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07:54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타향에서

인문정신으로 국민통합시대 열어야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지수는 OECD 24개 국가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2015년 OCE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에서도 공동체성을 나타내는 사회적 연계 지표는 36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무려 국내 총생산(GDP)의 27%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우리의 경제 성적표와 대조되는,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요즘 한국 사회는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불통과 같은 해묵은 갈등에 더해, 점점 더 다양한 갈등과 맞닥뜨리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노노(老老) 갈등이 새로이 불거지고, 다문화사회 진입에 따른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이러한 갈등은 상대에 대한 몰이해에서 발생한다. 역지사지대신 자기중심에 집중한 나머지, 상생 대신 분열이 싹트게 되고, 이는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사회 문제로 환원되고 만다.최근 이러한 사회 문제의 대안으로 인문정신이 제시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존중의 정신인 인문정신은, 좁게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넓게는 상대방에게 귀 기울여야 함을 가르친다.인문정신은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공공재이자 시대적 요구인 셈이다.우리 역사 속에서 이런 인문정신의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이 차에 상관없이 퇴계(이황)와 고봉(기대승)이 10여 년간 편지로 주고받은 논쟁은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의 훌륭한 예이며, 흉년기에는 재물을 모으지 말고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경주 최 부자 집의 가훈은 계층 간 나눔과 배려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이처럼 사회를 평화롭고 풍요롭게 했던 인문정신의 회복과 확산을 위해 정부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문체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개시한 인생나눔교실이다. 은퇴세대 등 250명의 멘토가 여기서 자신들의 삶의 경험을 후배세대와 나누게 되는데, 인생 선배가 경험으로 체득한 인생의 지혜는 후배세대와의 소통의 매개체가 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또한,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약 36만 명의 유아들에게 선현의 미담을 들려주고 있는 2000여 명의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들은 전통의 무릎 교육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세대 간 화합을 이뤄나가고 있다.민관이 함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학자와 전문가,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사회의 갈등 원인을 짚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문정신의 사례를 발굴하는 인문정신문화마당이 9월부터 5개 권역별로 열릴 예정이다.각계각층의 시민사회 역시 인문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한 언론사와 종교계, 학계 등 시민들이 포럼을 출범하여 낮은 자세로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인문전통문화의 재발견이 핵심과제로 포함되어있다. 인문정신의 회복과 확산이 전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도약게 하길 고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8.27 23:02

전북 발전을 위해

롯데그룹의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키는 형제간, 부자간의 경영권 다툼이 화제이다. 현재 일본에는 롯데계열사가 16개 정도에 매출은 5조 원 정도로서, 한국롯데에 비해 1/16에 지나지 않는데도 한국에서의 매출 발생에 따른 배당금은 거의 고스란히 일본에 건네지고 있다.이러한 사실에 국민적 분노가 금융소비원 등 시민단체와 인터넷상 롯데에 대한 전반적인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만큼 롯데와 같은 대기업이 국민 정서 또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이렇듯 기업이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국내외 신문용지 수요 감소와 수출업체간 경쟁에 따른 매출 감소로 50년 역사의 국내 1위 신문용지 제조기업인 전주페이퍼가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200명 규모를 목표로 희망퇴직까지 추진하는 것은 전북 발전에 크나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인구유출이 많다. 산업시설이 취약하고 일자리 부족에서 오는 고용불균형이 그 이유이다. 지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젊은 인력이 유출되고 15세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 지수가 1955년 7.6에서 2014년 125.4로 17배 증가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이처럼 우리 전북지역은 매우 열악한 재정형편과 낙후된 지역경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투자기업을 유치하는 등 지역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전북 발전의 중심지이자 경제의 입이라고 하는 군산항의 물동량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군산항 물동량은 한해 평균 1900만톤을 밑돌며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군산항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하구항의 특성상 심한 토사 매몰로 적정 수심을 확보하지 못한 것과 원활한 물류 순환을 가능케 하는 항만배후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선복과잉에 따른 선복량 감소에 섣불리 해양플랜트 산업으로 사업을 전환한 현대중공업이 2015년 1분기 말 현재 7조 4630억 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 금액은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산업에 경험이 없는 국내 조선업계는 예상단가를 너무 낮게 잡았고, 육상의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줄어들게 되고 미청구공사 금액이 계속 증가하게 된 것이다.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군산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영악화를 타선지석으로 삼아 주기적으로 간담회 등을 통해 관련 기관들이 서로 소통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등 난제들을 풀기 위한 근시안적인 해결책이 아닌 획기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지난 7월 24일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앞으로 사업추진 일원화, 민간투자 확대 및 외국기업 유치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군산항 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리라 기대된다. 우리지역에 우호적인 이러한 정책이 현실화되고 지역 발전에 극대화되는 것은 이제 우리의 역할이다.앞으로 전북은 위에서 언급한 새만금 개발을 통한 각종 기업유치, 군산항 활성화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중시되었던 친환경농업으로 기업과 농업이 조화를 이루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전북 도민의 힘과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8.20 23:02

에코세대여 현실을 직시하라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관직에 나아가면서 공자께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 먹고 사는 데 애로가 없게(足食)하고, 국방을 튼튼히 할 것(足兵)이며, 백성의 신뢰를 얻어야(民信) 한다.라고 했다. 세 가지 방책이 다 중요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으뜸으로 쳤다.일찍이 영화 동막골에서, 거, 기리니끼니, 고함 한번 디르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거,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뭡네까? 북한군 장교의 물음에 촌장이 하는 말은 간단하다.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절감되는 대답이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경구가 엄숙하게 다가온다.이념갈등, 지역갈등도 근원적인 것을 들여다보면 다 먹고사는 것과 직결되어 있다. 최근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세대갈등 역시 마찬가지다.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도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고, 흔히 삼포세대(三抛世代,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불리는 에코세대에게도 당면한 과제는 역시 먹거리다.에코세대는 1979년에서 199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를 말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정부의 인구정책에 부응하여 낳은 에코세대는 80%가 대학공부를 했다. 시대적 상황 때문에 30%밖에 대학공부를 못한 베이비붐 세대에겐 못 먹고 못 배운 한이 있다. 때문에 그 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에코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공부를 가장 많이 한 세대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학진학률은 단연 최고다. 실로 눈부신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인적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너무 많이 가르쳐서 사회 문제가 되리라는 걸 뉘 있어 짐작이나 했겠는가. 많이 가르쳐 놓으면 삶의 질이 높아질 거라고 확신한 무조건적 자식사랑이 빚은 폐해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너무 귀하게 키워 놓고 보니 끈기도 없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가는 투지도 없다. 아래위도 모르고 오로지 자신만 아는 요즘 세태를 보면 말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지금부터라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한다. 시대의 변천과 함께 일자리 형태가 바뀌었다는 걸 직시하자. 정보기술(IT) 발달로 고학력자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 교육 서비스업은 11만 8900개의 일자리가 줄었고, 제조업은 6만 8600개가 줄었다. 금융과 보험업도 3만 4000여개가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교육정책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규제 때문에 공장을 못 짓고 외국으로 나가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부터 되돌아오도록 하라.아울러 핵심엔진이 되어야 할 에코세대는 현실을 직시하라. 일자리를 찾아야 할 청년들 중 15.6%가 일할 의욕조차 없는 니트족(NEET)이라니 말이 되는가. 어느 경제 전문가는 우리 경제가 3년 안에 죽음의 강을 건널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공자께서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하셨다. 부디 마음 다잡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지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8.13 23:02

