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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시문학회 30주년’…시와 함께 여행하는 아름다운 삶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열린시문학회가 회원들과 함께 시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삶을 나눴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국립무형유산원 책마루에서는 열린시문학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제26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아름다운 삶, 시와 함께 여행하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제26회 열린시문학상 수상자인 김홍부 시인과 열린시문학회의 발전을 기원하는 이들이 참여했다. 이재숙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장은 심사위원인 김현조 시인을 대신해 심사평을 발표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김홍부 시인의 시집 <바람이고 싶다>에는 놀라운 감수성은 물론 시를 통해 우리 사회를 밝게 비추고 싶어 꾸준히 노력하는 노신사의 예술혼과 품위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자세야말로 가히 순수하면서도 진지함이 소망과 희망을 주는 모범적인 시인이라고 심사평을 대독했다. 김홍부 시인은 아직도 부족하고 시문학의 지난한 길이 남았는데 이 상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살겠다. 특히 열린시문학회 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윤석정 전북일보사장은 열린시문학회 행사에 20여년을 참석하고 있다. 제게 처음 문학을 알게해 준 고향집 처럼 느껴진다며 덕분에 14년 전 바다문학상을 제정하고 이어서 석정문학회와 석정문학상이 계속 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열린시문학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현 회원들 중심으로 조촐하게 치렀다며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많은 회원들이 문학 사랑에 더욱 정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9.13 16:36

일상에서 만들어가는 ‘양성평등 문화’

지역사회에 양성평등 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전북도민이 함께 하는 젠더문화축제가 열린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이윤애)는 오는 16일까지 젠더문화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부제 아래제9회 젠더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를 위해 도내 36개 여성관련 기관단체가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 성평등 실천 의지를 다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 주관하며 여성대학종교기업 관련 단체와 함께 참여형 축제로 준비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7~8월에 걸쳐 12차 공동추진위원회에서 세부프로그램의 다양한 형식과 내용주제를 선정했다. 축제 첫날인 지난 12일에는 도내 중고등학교 청소년 100여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콘서트(젠더의 눈으로 본 디지털 성범죄)를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진행했다. 강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노력과 처벌유형 사례를 알아보고 서로의 다짐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14일에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별관 1층에서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미디어 속 젠더를 말하다)를 주제로 △미디어 내 성평등 현황과 문제점 분석 △변화를 위한 우리들의 경험과 과제 나눔이 이뤄진다. 15일에는 젠더포럼, 젠더공감토크, 특별강연 등 총 3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젠더포럼은(코로나19 이후 노동과 젠더 - 코로나19에서 더 취약한 여성일자리와 성인지적 고용대책)으로 종합토론회로 열리며 젠더공감토크(N번방, 우리도 할 말 있다)에서는 아동청소년이 경험하는 디지털 성폭력과 N번방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이야기한다. 끝나지 않은 디지털 성범죄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는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가 나선다. 최근 여성과 아동을 노리는 디지털 성범죄를 지적하며 사회적 책임과 의식을 일깨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Talk Talk 한 그녀들(주부가 집에서 논다고? 젠더의 눈으로 본 자본주의) 강연이 이루어지며, 축제 피날레로 여성영화제(희허락락喜Her樂樂)가 온라인으로 상영돼 문화예술 분야의 시선으로도 성평등이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여성영화제 상영작으로는 보드랍게, BEHIND THE HOLE, K대_oo닮음_93년생.avi으로 정했다. 사전 신청자에 한해 유튜브로 실시간 스트리밍한다. 더불어 2017~2019년도 양성평등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16편 전시, 실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성차별 사례를 체감하고 개인의 고정관념 타파, 차별적 태도를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윤애 센터장은 올해 젠더문화축제는 코로나19 위기가 사회 계층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코로나19 이후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양성평등 문화가 곧 우리 일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프로그램은 ZOOM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프로그램 신청자 사전 접수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홈페이지(http://www.jbwc.re.kr/) 참조.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9.13 16:33

