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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19살의 백혈병, 완치를 이룬 1000일간의 일기

온순하고 조용하면서 주관이 뚜렷하고 친구들과 사이가 좋았던 막내 아들. 김성효 씨는 지금으로부터 4년 5개월 전인 2016년 3월 28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19살, 평범한 수험생이었던 아이는 마른 삶 속에 벼락처럼 떨어진 백혈병을 맞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세상의 끝에 서있었고, 어쩌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끝에서 터덜터덜 다시 세상으로 걸어오며 고통을 희망으로 읽는 법과 아프면서 행복하는 법을 배웠어요. 나만의 인생을 살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알게 됐죠. 다행히 길을 잃지 않고 세상으로 돌아왔으니 그동안 제가 배웠던 것을 남겨 보고 싶었어요. 백혈병 투병기 <생의 마침표에. 천 일의 쉼표를 찍다>(도서출판 레드우드)를 쓴 이주완 군은 현재 22세로, 전주 전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가족의 헌신과 희생, 지극한 보살핌으로 2년여의 치료 끝에 완치가 됐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학생회장을 도맡아했던 아이. 숱한 고통과 절망을 마주해야 했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2016년 19살의 시계 앞에 섰다. 이주완 군은 처음 병명을 듣고 진단 받은 날로부터 천 일간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전한다. 이 책에는 생생함에 가장 많은 힘을 실었다. 그저 책 안에 담긴 한 백혈병 환자의 삶을 멀찍이서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를 직접 느껴보고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생생한 표현으로 기억을 풀어썼다. 책을 덮고 눈을 깜빡이면 어느새 각자의 몸으로 되돌아와 있는 그런 책을 소망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와 이야기를 잇는 엄마의 고백은 이주완보다 더 이주완 같은 진심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주완 군은 이번 책을 쓰면서 엄마의 이야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해주면 된다고 했고 엄마는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아들과 함께 한 기억을 떠올려 이야기했다. 이주완 군은 이 이야기를 소개하며 내가 알 수 없었던 내 그림자를 꼭 안고 있었던 엄마의 이야기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제가 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자기도 뭔가를 말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이는 공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얻어진 공감들은 모두에게 체득되는 진짜 희망을 가슴 깊이 전해줄 거에요. 이 이야기 속에서 나와 네가 함께한 시간이 서로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지 않는 푸른 희망으로 간직돼 주길 바랄 뿐입니다. 순수하고 진지한 자세로 그날의 진심을 써내려간 이주완 군의 이야기가 희망을 설명하는 그 어떤 수식어보다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8.12 17:36

[신간] 조선왕조 519년, 173명 영의정 면면 정리하다

조선왕조 519년간 삼정승(三政丞) 중 하나였던 영의정을 역임한 인물은 누가 있을까. 그 역사를 알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박용부 작가의 <영의정실록>(지식공감). 영의정(領議政)은 조선시대 의정부의 으뜸 벼슬인 영사(領事)로 품계는 정1품이다. 관원의 자급(資級)은 대광보국숭록대부(大匡輔國崇祿大夫)이기도 하다. 조선의 관제에서 수상총리에 해당하며 영상(領相)이라고도 불렸다. 좌의정 및 우의정과 아울러 삼정승(三政丞)이라고도 한다. 영의정은 학술기관인 경연, 홍문관, 예문관, 춘추관, 관상감의 영사를 겸했다. 재신들이 등급에 따라 각각 학사 한두 개 정도를 겸한 고려와 달리 조선에서는 영의정이 경연을 제외한 나머지 학술기관의 영사를 혼자 겸하는 것이 규례인 것에서 그 상징성을 알 수 있다. 박 작가의 영의정 실록은 조선시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영의정 자리는 어떤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올랐으며, 그들이 남긴 명성은 과연 어떠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조선왕조 519년 기간 동안 영의정은 일반 백성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책이었다. 벼슬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르고 싶어 했던 영의정 자리는 왕조에 따라 오를 수 있는 신분이 정해져 있었다. 이 책은 왕조별 영의정 173명에 대한 개개인의 가족사항부터 경력과정, 재직기간 중의 기록, 죽을 때 남긴 졸기 평가를 중심으로 편집했다. 영의정에 오르게 한 핵심 요인을 각 영의정별 첫 소주제로 잡아 서술했다. 10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이번 책은 12권이 먼저 발행됐다. 1권에는 태조에서 세종시대의 영의정을 다뤘고, 2권은 문종에서 세조시대를 다뤘다. 박 작가는 조선왕조 519년 동안 최고의 벼슬인 173명의 영의정의 벼슬경력과 업적과 그 졸기 평가를 저술함으로써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에 성균관대 교직원으로 임용돼 1997년에 수도권 입학관리자 협의회 회장, 2007년 서울지역 총무처장협의회 회장, 2012년 입학사정관실 국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베트남 하노이 약학대학 컨설팅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삼성식 대학경영>, <교궁기집록(경북강원충청편)>이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8.12 17:36

