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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미래 비전과 農道 전북의 미래 비전

필자가 2년 6개월간의 전북지역 농협 본부장직을 수행하고, 농협은행의 부행장직을 맡아 서울에 온 지 어느덧 반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간 내가 소속된 농협 조직을 둘러싼 제반 환경과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다 보니 수구초심(首丘初心)의 향수(鄕愁)를 누릴 여유도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하지만 다행히도 이렇게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의 지면을 통해 고향 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소식과 정(情)을 나눌 기회를 얻게 된 점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 하겠다.내가 30년을 훌쩍 넘겨 몸담은 농협은 지난 7월 1일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농협은 전국 300만 농업인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결과, 매출액 기준 세계 6위, 농업 분야 1위의 협동조합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또한, 농촌 지역 고리채 문제 해소, 농기계 사업을 통한 농업 생산성 향상,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 굵직한 농업 관련 현안 해결에도 이바지하였다.이렇듯 농협은 농산물 생산과 유통지원, 금융편익 제공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국내 최대의 농업생산자단체로서 협동조합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반면에 이런 외형적 성장과 자긍심의 이면에는 피치 못할 부정적 측면이 숨어 있다는 점도 역시 부인할 수 없다. 농협이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라는 본분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내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이러한 우려를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는 쉽지 않다.우리 농업·농촌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내부의 적과 시장개방과 경제성장의 둔화에 따른 농업소득 감소라는 외부의 적을 맞이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시기에 농협이 농업인들의 신음하는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한 진실한 노력을 해 왔는지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뛰어야 할 때라 할 것이다.창립 55주년을 계기로 농협은 농심(農心)이 살아 있는 농협다운 농협,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을 구현하고자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였다. 또한 이러한 미래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10만 임직원이 항상 깨어 농업인과 고객을 위해 무한 봉사하고 농업인 조합원의 소득 증대, 국가 경제 발전에 공헌하고자 하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우리 고장 전북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 농도(農道)’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전북도가 도정의 주요 지표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농민과 함께하는 삼락(三樂)농정’의 3가지 핵심과제인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은 결국 앞서 강조한 농협의 미래비전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우리 사회와 경제가 제아무리 복잡하게 변화를 거듭한다 해도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은 농업이고 우리네 마음의 고향은 언제나 농촌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지난 55년을 이어온 나의 직장 농협의 미래가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비전 달성을 통해 밝게 빛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출범 120년 차 나의 고향 전북의 미래 역시 도정의 모든 지표가 차질 없이 달성되어 행복으로 가득하길 기원한다.농협의 밝은 미래와 전북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내 마음속 다짐의 끈을 다시 한 번 힘껏 조여 보리라 다짐해 본다.△박태석 부행장은 부안 출신으로 농협대학교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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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14 23:02

개화산 기슭에 사는 이유

고향!누구나 고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포근함과 그리움에 젖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나처럼 임실 산골 출신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눈을 감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고향모습은 첩첩이 쌓인 시골 산들의 모습이다.봄이 오면 온 산을 진달래가 붉게 수를 놓는다. 여름이면 짙게 녹음이 우거진 산에서 요란하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지금도 귓전을 울리는 듯하다. 가을이 되면 온갖 형형색색으로 물든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듯한 고향 모습이 눈에 각인 되어있다. 겨울엔 토끼와 발을 맞춘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함박눈이 펑펑 내려 하얗게 쌓인 고향 산의 모습이 떠오른다.내가 22년 전 개화산 기슭에 지어진 낡은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고 사는 이유는 고향산천의 모습과 냄새를 조금이나마 느껴 보고픈 마음 때문이다.개화산은 내가 사는 아파트를 비롯한 방화택지개발지구를 거의 270정도 휘감고 있다. 그야말로 도심 속 시골이 바로 이곳 방화지구이다. 직장이 있는 여의도는 정치와 금융의 중심지답게 매일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사람이 넘쳐나는 혼란스러운 곳이다. 주간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자동차로 17여분 떨어진 개화산 자락으로 돌아오면 시골 고향에 온 듯한 편한함이 느껴진다. 차를 몰고 한강을 따라 개화산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그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처가는 목동에 있는데 여러 번 목동으로 이사를 오라고 했었다.그리고 실제로 목동으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일본 동경 주재관으로 갈 때, 교토로 유학 갈 때 등 그러나 난 번번이 이 고향을 느낄 수 있는 개화산을 버릴 수 없었고 그때마다 고향 같은 개화산에 눌러앉았다.아이들도 학군이 좋은 목동으로 보내라고 여러 번 연락이 왔었지만, 그때마다 난 어린 시절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뛰어놀던 때를 생각하고, 아이들이 자연과 매일 접하고 대화하면서 자라주기를 바랐다.개화산은 나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가져 다 주고 있다. 개화산에 있기에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공기가 깨끗하다. 개화산이 불어 주는 시원한 바람 덕택에 에어컨 없이 살고 있다. 주말 등에도 별도로 등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이 시간 날 때마다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느꼈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손으로 만져 보며 살고 있다.UN이 발표한 2015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84점으로 158개 조사 대상국 중 47위였다. 더 잘살게 되고 생활이 윤택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느끼거나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훨씬 더 늘어났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됨으로써 어렸을 때부터 산이나 강 같은 자연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생활함으로써 정서가 메마르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생활을 지속함이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다.행복감은 거창한 것에서 느끼기보다는 얼굴에 스치는 한 줄기 바람, 석양에 지는 노을, 들판에 핀 노란 야생화 등 오히려 작은 것에서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다.각박한 서울생활에서도 수시로 나를 낳고 길러준 고향 전북 임실 신덕 수천을 마음속에 그리면 부모형제와 마을 이웃들 그리고 고향산천이 영화의 화면처럼 펼쳐지면서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22년여를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 준 개화산을 통해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을 그려본다.△이인섭 실장은 일본 동경 한국대사관 입법관, 국회 감사담당관, 법제실 경제법제심의관, 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 추진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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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07 23:02

