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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회장 “‘인화(人和)' 의 자세로 전북 수필문학 부흥 시킬 것”

“정말로 몸이 아파서 올해는 수필가 대회도 못할 뻔 했어요” 인터뷰 중 때아닌 심경 고백에 놀라자 이종희(79)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이 허허 웃었다. 올해는 다행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수필가와 15개 수필단체가 참여 의지를 보여 예년보다 풍성한 수필문학 잔치가 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7회째를 맞은 ‘전북특별자치도수필가대회’가 1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이종희 회장의 말대로 300여명의 수필가들이 참석해 전북수필문학 활성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오전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이종희 회장은 전북수필문학이 다시 부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젊은 수필가들의 유입이 절실하다. 이종희 회장은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회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70대”라며 “새로운 회원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수필’ 장르의 변화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사진과 수필을 결합한 포토 에세이집을 발간하거나, 지역별로 수필화전시를 진행해 대중들이 수필 장르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천편일률적인 방식을 탈피하고 오로지 수필 장르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는 “어떤 분들은 이러한 시도와 변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AI(인공지능)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서 배우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건 도태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필문학이 다시 부흥할 수 있도록 15개 수필문학 단체들과 소통하고 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장은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회원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인화(人和)’의 자세를 바탕으로 수필가들이 즐길 수 있는 수필가 대회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일상을 수필로, 마음을 문학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는 총 4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수필화 감상, 2부 나의 수필쓰기 컨퍼런스, 3부 예술공연, 4부 기념식 및 시상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제38회 전북수필문학상은 고안상, 김현준, 최정순 수필가가 받았다. 도지사 표창은 조건·최성철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수필문학 발전에 힘써온 백봉기 수필가(전북문인협회장)도 이날 공로패를 수상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12 18:21

이희숙 작가, 따뜻한 위로의 여정 담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 출간

이희숙 작가가 글과 그림을 맡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보다)이 출간됐다. 코로나 시기 어머니를 위한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와 그림책 <꽃파리>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외로움과 위로,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외롭고 무기력한 한 소녀가 숲길을 걷다 만난 강아지, 토끼, 기니피그, 닭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소녀는 처음엔 자신보다도 더 힘들어 보이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하고, 어느새 자신도 그들에게 위로받는다.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도착한 ‘저 너머의 세상’은 특별한 낙원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소녀의 마음은 한층 밝아져 있었다. 결국 소녀는 그 여정을 일기장에 기록하며 ‘곁에 함께하는 존재의 힘’을 깨닫는다. 작가는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와 손길이 사람을 살게 한다”며 “이 책이 외롭거나 힘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내가 외로울 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어려운 친구 곁에 잠시 머물러주는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책에는 소녀가 강아지와 나누는 대화, 겁먹은 토끼와 기니피그의 속내, 서로를 위로하며 나아가는 여정이 따뜻한 그림과 함께 그려져 있다. 단순한 동화의 틀을 넘어 삶의 본질적 질문을 던지며, 어린이는 물론 어른 독자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가는 김제 출생으로 교직생활 후 동화와 그림책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꽃파리>, <소녀와 일기장> 외에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 공저 <효자동 도담이>를 펴냈으며, <윙이와 황금나비>로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 <아리와 몽이의 노래>로 ‘동화마중’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2 17:32

