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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전당)이 지난달 31일 전당 4층 세미나실에서 ‘전통문화 산업 진흥 중기계획 수립을 위한전북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전통문화 산업진흥법’에 대비해 전통문화 산업 진흥 계획 수립을 위한 권역별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등 의견을 수렴해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역별 토론회는 이날 전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두 달간 경상권과 강원권, 충청권, 서울 등 전국에서 진행된다. 이날 전북권 토론회에서는 먼저 유동환 건국대 교수가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서 ‘전통문화 산업흥법과 문화유산 활용의 미래’을 주제로 기존 정책의 한계를 회고하며, 인프라와 법제도의 강화 등을 제안했다. 유 교수는 "전통문화를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소비 중심의 지원과 거점 확보가 중요하다"며 "일본 교토에서는 146만명이 전통산업을 유치하고 있다. (전통문화 산업) 관계자, 종사자, 소비자까지 100만명이 넘어야 한 도시가 가치사슬을 유지하고 파급효과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통문화를 산업화하려면 물리적 거점에서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기파괴 없이는 전통문화를 산업화는 게 어렵다"며 "전주시 인구가 64만명인데 여기에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까지 합쳐서 100만명 이상이 전통문화를 소비해야 한다. 전통문화 산업 증진은 인구문제와도 연결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인 오영택 지역특화연구소 소장은 ‘글로컬 한식문화관광의 혁신적 도약’을 주제로 전북권 한식문화산업 대응과제와 전통문화 산업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 등을 제시했다. 발제에 이어 ‘새로운 전통문화 육성 및 진흥정책’을 주제로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수원 문화체육관광부 전통문화과장과 박금희 전주시 문화유산과장, 문윤걸 예원예술대학교 교수, 위병기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이 패널로 참여하는 종합토론도 펼쳐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금희 전주시 문화유산과장은 "전통문화 산업진흥법 제15조 전담기관 지정과 관련해서 문체부 전담기관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으로 되어 있는데, 권역별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전담기구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수원 문화체육관광부 전통문화과장은 "전통문화 산업진흥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어떻게 꾸려갈지 준비 중에 있다"며 "이와 관련해서 추진체계를 갖춰나가고 있으며 전당 등 공공기관을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과 관점도 있다. 현재로서는 (전담기구 지정에 대해 권역별) 의견을 듣고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봐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시행을 앞둔 ‘전통문화 산업 진흥법’은 △전통문화 산업 진흥을 위한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무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전통문화 산업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 및 창업·제작 지원 △표준화·품질관리 및 연구개발 △유통 활성화 및 투자 촉진 △국제교류 및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 △전통문화 산업 기반시설 확충 △지역특화 전통문화상품의 육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글제목: 길 위의 돌멩이 △글쓴이: 서지우(전주동초 3년) 마트 갈 때나 학교 갈 때 언제나 길 위에서 빼꼼하고 얼굴을 내밀고 있는 돌멩이들이 있다. 큰 돌멩이, 작은 돌멩이들이 사람들의 발에 치여 이리저리 ‘떠글 떠글’ 굴러다니고 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밟히기도 하고, 자동차 바퀴에 눌리기도 하며 힘들게 지낸다. 상처가 나고 아프지만 누가 이야기를 걸어주거나, 위로해 주는 일이 없는 돌멩이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조용히 말을 걸어보았다. “오늘은 어땠니?”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내 발에 걸린 돌멩이에게 물어보니 별말이 없다. 아프면 아프다고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해 주면 했는데 아무 말 없이 그저 나만 바라보고 있다. 돌멩이가 봄에는 민들레와 이야기하고 여름에는 내리는 비와 재미있게 놀고 가을에는 낙엽과 소풍 다니고 겨울에는 흰 눈과 눈싸움하면서 즐겁게 지내기를 기도했다. 다음날에 다시 눈이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해야겠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언제였더라, 손 편지 써 본 지 까마득합니다. 받아본 지도 아슴하고요. 아직 파릇할 적, 위문편지를 숙제처럼 쓰기도 했었지요.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청마(靑馬)의 시를 외우며 썼다가 찢어버린 밤 수북했고요. 하루 한두 번은 지나는 곳에 우체국이 있었습니다. 못 보고 아니 애써 안 보고 지나쳤습니다. 그래요, 오늘은 전화 말고 문자 말고 도란도란 편지 한 장 써 볼 일입니다. 만년필이 좋겠네요. 이제는 아득한 그대 말고, 내가 쓰고 내가 받아도 좋겠지요. 우체통이 빨간 이유는 세상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누군가 말한 성도 싶네요. 계단에 앉아 프리지어 꽃다발은 못 건네봤어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못 들어봤어도 365일 열려있다는 우체국 문은 크고 넓습니다. 중양절에 갔다가 이듬해 삼짇날 봄소식을 물고 온다는 제비가 심벌마크네요. “우체국에 가면/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수익의 시 ‘우울한 샹송’을 불러봅니다.