남원 유곡리·두락리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 선정

남원 유곡리두락리 등을 포함한 1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전북도는 10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세계유산분과) 심의 결과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당초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2013년에 3개 고분군(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고령 지산동)을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로 시작했지만, 2017년 문화재위원회에서 3개의 유적만으로는 세계유산의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결정이 있었다. 이에 가야고분군 104개소 중 선정 평가를 통해 4개 고분군(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 창녕 교동과 송현동)을 확대하면서 2019년 1월에 7개의 고분군을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했다. 이후 문화재청과 10개 광역기초지자체간 업무협약을 체결해 세계유산 등재를 본격 추진해 왔으며,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증명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와 노력을 거듭한 결과, 국내 최종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윤여일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국내 심의 과정은 통과했지만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에서 요구하는 자료 보완, 현지 실사 등 험난한 일정들이 남아있다면서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가야고분군 내 10개 지자체 협력하고,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에 대한 정비와 홍보관 건립 사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야고분군은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의 7개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 문화재·학술
  • 천경석
  • 2020.09.10 19:10

안방에서 즐기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안방으로 찾아간다. 이번 소리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축제로 전환됐다. 특히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 IT기술과 접목해 실시간 해외 콜라보를 진행, 차별화 된 미디어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몇 년 사이 소리축제의 개막공연은 집단 즉흥에 가까운 월드 시나위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면서, 일종의 소리축제만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서로 다른 역사와 전통의 배경 속에서 탄생한 악기와 음률, 리듬, 연주기법 등을 어떤 질서와 차례에 맞추고 플롯을 짜, 하나의 완성된 음악으로 보여줄 것인가는 능숙한 작편곡 능력과 연출, 무대 기술팀과의 오랜 호흡이 없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어떻게, 어떤 공연들이 준비됐는지 알아보자. △16일 개막공연 - 온라인 월드 시나위의 __잇다 러시아, 독일, 슬로바키아, 대만 등 해외 13개국 9개 지역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한국의 특별시나위 팀과 함께 온라인 합동공연을 펼친다. 특히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우파, 투바까지 거대한 러시아 연방의 다양한 공연예술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슬로바키아, 대만, 독일, 캐나다, 이런, 세네갈, 스페인, 벨기에, 이집트, 룩셈부르크, 브라질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연주단의 전용 포지션인 오케스트라 피트에 공연 기술팀과 해외 커뮤니케이션(기획팀)팀이 오를 예정이다. 이 공연은 연주팀과 기술팀의 합작으로 빚어낸 무대인만큼, 기술팀을 연주의 한 영역처럼 연출한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가장 전통적인 지역 전북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IT 기술이 결합된 첨단의 새로운 공연 형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올해 축제의 주제이자 개막공연의 제목인 _잇다의 의미를 충실하게 만끽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7일 현 위의 노래 올해 축제의 모티브인 현악기와 소리축제가 그동안 지향해 온 전통을 기반으로 한 기획 프로그램의 핵심이 이 공연 속에 녹아든다. 이 공연의 특징은 축제의 주요 모티브인 현악기,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한 줄과 이음의 포괄적인 연상을 다채롭게 담아낸다. 특히 명인들의 전통 산조부터 동서양 현악기(가야금-첼로)의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만남, 그리고 아쟁판소리와 함께 무대에 오를 줄타기 공연이 이채로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아쟁 김영길, 판소리 최영인, 줄타기 박회승, 고수 조용안이 세대 간 호흡을 맞춰 눈과 귀가 즐거운 새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여기에 가야금 지성자 명인과 제자들, 첼로 아마티 첼로콰르텟이 호흡을 맞춰 산조와 바흐에 이르는 동서양 대표적 레퍼토리로 이색적인 하모니를 선사한다. 가야금과 거문고 연주자가 한 팀을 이룬 달음은 탈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탈(TAL)이라는 곡을 연주한다. 마지막 무대는 판소리, 장구, 거문고, 대금, 피리, 아쟁 등 20여 명의 전통악기 연주자와 소리꾼이 출동해 현악기 중심의 전통즉흥 시나위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20일 폐막공연 전북청년 음악열전 마지막날 코로나19를 넘어서기 위한 우리지역 예술가들의 시끌벅적 뜨거운 난장이 펼쳐진다. 젊은판소리 다섯바탕을 통해 매년 주목받는 신예 소리꾼들을 소개해 온 소리축제. 올해 폐막공연에서는 이들 젊은 소리꾼 5명을 필두로 전통음악, 락, 클래식 등 장르 불문 즉흥 시나위공연을 선보이며 침체된 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코로나19의 파고 속에서 무대 기회를 빼앗긴 젊은 뮤지션들에게는 살풀이와도 같은 무대이자,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정체된 열정과 패기를 폭발시킬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판소리 다섯바탕의 주요 대목을 새롭게 편곡한 곡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60여 명의 출연진들이 커다란 음악적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포지션을 찾아가며 전통 시나위의 즉흥성을 새로운 음악적 질서로 재편해낸다. 이밖에도 △KBS 한국인의 노래 앵콜 로드 쇼(18일 저녁 7시) △전주세계소리축제 X 전북CBS <별빛콘서트> (18일 저녁 7시)가 온라인 공연(페이스북, 유튜브 라이브)으로 진행된다. 보통의 일상과 꿈을 잇는 노래 이야기 한국인의 노래-앵콜 로드 쇼는 우리지역과 인연이 깊은 정보권, 김준수 등 국악 아티스트들의 노래와 숨은 사연들을 엮어 그들의 새로운 면모를 조명할 예정이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미디어온라인으로 치르는 사상 초유의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내년 축제 20주년과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의 변화를 앞두고 올해의 이 실험은 뜻하지 않게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9.10 17:05

