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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변화와 미래의 새로운 국제관계 질서는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쓴 신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사계절출판사)는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과 경과 그리고 해법을 저자의 시각으로 탐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 관해선 오직 흑과 백만 존재한다. 한국과 서방 세계는 러시아와 푸틴이 이 전쟁의 절대 악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민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의 숭고한 피해자이다. 민주주의와 세계의 평화를 지지하는 이들은 숭고한 피해자인 우크라이나와 연대하고 그들의 승리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나아가 용기 있는 자들은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고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의용군으로 직접 참전한다. 이것이 선이며 곧 정의인 것처럼 여겨진다. 이 책은 전쟁의 드러나지 않은 혹은 의도적으로 가려진 부분을 보게 하고 독자의 관점을 낯선 방향으로 이끈다. 이 교수는 ‘푸틴 치매설’, ‘러시아군 키예프 대패설’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 세계의 한쪽으로 치우친 보도에 관해 과연 사실은 그러한지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석이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니라 상호의 이익과 전략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면서 한국 사회에 들리지 않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국면을 가리킨다. 그는 “전쟁의 해석은 해법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며 “바로 그 순간 평화를 실행할 수 있는 교두보가 생긴다”고 밝혔다. 저자는 서울대 외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마르부르크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신대 부총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서양 정치사상과 국제 정치경제를 전공한 그는 마키아벨리, 그람시, 슈미트, 하버마스 등의 사상을 강의하며 국제 통상과 한미 관계도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그람시와 하버마스 시민사회, 생활세계 그리고 정치(독일어) 등이 있으며 저서로 <임정, 거절당한 정부>, <안익태 케이스>, <낯선 식민지, 한미 FTA> 등이 있다. 현재 (사)한국안보통상학회 회장, 시민단체인 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고은 시인이 성추행 파문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한 이후 복귀 움직임을 보이자 전북 문단에서는 일부 문인과 도민들 사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은(90) 시인은 지난 2018년 최영미 시인이 문단 기득권층의 성폭력 행태를 고발하면서 미투 논란에 휘말리자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 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2심에서도 패소한 뒤 상고하지 않았다. 이후 5년 만에 고은 시인이 신간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가 연이어 출간되자 대중은 그의 복귀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인의 고향인 군산에서는 성추행 파문이 불거지자 문화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시인에 대해 지역 문단에서는 일부 문인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인 A씨는 “(고은 시인이) 시를 잘 쓰면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라 미투 논란으로 전북의 문학적 자산을 잃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지역 문단에서는 일부 문인들이 고은 시인이 복귀를 감행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인 B씨는 “사람은 잘못할 수 있지만 별다른 해명이나 사과 없이는 복귀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여류작가인 김영 전북문인협회장은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하던 시대 여성 문인으로서 남녀관계나 폭언 등으로 고초를 감내하는 일이 많았다”며 “과거에는 이데올로기나 진영 논리에 사회가 분열됐다면 현대사회는 젠더 문제가 예민한 사안으로 문학계에서도 이전보다 높은 성인지 감수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삼베짜기>(흐름출판사)를 발간해 삼베와 삼베짜기의 살아있는 전통을 선사한다. 