△글제목: 돈가스 대박 맛집 △글쓴이: 백지우(대전갑천초 6년) 지난 주말, 나는 엄마 아빠와 돈가스 대박 맛집에 갔다. 입구에서부터 왁자지껄, 복작복작인 여기는 돈가스 대박 맛집이다. 이곳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먹방 찍는 유튜버, 유튜브 보며 밥 먹는 아이들, 아이들 보느라 정신없이 먹는 부모님, 주인장 할아버지의 친구, 골프장 회원들, 많은 사람들이 돈가스를 즐기는 이곳은 돈가스 맛집이다. 그리고 나에겐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이기도 하다. 사실 엄마, 아빠, 할머니는 더 이상 돈가스집이 유명해지지 않길 원한다. 그 이유는 지금도 너무 손님이 많아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돈가스집이 더욱 유명해지면 좋겠다는 것은 오직 내 욕심이었나보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연예인들의 사인은 나만의 소심한 자랑거리이다. TV를 보다가 사인 해준 연예인들을 보면 괜히 아는 사람마냥 반갑기도 하다. 돈가스집의 메뉴는 돈가스밖에 없어도 그 돈가스의 맛은 환상적이다. 돈가스를 시키면 나오는 김치, 콩나물, 단무지마저도 맛있다. 직접 담군 김치는 시큼한 맛도 없이 아삭아삭해서 아주 맛있다. 콩나물은 적당히 달아서 콩나물을 싫어하던 나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반찬을 한입씩 먹다 보면 맛있는 냄새와 같이 나오는 돈가스가 보일 것이다. 돈가스를 썰어 한입 먹으면 저절로 미간을 살며시 찌푸리며 감탄을 자아낼 것이다. 곧바로 나오는 된장찌개는 돈가스를 먹고 나서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돈가스집에는 비밀의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올라가면 비밀의 문이 나온다. 문 뒤에 있는 집은 할아버지가 주무시는데 나무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어서 상상속의 나무집 같아 내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나름대로 TV, 부엌, 침대, 소파까지 있어서 더욱 멋진 나무집 같다. 너무 바쁠 때 나는 2층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사실 나만의 시간은 그저 밀린 숙제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장사시간이 끝나면 지친 엄마, 아빠, 할머니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나는 항상 웃으면서 일하시고, 힘들어도 반겨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존경하고 앞으로 더욱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태어나고 자란 곳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어떤 본능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유목민처럼 떠돌며 살아도 마음 깊이 그리움으로 남는 곳이 고향이다. 수십 년간 전남 순천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한 이명희 씨(66)가 고향집인 군산시 임피면 구절마을로 귀향한 건 3년 전이었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그림 공부를 위해 돌연 중국 유학길에 올랐고 현재는 문인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해 이명희 씨의 언니 이순자 씨(69)도 40년 가까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경기도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집으로 내려왔다. 이순자 씨는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황폐해진 고향집을 동생들과 함께 가꿔나가기 시작했다. 땅을 다지고, 꽃을 심어 황량했던 고향집 앞마당을 꽃밭으로 탈바꿈했다. 원광대병원 수간호사였던 막내 이봉희 씨(62)는 언니들의 귀향을 환영하기 위해 그동안 취미로 그려온 수채화 작품 30여점과 둘째 이명희 씨의 문인화 작품 50여점, 사진을 찍는 오빠 이순구 씨(78) 작품 9점 등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임피면 구절마을에서 진행한 전시회 ‘삼매헌전 귀향’으로 전시 기간 동안 세 자매는 구절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마을 축제를 열었다. 29일 군산시 임피면 구절마을 고향집에서 만난 둘째 이명희 씨는 “평소 남들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언니 덕분에 전시회가 마을 축제로 변했다”며 “군산시 임피면 마을축제를 열고 있는 것처럼 전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향집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전시는 마을축제와 같은 개념이다 보니 여닫는 시간도 따로 없어서 아침 일찍 열면 늦은 저녁까지 문을 열어두기 일쑤였다. 처음엔 뭐 하는 곳인가 궁금해 들여다보던 주민들도 전시회 기간 계속 찾아와 쉬어가기도 하고, 세 자매와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자매들의 작품을 구경하기보다 세 자매 얼굴을 보러 오거나, 정성스레 가꾼 꽃밭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명희 씨는 “인생의 30년은 부모님께 길러지고 다음 30년은 사회에서 일을 한다. 마지막 30년은 그동안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기라고 들었다"며 "저희 자매 작품을 보러 오는 분이든, 꽃밭을 구경하러 오는 분이든 상관없이 전시 기간 고향집을 찾아준 구절마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지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남은 생은 고향집에서 언니, 동생과 함께 꽃밭을 가꾸며 지내고 싶다"며 "자주는 못하겠지만 2년에 한번씩 작품을 모아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작품으로 미술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아온 김영란 작가가 초대전 '스스로 그러하다'를 연다. 