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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 여행자 짐 배달 서비스 개시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에서 무료 짐 배달 서비스 '짐을 부탁하노라'를 6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체류형 관광객의 수용 태세 개선과 서비스 품질 향상, 원도심 쇼핑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실시하게 됐다는 게 재단의 설명이다. 새롭게 도입된 짐 배달 서비스 '짐이 부탁하노라'는 전주역과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전주한옥마을 인근의 원도심 숙박시설까지 여행객의 짐을 무료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전주와 익산 등 교통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14개 시·군을 연계한 여행객의 유입이 확대됨에 따라 짐 보관 및 배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도입하게 됐다. 무료 짐 배달 서비스 신청은 인터넷 창에서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 검색 후 네이버 플레이스의 예약 폼을 통해 사전 및 당일 예약이 가능하다. 또 서비스는 교통 거점 시설인 전주역과 고속·시외버스에서 원도심·한옥마을·서학예술마을에 숙박하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서비스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6.03 19:35

유화로 만나는 부귀영화, '화중지왕(花中之王)-모란'

예로부터 풍성한 잎과 고운 색으로 모든 꽃들 가운데 가장 호화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불린 모란. 특히 조선시대에 모란은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져 결혼식 때 입는 옷과 침구류 등에도 모란꽃이 자수로 새겨졌다. ‘화왕(花王)’이라 불리며 동양적 사상이 깃든 작품의 주요 소재로 꼽혀온 모란을 서양의 유화물감으로 그려내면 어떤 느낌일까. 미술관 솔(관장 서정만)이 동양의 모란을 스핀오프해 색다른 전시 ‘화중지왕(花中之王)-모란’ 기획전을 29일까지 연다. ‘부귀영화’라는 상징성을 가진 모란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이었다. 이러한 의미를 내포한 모란은 한국화‧서양화라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 누구에게나 사랑받은 꽃으로서 서양화가들에게도 좋은 주제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용봉(1912~1994), 하반영(1918~2015), 천칠봉(1920~1984), 이의주(1926~2002), 박철교(1935~) 등 6명이 그린 유화 수채화 14점이 전시된다. 한국 근대부터 현대까지 전북에서 활동해 온 서양화가들이 그린 작품들로 새로운 시선과 접근으로 완성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 솔 관계자는 “모란은 번영을 상징하는 꽃으로, 미술 작품과 생활에서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어 왔다”며 “모란이 전북의 서양미술과 만나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6.03 17:09

제8회 전주가족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서한솔 감독 '매직대디' 선정

제8회 전주가족영화제 국내부문 최우수작품상에 서한솔 감독의 ‘매직대디’가 선정됐다. 전북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이진우 감독의 ‘네모과자’에게 돌아갔고, 전북청소년부문 전북대 총장상에 조유신 감독의 ‘엄마의 목소리’가 차지했다. (사)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이 주최하고, 전주가족영화제 조직·집행위원회가 주관한 전주가족영화제는 지난달 31일 전주 조이앤시네마에서 폐막식과 시상식을 열고 각 부문별 수상작을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청소년 부문에는 ‘나는 K2-18B에서 왔어’의 조윤빈 감독이 전주대 총장상을 받았다. 우석대 총장상은 ‘날개’의 곽은우 감독에게 돌아갔다. 원광대 총장상은 ‘NO SOUND’의 한은경 감독이 국립군산대 ‘이어폰’의 이혜정 감독이 각각 수상했다. 전북 부문에서는 서로를 지켜준 가족상과 가족 같은 친구상에 김선빈 감독의 ‘오프사이드’ 구혜림 감독의 ‘물들다’가 각각 수상했다. 정미진 감독과 김보연 감독은 푸른 희망상과 참사랑상을 받았다. 미래를 여는 가족상과 노을빛 가족상은 ‘0과 1 너머’의 최송이 감독, ‘인생이란 이름의 꿈’의 이상진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아름다운 가족상은 ‘희미한 기억속의 사랑’의 한동희 감독이 수상했다. 국내부문은 든든한 가족상(우수작품상)과 꿈꾸는 가족상에 ‘평행선’의 정은수 감독과 ‘이삐야’의 유형래 감독에게 돌아갔다. 황후아 감독의 ‘바람직한 편견’과 손윤희 감독의 ‘손가락을 찾는 방법’은 각각 빛나는 가족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상에는 ‘매직대디’에서 아버지역을 맡아 직장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역할을 연기한 정인기 배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곽효민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6.03 16:48

