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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이후’의 문학을 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독립연구집단 지식공동체 지지배배가 문학 속에 재현된 재난 사회의 풍경과 감성을 살펴보는 온라인 강좌&오픈토크를 기획했다. 이번 강연은 공진하는 인문클래스의 일환으로서 기획됐다. <공감에서 통감으로-지지배배와 함께 읽는, 재난 이후의 문학>이라는 큰 주제 아래 <제1부 대중강연 - 재난 이후의 문학, 살아남은 목소리>, <제2부 시민독자와 함께 하는 오픈토크>, <제3부 기록비평집 발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1부 대중강연은 9월 2일부터 10월 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전 강좌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된다. 제2부는 시민독자와 함께 하는 오픈토크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강좌&오픈토크는 일회성 강연에서 그치지 않고 시민독자들과 함께 하는 좌담회 등의 활동들을 기록하고 비평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강연자로 나선 이들은 유인실 박사(시인), 이숙 박사(전북대 출강), 김은혜 박사(만화연구자), 최정 박사(극작가), 최은영 박사(무형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로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는 시, 소설, 희곡, 만화, 영화 등 문화예술 영역에서 관심분야가 각기 다른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 모여 만든 독립연구집단으로 서로의 연구 분야를 잇고, 이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며,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는 것을 연구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아울러 지역 연구집단으로서 지역의 자리를 탐색하고 지역 시민과 함께 성장하길 꿈꾸는 풀뿌리 연구자들의 공동체다. 연구 나눔으로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차 대중강좌를 기획해 왔으며, 동네책방과 여성단체와의 연대를 모색해오고 있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의 올해 강좌는 코로나19 시대 이전에 2020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됐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경유하며, 기존에 진행했던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시대의 감수성에 대해 더 많은 사유를 담아낼 것으로 기대한다. 전 강좌 무료이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참여방법은 구글 신청을 통해 할 수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8.26 16:4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9) 아픔·고통마저도 고운 색채로 그려낸 시인, 황길현