내 마음에 휴식시간, 전주서 만나는 인문학 강연

세상살이에 지혜를 더하는 다채로운 주제의 인문학 강연이 전주에서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은 13일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5일까지 총 6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국립무형유산원 어울마루 국제회의장에서 책마루 인문학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지역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열렸다. 그간 국립무형유산원의 복합문화공간이자 도서관인 라키비움 책마루에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강연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을 강화, 참석자들에게 보다 많은 즐거움을 줄 계획이다. 강연 일정은 △누들로드-국수는 어떻게 인류를 매혹시켰을까?(8월 13일, 이욱정 PD)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8월 20일,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나를 찾아가는 사진(8월 27일. 김진석 사진작가) △당신이 알던 속담의 배신(9월 3일. 엄윤숙 작가) △물리학자가 바라보는 세상(10월 8일,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교수)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10월 15일, 김용택 시인) 순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 행사는 라키비움 책마루보다 공간적 여유가 있는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며 연령에 제한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책마루 홈페이지(library.nihc.go.kr)와 전화(070-4227-9243).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이 이번 강연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8.12 17:3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소설가 - 백가흠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

백가흠 작가의 2011년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을 읽은 것은 특정 상황이나 일상을 재현한 최근의 단편소설 몇 편을 읽은 후였다. 재현(再現)에 그쳤으나 틈 없이 치밀한 구성으로 사유를 끌어낸 것이 대단치 않은가, 하며 낯설게 하기와는 거리를 둔 작품들에 아쉬운 마음을 누르던 때였다. 그런 까닭에 백가흠 작가의 단편집에 실린 소설이 지닌 낯선 풍경이 새로웠다. 각각의 이야기 자체는 익숙한 것이었으나 인물과 공간이 조화를 이루면서 소설적 분위기를 낯설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한 달 전, 림혜숙이 어린 딸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다.로 시작하는 <그리고 소문은 단련된다>가 대표적일 수 있겠다. 실종 신고를 하고 림혜숙을 찾아다니던 농장주 김 씨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마을 안에 퍼진 또 다른 소문. p.20 약국 문을 닫는 것은 완고했던 자존심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황 약사는 생각했다. 흘깃 약국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많았지만, 누구 하나 선뜻 약국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에서 나타나듯 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부풀려지고 당사자를 고립시키면서 끝까지 살아남는다. 알음알음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 누구도 소문의 진실 여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나 익숙한 이야기인가. <그런, 근원>은 5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로 인해 가족 해체를 겪게 되는 형제의 이야기를 다뤘다. 80년대 5월, 전라도가 배경인 작품이어서 그런지 p.40 누구도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까닭이었다.는 문장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법부터 배운 동생 근본과 숙명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근원의 서로 다른 삶은 개인을 넘어 특정 시대의 아픔으로 다가왔다. 어린 근본과 근원을 찾은 친척들. p.41 그들은 집에 쌀을 놓고 갈 때마다 개가한 어머니를 욕하느라 아이들의 안부나 필요한 것들을 물을 새가 없었다. 시대가 어떻든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어른들이다. 장소와 인물, 묘사와 행간의 조화로 인한 것일까. 후일담으로 그칠 수 있는 이야기가 한의 정서로 남아 아프고 또 아팠다. 작가를 연상시키는 백이라는 인물이 나오는 <그래서>, <힌트는 도련님>, 에서는 문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소설 쓰는 과정과 고통 등을 담아냈다.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풀었다는 생각이다. p.123 <힌트는 도련님> 모던하고자 하는 나는, 현실의 나와 가장 가까운 백 도령과 손을 잡고 자꾸 서사를 꿈꾸는 나를 몰아낸다.고 작가는 썼지만 나는 그가 구성에 있어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서사의 힘으로 작품을 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 나면 이야기보다 이미지가 주로 남아 독서 방법에 문제가 있나 생각했던 내게 잠시나마 이야기를 기억하는 기쁨을 주었다. <그때 낙타가 돌아왔다>, <통(痛)>, <쁘이거나 쯔이거나>를 읽으면서는 인간이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결핍과 욕망,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더불어, 작가가 나고 자란 곳에 대한 애정이 상당했고 단편집을 출간할 당시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책을 처음 잡았을 때 하드커버의 딱딱함과 그것을 싸고 있는 겉표지의 부드러움을 먼저 느꼈다. 그렇게 집어 든 책은 무거운 것 같으면서도 가벼웠다. 소설집 안에 실린 소설처럼 엉성하지도 촘촘하지도 않은 적당한 구성과 문장이 준 무게감을 닮았다. 너무 낯설지도 너무 익숙하지도 않은 인물과 공간 또한 그와 같은 무게감이었다. 책에서 받은 지극히 주관적인 무게감은 그러나 문학을 향유하기에 충분했다. 백가흠 작가의 단편소설집 <힌트는 도련님>은 무겁거나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지만 어쨌든 기분 좋게 돌아오는 휴가와 같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8.12 17:30

