,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할 훌륭한 문인을 발굴·시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김남곤·소재호 시인, 백봉기 전북문인협회장, 역대 수상자와 원로 문인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에서는 고 이운룡 시인의 작품 ‘성운(星雲)’과 김병호 시인의 시 ‘나라서적’이 낭송됐으며, 구윤상 시인의 오보에 연주가 더해져 문학의 향기를 더했다. 제13회 중산문학상 수상자인 김병호 시인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월간문학> 신인상 시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현재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시로여는세상> 주간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 <달안을 걷다>, <밤새 이상을 읽다>, <백핸드 발리>, <슈게이징> 등을 펴냈고, 평론집 <풍경의 뉘앙스>, <시라는 질문>을 출간했다. 시인은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윤동주상 젊은작가상, 동천문학상, 시와함께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0.09 10:15

[추석특집] 전북에서 만나는 추석 특별 프로그램...이런 게 있었네

추석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전북 곳곳에서는 한지 체험, 민속놀이, 전시,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이번 추석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보내기 위한 문화 정보를 모았다. △전주문화재단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은 추석 연휴인 2일부터 5일까지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골 한가위 한마당’을 연다. 전통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마당으로 기획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과 상시 참여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전통한지 제조체험’과 ‘내가 만든 한지공예’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초등학생 이상 참여가 가능하다. 이밖에 ‘천년한지 소원빌기’, ‘랜덤선물 뽑기뽑기’, ‘전통놀이 체험’ 등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참가자들은 직접 한지를 만들고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전통문화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3일부터 7일까지 ‘한가위 민속놀이마당’을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진행한다. 올해 전주박물관은 추석절기와 어울리는 민속놀이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명절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상시프로그램으로 △옛 생활도구 및 사물놀이 체험 △쌍륙, 고무신 던지기, 공주머니 받기, 장치기 등의 전래놀이 등이 행사기간 내내 운영된다. 공연프로그램으로 3일 오후 3시 박물관 강당에서 국악실내악단 초화의 국악아동극 ‘나는야 바다청소부’가 진행된다. 5일에는 우리의 춤과 문화가 담겨진 한국국악협회 전주시지부가 준비한 ‘진도북춤&부채춤’이 7일에는 연희컴퍼니 유희의 전통연희놀이 ‘조선유랑연희’가 각각 오후 3시부터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펼쳐진다. 체험프로그램으로 따로 마련한 페이스페인팅과 떡메치기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5일과 7일에는 한복을 입고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박물관 캐릭터 USB 기념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추석 당일(6일)은 휴관.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에서 11월 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진격하는 B급들’은 급을 나누는 규범들의 경직성과 위계질서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실천적 예술로 표현한 전시이다. 전시형 교육 프로그램 ‘아이스크림 똥’도 26일까지 이어진다. 아이스크림과 똥이라는 두 대상을 통해 혐오와 추앙, 좋고 나쁨, 깨끗함과 더러움 같은 감정의 경계를 살펴볼 수 있다. 완주군 동상면 대아수목원 내 위치한 JMA 대아스페이스에서는 소장품전‘올림픽 축제는 우리도 즐길 줄 알지’를 만날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축제에 동참했던 전북 미술작가 중 10명의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관은 추석 당일(6일)을 제외하고 정상 개관한다. △전주대사습청 전주대사습청(관장 유영수)은 3일부터 8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전주대사습청 대청마루와 돌출무대, 연못 위 팔각정 등 전통미가 살아 있는 공간에서 야외창극 ‘굿night~ 뺑파!!!’를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심청전을 새롭게 각색한 공연으로, 전통 판소리와 창극의 원형을 살리면서도 시대적 감각과 감성을 더했다. 극은 여는 마당을 시작으로 굿판, 타루비, 궁궐, 심봉사 집, 주막, 방아타령 등 다양한 장면으로 이어지며, 마지막에는 대합창과 군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특히 황봉사와 뺑파가 여는 굿판 장면은 공연의 흥을 돋우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연휴 기간 전주대사습청의 고즈넉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예술의 장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전통창극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6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추석맞이 기획초청공연 ‘연희집단 The 광대’의 무대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을 선보인다. 풍요와 화합을 기원하는 민족 대명절에 맞춰 준비된 이번 공연은 판굿, 땅줄놀이, 상쇠놀이, 설장구놀이, 사자놀이, 소고놀이, 버나놀이, 죽방울놀이, 열두발 상모놀이 등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특히 개별 연희가 어우러지는 판굿 장면은 추석 한마당의 신명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예원당 로비와 야외 공간에서 윷놀이, 투호놀이, 버나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이 마련되고, 캘리그라피 체험과 타로점, 인생네컷 촬영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된다. 관람객 참여형 SNS 이벤트도 진행돼 선착순 100명에게 기념품이 증정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국악원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합굿마을 사회적기업 합굿마을은 추석 연휴를 맞아 특별 거리공연 ‘한옥마을 전통연희퍼레이드’를 준비했다. 공연은 3일과 4일, 8일에 열리며, 올해 주제는 ‘한옥마을 두레올림픽’이다. 농경사회의 협동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 두레놀이와 풍물가락, 신명나는 길놀이 행렬을 결합한 흥겨운 무대로 꾸며진다. 이번 퍼레이드의 특징은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참여형 무대’다. 관객들은 즉석에서 팀을 나눠 가마니 던지기, 버나 돌리기 대결 등에 함께하며 전통의 신명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언어의 장벽 없이 몸짓과 리듬으로 소통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아이들과 어르신,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어우러져 명절 분위기를 한층 돋울 전망이다. 한옥마을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 전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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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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