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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민주주의 가치' 되짚는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였다. 2년 연속 역대 최다 출품작이 전주국제영화제에 모여 57개국, 224편의 작품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루마니아 라두 주데 감독이 연출한 영화 ‘콘티넨탈25’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문을 열고, 한국 김옥영 감독의 첫 연출작 ‘기계의 나라에서’가 폐막작으로 선정돼 전주국제영화제 문을 닫는다. 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문성경-전진수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처럼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개막작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인 루마니아 라두 주데 감독의 신작 ‘콘티넨탈25’가 선정됐다. ‘콘티넨탈25’는 주인공이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사회의 관습과 모순에 관해 질문을 던지며 인물의 심리적 회복을 담아낸 작품이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사회적 모순과 관습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감독은 2018년 이후부터 새로운 서사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틱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영화 서사로 차용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폐막작은 40년 동안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온 김옥영 감독의 첫 연출작 ‘기계의 나라에서’가 선정됐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한국의 다양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네팔출신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라며 “이번 영화는 이주노동자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을 쫓아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민국의 벌거벗은 모습을 관찰한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국제경쟁’ 섹션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배우 김의성과 김초희 감독을 비롯한 국내외 다섯 명의 심사위원은 86개국에서 출품된 662편의 작품 중 열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올해는 다큐멘터리 작품이 200편 넘게 출품됐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출품 국가가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고,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았다”며 “선정작들은 복잡하지 않지만 깊이 있고 감동이 길게 느껴지는 작품들”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쟁’과 ‘한국단편경쟁’ 섹션에는 영화제작자 곽신애 대표를 비롯해 6명의 국내외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올해 ‘한국경쟁’ 섹션은 LGBTQ 성향 영화와 여성 연대극을 내포한 유사가족 드라마가 다수였다. ‘한국단편경쟁’ 섹션에는 올해 역대 최다 편수인 1510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 기존의 확장된 거점을 중심으로 전주 곳곳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찾아 다양한 베뉴(장소)를 조성한다. 전주만의 독특한 상영장으로 입소문이 났던 '골목상영'은 지역 내 숨어있는 작은 공간을 소개한다는 취지를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조금 더 많은 장소에서 열려 관객들을 맞이한다. 전주와 영화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축제성을 강화한다. 전주시 관광거점도시 사업과 연계한 ‘전주씨네투어×마중’에는 배우 길혜연, 김신록, 신동미 등이 속한 저스트엔터테인먼트가 나선다. 독립영화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매니지먼트사와 함께 영화 상영과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주를 찾은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예산의 제약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의 긍정적인 대안 사례를 소개하는 특별전도 선보인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를 관통하는 정신이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대안’이라는 키워드가 영화제의 정신을 대변한다고 생각했다”며 “거대한 플랫폼에서 말하는 자본 창출의 영화적 성과가 아닌, 영화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다시 민주주의로’ 특별전도 주목할 섹션이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의 정치상황을 소개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섹션"이라고 소개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제 개막식은 4월 3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폐막식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01 17:52

전북예총, 창립 64주년 기념식·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 공포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회장 최무연)가 1일 창립 64주년 기념식과 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 제정 공포식을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갖는다. 전북예총은 행사에 도내 9개 장르의 각 협회와 도내 13개 시군 예총이 참여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도내 예술문화에 대한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하는 5명의 발표자가 세미나를 진행한다. 좌장은 전북연극협회 조민철 회장이 맡았으며, 이경영 전북자치도 문화산업과 과장과 박용근 전북자치도의회 의원 등이 발표자로 참여한다. 또한 홍승광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과 이제현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연구원 등도 함께 한다. 전북예총은 창립기념일에 맞춰 6개 장르의 청년 예술인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연극 이종화, 미술 허나현, 국악 최성민, 무용 최윤형, 사진 강병래와 연예 김은영 씨가 각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함께 전북예술 발전에 아낌없는 후원과 지지를 보내준 (주)하림의 정호석 사장이 공로패를 받게 된다. 또한 전북예총 정책자문위원과 문화대학 자문교수단, 진흥위원과 전문위원들을 위촉하여 이날 위촉장을 수여한다. 한편, 전북예총은 행사에서 '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을 제정하고 공포해 전북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토대로 하는 헌장도 제정한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도내에서 활발히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빅브라더스챔버싱어즈 혼성 사중창단이 ‘아름다운 나라와 푸니쿨리푸니쿨라’를 연주 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3.31 18:11

