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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 민선 8기 3년의 도전과 변화...“장수의 새 역사를 쓴다”

장수(長水)라는 이름에서 우리는 무엇을 먼저 떠올릴까? ‘오래 산다’는 장수(長壽)의 의미일까, 아니면 고품질 사과와 한우 등 레드푸드로 이름난 농산물의 고장일까. 인구 2만 500명의 작고 조용한 농촌으로만 인식됐던 장수군이 지난 4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발표한 국내 기초지자체 브랜드평판에서 전국 80여 개 군 지역 중 4위, 전북특별자치도 14개 시·군 중 전주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기적 같은 도약’을 이뤄냈다. 민선 8기가 출범한 지 3년. 장수군은 행정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 지역 맞춤형 정책 추진을 통해 뚜렷한 변화를 만들어 왔다. ‘새롭게 도약하는 행복 장수’라는 비전 아래, 군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장수군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명소가 된 장수군의 경제·문화·관광 분야의 혁신적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장수만의 독특한 매력을 알리며 이제는 한 번쯤 가고 싶은 ‘명소’로 과거 장수군은 관광지로서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장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민선 8기의 시작과 함께 장수는 한 걸음씩 ‘여행의 목적지’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수누리파크’를 대표 관광지로 육성하고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과 그 일대의 뜬봉샘 생태공원은 국가생태관광지로 지정됐다. 또 전국 8대 명산 중의 하나인 장안산의 억새 숲은 넓게 조성했다. 여기에 ‘장수트레일레이스’ 성공적 개최는 장수를 관광지로 주목받게 만드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장수군에 ‘한국의 샤모니’라는 별칭을 안겨주며 장수를 산악 스포츠의 성지로 부상시켰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인간의 도전 정신이 어우러진 이 레이스는 장수를 ‘보고, 뛰고, 느끼는 곳’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수치 또한 이러한 흐름을 증명한다. 2021년 24만 명이던 연간 관광객 수가 2024년 84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트레일레이스는 인근 지역민보다 수도권 참가자 비율이 약 90%를 차지해 전국적인 인지도가 상승했음을 방증한다. 이제 장수는 100만 관광객 시대를 향해, 또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을 넘어 ‘자주 찾고 싶은 곳’으로 성큼 나아가고 있다. △과감한 행정 혁신과 성과로 증명한 변화 장수군의 변화는 관광 인프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변화와 도전을 겁내지 않고 장수군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현실화하고자 행정 시스템 전반에도 과감한 혁신이 이루어졌다. 성과와 역량 중심의 투명한 인사 시스템 도입은 조직문화에 새바람을 일으켰고, 그 결과 지난해 전국 군단위 적극행정 평가 1위(최우수)를 기록해 국무총리 기관 표창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올해 3년 연속 ‘적극행정 및 혁신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며 체계적이고 일관된 개선 노력을 이어오고 있음을 증명했다. 장수의 대표 레드푸드인 사과‧한우‧오미자‧토마토를 중심으로 조성된 ‘장수 만남의 광장’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로도 인정받았다. 이처럼 행정의 뿌리부터 차근차근 바꾸려는 노력은 장수군 전반의 변화를 견인하는 든든한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 지구온난화는 농업에도 예외 없는 위기를 안겼다. 재난 재해에 특히 취약하고 가격 변동성이 큰 농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농업은 불확실한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장수군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스마트 과원, 저탄소 한우, 스마트팜 등 미래형 농업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나아가 농산물 가격안정 기금도 조성해 농가들이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영농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농업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 있지만 장수군의 방향은 명확하다. 장수는 환경과 경제가 공존하는 농생명 도시로서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그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는 곳’을 넘어 ‘살고 싶은 곳’으로 사람들이 ‘살고 싶다’고 말하는 지역에는 이유가 있다. 장수군은 최근 그 이유를 만들어 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전북 최초로 유치한 ‘전북형 반할주택 100호’는 주거비 부담을 대폭 줄여주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청년농촌보금자리 30호’, ‘농촌체류형복합단지 20호’ 등 사업도 공모에 선정돼 청년들의 귀촌과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장수에 체류시설이 부족하다’는 말이 옛말이 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또 군은 생활 속 복지도 놓치지 않았다. 군민이 새로운 레저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번암, 장계를 시작으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읍·면 소재지 중심으로 LPG 배관망을 구축해 난방비용을 대폭 줄이고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등 생활밀착형 SOC를 확충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농촌협약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읍‧면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장수를 ‘산간 오지’라는 과거의 이미지에서 ‘모두가 찾는 건강한 삶의 터전’으로 바꾸어놓고 있다. △길이 닫혔던 땅, 이제는 남부권의 교통 중심지로 장수는 전체 면적의 75%가 산지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산악지역이다. 한때는 그 지형이 장수의 한계로 귀결돼 타지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그러나 교통지도가 바뀌면서 지리적 한계가 경쟁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대전-통영 고속도로와 익산-장수 고속도로 2개가 교차하는 이곳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잇는 남부권 교통의 요충지로 탈바꿈하게 됐다. 여기에 천천하이패스IC가 2026년도에 개통을 앞두고 있고, 전주시‧진안군과 연결되는 국도 26호선도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안’에 반영돼 현재 예비타당성 심사에 있다. 그리고 광주-대구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어 장수는 교통망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장수’는 이제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사람들이 찾고, 경험하며, 살아가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열리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인터뷰] 최훈식 장수군수 “매사 행정 수요자인 군민의 눈높이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오로지 군민만을 바라보고 숨 가쁘게 달려온 최훈식 장수군수의 혁신적인 리더십이 장수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배경이다. 최 군수는 “장수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저의 특별한 목표입니다. 장수군수 당선 당시 군민들과 처음 가졌던 약속과 다짐을 가슴에 되새기며 ‘군민 모두가 행복한 장수’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며 “특히 저는 농업이 미래의 ‘블루오션’이고 기후 위기 시대에 ‘장수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수의 지리적, 기후적 강점을 살려 산악관광과 농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장수를 만들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훈식 군수에게 지난 3년의 성과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지금까지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그 위에 탄탄한 미래를 설계해 농생명‧국제산악관광도시라는 새로운 비전을 향해 쉼 없이 전진할 계획이다. 두발자전거는 쉼 없이 굴려야 넘어지지 않듯이.

