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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은 훌륭했다. 침체의 늪에서 존재감 없이 허우적대던 전북 정치권을 말끔하게 새물로 물갈이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때도 11명 중 7명을 물갈이 시켰지만 이번에도 3명만 남겨 놓고 모두 물갈이했다. 이번에는 그간 전북정치권을 장악해온 더민주당을 쓸어내고 국민의당으로 임무교대했다. 민심의 바다가 이렇게 성나 있는 줄 미처 몰랐을 것이다. 더민주당호를 난파선으로 만들어 뒤집어 엎었다. 교만하고 배은망덕했던 그간의 더민주당에 경종을 울렸다.그간 도민들은 30년간 너무도 지쳐서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 더민주당만 믿고 일방적으로 표찍어온 게 한편으로 부끄럽고 잘못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이제나 저제나 나아질까 싶어서 오직 일편단심으로 더민주당을 찍어왔는데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만 둔감했던 것 같다. 세상 허투루 살았다. 더민주당이 교만에 떤 새누리당을 제치고 제일당으로 올랐지만 그 결과에 마냥 기뻐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더민주당의 30년 안방을 호남에서 고스란히 국민의당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더민주당 문재인 전대표가 광주에 와 ‘호남이 나를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를 은퇴하고 대통령 후보도 나오지 않겠다’고 한 발언은 책임져야 한다. 광주 전·남북 총 28석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러나야 옳다. 수도권 등 여타 지역서 성공했지만 호남에서 참패했기 때문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문 전대표는 대선 후보를 지낸 명실상부한 더민주당 최대 주주이어서 그가 한 발언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없었던 일로 그냥 넘길 수 없다. 그가 이끈 더민주당이 호남에서 이번에 몰락한 것도 연거푸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지금 상황을 새누리당이 만들어낸 국정파탄으로 보고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20대 총선 결과에 그 뜻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번에도 문 전대표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본인의 발언을 책임지지 않고 어물쩍하게 넘기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낙선자 중에는 억울해서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당락의 결과가 남의 탓이 아닌 다 자기 탓이다. 본인들이 당선됐던 4년전 그날 밤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유권자가 무서운줄 모르고 잔뜩 목에다 힘이나 주고 기고만장하지 않았던가. 겸손은 오간데 없고 교만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업보들이다. 세상에 영원한 게 없다. 기쁨과 슬픔도 똑같다. 생과 죽음이 하나로 붙어 있듯 당선의 기쁨과 낙선의 슬픔도 하나로 연결돼 있다. 낙선도 후보가 만들어 놓은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험란한 세파를 이기고 나가려면 겸손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조금만 잘난체하고 우쭐했다가는 도처에 적들이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주역 15번째 괘가 육효가 길하다는 겸괘가 아니던가.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만나게 된 한 장의 그림.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빨간 원을 붙잡고 손을 아래로 내밀어 노란색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 최윤미양의 언니 윤아씨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이다. 그림 위에는 투표라는 제목의 글이 함께 올려졌다.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꺼내주는 일이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이들을 억울함에서 꺼내줄지도 모르는 기회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무리 아파도 아이들과 잡은 손을 놓지 않으려는 간절함이다. 너무나 아프고 또 아픈 간절함그게 나의 투표다14일 아침, 20대 총선 투표 결과를 들여다보다가 이 글과 그림을 만났다. 최씨의 바람처럼 20대 총선은 세월호로 희생된 아이들을 억울함에서 꺼내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을까.의미있는 결과가 있다. 지난 2년 동안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했던, 그래서 세월호변호사란 별칭을 얻은 박주민 변호사의 당선이다. 박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여러 제한과 한계 속에 묶어둔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위안과 희망의 메시지일 터다.전북도교육청 로비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세월호로 희생된 단원고 빈 하용군과 박 예슬양의 그림 전시다. 하용이의 꿈은 화가였고, 예슬이의 꿈은 디자이너였다. 교육청 로비, 좁은 복도의 벽에 걸린 아이들의 그림은 재기발랄하다. 꽃, 동물과 물고기, 사람, 기학학적인 도형을 다룬 일러스트나 그림으로 기록한 일상의 풍경이 흥미롭다. 고등학교 2학년, 꿈 많던 아이들은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소박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가득 담긴 그림들이 세상에 말을 걸고 있다. 그 중 하용이의 독특한 그림이 관객들과 눈을 맞춘다. 보라색 얼굴을 한 소년. 소년의 머리위에서는 풀과 나무와 꽃이 자라나고 있다. 하용이의 상상력이 거기, 함께 자라고 있다.돌아보니 세월호의 비극이 아이들의 서러운 죽음이 우리의 기억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었다. 내일(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는다. 기억해야할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하다. 다시 기억의 힘을 불러내야 한다.
