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메아리] 죽을 결심으로 살려고 노력하면…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이곳 저곳에서 끔찍한 자살 소식이 꼬리를 물고 들려온다.재벌 총수, 학생, 연예인, 직장인, 주부 등 계층도 다양하다.어찌 보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 기막힌 소식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자살이란 희망을 상실한 인간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길이다. 그런데, 이것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은 다시 말해 우리 사회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하루에 36명이나 목숨 끊어2001년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자그마치 1만 2,277명이었고, 지난 해에는 1만 3,055명이라고 한다. 이것은 하루에 평균 36명, 1시간당 1.5명의 우리 이웃들이 이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올해도 자살자는 지난 7월말까지 벌써 6천 명이 넘었다는 집계가 나와 있다. 더구나 얼마 전 30대 주부가 두 딸과 아들을 아파트에서 떨어뜨린 후 자신도 몸을 던져 자살한 소식은 우리 모두를 전율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그런데, 보통 자살 기도자는 자살자의 7~10배라는 연구발표가 있다. 그렇다면 1년에 최소 9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을 기도하고 있다는 셈이 된다.여기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자.사회학자들은 자살을 '이타적 자살'과 '이기적 자살',그리고 일종의 일탈행위에 속하는 '아노미적 자살'로 분류한다.'프로이드'같은 심리학자는 자살을 '본능적인 충동'으로 설명했고, 생물학자들은 '유전적 요인'이라 주장하기도 한다.우리 나라의 경우, 자살의 원인으로는 애정문제, 경제문제, 복잡한 가정문제, 건강문제, 능력부족에 대한 절망감이나 죄책감등의 개인문제등이 주류를 이뤄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빈곤을 이유로한 자살이 늘어나고 있어 점차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의 문제로 번지는 것 같아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자중자애가 효도의 근본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아쉽게도 근본적으로 뽀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그러나, 우리의 전통사상에 견주어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옛 성현들은 "자중자애(自重自愛)가 효도의 근본이라고 했다. 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중히 여기라는 뜻이다. 이것은 또한 공자께서 말씀하신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몸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므로 머리카락 하나 피부 한 곳이라도 절대로 함부로 다뤄서는 안된다는 말이다.인간의 존재는 탄생으로부터 많은 축복과 은혜를 받아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교육받고,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까지 은혜 아닌 것이 없다. 특히 부모의 은혜는 이 세상에서 그 깊이와 넓이를 견줄 것이 없다.이토록 각별한 부모의 은혜를 저버리고 배신하는 행위에 있어서 자살 만큼 최악인 것이 또 있을까?자식을 앞세우고, 그 비통함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할 부모의 입장을 한번만 더 깊이 생각한다면, 자살의 충동은 이겨낼 수도 있지 않을까?'베토벤'은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귀머거리가 되었을 때, 자살을 결심했다. 그러나, 준비한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기 직전에 섬광처럼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죽을 결심으로 살려고 노력하면, 이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이 있을까?우리 다함께 깊이 음미해 볼 말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