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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를 스치는 매서운 바람이 겨울이 왔음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경제한파로 예전처럼 북적북적한 연말연시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길거리에서 간간히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한 해의 막바지를 알리고 있다.이맘때가 되면 구세군 자선냄비가 거리로 나올 준비를 할 것이고 각계각층에서 소외되고 지친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다양한 자선행사가 진행된다.함께하는 삶을 대표하고 기부문화를 오랜 시간 이끌어 온 말이 있는데 그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다. 이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쳐진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에게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로 잘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제국을 지탱해 준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하였다. 로마가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와 치른 16년간의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최고지도자인 집정관(콘술)만 13명이 전사할 정도로 당시 로마 사회의 고위층은 솔선수범하면서 전장에 나가 사회의 귀감이 됐고 이것은 로마제국을 2000년 지속시킨 원동력이 되었다.영국의 경우 제12차 세계대전때 전사한 장병 중 명문사학인 이튼칼리지 출신이 2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한국전쟁에 미국 장성 아들 중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미8군 사령관 밴플리트의 아들이 공군으로 참전하여 야간폭격 중 전사하기도 했다.현대사회에 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행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적 의무로 이해되고 있는데 그것의 실체는 기부문화이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나 막대한 재산가의 기부를 통한 재산환원은 부의 재분배를 통해 안정화된 사회를 이끈 근간이 되고 있다.실례로 몇 해 전에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과 유명 투자가인 워런버핏은 한화로 약 32조원과 약 50조원을 각각 사회재단에 기부하였다. 이들의 막대한 기부 금액도 놀랍거니와 주요 선진국 국민의 60%이상이 다양한 형태로 기부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경이롭다. 이는 오랜 시간 사회지도층으로부터 시작된 노블리제 오블리주문화가 사회 전반에 토착화된 것을 말한다.우리나라도 경제성장과 맞물려 빠르게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기부금 전체 규모는 약2조원을 상회한다. 과거처럼 연말연시쯤에 일어나는 일회성의 기부방식을 탈피해 월 단위 정기적인 후원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특히 고무적이다.아쉬운 점은 우리사회의 경우 이같은 기부문화를 사회지도층이 이끌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경우 대기업 총수들이 거액을 기부한 일이 있기는 했으나 그 시기가 형사처벌이나 사면과 관련된 시점이라 그 순수성이 의심되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또한 기부행위 자체가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나누는 일종의 자비나 사치쯤으로 몰이해되는 경향도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우리 사회도 국민 모두가 사회지도층의 행동에 경의를 표하고 신뢰를 보낼 수 있다면 경제선진국을 넘어 그야말로 존경받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고위층의 노블리제 오블리주의 실현이야말로 우리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언젠가 외국 언론에서 한국은 과거와 달리 사회지도층을 위시해 전 국민이 솔선수범하고 책임을 다해 함께 나누는 사회를 구현했다고 보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일까?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 鄕愁(향수)는 갈 수 없을 때 가장 짙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ktx열차든 고속버스든 불과 2~3시간만에 갈 수 있음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올수록 깊어만 간다.우리들의 首丘初心(수구초심)이 이러할진대, 고향가는 길이 국토의 허리를 아프게 갈라놓은 철책에 막혀 있거나, 수몰지역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가고파도 갈 수 없으니 그리움의 깊이가 얼마나 될지 우리로서는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시골마을, 고향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고령화로 인해 언젠가는 우리네 고향마을이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황량한 땅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杞憂(기우)가 아니다.실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가구수가 20개에 미치지 못하는 과소화 농어촌마을이 3901곳으로 전체 농어촌마을의 8.5%를 차지한다. 또한 2005년 2048개 마을에 비하면 불과 5년 사이에 2000곳 가까이 그 숫자가 늘은 것이다. 그만큼 농촌지역 공동화 현상의 전개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농촌지역의 인구 감소 및 고령화의 가속화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우리 전북은 그 정도가 특히나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동 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20가구 미만의 과소화 마을이 1027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30년 안에 전국 77개 시군이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전북지역 14개 시군 가운데 무려 10곳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어쩌다 고향마을을 찾아 보면 그 심각성을 체감하게 된다. 한낮에도 인적이 드물어 깊은 적막감이 감돌고, 70~80대 홀몸어르신들이 태반인 동네에서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하다고 말씀하신다.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는 특색이 있다. 특히 지방과 농촌에서는 젊은층 인구의 급격한 외부유출까지 겹쳐 한 마을, 더 나아가 지자체가 통째로 소멸되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요즈음 우리는 국정의 난맥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혼란과 저성장의 고착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등 산적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특히, 농촌공동체의 공동화 현상은 장기적인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국가, 지자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직시하고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특히나, 우리 고장 전북은 대표적인 農道(농도)로서 활력이 넘치는 농산어촌 조성과 사람이 모이는 토탈관광기반 구축이라는 도정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농촌지역 공동화를 막고, 사람과 물자가 모여 북적대는 지역사회 만들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최근 국내 한 유통기업과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실시하고 있는 청년농부 육성 프로젝트는 귀농귀촌 지원을 통한 농촌 고령화공동화 극복의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우리 전북도 이런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한다면 청년층의 지역 유입으로 침체된 지역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6개월 동안 전북일보을 통해 지면으로나마 고향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은 필자에게도 뜻깊은 경험이었다. 아무쪼록 우리 전라북도와 전북도민 모두가 여러 위기 속에서 단결과 협동의 미덕을 살려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라는 가치를 실현하여, 사람이 모이고 여러 산업이 고루 발전하는 모범적이고 活力(활력) 넘치는 고장이 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희망해 본다.
대한민국이 위치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 만나고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을 가진 4대 강국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의 중심부에 있어 유럽의 네덜란드처럼 아시아의 물류중심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물류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해상, 육상, 항공의 세 가지 물류수단을 통합적으로 갖출 수 있는 곳은 항구뿐이다.전북 발전도 물류중심의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군산항, 서해안고속도로, 군산공항을 가지고 있는 물류중심 군산항의 발전은 전북 발전의 중요한 요소이다.서울의 관문인 인천항이 인구 300만을 넘어서 발전하고 있으며 부산항의 발전이 부산직할시와 경남, 울산항의 발전이 울산광역시와 경북, 광양항의 발전이 전라남도, 평택당진항의 발전이 경기도와 충청남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군산항은 대한제국이 부산항, 원산항, 인천항, 목포항, 진남포항의 개항에 이어 여섯 번째로 1899년 5월 1일 개항한 중요 항구였다.그러나 지금은 수출입액 물동량기준으로 보면 거제도의 고현항이나 옥포항보다도 더 작은 남한 내 13번째 항구로 전락하였다. 서해안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서해안 정중앙에 위치하고 25년 전 시작된 새만금사업지구에 속한 좋은 조건의 군산항이 30년 전에 개항한 평택당진항은 물론이거니와 목포항에도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군산항은 중국의 주요 수출항인 상해항, 대련항, 청도항, 연운항에서 부산이나 인천에 비해 가까운 거리에 있어 대중국교역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항만물동량이 지난 5년 동안 평균 10.5%가 증가했음에 비해 군산항의 물동량은 오히려 2011년을 기점으로 매년 하락하면서 16.8%가 감소하는 등 쇠락 일로를 걷고 있다.