413 잔치는 끝났다. 분명 희비가 있지만, 10명의 당선자나 37명의 낙선자 모두 최선을 다한 13일간의 열전이었다. 첫 도전인 후보도 있었지만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오뚜기처럼 일어나 도전한 후보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방어전이었지만 신생 국민의당 후보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전북에서는 낙선 리스크가 큰 데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출마한 새누리당과 정의당 후보도 있었다. 구겨진 자존심, 존재감을 찾겠다며 무소속으로 나선 후보도 있었고, 정치판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싶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한 후보도 눈에 띄었다.후보들은 적어도 지난 120일 동안 피말리는 레이스를 펼쳤다. 결국 어젯밤 잔치는 끝났고, 환호와 탄성이 엇갈렸다. 승부는 났고, 후보는 물론 후보들을 도운 캠프 관계자들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선자는 여의도에 입성할 준비를 해야 하고, 낙선자는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입지자들은 한결같이 국회에 들어가 국가를 위해, 지역을 위해 뜻을 펼쳐보겠다며 총선전에 뛰어든다. 하지만 낙선자가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인생에서 금배지는 전부가 아니다. 정치꾼이 아닌 다음에야 국회의원직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봉사의 수단일 뿐이다. 참된 봉사의 자세가 돼 있는 정치인이라면 낙선의 아픔을 딛고 꾸준히 지역을 위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봉사 일꾼이 되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 때 입지자의 진심이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그가 원하는 봉사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역대 선거를 되짚어 보면, 선거에서 패한 대부분 후보들은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간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이 있듯이 그들의 경제활동을 위해 지역을 떠날 것이다. 이해 한다. 하지만 실종됐던 그들 대부분이 다음 선거가 닥치면 어디선가 나타나 판을 기웃거린다.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표를 요구한다. 고향은 정치 철새꾼이 된 그들을 기억이야 하겠지만 기본적인 전략조차 없는 선거꾼에게 큰 일을 맡길 리 없다.전북은 국내 경제규모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잘사는 고장이 아니다. 당선자는 물론이고 공직선거에 나서는 후보 모두가 365일 관심을 가져도 4% 경제가 난망한 곳이다. 고향은 상록수처럼 변치않는 지역사랑 열정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원한다. 정치 철새 사절한다.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늘은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일이다. 도내 10개 선거구를 비롯 전국에서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모두 300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다.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이번 총선 소요 경비는 총 3270억원으로 국회의원 1명을 뽑는데 11억원 가까이 들어간다. 이 비용은 모두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충당된다.또 국회의원이 되면 1인당 연간 1억4000만원 가까이 세비를 받는다. 여기에 보좌진 인건비 사무실운영비 입법 정책개발비 등으로 1인당 연간 5억6000여만원을 지원받는다. 4년 임기로 치면 국회의원 1인당 약 28억원을 국민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은 매년 후원금 모금도 가능해 의원 한사람당 임기 중에 최소 40억원을 웃도는 국민의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국회의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도 있다. 국회 내에서 직무와 관련한 발언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특권이 있다. 또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없이 체포할 수 없는 불체포특권도 주어진다. 19대 국회 때 국회의원 연금법이 개정됐지만 소급적용을 할 수 없다보니 이전 국회의원들에게는 매달 120만원의 연금도 지급된다. 이 금액만도 매월 418명에게 54억7000여만원에 달한다.이 외에도 공항 VIP룸과 귀빈주차장, 국회 전용 출입구와 전용 엘리베이터, 국회 의무실 가족 무료진료, 강원도 휴양시설 이용 등 각종 혜택도 주어진다.이처럼 국회의원에게 막대한 국민세금을 지원하고 각종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국정과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고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해야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해주는 것이다.따라서 이번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유권자 스스로 주권행사를 잘 해야한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막장 공천과 지리한 선거구 싸움, 여야 뿐만 아니라 야당과 야당 다툼으로 정치가 짜증나고 선거판이 식상해도 투표를 외면해선 안된다.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는 것은 투표뿐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아랑곳 없는 난장판 정치 행태에 대해선 투표를 통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무엇보다 누가 진짜 일꾼인지, 후보 면면을 잘 살펴보고 잘 뽑아야 한다. 옷 색깔에 좌우되는 바람 선거나 학연 혈연 등 연고주의, 소지역주의 투표는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병폐다. 여기에 정책이나 비전 제시보다는 흑색선전과 비방을 일삼는 행태, 불법 탈법으로 혼탁 선거를 부추기는 행태도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 이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책무다.
박물관을 뜻하는 ‘뮤지엄(museum)’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예술과 학문의 여신인 뮤즈(Muse)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유럽에서 박물관이 오늘날과 같은 기능을 갖추고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19세기에 들어서다. 그 전까지는 왕족과 귀족들이 권위와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미술품과 골동품 등을 저택에 소장하며 일부 특권층에게만 관람을 허용했다. 대영 박물관·바티칸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경우 프랑스혁명 후 루브르 궁전에서 박물관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한국 최초의 박물관은 1908년 순종 때 창경궁 내에 설치한 ‘이왕가박물관(李王家博物館)’으로 알려져 있다. 고고유물과 고미술품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이듬해 일반에 공개됐다. 이왕가박물관은 광복 후 덕수궁미술관으로 존속하다가 69년 국립중앙박물관에 통합됐다. 