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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사진예술 흐름 한눈에' 2025 전주국제사진제 26일 개막

동시대 사진예술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2025 전주국제사진제가 26일부터 서학동예술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Making not taking(찍지 않고 만들다)’를 테마로 △주제전(국제‧국내) △로컬문화사진전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 △갤러리 참가전 △자유발언전 등 8개 섹션으로 사진제가 구성된다. 미국 대표 여성작가 빅토리아 삼부나리스를 비롯해 한국여성작가협회 등 국내외 사진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해외 사진예술의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주제전(국제전)에는 사회적 관심과 역사·문화적 해석, 현실 관찰과 심리적 은유, 의미를 포착한 12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예술감독을 맡은 에릭윅스(Eric Weeks)는 "사진은 외부세계를 기록하는 동시에 예술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매개체"라며 "과정 중심적이며 신속하고, 매개적인 동시에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예술적 탐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주국제사진제 특별전에 미국 여성 대표 사진가 '빅토리아 삼부나리스'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작가는 지난 25년 동안 오토홈이 장착된 자동차를 타고 미국 남서부를 여행하며 풍경을 기록했다. 5×7인치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대형판화로 제작했고, 최근에는 비디오카메라를 함께 활용하는 사진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환경문제와 촬영장소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성찰을 병행하며 공간과 환경적 변화를 이미지로 풀어냈다. 국내 사진가들의 예리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국내전 ‘New Portfolio’도 인상적이다. 올해는 ‘경계를 넘어서 현실과 초현실 탐구’를 주제로 김태환, 안준, 이고은, 조현택, 정현목, 심재현 작가가 함께한다. AI(인공지능)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복잡해진 오늘날 현실과 비현실, 초현실과 초실재의 경계를 조명한다. 벨기에 사진가 겸 기획자 제롬드 펠링기가 기획한 스트리트 포토 전시를 전주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미국 윌슨에서 개최되는 사진 축제 ‘Eyes on Main Street Wilson’의 일부로 100인의 사진작품 중 16점을 선별해 전주에서 선보인다.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 프로그램 일환으로, 도시와 거리의 생생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사진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예비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지지하는 ‘자유발언전’ 프로그램도 열린다. 올해는 후지필름의 ‘Seed Collection’프로그램과 협력해 선정된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연계 프로그램으로 2024 자유발언 최우수상 수상작가전을 5월 6일까지 선재미술관에서 연다. 지난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혁준 서울예대 학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여성사진작가협회(KOWPA)도 이번 사진제에 ‘얽힘’을 주제로 참여한다. 인간과 물질, 비물질이 얽혀 실제에 변화를 주는 현상을 탐색하고 포착했다. 삶이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흙, 물, 공기와 같은 자연과 역사와 개인의 의식 기억에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 질문한다. 이밖에 전주로컬문화사진전 섹션에서는 ‘아~대한민국’을 주제로 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지역 문화와 정서를 각자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 참가전에 지역에서 왕성히 활동중이 에프갤러리가 참여한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사진제는 5월 11일까지 이어지며 축제 세부일정은 홈페이지(jpf.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21 16:50

'폭싹' 은명이, 강유석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찾는다

‘폭싹속았수다’부터‘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며 대세배우로 떠오른 강유석이 전주를 찾는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2025 전주씨네투어×마중 프로그램을 21일 공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시가 함께하는 ‘전주씨네투어×마중’올해의 파트너는 저스트 엔터테인먼트다. ‘전주씨네투어×마중’은 배우들과 관객‧시민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마련한 영화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마중초이스, 마중토크, 마중전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파트너인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12명이 전주씨네투어×마중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를 관객과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마중초이스’에는 배우 박지환, 서현우, 차우민 차정우, 이찬형이 참여한다. 5명의 배우가 자신의 선택으로 관객을 마중하는 마중초이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메가박스 4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배우와 관객이 보다 가까이에서 다양한 주제로 소통하는 ‘마중토크’에는 대세배우로 거듭난 강유석부터 길해연, 서지혜, 성지영, 신동미, 차우민, 차정우까지 7명의 배우가 함께한다. 이들은 각각 토크 주제를 정해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예정이다. 마중토크는 5월 2일과 3일 양일간 전주 오거리문화광장 옆에 마련된 페스티벌존 J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저스트 엔터테인먼트 배우 열두명은 전주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감성을 담아낸 데이즈드 화보를 마중전시를 통해 공개한다. 마중전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1 14:14

