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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회, 전주역사박물관·어진박물관 민간위탁 동의안 부결

전주시가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에 대한 민간위탁 연장을 추진한 가운데 전주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의 결정에 시는 난감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는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시의회는 특정 단체에서 10년~15년간 운영해온 점, 국비확보 사업 저조,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 등을 걸고 넘어졌다. 송영진(덕진,팔복,조촌,여의동) 의원은 역사박물관은 15년간, 어진박물관은 10년간이나 대표자가 같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박물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확충이나 공모사업 발굴응모가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물관 종사자 근무기간이 평균 1년 6개월로 종사 인력의 잦은 이직으로 전문성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직영하기로 논의된 두 박물관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올리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남규(송천12동) 의원도 전국의 25곳의 박물관 중 22곳이 직영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용역 결과도 직영 운영의 필요성이 나왔고, 전주시가 왜 머뭇거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직영 운영 필요성의 용역결과에 따라 두 박물관에 대한 직영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직제 개편과 인력조정, 예산, 고용승계 부분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1년 또는 3년의 민간위탁운영 연장을 요청했다. 조문성 시 전통문화유산과장은 위탁기관들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지난해 시에서 위탁을 줘 실시한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고 이날 간담회에서 강조했다. 하지만 시의회의 결정에 시는 난감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박물관 직영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다. 일단 시는 직제 수정안과 인력 조정안, 추가예산 확보, 고용 승계 등 조정에 들어갔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박물관 민간위탁을 부동의함에 따라 내부적으로 직영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며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29 17:48

이비단모래 시인, 시집 <비단모래> 출판기념회 가져

시인, 방송작가,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비단모래 씨가 최근 개명한 자신의 이름 비단모래를 제호로 해 시집 <비단모래>를 펴내고 지난 27일 진안전통문화전수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시인은 지난해 말까지 진안과 대전 등지에서 현옥이란 이름으로 활동해 오다 지난 8월 법원을 통해 비단모래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명했다. 윤일호 진안문학 사무국장의 사회로 북 콘서트 겸 열린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진안문인협회 이병률 회장을 비롯해 문학평론가이자 전 경희대 교수인 나호열 시인, 이승철 진안예총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회장, 김지원 자목련시낭송협회장 등 관내외 문인, 예술인, 시낭송 동호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1부(진안고원에 비단모래를 펼치다), 2부(기다림), 3부(그대에게 꽃이고 싶어)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시인 겸 시낭송가 김지원 자목련시낭송협회장, 이병률 진안문인협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회장, 박희종 무릉도원 촌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이주영이덕순김현자박종순 낭송가가 출연해 축시를 낭송했다. 2부에서는 나호열 문학평론가가 이 시인의 시 세계를 해설했다. 나호열 평론가는 해설에서 이 시인의 시들은 온통 사랑이란 주제를 담고 있는데, 사랑이란 우주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라며 내면에서 솟아나는 사랑의 감정을 사랑이라는 신전을 향해 기도하듯 옮겨 놓은 듯한 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3부는 이 시인과 참석자들의 대화 시간으로 꾸며졌다. 행사 중간 중간엔 이 시인이 만든 시 노래가 연주되기도 했다. 이 시인은 삶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싶어 부모님이 지어주신 현옥이라는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비단모래로 바꿨다며 비단모래 역시 부친이 지어주신 것으로 20년가량 사용해 온 필명이다. 남은 생의 양식을 비단의 고귀함과 모래의 부드러움으로 사랑 가득하게 채우고 싶어 개명했다고 밝혔다. 이 시인은 <비단모래>에 실린 81편의 시를 사랑이란 주제로 채우고 있다. 충북 청원 가덕면 출신인 이 시인은 실력파 문인이다. 대전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9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친정 아버지> <아름다운 동행> <사랑은 날것일 때 맛있다> 외 다수가 있으며, 수필집으로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외 다수를 펴냈다. 대전MBC와 대전교통방송에서 방송작가로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대전국악방송 작가, 진안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진안 솔내음시낭송회 회원들의 낭송 지도를 맡고 있다. 진안군 부귀면에서 수항골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 문학·출판
  • 국승호
  • 2020.11.29 17:05

제21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 조원재 씨 “인류 역사 유물서 영감, 현대적 재해석”

제2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대상 수상자 조원재 씨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 순간에도 빨리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앞으로 더 재미있게 작업하면 되겠다는 원동력을 얻은 느낌입니다. 작품으로 저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기쁩니다. 제2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대상 수상자 조원재(서울31) 씨의 우아한 석기시대는 흙이 주재료이던 시대의 유물을 현대의 재료, 도구,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흙이 가장 중요했던 석기시대부터 청동기, 철기시대의 토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색을 겹칠하고 질감 처리한 뒤 고화도로 소성된 자기의 겉 표면을 세밀하게 연삭했다. 이를 통해 토기의 석기 질감과 백자의 자기 질감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그는 5년 전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특선을 받은 백색음유가 백자 표면을 조각연마해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것보다 더 이전의 인류 역사의 유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를 졸업한 뒤 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도자공예를 처음 배웠다. 2015년 익산한국공예대전 특선, 2017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금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1.26 18:57