영호남 연극제,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개최

호남과 영남 연극예술 교류의 장인제21회 영호남연극제가 올해 전북에서 치러진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회장 조민철, 이하 전북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연극제는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16일부터 19일까지 네 차례 무대로 꾸려진다. 먼저 16일 전북의 극단 자루가 #해시태그라는 무대로 연극제의 막을 연다. 17일에는 극단 하늘의 돈나푸가타, 여행이, 18일에는 문화예술공방 바람꽃 장자의 꿈 청년실업 VER이, 마지막 19일에는 (사)문화창작집단 공터다의 아빠들의 소꿉놀이로 끝을 맺는다. 모든 연극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송출될 예정이다. 영호남 연극제는 초기 진주시와 순천시가 격년으로 개최해왔다. 이후 동서화합과 상호 지역연극발전을 위해 호남과 영남 소재 극단을 선별 초청형식으로 개최해왔다. 단순교류의 형태를 띠었던 시작점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최지 확대를 통해 보다 많은 해당 지역민들이 연극제의 혜택을 받게 하자하는 의견이 나오면서 제10회 영호남연극제를 계기로 더 너른 품을 가진 연극제로 진화했다. 이후 전주, 진주, 순천, 구미 등 네 개 도시에서 진행됐지만, 현재는 전북만 유일하게 영호남연극제의 이름을 가지고 그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조민철 회장은 연극제를 전면 비대면으로 공연을 진행하되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중계를 하여 현장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 함께해준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0.09.10 17:05

‘한국의 이소룡’ 꿈꿨던 장태식, 이소룡 곁으로 가다

한국의 이소룡을 꿈꾸며 영화 주연까지 맡았던 남원 출신 택견 고수 장태식 씨가 투병 끝에 지난 5일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향년 46세. 고인은 2001년 KBS인간극장-고수를 찾아서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2005년 영화 거칠마루에서 주연인 청바지역을 맡아 무도와 연기력을 과시했다. 이 영화는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선보였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2001년 그가 인간극장에 출연했을 때부터 그의 무예를 당해낼자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프로그램 콘셉트가 고수에게 지도받는 형태였기 때문에 그의 실력은 감춰졌다. 당시 인간극장에서 장 씨는 종합격투기 단체 TFC 미들급(-84㎏) 챔피언이 되는 극진공수도 강자 김재영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어렸을 때부터 이소룡을 흠모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쿵푸, 태권도 등 다양한 무술을 익히며, 무도의 길에 들어섰다. 고인의 사촌 여동생은 어렸을 때 오빠 집에 가면 항상 이소룡이 나오는 비디오를 틀어놓고 푹 빠져 있었다며, 최근까지도 자신이 직접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무술영화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인은 워싱턴대학교 철학과를 중퇴한 이소룡처럼 전북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다가 군 제대이후 무술에 전념하겠다며 학교를 나왔다. 이소룡과 같은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2000년 아마추어 복싱 전북 대표 출신이기도 한 고인은 택견과 다른 투기 종목을 접목해 택견 인프라를 넓히려고 노력해왔다. 현역 시절에는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장칼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슬하에 2남을 둔 고인은 아이들을 보다 자유롭게 키우고 싶은 생각에 4~5년 전 고향 남원으로 내려왔다. 그는 이곳에서 생활체육지도자 길을 걸으며 후학 양성을 하고 동시에 손등수련과 국궁 등 무예수련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년 전 쯤 몸에 이상이 생겨 투병해왔다. 절권도라는 무술을 창시한 이소룡 같은 종합예술 영화인을 꿈꿨던 무도인은 제자들과 지인, 동료 무도인의 추모 속에 지난 7일 남원의료원에서 발인 한 뒤 남원 승화원에 안장됐다. 고인의 형 석봉 씨는 과묵한 성격에 묵묵히 한평생 무도를 걸은 마지막까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주위에 나눠준 진정한 무도인이자 존경하는 동생이었다고 추모했다.