물류중심지로서 군산항이 쇠락하게 된 것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물류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한 항만, 공항, 도로 등 기반시설의 미비에서 그 주된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먼저 항만의 경우, 군산항은 금강 등으로부터 흘러내리는 토사가 많이 쌓여 준설을 자주 해야 하는 문제와 수심이 얕아 대형선박이 접안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이 문제는 새로이 건설될 새만금신항만에 대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도로의 경우에도 전주시나 대전광역시 등에서 군산항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고속도로가 필요할 것 같다. 공항의 경우 군산공항이 미군공항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긴 하지만 군산항의 발전과 새만금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국제선이 개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전라북도는 지정학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확산발전의 변방에 위치함으로써 발전에 뒤쳐져진 감이 있다.하지만 군산항과 현재 바로 옆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사업지구의 기반시설을 튼튼히 함으로써 군산항이 환 황해권의 물류중심이 되면서 전북발전을 도모하고 대한민국이 동북아의 물류 및 유통의 중심국가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한라산에서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높고 낮은 산들이 산재해 있다. 전라북도 진안읍과 마령면의 경계지점에 우리나라 명지로 알려진 도립공원의 마이산(해발 약 686m)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한 곳인 마이산은 남쪽 비탈면에서 섬진강 수계가 시작되고 북쪽 비탈면에서 금강 수계가 시작되는 전북의 젖줄로 신이 창조한 신비의 마이산을 자랑하고 싶다.마이산 명칭의 유래는 신라시대는 서쪽의 많은 산 중 가장 아름답게 솟은 산이라 하여 서대산으로 불렀다. 고려시대는 용이 하늘로 오른 듯한 기상이라 하여 용출산이라 하고 봉우리 2개가 높이 솟아 있어 동쪽에 솟은 봉을 아버지봉, 서쪽에 솟은 봉을 어머니봉이라 불렀다. 조선시대는 태종이 남행하여 산의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라 불렀다. 지금은 동쪽에 솟은 산을 동봉 숫마이산(해발 약 679m)이라 칭하고 서쪽에 솟은 산을 서봉 암마이산(해발 약 686m)이라 부른다.계절에 따라 명칭도 다르다.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대 같다하여 돛대봉이라 부르고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서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이라 부른다.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하여 마이봉이라 부르고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하여 문필봉이라 부른다.내 고향 임실군 성수면은 진안군 성수면과 인접한 이웃이다. 타 지역 사람들은 성수면의 지명이 같아 혼동할 때가 많다. 고향에서 마이산은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거리로 어릴 때 말귀를 본다며 어른들 따라 찾아든 기억이 추억으로 스쳐 간다. 지금은 산행과 마이산 탑사를 직접 목도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연 인원 백만여 명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루는 인파의 명승지가 되었다.마이산은 수성암으로 콘크리트 지질로 이루어진 두 봉우리가 모래, 자갈, 진흙을 혼합하여 퍼다 부어 놓은 대형 바윗덩어리 같다. 물과 흙이 없는 바위산에 침엽수와 활엽수가 억척같이 붙어살고 있어 생명력의 존엄성을 체험할 수 있다. 정상도 높지 않아 누구나 정상 정복이 가능하다.마이산의 자랑은 탑사 대웅전 앞뒤에 크고 작은 만불탑의 탑군들이다. 탑마다 신비의 제자랑에 오는 사람들의 넋을 잃게 한다. 이 탑들은 인근지역 임실에 살았던 이갑용(1860~1957) 처사가 25세 때부터 10여 년을 솔잎으로 생식하며 전국 명산들의 돌을 낮에 하나씩 옮겨다 밤에 탑 120여 기를 쌓았다고 전하나 현재는 80여 기가 존재한다.마이산의 대표적인 불심의 탑은 약 3년 간 쌓았다는 천지탑(높이 약 13.5m ) 2기가 부부처럼 정답게 자리하고 있다. 천심의 오방탑, 약사탑, 월광탑, 일광탑, 중앙탑 등은 사람의 능력으로 쌓을 수 없고 하늘의 이름으로 쌓았다고 생각한다. 폭풍에도 사계절 내내 그대로 자태를 유지하는 탑들의 정체는 현대 과학으로도 증명하지 못해 누구나 놀라지 않을 수 없다.숫마이산 방향으로 약 100m쯤 돌계단 길을 따라 오르면 화엄굴이 나오고 바위틈에서 석간수가 산인들을 약수로 마중한다. 이 약수를 마시고 기도하면 숫마이산의 정기를 받아 아이를 낳고 과거시험에도 등과할 수 있다고 전한다. 금당사, 탑사, 은수사의 불교향이 어울려 만인과 속삭인다.암마이봉 정상에 올라 보라! 숫마이봉이 마주하고 화엄굴이 손짓하며 주변에 작은 산봉우리들이 장졸처럼 모여들고 확 트인 들판에는 논밭이 청사진처럼 펼쳐진다. 옹기종기 시골마을들이 평화롭게 자리하고 농부들의 발걸음이 시야에 들어와 고향마을 뒷산에 오른 심경이다.정상에 서면 오를 때 고통과 괴로움은 바람결에 날아가고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다. 새 마음으로 정신건강이 강해지고 온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육체건강을 키운다. 자연은 사람을 보호하고 사람은 자연을 보존한다는 철학을 배운다. 진안은 마이산, 용담댐, 백운계곡, 풍혈냉천 등 가 볼만한 곳이 너무 많다. 마이산은 진안군 자랑이자 전북 자랑이고 우리나라 자랑이다.
출근길에 신호에 막혀 교차로에 정차할 때면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가끔 무료할 때가 있다. 잠깐 딴전을 피우다 바뀐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면 약속이나 한 듯 뒤에서 경적을 울린다. 흠칫 놀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이럴 때면 복잡하고 잘 발달된 문명마저 덧없게 느껴지고 뒤편 운전자가 얄밉다는 생각마저 든다. 세상은 참 빨라지고 화려해졌지만 순간의 휴식마저 허락하지 않는다는 야속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장자(莊子) 잡편(雜編)에 자신의 그림자와 발자국을 싫어하고 두려워하여 도망다닌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와 발자국 소리를 피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발 들기와 달리기를 지속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발자국은 더 많아졌고 달리기를 빨리 해도 그림자가 몸에서 떨어지지 않자, 스스로 자신이 아직도 느리다고 여겨 쉬지 않고 달리다가 힘이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장자는 이를 두고 그늘 속에 머물면서 그림자를 그치게 하고 조용한 곳에 머물면서 발자국을 쉬게 할 줄 몰랐으니 어리석음이 심하였다고 이야기했다.비록 장자가 위와 같은 글을 쓰게 된 것이 공자의 사상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필자는 위 이야기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쉼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는 내용이라고 재해석하고 싶다. 또한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초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우리 국민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근면과 성실로 빠른 경제적 풍요를 이루며 세계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 때문인지 우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경쟁에 내몰리며 쉼 없는 일상을 습관처럼 살아왔다. 청소년 시기에는 입시전쟁을 통해 하루의 유일한 휴식인 취침시간마저 저당 잡혔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취업전쟁으로 내몰렸고 그나마 마련된 직장생활도 소리없는 경쟁의 연속이었다. 우리에게 휴식이라는 말은 마치 패배나 사치와 같은 단어처럼 인식됐다.한 취업사이트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상당수의 직장인이 휴일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나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휴식을 모르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휴식에 대한 이해나 방법을 찾아야 더 나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개구리가 움츠리는 것은 더 멀리 뛰기 위함이요, 한겨울에 나뭇잎을 떨군 나무는 새봄의 찬란함을 위하여 휴식에 들어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DNA에 각인된 쉼 없는 무한궤도는 아직까지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성경 창세기는 신조차도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고 7일째 휴식을 취했다고 말하고 있다. 휴식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원동력이다. 이 때문에 최근 우리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쉼의 미학에 대한 논의는 지극히 생산적인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 휴식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와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때라는 것이다.저녁 뉴스에 겨울의 문턱인 입동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전국의 주요 산과 유원지에 늦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인파들이 크게 붐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즈음이면 정읍에 있는 내장산의 단풍도 절정을 이루어 울긋불긋한 단풍이 온 산을 뒤덮고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당장이라도 내장산으로 달려가서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생각도 해 본다. 아쉽지만 저녁 무렵 산책길에서 동네 어귀에 늘어선 몇 그루의 단풍 속에서 내장산을 만난다. 잠시의 사치를 통하여 또 다시 시작될 일상을 준비하면서 내일 출근길에 앞차가 신호를 놓친다면 그를 위해 잠깐의 휴식을 허락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는다.
