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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학교 국악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전북가야금연주단(대표 박희전)이 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제18회 정기연주회 달의 춤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와 4대의 가야금을 위한 신몽금포타령, 죽력고를 위한 향 타령,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 합주 달의 춤 등 총 4개의 산조와 타령으로 구성됐다. 특히 달의 춤은 가야금 산조의 선율에 또 하나의 선율이 얹혀져 서로의 그리운 마음을 표연하는 곡이다. 이번 공연은 거리두기를 지키며 대면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연주단은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와 시대선율을 담은 다양한 음악으로 가야금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여성의 신체를 암시하는 윤곽에 촘촘히 나사 못을 거꾸로 박아 놓은 그림. 성적 긴장감 또는 이성에 대한 경계를 말하는 것일까? 차유림 작, 한그루 사과 나무를 심다. 우진문화공간의 화기애애전에서. 나는 한때 젊은 작가들의 전시 오픈에 가면 비판적인 발언을 많이 했다. 가능성이 많은 작가일수록 비판의 강도는 더 세졌다. 작가를 따로 만나 작품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드물고, 가장 조명을 받고 있는 그 순간에 가장 비판적인 문제를 짚는 것이 또 하나의 계기를 만든다는 생각이었다. 적당히 칭찬하고 적당히 포장하는 것은 결국 그 작가를 둔하게, 나락에 빠지게 한다. 작가는 예리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작품성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에 따라서는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또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방향성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막연히 좋아서 하는 예술은 없다. 그저 사람들 보기에 좋은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어느 전시장에서 나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불교에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라는 말이 있다. 진리의 길을 가려면 그런 것처럼, 젊은 작가들이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스승도 죽이고 선배를 죽일 수 있어야 한다. 좀 무시무시하게 들릴지 몰라도 철저하게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죽일 수 있어야 하다. 그리고 죽인다는 것이 스승을 무시하고 선배를 배반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진정으로 죽일 수 있는 자가 스승과 선배를 계승하는 자이고 인정을 받는 자가 된다. 자신의 문제의식 자체를 모르면서 무조건 스승과 선배를 무시하는 것은 자살이 된다. 예술계의 창의력은 권력 투쟁과 같은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예술적 기개를 번쩍이며 진검승부가 되어야 한다. 스승에게 진리를 물었다가 한번에 20대씩 3번에 걸쳐 60대를 얻어맞은 임제 선사는 후일 크게 깨닫고 스승 황벽의 뒤를 이어 크게 종풍을 떨쳤다. 한국의 조계종 역시 임제의 선풍을 숭상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황벽과 같은 방망이도 없고 주먹의 힘도 약하다. 전시장에 나가 쓴소리를 할 작가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좀처럼 화단에 나가지 않게 된다. 요즘처럼 무엇이건 상품화되는 시대에는 예술도 고급 상품의 일종이 되는 모양이다. 뜻이 있는 작가들은 예술의 상업적 도구화를 거부한다. 마치 팔리기 위해 치장하고 나가는 상품처럼 껍데기만 그럴듯해 보이는 가짜들. 나는 구식인지 몰라도 진짜가 좋다. 거칠고 서툴러도 좋다. 진정으로 예술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부수고 다시 만들고, 하다보면 새로운 길이 나타나고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는 작가들, 그들을 축복하고 싶다.
