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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미술관 블랙박스에서 가로 12m의 초대형 스크린에 한 줄기 빛이 나온다. 네 개 화면으로 연결된 스크린에서는 커튼을 내리는 소피아 로렌, 하모니카를 부는 팀 로빈스의 영상 등이 이어진다.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대표작 '비디오 사중주'다. 이처럼 미디어 작품과 경계에 놓여 있는 실험영화는 이야기 구조가 없다. 이미지와 관련된 실험만 있을 뿐이다.비영리, 비상업을 표방하는 '2010 골방아트필름영화제(위원장 정상용·이하 골방영화제)'가 열린다. 골방영화제는 실험영화와 다큐멘터리,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상업 테두리에 갇혀 있는 영화의 경계 허물기를 표방한다.10돌을 맞은 골방영화제는 그간 상영됐던 우수 섹션을 선별, 실험영화와 아트애니메이션 섹션으로 내놓는다.15일 오후 4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정상용 위원장의 영상과 두댄스의 무용이 어우러진 실험영상퍼포먼스'Free(가제)'로 막이 오른다.일본 실험영화의 '거장'으로 불린 이이무라 다카히코 감독의 '러브', '시간에 관하여' 등 에로티시즘에 사회비판을 담아낸 초현실주의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70년대 초부터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만을 고집해 온 세키구치 가츠히로 감독의 8mm 소형영화를 모은 'NOISE OF 8mm 소형영화'도 주목을 모은다. 오사카 애니메이션그룹 수프의 작품을 초대한 'NOISE OF ANIMATION'은 '어두운 이미지를 벗어나자'는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실험영화 워크숍(15~16일 오전 10시 전주영화제작소)과 골방영화제의 10년을 돌아보는 영화 포스터와 영상으로 구성된 특별전(15~19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기획전시실)도 덤으로 누리는 재미다.골방영화제가 내년부터는 '전주국제 실험이미지 필름 페스티벌'로 새롭게 거듭난다. 정상용 위원장은 "내년부터는 골방에서 나와 소규모 게릴라 영화제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한다"며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감독과 작품들이지만, 한국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것들이 있는 만큼 많이 와달라"고 말했다.
"50~60년대 바지락 꼬막을 채취하거나 음력 7월 15일 걸어서 징게포구까지 물맞이 하러 가던 일이 새록새록 떠올라. 간척사업으로 인해 사라지는 김제포구를 보며 어릴 적 마음껏 뛰놀던 추억의 명소가 하나 둘 사라지니까 마음이 찡허잖여. 일부지역은 갈대밭만 무성헌디, 다 없어지기 전에 영상으로 담아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 (한갑열 할아버지)"지난해부터 김제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장터라디오를 하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쪼까 관심을 갖게 됐구만. 이번 청하 거전 등 5개포구 주변의 생활과 추억을 영상으로 담아 흡족한디, 생계터전을 잃은 어민들을 생각하면 한편으론 마음 한구석이 허전혀."(유문자 할머니)김제문화원(원장 정주현)이 다큐멘터리'새만금 징게맹게 포구를 가다'를 제작했다. 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최종수)기 주최한 '2010 지방문화원 어르신 프로그램'에 김제문화원이 선정,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징게맹게 포구를 재조명하게 됐다.이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다섯 명의 김제 어르신들이 수십 년 전 기억을 더듬어가며 새만금 포구와 인근 주민들을 삶의 현장을 직접 캠코더에 담았다.10월 말부터 '심포항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낚시를 즐기는 신창포구 관광객','담수호를 바라보는 망해사','거전마을 어민 인터뷰'등 주제별로 세부 촬영을 진행, 지난달 30일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촬영에 앞서 어르신들은 지난 10월부터 김제문화원에서 캠코더 작동법과 영상과 촬영 기법을 교육 받았다. 카메라 전원을 켜는 법도 몰랐던 이들이 시놉시스에 맞춰 장소를 선별하고 앵글을 골라 '멋들어지게' 촬영했다.정주현 원장은 "징게맹게 포구는 1500세대 어민의 생계터전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남다른 지역"이라며 "적은 예산을 지원 받았지만, 힘든 내색 않고 어르신들이 직접 제작해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보충 촬영을 거쳐 내년에 다큐영화제나 노인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징게맹게'는 서해안의 젖줄 만경강을 일컫는 방언. 이 일대는 백합의 최대 생산지였던 심포와 다량의 패류가 서식하는 거전 갯벌, 민물고기가 많은 신창포구 등 어부들의 삶이 녹아있는 곳이다.