  • 영화·연극
  • 백세종
  • 2020.09.10 17:05

국립전주박물관 ‘선비문화실’ 개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직무대리 정상기)이 상설전시실 선비문화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선비문화실은 지난 2018년부터 국립전주박물관이 추진해 온 조선 선비문화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박물관 본관 1층에 마련됐다. 조선의 지도자이자 실천하는 지식인인 선비의 성장, 역할, 문화의 힘에 초점을 맞추어, 전시품이 지니는 역사적 맥락과 기능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국보 제110호 이제현 초상(李齊賢 肖像) 보물 제568호 윤봉길 의사 선서문(尹奉吉 義士 宣誓文), 보물 제569호 안중근 의사 유묵(安重根 義士 遺墨)을 비롯해 전주의 대표 선비 가문인 전주 류씨 종중 분묘 출토 문화재, 송시열(宋時烈)의 초상과 유품, 김정희(金正喜)의 최고 수준의 글씨를 보여주는 무량수각無量壽閣 편액 등 총 88건 226점이 마련됐다. 전시는 제1부 조선, 선비를 기르다, 제2부 선비, 조선을 이끌다, 제3부 문화, 선비 정신을 지키다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선비가 성장하여 지도자가 되는 과정을, 2부에서는 조선의 지도자 선비가 올바른 정치는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3부에서는 선비가 사회 변화에 대처하고 선비정신을 지키는 바탕이 되는 문화의 힘을 보여준다. 아울러 전시실 안에 선비와 자연-실감 콘텐츠 공간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선비 문화를 감각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박물관은 이번 개편사업에서 진열장은 최고급 저철분 유리를 사용하였고, 전시실 조명을 LED로 교체해 쾌적한 전시 환경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 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재개관 때까지 선비문화실 관련 자료들을 온라인으로 계속 공개할 계획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는 현대와 가장 가까운 시기로 당시 선비들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선택과 의지가 오늘날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새롭게 선보이는 선비문화실이 현재의 사회를 돌이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0.09.10 17:01

[신간] ‘사랑이 스테이크라니’ 단편소설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고요한 씨가 첫 소설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을 냈다(&앤드). 표제작인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아이를 원하지만 불임인 남편이 대리부를 고용해 아내를 임신시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의 이야기다. 고요한 작가는 터부시되는 상상력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감추고 싶은 욕망을 개성있는 문체로 풀어냈다. 아이에 대한 집착으로 대리부를 고용해 아내와의 잠자리를 계획한 남편이 있다. 아내는 치욕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아이를 너무나 원했기 때문에 남편이 고용한 남자를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는다. 아내가 아이보다 남자를 원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월한 2세의 유전자만을 희망했던 남편이 이제 원하는 것은 아내의 사랑뿐이다. 작가는 블랙유머같은 부부의 세계를 풀어내고 우리가 정말 사랑한 것은 무었이었나?는 냉정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또다른 단편 종이비행기는 세계적인 문학 저널 <애심토트>에 번역해 소개됐다. 번역해 소개한 역자 브루스 풀턴과 윤주찬은 그의 작품이 무섭도록 아름답고 잔인하게 슬픈 세계를 그렸다고 평하고 있다. 현재 소설은 네이버 포스트넥서스도 연재중이다. 고 작가는 진안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9.09 17:25