'전석 매진' 화제의 판소리 마당놀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돌아오다

유명 동명 소설을 각색해 탄생한 판소리 마당놀이가 전주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해학 넘치는 웃음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합굿마을문화생산자협동조합(대표 김여명)이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과 (재)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어린이 마당놀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오는 7일과 8일 오전 11시, 한국전통문화전당 2층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작품은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동명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원작으로 한다. 인간 사회를 냉소적이고도 재치 있게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선을, 판소리와 마당놀이 형식으로 재해석해 어린이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로 탄생시켰다. 줄거리는 호기심 많고 말 많은 고양이 한 마리가 인간 세상을 관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모순, 웃지 못할 일상 속 풍경을 고양이의 눈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야기 곳곳에는 해학과 갈등, 따뜻한 감동이 조화를 이루며,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다양한 전통 예술 요소가 어우러져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연희와 탈춤, 판소리,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입체적인 애니메이션 영상 연출이 그림책을 넘기듯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덕분에 아이들은 극 중 고양이가 되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고, 어른들은 고양이의 시선을 빌려 일상을 되돌아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주관한 전주문화재단의 최락기 대표이사는 “지역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이 오롯이 담긴 무대가 시민들에게 색다른 문화적 감동을 선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전통과 현대, 아동과 어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쾌한 상상력으로 전북 로컬 예술계의 창의력과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가 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티켓 예매는 네이버, 인터파크, 예스24에서 가능하며, 기타 공연 관련 문의는 합굿마을문화생산자협동조합(063-236-1577)으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6.03 16:26

[창간특집] 디지털 혁신의 과감한 도전...'디지털 로컬'로 독자와 더 가까이

"신문은 죽었다." 온라인 저널리즘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로젠탈 알브스 미국 텍사스 대학교 교수가 디지털 혁명 시대에서 신문사가 이전과 같은 경영방식을 고수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한 말이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기존 미디어가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이신문도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새벽에 배달된 종이신문을 읽고 저녁엔 TV 앞에서 뉴스를 시청했지만 이제는 휴대폰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여기에 신문 구독률은 계속 감소하고 방송사들도 OTT와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송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영상 콘텐츠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 뉴스 생태계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디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통 언론들은 디지털 뉴스를 강화하고 새로운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창간 75주년을 맞이한 전북일보 역시 디지털 뉴스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전북지역 종합일간지 최초로 디지털미디어국을 신설하고, 포털 다음(Daum)뉴스 입점 언론사로 선정되면서 콘텐츠 강화,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독자들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전북이슈+, 청년이장이 떴다, 트민기(트렌드에 민감한 기자들), [나는] 등 차별화된 뉴스 콘텐츠를 제작해 지역의 생생한 이야기와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이슈를 깊이 있게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지역소멸 위기 극복 프로젝트인 '청년이장이 떴다'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민언련 이달의 좋은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제작해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활용해 더 많은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이제는 '보고, 듣고, 느끼는 뉴스'의 시대다. AI 음성기술과 오디오 콘텐츠가 결합하면서 또 다시 디지털 뉴스의 소비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이를 위해 본보 기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뉴스보도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하고 실무능력 향상을 위해 전문연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1950년 정론직필을 내세우며 창간한 전북일보 75년의 역사는 지역의 한계를 극복해 온 시간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속에서도 종이신문이 일궈온 소중한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디지털 지역미디어의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설 것이다. 특히 독자층을 넓히고 젊은 세대까지 포용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저널리즘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진화한 '디지털 로컬'신문으로 도약해 지역미디어의 신뢰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육경근
  • 2025.06.01 17:23

정양 시인 별세… 전북 문단의 원로 83세로 영면

한국 시단의 거대한 산이자 전북 문단의 원로로 존경받는 정양 시인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1942년 김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천정을 보며’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7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등단 후 전북에서 활동하며 이병천, 박남준, 안도현, 이병초, 김병용, 유강희, 정동철, 박성우 등 많은 문인의 선배이자 스승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유신독재 시절 ‘끝’이라는 시를 쓴 뒤 절필했고 참담했던 5공 시절에는 동료 문인들과 무크지 <민족문학>을 기획했다. 전북작가회의를 창설해 후배 문인들을 지도했고, 안도현·김용택 시인 등 문인 20여 명과 함께 지역 출판사 ‘모악’을 설립해 문학의 다양성과 출판의 지속성을 실현했다. 고인은 등단 이후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까마귀 떼>(1980), <수수깡을 씹으며>(1984), <빈집의 꿈>(1993),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1997), <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2005), <철들 무렵>(2009), <헛디디며 헛짚으며>(2016), <암시랑토 앙케>(2023) 등의 시집을 펴냈다.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2009), <세월이 보이는 길>(2012)과 연구서·평론집 <판소리 더늠의 시학>(2001) 등도 내놨다. 고인의 시는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시대의 모순과 사회의 불의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사실과 행위의 인간적 형상화를 토대로 진정성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서사성을 가진 시편들에서는 전북 방언을 과감히 활용해 토속적이고 구술적인 세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백석문학상, 구상문학상, 모악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우석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용인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6월 2일 오전 9시 30분,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임정순 씨와 아들 정범 씨, 딸 정리경 씨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31 22:52