부안 문학의 뿌리를 조명하다…최명표 평론가 ‘부안문학론’ 출간

전북특별자치도 문학사의 체계적 정리와 연구에 힘써온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신간 <부안문학론>(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책은 <정읍시인론>(2021), <무주문학론>(2023)에 이어 지역문학 연구 시리즈의 세 번째 결실로, 부안의 문학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연구서다, 약 500쪽 분량의 이번 평론집은 총 5부로 구성돼, 부안의 문학적 지형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표지에는 1930년대 월명암 사진과 내소사 전경을 담아 문학사적·사료적 가치를 더했다. 제1부 ‘비평가론’에는 김철수·신일용·김태수·김아를 다뤘다. 특히 김철수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유학 시절 식민지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고발한 글 2편을 발굴·수록해, 그의 사상적 출발점을 재조명했다. 신일용은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로, 기미년 전주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조선노동공제회 창립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저자는 그를 우리나라 최초의 필화사건 당사자로 소개하며, 전기적 복원과 함께 사상적 글쓰기의 면모를 세밀히 추적했다. 김태수는 소설가로 등단했으나, 만세운동 이후 부안의 사회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그의 평문을 통해 카프의 방향전환기의 사상적 흐름을 읽어낸다. 김아에 대해서는 짧은 생애 속 남긴 미발표작 2편을 발굴해, 해방 전후의 시대상과 연계해 논의했다. 제2부 ‘시인론’에서는 신석정, 김민성, 김형영, 김영훈, 백송, 강민숙, 최기종, 김동필 등 부안 출신 시인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했다. 제3부 ‘시집평’에는 송희철, 김선, 최광임, 배귀선, 이은송, 고선 등 지역 시인들의 시집에 대한 평문이 실렸다. 제4부 ‘아동문학가론’에는 백양촌, 김용재, 최균희, 이준섭 등을 다뤘다. 최명표 평론가는 그동안 <전북문학비평가론>, <전북시인론>, <전북지역아동문학연구>를 비롯해 <이익상문학전집>(4권), <전북근대문학자료>(7권), <신문으로 읽는 식민지 전북>(5권) 등을 펴냈다. 그의 꾸준한 연구와 발굴 작업은 전북 문인들의 문학사적 위치를 재정립하는 데 기여해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2 17:31

사라진 존재들이 건넨 말들…지연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환상과 은유의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지연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창비)을 출간했다. 2013년 ‘시 산맥’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가 3년 만에 펴낸 시집으로 담백하면서도 단정한 언어들이 돋보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생명과 존재, 삶과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주제에 깊은 사유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인간이 대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증명하듯, 유한한 존재들의 삶과 죽음에서 생명의 근원을 탐색한다. 동시에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라도 방언의 구성진 가락과 소박한 말맛으로 그려낸다. “부석작에서 콩대가 콩닥거리며 이 방을 태웠을 거라 생각하면 재와 연기가 새벽이 올 때까지 방을 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콩 속에 맺힌 영혼이 텅 빈 몸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데워진다 빈 깍지같이 살다 간 영혼들이 빈 깍지 같은 나를 오래 데우다가 긴 굴뚝으로 천천히 새어나가고 또 나처럼 서툰 이가 있어 바닥을 떠돌며 마지막 온기로 나를 받든다고 생각하면 반복한 말을 잃어버린 누군가 구들장 아래 있다고 생각하면…(중략)”(‘콩대를 태운 밤’ 부분) 시인에게 부석작(아궁이)에 넣은 콩대가 불에 타서 재가 되는 소리는 부재하는 이들이 말을 거는 소리처럼 들려온다. 시인은 죽음 자체를 회고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사라진 존재들의 삶까지 아우르며 깊은 연민과 사랑을 순환하는 생명의 감각으로 표현한다. 장은영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시인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인 삶과 죽음이 땅 밑에서는 하나의 뿌리처럼 얽혀 있음을 흙에서 배우고 시로 이야기한다”며 “지연의 시에서 우리는 깊은 흙 속처럼 어둡고 습한 생(生)의 거처를 마주하게 된다. 생활의 감각은 구체적이고 확실한 생의 순간들과 대면하게 해준다”라고 설명한다. 총 60편의 시가 수록된 시집은 이전과 달리 목가적인 서정과 생명의 충만함을 느낄 수 없다. 대신 흙 위에서 풍요로워진 시인의 상상력과 생명의 질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1971년 임실에서 출생했다. 시집으로는 <건너와 빈칸으로>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 등이 있다. 제15회 시흥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전북문화관광재단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12 16:59

