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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만에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총선이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경쟁관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간 선거는 선거가 아닐 정도로 형식에 그쳤다. 지역에 따라 특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 되는 선거라서 그랬다. 유권자의 권리가 철저히 무시됐던 셈이다. 유권자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민주주의 정치 체제가 뭣인가. 경쟁관계를 통해 발전해 가는 정치제도 아닌가. 이번에 전북에서 경쟁체제가 만들어진 것은 현역들에게는 불만이겠지만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 이유는 헤게모니를 장악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철저한 계산 속에서 경쟁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권력욕을 충족시키려고 이 같은 경쟁구도를 만든 것이다. 비주류들이 문재인 전 대표체제하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고 당권은 커녕 공천도 못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에 국민의당을 만든 것이다.큰 틀에서 보면 새누리당도 있지만 그간 전북을 지배해온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싸움으로 날 공산이 짙다. 한 콩깍지에 들어 있는 콩들이 가마솥에서 형제의난을 치를 수 밖에 없게 됐다. 지금껏 더 민주당 현역들이 진입 장벽을 높게 쳐놓아 예비후보들이 대거 국민의당 쪽으로 몰렸다. 마치 국민의당이 주류가 된 것처럼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대표가 국민의당을 만들때에는 전북에서 지지율이 더민주당을 상회했지만 지금은 거품이 많이 빠져 지지율이 낮아졌다. 그 이유는 예비후보 면면이 그 나물에 그 반찬마냥 참신성이 떨어지고 철새들이 많이 들어가 식상함을 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깜냥도 안되는 어중이떠중이까지 끼어 실망감을 주고 있다.이번 총선은 내년 대선과 다음번 지방선거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어 그 어느때 선거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경제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번에 역량 있는 사람들을 국회로 보내지 않으면 국가적 재앙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번 총선은 명망가나 운동권 출신 보다는 경제적 식견이 높은 경제전문가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 시대정신은 경제문제 해결이다. 청년실업 해소와 가계 부채 문제 양극화 등 경제문제가 산적해 있어 경제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무작정 목소리만 크거나 대안 없이 비판만 하는 사람은 안된다. 도덕성 흠결 여부는 기본이다. 입법할 사람들이 전과사실이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도민들이 광주 전남 사람들처럼 대접 받으려면 말따로 행동따로 놀아선 안된다. 도민들이 머리가 좋아서인지 항상 감성에 약하다. 가슴은 따뜻하고 머리가 차가워야 역량 있는 인물을 뽑을 수 있다. 제발 뽑아 놓고 손가락 끊는 일 없었으면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2003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무대. 소리스펙타클이라는 조금은 낯선 형식을 덧댄 ‘백제물길 천음야화’란 서사음악이 올려졌다. ‘백제 금동대향로’의 아름답고 빼어난 조각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판소리와 한국전통음악을 바탕으로 10여개 국가의 소리와 춤, 풍물이 어우러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대. 새로운 음악적 시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으나 ‘음악사를 다시 쓰게 하는 새로운 실험’인 것은 분명했다. 작품의 의미는 또 있었다. 한국 고대 백제인들이 개척한 해상물길, 황해에서 동남아에 이르는 문명교류사의 자취를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을 담고 있는 음악의 서사성이다. 1993년 12월. 충남 부여의 고분군 발굴작업 현장 서쪽 골짜기 구덩이에서 향로가 발굴됐다. 진흙 속에서 억겁의 세월을 안고 묻혀있던 이 신비로운 유물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래의 모양을 온전히 갖고 있었다. 흐트러짐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선과 우아하고 세련된 정교한 조각의 아름다움으로 고대 동아시아 향로 중에서도 최고의 조형미를 평가받게 된 향로는 길고 긴 세월을 건너 그렇게 우리에게 왔다. 이 작품의 대본을 쓰고 작곡한 이종구교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금동대향로 윗부분에 새겨진 다섯 명 악사를 주목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발견된 이후 15일 만에 국보 지정을 받을 정도로 가치를 평가받은 금동대향로 위의 악사와 악기에 대한 고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악기의 비밀을 추적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문물교류의 육로와 바닷길에 숨 쉬고 있는 문화교류사로부터 다섯 명 악사와 악기의 비밀을 읽어낸 작곡가는 ‘백제금동대향로’에 담긴 소리의 역사와 비밀을 우리 앞에 펼쳐 놓았다. 다섯 명 악사의 악기를 고증으로 복원해 연주하게 하면서 잊혀진 악기와 오늘의 악기가 만나 이루어내는 음악 ‘천음야화’는 그렇게 탄생됐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전북과 충남의 백제역사유적지구 확장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가 송파구 일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등 한성백제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방법으로 기존 등재 구역의 추가 확장을 인정하고 있으니 가치만 인정된다면 얼마든지 가능성 있는 일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백제유적의 의미를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시키는 작업에는 여전히 소홀한 환경이어서다. ‘천음야화’처럼 역사를 주목하는 예술작품의 단명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전북은 전남, 제주와 함께 구제역 청정지역이었지만 새해 벽두에 결국 무너졌다. 지난 1월 11일 김제 용지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사흘만인 14일 고창군 무장면의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구제역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당국은 지난 2월 4일 김제 용지면 지역에 대한 가축이동제한조치를 해제한 데 이어 지난 12일 자로 고창군 무장면에 대해서도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자 일단 전북지역에 내린 구제역 비상 사태를 해제한 것이다. 구제역은 바이러스 질병이다. 바이러스 질병은 전염성이 강하고, 모든 생명체를 괴롭힌다. 가축에서 바이러스 질병이 발생하면 치료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상 가축 모두를 살처분해 버린다. 이번 김제와 고창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해당 농가에서 사육하던 돼지 1만 842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피해액이 63억 원으로 추정되지만, 가축이동제한 조치와 수출 제한 등에 따른 피해도 심각했다.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는 전북 이미지가 실추된 것도 뼈아픈 것이다. 