[신간] 역사이론은 무엇이고, 사상가들은 무엇을 주장했는가

역사가는 자신을 숨기고 사실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독일의 대표역사학자인 랑케(1795~1886)와 영국의 역사학자인 E.H 카(1892~1982)의 대표적인 말이다. 랑케는 실증주의를 표방했지만, 랑케는 관념론으로서의 역사를 주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서양에서 다양한 역사관이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이런 서양의 역사이론의 변화와 사상가들의 생각을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의 <역사이론과 그 대표적 사상가들>(인간과문학사). 저자는 우리 인간생활과 역사에 대한 저명한 세계 석학들의 까다롭고 심오한 사고들을 중심으로 이번 책에 기술했다. 특히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책인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넘어 과연 역사가 무엇인가에 대해 다양한 사상가들(역사학자철학자신학자문인들)의 견해를 담아 더욱 넓고 깊게 연구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난해하지만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고 실제 경험을 통해서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내용을 수록하였다. 책은 1부 역사란 무엇인가, 2부 석학들의 역사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해석, 3부저명한 사상가들의 역사 해석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는 지식인의 사치로서의 역사가 아니라는 설명과 함께 역사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그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2부 석학들의 역사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해석에서는 시대에 따른 역사관의 변화를 통한 정치경제문화사상종교의 면에서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구분 방법론을 제시한다. 3부 저명한 사상가들의 역사해석에서는 고대 역사학자인 소크라테스부터 마르틴 루터까지의 시대별 사상가들의 핵심 이론등을 설명한다. 이규하 교수는 이 책은 역사전공자들과 지식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가장 난해한 책으로 느낄 수 있다면서 오랜기간 연구해온 서양의 사상가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 1958년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한후 1964년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독일 현대사 연구소, 베를린자유대학교, 본대학교, 프랑스 스틀라스붑르크대학교 연구원을 역임했다. 전북사학회장, 전북대 인문학연구소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9.09 17:25

[신간] 40년 ‘말 전문가’의 조언, 미러링 스피치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말을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말에 대해 고민하는 공통된 생각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40년 말 전문가의 조언이 담긴 책이 발간됐다. <미러링 스피치>(미다스북스). 이 책의 작가는 이재호 전 KBS전주방송국 9시 뉴스 앵커를 지낸 이재호씨다. 이 전 앵커는 40여년 간 말을 직업으로 세상과 맞서는 무기로 삼으며 평생을 살아온 말 전문가다. 그가 40년간 오랜 연구와 수많은 사람들의 대화법을 관찰해 얻은 결론은 세상에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자기 안에 있는 거울 뉴런의 힘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동을 직접 할 때와 똑같은 활성을 나타내는 신경세포다. 인간은 그 세포의 작용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감정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 공감 본능이다고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소통하는 미러링 대화법을 3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무엇보다 경청 훈련이 먼저이고, 듣기에도 기술이 있다. 특히 비언어적 신호에 주목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메모하며 듣기, 반응하기, 질문하기, 상대방의 말을 미러링하기가 잘 듣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고 있다. 말투와 억양, 적절한 포즈, 품격있는 말 등 저자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화한 조언도 조목조목 소개돼 있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언어를 맞춰라, 상대방이 어떤 존재인지 파악하라, 몸이 말하는 신호를 주시하라,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맞장구 쳐라, 좋은 질문으로 말을 대신하라 등 미러링 대화법 시크릿 1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1980년 KBS한국방송 취재기자로 입사, 전주방송총국의 9시뉴스 앵커로 다년간 활약하고 취재부장과 보도제작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했다. KBS 본사에서 보도특집을 제작하고 통일부 차장을 거쳐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9.09 17: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 - 김근혜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오래 전, <호모 루덴스>라는 놀이하는 인간을 다룬 책이 있었다. 이 책에서 인간은 놀이에서 지금의 문명을 이루어냈다고 했다. 우리가 흔히 놀이는 시간의 소비쯤으로 여기지만 사실 예술과 스포츠, 과학까지도 놀이적 성격을 띤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른도 아이도 놀이를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놀이를 빼앗긴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얼마 전, 김근혜 동화작가의 첫 장편동화가 나왔다. 등단 후, 몇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선보인 책이라서 소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마음껏 풀어놓았다. 제롬랜드라는 공간이 가지는 선명성 때문에 제목부터 시선을 끌었다. 또한, 가상세계를 하나하나 만들어 수많은 몬스터를 탄생시키고, 그 과정에서 인물들의 우정과 자신들의 일상을 기억하며 제롬랜드를 빠져나오게 하기 까지, 창작 과정의 수고스러움이 눈에 선했다. <제롬랜드의 비밀>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게임과 관련한 동화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게임 세상에서 돌아오지 않는 친구를 찾아 나선다. 친구를 찾기까지 많은 가상공간 속에서 몬스터들과 대항하며 결국 친구인 찬서를 찾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게임은 지나치지만 않다면 집중력이나 판단력, 순발력까지 키워준다. 하지만 게임은 한 번 잡으면 놓을 줄 모르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함정이다. 놀이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이 선택한 게임, 하지만 그 대가가 혹독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게임을 무한대로 할 수 있다는 유혹으로 시작된 것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쉽게 유혹에 빠지기도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처럼 학교에서 학원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면 아이들은 언제든 다시 게임의 유혹에 빠져 일상을 탈출하고픈 생각이 들 것이다. 끊임없이 솟구치는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가 게임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곳은 새로운 자극이 함께 하고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짜릿함과 박진감, 생동감이 있다. 이처럼 가상공간은 모험을 제공한다. 아이들이 밖에서 놀 수 있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대리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어른들이 관여하지 않는 자신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은밀한 곳이기도 하다. 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험과 이야기가 게임에는 가득하다. 그러니 어찌 게임을 멀리하겠는가!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눈만 뜨면 골목길을 누비던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환경도 시설도 좋은 놀이터가 많지만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아이들은 모두 경쟁으로 몰려 학원을 전전하고 있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 기성세대들이 맘껏 누렸던 것처럼 고무줄놀이, 술래잡기,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등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놀다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을 만큼 노는 것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 주지 않는 한 게임의 유혹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제롬랜드의 비밀>을 통해 아이들이 가상세계가 아니라 현실에서 맘껏 놀 수 있는 세상의 필요성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잊힌 기억은 온몸으로 느낄 때 되살아 나!라는 주인공의 말처럼 이 땅의 아이들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놀이의 장을 펼쳐야할 때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9.09 16:58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1) 맑아서 불온했던, 날망의 소나무 시인 이광웅