'워낭소리','똥파리'로 국내 독립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독립영화 전문극장도 생겼고, 독립영화 전용 웹사이트'인디플러그'나 IPTV(인터넷 TV)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통한 시청도 늘고 있다. 케이블TV 독립영화채널'인디필름'도 생겨 독립영화 배급에 새로운 창구가 열렸다. 하지만 독립영화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전북독립영화제를 주축으로 대전·부산독립영화제가 독립영화 활성화 시키기 위해 28일 부산국도극장에서 한국독립영화제 연대를 발족했다. 한국독립영화제 연대 대표는 전병원 전북독립영화제 사무국장이 맡았으며, 한국독립영화제 연대 사무국도 전주에 꾸릴 예정이다.전병원 대표는 "독립영화계의 열악한 현실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난해 전북독립영화제를 열면서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며 "다른 지역의 독립영화제 대표들도 마찬가지라 연대를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독립영화의 현실이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각각의 단체가 각개약진하기 보다는 연대를 통해 관객과 소통의 장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첫 사업은 지역 영화교류상영회. 이미 이달 초 폐막한 전북독립영화제와 대전독립영화제가 영화 교류상영을 했으며, 28일까지 열린 부산독립영화제에서도 '전북영화특별섹션'을 통해 전북독립영화의 10년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독립영화제 연대는 한국 영상자료원과 함께 서울 상암 독립영화관에서 12월 한달간 '로컬 인디펜턴트 기획전'도 진행한다.전 대표는 "독립영화의 배급 및 유통 활성화, 영화 인력 교환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아직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전주국제영화제와도 다양한 교류 사업을 펼쳐 윈윈하는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한기준(공유)은 회사에서 잘리고 나서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우(임수정)는 11년 전 인도 여행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한다. 딸이 시집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버지에게 떠밀린 지우는 기준의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찾는다. 기준은 김종욱이라는 이름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람을 찾기 시작하고 기준과 지우는 결국 전국에 있는 많은 김종욱을 찾는 여정에 나선다. 2006년 초연해 누적 관객 36만명을 동원한 화제의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국내 최초로 뮤지컬을 상업영화로 탄생시켰지만 '맘마미아' 같이 원작의 노래가 그대로 들어 있는 뮤지컬 영화는 아니다. 인기 뮤지컬의 이야기를 가져왔지만 영화는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무엇보다 캐릭터가 관객이 쉽게 공감할만한 현실적인 모습이 아니라 성격이나 행동이 과장됐다. 특히 기준 캐릭터가 그렇다. 동그란 안경에 2:8 가르마를 하고 항상 넥타이를 매는 등 결벽증 모습까지 보이는 기준이 별것도 아닌 일에 뛰쳐나가면서 울음을 터뜨릴 때는 실소가 나온다. 일부 코미디 영화처럼 캐릭터를 희화화했지만 별로 웃기지는 않는다. 극 중에서 '운명'과 '인연'이라는 단어를 끊임없이 언급하지만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진다는 결말은 빤히 보이는데다 과정에 대한 묘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이 영화를 통해 복귀한 공유는 우스꽝스런 캐릭터를 만나 자신의 매력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임수정의 연기는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부스스한 머리를 질끈 뒤로 묶은 소박한 외모로 일에만 열중하면서 첫사랑의 기억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역할을 잘 살렸다. 원작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오만석, 엄기준, 원기준, 신성록, 김무열, 오나라 등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출연한 배우들이 대거 카메오로 출연했다. 12월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2분.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온 내 존재가 알고보니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대학로에서 국산 창작극의 저력을 증명해온 극단 백수광부가 창단 15주년을 기념해 신작 '미친극'을 무대에 올린다. 시인 출신으로 최근 연극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젊은 극작가 최치언이 지난해 발표한 희곡을 백수광부 이성열 대표가 연출을 맡아 무대로 가져왔다. 극중 주인공이 알고보니 다른 극의 등장인물이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충격에 빠진다는 '꼬이고 꼬인' 상황을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냄으로써 뫼비우스의 띠처럼 현실과 허구가 뒤엉킨 이야기 구조를 선보인다. 최치언 작가는 23일 "작가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물음으로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됐다"면서 "허구와 진실을 접점에서 끊임 없이 고민하는 작가로서 '내가 허구를 통해 인물을 창조했듯 누군가도 허구를 통해 나를 창조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진지하게 사유해보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극중 주인공은 사채업자인 '방학수'. 채무자인 연극 연출가를 찾아가 빚독촉에 나선 그는 점점 연출가의 대본을 마음대로 고치면서 연극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방학수는 연출가의 대본에 나오는 인물이 자신이라는 점을 깨닫고 충격에 빠지고 심지어 자신이 미래에 할 일이 연극 속에 예견돼 있는 데 경악하게 된다. 자신이 허구 속 인물이라는 점을 자각한 그는 결국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출가를 살해하지만 이것마저 예고된 이야기로 드러나면서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출연 김학수, 김승철, 장성익, 김민선 등. 다음 달 23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한 뒤 내년 1월 8~30일에는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티켓은 2만~3만원. ☎02-814-1678.