[리뷰]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정기공연 ‘청’, 전통과 실험의 교차점

판소리 무대 위에서 수백 년간 효를 노래해온 ‘심청’이, 이번엔 인간 ‘청’으로 무대에 섰다. 전통을 깨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겠다는 선언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 작거나 혹은 너무 분주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지난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제58회 정기공연 ‘청’을 무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정기공연 ‘춘향’에 이은 정통 창극 시리즈로, 전통 판소리 어법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 화성을 접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엿보였다. 제작총괄에는 유영대 도립국악원장이, 작창과 총감독에는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나섰으며, 양수연 연출가가 무대디자인을 책임졌다. 작곡·지휘에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안무에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 대본에는 안선우 극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힘을 보탰다. 특히 이번 공연은 김차경 예술감독의 부임 이후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공연은 창극단 예술 3단 단원들의 개별 기량이 돋보이며 전통 창극의 음악적 기반을 충실히 따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주요 배역을 맡은 단원들의 탄탄한 소리와 몰입도 있는 연기는 무대의 기본기를 잘 지켜냈다. 그러나 작품의 중심 서사인 ‘인간 청’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는 다소 실패한 인상이 짙다. 공연 전 홍보에서 강조됐던 ‘효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청’을 조명하겠다는 기획 의도는 무대 위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했다. 또 서사의 핵심을 흐리는 산만한 장면 구성과 관현악의 과도한 개입은 서정성과 몰입감을 저해했고, 관객이 청이라는 인물에 공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무대 연출 또한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무대 장치가 부족했고, 조명과 영상 활용은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일부 장면에서 낮은 퀄리티의 무대영상 효과는 무대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려, 극 전개를 방해했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들어볼 수 있었다. 또 극 중 인물 구성에서도 불균형이 드러났다. 제목은 ‘청’이었지만, 정작 무대에서 더욱 부각된 인물은 심봉사였다. 인간 청의 서사를 중심에 두기보다는 심봉사의 감정선과 이야기 전개에 비중이 실리면서 작품의 의도가 흐릿해졌다. 여기에 약 3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음향의 불균형, 그리고 관객과의 거리감을 만든 중국풍의 음향과 무대 영상도 지적이 필요하다. 전통과 현대, 전형과 탈전형을 넘나들고자 했던 의도는 분명했지만, 그 시도가 완성도 높은 결과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읽힌다. 전반적으로 이번 ‘청’은 창극단 내부 단원들의 기량을 확인한 무대이자, 새로운 예술감독 체제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국악의 중심지인 전북특별자치도에 뿌리를 둔 도립국악원이 앞으로도 풍부한 자원과 전통의 깊이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길 기대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4.20 17:10

영화와 시각디자인을 아우르다…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100 Films 100 Posters’

영화와 시각디자인을 아우르는 전시 행사 ‘100 Films 100 Posters’일정이 공개됐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와 전주시가 올해 100팀의 그래픽 디자이너와 협업해 상영작 100편에 대한 포스터 전시를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연다. 상영작 100편에 대한 100개의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제11회 100 Films 100 Posters’는 팔복예술공장과 영화의거리,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각각 진행된다. ‘100 Films 100 Posters’는 올해부터 주제 행사 살롱(Salon)을 진행한다. 올해는 ‘영화제 디자인’을 주제로 ‘살롱 100 Films 100 Posters: 영화제 디자인’을 오픈(Open), 리뷰(Review), 크리틱(Critic) 총 3부로 구성했다. 영화제와 디자인 분야 전문가들이 영화제 안팎에서 디자인이 경험되는 방식, 디자이너와 영화제 관계자의 협업 방식, 시각문화 속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영화제 디자인의 의미 등을 탐구한다. 영화제 디자인의 현황을 살피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어 문화‧산업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는 5월 4일부터 5일까지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열리며, 당일 행사장에서 선착순으로 참가신청 하면 된다. 올해는 두 가지 주제전시가 각각 진행된다. 첫 번째 주제전시인 ‘영화제 디자인 13개의 장면’은 영화제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아카이브 기반 전시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개최된다. 살롱 참여 디자이너와 관계자들의 작업에 더해 영화제의 장르적 특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로고 타입, 포스터 등 국내 13개 지역 영화제의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주제전시 ‘2026 미리보기 극장 노스탤지어’는 내년 살롱 주제인 극장 시각문화를 미리 조망하는 전시다.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린다. 현대극장의 시각문화를 탐색하기 전에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도장 및 소설 등 과거 극장의 시각문화와 시각 및 문학 분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될 예정이다. 특별전시 '포스터와 포스터'도 눈여겨볼만하다. 100 Films 100 Posters의 아카이빙을 활용해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포스터와 극장에서 사용되는 상업용 포스터를 나란히 배치해 하나의 영화에 대한 두 가지 포스터의 관점을 비교할 수 있는 전시이다. 특별전은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전주시립인후도서관에서 개최된다. 차세대 시각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 직장인, 업계 종사자를 위해 ‘포스터 디자인 워크숍’ 행사가 5월 17일과 18일 이틀 간 문화공판장 작당서 무료로 열리며 사전 접수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사진책 출판사 ‘사월의눈’이 주관하는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0 17:09