진정한 독립을 묻다, 김한비·유정 2인전

김한비‧유정 2인전 ‘우리-안(With in-us)’은 진정한 ‘독립’이란 무엇일까를 화두로 삼는다. 2000년 전후에 태어난 ‘Z세대’의 일원으로서 두 작가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세우고, 타인과의 거리에서 진정한 자립을 모색하는 과정을 시각화했다.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또 다른 형태의 독립을 회화의 언어로 탐구하고 표현한 이들의 작품은 ‘독립’ 문제로 현실적 혼란을 겪는 Z세대의 자화상이 투영되어 있다. 김한비 작가는 “경제적으로는 부모님으로부터 정신적으로는 종교로부터 혹은 애인과 친구와 같은 애착 상대로부터 개인적 독립을 이루지 못하는 등 관계망이 단 하나밖에 없다”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관계가 좁을수록 독립은 멀어지고 좁은 망 안으로 고립되어 버렸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이 같은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대’를 택했다. 실제 화면 위에서 색과 선은 서로에게 기대고 밀어내며 때로는 분리되고 다시 맞닿는다. 진정한 독립이란 단절이 아니라 서로에게 기대어서는 또 다른 형태의 연대처럼 표현된다. 김한비, 유정 2인전은 18일까지 전주한옥마을 향교길68 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11 17:43

전통 한지를 품은 프랑스 예술가, 전주에서 새 빛을 보다

온화한 미소와 자근자근한 주름이 어우러진 그의 얼굴에는 오랜 창작의 시간이 배어 있었다. 투박하고 거친 손끝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그 안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살아 있었다. 희끗한 머리칼이 세월을 말해주었지만, 눈빛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정으로 반짝였다. 프랑스에서 다수의 대형 전시를 선보여온 중견 작가 피에르 파브르(64)가 한국 전통 한지의 매력에 이끌려 전주를 찾았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83년 파리 페닝헨대학교를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연(凧) 예술가로 활동했다. 이후 파리 그랑팔레에서 첫 연 시리즈를 선보인 후, 2000년대부터는 바람·빛·중력 등 자연의 힘을 매개로 한 대형 키네틱(kinetic)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업은 가벼운 직물을 바람에 맡겨 공간을 춤추게 하는 방식으로, ‘움직임과 공간’이라는 테마 아래 프랑스 전역의 야외미술 프로젝트로 발전해 왔다. 세상의 거의 모든 종이를 작품 재료로 다뤄온 그가 한지에 매료된 결정적 이유는 다른 종이와 달리 ‘천연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종이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1990년대부터 연을 만들며 자연과 바람, 예술의 관계를 탐구했다”며 “실제 태국·중국·일본·한국 등지의 수제 종이를 접하며 종이의 무한한 가능성에 감탄했다. 하지만 합성 섬유를 사용한 작품이 많았고,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접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한 그때, 한지를 만나 탐구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피에르는 전주의 한지 제작 현장을 둘러보며 닥나무 섬유가 지닌 ‘생명력’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지에 대해 탐구하던 중 한지의 본향인 전주를 찾아, 여러 한지 제작소를 방문하며 왜 한국산 수공예 종이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지 알게 됐다”며 “손으로 뜬 한지는 물과 바람을 견디며 ‘숨 쉬는 재료’였다”고 전했다. 한지에 대한 열망 하나로 그는 전주문화재단의 ‘K-한지마을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선정돼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 제작을 직접 배우며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는 손수 만든 독특한 ‘발’을 이용해 3D 형태의 한지를 제작했고, 전통 제지법으로 완성한 대나무·한지 결합 설치작 ‘대기의 춤(The Dance of Air)’을 선보였다. 다음 달 중순까지 전주천년한지관에 전시될 이 작품은 바람에 따라 유연하게 흔들리며 자연과 인간, 재료가 함께 호흡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는 “정지된 예술이 아니라, 바람에 따라 변화하며 관객의 영혼도 함께 움직이길 바랐다”며 “그 안에서 ‘의식의 계몽(enlightenment)’이 일어나길 기대했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파브르 작가에게 전주라는 고장은 예술과 장인정신이 공존하는 배움의 공간이었다. 그는 “닥나무 껍질을 벗기고 섬유를 손질하는 모든 과정이 숨겨진 헌신의 연속이었다”며 “장인의 손끝에서 진짜 예술이 태어난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난 2달간 수학 과정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한지의 세계에 발을 들인 피에르 파브르는 이제 또 다른 예술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지는 순수하고, 천 년을 견딜 만큼 강한 종이로, 단순한 재료가 아닌,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시간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이지 않는 준비와 고된 과정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그것이 제가 한지를 통해 배운 가장 큰 깨달음이자, 앞으로의 창작을 이끌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1 17:42