  • 기획
  • 이재진
  • 2025.05.13 18:27

[사설]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속도 붙여라

태권도진흥재단과 무주군은 태권도원에 ‘2026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와 ‘2027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를 동시에 유치했다. 국내 최초로 G6 등급의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게 된 쾌거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세계 정상급 태권도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2013년 도입된 이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과 중국에서 주로 개최돼 왔으며, 국내에서는 이번이 첫 유치다. 단순히 비중있는 대회를 유치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시리즈와 신인들이 도약하는 챌린지를 통해 태권도원이 명실공히 전세계 태권도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대한민국 태권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중차대한 목표와 맞닿아 있다. 등재를 위한 전국민 전자서명 운동이 오는 7월 종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태권도는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세계유산위원회의 2026년 제48차 회의에서 공식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결코 여유가 있는게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태권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이자 문화로 전 세계 214개국, 약 2억 명의 태권도 수련자가 있는 세계적인 무예이다. 그 한 복판에 전북이 있다. 태권도가 인류 공통의 유산으로 인정받는 것은 그 자체로 가슴 뿌듯한 일이다. K-한류가 전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지금 태권도의 가치와 문화적 중요성이 널리 인정받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껏 곧추세우는 효과도 기대된다. 유네스코에 등재돼야 태권도가 지닌 고유의 정신과 철학, 역사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이 태권도 종주국임을 전 세계적으로 천명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새 정부에서도 확실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 비공식적으로 남과 북은 태권도 유네스코 공동 등재를 약속한 바 있다. 북한은 이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등재를 신청하면서 남한의 등재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있기도 했으나 실무적 판단 결과 큰 지장은 없다고 한다. 무주에 태권도원이 있다는 하나의 사실만으로 전북이 태권도의 메카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태권도를 무형유산으로 지정한 곳이 바로 전북특별자치도다.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유치를 계기로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발걸음이 한결 빨라지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5.13 18:21