블루오션으로 다시 도약하자

바다! 조용히 바다를 불러본다. 우리에게 바다는 무엇인가? 선사시대 인류는 해안가에 모여 살면서 어패류를 주식으로 삼았다. 인류의 시초부터 함께 한 바다는 수 세기 전만 해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동양에서는 바다를 깊고 깊은 밤이라 하였고, 인도나 영국의 고대어에서 바다는 사막, 밤과 유사어 내지 동의어였다. 지금도 바다는 아득하고 거대한 미지의 공간이지만, 우리는 바다를 이용하면서 역사를 발전시켰고, 바다와 더불어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세계 교역은 대부분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2012년 기준으로 세계 교역량 5억1100만TEU 중 해상운송이 95%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상운송이 전체 교역량의 99%에 이른다. 또한, 바다는 우리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 50년 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바다를 개척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해양플랜트산업으로 바다 속 석유를 뽑아내기도 하며, 세계 주요국들은 바다 속 3000미터 깊이에 있는 심해저광물을 채취하기 위하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홍합에서 접착물질을 발견한 것처럼 해양생물자원에서 새로운 기술원천을 발굴해내기 위한 연구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해양수산업의 부가가치가 2010년 약 1.5조 달러(세계 총부가가치의 약 2.5%)에서 2030년까지 약 3조 달러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도 해양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 GDP에서 해양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이며, 해양수산부는 수산업의 수출전략 사업화, 해양심층수 개발, 크루즈, 마리나 항만 개발 등을 통하여 2030년까지 GDP 기여도를 10%로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렇다면, 서해를 둘러싼 해양수산업의 미래는 어떠한가? 서해는 평균 수심 40미터 정도의 얕은 바다로, 해류보다 조류가 훨씬 강하며, 세계 5대 갯벌인 서해 갯벌이 펼쳐져 있다. 역사 문화적으로 보면, 백제, 신라가 당나라와 교역할 때 황해를 중심으로 해상 무역이 성행하였고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때에도 중국과 소통하는 바닷길이 이용되었다.전라북도는 서해를 배경으로 해양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무수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선, 군산항은 1990년대부터 중국, 러시아와의 교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군산신항만 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서해중부권 관문항구로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 신항만은 동북아 물류거점, 해양관광과 레저기능을 포함한 복합거점 항만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해양관광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신시도, 선유도, 고군산군도 등 아름다운 섬들은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자랑거리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먹거리로 유명한 변산해수욕장이나 신시도해수욕장과 같은 전북지역 해수욕장은 앞으로 전북의 해양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수산업 또한 발전 가능성이 크다. 전북 내수면 양식은 전국 양식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미꾸라지의 80%, 향어 78%, 금붕어 68% 등 전북은 전국 내수면 양식 생산량의 19.5%를 생산하고, 생산금액은 22.2%를 차지한다. 특히, 고창 풍천장어는 고창 복분자와 함께 고창 복분자장어 푸드 테라피 사업을 통하여 수산물에서 지역 내 관광자원으로까지 발전하였다.바다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우리는 수많은 선물을 주는 바다의 넓은 품 안에서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이제 전북이 지닌 해양수산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중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북이 보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바다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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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30 23:02

웃음

거리를 거닐 때마다 놀라는 일 중의 하나는 사람들의 표정에 웃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마치 세상의 번뇌를 다 짊어진 것처럼 인상을 쓰거나 성난 사람처럼 걷는 사람이 많다. 간혹 미소를 머금은 채 오가는 사람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웃음은 대인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삶을 즐겁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미소는 최고의 유니폼이라는 말도 있다. 부모가 미소를 머금고 밝은 얼굴로 살아가면 자녀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갖게 된다. 미국의 한 교육학자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한 번 웃는 웃음은 500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보통 3초 안에 결정되는 첫인상은 웃는 얼굴과 웃음소리가 93%를 지배한다고 한다.우리 속담에 소문만복래, 일소일소일노일노(笑門萬福來, 一笑一少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다. 웃음이 있는 곳에 건강과 행복이 따른다는 말이다. 또 서양에도 웃음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다는 격언이 있다. 이런 걸 보면 웃음이 신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수사는 아닌 듯하다요즘 과학자들은 웃음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웃음과 건강에 대한 연구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1930년대 척추암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하버드대학 교수가 웃음 치료로 병이 완치되고 30년을 더 생존하게 된 이후 웃음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웃으면 우리 몸의 군대 격인 백혈구와 면역글리불린이 많아지고, 면역을 억제하는 코르티졸과 에프네피린은 줄어들며, 뇌에서 엔돌핀과 엔케팔린 등의 물질이 나와 고통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웃는 데 인색하면 심장마비, 뇌졸중에 잘 걸리고,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5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사람이 한번 크게 웃을 때는 몸 전체 650개 근육 중 231개의 근육이, 얼굴 근육 80개 중 15개가 움직여 에어로빅을 5분 동안 하는 효과를 내며, 윗몸 일으키기를 25번 정도 한 효과와 비슷하다고 한다.건강은 웃음의 양에 달려 있고, 하루에 15초를 웃으면 이틀 더 오래 산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웃음의 효과가 계속 확인되자 병원들은 웃음을 질병 치료의 수단으로 쓰기 시작하였다. 하루 한 번 실컷 웃으면 의사를 멀리할 수 있다는 속담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웃음을 통해 불치병인 강직성 척추염에서 회복한 뒤 웃음치료의 불을 지핀 UCLA 교수 노먼 커즌즈는 웃음은 우리 몸에 있는 완전한 약국이며, 질병의 방탄조끼라며 웃는 사람에게는 어떤 세균과 바이러스도 들어갈 수 없다고 역설하였다. 이후 구미 각국에서 웃음치료, 유머치료가 퍼졌으며, 현재 미국의 많은 병원이 유머도서실과 유머이동문고 등을 운영하고 있고, 코미디치료단을 운영하는 병원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유머치료를 도입한 병원은 없는 것 같다.웃음은 경영학 측면에서도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유머감각을 갖는 데는 돈이 들지 않지만 유머 감각을 갖지 못하면 많은 비용이 든다거나, 웃음은 최고의 전략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어떤 주식 애널리스트는 사원들이 많이 웃는 회사의 주식을 사면 성공 확률이 아주 높다고 말한다.이러한 웃음의 효과를 높이려면 될수 있는 대로 크게 웃고, 10초 이상 길게 웃고, 배와 온몸으로 웃어야 한다고 한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하루 한 번은 거울을 보며 온몸으로 크게 웃는 것을 생활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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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3 23:02

다시 새만금!

최근 새만금 사업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방조제 착공 이후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매립면적이 목표의 20%에도 못 미치고 삼성 등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가 무산되었다고 한다. 작년 말 발표된 새만금 수질 중간평가 결과 2020년까지 농업용지는 목표수질(4등급)을 달성할 수 있으나 도시용지는 3등급 목표수질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었다. 4년 전 총리실 새만금추진기획단에서 근무했었고 현재 새만금 사업 일부 예산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처지에서 마음이 무겁다.새만금 사업은 국책사업이면서 전북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새만금 호수로 흘러드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중이 전북 전체의 85%에 달하는 숫자상의 의미를 넘어 새만금 사업을 통해 오랜기간 지속한 전북의 경제침체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인식됐기에 새만금 사업에 거는 도민들의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실망감과 중앙정부의 지원에 대한 서운함이 큰 것 같다.그러나 경제개발 초기 국가주도의 개발사업 때와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투자주체인 기업의 역할이 커졌으며 정부는 민간투자의 물길을 터주기 위한 제도 마련과 인프라 개발로 그 역할이 축소되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3월에 새만금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여 10.9조 원의 재정을 인프라 개발 및 새만금 수질개선 등에 투자하기로 하였고, 2013년 9월에는 정부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새만금개발청을 출범시켰다.새만금사업을 둘러싼 여건변화는 정부와 시장 간 역할과 기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되었듯이 현재 인류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 하고 있다. 중후 장대형 산업과 대규모 고용창출형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고 ICT를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이를 대체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형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할 것이다.새만금 사업의 성패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정부도 2014년 7월 양국 정상 간 논의와 경제장관회의 등을 거쳐 새만금 지역을 우리나라 유일의 한중 FTA 산업협력단지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서해안의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한중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인천은 물론 황해경제자유구역의 포승과 현덕지구 역시 대중국 수출입 전진기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중국은 대국굴기 차원에서 신실크로드 사업에 해당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이런 정책흐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일대일로의 시작점을 한반도에서 정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실크로드는 신라시대 수도 경주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지 않은가? 익산-포항간 고속도로와 전주-김천간 철도를 통해 신실크로드의 중간 기착지로서 새만금의 위상을 재정립시키고 새만금 투자의 원천을 서쪽인 중국에서만 찾지말고 동쪽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새만금 매립지를 남북교류의 장으로도 활용가능하다. 접경지역은 아니지만 해상교류를 통해 남북간 교류가 충분히 가능하고 북한의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시대적 사명인 동서화합과 남북통합을 새만금사업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새만금사업 추진에 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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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16 23:02