호랑이 그리는 청년작가 '김채연'…누벨백미술 '범이 사는 숲' 개인전

수년 간 호랑이만을 화폭에 그리는 청년 작가가 있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스물여덟의 김채연 작가다. 그가 이토록 호랑이에 천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호랑이는 동물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세상의 힘찬 기운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범이 주는 매서운 야생성 이면에 자연주의적 따스함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동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호랑이띠이기도 한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적인 문법을 비껴가는 독특한 호랑이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누벨백미술관은 청년작가발돋움전의 일환으로 김채연 작가의 ‘범이 사는 숲’ 전시를 29일까지 연다. 작가는 작품에서 화폭 위를 유영하는 호랑이들은 단순한 형상이 아닌, 작가의 내면 에너지와 자연에 대한 깊은 교감을 표현하는 존재로 시각화한다.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명상적 세계로, 관객을 조용히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설정된다. 특히 용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범의 이중성을 작가만의 감수성으로 표현해 관객에게는 ‘수호’라는 묘한 안정감을 전한다. 작가는 “무수한 선택과 망설임 속에서 나아가는 여정, 때로는 두려움에 머뭇거리고 때로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공간. 그 속에서 호랑이는 나의 내면을 상징한다”며 “성장과 재발견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내 흔들리면서도 끝내 길을 찾는 의지의 형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채연 작가는 사범대학 교육학과(미술교육)를 졸업했다. 지난해 첫 개인전 'Record : make me'(예술공간 결, 전주)를 열었고, 단체전은 신진작가발굴 기획전 Young ArtistⅡ(최북미술관, 무주), 호랑이 그림전(연석산미술관, 완주), 누벨백미술관 특별전 '젊은 고뇌 서로를 잇다'(누벨백미술관, 전주) 등 다수 참여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17 17:46

"문화는 있었지만, 내 시간엔 없었다"…밤이 되면 사라지는 문화생활

“수업은 오전 10시에 있대요. 저는 그 시간에 일하는데요.” 최근 문화생활을 위해 문화센터 강좌를 찾던 직장인 김다빈(30) 씨는 강좌 검색 후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유진(27) 씨 역시 문화센터를 알아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도서관이든 미술관이든 6시면 문 닫잖아요. 회사 다니면 전시 관람은커녕 문화센터 수업은 못 듣는 게 기본이에요. 문화가 ‘여유 있는 사람’만을 위한 것처럼 느껴지죠.” 이처럼 지역 청년들에게 문화는 여전히 ‘시간의 문제’다. 문화시설은 열려 있고, 강좌도 있고, 전시도 있다. 하지만 그 ‘열림’은 청년들의 생활 리듬과는 엇갈려 있다. 실제로 전주문화재단, 전북도립미술관 등 지역의 주요 전시 공간은 대부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된다. 문화센터 강좌는 주로 평일 낮에 편성돼 있고, 저녁 시간대나 주말 프로그램은 일부에 그친다. 지방 곳곳의 문화정책은 청년의 현실을 담지 못한 채, 여전히 행정 편의 중심의 낮 시간 운영 구조에 머물러 있다. 결과적으로 ‘문화시설은 있어도 청년은 이용할 수 없는’ 구조적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달랐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도서관 등 주요 공공 문화시설은 평일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문화로 야금야금(夜金)’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야간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있다. 퇴근 이후에도 문화시설에 접근 가능한 문화정책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문화사업의 ‘양’ 자체는 지방이 수도권보다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지역문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은 자체 문화사업 진행 건수가 수도권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문화사업은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청년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기획하고 운영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이다. 물론 지역 곳곳에서도 청년들이 퇴근 후 참여할 수 있는 북토크, 독립서점 모임, 소규모 커뮤니티 프로그램들이 민간 주도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규모가 작고 정기성이 없으며, 지속적인 공공 지원 구조도 미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야간 문화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기 위해서는 문화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문화시설의 연장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성혁 문화기획자는 “문화시설의 연장 운영이 가능해지려면, 무인 운영 시스템과 탄력 근무와 같은 그에 맞는 시스템이 구축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또 기존 프로그램과는 다른, 문화 소비자의 욕구를 고려한 특색 있는 콘텐츠가 개발 역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장 운영에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직원들의 근무시간, 즉 예산의 문제가 가장 클 것”이라며 “다수의 복지를 위한 제도라도, 소수의 권리와 복지도 함께 존중받을 방안 역시 제도적으로 준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4.17 16:53

