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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에 증여받은 자금 신고 안해도 될까?

증여받았는데 증여세 신고를 안 하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면, 국세청에 안 걸리고 15년이 지나야 세금추징을 면할 수가 있습니다. 세금을 추징할 수 있는 기간을 제척기간이라고 하는데 증여세와 상속세의 경우 15년입니다. 10년전에 부모님으로부터 전세자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면 과연 세무서에서 이 사실을 알 수 있을까? 만약 알았다면 과세예고통지가 진작에 날라왔을텐데 말입니다. 부동산과 같이 등기,등록이 되는 재산을 증여받으면 국세청에 통보가 되기 때문에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이 아닌 현금을 은행 계좌롤 통해 받은 경우 세무서는 증여 사실 여부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2014년도에 고액 전세 세입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되었었는데 그 때 대상이 된 사람들의 전세자금 규모는 10억원 이상이어서 소액의 전세자금에 대해서 세무조사실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전세자금으로 새로운 주택의 구입자금으로 사용한다면 증여세를 추징당할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후 30일 이내 자금 출처를 기재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시∙군∙구청에 제출해야하고 검토 진행 중 문제가 발생시 국세청에 통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오랜 기간동안 세금 추징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지내야하며 15년이 지나야 추징을 면할 수 있으니 너무 힘든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신고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신고기한이 지난 경우 기한후 신고를 통하여 증여세 신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대가로 신고불성실 가산세와 납부를 늦게 한 대가로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본세와 함께 납부해야만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증여를 받고도 세금신고를 안하고 아무 문제가 안생겼다 하더라도 이를 과신해서도 안되고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판단하는 것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증여세를 과세할수 있는기간은 15년이나 되고 앞으로 15년간 국세행정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4.09.26 14:52

집권여당 전북 현안에 진정성 보여라

김관영 지사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핵심 사업 예산 확보 및 현안 해결을 위해 집권여당이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뿐만 아니라, 광주광역시, 전라남도와 함께 예산정책협의회를 갖는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2025년도 국가예산 확보 및 지역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들을 논의했다. 해마다 이런 형식의 회의가 열리기는 하지만,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조배숙 전북도당위원장, 구자근 예결위 간사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자리인만큼 향후 결과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핵심은 과연 집권여당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느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전북은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도 했다. 새만금 10조2천여억원 투자유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 수년전 전북의 모습과 비교하면 나름 의미가 있으나 타 시도의 성과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다른 지역은 날아가는데 전북은 뛰어가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새만금 내부 개발, 환경생태용지 조성 등 핵심 사업 등은 예산 부족으로 터덕거리고 있다. 기업들로 새만금이 바글바글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은 어디 갔는지 모른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 등도 마찬가지다. 지역발전은 결국 집권여당의 의지에 달려있다. 도민들은 집권여당의 지역균형발전 의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인사들이 그동안 전북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단순한 수사에 그쳤을뿐 구체적인 예산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의 입장에서는 지지도 하지 않는 지역에 구태여 공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정치공학적 판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도약은 지역이 고루 성장하고 발전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낙후지역에 대한 특단의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늘 예산이 부족해 지역 숙원, 신규사업 등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국회에서 성과를 내는 예산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에 호남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정책위 의장, 예결위 간사 등과 협력해 호남예산 확보를 위해 힘차게 뛰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집권여당 책임있는 인사의 말을 중천금으로 여기고 있다. 올 정기국회때 집권여당이 전북관련 현안 예산에 얼마나 성의를 갖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둔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9.26 10:59

정읍사 노래 속 서울을 걷는다

해마다 봄·가을이면 귀한 손님이 오신다. 꿈과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오신다. 정읍 신태인고와 왕신여고 학생들이다. 7년 전 학생들과 함께 한양도성 성곽길을 걸었다. 첫 번째 책이 나올 무렵 만남이 이루어졌다. 우연한 기회였다. 출판기념회 제쳐두고 그들을 보러 갔다. 청년들과 함께 서울 속 정읍을 찾아 흥인지문에서 돈의문 터까지 순성하였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리’ 백악산 정상에 오르니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목이 마르고 지쳐갈 무렵 어디선가 들리는 노랫소리에 모두 웃는다. 학생들과 선생님도 백악산 정상 바위에 올라 발아래 펼쳐진 경복궁과 목멱산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마치 정읍사 여인처럼 산 위에 올라 남편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듯 한양도성 따라 걷는다. 천 년 동안 계속 불려진 노래가 정읍사다. 애달프지만 장단에 맞추어 박수로 호응한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도성 안 정읍의 흔적은 무엇일까? 낙타산 성벽에 井邑(정읍) 각자성석이 있다. 600여 년 전 한강 건너 한양도성을 만든 정읍 사람들 흔적이다. 그들도 정읍사 노래를 부르며 고향으로 돌아갈 그날을 기다렸으리라. 발길을 옮긴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 광장 이순신 상이 있는 곳이 황토현이었다. 그 옛날 청계천으로 물이 흘러가는 언덕배기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순신 장군이 정읍 초대 현감이셨다. 정읍 성황산 기슭 충렬사에 기념비와 영정이 있다. 그곳은 일제강점기 신사 터다. 이제 충무공 이순신 상과 함께 정읍시청이 있는 충무공원이 되었다. 서울에는 충무로와 충무로역이 이순신 장군을 기억하는 거리다. 보신각 가는 길 종각역 5번 출구 앞 황금색 상이 웃는다. 녹두장군 전봉준 상이다. 매서운 눈빛, 꼿꼿한 허리, 불끈 쥔 주먹, 다리를 걸치며 누군가 응시하는 눈빛 그리고 오른손을 바닥에 받치고 앉아 기다린다. 종각이 있는 이곳은 전옥서 옛 감옥 터다. 회문산에서 이곳으로 압송되었다. 1895년 전옥서에서 속전속결 첫 재판을 받고, 종로 한복판에서 손화중·최경선·성두환·김덕명과 함께 교수형을 당했다. 127년 전 41세 나이로 별이 되었다. 이곳은 서울 속 전봉준 거리다. 아니 정읍의 거리다. 보신각 건너 탑골공원 지나 수운회관까지 동학의 길이자, 녹두장군을 기리는 기억의 공간이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꽃에 앉지 마라’ 파랑새 노랫소리와 함께 학생들과 걷는다. 뜨거운 태양 속에 덥지만 길 위에서 묻고 답하며 길을 찾는다. 길 위에서 정읍을 생각하고, 정읍에서 찾아온 청년을 보며 함께 미래도 그린다. 그들이 힘이요, 청춘이 곧 미래다. 올해 효창원을 함께 걸었다. 도성 밖 추모 공간이다. 이른 아침 새들이 반기는 고요한 공간이다. 초록색으로 바뀌는 계절 발걸음도 가볍다. 효창원은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의 무덤이었다. 해방 후 목멱산과 한강이 보이는 독립운동가 묘역이 되었다.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묘가 나란히 있다. 백정기의사기념관과 동상은 정읍에, 백정기 의사 묘는 효창원에 있다. 의열사와 삼의사 묘가 있는 이곳은 역사의 숨결이자, 기록의 공간이다. 몸과 맘을 바친 독립운동가 정신을 되찾는 곳이다. 정이 메말라가는 요즘, 부부간 사랑과 남편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담긴 정읍사(井邑詞)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삭막한 서울에 정다운 정읍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심고 간다.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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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4.09.25 18:00

