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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선거·세금도둑·파렴치범 가려내자

6·3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나, 선거 분위기가 시들해졌다. 다만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 따라 선거판이 출렁거릴 소지가 남아 있다. 이제 본선에서는 후보들의 정책과 능력은 물론 전과 기록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후보들의 도덕성과 청렴성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뿐 아니라 각종 경제사범, 음주운전, 폭행, 사기, 무고, 세금도둑 등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후보들이 수두룩해서 그렇다. 전과 기록이 옥석 구분의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 중앙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도지사 예비후보 5명이 전원 전과자며 시장군수 후보 64명 중 37.5%인 24명이 전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지사의 경우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는 9건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7건은 근로기준법(벌금형) 위반이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최저임금법 위반이 병합된 처분이 1건, 공무원의 강제 처분 표시를 훼손한 공무상 표시 무효 위반 전력이 1건이다. 모두 기업 경영과정과 관련된 위법 행위다. 무소속 김성수 후보는 상해·폭행·재물손괴와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2건의 전과를 신고했고 김형찬 후보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위반으로 금고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의 2건과 진보당 백승재 후보의 1건은 학생·노동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시국사범’ 성격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 시장군수 후보 중에서는 무소속 정읍시장 김재선 후보가 12건으로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지난 선거에서 도지사 후보로 나왔다 사퇴한 김 후보는 공직선거법과 무고혐의로 각각 징역 6월과 10월을 선고받았고 무고,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로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음주운전, 상해, 협박 및 명예훼손,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지방의원의 경우 전국적으로 36.1%가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번 지방선거 후보들의 전과 기록은 40%에 육박한다. 범죄의 질과 직무 연관성 등을 따져 봐야 하나 일반 유권자에 비해 10%가량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들에 관한 범죄 이력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 때 인적 사항과 재산·병역 사항, 최근 5년간 세금 납부 실적, 전과 기록을 제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과 기록은 선거가 끝나면 더 이상 볼 수 없다. 이를 검증해야 하는 첫 관문은 정당인데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천 현장으로 예결산 심사권과 조례 제정권 등을 갖는다. 그런데 전과를 가진 이들이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 아닌가. 제도 개선과 함께 유권자들도 눈을 부릅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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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선 탈락자들의 ‘하방 출마’, 지역정치 희화화 마라

선거는 정치적 비전과 책임감을 검증받는 엄중한 시간이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짊어지겠다는 무거운 선언이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 결과에 승복하고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다. 그러나 최근 군산에서 벌어지는 일부 경선 탈락자들의 행보는 이러한 정치적 상식을 저버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군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영일 전 군산시의회 의장이 기초의원 선거구에 후보 등록을 마친 데 이어, 나종대·박정희 전 의원 또한 광역의회로 방향을 틀어 출마를 모색하고 있다. 출마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나, 정치는 법 이전에 신뢰의 영역이다. 시정 전체를 책임지겠다던 인사들이 탈락 직후 하위 의원직을 탐내는 모습은 지역발전을 위한 진정성보다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한 과도한 욕심으로 비칠 뿐이다. 이들이 시장 경선을 체급을 올리는 ‘지렛대’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름값을 올린 뒤 낙선하면 그 인지도로 하위직을 꿰차는 행태는 유권자를 기만하는 정치공학이다.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면 시장 경선은 ‘밑져야 본전’인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선거 때마다 자리만 바꿔 연명하는 기득권 정치인들만 득세하게 된다. 이러한 ‘체급 조정 출마’의 가장 큰 폐해는 지역 정치의 인적 쇄신을 가로막는다는 점이다. 이미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중진들이 하위 선거구로 밀고 들어오면 신인들의 진입 장벽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낡은 인물들의 ‘자리 재배치’가 반복되는 한 군산 정치의 역동성과 세대교체는 요원해진다. 정당의 책임 또한 엄중하다. 민주당은 이미 선거구별 후보자를 거의 확정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경선 탈락자들이 하위 선거구로 난입하는 것은 당 스스로 세운 공천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이러한 행태를 명확한 기준 없이 방조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공당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다. 민주당은 ‘정치적 돌려막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출마의 자유가 정치적 무책임까지 정당화하진 않는다. 스스로 물러나 성찰할 때를 아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 소양이다. 군산 시민은 자숙 대신 자리를 탐하는 이들의 행보를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 선거는 단순한 권력 쟁취의 수단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를 증명하는 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목대

