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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국내외 영화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14인을 공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11일 국제경쟁 본심 심사위원 5명과 한국경쟁 심사위원 3명,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 3명, 넷팩 심사위원 3명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제경쟁 본심 심사는 △프로듀서 몬세 트리올라 △프로그래머 미셸 캐리 △감독 이반 푼드, 김초희 △배우 김의성 등 5명이 맡는다. 이들은 전 세계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한국경쟁 심사위원은 △감독 다미앵 미니벨 △프로그래머 커티스 월러스척 △프로듀서 곽신애가 선정됐다. 올해 한국경쟁에 대해 질적으로 뛰어난 작품이 많아 역대급으로 심사가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한국경쟁부문 10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기대된다. 도발적인 개성으로 두려움과 강박을 돌파한 한국단편경쟁 30편을 심사할 심사위원은 △프로그래머 에밀리 푸아리에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배우 이설 등이다. 아시아 영화 진흥을 목표로 하는 넷팩(NETPAC)상은 올해 인도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바비 사르마 바루아 △감독 김영조 △박관수 기린제작사 대표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14명의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수상작은 오는 5월 6일 열리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2025 전주국제영화제는 57개국 224편의 상영작과 함께 4월 30일 개막한다. 영화제는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공연 ‘심청’이 오는 8월 관객들과 만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와 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이번 작품은 판소리 <심청가>의 전통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새로운 무대다. 소리축제는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소리드라마 ‘심청’ 제작발표회를 열고 작품의 방향성과 제작 비하인드, 주요 제작진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 연출을 맡은 요나 김을 비롯해 무대디자이너 헤르베르트 무라무어, 의상디자이너 팔크 바우어, 영상 및 라이브카메라 감독 벤야민 뤼트케 등 주요 제작진이 참석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작품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해외 제작진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고유의 음악극을 세계 보편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특히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로 활동 중인 요나 김이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 처음 도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심청’의 해석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나 김 연출은 “‘심청가’뿐 아니라, 유사한 한국의 설화와 어린이용 동화까지 폭넓게 읽으며 극본을 구상했다”며 “심청이라는 인물은 매우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인류사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눈먼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캐릭터는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번 작품은 겉으로는 ‘심청’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유교적 가치관에 저항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심청을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처럼 효녀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존재로 심청을 그려내며 동시대적 메시지를 강조한다. 작품은 ‘심청가’의 여러 유파 중 강산제와 동초제를 바탕으로 하며, 러닝타임은 약 2시간이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해 총 13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무대로 제작된다. 음악에는 창극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리어’ 등 다수의 창극 음악을 맡아온 한승석이 작창을,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드는 작곡가 최우정이 작곡을 맡았음과 동시에 음악감독으로 공동으로 참여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2년 가깝게 인큐베이팅을 시작으로 제작발표회가 현실화 돼 감회가 새롭고 의미가 크다”며 “공동제작의 형태가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지만,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많은 지지와 성원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이번 제작 작품은 20여 년간 유럽에서의 연출 경험과 한국에 대한 이해가 있는 요나 김(극본/연출)이 중요한 매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작품이 국내 공연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청’은 2025 소리축제 개막공연으로 8월 13일과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이어 9월 3일부터 6일까지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전북특별자치도 관광지 6곳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우수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9일 여행객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우수웰니스관광지 88선’을 공개했다. ‘우수웰니스관광지 88선’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여정에 따라 다채로운 형태와 다양한 선택지로 즐길 수 있도록 △자연‧숲치유(26개소) △뷰티‧스파(21개소) △힐링‧명상(20개소) △한방(9개소) △스테이(8개소) △푸드(4개소) 등 6가지 주제로 운영된다. 