2025 전주브랜드공연, ‘오! 난 토끼 아니오’로 돌아온다

2025 전주브랜드공연의 작품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올해 무대에 오를 작품은 전통 판소리 '수궁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창극 ‘오! 난 토끼 아니오’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재)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이 주관하는 전주브랜드공연은 올해로 14번째 시즌을 맞는다. 공연은 다음 달 14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전주브랜드공연은 2012년부터 전주의 전통문화 계승과 확장을 목적으로 기획된 전주시 대표 상설공연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판소리를 중심으로 전주의 정체성을 담은 이야기를 창극 형식으로 풀어내며,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전통예술의 현재적 가치와 지역 문화의 독창성을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가장 전주다운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주브랜드공연은 올해 ‘오! 난 토끼 아니오’를 통해 다시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21년 초연된 바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한적 관객만을 만났던 아쉬움을 딛고 재공연으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수궁가’의 서사를 풍자적인 시선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신선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지역 연계에 집중했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올해는 전국 유통이 가능한 완성도 높은 창극으로 기획돼 눈길을 끈다. 또한 전년도 메인 무대 세트를 재활용해 예산 절감 및 환경 보호를 실천하며, 공연계의 ESG 경영에도 앞장선다. 정호붕 연출가가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았으며, 안무는 김봉순 안무가가 함께한다. 주인공 토끼 역은 배우 추현종이, 지역 예술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유쾌한 연기와 흥겨운 음악, 생동감 넘치는 야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 공연장인 전주한벽문화관 마당창극 야외공연장은 개방감과 몰입감을 높인 구조로 설계돼, 관객이 보다 생생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주브랜드공연은 다른 도시 공연들과는 다른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 “전통 문화나 연희 공연은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전주브랜드공연은 지역에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를 통해 지역 예술 인력을 양성하고, 나아가 전통의 계승과 전승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고민과 깊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전주브랜드공연 ‘오! 난 토끼 아니오’는 다음 달 14일부터 10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15회 진행된다. 단, 혹서기 및 기후 상황을 고려해 7월 26일~8월 8일, 10월 4일은 공연이 열리지 않는다. 전석 1만 5000원이며 전 연령 관람이 가능하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링크,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전북자치도민과 전주시민에게는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문화재단 또는 전주한벽문화관 누리집, 전화(063-280-7008)로 문의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30 14:13

흙에서 피어난 이야기...부안 로컬브랜드 풍요일지 '본(本)' 기획전

부안의 로컬 브랜드 '풍요일지'가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한 전시 ‘본(本); Born’이 흙과 사람, 자연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간 기획부터 큐레이션 아트 디저트 제작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풍요일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로컬 브랜드의 새로운 역할을 증명해냈다는 평가다. '풍요일지'는 지역의 사람, 자연, 문화를 이야기로 재해석하고 전시와 음식, 오브제 등 다양한 형태로 풀어내는 로컬 콘텐츠 플랫폼이다. 이번 전시 '본(本)’은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획 전시로 우리가 무엇에서 시작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지역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판로를 확장하고 지역 자원의 문화적 활용 가능성을 실험해 '로컬 브랜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시에 참여한 도예가 김보정은 감각적인 그림체와 뛰어난 조형성을 갖춘 작품들을 출품해 공간을 꾸몄다. 곡선의 조화는 유지하면서도 문양과 기법, 크기를 달리한 작품들은 멀리서 볼 때 통일감을 가까이서 볼 땐 디테일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시 구성 또한 치밀하게 설계됐다. 하단에는 자연을 상징하는 흙을 중단에는 이끼와 흙으로 형상화한 탑을 올려 보여준다. 또 상단에는 공중에 떠 있는 청자를 배치해 입체적인 동선과 흐름을 완성했다. 입체 구조는 풍요일지가 직접 설계도를 제작해 작가들과 조율했고 현장에서 설치 감리까지 진행한 결과다. 플랜테리어 작가 김예슬은 ‘본질의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거칠고 생생한 소재를 선택했다. 정돈된 아름다움 대신 생동하는 야생의 질감을 살려내기 위해 진짜 이끼와 자연석을 적극 활용했고, 풍요일지의 디렉션 아래 청자가 중심에 드러나도록 전체 구도를 조율했다. 전시의 상징적 작품 중 하나는 청자 컵케이크 '피우다'이다. 이 작품은 도예가 이종창과 풍요일지가 공동 개발한 오브제로 청자 항아리를 반으로 갈라 하단에 밤 티라미수를 담고 상단은 꽃을 꽂을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외형상으로는 하나의 완성된 청자 항아리처럼 보이지만 뚜겅을 열면 티라미수가 담겨 있는 반전으로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전시는 7월 말까지 풍요일지(부안군 변산면 격포로)에서 진행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29 16:29