황길현 시인 황길현 시인은 1933년 2월 6일 전북 남원시 대강면 송내리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문학에 뜻을 두어 전북대학교 국문학과에서 공부하였으며, 1959년 10월 신석정 시인의 추천으로 「자유문학」에 「만종」 외 2편으로 등단하였다. 첫 시집 『꽃은 미움의 비탈에 피고』(여수, 동아사 1964)를 상재한 이래 『앙가발이의 반항』(서울: 배상출판사, 1974), 『그리고, 다시』(전주:대흥출판사, 1979), 『아픔은 땅에서』(전주: 신아출판사,1984), 『땀 그리고 빛』(인천;유림사,1990), 『풀잎은 한을 삭이고 자란다』(전주; 신아출판사, 1997) 등을 남겼다. 시인은 대학 졸업 후, 1960년부터 전주 영생고등학교를 비롯하여 여수고, 장흥중고, 순천고, 남원여고, 전주공고, 전주여상을 거쳐 삼례 여고서 교사로 근무하였으며 1998년 2월에 정년퇴직하였다. 시인은 이렇듯 평생 전남과 전북지역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1970년 이후 남원여고로 부임한 이래 전북에서 문단 활동과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하였다. 그러나 시인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그를 아는 문단의 선후배들은 그를 가리켜 한결같이 참 시인이라고 회고했다. 항상 좋은 시를 쓰려고 노력하였으며,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으며 스스로에게는 아주 엄격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시인의 삶에 대한 조명이 미흡한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인의 작품에 대한 언급은 김동수(전 백제예술대 교수)의 빛과 순결의 아웃사이더 황길현이라는 글이 전북일보와 시사전북에 게재된 바 있고, PEN 문학 동인지에 정휘립의 <내면의 항거, 역설적 은유와 상상력에 의한 황길현의 작품세계에 대한 개괄적 일고>라는 글이 있을 뿐이다. 이 두 편의 공통점은 시인의 작품에 대한 해설과 평가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시인의 삶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본 고는 여기저기 흩어진 시인의 행적을 중심으로 시인을 추억하고, 제한적이지만 김동수와 정휘립의 작품론 일부를 소개함으로써 시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촉구하고자 한다. 시인은 전북대학교 국문과에 다니면서 김해성, 허소라, 채만묵, 김종곤, 장태윤, 서완석, 이귀호, 김유택, 김종득 등과 함께 문학동아리 청도를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1955년에는 전주공보관( 현 가족회관)에서 동인들의 시화전을 개최하였는데, 이는 대학생들로서는 최초의 것이었다고 한다. 이 시화전은 청도 동인들의 작품과 김교선, 신석정, 이철균, 백초, 이동주, 박성남 등의 시화도 함께 전시되었다고 한다.(장태윤, 청도 동인 활동을 중심으로, 전북문단일화집) 시인은 대학 졸업 후, 1960년 전주 영생고에서 근무한 것을 비롯하여 전남과 전북의 여러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영생고 이후 그가 근무한 학교가 대부분 공립학교인 점을 고려한다면, 영생고에 근무하면서 교원 공개임용시험을 거쳐 공립학교로 옮긴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전남 장흥 중고등학교에서는 재직할 당시 교지(校誌) 「억불(億佛)」과 관련된 소상한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장흥고의 한 동문이 쓴 <장흥중고의 교지 「억불(億佛)」 창간호와의 그리운 만남>(장흥신문, 2018.4.27.)에 그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시인은 교지 「억불(億佛)」 창간에 깊이 관여하면서 문학적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편집위원으로 직접 선정하고 그들과 함께 자장면을 배달해 먹으면서 교지를 만들었던 아름다운 정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시인은 남도문화제, 호남예술제, 전북대학교 개교기념일 백일장 등 크고 작은 문학 행사에 문예반 학생들을 참여하게 하는 등 문예반 지도에 매우 열성적인 모습도 비친다. 최근 전국 최초로 회자(膾炙)하는 문학관광기행 특구지정과 관련하여 장흥 문학과 그 문맥을 정리하다 보면 장흥고 교지 「억불(億佛)」과 관련 김용술, 활길현 등 열정 있는 교사들과 장흥중고 문예반 출신 작가들이 거론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70년이 되면서 시인은 남도 생활을 접고 자신의 고향 남원으로 돌아왔다. 남원여고(1970년부터 1974년까지)에 근무하면서 기노을(奇老乙) 시인과 함께 남원지역 학생들의 문학동아리 「햇보리」 문학회의 고문을 맡아 이들의 문예 창작지도에 힘썼으며, 윤영근(전, 남원 예총회장, 소설가) 등과 함께 남원 문인협회를 창립하여 남원 문학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1984년에는 신석정 시인의 추천으로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한 허소라, 김민성, 이기반, 이병호 등과 함께 석정문학회 창립의 산파 역할을 하였다. 오랫동안 황길현 시인이 남긴 여섯 권의 시집을 중심으로 그의 시를 연구한 정휘립은 전북 PEN문학의 「황길현의 작품세계」에서 황길현은 자신이 살던 시대와 삶에 대하여 상당히 비판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말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스승 신석정의 중ㆍ후기 시 세계로부터 영향받은 것이 분명한 그의 현실 인식은 종종 고도의 지적인 사유를 빌어 시대를 파고든다. 그의 기법은 한국 전쟁의 후유증이나 경제적 궁핍 등 현실의 아픔을 추상적 색채로 그려내는 역설적 언어미학에서 강렬해진다. 그가 탐미한 내면의 공간이나 관념의 경지 한끝에서 수사적 이미지의 활달한 상상력이 샘솟아 나며, 그 이지적 언어로 길어 올린 변주곡의 질긴 음향은 공명을 타고 길게 울려 퍼진다.라고 했다. 김동수는 「빛과 순결의 아웃사이더 황길현」(시사 전북 닷컴 2011-04-25)에서 그의 문학을 이렇게 평가한 바 있다. 왜곡되고 굴절된 시대의 아픔을 때로는 술로, 때로는 조용한 내출혈로 삭이면서 순결과 저항의 길로 난해한 지성의 문맥으로 오갔던, 아니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다가 아직도 미완의 숙제를 우리에게 남긴 채 우리 곁을 떠난 시대의 파수꾼이요, 아웃사이더, 그러면서도 진정한 휴머니스트였다고 본다. 정휘립의 연구에서 보듯 황길현 시인은 6.25 비극에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현실을 예리한 눈길로 포착하면서 당대 겪어야 했던 고통과 아픔을 망라했다. 6.25 전쟁 때에는 반목과 질시, 살육과 모함을 이야기했고, 전후 극복과정에서 겪을 수 없는 고뇌를 앙가발이의 비극으로 표현하는 등 70년대의 저항과 순결의 의미를 그려냈고, 1990년대는 산문시로 변모하면서 최루탄, 군화 등에 짓눌린 어두운 사회 모습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기도 한 것이다. 시인은 이렇듯 역사의 질곡 속에서 고민하고 갈망했던 문제의식만 표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주변의 모습이나 소소한 일상도 예쁘게 그려내기도 했다. 시인이 당대 문인들과 함께 전주팔경을 시로 썼는데, 시인이 쓴 전주팔경의 마지막째 동포귀범(東浦歸帆은 아주 특별했다. 동포귀범(東浦歸帆)은 완주군 용진면 신기리 마그네다리 부근의 고산천을 돌아 마그네 선창부두, 만가리천으로 돌아오는 소금배, 젓거리배, 시탄배, 상강배, 곡식배 등의 행렬이 만들어 낸 산수화 같은 풍경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포귀범(東浦歸帆) 어쩌면 좋아 맑고 밝게 서해로 트인 풍광 철철이 이어진 철새들의 축제를 멋과 맛이 어울린 풍요 바람의 돛은 돌아와 머물고 참한 평강과 온달 착한 선화와 맛동 예쁜 춘향과 몽룡 이쁜 농투산이와 땜장이들 부푼 보부상들 돛대에 걸린 그들의 노을이 곱게 불타고 있는 것을 허지만 화암사 진묵의 종소리에 여울진 백제 고혼의 한은 열리고 갯버들 풀뿌리에 얼기설킨 다슬기와 또랑새비의 마그냇 몸부림을 어쩌면 좋아 전북 문단에서 굵직한 역할을 한 황길현 시인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는 것, 그것은 우리 전북문단에 남겨진 과제이다. /송일섭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8.26 16: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시인 - 오은 산문집 '다독임'