전북형 미식관광 성공 하려면?… '지역자원+문화' 결합해야

미식관광이 관광산업의 차세대 전략으로 주목받으면서 ‘맛의 고장’ 전북에서도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관광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자체마다 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역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관광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음식이 관광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전북만의 미식관광을 유도할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지난해 발표한 ‘2023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여행지 활동 중 미식관광은 3위(60.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같은 기간 실시한 외래관광조사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 ‘식도락관광’을 꼽았다. 이에 전북도는 식(食)관련 체험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북형 미식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전북만의 미식관광 모델을 구축해 관광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관광객들이 전북 여행을 결정하는 첫 번째 이유가 음식(4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주요 일간지에서 세계 7대 미식 도시로 전주를 선정하는 등 식문화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북도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미식관광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초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미식관광 상품개발과 운영 공모를 진행해 군산‧남원‧완주 등 세 곳을 선정했다. 3개 시군에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미식관광 상품을 개발해 5월부터 12월까지 실제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미식관광을 활용한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부안에서 해삼죽을 상품으로 개발해 내놨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중단됐고, 3년간 절치부심하며 수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에 돌입했지만 흐지부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음식관광이 아닌 미식관광에 초점을 맞춰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회성 상품으로 개발하는 접근 방식이 아닌,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적 시각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청나라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궁중 요리 ‘만한전석(满汉全席)’을 관광 상품화해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이 대표적이다. 만한전석은 강희제가 60세 환갑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65세가 넘은 노인 2800여명을 황궁으로 초청해 연회를 베풀 때 차린 음식이다. 하루에 2번, 사흘 동안 이어지는 것을 기본으로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어 유럽인들에게 중국 여행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종린 전 한국관광공사 충청‧전북권 사업단장은 “미식관광의 성패는 전북을 찾아야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며 “지역의 자원을 가미하고 이야기가 담긴 음식을 개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은 음식에 사용된 식재료를 어디에서 구했고, 어떠한 역사적‧지리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며 “지역을 찾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미식관광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4.17 16:13

교응의 미학이 절묘하다⋯전호균 시인 '봄은 아픈가'

“삐져나온 마음/ 복숭아나무 서너 가지에/ 아기 꽃잎들을 깨우고 있다/ 옆에, 옆에/ 가지에서도 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투명한 향기가 여기에 있다고/ 나비 떼 찾아들어 꽃들을 어우른다/ 나비 떼 찾아들어 꽃들을 어우른다/ 꾼들이 지나가고 나면 씨방에/ 생살이 부풀 텐데/ 저들의 봄도 참 아프겠다/ 나는 붓끝에서 시간을 빨기 전에/ 잠시 고단한 기억을 터놓고/ 복숭아나무 그늘에/ 한 줄의 화제를 또박또박 못질했다/ 봄은 아픈 거다”(시 ‘봄은 아픈가’ 중) 미술작가임과 동시에 시인이기도 한 전호균이 시집 <봄은 아픈가>(제이비)를 그려냈다. 총 5부로 구성돼 90여 편의 시가 실려있는 시집 속 전 시인의 작품에는 시의 삼 요소가 균등하게 배분되면서 또 회화적 이미지로 형상화되는 특별한 색채를 띤다. 소재호 문학평론가는 전 시인의 이번 시집을 ‘서정성이 회화적 이미지를 띤 영활의 시’라고 총평했다. 그는 “시인의 시는 감성적 정조는 알맞게 조절되고 감상은 사뭇 절제된다”며“또 그림으로 형용되는 상징물들은 이미지즘의 단계를 밟는다. 이미지의 아우라 변용으로 다양한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 몇 편을 골라 깊이 음미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책 속 시편들을 감상해 보면, 수직적 교응의 교합이 시편마다 합융해 있다. 화가이기도 한 그는 피사 되는 만물의 질료를 그 근원적 실재에서 통찰하고 소위 견자의 논법대로 아우라를 묘사해 낸다. 전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오랫동안 생각의 무늬만 붙잡고서 좋아하는 붓을 들지 못했다”며 “그림을 가을옷으로 지어 입히고 까치의 노래 듣는 소나무의 푸른 그늘에서 먹물을 달빛에 말렸다, 때때로 밤낮없이 그림이 내 귀속에 자꾸만 말을 할때마다 시어들을 가족으로 불러 모아 놓고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스케치하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날 당신과 함께 같은 꿈을 키웠던 기억의 언어에 채색해 당신이 몹시 그립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시를 그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인은 동국대 미술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월간<한국시>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4.16 18: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작가-이선애 '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