제21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에 도자 부문 조원재 씨 ‘우아한 석기시대’

제2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에서 도자공예 부문 조원재 씨의 작품 우아한 석기시대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한국공예대전에는 금속, 도자, 목칠, 섬유공예 4개 부문에 총 328점이 출품됐다.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는 지난 21일 1차 심사를 거친 후 26일 2차 심사를 열고 최종 수상작을 확정했다. 2차 심사위원으로는 금속 부문에 장윤우 전 성신여대 교수, 도자 부문에 서한달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목칠 부문에 정해조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섬유 부문에 오명희 전 상명대 교수가 참여했다. 심사 결과, 대상은 도자 부문 조원재(서울31) 씨의 작품 우아한 석기시대에 돌아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을 수여한다. 최우수상은 섬유 부문 박선영(경기23) 씨의 작품 여정으로 결정됐다. 우수상은 금속 부문 김동현(서울25) 씨의 작품 인지의 부정, 목칠 부문 임소형(광주22) 씨의 작품 화목이 선정됐다. 전체 분야를 통틀어 특별상 5편과 특선 10편도 선정했다. 입선은 총 70편이다. 올해는 금속, 도자 부문의 출품 열기가 두드러졌다. 총 출품작 328점 중 금속 작품이 105점으로 가장 많았고 도자 104점, 목칠 70점, 섬유 49점이 뒤를 이었다. 대상으로 선정된 우아한 석기시대는 공예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완성도 높은 깔끔한 마무리 작업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도자공예 부문 서한달 심사위원은 표면은 물레 기법에 건조된 유약, 화장토를 활용해 매끈하게 처리했다. 소재가 광택이 나면서 용기로서 적합성도 뛰어나다. 특히 밑 굽, 두께 처리 등 숙련도가 두드러진다고 평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섬유 부문 여정은 막판까지 대상 작품과 경합을 벌였다. 오명희 심사위원은 섬유 직조의 색감이 좋아 눈에 띄고 실용성도 좋다며 콘셉트가 여행인 듯한데 여행 가방 형태로 서랍장을 표현한 아이디어가 좋다고 말했다. 금속 부문 인지의 부정은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투시점을 활용한 조형물이 입체적으로 부정되는 것을 통해 인지의 불완전성을 나타냈다. 장윤우 심사위원은 자연 발생적인 산화 기법과 원근법을 활용한 개성 있는 작품이라며 흐트러짐 없는 기하학적 형태가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목칠 부문 화목을 최종 심사에 올린 정해조 심사위원은 전체적인 윤곽을 현대화해 만들었다며 칠하지 않고 나무 몽니를 이용한 곧은 결과 무늬 결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서한달 심사위원은 총평으로 여타 전국 공예대전에서도 볼 수 없는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며 일반인과 학생의 현대적 감성, 전수자의 전통적 기법 등이 어우러져 앞으로의 공모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상작 전시는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1.26 18:57

창작뮤지컬 ‘광주’ 28, 29 한국소리문화전당서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회원들과 군사쿠데타를 일으킨다. 특히 전두환은 국방부 군수차관보 유학성, 1군단장 황영시, 수도군단장 차규헌, 9사단장 노태우 등과 함께 모의한 후 12월 12일을 거사일로 결정하고 20사단장 박준병, 1공수여단장 박희도, 3공수여단장 최세창, 5공수여단장 장기오 등과 1212사태를 계획, 신군부 세력이 군의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다음해인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를 실시해 국가권력을 탈취한다. 하지만 민주화를 갈망한 광주시민들은 5월 18일 민주화운동을 전개한다. 하지만 신군부는 이른바 화려한 휴가 작전을 개시, 무고한 광주시민을 학살하기에 이른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일보가 창작뮤지컬 광주를 28일과 29일 이틀 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민주주의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소리전당 개관 20년과 전북일보 창간 70주년을 기념해 공동 기획됐다. 창작뮤지컬 광주는 1980년 5월의 추모곡이자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대표곡 임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취지로 기획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치열한 항쟁으로 금남로를 적셨던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을 담아냈다.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을 살다 간 가장 보통의 시민들이 이뤄낸 역사의 현장을 한편의 뮤지컬에 담아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박한수 역의 민우혁, 테이, 서은광, 서이건 역의 민영기, 김찬호 등이 출현해 국가 권력의 계략 앞에서도 끝내 굴복하지 않은 시민들과 그들을 지켜보는 편의대원 박한수의 고뇌 섞인 내용을 그려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뮤지컬 광주는 4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서도 기억될 만큼 아픈 희생과 역사를 다룬 작품이라며 의미가 깊은 만큼 평범한 시민들이 겪어낸 민주주의의 희망을 뮤지컬 무대를 통해 꼭 감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광주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VIP석 11만원, R석 8만8000원, S석 6만6000원이다.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객석 띄어 앉기로 배정된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26 18:01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네덜란드 기자가 바라본 현위의 노래