폭염이 지나고 다가올 태풍을 대비하자

2024년 올 여름, 대한민국은 연일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등 전 국민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름철 폭염과 더불어 대비해야 할 재난이 태풍과 집중호우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국민들이 태풍과 호우, 폭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행동요령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태풍과 호우에 대한 대응 방법을 살펴보고,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태풍 전 준비사항이다. 가정에서는 창문이나 문을 강한 바람에 대비해 단단히 잠가야 한다. 창문에는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여 유리 파편이 튀는 것을 막고, 침수에 대비해 전기기기와 귀중품을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 비상식량, 물, 손전등, 구급상자 등을 준비해두면 비상 상황에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집 주변 배수로와 하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미리 청소해 빗물이 잘 빠지게 해야 한다. 강풍에 날아갈 수 있는 물건들은 단단히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겨 피해를 최소화한다. 건물 외벽에 부착된 간판이나 구조물도 안전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지붕이나 벽이 노후된 경우에는 사전에 보수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준비는 태풍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해 두어야 하며, 예보가 발표되면 즉시 점검하여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태풍 및 호우 시 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실내에서는 태풍이 상륙하거나 호우가 시작되면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서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문이나 유리문 근처에는 가지 않도록 한하고, 라디오나 TV를 통해 기상정보를 계속 확인한다. 상황이 악화되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준비를 해야한다. 외출 중 태풍이나 호우를 만났다면 즉시 가까운 안전한 건물로 대피한다. 하천이나 계곡 근처에 있다면 빠르게 높은 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태풍이 왔을때는 불필요한 차량 운행을 자제해야한다. 도로가 침수되기 시작하면 차량을 버리고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운전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충분한 거리를 두며, 침수된 도로는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지나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태풍이나 호우로 인해 대피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지역 주민센터나 안전 관련 앱(행정안전부 재난안전앱, K-안전앱 등)을 통해 대피소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대피할 때는 반드시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중요한 서류나 현금, 약품 등 필수품을 챙긴다. 가족과 함께 이동하며, 어린이나 노약자를 먼저 대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침수나 고립 등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가능한 안전한 장소에 머무르며, 구조대가 도착한 후에는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안전은 준비에서 시작된다. 태풍과 호우, 폭염은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이지만, 기상특보가 발효되거나 재난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올바른 행동요령을 숙지한다면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꼭 잘 알아두셨으면 한다. /권기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대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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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4.09.25 17:59

수도권 집중은‘국가질병’이다

왜 서울만 수도여야 합니까! 저는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정치 신인입니다. 낯선 눈으로 대한민국, 서울 그리고 전북을 바라봅니다. 2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방이 너무 소외되기 때문에 수도권 사이에 앞으로 적대감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갈등이 되고, 또 분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이전을 우리나라 전체의 의제로 추진했습니다. 이를 위해 2003년 12월‘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신행정수도법)’을 제정했고, 그렇게 수도이전은 착착 잘 진행되는 듯 했습니다. 1년 후 느닷없이(?)“서울을 이전하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다”고 헌법소원이 제기됩니다. 당연히 기각될 줄 알았죠. 그런데 헌재(헌법재판소)는“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적 관습”이라고 위헌 선언해 버립니다. 잘(?) 나가던 수도이전이 좌절된 거지요. 과연 이 결정이 역사적으로도 진실일까요? 서울이 관습헌법상 수도라면, 천년동안이나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왜 수도가 아닌지 설명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영 시원스럽지 않습니다. 왜 헌재가 그런 결정을 했을까요? 그 이유는 헌재가 서울에 있어서, 서울의 사고와 눈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상상일까요? ‘서울이 관습헌법상 수도’라는 결정 이후 20년이 흘렀습니다. 수도이전을 실패한 후과는 어떨까요? 이제는 정치도, 정책도, 경제도 모두 수도권에 초집중 되었습니다. 특정 인근 지역을 서울로 편입한다고 할 정도로 수도권은‘지역블랙홀’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북은 어떤지 보겠습니다. 서울과 전북 고창의 면적은 비슷하지만, 인구는 187배 차이가 납니다. 서울시 예산은 정부예산의 7%, 전북은 1%에 불과합니다. 전국토의 11.8%인 수도권이 나머지 이 나라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합니다. 지난 3년간 전북에서 집행된 철도예산은 불과 429억원으로 전국 꼴찌입니다.“전북만 차별하는 대광법은 위헌”라는 펼침막이 곳곳에서 전북 홀대를 호소합니다. 전북연구원의 ‘전북도민 의식구조 조사' 결과를 봐도, 도민 89.5%가 전북이 차별받고 있다고 답합니다. 눈 떠보니 어느새 교통도, 기업도, 병원도, 학교도, 공연장도‘수도권’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 14개월 만에 겨우‘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시켜‘4+3초광역권 특화 발전’을 내세웁니다. 이 정권이 균형발전을 성과 있게 추진할 수 있다고 믿는 도민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그 사이 청와대만 용산으로 옮기는 소란스러운 모습을 보였을 뿐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헌법 제11조는“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현실은 어떤가요? 전북도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마치‘제3의 국민’이나 되는 것처럼 내몰리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되고, 지역이 소멸하는 현상은 심각한‘국가질병’수준으로 악화됐습니다. 수도권과 지역이 서로‘적대감, 갈등, 불열’로 나라 전체가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중중 질환에 걸리고야 말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20년 전 예언이 그대로 적중한 것입니다. 오늘도 낯선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또 물어봅니다. “우리 겨레의 천년 정신문화를 이끌어온 문화수도 전주는 수도가 될 자격이 없을까?”,“헌재는 왜 꼭 서울에 있어야 할까?” 다시 수도를 지역으로, 전주로 이전 추진해야 합니다. 헌법정신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우선 헌재부터 전주로 옮겨야 합니다. 지역의 눈으로 서울과 대한민국을 바라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서울이, 이 나라가 달리 보이게 됩니다. 불평등도 보일 것입니다. 그래야 중증도 치료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이성윤 국회의원(민주당·전주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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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4.09.25 17:59