과거 전북청년 미술인들을 위해 제정됐던 전북청년미술상의 역대 수상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를 기회로 사라진지 15년 만에 이 상이 다시 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휴열미술관은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전북청년미술상 역대수상작가전을 개최한다. 리부트: 잊혀진 시간을 찾아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1990년 1회 수상자 임택준을 시작으로 2회 수상자 강용면, 3회 수상자 유경상, 5회 수상자 홍선기이철규(공동수상), 6회 수상자 김윤진, 7회 수상자 채우승, 8회 수상자 고(故) 지용출, 9회 수상자 차유림, 10회 수상자 김성민, 11회 수상자 고보연, 12회 수상자 이정웅 작가가 참여한다. 4회 수상자인 신반 작가는 연결부재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전시회 작품은 작가의 각각의 개성이 담겨있다. 동화적 표현, 토속적이고 한국적인 표현, 민화와 붓을 이용한 작품들까지 모두 자신들만의 독특한 표현법과 느낌으로 그려졌다. 유가림 유휴열미술관장은 많은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흔쾌히 작품을 내주었다면서 코로나19 속 과거의 영광스러운 작품을 다시 한 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유휴열 미술관은 전북청년미술상의 재 제정 준비에 나섰다. 미술관이 주축이돼 지난해 구성된 사단법인 모악재는 내년부터 청년미술상을 부활을 꾀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도 그 일환에서 추진됐다. 전북청년미술상은 1990년대에 젊은 작가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고 싶어 유휴열 작가가 만들어 꾸려갔던 상이다. 전북 최초의 민간주도의 미술상으로 40세 미만의 전북 거주 청년작가들을 대상으로 지역 고유의 청년문화를 다양하고 건강하게 발전시키려는 뜻에서 출발했다. 지난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 2005년 중단됐다. 최근에는 유휴열 미술관에 역대 수상자 일부가 모여 전북청년미술상 재 제정 준비를 위한 모임도 몇 차례 가졌다. 유휴열 작가는 전북청년미술상 부활에 과거 수상자들이 더욱 적극적이라며 이들이 내년 전북청년미술상을 이끌어나가는 운영위원회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병성 단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계와 도내 농가들의 위축이 심각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주시민은 문화향유에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전주남성합창단을 이끄는 한병성(69)단장의 말이다. 전주남성합창단은 올해 지쳐있는 시민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특별한 무대를 마련했다. 전주남성합창단은 오는 5일 오후4시 전라북도 약사회관 4층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2020 힐링음악회를 진행한다. 매년 펼쳐온 공연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음악회를 준비했다. 유튜브를 통한 녹화를 거쳐 안방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이다. 올해 코로나19로 합창단의 연습 또한 쉽지 않았다. 올 여름부터 공연을 준비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해 합창단원들의 의지가 중요했다. 참여 의사를 밝힌 단원들이 연습실에서 2m 이상 거리를 두며 힘겹게 목소리를 맞췄다. 이번 공연의 내용은 이른바 레트로(복고풍)이다. 7080세대를 위한 맞춤 공연을 준비했다. 가수 나훈아의 사랑을 비롯해 옛 동산에, 그네, 이사가던 날, 장미 등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킬수 있는 곡들이 준비됐다. 특별한 나눔이벤트도 준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름이 깊어진 전북지역 농가를 위해 농산물을 직접 구입,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농산물꾸러미를 전달할 계획이다. 한 단장은 합창단원들이 힘겨운 시기에도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해왔다며 참여해준 모든 단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침체된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전북의 각 예술대학들과 손잡고 12월 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명인홀에서 UNI STAR 시리즈를 부대에 올린다. UNI STAR 시리즈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예술계에 신인 음악가를 발굴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기획됐다. 공연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각 대학의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로 선정해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 제공과 함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당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1일 우석대 국악과를 시작으로 8일 군산대, 15일 전주대, 22일 전북대, 29일 원광대 음악과 학생들이 참여한다. 첫 공연은 우석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한 김보배(해금), 이효인(판소리), 김효성(대금)이 출연한다. 김보배는 제3회 추담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기악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현재 완주 풍류학교에서 해금을 연주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효인은 제22회 완산국악대제전에서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전주판소리합창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미산제 수궁가 발표회를 가졌다. 