한낱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이렇게 오랜 기간 전 세계가 문화적인 봉쇄 상황을 겪게 되리란 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다행히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집 안에서 즐길 수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TV화면으로 유튜브를 통해 축제 실황을 관람했다. 나무랄 데 없는 뛰어난 음향과 영상, 실시간으로 진행된 다국적 협연 등 축제가 제시한 새로운 가능성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심할 바 없이, 소리축제는 미래 축제의 본보기가 될 거라 확신했다. 올해 소리축제는 현악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현에는 다채로운 기능이 있다. 연주자는 현을 튕기거나, 어루만지거나, 타거나, 치거나, 밀거나, 당기거나 또는 활로 연주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 위의 노래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70분의 공연은 이충훈과 이안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아쟁과 가야금, 거문고 같은 한국의 전통 현악기들이 주인공이 되어 총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줄타기가 현악기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아쟁의 김영길, 소리꾼 최영인 그리고 고수 조용안이 함께 한 <줄타기 시나위>에서 줄타기 명인 박회승은 아름답게 밝혀진 무대 위로 외줄을 탔다. 당시 음악이 선사한 감성과 긴장감은 줄타기 명인의 긴장감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동시에 아쟁 연주자의 강렬한 활 놀림, 소리꾼의 거친 소리는 줄타기 명인의 우아한 움직임과 고수의 명쾌한 장단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줄타기 곡예는 한 차원 높은 곳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첼로와 가야금의 환상적인 대화 <산조와 바흐>였다. 12명의 첼로 연주자로 구성된 아마티 첼로 소사이어티는 작곡가 지성호가 편곡한 바흐의 첼로 무반주 협주곡 1번 사라방드를 연주했다. 가야금 명인 지성자의 솔로 연주와 비견할 만한 것은 분명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첼로의 따뜻하고 조화로운 소리는 현악기의 거친 소리, 통증을 자아내는 듯한 소리와 강한 대조를 이루었다. 지성자 명인이 현을 아래쪽으로 밀면 미묘한 현의 배음이 들려왔다. 이어 성금연류 가야금 보존회 연주자들이 지성자 명인의 연주에 합류했다. 고수 조용안은 두 현악기 그룹 사이에서 깔끔한 연주로 풍성한 대화를 이끌어냈다. 산조와 바흐는 마치 즉흥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재즈 오케스트라 같았다. <탈>은 탈춤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가야금 하수연과 거문고 장서연이 합을 이룬 국악 듀오 달음이 연주했다. 도입부의 낮고 우울한 톤은 각자의 현이 만들어내는 쾌활한 연주에 녹아들었다. 작은 술대로 만들어내는 음악 외적인 소리가 깊은 진동과 변주를 만들어내며 음계를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두 연주자들은 내내 아주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역동적인 연주 끝에는 서정적인 가락이 들려왔다. 가장 규모가 컸던 프로그램의 마지막 부분은 판소리 명창과, 장구, 거문고, 대금, 피리 그리고 아쟁 등 20여 한국 전통 연주자들로 구성된 <더블 시나위>가 장식했다. 더블 시나위는 이 공연의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고, 나는 악기들과 판소리합창단의 웅장한 소리에 완전히 매료됐다. 신들린 듯한 거침없는 무대는 초조해진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나무를 베고 톱질을 하는 깊은 숲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샤머니즘적인 흐름은 고수가 잠시 침묵하는 사이, 한 악기 그룹의 연주에서 다른 그룹으로 이동해갔다. 진한 탁성으로 공연을 이끄는 판소리 명창은 소리의 벽을 허물어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찰리 크루이즈만(Charlie Crooijmans)네덜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현 위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나는 사실상 한국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무대에서 가장 전통적인 악기들을 즐기면서 말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또 한 번, 특별한 무언가를 전 세계 앞에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찰리 크루이즈만(Charlie Crooijmans)네덜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 전시·공연
  • 기고
  • 2020.11.26 18:01