바다를 사랑하는 작가들이 쓰는 ‘자연친화 정신’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무량의 보고 바다, 문학을 통해 바다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한 제14회 바다문학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4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주최하고 해양수산부와 한국문인협회, 전북예총이 후원하는 바다문학상의 올해 수상자는 찾아드리는 상에 이소애 시인, 대상(시)에 이은원 씨, 본상(수필)에 박미림 씨가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창훈 전북일보사 회장,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 김남곤 바다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박정인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전춘성 진안군수, 김광수 진안군의회 의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정군수 석정문학관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사장, 김현조 전북시인협회장 등 지역 인사와 문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매년 바다의 날을 기념하고 해양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해양과 해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상이라며 14회를 맞는 올해부터 문학상의 외연을 넓히고 다양한 가치를 담고자 바다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꿔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전북일보 사장)는 바다를 사랑하고 문학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바다는 정말 중요한 인류의 미래이므로 전라북도민들이 문학을 통해 바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표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바다문학상 대상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 및 순금 10돈, 본상 수상자에게는 전북일보 회장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공동시상으로 상금 200만원이 주어졌다.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해양문학 발전에 힘쓴 문학인을 찾아 수여하는 찾아드리는 상은 지난 2012년 이후 9번째 수상자를 냈다. 올 수상자인 이소애 시인에게는 해양수산부장관상과 순금 10돈이 주어졌다. 이소애 시인은 이번 상은 점점 작아지는 저에게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시와 동행하라는 명령처럼 느껴진다며 모든 생명을 포용하는 바다를 알리고 그 안의 아픔과 고뇌를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대상을 받은 이은원 씨는 여러분께서 제게 선물해주신 바다는 제 기억 속 그리운 상어와 함께 오래동안 기쁘게 출렁거릴 것이라며 제게 시는 끝가지 가보고 싶은 곳이고, 저는 내내 시와 함께 하며 끝까지 흘러서 시의 바다에 가 닿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본상 수상자 박미림 씨는 감추고 싶고 불편한 이야기를 원고지에 써서 만천하에 알려왔다. 이런 저를 보듬어 주신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제가 쓰는 글이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서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모든 이들이 바다처럼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제14회 바다문학상 심사위원으로는 시 부문 허형만소재호김영 시인이, 수필 부문 김경희김재희 수필가가 참여했다. 찾아드리는 상 심사는 박종은정군수 시인이 맡았다. 올해는 지난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달간 대상과 본상 부문의 시와 수필 작품을 공모했다. 그 결과 시 부문에 272명이 816편을, 수필 부문에 87명이 174편을 응모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응모자 수가 늘었으며 작품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8.11 19:18

오디오로 만나는 연극 ‘조선의 변란’

