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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생의 딜레마

낙후된 옛 도심지역을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이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에서 적극 추진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구도심이 새롭게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상권이 형성됨에 따라 다시 땅값이 오르고 임대료가 급등해 원주민들과 기존 자영업자들이 지역 밖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도시 재활성화)이라 하는데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일찍이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겪어왔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영국의 신사 계급을 뜻하는 젠트리(Gentry)에서 유래된 말로 1964년 영국 사회학자 루스 글라스가 노동자 거주지역에 중산층이 이주 해오면서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우리의 경우 전주 한옥마을이 대표적 사례다. 전주시에서 그동안 천억원대 이상 쏟아 부은 한옥마을에 사람들이 몰려오고 상권이 되살아나면서 도시재생의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하지만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초기에 정착했던 문화예술인들과 기존 자영업자들이 설 땅을 잃고 밀려나고 말았다. 이 같은 실상은 비단 전주 한옥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뒤늦은 감은 있지만 자치단체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 9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조례를 제정했다. 특정 지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하고 건물주와 임차인 사회적 기업가 문화예술인 등 지역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주민협의체를 결성했다. 또 건물주와 임차인이 자율상생협약을 맺도록 유도하고 불이행시 벌금을 부과하는 반면 이행시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주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으로 2025 서울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마련했다.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수립 때 영세 임차상인을 보호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Upper West Side(UWS)지역에 소매점 거리를 위한 특별 상업지구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센트럴파크 서쪽 UWS 지역에 문을 여는 가게들은 업종별로 도로와 인접한 건물 전면 폭을 제한해 대형 매장이나 대자본의 입점을 막고 있다.전주에서도 지난 19일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처음 도시재생포럼 창립대회 및 세미나가 열렸다. 전주 한옥마을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대책으로 전주시와 상인 시민단체 등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과 문화지구 지정을 통한 전통관련 상점 활성화방안 등을 제안했다. 도시재생의 목적은 공동체 회복과 사람 사는 곳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지나친 상업화와 투기 자본에 휘둘려선 안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1.25 23:02

'대도무문(大道無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유일한 마지막 인물’(이명박 전 대통령), ‘대한민국사(史)의 큰 별이자 민주화의 주축’(정의화 국회의장), ‘대통령 재임 중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한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 땅에 민주화의 역사를 만드신 아주 큰 별’(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민주화 운동의 큰 지도자’(박원순 서울시장), ‘국민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신념의 지도자’(김종필 전 국무총리).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두고 각계 인사들은 ‘거목’ ‘큰 별’ ‘영웅’ 등으로 평가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업적을 한목소리로 치켜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평가자에 따라 그 어감에는 차이가 난다. 김무성 대표는 ‘불세출의 영웅’으로까지 높인 반면, 박원순 시장은 ‘큰 지도자’ 로 담담하게 묘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열렸던 말레이시아에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의례적 메시지에 그쳤다. 어제 빈소를 찾아서도 달리 수사를 붙이지 않았다.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이렇게 다양한 함의가 있다. 못 믿을 말이 정치인의 말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정치인의 말이 던지는 무게나 파장이 크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언론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겼던 말들을 어록으로 소개했다. 특히 ‘대도무문(大道無門)’은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이자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이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대도무문’이란 사자성어를 즐겨 쓰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았다. 대통령 재임시절 청와대 기념품인 대통령 시계에도 ‘대도무문’의 문구가 들어갈 정도였다. 실제 정치사의 큰 흐름에서 보더라도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좌우명을 실천한 지도자로 기억될 것 같다.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여야 정치권이 이제 스스로 ‘대도무문’의 정치를 하고 있는지 겸허히 돌아볼 때다. 김 전 대통령은 막바지 생전에 평소 쓰지 않던 ‘통합’(統合)과 ‘화합’(和合)을 필담으로 남겼다 한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은 현재 꼬여있는 민생법안·역사교과서·노동문제 등을 두고도 김 전 대통령과 연결시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아전인수식 해석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일만 ‘대도’라고 우긴다면 ‘문’도 없다.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1.24 23:02