이삼십 대엔 월급을 타고선 월례처럼 서점엘 갔다. 요즘엔 서점보다 도서관의 서고에 더 매력을 느낀다. 다른 작가나 시민의, 책을 골라 읽는 큐레이션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올봄, 전주시립 완산도서관의 <자작사색> 입주 작가로 3층 책장의 두 칸을 큐레이션 하게 되었을 때, 이선애 시인의 『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를 선보인 적이 있다. 에로티시즘으로 읽어야 할지, 자기 구현으로 읽어야 할지. 그의 시는 상처투성이의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에 멈추지 않고, 공감 이상의 세계, 그 고통의 세계로 거침없이 들어가는 것이다. 상처와 어둠을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함께 버티는 것이다. 그의 시는 매일의 뉴스, 내가 기억하거나 잊었거나 어떤 사건의 뒤를 추적하게 했다. “산다는 것은 머리를 박고/ 목숨을 불꽃 위에서 꽃피우는 것”(「사랑의 기술 2 –가스레인지」) “꽃잎은 그렇게 죽음을 앞지른다” (「사랑의 기술 3 –업사이클링」) “들여다보면 희생도 이기적이다/ 강산은 그저 변하지 않고/ 나를 통하여 너에게 간다/ 악역은 늘 나의 몫” (「사랑의 기술 4 -전골」) 한때 저자의 스승이기도 한 이은봉 시인은,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 12년만인 2020년에 첫 시집을 낸 것에 대해 추천사를 붙이는 일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꼼꼼하게 뜯어 읽어야 그의 시가 지닌 깊이에 이를 수 있다고. 프랑스 시인 랭보의 말을 빌려, “상처받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라며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향기 있는 시, 좋은 시를 쓰기는 어렵다고. 그가 제 시를 상처의 기록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기인한다고. 시인의 말에서 그는 “한 발자국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공중을 펼쳐 놓고/ 발자국을 더듬었다./ 발이 푹푹 빠졌다 그때 낮게 하늘을 나는/ 한 무리 새들의 흰 배가 보였다./ 여린 숨결이 밀고 가는 굶주린 탈주/ 새들의 바닥은 하늘이구나!/ 오독의 천국에서 시간을 눌러 죽였다.”고 했다. 그의 모든 삶과 공간은 슬픔과 고통을 기록하는 작업실로 존재한다. “완성은 언제나 미완성보다 쓸모없는 것인가”(「안나푸르나 –산 혹은 밤」) “사라진 과거는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 “사라진 과거는 돌아오지 않고”(「공룡발자국 옹달샘」) 시인은, ‘내 몸’이 ‘어린 神이 태어나는 고요한 능선, 정신만 외롭게 빛나는 사막’임을 놓치지 않는다. ‘서늘한 카페’에서 ‘진한 아라비카 커피가 목젖을 적’시면 ‘실재와 악몽 사이에서 기호를 낳는 자궁’이 된다. 그의 과거는 지하도시 같은 비밀스러운 카페와 책꽂이가 가득한 도서관이나 자신의 서재와 같은, 침묵이 으르렁대는 절집, 또는 그의 모든 기록의 장소인 사람, 그 장소를 통해 공간과 시간을 낙타의 가시 돋친 붉은 꽃을 먹으며, 환골탈태의 고통을 견디고 버티지 않고서는 다다를 수 없는, 창작의 쾌감을 기다린다. 사라진 시간을 놓친 슬픔과 그리움, 자기검열의 공간. 그의 시 한편한편은 각각 하나의 방에 들어있다. 원고지 한칸한칸의 네모난 방에 든 것이다. 그의 시집은 아파트 한 동 같다. 과거는 사라지지 않았고, 언제나 현재형으로 살아있다. 그의 네모난 원고지, A4, 워드 자판은 세계이며, 모든 시로 향한 거울이다. 시인은 수없이 많은 방에, 과거의 기록을 가진 사람을 들이고 타자와 자신의 경계를 허문다. “한 줄기에서 태어난 수많은 잎사귀/ 똑같이 제 몫의 햇살 나누어 갖는다/ 그의 붓 자국이 내게로 건너온다”(「사람주나무」) 과거, 현재, 미래가 섞여 있는 것이 시이고, 시의 순간은 지난 시간을 더듬는 자리에서 온다고, 시는 우리가 지나온 과거의 발자국에 대해서만 물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정숙인 작가는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백팩'으로 등단했다. 작품으로는 몇 편의 단편소설과 채록집 <아무도 오지 않을 곳이라는, 개복동에서>(2017)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4.16 18:18

