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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점유율 30.5%로 최저치…할리우드 공세 맥 못춰

지난달 한국영화 점유율이 30% 선으로 곤두박질쳤다. 할리우드의 거센 공세에 한국영화가 맥을 못 추고 있다.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30.5%를 기록했다. 전체 관객수 1421만1627명 중 한국영화 관객수는 433만7067명에 그쳤다.이처럼 낮은 점유율은 지난 2009년 12월 28.9% 이래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다. 2009년 12월 이후 월별 한국영화 점유율이 30% 초반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2차례, 2011년 3차례 정도밖에 없었다. 지난해부터는 40% 밑으로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한국영화의 부진과 함께 전체 영화 관객수와 한국영화 관객수도 동반 하락했다.5월 전체 관객수(1421만1627명)는 지난해 5월(1597만116명)에 비해 11.01% 감소했다. 한국영화 관객수(433만7067명)는 지난해 5월(675만2629명)에 비해 35.77%나 줄었다.4월부터 5월까지 국내 영화시장은 할리우드가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다.4월 25일 개봉한 '아이언맨 3'가 4월 매출액 점유율 31.3%, 5월 매출액 점유율 41.7%(누적관객 890만 명)를 가져가며 시장을 초토화했다.5월 한국영화는 '전국노래자랑'이 6.2%(96만6천574명), '고령화 가족'이 7.7%(113만2천962명), '미나문방구'가 2.1%(32만2천642명)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3.06.03 23:02

새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 VS '뜨거운 안녕'

아이언맨3가 선풍적인 흥행몰이를 마치자 다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주말 극장가를 공습한다. 아이언맨의 기세만큼 활약을 이어갈지 미지수이지만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관객수를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듯.■ 스타트렉 다크니스 (판타지/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더 화려해진 12번째 우주여행'궁극의 탐험 대상'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타트렉'이 4년 만에 다시 극장판으로 찾아왔다.1960년대 TV 시리즈로 시작한 '스타트렉'의 12번째 극장용 영화이자 일종의 프리퀄(전편)이었던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속편, '스타트렉 다크니스'다.영화는 빨간 덤불 숲으로 가득한 화산 행성 '니비루'를 시작으로 광활한 우주를배경으로 시종일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엔터프라이즈호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 분)는 '니비루' 행성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스팍'(재커리 퀸토)을 구하려고 규율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함장직을 박탈당한다.비슷한 시각 런던 도심과 '스타플릿' 내부가 처참하게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테러범은 스타플릿 최정예 대원이었던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커크는 존 해리슨을 사살하라는 임무와 함께 함장직에 복귀, 대원들과 함께 존 해리슨이 있는 '크로노스' 행성으로 향하지만 엔터프라이즈호의 결함과 크로노스 행성 종족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다.이때 나타나 대원들을 도와준 존 해리슨은 함선에 실린 어뢰의 개수를 묻고는 순순히 항복한다. 함선 내 감옥에 갇힌 존 해리슨은 자신의 실제 이름이 '칸'이라는사실과 함께 이번 임무의 이면을 알려주며 엔터프라이즈호를 충격에 빠뜨린다. 전편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커크와 스팍 등이 엔터프라이즈호에 합류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며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최악의 테러리스트' 칸에 맞서는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의 용기와 갈등에 중점을 뒀다.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커크와 이성적이고 논리적 사고를 강조하는 스팍은여전히 사사건건 부딪히며 극을 이끌고 나간다.무엇보다 전작들과 가장 차별화한 부분은 영화의 3분의 1을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촬영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우주 공간과 엔터프라이즈호를 보다 실감나게 스크린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뜨거운 안녕 (드라마/ 99분/ 12세 이상 관람가)- 시한부 환자들의 유쾌한 일상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아무리 돈과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해도 그 순간을 남보다 조금 더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아예 피할 수는 없는 것. 바로 죽음이다.언제 어떤 식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알 수 없어 더욱 두렵게 느껴지는 죽음. 영화 '뜨거운 안녕'은 죽음의 순간을 코앞에 둔 시한부 환자들의 일상을 담았다.폭행 사건에 휘말린 아이돌 스타 '충의'(이홍기 분)는 지방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게 된다.충의의 눈에 비쳐진 병원은 한마디로 '개판'이다.소시지 반찬을 더 달라고 화를 내는 조폭 출신 뇌종양 환자 '무성'(마동석)부터 밤마다 읍내 나이트클럽에서 '알바'를 하는 간암 말기 '봉식'(임원희), '도촬' 전문백혈병 꼬마 '하은'(전민서)에 까칠한 위암 말기 자원봉사녀 '안나'(백진희)까지 온통 '수상한' 인물 투성이다.병원이 마냥 답답하기만 하던 충의는 우여곡절 끝에 빚 때문에 폐쇄 위기에 놓인 병원을 살리고자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환자들을 돕게 된다.봉사 시간을 2배로 쳐주겠다는 안나의 제안에 때마침 봉사 시간과 겹친 미국 진출 일정을 고려한 선택이었지만 충의는 점차 이곳 시한부 환자들로 구성된 '불사조 밴드'와 한팀이 돼 간다.영화는 저마다 사연을 지닌 시한부 환자들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다.'불사조 밴드'가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지 모르는 오디션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딛는 모습에서 죽음을 피하기보다 죽음의 곁에서 매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 긍정의 힘이 엿보인다.반전 매력의 무성을 비롯한 개성 넘치는 환자들의 유쾌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는 시한부 인생을 다룬 영화 대부분이 그렇듯 중반부터 슬슬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환자들 개개인의 이야기에다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세상을 떠난 엄마를 잊지 못하는 충의와 자신이 떠난 뒤 혼자 남을 어린 아들을 위해 동화책을 남기려는 '힘찬 엄마'(심이영)의 사연이 '오버랩'되며 슬픔은 배가 된다.하지만 영화는 죽음이 무작정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고 이별이 단지 슬프고 가슴 아픈 것이라고만 말하지는 않는다.영화 전반에서 보이는 노란 색감처럼 따뜻하고 '불사조 밴드'의 내일을 담담하게 보여준 결말도 담백하다.실제로 호스피스 병원에서 수년 간 봉사활동을 해오던 남택수 감독이 자신이 만난 시한부 환자들의 사연을 토대로 이들의 '뜨거운 안녕'을 그려냈다."살아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알프레드 D.수자의 시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연합뉴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3.05.31 23:02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잇단 개봉