구제역과 AI, 부르셀라 등 가축전염병이 빈발하면서 제기되는 대량 살처분, 매몰,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 등 시비 해소는 방역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전북지역의 가축 매몰지는 모두 169개에 달한다. 전북도 김일재 행정부지사는 지난 15일 고창 현지를 점검한 후 “발빠른 살처분과 방역으로 조기 종식할 수 있었다. 살처분에 따른 침출수를 우려하지만 향상된 과학 기술 덕분에 침출수 피해도 없고, 오히려 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이 김제 발생 이후 30일 이상 침묵하고 있지만 안심할 일이 아니다. 바이러스 잠복기는 2∼5일로 알려진다. 그러나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최대 14일까지 잠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설 연휴 직후 구제역이 충남과 경기, 강원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것도 잠복기를 짧게 예상, 방역을 소홀히 한 탓이었다. 구제역 바이러스 생존 기간은 온도에 따라 다르다. 30℃가 넘으면 10주 정도 생존하지만 4℃에서는 4개월, 영하 5℃에서는 1년 이상 생존 가능하다. 요즘 추위라면 바이러스가 생존해 있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방역을 열심히 해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30일 이후 실시하는 입식시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지난 4일 법무부로부터 한국 국적 증서를 받은 지정환 신부(85·본명 세스테벤스 디디에). 이날 법무부의 국적 증서 전달식에는 건강 악화로 인해 지 신부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한국에 온지 57년 만에 진짜 한국인이 됐다. 지난 2012년부터 시행된 국적법에 의해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외국인에게는 특별 귀화를 허가함에 따라 지 신부는 그동안 임실 치즈 개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장애인 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 국적을 부여받았다. 이 규정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지 신부를 포함해 현재 9명이다.벨기에 귀족 가문출신인 지 신부는 지난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59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희망을 심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1961년 부안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지 신부는 부안군청으로부터 간척사업 허가를 받아 3년에 걸쳐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100만㎡(30만평)에 달하는 농지를 개간해 이를 가난한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줬다.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지 신부는 당시 문필병 임실군수로부터 “임실군민을 위해 뭔가 하나 남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지인으로부터 산양 2마리를 선물 받은 지 신부는 농민들의 자활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산양 젖을 이용한 치즈가공에 나섰다. 3년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이탈리아에 가서 치즈생산 기술을 배워 와 마침내 한국 최초로 치즈 개발에 성공했다. 이것이 임실 치즈의 시작이었다. 벨기에 부모님으로부터 2000달러를 지원 받아 1967년 치즈공장을 세우고 서울의 특급호텔과 명동 유네스코회관에 국내 최초로 들어선 피자가게에 치즈를 공급하면서 임실 치즈는 날개를 달았다. 현재 임실치즈피자 프랜차이즈업체만 20여개에 임실치즈를 사용하는 음식 브랜드가 70여개에 달하면서 지역 경제파급 효과가 1000억원을 넘고 있다.지 신부는 1970년대 말 발병한 다리 마비증세로 인해 1981년 귀국해 3년간 요양을 한 뒤 1984년 다시 한국을 찾아 전주시 인후동에 아파트를 전세 내 장애인을 위한 집을 열었다. 이후 천주교 재단의 지원으로 완주에 중증장애인 재활센터인 ‘무지개 집’을 설립했다. 또 2002년 호암상 사회봉사상으로 받은 상금 1억원과 사재를 털어서 ‘무지개 장학재단’을 만들고 2007년부터 매년 장애인 학생 20~30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현재는 완주 소양면 해월리 ‘별 아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평생을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한 지정환 신부. 그는 작은 예수로서의 삶을 실천하는 성직자의 표상이자 이 시대의 참 목자(牧者)다.
매년 이색 졸업식이 화제가 되곤 한다. 올해는 전주 신동초와 군산 회현중이 졸업식장에 레드카펫을 깔아 졸업생 각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임을 부각시켰고, 정읍 소성 초등학교가 교정에 텐트를 세워 1박2일의 ‘정든 교정에서의 하룻밤’으로 눈길을 끌었다. 굳이 이런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교육과정을 마치고 새 출발을 앞둔 학생들에게 졸업식은 그 자체로 가슴 뭉클한 자리다. 졸업식 풍경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새로운 길에 접어드는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복하고 걱정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마지막 수업’으로 불리는 졸업식 축사에 이런 마음들이 담긴다. 미국의 대학 졸업식에서 저명인사들의 졸업식 축사(Commencement Speech)가 때로 사회에 큰 울림을 주는 명연설로 회자되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의 명연설로 꼽히는“늘 배고프게, 늘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도 작고하기 전 2005년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나왔다. 미국 타임지는 스티브잡스의 축사를 포함해 ‘역대 졸업식 명연설 10’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돈’과 ‘삶’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삶’을 선택해야 한다”(소설가 바버라 킹솔버, 2008년 듀크대). “행동하라. 여러분과 지금껏 연결된 모든 일들, 여러분이 존경해오던 모든 리더들, 여러분이 이룩한 소소한 모든 일들은 실천의 결과다.”(영화배우 브래들리 휘트퍼드, 2006년 위스콘신대).“좋은 것만큼 나쁘다. 실패하고 어지럽고 가끔 부서져라. 그리고 삶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라.”(코메디언 코난 오브라이언,2000년 하버드대). “절대 포기하지 말라. 대단한 일이건 아니건 명예로움과 분별에 확신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포기’를 받아들이지 말라.”(윈스턴 처칠, 1941년 해로스쿨)명연설과 상관없이 열정·패기·도전·희망·용기·혁신·비전·이성 등의 단어가 시대를 넘어 졸업생들에게 향하는 헌사들이다. 그러나 축복의 장이 되어야 할 대학 졸업식이 언제부턴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 졸업과 함께 학생 신분에서 실업자로 바뀌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암울한 현실이 기다리면서다. 졸업 대상자들이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도 많다. 졸업식장에서 명사들의 명연설도 좋지만 축 늘어진 졸업생의 어깨를 감싸주는 주변의 따뜻함이 당사자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았다고 찍었던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출마 당시에는 하늘에 있는 별도 따다 줄 것처럼 말했던 후보가 당선 후에 의정활동 하는 것을 보면 역겨움이 난다”며 강한 어조로 반대의사를 밝힌다. 통상 선거 때가 닥치면 현역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인색하다. 