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재건 신호탄?' KIA 돌풍 예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2008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올 시즌 '명가재건'의 신호탄을 쐈다.23일 4개 구장에서 예정된 게임이 모두 우천으로 취소돼 마무리된 시범경기에서 KIA는 단연 돋보였다.지난해 최하위 수모를 당하고 감독과 단장까지 교체한 KIA는 신임 조범현 감독의 지휘속에 최근 6연승을 달리는 등 10승3패로 1위를 차지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시범경기는 8개 구단이 유망주와 신인들을 집중적으로 테스트하는 무대라 할지라도 KIA는 지난해 무기력한 플레이에서 탈피해 공격과 수비에서 짜임새가 좋아지고 자신감마저 수확해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KIA는 시범경기 평균 타율이 0.243으로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다.전지훈련에서 두통을 호소했던 메이저리그 출신 최희섭이 홈런 2개, 타율 0.333으로 건재를 과시했고 4번타자로 기용된 새내기 나지완이 홈런 2개, 타율 0.318로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중심타선의 폭발력이 배가됐다.또 시범경기에서 도루 10개로 1위에 오른 메이저리그 출신 윌슨 발데스를 비롯해 이용규, 김원섭, 신인 최용규와 김선빈 등 발 빠른 타자들이 풍부해 기동력을 살릴 수 있게 됐다.마운드도 평균 자책점이 2.48로 가장 좋다.특히 8개 구단 시범경기 평균 자책점이 지난해 2.97에서 올해 3.54로, 타율은 0.231에서 0.247로 각각 높아져 '투고타저'의 완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KIA 마운드의 활약은 더욱 기대된다.2승, 평균 자책점 1.06으로 활약한 빅리그 출신 호세 리마를 필두로 서재응과 윤석민, 2년차 좌완 양현종 등이 버티는 선발진이 막강하고 전병두, 곽정철, 문현정, 손영민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으로 불펜도 든든하다.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났고 올해 2강 후보로 꼽히는 SK와 두산은 예상보다 부진했다.김성근 감독의 강력한 지도력으로 지난해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SK는 4승8패로 7위에 머물렀다.김광현, 케니 레이번, 다윈 쿠비얀이 버티는 투수진은 믿음직스럽지만 이호준, 정경배, 최정, 박경완 등 주전들이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시즌 초반 쉽지 않은 행군이 예상된다.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을 지휘하느라 늦게 합류한 두산도 4승5패1무로 5위에 그쳤다.이용찬, 진야곱, 고창성 등 젊은 투수들은 힘이 넘치고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김선우, 군에서 복귀한 이재영과 이재우의 가세로 마운드는 강하지만 베테랑 안경현과 홍성흔의 기용 논란속에 다소 어수선한 팀 분위기가 불안요소다.반면 삼성은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으로 2위(8승3패2무)에 올라 개막전 준비를 산뜻하게 마쳤다.팔꿈치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배영수가 평균 자책점 1.80으로 짠물투구를 폈고 양준혁, 심정수, 제이콥 크루즈가 이루는 새로운 중심타선도 무게감이 커졌다.롯데도 마티 매클레리가 믿음직한 투구로 손민한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루고 멕시코 국가대표 카림 가르시아도 타율 0.500의 불방망이로 '거포' 이대호의 뒤를 든든히 받치면서 3위(7승5패)로 선전했다.시범경기에서 6승6패1무로 4위를 기록한 한화는 유원상과 윤규진의 가세로 선발진이 무난하고 홈런 4방을 터뜨린 김태균을 비롯해 이범호, 덕 클락 등의 클린업트리오의 위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김재박 감독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는 LG는 신인왕 후보 정찬헌과 이범준 등 젊은 투수들의 합류로 마운드는 탄탄하지만 방망이가 신통치 않아 6위(4승7패1무)로 부진했다.신생팀 우리 히어로즈는 강속구 신인 투수 김성현의 가능성을 봤지만 줄다리기 연봉 협상의 여파로 완성된 전력을 꾸리지 못해 최하위(2승8패1무)에 머물렀다.한편 올해 시범경기는 평균 경기시간이 2시간52분으로 지난해(2시간44분)보다 8분 가량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