[사설] 농촌기본소득 도입, 재원·지속성 고민해야

전북자치도가 농촌 기본소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범사업을 기획하고 내년부터 8개 군별로 1개 면씩을 선정해 2028년까지 3년간 시범실시하겠다는 내용이다. 지급금액은 1인당 지역화폐로 매달 10만원씩 연간 120만원이다.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촌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촌인구 유입과 농촌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타당한 정책 중 하나다. 하지만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지속 가능성은 있는지 등 고민해야 할 부분도 많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에 따르면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자산조사나 노동조건 없이 무조건적으로,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이다. 꽤 오래 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었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도입한 나라는 없다. 스위스가 2016년 성인에게 매달 2500 스위스프랑(30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안건을 국민투표에 붙였으나 부결된 바 있다. 미국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아직도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 중이다. 어찌보면 자본주의에 어긋나는 발상일 수 있으나 신자유주의 복지국가 이후 빈부격차 등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도입 필요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논의가 확산되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들고 나왔고 한때 국민의힘도 정강정책 1호로 채택했다. 전북자치도에서 실시하겠다는 농촌 기본소득은 지난해 9월 전북연구원을 비롯해 광주연구원, 전남연구원 등 호남권 3개 연구원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이 손잡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으로 기본소득 정책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면서 급부상했다. 더욱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면서 더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2022년부터 연천군 청산면 주민 모두에게 매월 1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동네상권이 살아나고 일시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전북에서는 전주 등 6개 시지역을 제외하고 부안 진안 순창 등 8개 군지역에서 1개 면을 선정해 실시키로 했다. 면별 주민 수 약 2500명을 기준으로 하면 총 소요예산은 2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농촌 전체로 확대할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5.13 18:20

[오목대] 최승희 명창과 판소리 악보

2001년 봄이었다. 판소리 애호가라면 놓치기 아쉬운 판소리 무대가 열렸다. 최승희 명창과 제자들이 함께 선 무대. 스승과 제자의 발표회는 낯설지 않은 공연 형태였으나 이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가 있었다. 최승희는 이날 자신이 이어온 정정렬제 소리에 의미 있는 작업을 더했다. 정정렬제 춘향가 악보집 발간이었다. 판소리 한바탕을 오선지에 옮겨 악보로 만들어낸 명창은 그가 처음이었다. 판소리 악보화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엇갈리고 미학적 본질이나 음악적 특질에 비추어 악보화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았으나 그가 찾아낸 결실은 단연 돋보였다. 근대 5명창으로 꼽히는 정정렬은 창극 발전을 주도했던 소리꾼이다. 일제 치하에서 활동했던 명창 대부분이 판소리 발전에 기여했지만 정정렬의 활동은 특히 빼어났다. ‘30년 앞을 내다보고 소리를 한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그는 자신의 독특한 소리를 꾸준히 개발하고 실험하면서 귀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고도의 음악적 기교를 구사하고 선율과 장단이 까다로운 소리를 받겠다고 나서는 소리꾼은 많지 않았다. 그 소리를 이어낸 소리꾼이 최승희다. 최승희는 스승 김여란으로부터 정정렬제 춘향가를 받았다. 정정렬제 춘향가는 서편제 소리의 영역이지만 특별한 기교와 부침새를 구사하는 특성으로 독창성을 인정받는 소리다. 덕분에 20세기 전반에 유행하면서 춘향가 전승에 영향을 끼친 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소리에 비해 계승의 맥이 굵지 못한 정정렬제 소리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최승희에게 무겁고도 귀한 과제였다. 다행히 뜻이 맞는 제자가 그의 소리를 사설로 정리하고 악보로 만드는 일에 나서주었다. 꼬박 4년 동안 고된 분투가 이어졌다. 두 번의 위암 수술로 일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는 ‘제자들이 조금은 쉽게 판소리를 익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판소리 대중화니 뭐니 하여 지나치게 거창하게 평가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판소리 악보화야말로 일반인들이 판소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확신을 거두지 않았다. 실제로 그가 만든 춘향가 악보는 젊은 제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교재가 됐다. ‘현대의 음악적 환경으로 보자면 판소리 악보화 작업은 더 적극적이고 새롭게 모색될 필요가 있다’는 판소리 연구자들의 조언도 그에게 큰 힘이 되었을 터다. 열여덟 살 늦은 나이로 소리길에 들어서 남다른 열정으로 자신의 소리를 지키고 이어온 최승희 명창이 세상을 떠났다. 편식 심한 소리판 속에서 외롭게 정정렬제를 지켜온 명창. 여든 아홉 해 그의 생애를 들여다보니 판소리 대중화를 향한 열정과 의지가 빛난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5.05.13 18:20