초선이든 재·삼선이든 바꿔 보고 싶은 욕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한번만 더 하면 지역과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것처럼 말하지만 유권자는 그렇게 보지 않고 자기들 욕심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 “4년간 잘못한 사람이 한번 더 한다고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식이다.선거를 두달 남겨 놓으면서 선거판이 요동친다. 설을 넘긴 이후 유권자들이 예비후보들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여론이 형성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출신 현역 11명 가운데 재선을 제외한 초·삼선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여론이다. 초선들은 문재인 전대표와 친노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의정활동을 잘못했고 중진인 최규성·김춘진 의원은 삼선에 걸맞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의원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다.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려고 뒤에서 전주 완주 통합을 반대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항문제만 거론되면 최의원을 원망하고 꾸짖는 사람들이 많다. 김제공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을 최의원이 반대해서 무산시켰다고 믿고 있다. 지금껏 전북에 공항이 없어 얼마나 불이익을 당했던가. 다행히도 지난해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에서 이상직의원이 새만금 국제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비로 8억을 반영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예산과 함께 포함된 부대의견으로 국토교통부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전북지역의 국제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사실상 전북의 하늘길을 열게 한 단초가 마련됐다.4년간 지역과 여의도를 왔다갔다 하다보면 시간에 쫓겨 일하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정치력만 있으면 초선도 얼마든지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19대 때 7명이나 큰 폭으로 물갈이시켜 의정활동을 잘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정치력이 약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권자들은 현역들의 평가를 의정활동에 의존한다. 그게 잘못이었다면 갈아 치우면 된다. 도민들이 국회의원들 때문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역구와 의정활동 잘한 사람은 다시 뽑아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팽(烹)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손가락 끊겠다는 말을 안해도 된다. 공이 이제는 유권자에게 넘어왔다. 이번 선거는 한판 큰 싸움이 본선에서 남겨져 과거처럼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선거 보다는 인물 본위로 가야 할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이 분단 55년 만에 처음 만났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맞잡은 손. 통일이 곧 눈앞에 온 듯 보였다. 6·15공동선언 이후 우리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 개성공단의 설립이다. 6·15공동선언문으로 이어진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 채택이 가져온 결실이었다. 북한이 2002년 11월 27일 개성공업지구법을 공포함으로써 공단 설립은 현실이 되었다. 2004년, 시범단지 부지 조성이 마무리 되면서 그해 10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첫해 입주업체는 18개. 그해 말, 첫 제품이 생산됐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인력이 결합한 개성공단 조성은 남북교류 협력의 새로운 장이었다. 남북관계가 얽힐 때마다 부침은 있었으나 개성공단은 날로 성장했다. 자료를 보니 2010년 9월, 입주기업 생산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2012년 1월에는 북한 근로자 5만 명이 개성공단에서 일하게 되었다. 2013년 1월에는 누적 생산액 2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16년 현재 124개 기업이 입주해있고 협력업체만도 5000여 곳이나 된다. 이들 기업의 생산액은 월 5000만 달러. 작년에만 생산액 전년대비 20%가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다. 엄청난 성장이다. 패션과 섬유관련 기업이 전체 입주기업의 58%, 73개나 되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보니 새삼 놀랍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10일 비군사적이면서도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제재방법으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이 지난 한 해 동안 개성공단으로부터 벌어들인 현금만도 북한 근로자 임금 등 1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니 전면가동이 가져올 타격을 충분히 짐작할만하다. 사실 개성공단의 가동 전면 중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북측이 공단출입을 일방적으로 막으면서 가동이 중단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먼저 전면중단을 내렸다. 정부는 전면가동 중단에 이어 공단 폐쇄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도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에 맞서 개성공단 남측 인원 추방과 자산동결을 결정했단다. 개성공단의 운명이 심상치 않다. 통일의 지렛대 역할처럼 여겨졌던 개성공단이 남북대결의 볼모가 되어 있는 형국이 안타깝기만 하다.
요즘 야당은 진정한 야당 지위를 선점하겠다며 각개약진하고 있다. 그 긴장이 극에 달해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결단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야권 분열이다. 안철수 등 개혁세력의 탈당 사태 후 당명을 바꾼 더민주당은 문재인 사퇴, 김종인 비대위원장 선임, 인재 영입 등 총선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과거 전두환 체제에서 일했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일하는 등 전형적 여당 성향 인사다. 그의 경제민주화 카드가 지푸라기도 아쉬웠던 더민주에게 먹혀들었고, 그는 총선 권력까지 거머쥐었다. 전북을 외면하며 살아온 그가 전주에서 기자회견 하며 지역민심 추스르기에 나섰다. 아이러니다.국민의당은 지난 2일 대전에서 공식 창당대회를 열었다. 안철수의원은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낡은 정치와 구 정치체제의 종식’을 선언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낡은 체제를 깨부숴 안철수표 새정치를 확실히 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당이 말하는 새정치는 새누리의 수구보수, 더민주의 낡은 진보를 털어낸 중도개혁을 말한다. 낡은 진보를 청산하지 않겠다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세력과 결별한 안철수 대표의 중도개혁은 합리적 보수와 진보의 융합이다. 국민의당은 낡은 정치판을 바꿔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한다. 더민주당은 경제민주화 카드를 계속 전면 배치하는 양상이다. 이들의 중심에는 호남이 있다. 호남에서 세몰이에 성공해야 수도권 표심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인다. 갈수록 치열하게 경쟁하는 두 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어떻게 기울 것인지는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호남에서 야당은 조금 잘 못해도, 분열해도 손해볼 것은 없다. 전통적으로 독점이었으니 또 독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분열한 야당이 경쟁하느라 시끌벅적하지만 새누리당이 그 수혜를 얼마나 입을지는 판단 유보다. 야당끼리 대립하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국민의당 3자대결 공산이 커졌고, 새누리당이 어부지리할 곳도 많을 것이지만 전북에서 새누리당 존재감은 여전히 미약하다. 전남 이정현 의원이 호남에서 유일하게 금배지를 달았지만 전북에서 새누리당 바람은 미미하다. 현실적으로 전북에서 새누리당은 꼭 필요하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위협도 전북에 새누리당 기반이 전무하기에 생긴 일이다. 새누리당에 빗장 건 전북, 소통없이 뭘 얻고 지키겠는가.