후백제센터, 홍보보다 궁성 복원이 먼저다

전주가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 건립지로 최종 선정된 것은 지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해 우범기 전주시장이 24일 센터 유치와 관련된 브리핑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 시장은 "후백제 도성 복원, 후백제 역사공원 조성, 과거와 현대가 결합한 전주만의 후백제 역사테마파크 등 후백제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관광객이 찾는 역사관광도시를 만들어 전주가 다시 우리 역사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센터는 전주 완산구 교동 낙수정 일대에 국비 450억원을 들여 2030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국민 및 관광객이 함께 공유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구실, 자료관, 전시관, 수장고, 유적공원, 교육, 체험시설 등 23,000㎡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센터 유치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나 광주가 경쟁자로 뛰어들면서 쉽지 않았다. 그동안 전주시 관계자와 정치권, 관련시민단체 등의 노고가 컸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특히 전주시장이나 정치권은 유치를 생색내고 홍보하는데 열중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내실을 다져 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집중했으면 한다. 후백제에 대한 시급한 현안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급선무는 궁성 추정지인 전주 인봉리의 발굴과 보존이다. 고대국가는 도성과 왕궁, 왕릉이 갖춰져야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후백제의 유물 유적은 고려의 후백제 지우기와 110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상당부분 훼손되었다. 그런 가운데 후백제의 궁성은 동고산성, 전라감영지, 인봉리, 물왕멀 등이 지목되고 있다. 이중 왕궁 또는 왕의 후원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곳이 인봉리 일대 14만8000㎡가량이다.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는 이 일대는 지금 재개발을 위해 땅을 밀어 놓은 상태다. 이미 지표 및 발굴조사가 끝났고 주택조합의 아파트 건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곳은 한번 훼손되면 영영 복원이 불가능해 보존이 시급하다. 하지만 전주시는 이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다. 민원의 소지를 염려해서 인지 이번 센터 공모에서 보듯, 후백제 관련 사업에서 이 일대에 대한 거론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은 12월 신청 예정인 '고도(古都)' 지정 문제다. 경주, 공주, 부여, 익산, 고령에 이어 반드시 6번째 고도로 지정되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9.25 17:11

전주한지 도약과 닥펄프 공장

삼성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약 380조 가량되는데 명실공히 대한민국 1위의 거대한 단일 기업이다. 아시아에서 3위, 전세계에서 21위에 랭크돼 있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이처럼 국제무대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계기는 1968년 당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이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말이 전자산업이지 당시만 해도 트랜지스터 정도의 반도체 산업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라디오, TV, 냉장고 정도의 전자산업이 오늘날 첨단 반도체로 도약하게 된 계기는 1983년 2월 8일, 이병철 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산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그런데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생전에 “종이는 반도체”라는 강한 화두를 던졌다. 종이의 다양한 변용과 산업성에 주목한 이가 바로 이어령 전 장관이었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우수한 종이인 한지를 우리는 아직 제대로 산업화, 세계화 하지 못하고 있다. ‘한지는 구닥다리’라는 시각 자체를 버리고, 전북의 미래먹거리로 보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주한지는 과연 무엇인가. 한마디로 ‘대한민국 한지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로마 교황청이 소장 중인 ‘113년 전 고종황제가 교황에게 보낸 편지’ 복본을 전주한지로 만들지 않았던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바이에른의 막시밀리앙 2세 책상’ 복원에도 전주한지가 쓰였다. 구한말 러시아 정책보고서 ‘한국지’는 전주한지에 대해 “한국의 제지업은 중국인을 능가하고 있다. 종이 쓰임새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산, 양산, 비를 가리는 모자, 병복, 가방을 만든다. 러시아 판지보다 질기며 견고하다.” 전주한지는 100년 전 이미 세계 명품이었다. 하지만 후손들이 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사실 전주한지는 예술성, 산업성 모두 한계가 없는 종이임에 틀림없다. 그 명성을 살리려면 당장 한지원료 닥펄프 가공공장을 건립해야 한다. 한지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료인 닥나무이다. 전통한지 국내산 닥나무 연간 필요량은 847톤인데 국내 한지 생산량은 230톤에 불과해 부족분 617톤은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기계한지 부분까지 포함한 연간 총 닥펄프 필요량은 4,000톤이나 된다. 국내산 닥은 보존용지 또는 고가의 주문형 전통한지에 소요되고 있으며, 수요가 많은 산업용 한지의 경우 90% 가량 수입닥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산 닥은 전주, 완주, 경기 가평, 강원도 일원, 경북 영주, 예천, 문경 등지에서 생산된다. 결론은 닥펄프 가공공장을 만들어야만 된다. 닥나무 재배지는 전주시에 8,800평, 완주군에 6,000평, 익산 왕궁리에 30,000평,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새만금 수목원, 산림조합중앙회 부지 등에 약 5만평을 확보한 상태다. 핵심은 닥나무 재배가 아니라 닥펄프 공장이라는 한지인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9.25 11:59