[새벽메아리] 입시와 학력, 대립을 넘어 균형으로 – 전북교육포럼의 발제 현장에서

입시는 오랫동안 교육의 현실이자 동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입시가 오히려 교육의 목적을 가두고 있다. 점수 중심의 학력관은 교실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미래 역량보다 즉각적인 결과를 우선시한다. 지난달 열린 제2회 전북교육포럼의 발제자로 참여하며, 나는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고자 했다. 학력 신장은 단순한 점수 향상이 아니라, 삶의 힘을 기르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진짜 학력은 삶을 살아가는 힘 우리가 말하는 ‘학력’은 단지 시험 성적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사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지금의 입시 시스템은 이러한 역량을 평가하거나 키워주는 데 한계가 크다. 학생들은 협업보다는 경쟁에 몰리고, 교사들은 수업보다 평가 방식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일부 학교에서는 시간표까지 입시에 최적화되어, 교사의 자율성과 학생의 다양성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교육은 결과를 좇기보다 과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입시와 학력이 공존하려면 진로라는 변수가 필요 전북은 수도권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대학 진학률, 진로 지도 시스템, 교육 인프라 등 다양한 면에서 ‘격차’라는 단어를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조건은 오히려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읍 꿈길학교처럼 지역 자원을 연계한 진로탐색 교육, 지역대학 및 공공기관과 연계한 프로젝트형 수업은 전북 교육이 ‘다르게 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는 타 지역의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지역 실정에 맞춘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 진로가 교육의 중심축으로 기능할 때, 입시도 학력도 함께 설 자리를 찾을 수 있다. 교육은 지역을 떠나지 않는 사람을 기르는 일 교육은 아이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지역을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떠나는 교육’이 아니라 ‘남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이 땅에서 자란 아이들이 이곳에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 이곳에서 일하고 꿈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의 확장된 역할이다. 입시 성적만 높이는 교육으로는 전북의 미래를 지켜낼 수 없다. 지역을 살릴 인재는, 지역 안에서 존중받는 교육을 통해 자란다. 교육 정책, 교실 속 실천으로 이번 전북교육포럼에서 나는 기초학력 진단 및 맞춤형 지원 강화, 지역사회 연계 진로 프로젝트 확대, 단위 학교의 평가 자율성 보장 등 실천 가능한 제안을 내놓았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운영하는 교육 플랫폼은 진로 교육의 부담을 나누고,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구체적 해법이 될 수 있다. 교실은 제도의 수혜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성과가 검증되는 현장이다. 따라서 어떤 교육 정책이든 교사와 학생이 체감할 수 있어야 진짜 변화가 된다. 교육은 아이의 미래이자, 지역의 미래 교사는 혼자 아이를 가르치지 않는다.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 행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포럼의 주제였던 ‘입시 경쟁과 학력 신장’은 단지 교육 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와 직결된 주제다. 입시를 넘어서는 학력, 점수를 넘어서는 사람, 교실을 넘어서는 교육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가능하다. 전북의 교육이 달라지면, 전북의 미래도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오준영 전북특별자치도 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5.13 18:19

이 대행 "공직자, 정치적 중립 지키며 좌고우면 말라"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3일 "21대 대통령선거 선거운동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됐다"며 "모든 공직자는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면서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선거, 국민통합을 이루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전 부처가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마지막 단 하루까지 빈틈없이 챙겨야 할 소임은 국민의 안전과 민생"이라며 "특히 국민 안전은 정부의 존재 이유이자 어떤 경우에도 정부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주 중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장을 중심으로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최근 대형산불이 발생한 경북·경남 지역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예상된다"며 "토사 유출 조치 등 응급 복구를 조속히 해달라"고 했다. 이 권한대행은 "민생경제 어려움이 지속 중이고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체감경기가 많이 어렵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마중물을 조금이라도 빨리 부어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주문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통상, 재난 안전지원 등 신속지원예산은 3개월 내 집행 마무리할 예정이고, 산불 지원 예산은 지자체에 교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행은 SK텔레콤 해킹 사고와 관련해선 "SKT 사이버 침해 사고 및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유심 보호 서비스, 유심칩 교체 등을 조치하고 있으며 유심 재설정도 시작됐으나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와 조치하고 국민에게 대응 상황을 지속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2건, 법률안 6건, 대통령령안 32건, 일반안 3건을 심의·의결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 법률 공포안도 포함됐으며, 이 특별법으로 전세사기로 피해를 본 임차인에게 경매, 공매 절차 및 조세 징수 등에 관한 특례를 부여하는 현행법의 유예기간이 2027년 5월 31일까지로 2년 연장됐다. 또 민간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조항을 과태료 전환·형량 조정·선(先) 행정제재 후(後) 형벌화 등으로 개선하는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 법률안 등 6건이 통과됐다.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5.05.13 18:00