역사 속에 갇혔던 박물관이 오늘날에는 다양한 방식의 체험과 교육이 이뤄지는 지역의 중심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중소형의 전문 박물관도 매년 증가하고 있고, 주민들이 박물관의 능동적 주체로 나서는 에코뮤지엄까지 등장했다. 1990년 개관한 국립전주박물관이 2012년 기획전시실을 시작으로 4년에 걸쳐 전시실을 전면 개편한 뒤 새롭게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새 단장과 함께 지역사회와 지역문화를 연결하는 고리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일 ‘황병근 선생 기증유물특별전’이 개막했다. 황병근 성균관유도회 전북회장은 지난 1999년부터 선친인 서예가 석전 황욱 선생(1989~ 1993)의 서예 작품과 소장품 5000여점을 국립전주박물관에 기증한 장본인이다. 당시 전주박물관장이었던 이영훈 현 국립중앙박물관박물관장은 곧바로 박물관에 독립적인 석전기념실을 개설했다. 국립박물관에 개인 이름의 전시실이 마련된 것만으로 석전의 명예일 수 있다. 그러나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개인 소유의 문화적 자산을 사회에 선뜻 내놓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박물관 측이 이번에 석전의 흉상을 만들고 기증자의 이름을 단 두 번째 특별전을 마련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증자인 황병근 회장의 선의는 상대적으로 선친의 명성에 가려졌다. 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은 석전이 남긴 예술적 성취를 지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 기증자의 뜻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박물관을 지역 속에서 살아 숨쉬게 하는 데는 이런 기증자의 뜻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선거처럼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선거는 없었다. 그 만큼 각 선거구별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뚜렷한 이슈없이 진행된 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돌발변수가 발생, 유권자 표심에 어떻게 반영됐을지가 관심사다. 지난 8·9일 이틀간 치러진 전북의 사전투표율이 전남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17.32%를 기록한 것도 결국 국민의당 바람을 불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그간 광주 전남에서 불기 시작한 국민의당 바람이 선거 막바지에 다달으면서 전북 전역으로 확산, 애초 예상과 달리 더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8일 발표한 본보 여론조사 결과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보 여론조사가 지난 3·4·5일 실시해서 8일 발표했는데 그 이후 연이어 표심을 자극할만한 일들이 터져나왔기 때문에 이들 막판 돌발 변수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 같다. 현재까지 전주 3개 선거구와 완주 무진장,김제 부안 선거구가 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전주를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북 유권자를 향해 배알도 없느냐고 발언한 것이 초박빙세를 이루고 있는 전주을 선거구에 어떤 형태로든 나쁜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차범위안에서 더민주당 최형재후보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초박빙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가 이같은 발언을 한 게 악재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대변인을 통해 사과성명을 냈지만 이미 중앙 언론에 보도된 후라서 사태수습이 제대로 안되었다. 하지만 박근혜대통령이 8일 오후 전격적으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것이 어느 정도는 정운천 후보의 표심을 회복시켜 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지난 8일 오전 김제시 죽산면 보건지소 앞에서 더민주당 김춘진 후보가 택시 기사한테 얻어 맞아 입원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막판 표심을 흔들었다. 이날 김 후보가 유권자에게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 차량기사에게 유권자 한테 차량을 제공한 것이 선거법 위반임을 알려주자 ‘당신이 의원이면 다냐’면서 멱살을 잡고 팔을 비틀면서 휴대전화를 뺏기 위해 5m 정도 끌고 다녔다는 것. 이 사건이 유권자가 많은 김제에서 발생해 만약 국민의당 김종회 후보측과 연관성이 입증되면 김 후보의 타격이 예상된다. 그간 김후보는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TV토론에 불참하는 등 자질론까지 의심 받아왔다.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표의 전북방문이 전북 전역에 반문 전선이 형성된 상황에서 찾아온 것이라서 오히려 독이 됐을 것이란 반응도 있다. 벌써부터 국민의당 압승이란 장밋빛 전망과 절묘하게 더민주당과 5대5로 끝날 것이란 관측이 엇갈린다. 일부 택시기사들 사이에는 신의 한수 마냥 새누리도 한석은 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일제 강점기, 대중들을 말로 웃기고 울렸던 만담가가 있다. 만담이 독자적인 영역을 갖게 된 것도 그의 영향이 큰데, 그만큼 그의 만담은 풍자와 해학이 넘쳤다.본명은 신흥식. 우리에게 신불출로 더 잘 알려진 그는 극작으로도 이름을 날렸고, 유행가를 부르는 성악가로도 활동했으며 극단 배우로 활동했던 다재다능한 예술인이었다. 그는 일제의 철저한 감시를 받으면서도 연극 공연 무대에서 대본에만 따르지 않고 자기 식으로 바꾸어 연기하곤 했는데, 한 작품의 마지막 대사가 독립정신을 고취했다는 이유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다시는 서울 무대에 서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석방되었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서울이 아닌 변방의 무대에서 세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연극 공연을 지속적으로 펼쳤다.1905년 개성에서 태어난 그의 성장과정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스무 살 무렵 상경해 극단 연구생으로 예술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재다능한 재능을 보였으며 그중에서도 만담에 탁월했다고 한다. 1947년 즈음 월북한 그는 만담가로는 이례적으로 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지만 1962년, 북한의 통제적인 문화정책을 비판했다며 모든 공직을 빼앗긴 뒤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1930년대, 그의 만담은 유성기 음반으로 제작될 정도로 대중들의 인기를 끌었다. 곰보타령 엿줘라타령 망둥이 세 마리 등이 대표작으로 남아 있는데 세태를 신랄하게 풍자하며 해학으로 승화시켜낸 그의 만담이 민중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그런데 만담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었던 그도 설화(舌禍)로 고초를 겪었다. 이른바 신불출 설화사건이다. 말로 살아온 그가 말로 화를 불렀으니 말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선거철이 되니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설화가 작동한다.며칠 전 전주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였다. 보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원 유세 도중 유권자들을 향해 여러분들(전북도민) 배알도 없습니까 전북도민 여러분 정신 차리십시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전북도민들을 비하하는 훈계이고 호통이 아닌가. 논란이 뜨거워지자 새누리당이 해명에 나섰지만 그 해명이 더 화를 불러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탈무드에 말은 한번 밖으로 나오면 당신의 상전이 된다는 격언이 있다. 말이 부른 화는 말의 주인에게 가기 마련이다.