이 책은 지난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무형유산 ‘삼베짜기’에 대한 2021년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진 국립무형유산원의 기록이다. 안동 지역의 삼베와 삼베짜기를 중심으로 삼의 재배부터 삼베가 완성될 때까지의 전 과정, 기능 전수의 노력 등을 총 7장으로 구성해 사진과 묘사로 기록돼 있다. 1장에서는 원재료인 대마의 특징부터 직물로서의 삼베의 특성을 풀어내며 삼베와 삼베짜기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다. 2장에서는 삼의 재배와 수확 과정, 실의 재료가 되는 인피를 추출하기 위해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 담겨 있다. 3장부터 본격적인 실 만들기 과정이 시작되며 안동의 특별한 삼 실을 만들어내는 세부적 과정이 기술돼 있다. 4장에서는 만들어진 실로 베를 짜기 위한 과정, 5장에서는 베틀을 이용해 삼베를 짜는 과정이 묘사됐다. 베틀에서 짜낸 삼베를 정련하고, 손질하는 과정이 담겨있는 6장에 이어 7장에서는 ‘삼베짜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경위와 보유단체 ‘국가무형문화재 안동 포짜기 마을 보존회’의 전승 활동을 다뤘다. 보존회의 활동은 크게 기능 전수와 시연으로 이뤄져 있어 전자는 기능과 기술 그 자체의 전수이고, 후자는 기억과 경험의 공유를 기반으로 한 문화의 전승이라고 볼 수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인류의 무형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하는 행정기관이다. 체험 활동과 교육 등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전시와 공연을 통해 현세대와 소통하며, 기록화 사업 등을 통해 문화유산의 보고를 구축하고 있다.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가 병자호란 이후 척화파 중 한 명인 백강(白江) 이경여(李敬輿, 1585~1657)의 문집 <백강집>(白江集, 흐름출판사)을 완역 출간했다. <백강집>은 이경여의 아들인 이민서에 의해 1684년 간행됐다.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권역별거점연구소 협동번역사업팀(연구책임자 김건우)은 1684년 간행된 초간본을 저본으로 해 지난 2022년 12월 31일에 총 5권으로 완간했다. 이경여는 광해군 대에 문과에 급제했으나 대북파가 득세해 영창대군의 어머니인 인목대비가 물러나도록 폐모론을 주장하자 벼슬을 그만두고 흥원(전라도 흥덕)으로 낙향했다. 인조반정으로 인조가 즉위한 이후 다시 조정에 나아갔고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 소현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으로 들어갔으며 이후 이조 참의와 경상도 관찰사를 역임하면서 전후 수복에 힘썼다. 1640년과 1644년에는 척화파 인물로 지목돼 심양에 두 차례 억류됐으며 효종이 즉위한 이후 복수설치의 표상이 됐다. 그동안 이경여의 문집이 비교적 온전히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다.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백강집 완간은 병자호란 이후 척화파 인물 중 한 명인 이경여 인물 연구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당시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권역별거점연구소 협동번역사업팀은 산적한 미번역 고전 자료를 번역하고 고전의 대중화와 지역의 번역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0년 5월에 설립됐다. 이후 2017년 12월에 대형거점연구소로 최종 선정돼 해마다 사업비와 출판비를 지원받아 호남권 문집 9책을 연간 번역 발간하고 있다. 그동안 ‘존재집’, ‘문곡집’, ‘노봉집’, ‘병산집’, ‘한포재집’, ‘손재집’, ‘서하집’, ‘성재유고’, ‘연석’, ‘송사집’ 등 조선시대 선현의 문집을 번역 출간했다. 올해는 권상하의 문하에서 학문이 뛰어났던 8명의 유학자를 일컫는 강문팔학사란 칭송을 들을 만큼 유명했던 조선 후기 성리학자 윤봉구의 ‘병계집(屛溪集)’을 완역했다. 또한 동춘당 송준길의 후손으로 성리학과 예학에 조예가 깊은 송내희의 ‘금곡집(錦谷集)’과 우암 송시열의 현손으로 가학(家學)을 계승한 송덕상의 ‘과암집(果菴集)’을 번역한다. 올 하반기에는 구한말의 문인이자 순국지사인 송병선의 ‘연재집(淵齋集)’을 출간할 예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7일 오후 2시에 ‘KPIPA’ 유튜브 채널에서 ‘2023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온라인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는 사전 등록을 통해 자료집이 배포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카카오톡 채널과 기획전략팀(063 219 2713)에 문의하면 된다.