‘벼멸구 피해’ 농업재해로 인정, 긴급 지원을

벼 수확을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이다. 추락을 거듭하는 쌀값 걱정과 폭우 피해로 잠을 설치고 있는 상황에서 늦더위에 때아닌 ‘벼멸구’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수확을 앞두고 있던 황금들녘이 벼멸구 피해로 곳곳에서 멍석처럼 누렇게 변하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전북지역 벼멸구 피해 면적은 11개 시·군에 걸쳐 2,700여ha에 이른다. 전국적으로는 피해 규모가 약 2만 6000ha로 집계됐다. 축구장 3만 6000개보다 넓고 지난해 1000㏊의 26배에 이른다. 특히 전북과 전남·경남지역의 피해가 크다. 게다가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면서 농가의 재앙을 키우고 있다. 쌀값 폭락 속에 닥친 기후재난으로 농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법률에 따른 농업재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벼멸구 피해는 장기간 지속된 이상고온이 주된 원인인 만큼 농업재해로 인정해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사와 복구비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 달라는 지자체의 건의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수확을 눈앞에 두고 폭락하는 쌀값 걱정에 ‘벼멸구와의 전쟁’까지 이어나가야 하는 농민들의 한숨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러다가 벼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날까 걱정이다. 물론 정부가 농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저품질 쌀 유통을 막기 위해 농가가 희망하는 경우 벼멸구 피해 벼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안정적인 영농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힘겹게 버티고 있는 우리 농촌이 기후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상기온과 기록적인 폭우 등 널뛰기 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재해 수준의 병충해까지 덮쳤다. 인구절벽 시대, 이대로라면 우리 농촌에서 곧 지역소멸의 신호탄이 오를지도 모른다. 우선 긴급 방제 등 벼멸구 피해 확산 방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이와 함께 법과 제도를 개선해 기후재난에 의한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앞으로의 불안감도 덜어줘야 할 것이다. 당장 농어업재해대책법 시행규칙에 벼멸구 등 이상고온에 따른 병해충 피해를 농업재해에 포함시켜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9.25 11:49

전북도체육회 고문단은 자랑스럽다

전북특별자치도 체육회가 전북체육발전을 위해 구성한 31명의 고문단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고문단은 체육원로인, 종목단체장을 하신 분, 체육발전에 헌신하신 시장, 군수 그리고 전북지역 인재를 키워주신 대학총장, 교장 등 전북지역을 사랑해 오신 애향인으로 구성돼 있다. 고문단 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와 강인형 총무(전 순창군수), 김향조 재무(마라톤 대표선수, 전 전북도체육회 사무처장)를 비롯한 31명 고문단은 일치단결해 전북도민의 건강과 전북체육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프랑스 제33회 하계올림픽대회 때도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이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아 32개 금은동을 따내고 세계 8위를 하며 대한민국, 코리아를 세계만방에 빛내게 하는데도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고문들의 위로 격려는 많은 힘이 되었으리라 믿고 있다. 국내에 돌아온 전북 출신 금은동 메달리스트 5명 및 감독, 지도자들을 환영하고 격려하는 자리에도 고문단 전원이 참석해 정강선 회장과 선수 및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후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다. 지난 6∼8일 순창군에서 열린 2024년 전북특별자치도 제61회 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는 시설경기장 준비사항을 돌아보며 순창군수를 위로 격려하고 옥천인재숙(원로 강인형 군수), 슈랜드 관광지, 골동품 전시장 등을 관람하며 순창군의 발전상을 돌아보고 왔다. 고문단은 순창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전북도민체전 만찬에도 전원이 참석해 전북도체육회 정강선 회장을 중심으로 뭉쳐 전북체육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도민체전 개막식과 폐막식에도 참여해 학생 우승자, 준우승자를 시상하며 격려했다. 이처럼 우리 고문단은 정강선 도회장을 보좌하고 함께 하며 도체육회를 돌봐주는 역할을 해 도체육회 발전은 물론 각 종목별 체육이 발전하도록 격려하며 전 도민이 건강하고 건강한 사회를 조성해 행복한 전북을 만드는데 열심히 노력하며 전북발전에도 최선을 다해 명실상부한 체육 고문으로 노력하고 있다. 체육은 건강이요, 국력이라고 했다. 전북도민들께서도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건강을 지키면서 체육을 사랑하고 체육발전에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지난 파리올림픽대회에서 각 나라 선수들이 자기 나라의 명예를 위해 비지땀을 흘리며 승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잘 봤다. 금메달을 획득하고 자기 나라 국기를 양손에 들고 관중을 보고 뛰면서 자기 나라를 홍보하는 광경을 수없이 봤다. 그래서 체력은 국력이고, 수출증대에도 기여해 잘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체력, 즉 체육은 건강이요 국력이다. 우리 모두 국력을 배양해 잘살고 행복한 전북, 그리고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고 외쳐본다. /강광 시인∙수필가∙민선4기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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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4 17:16