극단 까치동, 제41회 전북연극제 대상 수상

제41회 전북연극제 대상이 극단 까치동에게 돌아갔다. 극단 까치동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펼쳐진 제41회 전북연극제에서 ‘물 흐르듯 구름 가듯’(정경선 작·연출)을 선보여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물 흐르듯 구름 가듯’은 서예가와 소리꾼이 예술가적 동반자로 평생을 살아간 창암 이삼만 선생과 심녀라는 소리꾼을 조명한 작품으로 훌륭한 예술가의 뒤에는 항상 묵묵히 지지해 주며 옳은 길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에 집중해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그려냈다. 금상은 창작극회가 무대에 올린 ‘전화벨이 울린다’(이연주 작/ 류가연 연출)이, 은상은 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셈의 ‘그날, 하얼빈’(윤여태 작/ 최성욱 연출)이 받았다. 개인상은 창작극회의 이연주와 강정호, 서유정이 각각 희곡상과 최우수연기상,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올해 무대예술상을 받은 극단 까치동에서는 정경선이 연출상, 전춘근이 우수연기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또 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샘의 김민지 역시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전북연극제 심사위원을 맡은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와 고난영 한국연극협회 광주광역시지회 회장, 문광수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 남원지회 지회장은 심사 총평을 통해 “전북 연극제에서 참가 극단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통해 전북 연극정신을 체험했다”며 “올해 심사는 현재의 완성도에 중점을 뒀으며, . ‘물 흐르듯 구름 가듯’은 자연스러운 무대와 배우들의 개성 넘친 연기로 몰입감을 준 반면 주인공의 인물적 깊이가 더 강조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하얼빈’은 안중근의 내적 고뇌를 조명한 신선한 연출이 돋보였으나, 역사적 인물의 감정이 더욱 깊이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는 직업군을 통해 시대를 파헤친 작품으로 여운을 남겼다”며 “왕성하게 살아 있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 준 참가단체들의 노력에 비해 올해 역시 예산 및 수상 상금 지원이 부족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남아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전북연극제는 대상을 차지한 극단 까치동은 올해 인천에서 열리는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해 출전하게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31 18:10

소비 지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지역 공연관광⋯"지역 공연 생태계 구축 시급"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문화도시 전북의 공연관광 산업이 실질적인 소비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지역 관광산업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과 함께 안정적인 지역 공연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공연관광이 지역 관광산업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역 내 공연 관람객보다는 타지역으로 이동해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독립된 지역 공연시장을 형성하지 못함과 동시에 지역의 공연관광이 실질적인 소비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향의 도시’인 전북은 그 위상에 걸맞게 그간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브랜드 공연을 진행해 왔다. 31일 전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판소리를 기반으로 전통문화 콘텐츠 확산을 통해 전주 관광 명소화와 대표 브랜드공연 육성을 위해 ‘전주브랜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전주문화재단은 지난해 전주브랜드공연 ‘오만방자전라감사 길들이기’ 30회차를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약 4000명의 관람객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더불어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도 지난해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 특화 공연콘텐츠 ‘2024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을 선보였다. 이들 역시 한 해 동안 70여 회의 공연을 올려 1만 200여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이처럼 양 기관 모두 지난 한 해 동안 높은 객석점유율과 관객만족도를 기록하며, 공연 완성도와 독창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의 직접적인 연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공연 관광 정책과 더불어 지역 내 공연예술인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 제언한다. 공연 관광객 유치에만 집중해 수도권 공연과 견주어 공연 인프라가 떨어진 지역의 공연 산업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인 내부 마케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류인평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역 공연계가 지닌 한계점은 서울과 수도권에 공연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낮은 경쟁력을 지니게 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지역 공연 생태계의 문제”라며 “공연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는 공연 관련 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로 공연의 질과 내용도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공연 예술 종사자 육성이 필수적이지만, 지방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주시가 관광 거점 도시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관광객 유치에 집중할 뿐 지역 인재 양성에는 투자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공연 관광을 발효식품과 같다. 외부 관광객 모객에만 집중했던 그간의 정책이 아닌 뛰어난 작품이 꾸준히 공연될 수 있는 지역 공연계 생태계가 구성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준비돼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31 17:02

전북여성가족재단, 여성과 가족 위한 플랫폼 본격 가동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 특별전북’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전북여성가족재단이 도내 여성과 가족을 위한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전북여성가족재단(전정희 원장)은 올해 1월 설립한 가족지원 서비스 광역 거점기관인 ‘전북자치도 가족센터’를 수탁·운영하게 됐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앞으로 14개 시·군 가족센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재단은 가족센터를 통해 1인 가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취약·위기 가족지원 체계도 강화해 포용적 지역사회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여성과 가족을 위한 교육-취업-연구 기능을 아우르는 다기능 복합기관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재단은 △여성 능력개발 빛 건강한 가족문화 확산 △여성일자리 창출 및 고용유지 지원 △일·생활균형문화 확산 △여성·가족 정책의제 발굴 △양성평등 의식 확산 △통합 가족 서비스를 통한 보편적 가족복지 등 6가지 영역을 중점 추진한다. 1인 가구의 고립과 은둔을 예방하고, 삶의 질 향상과 안정적 생활을 위한 사회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다함께 싱글 벙글(6~7월 운영)’부터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육아향상 교육과 자녀 소통 프로그램 ‘프렌디스쿨(4~7월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재단이 매해 추진하고 있는 ‘젠더문화축제(9월 개최)’ 도 더욱 강화해 양성평등의식을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원스톱 일자리서비스(상담-훈련-취업-사후관리) 제공과 지역 교육훈련을 통한 맞춤형 인력 양성, 취업 연계 등에 두각을 나타낸 재단은 올해 100개 기업과의 협약 체결을 목표로 정진한다. 실제 지난해 재단의 직업교육훈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전체 238명 중 198명으로 취업률이 84%에 이른다. 직업교육훈련과 별도로 재단이 지난해 취업에 성공시킨 여성 취업자가 36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 후 사후 관리를 통해 고용유지율도 6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도내 기업들이 일·생활균형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인증기업을 발굴하고, 워라밸 가족학교, 워라밸 경진대회 등도 꾸준히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의성 있는 여성·가족 정책의제 발굴과 함께 성평등한 여성·가족분야 중장기 정책연구도 여성정책연구소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여성과 가족, 일자리, 돌봄 등 지역 특성에 따른 새로운 사회위험 예측과 선제적 대응을 위해 5개 기본과제 연구에 착수한다. 이외에도 여성가족 정책 포럼과 정책브리프 발간, 지역 연구기관들과 협업 등 지역 맞춤형 여성정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정희 원장은 “가족센터을 수탁·운영하게 됨에 따라 1인 가족부터 다문화 가족까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지지하고 지원해 다양성을 포용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북여성가족재단이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 기관으로서 여성정책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여성·생활
  • 박은
  • 2025.03.31 16:32