전북경찰 문화마실사업 프로그램 지원 제출서류 위조의혹 내사

경찰이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추진한 문화마실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대리서명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대장 김효진)는 임실미술협회 구성원인 A씨가 재단 공모에 제출한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교부 신청서 내 참여 예술인 서명위조와 보조금 부정수급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프로그램 운영비 1500만원이 지원되는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교부 신청서에 참여 예술인 서명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B씨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교부 신청서에 참여 예술인이 총 10명 게재돼 있는데, 이 가운데 5명의 서명이 도용됐다고 주장했었다. A씨는 신청 일정이 촉박해 동의 없이 서명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후 당사자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사과해 매듭지은 사안이라고 대리서명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다. 경찰은 사문서위조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에 접수한 서류지만 사실상 민간단체가 작성한 서류이기에 사문서위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 프로그램 지원금이 해당 서류로 인해 실제 지급된 점 등을 비춰볼 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박형윤 한아름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경찰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총 5개의 대리서명이 인정되면 5건의 사문서 위조혐의가 적용될 것이라며 뒤늦게 당사자에게 동의를 얻었다하더라도 충분한 위반사안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또 다른 문제가 된 이해충돌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 근거가 없어 형사처벌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서 전북문화관광재단 관련인들에 대해서 행정처분인 징계위원회를 통해 문책할 방침이다. 현재 경찰은 관련 사안에 대한 자료를 분석 중이며, 조만간 당사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 대장은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내사단계 초반이고 자세한 사안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규엄승현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0.11.26 18:0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 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사실 이것들이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삶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김형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서 도대체 우리는 왜 문학을 하려고 마음먹게 되었을까, 혹은 인간은 언제 문학에 욕심을 내기 시작할까. 김형수 시인은 세계의 무엇을 명명하는 자가 작가라고 말한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창작법에 대해 고민하는 문우에게 고마운 벗이 되는 책이다. 문학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이야기가 어떻게 문학이 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이 시작되었던 지점은 언제 어디였을 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려는 사람과 독자로서 작가의 고독한 삶과 그의 세계관을 알아차리고 싶거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을 찾아야한다면 이 책은 고독하고 위대한 개인인 그에게 글의 기준을 잡아줄 것이다. 그 지점에 문학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김형수 시인에게 최초의 문학적 자의식, 표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던 것은 편지였다. 중학교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서, 산골소년이 세계로 향한 간절함으로 썼던 편지. 매형이 될 두 형님에게 부쳤던 편지가 용돈이 되어 왔을 때 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에겐 세 곳의 지점이 있다. 처음은 그의 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의 서문에서 내 말(言)의 고향 밀래미장터에 바친다라고 밝혔듯이 그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은 밀래미장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광주고 시절, 문예부에 간다는 말만으로도 발길을 막을 교사가 없었다고 했던 문예부였고, 그곳이 삶의 문학적 체계가 잡힌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80년 5월 18일 광주 계림동 헌책방 골목이 그의 문학적 경향의 진원지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아버지 때문이었을까, 그는 말이 꼭 필요한 지점에서 말더듬이가 되는 일이 잦았다. 김형수 시인은 어느 강좌에서 인간의 사유는 언어를 매개로 진행되고 언어가 없다는 건 사유가 없다는 것이며 문자로만 가능한 것이 사상이라고 했다. 하늘이 자신을 가엾게 여겨서 시골 장터 한복판에 떨어뜨렸기에 천지가 온통 글자로 넘쳐나는 것을 보았던 그는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이며 신동엽 문학관 관장이다. 언젠가 신동엽 문학관의 초입에서 대면했던 신동엽 시인의 흉상과 참 많이 닮아서 놀랐던 적이 있다. 말 대신 글을 얻은 그는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모두를 가졌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시인이라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수업2.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와 함께『조드』도 추천한다. / 글. 정숙인 소설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25 18:17

[신간] 이명호·성기정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

당신은 오늘 얼마나 소진됐습니까? 번아웃(burn-out)은 인간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용어로 말 그대로 나 자신을 불살랐더니 다 타버리고 내게 남은 게 없는 상태이다. 교육, 의료,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현상이다. 최근 사회에서 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이를 다루는 책도 경쟁적으로 발간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 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사례 혹은 일상생활 중심의 책이다. 평소 번아웃 현상을 이론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이명호 전주 명인치과 원장이 성기정 성기정상담클리닉 대표와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을 펴냈다. 치의학, 경영학, 철학 등 3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이 원장은 의사로 거의 30년간 환자를 비롯해 동료 의료인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껴왔다고 한다. 그는 의사의 경우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결과로 과도한 음주, 감정적 탈진, 냉소적 태도 등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전주대 대학원 경영학과와 미국 HIS University의 박사논문 연구주제로 의사들의 번아웃 현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번아웃의 원인, 결과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큰 틀로 구성돼 있다. 추가적으로 번아웃의 증상을 유형화하면서 번아웃 이론을 소개하고, 번아웃의 측정 문제를 다뤘다. 특히 의사들을 연구대상으로 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 결과를 관련되는 부분에 사례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 책이 본래 목적한 대로 번아웃 현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안내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1.25 18:17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5) 올곧은 선비, 작촌(鵲村) 조병희의 삶과 문학