청각과 시각을 활용한 현장예술인 연극이 오디오를 통한 획기적 변화에 나선다. 2020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출품작인 남원연극협회의 조선의 변란이 그 주인공이다. 조선의 변란은 지난 2016년 전북연극제 장려상 수상작이다. 조선시대 영조즉위 27년. 한양의 육조거리(현 광화문거리)는 당시 대변으로 넘쳐났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조는 육조거리 정화할 방법을 대신들에게 명을 내렸고, 대신들은 여러 가지 방안을 찾기위한 노력을 그린 연극이다. 그 과정에서 현대의 좌변기, 소변기 개발 등 많은 방안이 나왔다.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시 대신들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결국 백성들의 생리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결론을 내린다. 지배계층의 탄압과 억압, 허무맹랑한 정책을 통해 일을 해결하려는 모습은 현재의 정치인들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정치풍속을 풍자해 관객들의 웃음마저 자아낸다. 문광수 작가는 현재 정치인들은 정책을 세울 때 국민이 실감할 수 없는 무관한 정책을 내세우는 모습을 과거 정치를 통해 비판하고 싶었다면서도 인간의 상상력을 통한 과학과 기술의 개발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오디로북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대사와 동작을 통해 행위예술의 결정체였던 연극을 시각적 효과를 빼고 제작한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단순한 낭독이나 음악 등은 오디오북으로 제작된 적은 있지만 연극을 오디오로 보여준 다는 것은 처음이다. 가장 예민한 청각에 집중해 연극과 같은 톤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상상을 통해 시각적효과를 더욱 극대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6년 연극제 무대와 차별을 두기 위해 판소리와 라이브공연을 담은 퓨전사극으로 재탄생했다. 남원연극협회는 이해를 돕기 위해 대본이 삽입된 책자를 만들고 오디오 파일이 담겨있는 USB를 함께 동봉하기로 결정했다. 문 작가는 비대면 시대에 온라인 송출이 아닌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또 다른 방안을 생각하던 중 오디오북을 제작하기로 했다면서 새로운 시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번 연극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0.08.11 17:07

‘제23회 전주한지패션대전’의 패션쇼 현장, 미디어로 만나요

올해 언택트(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23번째 이야기를 쓰는 전주한지패션대전이 패션쇼 무대 촬영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전주패션협회(회장 최경은)는 지난 8일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제16회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 본선 심사를 비롯한 각종 패션쇼와 행사를 촬영함으로써 2020전주한지패션대전의 첫 일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오는 24일 예정인 미디어SNS 영상 송출을 준비,한지와 패션을 접목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전주한지와 한지패션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홍보할 계획이다. 더불어 한지패션계의 신진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한지패션의 생활화산업화세계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는 관객 없이 비대면으로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10시 어린이 민속의상한지패션쇼를 시작으로 제16회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 심사패션쇼가 이어졌으며, 라스트포원 공연, 패션스토리정훈종 초청 갈라쇼, 전주한지국제패션쇼 순서로 촬영을 진행했다. 특히, 어린이 민속의상한지패션쇼는 전주지역 초등학생 15명이 패션쇼 모델이 돼 무대를 채웠다. 모델들은 한지로 제작한 우리 옷 한복을 비롯해 일본, 중국, 폴란드, 이집트, 아프리카, 멕시코, 스페인, 아랍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 의상을 입고 아름다움을 뽐냈다. 또한 올해 16회째를 맞은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에서는 78점의 접수작 중 1차 심사에서 총 40점을 선정, 본선에 36점이 진출했다. 올해는 중국과 베트남 유학생들의 참여를 비롯해 고등학생과 늦깎이 디자이너지망생들의 작품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역과 연령을 넘나드는 참가자들의 참여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전북 출신의 황재근 디자이너를 비롯해 국내 유명디자이너와 대학교수 7명이 참여했다. 1세대 디자이너 박윤수 중앙패션디자인협회 회장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박윤수 심사위원장은 2017년 전주한지패션대전 갈라쇼에 초대받아 한지사소재 원단으로 작업을 해보았는데, 한지사가 가진 소재로서의 무궁한 가능성을 봤다며 한지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것이라는 데 있으며 한지사(韓紙絲)만 봐도 그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한지사를 이용해 좀 더 가볍고 편안한 의상을 개발하고 싶다고 심사 소감을 전했다. 1998년 시작돼 오랜 역사를 쓴 전주한지국제패션쇼에서도 총 30작품이 모였다. 한국, 네델란드, 중국, 핀란드, 독일 등 세계 각국의 화려하고 매력적인 한지의상이 소개됐다. 한복을 비롯한 다양한 컨셉의 의상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날 무관객 방식으로 촬영한 행사 영상은 전통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4개 한지패션쇼에 무게를 뒀으며, 오는 24일 미디어 및 SNS를 통해 송출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11 17:07