임안자의 뜨거운 박수

전주에는 해마다 4월과 5월을 잇는 축제가 있다. 올해로 스물일곱 해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다. 2000년, 꽃으로 세상이 환하게 피어났던 봄날 시작된 전주영화제는 상업영화 대신 디지털과 대안, 독립을 내세우며 출발했다. 그것은 오랫동안 묻혀있던 전주의 영화역사를 다시 잇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바탕에는 반세기 가까이 단절됐던 전주 영화사가 있다. 1940년대 말부터 서울 충무로와 함께 영화가 제작되던 이곳에서는 한국 전쟁영화의 대표작인 ‘피아골’과 ‘아리랑’을 비롯해 당대 흥행작이 여러 편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컬러영화로 알려진 ‘선화공주’도 전주에서 제작된 영화다. 그러니 개념도 낯설었던 ‘대안영화’와 ‘디지털영화’를 품어 영화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의 통로를 연 전주영화제의 선택은 어쩌면 이 단절을 잇는 또 하나의 방식이었다. 그 여정을 지켜온 많은 사람이 있다. 영화의 가치와 가능성을 주목하며 전주영화제를 응원하고 기꺼이 열정을 더했던 영화인들이다. 그 중심에 올해 여든넷, 영화평론가 임안자 선생이 있다. 지금도 기억되는 전주영화제의 특별 섹션 가운데는 그의 열정이 닿은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다. 2004년, 특별전으로 선보인 쿠바 영화를 비롯해 알제리와 튀니지, 모로코 등지에서 만들어진 마그렙 영화, 그리고 소비에트영화와 터키 영화, 중앙아시아 영화들까지. 그가 전주영화제에 불러낸 이 보석 같은 영화들은 낯선 지역의 문화를 접한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에게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또 다른 이미지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진안이 고향인 선생은 유럽에서 활동해온 한국 영화 전문가다. 간호사로 미국에 건너갔던 그는 늦은 나이에 다시 대학생이 되어 영화를 전공했다. 그를 불러낸 것은 1989년 로카르노영화제다. ‘달마가 동쪽으로 떠난 까닭은’으로 그랑프리를 수상한 배용균 감독 인터뷰가 계기였다. 이후 유럽영화제의 한국 영화 프로그래밍에 참여하기 시작해 ‘칸 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부산영화제 고문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2002년 ‘아시아독립영화포럼’ 심사위원으로 전주와 첫 인연을 가진 이후, 2004년부터 전주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 되어 5년 동안 해외영화 프로그래밍을 이끌었다. 2008년에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전주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그가 기획한 ‘중앙아시아 특별전’은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올해 선생이 다시 전주를 찾았다. 전주영화제 개막식에서 그가 보낸 뜨거운 박수. 그것은 전주영화제를 함께 만들어온 가치에 대한 증언이었다.영화제의 오늘에는 보이지 않는 선택과 이름을 앞세우지 않은 사람들의 헌신이 있다. 전주영화제는 그 위에서 성장해왔다. 지금 다시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데스크창