전주 한옥마을 향교길 68미술관에서 6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초대전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自然-스스로 자, 그럴 연)을 우리말로 풀어낸 해석이다. 머물지 않고 변화하는 자연을 의미한다. 김영란 작가는 이번 작업의 시작은 "끊임없이 교차하는 자연의 풍경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작가는 자연의 풍경을 주제로 캔버스에 돌가루를 스며들게 한 뒤 물감을 뿌리고 칠하고 벗겨내면서 작품을 완성했다. 뿌리고 색칠하고 기다렸다가 다시 뿌리고 칠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작품의 깊이와 완성도를 높였고, 그렇게 정성을 들인 작품 30여 점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그는 "겹겹이 쌓아올린 무수한 색들은 오랜 시간 퇴적과 생성을 반복한 이미지들의 깊이"라며 "지난 삶의 흔적과 시간의 흔적들을 기억해내기 위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칼로 새기고 그 안을 백토로 채워 넣은 자연물의 실루엣들은 이미 생명이 다해서 쇠잔해진 자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영란 작가는 전주와 서울, 뉴욕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삼례문화예술촌 초대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12번의 개인전을 치렀고, '상상 앞으로' 등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0년에 전주시 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전북대와 전주대, 한국방송통신대 강사 등을 역임했다.
전북지역 시각예술단체 상상_앞으로가 기획전 ‘Painting Code_Aging’을 선보인다.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 6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고령화 시대에 고민해볼 수밖에 없는 ‘Aging: 노화’를 주제로 다룬다. 전시에는 김미소, 김은민, 문채영, 송수연, 신서진, 유양란, 이수아, 이일순, 장순, 정유진, 조민지, 차창욱, 채지호, 최만식, 표혜영, 한준 작가가 참여한다. 기존 회원들과 신규 청년 작가들을 모집해 전시 구성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자 했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팀 상상_앞으로는 일년에 한 번 정기전을 추진해 서로의 작가론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가져왔다. 홀로 버티기 힘든 예술계에서 믿음직한 동료로서 작업 너머의 환경 등을 교류하며 예술적 역량을 강화하는 스승으로서 서로를 보듬어주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기존 작품들을 모아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정기전에 한계를 느끼고 지난 2018년부터 공통된 주제에 맞는 신작을 제작하여 각자 다른 조형언어의 작업물을 내놓고 있다. 평소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하는 경험을 통해 예술성 심화와 동시대 예술가로서의 발돋움의 계기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해 박물관의 연표를 보듯 작가들이 생각하는 ‘노화’에 대한 여러 사유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시각예술단체 상상 관계자는 “한 세대만을 대변하는 전시가 아닌 각 세대별, 시대별 특징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 섞여온 세대의 특징과 변화 과정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이 ‘제32회 어린이 국가유산 그리기 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6월 24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국립전주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북지역 소재 초등학생과 동일 연령 어린이는 누구나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 모집은 31일부터 6월 19일까지 학교단체접수 및 개인개별접수로 나누어 신청받는다. 단체접수는 소속 학교 담당교사가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jeonju.museum.go.kr)에서 참가신청서를 내려 받아 참가희망자를 작성한 후 소속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공문서로 접수하면 된다. 개별 접수는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참가희망자 본인이나 보호자가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대회 참가자 전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하며, 출품작은 전문 심사위원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빛나는 최우수상 1명을 비롯해 우수상, 특선, 입선 등을 선정해 부상과 함께 시상한다. 입상작은 오는 7월 15일부터 9월 29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본관 로비에서 전시할 예정이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jeonju.museum.go.kr)을 확인하면 된다.