수구초심

슬라브 무곡, 신세계 교향곡, 유모레스크 등으로 유명한 드보르작(1841~1904)은 체코의 국민 작곡가로 크게 추앙받고 있다. 그는 런던, 모스크바, 뉴욕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세계에 크게 흥미를 가졌다. 뉴욕에서는 국립국악원장까지 지내며 안정된 생활을 영위했다. 그런 그도 만년에 들어서는 향수를 이기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볼타바 강변의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생을 마감했다. 드보르작의 대표작은 고향인 보헤미아의 정서와 향수를 표현한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네덜란드는 전 국토의 1/4 가량이 바다보다 낮은 땅이다. 전국을 돌아다녀봐야 변변한 산이나 하천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죽했으면 나라 이름도 낮은 땅이라는 뜻일까? 그래서인지 네덜란드인들은 일찍부터 신대륙을 찾아 나섰다.17세기 초반 허드슨강 유역을 탐험한 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 고향인 암스테르담을 본떠 뉴암스테르담이라 이름 지었다. 대항해 시대를 맞아 미지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식민지를 건설하면서도 고향에 돌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잊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도시를 만들면서 그 이름만이라도 고향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유럽을 여행하다보면 끝없는 평원과 구릉지대가 이어진 풍경에 금방 싫증이 나게 된다. 가도 가도 끝없는 평원은 도시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어 모든 도시가 별다른 특징 없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어디를 보아도 똑같은 모양의 집, 똑같은 모양의 도로, 똑같은 모양의 들판, 산지가 발달한 지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이 보기에는 어디를 보아도 똑같은 풍경이어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그런데, 그런 유럽인들조차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우리와 다를게 없는 것 같다. 드보르작이나 네덜란드인의 사례를 보면.강태공은 제나라의 높은 벼슬에 봉해져 5대에 걸쳐 제나라에 살았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죽음에 이르러서는 살아 생전 은혜를 입은 제나라가 아닌 태어난 곳 주나라로 돌아가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 자신이 태어난 굴이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는 말이다.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고 싶은 마음 혹은 죽어서라도 고향에 묻히고 싶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여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여우까지도 그러한데, 하물며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는.고등학교를 마치고 떠난 지 18년 만에 돌아가 잠깐을 근무하고 1년 만에 다시 훌쩍 떠난 곳! 훌쩍 떠난 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내 13년 만에 다시 지면을 통해서나마 찾아오게 하는 곳! 앞으로도 1년에 몇 차례 잠깐씩은 들르겠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 있는 곳!고향이란 그런 곳이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안식처이고, 힘들 때면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곳! 언제이건 어디에서건 응원하고 그리워하는 곳! 아무런 이유 없이 발길이, 눈길이 머무는 곳! 언젠가는 되돌아 갔으면 하고 바라는 곳! 젖 내음 가득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내 고향 전북을 떠나 있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언제이건 어디에 있건 내 고향 전북이 인정과 배려가 넘치는 살기 좋은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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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9 23:02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겨보자

6월 초입임에도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복장은 점점 시원해지고 있다. 올 여름 엘니뇨가 약화한 직후 라니냐가 바로 발생하면서 이상 고온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실제 인도, 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불볕더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에라도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바다가 우리를 부르는 해양레저스포츠의 계절, 여름이 왔다.해양레저스포츠는 일찍이 유럽,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생활 일부로 정착하였다. 점묘주의 화가 쇠라의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등 미술 작품을 보더라도 유럽에서는 이미 19세기 후반 물놀이와 요트와 같은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겨온 것을 알 수 있다. 세계해양협회(ICOMIA)에 따르면 세계 레저 선박수는 2840만 척이며, 시장 규모는 445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북미와 유럽의 수요공급이 전 세계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인당 소득이 3만 불에 가깝고,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여가가 늘어나면서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기준 국내 등록된 레저 선박 수는 1만 2985척으로, 2013년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05년 4만 2000여 명이던 요트보트 조종면허 취득자 수도 2014년 기준 15만 3559명으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양레저스포츠가 발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으나, 아직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는 아닌 상황이다. 우선, 다이빙, 요트 등 해양레저를 즐기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를 갖추어야 하고 배우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해양레저를 위한 기본 공간인 마리나 등 인프라도 아직 부족한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마리나가 30여개로, 500개가 넘는 마리나를 갖춘 전국 어디서나 해양레저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일본에 비하면 미미하다.해양레저스포츠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서 해양레저스포츠 체험교실 66개소를 운영 중이며, 올해는 내륙 지역 거주자를 위한 아라뱃길 등의 체험교실도 추가로 개설된다. 그리고 아시아 드래곤보트 대회를 비롯하여 카약, 카누, 서핑, 웨이크보드 대회 등 10개 시도에서 17개 해양스포츠대회를 개최하여 국민이 관심을 두고 즐길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또한, 국민이 보다 손쉽게 해양레저를 접할 수 있도록 지난 2009년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제1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을 마련, 보완하여 해양레저의 기본 인프라인 마리나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북 고군산군도 등과 같은 거점형 마리나 항만 개발의 신속한 추진을 위하여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어항에도 레저 선박이 계류할 수 있도록 어촌 마리나역도 16개소를 선정하여 관련 시설을 조성 중이다.한편, 지난 5월 19일 수중레저법 제정안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현재 증가하고 있는 수중레저산업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되었다. 스킨다이빙, 스쿠버 다이빙 등 수중레저활동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스노클링 등 수중레저 체험사업, 수중레저 활동자 운송사업 등의 근거 규정이 신설되는 등 해양레저스포츠 활성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이른 더위에 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해수욕장이 6월 1일 해운대, 송도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오는 7월 1일 선유도, 구시포 등 전북의 해수욕장도 개장한다고 한다. 바다로부터 먹거리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우리는 이제 즐길거리와 쉴거리도 만들어내고 있다. 해양레저스포츠는 즐길거리와 쉴거리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일자리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 여름에 시원하고 아름다운 바다에서 해양레저스포츠를 배우고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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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2 23:02