빛의 신비와 비물질적 아름다움을 탐구하다

스위스 출신의 도 팔라디니(Do Paladini‧ 55) 사진작가는 아름다운 순간을 몰입하여 사진을 포착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아름다움 앞에서 아무런 저항감 없이 몰입하면 빛을 한없이 누릴 수 있는 찰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진위주 갤러리에이피나인(AP-9‧전주 완산구 서학로)에서 도 팔라디니 초대전 ‘when the sun paints(태양이 칠해질 때)’가 열리고 있다. 북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빛의 효과에 집중해온 것으로 알려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2012년부터 약 8년간 작업한 작품 30점을 모아 선보인다. 작가는 빛 자체를 포착하려는 시도를 통해 형태적 변형의 작품을 완성했다. 화면 속에서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존재로 등장하며 형형색색의 구름이 서로 교차하고, 겹치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이미지가 마치 빛이 스스로의 형체를 가진 듯하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나의 사진들은 추상적이고, 현실적이며 동시에 초현실적이다. 미묘한 물질성과 색을 드러내는 이미지를 통해 빛 자체를 표현한다”라고 설명했다. 극단초점과 디지털센서 방식을 활용해 본래의 형체를 지우고, 배경만 남게 만드는 과정은 작가의 사진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은 ‘빛이 사진판 위에 스스로 새겨지게 하는 원리’라는 제1의 목적이 있다. 작가는 첫 번째 목적을 통해 사진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게 아닌,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는 가치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미술평론가 하인츠 슈탈후트(Heinz Stahlhut)는 “누군가는 그녀의 사진 속 구형의 빛이 공기 중의 임자에 반사된 현상을 말하지만 빛은 오히려 그런 굴절과 진동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며 “그의 예술은 보이는 세계를 넘어서 보이지 않던 빛의 본질을 시각화한다”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관람은 무료.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11 17:41

석정 이정직 선생 예술세계, 세계 3대 학술지에 오르다

김제 출신 한말(韓末)의 학자이자 서화가인 석정(石亭) 이정직 선생의 생가와 예술세계가 세계 3대 국제학술지에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소식은 영국에서 발간된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듀케이션 스루 아트(International Journal of Education Through Art)> 21권 1호(2025년 6월)에 실렸다. 해당 학술지는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아트 앤 디자인 에듀케이션>(영국), <스터디스 인 아트 에듀케이션>(미국)과 함께 미술교육 분야 세계 3대 저널로 꼽힌다. 논문 제목은 ‘서로 다른 문화 간 상호이해를 위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신기술을 통한 예술과 문화 탐구(Integrating Augmented Reality(AR) and Virtual Reality(VR) for Intercultural Understanding: Exploring Cultures and Art through Emerging Technologies)’이다. 논문은 석정 이정직 선생의 생애와 작품을 매체로 삼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이 서로 다른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이 연구를 통해 해외 미술교육 연구자와 예술가들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통해 한국 근대 계몽기 학자이자 문인화가였던 석정 이정직의 생가와 작품 세계를 직접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논문은 국제미술교육학회(INSEA) 공식 사이트(https://www.insea.org/)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한편 논문 저자는 석정의 5대 종손인 이순구 미국 조지아주 키네소 주립대 교수와 종손며느리 임경은 교수로, 두 사람은 해외에서 지역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1 17:36