'2024 공예주간' 전주행사가 10일간의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하고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운영한 ‘2024 공예주간’ 행사는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전주 한옥마을과 수목원 일대에서 진행됐다. 열흘간 약 4만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마무리됐다. 공예주간 전주 행사를 운영한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공예×오감전시 △공예생활 토크 콘서트 △공예굿즈 팝업마켓 △공예생활 이벤트 등 4개 행사를 각각 진행했다.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열린 공예×오감전시는 전북무형문화재 최동식(거문고), 김혜미자(색지공예), 윤규상(지우산), 최종순(대금) 등 9명의 장인이 각각의 작품을 오감에 맞는 콘셉트로 구성해 갤러리의 오감을 자극했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에 전당은 전시를 내달 5일까지 공예×오감전시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전당은 공예주간, 공예문화거점도시 사업 일환으로 오는 9월 지역 공예인 40여명이 참여하는 C-st(Craft-Street) 공예체험행사를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한 달여간 운영한다. 오는 6월 8일 단오와 추석인 9월 15일, 한글날인 10월 9일 등 3차례에 걸쳐 공예생활 이벤트도 개최할 방침이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 장인과 시민들의 가감 없는 토크,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현장형 공예마켓, 생활 속 공예를 지향한 이벤트 등 여러 다양한 공예행사가 10일간 시민들과 함께 했다”며 “10월까지 진행되는 ‘공예주간 외 행사’에도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익산토성에서 고대 백제인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저수시설과 백제시대 유물인 '칠피갑옷' 조각이 발견됐다. 30일 익산시에 따르면 금마면 서고도리 산52-2번지에 위치한 ‘익산토성’에 대한 집수시설(물을 모아두는데 필요한 시설) 조사과정에서 백제시대 집수시설과 함께 칠피갑옷(옻칠된 가죽을 연결해 만든 갑옷) 등 당대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앞서 시는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와 함께 2017년부터 연차적으로 익산토성 백제 유물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조사에서는 서문지를 새로 발견했으며, 익산토성이 돌을 사용하여 쌓은 석성(石城)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그간 여러 발굴 성과를 거둔바 있다. 익산토성은 해발 125m의 오금산을 둘러싸고 있는 산성으로 일명 '오금산성'으로도 불린다. 수부명 기와(백제의 왕이 기거하는 궁궐에 사용했던 기와)를 비롯한 백제 시기 기와가 다량 출토된 것으로 미뤄 익산토성이 남쪽으로 약 2㎞ 떨어진 '왕궁리유적'과 연계된 산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조사는 익산토성의 남쪽 곡간부 평탄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지역은 1981년 남쪽 성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탐색조사가 이뤄졌지만 당시에는 집수시설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뒤 다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경이 각각 동서 9.5m, 남북 7.8m, 최대 깊이는 4.5m에 이르는 평면 원형 형태의 다듬은 거대한 석재 집수시설이 확인됐다. 바닥은 자연 암반을 인위적으로 깎고 다듬었으며, 특히 북동쪽은 물이 중앙으로 유입되도록 암반을 가공했다. 남쪽에는 석재를 이용해 최대 높이 80㎝ 정도의 단(段)을 쌓았다. 또한, 집수시설 안에서는 공주 공산성, 부여 관북리 유적에 이어 세번째로 칠피갑옷편을 비롯해 추정 봉축 목재편, 인장와 등 집수시설이 백제 시기에 사용됐음을 알려주는 많은 백제 기와편과 토기편이 출토되기도 했다. 특히 문서를 분류할 때 사용된 봉축편으로 추정되는 직경 2.3㎝ 크기의 목재 막대기에는 '정사(丁巳) 금재식(今在食-현재 남아있는 식량)'라는 묵서명이 확인됐다. 추후 추가 연구를 통해 해당 유물이 봉축편으로 확인될 경우 백제시기 문서 보관 방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익산토성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여, '丁巳(정사-597년 혹은 657년)' 기년을 통해 익산토성의 운용 시기도 추정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굴조사단은 집수시설의 일부는 무너져 내렸지만 하단부가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 것으로 볼 때, 과거 한 차례 보수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는 자연 지형을 이용한 유수(流水) 관리 방법과 이를 활용한 백제인의 토목 기술을 파악할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유산청과 함께 익산토성의 체계적인 정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30일 익산토성 발굴 현장과 조사 성과를 전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격 공개했다.