나만의 문장 사전을 만들어 노트에 필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냥 흘려들을 법한 평소의 말과 글들이 미묘하게 읽히는 재미가 있다. 일상에서 관찰한 것과 경험한 것을 쓰고 읽으며, 언어의 결을 가다듬는 순간이 불현 듯 찾아오기도 한다. 곰 인형을 안고 있는 아이가 있는 표지가 따뜻해 보이는 책.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기에 좋은 오은 시인의 산문집 <다독임>이다. 사람과 관계, 주변과 사물을 단어 하나에서 시작하여 확장시키는 글과 문장이 많았다. 우리들의 삶과 감정을 가다듬어주고 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다독임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써놓았다. 관찰자적 입장에서 섬세하게 포착한 문장을 시인의 마음결로 느낄 수 있다. 막힘없이 익히는 글, 단어의 변형과 활용, 발견하는 기쁨도 더불어 주는 책이다. 삶의 생채기를 만나고 거기에서 여린 살이 돋아나게 하는 힘, 내려앉은 어깨를 토닥여주는 일, 함께 했던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힘, 후미진 구석과 상대를 배려하는 힘, 먼저 손을 내밀게 하는 다독임을 읽으며 내 마음을 들춰보았다. 애틋하지만 가까울 수 없는 사이, 빗소리와 현장에서 느끼는 삶의 체감온도, 그리고 씻겨 나가는 모든 것을 채우는 기억의 웅덩이들, 틈을 메워보고 마음의 기울기를 다시 세워보기에 좋았다. 필사한 문장의 책갈피를 들춰 보니 많은 구절들이 새삼 반가웠다. 기대는 간헐적으로 찾아오고 걱정은 매일 들이닥친다. 앞으로 잘될 거야!라는 기대는 내일 당장 뭘 입지? 라는 걱정보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기대는 점점 줄어드는데 걱정은 풍성해지니, 간만에 품는 기대는 더욱 애틋하고 소중할 수밖에 없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친애하고와 친애하는 사이에는 다름 아닌 쉼표가 있다. 나는 그 쉼표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사랑하기 위해서, 마침내 친애하기 위해서 들이쉬는 심호흡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참는 태도인가, 이해하기 위한 안간힘인가. 누군가를 친애한다고 말할 때, 그 말에는 빽빽한 쉼표가 담겨 있을 것이다. 내 안에 상대를 아로새기는 작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길 정말 잘했잖아. 혼자 여행하는 것, 정말 아무것도 아니잖아! 아무것도 아님을 발견하기 위해 무수한 아무것을 거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병원에서 종달리 초등학교까지 이어지던 일흔 네 개의 정류장처럼. 다독다독은 의태어이지만 다독이거나 다독임을 당할 때, 우리는 남들이 듣지 못하는 어떤 소리를 듣는다. 괜찮아, 괜찮아 라는 뭉근하고 다정한 위로가 들릴 때도 있고 괜찮아? 괜찮은 거지? 라는 다급한 물음이 들릴 때도 있다. 어느 것이든 괜찮은 사람이 괜찮지 않은 존재에게 건네는 말이다. 말하는 사람도, 그것을 듣는 존재도 그 순간만큼은 괜찮아지게 만드는 말이다. 마침내 나를 살게 만드는 다독임이다. 서로를 다독이는데 서툰 사람들이 나를 살게 만드는 다독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공감할 수 있었다. 그가 전해주는 단어의 설렘과 아름다운 울림이 파장을 일으킨다. 덧대지 않고 덜어낸 문장들, 깔끔하고 정교하며 차별화되는 언어에 다정하게 나를 가져다가 앉혀본다. 나의 마음에 타인을 아로새긴다는 말을 새겨보았다. 다독이러 갔다가 나오면서 돌아본다는 말이 와 닿았다. 내게서 나온 다독임이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일에 위로를 얻는다. 채집하듯 건져 올린 글을 읽으며 힘을 얻는 일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정한 다독임을 내어주며 곁을 챙겨주고 싶은 날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8.26 16:11