우리 곁의 행복 디자인 '정부 3.0'

누구에게나 부모와의 이별의 시간은 찾아온다. 얄궂은 현실은, 부모님을 떠나보내 황망한 가운데에도 갖가지 행정절차와 상속 문제 처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어찌어찌 마음을 추스르고 길을 나섰다 하더라도 불편은 계속된다. 사망신고는 주민센터에, 부모님 재산 확인은 구청 지적과에, 세금은 또 세무서에. 관청 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에도 발품을 팔아야 하니, 하루 종일 쫓아다니다 보면 그렇지 않아도 헛헛한 속이 더욱 지친다.부모를 여읜 슬픔으로 경황없는 우리 이웃, 그 수고와 불편을 조금 덜어줄 수는 없을까?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주민센터 민원실에 사망신고를 할 때 상속재산도 한꺼번에 조회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 결과를 휴대폰 문자나 인터넷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신분증을 보여주고 신청서 한 장만 쓰면 사망자의 금융재산, 토지, 자동차, 국민연금, 국세와 지방세 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특히, 부모의 채무액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빚을 상속받는 황당한 일도 사라지게 된다.유사한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앞으로 전국 어디서나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을 한 곳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여권은 시청이나 군청 민원실로, 국제운전면허증은 경찰서나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서 따로따로 신청하고 찾아와야 했다. 이제부터는 민원실에 한번만 신청하면 두가지를 한꺼번에 찾을 수 있다.신혼여행을 준비하는 직장인, 해외여행에 나서는 가족 등 바쁜 시간을 쪼개야 하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보게 되었다. 이 원스톱 서비스는 정부가 외교부, 도로교통공단, 16개 시도와 손잡고 협업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 왜 이제야?라고 무릎을 탁 칠만한 변화이다.요즘 우리는 여기저기서 정부 3.0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정부 3.0이 뜻도 아리송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와 닿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사례들이 바로 정부 3.0이라는 슬로건 아래 만들어진 하나하나의 성과물들이다. 우리 국민이 살아가면서 생애 단계별로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적시에 알 수 있고, 또 이를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정부 3.0의 핵심목표이다.필자는 정부 3.0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국민 맞춤형으로 설계된 사업과 서비스들이 하나하나 만들어 질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2탄, 3탄 시리즈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취업 및 창업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일선 현장기관이 한마음으로 국민 행복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기관 입장이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입장이 되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비스체계도 편리하게 바꾸어 나가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부 3.0은 저 멀리에 있는 아리송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가까이 있는 것, 그리고 우리들의 불편은 줄이고 행복은 더해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8.06 23:02

융·복합 시대 새 성장 동력, 문화창조융합벨트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공연예술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무거운 소식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소식이 있었다.지난 6월, 한국 코미디팀 최초로 예술의전당에 공연을 올린 옹알스의 공연이 매진사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별다른 대사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는 개그와 음악의 절묘한 조화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옹알스는 이미 해외 여러 페스티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박수를 받아왔던 터라, 우리 관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는 소식에 참 반갑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개그와 음악이 함께 만들어낸 이들의 공연은 대표적인 융복합공연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장르가 결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융복합콘텐츠는 최근 나날이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융복합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이미 대중화 된 뮤지컬이란 장르는 전통적인 공연예술 장르에 연극에서 사용되는 무대 기술과 대중음악 등이 결합한 장르이며, 웹툰역시 만화 장르와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융복합장르다.최근에는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융복합 산업의 장르 간 경계가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의 발전은 게임, 패션, 영화와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홀로그램 기술은 케이팝(K-pop)과 만나, 서울 한복판에서 언제든지 아이돌 가수의 홀로그램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이러한 융복합 콘텐츠의 핵심은 높은 부가가치 창출에 있다. 정부도 융복합 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이른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창작자는 누구라도 융복합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돈을 벌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다.이를 위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화창조융합벨트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융복합 콘텐츠 구현을 위한 기획과 제작, 소비에 이르기까지 문화 콘텐츠 전 분야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크게 네 개의 거점으로 조성된다.지난 2월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연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창작자들의 아이디어 기획과 사업화를 담당하고 있고, 문화콘텐츠 분야 벤처기업을 위한 입주 및 제작 공간으로서 융복합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게 될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청계천에서 올해 말 개소 예정이다.또한 융복합 콘텐츠 제작 인력을 양성할 전문 교육기관이자 융복합 콘텐츠 구현에 필요한 기술개발(R&D)을 담당할 문화창조아카데미는 홍릉에서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고,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만들어질 융복합 콘텐츠를 구현하고 소비하는 공간인 케이컬처밸리(K-Culture Valley) 는 경기도 고양시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2017년 완공된다.문화창조융합벨트가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 개발의 구심점으로서 기능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융복합 콘텐츠 산업은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산업이다.지난 2월 문화가 있는 날에 박근혜 대통령은 융복합 공연들이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창작자들의 열정과 창의성 있는 작품들이 보호받도록 해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만드는 주춧돌 역할을 해나가길 고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7.30 23:02

세계 바다 대통령

최근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 바다 대통령이라 일컬어지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당선되었다.IMO 사무총장 당선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IMO는 바다와 관련된 국제조약 제정 및 국제무역에 종사하는 선박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기술적 문제와 관련된 정부 규제 및 실행 분야에서 각국 정부가 서로 협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그 영향력이 막대한 국제기구이다. IMO 설립후 지난 33년간 IMO 정책이 우리나라 조선 해운 등 관련 산업에 미친 경제적 효과는 153조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선거 초반 덴마크 후보의 압승이 점쳐졌다. IMO본부가 위치한 영국 런던 현지 언론들은 임 사장을 유력 후보군에도 거론하지 않을 정도였다.하지만 IMO 이사국 회의에서 열세를 딛고 5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6표를 득표, 덴마크 후보와의 격차를 12표로 벌리며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한편의 대역전극이었다.대통령이 정상회담과 해외순방 시 지지교섭활동을 직접 수행하였으며, 해양수산부와 외교부도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축하여 선거운동을 하였고 여러 민간단체들과 해양수산인들도 선거운동에 물심양면으로 가세하였다. 본인 역시 세계도선사협회(IMPA) 부회장으로서 영국 런던을 2차례 방문하며 IMPA 집행위원회 등을 통해 각국 도선사 및 선장출신들의 지지와 관심을 독려하였다. 또한 임 당선자와의 학교 한해 선배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각지의 네트워크를 가동하여 활발한 홍보와 교섭활동에 가세하였다.특히 IMPA는 전 세계 54개국의 63개 도선사 단체에 소속된 8000여명의 도선사 이익을 국제무대에서 대변하는 강력한 NGO 단체로서, IMO 내에서 의 위상은 NGO 가운데서도 으뜸이기에 이번 선거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본다.본인은 전북 드넓은 평야 김제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하지만 그 때까지도 바다와 이렇게 깊은 인연을 맺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뜻하지 않게 해양계 대학교에 진학하여 바다와의 첫 인연을 시작한 이래 도선사(선박의 입출항을 안전하게 할 수 있게 수로를 안내하는 직업)가 된 지금까지 40여년을 바다와 함께 보낸 해양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IMO 사무총장 선출의 쾌거에 더욱 감회가 새롭고 자긍심이 느껴진다.IMPA 부회장으로서 활동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국제적 현안을 보다 빨리 그리고 보다 심도 있게 접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당선자 역시 혜안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해 많은 일을 하리라 기대된다.IMO 사무총장 배출과 더불어 우리나라 해운계에는 또 다른 큰 이슈가 있다. 오는 2016년 서울에서의 IMPA 총회 개최가 그것이다. IMPA 총회는 매 2년 마다 개최되는 도선사의 최대 행사로서 전 세계 수백 명의 도선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국경을 넘어 서로 우애를 다지는 중요한 회의이다.IMO 사무총장 선거의 성공처럼 철저한 준비를 통해 2016년 IMPA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 발전상을 알리고 한국이 전 세계 도선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앞으로도 국제무대에 전문성, 국제적 감각과 리더십을 겸비한 더욱 많은 전북 출신의 인재들이 진출하고, IMPA 총회와 같은 중요한 국제회의를 주최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의 힘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염원한다.△나종팔 회장은 인천항도선사회 도선사, 한국도선안전연구센터 이사장, 국제도선사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7.23 23:02