TV 연속극의 단골 주제는 삼각관계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를 가운데 두고 벌이는 두 동성의 전쟁은 뭇 사람들의 정신을 빼앗는 마법의 힘을 가졌다. 연속극을 내보내는 국내 방송사들은 이런 힘을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다. 사전에 제작 완결한 드라마를 내보내는 시스템이 아닌 탓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관찰해 가면서 드라마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선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고 분량을 늘려 시청자들을 자극한다. 그러다보니 50회 분량 드라마가 40회에 일찍 막을 내리는 경우도 있고,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늘어져 100회에 종영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게 시청률 경쟁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인기를 이끌어 낸 ‘태양의 후예’가 사전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됐는데, 엿가락처럼 늘어뜨려 시청자들을 혼들어대는 국내 상업 방송드라마 제작자들의 자존심이 상당히 구겨졌을 법 하다. 베스트셀러 소설 작품을 생산한 작가의 실력이 대단해 보이는 것은 그 때 그 때 독자의 반응을 봐가며 글을 써 내려간 가벼움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대한 소설작품에는 인간사회의 진실이 펜을 통해 찍히는 점 하나, 그리고 단어와 행간의 곳곳에 아롱거리고, 혹은 그들 뒤에 숨어 진실의 버팀목이 되어 준다. 그들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우주를 함축하고, 선정적이면서도 순결하다. 언제 다시 읽어도 마음에 울림을 준다. 세대를 뛰어넘어도 독자의 사랑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 국회의원 총선거는 제헌국회 이래 이번이 20회 째다. 국가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이끌어 갈 일꾼, 선량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위대한 행사가 곧 총선이다. 당연히 그에 걸맞는 걸출하고 재능 있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 돌이켜보면, 20회의 총선이 모두 막장드라마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유권자의 표를 둘러싸고 후보와 정당들이 벌이는 치정 드라마다. 고무신, 막걸리, 돈봉투, 투표함 바꿔치기, 회유, 협박, 거짓말, 전화선, 여론조작 등이 판치는 선거가 되풀이됐다. 찌질한 짓들이다. 후보의 도덕적 결함, 정치적 흠결이 지적돼도 선거기간에는 확인할 길이 거의 불가능하다. 후보의 정치 능력을 가늠해 볼 기회가 거의 없는 선거가 매번 되풀이 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 13일간 유권자가 후보 검증만 하고 있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인물 투표가 아닌 선정적 정당투표가 됐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413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김종인 대표와 문 전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쳐지면서 선거 종반 판세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커지자 당 차원에서도 긴급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은 총선 판도와 향후 당권과 대권 구도와도 연관되어 있는 만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우선 호남에서 반(反) 문재인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호남 지원유세가 득보다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과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 하는 것에 회의적이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실제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삼성전자 상무출신인 광주 서구을 양향자 후보의 경우 유세차량 화면에 문재인 후보가 나오자 지나가는 사람이 저거 꺼야 된다고 하자 곧바로 화면을 껐다는 것.심지어 광주 북구갑에 출마한 더민주당의 한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요구하며 삼배일보에 나섰고 지난 3일 광주지역 더민주 소속 시구의원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전 대표의 방문은 스스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후보들의 요청이 없는데도 굳이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지원 유세를 거부했다.이 같은 반문 기류에 편승, 전주에서도 지난 3일 국민의당 전주지역 후보들이 전주 객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노 패권정치 청산과 호남주권 회복을 내세우며 더민주당의 전주권 후보들을 통박했다.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반문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호남 민심이 자신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호남에 많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즉 국민의당으로 간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호남민심을 자극하려고 만들어 낸 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호남 유권자들을 포함한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제시한다.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은 호남 선거판세 뿐만 아니라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가 되레 호남민심을 자극하면서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제1 야당 대권 유력주자인 문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호남을 포기할 수도 없을 것이다. 호남 없는 야당의 대권후보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호남 지원 유세를 놓고 문재인 전 대표의 딜레마가 깊어지는 이유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머니께서 병아리 10마리를 주셨다. 잘 키워 몸보신 하라는 것이었다. 미꾸라지와 개구리를 잡고 부모님 몰래 쌀독의 쌀까지 퍼내 정성을 쏟으니 병아리들도 잘 자랐다. 닭장수에게 판 2500원으로 병아리 100마리를 샀다. 닭을 사고, 또 팔면서 이리농고 시절에 씨닭(종계) 5,000마리, 돼지 700두를 기르는 농장주가 되었다.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나의 사업 이야기에서 밝힌 성공 신화는 이렇게 놀이삼아 키운 닭에서 시작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올 대기업집단에 하림이 포함됐다. 국내 통틀어 65개가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으며, 하림을 포함해 6개 대기업이 새로 포함됐다. 하림은 지난해 해운업체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자산총액이 9조9000억원으로 늘어 재계 38위의 명실공히 재벌의 반열에 올랐다.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 상호출자와 계열사간 채무보증, 일감 몰아주기 등 많은 제한을 받기 때문에 하림 입장에서는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30여개 법령에서 규제를 받는다. 그럼에도 닭고기를 판매하는 중소기업 정도로 여기는 소비자들에게 하림의 브랜드 가치와 대외적 인지도를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클 것이다. 특히 전북을 본사로 한 대기업집단의 탄생에 지역적으로 크게 자축할 만한 일이다.과거 대상그룹이나 삼양사 등이 대기업 반열에 올랐으나 전북 연고기업일 뿐 본사와 많은 사업체를 전북에 둔 하림의 경우처럼 지역과 밀착되지는 못했다. 