도수 씨 글은 시골 툇마루에서 먹던 호박죽 냄새가 난다. 헐렁하게 보여도 뭉글뭉글 입에 당긴다. 강변의 염소들이 풀 뜯는 소리와 갯버들 적갈색 꽃밥이 서서히 올라오는 소리도 들린다.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쌓이면서 ‘씨잘데기 없는 보따리’도 늘었다. 그 보따리에선 먼 산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리는 온갖 이야기가 여문다. 이가 흔들거릴 때마다 찾던 광섭이 작은어머니, 딸 셋을 낳고 아들 셋을 내리 낳은 두만이 형님, 쇠죽을 끓일 때면 아궁이에 고구마를 넣어두었다가 나눠주던 정용이 형, 자신의 목숨을 걸고 범람한 강물에 뛰어들어 이웃의 생명을 구했던 오금이네 아버지, 그날 밤 긴박한 목소리로 방송했던 지준이 형님과 조각배 짊어지고 달려오던 지순이 누나 아버지, 군대 갈 때 닭서리를 해다 바쳤던 동생 우길이, 흑백 TV를 보러 가면 “우리 껏 고구마 좀 묵어봐. 겁나게 달아. 좀 팍팍할 턴디 싱건지나 좀 내와야 쓰겄고만.” 하시던 오금이네 어머니, 들독을 단번에 어깨너머로 던져 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기를 죽이던 힘이 센 최센 어르신…. 산문집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전라도닷컴·2015)에 하나둘 보따리를 풀어낸 도수 씨 마음은 “아이고, 도수네 밭에 깨가 안 나서 내가 요새 얼매나 속이 탔는지 몰라. 혹시 내가 깨 씨를 잘못 줘서 안 나는지 참말로 애타 죽겄고만.” 하면서 마음 닳던 아랫집 점순이 어머니와 같다. 사람이 사는 마을의 인연들은 임실군 진뫼마을 산허리와 골짜기에 내려앉았다가 하나씩 하나씩 섬진강 푸른 물이 되고, 징검다리가 된다. 도수 씨 글이 더 삭고 익을수록 지금은 비어 있는 집들에도 불빛 환하게 켜지는 날이 올 것이다. ‘난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이고 싶다. 강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 얼굴에 흐르는 땀과 손발에 묻은 흙도 씻어주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본문 중에서) 도수 씨의 보따리 매듭은 ‘우리 사우가 조깨 특이허긴 혀.’ 하면서도 말없이 사위를 품어 주던 장모님의 속 깊은 정이 있어 더 단단하다. 그런데도 도수 씨 글에서 악역은 늘 아내다. 허구한 날 고향 타령에 엄니 손맛 타령만 하는 남편이 달가울 수는 없는 일. 그러나 도수 씨가 ‘김치 하나에 밥 묵어도 이보다 배부른 상이 또 어디 있을까.’ 자랑하는 것은 모두 아내 덕이다. 그 아내는 “저기 저 동태는 얼매요? 좀 싸게 줏쇼.” 하며 동네 어르신 대접할 음식을 먼저 챙기고, 돼지 앞다리 하나는 충분히 낼 줄 안다. 냉랭하게 토라져 있다가도 못 이기는 척 어머니가 키우던 솔밭에서 솔을 베어다 양념을 넣고 무쳐서 밥상에 올리고, 수술한 동네 어머니의 ‘몸빼’에 봉투를 넣고는 잽싸게 돌아서기도 한다. 품삯 안 나오는 일들의 보람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흐드러지게 피어 강물에 어린 ‘저 건네’ 밤나무와 감나무의 흰 꽃들은 모두 아내 덕이다. 도수 씨는 그 품에서 포근히 내린 눈 속 까치밥. 새들 먹이 주려고 남겨놓은 먹감처럼 마음만 곱다.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행되며 ‘고향’이란 단어가 부쩍 분주해진 요즘, 기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고향 마을 산마루에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을 맞으러 가는 일이다. 강물에 비친 걸음걸음이 마을을 한층 더 기운 나게 할 것이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이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인문서 『꽃심 전주』, 『전주, 느리게 걷기』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2022. 12. 10 ~ 2023. 2. 28 연석산산우송미술관 미 술 가: 신재은 명 제: Hop Hop #02 재 료: C-print 규 격: 18.0x32.0cm 제작년도: 2019 작품설명 사회에 만연한 무비판적 시류를 무리지어 달리는 토끼로 표현했다. 다산의 상징이며, 영민하면서도 어리석고, 귀여운 토끼의 특징을 포착한 것. 표면의 다채로운 색상은 저마다의 자태를 과시하지만, 실상은 몰개성적이고 무리에 편승해 내달리고 있다. 고유의 정체성을 뒤로하고 숨 가쁘게 사는 우리네 삶을 냉소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술가 약력 신재은은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2022 - 미래도시, 여수국제미술제 - 흐르는 것은 멈추길 거부한다, 강원트리엔날레 - 따스한 재생, 창원조각비엔날레 비조각 - 가볍거나 유연하거나 전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인 설 명절 연휴 기간을 맞아 전주 등 전북지역 곳곳에서는 가족단위로 즐기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진행돼 인파로 북적였다. 24일 오전 11시께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에 위치한 전주어진박물관. 