지난해까지 선정한 77곳에 이어 올해는 11곳이 추가됐다. 전북자치도에서는 뷰티‧스파를 테마로 한 고창웰파크시티가 신규로 선정됐다. 기존 5곳은 완주 아원고택, 순창 쉴(SHIL)랜드, 무주 태권도원 상징지구, 완주 구이 안덕 건강힐링 체험마을, 진안 홍삼스파 등이다. 우수 웰니스 관광지에 선정되면 시설별 웰니스 관광 전문가와 자문단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문체부는 시설별 수요 조사를 통해 브랜딩, 홍보·마케팅, 상품 판촉 등 원하는 분야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강화한다. 단계별 고도화를 통해 우수 웰니스 관광지의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대표 웰니스 관광 체험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우수 웰니스 관광지 선정뿐만 아니라 웰니스 관광 산업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20일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관광산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관광공사와 함께 웰니스 관광 산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국내외에 박람회를 개최하고 참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서보는 국내 미술사에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서양의 모노크롬, 일본의 모노파에 빗대 불러졌던 한국의 단색화를 그 자체로 인정받게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화풍으로 자리 잡은 단색화는 2010년대 박서보, 이우환의 단색화가 세계를 휩쓸며 주목 받았다. 절제된 색과 넓은 여백, 반복된 작업과 독특한 물성을 한두 가지 색으로 표현한 작품은 세계무대에서 독자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사물이나 생물, 풍경 등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는 구상미술이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은 듯 보였을 정도였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관장 한리안)에서 단색화 거장, 박서보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국의 앵포르멜(informel‧비정형의) 미술 운동의 구심점이자 단색화를 이끈 화백의 화업을 아우르는 ‘수행을 담은 描法(묘법‧Ecriture) 박서보’ 전을 6월 10일까지 연다. 월요일 휴관. 화백의 대표 연작 ‘묘법’은 거장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선 긋기는 목적 없는 반복 행위로 동양적 세계관에 기반한 내적 수양과 수신(修身)을 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보이는 판화작품은 묘법 연작들이다.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한지 섬유를 캐스팅해 실리콘 젤몰드로 주조한 후, 에어브러시와 핸드페인팅으로 완성시킨 작품은 화백의 독창적인 기법을 보여준다. “단색화는 목적 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존재와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예술”이라 정의한 화백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박서보의 작품세계를 톺아보며 한국미술사의 층위를 두텁게 다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리안 관장은 “박서보 작품의 중요한 매체인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박서보 개인전”이라며 “묘법 시리즈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를 비워내는 동양의 무위자연 이념을 작업에 담은 것으로 인간의 고뇌와 비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박서보 화백은 지난 2023년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 1931년 경북 예천 출생인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단색화 대표 화가로 불렸다. 그는 어린 둘째 아들의 낙서에서 착안한 묘법에 50여 년을 집요하게 매달리며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올해 ‘동시대 시네아스트’의 주인공으로 션 베이커(Sean Baker) 감독을 선택해 기대감을 더한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동시대 시네아스트’는 전 세계 동시대 영화감독 중 현대 영화 미학의 최전선에서 가장 인상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한 명을 선정해 그의 대표작 상영과 영화평론가의 비평을 통해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감독 특집 프로그램이다. 무주산골영화제는 2018년부터 지난 7년간 동시대 월드 시네마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감독들을 국내 영화 팬들에게 소개해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올해는 션 베이커 감독을 동시대 시네아스트로 선정해 영화제 기간 동안 그의 영화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션 베이커 감독은 극사실적인 연출과 다큐멘터리적 촬영 기법을 담은 2004년 작 <테이크 아웃>(2004)으로 평단과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데뷔했다. 이후 불법 이민자, 성인영화 배우, 노인, 흑인, 트랜스젠더와 같이 미국 사회의 마이너 그룹에 속하는 언더독들의 삶을 따뜻하고 사실적으로 조명하며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후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레드 로켓>(2021), <아노라>(2024)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최신작 <아노라>는 제78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5관왕을 달성,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전 세계 영화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올해 무주산골영화제는 내로라할 거장 반열에 오른 션 베이커 감독이 일명 ‘션 베이커 월드’를 완전히 구축하기까지의 초기작부터 최신작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주요작 6편을 엄선해 상영한다. 