새만금 항 신항, 개장보다 문제점 해소가 우선

새만금항 신항(이하 신항)이 올해 하반기 개장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가보면 ‘과연 이대로 개장해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안벽시설 마무리 공사와 함께 항만인입도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개장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들이 해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못한 외곽시설, 조성되지 않은 배후부지, 결정되지 않은 행정관할구역, 수립되지 않는 항만기본계획 등 4가지를 들 수 있다. 항만 건설에 가장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외곽 시설의 경우 북풍과 서풍을 대비한 방파제와 방파 호안만 축조돼 있을 뿐 거센 남서풍에 대비한 방파 호안의 축조는 시기를 알 수 없는 미래 계획으로 미뤄져 있을 뿐이다. 항내 정온수역의 확보가 매우 불안하다. 항만이란 선박이 안전하게 출입하고 정박, 계류해야 하나 강한 남서풍이 몰아치게 되면 다른 항만으로 피항해야 할 상황까지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항만시설의 안전마저 걱정된다. 이상기후현상이 심해지면서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배후부지 문제 또한 심각하다. 오는 6월이면 5만톤급 2개의 안벽시설이 완공된다. 부두만 겨우 건설되는 셈이다. 이 부두가 하역, 야적 등의 원활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배후부지의 조성은 기약이 없다. 배후 부지가 없으면 부두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배후부지 규모는 118만2000㎡(36만평)에 달하고 이의 조성을 위해서는 3000억여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민간자본의 투자로 계획돼 있다. 매립률이 50%도 되지 않고 배후 산업단지가 없어 물동량 창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새만금 내부 개발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수익성이 전제되는 민간자본의 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 재정 투자로 배후 부지를 조성, 항만 시설 등의 건립에 민간자본투자를 유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메아리는 없다. 현재 사업비가 마련됐다고 해도 설계, 지반안정, 조성 공사 추진 등을 감안할 때 배후부지를 조성하는데 4년~5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개장하겠다고?” 항만관계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또한 그동안 신항은 신항만건설촉진법에 따른 기본계획에 따라 항만건설이 추진돼 왔을 뿐 항만법에 따른 항만기본계획은 수립돼 있지 않다. 항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해야 할 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해 5월 신항과 군산항이 새만금 항으로 통합, 무역항으로 지정됐을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신항의 관할 행정구역이 결정돼 있지 않아 건축 등 각종 인허가를 관장할 행정기관이 ‘공중에 붕 떠 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신항내 매립 완료 시설에 대한 군산해수청의 관할 지자체 결정 신청 내용을 공고했지만 군산시와 김제시 및 부안군의 갈등과 소송 등을 고려할 때 언제 관할 구역이 확정될 지 답답한 상황이다. 이밖에 물동량 확보, 신항 관련 업무 추진을 위한 해양수산사무소 청사 건립, 소요 인원 확보 등 개장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개장을 강행할 경우 다분히 ‘행정쇼’에 불과하게 될 것이고 신항은 개장과 함께 장기간 휴업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문제점을 꼼곰히 해소, 항만답게 만든 후 개장을 해도 늦지 않다.

딱따구리

[딱따구리] '10%가 100%를 결정’…기초의원 선거, 민주주의 훼손

지방자치는 주민의 손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지금의 기초의원 선거는 그 출발선부터 무너져 있다. 호남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영남권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선거는 이미 결과가 정해진 형식적 절차로 전락했다. 주민의 선택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권력은 정당 내부에서 이미 배분된다.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인가. 이 왜곡된 현실은 고창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창군의회 다선거구(공음·대산·성송면)는 2명의 의원을 선출하지만, 실제 후보를 결정하는 주체는 주민이 아니다. 약 6500명 주민 가운데 경선에 참여하는 권리당원은 700명 안팎, 불과 10% 수준이다. 10%가 100%를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나머지 90% 주민은 선거 이전 단계에서 이미 배제된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정당 운영의 불투명성과 무책임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불법선거 의혹이 제기돼도 제대로 된 조사나 제재 없이 경선 결과가 발표되고, 이의제기를 해야만 뒤늦게 검토가 이뤄지는 행태는 공당의 책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권리당원 규모조차 비공개, 후보자들은 유권자 명단조차 확인할 수 없는 폐쇄적 구조, 토론과 정책 검증 없는 ‘깜깜이 경선’이 반복된다. 공정성과 투명성은 사라졌고, 남은 것은 조직과 줄세우기뿐이다. 결국 이 제도는 소수 권리당원에게 과도한 권력을 몰아주고 다수 주민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는 장치로 변질됐다. 지방선거는 더 이상 주민의 축제가 아니다. 정당이 설계하고 통제하는 ‘내부 선발전’에 불과하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유권자의 한 표는 무의미해지고, 민주주의의 핵심인 대표성과 책임성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는 폐지돼야 한다. 주민이 직접 후보를 선택하는 완전 개방형 경선, 또는 무공천 제도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지방자치는 정당의 하부 조직이 아니다. 주민의 의사가 배제된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고창군 다선거구 불법 선거 과정을 제대로 조사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라. 고창=박현표 기자