우리고장 군산과 충남 서천을 잇는 금강하굿둑이 아스라이 바라보이는 군산시 내흥동 금강 둔치에는 굽이쳐 황해로 흐르는 금강물을 마주하고 채만식 문학관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백릉 채만식은 탁류, 레디메이드인생, 태평천하 등 근대 풍자문학의 정수로 손꼽히는 많은 작품을 남긴 우리 고장의 대표적인 문인이다....에두르고 위몰아 멀리 흘러운 물이, 마침내 황해바다에 다가 깨어진 꿈이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언덕으로 대처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 채만식, 탁류 中에서 -황해로 세차게 굽이쳐 흘러가는 금강의 황톳물을 바라보며소설 탁류의 한 구절을 되새겨 보면 80년 세월을 관통하는 묘사의 섬세함에 절로 무릎을 치며 감탄을 하게 된다.얼마 전 스웨덴 한림원은 미국의 포크록가수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순수 문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이 회고록인 제2차 세계대전등으로 1953년 수상하였음- 대중가수가 수상한 것은 115년 노벨문학상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대중가수가 문학상을 받은 것에 대하여 일부 작가들의 반론도 어느 정도 예상되었는지 스웨덴 한림원은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로 밥 딜런의 노래 가사를 귀를 위한 詩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다소의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고정관념을 벗어나 시와 소설로 국한된 문학의 범위와 지평을 넓힌 노벨위원회의 도전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卓見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밥 딜런은 사회상을 대변한 저항적 가사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가수다. 특히,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의 가사는 반전과 인권 등 시대를 관통하는 저항정신의 표상으로 읽힌다.사람이 얼마나 먼 길을 걸어봐야 비로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을까?(중략) 얼마나 많은 포탄이 휩쓸고 지나가야 더 이상 사용되는 일이 없을까? (중략) 사람이 자유를 얻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는 걸까? (후략) - 밥 딜런, 바람만이 아는 대답 中에서 -저항정신의 대표적 가수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것을 보며, 금강이 낳은 걸출한 詩人 고은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는 우리에게 서정적인 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우리의 역사와 고단한 삶에 대한 노래, 어두운 시대 상황과 맞물린 현실에 대한 치열한 참여 의식과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많은 작품을 써왔다.10년이 넘게 해마다 가을이 오면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거론되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아쉽게도 발표자의 입에서는 그의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이제는 팔순이 넘은 老詩人 본인조차도 이 시기가 오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노벨문학상을 받거나 혹은 못 받는 것이 그의 문학적 성취와 탁월한 감수성을 가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왕지사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그의 몫이기를 응원하면서, 동명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깊어가는 가을과 어울리는 그의 詩 한편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후략)- 고은, 가을편지 中에서 -
1895년 갑오개혁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국가의 부강은 국민의 교육에 있다는 교육입국론(敎育立國論)을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국가발전에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 되었다. 또한 짧은 기간에 한강의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나라가 발전한 요인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예로 들기도 한다.실제로 각 가정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 교육이고, 일반가정에서 가계지출 중 주택구입비를 제외하면 자녀 교육에 드는 교육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통계청 가계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4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 가정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약 60만원인 반면, 소득 하위 10% 가정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약 4만원으로, 그 격차가 무려 15배에 달하고 있다. 이 격차가 2003년에는 8.8배 이었는데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헌법 정신인 각 인의 기회균등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의 기회균등이 큰 격차로 훼손되어 지고 균등해야 할 교육의 장이 시장논리로 변질되고 있다.201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 합격한 서울 지역 일반고 학생 187명 중 이른 바 8학군 또는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 서초, 송파구와 양천, 노원구 출신고교 학생이 81,8%를 차지 했으며, 강북, 구로, 금천, 성동, 은평, 중구 등 6곳에서는 합격자가 없었다고 한다.이제 개인의 능력과 노력과는 상관없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재력이 보상과 성취의 중요한 요인이 되는 사회로 변질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사회로 고착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이래서는 안된다. 최소한 교육기회의 불평등 문제만은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요즘 소득불평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문제 해결도 교육의 불평등 문제 해결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소득층 어린이와 저소득층 어린이의 교육기회의 불평등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재학 중에도 과외 등의 차이로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발생하지만, 긴 방학기간에는 교육기회의 불평등격차가 더욱 커진다.따라서 방학 같은 때에는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여러 교육적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지원을 하여야 할 것이다.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80%대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대학 연평균 등록금 또한 OECD국가 중 네 번째로 높아 저소득층 자녀 중에는 대학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국가는 이러한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의 교육기회를 박탈하거나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헌법 제31조제1항에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교육의 기회균등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기회균등은 대학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노르웨이 등 선진국 중 대학교육도 무료로 진행하는 국가가 많다.따라서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차원에서 대학교육의 기회균등을 국가가 보장하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다른 재원을 절감해서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교육기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과감한 재정지출을 통해 빈곤이 대물림 되는 것을 막고,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교육의 불평등 해소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 해결에서 더 나아가 정치적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여러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사회를 안정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주는 전라북도의 중부에 자리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충효열예의 향기가 곳곳에서 움터 올라 활짝 핀 교육의 중심지로 학자처럼 조용한 교육도시이다. 고향의 많은 자랑거리가 있으나 전주전통한옥마을을 자랑하고 싶다.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시 완산구 교동풍남동 일대 대지 7만600여 평에 700여 채의 전통한옥들이 제자랑에 미와 멋을 부리며 만인을 기다리고 있다. 단, 로마풍의 양식으로 건축된 전동성당이 동거하는 이색적인 한옥마을이다.한옥은 우리 고유의 전통 주택을 말하고 양옥은 서양식 건축 형태로 한옥에 반대되는 개념의 주택을 말한다. 한옥의 특징은 건축재가 기둥과 서까래 등 목재와 황토 흙이다. 난방은 방바닥을 온돌로 마감하고 냉방은 마루를 배열하여 시원하게 하는 방식이다. 도배와 문종이는 전통한지를 사용하고 지붕은 부유층은 기와지붕으로 서민층은 초가지붕으로 마무리한다.우리나라 한옥마을하면 서울의 북촌한옥마을과 남산골한옥마을이다. 지방에 삼척 너와마을, 고성 왕곡마을, 용인 한국민속촌, 안동 하회마을 등을 말하나 각 지역마다 특색이 다른 많은 한옥들이 산재해 있다. 지금은 전통한옥마을하면 전주로 부르고 전주하면 전통한옥마을이라 알려져 있다.한옥마을 거리에 들어서면 도시관광해설사들이 역사, 문화, 볼거리, 먹거리, 쉼터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문화공간으로 전주전통문화센터, 막걸리청주의 제조과정을 관람할 수 있는 전주전통술박물관, 한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통공예품을 전시하는 전주공예품전시관이 한복차림의 학생들과 외국인들까지 수많은 방문객들과 연인처럼 속삭이고 있다.한옥마을 내에 멋진 숙박시설로 한옥생활체험관, 한옥민박, 황실관광호텔이 자리하고 있어 관광지와 숙소를 오가는 불편을 해소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로 이어져 관광의 멋을 살리고 있다. 이웃에 르윈 호텔이 함께하면서 오는 사람들의 편안함과 만족함을 듬뿍 주는 안식처로 인기가 높다.인근에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이성계가 황산전투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연회를 베풀었던 오목대, 고려시대 세워지고 전주성의 4대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풍남문, 조선시대 지방교육기관 전주향교, 전주천에 바위에 부딪쳐 퍼지는 백옥 같은 물이 시리도록 차겁던 한벽루, 전통재래시장 남부시장이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한옥마을 내에 우리나라 천주교 첫 순교자가 탄생한 전동성당 등 문화유적지가 가족처럼 나란히 하고 있다.