지금은 폐교된 고창군 공음면 신왕초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을 취재한 적이 있다. 2006년이었으니 꼭 10년 전의 일이다. 신왕초등학교는 전교생 10명인 ‘미니’학교이었다. 6학년생 여섯 명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네 명 아이들만 남는 이 학교는 그해 개교 30년의 역사를 거두었다. 그해 전라북도에서는 세 개 초등학교가 문을 닫았다. 신왕초는 80년대 초반부터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통폐합 대상으로 꼽혀왔다. 주민들이 ‘학교지키기’에 나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왔지만, 입학생의 맥이 끊기자 학교는 결국 폐교를 받아들이는 의견서를 교육청에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마음 빚을 안게 된’ 교사들은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남겨줄 것을 준비했다. 마지막 졸업식을 앞두고 발간된 ‘여시뫼봉의 얼이 담긴 신왕교육 30년’이었다. 학교가 개교한 70년대 중반, 아이들이 먼 거리를 걸어 다니지 않아도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돼 행복해하던 마을 주민들과 30~40대 중년이 된 졸업생들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담은 빛바랜 흑백사진부터 그동안의 632명 졸업생 명단까지 학교와 마을의 크고 작은 역사를 촘촘하게 엮어낸 책.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어릴 적 꿈을 가꾸었던 초등학교 역사를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랐던 교사들의 선물이었다. 아이들은 두개 교실로 나뉘어 수업을 받았다. 학생 수가 줄어든 이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수업 환경이었지만, 같은 학년이 없어 6학년 누나 형들과 함께 공부해야했던 4학년 득주나,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 2·3학년생 아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위하는 법을 배웠다. 그해 개교 30년 역사를 접는 농촌 초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장은 눈물바다였다.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비록 신왕은 없어지지만 초등학교 시절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간직하고, 늘 세상을 도와가면서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골의 초등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의 역할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신왕초등학교 역시 인근 6~7개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이끌어가는 공간이자 마을 사람들의 연대감을 이어주는 끈이었다. 농촌의 아름다웠던 초등학교가 이름을 잃은 지 10년, 농촌의 위기는 학교의 위기와 여전히 맞닿아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올해도 여섯 개 초등학교의 신입생이 없다. 다행히 이전과 달리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하지 않으니 학교가 문 닫게 될 위험은 없지만 학생 수가 줄어가는 농촌 현실을 지켜보는 일은 안타깝다.
유일호 경제팀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1분기에만 144조원을 투입해 1분기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겠다고 한다. 정부가 경기부양카드를 꺼내든 것은 나라 안팎의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탓이다. 지난 1월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 18%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 때문에 20.9%나 급락했던 200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제대로 먹혀야 나라살림은 물론 국민 불안감도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조치는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 세계 경제는 이미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다. 우리나라 수출 감소는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제성장 전망이 어둡고, 국제유가도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북핵과 미사일, 지카바이러스 등도 악재다. 정상 상황에서 저유가는 원가 절감 요인이니 생산성 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수요 부족이 불러온 현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 불안감을 키운다. 국제유가 폭락은 경기침체 가속화, 저점 확인 불가 등 시장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경기불안 상황 속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국회를 향해 경제 관련 법안 조속 처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는 3일 대한상의를 찾아 경제관련법 입법 촉구 서명운동본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등을 향해서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경제활성화 정책을 원만히 추진할 수 있도록 국회가 관련법을 처리해 달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압박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대국민담화 및 신년기자회견에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자식과 미래 후손을 위해 나서 달라고 말했다. 이어 1월18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 서명운동’ 행사에 참석, 자필 서명했다. 야당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반발했지만 선관위는 정치행위가 아니라고 결론냈다. 총선을 앞두고 터진 글로벌 경제 불안 국면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최근 언행은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온 몸을 던져 일하는 공복의 자세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반면 야당은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선거는 올바르고 능력있는 인물과 정당을 원한다. 그렇더라도 승패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선거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읽고, 또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한센병 환자들의 섬 소록도. 