작은 설렘을 기록한 수필⋯노은정 수필가, '하루살이' 발간

노은정 수필가가 수필집 <하루살이>(한비CO)를 펴냈다. 책은 ‘제1부 풋사랑’, ‘제2부 코딱지’, ‘제3부 사랑은 나를 비우고’, ‘제4부 더덕 꽃향기’, ‘제5부 하루살이’ 둥 총 5부에 거쳐, 지금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 속에 수록된 수필은 한 편 한 편이 일상에서 대하는 대상을 감각적으로 수용해 지각에 이르게 한 다음 영과 융합시키고 있다. 또 몇 편의 수필에는 동화적 기법이 사용돼 작가의 내면에 잠재한 순수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번 수필집 속 글에는 작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노 작가가 본인의 가슴이 뛸 때마다 써 내려간 글로 가득한 이번 수필집 속 기록된 작가의 가슴이 뛰었던 시간은 특별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았다. 실제 그의 가슴이 뛴 순간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밥을 먹고, 영유와 낭만을 담아 차를 마시고, 반짝이는 은빛 물결과 부드러운 바람 그리고 예쁜 꽃을 보고, 향긋한 꽃내음을 맡는 등 아주 지극히 사소한 장면들이다. 이처럼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감동하는 작가에게 수필을 쓰는 일 역시 가슴 뛰는 일이었다 고백한다. 그는 “수필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문학이기에 불완전한 삶을 끊임없이 성찰해 완전히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라며 “그동안 내 안의 울림을 듣고 생각한 흔적과 일상에서 잊히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를 세상에 내본다. 어설프고 외로운 날갯짓이지만 내 사색의 정원을 찾아준 고마운 방문객들이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이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2011년 대학문단 수필로 등단한 작가는 2014년 한비문학 동시‧동화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5년 한국아동문학 동화부문 신인상, 2022년 한국아동문학 오늘의 작가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동시집 <호박이 열리며>를 비롯해 동화집 <아기 다람쥐의 외출> 등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아동분과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4.16 16:53

전주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영화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골목상영' 일정 공개

전주만의 특별한 영화상영 이벤트 ‘골목상영’ 프로그램이 열린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16일 골목상영 상영작과 일정을 공개했다. 골목상영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부대행사로 지난해까지 영화의 거리와 부성길 일대에서 소규모로 진행됐다. 별도의 예매 없이 무료로 상영돼 영화제를 찾은 관객과 전주시민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전주만의 매력적인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특별히 한정적인 장소가 아닌 전주시 곳곳으로 행사장을 확대해 전주시민들에게 영화와 일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올해 골목상영은 5월 1일부터 5월 8일까지 8일간 전주 연화정 도서관, 서학 예술마을 열린마당 등 11개 장소에서 매일 20시에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상영작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한 ‘힘을 낼 시간’등 총 18편이다. 아울러 가치봄(배리어프리) 단편영화 3편을 포함한 국내에 소개된 독립영화들이 상영된다. 관객과의 대화(GV)는 총 10회 진행되며 영화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골목상영은 도킹텍프로젝트 협동조합, 무명씨네 협동조합, (사)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 미디어커뮤니티 어마어마, 씨네몽, 영화문화발전위원회, (사)전북독립영화협회,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등이 함께 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16 16:40

소설 '달궁', '강' 펴낸 원로 소설가 서정인 별세

실험적인 소설쓰기를 꾸준하게 실천하며 1970~80년대 한국 문학을 이끈 소설가 서정인(본명 서정택)이 14일 밤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1962년 잡지 ‘사상계’에 단편소설 <후송>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후 소설 <강> <가위> <토요일과 금요일 사이>, 장편소설 <달궁> <봄꽃 가을 열매> 등을 펴내며 왕성히 작품 활동을 했다. 1968년부터 2002년까지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퇴임 후에도 2009년까지 명예교수를 지냈다. 2009년 7월에는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회원으로 선임됐다. 1968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한 단편소설 <강>은 작가의 대표작이다. 현실에서 소외된 인물들의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담아내 문학계의 극찬을 받았다. 실제 황석영 작가는 “1960년대 한국 단편문학의 빛나는 결정체”라고 평한 바 있다. 서정인의 문학은 인간의 타락과 삶의 어두운 측면을 정제된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1987년 출간한 <달궁> 3부작은 판소리와 소설을 접목한 독창적인 형식으로 주목받았다. 소설은 한국전쟁 중 부모와 헤어진 후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주인공 인실이 부정과 허위만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일생을 그렸다. 이 작품으로 작가는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저자 특유의 형식 파괴적 실험이 전면적으로 드러난 작품으로 꼽힌다. 사회의 모습을 해학과 아이러니로 형상화하면서 다양한 문체적 실험을 시도한 작가는 한국 문학작가상, 대산문학상, 월탄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2년 녹조근정훈장,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경기 김포 뉴고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장지는 용인평온의 숲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4.16 16:26

도보여행가 신정일이 길어올린 '이토록 매혹적인 역사여행'