무주산골영화제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OTT가 전통적인 영화산업과 극장을 압도하는 시대에서 영화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과 함께 새로운 영화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지금, 예술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칸영화제와 대중상업예술영화의 최후의 보루가 된 미국 아카데미가 동시에 인정한 션 베이커 감독은 영화에 대해 고민하는 감독과 관객들에게 유쾌한 영감과 자극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초기작 테이크 아웃은 무주산골영화제를 통해 국내 최초로 상영되며, 프린스 오브 브로드웨이의 경우 첫 국내 상영 이후 13년 만에 재상영되는 작품이라 영화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개‧폐막식을 포함한 전체 예매 일정을 10일 공개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예매는 오는 16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예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다. 공연 프로그램인 전주씨네투어×음악 예매는 18일 오후 2시부터 별도 예매 사이트인 멜론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장애인 관객 대상(휠체어석 포함)으로는 10일부터 17일까지 별도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접수하는 방식으로 사전 예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15인 이상 단체 관람 예매는 온라인 일반 예매 오픈 이후에 예매가 가능하다. 영화제 모든 티켓은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온라인으로 매진되지 않은 잔여석에 한해서만 영화제 기간 중 운영하는 현장 매표소에서 판매한다. 온라인 예매 후에는 별도 종이 티켓 발권 없이 ‘모바일 티켓’으로도 상영관 입장이 가능하나 모바일 티켓을 캡처한 사진으로는 입장이 불가하다. 영화제는 올해도 전주 시민들의 영화제 접근성을 높이고자 전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전 매표소(전주 영화제작소 4층)를 15일부터 20일까지 운영한다. 사전 매표소 운영 기간 중 일반 예매 오픈 전인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은 전체 예매 분량의 20%를 사전 판매한다. 다만 전주씨네투어×음악은 회차별로 20매 한정 판매한다. 영화제는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전주 시민을 대상으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사전 및 현장 판매소에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상영하는 일반 상영작 및 폐막식 예매 시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여기 펜이 있습니다. 4+1입니다. 샤프심과 빨강, 초록, 파랑, 검정 펜이 들어있어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찾아봅니다. 플라스틱, 금속, 스테인리스강, 염료, 벤질 알코올, 지방산, 흑연, 햇빛과 달빛의 속삭임, 바람의 귀 기울임 등등 헤아릴 수 없군요. 어느 노동자의 땀과 숨결이 섞였을 수도 있어요. 걷는사람 시인선 100호 기념 시집 〈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는 98명의 시를 한 편씩 가리어 뽑았어요. 제목은 문신의 시 ‘시 읽는 눈이 별빛처럼 빛나기를’에서 가져왔고요. 생각은 힘이 셉니다. 마을 사진을 찍는 드론에 탈 수 있어요. 빈틈이 있어 많아진 물이 흐릅니다, 적으나 정밀한 불이 타닥타닥 무얼 짓고요. 강하고 견고한 바위가 새소리처럼 질문을 던지기도 하죠. 흩어져 있지만 실한 흙은 콧노래 부릅니다. 두 최고봉을 봅니다. 걷는 사람과 걷지 않는 나무. 다 달라, 하나하나가 시입니다. 가지가 굽었거나 썩었다고 사람과 나무를 비난할 순 없습니다. 칭찬할 걸 찾아 눈과 귀를 엽니다. 그들이 고래처럼 펄럭펄럭 춤을 출 수 있으니까요. 그들이 되어봅니다. 누군가 읽어주길 기다리며 한자리를 지켜온 그들은 자신들의 나이테가 읽을거리가 되는지 어떤지 자책에 떨지 모릅니다. 이름을 부릅니다. 누가 지어주었나, 어떤 (무)의미가 있나, 물어봅니다. 그들에게 코를 기울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배달하는 그들의 내음이 올라옵니다. 펜 하나 눌러 시 하나 펼쳐 봅니다. 경제, 과학기술, 외교, 지역 균형, 문화의 심들 하나씩 눌러 민주와 정의를 쓰고 싶듯. “길은 늘 발끝에서 어린 양처럼 멈춰 서곤 했고/ 그래서 양이 잃어버린 것은 길이 아니라 동행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며”(송주성 ‘막북漠北에 가서’ 중). “소가 나를 찾아온 밤엔/ 마음이 잉어를 잡아다 넣어 둔 항아리처럼/ 일렁거려 잘 수가 없네”(송진권 ‘소 꿈’ 중). “죽 먹으러 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순한 거 같아”(고중식 ‘초식동물’ 중). “갓 쌓인 눈에 발이 잠기는 순간까지만/ 바래다 줘”(박진이 ‘바래다 줄게’ 중). “자작나무가 자꾸만 자작나무다워지는 곳이 있었습니다/ 나도 내가 자꾸만 나다워지는 곳에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안상학 ‘몽골에서 쓰는 편지’ 중). “내놓고 치라고 슬픔이 밖에 나와 있는 걸 안다 마음에 두었던 색을/ 허리에 매고 나아갈 쪽 반대를 치겠다”(졸시 ‘꽃멸치’ 중). “혼자 앉아 있는 것보다 옆에 커피잔이 놓여 있으면 덜 심심하다/ 아는 할머니 한 분은 헤이즐넛 커피를 해질녘 커피라고 한다”(하상만 ‘잔’ 중). “나는 누구의 대신일까/ 누가 나 대신 황야를 걸어 노을 속으로 심부름 갔을까”(김안녕 ‘뼈 심부름’ 중). 시 읽는 일은 낯설지만 본 듯한 곳으로 여행을 가게 합니다. 두근대는 심장을 가슴 밖에 내게 해요.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의 눈을 반짝이게 합니다. 시 속엔 무엇이 있을까요? 경계 없는 유일한 탈것이라는 상상이 기다리고 있어요. 시인이 오래 담가두었던 언어들이 진한 향을 내며 뒷걸음질 치고 있어요. 내 아픔과 등을 기댈 님의 아픔이 갓 지은 밥풀 냄새를 풍기고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소설가 이광재가 꼬박 1년을 집필한 <청년 녹두>(도서출판 한국농정)는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 전봉준의 청소년기를 다룬 이야기다. 소설은 전봉준의 열두 살 때인 1866년부터 스물한 살이 되던 해인 1875년까지 십 년 간의 시간을 서술한다. 