노력도 재능이다

인생에서 죽어라 노력했는데 실패를 경험했던 적이 있는가? 필자는 온 힘을 다해 노력했지만 어느 한계치 이상은 도저히 뛰어넘기 어려웠던 순간을 기억한다. 어쩔 수 없이 포기했지만, ‘내 노력 부족’이라고만 하기에는 분명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성공의 비밀 ‘1만 시간의 법칙’을 기억하는가? “특정 분야에서 아웃라이어(보통사람의 범위를 뛰어넘은 사람)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행동경제학자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매직넘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책 하나를 접했다. 연세대 김영훈 교수의 <노력의 배신>이다. 이 책에서는“1만 시간의 법칙은 틀렸다”라고 주장한다. 잭 햄브릭 미국 미시간주립대 심리학과 교수가 1만 1135명이 참여한 88개의 연구를 분석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노력한 시간이 실력의 차이를 결정짓는 비율은 4%에 불과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늘 공부하라고 잔소리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것’에 ‘노력’이라는 변수의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쩌면 최선의 노력으로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는 것도 우리의 착각”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믿는 것만큼 노력이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재능과 비교한다면 노력의 역할은 초라하며, 심지어 “노력은 성실성을 기반으로 하는데, 그런 성격도 큰 범주에서는 재능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 책의 교훈은 ‘노력하지 말자’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노력보다 더 중요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우리 삶이 더 비참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역설적으로 노력 신드롬에 빠질수록 우리의 삶은 더 비참해진다고 말한다. 취직이 안 되고,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 부모님의 병원비, 자녀의 학비가 부족한 것이 단지 개인의 노력 부족 탓일까? 어떤 실패를 사회적·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노력 부재만으로 몰아가는 우리 사회가 노력의 힘을 과신하고 악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노력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무조건적 노력 맹신 태도를 경계하고, 우리의 노력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곳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실패는 노력 부족 탓일까?” 당신이 지금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면,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과 운, 특별한 환경이 그 성공을 도왔을 것이다. 그 성공에는 분명 당신의 피나는 노력도 필수적으로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노력도 사실, 타고난 성격이 산만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며,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노력도 빛을 발한 것이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은 성공의 혜택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타인의 실패를 “노력 부족”이라고 함부로 탓해서도 안 될 것이다. 반면, 당신이 재능 없음을 현재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면, 당신은 역설적으로 ‘재능 있는 사람’이다.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재능 없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도 아니다. “노력도 재능”인 것이다. 노력 이외에도 수많은 변수들이 성공과 실패를 가름한다. 뜨거운 가슴으로 노력의 열정을 불태우되, 항상 노력에 비례해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도 명심하자. “현재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당신, 좌절 금지!” /송상재 전북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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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4 17:14

전북, 이제 자조와 한탄에서 벗어나자

24일, 체육계에서는 매우 눈에 띄는 두가지 일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국회 출석이 그 하나요, 지역에서는 곧 다가올 제105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전북선수단 결단식이 열린 것이다. 현대가의 체육계 장악,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축구를 주물러온 것에 대한 불만과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게 바로 정몽규 회장의 출석이었다. 자신의 힘으로 이룬게 아니고 단순히 재벌가의 손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천문학적인 재산을 물려받고 축구계의 황제로 군림하면서 일 반 축구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한 것에 대해 국회가 정 회장을 불러 추궁했지만 속시원한 답변은 없었다.김관영 지사와 서거석 교육감은 물론, 전북 체육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이 출사표를 던진 이날의 결단식은 사실 전국체전을 앞두고 관행처럼 이어져온 하나의 세리머니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역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탈꼴찌’를 다짐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한 세기를 뛰어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전국체전은 조선팔도 지역민들이 향토애로 똘똘뭉쳐 힘과 기량을 겨루는 마당이었다. 요즘엔 사람들이 전국체전 순위가 몇위인지 관심조차 없으나, 오랫동안 전국체전 순위는 도세를 고스란히 반영해 온 하나의 바로미터였다. 1993년부터 최근 30년 동안의 전북 순위를 살펴보자.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북은 시도별 집계 결과, 대체로 3위에서 5위권에 랭크된다. 그런데 2004년 이후 전북은 급전직하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니 2022년 14위, 2023년 13위의 결과가 말해주듯, 이제 10위권 진입은 넘사벽이다. 그런데 사실 잘 살펴보면 인구수와 경제력이 모든것을 좌우하는 현실속에서 과거 전북의 전국체전 성적은 과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지표면에서 이미 강원자치도마저 전북을 위협하고 있기에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어느곳 하나 만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넘게 오로지 체육계에만 몸담아온 체육계 원로들에게 과거는 너무나 찬란했던 영광이고, 오늘의 현실은 참담, 그 자체다. 어디 체육계 뿐이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전북은 오랜 기간 쇠락의 역사가 거듭되면서 이젠 무기력과 체념, 한탄과 자조가 생활화 한 측면이 없지않다. 전북이라는 명칭이 들어갔던 곳 중에 그래도 선방했던게 전북현대와 전북대학교, 전북은행 정도였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앙과의 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정작 무서운 것은 지역민들의 자조와 체념이다. 매사는 생각하는대로 이뤄지고, 행동하는대로 실현되는 법인데, 지역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열정과 희망이 아닌 비방과 질투, 한탄과 자조로 가득찼을때 앞날은 더욱 끔찍할 뿐이다. 하여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한숨소리를 멈춰야 지역 공동체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 정치나 사업을 하다 망한 사람의 입에서는 공허함과 부정의 언어가 판을 치는 반면, 성공하는 이의 입에서는 긍정의 메시지가 표출되는게 세상사 아니던가. 지금부터라도 지역민들이 과거 아닌 미래를 얘기할 때 화려했던 과거는 재현될 수 있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민족의 기념일로 채택된 개천절은 하늘이 열린 날이라고 한다. 과연 전북의 개천절은 언제 올 것인가. 지역민들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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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9.24 16:15