코로나19 재확산에 기독교계 자성 목소리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확산원인으로 지목된 기독교계가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부산샘터교회의 안중덕 목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며 SNS 구독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안 목사는 먼저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이라며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입을 다물면 사랑스러운 것들에 시선이 머물게 되고 아름다운 소리와 세미한 속삭임이 들려올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와 관련해선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이라며 어디서나 고요하게 하나님을 대면하면 그의 나라와 뜻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합 금지 결정에 대해서는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라는 뜻이라며 이는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되라는 말이라고 했다. 해당 글은 문재인 대통령이 SNS계정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전주에서도 한 교회 담임목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교회의 일탈을 꼬집으며 교회의 자성을 촉구했다. 해당 목사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면서 그로인해 복음을 전해야 할 교회가 코로나를 전파한다는 조롱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의 일반 은총과 그에 따른 섭리를 믿는다면 기독교인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며 하나님을 믿으면 코로나에 안걸린다믿음 없는 사람들이 걸리는 것이 코로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이 상식이라면 나로 인해 이웃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교회가 더 이상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해당 교회는 지난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 예배당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 종교
  • 최정규
  • 2020.08.25 17:20

코로나19 재확산에 도내 문화예술 사실상 '셧다운'

수도권 발 코로나19가 전북지역까지 위협하면서 도내 문화예술계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기존에 예정되어있던 공연 및 전시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예술인과 대관기관에 대한 2차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북도와 전주시 등은 지난 23일 코로나19가 지역내 감염으로 이어지자 공공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조치 2단계를 발동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동된 후 도내 문화예술계도 하나둘 문을 걸어잠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오는 9월 6일까지 공연장, 전시장, 회의장 운영을 중단했다. 이 기간에 예정되어 있던 2020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_사랑의 카운슬러(23일)전주시립교향악단의 신인음악회(27일)조예닮 피아노 독주회(28일)가 취소됐고, 한규현 바이올린 독주회(23일)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전북지역회의(26일)도둑잽이(29일)김정미 바이올린 독주회(30일)전북교사극단 두르륵의 블랙박스(9월 4~5일)2020 동요샘 앙상블 정기연주회(9월5일)가 잠정연기됐다. 소리전당 관계자는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발동되면서 각종 대관일정이 꼬이게 됐다면서 직원 및 관람객, 예술인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도립미술관도 문을 닫아 현재 진행 중인 전북미술협회전 40회 기념 초대 지금 여기, 전북 미술 상생전의 외부 관람이 막혔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브랜드 뮤지컬 홍도1589 및 각종 전시회가 취소 및 연기됐다. 일부 문화예술 행사는 온라인 개최로 전환한 곳도 있다.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출품작 중 일부는 무관중 공연과 함께 오는 10월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공개를 결정한 작품도 상당수 존재한다. 실제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비대면 방식을 여러 문화예술단체에 권유한 상황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단체들이 오프라인 공연을 원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여러 단체에 비대면 방식의 공연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전북도와 전주시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문화예술계의 피해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 추경을 통한 예산을 확보해 문화예술인 및 대관업체에 대한 직간접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소규모 대관 시설 및 문화예술인들의 피해상황을 고려해 2차 지원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추경예산을 반드시 확보해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8.25 17:20

에스키스에 담긴 “결과만큼 소중했던 내 삶의 과정”