이광웅 시인. 이광웅 시인은 1940년 익산에서 가난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얼굴이 유독 희고 목이 길었던 시인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고, 명문고인 남성고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사유가 깊고 감수성이 뛰어나서 글쓰기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소설과 시, 수필 등을 써서 많은 상을 받기도 하면서 문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외국의 고전을 원서로 죽죽 읽을 만큼 외국어 실력도 뛰어났다. 시인은 좋아하는 선배를 따라 외국어대학교 불문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나 한 학기를 마쳤을 때 건강이 나빠지고 집안 형편도 어려워져서 중도에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대학을 그만두고 방황하면서도 그는 틈틈이 시를 썼다. 그때 그의 독자는 시인의 누이동생들이었다고 한다. 언뜻 보면 방황의 시간이었지만, 시인은 이 시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신석정 선생을 만나서 문학적 깊이를 채워나갔다. 석정 선생의 권유로 전북대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또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잡지사 교정 일도 하고 시도 쓰면서 세월을 보냈다.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항식 교수는 시인의 재능을 살리고자 원광대학교에 문예장학생제도를 마련하였고, 그를 첫 대상자로 받아들였다. 그러고 보니 시인이 1959년 외국어대학교에 입학한 이래 12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게 된 것이었다. 그는 1967년 유치환과 1974년 신석정의 추천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대학 졸업 후 원광여고를 거쳐 1976년부터는 군산제일고등학교에서 국어과 교사로 근무했다. 시인은 당시 문단에 풍미하던 모더니즘에 심취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와 현실을 올바로 보고자 하였다. 그런 어느 날 시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1982년 겨울 늦은 저녁, 군산경찰서로 다급한 전화가 한 통화가 왔다. 버스 승객 중에 누군가 불온 유인물을 놓고 내렸다는 것이다. 버스 안내원은 인민의 힘으로 되는 새나라 같은 구절을 보고 신고한 것, 군산경찰서에서 내사한 결과, 술에 취한 이광웅의 제자가 선생님에게서 빌려온 오장환의 시집 『병든 서울』의 필사본을 깜박 두고 내렸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비극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 군산제일고 교사 5명이 영장도 없이 체포되어 온 것이다. 전두환 군사정권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사회의 비판을 억누르기 위해 <오송회 사건>을 본보기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경찰이 공소장에 제시한 불법 서적은 오장환의『병든 서울』, 이영희의『전환시대의 논리』 등이었고, 북한의 교육제도와 순수한 우리말 보존을 평가한 것은 고무찬양죄가 되었다. 단지, 월북작가의 시집을 돌려 봤다는 이유로 이광웅, 박정석, 전성원, 이옥렬, 황윤태, 강상기, 채규구, 엄택수와 조성용 등 군산제일고 교사 9명이 구속되면서 시인은 조작된 공안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다. 교사 다섯 명이 소나무 아래에서 모였다 하여 그 유명한 오송회 사건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다섯 명의 남성고(南星高) 출신 선생님이라 하여 오성회(五星會)로 몰아가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분이 다른 학교 출신이어서 성(星)자를 못 쓰고, 대신 소나무 송(松)자로 썼다는 웃지 못할 비사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용공 사회주의 건설을 기도한 주동자로 조작되어 7년 형을 선고받았고 복역하다가 1987년 6.29선언 이후 4년 8개월 만에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감옥에 있을 당시 시인은 필기도구조차 빼앗긴 상태여서 단 한 줄의 글도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운동장에서 주워 온 못을 날카롭게 갈아서 우유 곽에다 시를 쓰고, 책 표지를 뜯어 그 위에 붙여 놓은 방법으로 그 시편들의 생명을 지켰다. 그렇게 해서 빛을 본 것이 두 번째 시집 『목숨을 걸고』(창작과비평사, 1989)에 실려 있는 <바깥의 노래>, <바람의 손길>, <햇빛 한참> 등이다. 