서울 대학로에서 인기를 끌었던 연극이 광주에서 잇따라 공연될 예정이어서 관심이다. 광주MBC는 기획 공연 '연극이 좋다' 시리즈로 로맨틱 코미디 '키스할까요?'를 26일부터 12월 26일까지 광주 상무지구 우체국보험회관 16층 기분좋은 극장에서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개막작인 '키스할까요?'는 서울과 지방 공연을 통해 인기를 끌며 앙코르 공연을 하고 있는 작품으로 연애지상주의자인 치과의사 이준휘와 그의 연인 정하니, 간호사 최지숙과 시나리오 작가 이 곤 사이의 연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랑을 얻기 위한 거짓말과 사랑을 위한 거짓말이 얽히고 꼬이면서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 탄탄한 구성과 홍서준, 홍예인, 박은수, 장은철 등 실력파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결혼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아가씨와 건달들'로 유명한 에이브 버러우스의 '선인장 꽃'이 원작이며, 윤석화 주연으로 1980년대에 무대에 올려지기도 했다. 이번 '연극이 좋다' 기획공연에는 이미 서울 대학로의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 대거 선보인다. 솔직하고 당당한 신세대들의 동거 로맨스 '옥탑방 고양이'와 코미디의 황제 '라이어'의 작가 레이쿠니의 신작 '오! 브라더스', 산다는 것에 대해 반문을 남기는 '썽난 마고자', 가족의 소중함을 다룬 '양덕원 이야기', 서울과 동시에 무대에 오르는 신작 '내 이름은 김삼순' 등 총 6편이 내년 7월까지 선보인다. '연극이 좋다' 기획공연은 반년이 넘게 공연돼 지역 문화계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시간은 화~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 오후 3시다. 월요일 공연은 없고, 입장권은 모든 자리 3만원이다. (문의 : ☏ 1600-6689)
젊은 심장들, 영화의 꿈을 펼쳐라.'제4회 전북청소년영화제'가 25일부터 27일까지 전주 메가박스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전북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정낙성)가 주최하고, 전북영상교육연구회(회장 황현선)가 주관하는 올해 영화제 슬로건은 '청·청·청(맑고, 푸르고, 당당하게)'. 미래의 거장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맑고, 푸르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상영작에 선정된 작품은 총 41편(경쟁 31편, 비경쟁 8편)으로 초등·중등·고등학생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서울과 울산 청소년영화제 수상작이 초청 돼 '영·호남 교류전'으로 올려지며, 전북영상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개막식 25일 오후 6시30분 메가박스. 13살 보민이의 성장통 이야기를 소재로한 개막작'보민이(감독 김방현)'를 만나볼 수 있다.정낙성 위원장은 "이번 출품작은 초등학생들의 참여가 높아졌고, 전주대 의'스토리텔링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이 영화로도 제작됐다"며 "매년 작품의 기획력이나 창작력이 향상 돼 영상세대들이 새로운 꿈을 펼치는 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초청작과 경쟁작은 26일 정오 12시, 오후 2시15분·4시·6시30분과 27일 오후 1시에 상영되며, 폐막식은 27일 오후 3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갖는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소년 영상 캠프'가 열려 전주공업고, 원광정보예술고, 김제여고, 성심여고, 김제지평선고교, 고창강호상고 등이 참여해 미래의 청소년 감독을 배출하는 자리로 거듭났다.이병노 전북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상캠프는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경쟁 열기가 뜨거웠다"며 "청소년들이 맑고, 푸르고, 당당하게 꿈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18-404-6782, 010-7178-1053.
강동원ㆍ고수 주연의 영화 '초능력자'가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2주째 1위에 올랐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초능력자'는 19~21일 사흘간 전국 579개 상영관에서 38만8천377명(33.3%)의 관객을 모아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10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은 167만7천752명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는 첫 주말 328개 상영관에서 관객 18만1천642명(15.6%)을 동원해 2위에 올랐다.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는 305개관에서 17만5천499명(15.1%)이 들어 전주보다 한 계단 낮은 3위다. 누적 관객은 233만7천82명. 신하균ㆍ엄지원 등이 출연한 '페스티발'은 첫 주말 248개관에서 9만5천650명(8.2%)을 동원해 4위를 차지했고, 덴젤 워싱턴 주연의 '언스토퍼블'은 306개관에서 8만579명(6.9%)으로 지난주보다 2계단 떨어진 5위였다. 뱀파이어 소녀의 이야기 '렛 미 인'은 7만2천155명이 들어 6위, 스릴러 영화 '쏘우 3D'는 5만5천723명으로 7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두 여자'(5만4천829명), '레드'(2만429명), '불량남녀'(1만6천351명)가 10위 안에 들었다.