삶의 리얼리티 그리는 ‘인체 주름’

전주 갤러리숨(대표 정소영)이 김철규 작가의 개인전으로 전시공간지원 기획 공감-공유전의 하반기 일정을 열었다. 김철규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인체풍경 - 주름을 주제로 오는 14일까지 삶의 변화와 확장을 그린다. 인체주름은 결정되어 타고 나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체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름은 삶의 리얼리티이며 한 인생이 살아온 긴 시간의 기록이고 그 누구의 관여가 없는 진실의 흔적이다. (작가노트 중)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주름의 확장된 개념인 주름의 인지, 자연으로의 확장, 생활의 흡수로 구분해 기획했다. 주름표현이란 죽음의 허무함을 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삶의 변화와 확장을 논하기 위한 소재가 된다. 추(醜)함의 인식을 넘어 주름이 담아내고 있는 의미의 재해석을 통해 미(美)로 인지됐을 때 삶의 의미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휴머니즘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철규 작가는 주름표현의 연장선상에서의 이번 전시는 주름표현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범주로의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름의 인지 범위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전주 갤러리숨 기획전 공감-공유는 이주리, 김영민, 유지연, 김병철, 송지호, 이순애, 이진, 이숙희, 국형원 작가의 전시로 오는 12월까지 전시장을 채워나간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11 17:00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 하반기 선정작 2편 발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국내외 장편 독립예술 영화를 제작 지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주요 섹션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의 하반기 선정작 2편이 추가 발표됐다. 다큐멘터리 삼사라(Samsara, 가제)와 극영화 세 탐정: 종이, 찰흙 또는 돌(Three detectives: paper, clay or stone)이 그 주인공.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2014년 론칭 이후 한국영화 15편과 해외영화 6편 등 총 21편을 선보였다. 지난 6월, 제12회 전주프로젝트마켓 시상식에서는 박혁지 감독의 시간을 꿈꾸는 소녀와 에릭 보들레르 감독의 어 플라워 인 더 마우스(A Flower In the Mouth)를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 선정작으로 발표한 바 있다. 삼사라는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작 <죽음의 해안> 등 총 10편의 장단편 작품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인 스페인의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신작으로 루앙프라방에 위치한 한 불교 서원의 어린 승려와 잔지바르의 5살 소녀, 그리고 새끼 염소를 주인공으로 극명한 문화적 차이를 시각화할 예정이다. 또 세 탐정: 종이, 찰흙 그리고 돌은 아르헨티나의 신예 감독 알란 세갈의 데뷔작이다. 이번 작품은 전위적인 세계 영화를 소개하는 프론트라인에 소개된 제18회 상영작 <푸른 수염의 성>과 특별 섹션 뉴트로 전주에서 소개된 제20회 상영작 <어둠으로의 초대>로 전주국제영화제 관객들과 만났던 가스통 솔니키 감독이 프로듀싱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의 하반기 선정작 2편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성장하고 성장할 신예 감독들의 도전적인 신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독립예술영화 제작이 특히 더 어려워진 지금,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전주국제영화제가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8.11 17:00

전북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제대로 알자!