전주전통한옥마을은 경기전, 전주향교, 오목대, 한벽루, 풍남문, 남부시장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이웃사촌으로 정담 나누며 거닐고 싶은 거리이다. 국내외에서 개인, 가족, 단체들이 찾는 방문객이 1년 연인원 1000만여 명을 넘어 전주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줄을 이어 몸이 부딪치고 인파에 밀려 발걸음이 쉬어 있는 지경이란다.전주를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으나 그 중에 향토음식인 전주비빔밥과 전주콩나물국밥을 권장하고 자랑하고 싶다. 전주비빔밥은 비빔밥의 원조로 널리 알려진 3대가 60년이 넘도록 운영하는 한국관본점과 비빔밥 무형문화재부터 3대가 이어가는 가족회관이 참맛을 자랑한다.전주콩나물국밥은 창업주 욕쟁이 할머니집으로 알려진 7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친환경 국산콩과 무농약 콩나물만을 사용하고 하루에 삼백그릇만 판다하여 삼백집으로 3대가 운영하는 삼백집본점이다.60년대 초 고등학교시절에 매일 평범한 한옥마을 낮은 담장을 넘보며 경기전 골목을 오고갔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 때는 무관심 속에 경기전 마당에서 술래잡기하고 매미 노랫소리에 자장가 되어 낮잠 잤던 기억이 생생하다.필자는 최근 (사)재경전북도민회(회장 송현섭)에서 고향방문 중 한옥마을을 찾아 숙박한 일이 있다. 오목대에서 바라 본 아침의 한옥마을! 아침햇살이 기와지붕에 사뿐히 펼쳐지니 회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닌 오목조목한 참기와장들이 연결되어 흑갈색의 황홀한 빛을 토하면서 활기찬 하루를 알린다. 전주전통한옥마을은 전주자랑이고 전북자랑이고 우리나라자랑이다.
예전에 없던 더위가 지나고 독서의 계절이 찾아왔다. 과거 선인들이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부른 이유는 우선 가을은 하늘이 맑고 기온과 습도가 적당해 다른 계절보다 독서하기에 편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사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경우에는 날씨에 구애 받지 않는 다양하고 쾌적한 실내 장소 항상 준비돼 있어 굳이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말할 필요는 없다.하지만 과거 선인들은 이 같은 기후조건 뿐만 아니라 음양오행의 원리를 들어 가을을 독서하기 가장 유리한 계절로 꼽았다. 오행에서 봄(木)은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火)은 꽃이 피는 것, 가을(金)은 열매를 맺고 겨울(水)은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선인들은 金으로 상징되는 가을을 두고 곡식을 창고에 쌓아 놓듯 머릿속에 지식을 담아두기 적절한 시기라 생각했다.어떤 이유이든 독서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고 이 때문에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는 다양한 고사성어도 현재까지 이어진다.그 중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있다. 책을 매었던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으로 공자에게서 유래했다. 공자는 생전에 시경 서경 춘추 등 수많은 고전을 정리했으며 제자들에게 시서예악을 가르쳤다. 특히 그가 설파한 치국의 도리인 인(仁)은 수천년간 동양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당시 공자는 수 십년간 제자들과 여러 나라를 돌며 군주들에게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를 설파했다. 이 중심에 독서가 있음은 불문가지다. 이를 위해 공자 자신도 항상 책을 몸에 지니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마땅한 종이가 없던 당시 사람들은 가죽으로 대쪽을 엮어 죽간을 책으로 사용했다. 당시 공자가 죽간으로 만든 주역을 얼마나 많이 읽었던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는 일이 생겼다. 이들 두고 사람들은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 불렀다.독서에 얽힌 고사성어는 이뿐만이 아니다. 눈빛이 종이 뒷면을 뚫을 정도로 책을 정독을 했다는 안투지배(眼透紙背),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을 저절로 알게된다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등이 있다.이 같은 고사성어는 현대인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독서는 이제 낯선 이름이 되어 가고 있다. 과거 버스나 지하철에 탄 승객들의 손에 쥐여 있던 책들은 이제 스마트 폰으로 바뀌었고 TV 방송 등을 통해 쏟아지는 다양한 콘텐츠는 현대인의 오감을 압도하고 있다. 더 이상 독서삼매경에 빠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언제나 북적이던 동네어귀 서점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이들은 가끔씩 외계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현대인이 책 읽기를 포기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현재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비아스의 형태로 독서의 과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아쉬운 점은 독서라는 것이 단순히 지혜나 지식 넓혀가는 수단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 한장 한장 넘기는 독서야 말로 메마른 현대인의 감성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예전 만 못하다고 말한다. 경제적 풍요는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따스함이 과거만 못하기 때문에 느끼는 볼멘소리일 것이다.이번 주말에는 TV와 스마트 폰을 끄고 서점을 찾아가서 책장을 한장 한장을 넘기며 메마르고 잃었던 감성을 다시 회복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얼마 전 모처럼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체험목장인 안성팜랜드에 다녀왔다.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안성팜랜드는 즐거운 체험목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2년 4월 개장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농축산 테마파크이다. 50여년 전인 1969년 우리나라 최초의 젖소 목장으로 탄생한 한독낙농시범목장의 훌륭한 자연경관을 활용해 광활한 초원을 바라보는 힐링 관광과 승마가축먹이 주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족 나들이 명소로 탈바꿈시켰다.이러한 안성팜랜드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농협에서 대표적으로 손꼽아 자랑할 만한 6차 산업의 우수사례라고 할 수 있다.6차 산업이란 농촌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1차산업)과 식품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체험외식관광 등의 서비스(3차산업)를 융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말하는데, 바로 안성팜랜드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전라북도에도 안성팜랜드에 뒤지지 않는 6차산업 우수사례로 자랑할 만한 곳이 여럿 있다. 동김제농협은 콩쥐팥쥐 설화를 활용한 로컬푸드 직매장의 신선한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한국치즈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임실치즈를 내세운 체험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임실치즈마을과 복분자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관광 등을 진행하는 고창군 등도 6차산업의 모범사례라 할 것이다.우리 농업과 농촌은 농산물 시장의 지속적인 개방, 농촌인구의 감소와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농가소득의 정체 등으로 생산 주체로서의 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6차산업화는 이미 단순 1차 산업인 농업 생산만으로는 생존의 한계에 다다른 우리 농업이 지향해야 할 지상 과제라 할 것이다. 이러한 6차산업 분야 중에서도 특히나 체험과 관광분야에서의 발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 높다고 생각한다.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밀집되어 살아가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일상화된 피로사회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그에 따라 대다수 도시민들은 바쁜 일상속에서 잠시의 짬이라도 생기면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어하는데 최근 그 목적지는 주로 해외의 유명 관광지가 되고 있다. 지난 추석 명절 기간에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난 여행객이 무려 97만여명에 이르렀다고 하며, 올들어 7월까지 관광수지는 무려 3조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이 가운데 10%만 우리 농촌의 관광명소로 유치한다면 약 10만명의 농촌관광객과 2015년 1인당 해외지출금액 평균 265만원을 고려하면 약 2700억원의 농가소득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전라북도가 풍부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유적, 지역별 특산물과 향토음식을 결합한 체험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한다면 추가적인 농가소득 창출에 있어 타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다행히도 도내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축제와 여행상품 등을 발굴하고 소개하고 있으니 전국 각지의 도민 모두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변에 홍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農道인 우리 고향 전북이 대한민국 6차산업 발전의 메카가 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사람이 모이는 농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필자도 이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리라 다짐해 본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국내여행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가볍게 사진촬영을 할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직장 동료와 같이 해외에 나가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도 나중에 인화를 해보면 내가 찍어 준 직장 동료의 사진은 잘 나왔는데 직장동료가 찍어 준 내 사진은 그저 그런 경우가 많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난 전문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촬영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거나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 다만 17~8년 전에 국회 사진동호회 활동을 3년 정도 하면서 기본적인 것만 조금 알고 있을 뿐인데 동료가 찍은 사진과 내 사진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휴대폰 등으로 남을 위해 사진촬영을 해줘야 할 기회가 자주 발생하게 되는 데 되도록 잘 나오도록 촬영해 주면 상대방이 행복해 하고 나 또한 더불어 행복해 진다.