회화에서 작품 구상을 정리하고 본 작업을 위한 선행과정으로 쓰이는 에스키스. 20년 넘게 그림을 그려온 이주리 작가는 앞으로 삶의 과정에서 그 자체로서 본 작업일 수 있는 에스키스가 가진 의미에 힘을 실었다. 22번째 개인전을 연 이주리 작가가 전시주제를 Esquisse - 자유롭자던..으로 정하고 난 무엇으로 자유하는가, 무엇으로 자유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이번 전시는 전주 갤러리숨(대표 정소영)의 전시공간지원 기획 공감-공유전의 하반기 두 번 째 일정으로 오는 29일까지 이어간다. 그림에서도 삶에서도 난 관습이나 의식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사람인지라 결국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내 의식의 시작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작업노트 中) 이주리 작가는 자유를 목적이자 수단으로 그림을 그려왔다고 말했다. 생각도 행위도 말도 틀에 박히지 않고 제도나 의식에 얽매이지 않고자 한 마음이 그림이라는 방식으로 표현된 셈. 결코 즉흥적일 수 없는 작업의 준비단계에서 작가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자기만 알 수 있는 선으로 끄집어냈다. 오랜 시간 기존의 표현 방식에서 새로운 변화를 찾고자 드로잉과 에스키스(esquisse, 초벌그림)를 해온 것.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준비의 밑작업으로 지워져 간 에스키스를 재정의해 본 작업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나이 50세를 앞두고 자기 삶과 과정을 되짚어보기 위해서다. 이 작가의 작품 면면에는 결과만큼 소중했던 내 삶의 과정이 녹아들었다. 이주리 작가는 1994년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1998년 전북예술회관에서 연 이주리 전을 시작으로 작업 활동과 발표의 장을 열어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25 17:20

공존을 위한 공간, 그 세 번째 이야기

지난 2018년 전라북도 최초의 미디어전문 레지던시로 탄생한 에보미디어레지던시(대표 김현정박세진 , 이하 에보)가 에보미디어레지던시 : 공존을 위한 공간 Ⅲ의 올해 첫 번째 전시를 마련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후원하고, 디자인에보가 운영하는 2020년 창작공간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전북에 둥지를 튼 도시공간재생형 미디어아트 스페이스 팔복오길을 기반으로 40s(Fourties)라는 주제를 설정했다. 40대 기반의 아티스트들이 기억하는 그 시절과 오래된 집에 관한 기억과 추억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시각화함으로써 아직 불혹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신선한 메시지와 함께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을 전한다. 김현정박세진 대표는 40대 예술인들이 도전하기에 현실적으로 문턱이 높거나 신청자격조차 부족했던 타 예술지원사업을 고려해, 민간에서라도 이들만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진행해보고자 하는 게 2020년 에보미디어레지던시의 새로운 목표였다면서 2020년 5월 1차 블라인드 서류심사와 2차 화상면접심사 등을 통해 선발된 김진성, 안정훈, 정보경 작가들은 올 한해 2번의 보고전과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년 간 공존예술가로서 현장에서 활동해온 이들은 이번 전시가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업으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코로나19와 기후변화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디자인과 예술을 통한 치유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포부다. 그간 에보는 화상심사와 도시공간재생 방식을 새로 도입해 작가 6명을 발굴지원했으며 다수의 보고전과 행사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김진성, 안정훈, 정보경 등 3명의 신규 40대 아티스트들을 발굴한 바 있다. 올해는 특히 구도심 팔복동 집의 고단했던 과거와 이미 낡아버린 현재의 모습에 우리 삶과 시간의 흐름이라는 연계성을 입히고 에보의 방향성인도시와 공간, 사람 간의 공존을 위한 공간을 결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거주민 작가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고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예정. 이번 전시는 에보 전용관인 갤러리 팔복오길(전주시 덕진구 팔복5길 41-18)에 마련했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 당초 오는 28일까지 전시를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남은 일정은 9월 주말전시로 대체할 계획이다. 전시관람과 관련한 문의는 전화(070-4245-7196).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25 17:16

국립전주박물관 "추억사진 찾아요"

국립전주박물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내달 1일부터 국립전주박물관 추억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전주박물관은 1990년 10월 26일 개관해 다양한 특별전시와 야간개장, 세시풍속 행사 등을 진행하며 매년 3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지역 대표 문화기관이다. 이번 공모전은 그동안 박물관에서 개최됐던 다양한 전시와 행사를 함께 추억하며 관람객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박물관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의의를 살려 디지털 사진뿐 아니라 이전의 필름사진도 스캔해 출품할 수 있다. 또 전주박물관에서 함께한 추억과 감성을 공유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던 사진도 가능하다. 공모전 참여방법은 오는 10월 8일까지 인스타그램이나 박물관 홈페이지 참여 게시판에 사진 게시 후 원본파일과 신청서를 지정메일에 제출하면 된다. 최우수상 1명에게는 상장과 온누리상품권 50만원을 부상으로 수여하는 등 총 34명을 시상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박물관에서의 추억을 돌아보고 일상의 생활에서 행복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8.25 16:55