전북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더욱 잘 알고 미술과 음악적 관점에서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문화예술교육사업연합회 정읍지부(지부장 이미정, 이하 한문연 정읍지부)가 주관하고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후원하는 패스트힐링(Fasthealing) 인문학 강좌가 11일을 시작으로 오는 9월 29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정읍 시암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강좌는 모두 여덟 차례로 구성했으며,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개최하게 됐다. 한문연 정읍지부는 올해 우리 지역의 유명 강사를 초빙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인문학강좌를 선보일 계획이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강좌 장소를 철저하게 소독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열리는 제1강에서는 강미미 정읍시립미술관 학예사가 정읍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작가작품 소장품전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현대미술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이후 강의는 △배옥영 한국서예심리치료학회장 나를 찾는 마음 여행 △김현조 전북시인협회회장 선비문화와 서원 △장현진 백세건강발전소장 웃음으로 행복한 삶 △박현수 도예가 도예가와 라꾸가마 소성 △이금섭 정읍국악원 연출감독 백제가요 정읍사와 수제천 △이용찬 시사매거진 기자 임계기사와 조선실록 △신정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동학농민혁명과 정읍시민의식으로 진행된다. 이미정 한문연 정읍지부장은 정읍은 세계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을 비롯해 남고서원, 옥산서원, 고암서원, 도계서원, 동죽서원, 창동서원 등이 있는 유서 깊은 선비의 고장이며, 백제가요 정읍사와 가사문학의 시조인 상춘곡과 민주화의 효시 동학혁명의 근원지를 간직하고 있다며 이번 강좌를 통해 시민들이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더욱 잘 알고 미술과 음악적 관점에서 체험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좌에 대한 문의는 한문연 정읍지부(010-5548-6800)로 하면 된다.

  • 문화재·학술
  • 김태경
  • 2020.08.10 17:46

전북 최대 미술축제도 전시도 온라인으로

전북미술계의 큰 축제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JAF)이 온라인 전시관을 열고 미술을 사랑하는 도민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김영민, 이하 전북미술협회)는 올해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JAF)을 온오프라인 전시로 축소해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축제의 중심 컨텐츠인 미술작품 전시는 전북예술회관 전시실과 전북미술협회 홈페이지 내 나우아트 온라인전시로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축제기간에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렸던 다채로운 부대행사와 체험프로그램은 올해 쉬어간다. 대신 오프라인 전시가 열리는 전북예술회관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축제의 처음과 끝을 채워줄 전시의 주제는 △아트페어에서 주목한 올해의 선정 작가를 소개하는 일상 속의 행복공감 명작전 △젊은 작가의 예술시장 진입 활성화를 위한 청춘들의 꿈과 희망 뿌리내림전 △전북 작고작가 회고전 전북미술의 근원을 가슴에 새기다-故황소연 작가 등 크게 세 가지로 구성했다. 원로 30명과 청년 9명이 각각 10점을 출품했으며 故황소연 작가의 유작을 더했다. 이로써 올해 전시에는 400편에 이르는 작가 40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예술활동이 축소된 시점에서 열리는 만큼 이번 축제는 기존의 진행방식과 여러 측면에서 차별화를 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0% 오프라인 형태로 진행했던 전시에 온라인을 추가했으며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폭도 넓혔다. 지난해 참여하지 않았던 서예와 문인화 분과의 작가들이 올해는 작품을 냈고 협회원과 전공자에 한해 진행했던 전시를 비회원과 비전공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참여작가에 지급하는 사례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는 작가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민 전북미술협회장은 올해 코로나19 관련 지침에 따라 전시 참여 인원과 부대 행사를 축소하면서 사회적인 어려움으로 위축돼있는 미술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올해는 상황이 특수한 만큼 미술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힘을 나누기 위해 전북나우아트페어 참여 작가들에게 사례비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처음 개설하는 나우아트 온라인전시관은 전북미술협회 홈페이지(www.jbfaa.or.kr)에서 볼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를 위한 부스 추첨과 파티션 설치 작업 등을 14~16일 진행하고 오는 17~19일 온라인 업로드를 위한 작품사진을 촬영할 방침이다. 이후 30여명의 작가를 목록으로 확인하고 작가별 작품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작가 개인별 갤러리 페이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작품에 대한 품평과 소개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구현하고 작품 구매를 위한 연결고리도 마련했다. 올해는 온라인 갤러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첫 해로, 이후 보완사항을 파악해 축제기간 이후에도 작품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10 17:46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사랑이 무엇입니까?