제13회 전주문학상에 허호석 아동문학가

전주문인협회(회장 김현조)가 수여하는 ‘제13회 전주문학상’ 수상자로 허호석 아동문학가, 제10회 문맥상 수상자로 김상휘 소설가와 김은유 시인이 선정됐다. 전주문학상은 최근 3년간 발표한 작품집과 전주문인협회에 기여한 공적 등을 반영해 수여하는 상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심재기 아동문학가와 이소애‧유대준 시인이 참여했다. 허호석 아동문학가는 1978년 월간아동문예 추천 완료, 1983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동시집과 동시선집, 동화집, 위인전 등을 출간해 전북 아동문학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한국예총 진안지회를 창설해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국제PEN 자문위원, 전북문인협회 자문이사, 전북시인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상휘 소설가는 1985년 전북대 학술문학상을 받으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우리마을 풍수이야기> <대한민국 힐링터 정감록 십승지> <추사의 숨은 꽃> <서울의 달> <서울 부엉이>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전북소설가협회장, 한국소설가협회 대외협력위원장, 전북자치도 종교문화유산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은유 시인은 2004년 월간문학 11월호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화려한 탱고> <가시연꽃> 등이 있으며 국제해운문학상과 산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심재기 심사위원장은 “전주문학상을 수상한 허호석 아동문학가는 성인을 위한 동시와 동화를 많이 저작하였다”며 “그의 작품은 어린이에게 감성적인 작품으로 흥을 돋우고 성인에게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시흥을 불러일으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경험과 성찰을 통한 직관적인 시”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김상휘 소설가의 소설은 인간 군상의 심리를 조화롭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고 김은유 시인의 시는 자아성찰과 현실성 높은 시어들로 구성돼 매우 탄탄하다”라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3시, 한국전통문화의 전당 2층 공연장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11 16:35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가족 힐링 요가 프로그램 운영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1일 정읍 황토현 전적지와 동학농민혁명박물관 일대에서 ‘평등의 딸, 평온의 요가’를 주제로 10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정읍의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역사탐방과 가족 힐링요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했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전적지를 둘러보며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배우고, 이어 요가 강사와 함께 평등과 평화의 정신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2월부터 매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정기 운영하며,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교구재와 체험활동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매회 선착순 마감될 만큼 높은 참여 열기를 보이고 있으며, 혁명의 정신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재단은 오는 29일 농민군과 전라감사가 협의해 운영했던 자치기구 ‘집강소’를 소재로 한 ‘가자 집강소, 과자 집강소’, 다음 달 13일에는 ‘메리 동학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역사와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역사유적과 힐링요가를 접목한 첫 시도였다”며 “앞으로도 재단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1 14:55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1884년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교관을 맞이하기 위해 열렸던 접빈 행사가 전라감영에서 재현된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11일 오후 2시 전라감영에서 전통과 문화를 재조명하는 ‘전라감영 접빈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라감영 접빈례’는 1884년 11월 11일, 미국 외교관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라감영을 방문해 남긴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고증·재현하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재현은, 근대 외교의 현장이자 지역 문화유산의 중심지였던 전라감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자리다. 행사는 접빈 행렬과 특별 공연으로 구성되며, 해설은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수가 맡아 접빈례의 역사와 의식을 설명한다. ㈔전통문화마을 취타대와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대취타 거리행진이 경기전에서 풍남문을 거쳐 전라감영까지 이어지며, 성대한 시작을 알린다. 이어 전라감영 선화당 앞마당에서는 도립국악원의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첫 무대는 국악관현악 ‘말발굽소리, 깨어난 초원’으로 역동적인 리듬 속에 대자연의 생명력과 초원의 기상을 담았다. 이어 왕실의 안녕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전통무용 ‘태평무’가 우아한 춤사위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후 판소리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이 깊은 효심과 감동의 서사를 전하며, 이어지는 ‘무고춤’에서는 정중하면서도 힘 있는 전통춤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풍년가’와 ‘들국화’ 등 익숙한 민요 가락이 흥겨운 마무리를 장식한다. 유영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장은 “지난해 1회차 행사에 대한 성원에 힘입어 올해는 더욱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했다”며 “도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을, 관광객에게는 전북만의 멋과 품격을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0 17:14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전주예수병원이 걸어온 127년의 역사를 통해 한국 의료선교의 뿌리와 공공의료의 현재를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가 13일 오후 6시에 전주MBC에서 방영한다. 전주 MBC가 기획 제작한 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는 예수병원의 127년 여정을 5개의 챕터로 구성해 풀어낸다. 1897년 미국 여의사 마티 잉골드가 전주 서문 밖 언덕에서 작은 진료소를 열며 시작된 예수병원은 가난하고 아픈 이웃을 위해 의술을 펼친 의료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성장해왔다. 일제강점기의 폐원과 전쟁의 시련 속에서도 병원을 재건하고, 한국 최초의 수련의 제도와 간호학교를 세우며 근대 의료의 기틀을 다졌다. 작품은 한국 의료의 출발점이 된 선교사들의 헌신을 따라가며 그들이 희생이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공공의료 정신으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난하고 병든 이웃에게 다가갔던 초창기 의료 선교의 정신, 전쟁과 재건 속에서도 의료 교육과 인재 양성으로 희망을 이어간 의사들의 열정, 그리고 오늘날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펼쳐지는 해외 의료봉사까지 다큐는 한 병원의 역사를 넘어,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잇는 일’이 시대를 초월한 가치임을 말한다. 이번 다큐에는 연세대학교 여인석 교수, 숭실대학교 박삼열 교수, 전주대학교 이정욱 교수 등 전문가와 예수병원 의료진이 출연해 예수병원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다. 또한 방글라데시 현지 병원과 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의료 선교의 현재를 전한다. 전주MBC 제작진은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는 단순한 병원의 역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의술의 기록이자 나눔의 이야기”라며 “한 세기를 넘어 이어진 의료 선교의 정신이 오늘의 공공의료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 방송·연예
  • 박은
  • 2025.11.10 16:27