소설의 시간을 이루는 십 년의 세월은 조선의 안과 밖이 모두 혼란스럽던 시기였다. 체제의 모순이 심화되고, 서구 제국주의 열강들이 수시로 무력 침범을 일삼았기 때문이었다. 전근대적 왕조가 붕괴됐고, 근대 사회가 열리던 변혁의 시대에 조선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그야말로 민심과 민생이 악화일로로 치닫았다. 그렇기에 작가는 조선 내부의 사회모순과 가렴주구가 극심해지는 시대상을 단순 서술하지 않는다. 정치사적 격변을 당대 주요 양요들의 사건으로만 치부하기엔 그 시대를 겪은 인물들이 안쓰럽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근대 이후 오늘에까지 이 땅에서 겪고 있는 '양이(洋夷)’의 문제를 성찰할 수 있도록 섬세한 필치로 동학을 묘사한다. “이제 왜구들은 조선을 제 집 강아지 다루듯 한답니다. 제 나라 임금을 천자라 칭하면서 방자하기가 이를 데 없지요. 그래서 대원위 대감 시절엔 서계를 받지 않았던 겁니다. 그 일로 왜국 사신이 뻔질나게 드나드는데 여기 이 사람이 왜국에 다녀왔으니 물어보시우.”(본문 287쪽‘) 구한말 수차례 겪은 양요는 이 땅의 근세사가 겪은 과거사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지속해서 한국인의 삶에 작용하는 현실의 문제라는 작가의식을 엿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소설에서 '청년 녹두'와 그의 일행들이 양요(洋擾)와 양이를 대하는 비판적 시각은 큰 울림과 감동으로 와닿는다.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소설 <나라 없는 나라>와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 등을 펴내며 ‘동학’에 천착해 온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는 동학사상을 뿌리삼아 농민혁명의 주역으로 성장한 청년들의 치열함을 진지하고 절절하게 전달한다. 하원오 전봉준투쟁단 총대장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진정한 세계질서를 수립해야 하는 이 시대에 젊은 날 녹두장군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청년 녹두'의 출연은 뜻깊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1989년 녹두꽃2에 단편 ‘아버지와 딸’을 발표한 이광재 작가는 동학농민혁명을 천착하여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를 펴냈다. 이후 장편소설 <나라 없는 나라>로 제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단편집 <늑대가 송곳니를 꽂을 때>와 장편소설 <수요일에 하자> <왜란> 등이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가 실력파 차세대 소리꾼을 찾는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청춘예찬 젊은판소리’ 무대에 오를 젊은 소리꾼을 모집하는 것. ‘청춘예찬 젊은판소리’는 실력있는 젊은 소리꾼들을 발굴하고 차세대 소리꾼들의 무대 경험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소리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판소리 다섯바탕 각 바탕별(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로 1명씩 총 5인의 소리꾼을 모집한다. 참가 자격은 1989년부터 2006년생으로 60분 이상의 소리가 가능하고 소리축제 일정에 참여가 가능한 소리꾼이라면 누구든 지원이 가능하다. 공연은 바탕별 60분씩 연창하는 형식으로 해설이 있는 판소리 공연 형태로 진행된다. 접수 기간은 오는 30일 오후 3시까지이며, 참가신청서 및 개인정보동의서와 최소 15분 이상 30분 이내로 녹음된 소리녹음 음원 파일을 구글폼(https://bit.ly/4jlHU7R)으로 접수하면 된다. 심사는 해당 음원 파일을 토대로 판소리 전문가 3인의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되며, 5월 9일 소리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선정 결과가 발표된다. 참가신청서 다운로드 및 자세한 사항은 소리축제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선정된 소리꾼 5명에게는 출연료와 공연을 위한 장소 및 장비, 홍보 등이 지원되며, 올해 소리축제 기간(8월 13일~17일) 중에 펼쳐지는‘청춘예찬 젊은판소리’무대에 설 기회를 갖는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이 ‘공예주간’에 2년 연속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공예주간은 손으로 빚어내는 예술,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공예문화를 주제로 매년 전국 단위로 열리는 공예문화 축제이다. 공예 전시, 체험과 마켓, 교육‧포럼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공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조명한다. 올해는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 간 전국 각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주는 올해 ‘전주공예마을여정 : 유람기’를 주제로 전주만의 색을 입힌 6개의 핵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주요 프로그램은 △공예마을 공방유람 △공예유람 마켓 △지역 작가와 함께하는 공예체험 △공예유람 이벤트 △공예 유람 스팟 △공예작가 발굴 등이다. 공예를 직접 체험하고 감상하며, 지역 공예 생태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한 공방 탐방 프로그램과 공예 굿즈 마켓,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은 공예를 관람의 대상에서 나아가 일상 속에서 향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문화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단은 이번 공예주간을 통해 지역 공예작가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전주의 공예문화가 국내외에서 주목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전주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이자, 생활 속 공예문화가 뿌리내린 곳”이라며 “이번 공예주간을 통해 전주 고유의 공예적 감수성을 널리 알리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일상 속에서 공예의 매력을 체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삶의 방법을 일컫는 한 갈래로/ 쌍벽을 이루어 우리의 뇌리에 박힌/ “짧아도 굵게”/ “가늘어도 길게”라는 표현이 있지/ (중략) 자기의 목숨 줄 뚝 잘라/ 아내인 우리 할머니에게 보탬으로/ 쉰다섯 해 전에 아흔두 살까지 살게 하신/ 우리 할아버지/ 오죽 했으면 아까운 손주 아명을/ 항렬 자식 앞에 명주실의 실을 붙여/ “실식”이라 불렀으리라고/ 길거나 깊은 곳을 잴 때/ 쉬 따다가 쓰는 명주실이 인연이 되어/ 누에고치 삶아 실을 뽑는/ 옹기 솥단지 옆에 쪼그리고 앉아/ 번데기 닁큼닁큼 받아먹는 맛도 맛이려니와/ 줄줄 이어지는 명주실 바라보는 재미/ 그 어디에 비할수 있으랴”(시 ‘명주실 한 꾸리’ 중에서) 수십 년의 세월 동안 하루 시작을 시 쓰기로 여는 영주(瀛州) 김계식 시인이 서른여섯 번째 시집 <명주실 한 꾸리>(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시집은 ‘빛이 되는 길’, ‘삶의 향기’, ‘미지의 증폭’, ‘긍정이 빚은 기쁨’, ‘쾌재의 진원’ 등 총 5부로 구성돼. 80편의 신작을 품고 있다. 