경기전과 박물관에서는 영하권 날씨에도 한복을 빌려 입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명절인 만큼 이날 경기전과 어진박물관은 모처럼 나들이에 나서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관광객 이슬아 씨(26·여)는 “경기전을 구경하다 추운 날씨를 피해 박물관에 들어와 보니 생각지 못한 전시와 체험 코너를 즐길 수 있어 방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 연휴 기간 국립전주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 역시 가족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한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명절 기간 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활쏘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와 사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어린 아이들이 맷돌, 절구 등 도량형 기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마당도 꾸며졌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익숙하지 않은 전통 놀이 기구에 어리둥절한 반응이었지만 가족과 어우러져 전통놀이를 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시민 김한별 씨(34·전주시 평화동)는 “긴 연휴 기간 아이들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평소 어른들도 낯선 전통 기구를 아이와 함께 체험하니 더욱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역사박물관 역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는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역사박물관에는 전시실에서 검은 토끼를 찾기 위한 관람객들의 움직임이 분주해보였다. 동장군의 기세를 피해 실내에 모여든 가족들은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설맞이 특별행사’로 공예, 전통 놀이, 한복 입기, 쌀 강정 만들기 등 체험을 진행했다. 쌀 강정 만들기 체험에선 평소 집에서 접해 보지 못한 전통 음식을 가족과 함께 만들며 명절 분위기를 느꼈다. 체험에 참가한 김수정(40·전주시 송천동) 씨와 김도현(5·전주시 송천동) 군은 “방학 기간에 집안만 있기 아쉬웠는데 가족과 맛있는 전통 요리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재희(45) 전통향토음식 전문강사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명절 기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대면 행사가 중단됐다”며 “전통 요리 시간에 참여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이런 기회를 자주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실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7명을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팔복예술공장은 예술가들의 교류와 실험의 장으로서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지역민과 소통하기 위해 2018년부터 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창작스튜디오를 통해 국내·외 예술가 48명의 새로운 창작과 실험을 지원하며 입주작가의 창작활동과 역량 강화에 노력해왔다. 창작스튜디오 6기 모집 인원은 7명으로 입주 기간은 올해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2개월이며 접수는 25일부터 31일까지다. 지원 대상자는 모집공고일 기준 만 24세 이상 국내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인이며 대학 재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접수는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3차의 심사를 거쳐 2월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선발된 7명에게는 창작 공간 제공을 비롯해 전시 실현 기회, 리서치 투어와 비평가 매칭 등 창작지원 프로그램, 국내 네트워크 교류, 온·오프라인 홍보 및 출판물 제작 지원과 전주 외 타지역 입주작가에게는 숙소를 제공한다. 팔복예술공장 창작기획팀 김진 차장은 “예술가에게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멈추지 않고 체계적인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에서 작가들 간의 교류를 통해 마음껏 창작 활동을 펼칠 예술가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기타 문의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및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2023 전라북도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공모를 진행한다. 다음 달 1일부터 8일 동안 접수가 진행된다. 선정발표는 다음 달 17일로 최종 선정된 도내 5개 시·군과 수행단체에는 1개 시·군 당 2400만 원이 지원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거리공연으로 주말 낮 시간대 시·군별 14회 상설 공연과 통합퍼레이드 1회 운영으로 도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단원 예술 등을 지역별 관광 형태와 계절별 상황을 반영해 유동적으로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2023 전라북도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는 도내 대표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에게 연극과 거리극 등 문화예술 기반의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지역 문화관광과 공연예술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는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새만금 세계잼버리 등 도내 메가 이벤트와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사업을 연계해 코로나19에 위축됐던 지역 문화관광에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www.jbct.or.