제2회 문장문학상 박일천·최정순 수필가 선정

작가와 문장문학회(회장 김명자)가 제2회 문장문학상 시상식 및 작가와문장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지난 27일 고궁담에서 열었다. 제2회 문장문학상은 박일천·최정순 수필가에게 각각 돌아갔다. 올해 문장문학상 심사를 맡은 최화경 심사위원장은 “작품성과 문학회 기여도, 각종 행사 참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1차 심사에서 6명이 선발됐다”며 “이후 최종적으로 박일천 수필가와 최정순 수필가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일천 수필가는 2012년 대한문학에 수필, 2015년 지구문학에 시로 등단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사리 토지문학 수필부문 대상,해운문학상 본상과 행촌수필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수필집 <바다에 물든 태양> <달궁에 빠지다> <여행 에세이> 등이 있다. 함께 상을 받은 최정순 수필가는 2007년 대한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석정문학회, 작가와문장 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촌수필문학상과 완산벌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수필집 <속 빈 여자> <속 찬 여자> 등을 출간했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작가와문장 창간호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김명자 회장은 “작가와문장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열게 돼 기쁘다”며 “문학을 통해 삶을 사유하고 작가의 언어로 세상을 기록해 독자와 소통하는 작은 광장이 될 것이다”며 작가와 문장에 대해 소개했다. 행사에 참석한 윤석정 명예시인(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작가와문장문학회가 해마다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예향의 고장답게 전북 문학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누에가 잠을 자고 나면 허물을 벗고 성장하듯 새롭게 태어나면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고, 소재호 시인도 “앞으로도 고결하고 품격 있는 문학을 창조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9 15:24

제17회 전북청년미술상 정하영 작가 선정

2025년 제17회 전북청년미술상에 정하영 작가가 선정됐다. 전북청년미술상은 1990년 서양화가 유휴열 화백이 도내 청년미술인들에게 예술적 동기를 부여하고 창작 의지를 북돋아주기 위해 제정한 순수미술상이다. 해마다 만 50세 미만의 작가 1명을 선정하고 있으며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500만원과 개인전을 지원한다. 올해 전북청년미술상은 20인의 우수한 작가들이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서류와 현장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심사에는 이상조 전 전북대학교 교수와 윤익 광주시립미술관 관장이 참여해 각각 3명의 작가를 추천했고 최종 4인을 대상으로 작품 실견 및 작가와의 대화 등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그 결과 제17회 전북청년미술상은 정하영 작가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정하영 작가는 물질성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일상적 소재를 예술로 변환시키는 조형적 실험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작가"라고 평하며 "사회적 맥락과 개인적 서사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동시대 예술의 확장된 경계 안에서 유의미한 질문을 던진다. 소수와 연결된 존재의 유한성, 삶의 불확실성, 인간 흔적에 대한 작가의 주제의식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공간과 현장을 넘나들며 시각적·심리적 전환을 이끌고 있는 정하영 작가는 1975년생으로 전북대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및 동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4년 첫 개인전 '공간의 은유'를 시작으로 전주와 장수 등에서 8회의 개인전을 치른 바 있다. 최근에는 산아가든 프로젝트 노동, 새로고침 전시를 비롯해 전북민미협 기획전 등에 참여해 예술을 통한 소수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전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작 전시는 오는 10월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29 15:23