최근칼럼

전북민심과 정청래 당심 누가 강할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때는 2009년 4월 초 고심을 거듭하던 정동영은 마침내 비장한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공천을 배제하자 그는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선거 결과 전주 완산갑은 무소속 신건, 덕진 역시 무소속 정동영 후보의 압승이었다. 민주당 대표와 집권여당 대선후보까지 지낸 사람을 지도부가 배제해버리자 그는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당시 정세균 당대표 등은 공천한 후보를 돕기 위해 전주에서 최고위를 개최하는 등 지원사격을 했으나 당심은 민심을 이기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특히 “설혹 당선된다 해도 복당은 없다”며 정동영 후보를 도운 이들을 해당행위로 처벌까지 했으나 당선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란듯이 민주당에 복당하게 된다. 지금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홍준표 전 대표 또한 지난 2020년 컷오프 됐으나 대구 수성을로 지역구를 옮겨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게 된다. 마을 이장에서 시작한 김두관은 군수, 국회의원을 거쳐 2010년 경남에서 무소속으로 지사에 당선되며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호남과 영남의 극단적인 양강구도 하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뚫는 것보다 어려웠으나 극적으로 성공한 몇가지 사례다. 이들은 부당한 공천에 대해 반발하면서 “민심의 판단을 직접 받겠다”는 명분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정가는 지금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출마가 뜨거운 감자다.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위 ‘대리기사비 지급 논란’으로 제명된 이후 고심을 거듭해오다 중대결심을 했다. 현직 프리미엄과 제명전까지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려온 저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27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 유치와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 추진 등 도정 성과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를 직접 받겠다는 거다. 무엇보다도 ‘식비 대납 의혹’이 있던 이원택 후보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반면, 김 지사만 당일 제명된 것을 두고 당의 공천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지역 내 비판 여론이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보고있는 듯 하다. 어차피 사법리스크는 후보 모두가 안고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는 현실적으로 지극히 험난한 길에 들어섰다. 무소속 시장, 군수가 당선된 경우는 많았지만 전북에서는 무소속 지사가 출마하거나 당선된 전례가 전무하다. 그래서 실험이다. 요즘처럼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김 지사가 이번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가장 크게 고심했던 것이 바로 2020년 제21대 총선 군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의 아픈 경험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선거 내내 민주당 신영대 후보와 여론조사 결과는 엇비슷했으나 개표 결과 크게 패한 바 있다. 결론은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심이냐, 저변의 지역민심이냐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당선땐 전국적인 인물로 부각될 수 있으나 낙선하면 사실상 정계은퇴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북지사 선거 결과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일 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승리한다면 그것은 정청래 대표의 판단을 도민들이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김관영 후보가 승리한다면 그것은 현 지도부를 심판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장 하나면 모든 것이 결정되던 관행이 지속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시민연극제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