시인은 당시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의 무력함을 이렇게 노래하기도 했다. 바람이 부네 마파람 바깥 세계로부터의 무슨 전령이나 되듯이 개구리 울음소리 아득히 이 바람결에 실려 오네. <중략> 여수도 무기수도 수갑 찬 사형수도 어느 누구도 이곳에서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와 왜 어떻게 감옥 안에 흐르며 머무는지 손에 잡힐 듯이 말할 수 있을 거네 바람이 부네 세계에서 가장 넓고 부드러운 바람 감옥의 바람 -이광웅의 시 「바람의 손길」의 일부 시인은 1988년 8월 군산 서흥중학교에 복직되었지만, 다시 해직교사가 되었다. 그 이유는 참교육을 부르짖었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것이었다. 이 무렵 시인은 두 번째 시집 『목숨을 걸고』(창작과비평사, 1989)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옥중생활의 고단함과 통일과 민주에의 열망, 출소 후의 낙수 같은 시, 교사로서의 애환, 그리고 초기 시편들이 수록되었고, 또한 문익환 목사의 서문과 김용택 시인의 발문도 실려 있다. 문익환 목사는 당신의 자상한 마음으로 골라낸 몇 마디 안 되는 말에서 울려오는 가락만으로 우리는 당신의 믿음, 당신의 사랑, 당신의 바람이 얼마나 아픈 것인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군요라고 했다. 극도의 절제된 언어로 무지막지한 고문과 억울한 철창생활을 담담하게 그려놓은 것에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 시집을 이렇게 평가하였다. 생명은 거룩하여라. 그래서 우리는 모든 생명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머리를 숙일밖에. 철창을 통해서 흘러든 햇빛얼어 곱은 두 손에 받아 든 햇빛 김용택 시인도 그의 시편을 꼼꼼하게 독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늘 깨어 있는 모습으로 이 땅의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화, 그리고 조국 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시를 쓸 것이라고 다짐했던 시인을 서해 바다와 그리고 군옥벌이 한눈에 내려다보는 월명공원 날망에 선 한 그루 소나무로 비유하기도 했다. 시인은 우리에게 세 권의 시집을 남겼다. 첫 시집은 1985년에 펴낸 시집은 『대밭』(풀빛, 1985)이다. 이 시집은 시인이 감옥살이할 때 누이동생이 펴냈다고 하는데, 맨 뒷장에는 이런 말이 씌어 있다. 이 시집은 한 결결한 정신의 감동적인 변모의 기록이며, 동시에 내면 서정의 모더니즘에서 민중해방의 리얼리즘으로 나아가는 우리 민족 문학의 한 극적인 승리의 기록이다. 당시 시인과 함께 해직교사였던 도종환 시인(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 국회의원)은 시인 이광웅을 이렇게 회상하였다. 그대는 이 땅의 맑은 풀잎이었다가 허리에 도끼날이 박힌 상처받은 소나무이었다가 그대는 별자리에서 쫓겨난 착한 별이었다가 견결한 향기로 시드는 가을 들판 마른 쑥잎으로 앉아 있다가 그대는 진흙도 물벌레도 다 와서 살게 하는 고운 호수였다가 천둥번개도 눈보라도 다 품어주는 저녁 하늘이었다가 그대는 지금 갈기갈기 소나기로 내려앉은 슬픔 쏟아지며 쏟아지며 온 세상을 다 적시는 눈물의 빗줄기. -도종환의 시 <이광웅 시인> 전문- 시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였고, 도종환, 안도현 등의 후배 시인들과 좋은 시인 선생님이 되기를 꿈 꾸었고, 한때는 교육문예창작회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시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전교조운동에 참여하였다 하여 또 해직의 아픔을 당해야 했다. 그 후 전주 한샘학원에서 강사를 하기도 했지만, 1992년에는 아예 서울로 올라가서 창작에만 전념했다. 그런데 그 무렵 시인은 암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나 육신은 암에 의해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던 것, 암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세 번째 시집 『수선화』(두리, 1992)를 출간했다. 그 후 며칠 지나지 않은 12월 22일, 시인은 52세의 젊은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시인이 세상을 떠난 6년 뒤, 1998년 그를 기억하는 분들이 금강하구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다 시비를 세웠다. 언제나 바닷바람을 맞고 서 있는 이 시비에는 시인의 대표시 「목숨을 걸고」가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이광웅 시집 『목숨을 걸고』(창작과비평사, 1989)-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9.09 16:34