국가에서 한센병 환자의 치유와 재활을 위해 병원을 세웠지만 사실상 수용소나 다름없던 이 섬에 벽안의 두 젊은 수녀가 찾아오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국립간호대학을 나온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83) 수녀는 1959년, 마가렛 피사레크(Margreth Pissarek·82) 수녀는 1962년 소록도병원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원했다. 당시 소록도에서 6000여명에 달하는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고작 5명. 하지만 이들 의사와 간호사도 전염을 우려해 환자들과 접촉을 꺼리고 진료할 때도 꼭 장갑을 끼었지만 두 수녀 간호사는 맨손으로 피고름을 짜고 약을 발라주면서 지극정성으로 환자들을 돌봤다. 사람들부로터 멸시천대와 배척을 당했던 한센인들이지만 젊은 수녀의 진심어린 간호에 닫힌 마음을 열게 되었고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치유받게 됐다.이 같은 헌신적인 모습에 의사와 간호사들도 감명받아 환자들을 친절하게 대하게 됐고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소록도를 찾게 되었다.두 수녀는 또 소록도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고국에 수천통의 편지를 보내 여러 기관·단체들로부터 각종 의약품과 의료기 생필품 등을 후원받았고 나중에는 건물과 치료시설을 건축할 수 있는 후원금까지 지원받았다. 여기에 환자 자녀들을 돌보는 영아원과 보육원을 운영했고 완치된 환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재봉 기술과 건술 기술 농사일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주선했다.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자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전해왔으나 거절하자 오스트리아 한국대사가 직접 소록도를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한국 정부도 1972년 국민훈장과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하려 했지만 거절하자 청와대 관계자가 소록도로 찾아와 약식 수여했다.이들 수녀는 고령으로 인해 더 이상 봉사할 수 없게 되자 지난 2005년 11월 21일 새벽 첫배를 타고 조용히 고향으로 돌아갔다. 43년 전 소록도에 왔을 때 가지고 온 헤어진 손가방 하나만 들고서. 오는 5월 17일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고흥군과 병원 측은 이들 수녀간호사를 초청했다. 암 치료를 받고 있는 마리안느 수녀는 병세가 호전돼 초청에 응했지만 마가렛 수녀는 치매 투병으로 인해 오지 못하게 됐다.고흥군과 (사)마리안마가렛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등이 두 수녀의 삶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과 기념관 조성 등록문화재 지정 노벨평화상 대상자 추천 등 각종 선양사업을 추진한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두 수녀간호사의 삶이 우리들에게 큰 울림과 도전을 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 Fest)에서는 독일의 전통의상이 또다른 볼거리다. 독일 남성의 전통의상 레더호젠(Lederhosen)과 여성의 전통의상 드린딜(Dirndl)이 관광객들의 눈을 잡는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반바지의 레더호젠이나, 코르셋 형태의 조끼와 폭 넓은 앞치마에 긴 치마로 구성된 드린딜은 얼핏 촌스럽게 보이지만 남녀노소의 참가자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내며 축제를 살린다. 전통의상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세계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한복의 가치를 새롭게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전주가 있다. 왜 전주일까. 사실 일상에서 한복이 물러난 지 이미 오래다.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 장롱서 한복이 나오는 것은 전주에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평상시 전주에서 한복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차별성을 찾는다면 생뚱맞지만 국악 무대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국악 연주자들의 경우 대체로 한복을 공연 의상으로 삼는다. 전주한지축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한지패션쇼도 한복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 더 중요한 점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 그 시민으로서 우리 옷인 한복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자부심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명절이면 많은 문화시설들이 한복입기 체험행사가 연례적으로 열어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한복데이’는 한옥마을의 문화콘텐츠로서 뿐 아니라 한복문화를 확산시킨 일등공신이 됐다. 박세상 불가능공장 대표 등 젊은이들이 기획단을 만들어 2012년 첫 행사를 개최한 후 ‘한복데이’는 매년 진화했다. 연 1회 축제에서 지금은 매월 한 차례 열리고 있다. 요즘 주말 전주 한옥마을에서 명절 때나 볼 수 있었던 한복 차림의 젊은이들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된 배경이다. 전주시의회가 지난달 29일 ‘전주시 한복착용 문화 진흥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 조례는 전주시장이 한복장려 시책추진과 한복문화의 개발 및 보급 등을 추진하고, 매월 넷째주 토요일을 ‘한복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복을 입으면 문화시설 입장료를 감면하는 혜택도 들어 있다. 전주시의 이색적인 이 조례가 실효를 거두려면 시민들의 동참이 기본이다. 색동옷부터 전통 혼례복, 최신 한복패션까지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마당이 한옥마을에 활짝 펼쳐졌으면 좋겠다.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사활을 건 이유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는 또다시 수평적인 정권승계를 가져오기 위해서고 야권은 정권교체를 가져오기 위해 이번 선거에 목숨을 걸고 있다. 자연히 각 당은 선거구별로 이길 사람을 공천자로 찾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여다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공산이 짙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대 더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압축된다. 무소속과 소수 야당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빅3 여야 구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눈길을 전북으로 돌리면 상황이 복잡하다. 그간 지역정서에 편승해 쉽게 금배지를 달았던 더 민주당 현역들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당과 무소속들이 사생결단식으로 대들기 때문이다. 자칫 제1당 고수도 위협받고 있다. 광주 전남발 신당바람이 강하게 불고 정동영 전의원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연대가 힘을 발휘하면 얼마든지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신당바람이 멈칫거린다. 문재인 대표가 더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가동되면서 지지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인재영입도 국민의당을 앞지르면서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다. 