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기타 사항은 공연기획추진단(063 230 7406, 7469)에 문의.
(재)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공예창작지원센터 공모에 참여하고자 전주에서 활동 중인 공예인(단체)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다. 기간은 27일까지로 참여방법은 한국전통문화전당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보라)은 연중기획공연인 ‘2023 우리춤 작가전’ 무대에 오를 무용가 6명을 선정했다. 이번 ‘우리춤 작가전’은 무용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북지역 내 예술가를 대상으로 공연 계획을 공모했다. 이를 통해 ‘신인춤판’과 ‘젊은춤판’ 등 2개 부문에서 참신한 기획으로 주목받는 젊은 예술가를 선정했다. 신인춤판은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만 30세 이하 1992년 이후 출생자 남·녀 무용가를 대상으로 하며 젊은춤판은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만 45세 이하 1977년 이후 출생자 남·녀 무용가를 대상으로 했다. 신인춤판에서 선정된 무용가는 강영진(27·현대무용), 진도운(25·컨템포러리댄스), 최경서(24·현대무용) 등 3명이다. 젊은춤판에서 선정된 무용가는 정승준(26·컨템포러리댄스), 정종웅(29·컨템포러리댄스), 함희원(27·현대무용) 등 3명이다. 이번 공모의 심사위원은 고현정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 김보라 우진문화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공모에 선정된 무용가들은 작품 제작 및 공연 발표, 팸플릿 등 홍보자료 제작과 연습실 등을 지원 받으며 출연료로 신인춤판에는 100만원, 젊은춤판은 150만원 등이 각각 주어진다.
“조청은 공기와 맞닿으면 금새 굳기 때문에 계속 볶아주면서 쌀 강정의 모양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인 올해 설 명절 연휴 기간을 맞아 전주 등 전북지역 곳곳에서는 온가족이 즐기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져 인파로 북적였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21일 ‘설맞이 특별행사’로 공예, 전통 놀이, 한복 입기, 쌀 강정 만들기 등 체험을 진행했다. 특히 쌀 강정 만들기 체험에선 평소 집에서 접해 보지 못한 전통 음식을 가족이 함께 만들어 보며 명절 분위기를 느꼈다. 체험에 참가한 김수정(40·전주시 송천동) 씨와 김도현(5·전주시 송천동) 군은 “방학 기간에 집안에서만 있어서 심심했는데 엄마, 아빠랑 밖에서 맛있는 요리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24일에도 ‘설맞이 특별행사’로 공예, 전통 놀이, 한복 입기, 쌀 강정 만들기 등 체험을 진행한다. 안재희(45) 강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명절 기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대면 행사가 중단됐는데 3년 만에 다시 진행하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은 24일까지 ‘설맞이 한마당’으로 설날 세시풍속과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전주역사박물관에서는 계묘년을 맞아 토끼가 그려진 소장 민화를 공개해 관람객들이 검은 토끼를 찾아 인증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현장 접수를 통해 매일 선착순 100명에게 토끼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어진박물관에서는 체험 키트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십자말풀이 이벤트와 투호 대회를 비롯한 민속놀이 체험 공간도 운영될 예정이다. 국립익산박물관은 24일까지 ‘설맞이 문화행사’로 토끼 펀치니들 배부행사, 소원 엽서 적기 체험, 연날리기, 특별전 연계 인증사진 이벤트를 개최한다. 특별전 ‘전북의 고대 성곽’ 관람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돼 관람 인증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면 퍼즐을 참여 선물로 증정한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1일 100명 선착순으로 연날리기가 가능하다. 국립전주박물관도 24일까지 ‘제27회 작은 문화축전’을 진행한다. 