하림의 뿌리는 1978년 김 회장이 세운 익산 황등의 육계농장이며, 국내 최대의 도계가공공장육가공공장배합사료 공장부화장 등 닭고기 관련 주요 시설들이 모두 전북지역에 있다. 최근 2000억원대를 투자해 종합식품공장을 신설하는 대단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도 익산지역이다.2003년도 익산 망성공장이 전소됐을 당시 전북 도민들이 함께 아픔을 같이 하며 대대적으로 응원에 나설 만큼 지역민들의 사랑도 각별하다. 김 회장은 익산공장을 재가동 하면서 품질로써 일류가 되는 길이 하림 재건에 보내준 도민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다고 다짐했었다. 식품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며 글로벌기업으로 재계에 우뚝 선 하림이 자랑스럽다. 하림의 신화가 이제 전북이 힘을 내는 데 좋은 기운을 줬으면 좋겠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주말을 맞아 전북을 방문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민의당 지지도가 선거 초반부터 상승하면서 전주 3개 선거구가 오차범위안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는 당락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이처럼 국민의당 지지도가 전북에서 상승한 요인은 더민주당 최대 주주가 문재인 전 대표였다는 것이 다시 확인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다가 광주 전남에서 국민의당 지지도 상승이 전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더민주당이 국민의당 한테 안방을 내주는 결과까지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익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당 정헌율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이 그대로 국회의원 선거로 이어지면서 더민주당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각 선거구별로 경선에서 떨어진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져 가고 있다. 김제시의원들이 국민의당 쪽으로 줄서서 움직이는 바람에 초반 판세가 출렁였다. 이들은 김제 출신 국민의당 김종회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고 더민주당을 탈당해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 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어제의 동지가 등 돌리는 현실정치의 냉혹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자신들을 당선시켜준 더민주당을 헌신짝 버리듯 했다. 자신들을 직접 공천한 더민주당 최규성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장고를 거듭한 끝에 당적을 옮긴 것. 최의원이 눈을 버젓이 뜨고 있는 앞에서 이들이 집단 탈당한 것도 결국 최의원이 치러야 할 업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도 김제와 부안이 같은 선거구가 된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인구가 많은 김제 출신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안 출신 3선인 더민주당 김춘진 후보가 이번에 승리하면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직도 맡을 수 있고 국가예산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제쪽 바닥 표만 잘 모아서 잠식한다면 지역적 핸디캡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더민주 당 지지도가 서서히 회복국면을 맞고 있어 김 후보가 이 기류만 타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선거는 30년만에 정서가 같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나눠져 피튀기는 ‘형제의 난’을 치르고 있다. 뚜렷한 이슈가 없지만 소지역주의가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더민주당 송하진 지사와 현직 시장 군수들을 지지했던 세력들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정읍과 임실 등을 제외 하고는 송지사 지지표가 비교적 견고하다. 송지사도 더민주당 출신이 국민의당 보다 한 석이라도 많아야 후반부 도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고 재선 가도를 달리는데 용이할 수 있다. 현직 단체장들이 선거에 간여할 수 없지만 그래도 참모와 열성 지지자들을 통해 선거판을 움직인다. 벌써부터 단체장들의 ‘보이지 않은 손’역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소설가 김원일에게 만해문학상을 안긴 <푸른혼>은 인혁당 사건을 다룬 책이다. 이 소설집을 발표한 것은 2005년. 정부가 조작한 사건으로 여덟 명의 귀한 생명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지 30주기를 맞은 해였다.인혁당 사건은 시기에 따라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 인혁당 사건은 1964년 8월14일 한일회담과 대일굴욕외교를 반대하는 시위가 거셌던 시기, 중앙정보부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가변란을 기도한 대규모 지하조직 <인민혁명당>을 적발했다며 관련자 57명 중 41명을 구속한 사건이고 10년 뒤인 1974년, 유신반대 투쟁에 나선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을 수사하던 중앙정보부가 그 배후세력으로 <인혁당재건위>를 조작해 발표하면서 21명을 구속, 이들 중 여덟 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한지 18시간 만에 형을 집행한 사건이 2차 인혁당 사건이다. 사형 확정 후 하룻밤 사이에 형이 집행된 상황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들이 사형 당한 1975년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하기도 했다.야만의 시대,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여덟 명 중 여정남이 있다. 서른한 살의 나이, 불꽃처럼 짧은 생애를 살다간 그는 경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반독재 반유신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경북고등학교 2학년 때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해 일어난 마산 315의거와 대구 228 학생의거참여를 시작으로 투쟁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민청학련사건과 그 배후로 지목된 인혁당재건위의 주도자로 몰렸다. 모진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검찰관이 시키는 대로 주모자가 되어야했던 그는 피고인 진술과 변호인의 반대 신문, 증거신청이나 이의신청 과정이 모두 묵살당하는 재판 현장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다른 일곱 명 피고인과 함께 죽음을 맞았다.당시 그의 변호를 맡았던 한승헌 변호사가 최근 펴낸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 기자 간담회에서 가슴 아파 잊을 수 없는 이름으로 여정남을 불렀다. 그의 사형이 집행될 때 한 변호사 역시 반공법 위반으로 같은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변호인이 의뢰인 죽음도 모르고 있었던 기막힌 상황을 술회하며 한 변호사는 진실은 끝내 드러나지만 법의 이름으로 죽임 당한 이들은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인혁당 사건은 2007년과 2008년 사법부 재심에서 관련자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41년 전 암흑의 그 날이 4월 9일이다. 기억해야 할 날이다.
