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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전주국제영화제] JIFF 굿즈 구하러 '오픈런'…시네필들 업사이클링 굿즈에 '열광'

1일 오전 9시 30분 전주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JIFF 굿즈샵. 개점까지 30분이나 남았지만 매장 앞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져 있었다. ‘몇 시에 왔느냐’는 물음에 맨 앞에 서 있던 여성은 “30분 전 쯤 왔다”고 했다. 10번째 쯤 뒤에 자리를 잡은 기자 뒤로도 부지런히 사람들이 합류했다. 10시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대기자가 40여 명까지 불어났다. 10시 정각, 지프지기들이 매장 문을 열며 “천천히 순서대로 들어오세요” 외치자 사람들이 굿즈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이들을 ‘오픈런’ 하게 만든 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들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부터 시네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업사이클링 굿즈들은 '살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 품절된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영화제 업사이클링 굿즈들은 사용이 끝난 현수막을 수거해 제작한 업사이클링 사각파우치부터 미니크로스백, 지갑,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키링과 토이문구 등이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경험한 영화제 측은 올해는 온라인 굿즈샵을 개막 전부터 운영했고, 업사이클링 굿즈는 1인당 2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그리고 오프라인 굿즈샵 오픈 당일. 예상대로 JIFF 굿즈를 사려는 사람들이 매장으로 집결하며 개점 3시간 내에 준비된 물량이 소진됐다. 굿즈샵 오픈런에 가세한 전수정(37·서울)씨는 “전주국제영화제 굿즈가 예쁘기로 유명해 소장욕구를 부른다”며 “지난해 영화제 왔을 때부터 업사이클링 파우치를 갖고 싶었는데 품절이라서 살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꼭 구입하고 싶어서 오픈런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부터 100필름 100포스터 폐현수막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굿즈들을 기획해 선보여 왔다. 올해는 전주시 새활용센터 다시 봄과 협업해 굿즈 품목을 다양화했다. 지난해까지는 폐현수막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굿즈들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키링과 토이문구까지 제작해 판매한다. 전주국제영화제 굿즈 담당자인 최혜민 시네투어 2팀장은 “전주국제영화제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3가지 품목에서 5가지 품목으로 늘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업사이클링 굿즈를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1 16:47

[픽!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무엇?'...포럼에서 답 찾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중요한 화두는 독립과 대안이다. 영화 창작자들이 독립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영화 시장 자체의 변화를 모색하자는 취지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영화진흥위원회(kofic)가 다큐멘터리 영화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지속가능성을 들여다보는 전주포럼을 1일 오후 베스트웨스턴플러스 전주호텔에서 열었다.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를 주제로 열린 포럼은 한국 다큐멘터리의 제작방식과 배급, 유통, 관객 발굴과 신진 창작자들의 미래 비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장병원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의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소나 필름소나 대표는 다큐멘터리 제작과 지원 방식이 달리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진위 등 각 기관에서 영화 제작을 위해 지원되는 ‘기획개발비’를 받기 위해 창작자들은 최소 1년 이상 피칭에만 매달려야 하는 산업 구조로 인해 다큐멘터리 제작 기간이 배로 늘어난다고 꼬집었다. 조소나 대표는 “1000만원의 기획개발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피칭’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피칭이라는 것이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와 제작 계획 등을 정리해 잠재적 투자자에게 소개하고 설득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만큼 인력이 필요하고 공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기획개발비 1000만원 받기 위해 그만큼의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야 피칭 때 보여줄 작업물이 완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구조로 감독과 프로듀서 등 영화제작의 키크루(Key crew)로 불리는 이들은 무보수로 일을 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특히 기획개발비 지원이 중요한 신진창작자들은 자기 숙성의 시간 없이 기관 제도에 맞춰 움직이다 수년이 흐른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장편영화 기획개발이 아닌, 단편영화 기획개발 지원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최우영 프로듀서도 “(다큐멘터리) 제작비용을 늘려주던가 제작기간을 늘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에서 기획개발비를 지원 받은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이 1년 안에 작업물을 완성하기엔 굉장히 어려운 산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공재원으로 제작비를 지원받으면 모든 걸 1년 안에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최근 한국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은 해외 기획개발 지원을 먼저 두드린다고 설명했다. 최 프로듀서는 “한국에서는 영화 촬영이 끝났다고 얘기하면 영화제작의 70% 이상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반절 정도 진행됐네?’로 인지한다”며 “다큐멘터리 영화는 촬영도 중요하지만, 편집에 굉장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작 기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포럼 프로그램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 내용은 향후 한국 다큐멘터리 발전을 위한 장기방향 설정, 2026년 이후 다큐멘터리 지원 제도의 실효적 현실화 등을 위한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1 16:46