전북 민미협 30주년 기념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

전북예술회관에 자리하고 있는 진창윤 작가의 ‘평화로 하나로’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전봉준, 김구, 윤봉길, 안중근 등 조국의 해방과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인물들을 그림으로 접할 수 있다. 이기홍 작가의 ‘바람 붉은 대숲’은 붉은 색감과 질감을 살려내 생명력이 넘친다. 전시된 그림을 보던 관람객들은 그림을 한참 응시하더니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가기도 한다. 개성 넘치는 그림들은 모두 전북민족미술인협회(이하 전북민미협) 30주년 기념 전시회에 걸린 작품들이다. 1995년부터 예술로 시대의 정의와 인간의 존엄을 그려온 전북민미협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를 주제로 1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 2층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전시에는 송만규, 강현화, 고형숙, 김두성, 유대수, 송상민, 이기홍, 이준규, 한숙 등 3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30주년 기념전을 통해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민중미술이 지켜온 가치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되묻는다. 동시에 새로운 세대와 함께 ‘지금, 여기’의 현실 속에서 다시 예술의 책임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전북민미협 3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진창윤 작가는 전시서문에서 “전북민미협 30년을 맞이하여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성과를 가슴에 안고 정체성을 새롭게 하여 이후 30년을 준비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보이나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며 끝끝내 살아 이 땅을 가꿀 그대들이 있어 황토 언덕에서 이름 없이 쓰러져간 동학농민 전사들은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10 16:17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여산장학재단(이사장 국진호)은 지난 8일, 완주군 동상면 문화예술공간 여산재에서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식 및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진형 (사)전통문화마을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가 제5회 여산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또한 재단은 2026학년도 장학생 15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며 지역 인재 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밝혔다. 행사에는 윤석정 애향운동본부 총재,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 정군수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영 석정문학회 회장, 이종희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양영아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를 비롯한 내외 귀빈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김사은 전북원음방송 미디어국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조미애 심사위원장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꾸준히 헌신해온 두 수상자의 업적과 사회문화 활동, 그리고 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며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에게 여산문화상을 드릴 수 있어 기쁨이 크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김진형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는 “지난 세월의 어려움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문학인으로서의 소명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남곤 운영위원장은 “초대 회장 국중하 선생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국진호 이사장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 여산문화상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정 총재와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도 축사를 통해 장학생들을 격려하고, 수상자들의 공적을 치하했다. 여산문화상은 전라북도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품격 있는 전문 예술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된다. 한편 여산장학재단은 2002년 설립 이후 2024년까지 총 130명의 학생에게 3억 5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학 및 대학원생에게는 400만 원, 고등학생에게는 20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되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0 16:16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