공연이 끝나고 객석의 조명이 켜진다. 잠시 후 심사위원의 평가가 이어지고 결과가 발표된다. 대상, 우수상, 연기상. 익숙한 장면이다. 그러나 이 순간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잘했다’고 말하고 있는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국 단위 시민연극제는 ‘대한민국 시민연극제’다. 이 외에도 광역과 기초 단위에서 수많은 시민연극제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양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그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연기력, 연출력, 무대미술과 같은 결과 중심의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전문연극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평가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시민연극은 과정 중심의 예술이지만, 우리의 평가는 여전히 결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두 구조가 만나는 순간 시민연극은 자연스럽게 경쟁의 틀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참여자들은 서로를 비교하게 되고, ‘잘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는다. 즐거움에서 시작된 활동이 점차 성과를 향해 이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마다 ‘대한민국 시민연극제’에 참석하며 시상식에서 마주한 장면들을 떠올리면,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모습도 분명 존재한다. 상을 받은 시민 배우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뿌듯함을 이야기하며, 다음에는 더 잘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상을 받지 못한 이들 역시 아쉬움 속에서 다음에는 꼭 본인도 받고 싶다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또 하나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하나의 비교가 가능하다. 생활체육은 지역 대회와 전국 대회를 통해 실력이 뛰어난 참여자를 선발하고, 일부는 전문 선수로 성장하기도 한다. 생활체육의 본질은 참여와 건강에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엘리트 체육과 연결되는 구조를 일부 가지고 있다. 시민예술의 평가와 경쟁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을까. 시민연극에서 더 큰 가치는 함께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갔는가에 있다. 누군가는 처음으로 무대에 서고,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말해본다. 어떤 팀은 오랜 시간 함께 연습하며 관계를 쌓고, 또 어떤 팀은 지역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린다. 이러한 경험은 점수로 환산되기 어렵지만, 시민연극의 본질에 더 가까운 가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 가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시민연극제의 평가는 결과의 완성도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그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참여의 방식까지 함께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참여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창작 과정에 참여했는지, 공동 창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안에서 어떤 경험과 변화가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자체뿐 아니라 연습 과정과 기록, 참여자들의 이야기 역시 평가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순위를 가리기 위한 점수 중심 평가를 넘어, 각 팀이 만들어 낸 경험과 과정의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도 필요하다. 기존의 대상, 연기상과 같은 결과 중심 시상은 유지하되 그 비중을 줄이고, 협업상, 이야기상, 변화상과 같이 시민예술의 가치를 반영하는 평가 방식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시민연극제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 시민연극의 가치는 누가 더 잘했는가가 아니라, 함께 무엇을 경험했는가에 있다. 그 답을 찾는 일은 결국, 우리가 시민연극의 본질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하는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결정하는 진짜 선택, 왜 지방선거인가?