[픽!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 잔치' 첫 날, 영화가 일상이 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첫 날 전주 영화의 거리는 아침부터 축제의 공기로 가득했다. 스물여섯번째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 고사동 일대의 거리는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로 북적였고,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소리와 셔터 소리가 도시를 들썩이게 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첫 시작은 영화관이 아닌 거리에서부터 활짝 열렸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첫날이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오전 9시께 찾은 전주 영화의거리. 평일 아침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영화의 거리를 찾아와 더욱 붐볐다. 오랜만의 ‘법정 유급휴일’과 영화제 개막일이 겹치면서 거리에는 가족 단위 관객부터 영화 마니아들까지 다양한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전주는 흐린 하늘 아래 간헐적인 비가 내렸지만, 영화의 거리를 채운 관객들의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산을 들고, 우비를 입은 관객들이 줄지어 상영관으로 향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처럼 보였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쏟아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영화의 거리 포토존 앞에 선 사람들, 부스를 구경하며 굿즈를 구매하는 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영화제 기간 현장 예매가 가능한 J라운지 앞에서 친구와 함께 인증샷을 찍던 김예진 (19·군산)양은 “오늘 예매만 6편 했어요. 전부 다 보고 갈 거예요”라고 말하며, 환한 얼굴로 티켓 뭉치를 자랑했다. 대입을 마치고 처음 맞은 여유로운 봄, 김 양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첫 영화제로 선택했다. 그는 “사실 영화제는 처음이에요. 그냥 영화관에서 보는 거랑 다르게, 거리에 영화 분위기가 가득해서 너무 신기했어요. 뭔가 영화에 푹 빠진 느낌이 들어 매년 오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함께 있던 친구 정수진 (19)양도 “입시 끝나고 이렇게 자유롭게 영화 보러 다닐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특히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랑도 겹쳐, 분위기가 더 활기찬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올해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를 마주할 수 있는 상영관 '메가박스 전주객사'와 'CGV 전주고사' 내부에는 자신이 예매한 영화 시간을 기다리는 씨네필로 가득했다. 전주영화제작소에서는 올해 전주씨네투어×마중에 함께한 ‘저스트 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이 전주를 배경으로 촬영한 특별한 ‘마중전시’도 펼쳐졌다. 전시를 관람하던 김재완 씨(23)는 “영화를 좋아해 매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다”며 “전주는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도시. 다양한 영화제 관련 행사를 만끽하며 길을 걷다 보면 그냥 영화 속 장면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일부 상점에는 지역 상권과 상생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 ‘제휴업체×스탬프 투어 이벤트’ 제휴 업체임을 알리는 작은 깃발도 목격할 수 있었다. 빗방울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발걸음으로 영화 팬들의 영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보여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중심으로 전주시 곳곳에서 계속된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01 16:09

[픽! 전주국제영화제] 숲속부터 연못까지⋯'책의 도시' 전주 이색 도서관

전주시가 ‘책의 도시’ 비전을 선포한 지 4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는 도서관을 삶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힘 써왔다. 작은 도서관을 늘리고 지역출판사와 동네서점, 독립서점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온라인보다 20% 저렴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책사랑포인트 ‘책쿵20’ 사업을 진행했다. 독서출판문화 축제인 ‘전주독서대전’과 ‘전주 독서마라톤 대회’를 연중 개최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이색도서관들의 등장이다. 금서를 비치한 도서관부터 숲속 한가운데 문을 연 자연친화 도서관까지⋯. 열람실 중심 도서관을 탈피한 이색 도서관을 소개한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 후 전주에 있는 이색 도서관도 둘러보면 어떨까. △동문헌책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만나볼 수 있는 헌책 도서관이다. 이름에 걸맞게 4000여 권에 달하는 헌책을 보관ᐧ전시하고 있다. 특히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이라는 주제의 큐레이션이 전시돼 있어 시대별 인기 도서와 과거 금서로 지정되었던 책들을 볼 수 있다. 또 지하 1층에서는 오래된 만화책을 열람하거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DVD로 감상할 수 있다. 동문헌책도서관은 헌책의 가치를 나누고 재조명하는 일을 운영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맞춰 지상 2층에서는 헌책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동문헌책도서관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2층 열람 공간에 집에서 가져온 낡은 책을 기증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 △연화정도서관 여름이면 연꽃이 가득 피는 전주 대표관광지 ‘덕진공원’. 덕진공원의 거대한 연못을 가로지르는 연화교 위에는 놀랍게도 도서관이 있다. 지난 2022년 연화교의 완공과 함께 개관한 연화정도서관은 한옥으로 지어졌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서관답게 내부에는 한국의 미와 전주의 정체성을 담은 도서들이 비치돼 있다. 연람 공간인 ‘연화당’에는 약 2400권에 달하는 도서가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분류돼 있다. 전주를 소개하는 ‘점’, 전통문화 이야기인 ‘선’, 신한류에 관한 ‘면’, 가족이 함께하는 내용이 담긴 ‘그리고’, 한국의 정서를 담은 아트북이 비치된 ’여백’이 그 주제다. 연화정도서관 옆에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각종 공연 및 강의가 진행되는 ‘연화루’가 있다. 옛 선조들이 절경을 바라보며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곳은 사방이 뻥 뚫려 있어 덕진호수 전경을 볼 수 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학산과 맏내호수 사이 산기슭에 위치한 작은 목조 건물. 숲속에 자리한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지난 2021년 자연과 조화를 위해 주변 나무를 한 그루도 베지 않고 지은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은 김용택 시인, 안도현 시인 등 한국 대표 시인들의 친필 사인 시집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외국어 원서 시집 등 다양한 분야의 시집을 주로 취급한다. 도서관 1층에는 최근 국내외 시집을 모아놓은 ‘고르다’ 코너와 특정 주제별로 시집을 분류한 ‘반하다’ 등 다양한 시집 큐레이션이 마련돼 있다. 도서관에서 시집을 골라 건물 밖으로 나서면 학산의 푸른 녹음이 펼쳐진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자연 속에서 독서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자 도내 유일한 시집특화도서관으로 등산객을 비롯한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정원문화도서관 식물과 자연에 관심이 생겼다면 들려볼 가치가 있는 도서관이 있다. 식물과 자연, 정원과 관련된 책을 보관ᐧ전시하는 정원문화도서관 그 주인공이다. 정원문화도서관은 식물ᐧ동물ᐧ곤충ᐧ생태ᐧ환경에 대한 기본 지식이 담긴 이론서부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에세이까지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장서를 비치하고 있다. 이들을 6가지 주제로 분류한 큐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각각 식물ᐧ동물ᐧ 등 자연을 이야기하는 ‘배움’, 자연과 관련된 에세이 ‘채움’, 정원가꾸기ᐧ조경 등에 대한 ‘세움’, 자연고 관련된 예술 ‘키움’, 어린이 식물 도서 ‘다움’, 전문서적인 ‘도움’으로 분류된다.