그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많은 화제를 낳은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잇따라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라자르 선생님', '환상속의 그대', '춤추는 숲', '잠 못 드는 밤', '에브리데이'가 그 주인공.이중 '라자르 선생님'과 '환상속의 그대', '춤추는 숲'은 이미 개봉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페스트 영화궁전에서 상영되었던 '라자르 선생님'은 가족을 잃은 한 선생님과 담임을 잃은 반 아이들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1년 로카르노영화제, 2012년 로테르담영화제에 이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관객들에게도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지난 9일 개봉했다. 또 올해 영화제 한국경쟁 상영작인 '환상속의 그대'도 지난 16일 개봉했다. 배우들의 호연과 강진아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많은 호평을 얻으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춤추는 숲'은 2011년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의 다큐멘터리 피칭 SJM문화재단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최근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음달까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던 화제작들이 연이어 개봉할 예정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장건재 감독의 '잠 못 드는 밤'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JJ-St★r상)과 JIFF 관객상을 받은 작품. 결혼 2년 차 커플의 일상을 현실적이고 소박하게 그려내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얻고 있다. 올해 영화제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상영된 '에브리데이'는 다음달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마약 밀수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수감자 가족들의 일상과 소소한 사건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담하게 그려냈다.

  • 영화·연극
  • 김정엽
  • 2013.05.28 23:02

새영화 '위대한 개츠비' vs '사랑은 타이핑중'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주말 청량감 넘치는 영화 한편은 어떨까. 화려한 영상과 함께 감미롭고 톡톡 튀는 사랑이야기를 선보인 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위대한 개츠비'와 생기발랄 로맨스 '사랑은 타이핑 중'이 선보이는 매력에 빠져보자.■ 위대한 개츠비 (드라마/ 162분/ 15세 이상 관람가)- 고전의 화려한 부활, 백만장자 옛사랑 찾기소설 원작을 영화화하는 경우 원작만 못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숙명에 가까워 보인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위대한 개츠비' 역시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을 뛰어넘지는 못했다.하지만, 소설의 문학적 또는 철학적 깊이보다 시각적으로 구현될 화려한 영상에더 기대를 거는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것 같다.영화는 이야기의 화자인 닉(토비 맥과이어 분)이 요양원에서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1920년대 미국 최고의 경제 호황기에 예일대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으러 뉴욕 월스트리트에 온 닉은 롱아일랜드 이스트에그 지역에 허름한 집을 얻는다. 그리고 사촌인 데이지(캐리 멀리건)와 대학 동창이자 백만장자인 톰 뷰캐넌(조엘 에저튼) 부부가 사는 웨스트엔드의 대저택을 찾는다. 거기서 톰의 외도로 데이지가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음을 목격한다. 그리고 뉴욕에서 명성이 자자한 제이 개츠비(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자신의 옆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개츠비는 닉을 파티에 초대하는 등 급격히 접근하지만, 닉은 매일 같이 성대한 파티를 열면서 그 많은 돈의 출처는 어디인지 파악되지 않는 개츠비의 존재가 미심쩍기만 하다.그러다 개츠비가 유부녀인 데이지에 관심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초대해달라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닉은 개츠비의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될수록 한 여자를 얻기 위해 불나방처럼 자신을 던지는 그의 순수한 욕망에 점점 매료된다. 하지만, 개츠비의 욕망과 집착은 그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영화에서 소설보다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 개츠비의 캐릭터다. 디캐프리오의 몸속에 들어온 개츠비는 더 꿈틀거리는 욕망의 화신을 보여준다.태생을 숨기고 '개츠비'란 자아를 창조해낸 그의 안간힘은 매끈한 옷차림과 그에 어울리는 가면 같은 표정으로 순간순간 강렬하게 전달된다. 개츠비가 된 디캐프리오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을 정도다.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미녀 배우 캐리 멀리건 역시 사랑스러운 데이지로 분해 눈을 즐겁게 한다.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파티 장면을 비롯해 인상적인 여러 장면은 사운드 트랙의 효과에 힘입은 부분이 크다. ■ 사랑은 타이핑중 (로멘틱 코미디/ 111분/ 15세 이상 관람가)- 男心 두드리는 생기발랄 로맨스프랑스에서 웰메이드 로맨틱코미디 한 편이 날아왔다. 프랑스 영화 '사랑은 타이핑중!'은 시종일관 유머가 넘치고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스러운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좋다. 싱그러운 봄에 어울리는 로맨틱코미디다.때는 1958년. 타자기로 문서를 쓰던 시절이다. 노르망디 인근의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 로즈(데보라 프랑소와)는 억지로 결혼을 시키려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르망디로 올라간다.그녀가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은 타자를 빨리 치는 것. 작은 보험사를 운영하는 루이(로망 뒤리스)의 사무실에 비서로 취직한다.하지만, 모든 일에 서툰 로즈는 중요한 계약서를 파쇄기에 갈아버리고 전화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실수로 해고될 위기에 처하는데, 그녀의 타자 실력이 루이의 눈길을 끈다.스포츠광에 승부욕이 강하지만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는 루이는 로즈를 '스피드 타이핑' 대회에 내보내려 한다. 우승을 위해 함께 맹훈련을 하는 조건으로 로즈는 루이의 집에서 함께 지내고 회사도 계속 다니게 된다.루이는 겉으로는 늘 차갑고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정직하고 속깊은 남자다. 로즈는 이런 믿음직한 루이를 좋아하게 된다. 루이 역시 예쁜데다 활기차고 성깔도 있는 로즈에게 점점 끌리지만, 과거의 상처 때문에 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영화는 지금의 눈으로 보면 신기하기만 한 '스피드 타이핑'이란 대회를 소재로 가져와 신선한 재미를 준다.감독은 실제로 1950년대에 있었던 이 대회의 모습을 담은 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로즈가 독수리 타법으로 엄청난 속도를 내는 모습이나 모든 사람들이 진지하게 열광하는 타이핑 대회 풍경이 코믹하게 연출됐다.개성 있는 두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도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곱씹을수록 재미있는 프랑스식 세련된 유머가 맛깔난다.영화의 호흡도 좋다. 1950년대의 이야기인 만큼 전체 분위기에는 여유가 흐르지만, 스피드 타이핑 대회 장면은 빠른 편집과 다채로운 숏의 배열로 긴박감 넘치게 연출됐다.두 주인공이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도 따뜻하게 그려졌다.로맨틱코미디의 견고한 구조 안에서 이처럼 톡톡 튀는 생기 발랄함과 유려한 이야기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출 솜씨가 놀랍다.신인감독인 레지스 르왕사르의 장편 데뷔작이다. 연합뉴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3.05.24 23:02

새 영화 '미나문방구' vs '몽타주'