김효성은 제35회 전국국악대전 기악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현재 수제천보존회와 소리, 모다 연주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프로그램은 서용석류 대금산조(김효성), 다랑쉬 해금독주(김보배), 판소리 춘향가 중 와상우에(이효인)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역 출신의 젊은 예술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전당이 지역 음악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전체 객석 수의 30% 이내로 제한되며, 전석 초대로 진행된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문화예술과 생활문화 기반 확장을 위해 우리 지역 예술인을 초청해 2020 예술동아리 교육지원 기획사업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한다. 재단은 1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동동동아리를 지켜라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 형식의 특별강연과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보이지 않는 세균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지내야 하는 생활 환경은 모든 사람을 지치게 한다. 마치 코로나라는 사막에 떨어진 듯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 6월 창립전을 가졌던 AX 그룹이 이와 같은 코로나-사막-AX를 주제로 두 번째 전시를 열고 있다. 다음 달 26일까지 서학동사진관. AX 그룹은 코로나가 몰고 온 황폐한 상황을 사막으로 규정했다.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전주 서학동사진관은 전통 가옥 구조를 그대로 전시 공간으로 변용시킨 곳이다. AX 그룹은 우리 활동이 전통적인 도시 전주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만큼 그 장소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서 AX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것을 의미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김성민, 김지연, 김춘선, 이재승, 장석원, 조헌, 한봉림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한봉림은 영원한 운동이라는 입체 조형물과 벽에 거는 마스크를 출품했다. 입체 조형물은 구부러진 천의 형태를 현대 도예와 연계시킨 작업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아왔다. 마스크는 흙덩이를 내던져 일그러진 것에 눈, 코, 입을 표시해 만든 즉흥적 도조이기도 하다. 조헌의 작품 자각의 시간은 활달한 필치로 두상의 윤곽을 암시하고, 그 위에 흰색 붓질의 흔적을 몇 개 내려치듯 남겨 놓았다. 막막하고 성난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장석원의 I LOVE YOU!는 I LOVE YOU, I HATE YOU!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노란색 바탕에 모자를 쓴 남자의 얼굴이 나타나며, 사랑과 미움의 감정적 드라마를 드러낸다. 전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일월화요일 휴관.
극단 삼육오가 내달 4일 오후 7시 30분, 5일 오후 4시 아하아트홀 무대에 新(신)데렐라 공연을 올린다. 新데렐라는 이미리 대표가 작가 및 연출로 참여했다. 최근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지현미 배우를 비롯해 윤종근, 이정민, 주창환, 함정현 배우가 호흡을 맞춘다. 특히 이번 무대는 삼육오의 첫 창작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동화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新데렐라 구둣방에 맡겨지는 신발 하나하나에 소시민들의 삶을 담았다. 구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신수선 씨와 신발을 둘러싼 시민들의 에피소드, 언제부터 놓여졌는지 모를 신발 한 켤레로 희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마지막 반전으로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극단 삼육오는 2018년 젊은 연극인들이 중심이 되어 창단됐다.
전주시가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에 대한 민간위탁 연장을 추진한 가운데 전주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의 결정에 시는 난감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는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시의회는 특정 단체에서 10년~15년간 운영해온 점, 국비확보 사업 저조,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 등을 걸고 넘어졌다. 송영진(덕진,팔복,조촌,여의동) 의원은 역사박물관은 15년간, 어진박물관은 10년간이나 대표자가 같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박물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확충이나 공모사업 발굴응모가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물관 종사자 근무기간이 평균 1년 6개월로 종사 인력의 잦은 이직으로 전문성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직영하기로 논의된 두 박물관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올리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남규(송천12동) 의원도 전국의 25곳의 박물관 중 22곳이 직영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용역 결과도 직영 운영의 필요성이 나왔고, 전주시가 왜 머뭇거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직영 운영 필요성의 용역결과에 따라 두 박물관에 대한 직영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직제 개편과 인력조정, 예산, 고용승계 부분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1년 또는 3년의 민간위탁운영 연장을 요청했다. 