신정일 작가에게는 으레 두 가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문화사학자’ 그리고 ‘현대판 김정호’. 40년 간 우리 산과 강, 바다를 누비며 도보여행의 신세계를 열었던 저자는 남도에서 동해까지 관통했던 ‘해파랑길’을 기록했고, 발길과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얽힌 지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 ‘신택리지’를 세상에 선보였다. 그러나 두 수식어만으로 신정일을 설명할 수 있을까. 도보여행가로서 두 발로 걷고 기록한 것들은 단면에 불과하다. 그가 탐독한 조선왕조실록부터 택리지까지 수많은 역사지리서는 여행을 기록하는데 중요한 연료가 됐기 때문이다. 신정일 작가의 밀도 높은 역사·문화적 서사를 엿볼 수 있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도보여행' 선구자로서 현장감도 놓치지 않았다. 신정일 <이토록 매혹적인 역사여행(사찰‧정원‧절경‧문화유적으로 만나는 우리 역사 55)>(깊은샘)에는 저자가 아로 새긴 쉰다섯가지 역사여행의 진면목이 담겨있다. 우리 역사의 문화적 근간을 이루는 주요 사찰과 서원, 정원, 자연명승, 문화유적을 저자 특유의 시각과 해석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땅끝 해남 미황사 달마고도에서부터 섬진강 길, 광주 무등산, 강진 다산초당을 거쳐 철쭉꽃과 진달래가 수놓인 합천 황매산과 충북 제천 충주호까지 매혹적인 역사여행길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특히 자신이 최소 세 번 이상 걸었던 우리 산하의 역사를 인문적 성찰로 서술한다. 선운사와 부석사 등 우리나라 대표 사찰을 통해 불교문화에 대한 시각을 전달하고, 사원을 통해 조선유학자의 높은 이상세계를 조명한다. "안양루 밑으로 계단을 오르면 통일신라시대의 석등 중 빼어난 조형미를 간직한 부석사 석등이 눈앞에 나타나고, 뒤로 나라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건축인 무량수전이 있다" ('나라 안에서 가장 빼어난 절, 경북 영주 부석사' 중에서) 봄‧여름‧가을‧겨울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전남 해남부터 강원 정선까지 전국 팔도의 사계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사진을 수록해 시각적 즐거움을 전한다. 신정일 작가는 “답사를 마치고 돌아와서 긴 여운이 남는 아름다움 풍경들이 머물러 있다가 한 편 한 편이 글이 되어 세상 속으로 나갔다”며 “이번에 펴내는 책에는 이 땅의 숨어 있는 절경들이 행간을 가득 메울 것”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현재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정일 작가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역임했다. 1989년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 ‘길 위의 인문학’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택리지> 10권을 비롯해 <강답사여행기> <역사인물교양서> 등 110권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4.16 16:04

배우 김신록·서현우, 전주국제영화제 마이크 잡는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배우 김신록과 서현우가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제26회 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배우 김신록과 서현우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신록 배우는 드라마 ‘괴물’(2021), ‘유괴의 날’(2023), ‘언더커버 하이스쿨’(2025), 영화 ‘접몽’(2022), ‘설계자’(2024) 등에서 미세한 감정의 결을 살려 서사와 인물을 살아있게 만드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재벌집 막내아들’(2022),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1’(2021), ‘지옥 시즌2’(2024), 넷플릭스 영화 ‘전란’(2024)에서는 뛰어난 연기로 전 세계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 최초로 초청돼 상영하는 TV 드라마 ‘당신의 맛’에도 출연해 동료 배우들과 함께 ‘시네마, 담’으로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서현우 배우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 ‘헤어질 결심’(2022) 등 출연 작품마다 섬세하고 탄탄한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2023), ‘열혈사제2’(2024),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2024), ‘삼식이 삼촌’(2024) 등 TV와 OTT에서도 대체불가 배우로 자리매김해 스크린과 브라운관 모두에서 사랑받고 있다. 두 배우는 개막식 사회자로 영화제의 문을 연 뒤,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로서 전주씨네투어X마중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화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 문화일반
  • 육경근
  • 2025.04.16 09:56

'스텔라장부터 백현진까지'…전주국제영화제 '전주씨네투어×음악' 라인업 공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씨네투어×음악’ 라인업이 공개됐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관광거점도시 전주시와 함께 ‘전주씨네투어’ 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인 전주씨네투어×음악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와 상영작을 15일 공개했다. 전주씨네투어×음악은 아티스트가 직접 선정한 영화를 관람하고, 토크를 곁들인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프로그램 규모가 대폭 확대되어 총 15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5월 2일 열리는 첫 번째 무대에는 밴드 creespy의 공연과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 상영이 예정되어 있다. 오후 3시와 7시30분에는 스텔라장과 정준일이 선정한 영화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것>이 각각 상영된다. 이튿날인 5월 3일에는 음악가 전진희가 선정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무도 모른다>와 싱어송라이터 치즈가 선택한 빔 벤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를 만날 수 있다. 인디신의 독보적인 감성 뮤지션 빌리어코스티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선정해 잔잔한 공연을 선물한다. 5월 4일에는 인디음악신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박준하와 다린, 나상현이 전주를 찾아 청춘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노래한다. 이들은 각각 영화 <폴라로이드 프로젝트>, <애프터 양>, <인사이드 르윈> 등을 선정해 관객과 만난다. 5월 5일은 아날로그 감성의 미학을 추구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을 만날 수 있다. 가수 이희상과 윤마치, 브로콜로너마저가 각각 <러브레터>, <위플래쉬>, <혜화, 동>을 통해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전주씨네투어×음악 마지막 무대는 5월 6일 열린다. 상식과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 미학을 노래에 담아내는 안다영과 5인조 그룹 김오키 럽럽은 영화 <미나리>와 <고백하지마>를 선정해 관객들과 이야기 나눈다. 영화, 미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백현진 배우는 <백현진쑈 문명의 끝>을 선정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전주씨네투어×음악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5월 2일부터 5월 6일까지 총 5일간 전주시네마 타운에서 진행된다. 공연은 상영 종료 후 약 50분 간 진행되며 ‘전주씨네투어×음악’ 티켓은 4월 18일 멜론 티켓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와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15 16:37