3주간 스크린을 점령했던 아이언맨3의 기세가 누그러진 가운데 다양한 영화들이 주말 극장가에 등장했다. 볼 것 없다고 불평해왔던 관객들에게 숨통이 트인 것.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이번 주말 극장가에서 연휴를 보내는 건 어떨까.■ 미나문방구 (드라마/ 106분/ 전체관람가)영화 '미나문방구'는 어느새 대형 팬시점에 자리를 내줘버린 '학교 앞 문방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경기도청 세정과 소속 공무원인 강미나(최강희 분)는 어느 날 사귀던 애인의 결혼 소식을 듣는다. 설상가상 체납세를 받으러 갔다가 되레 물벼락을 맞고, 갑자기 끼어든 외제차와 접촉 사고까지 난다.'욱' 하는 성질 탓에 정직 2개월을 받은 미나는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주진모) 대신 '골칫덩어리'인 문방구를 처분하러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내려간다.미나에게 문방구는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이름 대신 '방구'라고 불리게 한, 그래서 늘 떠나고 싶었던 공간이다.쉬어빠진 밥과 날짜가 한참 지난 아버지 로션, 먼지가 잔뜩 쌓인 가게 내 물건들을 보면서 한층 혈압이 오를 무렵, 미나 앞에 '초딩 단골'들이 대거 등장한다."내가 겨우 이런 데서 주인할 사람으로 보여?"라며 아이들을 문전박대하던 미나는 결국 하루라도 빨리 문방구를 팔려고 영업 전략을 바꿔 '라면 야식 판매' '1+1 초대박 세일' '추억의 게임 전수' 등을 통해 '초딩' 고객들을 끌어모은다.아이들이 학원 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던 문방구 앞 평상이 어느덧 추억의 게임을 함께하는 놀이의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나도 '방구'로만 남아있던 어린 시절추억을 하나 둘 끄집어낸다.마음마저 각박해진 주인공이 동심의 세계와 접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치유하게 된다는 내용은 비슷한 류의 영화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왜 내가 아빠 때문에 방구가 돼야 해"라고 울던 미나가 '자기만 빼고 모든 애를 다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아 간다는 내용 자체도뻔할 수 있지만 이를 그려가는 과정은 따뜻하다. 꿈이었던 '형사' 대신 모교의 선생님이 돼 고향에 내려온 미나의 동창 최강호(봉태규)가 '여왕'(여자 왕따) 소영이를 통해 '왕따'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도 영화의 한 축이 되어 또 다른 '힐링'을 제공한다.'라이벌' 관계인 미나문방구의 영업을 소심하게 방해하던 오성문방구 집 형제가미나문방구 처분을 위해 미나에게 협력하는 내용을 비롯해 영화 곳곳에 배치된 에피소드들은 문방구 구석구석에 있는 물건들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한다.■ 몽타주 (스릴러/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영화 '몽타주'는 제목부터 스릴러 냄새를 물씬 풍긴다.아동 유괴 사건의 공소시효 15년이 만료되고 똑같은 수법의 범죄가 다시 발생한다는 줄거리는 그동안 한국영화 스릴러 장르에서 보아온 여러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15년 전 유괴 사건으로 딸을 잃고 범인을 추적해온 하경(엄정화)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담당 형사 오청호(김상경)의 말에 목놓아 운다.그런데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5일 전 사건현장을 다시 찾은 청호는 누군가 놓고 간 국화꽃 송이를 발견하고 범인이 다녀갔음을 직감한다. CCTV에 찍힌 자동차를 찾아 힘겨운 탐문을 벌인 끝에 공소시효 만료 몇 시간 전 시장 골목에서 모자를 눌러쓴 범인을 맞닥뜨린다. 하지만, 아깝게 범인을 놓치고 청호와 하경은 절망에 빠진다.그리고 얼마 뒤 다시 똑같은 수법의 유괴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놀이터에서 손녀를 돌보다 잠시 집에 들어간 틈에 아이를 누군가에게 유괴당한 할아버지 한철(송영창). 관할서 경찰은 피해자의 집에 범인의 협박전화 대응팀 본부를 꾸리고 15년 전 사건의 담당자인 오청호에게 도움을 청한다.이야기의 설정에서부터 반전의 틀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줄거리 소개는 스포일러다.영화 초반의 분위기는 형사를 연기하는 배우 김상경의 풍모와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직전의 상황이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배우 엄정화의 연기가 두드러진 후반부는 아이를 빼앗긴 엄마의 모정과 투지를 표현한 '세븐 데이즈'와 닮아 있다.아동 유괴 사건을 벌이고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협박하는 범인의 행각은 '그 놈 목소리'를 연상시킨다.이렇게 기시감을 일으키는 소재들을 끌어모은 영화 '몽타주'는 그럼에도 기존 영화들의 클리셰를 살짝 피해 상황을 계속 비틀어가며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특히 시간의 전후 관계를 흐트려 교묘하게 이어붙인 연출은 관객의 추리를 영리하게 교란시킨다.예측불허의 스릴러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공들여 다듬은 흔적이 엿보인다. 이런 세공으로 스릴러 장르의 상업영화가 줄 수 있는 긴장과 재미는 꽤 잘 살려냈다.다만, 이야기의 결말을 마주하고 나면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다. 애끊는 부모의 마음이 모든 사건을 추동하는 힘으로 활용되는데, 각각의 행위를 둘러싼 윤리적인 고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인물들의 관계를 이어놓은 사슬이 그저 재미를 살리기 위해 기획된 '설정'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빼앗긴 아이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엄마가 쓰레기 더미를 뒤져 찾게 하는 짓은 현실적인 범행 동기로는 설명될 수 없는 행위다. 영화는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는 결말에서 드라마 요소로 관객의 공감을 구하려 하지만, 이런 설정들 때문에 인물들에 선뜻 공감하기가 어렵다. 연합뉴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3.05.17 23:02