도내 현역 중 추가탈당자가 발생하지 않아서인지 다시 더 민주당으로 유턴하는 모습이다.문제는 더 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어느 편이 더 수권능력을 갖췄느냐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들면서 지지세가 상승기류를 탔던 것도 문 대표 갖고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간 이길 선거에서 연전연패 하고도 책임을 짓지 않은 모습에 식상해 더 민주당에 등을 돌렸던 것이다. 문대표가 이끄는 더 민주당 갖고서는 이번 총선서 새누리를 이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지지를 철회했던 것. 운동권 세력이 당을 지배해온 더 민주당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도민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도내 유권자들은 강한 야당을 갈망한다. “지금까지 더 민주당은 새누리 2중대 역할 밖에 못했다”면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양극화만 초래하는 현 정부여당을 강하게 견제하지 못하는 더 민주당에 지지를 보낼 수 없다”는 여론이다. “인사와 예산에서 그렇게 현 박근혜정권으로부터 차별 받고도 강하게 대들지 못하는 현역들의 무능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현역들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권후보까지 지냈던 정동영 전의원의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대선 패배 이후 그가 보인 오락가락한 행보로 실망이 컸다는 쪽은 설령 당선되더라도 큰 기대를 걸 수 없어 강진에서 칩거중인 손학규처럼 순창에서 씨감자 농사나 계속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반해 “존재감 없는 전북정치를 복원시킬려면 정동영 자산을 여기서 썩혀서는 안된다”며 “그에게 미워도 다시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진 정 전의원에 대해 전주시민은 아버지 어머니하고 정 전의원이 읍소하고 나설때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대표적 창조도시인 일본의 가나자와에는 자랑할 만한 재생공간이 있다. 재생공간의 성공사례로 세계적으로도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시민예술촌이 그것이다. 가나자와의 시민예술촌은 한때 이 도시를 일으켜 세웠던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 문을 닫게 된 방직공장의 부지와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방직공장 창고단지를 시민의 기억보존 장소로 남기는 동시에 문화예술 활동의 장으로 재생하겠다는 가나자와시의 전략은 성공했다. 개관 20년을 맞은 지금도 재생공간의 모범으로 많은 도시가 주목하고 있는 예가 그것을 증명한다.최근에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운영에 관한 흥미로운 자료를 보았다. 이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용자 실태다. 이 자료를 보니 시민예술촌이 개관한 첫해 이용자수는 9만 4266명. 그러나 해를 더할수록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나 2001년을 즈음해서는 22만 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 그 사이 사용자는 다소 줄기도 하고 늘기도 하면서 2014년에는 18만 1277명이 사용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해마다 오르내리는 이용자의 수적 차이가 아주 미미하다.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꾸준히 모아졌다는 증거다.사실 도시마다 새로운 문화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오래된 공간이 지속적으로 활용도를 높여가기란 어려운 일이다.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이 끊임없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 다른 문화공간과 차별되는 시민예술촌만의 독특한 운영방식이 그것이다.시민예술촌은 철저하게 시민이 주역임을 시설운영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자연히 공간 운영은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활동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에 모아진다.연중 무휴 24시간 이용 가능한 시설인 것이나 일본의 공립문화시설 중에서 처음으로 시민디렉터제도를 도입해 시민예술촌의 자주적인 운영을 이어내는 방식은 놀랍고도 흥미롭다. 액션플랜을 만들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워크숍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접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것도 시민예술촌의 특별한 운영방식이다.최근 다시 가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은 여전히 건재했다. 드라마공방, 뮤직공방, 아트공방, 퍼포먼스 스퀘어 등 다양한 이름의 공간마다 시민들의 창작 활동 열기가 넘쳐났다. 창조도시는 독자적인 문화예술 육성과 자유로운 창조활동을 통해 성장해가는 도시를 이른다. 가나자와처럼 시민이 그 중심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의 건재와 지속성이 부럽다.
전주종합운동장에는 축구장과 1종 육상경기장이 있다. 야구장도 있다. 주요 체육시설이지만 요즘 애물단지가 됐다.이 시설은 1963년 제44회 전국체전 때 지어졌다. 종합운동장 건설은 지역사회에서 큰 역사였다. 지역의 유지들이 나서 예산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도민 성금까지 모았다. 이 때 가장 큰 힘을 보탠 주인공이 삼양사 김연수 회장이었다. 그가 낸 성금은 8,000만원에 달했다. 덕분에 경기장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거액을 쾌척한 김 회장에게 예의를 표시하고 싶었던 전라북도는 종합운동장 정문 현판에 김연수 회장의 호를 딴 ‘수당문’이란 글씨를 새겨 넣었다. 전주종합운동장은 1980년 제61회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보강됐다. 운동장은 잔디구장, 우레탄 트랙 등을 갖췄다. 관중석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고 2000년에는 조명탑 4기가 설치돼 야간경기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시설이 크게 낡았고 2002년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준공되면서 A매치 등 주요 축구경기는 전주종합운동장 축구장에서 열리지 않게 됐다. 전북 연고의 프로야구단도 없기 때문에 야구장도 야구동호인들이 사용할 뿐이다. 도심 속 낡은 시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2005년 당시 김완주 전주시장은 강현욱 도지사에게 종합경기장을 개발하겠다고 요청했고 전북도는 조건을 걸어 받아들였다. 전북도는 종합경기장과 실내체육관을 무상으로 전주시에 넘겨주면서 국제 규모의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 체육 대체시설을 해야 한다는 이행각서를 받았다. 그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이었는데, 개발계획은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송하진 도지사의 전주시장 시절 계획과 김승수 현 시장의 계획이 판이한 탓이다. 종합운동장은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상징적 시설이지만 이제 갈등의 표본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2005년 4월 19일 김완주 전주시장은 공설운동장 정문에 걸린 ‘수당문’ 현판을 떼어낸 것도 그렇다. 친일 잔재 청산 분위기에 편승했던 것인데, 수당문 자체도 역사다, 선의의 애향심을 내팽개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발을 둘러싼 전북도와 전주시의 갈등은 첨예하다. 송하진도지사와 김승수시장 체제에서 개발은 물건너갔다고 보는 이도 있다. 크게 보고 마음을 열어야 지역이 산다.