'완전히 자라지 못한 존재들' MZ 베키송 뉴욕 개인전

31일부터 뉴욕 Temple Gallery에서 개인전 ‘A Quiet Wildness’를 여는 설치 작가 송베키(Beki Song·29)는 제목 그대로 인간 내면의 야생성을 극대화한 한 예술가의 세계를 보여준다. 뉴욕에서 이방인으로 겪은 정체성 혼란, 언어적 괴리감, 외로움 등에 몰입한 작가는 역동적인 붓터치와 질감을 살린 섬세한 손길로 내면의 감정들을 형상화했다. 전시장에는 점토, 석고, 인모, 천, 가발, 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들부터 수채화로 구성된 대형 벽화와 소형 회화까지 베키송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 21점이 나온다. 이번 전시는 공간 구성 방식이 독특하다. 작가의 조각 작품들은 벽면에 설치된 플로팅 선반 위에 하나씩 배치된다. 전시장 반대편 벽에는 수채화로 구성된 대형 벽화가 공간의 정서를 조성한다. 그 사이에는 흑백으로 그려진 소형 회화 작업물이 함께 놓여 작가의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인다. 특히 회화 작품은 자라나는 세포나 배아 상태의 동물처럼 보인다. 이는 타국에서 작가가 마주한 낯선 경험과 아직 완전히 자라지 못한 존재들을 표현한 것이다. 회화 속 세포들은 명료하게 해석되지 않지만 품고 있는 야생성과 감정의 폭이 넓어 전시의 정서적 긴장을 조용히 끌어올린다. 1996년 전주에서 태어난 송베키(Beki Song)는 2021년 시카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로 미술학사를 취득하고 2024년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석사 학위(MFA)를 받았다.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로 The Destructive Harmony 프로젝트(서울)와 Melted City 5(필리핀), Art and Music(뉴욕)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는 6월 4일까지.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29 15:21

전주문화재단, ‘2025 전주-멜버른 예술인 교류 프로그램’ 참여 예술인 모집

(재)전주문화재단이 2025 전주-멜버른 예술인 교류 프로그램 ‘모종의 모임(Seedling Sessions)’에 참여할 국내 예술인을 공개 모집한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번 프로그램은 전주문화재단과 호주 멜버른 시 산하 어린이 예술센터 ‘아트플레이(ArtPlay)’가 공동으로 추진하며, 2025 문화예술교육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전주와 멜버른의 예술인이 협업해 디지털 기반의 실험적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지역 예술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프로그램은 7월부터 9월까지 약 2개월간 온라인으로 운영되며, 전주와 멜버른에서 각각 3명의 예술인을 선발해 1:1로 매칭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총 5회의 온라인 세미나와 팀별 자율 회의를 거쳐 공공 창작 활동을 진행하며, 최종 결과물은 오는 9월 ‘2025 예술놀이축제’에서 참여형 전시 형태로 공개된다. 참여 신청은 6월 15일까지 공고문에 첨부된 구글폼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을 거쳐 최종 참가자가 선정되며, 결과는 7월 3일 전주문화재단 및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최종 선정된 예술인에게는 활동 기간 동안 개인당 160만 원 상당의 활동비가 지급되며, 외국인의 경우 환전 후 지급된다. 지원 자격은 최근 3년간 전주시 또는 멜버른시에서 활동 이력이 확인 가능한 예술인으로, 연령·예술 장르·외국어 능력 등에 제한은 없다. 단, 전주문화재단 또는 아트플레이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 대상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있는 경우 우대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예술교육팀(063-283-9221)으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5.29 09:5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티나 오지에비츠 '도시의 불이 꺼진 밤'