박물관 옥외뜨락에서는 상설 체험 마당이 마련돼 활쏘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와 사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으며 맷돌과 절구 등 도량형 기구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 마당과 새해 소원 부적 찍기를 할 수 있다. 국립익산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은 22일 설 당일 휴관이다. 김영호 기자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의 설 명절을 맞아 전북지역에서는 연휴 기간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전주대사습청은 20일부터 21일까지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기념으로 브랜드공연 ‘설맞이 우리 민족 한마당’을 연다. 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보존회의 제2과장 팔목중춤, 제4과장 노장춤, 제5과장 사자춤을 비롯해 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의 제2과장 옴중춤, 제5과장 3경 애사당 법고놀이, 벽사 정재만 춤 보존회는 춤사위 등을 펼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21일과 24일 양일간 ‘설맞이 특별행사’로 공예, 전통 놀이, 한복 입기, 쌀강정 만들기 등 체험을 진행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24일 부안 위도에서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로 위도띠뱃놀이를 선보인다. 국립익산박물관은 20일부터 24일까지 ‘설맞이 문화행사’로 토끼 펀치니들 배부행사, 소원 엽서 적기 체험. 연날리기, 특별전 연계 인증사진 이벤트를 개최한다. 특별전 ‘전북의 고대 성곽’ 관람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돼 관람 인증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면 퍼즐을 참여 선물로 증정한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1일 100명 선착순으로 연날리기가 가능하다. 국립전주박물관은 21일부터 24일까지 ‘제27회 작은 문화축전’을 진행한다. 박물관 옥외뜨락에서는 상설 체험 마당이 마련돼 활쏘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와 사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으며 맷돌과 절구 등 도량형 기구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 마당과 새해 소원 부적 찍기를 할 수 있다. 국립익산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은 22일 설 당일에 휴관이다.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은 21일부터 24일까지 ‘설맞이 한마당’으로 설날 세시풍속과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전주역사박물관에서는 계묘년을 맞아 토끼가 그려진 소장 민화를 공개해 관람객들이 검은 토끼를 찾아 인증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현장 접수를 통해 매일 선착순 100명에게 토끼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어진박물관에서는 체험 키트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십자말풀이 이벤트와 투호 대회를 비롯한 민속놀이 체험 공간도 운영될 예정이다. 강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계묘년 새해는 관람객들이 지혜롭고 민첩한 토끼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풍요롭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은 18일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에서 주관하는 제8회 한국문화공간상(뮤지엄 부문)을 수상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익산 미륵사지에 남아있는 두 개의 석탑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용화산, 남측 연못,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국립익산박물관이 세계문화유산 미륵사지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박물관’이란 건축 개념으로 독특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심사위원회는 “국립익산박물관이 국보인 미륵사지 석탑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공간을 지하에 배치했다”며 “건축 외관 디자인의 욕망도 절제하고 넓은 전시공간을 확보해 여유로운 전시 연출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건축이라는 점이 우수하다”고 평했다. 