전주한지패션대전, 온라인으로 즐긴다

한지패션, 미래를 꿈꾸다를 주제로 한 2020 전주한지패션대전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사)전주패션협회(회장 최경은)는 24일 밤 10시에 온라인을 통해 2020 전주한지패션대전의 전 행사 과정을 공유했다. 영상은 지난 8일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진행된 본 행사와 11일 전주교육대학교에서 추가 촬영을 거쳐 완성된 것들이다. 전주패션대전은 제16회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 본선 심사를 비롯해 어린이세계민속의상한지패션쇼, 제16회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 라스트포원 비보이 공연, 전주한지국제패션쇼, 패션스토리 정훈종 디자이너 초청 한지패션갈라쇼 등 총 4개의 패션쇼와 축하공연 등으로 이뤄졌다. 어린이세계민속의상한지패션쇼에서는 어린이 15명이 모델이 되어 한지로 제작한 한국와 일본, 중국, 폴란드, 이집트, 멕시코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의상을 소개했다.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는 패션디자이너 지망생들을 대상으로한 공모전이다. 한지와 한지사소재를 활용한 최종 본선 진출작 36점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패션디자이너가 꿈인 고등학생의 작품에서부터 코로나 시대를 담아낸 작품까지 이색적인 작품이 무대를 채웠다. 올해 경진대회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황재근 디자이너는 전주라는 특화상품, 메이드인 코리아에서도 최고의 가치를 발휘한 전주한지패션대전에 오게 되서 감회가 새롭다며 제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디자인의 가치나 작품의 퀄러티가 정말 남달라서 참 많은 걸 알고 느끼고 가게 된다고 했다. 이번 전주한지국제패션쇼에는 국내외 패션 관련 전공 대학교수, 디자이너, 작가들이 참여해 전통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고, 패션스토리 정훈종 디자이너 초청 갈라쇼에서는 종이에 스며든 먹의 짙고 엷음에 영감을 받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 묵화(墨花)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자인한 19점의 화려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축하 공연에는 전주가 낳은 세계적인 비보이그룹 라스트포원이 장식했다. 비보이들이 입은 의상은 여태명, 홍찬석 작가가 콜라보레이션한 한지티셔츠와 한지도포를 입고 공연을 펼쳤다. 이 밖에도 지난 20일에 열린 심포지엄 포스트코로나시대, 한지패션의 나아가야 할 방향 녹화영상도 편집해 송출할 예정이다. 올해 전주한지패션대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한지티셔츠와 한지사손수건은 온라인(전주패션협회 홈페이지)으로 판매를 시작, 수익금을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최경은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무관중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돼 아쉬운점과 진행과정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편으로 행사 이후에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을 송출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현장에 오지 못했던 분들을 포함해 대내외적으로 홍보 효과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주한지패션대전이 문화관광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전주시가 한지패션의 중심도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8.24 17:32

제3회 전북가족영화제 대상에 김해리 감독 ‘공’

가족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제3회 전북가족영화제에서 일반부문의 김해리 감독의 공이 전주시장상(대상)을 수상했다. 공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 대한 내용으로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소녀에 빗대어 표현했다. 또 꿈꾸는 가족상과 가족 같은 친구상은 김은성 감독의 친구집, 조명연유강민 공동연출작인 아해 아리랑이 수상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이상진 감독과 숙자의 송진희 감독은 푸른희망상과, 참사랑상을 수상했다. 동아리 출품작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은 집으로 가는 길 할아버지역을 소화한 권을하, 숙자에서 중년의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숙자역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오형희에게 돌아갔다. 일반부문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은 친구집의 이형택과 공 안다은이 수상했다. 청소년부문에서는 김재준 박연우 감독이 공동연출한 학교 가는 길에가 전라북도교육감상을 수상했다. 전북대학교 총장상, 전주대학교 총장상에는 무한 최윤진 감독과 자화상의 이예은 감독이 수상했다. 좋은시험 권미지 감독과 Gambling의 임하늘 감독은 우석대학교 총장상과 원광대학교 총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전북가족영화제 시상식은 지난 22일 중부비전센터 2층 비전홀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행사 수상자만 참석한 채 30분간 진행됐다. 곽효민 집행위원장은 3일 동안 진행되어야 할 영화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 30분만 진행하니 아쉽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영화를 출품하고 오늘 참석해줘서 고맙다며 내년에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풍성한 가족영화들과 다양한 이벤트로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나누는 영화제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0.08.24 17:32

전주대 심세보 교수, 누벨백미술관서 개인전 ‘Context vs. Tectonic’