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종합경기장은 단체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야권이 분화하면서 호남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아무래도 야당의 존립기반이 호남을 모토로 하는 만큼 더욱 첨예할 수 밖에 없다. 호남 민심의 향배에 따라 야권의 정치적 운명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호남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DJ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떠난 더불어 민주당이 지난 24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를 영입하면서 ‘DJ 적자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동교동계에선 “정치도 모르는 사람을 꼬드겨 볼모 정치, 인질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사실 호남은 지난 30여년간 DJ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었다. DJ가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 1995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일부 공천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DJ가 지원유세에 나섰다. “우리 당에서 공천한 후보들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저를 봐서 지지해달라”고 읍소했다. 개표 결과, 고창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호종 군수를 제외하곤 전북은 물론 전남 광주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DJ 이후 호남은 이른바 친노 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해왔고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화하면서 누가 호남 패권을 장악하느냐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만 국부’ 발언과 비리인사 영입 파문 때문에 호남 지지율 하락으로 급해진 국민의당이 지난 25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전격 통합을 발표하면서 호남 주도권을 잡는 전기를 마련했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 신당파인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그리고 동교동계와 구 민주계 등과의 통합에 나서는 등 호남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전남 광주와는 분위기가 다른 전북은 무게중심이 어디로 쏠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당에 유성엽 김관영 의원이 있지만 나머지 9명의 국회의원이 더 민주당에 잔류하기로 한데다 순창에 칩거중인 정동영 전 장관의 행보도 변수다. 정 전 장관과 천정배 박주선 의원이 3자 통합을 합의했지만 천 의원의 돌출 행보가 ‘반(反)문재인-호남 연대’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그러나 호남 민심의 향배는 몇몇 사람의 움직임보다 향후 집권 가능성과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정치력의 유무에 달려있다. 계속되는 정권의 차별과 홀대, 그리고 야당 기득권 세력의 패권주의가 호남인들을 응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 벽지의 어린 중학생은 전주에서 입시를 치른 후 폭설을 만났다. 전주에서 남원까지는 차편이 있었으나 10킬로가 넘는 산골 집까지 교통이 두절되면서 어린 수험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차가운 바람과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악천후 속에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자정이 다 돼서야 집을 갔다. 현재 고위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눈이 올 때면 지금도 그 때 일을 떠올린단다.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이런 눈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전 지구촌이 한파와 눈폭탄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 북동부에서는 눈폭탄으로 주말 대중교통이 전면 중단되며 10여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68㎝의 눈으로 도시가 마비된 뉴욕시는 야간 차량통행을 금지시켰다. 이번 눈폭풍은 미국에서 스노마겟돈(snow+armageddon) 스노질라(snow+godzilla)로 불리며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8500만명이 피해를 봤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국내에서도 제주도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눈이 내려 주말 여행객들이 발이 묶이는 등 한파와 폭설이 남긴 피해는 컸다. 전주에서는 제설작업이 초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통대란이 빚어지면서 제설 행정에 비난이 쏟아졌다. 비교적 눈이 많은 편인 전주시의 제설 행정은 노하우가 쌓여 그간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밤새 내린 눈 때문에 출근길을 걱정할 때 다음날 아침 잘 치워진 도로가 오히려 고마울 때가 많았다. 이번 교통대란의 경우 기상청이 이미 대설주의보를 예보한 상황에다 초기 적설량이 많지도 않은 상황이기에 시민들의 원성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제설작업의 당부를 떠나 산골 학생이 걸었을 산길 모습에 자꾸 눈이 간다. 낭만의 상징이었던 눈이 요즘 교통 장애가 되는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그 흔한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눈사진찍기 등 아이들의 눈놀이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많은 눈이 쌓여도 제설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그 길을 편안히 가는대만 익숙해졌다. 전주 백제로를 온통 주차장으로 만들 만큼 교통지옥을 눈앞에 보면서도 꾸역꾸역 차를 운행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한 번쯤 제설작업을 미루고 차량 대신 걸어서 출퇴근 하는 날로 정하자면 순진한 낭만일까. 인터넷스마트폰이 있어 출퇴근을 그리 꼭 서두르지 않아도 될 법한데 오히려 더 빠름만 추구하니 이도 시대적 흐름 탓으로 돌려야 하나.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선거판이 펼쳐지면서 모처럼만에 유권자가 대접 받는 기분이다. 전북에서 그간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가 아니었다. 지역주의를 밑바탕에 깔고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 공천장이 사실상 당선증이나 다름 없었다. 자연히 유권자 보다는 입지자들이 공천을 받으려고 당 대표한테 목 매달았다. 본선서 경쟁없이 금배지를 달다 보니까 정치력은 물론 자생력마저 약했다. 의정활동도 당론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에 불과했다. 마지막까지 공천서 탈락하지 않으려고 문 대표나 친노들의 눈치 살피는데 급급했다.11명 가운데 유성엽·김관영의원만 탈당해서 국민의당으로 갔고 나머지 9명은 더 민주당에 잔류했다. 추가 탈당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순식간에 9명이 뭉쳐 당에 남기로 한 이면에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같다. 현역들에 대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20%를 컷 오프시키기로 했던 것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에서 현역 20%를 컷 오프시키기로 하면 도내 출신들이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 수도권이나 광주 전남은 손도 못대고 결국 숫자를 전북 의원 중에서 속죄양으로 만들어 채울 요량이었다는 것. 