진짜 사랑이 뒤늦게 찾아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랑하고 싶은 시간'은 상대가 정해진 두 남녀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남편과 행복한 삶을 꾸리던 안나(알바 로르워쳐)는 어느 날 식당에서 일하는 유부남 도미니코(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를 보고 강렬한 욕망에 휩싸인다. 안나와 도미니코는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후 매주 수요일마다 도시 외곽에 있는 모텔에서 만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도미니코는 자신의 외도사실을 부인에게 들키고, 안나도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지쳐 둘은 헤어지게 된다. 이처럼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2시간 동안 펼쳐진다. 비루한 일상은 이들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해 주는 촉매제다. 안나와의 만남이 끝나고 나면 도미니코는 쌓인 집안일과 아이들 돌보기 등으로 쉴 틈이 없다. 쪼들리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형에게 돈을 빌려달라며 아쉬운 부탁도 해야 한다. 유일한 탈출구는 안나와의 만남이다. 안나의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다. 자상한 남편이 있지만, 그에게서 강렬한 사랑을 느낄 수 없다. 눈치조차 채지 못하는 그의 무딤에 짜증도 난다. 자신의 외도를 암시하면서 "우리가 같이 잔 지 얼마나 됐는 줄 알아?"라고 다그쳐도 그는 그저 멍한 표정만 지을 뿐이다. 안나와 도미니코의 사랑이 대단하지만 그걸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적인 제약 탓이다. "당신을 원하지만, 애들을 저버릴 수 없어"라는 도미니코의 대사는 유부남-유부녀의 사랑이 얼마나 이뤄지기 어려운지 보여준다. "함께 있고 싶어, 하루 종일"이라는 평범한 대사가 그들의 애절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때론 한순간을 잊는데 전 생애가 필요하다"는 대사는 심장을 옥죈다. 라스트 장면은 무척이나 담담하지만 애절하다. 물론 안나-도미니코의 강렬한 사랑만 있는 건 아니다. 안나 남편이 보여주는 여유로운 사랑도 인상적이다. "기다리고 있으면 이렇게 돌아오잖아." 안나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태도는 이런 식이다. 베드신 수위가 상당하지만 안나-도미니코의 안타까움을 더욱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뛰어나다. '빵과 튤립'(2000) 등을 연출한 이탈리아의 실비오 솔디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날씨가 추워지고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다. 바로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다. 올 연말에도 한국과 할리우드의 로맨틱코미디 혹은 남녀 간의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한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이층의 악당'은 한석규ㆍ김혜수가 '닥터봉' 이후 15년 만에 호흡을 맞춘 코미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불면증에 걸린 이층집 주인 연주(김혜수)는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함께 산다. 히스테리컬한 모녀 앞에 멀쩡히 생긴 소설가 창인(한석규)이 세입자로 들어온다. 작가라는 말에 창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연주. 하지만, 틈만 나면 1층을 헤집고 다니는 창인을 보며 의심이 싹튼다. '이층의 악당'은 창인이 '백자를 훔친다'는 대전제 속에 슬랩스틱, 코믹한 상황, 대사 등이 맞물리고 중첩되면서 웃음의 크기를 키우는 세밀한 코미디다. 특히 한석규와 김혜수가 만들어가는 연기호흡은 절묘하다. 손재곤 감독이 연출했다. 이선균ㆍ최강희 주연의 '쩨쩨한 로맨스'는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다. 그림 실력은 뛰어나지만, 이야기를 짜내는 재주가 없는 성인만화가 정배(이선균)가 거액의 상금이 걸린 공모전을 위해 섹스를 소재로 한 칼럼을 쓰는 다림(최강희)을 스토리 작가로 영입한다. 하지만 이들은 첫날부터 의견대립하고, 작업은 삐걱댄다. 김정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김종욱 찾기'는 동명의 인기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여행사에 다니는 고지식한 성격의 기준(공유)은 저조한 실적 탓에 회사에서 해고된다.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설립해 사업전선에 뛰어든 기준은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한다. 어느 날 인도 여행에서 처음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한 지우(임수정)는 첫사랑을 찾아달라며 기준을 찾아온다. 이들은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김종욱들을 찾아나선다.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이후 3년 만에 복귀한 공유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맨틱코미디에 잘 출연하지 않았던 임수정의 변신도 기대되는 영화다. 원작 뮤지컬을 연출한 장윤정 감독이 영화도 연출했다. 12월9일 개봉.'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은 패트릭 스웨이지ㆍ데미 무어 주연의 '사랑과 영혼'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의 송승헌과 일본의 인기 여배우 마츠시마 나나코가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인터넷 쇼핑몰 CEO 나나미(마츠시마 나나코)는 한국에서 온 도예가 준호(송승헌)와 사랑에 빠진다. 소박한 결혼식을 올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나나미는 귀가를 하다 괴한의 습격으로 숨진다. 