형상과 형상의 충돌…김춘선 개인전 'THE SERIES OF OMNIVOROUS'

화면 정 가운데 돼지 한 마리가 물끄러미 누군가를 쳐다본다. 그 위로 ‘Welcome To MY World’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다음 화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선과 색의 조합이 두드러진 그림이 나타난다. 이어서 어두운 배경 위로 도끼 그림과 TOOL이 새겨진 그림이 보여진다.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림들의 연속이지만, 색채와 분위기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김춘선(62) 작가의 개인전 ‘THE SERIES OF OMNIVOROUS’가 유휴열 미술관(완주군 구이면 신뱅이길 55)에서 1일부터 열린다. 월요일 휴관. 1980년대 작품 활동을 시작해 민중미술이 지배하던 시기, 자신만의 독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국내외 찬사를 받아 온 작가는 개인전만 9회째가 됐을 정도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16~2017년 단편적인 소품을 한데 모아 병렬 배치하는 작업을 선보여 온 작가는 회화적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몇 개의 연작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이후 서로 조형적 연관성이 없는 작업일수록 ‘회화적 은유’가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서로 다른 것들을 이어 붙여 대립의 요소를 회화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에 몰두하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추, 옷핀, 브로치, 기묘한 상표 등 작가가 호기심 왕성했던 어린 시절 집안 장롱 서랍에서 찾아낸 것들을 길게 늘어트린 작품 30여점이 소개된다. 주제 없이 일상에서 마주한 소재로 완성한 작품은 어딘지 일관성이 없고 때로는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안에는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필연적 사유가 담겨 있고, 색과 형태, 생각의 충돌을 통해 만든 새로운 미적 질서를 창출해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옴니버스 시리즈는 나의 어릴 적 습성이 되살아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색과 색의 충돌, 형상과 형상의 충돌, 생각과 생각의 충돌 등 이런 대립 요소를 발견하고, 즐기게 되었다”고 작가노트를 통해 밝혔다. 전시는 4월 27일까지.

  • 전시·공연
  • 박은
  • 2025.03.31 15:08

금명이 버스 탄 곳, '전주'라니⋯'폭싹' 속 전북은

지난주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다. 지난 7일부터 매주 네 편씩 총 4막을 공개해 16부작으로 종영했다. 매회 주옥 같은 명장면을 남기면서 촬영지도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제주도부터 전북, 경상북도, 광주광역시 등 전국이 들썩인다. 전북에서는 어떤 곳이 나왔을까. "씨, 개코딱지만한 게 진짜 까불어." 극 중 애순(아이유 분)과 관식(박보검 분)이 샛노란 유채꽃 밭에서 첫 입맞춤을 통해 요망진('야무지다'의 제주 방언) 첫사랑을 확인한다. 옛날 당차고 요망진 소녀와 무쇠처럼 우직하고 단단한 순애보 소년이 사랑을 확인한 이곳은 제주가 아닌 고창 학원농장이다. 고창 학원농장은 규모만 12만 평에 달하는 대형 농장이다. 계절마다 들판 가득 꽃이 펴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봄에는 유채꽃, 청보리가, 여름에는 해바라기와 백일홍이, 가을에는 메밀꽃, 겨울에는 설원이 장관을 빚어낸다. '폭싹 속았수다'뿐 아니라 김고은·공유 주연의 tvN 드라마 '도깨비', 남궁민·안은진 주연의 MBC 드라마 '연인', 정재영·신하균·강혜정·임하룡·류덕환 등이 열연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송중기·박보영 주연의 영화 '늑대소년' 등 많은 드라마·영화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양배추밭은 좀 냅둬. 그것은 자네가 그 여름 다 살아낸 값이니까." "참 어떻게 살까 싶더니만 진짜로 살민 살아졌네, 살민 살아졌어." 금명(아이유 분)이 서울대에 입학한 후 부모 애순(문소리 분)·관식(박해준 분)은 서울에 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양배추밭을 팔 생각까지 한다. 어릴 적 집안 생계를 책임진 양배추밭을 팔자는 애순의 말에 관식은 애순의 손을 꼭 잡고 팔지 말라고 말린다. 늦은 밤 둘이 옛날 생각하며 손잡고 걸은 거리는 전주 팔달로다. "금명 씨!" 1996년 펠롱펠롱('반짝반짝'의 제주 방언)한 겨울, 충섭(김선호 분)이 제대한다. 서울역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 내린 충섭은 버스에 애순의 딸 금명이 타는 것을 발견한다. 충섭은 금명을 붙잡고 싶어 달리는 버스를 향해 전력 질주한다. 놀랍게도 충섭·금명이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전북예술회관 앞 팔달로 예술회관 버스 정류장이다. 팔달로는 전주에 위치한 주요 도로 중 하나다. 구도심과 주요 관광지를 관통하는 메인 도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인접해 있어 주요 상권이 몰려 있고 문화와 역사도 느낄 수 있어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꽉 찬다. '폭싹 속았수다' 속 전북 촬영지는 산책도, 관광도 모두 가능하다. 전북 촬영지를 찾아 드라마 장면을 떠올리며 주말 나들이 떠나보는 건 어떨까.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방송·연예
  • 박현우
  • 2025.03.31 14:03