작촌(鵲村)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가 올해로써 열아홉 해가 되었다. 그런데도 선생에게 붙은 많은 수식어와 함께 전북의 큰 어른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백(望百)에 이르도록 그는 한순간의 정체도 없이 시조 시인, 한학자, 서예가, 향토사학자, 고서 수집가 등으로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지켜냈고, 청무성(廳無聲, 소리 아닌 것을 듣지 말라)의 올곧음으로 진실의 의미를 일깨워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은 국권침탈이 되던 해, 1910년 11월 23일 충남 논산시 강경읍 채운산 기슭 까치말에서 태어났다(선생이 출생 당시에는 이 지역은 전라북도였음). 선생의 호 작촌(鵲村)은 고향마을 이름인 까치말의 한자음을 쓴 것이다. 네 살 무렵 부모를 따라 전주로 옮긴 후, 전주고등보통학교(현 전주고의 전신)에서 공부하였으며, 졸업 후에는 관촌과 전주의 금융조합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고, 양봉사업을 벌여 전국을 순회하며 각 지방의 인정과 풍속, 생활상을 견문하기도 했다. 선생은 평소에 문학과 역사, 한학(漢學)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것은 집안의 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대로 내려온 선비 집안에다가 선생의 외삼촌이었던 시조 시인이며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 같다. 선생은 다섯 살 되던 해부터 조부이신 소암공(小巖公)으로부터 천자문과 소학, 논어를 배우고 글 쓰는 법을 익혔다. 소암공(小巖公)은 남다른 열정으로 손자의 교학에 열정을 쏟으셨다고 한다. 근엄한 소암공(小巖公)은 작촌(鵲村)이 공부에 태만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이에 상응하는 편달(鞭撻)을 감수하도록 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스승이면서 조부에게 배운 한문은 훗날 선생이 한시와 서예, 한학을 연구하는 큰 힘이 되었다. 전국을 돌며 양봉사업을 할 때부터 지은 한시(漢詩) 500여 편에서 180여 수를 골라 선생의 나이 아흔에 『작촌(鵲村) 한시집』 (신아, 2000)을 낸 바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사랑하여 육순이 넘은 1978년에 『현대문학』지에 박병순, 정소파, 이태극의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1989년에는 시조집 『새벽 까치소리』에 이어 『해거름에 타는 꽃불』(이삭, 2002년)을 출간했다. 선생의 시조는 시조의 정형성을 고수하면서 고향과 문화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회 등을 정갈하게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생은 한학(漢學)과 더불어 서예에도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 서(書)는 예(藝)가 아닌 도(道)이다라는 일관된 생각으로 도(道)의 경지에 이르고자 전념하였으며, 특히 작촌의 초서(草書)는 매우 유명하다.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초대작가와 서예가로 왕성하게 활동하였으며, 1999년에는 평생에 걸쳐 수집한 고문서, 향토사 및 문집, 서예 등 2,300 여권의 고서를 우석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하여 향토문화 사랑의 모범을 보이기도 하였다. 선생은 이 지역의 각종 비문, 잊힌 지명과 위치를 고증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특히 문화재 감정 및 향토사학자로 향토문화 발굴 및 보존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풍남문 완산종복원위원으로 종기(鐘記)를 쓰고 호남제일문(湖南第一門)으로 명명하도록 자문하였으며, 향토 사학 자료를 발간하여 『완산(完山)고을 맥박(脈搏)』(탐진, 1984)을 출간하였고, 전주, 완주를 중심으로 읍지(邑誌) 및 군지(郡誌) 발간에 도움을 주었고 만민의총 충열사 비문과 임란공신 조경남, 의사 황대연의 비문을 짓는 등 향토사학자로서 많은 공을 세웠다. 선생은 살아계실 때 한겨레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선생의 꿈은 미술학도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본 미술학교로의 유학의 뜻을 세웠지만, 어려워진 집안 형편 탓에 포기하고 대신 취직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선생은 그 이상의 꿈을 이루어내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였지만 패기 있고 강직한 성품의 선생은 당시 우리 민족의 울분과 한(恨)을 문학과 서예, 그리고 서화(書?)로 달랬다. 