휴대폰이나 일반용 소형 디지털 카메라도 요즘은 1500만 화소가 넘는 것들이 많아 작품사진으로 남길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인물위주의 스냅사진을 찍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이러한 휴대폰 등으로 사진촬영은 사람 등 피사체를 3~4미터에 두고 인물위주로 찍는데 적합하도록 되어 있다.인물사진은 한사람 또는 두세 사람의 인물사진을 염두에 두고 찍을 때는 허리 정도에서 잘라지도록 인물을 부각 시켜 찍는 게 좋은데 풍경과 인물을 다 넣으려고 7~8미터 이상 떨어져 찍는 경우 인물을 식별하기 어렵게 되고 사람에 가려서 풍경과 조화되기 어렵게 된다. 신체 부위도 팔과 다리가 완전히 다 나오게 찍든지 아니면 확실한 부분정도에서 자르든지 하는 게 좋지 애매하게 자르면 부자연스런 사진이 된다.혹시 풍경을 찍으려면 풍경에만 초점을 맞추고 손가락으로 네모를 만들어 구도를 담아 본 후 찍는 게 좋을 것이다. 좋은 풍경을 배경으로 인물과 함께 찍고자 한다면 인물을 사이드에 배치하여 풍경을 가리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풍경사진의 경우에는 원근감이 살아 있는 게 좋다.원근감을 살리는 방법 중 하나가 삼 단계 원근법이다.즉 1단계로 가장 가까이 있는 나무줄기 등을 양 옆이나 위아래 어느 곳에 걸치도록 하고, 2단계 즉 중간에 평야나 야산의 능선 등으로 구성하고, 3단계 가장 멀리 높은 산의 능선이 희미하게 보이도록 하는 등과 같은 구성으로 원근감을 살린다.사진은 빛의 조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빛의 양과 빛에의 노출 시간에 영향을 받는다.수동 카메라나 작품사진의 경우 이러한 빛 조정을 위한 카메라 조작기술을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휴대폰 등 스냅사진은 대부분 자동으로 놓고 찍기 때문에 편리한데 빛에 대한 기초마저 잊고 역광이나 빛과 비스듬히 찍음으로써 사진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따라서 태양이 쨍쨍 내리비칠 때는 기본적으로 순광으로 찍어야 깨끗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석양 등 작품사진을 찍을 경우에는 역광일 수 있지만.여행지 현장에서 동료에게 이러한 몇 가지 사항만 짧은 시간동안 알려주고 사진촬영을 다시 했는데 확연히 달라진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셀카 촬영 시 15도 위에서 내려찍으면 잘 나온다고 한다.이와 같은 간단한 몇 가지만 알고 있어도 좀 더 나은 사진촬영을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여행과 사진촬영이 더욱 즐겁게 되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고향은 광의의 고향과 협의의 고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광의의 고향은 전라남북도 호남이 고향이다. 국외에 나가면 대한민국이 고향이다. 협의의 고향은 내가 태어난 고향 일대를 말한다. 고향마다 역사, 문화, 자연, 볼거리, 먹거리 등 자랑이 많다. 그중 내 고향 소충사에 대하여 자랑하고 싶다.전북 임실군 성수면 오봉리 소재 소충사가 자리하고 있다. 소충사는 고향 출신 정제 이석용 의병장과 운현전투에서 전사한 17인의 의사와 각처에서 순국한 11인의 의사를 포함 28인 충의열사들의 의병 항일투쟁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의사비가 자리한 사당이다.정재 이석용(1878~1914) 의병장은 임실군 성수면 삼봉리 죽전마을에서 3대 독자로 태어났다. 구한말 1907년 9월 12일 진안 마이산 남쪽 용암에서 약 500명의 의병이 운집한 가운데 호남 최초로 호남의병창의동맹단을 창설하고 의병장으로 추대되었다.의병장을 비롯한 의병통솔 책임자 40명을 조직하여 단원들과 일본이 우리나라에 지은 죄 10조목, 의진약속, 격중가, 창의일기, 절명가 등 많은 애국애족의 글을 남겨 현재에 사는 우리들에게 나라사랑의 산교육이 되고 있다.호남전역에서 살신성인 정신과 구국의 일념으로 일본군을 기습 공격하는 등 일본군과 항쟁하다 조직원 정동석의 밀고로 1913년 10월에 체포되어 1914년 4월에 나이 36세로 대구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한 애국지사다.윤무 홍종렬(1872~1943)은 임실군 성수면 왕방리 원증마을에서 차남으로 출생하였다. 이석용 의병장을 보좌하며 연락부장으로 활동하면서 1908년 진안에서 일본 헌병의 밀정으로 활동하던 김관일을 살해하였다. 의병활동 중 1912년 체포되어 1913년 10년 형을 선고 받고 1918년 가출옥 석방되었으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운명하였다. 필자와는 6촌지간이다.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는 자부심과 확고한 국가관으로 자랑스럽게 살고 있다.우리나라는 일본의 침략으로 1910년 한일합방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35년 간 식민지통치를 받으며 나라 없는 망국의 한을 안고 살아온 국민이다. 나라를 찾기 위해 불같이 일어난 의병부터 31독립운동을 비롯하여 애국선열들이 국내외에서 목숨을 초개같이 바치면서 나라를 되찾았다.우리나라는 인도, 중국, 일본 등 동방에 위치하고 동방 땅 끝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조선 건국 이래 외침을 당한 일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등 900여 회가 넘는다. 그러나 다른 나라를 한 번도 침략한 사실이 일체 없는 사랑으로 자유를 지키는 나라이다.북한의 김일성은 해방의 기쁨이 가시기 전에 1950년 동족상쟁의 625전쟁을 도발하였다. 분단 후 김정일과 김정은에 이어 3대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사람의 생명을 파리 잡듯 공포정치를 자행하면서 지금은 제5차 핵실험을 하는 등 핵개발로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제71주년 광복절과 건국 제68주년을 보내면서 애국애족으로 나라를 되찾고 지켜 온 충무공 이순신, 독립운동가 백범 김 구, 단재 신채호, 도산 안창호,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등 애국열사와 의사들에게 감사하다.지방자치단체와 소충제전위원회에서 매년 정재 이석용 의병장과 28인 의사들의 넋을 추모하고 애국의 뜻을 기리는 소충제례를 올리고 있으나 이 행사가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는 추념행사로 전환되기 바란다.중국 당나라 장수 적인걸의 향수 중 망운지정이라는 말이 있다. 구름이 흘러가는 저 곳에 내 부모님이 계시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고 가서 뵙지 못하니 마음이 아프다는 말이다. 고향에 가고싶어 향수를 달래는 말이다.계곡의 청아한 물소리와 산새들이 합창하고 거짓 없는 고향 사람들의 정겨운 웃음과 풍족한 인심과 구수한 사투리가 조화를 이루는 고향에 소충사와 이성계/ 왕건의 건국설화가 살아 숨 쉬는 성수산의 상이암과 연초록색과 빛으로 우리를 살찌게 하는 성수산 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어 고향 자랑이고 전북 자랑이고 우리나라 자랑이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여름 폭염의 기세도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선선한 가을바람에 자리를 내어주는 결실의 계절 9월이 왔다.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많은 국민들은 밤잠을 설치며 우리 대표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짜릿한 승리에 기뻐하고 안타까운 패전 소식에 탄식하며 올림픽 기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렇게 월드컵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제31회 하계올림픽이 지난 8월 22일 폐막식을 끝으로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이번 브라질 리우올림픽은 대회 시작 전부터 지카바이러스, 치안불안,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정상적 개최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안고 시작한 바 있다.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세계인의 많은 우려를 불식하고 리우올림픽은 큰 사건사고 없이 나름의 긍정적 평가와 함께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참가한 20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 또한 4년 동안 흘린 땀방울의 보람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선전을 펼쳤다. 양궁과 펜싱, 사격, 태권도, 골프 등 여러 종목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명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또한, 메달 획득 여부나 등수와 상관없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4년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모두가 진정한 올림픽의 승자라 할 것이다.언론과 국민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건 받지 못했건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눈물의 가치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유난히 눈에 띄었던 점은 세계랭킹 1위 선수들의 부진에 따른 초반 탈락과 랭킹 하위권 선수들의 분전과 메달 획득이 많았다는 것이다. 스포츠의 세계에 영원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명제가 증명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스포츠의 영역을 넘어서서 우리네 일상의 삶에서도 현재 일등이고 앞서고 있다는 것이 최후의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해 본다.앞서고 있는 사람은 그 자리를 유지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하며, 지금 뒤처져 있는 사람도 포기하고 좌절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지금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우리 전라북도는 전국 8개 광역도 지자체 중 면적과 인구수는 여섯 번째이고, 경제규모나 소득순위 등 여러 분야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펜싱 세계랭킹 21위 박상영 선수의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과 믿기지 않는 결승전의 대역전극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품어도 좋을 것이다.