전주영화제 수상작 다시 만난다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수상작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오는 19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개관 4주년 기념 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수상작인 '디셈버', '마이 플레이스', '레바논 감정', 국제경쟁 수상작인 '파괴된 낙원' 등 4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JJ-St★r상)을 수상한 '디셈버'는 젊은이들의 만남과 이별, 막 싹트는 연애감정을 도치된 시간 구성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포착해낸 작품이다. 한국경쟁부문 관객평론가상을 받은 '마이 플레이스'는 감독 개인의 가족사를 홈무비 형식으로 찍으며 인습에서 벗어나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한국경쟁부문 CGV 무비꼴라쥬상을 공동수상한 '레바논 감정'은 희미해진 사랑의 감정을 회복하려는 남녀의 이야기로, 특별하지 않은 사소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인물들의 강렬한 감정을 각인시키려는 시도가 구현된 독특한 작품이다. 국제경쟁 대상(전대상) 수상작인 '파괴된 낙원'은 수도권에서 멀리 벗어나 사회와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로 해체된 가정에서 자란 한 소녀의 성장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다. 이번 개관 기념 영화제에서는 무료 상영과 함께 '디셈버' 박정훈 감독과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가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 영화·연극
  • 김정엽
  • 2013.05.16 23:02

'세계 영화의 향연' 제66회 칸국제영화제 오늘 개막

세계 영화의 향연이 벌어질 제66회 칸국제영화제가 15일(현지시간) 저녁 개막한다.프랑스 여배우 오드리 토투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에서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3D 버전으로 상영돼 영화제의 막을 연다.오는 26일까지 이어지는 칸 영화제에는 19편의 영화가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올해는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미국 감독들의 영화가 다수 경쟁 부문에진출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1960년대 뉴욕의 포크 음악계를 다룬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동성애 피아니스트 리버라치의 삶을 그린 스티븐 소더버그의 '비하인드 더 캔덜라브러', 제임스 그레이의 '디 이미그런트', 알렉산더 페인의 '네브라스카', 짐 자무쉬의 뱀파이어 영화 '온리 러버스 레프트 얼라이브' 등이 경쟁 부문에서 선보인다.한국 영화는 장편이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하고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Safe)가 단편 경쟁 부문에, 중앙대학교 김수진 감독의 '선'(The Line)이 학생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진출했다.영화제 기간 열리는 필름마켓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등이 출품돼 해외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3.05.16 23:02

"영화야 소풍가자"

건조하게 지적하자면,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6월13~17일 무주덕유산리조트·예체문화관 일대)에 영화적 새로움은 없다. '좋은 영화 다시 보기'의 콘셉트로 한 무주산골영화제는 이미 개봉했거나 공개됐던 전 세계 14개국 52편의 영화들을 선보인다. 하지만 반딧불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심지어 영화관 하나도 없는 산골에서 엄선된 영화들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울 게 없는 영화라고 외면부터 하고 보는 차가운 마음을 조금은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설렘, 울림, 어울림'으로 슬로건을 내건 올해 무주산골영화제는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영관이 없는 관계로 공간의 특성에 고려해 7개 섹션을 기획하는 역발상 전략을 썼다고 밝혔다. 일단 개막작은 '청춘의 십자로', 폐막작은 '뉴비전상' 수상작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무성 영화'청춘의 십자로'는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이 복원했고 김태용 감독이 연출해 영화 외에도 노래·음악·현장 연주까지 가미시킨 복합영상물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상황.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대 한국 독립영화 9편을 소개하는 '창'(경쟁)에서는 최우수 영화에 '뉴비전상'(상금 1000만원), 전북영화비평포럼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에 '전북영화비평포럼상'(상금 100만원)이 수여된다. 집행위원회가 한국영상자료원과 주최해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무르'와 세계 최고의 영화로 꼽힌 '홀리모터스' 등 칸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 6편을 포함한 14편은 '판'(비경쟁)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스키 슬로프 아래 설치된 야외상영장에서 2편의 음악영화를 트는 '락'이나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서울영상미디어센터 후원으로 무주덕유산국립공원 야영장에서 캠핑하면서 야간에 2편씩 영화를 보는 '숲'도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물할 듯. 집행위원회가 한국영상자료원·전북독립영화협회와 공동으로 무주군 내 면단위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찾아가는 영화관', 무주 반딧불 축제(6월1~9일) 기간에 시청각 장애인들을 배려해 특별 제작된 국내·외 인기작도 특별한 만남으로 꼽힌다. '북극의 눈물','아마존의 눈물' 등 자연 다큐와 같은 의외의 취향에 취해 보고 싶다면, '명품 다큐 스페셜'을 '찜'할 것.무주군·(주)무주덕유산리조트·전주MBC가 후원한 이번 영화제는 신인 감독의 패기와 창의를 발견하기는 힘들겠지만, 대신 많은 관객들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교감하는 자리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무주산골영화제 프렌즈(홍보대사) 위촉식이 열렸고, 배우 신소율씨는 빠진 배우 한채아씨만 행사에 참석했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3.05.15 23:02