유령이 돼서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역할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점만 다를 뿐 기본 줄거리는 원작과 거의 같다. 드라마를 주로 연출한 오오타니 다로 감독이 연출했다. 이달 25일 개봉. '스위치'는 친구로 오랜 시간 지냈다가 어느 순간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고전적인' 연예 이야기다. 뉴욕의 한 방송사에서 일하는 캐시(제니퍼 애니스턴). 미혼인 그녀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아이를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결혼에 관심 없는 그는 절친한 이성친구 월리(제이슨 베이트먼)의 반대 속에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정자기증 파티가 벌어지던 날, 술에 취한 월리는 화장실의 한 용기에 보관돼 있던 기증자의 정자를 실수로 쏟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자신의 정자를 대신 채워 넣는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오해와 불신, 그리고 화해라는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정자 제공과 임신이라는 소재를 끼워 넣었다. 조쉬 골든과 윌 스펙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국고를 지원받는 국제영화제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회가 발족했다.부산, 부천, 전주, 제천, 서울국제여성, 서울국제청소년 등 6대 국제영화제는 최근 '국제영화제협의회'를 발족하고 오는 19일 열리는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활동에 돌입한다.협의회는 15일 "국제 영화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호 간의 협의를 넓히자는 취지에서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협의회는 영화 인력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정기 세미나 개최, 영화제 프로그램 다양화 등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오는 19일 '국제영화제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는 6대 국고지원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영화제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제4회 중경독립영화제'의 '넷팩'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민 위원장은 필립 체, 엘리엇 리와 함께 '넷팩' 부문 심사위원으로 아시아 장·단편의 심사를 맡는다.올해로 네번째 맞는 중경독립영화제는 잉량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중국 독립영화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는 영화제. 잉량 감독은 중국의 현실과 꿈의 괴리를 담아낸 '다른 반쪽'으로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우석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호묘'를 통해 '10주년 기념상영 - 수상자의 귀환' 으로 다시 한번 전주를 찾았다.
감동의 박수와 텅빈 객석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연극판. 가난했던 시절, 소극장은 연극인들의 버팀목이었다. 소극장은 무대 뿐만 아니라 연습공간이었고 때로는 아지트였다. 현재 도내에서는 소극장 7곳이 운영 중. 지난해 전주 아트홀 오페라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소극장 포화상태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회장 류경호)가 다시 소극장 붐을 일으키기 위해 12월 31일까지 전주와 남원, 익산 등에서 '제18회 전북소극장연극제'를 연다.류경호 회장은 "'전북소극장 연극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수익이 되지 않아 고민이 깊어만 간다"며 "경제성을 고려한 작품의 질적 완성도를 높이고, 이에 호응하는 관객 개발에 몰두할 때"라고 말했다.▲ 재인촌 우듬지, 오래 전 愛23일까지 전주 경기전 뒷담길 우듬지 소극장사랑에는 아가페(Agape)와 에로스(Eros)가 있다. 부모 자식간의 무조건적인 사랑, 남녀간의 뜨거운 사랑이 그것이다. '오래 전 愛(연출 김형오)'의 주인공은 싱글맘 우경이다. 아버지는 이런 우경을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에게 아이의 아빠 경준이 찾아오면서, 이들을 갈라놓았던 오해가 실타래처럼 풀어진다. 우듬지 최초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 문의 063) 282-1033.▲ 극단 둥지, 마술가게27일~12월6일 남원 지리산 소극장'마술가게(연출 문광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또다른 은유다. 작품은 고급 의상실에 늙은 도둑이 들면서 시작된다. 뒤이어 들어오는 젊은 도둑. 두 도둑이 우왕좌왕하면서 격투가 벌어지고, 젊은 도둑은 늙은 도둑을 당해내지 못한다. 이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문의 019-633-2600.▲ 창작극회, 장한몽(축하 공연)12월17일~26일 전주 경원동 창작소극장신파극'이수일과 심순애(연출 홍석찬)'를 다시 만난다. 고학생 이수일과 심순애는 연인 사이. 순애의 어머니는 순애를 장안의 갑부 김중배와 결혼시키지만, 순애는 중배의 의처증에 시달린다. 이수일은 고리대금업자로 변신해 갑부가 된다. 판에 박힌 이야기지만, 변사(辯士)가 말로 쏟아내는 연기는 관객을 울리고 웃길듯. 악극의 분위기를 살려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줄 것 같다.문의 063) 282-1810.▲ 달란트연극마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12월20~31일 전주 서신동 한솔문화공간쉘 실버스타인의 대표작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구연동화로 낭송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연출 최경식)'는 추운 겨울을 맞아 아낌없이 주는 사랑의 의미 혹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 이타적인 삶의 주인공을 떠올려보게 한다. 