이제 리우올림픽은 끝이 났고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시 다음 올림픽의 영광과 성취를 위해 4년의 세월을 담금질해야 한다. 또한 우리들 역시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며 흘린 땀과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이다.다시 한 번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다소 기대에 모자란 결과에 실망한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또한, 전북도를 비롯한 지자체와 전북도민 모두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두어, 조그맣고 조용한 지역이라는 시선을 뛰어넘어 역동적인 일등 전북의 기치를 높이 날릴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선물 및 음식물 비용 기준을 두고 논란이 많다. 음식물비용을 3만 원으로 할 것인지 5만 원으로 할 것인지, 선물비용을 5만 원으로 할 것인지 10만 원으로 할 것인지 서로 다른 입장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어떤 결론이 나서 시행되든지 간에 이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와 국민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혁신적인 개혁법안이다. 이 법의 시행에 따라 우리 사회가 선진국형 사고방식으로 변해 갈 것으로 본다.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선물하면 좋은 이미지보다는 비싸고 좋은 선물, 상대방의 환심을 살만한 선물,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주는 선물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인들한테 수시로 마음과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들을 많이 받아 본 사람으로서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선물에 대한 인식과 사고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일본에 도착하여 오래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는데, 일본인들의 관습이 아파트의 위, 아래, 옆 등 이웃한 주민들에게 일본 떡이나 과자 등을 돌려서 새로 이사 왔음을 알리는 관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자그마한 과자 선물 4개를 사서 옆집 등을 찾아가 새로 이사 왔음을 알리니 매우 반갑게 맞아 주면서 쓰레기 버리는 날 및 방법 등 함께 생활하는 데 필요한 정보 등을 알려 주었다. 그 이후 이웃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나누면서 쉽게 친해지고 외국 생활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작은 과자 한 상자가 이웃 간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예를 하나 더 들면, 35~36도를 넘나드는 여름 백중날 여러 일본인 지인들로부터 소면 등 먹거리를 선물로 받았다. 동봉한 편지에는 이 더운 여름 소면을 드시면서 건강하게 잘 지내시라는 정성 어린 글이 적혀 있었다.일본인들은 남의 집을 방문하거나, 서로 헤어지거나, 축하할 일이 있거나, 위로할 일이 있거나 할 때 수시로 과자, 나무젓가락, 컵, 펜, 손수건 같은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이러한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나에게는 생활의 윤활유와 같이 느껴져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을 사귈 수 있고, 외국 생활임에도 나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이 있음에 감사하며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부정부패와 사회를 왜곡시키는 잘못된 선물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로 인하여 고래로 내려온 우리의 미풍양속이 사라지거나 삭막하고 무미건조한 사회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웃 간에 작은 정성이 오가고 소외되고 외롭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작은 선물이라도 나누어 가지는 풍습은 더욱 장려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음식물비용의 제한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더치페이 풍조가 퍼질 것 같다. 자기가 먹은 음식비용은 자기가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게 될 경우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게 되고 또한 비용을 생각해서 적당한 가격과 적당량의 음식을 주문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더치페이 확산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적당량의 음식만을 주문하는 습관을 몸에 익혔던 것 같다.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그동안 잘못 형성된 선물문화 및 음식 문화가 건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시정되어, 웃음과 인정이 넘치는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다 죽는다. 인간관계란 사람과 사람사이 이루어지는 인격적인 관계를 말한다. 인간관계에 따라 그 사람의 성공 또는 실패까지 가져오고 주위 사람들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모든 사람들은 공적이던 사적이던 헤아릴 수 없는 인간관계에서 살아간다. 복잡한 사회활동 속에 많은 사람들과 희로애락으로 공생하면서 고향 사람들 간에 인간관계를 생각하여 보았다.고향엔 조상을 모시고 부모, 일가친척, 어른, 은사, 선배, 동료, 후배, 죽마고우 등 고향사람들이 살고 있다. 고향하면 자연의 고향산천과 추억의 고향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러기에 생각나는 사람들이 고향 사람들이다.전라북도는 후백제의 후예로 독립운동가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박준승(임실출신) 선생을 비롯한 많은 선열들의 혼과 얼이 살아 숨 쉬는 충효열예의 고장이다. 전통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서해의 중심지역으로 무한한 발전의 보고지역이다.재경전북도민회(회장 송현섭)는 지난 6월 말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0대 국회에 등원한 전북 출신 당선자 정세균 국회의장 등 31명과 전북이 시댁인 추미애 국회의원 등 4명과 35명의 당선자들을 축하하는 축하연이 있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입신하였으니 헌신하라는 말을 전했다. 이 말은 이심전심으로 고향사랑과 나라사랑에 큰 역할을 하라는 주문이다. 정당과 지역구를 초월한 자랑스러운 전북의 국회의원들과 고향 사람들이 한자리를 했다. 실명은 거론치 않아도 고향 사람들은 정치계, 법조계, 교육계, 언론계, 종교계, 예술계, 체육계, 기업계 등 각계각층에서 고향을 빛내고 있다. 고향에서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과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는 지방의원들은 고향을 변화시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고향 사람들은 용광로 같은 애향심으로 고향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내 고향 자랑 중 하나만 소개하겠다. 임실군 삼계면 소재 박사골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박사가 가장 많이 탄생된 마을이다. 한 개 면 단위에서 현재까지 200여 명의 박사가 배출되어 유능한 석학들이 각처에서 고향을 빛내고 있어 고향 사람들이 자랑스럽다.객지 고향 사람들에게 바라는 마음이 있다. 휴가철이면 가족단위 등 휴가를 다녀온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철 휴가는 고향으로 다녀오라고 부탁한다. 고향마다 유명한 산, 바다, 계곡, 사찰, 휴양림 등 피서지와 관광지가 많다.고향으로 휴가를 다녀오면 고향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향 사람들을 만나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 양득이 아닐까? 고향여행은 가족사랑이자 고향사랑이고 국내여행은 나라사랑이다. 라는 정신으로 고향에서 휴가도 보내고 고향 사람들과 소통하는 추억의 국내여행을 권장한다.중국의 당나라 시인 두보의 한별 시에 간운보월이라는 말이 있다.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고향의 가족과 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낮에는 구름을 쳐다보고 밤에는 달을 바라보면서 고향에 가고픈 심정을 말했듯이 지금 고향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무엇이 다르랴! 고향 사람들과 타향에 사는 향우들은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상호 많은 소식을 주고받는다. 고향발전과 성공담과 미담을 들으면 자랑스럽지만 유명을 달리한 소식이 오면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프다.고향 사람들은 지위, 빈부, 연령, 학력 등 높낮음에 상관없이 동등한 인간관계로 이웃사촌이다. 고향 사람들은 상부상조하고 유무상통하는 미덕의 삶이 있어 행복하다. 이 시대에 사는 전북인들은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백제 후예의 자부심과 고향사랑 정신으로 사는 고향 사람들이 되기 바란다.