매일 새벽 4시부터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시작되는 시 쓰기 시간 속 탄생된 작품이 실린 만큼, 책에는 시인의 두터운 신앙심과 더불어 신선한 창조의 기운부터 삶에 대한 번뇌까지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가득하다. “봄빛 무르익는 4월 끝 주 토요일/ 시인(P) 수필가(E) 소설가(N) 서른아홉/ 빈틈없이 계획된 문학기행의 한 촉이 되어/ 암수 정답게 짝지은 마이산을 바라보며/ 진안휴게소의 빗돌에 새겨진/ ‘행복과 만남의 길’ 일러줌을 따라/ 경상도 서남 문화의 보고 함양을 찾아갔지/ (중략) ‘하나 둘’ 선생님의 구령에 ‘셋 넷’따라하는/ 노란 병아리 유치원생이 된 우리 일행은/ 그의 설명을/ 돋보기 삼지 않고는 바라볼 수 없고/ 보청기 삼지 않고는 들을 수 없었지”(시 ‘역사의 흐름을 굽어보며’ 중)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나라도 더 깨우치려는 하화중생(下化衆生)/ 한판 곱게 어울린 장을 펼쳤으니/ 이보다 더 값진 교육의 장이 어디 있으랴”(시 ‘기행 갈무리’ 증) 또 이번 시집에는 ‘전북PEN 봄날 문학기행’과 ‘전북시인협회 문학기행’ 등 시인이 몸 담은 문학 단체가 진행했던 문학기행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당시 시인이 느낀 감상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한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서른다섯 번째 시집을 출간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며 “반 년 조금 넘은 시간인데 어찌 된 일인지 너무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는 생각이 들어, 안부를 묻고 싶기도 하고 안부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일어, 또 이렇게 삶의 이모저모를 담아 보냈다”고 말했다. 정읍 출생인 시인은 2002년 ‘창조문학’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완주문인협회, 한국미래문화연구회, 전북PEN클럽, 한국창조문학가협회, 두리문학, 표현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한국예술총연합회장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사랑이 강물되어> 등 일반시집 총 29권과 신앙시선집 <천성을 향해 가는 길>, 단시집 <꿈의 씨눈> 외 2권, 시선집 <자화상> 외 2권, 성경전서 필사본 등이 있다.
“봄은 시작이 더디기는 하지만 시작하기만 하면 부산하다. 매번 봄은 발바닥에서 감촉으로 오는 것이다. 단단했던 땅이 화신을 실은 볕에서 언 땅을 누벼 발끝으로 전한다. 회색빛 겨울빛에서 물오르는 소리가 들려 눈에 연한 연두의 시작을 느끼게 한다, (중략) 언덕 개나리 및 봄까치, 별꽃이 귀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광대나물이 얼굴을 흐트러뜨리고 꽃마리도 나와 손뼉을 친다.”(글 ‘봄을 이루는 풍경’) 자연을 사랑하는 저자 양경무 씨가 사진 에세이 <양경무의 꽃이 말을 걸다>(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이번 책은 절박함과 한계 속에서도 고유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과 나무, 풀과 이끼 등 작은 생명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카메라에 담고, 그 순간에 대한 감상과 사색, 신앙심을 함께 엮은 기록이다. 양 씨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년에 걸쳐 자연을 오롯이 마주하며 사진을 찍어왔다. 도심의 변두리, 이름 모를 들판, 계절의 경계마다 피고 지는 식물들을 바라보며, 저자는 존재하는 것 그 자체의 가치에 주목해 왔다. 이번 책은 단순한 자연 사진집이 아니다. 책 속에 담긴 사진 한 장 한 장은, 자연이 저자에게 먼저 말을 건넨 순간들이며, 그 말에 귀 기울인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속삭임의 기록이다. 사진과 함께 담긴 짧은 글들은 자연을 관조하는 눈길이자,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며 꽃의 표정, 나무의 자세, 풀잎의 숨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동물은 그중에서도 사람은 표전과 자세, 눈빛, 걸음걸이 등에서 전해오는 느낌과 영감, 공유, 경외, 싫어짐 등의 감정이 있다. 식물도 물로 그 자체에서 전해오는 이야기, 예컨대 절박함, 한계성 가운데서도 자신을 보여주고 전해주려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하며 꽃을 마음에 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마다 선호의 감정이 있지만 저는 자신을 표현하고 전해지는 한계 속에서, 환경 속에서, 자신의 능력 가운데서 혹은 속박 같은 무언가에서 변명 없이 전해오는 메시지에 친숙해지는 것 같다”며 “제가 꽃, 식물 그리고 산과 교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일지라도 가까이 가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진안 출생인 양 씨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그는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축제가 열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사)한국이벤트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소리전당 놀이만당에서 ‘2025 전북 All Festa(올페스타)’를 개최하는 것. 올해로 4회째를 맞은 ‘2025 전북 올페스타’는 지난해보다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 콘텐츠로 돌아왔다. 