조문성 시 전통문화유산과장은 위탁기관들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지난해 시에서 위탁을 줘 실시한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고 이날 간담회에서 강조했다. 하지만 시의회의 결정에 시는 난감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박물관 직영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다. 일단 시는 직제 수정안과 인력 조정안, 추가예산 확보, 고용 승계 등 조정에 들어갔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박물관 민간위탁을 부동의함에 따라 내부적으로 직영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며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 방송작가,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비단모래 씨가 최근 개명한 자신의 이름 비단모래를 제호로 해 시집 <비단모래>를 펴내고 지난 27일 진안전통문화전수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시인은 지난해 말까지 진안과 대전 등지에서 현옥이란 이름으로 활동해 오다 지난 8월 법원을 통해 비단모래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명했다. 윤일호 진안문학 사무국장의 사회로 북 콘서트 겸 열린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진안문인협회 이병률 회장을 비롯해 문학평론가이자 전 경희대 교수인 나호열 시인, 이승철 진안예총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회장, 김지원 자목련시낭송협회장 등 관내외 문인, 예술인, 시낭송 동호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1부(진안고원에 비단모래를 펼치다), 2부(기다림), 3부(그대에게 꽃이고 싶어)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시인 겸 시낭송가 김지원 자목련시낭송협회장, 이병률 진안문인협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회장, 박희종 무릉도원 촌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이주영이덕순김현자박종순 낭송가가 출연해 축시를 낭송했다. 2부에서는 나호열 문학평론가가 이 시인의 시 세계를 해설했다. 나호열 평론가는 해설에서 이 시인의 시들은 온통 사랑이란 주제를 담고 있는데, 사랑이란 우주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라며 내면에서 솟아나는 사랑의 감정을 사랑이라는 신전을 향해 기도하듯 옮겨 놓은 듯한 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3부는 이 시인과 참석자들의 대화 시간으로 꾸며졌다. 행사 중간 중간엔 이 시인이 만든 시 노래가 연주되기도 했다. 이 시인은 삶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싶어 부모님이 지어주신 현옥이라는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비단모래로 바꿨다며 비단모래 역시 부친이 지어주신 것으로 20년가량 사용해 온 필명이다. 남은 생의 양식을 비단의 고귀함과 모래의 부드러움으로 사랑 가득하게 채우고 싶어 개명했다고 밝혔다. 이 시인은 <비단모래>에 실린 81편의 시를 사랑이란 주제로 채우고 있다. 충북 청원 가덕면 출신인 이 시인은 실력파 문인이다. 대전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9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친정 아버지> <아름다운 동행> <사랑은 날것일 때 맛있다> 외 다수가 있으며, 수필집으로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외 다수를 펴냈다. 대전MBC와 대전교통방송에서 방송작가로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대전국악방송 작가, 진안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진안 솔내음시낭송회 회원들의 낭송 지도를 맡고 있다. 진안군 부귀면에서 수항골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제2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대상 수상자 조원재 씨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 순간에도 빨리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앞으로 더 재미있게 작업하면 되겠다는 원동력을 얻은 느낌입니다. 작품으로 저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기쁩니다. 제2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대상 수상자 조원재(서울31) 씨의 우아한 석기시대는 흙이 주재료이던 시대의 유물을 현대의 재료, 도구,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흙이 가장 중요했던 석기시대부터 청동기, 철기시대의 토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색을 겹칠하고 질감 처리한 뒤 고화도로 소성된 자기의 겉 표면을 세밀하게 연삭했다. 이를 통해 토기의 석기 질감과 백자의 자기 질감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그는 5년 전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특선을 받은 백색음유가 백자 표면을 조각연마해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것보다 더 이전의 인류 역사의 유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를 졸업한 뒤 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도자공예를 처음 배웠다. 2015년 익산한국공예대전 특선, 2017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금상을 수상했다.