눈과 귀가 즐겁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대표공연 개막

매주 목요일 저녁 전통의 향기가 가득한 무대, 감성을 깨우는 소리와 춤, 그리고 울림 있는 선율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순간이 지역서 펼쳐진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선사하는 2025 상반기 ‘목요상설 가·무·악’이 오는 다음 달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총 6회에 걸쳐 펼쳐질 올해 목요상설 가무악은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의 창작품을 선보이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도민, 청소년, 외국인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우리 음악과 소리, 춤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해 첫 공연에서는 3단 합동으로 풍성한 가·무·악 공연이, 10일은 교육학예실의 특별무대로 구성됐으며 5월 8일은 어버이날 기념 창극단, 관현악단 합동공연으로 준비됐다. 이어 15일은 관현악단의 창작 충주의 밤, 29일은 무용단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마지막으로 6월 19일에는 창극단의 소리열전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첫 번째 공연은 ‘한국의 멋, 다시 봄’이라는 주제로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 3단이 모두 총출동해 상설공연의 포문을 연다. 이날 첫 무대는 가야금 김윤희, 대금 최신, 장구 조인경 관현악단원의‘25현가야금과 저대를 위한 The Arirang’으로 첫 무대를 연 뒤, 무용단의‘태평무’가 이어진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이연정 창극단 부수석단원의 판소리로‘심청가 중 눈 뜨는 대목’을 열창하고, 이어서 백은선 관현악단원의‘최옥산류 가야금산조’를 선보인다. 다섯 번째 무대는 창극단 남자단원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광대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사로잡고, 북을 치며 추는 한국의 궁중정재‘무고’를 이현주, 이윤서, 박지승, 김소희 단원이 재현한다. 마지막은 창극단 여자단원들의‘신뱃노래·사철가’로 첫 상설공연을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로 도민을 위한 무료공연으로 준비됐다. 예매는 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1인 2매 이내로 가능하다. 또한 로비에서 K-뮤직 공연여권 발급 및 스탬프 날인도 가능하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30 18:39

완판본문화관,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들여다보다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조명하는 특별한 기획전시가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다.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은 지난 25일부터 새롭게 개편한 상설전시 ‘완영본과 완판방각본, 조선의 출판문화를 읽다’를 선보이고 있다. 월요일 휴관. 이번 전시는 전라감영에서 간행된 완영본과 전주 서포에서 간행된 완판방각본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완판본은 국가 주도로 출판된 관판본(官板本)과 민간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간행한 방각본(坊刻本)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관판본은 국가의 주도로 정치, 학문, 행정 등을 목적을 위해 간행되었으며, 방각본은 대중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문학작품과 실용서를 출판하며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조선시대 출판문화에서 관판본과 방각본이 공존했다는 점은 두 출판의 형태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라감영은 국가 주도의 서적 간행이 활발했던 곳이며, 전주는 조선시대 단일도시로는 가장 많은 책이 출판된 상업 출판의 중심지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완영본과 완판방각본 서책을 각각의 특성에 맞춰 분류해 선보인다. 완영본은 유학서, 의서, 문집, 정치서, 운서 등으로 구분하고, 완판방각본은 판권지를 기반으로 서포별로 정리하여 소개한다. 또 복각된 목판도 함께 전시해 당시 출판 방식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안준영 관장은 "이번 전시 개편을 통해 조선시대 출판 방식과 그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완판본이 지닌 기록(記錄)과 서사(徐事)의 힘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펼쳐진 이야기를 관람객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3.30 08:51