전북 공공기관장 업무추진비는 경조사비와 꽃값?...연 1500만원, 평균 상회

한 해 동안 사용된 전북 지역 공공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약 1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추진비를 경조사비와 화환 구입에 상당 부분을 사용하는 기관들도 적지 않았다. 1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 소재 10개 공공기관장의 업무추진비는 평균 1491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집행내역을 공개한 전국 341개 공공기관장 평균인 1230만 원보다 261만 원 높은 금액이다. 전국 평균이 2023년(1250만원) 대비 20만 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전북 지역은 오히려 56만 원(2023년 1435만원) 증가했다. 2024년 기준 도내에서 업무추진비가 가장 많은 곳은 국민연금공단이었으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가장 적었다. 기관별로는 △국민연금공단 3502만 원 △한국국토정보공사 2582만 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2141만 원 △한국농업기술진흥원 1958만 원 △새만금개발공사 1516만 원 △한국전기안전공사 1134만 원 △한국탄소산업진흥원 910만 원 △태권도진흥재단 697만 원 △전북대병원 322만 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155만 원 순이었다. 도내 10개 공공기관 중 절반은 2023년 대비 업무추진비 지출이 증가했다. 증가한 5개 기관은 새만금개발공사(726만원·91.8% 증가), 국민연금공단(635만원·22.1% 증가), 한국전기안전공사(311만원·37.7% 증가), 전북대병원(243만원·303.6% 증가),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4만원·0.1% 증가) 등이다. 반면 한국탄소산업진흥원(558만원·38.0% 감소), 한국국토정보공사(376만원·12.7% 감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28만원·59.5% 감소), 한국농업기술진흥원(150만원·7.1% 감소), 태권도진흥재단(44만원·5.9% 감소) 등은 줄었다. 세부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주요 업무협의나 회의 외에도 경조사비와 화환 구입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전체 예산의 68.5%에 달하는 2400만 원을 직원 및 유관기관 경조사 지원에 할당했으며, 한국농업기술진흥원도 총 예산의 절반 이상인 1071만 원(54.7%)을 경조사 지원과 화환 구매에 지출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우 490만 원(43.2%)을 대내외용 화환 등에 집행했으며,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인 679만 원(26.2%)을 경조사 관련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엽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업무추진비는 본래 업무 수행 과정에서 그늘진 곳이나 성과를 낸 곳에 격려의 의미로 사용돼야 하는데, 경조사비로 사용하는 것은 일정 부분 횡령의 의미가 있다"라며 "내부 규정을 마련해 기관 고유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용돼야 하고, 한도를 정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제일반
  • 김선찬
  • 2025.05.13 17:41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보수 텃밭' TK서 표심공략

6·3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일제히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으며 보수 핵심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으로 대구, 포항, 울산 등 TK 권역을 집중적으로 누볐다. 특히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과거 비판적이었던 자신의 입장을 일부 거둬들이며 “산업화를 이끈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고 발언해 보수 유권자에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안동 출신인데 TK에서 20%도 못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대구 유세에선 “이제 대구도 바뀌고 있다.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역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김 후보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과거의 노동운동가 이미지를 넘어 보수와의 접점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비판했지만 이제는 잘못을 인정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에 꽃을 바친다”고 상징적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는 울산 전통시장 유세에 이어 부산국제금융센터를 방문해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언급하며 “이전이 어렵지 않음에도 방치되는 건 지역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피켓 유세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후 경북대 학생들과 학식 간담회를 가진 그는 칠성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버스킹식 대화를 진행했다. 그는 “TK에서부터 세대교체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변화를 강조했다.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5.05.13 17:22