  • 문학·출판
  • 문채연
  • 2025.05.01 09:52

[픽!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드레스 차림의 송지효 배우가 차에서 내려 레드카펫 위로 걸어오자 입구 앞에 서 있던 정준호가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청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30일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는 조직위원장 우범기 전주시장과 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배우가 개막식에 참석한 국내외 영화인들을 환대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김신록, 송지효, 김보라 등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배우들 뿐 아니라 배창호 영화감독과 산악인 엄홍길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신현준 등 100여명의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빛내며 전주국제영화제의 스물여섯 번째 개막을 축하했다. 이날 배우 김신록과 서현우의 사회로 진행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범기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으로 열흘간의 영화축제를 시작했다. 개막작으로는 루마니아 대표 감독인 라두주데의 신작 <콘티넨탈‘25>가 상영됐다.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역에서 노숙자 강제 퇴거 임무를 맡은 공무원의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베를린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으로 영화의 모든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유로파 51>을 비틀어 비극적 사건을 겪은 후 사회의 관습과 모순 앞에 순응한 인물의 모습을 쫓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57개국 224편의 공식 초청작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6개 극장 22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주인공으로 선정된 배우 이정현과 TV 드라마 당신의 맛 특별 상영 참석차 강하늘, 고민시 배우 등이 전주를 찾는다.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영화산업 대중스타로 군림하며 다채로운 영화적 실험을 시도했던 배창호 감독을 조명하는 한국영화 특별전도 열린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30일 개막을 시작으로 열흘 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영화제는 9일 전북대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작 <기계의 나라에서> 상영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폐막작은 김옥영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한국에 들어온 네팔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30 20:29

[픽!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 에스테르 톰파 "결국 영화는 집에 관한 이야기"

“결국에 이 영화는 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무력한 상황에 닥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영화 속 인물인 오르솔라는 착하지만 도덕적 위기에 처하게 됐고, 자신이 정치적으로 내린 결정 때문에 누군가 고통 받는 상황에 처합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콘티넨탈 ‘25> 에서 주인공 오르솔라를 연기한 배우 에스테르 톰파의 말이다. 30일 오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앞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전주는 첫 방문이라고 했다.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라두주데 감독의 여덟 번째 영화인 <콘티넨탈 25>가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전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개막작 <콘티넨탈 ‘25>는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인간의 도덕성과 무력감에 대해 묻는다. 영화는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주인공 오르솔라가 담당하던 옛 주택 건물을 점거하던 노숙자를 내쫓다가 그가 자살하게 되자 수습하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다. <콘티넨탈 ‘25>라는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감독은 로베르트 로셀리니의 걸작 <유로파 51>(1952)에서 서사 형식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배우 에스테르 톰파는 “감독님께서 10년 전부터 영화 콘티넨탈 시나리오를 작업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찰나에 루마니아 평론가가 쓴 기사를 읽었는데 로베르트 로셀리니 영화 ‘유로파 51’에 대한 이야기였다”며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을 그 기사에서 얻었고, 오랜 기간 작업을 ‘씬 바이 씬’으로 배우들과 함께 완성해갔다”고 말했다. 평소 풍자와 실험적인 형식의 영화를 선보여 온 라두주데 감독은 이번 영화의 전 장면을 아이폰으로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준호 공동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대담한 영화”라고 밝혔다. 다만 영화는 기술적 실험 때문만이 아닌 새로운 서사 형식으로 관객들에게 사회적 부조리함과 인간의 무력함을 보여준다.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가 단순히 기술적 실험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기술과 인간의 삶이 관계를 맺으면서 빠르게 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주국제영화제의 본래 정신인 ‘대안’이라는 정체성을 품은 영화이고 그런 영화를 개막작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영화 <콘티넨탈 ‘25>는 인간의 도덕성과 사회적 부조리를 보여주지만 인간이 선택한 것에 대한 가치평가는 하지 않는다. 절망 속에서 삶을 살아내기 위한 인간의 행동만 있을 뿐 이러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문제의 본질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풍자적이고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개막작 기자회견 모더레이터를 맡은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라두주데 감독은 한편의 영화로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지 인간이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잊게 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본질을 잊는 사회현상을 영화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주를 방문하기 전 서울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에스테르 톰파 배우는 “마음 같아서는 한 달 정도 (한국에) 머물고 싶다”며 “일정상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쉽지만, 전주에 머무는 동안 영화도 많이 보고 한옥마을도 방문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루마니아에서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전주에서 영화를 상영할 수 있어 매우 신난다”며 “다시 전주에 꼭 오겠다”고 약속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콘티넨탈 ‘25>는 1일 오후 1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3일 오후 8시 30분 CGV 전주고사 4관에서 상영을 남겨두고 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30 18:42