칭찬

며칠 전 사소한 일로 칭찬을 하는 친구에게 초등학교 이후 처음 칭찬 받아본다고 농담으로 응수한 일이 있다. 그 말은 내게 칭찬받을 일이 별로 없다는 뜻이지만, 주위 사람들이 칭찬에 인색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우리는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칭찬에는 인색한 편이다. 사람은 칭찬과 격려를 받을 때 더욱 더 일을 잘하게 된다. 칭찬은 식물이나 짐승에게도 통하고, 인간의 뇌파에도 긍정적인 알파 파장을 일으킨다는 의학적 데이터도 있다고 한다.1950년대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우수한 문학 지망생들은 각자가 쓴 소설이나 시의 결점들을 가차 없이 서로 비평하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진 반면, 여학생들 중심의 또 다른 모임에서는 서로 혹평은 일절 피하고 좋은 부분만 칭찬했다고 한다. 10년 후 그들을 추적해 보니 여학생들은 대부분 훌륭한 작가가 된 반면, 위스콘신 대학의 문학 지망생들 중에서는 단 한 명도 뛰어난 작가가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해마다 적자내는 회사와 흑자 내는 회사의 원인을 각각 조사해 보니, 간부가 직원들에게 늘 호통을 치는 회사와, 상하 간에 서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회사의 차이였다고 한다.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기업들이 칭찬 타임칭찬택시칭찬 포인트제 등을 운용하고, 교육 현장에서도 칭찬 스티커칭찬 통장학생 전원 표창제를 시행하는 등 칭찬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사그러진 것 같아 안타깝다.칭찬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큰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다.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던 도시에서 쓰레기 투기자에 대한 벌금 부과 대신, 쓰레기통 속에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칭찬의 말이 흘러나오게 했더니 깨끗한 도시로 변화되더라고 한다.칭찬 한 마디가 사람의 일생을 바꾼 사례는 수 없이 많다. 글씨를 잘 쓴다는 아버지 친구의 칭찬에 용기를 얻었던 작가 뒤마, 미래에 뉴욕 주지사가 될 거라는 교사의 칭찬에 고무되어 그 꿈을 이룬 빈민가 출신의 로저 롤스, 어렸을 적 열등생이 작가의 소질이 있다는 교사의 칭찬에 고무되어 그 꿈을 이룬 앙드레 지드, 어릴 때 동네 골칫덩이가 개성만 살리면 크게 될 거라는 할머니의 칭찬으로 인생이 바뀐 빌리 그레이엄, 어릴 적 사고투성이 골목대장이 군인 기질을 타고 났다는 할머니의 칭찬에 눈이 확 뜨여 위대한 군인이 된 맥아더, 위대한 인물이 될 거라는 아버지의 칭찬에 고무되어 세계적인 사업가가 된 손정의, 평발의 핸디캡으로 실의에 빠졌다가 히딩크의 칭찬을 듣고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된 박지성 등이 있다.칭찬은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칭찬하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크 위즐이 자수성가한 100명의 백만장자들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의 좋은 점만을 보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카네기 철강회사 잡부에서 US STEEL COMPANY의 사장이 된 챨스 슈와브는 격려와 칭찬이 성공 비결이었다고 밝혔다.칭찬에도 적절한 타이밍과 기술이 필요하다. 과장되지 않고, 형식적이지 않은 칭찬, 관찰과 관심을 바탕으로 한 칭찬, 상대방이 듣고 싶은 칭찬, 적절한 시점에 있는 칭찬, 결과보다 과정을 언급하며 구체적으로 하는 칭찬, 부족한 것을 돌아보게 하는 칭찬 등이 효과가 클 것이다.칭찬은 많이 할수록 좋다. 서로서로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고 박수쳐 주며 살아가는 훈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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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6 23:02

새만금 국제공항

지난 5월 12일 전북일보와 전북연구원 공동으로 전북 SOC 구축, 미래비전을 그리다란 제목의 정책세미나가 개최되었다. 금년에 도로, 철도, 공항 등 국가 주요 SOC건설 중장기 계획이 속속 수립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당선인,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 등 비중있는 인사들이 전북의 SOC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지역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되었을 것이다.전북이 경제발전 과정에서 낙후된 원인을 SOC 부족에서만 쫓을 수는 없겠지만 SOC가 그간 지역개발을 이끌고 확산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SOC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역여론은 백번 타당하다고 본다.예로부터 선진문화의 유입이나 국제교류의 통로는 바닷길과 육로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그러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출입 통로로서 항만과 공항의 중요성이 커져 왔고, 특히 고부가 가치의 경량품목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제항공의 역할은 더욱 급증하고 있다.이러한 차원에서 최근 고시된 국토교통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에 새만금 국제공항 타당성 검토가 반영된 것을 반기는 지역민의 반응은 당연하다.동북아의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문 역할을 할 국제공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한 해외투자자 설명회 때마다 제일 먼저 나오는 질문이 인근에 국제공항이 있는가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우리나라에는 현재 국제공항 8개와 국내공항 7개 등 총 15개의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이중 절반이 넘는 8개는 군공항을 겸하고 있다. 전북에는 국내공항인 군산공항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미공군이 운용하는 군공항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전북이 국제공항의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이다.그러나 국제공항이라고 국가정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그간의 국내외 사례에서 쉽게 알 수 있다. 1997년부터 추진되어온 김제공항의 무산 원인이 수요부족 외에 일부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도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요부족 문제는 전반적인 항공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와 저가항공사(LCC)의 활약 등으로 해소될 수 있는 문제이나 지역갈등 문제는 여전히 커다란 변수로 남아 있다.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는 전북의 국제공항과 관련하여 장래 새만금 개발 활성화 추이 등을 고려하여 새만금 지역 공항개발을 위한 수요입지규모사업시기 등 타당성을 검토하며 기존 김제공항 개발사업은 새만금 지역 공항개발 추진과 연계하여 타 공공사업으로의 전환하고, 군산공항은 현재의 운영형태로 계속 사용하되 새만금 지역 공항 개발 추진 상황에 따라 장래 활용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시내용을 요약하면 새만금 지역 공항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되, 입지 후보지로서 기존 김제공항 사업부지는 제외하며 현재의 군산공항은 새로운 공항개발 추진상황에 따라 활용계획을 검토한다는 것이다.현 시점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부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였기 때문에 입지결정에 관한 논란은 이제부터 본격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기초 지자체간 소지역주의에 매몰되어 모처럼 조성된 국제공항 개발기회를 놓치거나 개발시기를 늦추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전북도민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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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9 23:02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사흘 간격인 이유

5월에는 사람과 가족을 주제로 한 기념일이 많다.가장 먼저 5월 5일은 어린이 날, 5월 8일은 어버이 날이다. 뒤이어 15일은 스승의 날, 16일은 성년의 날, 20일은 세계인의 날, 그리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은 사흘 간격을 두고 바로 이어져 있다. 직장인이건 자영업자건 경제적인 부담이 수반되는 날이 사흘을 사이에 두고 연이어 있다는 것은 매우 부담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왜 이렇게 부담되는 날을 연이어 배치했을까?어린이 날은 1856년 미국의 한 목사가 6월 둘째 주 일요일에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복한 것을 시작으로 1883년부터 미국 전역에 퍼지게 된 데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22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 선생이 중심이 된 색동회가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도입했다. 그러던 중 일제의 탄압으로 1939년에 중단되었다가 해방 이후인 1946년에 다시 날짜를 5월 5일로 정했다.어버이 날은 어린이 날보다 56년이 늦은 1913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인들에게 흰 카네이션을 나누어준 것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했다가 1974년부터 어버이 날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연혁을 알고 보면 일부러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을 사흘 간격으로 배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처음 어머니 날을 지정했던 1956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까지 모두 모여 살던 대가족 시대였다. 집집마다 아이들도 최소 5남매씩은 두었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 과정에서 핵가족화 되면서 자식들이 고향 집을 떠나 도회지로 이주를 했고, 아이들도 하나나 둘만 낳게 되었다.고향집을 떠나 살게 되다 보니 부모님을 찾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명절이나 휴가 등 고작해야 일년에 서너 차례 방문하는 사례가 대다수인 듯하다. 게다가 하나나 둘만 낳은 아이들을 좀 더 잘 키워보기 위해 아이들에게 all in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다. 학원 방학에 맞추어 여름 휴가를 잡는 일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심지어는 명절에도 쉬지 않는 학원 때문에 아이와 엄마는 남겨 놓은 채 아빠 혼자 명절 쇠러 고향집을 찾는 사례마저 생겼다.그런데, 여기에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것을. 아버지, 어머니가 할아버지, 할머니댁을 자주 찾아뵙지 않는 것을 본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 보고 배운 모습과 달리 행동할까? 내가 자식을 위해 all in을 하였으니, 내 자식도 나의 기대를 만족시켜 줄까?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내 자식은 절대 그렇지 않을 거야라는 허황된 믿음에 기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어 보인다.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의 운명 같은 만남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과 3일 전 자식에게 해준 만큼 부모님에게 해드리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아니, 3일이라는 망각의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최소한 1/3만큼이라도 생각해 달라는 뜻이 아닐까?새삼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의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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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2 23:02