최흥선 관장은 “박물관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전시, 유적 밀착형 교육 및 문화행사 등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2023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황사라(시·61·경기 안양), 배은정(소설·48·경북 포항), 지영미(수필·57·경북 청도), 양지(동화·23·전주) 씨에 대한 시상식이 18일 오후 3시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은 김사인 시인, 복효근 시인, 김병용 소설가, 백시종 소설가, 정목일 수필가, 이준관 아동문학가와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 윤석정 사장, 백성일 부사장, 서창원∙김은정 이사를 비롯해 김남곤 시인(전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김자연 전북작가회의 회장, 최기우 최명희문학관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기획조정팀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사인 시인은 심사위원을 대표한 심사 총평에서 “전북일보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신춘문예를 통해 훌륭한 당선자들을 많이 배출해 문학인으로서 감사하다”며 “당선자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에서 문학으로 좀 더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선자들은 시상식에서 이번 당선을 계기로 창작활동에 몰두해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작가가 될 것을 다짐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문학가를 꿈꾸는 이들의 최고의 영예이자 로망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앞으로 정신과 영혼이 깃든 의무와 책임을 다해 한국 문학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전북일보가 일상적으로 시대의 등불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신춘문예 시상식은 문학인들에게 가장 거룩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당선자들이 영광의 길을 뒤로 하고 가시밭길을 잘 헤쳐나가 한국 문단의 큰 빛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가천문화재단이 후원했다.
‘2023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한국 문단의 새로운 얼굴을 축하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18일 전북일보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당선자인 황사라(시·61·경기 안양), 배은정(소설·48·경북 포항), 지영미(수필·57·경북 청도), 양지(동화·23·전주) 씨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한국문단의 큰 빛이 될 것을 굳게 다짐했다. 이번 신춘문예에 시 ‘활어’로 당선의 영광을 안은 황사라 씨는 고향 전북에서 신진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 것에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어릴 적 새벽 기차를 타고 고향인 전북을 떠났지만 아직도 태어난 주소를 잊지 않고 있다”며 “늦은 나이에 등단한 만큼 남들보다 더 많이 쓰고 노력해서 심사위원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작가가 되도록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소설 ‘오월의 박제관’을 통해 당선의 영예를 안은 배은정 씨는 담담하면서도 그토록 갈망하던 신춘문예 관문을 넘은 것에 대한 애틋한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 해마다 1편씩 신춘문예에 도전해왔다”며 “처음엔 소설을 일기처럼 쓰기 시작했는데 밑천을 알게 돼 더 많이 읽고 써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수필 ‘골죽’으로 당선의 영광을 안은 지영미 씨는 부단한 노력 끝에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감회를 떨리는 목소리로 밝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된다면 특히 전북일보에서 당선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연락을 기다렸는데 꿈만 같은 행운을 받게 돼 남들이 쓰지 않는 글로 더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화 ‘세모바퀴 달린다’로 당선의 영예를 안은 양지 씨는 젊은 패기로 신진작가로서 멈추지 않고 작품 활동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상을 받았지만 사실 고등학생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신춘문예에 도전한지 8년이 됐다”며 “그동안 상을 받은 경험이 손에 꼽혀 이번 신춘문예 심사 결과에 욕심을 버렸는데 고향인 전주에서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로 선정돼 더욱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친구 집에 놀러 가 책장을 들여다보면 그가 보인다. 깔끔하게 정돈된 책장에도, 집안 여기저기 조금씩 꽂힌 책에도 친구가 있다. 이렇게 자신의 일부를 집안 곳곳에 드러내고 살면서도 책이 물성을 가지고 내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작가의 손을 떠난 원고는 어디를 지나 나의 책장에 자리 잡았을까. 