도민들에게 더욱 새롭고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에는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북 All Festa 콘서트’, ‘소리버스킹’, ‘EDM 댄스 NIGHT' 등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또 다문화가족과 해외 유학생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다문화 All Stage', '전북도민 힐링콘서트’,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하나 되는 ‘패럴림픽 기원: 하모니콘서트’ 등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행사를 찾은 도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대항: 오징어게임’, ‘레이저 서바이벌’과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부터 아트 프리마켓, VR체험버스, 어린이 놀이기구 등 상시 운영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됐다.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으니 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섬진강의 사계절이 먹으로 물든다. 섬진강은 지리산과 남해가 한데 어우러져 별천지 같은 절경을 이루는 금수강산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섬진강 화가’ 송만규가 섬진강의 비경을 화폭에 담아 선보인다. 12일부터 경남 하동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섬진강 서시(序詩) 삶과 역사에 대한 예찬’을 주제로 송만규 초대전이 열린다. 송 화백은 지난 20년 간 섬진강 500리 물길을 오르내리며 강의 사계를 수묵의 붓질로 화폭에 담아왔다. 쪽창만한 크기에서 최대 20미터에 달하는 작품까지 강의 면모를 다채롭게 표현하며 ‘강의 사상’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치유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강(江)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하동 군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기 위한 마음에서다. 화백은 섬진강의 풍광이 화폭에 드러날 수 있도록 먹의 농담을 조절하고, 안료를 배합하며 정성을 들여왔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섬진강을 그려온 그의 시간들은 장대한 서시가 되어 공간에 깃든 철학으로 확장됐다. 전시에는 섬진강 은모래길, 평사리 부부송, 하동 송림, 하동 포구 등 섬진강의 비경만이 아닌 만경강과 한탄강, 임진강, 두만강, 해란강까지 굽이굽이 이어지고 펼쳐진 강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강 너머의 산세는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강줄기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치유의 감정을 선물할 예정이다. 조은정 미술 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작가가 천착해온 ‘물의 길’이 사실은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는 ‘삶의 길’이고 ‘역사의 길’이며 그에 대한 담담한 사랑이고 예찬”이라며 “인간의 공간에 깃든 시간과 사유, 역사와 삶에 대한 성찰의 분무(噴霧)며 핏줄이나 젖줄과 같아서 생명과 평화를 성찰하게 한다”고 평했다. 송만규 초대전은 오는 5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작가와의 대화 및 오픈식은 4월 14일 오후 3시 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오픈식 행사에는 송광식 피아니스트가 참석해 축하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불효여식 청이는 부친 눈을 띄우려고 삼백석 몸이 팔려 제수로 가게 되니 불쌍한 아버지를 차마 어이 잊고가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 ‘청’의 시연회가 8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층 대연습실에서 열렸다. 시연회는 관현악단의 반주에 맞춰 창극단원들과 무용단원들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가기 전날의 청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됐다. 이어 행선 날, 생이별을 맞이한 청과 심봉사, 동네 처녀들이 절규하는 모습 등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20여 분간 진행된 이날 시연회에서는 단원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애절한 소리로 채워져, 본공연 못지않은 수준을 선보였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제58회 정기 공연 ‘청’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과 19일 오후 3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올해 정기공연 역시 지난해 정기공연 창극 ‘춘향’과 같은 정통 창극 시리즈로 마련됐다. 지난해 정통 창극 ‘춘향’으로 주목할 만한 완성도의 무대라는 평과 동시에 지루한 극의 전개, 확장된 공간에 대한 비효율적 활용 등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던 전북도립국악원의 두 번째 도전에 도내 창극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연에서는 전통판소리 어법을 살리면서도 서양 화성을 붙이는 등 새로운 곡 해석을 통해 청자들에게 극적인 흐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창극 ‘청’은 기존의 심청이 강조하던 효(孝)의 수식어를 걷어내고자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심이라는 성씨를 떼어내고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마주한 한 인간의 서사에 집중한 것. 이번 창극은 ‘길’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심청의 서사에서 삶과 죽음, 환생의 3가지 구성에 주목해 첫 번째 삶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두 번째 죽음에서는 ‘자기 희생’, 마지막 환생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영웅’으로 인물을 그려간다. 장면은 총 2막 12장으로 구성됐으며, 예상 소요 시간은 2시간이다. 공연의 가장 큰 볼거리는 3D 영상 작업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해 낸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상 효과를 다이나믹한 요소가 더해져 작품의 서사를 빛낸다. 주요 배역은 더블캐스팅으로 꾸려졌다. 18일에는 한단영 단원이 심청 역에, 김도현 단원이 심봉사 역으로 출연한다. 19일에는 국립창극단 청년단원을 역임한 채정원 소리꾼이 심청 역을, 심봉사 역에는 임현빈 남원시립국악단 악장이 열연을 펼친다. 작창에는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나섰으며, 양수연 연출가가 무대디자인을 책임졌다. 작곡·지휘에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안무에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 대본에는 안선우 극작가가 참여해 무대를 구성한다.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다. 티켓 가격은 1층 1만 원, 2층 5000원이며, 나루컬쳐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로비에서 K-뮤직 공연여권 발급 및 스탬프 날인도 가능하다.