14회 전주영화제가 남긴 과제 - (하) 중장기 발전안은

봉준호 감독이 "곧 전주가 부산을 따라잡는 재미있는 양상이 벌어질 것 같다"고 했을 정도로 전주영화제는 모두가 주목하는 영화제였다. 그러나 지난해 내홍으로 조직위원회가 대수술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집행부로 꾸려진 전주영화제는 다시 또 다른 출발점에 서게 됐다. 특히 내년 15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연륜에 맞게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새롭고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고견을 참고했다."글쎄, 잘 모르겠다."내년 15회를 맞는 전주영화제의 발전방안에 대해 물으면 영화 전문가들이 하는 똑같은 얘기다. 전주영화제의 흥망성쇠를 지켜봐온 전문가들도 똑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그 이유가 다층적이어서다. 일단 전주영화제에 기대되는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전주영화제는 자유독립소통을 지향하는 비주류 영화제로서 색깔을 확고히 구축해왔다. 반면 JIFF가 어렵다는 지역민들의 불만은 지자체 재원으로 운영되는 조직위로서는 무시 못할 부담이었다. 중간 중간 전주영화제가 초기의 목적이나 성격 등이 약화됐던 것은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였다.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한 비내러티브의 독립영화나 아방가르드한 실험영화, 디지털 영화와 다큐멘터리에 과감히 자리를 내어온 전주영화제의 실험은 중요한 이력이 됐으나 결국 그렇게 성장한 감독들이 결국 부산영화제로 향하고 마는 현실도 때로는 한계로 간주됐다. 그럼에도 몇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대강의 공감대가 있다. 우선은 전주영화제가 작은 부산영화제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대목이다.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수작(手作)이었다고 평가를 받은 영화와 문학의 만남('숏!숏!숏!2013' 등)은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영화 제작사와 출판사의 만남을 주선하는 기획 '북 투 필름'(BOOK TO FILM)으로 시도됐고, 올해 국제경쟁 심사를 맡은 배우 정우성씨 역시 지난해 BIFF에서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 제약과 예산 부족으로 전주영화제가 부산영화제에서 비슷한 틀을 가져왔다 하더라도 완성도를 높인 결과물로 안팎의 호평을 받았고 늘 스타가 없는 영화제라는 오명을 씻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더 많지만 전주영화제가 부산영화제와 색깔이 겹쳐져서는 안된다는 기우가 나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결국 전주영화제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태국)차이밍량(중국) 등 세계영화의 기린아들을 먼저 발굴해왔던 것처럼 힘들게 도움닫기를 하는 전세계 독립영화계의 창구로서 입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단, 이는 규모의 확장을 야기하는 외적 성장이 아닌 지역의 인프라들과 함께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질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 영화평론가는 "전주영화제가 지역 내에서 전북독립영화협회전주영상위원회 등과 함께 전북의 영상산업 로드맵 안에서 중장기 비전을 함께 가져가려는 노력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제시했고, 또 다른 영화인은 "영화제가 직접 제작비를 투입해 영화를 제작하는 '디지털 삼인삼색'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뛰어난 기획물인 만큼 그 틀은 유지하되 트렌드에 맞춘 기획으로 변신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주 영화의거리 내 상영관 확보와 지역에서 배출되는 영화인력 유출도 전주영화제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전주영화제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진 극장주를 설득할 명분, 지역 대학에서 나오는 그나마도 적은 영화인력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이들이 전주영화제와 함께 성장하며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은 작금의 상황을 볼 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3.05.08 23:02

전주영화제, 또다시 전주세무서 '세금 폭탄'

전주국제영화제가또다시 전주세무서의'세금 폭탄'까지 맞게 돼 재정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새로운 집행부를 꾸린 전주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전주세무서의 광고 수입료를 둘러싼 법리 해석의 이견으로 발생된 세금(3억2000만원) 부과 여파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최근 전주세무서로부터 세금(1억여 원) 부과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세무서가 부과한 세금은 전주영화제가 '디지털 삼인삼색' 제작을 의뢰하기 위해 3명의 해외 감독에게 각각 5000만원씩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 13년 간 영화제가 시작된 이래 한 번도 별도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전주세무서는 그 중 환급 가능한 5년 분(2008년~2012년)의 1억여 원을 납부하도록 영화제에 통보한 것이다.이 문제가 새삼스레 불거진 것은 전주세무서가 외국 감독에게 제작비를 지원해 영화를 제작하는 프로젝트가 전주영화제 외에 국내 영화제에는 없어 소홀히 처리했다가 최근 사후 심사를 통해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는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자체 예산으로 부담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전주영화제 성공 개최를 위해 투입돼야 할 예산이 또 다시 세금 납부로 쓰이면서 영화제의 내실을 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주세무서의 뒤늦은 세금 부과와 영화제 집행위원회의 부실한 회계 관리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3.05.07 23:02