700년 백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책 한권이 나왔다. 역사 연구가 겸 칼럼리스트인 정재수 역사 작가가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신아출판사)를 발간한 것. 정 작가는 책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백제사는 빙산의 일각이다’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삼국사기>와 <백제본기> 기록의 한계를 지적한다. <삼국사기>는 고구려 계열인 시조 온조(비류 포함) 계통의 전승 기록만을 편집한 역사서다. 역사 공간은 한반도에 국한된다. 이에 반해 부여 계열인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는 수면 아래 숨겨져 있는 거대한 빙산의 역사다. 역사 공간은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 대륙, 일보 열도 모두를 망라한다. 특히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는 중국대륙의 서부여에서 출발해 한반도의 부여 백제를 거쳐 일본열도의 야마토로 재탄생하는 고대 동아시아의 거대한 역사벨트를 일군 주인공인, 부여 기마 족의 대장정 역사로 정의할 수 있다.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를 복원한 새로운 백제사인 이 책은 백제의 시조와 건국 과정을 살펴보는 ‘챕터1. 건국의 요람과 여명’으로 시작한다. 백제 왕조의 뿌리, 백제 시조 신화에 천손 또는 난생의 개념이 없는 이유, 백제가 전라도 등 서남부지역 전체를 장악한 시기, 문주왕이 웅진을 천도지로 선택한 이유 등을 <삼국사기> 기술 내용이 낳은 한계인 백제의 10대 미해결 문제를 조명한다. 정 작가는 서문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온조계통 백제사가 아닌, 구태계통 백제사로 채워진 책에는 독자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건들과 인물들이 적잖이 나온다”며 “그 생소함을 떨쳐내기 위해 어느 경우는 반복적으로 기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제의 건국에서 명망에 이르는 흥망성쇠의 과정을 문헌 기록 원문을 인용해 명확한 근거 제시는 물론 현재형의 문체를 사용해 현장감을 더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작가의 저서로는 역사소설 <곤지대왕>, 역사다큐소설<백제와 곤지왕>, ‘삼국사기 유리창을 깨다’ 역사 시리즈<고구려 역사의 부활>, <백제 역사의 통곡>, <신라 역사의 명암> 등이 있다. 또 그는 ‘우리가 몰랐던 고대사’ 시리즈로 고구려사, 신라사, 가야사 등도 출간할 예정이다.
박종은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 <생각의 파노라마>(인간과문학사)가 출간됐다. 시인의 시들은 생애의 궤적을 평범한 보통 삶을 살아내기에 맞추어온 듯한 인상을 풍긴다. 부자는 아니지만 궁색하지는 않고, 슬기롭거나 예제에 밝으나 앞서 나가서 남 앞에서 뾰족함을 드러내지 않는 가만히 웃고 빙그레 미소 띠우며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철저히 혼유한다. 시인은 “시를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쉬 통할 수 있고, 시 읽기에 대한 지구력이 약해도 끝까지 읽을 수 있다”며 “유별나지 않은 독자와 더불어 사유하고자 한다”라며 시집 출간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넘어지거나 눕지 않고/일어설 수 있으랴//주저앉거나 기지 않고/일어설 수 있으랴//보란 듯 꼿꼿하게 서 있다면야/일어설 일도 아예 없겠지//넘어졌다고 해도 주저앉았다고 해도/웃으며 일어서라//넘어진 채 주저앉은 채 머뭇거리지 말고/탈탈 털고 일어서라//일어서야 걷는다/걸으면 사는 거다”(‘일어서라’ 전문) 과도한 테크닉을 부여하지 않고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88편의 작품은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정서를 읊고, 메시지는 초연함의 경지를 보여준다. 소재호 문학평론가는 시집 <생각의 파노라마>해설을 통해 “내면으로는 골똘하게 성찰하고 명상하며 영혼의 청아함에 이르고 영육이 함께 투명한 듯이 해맑음으로 그의 시상은 명정한 경지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박종은 시인은 살아온 생애와 시의 편편에 담겨진 이미지나 메시지 등 모든 면에서 보통사람으로서의 또 다른 영명함이 함께 빛나고 있음도 간과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고창 출생인 박종은 시인은 고창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고창군지부장과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고창예총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과 전북문인협회 자문이사, 시맥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은 시집 <세월 위에 띄우는 빈 배> <겨울바다> <오래된 미래> <바람처럼 구름처럼> <생각은 미래의 얼굴>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전북문학상, 바다문학상, 한국공간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천 년도 넘은 느티나무에/ 둥지가 생겼다/ 줄자도 없고 못도 없는데/ 어떻게 지었을까?/ 밤이면 달빛이 찾아오고/ 파리새도 세들어 사는/ 할아버지 등짝 같은/ 고목에 손님처럼 봄이 오면/ 누구를 기다리는지/ 정류장 쪽으로/ 싹이 먼저 돋는다/ 정류장 쪽 가지가 더 길다”(시‘내소사 느티나무’ 전문) 쓸쓸함의 힘을 믿는 사랑의 시인, 배귀선 시인이 첫 번째 동시집<내소사 느티나무>(브로콜리숲)를 펴냈다. 어린이들을 주된 독자층으로 하는 동시집이지만, 배 시인의 이번 동시집은 의아스러울 만큼의 쓸쓸함을 내포하고 있다. 동시집은 폐교 직전의 ‘위도초등학교 식도 분교’ 어린이들을 통해 농어촌의 현상을 생선의 앙상한 가시처럼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 시인의 동시집에는 엄마나 아빠의 부재 빈도수가 유난히 높게 나오는 등 가족 구성원의 결손이나 부재(해체)가 자주 등장한다. 동시집의 해설을 맡은 유강희 시인은 “부안에서 나고 자란 시인답게 배 시인의 첫 동시집은 소지(素地) 단청처럼 장식적이지 않고 순연한 동심의 바탕을 잘 보여준다”며 ”이번 동시집에서 보여준 도저한 쓸쓸함은 인간의 봄, 영혼의 봄, 동심의 봄을 맞기 위한 자기와의 오랜 싸움의 결과인 셈이다”고 말했다. 