제2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에서 도자공예 부문 조원재 씨의 작품 우아한 석기시대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한국공예대전에는 금속, 도자, 목칠, 섬유공예 4개 부문에 총 328점이 출품됐다.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는 지난 21일 1차 심사를 거친 후 26일 2차 심사를 열고 최종 수상작을 확정했다. 2차 심사위원으로는 금속 부문에 장윤우 전 성신여대 교수, 도자 부문에 서한달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목칠 부문에 정해조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섬유 부문에 오명희 전 상명대 교수가 참여했다. 심사 결과, 대상은 도자 부문 조원재(서울31) 씨의 작품 우아한 석기시대에 돌아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을 수여한다. 최우수상은 섬유 부문 박선영(경기23) 씨의 작품 여정으로 결정됐다. 우수상은 금속 부문 김동현(서울25) 씨의 작품 인지의 부정, 목칠 부문 임소형(광주22) 씨의 작품 화목이 선정됐다. 전체 분야를 통틀어 특별상 5편과 특선 10편도 선정했다. 입선은 총 70편이다. 올해는 금속, 도자 부문의 출품 열기가 두드러졌다. 총 출품작 328점 중 금속 작품이 105점으로 가장 많았고 도자 104점, 목칠 70점, 섬유 49점이 뒤를 이었다. 대상으로 선정된 우아한 석기시대는 공예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완성도 높은 깔끔한 마무리 작업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도자공예 부문 서한달 심사위원은 표면은 물레 기법에 건조된 유약, 화장토를 활용해 매끈하게 처리했다. 소재가 광택이 나면서 용기로서 적합성도 뛰어나다. 특히 밑 굽, 두께 처리 등 숙련도가 두드러진다고 평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섬유 부문 여정은 막판까지 대상 작품과 경합을 벌였다. 오명희 심사위원은 섬유 직조의 색감이 좋아 눈에 띄고 실용성도 좋다며 콘셉트가 여행인 듯한데 여행 가방 형태로 서랍장을 표현한 아이디어가 좋다고 말했다. 금속 부문 인지의 부정은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투시점을 활용한 조형물이 입체적으로 부정되는 것을 통해 인지의 불완전성을 나타냈다. 장윤우 심사위원은 자연 발생적인 산화 기법과 원근법을 활용한 개성 있는 작품이라며 흐트러짐 없는 기하학적 형태가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목칠 부문 화목을 최종 심사에 올린 정해조 심사위원은 전체적인 윤곽을 현대화해 만들었다며 칠하지 않고 나무 몽니를 이용한 곧은 결과 무늬 결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서한달 심사위원은 총평으로 여타 전국 공예대전에서도 볼 수 없는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며 일반인과 학생의 현대적 감성, 전수자의 전통적 기법 등이 어우러져 앞으로의 공모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상작 전시는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소리지존 퓨전타악퍼포먼스(대표 이미정)가 오는 28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 2020 기획창작공연 어진별곡_전주희망가를 올린다. 이번 작품은 전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콘텐츠에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2018년 초연해 큰 호응을 얻었던 어진별곡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어진별곡_전주희망가는 녹녹치 않은 현실을 견디어 내며, 어제를 지고 오늘을 안고 내일을 위해 나가는 우리들의 삶을 그렸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모두가 숨은 영웅이 되어 잘 이겨 나가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 노래한다. 소리지존은 그 영웅들을 위해 울리는 두드림의 응원이자 희망가이다. 이미정 대표는 코로나 19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얼어붙은 지역사회와 문화예술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길 바라며 모두가 잠시나마 공연을 보며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 고 전했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회원들과 군사쿠데타를 일으킨다. 특히 전두환은 국방부 군수차관보 유학성, 1군단장 황영시, 수도군단장 차규헌, 9사단장 노태우 등과 함께 모의한 후 12월 12일을 거사일로 결정하고 20사단장 박준병, 1공수여단장 박희도, 3공수여단장 최세창, 5공수여단장 장기오 등과 1212사태를 계획, 신군부 세력이 군의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다음해인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를 실시해 국가권력을 탈취한다. 하지만 민주화를 갈망한 광주시민들은 5월 18일 민주화운동을 전개한다. 하지만 신군부는 이른바 화려한 휴가 작전을 개시, 무고한 광주시민을 학살하기에 이른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일보가 창작뮤지컬 광주를 28일과 29일 이틀 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민주주의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소리전당 개관 20년과 전북일보 창간 70주년을 기념해 공동 기획됐다. 창작뮤지컬 광주는 1980년 5월의 추모곡이자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대표곡 임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취지로 기획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치열한 항쟁으로 금남로를 적셨던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을 담아냈다.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을 살다 간 가장 보통의 시민들이 이뤄낸 역사의 현장을 한편의 뮤지컬에 담아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박한수 역의 민우혁, 테이, 서은광, 서이건 역의 민영기, 김찬호 등이 출현해 국가 권력의 계략 앞에서도 끝내 굴복하지 않은 시민들과 그들을 지켜보는 편의대원 박한수의 고뇌 섞인 내용을 그려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뮤지컬 광주는 4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서도 기억될 만큼 아픈 희생과 역사를 다룬 작품이라며 의미가 깊은 만큼 평범한 시민들이 겪어낸 민주주의의 희망을 뮤지컬 무대를 통해 꼭 감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광주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VIP석 11만원, R석 8만8000원, S석 6만6000원이다.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객석 띄어 앉기로 배정된다.