베이비 부머

베이비 부머(Baby Boomer)는 한국전쟁 직후 가족계획정책이 실시된 1955년부터 1963년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1980년 전후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런데 어느덧 세월과 함께 은퇴의 전선에 섰다. 대기업 부장급 이상 고급인력만 해도 한해 평균 4000여 명이 퇴직을 한다.역사를 돌이켜 보면 영웅호걸들도 결국 세월의 덫에 걸려 명멸해 갔으니 새로울 건 없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순리요, 살아있는 것은 시간과 함께 결국 소멸되어 간다는 이치를 확인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건만 가슴 한구석 무상함이 차오르는 건 필자가 같은 세대를 살아온 탓일까?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을 바라보는 2015년 지금,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아스라한 벼랑길을 곡예 해온 느낌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은 고작 79불에 불과했다. 100억불 수출을 달성했다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때가 1977년도다.지금은 수출 규모가 6000억 달러가 넘고, 수입을 포함한 무역규모는 1조 달러가 넘는다. 온 국민이 잘살아 보세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열심히 뛴 결과다.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베이비 부머 세대의 헌신은 눈물겹다. 그들은 질주하기 시작한 대한민국이라는 기관차의 부속품은 물론 철로가 되기를 서슴지 않았다. 일제시대와 625 전쟁을 거치며 폐허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 태어난 죄로 가난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았다. 생존을 유일의 가치로 여기며 열심히 일했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하나 되어 뛰었다. 베이비 부머들은 스스로에게 훈장을 수여해도 좋을 만큼 충분히 제 몫을 해냈고 국가발전에 기여를 했다. 부모와 자식들에게도 할 수 있는 도리를 다한 마지막 세대일수도 있다.그런데도 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들은 외롭다. 살모사가 새끼를 낳고 나면 자신의 몸을 먹이로 던지듯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앗긴 탓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어이없게도 은퇴자금으로 받은 돈을 자식 혼사에 몽땅 바쳐야만 하는 사회 풍조는 차라리 희극이다. 자식들에게만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어 가며 키워낸 자식들이 자리를 못 잡는 사회 시스템에 절망이 엄습한 탓이다.100세 시대를 맞아 산업전선에서 몸소 뛰었던 시간보다 죽음과 마주한 채 연명해 가야만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사실이 어쩌면 제일 큰 외로움의 요인이라 하겠다.인간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사회적 기능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 여행의 유희도 일주일이고, 빈둥빈둥 노는 즐거움도 한두 달이다.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과 마주한 채 수십 년을 잉여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차라리 고통 아니겠는가.오늘의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된 베이비 부머 세대를 돌아보라.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들은 그들의 헌신을 외면하지 마라. 그들에겐 경험이라는 자산이 있다. 질곡의 역사를 관통하며 체득한 지혜가 있다.인재은행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면 어떠한가. 중국 등에서는 이미 우리의 유수 은퇴자들의 경험과 재주를 헌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해외 유출은 산업비밀도 함께 넘어가는 것이다.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허약한 중소기업에 이식하는 작업을 서두름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겠는가.△서경석 대표는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이사, 한국추리작가협회 이사, 월진회 부회장, 재경진안군민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7.16 23:02

미리미리 차세대 프로젝트 구상하자

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전라북도 행정부지사로 재직하다가 연말에 행정자치부로 자리를 옮겼다. 부지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지역 현안들과 씨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없이 일 년을 보냈다. 새만금 개발, 전북공항, 탄소산업, 연구개발특구, 농생명단지, 혁신도시이전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로부터 익산박물관 국립승격, 백제유적지 유네스코 등재 등 부드러운 현안들까지…. 전북을 떠나 서울로 온지 반년이 지나는 동안, 문득문득 지면과 TV로 고향 소식을 접한다. 소식을 듣는 빈도는 많이 줄었고, 관심의 정도도 훨씬 떨어진 건 사실이나, 가끔씩이라도 듣게 되는 고향 소식은 더 반갑고, 더 궁금해진다. 이래서 타향에 있으면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고 하나 보다. 매일매일 산적한 현안 속에서 헤매다 보면, 과연 이것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계획대로 진도는 나가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북을 벗어나 먼 발치에서 보면 고향의 현안들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지난 6개월을 반추해 보면, 과거 부지사로서 고민해 왔던 많은 현안들이 하나씩 하나씩 해결되어 가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백제유적지 세계유산 등재는 지난 주말 동안에 이루어낸 쾌거이며, 2017 세계태권도대회 유치도 온 도민이 합심하여 이루어 낸 역작이다. 연구개발특구 지정도 최근에 정부로부터 긍정적 시그널을 받았다 하며, 새만금 현안도 하나씩 하나씩 해결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그토록 고대해 왔던 국민연금공단의 혁신도시 이전도 모두 완료되어 이달 중에 개청식을 한다고 하고, 최근에는 국내 드론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 전북에 투자하기로 했다 하니, 우리 전라북도가 을미년 청양의 기운을 듬뿍 받고 있음이 틀림없다.그러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 ‘그 다음에는?’이란 질문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물론, 현재 안고 있는 많은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북의 미래와 우리 후손을 위해서 다음 단계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우리는 꿈과 희망을 품으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 배워 왔다. 이제는 우리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차세대 프로젝트를 개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이 순간에도 많은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북의 신사업들을 구상하고 있겠지만,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전북의 미래발전을 위한 전문가 포럼과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아울러, 이러한 전북 프로젝트들이 중앙정치에서 크게 공감을 얻어 국가사업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현안들도 궁극적으로는 중앙부처와 중앙정치의 동의와 컨센서스를 얻을 때에 비로소 현실화 된다는 사실을 그동안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새만금 사업을 국책사업화한 선례를 거울삼아, 미래의 전북 프로젝트들을 구상단계에서부터 중앙사업으로 끌어 올리는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하겠다. 전북은 이제 새만금으로 꿈을 키우고 탄소산업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대장정의 길을 걷고 있다. 각종 전북 현안들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전북의 심장이 미래에도 활기차게 뛸 수 있도록 새로운 전북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심덕섭 실장은 고창 출신으로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7.09 23:02