'국악의 고장' 맞아?…전북도립국악원 상임단원 경쟁률 갈수록 내리막

각종 구설수로 홍역을 앓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상임단원 선발 경쟁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조직 쇄신이 요구된다. 전북자치도립국악원은 한때 예술단원 상당수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국악인들로 구성돼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올해는 전체 상임단원 선발 경쟁률이 9.25대 1에 그칠 만큼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상임단원에 지원한 인원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108명이나 줄었다. 국악인들의 취업 한파로 충청·강원 등에서는 예술단원 선발 경쟁률이 치열하지만, 전북도립국악원의 단원 지원자 수는 나날이 줄고 있어 국악원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27일 도립국악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공개모집을 통해 채용한 상임단원 수는 모두 48명이다. 2015년에는 145명, 2017년 172명, 2018년 8명, 2020년 37명, 2021년 52명, 2022년 8명, 2023년 72명, 2024년 34명, 2025년 37명이 지원했다. 2016년과 2019년은 따로 상임단원을 선발하지 않았고, 2018년도는 비정규직 1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모집 인원수가 적었다. 올해는 상임단원 채용분야와 자격요건 확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상임단원 채용 공고에 앞서 채용분야와 자격요건 내용 일부가 각 실단 단원들에게 노출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에는 무용단원 채용과정에서 실기전형위원 5명 중 4명이 실기합격자 부모와 연결돼 있다는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해당 실기합격자는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채용 공고 전부터 서류심사·실기시험까지 공정성과 형평성에 균열이 생겨 신뢰를 잃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립국악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지난해 상임단원 2명 모집에 94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거문고 단원 1명 모집에 37명이 지원했고, 해금 단원 1명 모집에 57명이 응시했다. 2023년에도 가야금 단원 1명 모집에 무려 69명, 해금 단원 2명 모집에 79명의 응시자가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원도립예술단 역시 최근 진행된 도립국악관현악단 채용에서 해금 연주 단원 1명 모집에 32명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원에 위치한 국립민속국악원 정단원 지원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6년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지원자는 4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11명, 2021년 86명으로 갈수록 지원자 수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도립국악원의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충청 지역에 위치한 국악예술단으로 지원자가 몰리는 이유를 분석하고, 국악원에 지원해야 하는 명분을 명확히 정립해야한다는 것이다. 도내 문화계 한 인사는 “전국적으로 예술단원 채용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며 “채용 편차가 생길 수 있지만, 국악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전북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열이 아닌 화합을 통해 조직 쇄신과 분위기 전환이 이뤄져 예전의 국악원 명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3.27 17:02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선정작 발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선정작 38편이 공개됐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27일 코리안시네마 상영작으로 장편 20편, 단편 18편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영화제측은 올해는 전반적으로 질적 수준이 높은 작품들이 응모해 어느 해보다 진입경쟁이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적으로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 공모에서 비경쟁부문(장편) 출품작은 114편으로 지난해 88편 출품 대비 26편이나 증가했다. 코리안시네마 섹션은 장르의 구분 없이 코리아 프리미어(국내 최초 상영) 또는 그 이상의 프리미어 조건을 갖춘 작품들로 구성된다. 국내 독립예술 영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섹션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소재가 더욱 다채로워진 6편의 다큐멘터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2편의 다큐멘터리가 한일 문제를 다룬다. 임흥순 감독의 ‘기억 샤워 바다’는 항일운동가의 자손이자 제주 4·3 사건 당시 연락책이었던 김동일과 그의 옷을 소재로 관동대지진 속 일본에 의해 행해진 한국인 학살 등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재일동포 김이향 감독의 ‘이방인의 텃밭’은 재일동포의 정체성에 관해 내밀하게 이야기한다. 인류가 동물과 소수자를 인식하는 태도에 질문을 던지는 김화용 감독의 ‘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페미니즘 미술을 개척한 한국 대표 미술가 윤석남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낸 윤한석 감독의 ‘핑크문’,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오케스트라에 관한 서한솔 감독의 ‘하트 투 하트’ 등 다양한 소재의 다큐멘터리들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경쟁과 한국단편경쟁에서도 강세를 보였던 LGBTQ 소재는 코리안시네마에서도 돋보인다. 20년 간 성적소수문화 인권연대 단체 ‘연분홍치마’에서 활동해 온 김일란 감독의 새 다큐멘터리 ‘에디 앨리스’는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에디와 앨리스라는 두 인물을 조명한다. 극영화 중에서는 김조광수 감독의 ‘꿈을 꾸었다 말해요’와 김대환 감독의 ‘비밀일 수밖에’가 LGBTQ 소재를 담고 있다. 이희준 배우의 첫 장편 연출작인 ‘직사각형, 삼각형’과 독립영화계 아이돌 문혜인 배우의 첫 장편 연출작 ‘삼희: The Adventure of 3 Joys’,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인 이정현 배우의 첫 연출작인 단편영화 ‘꽃놀이 간다’ 등 배우 겸 감독들의 연출작도 다수 상영된다. 이밖에도 영화 ‘말아톤’을 제작한 정윤철 감독의 ‘바다호랑이’가 상영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사로 활동한 故김관홍씨의 삶을 이야기한다. 또 2014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입상한 박경근 감독의 ‘백현진쑈 문명의 끝’ 등 과감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영화들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3.27 16:11