한낱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이렇게 오랜 기간 전 세계가 문화적인 봉쇄 상황을 겪게 되리란 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다행히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집 안에서 즐길 수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TV화면으로 유튜브를 통해 축제 실황을 관람했다. 나무랄 데 없는 뛰어난 음향과 영상, 실시간으로 진행된 다국적 협연 등 축제가 제시한 새로운 가능성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심할 바 없이, 소리축제는 미래 축제의 본보기가 될 거라 확신했다. 올해 소리축제는 현악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현에는 다채로운 기능이 있다. 연주자는 현을 튕기거나, 어루만지거나, 타거나, 치거나, 밀거나, 당기거나 또는 활로 연주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 위의 노래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70분의 공연은 이충훈과 이안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아쟁과 가야금, 거문고 같은 한국의 전통 현악기들이 주인공이 되어 총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줄타기가 현악기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아쟁의 김영길, 소리꾼 최영인 그리고 고수 조용안이 함께 한 <줄타기 시나위>에서 줄타기 명인 박회승은 아름답게 밝혀진 무대 위로 외줄을 탔다. 당시 음악이 선사한 감성과 긴장감은 줄타기 명인의 긴장감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동시에 아쟁 연주자의 강렬한 활 놀림, 소리꾼의 거친 소리는 줄타기 명인의 우아한 움직임과 고수의 명쾌한 장단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줄타기 곡예는 한 차원 높은 곳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첼로와 가야금의 환상적인 대화 <산조와 바흐>였다. 12명의 첼로 연주자로 구성된 아마티 첼로 소사이어티는 작곡가 지성호가 편곡한 바흐의 첼로 무반주 협주곡 1번 사라방드를 연주했다. 가야금 명인 지성자의 솔로 연주와 비견할 만한 것은 분명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첼로의 따뜻하고 조화로운 소리는 현악기의 거친 소리, 통증을 자아내는 듯한 소리와 강한 대조를 이루었다. 지성자 명인이 현을 아래쪽으로 밀면 미묘한 현의 배음이 들려왔다. 이어 성금연류 가야금 보존회 연주자들이 지성자 명인의 연주에 합류했다. 고수 조용안은 두 현악기 그룹 사이에서 깔끔한 연주로 풍성한 대화를 이끌어냈다. 산조와 바흐는 마치 즉흥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재즈 오케스트라 같았다. <탈>은 탈춤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가야금 하수연과 거문고 장서연이 합을 이룬 국악 듀오 달음이 연주했다. 도입부의 낮고 우울한 톤은 각자의 현이 만들어내는 쾌활한 연주에 녹아들었다. 작은 술대로 만들어내는 음악 외적인 소리가 깊은 진동과 변주를 만들어내며 음계를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두 연주자들은 내내 아주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역동적인 연주 끝에는 서정적인 가락이 들려왔다. 가장 규모가 컸던 프로그램의 마지막 부분은 판소리 명창과, 장구, 거문고, 대금, 피리 그리고 아쟁 등 20여 한국 전통 연주자들로 구성된 <더블 시나위>가 장식했다. 더블 시나위는 이 공연의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고, 나는 악기들과 판소리합창단의 웅장한 소리에 완전히 매료됐다. 신들린 듯한 거침없는 무대는 초조해진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나무를 베고 톱질을 하는 깊은 숲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샤머니즘적인 흐름은 고수가 잠시 침묵하는 사이, 한 악기 그룹의 연주에서 다른 그룹으로 이동해갔다. 진한 탁성으로 공연을 이끄는 판소리 명창은 소리의 벽을 허물어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찰리 크루이즈만(Charlie Crooijmans)네덜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현 위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나는 사실상 한국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무대에서 가장 전통적인 악기들을 즐기면서 말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또 한 번, 특별한 무언가를 전 세계 앞에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찰리 크루이즈만(Charlie Crooijmans)네덜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경찰이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추진한 