전주대 건축학과 심세보 교수의 개인전이 오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전주 누벨백 미술관에서 열린다. Context vs. Tectonic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심 교수가 건축 디자인을 시작한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여는 전시회. 초기 작품의 모형 5점과 판넬, 스케치 및 도면 20여 점 등이 전시된다. 심 교수는 건축은 문화와 삶을 담는 그릇이자 가장 첨예한 현실과의 타협 과정이다. 건축가로서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겪었던 다양한 상황과 극복의 과정이 담긴 작품들을 전시하며 그동안의 건축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Context는 건축물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인 문화, 환경, 맥락, 사람 등을 포괄적으로 적시한 상징적인 단어며, Tectonic은 건축물을 구축하기 위한 재료, 공법, 시각적 요소들을 설명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어다. 심 교수는 두 단어로 대표되는 건축적 환경과 상황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며 건축했던 건물들 중 초기작 일부를 선보인다. 심 교수는 두 단어로 함축되는 건축적인 사고 과정은 끊임없이 경쟁하며 조화를 이뤄나간다며 건축을 바라보는 오랜 고민의 흔적이 어떻게 결과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보고로서 초기 작품들을 선택했고, 이를 위한 간결한 건축과정을 포함한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픈식은 28일 오후 5시에 진행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6시까지 누벨백 미술관(홍산북로 29-5/063-222-7235)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백세종
  • 2020.08.24 17:26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AX 오픈 퍼포먼스

AX 그룹 창립전 오픈 때 교토에서 했던 퍼포먼스, I LOVE YOU, I HATE YOU!를 재현하려 했던 것은 AX 그룹이 갖는 실험적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교토에서와 같이 여성 파트너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었다. 전통적 도시 전주에서는 전위적 성향의 파트너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만나는 여성 작가들에게 넌지시 의향을 물으면 옷을 벗는 대목에서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여성 파트너가 먼저 나와 관객을 마주보고 옷을 천천히, 하나씩 벗어서 나체가 되면 관객을 응시하다가 벽 쪽으로 돌아서는 것이고, 그때 내가 나가서 등에 글씨를 쓰는 것이었다. 한 작가의 소개로 알게 된 김진영은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녀는 미술과 사진 분야에서 모델로 활동해왔고, 퍼포먼스 작업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동안의 생각 기간을 갖더니 그녀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옷을 차례차례 벗으라는데, 옷을 찢으면서 벗으면 안되냐는 것이다. 순간 나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좋다고 대답했다. 두 번째 질문은 옷을 다 벗고 관객을 응시하다가 뒤 돌아 서는 대목이 있는데, 자신은 계속 관객을 마주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관객을 당당히 바라보는 그 모습을 얼굴로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도 좋은데 신체 전면에 글씨나 페인팅을 해도 좋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또 흔쾌히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교토에서와 다른 뉴앙스의 행위가 펼쳐지게 되었다.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오프닝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김진영은 예정대로 옷을 찢으면서 벗었다. 사람들이 조용해지고 주목하기 시작했다. 팬티까지 찢어 바닥에 버리고 관객을 응시할 무렵 전시장 안은 숨 막히게 조용해졌다. 나는 천천히 그녀 앞으로 나아가 비닐봉지 안에 담긴 검정 펜을 꺼내 AX라는 글씨를 그녀의 몸 위에 선명하게 썼다. AX 창립전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빨간색 물감을 손가락으로 찍어 I LOVE YOU!를, 검정색 물감을 찍어 I HATE YOU!를 썼다. 그리고 그녀의 몸 위에 여러 가지 페인팅이 가해졌다. 몸은 일종의 표현의 장, 캔버스로 변모하고 있었다. 인간의 드라마틱한 감정이 사랑과 미움 사이에 있다면, 몸은 그 드라마가 펼쳐지는 전장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운명처럼 자신의 신체성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 신체성이 자신을 담보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모조리 벗어도 부끄럽지 않다는 것 그리고 모두 다 벗고 우리는 동등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한 순간 깨달을 수 있다.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공감대는 이어지는 뒷풀이 장에서도 지속되었다. 그래,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가?