문재인 대표가 기세등등 했을 때는 탈락자가 4명 정도 거명됐었다.지금은 공천 받으려고 9명이 뭉쳐 있지만 속내를 보면 언제든지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하에서 박영선의원이 공천권을 놓고 친노 등살을 어떻게 견뎌낼지도 의문이다. 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갈린 것도 공천권 때문이 아니었던가. 선거구 획정여하에 따라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공천 보장이 안된다고 여기면 무소속 출마를 위해 더 민주당을 탈당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금배지를 달고 있을 때는 현역들이 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낙선의 그림자가 어른 거릴 수 있다. 상당수 도민들이 현역들의 의정활동에 불만이 많다. 그간 지역을 위해 해 놓은 게 뭣이냐는 것이다. 특히 다선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올드 보이들이 뛰쳐 나올려는 것도 현역들이 잘못한 탓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 지역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으려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한다. 우선은 9명이 공천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본선에서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결코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고 여기면서 판을 새롭게 갈아 엎을 태세라서 더 그렇다. 현역들과 민심이 따로 가는 것 같다. 이번 총선서 야야(野野)끼리 ‘형제의 난’을 거치고 나면 전북 정치가 살아날 것이다. 유권자가 끝까지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옥석 구분을 잘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2005년 봄날이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작은 음식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와 전국 각 지역에 살고 있는 15명의 비전향 장기수들이 만나는 자리. 처음 다소 낯설게 보였던 분위기는 금세 바뀌었다. 장기수 할아버지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역사를 살아오면서도 민족 앞에 부끄럼 없이 살아온 신 교수를 만나니 반갑다”며 그를 맞았고, 신 교수는 “징역 20년으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자리”라며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사상을 지켜가는 장기수할아버지들의 험난한 삶에 경의를 표했다. 이날 만남은 신 교수의 전주 초청강연에 맞추어 5.18동지회가 주선한 자리였다. 장기수 할아버지 중 신 교수를 특별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김찬호 할아버지였다. 신 교수는 1968년 통혁당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한지 20년 6개월,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는데 복역 마지막 시기인 2년 6개월을 전주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때 전주교도소에서 2년 동안 신 교수와 같은 방을 썼던 할아버지는 1년 정도 먼저 출소했다. 18년만의 만남은 그래서 더 각별했다. 할아버지는 교도소 안에서도 항상 책을 지니고 있었던 신 교수를 책 많이 읽고 사색 깊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신 교수에게 전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좀체 외부 강연을 하지 않던 그가 독자들의 열망을 더 이상 밀어내지 못하고 지방강연에 나섰던 그해에도 전주 강연은 첫머리에 있었다. 그즈음 ‘신영복 읽기’는 전국적으로 번졌었다. 신 교수가 인터뷰로 전해준 전주에 대한 기억이 있다. “전주교도소 정문 바깥의 눈부신 햇빛과 가족친지들의 반가운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교도소에서 곧바로 향했던 서해안 바닷가 그리고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의 질주. 그래서 전주는 늘 설렘으로 남아 있는 공간이지요.” 신교수는 전주를 인간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로 꼽았다. “사회는 쉽게 바뀌지 않지만, 인간미 넘치는 사회로 바꾸기 위한 모델이 필요합니다. 전주가 그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전주를 외부로부터의 변화 대상이 아닌 우리의 자부심을 방어하는 ‘작은 숲’으로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인간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모습으로 말이죠.”이 시대의 스승 한분을 잃었다. 어지러운 시대, 그 빈자리가 더 크다. 그래서인가. 선생이 떠나신 후 다시 ‘신영복 읽기’가 번지고 있다. 다행이다.
엊그제 중국이 바오치(保七) 시대가 무너졌다고 선언했다. 2015년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6.9%라고 발표한 것이다.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 이후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왔고, 글로벌 G2 국가 위상에 올랐다. 성장세가 조금씩 꺾일 때에는 적어도 7% 성장이 전망됐다. 그것이 바오치이고, 지난해 성장률 6.9%는 그 종식을 뜻했다. 중국의 바오치 붕괴는 예견됐다. 중국은 1·2차 산업 생산의 한계를 인식하고 연착륙 작업에 들어갔고, 구조조정 중이다. 서비스산업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일정 부분 거품이 빠지면 건강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사태로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다. 억지로 달러를 찍어내 위기를 모면했다. 요즘 미국이 웃으며 금리 인상을 했지만, 몇년전의 허물을 알아야 한다. 성장 조정에 들어간 중국, 중동발 유가 급락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 글로벌 경제가 싸늘하다. 코스피지수도 1845까지 떨어졌다. 한국, 중국, 홍콩, 일본 등 증권가는 시끌시끌하다. 주가 폭락은 엄청난 피해를 준다. 제로금리 하에서 ‘재테크’ 하겠다고 투자한 개미들이 혼비백산한다. 경기가 좋을 것이라며 위험 상품에 대중을 끌어들였던 선동가들은 세치 혀를 감추고 침묵한다. 이번 중국발 주가 폭락 사태에서 화제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이 ‘지수형 ELS는 손해볼 일이 없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고 권해 ELS상품에 가입한 개인과 기관 등의 총투자액이 46조원에 달하고, 증시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수조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태풍의 눈이 된 홍콩 H지수가 폭락,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이 강권하디시피 권유해 ELS에 투자한 사람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고 아우성이다. 근래들어 금융시장에서 비롯된 큰 혼란이 잦다. IMF 외환위기, 미국 리먼브러더스 금융대란, 그리고 이번 중국발 위기가 그것들이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하지만 한 번 내려간 주식이 쉽게 오르기는 힘들고, 설사 상승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그 사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한다. 그 중심에는 국가가 승인한 도박꾼들이 자리하고 있다. 선진금융기법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앞세운 통큰 도박이 판친다. 도박에 엄격한 대한민국에서 큰 도박판은 합법적이다. 국가는 이상한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