한편 배 시인은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을 통해 등단했으며, <동시발전소>에 동시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동시축제’ 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연구집<신춘문예 당선 동시 연구>, 시집 <점멸과 침묵 사이>, 수필집 <그리움 쪽에서 겨울이 오면>, 평론집 <수필의 새로움을 향한 랩소디> 등이 있다. 현재 원광대 문예창작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우연 작가의 초단편 소설집 <오르톨랑의 유령>(문예연구)가 출간됐다.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심리학과를 졸업한 이우연 작가는 2022년 '문예연구'에서 소설 <사진>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감각적이고 매혹적인 문체로 독자층을 확보하며 주목받고 있다. 초단편 소설집 <오르톨랑의 유령>은 혼자임을 피할 수 없는, 이름이 없어 장소로밖에 명명될 수 없는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우연 작가는 "이 글은 동시에 혼자일 수만은 없는 것들이 혼자 이상을 원하는 장소들에 관한 글"이라며 "비현실적인 악몽 속에 거주하는 것들은 누구에게 가닿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나는 감실에서 쓰인 불가능한 언어가 오직 읽히기 위해 무한히 다시 쓰이는 광경을 보고 있다. 친구도 애인도 적도 가질 수 없었던, 오지 않는 늑대를 기다리며 집을 짓고 있는 돼지들이 그들의 검은 울음을 쓴다. 언젠가는 이 집요하고 허망한 갈망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그럴듯한 친구도 미래도, 심지어는 죽음마저도 가지지 못한 것들이 읽히는 날이 올까?" 책의 화자들은 혼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혼자 하는 일,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따위로 혼자 소리를 내고, 청소도구함 속에 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고, 속할 수 없는 푸른빛으로 돌진하면서 견딜 수 없는 외로움과 갈망을 소리친다. 소설 속 문장들은 불가능한 희망 혹은 절망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삶을 사는, 명명조차 되지 않는 존재들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책의 제목인 오르톨랑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소단원 '주방'은 맷새의 일종인 오르톨랑의 잔인한 요리법에서 오르톨랑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묘사하면서 독자에게 닿을 수 없는 글을 쓰는 작가의 아픔과 고독 속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이 겪는 아픔을 탐미적 문체로 절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악몽들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언어로 번역하려 몸부림쳤다"며 "불가능한 밤을 스스로 번역하고 해석한다. 그 언어가 마침내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정읍학연구회가 전북 의병사의 새로운 역사 발굴 연구서인, <정읍 최초의 임란 의병장 민여운 선생: 그 업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민속원)를 ‘전북대학교 농악·풍물굿연구소 총서 7권’으로 발간했다. 민여운은 1592년 임진년 5월경에 정읍 태인과 칠보에서 지역 최초로 임란 의병을 일으킨 인물이다. 책은 총 5편의 학술논문과 민여운 선생 관련 자료를 정리한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첫 번째 논문,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의 ‘임진왜란 당시 호남의병과 정읍’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정읍지역 의병의 전개 상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두 번째 논문인 잔남연구원 김만호 박사의 ‘임진왜란 시기 민여운의 의병 활동’에서는 역사 기록들에 나타난 민여운 선생의 의병 창의 내력과 그 구체적인 활동 내막들을 살핀다. 이어 세 번째 논문인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정읍학의 입장에서 본 의병장 민여운 선생 관련 사료들의 의미와 가치’에서는 ‘정읍학’의 입장에서 바라본 민 선생의 가문 · 인품 · 성장 · 벼슬 · 교우관계 · 의병활동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네 번째 논문은 유족 대표인 민득기 전 전북교육청 사무관의 ‘유족의 입장에서 본 민여운 의병대’로, 민여운 의병 부대의 역사적 의미와 의의를 밝히고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논문, 박대길 전북민주주의연구소장의 ‘임진왜란 의병장 민여운 선양사업의 방향과 방안’에서는 앞으로 민여운 선생 관련 선양사업의 방향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문장문학회(회장 김명자)가 제1회 문장문학상 시상식을 28일 고궁담 3층 연회장에서 열었다. 제1회 문장문학상의 영광은 박순희·정남숙 수필가에게 각각 돌아갔다. 김명자 회장은 "작가의 문장은 문학이라는 지향의 공통점을 안고 이 자리에 모이게 됐다"며 "수상자들이 섬세한 문장과 창작의욕으로 문학의 품격을 높여 제1회 문장문학상을 시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정 명예시인(전북일보 사장)은 "예향의 고향인 전북에서 작가들이 초석이 되어주고 있다"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문학에서 글을 쓸 때 첫 문장, 첫 페이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회 문장문학상을 수상한 박순희 수필가는 수상자 대표로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창립한 작가의문장문학회는 김영 석정문학회장을 교수로 모시고 50여명의 회원들이 문학 활동에 임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은 회원들의 합창과 수상자 수필 낭독, 판소리 공연 등 다양한 행사로 마무리 했다.