14회 전주영화제가 남긴 과제 (상)사업비 확보

고석만호(號)로 꾸려진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4월25일~5월3일)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첫 심판대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그러나 이 고비를 넘겼더라도 내년 15회를 맞는 전주영화제와 조직의 안정적 운영이라는 지뢰밭이 남아 있다. 올해 세금 폭탄을 맞으며 휘청거렸던 조직위원회는 사업비 확보와 함께 영화제의 중장기 비전을 세우는 것을 과제로 남겼다. 특히 영화제 광고료 과세에 이어 최근 해외 감독 지원금에 대한 세금이 소급 부가되면서 만성적인 재원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전주영화제가 남긴 과제를 두 차례로 나눠 다룬다."충분히 예상했으나,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다."지난 3일 전주영화제 폐막 기자 회견에서 김영진 전주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의 답변이 이것을 잘 말해준다. 새로운 스태프들로 꾸려진 전주영화제의 안정적 운영은 애초부터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다. 조직위가 전주세무서로부터 영화제 광고료 수입을 놓고 부가가치세 과세(課稅)와 면세(免稅)를 번복하며 '세금 폭탄'(3억2000만원)을 맞아 영화제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던 것. 전주시는 전주세무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국세청이 지난 3월 전주세무서에 손을 들어주면서 행정심판 상급기관인 국세심판원으로 넘어간 상황. 결정이 나오려면 6개월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주영화제는또다시 전주세무서로부터 세금 1억여 원을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조직위가 3명의 해외 감독들에게 5000만원 씩 지원해 디지털 영화를 제작해오도록 한 '디지털 삼인삼색'에 붙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환산 가능한 5년치를 소급해 내도록 한 것. 전주영화제 측은 그러나 이의 신청을 하지 않고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전주영화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영화발전기금(국비)도 5000만원이 삭감된 6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예산 삭감의 이유는 지난해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으로 촉발된 조직위 전면 쇄신으로 조직이 불안정했다는 것. 세무서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세금을 납부해야 했던 조직위는 자체 부담한 까닭에 3억여 원이 줄어든 32억7000만원(지난해 35억6000만원)으로 영화제를 치러야 하는 벽에 부딪쳤다. 그 결과 올해 전주영화제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다양한 영화평론가의 깊이 있는 해설이 곁들여지는 '시네마 톡'이 프로그래머들의 인맥으로 기획 돼 관객들이 배우며 성장하는 영화제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내년 15회를 맞는 전주영화제가 적어도 예산 때문에 특별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려면 예산 확보는 각별히 신경써야 할 대목이 됐다. 부산영화제 스태프들이 전주영화제로 합류하면서 장기적으로 스태프들이 이탈되고 조직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다행히 기우에 그쳤다. 부산영화제에서 활동했던 이상용 프로그래머와 스태프로 활동했던 안영수 제작배급실장이 JIFF로 포섭됐고, 기술자막팀이 부산영화제와 전주영화제를 오가며 순환 근무를 하고 있으나 일단 영화제 운영에 차질을 빚을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전주영화제 스태프 임금이 국내 5대 영화제와 비교해 평균 70%에 그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스태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처우 개선은 필요해 보인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3.05.07 23:02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좌석 점유율 79%' 소폭감소'…영화와 문학의 만남 뜻깊어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고석만4월 25일~5월 3일)가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중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던 영화제는 프로그램의 구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여기저기 터져 나온 악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국내외 심사위원들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실험적이고 다양한 작품들이 상영되며 영화제의 전통과 미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숏!숏!숏! 2013'과 '카프카 특별전'을 통해 영화와 문학을 시도한 점은 뜻깊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사회적 이슈를 다룬 상영작이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전주영화제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정지영 감독이 제작을 맡고 백승우 감독이 연출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표현대로 '얌전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웠으나 정치적 색을 무리하게 덧씌운 정부의 입장 표명으로 더 큰 관심을 끌었다. 홍보대사를 대신해 평론가감독배우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관객과의 대화(GV)와 지프 클래스 등은 더 넓고 깊은 소통의 장으로 거듭났다.