흔히 민주주의를 ‘꽃’에 비유하곤 한다. 하지만 그 꽃이 뿌리를 내리는 토양인‘지방자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안타깝게도 가뭄 수준이다.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우리는 왜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만큼 지방선거에는 열의를 보이지 않을까. 최근 투표율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79.4%,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67.0%에 비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50.9%에 그쳤다. 대통령 선거와 28.5%P 차이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우리 동네를 책임질 일꾼을 뽑는 데 참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중앙정치의 거대 담론에는 열광하면서도, 정작 내 집 앞 쓰레기 처리 방식과 우리 아이의 급식 질을 결정하는 투표에는 침묵하고 있는 셈이다. 무관심의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결 구도에 종속되며 지역 의제가 묻히는 현실, 단체장·의원·교육감을 동시에 뽑는 복잡한 구조와 정보 부족, 성과가 언론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지방정치의 특성, 그리고 “그놈이 그놈”이라는 냉소가 그것이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이야말로 기득권이 가장 반기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지방선거는 더욱 중요하다. 지방선거는 나와 내 가족의 일상을 결정한다. 지자체장은 주민이 낸 세금으로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며 이 예산을 어디에 우선 투입할지 결정한다. 도로를 확충할지, 청년 지원에 집중할지, 복지 인프라를 확대할지는 전적으로 이들의 공약과 정치 철학에 달려있기 때문에 후보마다 공약을 검토하는 것은 필수이다. 국회에 법이 있다면 우리 지역에는‘조례’가 있다. 지방의회는 주차 문제, 층간소음 방지, 지역 상권 활성화, 돌봄 지원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조례를 만든다. 유능한 지방의원 한 명은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교육감은 한 지역의 교육 예산과 교육 과정을 설계하는 독자적인 권한을 가진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고, 어떤 가치를 배우며 성장할지는 교육감의 교육 행정 철학에 따라 180도 달라진다. 이렇듯 지방정치는 이는 추상적 정치가 아니라, 주민들의 4년간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정치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높은 투표율이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선거는 조직표와 고정 지지층 중심으로 굳어진다. 반대로 주민들이 꼼꼼하게 공약을 비교하고 투표장으로 향할 때 후보들은 긴장한다. 학연이나 지연, 막연한 정당 지지세만으로는 당선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던지는 한 표는 단순히 인물을 선택하는 행위를 넘어, 당선자에게 임기 내내 당신을 지켜보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전달하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거대 정치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내가 사는 곳을 얼마나 더 안전하고, 투명하고, 살기 좋게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실천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지,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할 의지가 있는지, 소수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리는 묻고 판단해야 한다. 나의 한 표가 우리 동네의 보도블록을 바꾸고, 내 아이의 급식 질을 바꾸고, 돌봄의 수준을 바꾼다. 2026년 6월 3일, 나와 내 가족의 4년을 위해 투표소로 향하자. 이한선 변호사(전주시 덕진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수성(守成)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창업(創業)은 사업을 시작하는 것, 즉 사업을 일으키는 기업(起業)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새로운 질서나 가치 제도 등 사업을 창조하고 개척하는 과정으로, 도전과 창의 결단과 추진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성과물이다. 반면 수성(守成)은 글자 그대로 지킬 수(守) 이룰 성(成)으로, 이미 세워진 성과와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지혜와 인내 그리고 덕성으로 완성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창업과 수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관계로, 일직선상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현재 국내 중소기업 창업은 113만 여 개였으나, 페업은 10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수성의 성공률이 미미하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수성이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창업 후 수성에 실패하며 폐업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각계의 찬사를 받으며 최근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모범 사례로 재조명된 한 재일교포 중견기업인의 성공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재일교포 2세로 1944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히로시마 거인’이라 불리고 있는 하쿠와(白和)그룹의 권양백 회장이다, 권 회장이 겨우 두 살이었던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며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다. 참혹한 폐허 속에서 가난과 차별을 견디며 성장한 그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분뇨 수거차 단 1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권 회장은 일본인보다 더 ‘철저한 의리와 정당당당함’을 경영 철칙으로 내세워 회사를 모범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환경과 서비스업 등 6개 자회사에 15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견기업의 수장으로서, 재일교포의 위상을 드높이며 안팎으로 추앙받는 경영자가 되었다. ’정정당당’은 태도나 수단이 공정하고 떳떳하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기업경영에 있어 꼼수나 편법이 아닌 정도(正道)로 경영하는 것이 권 회장의 기업 수성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권 회장이 창업 당시 재일교포가 종사할 수 있는 직종은 토목 노동이나 분뇨 수거, 쓰레기 소각과 같은 거칠고 고된 분야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는 이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정정당당’이라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며 기업을 일구었고, 그 결과 히로시마 내 고액 납세자 1위에 오르는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그는 재일교포 2세 52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앞장섰다. 특히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희생된 2만여 명의 동포들을 기리기 위해, 50여 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하는 특별한 공적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재일교포 권양백 회장이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정당당’이라는 경영 철칙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편법이나 요행에 기대지 않고 오직 정도만을 걷는 정직한 경영을 통해 기업의 수성에 성공했으며, 오늘날까지 모범적인 기업으로서 유지·발전시켜 왔다. 권 회장의 숭고한 기업가 정신을 본받고 계승해야 한다. 우리 사회 전반에 제2, 제3의 성공적인 기업가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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