작촌(鵲村) 선생도 한때는 여느 사람들처럼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였지만, 문학과 역사에 대한 내면의 열정은 한순간도 꺼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평생의 글쓰기와 역사연구는 선생으로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선생의 3남 조정형 (전통명주 이강주(李薑酒)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많은 유품 중 필자가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은 선생께서 어린 시절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매일 쓰셨다는 일기장이었다. 수십 권의 일기장에 빼곡하게 담겨 있을 수신제가(修身齊家)의 자세, 가풍을 잇고 세상을 걱정하는 선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작성한 『작촌 조병희 생애록』과 「작촌 자작 행록」에는 선생이 얼마나 치열하게, 그리고 선비로서 강개한 기상을 가지고 살아오셨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맴돌다가 넘어져도 멈출 수가 없는 독백 얻는 것도 없고 잃는 것도 없이 침잠한 밤거리에서 컹컹 짖는 수캐마냥 삭정이로 둥지 틀어 까치말로 호를 하니 가죽나무 가지 높아 첫 고동에 트는 여명 봄소식 알리고파서 새벽녘에 깍깍 소리 -조병희 「자화상」 전문 이렇듯 선생은 첫 새벽, 동트는 골목에서 봄소식을 알려주는 까치처럼 고고한 선비로서 시조와 한시 창작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세계를 확장해 주었으며, 내 고장의 역사와 이웃들의 삶을 조명해 줌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내일을 여는 지혜를 꾸준히 일깨워 주었다. 조정형 회장은 지금도 다가동 고택의 추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령 100년이 넘는 모과나무가 우뚝 서 있는 이 집에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때마다 이 집에서는 직접 장만한 음식과 술을 나누면서 문학과 예술, 역사 이야기로 날 새는 줄 몰랐다고 한다. 특히 그때 곁들인 술은 선생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가 있었는데 그 맛과 향기가 아주 특별했다. 그것이 오늘날, 잘 알려진 전통명주 이강주(李薑酒)의 기원이 되었다. 이강주(李薑酒 배와 생강을 재료로 하여 빚어낸 전통명주인데, 대한민국의 대표브랜드가 되기까지에는 선생의 3남 조정형 회장의 집념과 뚝심의 결과라고 한다. 작촌(鵲村) 선생을 비롯한 가족들은 선비 집안에서 술을 만드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정형 회장은 아버지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자 했던 것처럼, 명주 이강주(李薑酒)를 만드는 일이 가문의 전통과 뜻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이 1993년 KBS 드라마 『그 집에 술이 있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국에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촌(鵲村) 선생은 2001년 향토 발전에 이바지한 지역 원로에게 헌정하는 <전북의 어른 상> 제1회 수상자이다. 이 상은 KBS 전주방송총국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마련한 행사로 평생 향토와 나라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전북의 원로를 찾아 그 업적을 선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당시 KBS 전주방송총국은 작촌(鵲村)의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서 작촌(鵲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전북위원회와 전통명주 조정형 회장은 작촌(鵲村)의 올곧은 인생관과 열렬한 향토애, 지고한 인품, 꿋꿋한 선비정신을 기리고, 회원들의 창작 열정을 높이기 위해서 2002년 전북펜작촌(鵲村)문학상을 제정하여 격년제로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작촌(鵲村) 선생은 아흔두 해 동안 세상과의 인연을 접고, 2002년 12월 17일 숙환으로 영면하셨다. 선생의 올곧은 성품과 청정한 삶을 기억하는 많은 시민이 크게 애통해했다. 다음 시는 선생께서 숙환으로 입원하고 계실 때 쓴 것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날 선생의 손자가 낭독했던 「병석에서 보는 TV 영상」이라는 시다. 불면증이 두려워서 낮잠을 물리치고선 TV 영상 앞에 엇비슷 기대앉아 불 뿜는 운동경기에 쏠려 드는 눈정기 스스로 격동되어 주먹을 쥐어도 보고 고조된 응원 소리에 덩달아 열을 올리곤 슬며시 다가온 졸음 잠을 청해 보리라. -작촌 선생 영결식장에서 손자가 올린 시 조병희 작 전문 작촌(鵲村) 선생은 때로는 강직함으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일깨웠고, 때로는 따뜻한 격려와 관심으로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누구보다도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고, 우리 고장의 역사를 사랑했다. 한평생 시대의 올곧은 선비의 표상으로 전북의 정신을 일깨우고 전북의 긍지를 높여 주었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25 18:03