인물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사람은 넘치는 대신 여권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지역정서상 야권으로 출마해야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출마예상자 가운데는 국회의원 깜냥이 안되는 함량미달인 사람도 끼어 있다. 이같이 자질이 떨어진 사람들 조차 총선에 나오려는 이유는 현역들 보다 자신들이 더 잘 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11명의 전북 출신의원들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의정활동을 전반적으로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여권이든 야권이든 간에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안 나올려고 하기 때문에 인재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정치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사람들 갖고서는 전북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 새 인물로 과감하게 바꿔 줘야 하느데 현재로서는 마땅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지역에서 인재들을 키워 놓지 않아 쓸만한 재목감이 부족한 실정이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상당수 현역들을 과감하게 교체해야 전북정치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이 같은 여론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물 갔다는 평을 얻는 사람들까지도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여건이 좋았던 자신들의 현역시절에 잘할 일이지 이제와서 슬그머니 숟가락이나 챙기려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현재 도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려워서인지 정치에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지역구 의원들의 이름 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 만큼 정치 혐오가 늘면서 무관심층이 많아졌기 때문이다.새정연이 지배해온 전북정치가 영남권 새누리당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번에도 싹쓸이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새정연의 일당독주에 신물난 도민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경우 한석 정도는 새누리 한테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개혁적 성향을 지니고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국회의원 깜냥으로 본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이 지역에 있지만 정작 본인들이 정치판에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아 인물난을 겪고 있다. 신당도 명분이 약한데다 깃발을 내세우는 사람들 면면이 출중하지 않아 자칫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상당수 도민들이 전북정치판을 확 뜯어 고치고 싶어도 지역별로 역량있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아 속앓이를 한다. 전북이 고질병인 무력증에서 벗어 나려면 제대로 된 국회의원 깜냥을 찾아 나서야 한다.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1.23 23:02

거리의 그림

우리나라의 지하철이 외국 그래피티(graffiti, 건물의 벽 등에 낙서처럼 긁거나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 작가들의 표적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3년 즈음,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지하철에서 시작된 그래피티 작가들의 습격은 우리에게 낯설고 이질적인 사건(?)이었다. 지하철이나 열차에 그리는 그래피티를 ‘트레인 바밍(Train bombing)’이라고 부른다. 그래피티의 속성상 작가들에게 ‘움직이는 벽’으로 상징되는 ‘트레인 바밍’은 매력적인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그래피티는 외국작가들의 침입을 막지 못한 보안망 문제가 더 이슈가 되었지만 외국의 지하철이나 열차의 그래피티는 이미 일반화된 문화다. 우리에게 그래피티를 알린 사건이 또 있다. 2011년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려 넣었던 사건이다. 그때 쥐를 그린 작가에 의해 세계적 그래피티 작가의 이름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영국 출신으로 영화감독이기도 한 뱅크시(Banksy)다. 영국 대영박물관에 ‘카트를 미는 원시인 그림’을 도둑 전시해 이름을 널리 알린 그는 프랑스 미국 등의 이름난 미술관을 급습해 도둑 전시하거나 각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언어로 그래피티를 남겨놓는 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의뢰를 받거나 허락을 받고 그리는 작업이 아니라면 모든 그래피티는 위법이다. 뱅크시의 작업 역시 위법으로 이루어지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Out of Gallery(거리의 갤러리)’는 자유롭고 도발적인 그만의 언어로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시키며 감동시킨다. 권력과 제도에 저항하며 시의성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그의 작품은 예술가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이다. 덕분에 ‘아트 테러리스트’란 별칭이 붙은 그는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도둑전시를 한 미술관조차 그의 작품을 영구소장하기로 결정할 정도이고 런던에서는 뱅크시가 그린 그래피티를 돌아보는 투어가 인기다. 낙서쯤으로 취급받아온 그래피티를 예술로 승화시킨 한 작가의 치열한 정신이 가져온 결실이다. 우리 주위에도 그래피티나 형식을 달리하는 벽화들이 적지 않다. 알게 모르게 어느 사이 우리 일상에 들어 와있는 거리의 그림들이다. 그 그림들은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만큼 중요한 요소다. 우리의 벽화들은 어떤가. 아쉽게도 예술가들의 손이 닿지 않은 거리의 그림이 너무 많다.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한 거리의 그림들이 오히려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1.20 23:02