중국 하남성에는 전국시대에 건설된 홍구(鴻溝)라는 운하 흔적이 남아 있다. 기원전 300년 후반에 건설된 이 운하는 위나라가 도읍을 대량으로 이전한 후 만들었는데 황하와 회하를 연결한다. 공교롭게도 이 운하를 건설했던 위나라는 홍구의 물을 이용해 수공을 펼친 진나라에 멸망했으니 그야말로 아이러니다. 홍구가 유명한 역사적 현장이 된 것은 항진(抗秦) 세력을 규합해 진나라를 멸망시킨 초패왕 항우와 훗날 항우에 맞선 유방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다가 대치했던 장소라는 사실, 4년간 싸우다 지친 양측이 홍구의 서쪽(한나라)과 동쪽(초나라)을 양분하기로 약속하고 BC203년 휴전한 일(홍구위계), 이후 유방이 휴전 약속을 깨고 홍구를 건너 항우를 공격해 천하를 차지하게 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중국 사회에서 홍구에는 각별한 의미가 부여돼 있다. 유럽에서 쓰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식으로 ‘강을 건넌 졸때기’란 속담이 있다. 장기판에서 졸은 앞으로 전진할 수밖에 없는데, 장기판의 졸처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쓰는 말이다. 시인은 이런 역사적 현장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던 가 보다. 중국 당송팔대가로 유명한 당나라 시인 한유(韓愈)가 어느날 ‘홍구를 지나다가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시 한 수를 읊었으니, 시제가 ‘과홍구(過鴻溝)’다. 용과 범이 지치고 강이 둘로 나뉘니(龍疲虎困割川原)/ 억만창생의 목숨이 보전되었구나(億萬蒼生性命存)/ 누가 왕에게 권해 말머리 돌려(誰勸君王回馬首)/ 일척에 건곤을 걸게 했는가(眞成一擲賭乾坤).한유가 과홍구에서 언급한 용과 범은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다. 유방이 휴전약속을 깨고 말머리를 돌려 마지막 단판 승부에 나섰지만, 이 때문에 억만창생의 목숨은 바람 앞에 등불이 됐다. 남북이 38선을 경계삼아 대치하듯 2000년 전 항우와 유방은 홍구를 경계선 삼아 대치했다. 평화 협정을 맺었지만 유방이 약속을 깨고 항우의 허를 찌르는 기습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일전일퇴하던 승부가 갈렸다. 앞에서 웃을 때 조차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한반도 상황이다. 요즘처럼 노골적인 도발과 위협 앞에서야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부터 제20대 총선 선거운동이 개시됐다. 후보들의 건곤일척이고, 유권자들의 건곤일척이다. 다만, 홍구위계를 깬 유방이 되는 후보는 선거 후 심판 받음을 알아야 한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내일부터 제20대 총선의 공식 선거 운동이 본격 시작됨에 따라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4·13 총선은 그동안 선거와는 달리 1여 다야 구도로 치러지면서 야-야대결이 첨예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주와 익산 군산을 제외하곤 2개~4개 자치단체가 하나의 선거구로 묶여서 소지역주의를 부추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이처럼 이번 총선 구도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서 도내 유권자들이 과연 누굴 찍어야 할까 하는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과 올바른 선택이 요구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최소한의 후보자 정보를 등록, 공개하고 있다. 후보자별 나이 직업 학력 경력 재산 등 기본 정보 외에도 범죄 전과 사실, 병역 이행여부, 세금 체납 전력, 선거 출마횟수 등을 공개해서 유권자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사실 선관위에서 공개하는 후보자 신상 정보는 선출직 공직자로서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조건이다. 법을 어기거나 불법을 저지른 사람이 입법기관인 국회에 들어가서 법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만들어 국민보고 지키라고 한다면 과연 입법정의가 구현되겠는가. 물론 민주화 운동 등 전과사실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겠지만 도내 총선 후보자 47명 가운데 무려 40.4%인 19명이 범죄 전력자라는 사실은 우리 선거풍토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것도 폭력행위와 경제범죄 등 반사회적 전과 전력 등은 눈여겨 보아야할 대목이다.국민의 4대 의무 가운데 하나인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인물 역시 선출직 공직자로서 결격 사유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남자로서 누구나 지켜야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도 어떻게 당당하게 공직을 맡겠다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후보자나 그 가족들이 세금을 체납한 전력이 있음에도 그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발상도 이율배반이다. 이번 총선에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후보가 8명, 세금 체납 전력이 있는 후보가 5명 등록했다.선관위에서 이같이 후보자의 됨됨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음에도 유권자들이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지연 학연 혈연 등 연고주의에 의한 고질적인 투표 행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인물이나 자질 능력 정책 보다는 옷 색깔만 보고 찍어주는 맹목적인 선거 풍토도 상존한다. 이러고도 인물 탓, 정치 탓만 계속 한다면 유권자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격이다.
변호사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변호사인가 정치인인가. 현행 국회법상 변호사 신분을 유지하면서 국회의원으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둘 중 하나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 변호사교수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경우 흔히 직업정치인이 아닌 것처럼 비쳐지는 이유다. 그러나 전문직들도 일단 정치권에 발을 디딘 후 직업정치인으로 자리를 굳히는 게 대부분이다. 선거에서 떨어져 일시적으로 옛 직업으로 돌아가더라도 계속 정치권 주변에서 재기를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가 그만큼 중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까지 왜 많은 욕을 먹는 정치세계에 앞다퉈 뛰어들까. 정치 입문 동기에 대한 조사결과는 없지만, 자신이 몸담아온 사회의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거나 자신이 바라는 이상사회 실현을 위해서라는 답이 많을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정치니까. 실제 어린 시절부터 그런 정치인을 꿈꾸며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분도 있을 테고, 정치인이 된 후 그런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멸사봉공의 그런 사람들에게 많은 박수와 격려가 따라야 하는 게 당연하다.제20대 총선에 나서는 전북지역 후보 47명의 모습이 드러났다. 현역 국회의원 6명을 포함해 기성 정치인이 절반을 웃도는 28명이다. 여기에 변호사교수의사법무사건설업출판업농업사회운동가 등 여러 분야의 직업과 활동가들이 이번 4.13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 올 총선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많지 않다. 기성 정치인으로 분류되지 않은 후보들의 상당수도 정치권 주변의 직업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마을이장을 경력으로 내세운 후보가 참신하게 느껴지는 정도다.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현실을 탓할 수 없다.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실제 정치 입문까지 많은 고뇌와 결단 없이는 어렵다. 세상에 나를 드러내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막스 베버는 20세기 초에 이미 정치를 생계수단으로 삼는 직업정치가들의 등장에 주목했다. 지금까지도 정치학의 고전으로 읽히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베버는 자기중심적 성취욕을 앞세우는 허영심을 경계 대상에 올렸다. 대신 정치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의 자질을 요구했다. 기존 직업정치인이나 새로 직업정치인이 되려는 후보들이 최소한 이 세 가지의 자질을 갖고 있는지 자문해보자.