문화융성, 문화가 밥과 행복을 줍니다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파하신 바 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시대에 오히려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구자적 혜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나, ‘문화융성’이 국정기조로 등장하게 되었다. ‘문화’가 정부정책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정기조로서 ‘문화융성’은 문화정책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뿐만 아니라, 각 정부 부처와 기관이 문화가 융성하는 사회, 문화적 가치가 기반이 되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그간 문화예술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여유가 생겨야만 즐길 수 있는 사치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석학들이 지적하듯 문화가 곧 경쟁력인 ‘문화의 시대’가 되었다. 개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해지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만드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문화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활성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금강산’인 문화예술 자체가 발전의 동력으로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가 밥을 먹여주는’ 이러한 사례들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뉴질랜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을 통해 관광명소가 되어, 2001년부터 3년 사이에 총 38억 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치맥’과 화장품, 패션 등을 유행시키며 관련 매출을 급증시켰고, 촬영지를 둘러보는 ‘별그대 투어’ 등으로 내한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문화는 이러한 경제적 효용만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화는 무엇보다 개인에게 행복과 여유를 느끼게 하며,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기도 한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행복지수와 양극화, 사회 갈등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문화를 더욱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얼마 전 내한한 LA필하모닉의 명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을 배출하여 더욱 유명해진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문화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마약과 폭력 등에 노출되어 있던 베네수엘라의 빈민가 아이들은 음악 교육인 ‘엘 시스테마’를 통해 미래에 대한 꿈과 협동의 가치를 배우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꿈의 오케스트라’를 비롯하여, 학생들과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과 동호회 활동이 증가하며 문화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산업화 이후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문화융성은 물질적인 성장처럼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를 발견하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지속적이며 강력할 것이다. 문화로 부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온 국민이 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박민권 차관은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레저기획관, 미디어정책관, 체육관광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7.02 23:02

'호남 속의 전북 소외'를 이겨내자

현 정권 출범 후 지난 2년 4개월간 임명된 30여 명의 국무위원 중 전북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공석인 법무장관 후임에 전남 출신이 지명되었으니 청문회를 통과하게 되면 현 내각에 전남출신 장관은 두 명이 된다. 여전히 전북은 없다. ‘호남 속의 전북 소외’가 또 증명되는 셈이다.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감사원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이나 국정원, 군수뇌부에서도 전북인사는 찾기 힘들다. 청와대 비서관 40여 명 중에서도 전북출신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오죽하면 지난 2월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 때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을 향해 “전북 출신 장관은 물론 차관조차 한 명도 없다. 이러고도 홀대 아니라고 할거냐”라고 쏘아붙여을까? 그 직후 정부가 전북 출신을 문화부1차관에 조용히 임명한 것을 보면 속이 좀 뜨끔하기는 했던 모양이다.이런 판국에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전북, 전남 국토관리청’으로 쪼개려는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는 전북도민과 출향민들에게 또다시 극심한 상실감과 박탈감을 준다. 현 정권 들어 가속화하고 있는 전북 위상의 급전직하 추락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5개의 지방국토관리청(서울·대전·원주·익산·부산) 가운데 익산은 규모 면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라고 들었다. 덩치가 훨씬 큰 서울과 대전청은 놔두고 호남을 관할하는 익산청을 굳이 전북, 전남청으로 분리하려 하면서 ‘조직 효율화’ 운운한다니 어이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효율화를 강조하면서 부채축소 등 경영개선과 조직 축소를 강조하는데, 정작 국토교통부는 거꾸로 가려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사실 전북은 이런 박탈과 쇠락의 아픔을 간헐적이지만 끊임없이 겪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1년 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진주 이전 결정이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토지공사는 전주로, 주택공사는 진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던 방침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두 공사를 모두 진주로 이전키로 결정하고 시행했다. 전북은 이 때 모든 역량을 결집해 범도민적인 이전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자료를 찾아보니 정부의 공공기관이 전북에는 단 8개만 남아있는 반면 광주, 전남에는 56개로 호남의 87.5%가 광주, 전남에 편중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경험하고 직접 관여했던 일이 생각난다. 국회의장으로 일하던 2006년 전북지역 법조인 대표들이 찾아와 광주고등법원 전주분원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필요성이 크고 타당한 얘기여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고 다행히 전주분원 설치가 성사되었다. 전북지역 법조인들의 일심단결 추진이 원동력이었지만 당시 전북 국회의원, 정부와 청와대의 전북 출신 인사, 그리고 한승헌 변호사 등 영향력 있는 원로 법조인까지 한마음으로 뛰어줌으로써 성공이 가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객관적인 조건을 볼 때 전북이 모든 사안에서 앞자리를 차지하기는 힘들다. 250만 명이던 인구는 180만 미만으로 줄었고, 쇠약해진 경제는 지역별 국민소득에서 충북 강원도에도 뒤진 꼴찌가 되었다. 충청권에서는 “충청지역 인구가 호남지역을 앞섰으니 국회의원 정수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충청권 한 도지사 사무실에는 ‘영충호(嶺忠湖)시대’라는 액자가 걸려있다. 영호남이 맞대응하던 시대는 가고, 영남 충청 호남의 순서로 호명해야 할 시대라는 호언장담이다. 그렇다 해도 전북에 대한 홀대는 도를 넘는다. 균형과 형평이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어떻게 해야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전북도민과 출향민들의 일치단결이 가장 큰 힘일 것이다. 물론 전북의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이 바짝 정신 차리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재무장하는 것이 선결 필수조건이다. 분열은 가장 큰 적이다. 부안에 들어서기로 했던 원자력발전소 폐기물처분장을 경주에 빼앗긴 것도 실은 전북의 분열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본다. 위기를 기회(機會)로 바꾸는 것이 지혜이고 능력이다. 전북이 이제부터라도 똘똘 뭉쳐 ‘호남 속의 전북 소외’를 반드시 극복해낼 것을 주창한다. 정계에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서 책임이 적지 않은 필자도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 하려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6.25 23:02