[신간] 문명탐험가 송동훈 작가 <에게해의 시대> 발간

페르시아제국과 아테네, 스파르타 군을 중심으로한 델로스 동맹이 벌인 치열한 전투인 페르시아 전쟁. 그 결과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게 된다. 하지만 페르시아 전쟁으로 승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그리스 패권을 두고 충돌하게 된다. 이를 펠로폰네소스전쟁이라 부른다. 이렇듯 고대 그리스의 각각 다른 문명은 계속해서 충돌하며 여러 나라가 패권을 다퉜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걸친 에게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전쟁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됐다. 송동훈 작가의 <에게해의 시대>(시공사). 책은 페르시아 전쟁부터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의 대단한 진격에서 헬레니즘 세계의 전장까지 꼼꼼하게 훑으며 무수히 충돌하던 문명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격전의 순간에서 세상의 인식을 뒤바꾼 거대한 전쟁의 역사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500년에 걸쳐 에게해 주변에서 일어난 굵직한 문명의 충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쟁 중간 중간 있었던 크고 작은 모든 전쟁을 다루면서 각각의 전쟁이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알리며 독자로 하여금 그리스 문명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상세히 국지전을 다루는 방식은 그동안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 전쟁 등 하나의 획을 그은 전쟁만을 다룬 기존의 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폴리스들이 각자의 가치를 기반으로 충돌하며, 때로는 소멸하고 때로는 제국을 건설해나가면서 가져온 파장을 탁월한 이야기꾼 송동훈 특유의 섬세하지만 과감한 필체로 그려냈다.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며 그 안에서 지금과 맞닿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장면을 엄선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과 긴박한 공방은 보는 이의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페르시아, 아테네, 스파르타, 마케도니아, 코린토스, 테베부터 시라쿠사, 에피담노스, 포티다이아, 암피폴리스, 플라타이아이, 미틸레네, 멜로스 등 이름조차 생소한 폴리스들의 흥망성쇠는 전쟁사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크세르크세스, 레오니다스, 페리클레스, 알렉산드로스부터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까지 한 시대를 수놓은 영웅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위대한 철학자,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등 당대의 역사가들의 업적을 그저 나열하지 않고, 시대의 한가운데서 이름을 남기지 않은 이들과 함께 활약하는 모습도 그렸다. 책에는 전쟁 영웅으로 주목받아온 사람들의 행적을 시대와 정치 속에서 다시 읽음으로써 위대한 지도자의 등장을 좀 더 면밀하게,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중요한 관점이 녹아 있다. 전쟁에 얽힌 개개인의 욕망이 당대 정세와 긴밀하게 연결돼 결국 새로운 시대가 탄생하고 저물었음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송 작가는 위대한 문명도, 강력한 제국도 결국은 멸망했고, 사라진다면서 그런 문명과 제국이 남긴 유적 앞에서 느끼는 비애야 말로 역사를 배워야 하는 가장 강력한 동인이라고 책 발간 이유를 설명했다. 송동훈 작가는 익산출신 송정호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이다.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동대학 국제학대학원(GSIS)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12년 동안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했고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산업부를 거쳤다. 저서로는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서유럽동유럽지중해 세 편과 <세계사 지식향연> 영국-스페인 편, <대항해시대의 탄생>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1.25 17:50

배우자가 사업 담당에다, 공문서 위조까지 문화재단 사업 의혹 투성이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추진하는 공모사업인 문화마실 사업에서 이해충돌과 공문서 위조 등 각종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재단과 전북도가 1년 가까이 문제를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의 제 식구 감싸기와 재단에 대한 감시감독권을 가진 도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과 함께 일부는 수사기관의 수사까지 요구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문화마실 사업은? 재단이 지난해 공모 추진한 문화마실은 지역민의 문화 활동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군, 공공기관 소유 유휴공간을 문화 공간화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장수군, 진안군, 임실군이 선정됐다. 장수군은 장안문화예술촌(장수군 소유), 진안군은 진안전통문화전수관(진안군 소유), 임실군은 도화지 도예문화원(전북교육청 소유)에 조성됐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문화마실 임실은 도비 5000만원, 군비 7500만원 등 총 1억2500만원이 투입됐다. 한국미술협회 임실지부가 운영을 맡았다. △갖가지 의혹 제기 문화마실 임실 사업의 의혹은 이해충돌과 공문서위조 크게 두 가지다. 이해충돌 논란은 공모에 선정된 예술가 A씨가 재단 사업 담당팀장의 남편인 것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의 업무가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와 상충해 공정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를 뜻한다. 재단 규정집 제5조(사적 이해관계의 신고 등) 2항에 따르면 임직원의 4촌 이내 친족이 직무관련자인 경우 재단의 장에게 해당 사실을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 임실미술협회가 사업에 선정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하지만 사적 이해관계 신고는 같은 해 12월 이뤄졌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월 열린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상반기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최영일 의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본인이 제척해야 할 사항이다. 제척해야 할 사항을, 거기를 담당하는 팀장이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했다고 한다면 누가 이 사업에 대해서 신뢰를 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실제 당시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특혜 의혹이 일었다. 도화지 도예문화원(구 상월초)은 A씨가 임실교육청에서 임대해 사용하던 건물이다. 이를 문화마실 임실 장소로 활용하는 것과 관련해 임실교육지원청의 허가는 없었던 것으로 재단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와 관련 A씨는 군 소유 공공시설물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에서 도예문화원 활용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나는 그저 협회원의 전시, 지역민의 문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 공간을 내놓은 것이다. 의도와 달리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의혹인 공문서 위조는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교부 신청서 내 참여 예술인 서명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용됐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운영비는 총 1500만원이다. 문제를 제기한 B씨는 교부 신청서에 참여 예술인이 총 10명 게재돼 있는데, 이 가운데 5명의 서명이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신청 일정이 촉박해 동의 없이 서명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후 당사자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사과해 매듭지은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뒤늦은 조사와 수사기관 수사 필요성 대두 최근 B씨는 공문서 위조 등과 관련해 임실미술협회의 보조금 부정수급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재단과 도는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된 뒤에야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문제를 인지하고 1년 가까이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대응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단은 문제가 계속되자 지난 8월 해당 사업 팀장을 다른 부서 팀장으로 옮긴 조치밖에는 한 것이 없다. 특히 문화마실 임실 공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도 관계자가 도예문화원 사용을 먼저 권유했다는 발언도 나오면서, 도의 이해충돌에 관한 부족한 문제의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재단은 뒤늦게 문화마실 운영 보조금의 집행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 징계 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임실군, 임실교육지원청과 협의해 문화마실 임실의 건축물 용도를 변경하고, 사용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 등 일부에서는 이같은 갖가지 의혹에 대해 예산으로 운영되는 도 출연기관의 보조금을, 위조한 서류로 신청해 받은 것은 공문서 위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1.24 18:53