사진과 AI(인공지능) 그리고 기후변화의 교차점에서 피어난 감성 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정순교 사진전 ‘AI의 감성, 사람의 손길로 꽃피우다’ 가 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차오름1실에서 열린다. 디지털 이미지와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오늘날, 정순교 작가는 따뜻한 위로와 깊은 성찰을 전하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감성 예술의 신세계를 선사한다. 이 때문에 작가는 추억을 담은 감성 사진부터 기후변화의 현장을 담은 생태 사진, AI 이미지와 인간 감성을 융합한 작품들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단순한 이미지 기록이 아닌, 감정이 담긴 기억의 창(窓)으로서 사진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기후 변화와 생태적 위기, 그리고 AI 기술을 지닌 감성적 가능성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정순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 공간과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며 “나아가 빙하의 붕괴, 사라지는 숲과 메마른 호수 등 기후 위기의 현장을 담은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시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할 지구의 변화와 생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각적 메시지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는 사람의 감정을 담아내는 따뜻한 시선으로 오랫동안 사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개인의 추억을 보존하는 동시에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객과 깊은 정서적 교류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한다. 최근에는 AI 기반 예술과 자연 생태 기록에 주목하며 예술의 확장성과 시대적 책임을 담아내는 작업에 몰두중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TV 드라마 ‘당신의 맛’을 공식 초청해 특별 상영을 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8일 KT스튜디오지니가 기획하고, 쇼트케이크가 제작한 ‘당신의 맛’ 1화와 2화를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당신의 맛’은 식품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 작은 식당을 인수 합병하는 레시피 사냥꾼 재벌 상속남 한범우(강하늘 분)와 전주에서 간판 없이 원테이블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모연주(고민시 분)가 펼치는 성장 로맨스다. 영화 ‘차이나 타운’과 ‘뺑반’,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이 드라마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드라마‘약한영웅’과 ‘블루 버스데이’를 연출한 박단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당신의 맛’은 전주와 전주의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모든 촬영이 현지에서 이뤄졌으며 강하늘과 고민시, 김신록, 유수빈 배우가 출연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당신의 맛’ 1화와 2화를 영화제 기간인 5월 4일 상영한다. 이후 60분간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될 예정이다. GV 행사에는 박단희 감독과 한준희 크리에이터, 강하늘‧고민시‧김신록‧유수빈 배우가 참여한다. 또 이날 오후 5시에는 야외무대 인사인 ‘시네마, 담’ 행사도 열린다. 15분간 진행되는 행사는 전주국제영화제 페스티벌존 J 스테이지에서 이뤄진다. ‘당신의 맛’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최초 상영 이후 오는 5월 12일 밤 10시 지니TV와 ENA,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가치봄(배리어프리) 영화의 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가치봄 앰버서더로 김보라 배우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최근 가치봄 영화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인 5월 7일과 8일을 ‘가치봄(배리어프리) 영화의 날’로 지정했다. 영화제는 이 기간 특별상영 : 가치봄 영화 섹션을 운영하여 영화제 차원에서 가치봄의 가치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 가치봄 앰버서더는 가치봄(배리어프리) 작품과 인연이 있는 배우, 감독을 비롯해 대중성 있는 인물을 기준으로 전주국제영화제와 가치봄영화제가 공동으로 선정했다. 앰버서더로 뽑힌 김보라 배우는 2022년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에서 배리어프리영화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이후 이듬해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사회자 등 배리어프리영화와 그 가치를 알리는 것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김보라 배우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가치봄 영화제까지 활동하게 된다. 