십여 년 전쯤, 아직 전남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점심 무렵 졸업한지 오래인 제자가 찾아와 인근에서 김치찌개를 먹고 카페에 앉아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 때 그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교수님, 사랑이 뭡니까? 그 순간 나는 그가 학창시절 유난히 재주가 비상했던 그의 기질, 판화공방에 찾아온 여성을 만나 도피 끝에 결혼했던 장면, 여성의 부모가 나를 찾아와 없어진 딸 걱정을 했던 일.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고 그는 결혼 생활 10여년에 아이가 둘이건만 나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나는 그에게 반문했다. 어느 날 너의 아내에게 남자가 생겨 헤어지자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는 단숨에 말하기를 도끼로 때려죽이겠습니다. 순간 나는 그의 단호한 난폭성에 당황했지만 이렇게 응수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인생에 사랑의 기회가 몇 번이나 되겠느냐? 만일 아내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생긴 것을 축하하고 편안하게 헤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그는 침묵 끝에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기실 남녀 사이에 이런 종류의 사랑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남녀의 정이 깊을수록 소유 개념으로 돌아가 서로가 서로를 꽁꽁 묶을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속이고, 학대이다. 진정한 사랑은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성과 사랑이라는 것도 구분해야 할 것이다. 성이 곧 사랑이라고 믿는 순진한 생각은 오히려 무지에 가깝다. 성은 성일 뿐이고 사랑은 사랑일 뿐이다. 그것이 겹칠 때도 있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다. 다시 그 제자가 찾아와 나에게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뭐라 할까? 이번에는 더 강경하게, 사랑하는 아내를 도끼로 때려죽이고 오라 할까?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때려 죽일 수 있을까?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과격한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그런 질문을 던져준 그가 고맙다. 그렇지 않았으면 사랑에 대한 성찰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할수록 소유의 개념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사랑할수록 소유를 벗어날 수 있느냐가 그 문제에 부여되는 최고의 물음이 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08.10 16:35

덕진예술회관 달군 미디어아트·타악의 만남 ‘히트’

미디어와 타악의 접목으로 완성한 ICT타악퍼포먼스 히트가 전북도민의 감성을 세차게 두드렸다. 지난해 공연장 상주단체 중 전라북도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면서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던 타악연희원 아퀴(대표 박종대)가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마무리했다. 지난 8~9일 덕진예술회관에서 양일간 선보인 ICT 타악퍼포먼스 히트다. 덕진예술회관이 주최하고 타악연희원 아퀴가 주관한 이번 공연은 2020년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라북도관광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됐다. 타악연희원 아퀴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히트는 첫 선을 보인 지난 2018년부터 호평을 받아오면서 R&D 기술개발지원 사업의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각국의 리듬을 활용하면서도 장단의 요소를 놓치지 않은 탐스, 군악, 너울, 히어로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미디어 아트와 타악의 능동형 반응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지속적인 작업으로 공연의 구성을 보완해왔다. 박종대 타악연희원 아퀴 대표는 전주시민들이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공연장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며 앞으로도 아퀴는 ICT와 타악의 접목을 통해 시민들께 새로운 볼거리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09 17:07

근로자들의 군집된 삶을 품었던 ‘장항제련소 사택’의 기록

장항제련소의 굴뚝에 연기가 멈추던 날, 사람들과 집도 함께 사라졌다. 세상 만물의 이치가 나고 살다 이내 지는 일의 반복이라지만 사라진 옛집과 풍경은 못내 서운하기만 하다. 여기 사라진 옛 풍경을 기억하며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는 작업으로 전시를 만들었다. 전주 서학동사진관에서 8월 한 달간 선보이는 기획전 장항제련소 사택. 금강에서 서해에 이르는 기수역(汽水域)에 위치한 장항은 매립과 축항 후 1930년대 산업시설 장항제련소, 장항선 철길, 장항항 물길의 세 축 도시기반시설을 갖추며 급성장한 한국 근대산업도시의 전형이다. 초등학교 교과서 표지에 등장했던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 1936년 가동을 시작해 1989년 제련공정 폐쇄에 이르기까지 굴뚝의 높이를 키웠고, 근로자들을 위한 배후지원시설인 사택단지를 넓히며 이 작은 도시를 이끌었다. (전시 서문 中) 이번 전시를 준비한 군산대 지역재생연구센터의 박성신 교수는 장항의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빈 땅을 마주했던 2018년부터 시작됐다며 한 시절 사택에서 군집해서 살았던 근로자와 가족들, 제련소와 장항의 화양연화를 되새겨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학동사진관을 운영하는 김지연 사진작가의 빛바랜 풍경사진은 속없는 짓이 훗날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조언을 줬고 박준 시인의 떠난 이를 기억하는 일은 아직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과 꼭 닮아 있다는 말은 이 작업을 이어나가게 한 새로운 격려가 됐다. 박 교수는 전국이 도시재생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인식에서 변화하고 서서히 흐려지고 있는 도시 풍경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군산대 지역재생연구센터의 정재욱, 김형준, 문지은 연구원과 연구실 학생들이 힘을 보탰다. 누군가가 도시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힘을 더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여기를 기록하는 일을 지속해나갈 생각이다. 장항제련소에 근무했던 사람들을 찾아 시절 이야기를 듣고, 기업사와 지역사를 찾고, 국가기록원 자료와 옛 도면을 열람하고, 항공사진을 통해 변천의 과정을 살피고 남아있는 흔적을 실측하고 기록했습니다. 기록의 결과물이 제법 두터워지고 그 표현 형태가 도면과 모형, 다큐영상물로 다양해지며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자리를 만든 거죠. 오랜 시간 누군가의 삶을 품었던 옛집의 온기가 거칠기만 한 시간의 흐름에도 변치 않을 가치를 말해준다. 전시 관련 문의는 서학동사진관(전화 063-905-2366). 일월화 휴관.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09 17:07