요즈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마지막 열기가 정말 뜨겁다.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는 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가 열리는 동안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다.월드컵 축구대회는 축구 한 종목만 경기해서 좀 나은 편인데, 올림픽 대회는 우리 선수들이 여러 종목에 출전하기 때문에 리모컨을 돌려보다 보면 어떤 날은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우리나라 선수가 승리한다고 하여도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응원을 하느냐는 핀잔을 주위사람들로부터 듣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 애국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있다.실제 밤잠을 설쳐 가면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즐거움인 것만은 사실이다. 응원하는 선수나 팀이 승리할 경우 손에 잡히는 이익은 없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삶의 활력이 생기고 마치 내가 승리한 것 같아서 그 울림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특히,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실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선수들이 벅찬 감동을 주고 있다.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고향인 전라북도 소속의 운동팀이나 선수가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기억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전라북도가 타시도보다 인구도 적고, 변변한 산업 시설도 없는 등으로 도세가 빈약하였기에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다만, 역전의 명수로 잘 알려진 군산상고 야구팀이 그나마 가끔 통쾌한 승리를 해 지역도민이 큰 위안으로 삼았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최근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전북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3개 늘어난 것이다.전북대학교, 전북은행, 프로축구 전북 현대팀이 그 주인공이다.전북대학교는 교수의 연구실적, 학생 취업률 등을 포함한 다양한 평가지표에서 전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전북은행은 덩치가 더 큰 광주은행을 인수할 정도로 아주 우량한 은행으로 성장했다.프로축구 전북 현대팀은 잘 아시다시피 최강희 감독의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우리나라 프로 축구의 정상권에 있는 팀이다. 내 고향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전국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기업과 대학, 스포츠 팀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마치 내가 큰 성과를 이룬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술자리마다 자랑하는 횟수가 늘어나 삶의 쏠쏠한 재미가 더해지고 있다.아무튼 타향살이에 지친 사람들은 가끔 들려오는 고향 연고팀들의 선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잔잔한 삶의 탄력을 받곤한다.다시 생각해 보자. 리우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팀을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하는 것도 우울한 일상생활과 팍팍한 삶을 벗어나려는 나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나아가 복잡한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 각종 게이트 등 세상을 어지럽히는 복잡한 스트레스를 벗어나 명쾌하고 정정당당한 리우 올림픽 스포츠 현장에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는 게 당연한 것 같다.뜨거운 여름 열기보다 더 달아오른 선수들의 땀의 결실들, 메달을 향한 그들의 거친 호흡과 심장 뛰는 소리, 그 동안 흘렸을 땀방울과 값진 노력을 보면서 조금씩 나태해지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의미도 있다.전북 연고팀이나 기업, 학교가 선전하면 기분이 살아나듯 리우 올림픽에서 값진 메달을 따내는 우리 선수들의 파이팅을 보면서 내 삶의 좌표와 기울기를 다시 조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그래서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이 여름이 마냥 덥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죽기 전 자신의 세 아들에게 너희 형제는 물과 고기처럼 화목해야 한다. 절대 다투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세 형제는 반목했고, 만주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의 역사도 그렇게 끝이 났다. 제아무리 강대한 국가라 하더라도 내분이 생기면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미국의 만년꼴지 미식축구팀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슈퍼볼 우승으로 이끈 명감독 딕 버메일은 조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의 25%는 실력이고 나머지 75%는 팀워크라는 말을 남겼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소수 스타플레이어의 반짝 활약보다는 팀워크가 더욱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또한 주역에 이르기를이인동심(二人同心) 기리단금(基利斷金) 이라 하였다. 즉 두사람이 합심하면 그 날카로움이 단단한 쇠라도 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어떠한 조직이건 그 구성원간의 협동과 화합은 시대와 지역을 넘어 인류의 역사를 지탱해 온 중요한 화두로 기능해 온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이러한 전통을 삶의 방식 곳곳에서 이어왔다. 나 하나의 이익보다는 조직과 공동체를 중요하게 여기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길을 당연하게 택했다.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에서처럼 그 시절 우리는 남의 집에서 가족처럼 식사를 하고 이웃의 고민과 아픔 또한 함께 나누었다. 대문을 열어놓은 채로 서로 왕래했고, 아랫집이 음식을 하면 더 많은 양을 해서 윗집에 나누어 주곤 했다.그러나 한국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빽빽한 아파트가 숲을 이룬 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의 친밀함과 협동의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모습에서 고성장의 그늘을 보는 것 같아 때때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주관적 가치만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나와 내 가족만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사회현상이라 할 것이다.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도를 지나쳐 너나 할 것 없이 남을 의식하지 않고 배려와 관용의 미덕을 잃어버린다면 그 혼란의 피해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 오지 않을까?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존감을 지키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과 사회에 대한 관용과 배려가 없는 자기 중심적 사고와 행동으로 변질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나 하나 쯤이야라는 사고는 우리 사회의 고유한 풍습인 협동과 화합의 문화를 해치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현상을 양산하고 있다.활력을 잃어가는 경제상황과 청년층의 실업난 가중, 사회 양극화 등으로 인해 삶이 팍팍해지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에 불신과 피해의식이 자꾸만 쌓여가는 것만 같다. 층간소음이나 주차문제 등으로 이웃과의 심한 분쟁이 발생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게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세태는 과거의 시각으로 볼 때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이 아니던가.필자는 이러한 사회구성원간의 갈등과 반목을 줄이고 협력과 화합의 길을 가기 위해 오랜 세월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협동의 정신을 다시금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마음과 힘을 합하여 모든 일을 함께해 나간다는 협동의 본질적 가치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아무쪼록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를 넘어 모두의 이익과 안전을 먼저 생각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관용과 배려로 하나가 되는 길이요, 진정한 협동의 의미를 찾는 질문에 응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다녀왔다.칠레의 남북길이는 4270㎞로 서울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거리와 거의 비슷하며, 비행기로도 6시간 반이 걸리는 길쭉한 나라이다. 칠레는 동쪽으로는 3000~5000m의 안데스산맥이 가로막고 있고, 서남으로는 태평양이며, 페루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쪽은 아타카마(Atacama) 사막이 펼쳐져있어 칠레인들은 자기 나라를 섬 아닌 섬이라고 부르고 있다.잘 알고 있듯이 칠레는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2004년 4월 발효)한 첫 번째 나라이다. 자동차, 휴대폰, 컴퓨터 및 가전제품 등 산업이 발전한 우리와 농산물과 광물이 풍부한 칠레와는 산업구조가 서로 보완적이어서 양국이 윈-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FTA 체결 이후 12년이 흐른 지금 양국의 교역량은 4.5배 증가하고, 칠레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는 한국산 자동차이고, 가장 좋아하는 가전제품도 한국산이며, 한류 열풍 또한 강하게 불고 있다. 산티아고 시내를 질주하는 많은 자동차들이 한국산이며(시장 점유율 1위),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가장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다.칠레 또한 한국과의 FTA 체결을 통하여 큰 국가적 이익을 얻고 있다. 칠레로서는 한국이 제4위의 수출국이자 제6위의 수입대상국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칠레가 24억불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칠레는 2004년 한국과의 FTA체결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등 아시아지역과의 경제개방 정책을 확대해 나갔다.칠레는 강력한 개혁개방정책을 펼치며 중남미 각 국과의 연대 강화 및 남미 공동시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 EU 등과도 FTA 체결 등을 통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중남미에서 가장 역동적인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아르헨티나하면 먼저 빈민층의 딸로 태어나 온갖 역경을 딛고 퍼스트레이디가 된 에바 페론과 그녀에 대한 뮤지컬 에비타의 대표곡 Don t cry for me Argentina가 떠오른다.아르헨티나는 1920년대만 하더라도 세계 5위권의 선진부국으로 엄마 찾아 삼만리의 배경이 된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아르헨티나를 찾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많은 유럽인들이 몰려 들어간 그런 나라였다.아르헨티나는 키르츠네르 부부 대통령 시절(2003년~2015년) 과다한 무역규제 정책(사전수입신고제)과 외환사용 통제 정책 등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여 저성장이 지속되고 물가는 상승하였다.