'해양 문화의 힘'으로 해양강국 연다

문화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 한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활양식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영역을 넓히며 서서히 퍼져나간다. 지리적 확산뿐만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면서 하나의 문화는 후세대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일단 확립되면 자체의 생명과 함께 힘을 갖게 된다.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그리스, 로마시대의 번영은 바로 문화의 힘이었다.그리스, 로마 시대의 부활을 꿈꾸며 14세기 이후 전개된 유럽의 르네상스 운동과 더불어 바다를 통해 유럽인들이 세계로 진출하던 대항해시대는 유럽의 번영을 가져왔다. 진취적인 해양문화를 열어가면서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우리 국민도 일찍이 해양 진출을 통해 경제와 문화의 번영을 도모하던 해양 민족의 DNA가 내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해양문화의 융성이 국운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는 바다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을 치열하게 펼쳐왔으며, 해양 패권을 장악한 왕건은 이를 기반으로 고려를 세웠다. 해상왕 장보고는 국제 해상 무역을 통해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을 키우고 해양실크로드를 완성하는 등 우리 해양사의 한 획을 그었다.그러나 우리나라가 찬란한 해양문화를 열어간 저력이 있는 국가라는 것을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를 해양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아 해양강국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해양인물을 발굴하고 해양역사를 재조명하여 범국민적으로 해양문화를 확산시키고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이를 위해 국민들이 친숙하게 바다를 알고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해양교실이나 해양레저체험교실 등을 더욱 확대하고, 해양박물관 등을 거점으로 해양문화교육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해양수산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선원이나, 극지인 등의 업적을 기려 해양수산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온 국민이 만들어내는 해양문화의 힘이 곧 우리나라의 해양력이 될 것이다.전라북도도 해양문화가 크게 융성했던 때가 있다. 고군산군도는 선사시대부터 금강, 만경강, 동진강 물줄기가 한 데 모여 동북아 해양문물 교류 허브로 여겨졌으며, 백제와 후백제 고려 시대까지 최대 기항지로 번영을 누렸던 지역이다. 이러한 해양과 관련한 역사 문화 자원을 발굴해 전북의 힘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개방의 상징이자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해양문화가 우리 국민의 의식과 생활 속에 스며들고,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가치로 정착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이 국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말씀을 아로새겨 높은 해양문화의 힘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오는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을 계기로 온 국민이 함께 대한민국의 해양문화를 꽃피워 가기를 희망한다. 바다를 품다, 미래를 담다라는 올해 바다의 날 슬로건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가치가 있는 바다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아 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도 해양 르네상스를 열어가는 그 길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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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5 23:02

갈등의 치유

며칠 전 친구들과의 전주 모임 뒤 씁쓸한 마음을 안고 서울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살았던 초등학교 동기이며 동갑내기인 일곱 명의 친구들이 60여 년 동안 변함없이 깊은 우정을 나누며 살아오고 있는데 최근 두 친구가 사소한 다툼으로 반목하게 되고 그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 한데서 발단이 되었고, 두 사람 모두 자기 잘못은 생각지 않고 상대방만을 탓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죽마고우 사이에서도 이럴진대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적 갈등 해소는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어떤 사회든지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갈등의 감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피할 수 없는 게 갈등이라면 그 해결 문제가 예방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최근 한국 사회는 이념, 지역, 빈부, 세대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확장되고 다양화되는 느낌이다.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은 OECD 27개국 중 종교 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0년 기준 82조 원~246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거의 한 해 예산에 맞먹는 돈이 사회적 갈등으로 소비된다는 뜻이다.지난 2월 국민대통합위원회 의뢰로 고려대 산업협력단이 작성한 한국형 사회 갈등 실태 진단 보고서는 한국 사회가 각종 갈등의 심화로 인해 분노 사회를 넘어 원한 사회로 치닫고 있다는 섬뜩한 결론을 내리고,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빈부 격차를 꼽고 있다.이해당사자들 간의 대립을 원만히 해결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절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정치란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이런 갈등을 효과적으로 잘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도 이번 413 총선에서는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파당만 챙기는 정치권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 오랜 병폐인 지역주의를 균열시키는 희망의 빛을 보여 주었다.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세대 갈등의 치유를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피와 땀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인정하고,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비판적 지성을 살펴보며 그 상처를 보듬는 애정을 가져야 한다. 런던비즈니스스쿨 테미 에릭슨 교수는 세대 간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 여러 세대가 융합될 수 있는 근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요즈음 치유(Healing)가 대세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만큼 사회 각 부분에서 갈등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다.인간관계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찍이 공자는 원만한 인간관계의 황금률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들었으며 모든 관계의 갈등은 역지사지의 부족에서 생긴다고 설파했다.부부 갈등이 중요한 사회문제였던 고대 로마에서는 갈등 관계인 부부들이 비리플라카 여신상 앞에서 교대로 자신의 불만을 말하고 상대방이 듣는 과정을 통해 서로 오해를 풀었다고 한다.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조금씩 양보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반목 중인 두 친구의 조속한 화해와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의 골이 메워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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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8 23:02

도심 속 오아시스, 도시자연공원

등산이 취미인 필자가 최근 안양시 평촌 신도시에서 서울시내 공덕동으로 이사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것은 집 근처에 큰 산이 없다는 점이었다. 근처에 관악산, 청계산, 모락산 등 가볍게 등산하기에 좋은 산들이 포진해 있는 평촌과 달리 마포구 공덕동에서 제일 가까운 북한산에 가려 해도 시내 교통체증을 감수하거나 지하철에 시달리면서 40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그런데 조금 눈을 돌려 보니 아파트와 고층건물 일색인 집 주변에 듬성듬성 녹색의 산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효창공원은 산등성이에 조성되어 있는데 백범기념관과 임정요인의 묘역이 있고 주위에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매번 갈 때마다 많은 주민들이 산책이나 운동에 열중인 모습을 보게 된다. 광풍과도 같았던 6080년대 개발시기 서울에 산재한 산자락을 자르고 파헤쳐 길을 내고 집을 짓는 와중에 지금의 효창공원이 남아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늘 생각하게 된다.서울 고지도 중 하나인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를 보면 서울 서쪽에 위치한 안산(鞍山)에서 남쪽이나 남서쪽으로 여러 산자락이 연이어 흘러내려 간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효창공원 터는 정조의 첫째 아들인 문효세자의 묘가 있던 곳인데 여기를 기점으로 남동, 남서로 갈라졌던 산줄기는 현재 보이지 않고 산등성이까지 들어찬 건물이나 주택들만 있을 뿐이다.마찬가지로 안산을 기점으로 남서쪽으로 흐르던 산줄기 중 현재 남은 부분은 금화산, 와우산, 연희산(궁동공원), 성미산 정도이다. 이들 산들을 연결하던 산줄기는 서울의 도시화 과정에서 훼손되면서 서울수복을 위한 치열한 전투(1950년 9월 연희산과 금화산), 시민아파트 붕괴(1970년 4월 와우산), 시민공동체의 개발반대(2001년2003년. 성미산) 등 서울시의 도시계획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지금은 자연환경을 훼손한데 대한 반성이라도 하듯 모두가 시민을 위한 근린공원이나 자연공원으로 잘 정비되고 관리되고 있어 다행이다. 가히 도심 속 오아시스요 보석과 같은 존재라 할만 하다. 자연의 녹지축을 가능한 보존하고자 하는 도시계획 사조와 주민의 생활복지를 최우선하는 지방자치제도의 순기능이 모아져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한다. 물론 더 이상의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사회, 경제적 여건이 성숙되고 시민의식이 높아진 데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전주의 동쪽을 호위하듯이 서있는 기린봉에 올라 시내 쪽을 바라보면 자그마한 산봉우리들이 섬처럼 고립되어 있어 애초 어느 산자락으로 이어졌던 것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렵다. 동학혁명군이 전주성으로 입성할 때 진입했다는 용머리고개는 용머리로로 확장되면서 완산칠봉과 다가공원을 단절시켜 놓았고, 건지산에서 흘러나온 가련산 역시 기린대로로 잘라져 고립되어 있다.이제 더 이상의 녹지를 훼손해서는 안될 뿐더러 단절된 녹지축을 연결하고 각 산봉우리에 스며있는 역사와 전설을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옥마을 슬로시티를 지향하고 있는 전주시에서는 한옥마을 내부는 물론 한옥마을과 인근의 기린봉, 승암산(치명자산)과의 연결로와 등산로를 걷기 쉽게 정비하는 한편 시내 곳곳에 고립되어 있는 산봉우리들을 연결하는 것이 도시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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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1 23:02