공중화장실의 변신

지난 7월 개봉한 이후 입소문을 타고 관객층이 더 두터워지는 영화가 있다. 독일 영화감독 빔 벤더스의 예술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다. 영화는 공원의 공중화장실 청소원인 히라야마의 반복되는 일상을 그렸다. 허름한 단독주택에서 혼자 사는 주인공의 일상은 단조롭지만 충만하다. 출근길과 퇴근길에 운전하는 차 안에서 카세트테이프로 올드팝을 듣고, 샌드위치로 해결하는 점심시간에는 낡은 필름카메라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찍는다. 퇴근후에는 대중탕에서 몸을 씻고 단골 선술집에 들러 한 잔, 돌아오는 길에 헌책방에서 사온 문고본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다. 그러나 반복되는 단조로움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아름답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주인공의 시간을 통해 전해지는 ‘일상’의 소중함과 의미를 전하는 메시지 덕분이다.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또 있다. 영화가 제작된 배경이다. ‘퍼펙트 데이즈’는 프로젝트 영화다. 그것도 공중화장실을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그 흔한 공원 안 공중화장실을 떠올리면 프로젝트의 배경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도쿄도는 2020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시부야구에 여러개 공중화장실을 새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배경과 과정이 놀랍다. 이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공중화장실은 17개. 이들을 안도 타다오, 이토 도요를 비롯한 세계적 건축가들과 디자이너에게 맡겼다.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이지만 사람이 들어가 문을 닫으면 불투명 유리로 바뀌는 화장실, 지역 숲에서 자라는 버섯에서 영감을 받은 버섯모양 화장실, 일본 전통가옥의 처마에서 영감을 받은 타원형 지붕 화장실 등 아름다운 예술작품 17개 화장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도쿄의 새로운 명소가 된 이들 화장실을 더 널리 알리겠다고 나선 것은 ‘일본재단’이다. 재단은 빔 벤더스 감독에게 다큐 제작을 의뢰했다. 그러나 현장을 둘러본 감독은 다큐가 아닌 픽션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며 극영화로 제작했다. 프로젝트로 제작된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제대로 효과(?)를 내고 있는 모양이다. 세계 각국에서 도쿄 화장실을 보기 위해 젊은 세대들이 몰려오면서 ‘도쿄 화장실 셔틀 투어’ 상품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동쪽과 서쪽코스로 나누어 공중화장실만 돌아보는 이 투어 상품 가격은 4950엔. 2시간 동안 대형 택시를 타고 돌며 화장실 건축물을 관람한다. 냄새나고 음습한 공간. 공중화장실의 이미지는 공통적이다. <도쿄 공중화장실 프로젝트>는 그러한 이미지가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도시의 품격과 브랜드 가치를 높인 새로운 발상, 그 성과가 흥미롭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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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09.24 15:15

청년문화예술패스, 지역 이용률 높여야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도입한 청년문화예술패스의 이용률이 저조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특히 전북지역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지역 맞춤형 촉진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들이 문화예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문화예술 시장도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만 19세 청년(2005년생)이 대상이며 1인당 15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신청은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 청년문화예술패스로 발급받은 점수(포인트)는 올해 12월 31일까지 뮤지컬, 연극, 클래식 공연 및 전시 관람 예매에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극히 저조해 실효성에 의문이 따른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19세 청년 16만명 가운데 72.1% 인 11만5314명이 패스를 발급받았다. 전체 사업비 235억2000만여원 중 이들이 사용한 금액은 11.0%인 25억7000만여 원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패스만 발급받은 뒤 정작 공연·전시장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은 것이다. 전북의 경우 패스 발급률은 68%, 이용률은 7.7%에 그쳤다. 전체 사업비 7억7185만원 가운데 5900여만원만 사용했으며, 올 연말까지 패스가 사용되지 않는다면 해당 예산은 모두 불용 처리된다. 이처럼 패스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패스 발급에만 치중하고 청년들의 공연·전시 관람 유도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엔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조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몇 가지 보완했으면 한다. 먼저 패스의 용도가 뮤지컬, 연극, 클래식 공연 및 전시 관람에 한정돼 있는데 이를 영화나 콘서트, 페스티벌 등으로 넓혀야 할 것이다. 좀더 보편적인 장르까지 포함시키자는 뜻이다. 또 지역 제약이 없어 수도권 원정 관람 사례가 늘면서 지역 문화예술시장 활성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물론 지역의 문화예술 공연의 질과 다양성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19세가 대상인데 이를 20세 등 좀더 폭을 넓히는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청년층의 문화 취향 형성과 문화 접근권을 높이고, 지역 문화예술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좀더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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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24 15:09

전주 충경로 땅꺼짐 부실공사 안된다

‘충경로’ 는 전북 전주시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다. 전주시는 지난 2022년부터 사업비 184억원을 투입해 ‘충경로 도로환경 개선사업’을 시작, 내달 마무리 예정이다. 이면도로 포장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200억원에 달한다. 충경로 도로환경 개선사업은 옛 도심을 관통하는 병무청오거리부터 다가교사거리까지 충경로 구간을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특화거리로 조성하는게 골자다. 한동안 찬반 논란이 있기도 했으나 어쨋든 이 사업을 통해 전주의 중심도로인 충경로를 보도와 차도의 단차가 없는 광장 형태로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차도부는 콘크리트 블록 포장으로 광장형 도로로 이어냈고, 차량 제한속도도 기존 시속 50㎞에서 40㎞로 줄여 안전성도 확보했다. 인도 역시 10월까지는 포장과 부대공사도 모두 마칠 계획이다. 그런데 수백억원의 공사비까지 들여 다음달 완공을 앞둔 전주시 충경로 공사 일부구간의 지반이 침하돼 블록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부실 공사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전주시와 공사업체는 충경로 본공사와 관계가 없는 별도의 지하 오수관 연결 공사로 인한 싱크홀 현상이라고 주장하는데 주변 상인들은 걱정이 크다. 추가 침하 우려가 있다며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쏟아진 폭우의 영향으로 도로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지름 40cm가량, 약 50cm 깊이의 싱크홀까지 발생하면서 이런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폭우 여파라고는 하지만 혹여 부실공사는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부랴부랴 전주시와 해당 건설업체는 추가 보수 공사에 나섰으나 자칫 보행로와 차도 사이에 있는 싱크홀이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이들도 있다. 공사업체는 싱크홀 발생의 원인으로 ‘지하 오수관 연결’을 지목했다. 오픈컷 공법 대신 지하에서 사람이 직접 땅을 파서 강관을 집어넣는 압입 공법 방식으로 오수관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하 일부 구간에 공간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공사 이후 안을 몰탈 재질로 채우고 위에 흙을 다시 덮으면 이후 사고 재발생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 하지만 싱크홀 발생을 두고 주변 상인은 물론,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만일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다시 땅이 꺼지게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기우에 그칠 수 있도록 전주시나 해당 업체는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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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24 11:05