소통의 중요성

요즘 법원에서는 소통이 주된 화두이다. 부임하면서 내부 직원 사이의 소통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부임한 뒤에도 직원과의 워크숍, 체육대회 등 내부 행사 뿐만 아니라 관내 대학교 등에서의 강연, 1사1촌 맺기, 판사들의 각 중·고등학교의 모의재판 지원, 노인복지회관에서의 밥퍼봉사,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법원견학 등 다양한 소통행사를 진행하였다. 대부분 엄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법원이 가까워짐을 느꼈다고 한다.최근 들어 WTO(세계무역기구) 등에서 우리 사법부가 민·상사 재판 분야에서 3년 연속 세계 2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은 사실은 법원에 종사하는 모두에게 커다란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했다. 평가기준은 무역기구답게 경제성(저렴한 소송비용), 신속성(신속한 결론), 접근성(전자소송)이 그 기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언론이나 국민의 눈에 비친 법원과 법관의 모습은 그러하지 않은 것 같다. 신뢰받는 법원을 만들기 위해 법원 구성원들이 기울인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러 정치적으로 부각되는 사건, 개별 법관이 저지르는 부적절한 언행이나 사생활상 물의 등으로 외국에서 받는 평가보다 신뢰도가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시의 적절하게도 지난달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주최로 근대사법 및 한성재판소 설립 120주년을 기념하는 소통컨퍼런스가 열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사법기관인 한성재판소는 1895년 5월 9일 법부령 제1호에 의해 설치되었다. 대법원장의 격려 말씀과 ‘역사에 비춰 본 바람직한 법관상’ 주제로 한 양창수 전 대법관, 김호 교수의 특별강연과 사회 각계 전문가들의 좌담회가 열렸다. 제일 먼저 언급된 분이 전북의 자랑인 가인 김병로 선생이다. 가인 선생은 1948년부터 1957년 말까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내면서 법관의 덕목으로 인격수양과 기술적 훈련에 힘쓸 것을 역설하면서 청렴강직하고, 권력에 대해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수호하며, 어떤 경우에도 법관의 몸가짐이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등으로 사법부 초기의 전통을 만드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1995년에 제정된 법관윤리강령에는 이러한 뜻을 받들어 제1조 내지 제7조에서 사법권의 독립수호, 명예존중과 품위유지, 공정성 및 청렴성, 직무의 성실한 수행, 정치적 중립 등을 들고 있다. 최근 법조일원화가 진행됨에 따라 대법원이 법관임용공고를 할 때나 대한변협에서 만든 법관임용지원자 평가지침에 의하면 공통적으로 위에 든 것 외에 봉사정신, 의사소통능력, 일반적 평판 등을 들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강조되는 것이 소통이다. 재판은 법원이 우월적 지위에서 판단하는 작용이지만 심리과정에서 당사자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진실을 발견해 나가는 재판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잘 듣는 것이다. 잘 듣고 이해했다는 피드백도 중요하다. 최근 메르스 때문에 온 나라가 위기 상황이다. 대통령은 미국방문을 연기하였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에 메르스 대처방법을 두고 격론을 벌인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때일수록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가져야 한다.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고 소통한다면 이러한 위기상황도 곧 극복되리라고 본다.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준 전북일보에 감사드리고, 이 자리를 빌려 도민 여러분께도 인사드린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6.18 23:02

춘수만사택

‘2015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오는 9월 개막하는 유기농엑스포의 성공개최와 올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4일 엑스포농원에서 손 모내기를 실시했다고 한다. 손 모내기 행사에는 엑스포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40여명이 참여했는데 참석자들은 그동안 괴산농기센터에서 정성껏 키운 벼 42개 품종을 엑스포농원 3157㎡에 심었다. 요즈음은 경지정리가 잘 된 논에서 기계로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손 모내기는 흔치 않은 행사였던 것 같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문득 어린 시절 모내기 하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 당시의 모내기는 하나의 마을 축제였고, 희망을 가득 품은 기원제였다. 벌판은 일을 하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동네 아이들이 모두 뛰어놀았고, 노동의 힘듦보다는 꿈과 기대에 가득 찬 기쁜 잔치 날의 한바탕 놀음 같은 것이었다. 논 주인은 맛있는 음식을 정성스레 만들어 모내기하는 일꾼들을 배불리 먹였고,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모두 모여 함께 돕고 함께 어울려 마을 공동의 잔치를 벌이는 날이었다. 그런 희망과 꿈을 심는 모내기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논을 가득 채울 넉넉한 물이 있어야 한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천수답이 많아서 제 때 비가 오지 않으면 모내기를 할 수 없었고, 모내기시기를 놓쳐 1년 농사를 망치고 흉년이 들 때도 잦았다. 옛날 중국 동진 시대의 도연명은 사시(四時)에서 봄 풍경을 ‘춘수만사택’이라 읊었는데, 사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 즉 봄물은 사방의 연못을 가득 채우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많이 만드네,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던지고, 겨울 산마루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났네. 사계절을 두고 읊은 시에서 봄을 그리는 풍경은 화려한 꽃도 아니고 푸른 신록도 아닌 봄비가 넉넉히 내려 사방 연못에 물이 가득한 희망의 장면이다. 이는 봄이 왔다고 만물이 저절로 소생하는 것은 아니며, 봄비가 대지를 적시면서 어루만져 줘야 비로소 움을 틔우고 꽃을 피우게 하는 물이 사방에 가득한 것을 진정한 봄이라고 본 것이 아닐까?필자는 전에 우석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한 적이 있다. 전주에서 삼례로 출·퇴근하면서 이만 때면 평화롭고 어머니 품과 같은 너른 삼례 벌판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춘수만사택’ 이었다. 이는 정말로 넉넉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으로 온 몸을 감싸는 전율 같은 것이었다. 생각은 더 확대되어 이것은 단지 풍경이 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모든 준비를 마친 선수가 시합의 시작을 기다리는 기대 같은 것으로 발전하여 이런 곳에 대학교를 우뚝 세우고 사람 농사를 지을 준비를 마치고 세상의 이끌 인재를 교육할 기대와 감격으로까지 치달았다. 그 후 지금의 자리에서 일을 할 때에도 잘 다듬어지고 가꾸어진 학교를 둘러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춘수만사택’ 이란 넉넉함과 감사의 마음이다. 모내기가 시작될 시점에서 이런 생각을 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져본다. 하늘에 감사하고, 자연에 감사하고, 내 고향 전북에 감사하고, 그동안 나를 성장하게 해준 모교와 직장 모두가 감사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끝으로 연재를 마치며 이런 기회를 주신 전북일보와 함께 해준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6.11 23:02

남북통일, 민족 대도약의 기회

올해로 ‘조국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이한다.온 겨레가 ‘조국광복’이라는 더 없는 기쁨과 동시에 ‘조국분단’이라는 고통을 안은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그러나 우리나라는 7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늘날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이라는 아픔을 안고 있다.이제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온 국민이 화합하여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때다.통일은 분단된 국토가 하나 되고 남북이 갈등과 반목의 근원을 없애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관념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통일은 우리 민족이 하나 됨을 통해 경제 대도약을 이루어 세계 강국이 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뜻도 있다.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씀과 함께 “한반도 통일은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기회”라고 강조하셨다.2009년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보고서도 “한국이 통일된다면 GDP가 프랑스, 독일, 일본까지도 30~40년 내에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우리나라가 남북통일 기반위에서 한반도 도약의 기회는 무한한 나라임에 틀림없다.한 나라가 경제성장을 이루어가자면 내수시장이 1억의 인구는 가져야 안정적인 국가경제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남북통일이 되면 현재 남한의 인구와 북한 인구를 합친 통일한반도의 인구는 약8000만 명으로 자국 인구만으로도 탄탄한 내수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1억의 숫자와 큰 차이가 없다.또한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에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잘 융합시킨다면 통일한국은 눈부신 경제 발전과 성장을 거듭해서 반드시 단기간에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그리고 남북한 전쟁위협으로 인한 한국의 경제지수 불안정이 해소되고 한국에 대한 많은 외국기업들의 투자도 증가할 것이다.남북통일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큰 기쁨은 또 있다.통일의 희망과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이다. 남북분단으로 인해 부모형제가 서로 헤어져 지난 70년 반세기동안 만나지 못하고 사는 것만큼 큰 비극은 없다. 남북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이 현재 12만 여명이 되고 3만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마침내 해결될 것이다.남북분단은 동족상잔이 남긴 쓰라린 상처다. 그런 아픈 상처가 후손들에게 대물림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70년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후손들에게 진정한 광복인 한반도 통일 시대를 물려주어야 할 역사적 책임과 사명이 주어져 있다.나는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을 믿는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며 역사를 발전시켜온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한국전쟁 당시, 어느 유엔군 참전 장군은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 이 나라는 백년이 지나도 복구되지 못할 것이다” 라며 우리 민족의 저력을 폄하했다.그러나 우리는 일어났다. 戰後 7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사에 유례 없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일궈내는 기적을 이루었다.그래서 우리 민족은 반드시 남북통일의 기적을 이루어낼 것으로 믿는다.나는 마지막 를 마치며 변함없는 내 고향 전북의 무궁한 발전과 통일조국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꿈꾼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6.04 23:02