가치봄(배리어프리) 영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더 많은 관객에게 그 의미를 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영화 '양림동 소녀', '농담' 등 가치봄 영화 상영 후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GV) 모더레이터로 참여할 예정이다. 2005년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김보라 배우는 지난 2018년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압도적인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굿바이 썸머’, ‘하드코어 로맨스’, ‘괴기맨숀’, ‘모럴센스’ 등에 출연하며 뛰어난 연기를 선보여왔다.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상영 가치봄(배리어프리) 영화 섹션 상영과 프로그램 일정은 4월 중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치봄 앰버서더 김보라 배우와 함께하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제26회 가치봄영화제는 9월 2일부터 9월 5일까지 롯데시네마 영등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북의 문학 향유 기반이 한층 두터워진다. 7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년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에 도내 5개 기관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에는 전국 78개 문학시설이 선정된 가운데 전북에서는 남원 고전소설문학관, 무주 김환태문학관, 고창 미당시문학관 등 문학관 3곳과 전주 호남문고, 군산 한길문고 나운점 등 서점 2곳이 포함됐다. 이 사업은 작가가 일정 기간 문학공간에 상주해 주민 대상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역 문화 활성화와 문학 향유 확산을 동시에 도모한다. 전북은 무주, 전주, 군산이 2년 연속 선정됐으며, 남원과 고창은 올해 첫 진입했다. 도는 창작 기반 제공과 도민 문화접점 확대라는 두 축을 통해, 지역문학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정석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작가에게는 일자리와 창작 기반을, 도민에게는 풍성한 문화 경험을, 기관에게는 문학 기획력 강화를 제공하는 1석 3조의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문학이 지역 속에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1030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텍스트힙’열풍이 전북지역 문화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전북에서 열린 각종 북페어와 문구페어 행사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는데다, 텍스트힙 열풍까지 힘을 싣고 있어서다. ‘텍스트힙’은 글을 뜻하는 텍스트와 멋지다는 뜻의 힙을 조합한 단어이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신조어로 부상했다. 처음에는 책을 읽는 행위를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현재는 다방면으로 확장된 독서 문화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도내 독서 문화 프로그램의 대표격인 전주 도서관 여행과 북페어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 참여자수는 2022년 시작 이후 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운영 중인 이 프로그램은 2022년 1555명, 2023년 1799명, 2024년 1712명이 참여했다. 또한 전주와 군산에서 열린 2024 북페어에도 이틀 동안 각각 7000명과 6000명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문화콘텐츠로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군산에서 전주책쾌를 방문했던 김경선(30) 씨는 북페어 방문 이후 전주의 책·도서관 문화에 매료돼 타 지역 친구들에게 ‘도서관 여행’ 참여를 권유했다. 김 씨는 “도서관 여행이라는 컨셉도 흥미롭지만, 여행 코스가 다양해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주의 특색 있는 도서관이 입소문 나면서 한옥마을만 찾던 관광객들이 도서관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역에서 유명한 덕진공원 연화정도서관에는 △2022년 10만4320명 △2023년 25만6124명 △2024년 15만1179명이 다녀갔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방문자도 △2022년 1만3777명 △2023년 1만8107명 △2024년 1만938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입소문이 난 다가여행자도서관은 △2022년 1만4592명 △2023년 1만7267명 △2024년 2만522명으로 계속해서 방문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연화정도서관은 덕진공원 준설공사로 지난해부터 방문객수가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숏폼에 길들여진 1030세대들이 책장을 넘기고, 글자를 곱씹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느끼면서 텍스트힙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인공지능)와 디지털로의 전환이 급속화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행위가 줄어든 사회적 요인이 크다고 했다. 이호준 전주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영상을 기반으로 정보만 얻으면 되는 디지털 문화에서 종이에 직접 쓰고 글을 곱씹어보는 행위가 주는 경험에 반응하는 것”이라며 “독서문화가 여러 형태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한 문화기획자는 북 페어와 같은 팝업문화가 지역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 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책을 사서 읽고 베껴 쓰는 일을 넘어서 하루 이틀 동안만 즐길 수 있는 팝업문화가 지역 관광생태계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전주와 군산까지 찾아와서 북 페어를 즐긴다는 것은 지역 관광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입소문 난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다듬어서 관광산업을 키워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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