완판본의 도시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완판본문화관. 전주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 눈과 귀에 익도록 보고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어렴풋이 조선시대의 전주가 서울과 비등한 거대 출판도시였노라고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얄팍한 배경지식 탓에 책을 마주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부제의 ‘각수’라는 단어의 뜻을 짐작만 할 뿐 정확한 정의를 들어본 적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각수’를 인터넷에 검색하고 말았다. 예상대로 ‘판목에 글자를 새기는 사람’ 뜻을 가진 단어를 들여다보다 무심코 의문이 생겼다. 목공을 생각하면 목수가 떠오른다. 업을 생각하면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떠오르는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완판본의 도시 전주’라는 소리를 귀에 익도록 들어왔음에도 각수를 떠올리지 못했던 일은 당황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이미 없어진 일과 사람이라고 무심하게 생각해 온 탓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가장 큰 목표는 완판본이라는 단어만큼이나 판각이나 각수와 같은 단어와 최대한 친해지는 것이었다. 『나무의 문을 열다』는 저자가 완판본문화관에서 여러 시민 각수들과 함께 ‘천자문’을 판각본으로 제작하고 인출 및 교정, 출간까지의 과정 일체를 담은 책이다. 단순히 과정을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과거의 판각 방식에 대한 소개와 각수로 참여하는 저자의 마음을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1년에 천 장 정도의 판각을 해야 한다면 개인이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마무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누군가가 전체 윤곽을 잡고, 다음 사람이 각을 하고 그 다음 사람이 바닥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에 숙련된 이가 최종 교정을 하는 방식이 훨씬 더 속도가 났을 것이다. 그것 역시 오랜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였으리라. 시간과 싸워야 하는 우리에게는 이런 공동체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밖에도 판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품을 수 있는 궁금증들을 저자는 속 시원히 긁어준다. 완판본문화관에 동의보감이 전시되고 있는 이유, 판각에 사용하는 조각칼에 관한 이야기, 현대의 출판과 판각을 통한 과거 출판의 차이점 등 직접 각수가 되어 나무에 글씨를 새기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흥미롭다. 자주 놓치던 삶의 지혜를 되새기기도 하고, 잊고 지내던 공동체의 협력을 멋들어지게 내어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분주히 손을 움직이고 서로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내는 각수들의 대장정이 덩달아 벅차오르기까지 한다. 우여곡절을 겪은 초보 각수들의 출판기를 응원하다 보면 책의 말미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책은 그냥 오지 않는다. 책을 쓴 저자, 책을 만드는 데 참여했던 사람들의 온 인생이 함께 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책을 선물받으면 설레고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 아닐까.” 결국 나도 나무의 힘을 느끼며 판각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까지 들게 한다. 흥미가 생기더라도 막막해하지 않아도 된다. 저자가 참여한 판각 교실을 진행한 대장경문화학교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비정기적이기는 하나 10여 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판각교실을 운영하는 듯하다. 멋진 책이 내 삶에 불쑥 오기를 기다렸다면 이제는 책에 다가서 보는 것은 어떨까.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고창농악보존회(회장 구재연)가 주간하는 ‘고창농악 상설굿판’ 2회차가 30일 저녁 7시 고창농악전수관에서 펼쳐진다. 지난달 25일 개막한 ‘고창농악 상설굿판’은 (사)고창농악보존회의 판굿 공연과 함께 고창군 장애인복지관, 마루체험농장, 지음공방, 모양성땅콩빵, 예뜰 등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이 부대행사로 참여하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2회차 상설굿판은 고창군농악단연합회와 8개 면 농악단(성송‧대산‧공음‧해리‧아산‧고수‧상하‧무장면)이 참여해 ‘길놀이와 당산굿’, ‘고창농악 판굿’을 선보인다. 부대행사로는 ‘목요일 주막’이 운영되며 고창군 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등나무 숨 cafe’ 무료 음료봉사와 ‘내장국악기불교사’의 악기체험, ‘오베이골 토요장터’, ‘훈이네 주전부리’, ‘마루체험농장’ 등이 함께 참여하여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고창농악보존회 후원회 <굿깨비>’가 부대행사로 참여해 상설굿판 운영진행을 돕고 후원회 활동을 알린다. 구재연 고창농악보존회장은 “고창농악 상설굿판은 세계인류무형유산이자 고창의 무형유산인 고창농악을 중심으로 군민들이 함께 모이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 고창농악 상설굿판이 군민 모두가 향유하는 굿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창농악 상설굿판’은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2024년 생생국가유산 사업으로 4월~9월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에 진행된다. 문의 063 562 2044.