6년 끈 세계서예비엔날레관 마침내 ‘첫 삽’ 2027년 개관 목표

전북을 넘어 한국 서예의 상징이 될 세계서예비엔날레관이 건립 사업을 추진한 지 올해로 6년 만에 첫 삽을 뜬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서예문화의 계승과 세계화를 위한 세계서예비엔날레관 착공식을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주차장에서 개최한다. 총사업비 328억 원(국비 201억 원, 도비 127억 원)이 투입돼 부지 면적 1만 2374㎡, 연면적 7674㎡의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될 세계서예비엔날레관은 전통 한지의 켜켜이 쌓인 형상을 모티브로 한 것이 특징이다. 1층에는 국내외 유명 서예작가의 작품 보관 수장고가 마련되고 2층은 서예작품 감상 및 전시실, 3층에는 서예체험 및 교육실, 창업지원실로 구성된다. 2027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서예비엔날레관 건립은 2019년 ‘서예진흥법’ 시행을 계기로 추진됐다. 세계서예비엔날레관이 건립되면 격년 마다 열리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개최 장소가 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작품 보관 등이 용이한 수장고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서예문화의 현대적인 계승과 한글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세계서예비엔날레관 착공과 더불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개최, 한글서예 유네스코 등재 추진, 한글서예 교육 등을 확대 추진한다. 올해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고요 속의 울림(정중동, 靜中動)’이란 주제로 25개국 2300여 명의 작가들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도내 전역에서 전시, 체험, 학술행사 등을 펼친다. 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한국 서예의 상징 공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도가 중앙부처와 협력한 결실이다”며 “지난 1월 한글서예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이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정석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한글서예가 세계적인 K-컬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전북이 세계 서예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05.13 17:21

‘소상공인 노란우산' 가입 장려금 월 2만원으로 확대 지원

전북특별자치도는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노란우산’ 신규 가입장려금을 오는 7월부터 1년 동안 기존 월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확대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이 매월 5만원부터 100만원까지 부금을 적립해 폐업이나 노령, 퇴임 등의 생계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공적 제도다. 가입자는 적립한 공제금을 폐업 등 공제사유 발생 시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으며 공제금에는 중소기업중앙회가 공시한 분기별 연복리 이자율이 적용된다. 특히 연간 최대 600만 원의 소득공제 혜택과 함께 압류·양도·담보제공이 금지돼 생활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수급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납부 부금 내에서 일반대출이나 무이자 대출(의료, 재해, 회생, 파산 등)도 가능하다. 전북자치도는 2019년부터 노란우산 가입 장려금을 최대 12개월간 지원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왔다. 김인태 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노란우산 신규 가입장려금 확대는 단순한 지원 확대를 넘어, 위기 속에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응원과 힘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과 재기 가능성을 높이는 맞춤형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란우산 가입은 콜센터(1666-9988)나 공제 상담사의 현장 방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방문 또는 홈페이지(www.8899.or.kr)를 통해 가능하다.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05.13 17:21

'애니메이션 산업' 뜨는데 전북은 거북이 걸음, 중장기 전략 필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 전북에서도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영화∙게임∙광고 등의 영상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캐릭터 상품과 테마파크 등 연관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 더욱이 국가와 문화의 영향을 적게 받고 수용성이 높아 세계 시장 진출에 용이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애니메이션산업 백서’를 보면 전년도 애니메이션 매출액은 1.1 조원으로 전년(2022년)대비 2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OTT 등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애니메이션 수요가 청∙장년층으로 넓어지면서 최근 3년간 온라인 애니메이션 제작도 연평균 57.9%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북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13일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내에서 활동하는 애니메이션 기업 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624개 기업 중 9개 기업(1.4%)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매니지먼트사와 플랫폼 기업 등이 부재하고,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제작 지원 사업도 3~4건에 불과해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도내에서 활동 중인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장인복 대표는 “지역에 (애니메이션) 기업이 없다 보니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소극적으로 한다”며 “애니메이션 산업에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창작자들도 전북으로 눈을 돌리는 데 아예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사람이 모이고, 지원이 활발해야 하지만 현재 지역 애니메이션 산업은 그저 콘텐츠 산업의 한 꼭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부천국제만화마켓을 지역특화 마이스 육성 사업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네이버 웹툰 등 대기업을 보유한 IP(지적재산권)를 중소기업이 함께 활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 역시 2023년부터 순천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가 기회 발전 특구로 선정돼 올해 6월까지 관련 기업 18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남에서 제작 지원한 애니메이션 ‘금마 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모스크바 국제 어린이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며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도 애니메이션∙웹툰∙게임 등 콘텐츠 분야 실무교육과 기업 연계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GCC(광주 실감 콘텐츠 큐브)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지역기업 발굴과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은 ‘애니메이션’ 한 분야에만 지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콘텐츠 산업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산업만 특화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준교 진흥원 문화 콘텐츠사업 팀장은 “홀로그램, 일러스트, 웹툰 등 콘텐츠 산업이 여러 가지이다 보니 애니메이션 산업만을 위한 활성화 전략은 아직 없다”며 “산업이 구축되려면 인재 양성이 가장 핵심이다. 진흥원에서도 (애니메이션) 예비 창작자들을 지원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3 17:19