김광석의 노래, 어쿠스틱 밴드로 지역서 다시 태어나다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 최정엽이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헌정하는 공연 '김광석 Tribute Concert'을 연다. 오는 29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20년간 김광석의 노래로 관객들과 만나온 싱어송라이터 최정엽이 통기타·보컬의 박성만, 소은과 키보드 소지현, 베이스 최형범, 퍼커션 박인열과 함께 어쿠스틱 밴드를 구성해 선보이는 자리다. 공연 시각은 오후 4시와 7시 30분.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전북문화산책’의 첫 번째 기획 공연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침체로 인해 수년간 공연이 중단됐던 가운데, 이날 공연은 전북 지역의 문화예술 부흥을 위한 첫걸음으로 기획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공연에서는 ‘나의 노래’,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변해가네’ 등 대중들에게 익숙한 노래들이 연주될 예정이다. 또 이날 무대에는 특별한 케스트로 고소라 소리꾼이 출연한다.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전통 음악과 현대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김광석 노래를 소리로 표현해 관람객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소리꾼 고 씨의 출연은 공연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로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싱어송라이터 최 씨는 “김광석의 노래를 사랑하는 많은 팬이 있기에 매번 공연이 끝날 때마다 더 많은 곡을 들려드리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가장 사랑받는 곡들을 선곡했다”고 말했다. 김윤상 전북문화산책 대표는 “김광석은 진정성 있고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로 많은 명곡을 남긴 싱어송라이터로, 대한민국에 포크송 붐을 일으켰던 전설적인 가수”라며 “이번 헌정 공연이 김광석의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그리운 음악과 함께하며, ‘가객(歌客)’ 김광석 님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27 16:09

진솔하고 담박한 표현 가득⋯이경순 작가, 산문집 '봄 돌아오듯' 출간

이경순 작가가 산문집 <봄 돌아오듯>(신아출판사)를 펴내고 봄을 알린다. 총 6부로 구성돼 60여 편의 글이 실린 이번 책 속 작품은 이 작가가 평소 써온 일기 글이다. 실제 책에는 꾸밈없는 성격으로 김제 원불교 원평 교당과 서울 원불교 신길 교당에 다니며 신자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던 그가 틈틈이 일기 형식의 산문으로 메모한 글들이 수록됐다. 특히 이번 책은 3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의 언니, 이금영 수필가의 손길로 탄생됐다고 알려져, 지역 문인들의 눈길을 끈다. “아이를 재워 놓고 어머님과 같이 들에 나가 일하다가 오면 아이가 잠 깨어 혼자 울다가 나를 보고 슬피 울면 같이 운 적이 여러번 있어요./(중략) 달빛 감나무 아래 기죽어 서 있던 그 젊은 여자는 지금도 내 기억 속에 말없이 서 있다. 그 가슴 아프게 혼자 울던 기억을 왜 못 놓아 버리고 이따금 되살아나는가. 왜, 놓지 못하는가.”(‘달빛 감나무 아래’ 중에서) “생채 하는 날은 큰 양푼에 밥 서너 그릇 붓고 밥 비벼 참기름 쳐서 먹으면 꿀맛이었다. 우리는 곧잘 병아리 싸움도 잘하고 토라지고 아버지한테 혼나고 그랬다. 밀 농사해서 밀가루 장만해 어머니가 가마솥 밥 넘으면 호박잎 깔고 반죽 부어 밥 제지면 그 호박잎 냄새난 듯한 그 개떡이 그리 맛있어 그 맛을, 언제 볼거나”(‘가을 무 생채’ 중에서) 이처럼 작가의 산문집에는 진솔하고 담박한 표현으로 가득해 시골 아낙네들의 보편적인 삶이 투영돼, 더욱 구수한 정감을 전한다. 김영 석정문학회장은 이번 책의 감상평을 통해 “산문집 제목처럼 이경순 작가에게도 생의 ‘봄’이 다시 돌아오길 빈다. 활짝 웃는 얼굴은 활짝핀 꽃보다 더 좋은 경전”이라며 “이경순 작가가 비록 지금은 달빛 젖은 감나무 아래에 있지만, 곧 우리에게 봄이오는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필자도 이 작가의 활짝 웃는 얼굴이, 작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던, 가족과 친구, 교우에게 기쁨을 주는 ‘경전’이 되는 봄이 꼭 오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김제 출생인 작가는 원불교 원평 교당에서 입교해 원불교 서울 신길교당에서 활동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3.26 18:35