분단 70년과 신체 이식·봉합과정으로 통일

70년 전 우리나라는 38선으로 국토가 분단되었다. 이 국토분단 3년 뒤 분단정부가 수립되었고, 2년 뒤엔 한국전쟁이 일어나 남과 북은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인 관계가 되었다. 1953년 휴전 이후 남과 북은 전혀 다른 발전경로를 걸었다. 남한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속에서 경제·정치발전을 이루었고, 북한은 소련공산체제를 모델로 하여 전후 복구를 이루었다. 남한은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도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나라가 되었지만, 북한은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도 더욱 폐쇄적이고 전제적인 나라가 되었다. 분단 70년이 된 지금 남과 북의 경제력 격차는 40배에 달하고, 사회문화적인 차이도 하나의 민족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이질화되었다. 분단 70년,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우리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민족중심’의 사고로 남과 북의 체제적 이질성보다 민족적 동질성을 중시한다. 이 입장은 남과 북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상호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상호 적대성을 해소하는 것이 통일의 핵심이라고 본다. 다른 하나는 ‘국가중심’의 사고인데, 남한이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했고 북한의 체제가 주민을 억압하고 있기에 남한의 체제를 북한으로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국회상임위원회 활동의 일환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나는 줄곧 통일은 신체이식 및 봉합 과정이라고 주장해왔다. 북한체제는 지난 70년 동안 자주, 사회주의, 군사 등을 비대하게 발전시켜 왔다. 따라서 신체이식수술처럼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시스템과 사고방식이 이식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급격한 방식이 아니라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져한다. 또한 남북의 통일은 신체 봉합 수술을 하듯이 그렇게 통합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척추에 해당하는 중앙정부만이 아니라 정맥·동맥에 해당하는 지방자치제도 통일의 주역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 모세혈관에 해당하는 민간도 남북 간 교류협력과 통일의 한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남과 북은 통일의 과정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고 비용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때 국가원로의 일원으로서 이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회의에서 나는 이명박 정부가 펼치는 ‘친중-반북’의 대북정책은 결국 남북협력의 가능성을 없애고 중국에 민족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적이 있다. 이러한 정책은 현재의 박근혜 정부에서도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분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강대국에 있다. 통일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분단 70년이 된 지금 통일을 이룰 수 있는 힘은 우리 내부에 있다. 특히 우리가 북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가 통일을 좌우한다. 남과 북이 직접적으로 대화하고 협상해야만, 교류하고 협력해야만, 그리고 합의한 것을 지켜 신뢰를 쌓아야만 통일을 이룰 수 있다. 우리는 남과 북이 합의한 1972년의 7·4공동성명,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의 6·15공동선언, 2007년의 10·4합의서를 토대로 남북관계를 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통일의 문이 열릴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5.28 23:02

젊은이여!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의 청년실업률이 IMF 외환위기 무렵 이후 가장 높다고 한다. 결혼을 빨리한 친구들은 자녀들 취업시키기가 명문대학 보내기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많은 돈을 들여 좋은 대학에 보내고, 다양한 스펙을 쌓게 했음에도 일자리를 못 구한다니 안타깝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재수, 삼수까지 한다고 하니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오포세대’, 거기에 취업과 희망까지 접은 ‘칠포세대’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말이 잘못된 말도 아닌 것 같다.베이비 붐 세대가 청년일 때 취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때는 먹고 살기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서 힘들고 봉급이 적은 직장일지라도 받아만 준다면 어디든지 취업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몇몇 좋은 직장을 빼고는 대부분 그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요즈음은 옛날보다 훨씬 풍족하고 경제규모도 커졌는데 왜 그럴까.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기업 등의 화려한 명성이나 돈을 위해 취직하려다보니 그런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며칠 전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는 분 말씀이 800명 중에서 20명을 선발하는 입사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유수한 대학 출신에 높은 토익점수,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뽑았느냐고 물으니 열정을 가진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고 한다. 과거 화려한 스펙에 중점을 두고 선발해보니 현실에 너무 빨리 안주하고,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안이 어려워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법원에 들어와 근무하면서 야간대학에 다니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여 과장, 국장까지 지낸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은 누구보다 열정이 넘쳐 일도 열심히 하고, 저녁 회식자리나 주말 법원행사에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여 분위기를 돋웠다. 승진도 당연히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친한 친구 중에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친구가 있다. 공고와 공대를 거친 그 친구는 대기업에 가지 않고 조그만 중소기업에 취직을 했다. 사주가 재일교포인데 은사가 추천해서 취업했다고 한다. 처음엔 실망도 했었지만 언젠가 회사를 키워 경영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해외지사도 많이 개척하는 등 열심히 근무한 덕에 임원도 되었고, 회사가 상장까지 되자 사주가 아들 대신 대표이사까지 맡겼다고 한다. 그 친구가 대기업에 취업했다면 지금쯤 임원이나 될 수 있었을까, 아님 벌써 퇴직하여 제2의 직장을 찾고 있지나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젊은이들은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다. 젊은이들이 건강해야 그 사회도 튼튼하다. 취업이 안 되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너무 대기업만 고집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금의 대기업이 20년, 30년 후에도 대기업으로 살아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장수시대에 접어들면서 직업의 패턴도 많이 변할 것이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 열정, 적당한 자신감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심을 갖춘다면 언젠가는 역경을 벗어나 성공의 바다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도전이 도전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인내’와 ‘끈기’가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5.21 23:02