제9회 교원문학상에 배금종 수필가·신남춘 시인 선정

교원문학회가 최근 제9회 교원문학상 수상자로 백금종 수필가와 신남춘 시인을 선정했다. 교원문학상은 전·현직 교원문인들이 2016년 창립한 문학단체 ‘교원문학회’가 제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다. 선정 대상은 최근 3년간 저서를 출간하는 등 창작 활동이 활발한 회원 2인으로, 수상자에게는 인물사진이 새겨진 상패와 함께 각 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백금종 수필가는 2010년 전주서원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했다. 2015년 <국보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한 그는, 최근 3년간 수필집 <내게 머물렀던 시간들>, <내일은 꿈꾸는 나목(裸木)>을 출간했으며, 그 외에도 <대숲에 흐른 세월>, 4인 공저 <따로&함께> 등 총 4권의 수필집을 상재했다. 교원문학회 창립 멤버로, 현재는 전주교육대학교 계절대학 국어사랑회 대표를 맡고 있다. 신남춘 시인은 2011년 순창동계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으며, 같은 해 <한비문학>, 2016년 <시See>로 등단했다. 최근 3년간 시집 <내 생의 어느 날도 똑같은 날은 없었다>, <내 인생에도 신호등이 있다>를 펴냈으며, 저서로는 <풀꽃향기>, <비 오는 날의 초상> 등이 있다. 2019년 교원문학회에 입회한 그는 현재 서울시인협회 시인문학 회원이자 부안문인협회 부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세진 교원문학 발행인은 “1회부터 7회까지 3~5권 저서의 왕성한 창작활동을 한 교원문인 회원에게 상이 돌아간 것과 다른 모습이라 다소 실망스럽다”며 “각각 2권의 저서로 두명이 같은 해 교원문학상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 역사상 처음 수상이 이뤄진 교원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두 회원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제9회 교원문학상 시상식은 <교원문학> 제10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오는 24일 오후 5시, 전주역 앞 초원갈비 2층 연회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5.13 16:43

공약 목표달성 및 이행완료 전북교육청 ‘최우수’ 등급 SA

(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실시한 ‘2024년 전국 시·도교육감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서거석)이 공약 목표달성 및 이행완료 분야에서 최우수 등급인 ‘SA’를 획득했다. 2024년 12월 기준 서거석 교육감의 민선 4기 공약 이행률은 공약 목표 121.9%를 달성, 전체 공약 175건 중 71건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행되지 않은 공약은 단 한 건도 없는 ‘미이행 제로’ 상태를 실현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도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북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단 4곳만이 받은 ‘목표달성·이행완료’ 2개 분야 모두 SA등급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목표달성 분야는 2018년, 이행완료분야는 2017년 이후 6~7년 만에‘SA’를 획득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공약 이행에 따른 재정 집행율 역시 76.3%로 전국 2위에 올라 정책 추진의 실효성과 행정 역량 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는 공약을 철저히 관리하며 도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지켜온 행정의 성과로 해석된다. 실제 전북교육청은 2024년 이후 공약관리 규칙 신설, 외부 공약관리위원 30명 위촉, 공약 누리집 개편 등 주민소통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거석 교육감은 “공약은 단순한 약속이 아닌 도민과의 신뢰”라며 “앞으로도 공약 하나하나를 소홀히 하지 않고, 학생의 실력과 인성을 키우는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05.13 16:42