문화마실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대리서명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대장 김효진)는 임실미술협회 구성원인 A씨가 재단 공모에 제출한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교부 신청서 내 참여 예술인 서명위조와 보조금 부정수급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프로그램 운영비 1500만원이 지원되는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교부 신청서에 참여 예술인 서명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B씨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교부 신청서에 참여 예술인이 총 10명 게재돼 있는데, 이 가운데 5명의 서명이 도용됐다고 주장했었다. A씨는 신청 일정이 촉박해 동의 없이 서명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후 당사자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사과해 매듭지은 사안이라고 대리서명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다. 경찰은 사문서위조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에 접수한 서류지만 사실상 민간단체가 작성한 서류이기에 사문서위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 프로그램 지원금이 해당 서류로 인해 실제 지급된 점 등을 비춰볼 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박형윤 한아름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경찰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총 5개의 대리서명이 인정되면 5건의 사문서 위조혐의가 적용될 것이라며 뒤늦게 당사자에게 동의를 얻었다하더라도 충분한 위반사안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또 다른 문제가 된 이해충돌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 근거가 없어 형사처벌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서 전북문화관광재단 관련인들에 대해서 행정처분인 징계위원회를 통해 문책할 방침이다. 현재 경찰은 관련 사안에 대한 자료를 분석 중이며, 조만간 당사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 대장은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내사단계 초반이고 자세한 사안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규엄승현 기자
작품설명: 한옥 창을 통해 만나 낯선 풍경이다. 교동미술관 레지던시에 머물면서 영감을 얻은 작품. 반복된 한옥 문살의 마름모꼴 패턴에서 영감을 얻어 한지를 나무 캔버스에 붙이고, 창밖 풍경을 전주 한옥마을에서 찍은 이미지들로 조합해서 상상 속 풍경들을 만들었다. 도시를 배회하는 고양이와 함께 등장하는 비둘기는 묘한 감정을 유발한다. 미술가 약력: 이한나는 서울대구전주에서 7회 개인전, 교차된 시선, 빛 예술 인간, 내 사랑 히로시마, 바다에 美치다 전에 참여했다. /작품 해설=문리(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 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사실 이것들이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삶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김형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서 도대체 우리는 왜 문학을 하려고 마음먹게 되었을까, 혹은 인간은 언제 문학에 욕심을 내기 시작할까. 김형수 시인은 세계의 무엇을 명명하는 자가 작가라고 말한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창작법에 대해 고민하는 문우에게 고마운 벗이 되는 책이다. 문학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이야기가 어떻게 문학이 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이 시작되었던 지점은 언제 어디였을 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려는 사람과 독자로서 작가의 고독한 삶과 그의 세계관을 알아차리고 싶거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을 찾아야한다면 이 책은 고독하고 위대한 개인인 그에게 글의 기준을 잡아줄 것이다. 그 지점에 문학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김형수 시인에게 최초의 문학적 자의식, 표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던 것은 편지였다. 중학교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서, 산골소년이 세계로 향한 간절함으로 썼던 편지. 매형이 될 두 형님에게 부쳤던 편지가 용돈이 되어 왔을 때 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에겐 세 곳의 지점이 있다. 