진안 출신 전근표 시인, 여섯 번째 시집 '아기새 한 마리' 발간

전근표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아기 새 한 마리>(청어)를 발간했다. 시는 ‘인간 본성에 바탕을 둔 과거의 점철된 삶의 역사와 현재의 질곡 된 사회 현상을, 사공을 초월한 자연에 접목해 바람직한 인간성 복원을 위해 미래를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게 하는 한편의 언어적 파노라마’라고 주장하는 시인은 이번 시집 속 그의 일생을 담았다. 시집은 ‘1부 나는 누구인가’와 ‘2부 부모님 은혜’, ‘3부 자연 속으로’, ‘4부 우리 모두 함께’, ‘5부 마음의 고향’, ‘6부 죄와 벌’, ‘7부 꿈은 이루어진다’ 등 총 7부로 구성돼 70편의 신작이 품고 있다. “우르르~쾅, 우르르~쾅쾅…/ 천둥 번개가 진동하니 하늘 열리고/ 땅이 솟구친다/ 안개 자욱한 인기척 없는 새벽에/ 물 폭탄 맞고도 늠름한/ 하늘 향해 우뚝 솟은 마이산/ 암수 한 쌍 시선의 몸이 되어/ 하늘에 열린 파란 창에 흰 구름 내려/ 허리 감싸니 새 몸 단장한 모습이라”(시 ‘내 고향 마이산’ 중 발췌) “부모님께서 세상 떠나신 지 어언 20여 년/ 이 몸 살아 칠순이 지나서야/ 자식 된 도리 알았습니다/ 살아생전 날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 어이 잊겠습니까만/ 자식들 부모님께 생전 효도한다지만/ 그것은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용서하십시오”(시 ‘부모님 전 상서’ 중 발췌) 이처럼 잠시 들여다본 그의 작품에서도 느껴지는 등 이번 시집에는 그의 고향인 진안에 대한 이야기부터 부모님을 향한 사랑, 자연에 대한 예찬, 시끄러운 세상사, 시인의 소망 등 지금껏 살아온 작가의 삶의 여정을 함축해 선보인다. 전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름있는 선남선녀 선배 시인들의 힐책이 나의 머릿속을 뒤흔든다 해도 이를 채찍질 삼아 한 조각 구름처럼, 한 떨기 바람처럼 그냥 지나쳐 버릴 뿐”이라며 “언제나 청량제 같은 향기로움으로 남은 삶은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가슴에 다가가는 글을 쓰겠다고 스스로 다짐 해 보면서 마지막 시집이 될지 모르는 이번 여섯 번째 시집이 발간되기까지 육성 지도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진안 출신인 시인은 육군 제3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중령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하림 상무이사를 지냈다. 2008년 <한국시> 로 등단, 한국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제6대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아버님! 하늘나라 그곳에도 꽃은 피었나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꿈의 노래>, <하늘을 머리에 이고>, <별빛 소나타> 등을 발간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3.26 18:34

삶의 풍경 속에 머무르다…김석천 신작 시집 '궁금증'

선한 눈길과 맑은 언어로 독자들과 호흡하는 김석천 시인의 신작 시집 <궁금증>(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의 풍경 속에서 기꺼이 머물며 작고 미약한 존재들의 생활과 감정을 촘촘히 기록해나간다. 담백한 시선은 일상의 소소한 장면을 은유적으로 풀어내어 일상 너머로 향하는 길을 열어젖히고, 범상한 매일에서 다른 차원의 정경을 발견해낸다. “잎이 피기도 전에/꽃이 먼저 만발했다//겨우내/뿌리들이 온 힘을 다해/영양과 수분을 밀어 올리고/잎들이 봄을 양보하지 않았다면/저토록 아름다운 벚꽃을/연출해 낼 수 있을까//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뿌리와 잎이다”(‘벚꽃’ 전문) 김석천의 시에는 고독과 슬픔이 드리워진 순간들이 담겨있다. 세상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가기 쉬운 존재들에게 애틋한 마음으로 연민과 공감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다. 시인의 그런 눈길은 주변의 자연환경, 사물과 상황 등으로 이어진다. 어지러운 세상 속 뭇 존재들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들을 만나다보면 한편의 시를 길어 올리는 시인의 예민한 기척에 감탄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시인의 유머와 해학성을 엿볼 수 있는 시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모두 평등해서 좋다//모처럼/거추장스런 형식과 예의를/활활 벗어 던지고 나니/홀가분하다”(‘목욕탕에서’)에는 시인의 너스레가 담겨 있어 피식 웃음 짓게 만든다. 또 “신호등이 많다고/짜증내지 마라//( 중략 ) //위반하고 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참는다”(‘신호등’)에는 왠지 모를 공감을 자아내 시집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평범한 상황과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80여 편의 시를 통해 따스한 기운과 뭉클한 감동을 전달한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미수(米壽) 기념으로 엮어낸 세 번째 시집”이라고 소개하며 “이번에는 뒤 작품 해설도 입히지 않고 그냥 알몸으로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시인은 1939년 익산에서 태어나 남성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63년 서라벌 예술대학(현재는 중앙대학교에 통합 편입됨)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평생 교직에 몸담았으며, 2003년 이리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시집으로 <세상 뱃속에 있다가>와 <시의 유방>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3.26 18:3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김두를빛'벽을 타는 생쥐, 바타'