우체통과 손편지

이상기후 시대, 추석 연휴까지 이어졌던 이례적인 폭염이 마침내 수그러들었다. 이변은 있었지만 자연의 순리는 역시 거스를 수 없다. 그렇게 철이 바뀌었다. 다시 축제의 계절이다. 거리 곳곳에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즐비하다. 전국 어디를 가도 그곳만의 가을축제를 만날 수 있는 시기다. 전북지역에서도 김제 지평선축제, 전주 비빔밥축제, 임실N치즈축제, 군산 시간여행축제, 고창 모양성제, 진안 홍삼축제, 남원 흥부제, 정읍 구절초축제,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 순창 장류축제,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 등 지역을 대표하는 가을잔치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축제 릴레이다. 인파로 북적이는 이름난 축제는 아니더라도, 소소한 재미와 감성을 채워주는 특별한 작은 축제도 있다. 오는 27~28일 열리는 ‘군산 우체통거리 손편지축제’가 그렇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1970년대 대중가요의 노랫말로 쓰이면서 널리 알려진 군산 출신 고은 시인의 시 ‘가을편지’의 도입부다. 그 시절 손편지는 중요한 소통수단이었다. 편지봉투를 뜯을 때의 셀렘과 정성을 담아 꼭꼭 눌러쓴 글귀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디지털 매체에서는 절대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 편지지를 찢어가며 한 문장을 몇번씩 다시 쓰고, 감명 깊게 읽은 책의 한 구절을 베껴오기도 했다. 이맘때 ‘국군의 날’이 다가오면 학교에서 이름도 모르는 ‘국군 아저씨’에게 위문편지를 보내곤 했다. 숙제처럼 의무적으로 쓰다 보니 귀찮기도 했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정성은 담았다. 디지털 시대, 그런 손편지가 모습을 감췄다. 손편지뿐 아니라 필기구로 종이에 글을 쓰는 아날로그 글쓰기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지금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목전에 두고 종이교과서와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교실을 기억할 때 떠올랐던 책과 공책·연필이 추억 속으로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 과거 주변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빨간 우체통도 언제부턴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인터넷과 휴대폰, 이메일과 문자메시지가 보편화되면서 우체통에 편지를 부치는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 통신수단이었던 손편지와 우체통이 그렇게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사라지는 것, 잊혀져 가는 것은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긴다. 군산에 가면 쓸모를 잃은 우체통을 모아 놓은 거리가 있다. 도시의 옛 중심지에 있는 우체통거리다. 군산우체국이 자리잡은 이 거리에서는 폐우체통이 근사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해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리고 이 거리에서는 가을이면 우체통과 연관된 옛 추억을 소환한다. 2018년 시작돼 올해로 일곱번 째를 맞는 ‘손편지축제’다. 눈앞에 두고도 멀리 돌아온 가을, 그래서 더 반갑다. 이 사색의 계절, 군산 우체통거리를 찾아 그리운 사람, 고마운 사람, 소중한 사람에게 정성을 담은 손편지를 쓰면서 아날로그 감성을 깨워보면 어떨까.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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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09.23 17:43

연어경제학

올해도 추석 연휴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았다. 고향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뿌리를 상징하는 장소이며 감정의 원천이자 기억의 보고이다. 고향에 대한 감정과 기억은 각 개인 삶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이며 회귀본능이 우리를 이끄는 곳, 그곳이 바로 고향이다. 회귀본능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생물이 연어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을 시작하는 중요한 과정을 거친다. 고향에 대한 애착과 연어의 회귀 본능은 우리에게 자연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연어의 고향 방문은 곧 그 지역의 축제이다. 연어를 먹이로 하는 포식자들에게는 성찬의 시기이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관광 활성화를 통해 경제적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연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천의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동안 축제는 매년 반복될 것이다. 산란과 회귀의 선순환 구조가 생태계와 지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좋은 경제학적 사례이다. 명절 고향 방문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친지를 만나 정서적 유대감을 다시 한 번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경제 활성화에 모멘텀을 제공하는 중요한 이벤트 기간이다. 명절 기간 동안 지역 상점에서의 쇼핑, 전통 음식 구매, 관광지 방문, 축제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는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특히 전통시장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가에 많은 기여를 한다. 금융회사 한 곳이 2023년 추석 연휴 기간 카드 소비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과 광역시는 일평균 결제액이 감소한 반면 지방은 3% 늘었다는 결과에서도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2024년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 귀성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78.8%로 전년 대비 2.8%p가 증가했다.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 1인 가구의 증가, 변화하는 가족에 대한 개념 등이 여러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고향에 대한 의미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고향은 ‘정착하는 곳’이 아니라 ‘떠나야만 되는 곳’으로 변했다. 어려운 경제, 부족한 일자리와 열악한 교육 환경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2024년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이 넘는 121곳이 인구 감소가 심각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 되었고, 이중 52곳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조만간 지도상에서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있다. 지방소멸을 막고 고향을 살리자는 취지로 탄생된 제도가 ‘고향사랑기부제’이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는 시군 지자체 그리고 농협과 여러 기관들의 참여와 관심을 통해 전국 지자체 중 세 번째로 많은 85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했다. 기부금은 지역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에 쓰이며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향사랑에 대한 우리의 작은 기여가 모여 지역 경제와 문화 발전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연어가 돌아오기 위해서는 연어알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 생태계 조차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고향도 마찬가지다. 많은 젊은이들이 성공과 출세를 위해 타지로 떠날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을 등지고 살수는 없을께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2~3배 길어지는 귀성행렬을 마다하지 않고 찾으며 모처럼 만난 부모님의 잔소리 마저도 감사로 느낄 수 있는 곳이 고향인 것이다. 고향이 살아야만 우리가 있다. 이런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주춧돌 중 하나가 바로 고향사랑기부제이다. 우리 모두 고향사랑기부제에 지금 참여하여 고향을 지킵시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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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3 16:39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우리 인간의 신체 부위 중에서 외부적으로 가장 잘 보이고, 중요한 곳은 얼굴이다. 얼굴에는 오관(5官) 즉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이 있는데, 오관 중에서 미각 기관의 혀는 미각을 담당하면서, 말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옛날부터 혀를 잘못 놀리면 재앙과 근심을 일으킨다 하여, 조심성 있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한 조물주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말은 그 사람 마음의 표현이고, 인격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탈이 없다. 옛 성현 공자는 말을 하기 전에 반드시 3번이상 숙고하라고 강조하였다. 그만큼 말을 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말이 이치(理治)에 맞지 아니하면, 천마디 말도 소용없고, 말을 아니함만 못 하다고 하였다. 말은 한번하면 주어 담을 수가 없으며,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으므로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말이라 하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말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를 동반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옛날 고대시조에는 말을 조심하라는 시조가 있다.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하면 남도 내 말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하노라”하는 이 시조는 남에 대하여 말을 하면, 또 남이 나에 대하여 말을 하게 되니, 함부로 남을 헐뜯는 말이나, 남에 대한 말을 조심하라는 경고성 시조라 하겠다. 옛말에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상처 내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와 같다고 하였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한마디 말은 천금(千金)과 같고, 한마디 말이 사람을 상처냄에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마음이 선량하고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을 손상시키는 말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말을 한다. 반면 마음이 비뚤어지고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로운 말은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선량한 마음가짐과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바른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선량하고 올바른 바른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을 바탕으로 말의 중요성을 명심하고 말을 함에는 신중을 기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바른 말 또는 남을 이롭게 하는 말이 자연적으로 나오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요사이 정치판에서 말하는 행태를 보면 당이 다르다거나, 생각이 다른 상대방에게 말할 때, 말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하여 근거도 없는 소문(가짜뉴스 포함)만을 앞세워 막말을 토해내 극한대립으로 치닫는다. 정치의 기본인 타협과 협상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정쟁만을 일삼고 있어 국가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저해하고 있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치권은 서로가 한발짝씩 양보하고 신중한 발언과 협치 정신을 발휘하여 오로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정을 위하여 헌신 노력하고, 생산하는 정치, 아름다운 정치, 정치다운 정치를 해주기를 학수고대한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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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3 16:39