  • 문화일반
  • 기고
  • 2020.08.24 17:14

전북의 전통예술 무대로 만나다

전북공연예술 페스타에서 전북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준비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협동조합연합회 바라지에서 준비한 전주의 굿인 전주 씻김굿과 한국무용협회 군산지부에서 진행한 진포아리랑. 두 작품은 각각 전주와 군산의 전통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10월 전북문화관광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될 두 작품의 제작 현장을 들여다봤다. △전주의 전통 굿 씻김굿 민족의 삶과 애환을 담고 이어져 온 무속 굿은 이젠 쉽사리 볼 수 없다. 연희적 요소를 띈 무대화 작품만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씻김굿은 전주 완산동삼천동을 비롯한 전주의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적인 굿이다. 하지만 현재는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었다. 사회와 문화의 변화 속에서 굿 종사자들이 더 이상 설 곳이 없게 된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판소리와 현대 오케스트라 연주가 절묘하게 합쳐졌다. 개량한복을 입고 나온 소리꾼들의 구슬픈 소리에 맞춰 서양악기의 바이올린, 첼로와 더불어 장구, 북등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동서양의 조합이 생각날 정도다. 무대는 굿을 시작하기 전 굿판을 정화하는 의식의 노래인 부정풀이, 호남의 대표적 서사무가로 특히 전북지역에서 주로 행해지던 굿이자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님의 일대기가 담겨져 있는 칠성풀이, 제석신을 모시는 굿으로 불교적해학적 성격이 강한 굿인 제석굿, 저승을 관장하는 오구세왕 이야기가 그의 딸인 바리데기 공주를 통해 잘 드러난 굿인 오구세왕풀이, 망자들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천도제인 길닦음 순으로 진행됐다. 바라지 관계자는 현대화된 음악의 옷을 입고, 환상적인 무대인 전주씻김굿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치유와 위안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산의 과거와 현재 진포아리랑 한국무용협회 군산지부에서 지난 20일 군산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진포아리랑은 군산의 과거와 현재를 무용가들의 아름다운 춤선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모든 것이 파괴되고 폐허뿐인 상황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군산시민들. 그리고 군산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준 새만금 간척사업과 전국 고교 야구 전성기를 주도했던 역전의 명수인 군산상고. 이들의 이야기가 한 무대에서 펼쳐진다. 할머니 송화(초봉의 딸)의 치매가 점점 심해지면서 가족을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송화는 병문안온 손녀딸에게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군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공연은 1장 군산, 100년의 기억, 2장 군산의 감동, 군산의 영광. 3장 가난으로부터의 탈출, 4장 해학으로 절망을 넘어, 5장 초봉, 탁류 길을 걷다, 6장 진포아리랑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6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33.9km의 새만금 방조제, 50여 년 만에 결실을 이룬 전북의 하늘 길 새만금 국제공항 설립을 아리랑이 주는 한과 흥으로 군산 사람이 다시 절망 속 피어나는 희망의 싹을 표현은 장관을 이뤘다. 김명신 한국무용협회 군산시지부장은 군산 시민들을 위해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희망이 되길소망하며 2020 진포 아리랑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8.23 16:36

유대수 목판화전, 열 네번째 이야기 ‘화담- 판화산책’

100여점의 판화 소품과 함께 하는 산책의 시간이 전주한옥마을에 자리한 사용자공유공간 PlanC에 마련됐다. 이곳에서 유대수 판화가는 14번째 개인전 화담-판화산책을 오는 27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작업한 작품과 신작 판화 소품을 합쳐 1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인 화담은 지난 2017년부터 매주 SNS를 통해 소개했던 가로세로 10cm의 소품 판화 주간화담 시리즈에서 따왔다. 그때그때 떠오른 작가 개인의 상념과 함께 사회적인 사건들, 일상의 경험을 주로 담았는데, 그림에 덧붙인 짧은 글이 작품과 한 몸처럼 어우러진다. 유대수 판화가는 이번 전시에 그동안 하나둘 쌓아놓은 60여점을 전시하면서 그림으로 전하는 화담(畵談)을 나눈다. 이에 더해 숲을 주제로 작업한 신작 20여점, 부채 선면에 작업한 판화 부채 10여점, 연극 포스터용 작화와 서체 판각작품 10여점도 함께 소개한다. 유 판화가는목판화는 작업의 특성상 나무를 조각칼로 새기고 종이에 찍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데 그만큼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작품 에디션을 채우는데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지요.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소품이라는 이름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만큼 작업에 쏟은 시간과 공력에서 남다른 무게를 더했다. 그해 일어난 굵직한 일이나 사건을 기록해온 작가정신을 읽으며 작품의 내면을 찬찬히 살피고 진득하게 음미해 볼만하다. 유 판화가는 본래 3월에 봄날이라는 주제로 선보이려던 전시를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루고 미뤄 뜨거운 여름에 펼쳐냈다며 지친 요즈음 잠시나마 편안한 사람과 함께 산책하는 마음으로 그림 속에서 휴식과 위로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주 출신인 유대수 판화가는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석사를 수료했다. 14회의 개인전과 80여회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전주 서신갤러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로 활동했다. 현재 ㈔문화연구창 이사, 최명희문학관 운영위원으로 있으며 전주한옥마을에 판화카페대수공방을 열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화담-판화산책을 만날 수 있는 전시장 문은 매일 오후 1~7시에 연다. 위치는 동학혁명기념관 옆.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8.23 16:3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