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전라북도 교육청 참 잘한다! - 양진규
“...나도 얼마 안 되지만 용돈을 털었지. 우리가 모은 성금으로 너희들이 공부할 교과서를 만든다는 게 참 신기해...이번 여름에는 우리나라에 비가 많이 내렸어. 너희도 큰물이 났다는데 걱정이 되었어. 아마 모금운동에 참여하다 보니까 이런 마음이 생기나봐...” 북한에 ‘교과서용 종이 보내기 운동’에 참여한 솔내고등학교 이00 학생이 북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다. 도교육청과 우리겨레하나되기전북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올 6월부터 진행한 이 운동에는 학생, 교직원, 시민 등 무려 이십만명이 참여하였다고 한다.막힌 남북관계의 물꼬 틀 것으로 기대이 사업은 단순한 대북지원 의미를 훌쩍 뛰어넘는다. 북의 미사일 시험발사 후 막힌 남북관계의 물코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북 미사일 발사 후 노무현 정부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쳐버렸다.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은 우리 측에게 약속된 쌀과 비료를 제공해 줄 것을 제안했고, 우리 정부는 대북제제의 성격으로 거절했다. 그리고 대화는 단절되었다. 미국과 북한 간에 군사적 긴장이 격화될수록 우리는 양측에 대한 연결고리를 더욱 견고히 갖고 있어야 했다. 특히 대북 교섭권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자 대미 협상력도 높이는 위력한 수단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주는 것이 협상의 기본법칙이다. 더구나 그것이 상대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일 때 그 효과는 최고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쌀 지원 중단 정책이란 악수를 통해 최고의 협상 패를 접어 버렸다. 양측에 대한 독자적 교섭력이 약화되는 길을 택한 것이다.중단 없는 남북 교류야 말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남한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역할이다. 미국이 북을 위협하면 할수록 북은 사생결단으로 저항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북미간의 대결이 최고조에 이르면 한반도는 다시금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고 그것은 곧 민족의 공멸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이 북을 아무리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싶어도 북을 한 민족으로 끌어안는 남한 국민이 있는 한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북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과 적대정책을 요구하는 남한 내 수구세력은 매국을 넘어, 자신과 그 자손들의 생명까지를 담보로 이념게임을 즐기는 어리석은 집단에 다름 아니다. 어려울 때 돕자북은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 경제적 봉쇄, 만성적 식량부족에다 수해까지 겹쳐 다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어려운 동족의 자존심을 긁어 우리에게 이득 될 것은 전혀 없다. 어려울 때 돕는 것은 평상시 보다 몇 갑절의 효과를 볼 것이다. 어려울 때 돕자. 우리지역의 ‘종이 보내기 운동’이 중앙 정부의 패착을 보완하기를 기대한다. 이 운동을 계기로 평화를 향한 남북 교류가 더욱 확산될 것을 희망한다. 전북교육청이 남북의 화해·협력 교류사에 장식될 큰일을 해 내고 있다. 전북 교육청 잘한다!/양진규(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 사무처장, 전주새누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