이번 20대 총선은 공천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은데다 인위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한 바람에 일부 선거구에서 소지역주의 대결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모처럼만에 야권끼리 경쟁을 벌이는 선거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일부 선거구는 정책과 공약 대결 보다는 출신지를 놓고 지역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 정읍과 고창, 김제와 부안, 남원과 임실 순창 그리고 완주와 무진장이 그런 지역에 속한다. 유권자가 많은 정읍 김제 남원 완주 출신이 언뜻 보기에 유리해 보인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지연(地緣)선거로 선거판을 끌고 갈 것이다. 유권자는 투표할 때 이성적으로 판단할 것처럼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혈연 지연 학연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사돈내 팔촌관계인 것부터 따지기 시작해서 고향이 어디고 학교는 어디서 나왔는지를 따진다. 관계가 하나라도 얽히면 그걸 갖고 판단기준으로 삼아 표를 찍는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연고주의 선거를 벗지 못한다. 그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어서 이번 선거도 그 틀을 벗지 못할 것 같다.각 후보 캠프도 선거 전략을 수립하지만 연고주의 틀을 가장 우선시 한다. 이 방법 만큼 쉽게 표를 모을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처럼 선거구 획정이 인위적으로 이뤄지면서 인접 시군을 한군데로 묶어 놓았기 때문에 유권자가 많은 곳 후보들은 지연 선거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후보들은 복잡하게 신경 안써도 처음부터 소지역주의만 부추기면 표가 모아진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렇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들이나 전직 군수들이 이 방법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유권자들이 이번 여야 공천과정을 보면서 너무나 큰 실망을 했기 때문에 뭔가 또다른 면을 판단기준을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도덕성이다. 국민의당에서 소위 컷오프자인 김종회 학성강당 이사장을 부활 여론조사를 통해 공천한 경우나 전과경력이 있어 부적격 후보로 분류시킨 임정엽 전 완주군수를 최종 공천권자로 결정한 경우가 이 케이스다. 두 후보가 인구가 많은 김제 완주 출신이어서 외견상 상대후보에 비해 유리하지만 유권자들이 어떤 심판을 내릴지는 그 누구도 장담 못한다. 더민주당 안호영후보는 대학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에 진력해왔고 그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민변활동을 하는 등 도덕성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지켜 왔기 때문에 유권자가 적은 진안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더민주당 김춘진 후보도 유권자가 김제보다 적은 부안 출신이지만 3선의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의 조직과 국민의당 불공정 경선에 참여했다가 실패한 곽인희 전 김제시장 지지자들까지 흡수하면 유권자 수 불리에 따른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극복하자고 주창하는 마당에 소지역주의 선거를 한다면 그건 모순이 아닐까.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경남 진주에는 30년 역사를 가진 토종서점 <진주문고>가 있다. 가뜩이나 서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하나둘 문을 닫고 작은 도시마다 한두 개 토종서점들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이 서점은 독특한 운영철학과 방식으로 어려운 시기를 딛고 일어서 진주시민들의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우뚝 서있다. 서점은 지난 1986년 인문사회과학서적을 주로 다루는 1인 서점으로 출발해 다른 도시의 토종서점들이 겪어온 온갖 부침의 역사를 똑같이 경험했다. 한때는 부도로 문을 닫을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러한 위기에 오히려 매장을 확장하고 확대하면서 일찍부터 철저한 정가제를 시작한 뚝심은 오늘의 진주문고를 있게 한 힘이 됐다. 책만 파는 서점의 역할에 작가와의 만남, 인문특강 등 독자들을 위한 문화행사와 지역밀착형 서점을 추구하면서 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있는 거리의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더한 것은 기본. 그 덕분에 1988년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했을 때는 진주시민 4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그만큼 신뢰와 시민들과의 소통이 각별하다는 증거다. 들여다보면 진주문고의 생존법이기도 한 운영방식은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목을 끄는 것이 ‘편집진열’ 방식이다. 서점이 지향하는 시대정신과 지역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책이 놓여지는 ‘내 마음의 책방’ ‘월하독서’ ‘진주의 빛’이라는 이름의 기획코너들인데 이 코너에는 서점 직원들의 뜨거운 토론과 기획을 거쳐 선정된 책들이 배치된다. 이 코너는 때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하는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했을 때는 <개념원리 수학1> <꿈의 도시 꾸리찌바> <나는 복지국가에 산다> <밥값 했는가> <잡놈의 전성시대> 등을 ‘경남도지사에게 권하는 책’으로 배치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서점은 새로운 콘텐츠로 모험에 나섰다. 지역출판사 ‘펄북스’ 설립이다. 지난주 강연 차 전주에 온 여태훈사장은 지역출판사를 연 이유를 “오랫동안 책을 팔면서 책을 만들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망도 있었지만 진주문고를 있게 해준 진주 시민들에게 빚을 갚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지역 콘텐츠를 지역 출판사가 책으로 만들어내는 문화 환경을 일구어 가고 있는 진주문고가 1년 동안 펴낸 책은 다섯 권. 올해도 열권의 책이 기획되어 있다. 지역 주민들과 한 몸이 된 토종서점과 그 서점을 지켜내는 시민들의 문화의식이 새삼 부럽다.