얼마 전, ‘과학사’를 다룬 책을 읽었다. 현재의 문명사회를 이룩하기까지 과학의 역사가 얼마나 많은 도전과 실패의 결과인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도전과 실패의 반복은 단순히 과학사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목숨까지 담보로 도전한 결과 지구상에 인간이 출현한 짧은 시간 안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처럼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있다. <벽을 타는 생쥐, 바타>이다. 목련 아파트 202동 지하에 사는 생쥐 부부의 열세 번째 아들이 탐험가를 만난 건 그날 내린 눈 때문이었다. 하얀 눈송이가 소복소복 내리는 것을 본 열세 번째 아들의 가슴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뛰었다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지하에 사는 생쥐 가족 중 유일하게 호기심이 많은 열세 번째 아들은 창밖을 바라본다. “세상이 너무나 멋져 보여서.”라는 말과 함께 모두 잠든 새벽, 지하를 나와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로 첫발을 내디딘다. 호기심이 없다면 시도할 수 없는 위험한 외출인 셈이다. 밖으로 나오면 생쥐에게는 위험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엄마마저도 ‘너 자신을 위해서 살라.’며 열세 번째 아들의 모험에 불을 지핀다. 지하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를 돌아다니며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삿짐을 옮기는 사다리차를 발견한다.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차를 보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던 열세 번째 아들은 지금껏 생각해 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방향인 ‘위’를 보고 놀란다. 그곳에서 탐험가 쥐를 만난다. 처음 탐험가를 만났을 때 그에게서 먼 길, 바람과 햇살, 촉촉한 새벽 공기와 오후의 마른 대지를 지나, 적막한 밤의 길을 걸어온 것 같은 바람 냄새를 맡는다. 작가가 생각하는 탐험가에 대한 묘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을 탐험하다 보면 끊임없이 낯선 곳을 찾아다니며 고단한 길 위에서 걷고 바람과 햇살과 이슬을 함께 해야 하니 어쩌면 바람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탐험하며 정처 없이 떠도는 게 신기하기만 한 열세 번째 아들은 탐험가 쥐에게 묻는다. “왜 떠돌아다녀요?”라고. 이에 탐험가는 “문득 ‘쥐로 태어난 건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아닌 낯선 곳에 가보고 싶어졌지. 그때부터 여기저기 떠돌아다닌다.”며 대답한다. 탐험가 쥐의 대답 속에서 조건보다 선택과 도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탐험가 쥐의 말을 들은 열세 번째 아들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사다리차를 타고 오른다. 10층이 넘는 거실에서 바라본 세상은 지하실 안에서는 본 적이 없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비밀스러운 세상을 보게 된다. 경이로움을 느낀 열세 번째 아들은 창문과 현관문이 닫히는 사이에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곳에서 알게 된 햄스터와 며칠을 보내며 결국 인간에 의해 발각되어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쓰레기 차에 실려 쓰레기 처리장까지 옮겨진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들이 있는 목련 아파트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떠나고 없었다. 이에 열세 번째 아들은 고양이에게 쫓기면서 나무를 타고 아파트 벽을 오른다. 평상시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벽을 오르는 도전. 그렇게 오른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땅에서만 살았으면 볼 수 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세상은 이렇게 생겼구나’를 인식하고, 도전하지 않고 지하에 안주하고 살았더라면 결코 알지 못했을 세상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그러다 옥상에서 만난 인간 여자는 열세 번째 아들을 바라보고 신기한 듯 먼 곳을 가리킨다. 그곳은 옥상보다도 더 높은 ‘라라타워’다. 열세 번째 아들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며 다시 또 길을 떠난다. 과연 열세 번째 아들이 도전에 성공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는 도전했고, 자신의 세상과는 다른 낯선 세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또 다른 탐험의 길을 떠난 것으로서 자기 세계의 확장이라는 경험을 선택했기에 여기에 또 다른 평가는 의미가 없다. 이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기 전과 시도한 후의 삶의 변화는 크다. 도전은 자신의 공간을 넓혀가는 작업이기도 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은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3.26 18:33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 일정과 함께 공식 포스터 및 키워드를 공개하고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여름 축제로 개최 시기를 옮기고, 새로운 변화와 차별성을 강화해 온 소리축제가 올해는 8월 13일부터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도내 14개 시군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소리축제는 정통성과 예술성에 집중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나고자 하며, 공식 포스터와 키워드에 이러한 방향성과 정체성을 담아냈다. 2025 소리축제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Echoes from the Homeland)’이다. 음악은 이주하고 교류하며, 인류 문화에 다양성을 더한다. 타지역의 예술 언어를 만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도 하는 음악의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중심에 두고 올해 소리축제는 음악의 이주와 정체성, 향수를 담은 음악 장르, 예술가, 현대적 재해석에 주목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깊은 문화적 뿌리를 가진 전북자치도, 한국, 그리고 세계의 음악 유산을 귀하게 여기는 소리축제 정신과 맞닿아 있는 지점으로, 궁극적으로는 본향과 타향 사이 음악을 구성해 내는 공동체의 창조성을 환기하게 될 것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소리축제 포스터는 이러한 정체성뿐만 아닌 올해 축제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담아 시각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올해 포스터는 키워드의 의미를 담아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소리와 연결해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 이는 본향(뿌리)으로부터 뻗어나간 소리의 기억과 새롭고 다양하게 창조된 소리의 조각들이 전주와 전주세계소리축제로 모여 희망의 나무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소리의 싶은 울림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에게 공명하듯 확산돼 세계로 퍼져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가지 버전으로 디자인된 포스터 안에 담긴 다채로운 색상은 소리의 다양성을 담아냈다. 김희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소리축제는 근원이 되는 음악의 뿌리부터 이주와 교류를 통해 변주되고 창조된 음악들, 디아스포라 예술가 등에 주목해 다양하고 독창적인 음악을 만날 수 있게 되실 것이다.”며“지역과 문화적 뿌리 그리고 본질에 바탕을 둔 음악의 다양성과 창조성이 보여주는 음악적 가치와 깊은 울림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26 16:4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