처음은 그의 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의 서문에서 내 말(言)의 고향 밀래미장터에 바친다라고 밝혔듯이 그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은 밀래미장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광주고 시절, 문예부에 간다는 말만으로도 발길을 막을 교사가 없었다고 했던 문예부였고, 그곳이 삶의 문학적 체계가 잡힌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80년 5월 18일 광주 계림동 헌책방 골목이 그의 문학적 경향의 진원지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아버지 때문이었을까, 그는 말이 꼭 필요한 지점에서 말더듬이가 되는 일이 잦았다. 김형수 시인은 어느 강좌에서 인간의 사유는 언어를 매개로 진행되고 언어가 없다는 건 사유가 없다는 것이며 문자로만 가능한 것이 사상이라고 했다. 하늘이 자신을 가엾게 여겨서 시골 장터 한복판에 떨어뜨렸기에 천지가 온통 글자로 넘쳐나는 것을 보았던 그는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이며 신동엽 문학관 관장이다. 언젠가 신동엽 문학관의 초입에서 대면했던 신동엽 시인의 흉상과 참 많이 닮아서 놀랐던 적이 있다. 말 대신 글을 얻은 그는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모두를 가졌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시인이라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수업2.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와 함께『조드』도 추천한다. / 글. 정숙인 소설가
이소애 시인이 칼럼집 <소멸, 그 찬란한 무늬>를 펴냈다. 전북일보 등 도내 일간지에 실은 칼럼들을 모아 단단히 묶었다. 칼럼 속 시인의 시선은 소외되고 병들고 열등감 속에서 주눅이 들어 어깨를 조이며 사는 사람들에게 향한다. 갈등으로 고민하는 가족 관계,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부부의 사랑과 환멸도 칼럼에서 놓치지 않았다. 부부의 사랑도 서로에게 생명을 주는 말을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 본다. 주름살을 보조개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린 젊어지는 것이 아닐까. (예쁘다라는 그 말 中) 이 시인은 글이 퇴색될 것 같아 꼼짝달싹하지 못하도록 엮어 세상에 내놓고 싶었다며 이 책을 열고 나의 숨소리를 듣는 독자에게 항상 행복이 깃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인은 1960년 <황토동인>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한맥문학> 시 신인작품상, 2020년 <지구문학> 문학평론 신인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침묵으로 하는 말> 외 4권, 수상집 <보랏빛 연가> 외 2권을 펴냈다.
당신은 오늘 얼마나 소진됐습니까? 번아웃(burn-out)은 인간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용어로 말 그대로 나 자신을 불살랐더니 다 타버리고 내게 남은 게 없는 상태이다. 교육, 의료,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현상이다. 최근 사회에서 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이를 다루는 책도 경쟁적으로 발간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 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사례 혹은 일상생활 중심의 책이다. 평소 번아웃 현상을 이론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이명호 전주 명인치과 원장이 성기정 성기정상담클리닉 대표와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을 펴냈다. 치의학, 경영학, 철학 등 3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이 원장은 의사로 거의 30년간 환자를 비롯해 동료 의료인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껴왔다고 한다. 그는 의사의 경우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결과로 과도한 음주, 감정적 탈진, 냉소적 태도 등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전주대 대학원 경영학과와 미국 HIS University의 박사논문 연구주제로 의사들의 번아웃 현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번아웃의 원인, 결과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큰 틀로 구성돼 있다. 추가적으로 번아웃의 증상을 유형화하면서 번아웃 이론을 소개하고, 번아웃의 측정 문제를 다뤘다. 특히 의사들을 연구대상으로 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 결과를 관련되는 부분에 사례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 책이 본래 목적한 대로 번아웃 현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안내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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