삐에로의 마임과 풍선쇼, 버블쇼가 어우러지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선물한다. 문의 063) 278-2783.▲ 극단 작은소리와동작, 책 읽어주는 라디오12월21~30일 익산역 부근 소극장 아르케#1. 상견례 자리. 남자는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다 팔 안쪽에 있는 주름을 보고 장모에게 '쌍거지'라고 해 결혼이 '파투'날 뻔 했다.#2. 사랑의 지독한 아픔에 시달리던 남자에게 또다른 사랑이 찾아온다. 정말 사랑으로 생긴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가 가능한 걸까.'책 읽어주는 라디오(공동 연출)'에서는 울고 웃는 사연으로 한 해를 뜻있게 갈무리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문의 063) 852-0942.▲ 문화영토 판, 그녀에 관한 보고서12월25~31일 전주 경원동 소극장 판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선우와 열심히만 하면 뭐든 이뤄내는 은수는 절친한 친구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국문과에서 이 둘은 다시 만난다. 은수는 멋진 글을 발표하지만, 재수를 통해 의대에 진학하면서 운명의 남자를 만난다. '그녀에 관한 보고서(백민기 연출)'는 극작가 유진월씨가 199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작품이기도 하다. 문의 063) 232-6788.
개관 5주년을 맞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소장 장낙인·이하 영시미)가 도내 시민단체와 공동 운영되면서 시청자 주권 확보, 미디어 민주주의 구현이라는 공공성을 실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시미가 시민들의 방송 접근권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영상 콘텐츠의 생산주체를 육성하는 것은 한계라는 진단이다.12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지역미디어센터 성과와 과제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열린 영시미 개관 5주년 토론회에서 최성은 영시미 사무국장은 "영시미는 시민단체가 운영하고, 지자체가 장소와 예산을 지원하는 구조로 독립성은 확보했으나, 장비·인력비 확보조차 어려운 면이 있다"며 "최근에는 공공 미디어에 관한 공모사업조차 감소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이어 "비영리민간단체인 영시미의 법적 지위를 법인으로 전환, 공공기관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부의 미디어센터나 지자체 미디어센터 지원을 위한 조례 등이 마련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최 사무국장은 "시민들의 방송 접근권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려면 매체·제작주체별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며 "엑세스 프로그램 운영협의회가 지역 이슈를 반영하고, 제작된 영상물이 더 많이 배급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허 경 한국영상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영시미가 재원을 확보하려면 미디어센터 이용자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영시미 이용자 체육대회, 영시미 이용자의 날, 영시미 출사 대회 등을 통해 영시미 이용자들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번 토론회는 영시미가 주최한 '2010 만만한 영상제(12~13일)'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100살 할아버지와 80살 할머니의 달콤한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려낸 연극 '엄마가 결혼한대'가 관객을 찾아온다. 미국 영화 감독인 앤드루 버그만이 1986년 발표한 희곡으로, 그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단 비파가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배우 정명철이 번역을 맡았고 김성노 한국연극연출가협회장이 연출한다. 주인공은 80살 할머니 '소피'. 우연히 마주친 100살 노신사 '모리스'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 소피는 당당하게 공개 열애를 시작한다. 소피의 큰딸 '투루디'는 엄마의 황혼 로맨스가 남세스러운 일이라며 결혼을 반대하고 작은딸 '바바라'도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런 와중에 투루디의 외동딸인 '사라'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투루디의 고민을 한층 깊게 만든다. 주름살과 흰머리도 극복해낸 노년의 뜨거운 사랑과 신세대의 발칙한 연애담이 교차하면서 가족애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 출연 김금지, 우상전, 이현순, 정명철, 배상돈, 노현희.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전석 2만5천원.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삶의 고도'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서 연극은 계속된다. 창작소극장 건립 20년을 맞은 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130회 정기공연에 '물속에서 숨쉬는 者 하나도 없다'를 올린다."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 감춰진 숨막힐듯한 공허 속에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묻고 싶었죠."작품마다 상식을 깬 무대를 선보인 극작가 박근형씨는 '더이상 의미를 묻지 말고, 작품에서 찾으라'고 했다. 