스포츠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

프로농구가 6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우리 고장을 연고로 한 KCC는 정규리그 막판 1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지난해 2할이 조금 넘는 승률로 9위에 그쳤던 점, 추승균 감독이 감독으로서의 첫 시즌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매우 좋은 성적임에 틀림없으나,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농구는 구기 종목 중에서도 경기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몸싸움도 심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구 경기가 별 탈 없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는 것은 방대한 양의 경기규칙을 가지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경기 규칙에는 곳곳에 배려의 정신이 숨어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 강화된 것 중의 하나가 유 파울(Unsportsman-Like Foul)이다. 다른 파울에는 상대 팀에게 자유투 2개를 주거나 공격권만을 주는 것과 달리 유 파울에는 자유투 2개에 다시 공격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의 유 파울은 그만큼 팀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접전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유 파울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운동선수답지 않은 파울을 한 경우에 적용된다. KBL 경기규칙 제37조에 의하면, 지나치거나 심한 접촉을 유발한 경우, 속공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 선수와 상대 팀 바스켓 사이에 수비선수가 없을 때 수비선수가 상대방의 뒷면 또는 측면에서 접촉하는 경우 등이 그에 해당한다. 나아가 한 경기에서 2개의 유 파울을 범한 선수는 그 경기에서 자동으로 퇴장까지 당하게 된다. 한 마디로 상대 팀이나 선수를 배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그렇다면, 스포츠가 무엇이기에 운동선수답지 않은 파울에 이처럼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일까? 스포츠의 기본 정신은 정정당당이다. 정정당당은 원래 군대의 진용이 정돈되고 기세가 성한 모양을 가리키는 군사용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비겁한 짓을 하지 않는 바르고 떳떳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그 뜻이 변했다. 즉, 승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를 비겁한 것으로 여겨 스포츠맨답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정정당당은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일까? 프로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관중들과 선수들의 상호 작용 하에 발전해 나간다. 관중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립 기반이 없는 것이고, 정정당당하지 않은 스포츠는 관중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법무부는 지난 3월 17일 프로농구연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승부조작, 불법도박 등으로 얼룩진 프로스포츠를 정정당당이라는 기본정신을 통해 되돌아봄으로써 클린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다. 당시 선수들에게 바람직한 관전 문화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야유 대신 응원을 해달라는 것, 슈팅을 할 때 플래시를 터뜨리지 말아 달라는 것 등이 그것이었다. 아주 큰 것이 아닌 기본적인 것들에 불과했다.새봄이 되어 농구, 배구 등 실내 스포츠가 마무리되고, 축구, 야구와 같은 실외 스포츠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고장을 직접 연고로 한 야구팀이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축구에서는 정규리그 2연패에 빛나는 전북현대의 활약이 올해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경기장에 가게 되면, 야유나 질책보다 성원과 격려를 통해 멋진 플레이를 기원해 보자. 그것이 기본을 지키는 정정당당한 것이고, 스포츠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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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4 23:02

수산업에 관광·레저를 더하다

긴 추위 끝에 찾아온 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본격적인 나들이 계절이 돌아오면서 봄바람을 타고 사람들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산으로 바다로 발걸음을 재촉하곤 한다. 그리고 이 봄바람은 그동안 수산업의 생산기지이자 어선의 피항시설로만 알려졌던 어항에도 불고 있다.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천혜 조건을 타고났다. 이러한 수산업이 시작되는 곳, 어선이 정박하고 출어준비와 어획물을 양륙하는 항구가 바로 어항이다. 그동안 어항의 주된 기능은 수산업 지원이었다. 여기에 관광레저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지면서 어항이 그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우리나라는 전국에 총 109개의 국가어항이 있다. 각 어항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과 먹거리, 이야기를 한 데 엮으면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연안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총 74개이니 1개 연안 시군구마다 평균 1.5개의 특색 있는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한 셈이다.해양수산부는 어촌어항 고유의 특색을 살린 관광 자원의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해 국가어항 레저관광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109개의 국가어항 중 레저관광개발 여건이 양호한 70개 어항을 선별해 복합관광형, 휴양문화형, 어촌레저형으로 구분하여 특화개발에 나설 예정이다.어항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아름다운 어항 4개소도 선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항별로 약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가어항을 경관적생태적감성적문화적 가치를 더하여 방문객들이 심미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어촌어항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어항에 레저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어촌 마리나역도 16개소 선정해 관련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어촌 마리나역은 해양레저 활동이 공존하는 어업겸용 소규모 마리나 시설로서 어업활동 공간과 구분되어 해양레저 활동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연계하는 해상간이역이다. 어항과 연계한 어촌 마리나역은 요트 등 해양레저선박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해양레저 관광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어촌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전북 부안에는 아름다운 어항 4개소 중 하나인 격포항이 있다.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아름다운 어항을 테마로 올해 실시설계에 착수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부안 격포항 외에도 주꾸미와 자하의 어항인 고창 구시포항, 홍길동전 율도국의 실제 모델인 위도에 위치한 부안 위도항, 멸치의 길목인 군산 연도항, 섬 전체가 바다낚시 포인트인 군산 어청도항 등 저마다의 특색과 스토리를 간직한 고유의 어항이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마다 있다는 것은 전북의 큰 자산이다.우수한 자연경관과 특색 있는 건축물을 자랑하는 그리스의 산토리니, 인구가 3000명에 불과한 쇠퇴하던 섬에 예술의 옷을 입혀 연간 관광객 50만명 이상이 찾는 나오시마 섬 등은 어촌어항에 관광과 레저를 접목하여 지역경제를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다.해양수산부의 국가어항 레저관광개발은 새로운 해양관광명소로서 어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미래지향적 레저관광모델이 될 것이다. 어촌과 어항이 많은 방문객들이 휴식과 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낭만과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도민 여러분들께 이번 주말에는 봄바람을 타고 가까운 어항을 찾아 탁 트인 바다와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기를 추천해 본다. 덤으로 갓 잡은 신선한 수산물도 즐기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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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7 23:02