지난달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비행기, 철도, 지하철의 운영이 중단되었고 전화, 인터넷이 끊겼다. 신호등이 꺼진 도로에서 차들은 우왕좌왕했고 멈춰 선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은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정적과 어둠으로 뒤덮인 도시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왔다. 하지만 모두 다 그렇게 생각했을까? 사실 도시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다. 문득 전기가 사라진 도시를 보며 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림책 『도시에 불이 꺼진 밤』에는 발전소가 고장이 나 깜깜해진 도시에서 비로소 제 존재를 드러내는 생물들이 나온다. 가재는 해가 진 뒤에도 대낮처럼 환한 호수를 견디지 못해 호수 끄트머리로 밀려났다.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곳을 떠나 불빛이 비치지 않는 조그만 땅으로 떠난 것이다. 그런데 어둠이 호수 전체를 감싸자 어릴 때 잠을 자던 호숫가의 익숙한 나무 기둥까지 가본다. 가로등 밑에 사는 분꽃은 불빛 때문에 제대로 자랄 수가 없었다. 해가 지면 꽃받침을 펼치고 다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다른 꽃을 보며 ‘나는 꽃을 피울 수 없는 걸까?’ 고민한다. 하지만 가로등 불빛이 꺼지자 비로소 꽃잎을 활짝 펼친다. 주차장 덤불 속에 사는 고슴도치 역시 밖으로 천천히 나와 밤새 돌아다닌다. 그동안 밖은 밤낮으로 시끄럽고, 밝아서, 먹이를 찾기도 힘들었다. 다른 고슴도치를 만난 지도 너무 오래라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풀밭으로 올라온 개구리는 목청껏 울어대고 날개를 활짝 펼친 나방은 곧장 어둠 속으로, 꽃들의 품 안으로 날아간다. 오소리는 새끼 오소리들에게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굴 밖으로 나오고, 올빼미는 날개를 쫙 펼치며 날아오른다. 도시의 난개발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던 생물들은 불이 꺼진 도시에서 당당하고 아름답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에서 재난이 발생하고,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해 생존을 위협받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미 늦어버린 건 아닐까 조바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시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만으로 희망은 있다. 오직 인간의 편리만을 위한 개발을 멈추고, 다른 생명과의 공존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지구는 우리가 꿈꾸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 도시 곳곳에서 숨 쉬고 있는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도시 역시 평화롭고 아름다울 것이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 2024 남도의병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 부분 대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광대특공대』, 『역사와 문화로 보는 도시 이야기 전주』,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5.28 18:38

박이선의 날카로운 비판, '전라도가 변해야 나라가 산다'

전라도 출신 작가가 전라도를 정면으로 꼬집고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했다. 박이선 작가가 ‘작가는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는 통념을 깨고, 신간 <전라도가 변해야 나라가 산다>(바밀리온)을 펴낸 것.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밝힌 이번 책은 총 2부로 나뉘어, 전라도가 언제부터 지역감정으로 정치적 피해자가 되기 시작했는지, 훈요십조가 과연 전라도 사람을 차별하라는 것인지, 해방 후 극심한 좌우 대립과 갈등의 이면, 독립과 이승만의 외교적 역할, 소녀상과 친일 논란은 물론 심지어 전두환과 장세동을 언급하며 사회를 꼬집는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전라도는 사람들 마음이 푸근하고, 전통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른 곳”이라며 “이렇듯 정 많고 전통을 사랑하는 지역 사람들이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전라도 밖을 나가면 은근히 차별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 입을 닫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책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지역에서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전라도에서 태어나 전라도에 살고 있는 필자가 말하는 것이 오해의 소지를 줄이게 될 것”이라며 “전라도가 뒤집어쓴 누명을 벗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전라도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보자. 전라도가 변하면 감동이 되고 나라가 산다”고 강조했다. 남원 출신인 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제2회 고창신재효문학상과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등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소설 <염부>, <그날 밤 합동수사본부>, <궁정동 사람들>, <여립아 여립아>, <춘포>, <이네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5.28 17:30

공들임의 언어로 빚어낸 조미애 시집 '밥이 무섭냐'

1983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전북 대표 여류 시인으로 손꼽혀 온 조미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밥이 무섭냐>(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산문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감각적인 이미지와 다채로운 비유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의 풍경을 섬세하면서도 담담한 언어로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질문한다. 컴컴한 세상 속 시인의 외침은 가족과 이웃,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 신명과 아픔이 한데 모여 그윽한 아름다움과 중후한 활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어머니는 밥이 무서웠다/삼시세끼 행여 새끼들 굶길까/숙이고 또 숙이시며 닦고 또 닦았다/(…중략…)/꽃이 피는 줄도, 꽃구경은 사치스러운 여인들의 것이라고/바닷가 해수욕도 가을 단풍 구경도 모두가 남들 이야기라고/밥을 무서워하던 젊은 어머니는 어느새 팔순 노인이 되시어/늙어가는 자식들 먹을거리 투정을 보면서 말씀하신다/그렇게 밥이 무섭냐?”(‘밥이 무섭냐’ 부분) 시집 <꽃씨를 거두며> 이후 약 8년 만에 펴내는 시집답게 조 시인은 시를 한 편 한편 공들여 빚어냈다. 공들임의 언어로 정성스레 써 내려간 마음이 엿보이는 108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또한 감도 높은 생태적 상상력으로 자연과 동화되는 모습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우며 공감과 연대의 세계를 보여준다. 40년의 시력을 쌓아오는 동안 한결같은 시심을 유지하면서도 시적 확장을 지속적으로 넓혀온 조미애 시인은 여산문화상, 월간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지역 시단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입지를 더욱 굳게 다졌다. 저서로는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 <꽃씨를 거두며> 등이 있다. 현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목정문화재단 운영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표현문학회장으로서 계간 문예지 <표현>을 발간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8 17:29