각종 음주 운전에 대하여

의뢰인은 술을 마시고 전동형 킥보드를 운행했다. 의뢰인은 전동 킥보드 음주 운전으로 단속되었는데, 의뢰인은 형사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인지 전과가 남는 것인지, 결국 어떤 처벌을 받을 것인지 물어왔다. 단순히 자동차 교통사고라고 한다면 도로교통법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지만, 오토바이(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자동차 이외에 탈 것으로 넘어가면 복잡한 감이 없지 않다. 먼저 차는 자동차와 건설기계, 오토바이, 자전거로 구분된다. 개념 이해를 돕자면 자동차 개념에 건설기계, 오토바이를 포함하고, 동력이 없는 자전거는 자동차와 구분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면허가 필요없는 반면, 오토바이는 면허가 필요하고 무면허, 음주 운전의 경우 그 처벌이 자동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두자. 그렇다면 전동 킥보드는 어디에 포함되는 것일까. 전동 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장치라고 규정하고, 오토바이 중 하나로 분류하였지만, 일부 법 조항에서는 자전거와 함께 분류하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먼저 오토바이의 하나로 구분되기 때문에 반드시 면허가 있어야 탈 수 있다. 하지만 그 처벌은 오토바이와 다른데, 음주 운전의 경우 자전거와 동일하게 도로교통법 제156조에 의해 최대 벌금 20만원에 처하게 된다. 무면허 운행도 자동차와 오토바이와 달리 최대 벌금 20만원이다. 벌금은 형사처벌이나 도로교통법은 범칙행위의 특례를 두고 있다. 벌금은 형사상 처벌로 형사 재판이 가능하고, 형사 전과도 남게 되지만, 이에 대한 특례로 일정액의 범칙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을 면하게 되어 전과도 남지 않는다. 다만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형사 절차가 진행되어 벌금을 납부해야 되니 주의해야 한다. 다만, 운전면허 정지, 취소는 다시 자동차등으로 분류되어 전동 킥보드 음주 운전이라 하더라도 자동차와 동일하게 운전면허가 정지,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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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3 16:39

급변하는 시대, 시대를 거듭해도 변하지 않은 것에 집중하길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뿐만 아니라 변화의 양상도 아주 다양해졌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더 빠르게 변화하여 미래에는 어떠한 변화에 발맞추어야 할지 고민한다, 반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우리 곁에서 유의미한 존재로 남아 있는 것들에 집중해야 할 것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1990년대를 전후로 PC 운영체제가 생겨났고 이후 인터넷, 윈도, 마우스 등의 낯선 장치와 도구들의 발명으로 인류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첨단문명의 이기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날마다 속도전을 치르며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야후의 검색엔진은 구글의 등장으로 무너졌고 이후 스마트폰,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SNS, 인공지능 등이 우리 곁에 왔다. 농경사회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신기술과 신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전광석화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자동차,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 화성 식민지 건설을 꿈꾸게 하였다. 혹자는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시대에 대처할 방안으로 변하지 않은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에너지는 어떠한 경우에도 형태를 바꿀 뿐 창조되거나 파괴되지 않고 보존된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이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불확실한 무엇인가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분야에서 보존되는 에너지처럼 변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것에 몰입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분야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다를 것이다.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분야는 아마도 인류가 지속하는 한 유효하고 불변할 것이다. 인간 본성은 몇천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고대철학을 현재에도 유의미한 대상으로서 탐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중에서 예술 분야를 깊이 들여다보면 특정 분야의 바이블 같은 텍스트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악곡, 기교, 창법을 토대로 그 기법이나 텍스트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창작물이나 경계를 넘나드는 협업을 할 때도 그 이상의 새로운 창작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도외시하고 동시대적 시류에 편승한 기법이나 유행에 몰입한다면 세대를 잇는 지속 가능한 명작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본과 전통적 텍스트에 집중할 때 우리는 한발 더 내디딜 수 있는 탄탄한 작품을 생산하여 미래에도 자연 도태되지 않을 명작으로 인류 문화에 풍요로움을 더할 것이다. 역사를 통해 자연 도태되지 않고 지금까지 인류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존재로 기능해 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실재한 대체 불가한 대상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인류 보편의 감성과 존재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들에 인류는 환호하고 관심을 갖는다. 인간 보편의 본성은 인종과 민족을 넘어 인류 공통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문학, 미술, 음악, 영화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명작들이 회자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와 민족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으나 고유문화의 토종인자는 대체 불가한 유의미한 존재로 기능하고 있다. 억겁세월을 차곡차곡 쌓아 지금, 여기, 우리 곁에 실재하는 문화전통의 텍스트들은 미래 시대에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최고의 자산으로 작동할 것이다. /노복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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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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