[픽| 전주국제영화제] 상영관 밖 다채로운 부대행사 톺아보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30일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새로운 영화와 함께 관객에게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해왔다. 올해 역시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돌아온 영화제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시민과 관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부대행사가 풍성하게 마련했다. 영화제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주요 부대행사를 소개한다. △영화를 넘어 담론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한 이야기들 첫 번째 추천 프로그램은 ‘전주포럼’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영화계 주요 현안은 물론, 국내외 정치·사회적 이슈를 포괄하는 다양한 담론의 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 역시 현시대가 직면한 현실을 성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해 영화인들과 관객이 마주한다. 포럼은 5월 1일부터 6일까지 베스트웨스턴플러스전주호텔, 전주중부비전센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CGV 등에서 진행되며, 이 기간 동안 ‘시놉시스: 임시정부의 순간들’, ‘명량 영화 퀴즈 골든벨’ 등 다양한 연계 행사도 함께 열린다. 두 번째 추천 프로그램으로는 ‘전주 와이토크’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과 비전을 탐색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4일과 5일,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전주 와이토크의 주제는 ‘후지필름 코리아 스페셜 토크 <클리어>’로, 후지필름 카메라 GFX100II로 촬영된 영화 <클리어>의 제작 과정과 메시지, 그리고 영화 제작 노하우를 깊이 있게 공유할 예정이다. 마지막 추천 프로그램은 ‘영화제와의 만남’이다. 영화제와 영화 관련 단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참석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이 캐주얼 토크 이벤트에서는 각 영화제 대표들이 자신의 조직과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영화계의 다양한 플랫폼과 기회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행사는 5월 3일 오후 1시와 5일 오전 11시, 원스타임오프 쇼룸에서 열린다. △영화만 보기엔 아까운 축제, 전주를 물들이는 공연과 스탬프 투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축제의 분위기를 더할 다채로운 음악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오는 2일부터 6일까지 페스티벌존 내 J 스테이지와 메가박스 전주객사 앞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에는 고니밴드, 글로이, 느린날,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 박형주듀오, 슬로우진, 심나영밴드, 알사탕, 주간 김은총, 카발레타, 클럽죠죠 등 전주 지역의 실력파 뮤지션들이 참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 ‘제휴업체×스탬프 투어 이벤트’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제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이 제휴업체 3곳 이상을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면, 선착순으로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이벤트는 영화제 기간 내내 진행되며, 참여 제휴업체는 식당, 주점, 카페, 의류, 잡화, 미용, 생활 등 다양한 분야의 70여 곳에 달한다. 자세한 정보는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씨네필의 다리, 셔틀버스 운행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전주국제영화제는 관람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1일부터 9일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 승강장은 영화의거리(글로스터 호텔 정문)·전주역·고속버스터미널·전북대 삼성문화회관·팔복예술공장 등 5곳이며, 오전 10시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정확한 배차 정보는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전주시 공영자전거 ‘꽃싱이’도 영화제 기간 페스티벌존 활력충전소 부스에서 무료로 대여가 가능하다. 대여 시 신분증 지참은 필수이며, 우천 시 상황에 따라 자전거 대여가 불가할 수도 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4.30 16:58

낡음이 품은 '새로움'⋯청년들이 새 생명 불어 넣은 '전주 고물자골목'

낡고 허름해 모두의 무관심 속 잊혀 가던 전주 원도심의 한 골목이 ‘낡음을 품은 새로운 문화’로 채워지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해방 이후, 구호물자가 거래되며 ‘고물자골목’이라는 이름을 얻었던 골목에 최근 청년 창업가들이 등장해 ‘청년층의 문화 연대’로 채우며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것. 고물자골목은 지난 2015년 국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이 본격 추진되며 본격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남부시장부터 명산약국, 라온호텔까지 약 270m에 이르는 고물자골목에는 국비 7억 5000만 원을 포함해 총 15억 원이 투입되며, 환경 정비는 물론 전통공예 공방, 소규모 갤러리, 커뮤니티센터 조성 등을 목표로 한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물자골목은 계획된 틀을 넘어, 보다 자연스럽고 입체적인 변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최근 청년 창업가들이 골목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낡은 점포들 사이에는 독립 서점을 비롯해 창업주의 개성으로 가득한 수공예 공방 등이 들어섰고, 골목 곳곳에서는 마켓과 예술 전시 등이 열리며 ‘살아 있는 문화 생태계’가 형성되는 등 이제 이곳은 단순한 ‘구경’의 공간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골목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핵심에는 ‘사업 종료 후 자생력’이라는 원칙이 있었다. 당시 도시재생을 총괄한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우리는 변화를 직접 주도하지 않고,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골목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보다 ‘둥근숲’ 같은 거점 공간을 조성해 청년들이 스스로 실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조건 설계’ 방식은 기존 도시재생 모델과는 사뭇 달랐다. 외형 중심의 정비나 단발성 지원사업이 아니라, 현장의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형성한 네트워크가 변화를 이끌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열린 구조 속에서 고물자골목은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변화했다. 특히 고물자골목의 변화를 이끈 현장에는 과거 한옥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경험했던 청년 기획자 윤슬기 씨(36·바늘소녀공작소대표)와 같은 기획자들이 중심이 됐다. 윤 씨는 “처음에는 고물자골목의 깊은 사연과 특색을 지워버리는 ‘획일화된 도시재생사업’을 막기 위해 기획자로 나섰다”며 “돈을 좇아 골목을 바꿔버린 다른 사례를 보며, 우리는 정반대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장 수익을 목표로 삼으면 골목은 특색과 생명력을 금방 잃는다. 정서적 가치가 먼저 쌓여야 사람들이 모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생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낡은 점포를 청소해 전시 공간으로 만들고, 동네 어르신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등 골목을 새로 꾸미기보다는 원래의 시간과 결을 지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문화 프로그램과 청년들의 뚝심은 고물자골목을 새로운 청년 창업의 거점으로 만들었다. 윤 씨는 “고물자골목은 현재 완성형이 아닌. 수십 년 동안 골목을 지켜온 기존 주민들과 새롭게 유입된 청년들이 세대교체를 이루며 여전히 도전과 실험을 거듭하는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누군가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의 골목인 이곳이 계속해서 뭉근하고 확실하게 자라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4.29 17:25