1초도 소중한 시간이다

병신년 새해를 맞은 지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석 달이 지났다. 요즘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무슨 유행가 가사처럼 고장도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하게 생각될 때가 많다.시간에는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속도로 흐르는 객관적 물리적인 시간이 있고, 주체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완급이 변화되는 주관적인 심리적 시간이 있다.주관적 시간은 대개 나이가 들어갈수록 속도감이 빠르게 느껴지므로 어떤 사람은 삶의 속도를 계산할 때 나이에 2를 곱한다고 한다.옛말에도 10대에는 기어가듯 하고, 20대에는 걸어가듯 하고, 30대에는 뛰어가듯 하고, 40대에는 수레 타듯 하고, 50대에는 말 타듯 하고, 60대에는 날 듯 한다.고 했다.그러나 같은 햇수를 살아도 정작 당사자는 짧은 생애를 길게 느낄 수 있고, 길게 살아도 짧다고 느끼기도 한다. 삶의 길고 짧음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느끼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열심히 살수록 많은 일을 하고, 또 많은 체험도 하게 되므로 그런 사람에게 하루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그래서 오래 산 것처럼 느껴진다. 같은 시간대에 살면서도 서로 엄청나게 다른 속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사람들은 흔히 모든 사람에게 시간이 동일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하루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이지만, 사람마다 그 소중함이 달라진다.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루가 같은 24시간이 아닌 것이다.시간은 공짜지만,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 그러나 한번 잃어버리고 나면 절대 되찾을 수 없는 게 시간이다.1초는 아주 짧은 시간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아찔한 사고를 순간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람에게 1초나, 아깝게 은메달에 머문 육상선수에게 100분의 1초처럼 아주 짧은 시간도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1초는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16.26km를 날아가는 시간이고, 포털사이트에서 4만 8000여 건의 검색이 이루어지며, 239만3470통의 이메일이 오고 가는 시간이라고 한다.또 전 세계적으로 100번의 번개가 치며 16억톤의 물이 증발하는 시간이고,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쳐서 이 공이 투수에게 돌아오는 시간이라고 한다.1초도 이처럼 소중한 데,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모른 채 마치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사는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고 산다.돈을 쓸 때는 규모 있게 쓰려고 노력하며, 남에게 금전적인 신세를 지는 데는 매우 신경을 쓴다. 그러면서도 빈둥빈둥하는 일 없이 시간을 허비하고, 약속 시간에 늦거나 남의 일에 참견하는 등으로 타인의 시간을 뺏는 것에는 아주 무신경하다.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야 후회 없는 일생이 된다. 하우프트만은 매일을 마치 최초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인 것처럼 살라. 고 말한다.오늘이 내 인생의 최초의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희망과 기대 속에서 진지한 계획을 세우고 정성을 다해 하루를 살 것이며, 오늘이 내 인생의 최후의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절실한 감정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우리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이다. 오늘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선물이다.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 귀하고 특별한 선물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후회 없도록 충실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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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31 23:02

전북의 물줄기를 찾아서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따라서 물길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길은 경건함과 신비감이 함께한다. 전북에는 우리나라 5대 국가하천 중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가 있다. 도내 하천 중 금강과 섬진강 외에 만경강과 동진강이 국가하천에 해당한다.필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30년만인 2014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발령받아 고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지방청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국가하천의 개보수와 정비이므로 4개의 국가하천을 업무로서 접하게 되었다. 직업적 관심이 개인적 호기심으로 이어져 주말이면 이들 국가하천의 발원지와 인근 산들을 탐방하곤 하였다.우리나라 강 중에서 3번째로 긴 금강의 발원지는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 자락에 있는 뜬봉샘이다. 명칭의 유래가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기도하던 곳 인근에서 봉황이 솟구쳐 비롯되었다니 임금의 출현을 예고한 것이 아니겠는가?여기서 시작된 물줄기가 북상하여 충청도를 휘감고 흐르다 다시 고향인 전북으로 회귀하여 군산 앞바다에서 서해로 접어든다. 충청도로 진입하기 전 용담댐에 의해 저장된 물을 전주를 비롯한 전북지역에 용수로 공급하기 위해 21km가 넘는 도수터널을 건설했으니 인간의 지혜와 자연의 혜택에 숙연해 진다. 새만금지역이 본격 개발될 경우 필요한 용수 역시 용담댐에서 공급될 예정이며, 현재도 고산정수장을 거친 용담댐 물의 일부가 만경강으로 유입되어 수질개선에 기여하고 있다.섬진강의 발원지는 진안군 백운면에 있는 데미샘이다. 봉우리를 뜻하는 지역 사투리 더미에서 유래했다는 데미샘까지 오르는 길은 산림휴양지의 모범을 보여준다. 등산로는 완만한데 울창한 나무들이 햇빛을 완벽하게 막아주고, 시원한 물길이 바로 옆에서 보인다.섬진강은 남서방향으로 흐르다 섬진강댐에 의해 옥정호에서 모아진 후 동진강과 수많은 수로를 통해 반대편 호남평야에 귀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이후 남동쪽으로 방향을 돌려 전남과 경남을 가르는 역할을 한다.만경강과 동진강은 금강과 섬진강에 비해 길이가 짧지만 서쪽의 낮은 평야지대를 지나며 물을 적셔준 덕분에 그동안 농도의 중심지로서 전북을 있게 하였다.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에 의해 새만금호에서 잠시 같이 머문 후 배수갑문을 통해 서해로 배출된다. 만경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밤샘은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에 있는데 샘물이 빈약하고 인근 도로에서 너무 가까이 있어 발원지로서 신비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새만금 개발활성화차원에서 밤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동진강의 발원지인 내장산 까치샘은 접근하기가 제일 힘들었다. 내장산 자체가 높이에 비해 등산하기 힘든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까치봉까지의 등산로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눈이 쌓이고 계곡물이 얼어붙은 한겨울에 까치봉을 찾았으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은 셈이다. 까치봉과 연지봉 꼭대기 사이에 위치한 까치샘에서 시작된 물길은 내장저수지에서 다른 계곡물과 합류하여 정읍천을 형성했다가 신태인 부근에서 동진강 본류와 합쳐져 새만금호로 접어든다.생각해 보면 인류문명은 물길에 의존하여 생성되었다가 점차 물길을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 물길의 자연적 한계를 극복하면서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전북의 물길도 문명의 이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앞날을 밝히는 촛불 역할을 한다면 그 심지는 당연히 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의 물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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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24 23:02