황금알을 낳는 거위

5월은 여러 기념일들이 많은 달이고,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있어서 가정의 달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가족 간에 사랑과 정이 넘쳐흐르기보다는 대화와 관심은 적어지고 지나친 기대와 욕심으로 서로의 불편함과 불평이 자주 표출되는 것 같다.신문 보도에 의하면 한 초등학교 학생의 동시를 발간한 동시집의 한 작품인 ‘학원가기 싫은 날’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자 급기야 해당 출판사에서 그 동시집 전량을 회수하여 폐기 처분하였다고 한다. 필자는 여기서 해당 출판사가 밝힌 “어린이가 자기의 이야기를 쓴 책이기 때문에 가감 없이 출간했다. 이것을 보고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발견하고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는 말을 통하여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동화 중 하나인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욕심에 눈이 먼 나머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부부 이야기로 대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가난한 농부가 어느 날 집에서 기르던 거위 둥지에서 번쩍거리는 황금알을 발견한다. 깜짝 놀란 농부는 이 황금알을 이리저리 살펴본 뒤 이 황금알이 진짜 순금인 것을 알게 된다. 농부는 황금알 하나를 얻어 가난을 면하게 됐다. 다음날 이른 아침 반신반의 하면서 거위우리로 들어갔는데 거위는 두 번째 황금알을 낳았다. 농부는 하늘로 올라갈 듯 기뻤다. 행운을 차지한 농부는 빨리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분명히 황금알을 낳는 저 거위의 뱃속은 황금으로 가득 차 있으리라는 상상 속에 빠진다. 결국 거위 뱃속에 들어 있는 모든 황금을 한꺼번에 손에 넣기 위해 거위를 죽이기로 했다. 그러나 거위의 배를 갈랐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뱃속은 황금알이 하나도 없었고 일반 거위와 다를 바 없었다. 우화(寓話)는 인격화 시킨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행동 속에서 풍자와 교훈을 보여 주는 짧은 이야기가 특징이다. 누구나 이 동화를 읽었을 때 저렇게 멍청하고 어리석은 짓을 저지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는 매일 그러한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자식은 그 존재만으로도 부모에게 커다란 축복이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신의 선물이다. 하물며 자녀가 지닌 장점 하나 하나 가령, 예의가 바르다든지, 건강하다든지, 성실하다든지,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다든지 등등이 생각해 보면 하루하루 거위가 황금알을 낳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공부를 더 잘 하라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여 부족한 것을 채우라고 내모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욕심이 지나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과 비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선행학습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선행학습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한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선행학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학생들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러한 폐해가 커지자 급기야 나라에서는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기까지 했다. 얼마나 학원에 가기 싫었을 때가 많았으면 어린 학생이 그런 동시를 썼을까 생각하면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우리 모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을 부지불식간에 저지르고 있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힌다.어디 부모가 자식에 대한 일만 그런 어리석음이 있겠는가? 부모에 대한 쓸데없는 원망이나 배우자에게 바라는 지나친 욕심 등도 같은 맥락에서 비유될 수 있지 않을까?5월이 가기 전에 우리 모두 가족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가정의 행복을 다시 생각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해 보자.

  • 오피니언
  • 기고
  • 2015.05.14 23:02

국난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1997년 12월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평화적·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그 역사적인 현장에서 1년이 넘도록 긴장했던 나는 대통령 선거를 마치고 고향 전주에 내려갔다.성묘도 하고 고향에서 새해를 맞으면서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전주로 향하던 차 안에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님의 전화를 받았다. 삼청동 인수위원회 사무실로 급히 오라는 연락이었다.나는 부름을 받고 부랴부랴 상경하여 대통령 당선자와 마주 앉았다.“한 동지! 이거 큰일이오. IMF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정의 협력과 화합이 필요하오. 지금 나라를 구할 길은 노·사·정이 타협하는 길밖에 없소. 그게 안 되면 IMF에서 우리한테 돈을 꾸어 줄 수 없다고 하지 않소. 그러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소? 지금 국고가 바닥나 있소. 이 일은 정권에 관한 문제요. 한 동지가 이 위기를 극복해주기 바라오.”대통령 당선자께서는 간혹 중요한 말씀을 하실 때는 ‘동지’라는 호칭을 쓰시곤 했다.대통령 당선자의 짧지만 간곡한 말씀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인수위 사무실을 나섰지만 앞이 막막했다.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나는 노동연구원 사무실 한 칸을 빌려 협상테이블을 마련했다.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정부와 정계 대표들이 마침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는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침내 1998년 1월15일 노·사·정 및 정당이 참여한 노사정위원회가 발족되었다. 당시 외환 고갈과 외채의 늪에 빠진 국가를 구해야 한다는 시급한 당면과제에 대해 노·사·정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 그만큼 당시의 국가경제는 다급했다. 그러나 사태를 해결하고 합의를 도출해 내기 위한 서로의 입장은 달랐다. 협상의 고비마다 의견이 마찰하고 서로 다투는 소리가 협상장에 가득했다. 교착상태는 물론 때로는 회의 불참을 선언하기도 하고, 때로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사태가 빈번했다.한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필요했다. 경영자는 노동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하고 노동자는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경영자와 노동자 모두가 국난에 처한 현실을 인식하게 했다. 그리고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조금씩 양보해 고통을 분담하는 길밖에 없다고 호소했다.노사정위원회의 ‘마라톤 협상’은 끝이 없었다. 낮과 밤에 이어 새벽으로 이어지는 마라톤 협상을 거듭하던 1998년 2월 6일 새벽, 드디어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탄생시켜 전 국민을 감동시키고 ‘全 국민 금모으기 운동’과 함께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 주었다.노·사·정 대타협을 이루자 한국에 외채를 빌려준 외국 대형 금융기관들은 만기를 연장해 주었고, 이로 인해 한국은 외환금융 위기의 벼랑 끝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1998년 2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단군 이래 최초라는 노·사·정 합의서를 발표하면서 나는 노·사·정 모두가 자신들의 어려운 입장을 떠나 ‘국가를 살려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서를 만들어낸 각계 대표들에게 감사했다.그리고 지금도 우리나라의 노동자와 사용자는 세계 어느 나라의 어느 민족보다 우수하고, 대한민국은 아무리 어려운 난관이 닥쳐도 극복하며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자랑스러운 국가라는 확신을 가진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5.07 23:02

우리나라 언론자유도 평가 추락

‘권부’라고 하면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곳을 의미한다.그런데 권부라는 표현의 이면에는 권력을 갖고 있는 기관의 권력행사가 헌법과 법률에 의해 합리적으로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이고 초법적으로 행사된다는 뜻을 함의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권부라고 하면 청와대의 대통령 권력을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제가 흔히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릴 정도로 선진 민주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대통령 한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우리 헌정사에서 대통령이 권력행사를 초법적이고 자의적으로 한 기간이 길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날 군사독재정권이라 불리던 시절에는 군부야말로 권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요즘 군부를 권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그런데 요즘 군부가 권부에서 물러난 대신 전혀 새로운 집단들이 새로운 권부로 등장하고 있지 않나 국민들은 염려하고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거대 언론과 검찰과 거대 재벌이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어느 날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의 모든 조직이 지난날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도 하고 국민에게 사과도 했지만 반성도 사과도 않는 집단이 있다. 언론과 검찰이다.새로운 권부로 지목되는 언론, 검찰, 재벌중에서 언론환경의 개선, 언론의 권부화문제가 가장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언론과 정권과의 관계에 대하여 몇가지 생각하고자 한다.나는 이승만 정권 말기에 언론계에 들어가 근 17년간 기자생활을 했고 그 이후는 정치인으로, 합쳐 55년간이나 언론과의 밀접한 접촉속에서 지내왔다.우리나라가 권위주의와 군사독재정권을 극복하고 이만한 민주화를 이룩한 데는 일부 언론의 역할이 컸던 것이 사실이고 그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그러나 근래의 언론상황은 국민들에게 공정하고 균형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보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김대중·노무현 정권 양대에 걸쳐 나는 정권과 주요언론과의 관계를 개선해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해 봤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김대중 대통령은 개선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여러사람이 나서 노력했으나, 실패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환경이 개혁되지 않고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제대로 된 정치를 할수없다는 단호한 의지로 맞서 싸웠다.노무현 대통령 말기 언론과의 관계가 최악일 때에 ‘언론문제에 대하여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는 마십시오.’라고 말한 나의 충고에 대하여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나도 언론과의 싸움이 당장의 성과도 없고 나에게 상처만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언론행태가 개혁되지 않고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제대로 된 정치가 불가능합니다. 나에게 상처가 될지라도 국민속에 문제를 제기하고 떠나겠습니다.’국제적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의 작년 우리나라의 언론자유도평가는 민주정권시절 20위였던데 비해 68위로 추락했다.정치도 언론도 국민도 우리 언론환경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4.30 23:02