봄날, 전주는 지금 '전주국제영화제' 열기로 흠뻑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FF)가 30일부터 봄날의 영화 여정을 시작한다. 내달 9일까지 열흘 동안 고사동 영화의거리를 포함해 전주 전역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올해 JIFF에서는 57개국 224편의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상영작은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균형을 고려해 선정됐고, 국적과 테마도 다채롭다. 민주주의라는 화두를 던지고, 독립영화라는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특별전도 만날 수 있다. 늘 ‘선을 넘는 영화제’를 지향하며 실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된다. △JIFF에서 만나는 특별한 영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6편의 다큐멘터리를 한데 모아 '다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2024년 12월 3일 이후 대한민국이 입은 상처와 유사한 혼란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세계 곳곳이 상영작들에 담겨있다. 2021년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며 당원들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힌 하원의원 애덤 킨징어를 쫓는 <마지막 공화당원> 2023년 의회·대법원 점거 사건 전후의 정치 지형을 탐구한 <브라질 대선의 기록> 등 세계 각국에서 겪은 역사를 들여다보는 작품들로 주목할만하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신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질문하는 섹션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는 영화제 본래의 목적을 상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자본이나 제작방식, 미적 선택에 있어 독립적 해결책을 찾은 창작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송열, 알베르 세라, 데클런 클라크, 니콜라스 페레다, 마리아노 지나스, 마리 로지 등 자본에서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영화를 제작하는 필름메이커들을 쫓으며 그들의 태도와 방식에 지지를 표현다. 이번 특별전을 바탕으로 인터뷰집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가 출간됐으며 5월 5일 원스어타임오프 쇼룸에서 북토크도 열린다. △전주시 전역에서 즐기는 JEONJU IFF 전주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영화관 ‘골목상영’은 영화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별도의 예매 없이 무료로 상영돼 영화제를 찾는 관객과 전주시민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전주만의 매력적인 공간이 영화관으로 바뀌면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5월 1일부터 5월 8일까지 △연화정 도서관 △서학예술마을 열린마당 △에코시티 광장 △전주 풍남문 △전주부채문화관 등 11곳에서 매일 오후 8시에 영화가 상영된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작인 <힘을 낼 시간> 등 18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세 가지 테마를 통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전주씨네투어' 프로그램은 눈여겨볼 만하다. 전주의 대표적인 명소에서 진행되는 '전주씨네투어×산책 ' , 영화 배우와 만나 소통하는 '전주씨네투어×마중' , 공연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전주씨네투어×음악' 등의 행사가 관객을 기다린다. 봄날의 영화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공연 이벤트도 마련댔다. 5월 2일부터 6일까지 전주국제영화제 페스티벌존과 메가박스 전주 객사 앞에서 공연 행사가 열린다. 여러 장르의 영화 OST와 전통음악, 대중음악이 어우러진 조선팝 공연과 전주의 실력 있는 뮤지션들 공연까지 다채롭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9 16:19

'시네마 천국' 속으로…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30일 개막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FF)가 30일 개막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57개국에서 제작된 22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30일 오후 6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린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신록과 서현우가 개막식 사회자로 나선다. 이날 개막식에는 국내외 수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개막식 한 시간 전부터 이정현, 김보라, 송지효, 진선규, 안소희 배우 등을 비롯한 국내외 초청 게스트들이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해 관객과 만난다. 개막식은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특별공로 시상과 우범기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 등이 이어진다. 특별 공로상은 지난해 12월 별세한 전주 출신 송길한 시나리오 작가가 수상하며 대리수상을 위해 유가족이 참석한다. 개막 선언 이후 배우 겸 가수 김푸름의 축하공연과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소개, 올해의 프로그래머 배우 이정현과 개막작 및 출연배우 소개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서 개막작 <콘티넨탈 ’25>를 상영한다. 루마니아 대표 감독 라두 주데의 신작 <콘티넨탈 ’25>는 재개발이 한창인 루마니아 도시 클루지에서 법학자 오르솔야가 실직 후 집행관으로 일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풍자극이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를 포함한 전주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9 16:18