완숙한 상상력으로 펼쳐진 서정세계, 이소애 시집 '동동구리무'

지난해 출간한 시 에세이 <몽돌이라 했다>로 무르익은 통찰과 시적 갱신을 보여준 이소애 시인이 1년 만에 신작 시집 <동동구리무>(리토피아)를 펴냈다.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단단한 사유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시인은 신작에서 인간과 삶의 내력 그리고 존엄을 지향해 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를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사랑하는 시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고 살뜰한 문장으로 담아내 우리 생의 아름다움을 파고든다. 이 시집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인물과 장소를 호출하며 현재의 삶을 구체적인 이야기의 주체로 되살려낸다. 고통의 시간을 반추하며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시편마다 시인이 힘겹게 세상을 건너온 고투의 흔적들로 역력하다. "반백 년 동안 처음 들어본/"미안해"/깜짝, 목구멍에 걸린 대답은/"괜찮아"//고장 난 줄 알았던 그 사람"( '미안해' 전문) 그리고 고통의 끝에서 시를 써 내려간 시인은 이윽고 벼랑 끝 같은 현실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희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이 시가 되었고, 다름과 틀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감정의 색을 엮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는 이번 시집에 이르러 아득한 그리움의 시간 속으로 잠겨 들어 지나온 삶의 곡절들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농익은 언어 감각과 완숙한 은유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서정세계는 개인의 회한을 넘어 보편적 고독에까지 시선을 옮겨 놓는다. 정읍 출생인 이소애 시인은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2000년 <지구문학>으로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쉬엄쉬엄> 등이 있다. 왕성한 문단 활동으로 한국미래문화상, 전북여류문학상, 허난설헌문화예술상, 매월당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한국예총공로상, 바다문학상, 전북문학상, 전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8 16:59

강민숙 시인이 쓴 '소년공 재명이가 부르는 노래'

부안 출신 강민숙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소년공 재명이가 부르는 노래>(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를 출간했다. 1990년대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로 독자의 심금을 울렸던 베스트셀러 작가 강민숙 시인은 남편의 사망신고와 둘째 아들의 출생신고를 같이 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을 시작(詩作) 활동으로 극복한 사연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강 시인은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느라 생활고에 쫓기면서도 같은 처지의 여성들 모임인 ‘참솔회’ 를 이끌었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등 많은 시집을 출간하며 문학인의 길을 걸어왔다. 시작 활동뿐만 아니라 40세에 대학 공부를 시작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맹렬 여성의 대명사로 회자 되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은 강 시인이 “뼈저리게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심정으로 '소년공 재명이의 삶'을 70편의 시로 묶어낸 것이다. “내 어릴 적 하늘은/가난에 매 맞아/시퍼렇게 멍든 하늘이었다./내 마음 같아/차마/올려다볼 수 없는/그런 하늘이었다./아픔을 참다가/마침내 쏟아내는 눈물/소나기/나도 시원하다/가난의 눈물 쏟고 나니.”( ‘내 하늘’ 전문) 가난에 지친 소년공 재명이가 올려다본 하늘이 매 맞아 ‘시퍼런 하늘’이었던 것은 강 시인이 서른살에 남편을 떠내보내고 보았던 그 시퍼런 하늘이었다. 소년공에게, 강 시인에게 ‘쏟아지는 소나기는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선물’ 이었던 셈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에는 춥고 가난한 삶이 담겨 있다. 그리고 소년공 재명이의 고단한 삶과 이를 극복해내는 용기와 응원이 있다.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추천사에서 “어떤 ‘사람’에게 온전히 바쳐지는 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이 이 시인을 그리로 이끌었을까? 어느 날 어느 곳에서, 그는 나였고 곧 우리라는 강렬한 일체감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며 “우리가 외면하고 덮으려 했던 자화상이자, 우리 자신에게 바치는 고통과 희망의 헌사가 부디 ‘시퍼렇게 멍든 하늘’까지 닿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강 시인은 “30년을 넘게 앓아온 아픔이 한 사람을 만나 붓을 들게 했다”며 “아무나 걸을 수 없는 길을 걸어온 소년공의 삶을 시로 써내며 세상의 낮은 자들을 보듬고자 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8 16:52