난폭운전과 배려운전

지난달 12일부터 도로교통법에 난폭운전 처벌 조항이 신설되어 시행되었다.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횡단유턴후진 금지, 안전거리 미확보, 급차선 변경, 급제동, 앞지르기 방법 위반, 과도한 경음기 사용 등의 경우 기존에는 과태료(속칭 딱지)만 내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태료를 넘어 벌금을 내거나 심한 경우 징역형으로 처벌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즉, 위와 같은 행위를 둘 이상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해서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한 경우 등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잇따라 급차선 변경을 하면서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행위, 앞차에 대해 지속적반복적으로 경적을 울리는 행위, 과속하면서 신호위반하는 행위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운전에 대해 난폭운전이라는 이름으로 형사처벌까지 하게 된 것이다.전문가들에 의하면 운전자는 자동차를 자신과 동일한 존재로 인식한다고 한다. 따라서 주변에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운전하는 차에 대해서는 그 차의 운전자가 자신을 함부로 대했다며 분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의 운전태도만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도 있게 된다. 평소에는 얌전한데,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잠재되어 있던 성향이 운전대를 잡으면 비로소 표출된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도시마다 특유한 운전습관이 있다. 어느 도시는 운전자들이 차선 변경을 할 때 대체로 방향지시등을 잘 켜는 반면, 다른 도시는 방향지시등을 잘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변경한다. 또 어느 도시는 끼어들기 자체가 많지 않은 반면, 다른 도시는 끼어들기가 많은 곳도 있다. 심지어는 A라는 도시에 가면 차선을 변경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면 끼워주지 않고 앞차와의 간격을 더욱 좁히니 아예 방향지시등을 켜지 말라.는 웃지 못할 조언까지 듣는 경우도 있다.이처럼 운전문화가 다른 원인은 도시마다 도로의 폭, 교통량, 입체 교차로의 많고 적음 등 교통 환경적인 요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가 경험해 본 바로는 환경적 요인 이외에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타인을 대하는 태도 등도 특유의 운전문화를 형성하는데 크게 작용한다.대검찰청에서 발행한 2015 범죄분석에 의하면, 2014년에 발생한 전국 교통사고의 4% 가량이 전북 지역에서 발생했다. 전국 인구 대비 전북 지역 인구 비율은 3.6%. 전국 등록 차량 대비 전북 지역 등록 차량 비율은 3.9%. 인구 비율로 따져 보아도, 등록 차량 비율로 따져 보아도 우리 고장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그리 낮은 편은 아닌 것 같다.올바른 운전문화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나도 초보 시절이 있었고, 내 가족이 초보일 수도 있다. 내가 초보이던 시절 난폭운전으로 피해를 보았거나 초보인 내 가족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배려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내가 먼저 시작한 배려가 나에게 되돌아 올 수도 있고, 내 가족에게 되돌아 올 수도 있다.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우리 고장에, 대한민국에 이로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 고장 전북이 다른 운전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대한민국 선진 교통문화의 아이콘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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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7 23:02

어촌에서 제2의 인생을

지난해 말부터 백세인생이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기대수명이 100세에 이르면서 운 나쁘면 120세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달음질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로 젊어졌고 40대의 퇴직자도 늘고 있어 인생 이모작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 했다. 이른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반퇴세대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금 제2의 인생을 어촌에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귀어에 대해 문의하는 30대 젊은이들도 늘었다고 한다.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어촌에 새롭게 둥지를 트는 귀어(歸漁)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5년간 귀어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이후 정부의 귀어귀촌 정책자금을 지원한 대상자는 676명으로 2011년 40명에서 지난해 266명으로 5년간 6.7배나 증가했다. 귀어까지 이어진 가구는 아직 미미하지만 2014년 10월 문을 연 귀어귀촌종합센터로 귀어귀촌 희망을 상담한 건수는 1년 만에 2000건을 훌쩍 넘어섰다.지난해 방영한 삼시세끼 어촌편이 도시민들의 귀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평이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정책으로 전통산업으로 인식되던 수산업이 유통가공관광과 접목된 6차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젊은이들이 어촌으로 눈을 돌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어촌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사례들이 잇달아 소개되면서 귀어를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다.귀어가 늘고 있는 원인을 한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어촌으로 다시 사람들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도시민이 귀어 희망만으로 덜컥 어촌에 정착해 자리 잡는 것은 도시에서 창업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정부는 이러한 귀어 희망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귀어귀촌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개소한 귀어귀촌종합센터가 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귀어 희망자들은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 한통이면 귀어에 대한 준비 절차부터 정부의 지원정책, 귀어 교육 등에 대한 상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해양수산부는 귀어귀촌 희망자에게 창업과 주택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 2억4000만원까지 융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산업 창업과정에 대한 실습과 교육을 수행하는 귀어학교도 개설하고, 어촌에서의 생활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귀어촌 홈스테이도 운영해 안정적인 어촌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귀어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전남 여수보성 등은 주택수리비 등을, 충남도는 정착자금과 교육훈련 지원한다. 경남 통영도 친환경 어업, 교육훈련 등 지원책을 내놨다. 이러한 지자체의 귀어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전체 귀어촌 상담자의 21%가 전남으로 귀어하기를 희망했으며, 경남이 18%, 충남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반면 전북으로 귀어를 희망하는 상담자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 전북과 위아래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충남이나 전남과 비교하면 미미한 숫자다. 전북도 긴 해안선과 섬, 갯벌 등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우리 어촌은 고령화와 인구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촌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귀어귀촌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도시민들과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사회 양쪽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어촌을 만들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 어촌이 활력을 찾고 수산업이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며 어촌에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는 귀어촌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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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0 23:02

건강십진법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무병장수의 비법이 많은 관심을 끌어 왔다.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사람 이란 육체적으로 병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건전하게 사는 사람(1947년 WHO의 정의)일 것이다.이렇게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중 一善 十面 百書 千讀 萬步라는 건강십진법이 재미있어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첫째는 1선(善)으로, 매일 한 번 이상 좋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하버드 대학 실험결과 봉사 활동에 참여한 의대생들의 체내 면역 기능이 크게 증강되었고,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영상물로 보기만 해도 나쁜 병균, 나쁜 세포를 물리치는 항생체가 50%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54세에 불치병 진단을 받은 록펠러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후 55세에 건강이 회복되고 98세까지 장수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이다.둘째는 10면(面)으로, 하루에 10명 정도의 사람들과 접촉하여 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미국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친구관계가 좋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질환 발병률이 낮았다고 하며, 영국 런던대 정신과 리빙스턴 교수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간관계였다고 밝혔다.셋째는 100서(書)로, 매일 100자 이상의 글을 쓰라는 것이다.시나 수필 등 글을 쓰면 치매가 예방되고 장수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밝혀졌다고 한다.또 일기를 쓰거나 고마운 것들에 대해 매일 기록하는 것도 건강에 좋고 삶이 행복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200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우울증 환자에게 일기를 쓰게 한 결과 증상이 크게 완화됐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넷째는 1000독(讀)으로, 매일 1000자의 글을 읽으라는 것이다.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으로 인해 우리 인체에선 행복물질이 나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미국 한 대학 신경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소설을 읽고 난 뒤에는 뇌의 일부분에 좋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책을 소리 내어 낭독하면 발음과 소리를 통해 뇌가 자극되고 활성화되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고, 6분가량 책을 읽을 경우 스트레스가 68% 감소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다섯째는 1만보(步)로, 매일 1만보 이상 걸으라는 것이다. 걷기는 200여 개의 뼈와 600개 이상의 근육이 일제히 움직이고, 모든 장기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각종 질병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1주일에 5일, 하루 30분 걷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의 5대 질병이라고 하는 고혈압심장병당뇨병뇌졸중암의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에까지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WHO는 각종 성인병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정도 걷기를 권고하고 있고, 수많은 의학 논문들에서도 공통적으로 1주일에 5일, 30분씩 걷기를 성인병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다.필자는 건강십진법 중 하루 1만보 걷는 것 외에는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이제부터 주변에서의 조그만 것이라도 좋은 일을 하나 이상 하도록 노력하면서,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소홀히 했던 옛 동료나, 친구, 친척 등에게 정성을 쏟으며, 시나 수필이 안 되면 일기라도 써보고, 성경 등 좋은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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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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