그러나 영화제 내내 계속된 자막 사고와 우왕좌왕한 JIFF지기 등은 영화제 시곗바늘을 되돌리는 듯했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충분히 예상했으나 또 충분히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극장 안은 천국 같았고 밖은 우울했다"며 재치있는 반어법으로 거듭 정중하게 사과했다. 이어 "조직이 바뀌어도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카프카 특별전''숏!숏!숏!' 돋보여대중성 치우친 일부 작품 선정 아쉬움 = 올해 전주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는 46개국 190편(장편 120편단편 70편). 지난해 42개국 184편(장편 137편단편 47편)에 비해 6편이 늘어나 모두 319회의 상영 횟수를 기록했다. 반면 유료 관객수는 6만5300명으로 지난해 6만7144명에 비해 1844명이 줄었고 좌석 점유율도 79%로 지난해와 비교해 1.1% 감소했다. 그럼에도 한국영화의 선전은 이례적이었다. 한국단편경쟁과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가 최고 인기 섹션으로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최고 인기작 상영작 베스트 10(가나다순)은 '디지털 삼인삼색 2013', '마스터', '마테호른', '성', '숏!숏!숏! 2013', '아자가사미의 말', '천안함 프로젝트', '타협', '폭스파이어', '환상속의 그대'가 선정됐다. 문학과 영화의 만남을 시도한 '숏!숏!숏! 2013'는 높은 완성도로 선보이면서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 2013' 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대중성으로 보폭을 넓힌 것은 바람직하나 전주영화제가 부산영화제와 차별화되는 방향의 프로그래밍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제 경쟁 심사를 맡았던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이 "눈에 띄는 작품이 없었다"고 지적한 것도 심사위원들의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달라 영화를 보는 관점이 판이하게 다른 까닭이기도 하지만 출품작 수준이 들쭉날쭉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다름아니다. △ 상금은 늘고 판권 사업 확충 = 조직위는 국제영화제 위상에 걸맞게 경쟁 부문 상금을 높였다. 일단 국제경쟁 중 1편을 선택해 전북대가 수여하는 '전대상'(대상상금 2000만원)을 신설했다. 국제경쟁한국경쟁에 선정된 한국영화 1편에 전용관 개봉(2주 이상)홍보마케팅비 2000만원을 지원하는 'CGV무비꼴라쥬상'은 현금 1000만원과 차기 작품에 기획개발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추가로 지급됐다. 저예산독립예술 영화의 제작유통배급을 돕기 위한 '제5회 전주 프로젝트 마켓'(JPM)은 상금이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모두 1억1000만원의 상금과 3000만원 상당 현물 지원 등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올해는 상금 2000만원과 현물지원 2000만원 등에 그쳤다. 다만 기존 사업이 기획 발굴 단계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제작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사)전주영상위원회와 (재)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하나로 묶은 것이 특징. 전주프로젝트마켓 프로모션 피칭에서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등 영화관계자들이 독립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으나 영화제를 와서 최근 경향에 맞게 기대되는 작품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면서 "내년에는 펀드 규모를 더욱 늘려 작품들의 배급상영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프지기 교육 미숙 등 운영 허점 노출돼 = 조직위의 거듭된 사과에도 영화제 동안 미숙한 운영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첫 공식 행사인 개막작 '폭스파이어' 시사회 때부터 자막 사고가 나더니 시네마 페스트에 초청된 노옐레 데샹 감독의 '꿈꾸는 자들' 상영 중에도 잠시 자막이 나오지 않았다. 상영관 내 지프지기가 영화제 전반의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일도 빈번했고,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한 세심한 안내가 부족해 길을 잃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영화제를 찾는 취재진과 게스트에 대한 배려도 요구됐다. 지난 26일 류승완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참석해 많은 취재진이 몰린 국제경쟁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프레스라인이 불분명해 잠시 고성이 오갔다. 또한 지역 영화 전문가들에게 게스트 카드 발권이 이뤄지지 않아 정작 지역 영화계 인사들의 냉소를 사는 실수도 이어졌다. 이벤트가 취소되는 일도 많아 영화 외에 볼거리가 적다는 불만도 계속됐다. 지난달 27일 예정돼 있던 아름다운 경매, Sachoom 공연, 야외 영화 상영 등이 비때문에 취소됐다. 하지만 조직위 측은 홈페이지 등에 취소 공지를 올렸을 뿐 대체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의 순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한 마스터 클래스와 일부 시네마 클래스토크 크래스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리면서 축제 분위기로 이어지지 못했고, 영화 야외 상영 3회 중 2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옛 공무원복지매장은 썰렁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화정