코로나19 확산, 전북지역 공연·수익 ‘반토막’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전북지역 문화예술 공연 건수와 수익이 실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도내 문화예술계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도민들의 대면 문화향유 기회도 늘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온라인 공연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화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 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올들어 지난 8월 31일까지 도내 문화예술 공연개막 건수는 45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연극 29.4%, 뮤지컬 27.5%, 클래식 25.5%, 복합과 국악공연 각 7.8%였다. 이 같은 공연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1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도내 유형별 공연 건수는 뮤지컬이 31.6%, 클래식 29.1%, 연극 18.8%, 복합공연 18.8%, 국악 7.7% 등의 순이었다. 공연 횟수뿐만아니라 수익도 급감했다. 도내 올해 45건의 공연 수익은 3억8900여 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익 8억5600여 만 원의 절반도 안 된다. 도내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될 경우 공연 감소와 수익 악화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내 극단 관계자는 소규모 공연예술 단체의 경우 최근 문화예술계가 대안으로 삼고 있는 온라인 공연만 하더라도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꽉 막힌 상황이다며, 장르별 특성 등을 감안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 문화예술 단체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재단 자체적으로 온라인 공연 지원 등 여러 지원을 마련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백세종
  • 2020.09.08 17:49

전주문화재야행, 코로나19로 온라인 전면 전환

올해 전주문화재야행이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전환된다. 전주시는 문화재를 보고 체험하는 2020 전주문화재야행을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 온라인콘텐츠와 손잡고 오는 12일부터 내달 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특히 전주문화재야행을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태조할아버지와 야행이 캐릭터를 새롭게 제작해 선뵌다. 캐릭터는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출시와 프로그램 운영에 활동할 예정이다. 유튜브 속으로, 전주야행TV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야행은 12일 열리는 전주야행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야경(빛의 술사들) △야로(문화재 술사들) △야사(이야기 술사들) △야화(그림 술사들) △야설(공연 술사들) △야식(음식 술사들) △야숙(여행 술사들) △야시(흥정술사들) 등 8야(夜)를 주제로 14개 프로그램, 약 90개의 영상콘텐츠가 제공된다. 또 문화유산 VR 온라인투어를 통해 경기전, 전라감영, 풍남문, 조경묘, 남고산성, 향교, 오목대, 완판본문화관, 소리문화관, 부채문화관 등 10곳의 문화재를 가상현실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극연기 따라하기 △방구석 한식대첩 △바람을 가르는 제기차기 △상상 속 어진 그리고 △문화재 3?4행시 짓기 △카카오톡 문화재 OX퀴즈 △거리의 화공 △마인크래프트 전주건설 공모전 등 이벤트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시는 킴스트레블, 디노따TV, 미스리TV, 탑미남 고봉, 임실들깨아줌마, 셀프미 등 인기있는 유튜버 6명을 지난주 초청, 왕과의 산책과 경기전 사람들, 경기전 좀비실록 등 다양한 영상콘텐츠 녹화를 진행한 상태다. 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 온라인 콘텐츠를 QR코드화해 공공장소와 시내버스,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할 방침이다. 최락기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주를 대표하는 야간 문화행사인 야행이 코로나19로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했다면서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전주문화재야행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자그마한 위로와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9.08 17:4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