정정렬 명창-정원섭 명고수 '형제였다'...선양사업 추진 필요

각종 후문만 난무하던 판소리 근대 5대 명창 떡목 정정렬 명창과 당대 최고의 명고수 정원섭이 형제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확인된 제적부에는 명창 정정렬은 정명섭(丁明燮)으로 고수 정원섭은 정중렬(丁仲烈)로 나오기 때문에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으나, 오랫동안 판소리 연구에 전념해 온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가 그 둘이 부모가 같은 형제간으로서 정정렬과 정원섭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28일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는 “최근 정정렬 명창과 정원섭(정중렬)이 형제라는 사실과 그들이 함께 살았던 주소지를 확인했다”며 “당시 사람들은 다양한 이름을 썼기 때문에 제적 확인이 어려웠으나 부모의 성명과 정정렬 명창의 묘지 사진, 정정렬과 정원섭의 생년월일 등의 비교를 통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 정정렬과 동생 정원섭의 본적지가 파악됐고, 이들 모두 익산시 망성면을 본적지로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정렬(1876~1938) 명창은 익산 망성면(현재 미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오랜 수련을 통해 ‘국창(國唱)’으로 이름을 날렸고 서편제 명창으로 유명하다. 7세부터 정창업 문하에 들어가 소리 공부를 시작했고 10세부터 이날치에게 배운 뒤 오랜 기간 독공을 하여 마침내 근대 5명창으로 일컬어지는 대명창이 됐다. 훗날 미륵산의 심곡사와 부여 무량사, 공주 갑사 등지를 떠돌며 40세까지 소리를 공부했다고 한다. 성음이 탁하고 음량이 부족하며 상성(上聲)이 막혔으나 수십 년간 수련한 결과 명창으로 성공해 ‘떡목’ 정정렬로 부르고 있다. 특히 정정렬 명창은 서편제의 맛깔 나는 성음과 교묘한 부침새로 춘향가를 새로 만들다시피했다. 그의 춘향가는 당시 신식 춘향가로 일컬어졌는데 정정렬 명창의 제자인 동초 김연수 선생이 “정정렬 나고 춘향가 새로 났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원섭(1878~미상) 명고수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판소리 고수다. 처음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형인 정정렬 명창의 북을 도맡아 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일제 강점기에 나온 많은 음반에서 장단을 맡았다. 익산국악원에서는 그동안 정정렬 명창을 기리고 추모하는 ‘떡목음악회’와 ‘익산 판소리‧고법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며 그의 업적을 알리는 데 집중해 왔다. 지역사회에서도 정정렬 명창에 대한 연구와 추모 사업을 이어갔지만 정원섭 명고수에 대해서는 업적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 실제 정정렬 형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선양사업은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솜리예술회관에 ‘국창 정정렬 명창 추모비’를 세운 것이 전부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한 사실을 바탕으로 정정렬 명창과 정원섭 명고수의 선양 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동현 교수는 “정정렬과 정원섭 형제의 제적과 살던 위치 등이 확인됐으니 그들을 기억할 수 있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정정렬은 1930년대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꾼이자 판소리를 창극으로 바꾸는 작업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화 이후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판소리가 절멸의 위기에까지 이르렀으나 , 이제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판소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가장 중요한 우리 민족문화의 하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판소리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판소리 역사상 불멸의 대명창과 명고수에 관한 선양사업이 지금부터라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4.28 17:27

오픈 동시에 역대 최고 예매율…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성공 예감'

국내 영화인들의 대축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 30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일반 예매 오픈 동시에 역대 최고 예매율을 기록하며 영화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입증했다. 지난 15일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전 매표소 운영 당시부터 오픈런이 펼쳐졌고, 18일 오전 11시에 시작된 일반 예매는 오픈 후 현재까지(25일 17시 기준) 전체 판매분의 85% 이상이 예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역대 전주국제영화제 중 최고 예매 수치이다. 예매율도 전년 대비 26.8% 증가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조직위는 현재 73편(단편 묶음 상영 포함)의 작품이 전 회차 매진됐다고 28일 밝혔다. 개막식의 경우 3분여 만에 표가 매진됐고 일부 상영 회차는 예매 오픈 10초 만에 매진됐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는 이정현 배우의 J스페셜 클래스와 박지환‧서현우‧차우민‧차정우‧이찬형 배우가 함께하는 전주씨네투어X마중 마중 초이스 프로그램 역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배창호 감독, 페드루 코스타 감독, 크리스토퍼 페팃 감독, 몬세 트리올라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 영화로의 여행, 영특한 대화, 라이브 필름 퍼포먼스, 전주톡톡 등 전주국제영화제만의 독창적인 프로그램도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국내외 영화 팬들의 높은 기대감을 실감케했다. 특히 1000석 규모의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2층 좌석까지 추가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3회차가 매진됐다. 다만 실시간 예매 취소가 가능해 매진된 작품들도 상영 10분 전까지 예매할 수 있다. 티켓을 예매하지 못했더라도 영화의거리와 전주시 전역에서 무료 야외 상영이 다채롭게 진행돼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들과 전주 시민들 누구나 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 5월 2일부터 6일까지 조선시대 핵심 문화유산인 전라감영 서편부지에서 조선팝 공연과 영화상영이 결합된 '전주씨네투어X산책’ 프로그램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던 골목상영이 전주시 전역으로 확대돼 풍성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티켓 대리 구매와 양도 등 모든 불법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반드시 영화제 공식홈페이지와 멜론 티켓 및 현장 매표소 등 정해진 예매처에서만 예매해야 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이어진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8 16:10

"편안한 관람 위한 봉사에 최선"…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지프지기 발대식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지프지기 발대식이 지난 26일 전주학생문화회관 공연장에서 열렸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2월 지프지기 모집을 시작해 최종 400여명이 선발됐고, 발대식에서 자원활동가 활동 선언이 이뤄졌다고 28일 밝혔다. 우범기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이날 "이제 시작될 영화제 기간 동안 때로는 바쁘고 힘든 순간이 있겠지만 그 모든 시간이 여러분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지프지기 환영 영상 상영과 환영 행사가 이어지며 발대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됐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역사를 함께 한 '지프지기'는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어 올해까지 약 7000명이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열흘 간 '선 넘는 영화제' 의 여정을 함께 할 예정이다. 지난 영화제 게스트로 전주를 방문한 영화인과 전주에 거주 중인 모녀가 함께 활동하는 특이한 이력의 지프지기까지 있어 더욱 다채로운 지프지기 활동이 기대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8 15:56