해마다 선정 결과에 대한 논란으로 잡음이 일던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옛 문진금)의 민원 건수가 올해는 한 자릿수로 뚝 떨어져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도내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성장을 도모하고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사업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선정기준과 지원목적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민원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재단에 따르면 올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관련 민원은 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6건보다 17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30건까지 민원 건수가 치솟았지만 올해는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급감했다. 재단은 올해 초 공모에 앞서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에 대한 잡음이 잇따르고 지역 예술인들의 사업 의존도가 높다 보니 상생의 정신으로 투명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이에 따라 재단은 지원사업에 대한 기준과 운영방향을 개선했고, 올해부터 개인과 단체를 분리해서 선발했다. 지난해에는 개인과 단체가 동일한 분류체계에서 선발돼 지원 액수 등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부터 개인과 단체 공모 절차가 분리 진행되면서 사업 지원 목적과 선정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게 예술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올해부터 개인예술가는 정액 지원, 예술단체는 분야별로 문학 300만원, 시각 400만원, 공연 500만원으로 차등 분배했다. 특히 올해 집중한 분야는 젊은예술인 지원이다. 지원 대상을 기존 개인 및 단체에서 개인으로 전환해 최종 50건의 사업을 선정했다. 젊은 예술가 개개인의 창작역량을 장려하겠다는 목적에 공감한 예술인들이 139건의 사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재단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제도 개선 노력에 힘쓸 방침이다. 지난 2021년부터 예술현장을 중심으로 간담회와 라운드테이블 등을 추진하고 있는 재단은 매년 변화하는 예술현장의 요구에 부합한 개편사항을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예산을 더욱 늘려 도내 예술인들에게 예산이 공평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사업비는 작년과 동일한 16억5000만원으로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등 10개 장르에 360건이 선정됐다. 임진아 재단 문화예술본부장은 “사업이 도내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예산 증액은 불가피하다”라며 “현재 사업비 전액을 도비에서 지원받는데, 시‧군비 매칭을 통해 예산을 확대할 수 있다. 재단 사업비와 시‧군비 매칭으로 예산이 늘어 잔액이 발생하면 장르 중심의 사업이 아닌 생애주기별 사업 등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구상과 비구상, 구상에서 추상의 경계에 서 있는 서양화가 김신교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이 섬진강미술관(순창 적성면 평남길 122)에서 열린다. 전시는 5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다. 오픈식은 30일 오후 4시 30분.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에는 화면 가득 채운 황금색 안료에 굵은 선묘, 수직과 수평으로 교차하는 그리드의 한 칸, 한 칸에 진한 인생의 만화경 같은 풍경이 담겨 있다. 김신교의 작업은 꽤나 다층적이다. 바탕이 되는 캔버스에 마대자루나 한지를 배접해 드로잉을 한 뒤 유화물감으로 이미지를 구현한 뒤 마지막으로 오일바로 문지르는 과정을 거친다. 이에 대해 미학박사인 손청문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화면에 안료의 지층이 쌓이고 보다 깊이 있는 밀도감이 형성되면서 발색효과도 극대화된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작업이 김신교만의 무게감과 독자성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한다. 손 박사는 “형식에 있어서도 구상에서 추상으로의 여정 한가운데에서 추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의 여지를 농후하게 함의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작가의 조형의지는 삶의 본질적인 부분을 추출함으로 인해 화풍은 지금보다 더욱 간소해 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 속에서도 그러한 짐작과 예상이 꽤나 적중한 듯하다. 황금색으로 표현된 이미지들은 나무이거나, 열대 밀림의 원색적인 꽃, 다소곳한 여성의 얼굴, 풍만한 여인의 뒤태를 연상케 하지만, 작품 어디에나 등장하는 동화적인 색감의 그리드에서는 추상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순창과 섬진강의 자연을 담은 구상작품도 간간이 눈에 띈다. 아직 경계를 뛰어넘기를 주저하는 작가의 마음처럼. 김신교 작가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구상과 비구상을 혼용해 특징적인 면만을 단순화시켜 감정표현을 담아내고자 했다”면서 “나의 삶이 변모하듯 작품도 삶의 표현으로서 변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신교 작가는 원광대 서양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과 전주 등지에서 10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해 20여 차례 이상의 단체, 회원전을 개최한 바 있다. 현재는 작품활동과 함께 장애인들을 위한 미술교육 재능기부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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