  • 영화·연극
  • 김정엽
  • 2013.05.06 23:02

JIFF 말·말·말

△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금지? = 정부가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일침.△ 개그 본능 주체 못해 = 개막식 사회자 전현무. 개막작 '폭스파이어' 로랑 캉테 감독에게 전주비빔밥과 뜬금없는 물짜장을 추천. 물짜장 통역 어려움 생기자 "워터 짜장"이라고 소개해 웃음 바다.△ 빚 내서 영화 찍다 = '2013 디지털 삼인삼색'기자 시사 회견 뒤 퇴장하는 에드윈 감독에게 던진 첫 질문. "JIFF에서 준 제작비(5000만원)로 이걸 다 찍었어요?" 디지털 삼인삼색 본래 분량은 30분 안팎이나 에드윈의 '누군가의 배에 탄 누군가의 아내'는 러닝타임이 55분이나 됐다.△ 못 말린다, 못 말려 = '숏!숏!숏! 2013'의 '비상구' 연출한 이상우 감독에게 날아온 돌직구. "감독님 왜 그렇게 남녀의 성기에 집착하세요?" 일순간 침묵. 감독의 자연스런 대답. "그렇다고 제가 변태는 아닙니다. 자위는 많이 하지만."△ 나보다 아내가 JIFF 고마워 해 = 전주프로젝트 프로모션 다큐멘터리 피칭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혁지 감독. "몇 개월 만에 집사람에게 돈을 가져다 줄 수 있겠다" 고 기뻐해.△ 나랑 저녁 먹을 사람!! = 존 조스트 감독은 30일 '카츠라시마섬의 꽃'상영 뒤 GV에서 저녁 먹을 사람을 찾았다. 혼자 밥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굶겠다고 으름장을 내놨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혼자 밥을 먹었다는 후문.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3.05.0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