제45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에 김준영 씨

한국국악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가 주최한 '제45회 전국고수대회' 영예의 대통령상인 대명고수부 대상이 김준영 씨(40·전남 완도)에게 돌아갔다. 대회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학생부, 노인부, 신인부, 일반부, 명고부, 대명고수부 등 6개 부문에 107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 역시 참가자가 직접 명창을 추첨해 진행됐다. 집계 방식은 이명식 제29회 전국고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를 비롯한 서용석 대전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이수자, 임영일 국가무형유산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 정준호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이수자, 신호수 제30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김지숙 전북대 예술대 한국음악학과 교수, 박종훈 제39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등 심사위원 7명의 점수가 참가자 경연 후 현장에서 공개되는 전자 집계로 이뤄졌다. 여기에 대명고수부 심사에는 대회 전 참가 신청 의사를 밝힌 5명의 청중평가단도 함께해 공정성을 높였다. 명창으로는 왕기석·김세미 전북특별자치도문화재를 비롯해 대통령상 수상자인 박미선·박지윤·방수미·김찬미·임현빈·김미진·노해현·김윤선·박현영 등 총 11명의 명창이 무대에 올라 출전한 고수들의 북장단에 호흡을 맞췄다. 심사 결과 대통령상의 영예는 대명고수부에 도전장을 내밀어 593점을 받은 김준영 씨가 안았다. 대명고수부의 최우수상은 580점을 받은 오홍민 씨가, 우수상에는 579.80점을 받은 이민형 씨, 장려상은 578.05점을 받은 임용남 씨가 받았다. 명고부 대상은 안태원(국무총리상), 일반부 대상은 정준필(문체부장관상), 신인부 대상은 바서정 씨, 노인부 대상은 김영자 씨, 학생부 대상은 김상아(교육부장관상) 학생의 품에 안겼다. 이번 대회의 심사를 맡은 임영일 심사위원장은 “먼저 45회까지 전국고수대회를 이끌어주신 전북국악협회의 고생에 감사를 드린다. 전통의 뿌리가 깊은 전주에서 열린는 전국고수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게 돼 영광이었다"며 "올해 전국고수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은 아주 뛰어난 기량을 지닌 고수였다. 앞으로도 창자의 소리를 위한 장단을 치는 더 훌륭한 고수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심사총평을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4.27 17:34

완주 들꽃마을에 홀릭 '시인 이장' 심옥남

심옥남(64)은 별(別)스럽게 사는 시인이다. 1998년 등단하자마자 미친 듯이 시를 써 1년 만에 첫 시집을 냈고,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는 재미를 터득했다. 공부에 전념하던 와중에도 학생들을 가르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했다. 그리고 2017년 우연한 계기로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 들꽃마을로 터전을 옮겼다. 평소 전원생활을 꿈꾸었던 시인은 담장 없이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집과 집 사이 나무, 가지에 달린 푸른 잎의 표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딱 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렇게 들꽃마을과 사랑에 빠진 심 시인은 올해로 4년째 들꽃마을 ‘이장(里長)’으로 활동하고 있다. 들꽃마을은 지난 2009년 완주군이 계획관리지역으로 조성한 마을이다. 2021년 1월 1일 덕천리 구암마을 소속 하늘빛 들꽃마을에서 들꽃마을로 분리 독립돼 현재 21대 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시인은 마을이 구암마을에서 분리 독립한 이듬해부터 들꽃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지역문단에서 왕성히 활동해 온 시인이 이주민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마을 이장이 된 비결이 뭘까. 지난 23일 마을에서 만난 심 시인은 어려움을 이겨낸 비결로 ‘끈끈한 공동체’를 꼽았다. 처음부터 화합했던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함께 모일 장소도 마땅치 않았고, 만남 장소가 결정되더라도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시인은 마을의 대소사를 메신저로 전송했다. 마을청소 날짜부터 완주군 지원 사업까지 주민이 알아야 하는 마을일을 한 달에 두 번씩 공유했고 자연스레 주민들도 마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변화가 생기다보니 들꽃마을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마을회관이 필요했다. 하지만 마을회관 건립은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을 공유 부지를 일부 주민들이 개인 명의로 해놓으면서 증여를 받아나가는 작업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들꽃마을회로 부지 이전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붉혀야 하는 상황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역설적으로 시련이 닥치니 시인과 주민들은 똘똘 뭉치게 됐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감사, 미안함이 한데 어우러지며 한층 가까워지는 단초로 작용했다. 화합을 위해 열렸던 가족음악회 행사는 주민들이 모두 함께 즐겼고, 단출했던 반상회 인원들도 늘면서 마을행사로 확장됐다. 시인은 “자신이 특별히 무언가를 ‘잘해서’ 이장을 맡고 있는 건 아니다”며 “마을이 좋고 마을 사람들이 좋아서 이장 일을 맡게 됐고, 이장 연임도 결국은 들꽃마을을 지탱하는 주민들 덕분”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40분가량의 인터뷰를 마친 뒤 문득 이장의 역할이 뭘까 고민했다. 지금껏 이장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들꽃마을 이장 심옥남이 유독 특별했다. 마을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발전하는 힘이 발휘된다고 믿는 열정만랩 이장을 만났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4.27 17:28