인터넷 공간에서 20년째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편지를 보내고 있는 휴넷 조영탁 대표가 매일 아침 직장인 등에게 보내는 편지가 180만 통이 넘는다고 한다. 조 대표는 1년에 500권의 책을 읽으며 독자들에게 전할 주옥같은 명구들을 선정한다고 한다. 책 저자가 행간에 감춰 둔 숨은 의미를 짚어 낸 ‘촌철활인’을 명구 뒤에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조 대표가 행경을 발간하는 이유는 많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한 경영이야기를 꾸준히 발간하는 것은 5000만 국민이 경영자가 되고 리더가 되어 지식사회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본인과 휴넷의 사명감 때문이라고. 또 의사가 의학을 공부하고, 법조인이 법률을 공부하듯이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가장 먼저 경영학을 배워야 한다. 직장인들이 무료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경영 마인드를 향상할 수 있도록 힘이 돼 주고 싶다고 말한다. 얼마전 ‘100-1은 99가 아니라 0이다’ 는 제목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못 하나가 없어서 말 편자가 망가졌다네. 말 편자가 없어서 말이 다쳤다네. 말이 다쳐서 기사가 부상당했다네. 기사가 부상당해 전투에서 졌다네. 전투에서 져서 나라가 망했다네.”라는 15세기 영국 민요를 소개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록펠러는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가져온다고 했습니다. 100 빼기 1은 99가 아니라 0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노자도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비롯된다 했습니다. 작은 일부터 꼼꼼하게 잘 하는 개인과 기업이 큰 일도 잘하게 됩니다.”조그마한 허점, 작은 실수를 간과했다가는 가정이, 기업이, 나라가 망하는 법이니 비록 1%에 불과한 실수일지라도 종국엔 100%의 실수가 되니 ‘100-1’의 답은 99가 아니라 0이 되는 셈이다. 얼마 전 바둑 고수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에서도 증명됐다. 단 한 수가 결국 승부를 갈랐다. 경제가 호황이든 아니든 기업은 부침한다. 1%의 실수를 중시하는 기업은 성장하고, 1%의 실수를 간과한 기업은 쪼그라들다가 결국 망해버린다. 기업가는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실수를 없애야 한다. 열악한 처우,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흔들리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줘야 한다. 직원을 향해 뛰라고 말을 앞세우기 전에 리더가 앞장서 뛰고, 직원간 차별을 없애야 한다. 조직관리 실패는 100% 실수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지난 3월 19일 완주 운주면 산북리 산 15-3번지 이치재에서 임란순국 무명사백의병비 제막식이 엄수됐다. 이날 제막행사에는 무명사백의병비 건립을 주도한 이종철 전 전통문화대총장과 나종우 전북역사문화학회장, 그리고 박성일 완주군수 연안 이씨 종중 등 100여명이 참석해 임진왜란 때 순절한 이름 없는 농민의병의 위국충절을 기렸다.무명의 농민의병은 1592년 8월 금산 전투에서 의병장 고경명 조헌 등이 이끄는 의병과 관군 700여명이 왜병에 패하자 8월 27일 이보 소행진 황박 등이 가솔과 농민 400명을 이끌고 완주 이치 고개에서 대항했다. 이들은 조총으로 무장한 1만여 왜병에 맞서 활 낫 쇠스랑 등으로 백병전을 벌이다 모두 순국한다. 이로 인해 왜군은 전주성 진입과 호남 곡창지대 점령을 포기하고 분풀이로 농민의병 시신을 가족들이 찾지 못하도록 목과 팔 다리 등을 잘라 훼손해 산야에 흩뿌렸다.이후 이보와 가솔들의 허묘가 익산 석왕동 연안 이씨 선산에 안장됐고 1741년 익산 팔봉동 은천사에 신주를 봉안했다.하지만 이름 없는 400 농민의병의 순국충절은 지난 수백여년 동안 잊혀져 오다 지난해 이종철 전 총장과 나종우 회장 조원래 순천대 명예교수 이해준 공주대 교수 등에 의해 추념비 건립작업이 추진됐다.때마침 지난해 8월 초 광복 70주년 특집 TV드라마 징비록이 인기리에 종영되면서 충무공 이순신과 의병들의 순국정신이 재조명되었고 전북일보도 오목대를 통해 우리 지역 이름 없는 400여 농민의병의 충혼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촉구했다. 이에 완주군이 추경예산에 2000만원을 긴급 편성, 임란순국 무명사백의병비 건립사업에 착수했고 400명의 농민의병이 순절한지 424년만에야 역사의 현장인 이치재에 추모비가 세워졌다.우리 전북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최대 격전지인 이치와 웅치 전적지가 있다. 당시 1만2000명에 달하는 이름 없는 전라도 농민의병들이 목숨 바쳐 호남을 지켜낸 곳이다. 만약 두 곳 방어선이 무너져 전주성이 함락되고 호남 곡창지대가 왜병에게 넘어갔다면 전세는 왜군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다.우리 선조들의 희생을 통해 나라를 지켜 낸 자긍심과 함께 이제 순국선열의 충절 현장을 잘 보전하고 역사 공원화해서 전북인의 기상과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이름 없는 임진란 농민의병의 피가 동학농민군의 핏줄을 타고 오늘날 우리에게도 도도히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전북 무장관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까지 합쳐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관진 현 국가안보실장을 빼면 10년 넘게 장관직 명단에서 전북 출신 인사를 찾을 수 없다. 오죽하면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장관에 내정된 유인촌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전북 출신이냐를 놓고 논란을 낳았을까. 유 전 장관은 3살까지 완주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했으며, 그 자신이 서울 출신으로 정리했다. 그럼에도 전북 발전을 위해 그 몫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실제 장관 재임기간 전북의 문화예술발전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현재 인터넷 포털 인물DB에 완주 출생으로 올라있다.20대 총선에서 여야 대결의 중심부에서 전북 연고의 인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더민주당의 공천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김종인 더민주당 대표와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은 텃밭으로 삼았던 당을 뒤로 하고 서로 반대진영으로 옮겨 선거를 지휘하게 된 것 자체가 흥미롭다. 여기에 두 분 모두 전북과 연고가 있어 더 관심이 간다. 강봉균 전 장관이야 군산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기에 출신지 이야기는 사족이다. 김 대표는 순창 출신의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며, 가인은 전북의 법조3성으로 기려지고 있다. 서울 태생에 특별히 전북 관련 활동도 없는 김 대표를 전북 연고의 인물로 분류하는 이유다. 새누리당에서 컷오프 된 후 더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화제가 되고 있는 진영 의원도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때 전북 출신 논란이 있었다. 역시 부친의 고장만 고창이었기 때문이다.고향은 정서적 공감대다. 고향은 그저 정겹고 포근하다. 특별히 받은 게 없어도 고향 이야기에 괜히 눈물이 맺히는 게 고향이다. 태어난 곳일지언정 그런 감성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면 이미 고향이 아니다. 태어난 곳과 상관없이 내가 지금 사는 곳이 물론 고향이다. 현재 터전인 곳보다 더한 고향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본인이 내세우지 않은 고향을 전북 연고로 거론하는 것은 아무리 정치인들의 이야기지만 당사자에게 실례일 수 있다. 또 과거 같으면 철새정치인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북 연고의 인물로 끌어들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바라는 것은 정부와 중앙 정치권에서 전북의 소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무늬만이 아닌, 진짜 전북의 인물들이 이번 총선에서 배출되길 기대한다.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