시로 엮은 삶의 변주곡⋯이동희 시인, 시집 ‘지금 시’ 발간

“농부는/ 땅에다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가슴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다/ 김매고 거름 주며 씨앗도 뿌려보았건만,/ 진땀도 싱겁게 흘려보았건만/ 겨울가슴께가 휑하다,/ 가을걷이 지나도록/ 흙이 싹을 틔워 길러 주시듯/ 빗줄기 흠씬 맞아, 다랑이마다/ 숨구멍 칸칸마다 물길 넘쳐나기만 한다면…”(시 ‘천수답(天水沓)’ 전문) ‘무자서(無字書)를 읽는 시인’ 이동희의 열한 번째 시집 <지금 시>(시(詩)로 여는 세상)이 출간됐다. 이동희 시인은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건과 이야기,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길어 올리고 시로 길어내 왔다. 그의 깊은 사유는 세상 이면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드러내고,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가치들을 새롭게 밝혀낸다. 시인은 이번 시집의 ‘책머리’에서 “시 문학이 지향해야 할 시선은 언제나 ‘지금+여기’여야 한다”며 “‘지금-여기’를 마련하는 것이 곧 과거를 오늘로 끌어올리고, 미래를 오늘의 의식으로 현실화하는 길임을 어렴풋하지만 흔들림 없이 실감한다. 이 시집은 그런 ‘지금-여기’에서 얻은 앎과 삶의 변주곡이며, 그 모음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3년 동안 시인이 직접 체험한 세상살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사람세상 곳곳마다 이를 수 없어/ 어머니를 대신 보내주셨다/ 신께서는-/ 바람 따라 강물 건너가셨듯이/ 바람 타고 강물 건너오시듯이/ 들숨날숨 사이사이/ 몸을 덥혀주시는/ 어머니 손길-/ 내 몸은 신의 은신처이시다”(시 ‘신의 은신처’ 전문) “사랑이/ 밖에서 오는 줄 알았다,/ 미움마저 춥지 않던 시절엔,/ 그런데/ 아픔이 식은 땀 흘리는/ 계절에 이르고 보니/ 침묵 속에 맺힌/ 꽃망울이더라,/ 흐린 후회 뒤에 오는/ 맑은 늦사랑이더라”(시 ‘또 다른 봄’ 전문) 이처럼 이동희 시인의 시는 평이한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깊고 묵직하다. 그의 시어는 일상에 지친 독자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며, 삶의 지혜를 통해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시집의 평설에서 “이동희의 시는 전통적인 시인관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단순히 자연 속의 유유자적이나 도학적 안빈낙도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그의 시는 현실에 밀착해 있다. 삶의 현장에서 지혜를 구하고, 지금-여기의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며 그것을 노래하는 기쁨이 있다”고 평했다. 전주 출신인 시인은 1985년 시전문지 <심상(心象)>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주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수의 저서를 펴내며 꾸준한 시 창작과 학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5.28 16:43

인간의 품격을 노래하다…엄참희 시집 '내일을 위한 한 걸음'

전통적 서정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시세계로 시단의 주목을 받은 엄참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내일을 위한 한 걸음>(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시인은 순정한 마음과 깨끗한 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참되게 사는 인간의 품격을 시적 언어로 노래한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담백하면서도 진중한 시적 성찰과 상상력이 빛나는 형이상학적 사유의 세계를 활짝 펼쳐 보인다. “내일은 인생의 길이다/가고자 하는 방향으로/손짓이다/오늘은 저물지만/여명을 묻어둔/마음의 행로이다//(…중략…)//미명을 밝혀 이른 새벽/꽃은 또 한 세상 풀어놓지 않던가/길은 길에 닿아 노란 민들레가 피던 것/감사하고 감사하면/우리 스스로 밝은 길이 된다”(‘내일을 위한 한 걸음’ 부분) 삶의 길 위에서 얻은 사색과 통찰로 가득한 70편의 시를 5부로 나누어 실었으며 정갈한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 속에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 생의 육화(六花)를 시로 표상한다. 독자들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시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고뇌한 흔적들이 담긴 시편들은 곱씹어 읽을 만하다. 소재호 시인은 시인의 시에 대해 "참되게 사는 인간 품격을 그림 그리는 인간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인간성 성취에 필요한 요소들로서 자연의 현묘함이나 유·불·선의 융합적 사유가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엄 시인은 임실에서 출생하여 2018년 <표현> 신인상에 당선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따뜻한 한마디> <어린사과> 등이 있으며 좋은글 모음집 <우리들 동행길 1·2>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8 15:4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