[안성덕 시인의 '풍경'] 전설 2-소풍

무르익은 봄이었습니다. 꽃이 피고 새가 울면 소풍을 갔습니다. 가까운 절이나 큰 다리, 산 아래 야트막한 언덕이었습니다. 창경원요? 2박3일 수학여행은 졸업 학년 부잣집 아이들이나 갔었고요. 평소 구경 못 하던 하얀 쌀밥 눌러 담고 다꾸앙 콩자반 멸치조림, 국물 안 새는 찬이었지요. 기와집 친구의 김밥은 그 애 누님 솜씨였고요. 없는 물통은 마음으로나 둘러맸습니다. 어머니가 동생 몰래 주신 몇 푼 용돈을 넣어둔 개춤을 자주 확인했지요. 교문 앞에 나라비 선 장사꾼 사이를 꿀꺽꿀꺽 오갔지요. 사이다도 못 사고, 수리미 다리도 못 사고, 십 리나 안 녹는다는 오다마 한 알 오래 입에 물었던 성싶습니다. 그랬지요, 소풍날은 자주 비가 왔었지요. 폐병쟁이 5학년 3반 선생님이 학교 지키는 구렁이를 잡아먹어서 그런다고, 재작년 홍수 때 다리 건너다 헛발 디뎌 떠내려간 아래 뜸 그 가시네 심통이라고 수군거렸습니다. 밴또를 까먹고 어머니가 큰맘 잡수고 삶아주신 계란도 두어 알 가슴 두드리며 먹고 나면 보물찾기를, 노래자랑을 했었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내 눈에 보물은 영 안 보이고요. 노래자랑은 숫기 없어 옹알이나 하다가 말았고요. 소풍날 비가 온대도, 꽃이 덜 피었대도 낙담할 일 아니었습니다. 봄 소풍에 비 오면 가을 소풍 쨍했을 테니까요. 못 본 봄꽃 대신 가을 단풍 보면 될 일이었으니까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옛날입니다.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을 ‘소풍’이라 했지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5.04.26 09:01

무주산골영화제 '영화감독 프로그램' 첫 주인공은 박세영

무주산골영화제가 한국 영화감독 특집 프로그램 ‘넥스트 시네아스트’를 신설하고, 첫 주인공으로 박세영 감독을 선정했다. 올해 13회를 맞이한 무주산골영화제가 새롭게 선보인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적 비전과 영화적 비전을 동시에 가진 새로운 한국 영화감독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를 응원하고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의 다채로운 풍경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실력과 가능성을 겸비한 한국 영화감독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소개함으로써 한국 영화감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무주산골영화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첫 시작을 알리는 주인공으로 선정된 박세영 감독은 단편 <캐쉬백>으로 제18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편집상을 받은 이후 다양한 단편 작업을 이어오다, 2024년 장편 데뷔작 <다섯 번째 흉추>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거침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세련된 이미지텔링을 통해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명확한 영화적 비전을 가진 흥미롭고 인상적인 영화들을 창작해 왔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박 감독의 초기 실험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배우 홍경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미쉘>, <괴인의 정체(거문고 라이브 연주 버전)>, 작곡가 김오키의 뮤직비디오 연작 <저 구석 자리로 주세요> 등 최신작들과 그의 사진 작업에 이르기까지 ‘박세영 월드’를 이루고 있는 모든 작품을 일반적인 영화 상영의 틀에서 벗어나 영상 전시의 형태로 최북미술관과 영화제 상영관에서 선보인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시각예술과 문자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들의 모임 ‘소리그림’이 참여해 기대를 더한다. ‘소리그림’은 박세영 감독의 작품세계를 집중 탐구할 수 있는 다양한 라운드 테이블을 기획 운영하고, ‘소리그림’이 제작한 박세영 감독 작품에 대한 비평 및 리뷰도 단순한 텍스트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발표 및 배포할 예정이다. 무주산골영화제는 “‘넥스트 시네아스트: 박세영’이 비평과 창작의 경계에서 창작자와 관객, 영화가 서로 바통을 주고받으며 감독의 영화와 그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연대와 우정을 위한 장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아울러 한국 영화미학의 영토를 확장할 차세대 시네아스트의 새로운 창작론을 성찰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힘찬 포부를 드러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4.25 20:58

국립민속국악원, '2025 즐거운 국악산책' 상반기 운영 시작

국립민속국악원은 문화소외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악과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2025 즐거운 국악산책’을 운영한다. ‘즐거운 국악산책’은 2006년부터 이어져 온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 교육 문화 사업이다. 예술교육과 문화탐방을 결합해 아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문화의 기억을 심어 국악의 저변 확대는 물론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전통예술의 지속 가능한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학생들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전통예술 활동을 통해 국악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고, 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 17일과 18일 충북 영동군 황간초등학교가 일정을 시작으로, 경남 창원시 하천초등학교(5월 15일~16일), 충남 보령시 남포초등학교(5월 22일~23일)로 운영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광한루원 음악회 관람 △전통예술 강습(강강술래) △판소리 배우기 △남원 지역 문화유적지 탐방 △남원항공우주천문대, 남원교육지원청 남원수학체험센터, 남원시 어린이과학체험관 견학 등으로 구성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6월 중 하반기 참가학교 모집 공고를 진행하며, 9~10월 중 최대 3개교를 대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참가 신청 및 관련 문의는 국립민속국악원 장악과(063-620-2324)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4.25 20:5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