작품의 배경은 허름한 여관'나그네 쉼터'. 여관에 든 두 남녀(이부열·김안나 역)는 '죽고 못사는 사이'다. 여관 주인인 오빠(홍석찬 역)은 작곡가로 세상에 그럴싸한 곡을 내놓고 싶어한다. 여동생(백진화 역)은 내 집 장만을 위해 몸을 팔고, 음식 심부름을 하는 배달(신유철 역)는 노래 연습에 여념이 없다. 오빠는 배달에게 노래를 가르치다 이렇게 퍼붓는다."야, 이 새끼야!(…) 느낌을 가지고 살아! 생각을 가지란 말야! 네가 살아온 세월을 말하란 말야, 말을! 네 얘기를 하란 말야. 눈을 뜨고, 눈을 뜨라고 제발!"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 여관에 투숙한 두 남녀는 스스로의 삶에 종지부를 찍는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내면은 궁핍해져만 가는 한국사회에 대한 풍자가 극으로 치닫는 장면. 1991년 처음 이 작품이 올려질 때와 비교해 사회 현실은 더 각박해졌다. 열심히 뭔가를 향해 달려왔지만 어느 순간 문득, "아, 내가 잘 살고 있나"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하지만 난해한 연극이라고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볼 필요는 없다. 편안하게 극의 흐름을 따라가면 된다."소극장에서는 관객의 호흡까지 느껴져요. 집중하고 있구나, 힘들어하고 있구나. 선배들이 일궈놓은 밭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때가 많지만, 늘 창작소극장을 찾아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게 감동이고, 보람이죠."홍석찬 대표는 내년이면 창작극회가 창립 50주년을 맞는다고 했다. 감동의 박수와 텅빈 객석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연극판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지역 연극계를 지켜오고 있는 이들의 작품은 위로가 될까, 각성이 될까. 어찌됐든 작품에 몰입하다 보면,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창작극회, '물 속에서 숨쉬는 者 하나도 없다' = 12~21일 창작소극장(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7시, 일 오후 4시) 063) 285-6111.
독립 혹은 대안영화를 표방하는 작은 영화제들이 열린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소장 장낙인·이하 영시미)는 '만만한 영상제'를, 전주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송년홍 신부)는 '제15회 전주인권영화제'를 준비한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만만한 영상제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가 12일~13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2010 만만한 영상제'를 연다. '5살 영시미 5색깔 이야기'를 슬로건으로 내건 만만한 영상제는 장애인·청소년·성인·여성·초청작 등을 섹션별로 마련, 영시미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작품들이 엄선해 상영한다.개막작은 '지렁이의 꿈틀'과 '강호열전 - 그들만의 리그'. '지렁이의 꿈틀'은 중증지체장애인 선철규의 탈시설 독립기로 '2010 인권영상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강호열전 - 그들만의 리그'는 이종격투기 선수로 은퇴를 앞둔 곽병인이 이종격투기 선수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12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개막식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지역미디어센터 성과와 과제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한 전주시민미디어센터 개관 5주년 토론회도 갖는다.'장애인 이야기'에는 자림학교미디어반 학생들이 만든 '요술신발'과 '숨바꼭질', 김제여중특수학교난초반의 '난초네 뉴스'등이 선보인다. '청소년 이야기'에는 청소년 영화제작 워크숍 수강생들의 '나를 그리다','너무해','여행' 등이 상영되며,'여성 이야기'에는 비혼여성 공동체 '비비'의 독립기'비혼비행'이 소개된다. '초청작'은 독립영화 감독인 류미례의 솔직담백한 세 자녀 양육기'아이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아이를키우는 것은 내 안에 살고 있는 내면의 아이를 돌보는 과정이라고 고백한다.문의 063)282-7942. www.Osimi.org.▲ 제15회 전주인권영화제전주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송년홍 신부)가 주최하고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사회구현 사제단이 주관하는 '제15회 전주인권영화제'가 9일∼11일까지 전주가톨릭센터와 전주교구청에서 열린다.'생명·평화 그리고 인권'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용서(감독 조욱희)'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인권 문제를 담은 1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개막작은 연쇄살인범 유영철로 인해 고통과 상실의 나날을 살아가는 유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용서를 되돌아 본다. 2008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배우 김혜수가 내레이션을 맡았다.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다큐멘터리'강의 진실(수원교구공동선실현사제단)', 4대강 사업, 후퇴하는 민주주의 등에 대한 정부의 자성을 요구하는 문규현·전종훈 신부·수경 스님의 오체투지를 다룬 '오체투지 다이어리(연출 지금종·최유진)', 쌍용자동차 파업 투쟁을 조망하는'당신과 나의 전쟁(감독 태준식)', 대추리 관련 영화 '길(감독 김준호)',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를 담은 '경계도시2(감독 송형숙)' 등이 상영된다.개막식은 9일 오후 7시 전주가톨릭센터 3층 강당. 영화상영은 9일과 11일은 가톨릭센터 3층 강당에서 10일은 전주교구청 4층 강당에서 각각 오후 4시부터 상영된다. 입장료 무료. 063) 286-0179.