작가가 이끼로 펼쳐놓은 시간의 흔적들은 강렬할 생명력을 내뿜으며 원초적 강렬함을 보여준다. 인간 내면에 새겨진 새김과 기도의 행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비손(祈손)’ 작품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전원 작가의 철학을 담은 전시 ‘비손, 현현(顯現)’이 11일부터 16일까지 교동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평소 인간의 기억과 기도의 몸짓을 회화로 표현해 온 전원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단순한 유적과 유물의 시각적 재현이 아닌 ‘새김’과 ‘기도’의 행위를 탐구한다. 작가는 이전 ‘잔상-유적, 유물 시리즈’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의 흔적과 생명의 호흡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이끼’를 중심에 두고 벽화 형식으로 확장했다. 작가에게 이끼는 시간의 침묵 속에서도 생존하는 존재이자, 사라진 문명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매개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번 전시의 제목 ‘비손(祈손)’은 두 손을 모아 비는 행위를 뜻한다. 인간이 초월적 존재나 시간의 힘 앞에서 드러내는 원초적 제의의 몸짓을 상징한다. 반면 ‘현현(顯現)’은 감춰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찰나 무형의 기억이 형상으로 나타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전 작가는 이 두 개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정서와 신화적 상상력이 맞닿는 지점을 회화적으로 구현한다. 실제 작품 속에는 스핑크스, 천마도, 현무도 등의 상징적 이미지가 등장한다. 이러한 고대의 형상들은 서로 교차하며 화면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이 순환하는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된다. 특히 작가는 유화의 붓질과 질감의 중첩을 통해 시간의 퇴적을 시각화했다. 작가는 “여전히 자연 속에서 조용히 숨 쉬며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 이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09 15:46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전북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대표 소설가 황석영 작가가 문화예술분야 정부포상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의예술극장에서 ‘2025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시상식을 열어 17명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또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장관 표창)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 장관 감사패) 3명 등 총 33명에게 상을 수여했다. 문체부가 공개한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 황석영 작가는 “종이책을 읽는 독자들도 옛날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서사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얘깃거리가 많다는 것은 뒤집어놓고 보면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늘 문학에서 우리가 하는 질문들, 인간을 위한 여러 질문은 계속될 텐데, 끝까지 현역으로 글을 쓰다 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황석영 작가는 <장길산> <철도원 삼대> 등 걸출한 작품으로 반세기 이상 한국문학의 흐름을 이끌며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치유와 성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산에 거주 중인 황석영 작가는 지역과의 지속적인 연대를 문화적 실천으로 옮기며 전북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군산에서 출범한 칼라문화재단(KAALA)의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재단은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문화·예술 연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역의 역사적 공간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미래 연대의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현재는 군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탈고 중이며 칼라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문학상 제정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1.09 09:49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가 12월 4일까지 진행된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전북자치도의 문화예술과 관광 발전에 기여한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예술‧관광상 공모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번 공모는 전북의 예술과 관광 분야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한 개인‧단체‧기관을 발굴 격려하고, 그들의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된다. 재단은 2023년부터 두 분야의 우수사례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지역 문화 생태계의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공모는 12월 4일까지 진행되며, 추천 접수는 11월 25일부터 12월 4일 18시까지 이메일(jbct410@jbct.or.kr)로 가능하다. 관련 서식은 재단 누리집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공모 대상은 전북특별자치도 내에 주소지를 두고 3년 이상 거주했거나, 등록기준지 또는 원적이 전북인 개인·단체·기업·기관으로, 문화예술 또는 관광 분야에서 뚜렷한 공적이 있는 자이다. 추천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추천된 후보자는 문화예술 분야와 관광 분야로 나누어 심사되며, 공정한 심의를 거쳐 12월에 최종 선정된다. 수상자는 내년에 열리는 예술관광상 시상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수여받게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1.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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