제21회 전북자치도 서도대전 대상에 김윤수 씨 '왕유 선생시(王維 先生詩)'

‘제21회 전북자치도 서도대전’에서 한문 부문 김윤수(51‧전주시) 씨가 작품 ‘왕유 선생시(王維 先生詩)’로 대상을 수상했다. (사)한국서도협회 전북자치도지회(지회장 서홍식)는 14일 ‘제21회 전북자치도 서도대전’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에 걸쳐 작품 접수를 진행했고 올해는 한문부, 한글부, 문인화부, 서각부, 캘리그라피, 원로부, 삼체부 등 7개 부문에 총 372점이 출품됐다. 특히 올해 서도대전에는 75세 이상의 원로부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시작된 서각 부문과 지난해 생긴 캘리그라피 부문에 회화적이고 독창적인 출품작들이 적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한국 서예의 미적 요소와 대중성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책임심사제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대상 1명, 우수상 3명, 특성상 및 삼체상 22명, 특선 95명, 입선 175명이 선정됐다. 올해 대상작인 김윤수씨의 작품 ‘왕유 선생시’는 한나라의 사신비체를 기본 바탕으로 장천비의 강직한 필선을 가미한 예서이다. 특히 낙관 글씨가 세련돼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대상작에 뽑혔다. 문인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권을미(69‧부산광역시) 씨의 작품 ‘청국(靑菊)’은 간결하고 소박한 구도로 먹색이 맑고 필선이 안정된 작품이라는 평가다. 같은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김길임(77‧군산시) 씨의 ‘붉은 목단’은 꽃의 구성이 자연스럽고 잎의 처리가 속도감 있게 처리돼 경쾌한 필력으로 표현된 작품이라는 게 심사위원의 설명이다. 캘리그라피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정상숙(69‧경남 양산시) 씨 작품은 ‘사박걸음으로 가오리다 중에서’는 강직한 필선의 찬란이라는 큰 글자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심사위원들은 “부드럽고 자연스런 세필을 적절하게 배열한 작품”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진돈 심사위원장은 “전국 각지에서 전통 서예의 기본에 충실한 작가의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며 “올해 출품작들이 우수하여 단순한 모방 수준에 머문 작품은 적고, 개성과 창의적인 우수한 작품들이 넘쳐서 서도대전이 신뢰성 있는 공모전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5월 3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 입상작은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제21회 전북서도대전 심사에는 김진돈, 조상래, 양시우, 김연 등 12명이 참여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14 17:24

전주세계소리축제, '전통예술 세계화' 제2의 도약 나선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전통예술의 ‘세계화’를 위한 제2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리축제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사실이 지닌 의미를 설명하며,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전통예술인의 글로벌 진출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소리축제는 연간 국고보조금 4억 5000만 원, 최대 3년간 총 13억 5000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해당 사업은 장르별 특화 축제를 시장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3개년 스케일업 기획 사업으로, 소리축제는 전통 예술 분야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 목표는 ‘유통 확산’으로, 심의 기준은 사업 목표의 실현 가능성, 수행 역량, 예산 계획의 타당성 등이었다. 특히 전국 단위의 확장 가능성과 국내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 거점으로서의 역할 수행 가능성이 중요하게 평가됐다. 소리축제는 이번 공모 선정으로 25년간 쌓아온 축제 운영 노하우와 전 세계 5만여 명의 예술가 그리고 국내외 프리젠터 네트워크, 해외 축제 및 기관들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타깃 시장 활로 개척 및 해외 시장 대상 브랜드 확립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소리축제만의 강점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리축제는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의 국고보조금의 활용한 신규 프로그램과 사업을 추진하며, 예년과 다르게 더욱 확장된 축제의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전통예술의 해외 유통’이라는 큰 방향성 외에 구체적인 사업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국내 유일의 전통 장르 해외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통과 창작, 신진 및 중견 예술가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국제 유통 허브가 되겠다”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실현하겠다는 소리축제의 아젠다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4.14 17:2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