2008년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이선균과 최강희가 2년만에 영화에서 다시 뭉쳤다.영화 '쩨쩨한 로맨스'는 그림 실력은 뛰어나지만 이야기를 짜내는 재주가 없는 성인 만화가 정배(이선균)가 거액의 상금이 걸린 공모전을 위해 섹스 칼럼니스트 다림(최강희)을 스토리 작가로 영입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두 사람의 공동작업은 첫날부터 삐걱거리고 툭하면 삐치고 싸우면서 티격태격한다.8일 종로3가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난이선균과 최강희는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면서 입을 모았다.이선균은 "드라마를 찍고 나서 다른 작품에서 다른 역할로 같이해 보고 싶었다.최강희는 사람을 모으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사이가 더 편해지고 좋아졌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시나리오를 보고 최강희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면서 "내가 이 영화를 하게 된 것도 50퍼센트는 최강희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최강희는 "같이 작품하고 친해지지 않았는데도 희한하게도 한 번 더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런데 저희는 연기할 때 되게 안 맞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이 작품은 신인인 김정훈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김 감독은 "누구나 연애하다 보면 겪는 쩨쩨하게 굴고 삐치고 다투고 질투하는 모습을 담았다"면서 "섹스에 집중하기보다 사랑하면서 겪는 미묘한 감정을 코믹하게 풀어낸 영화"라고 말했다.'쩨쩨한 로맨스'는 다음 달 개봉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운영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 이번 달부터 매주 화요일에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영화는 가족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즐거운 영화관'과 어린이를 위한 '행복한 영화관', 여성을 위한 '우먼파워 극장', 만 60세 이상 노인을 위한 '실버 영화관' 등 4개 영화관으로 나눠 상영된다. 상영관별 이달 주요 상영 시간과 영화 제목을 보면 '즐거운 영화관'의 경우 상영시간이 9일 오후 5시, 16일 오후 7시30분, 30일 오후 2시 등이며, 영화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미 앤 유 앤 에브리원(Me And You Everyone We Know)'이다. '행복한 영화관'의 상영시간은 9일 오후 2시, 16일 오후 5시, 23일 오후 7시30분 등이며, 시골 해안가에 헤어스타일이 독특한 도시 학생이 전학온 후 시골 이발사와 묘한 신경전을 다룬 '요시노 이발관'이 상영된다. 또 '우머파워 극장'에서는 9일 오후 7시30분과 23일 오후 2시, 30일 오후 5시에각각 이혼한 한 여성의 일상을 다룬 '어떤 개인 날'이 상영되고, '실버 영화관'에서는 16일 오후 2시와 23일 오후 5시, 30일 오후 7시30분에 각각 한 노인의 삶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체리 향기'가 상영된다. 전주시 다가동 옛 완산보건소 자리에 들어선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2009년 5월 문을 열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영상산업과 영상산업담당(☎ 063-281-2127)에게 문의하면 된다.
'2010 전북독립영화제(집행위원장 이영호)'가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일 폐막했다. 전북독립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온고을 섹션'에서는 강지이 감독의 '소나무'가 '옹골진 상(대상)'으로 선정, 전라북도지사상과 제작지원금 300만원을 받게 됐다.10돌을 맞은 올해 독립영화제에는 총 500여 명이 다녀갔으나, 지난해에 비해 관람객들이 다소 줄었다. 전북독립영화제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10년을 이어온 것은 의미있는 성과지만, 독립영화 감독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개막작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은'과 '마리와 레티'는 지역의 독립영화 감독들의 참여를 끌어내 생산성 있는 영화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올해 '옹골진 상'을 수상한 강지이 감독의 '소나무'는'2010 전주국제영화제'의 '로컬시네마 전주'에 소개된 바 있다. 아동 성추생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보여준 이 작품은 '2009 전북 영화제작지원 인큐베이션 지원작'이기도 하다. '온고을 섹션'의 '다부진 상(우수상)'은 오현민 감독의 '김삼진','야무진 상(우수상)'은 반유전 감독의 '산타 할아버지'가 선정됐으며, 수상자에게는 전라북도지사상과 제작지원금 100만원이 수여된다.폐막작은 김제 영광의집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한 여성 장애인의 인권을 다룬 함경록 감독의 '숨'이 상영, 장애인 인권에 관한 관심의 필요성을 다시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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