행복 바이러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법관, 직원들과 함께 노인복지회관에 밥퍼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우리 법원은 매달 당번을 정해서 세 번째 주 화요일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간 적이 있었지만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약간은 의무감으로 봉사활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퇴식구에서 식기를 반납 받아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식기를 놓고 가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살필 수가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면서 짓는 표정이 밝고 건강해 보였다. 오기를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고, 마음 한구석에는 나도 다른 사람에게 쓸모가 있다는 행복감과 사무실에서의 고민이 한꺼번에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옆에서 내가 건넨 식기를 받아 수세미로 닦는 자원봉사 아줌마는 집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물론 육체적인 건강은 덤으로 따라온다고 한다. 손놀림이 어찌나 빠르던지 달인이 따로 없다. 이분들은 행복이 어떤 조건의 충족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 때 얻는 선물이라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는 듯이 보였다. 배식이 끝난 후 행복한 표정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3월 넷째 주말에도 법원 직원들과 함께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에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대상은 미혼모가 버리는 아이들이나 부모의 학대에 시달리는 입학 전의 아동들이다. 처음에 입소할 때는 어린 나이임에도 세상에 대한 분노가 가득하다고 한다. 보호소 직원들의 체계적인 심리, 음악, 미술 치료 등을 거치면서 부드럽고 평온한 눈빛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머무는데 헤어질 때가 되면 정이 쌓여 눈물을 흘리기도 한단다. 사회적 지원이 많지 않아 보호소 직원들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 우리 팀은 남녀로 구분하여 남자들은 주로 청소를 담당하고, 여자들은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밥 먹여주는 일을 했다. 처음엔 버려진 아이들을 만난다는 선입견에 심란한 마음으로 왔었으나, 보호소 직원들의 헌신 덕분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바뀐 아이들을 보니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직원들의 귀한 시간을 뺏어 마음 한구석이 미안했는데 오히려 열심히 봉사하면서 감동받는 모습을 보고나니 미안한 마음도 한결 덜어졌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더 바랄 것도 없고, 더 올라갈 데도 없고, 더 채울 것도 없는 번성한 상태가 진정한 행복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긍정적 정서, 자발적으로 업무에 헌신하는 것, 타인과 함께하는 것, 자신보다 더 중요한 것에 소속되고 거기에 기여하는 것, 성취 그 자체가 좋아서 추구하는 것이라는 5가지의 행복공식을 제안했다. 이 이론이 기존의 많은 행복이론과 다른 점은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그 자체가 좋아서’하는 행위들을 행복의 조건으로 포함한 데 있다고 한다. 안양지원에 부임한지도 벌써 1년 2개월이 되었다. 주인의식을 갖고서 행복한 법원을 만들자고 취임하면서 강조했고, 본인이 행복해야 민원인이나 당사자도 편안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도 자기소개를 하거나 건배사를 할 때마다 행복이라는 단어의 사용빈도가 유난히 늘었고, 듣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는 행복한가보다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한다. 마치 셀리그먼 교수의 긍정적인 정서를 몸소 실천하는 듯해서 기쁘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4.23 23:02

선물의 향기

‘김영란법’ 이라 알려진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 지난 3월 26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27일 관보에 게재됐다고 한다. 이 법은 이날부터 1년 6개월의 유예기간 뒤인 내년 9월 28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김영란법에 의해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와 유치원 임직원 등이 100만 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넘는 금품 등을 받을 경우,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5일 교육현장에 남아있는 불법 찬조금과 촌지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각 학교에선 교원이나 교감을 담당관으로 지정하고 불법 찬조금·촌지 근절을 위한 자체 세부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담당관들은 학기 초인 3월과 9월, 스승의 날 전후, 체육대회나 수학여행, 명절 즈음에 세부계획에 따라 자체 점검을 한다고 한다.김영란법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이른바 떡값 검사, 벤츠 검사, 스폰서 검사의 경우처럼 권력기관에서 근무하면서 공직자들이 일상적인 친분 관계에 의한 돈이나 금품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있고, 서울시교육청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 발표 후에 담임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학교에 올 때 어떤 선물도 가져오면 안 된다는 안내를 했다는 말도 들려온다. 심지어 어떤 교사는 “어머니 아무 것도 가져오시면 안 됩니다. 커피 한 잔도 안돼요…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세요…” 등의 말도 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이러한 문제는 ‘선물’과 ‘뇌물’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데에서 발생한 것 같다. 엄밀하게 따지만 세상에 순수한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사회통념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과도한 선물은 이미 선물이 아니다. 그러나 선물은 서로가 훈훈한 정을 나누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적절한 선물이 그 사람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필자가 속한 한 CEO과정의 동문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의 회장은 금융계에 종사하는 사장이었는데 말도 별로 없고 인상에서부터 행동까지 좀 특이하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라서 모임의 구성원들이 회장에게서 어떤 사람의 향기나 정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임이 끝나고 회장이 사람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하였다. 선물을 주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시를 좋아하는데 특히 영시를 좋아한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자기는 영시를 영문으로도 읽지만 영문보다 더 시의 맛을 살려주는 번역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 기가 막히게 영시를 맛을 살려 번역하시는 분이 바로 고 장영희 교수라는 것 이었다. 자기가 지금 선물로 준비한 책은 장영희 교수가 번역한 영시집인데 자기 혼자 그 맛을 즐기기 너무 아까워 우리에게도 나눠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순간 그 회장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였으며, 모임에 참석한 회원 모두가 환호하였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장영희 교수를 만난 사람은 없지만 그의 글을 좋아하고 그가 너무 빨리 이 세상을 떠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어서 감동은 더 컸던 것 같다. 내 집무실 책상에 조그만 거울 하나가 놓여있다. 일하다가 가끔 그 거울을 보고 표정도 밝게 하고 머리카락이나 옷매무새도 바로 잡는다. 가까운 사람이나 후배, 동료들에게 거울 선물을 하나 하면 어떨까?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도 하고 가능하다면 자기의 내면까지도 들여다 보라는 말을 하면서 선물하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지 않겠는가?

  • 오피니언
  • 기고
  • 2015.04.16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