지금이야 어렴풋이 거대한 인쇄 기계 속에서 깨끗하게 등장하는 책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어땠을까? 어떤 모습과 어떤 수고를 지나 사람들의 책장으로 들어갔을까?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한 뒤에, 오늘처럼 거대하고 많은 일을 알아서 하는 기계가 공간을 채우기 전에, 그 사이의 시간 속에서 책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을까? 사람의 손과 기계가 한데 뒤섞여 일하던 때가 궁금해졌다. 책을 집어 들어 표지를 넘겨보자마자 나는 책을 다시 내려 놓지 못했다. 표지 다음장에는 독특한 안내 문구가 쓰여있기 때문이었다. “책 위, 아래와 책배를 재단하지 않고, 읽는 독자들이 장인들의 손맛과 정성을 느끼면서 낱장을 북 나이프로 한 장 한 장 절취하면서 읽기를 권합니다.” (‘책기계 수집기’ 중에서) 어제의 어제 사이를 상상하기 좋아하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책과 관련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군침을 흘리던 어느 수집가의 기록이다. 동시에 그가 만나거나 수집한 기계와 시간을 보낸 손들의 이야기가 함께 담겼다. 2013년 완주군 삼례로 자리를 옮겨 책공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수집한 책 기계들의 여정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 기계를 처분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서울, 목포, 광주, 남원, 전국 어디 할 것 없이 달려가 공간을 들여다보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기계를 모으는 동안 나름대로 정한 그만의 원칙도 있었다. 선배 장인들이 사용한 기계일 것. 크기는 되도록 작을 것. 국산이어야 할 것. 원칙이 늘 지켜진 것도, 기계를 가져오는 일이 모두 성공적인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가 무리 없이 기계를 책공방으로 옮겼을 때는 기뻐하기도 하면서, 또 귀한 물건을 허망하게 놓친 아쉬움은 책장을 넘기는 것으로 달래기도 하면서 읽었다. “디지털 인쇄가 보편화되면서 수많은 책 기계들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이 추세라면 활자인쇄시대를 증언할 기계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멸종동물처럼 씨가 마를지도 모른다. 쓸모가 사라진 지금이야 한낱 고물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지금 남겨두지 않으면 다시는 볼 수 없을 역사의 증거품들임을 알아야 한다.” (‘책기계 수집기’ 중에서)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상에는 책배를 자르며 흩날린 먼지가 수북해졌다. 미숙한 솜씨로 책을 가르며 읽다 보니 어딘가는 크게 잘못 잘린 종이를 보고 있자니 마음 한쪽이 심란하기도 하다. 그가 놓친 귀한 자료들이 생각나면 입이 텁텁해졌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가. 역사의 조각을 모아 나와 당신을 활자 인쇄의 시대에 초대하는 이가 있으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책 읽는 지역사회를 조성하고자 독서동아리 활동 지원 및 공간나눔 보조사업자를 모집한다. 지원 예산은 8억 9330만원으로 사업 운영이 가능한 문화관련 기관 또는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법인(단체) 중 평가를 통해 보조사업자 1곳을 선정한다. 접수기간은 17일부터 31일까지로 자세한 내용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원하는 것은 뭐든 얻어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태정이. 김경숙 작가가 펴낸 동화책 ‘쉿! 위대한 토끼님’(책고래)는 떼쟁이 태정이가 제멋대로인 위대한 토끼님을 만나 양보와 배려를 배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태정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 떼를 써서 원하는 것은 뭐든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면 사람들은 모두 태정이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날 태정이 앞에 이상한 토끼가 나타나 자신을 ‘위대한 토끼님’이라 하지만, 이 토끼는 태정이가 당번을 하기로 한 사육장의 토끼였다. 하지만 태정은 다리를 다쳐 휠체어로 다녀야 했기 때문에 토끼 먹이를 챙겨줄 수도 혼자 하교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토끼는 이런 사정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은 채 제멋대로 태정을 부리기 시작하는데⋯태정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김 작가는 무주 출신으로 2018년부터 어린이책을 쓰기 시작해, 그림책으로는 ‘게으름 귀신쫓은 팥죽 한 그릇’, ‘눈은 번쩍번쩍! 입은 찌이잉찌이잉!’ 을 냈고, 공저 ‘참 달콤한 고 녀석 동시집’이 있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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