아르헨티나는 남미 대서양연안 국가들의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를 주도하고 있지만, FTA체결 등에 있어서는 5개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어 개혁개방이 지지부진 하고 있다.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에서 한국 자동차는 간혹 한 대씩 눈에 띄는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정부가 메르코수르와 FTA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메르코수르 측이 미온적이다.우리가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세계사를 돌아보면 개혁개방과 교류협력으로 나아간 국가는 성장번영하고, 반대로 쇄국과 폐쇄체제로 간 국가는 뒤쳐지고 쇠망으로 간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개방하고 상대방과 좋은 관계 형성에 힘쓸 때 가정과 사회가 바로 서고 국가 번영의 기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타향은 고향과 반대되는 말이다. 타향은 고향이 아닌 다른 고장을 말하고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 자란 지역과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곳을 말한다. 고향은 고구 또는 고토라 부르고 타향은 이향이라 부른다.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지키면서 사는 삶을 고향살이라 하고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사는 삶을 타향살이라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살이보다 타향살이가 더 많다. 타향살이가 능숙하지만 고향을 잊어서는 안 된다.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서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 소백산맥이 장엄하게 뻗어 있고 서쪽으로 바다의 보고 황해가 흐른다. 남쪽으로 노령산맥이 구릉성 산지를 이루고 북으로 금강이 유유히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충효의 고향 임실을 비롯한 전라북도는 지난 60년대에서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발전이 가장 낙후되고 빈궁한 지역으로 식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너도나도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암울한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 준공으로 여의도 크기 약 140배 규모의 면적이 발생하여 우리나라 지도가 바뀌고 국운이 달려 있는 전라북도가 자랑스럽다. 자연 환경은 유년시절 그대로 오염되지 않고 노년이 된 지금도 청아하고 깨끗하다. 이 또한 전라북도가 자연을 보호하고 있어 자랑스럽다. 사람마다 탯자리가 있다. 내 탯자리는 성수산자락으로 앞산에 오봉산이 뒷산에 멍덕봉이 부부처럼 마주보고 작은 산들이 형제처럼 호위하고 왕방호수가 넘실대는 하늘만 보이는 평화의 작은 산골마을 중 벽촌이다.어깨에 책보를 둘러메고, 검은 고무신 신고 제기차고, 짚신신발 신고 새끼줄로 만든 공을 차고, 자치기와 패치기했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시냇가에서 발가벗고 멱 감고 물장구치며 산에 올라 산딸기, 산머루, 오두개로 허기진 배를 채웠던 철없던 청소년시절의 고향이 명상에 잠겨온다.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여우는 죽을 때가 되면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으로 향한다는 말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말이다. 타향에서 살아도 노년이 되면 고향을 찾아 여생을 보내다 죽고 싶어 한다. 타향에서 죽음을 맞는 사람들도 몸만은 고향산천에 묻히고 싶어 한다.벌초, 성묘, 명절 때 교통체증으로 많은 고생과 오랜 시간을 소모하면서 고향을 찾는다. 고향에 가면 성묘 드리고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과 고향 어르신들과 죽마고우들을 만나보기 때문이다. 고향은 누구나 있다. 고향은 어머니 품안과 같아 타향살이하는 사람들은 금의환향은 못해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고향을 찾는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타국에서 타향에서 고향처럼 살지만 고향을 찾지 못하고 향수병을 안고 살아가는 실향민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 지금은 향수가 잊혀가는 세태가 되어 안타까움이 많다. 그러나 시골 고향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타향에서 살지라도 고향을 잊지 못할 것이다.고국과 고향을 떠나 타국과 타향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고국살이가 아니고 타국살이를 하는 사람들은 고국을 얼마나 그리워하랴! 천리만리 타향에서 고국과 고향이 그리우면 가수 고복수의 타향살이, 남진의 타향, 오기택의 고향무정 등 망향가를 부르며 살고 있지 않을까?타향에선 고향 까마귀만 보아도 반갑다. 는 말이 있다. 이는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사는 삶이 외롭다는 말이다. 객지에서 향우들을 만나면 반갑고 정감이 넘쳐흐른다.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은 향우회를 구성하여 향우애로 이웃사촌처럼 살아간다. 고향사랑이 가족사랑이고 나라사랑이다. 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금수강산 고국에 살고 있으니 너무나 행복하다. 고향을 지키며 흙과 살고 있는 고향향우들이 가장 행복하고 멋있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고국과 고향에 살면서 여생을 보내는 행복한 삶이 영유되기 바란다.△홍춘표 회장은 제5대 서울 구로구의회 부의장과 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구로지부장, 구로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한국경비지도사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제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개헌론이 봇물 터지듯이 밀려 오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필두로 상당수의 정치인들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심심찮게 개헌에 관한 글들을 게재하고 있다.필자는 개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사법시험 1차(객관식)시험 헌법 과목에 우리 헌정사에 관한 문제가 1문제 정도는 반드시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서 이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 하는데 헌법이 9차례나 개정이 되었던 관계로 공부할 분량이 많아서 헌법 개정이 되지 않았더라면 하지 않아도 될 공부를 하고 있다는 푸념을 마음 속으로 했던 기억이 난다.우리 헌법은 1948년 7월 12일 제헌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되고 같은 달 17일 공포되어 시행된 이래 9차례의 개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으나, 개헌의 대부분은 권력자들이 자신의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으니 우리 개헌의 역사가 결코 자랑스럽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주지하다시피,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2차례의 헌법 개정이 있었는데 1차 개헌을 발췌(拔萃)개헌, 2차 개헌을 사사오입(四死五入)개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차 개헌인 발췌개헌은 집권당인 자유당에 유리한 일부 내용 만을 뽑아서 개정안을 만들어서 발췌개헌이라고도 표현되는 것으로, 계엄령을 선포하고 일부 국회의원을 감금한 상태에서 표결을 하여 개헌안이 통과시켰고, 2차 개헌인 사사오입 개헌은 개헌안에 대하여 표결한 결과 찬성표가 1표가 부족하여 부결되었는데 하루가 지난 후에 반올림을 하면 소수점 이하 0.5 미만은 버려야 하니까 가결되었다고 하는 해괴한 논리를 동원하여 헌법 개정을 하여서 사사오입 개헌이라고 불리우는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2차례 헌법 개정 모두 민주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결여한 것이라 할 것이다.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2차례의 헌법 개정이 있었는데 모두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비민주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69년의 6차 개헌은 대통령이 3번 이상 할 수 있도록 개정하여 3선개헌이라고 불리우고, 그후 개정된 유신헌법은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하여 대통령의 선출을 간선제로 바꾸어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였을 뿐 아니라 긴급조치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 등 지극히 비민주적인 내용들로의 개정이었다.다만, 지금 시행중인 헌법은 비록 신군부와 3김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인들의 야합으로 만들어졌다고 폄하하는 의견이 있기는 하나, 1987년 6월의 민주화 항쟁을 통한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의 요구가 수용되어 만들어진 자랑스러운 것이라 할 것이다.헌법이 개정된지 30년이 지난 지금 개헌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시대 상황의 변화 등에 비추어 보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 개정을 논의함에 있어서는 헌법의 최고 가치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안 대부분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책임제 등 이른바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부분에만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일반 국민의 입장의 입장에서 보면 권력구조가 대통령제로 되든지 아니면 내각책임제로 되든지 별반 차이가 없고,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논의가 가열될 경우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론이 분열되고 혼란만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될 뿐 국익에도 별로 보탬이 되지 않는다.모쪼록, 헌법 개정을 논의함에 있어서 헌법이 가지는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고 변화된 시대 상황을 반영한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여 모든 국민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방향으로의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한동영 위원은 울산지검 차장검사,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