조선의 기록문화를 엿보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때부터 철종 까지 조성 왕 25대, 총 472년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천문풍속예술 등 조선사회의 제반 모습을 총망래해 기록한 방대한 역사서다. 다만, 고종과 순종 실록은 일제의해 편찬돼 통상적으로 실록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1973년 국보 제151호로 지정된 후 1997년 세계적으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크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조성왕조실록은 선조들의 기록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실록의 위대한 기록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뜻 깊은 전시가 마련됐다. 전주어진박물관은 만세의 공론, 조선왕조실록 기획전시를 오는 1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 전시는 총 3부로 나눠져 있다. 1부 조선왕조실록의 편찬과 봉안, 2부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함, 3부 역사를 지킨 전북, 전주사고 등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은 10여년에 걸쳐 완간된 조선왕조실록 복본 전권을 전시한 것이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그 방대한 양의 복본을 전시해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실록의 편찬과 관리 이번 전시에서 실록이 어떻게 편찬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실록은 왕이 승하하면 그 왕대에 있었던 일을 모아 실록으로 편찬했다. 실록 편찬을 주관하는 관서는 춘추관으로 실록편찬은 초초, 중초, 정초 세 단계를 거쳤다. 실록을 어떻게 봉안하고 관리했는지도 잘 설명되어 있다. 실록은 전국의 4대사고(춘추관, 충주사고, 성주사고, 전주사고)에 모두 봉안했는데 붉은 비단 보자기에 싸여 궤어 넣어 보관했다. 궤에는 방충방습을 위해 천궁, 창포가루를 담은 주머니를 넣어두었다고 한다. 사고 전반적인 관리는 참봉이 했고, 주변 사찰의 주지를 실록수호총섭에 임명해 사고를 수호토록 했다. 이번 전시는 봉안 재연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전북과 전주 없인 조선왕조실록도 없다 실록은 전북과 전주사고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평가된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해 한양 춘추관, 충주사고, 성주사고의 실록이 모두 불타없어졌다. 이후 경기전 참봉 오희길, 태인의 선비 안의와 손홍록 등이 조선사고에 보관 된 실록과 태조어진은 정읍 내장산 용굴암에 이안했다. 이후 무사 김홍무, 영은사(현 내장사) 승려 희묵을 비롯한 승려 5여명, 인근의 산척 100여명이 1년을 왜적으로부터 지켜왔다. 전북의 선조들의 노력으로 전주사고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만이 유일하게 남은 것이다. 임란 이후 전주사고가 폐지되고 무주 적상산성에 사고가 새로 설치돼 묘향산사고에 보관하던 실록을 옮겼다. 전주사고본은 임란 후 정족산사고에 봉안되었다가 현재는 서울대 규장각에 옮겨져 있다. 어진박물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록 전체를 전시해 그 방대함을 보여준 경우는 없었다면서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함과 이를 만들어낸 조선의 정신을 새겨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0.08.09 17:0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