남원 출신 무용가 장순향, 제1회 이애주 춤 문화상 수상

남원 출신 무용가 장순향(63) 씨가 제1회 이애주 춤 문화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애주문화재단은 지난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장 씨가 ‘시대창작’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고(故) 이애주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로, 승무·살풀이·태평춤·태평무 등 우리 전통춤의 맥을 계승하고 법통을 지켜온 인물이다.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한국 무용사의 굵직한 계보를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1980년대 민주화 열기 속에서 ‘바람맞이춤’, ‘썽풀이춤’ 등 시대춤을 선보이며, 현실 사회에 예술로 참여한 실천적 전범이자 ‘시대의 춤꾼’으로 불렸다. 2021년에는 이애주문화재단을 설립했고, 같은 해 5월 타계했다. 그의 고귀한 춤 철학과 실천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춤 발전에 공헌한 무용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이애주 춤 문화상은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이 제정했으며,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장순향 씨는 이애주 선생의 실천적 춤 활동 정신을 잘 구현하며, 오랜 시간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수많은 ‘시대창작춤’을 무대에 올린 헌신과 열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씨는 “무턱대고 선생님을 찾아갔던 1983년, 하룻밤 연습 후 한양대 노천극장에서 춘 춤이 제 첫 시대춤이었다”며 “이 상은 저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외롭고 힘들게 활동하는 후배들과 동료 민중 춤꾼 모두에게 주시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생전에 백기완 선생이 해주신 ‘기죽지 마라’는 말이 제겐 가장 큰 응원이자 ‘빽’이었다. 오늘의 이 상도 그와 같은 큰 응원이라 생각하며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홍준 이사장은 “전통춤과 시대춤의 흐름을 이어가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이애주의 춤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자 이 상을 제정했다”며 “제1회 수상자가 상의 방향을 정한다. 앞으로도 이 정신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전통계승’ 부문 수상자로 김연정 씨(이애주한국전통춤회 부회장,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이수자)가 함께 선정돼 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5.13 16:41

스승의 날 앞둔 서거석 교육감 “선생님 곁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이 제44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선생님의 곁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서거석 교육감은 13일 스승의 날 기념 서한문을 통해 “학생들의 말 한마디에 귀 기울여주시고, 조금 느리더라도 끝까지 기다려주시는 선생님의 마음이 있었기에 우리 학생들은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결같이 학생들의 미래를 고민해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시대의 흐름과 함께 교육 현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교권은 흔들리고, 선생님의 마음도 서서히 지쳐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뒤 “선생님을 지켜드리는 일, 교권과 학생 인권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일, 교육청이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생님께서 학생의 곁을 지켜주듯 교육청도 선생님의 곁을 굳건히 지키겠다”며 “힘들고 지칠 때도 있겠지만, 선생님이 될 때의 초심을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전북교육은 온전히 선생님 덕분이며, 내일의 전북교육도 선생님이 주역”이라고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05.13 16:41

전라도천년사 고대사 빼고 발간...중세 이후부터 우선 배포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편찬된 '전라도천년사'가 2년 만에 정식 발간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역사왜곡 논란이 제기된 고대사 부분을 제외하고 고려시대 이후만 우선 배포하는 방식으로 올해 하반기 발간이 추진된다. 13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북자치도·전남도·광주광역시가 24억 원을 투입해 공동 편찬한 전라도천년사가 편찬 완료 2년 만에 정식 발간 절차에 돌입했다. 편찬 초기부터 고대사 일부 내용이 식민사관을 반영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과 반발로 봉정식이 취소되고 배포가 중단됐으나 도가 꾸준히 반대 단체들을 설득해 중재점을 마련한 결과다. 도는 임나일본부설 등 고대사 관련 논란이 제기된 부분을 제외하고 고려 현종 시기 ‘전라도’라는 명칭이 정착된 1018년 이후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분량만 우선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시는 이 같은 도의 방안에 전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남도와는 분량 배분 및 표기 방식 등 일부 실무 조율만 남은 상태다. 도는 이르면 상반기 내 3개 시·도 간 협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중 공식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경남 김해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김해시는 7년에 걸쳐 편찬한 '김해시사' 가운데 고대사 편 일부가 임나일본부설을 인용했다는 지적을 받자, 해당 분량을 제외하고 나머지만 우선 배포한 바 있다. 도는 이를 비춰볼 때, 고대사를 제외한 선별 발간 방식이 현실적이고 타당한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역사학계에서도 이번 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편찬에 참여한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수는 “전라도의 정체성을 기록하는 작업이 사장되어서는 안 된다”며 “주민들이 전라도의 역사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천년사가 조속히 발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공동 편찬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역사적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조율의 결과라는 게 도의 평가다. 도 관계자는 “천년사 편찬은 수년간 수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해 축적한 공적 자산인 만큼 단순 폐기보다는 조정과 타협을 통해 공공기록물로 남기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역사적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대사 부분도 빠른 시일 내 발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도천년사는 총 34권, 1만 3559쪽 분량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라도 지역의 정치·사회·문화사를 집대성한 초대형 지역사 편찬 사업이다. 그러나 일부 고대사 서술에서 남원지역 가야 정치체로 '일본서기'에 언급되는 ‘기문국’을 언급하고 백제와 왜의 관계를 설명한 내용이 식민사관을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시민단체와 일부 지방의회의 반발로 배포가 중단됐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05.13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