허성철 사진작가 개인전, 카메라로 그린 ‘산’

흔히들 카메라로 사진을 담는다라고 표현한다. 렌즈를 매개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나는 이번에도 사진을 그렸다 허성철 사진작가가 카메라로 산을 그렸다. 작가는 다양정을 오가는 길에 보는 모악산을, 지인을 따라 올랐던 덕유산을 그렸다. 이에 더해 심란했던 올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그 마음 한편을 그렸다.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열린다. 고덕산, 모악산, 덕유산 등 작품 총 10점을 선보인다. 사진과 그림을 결합해 새로운 미술 작품을 만들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작업을 시도했다. 한지를 출력한 뒤, 그 위에 색실을 얹어 입체감을 살리고, 작업 의도를 부각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다. 같은 풍경, 같은 공간에서도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부분 부분을 각기 해석하고, 그 각각을 여러 번 덧칠해서 그렸다. 허 작가는 이런 결과물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는 현재를 헤치고 이겨내 앞으로 나가고자 했다. 그래서 작품 속 하늘은 푸르고 당당하며 그 당당함과 푸르름에 기대어 지금 내가 있는 현실과 무거운 마음을 이겨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 작가는 전 전북일보 사진기자로 경희대 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전공했다. 전주를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1994년부터 전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작업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24 18:53

[전북지자체 공립박물관 운영 실태 긴급점검] (하) 대안

전북 공립박물관 학예사 보유현황 전북지역 문화예술계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북의 공립박물관들이 건립후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전시를 기획하고 박물관을 이끌어가는 전담학예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본보가 전북 14개 시군 박물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박물관의 학예사들은 1~2명에 불과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3명, 판소리박물관고인돌박물관 등이 각각 2명, 김제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순창장류박물관정읍시립박물관부안청자박물관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진안역사박물관진안가위박물관남원향토박물관익산왕궁리유적전시관마한박물관 등은 각 1명 뿐이었다. 학예사를 단기 임기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무주곤충박물관은 전담학예사가 아닌 임기제 학예사로 운영해 간간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과 익산 입점리 고분전시관은 학예사가 한명도 없었다. 학예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을 위해 전시회를 기획개최하고, 작품 또는 유물을 구입수집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학예사가 부족하다보니 업무과중이 발생하고 자연스레 기획초대전시 횟수가 줄어들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유물 수집과 보관관리 부분까지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학예사를 보유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3명의 학예사가 진포해양테마공원,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장미갤러리, 31운동기념관, 채만식문학관 등 다양한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계자는 학예사가 부족한데 관리주체는 많아 박물관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해보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각 지자체들의 부족한 예산도 공립박물관들의 질 저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에 달하는 예산을 세우지만 각종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충당하기 빠듯하고 신규유물을 확보하고 싶어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에 달하는 예산을 경매로 사들이거나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사실상 기증, 위탁 유물에 기대야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무관심은 더욱 큰 문제다. 각 단체장이 표심을 생각하며 지역 공립박물관을 세웠지만 개관 이후 지속 발전 부분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현실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관심은 물론, 직영 운영이 아닌 위탁운영을 통한 자발적인 노력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상균 전주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박물관 운영이 잘 이뤄지지 않고 발전이 없는 곳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민과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개관 전부터 주변 지역의 박물관 수요현황을 고려해 치적성이 아닌 신중한 박물관 건립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재위탁이라는 카드를 내밀면서 자생적으로 박물관 발전을 위한 자발적 경쟁 기회를 만드는 법도 한 방법이라며 적극적인 박물관 인력과 예산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24 18:0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