그림자 투혼

지난 2일 정읍에서 치러진 전국민속소싸움대회를 끝으로 2015년 전북지역 축제가 모두 막을 내렸다. 전국에 걸쳐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많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 관리되는 축제는 일정 기준이 있다. 지역주민이나 단체, 지방정부가 개최하되 3일 이상 계속돼야 한다. 불특정 다수인이 참여하는 문화관광예술축제여야 한다. 특정계층만 참여하는 경연대회나 가요제 등은 축제로 보지 않는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열리는 정부 등록 축제는 도합 664개다. 서울 119개, 강원 69개, 경기 60개, 부산 39개, 전남 86개, 전북 37개 등이다. 세종시에도 벌써 2개의 축제가 등록돼 있다. 전북의 축제는 전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북의 축제 수는 전국 축제의 5.57%인 37개 이지만 정부가 그 경쟁력을 공식 인정하는 문화관광축제 상위 그룹에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 대표 문화관광축제에 전북의 김제지평선축제와 강원의 화천산천어축제가 지정돼 5억 원씩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최우수축제에는 무주반딧불축제를 비롯해 강진청자축제 등 9개 축제가 선정돼 2억5000만 원씩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1억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우수축제에는 순창장류축제와 평창효석문화제 등 10개 축제가, 9900만 원씩 주어지는 유망 축제에는 완주와일드푸드축제와 대구약령시한방축제 등 23개 축제가 선정됐다. 전국에서 664개에 달하는 축제가 열리지만 전북의 지평선축제, 반딧불축제, 장류축제, 와일드푸드축제가 최상위 축제 명단에 든 것은 대단한 성과다. 지평선축제의 경우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8년 연속 우수축제의 주인공이다. 반딧불축제는 3년 연속 최우수축제, 8년 연속 우수축제 성과를 올렸다. 완주 와일드푸드축제는 출범 5년 만에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전북의 축제 중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것은 춘향제(85회)와 소충사선문화제(52회)다. 춘향과 사선녀, 그리고 국난에 살신성인한 의병을 주제로 한 전통 축제다. 이런 결과물들은 그냥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의 관심과 주민참여, 그리고 30년간 임실사선문화제를 이끌고 있는 양영두 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장이나 축제를 준비하다 과로로 쓰러져 링거 투혼을 벌인 김제시청 오형주 주사보같은 인물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1.19 23:02

잊혀져가는 순국선열 기념일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7월말 개봉한 영화 ‘암살’이 흥행몰이에 나서면서 일제 치하의 독립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8·15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누적 관객수 1270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흥행작 7위에 랭크됐다. 오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영화 ‘암살’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최동훈) 남우주연상(하정우) 여우주연상(전지현) 남우조연상(오달수) 등 모두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영화 ‘암살’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의 활동을 모티브로 해서 가상의 인물들이 펼쳐나가는 허구의 암살 사건이지만 우리의 아픈 역사인 친일문제까지 드러내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의열단장 김원봉과 여주인공 저격수 안옥윤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여성독립운동가 남자현 지사의 애국활동이 재조명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여자 안중근’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던 남 지사는 을미의병에 투신한 남편이 전사하자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만주로 건너가 신앙운동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1933년 일제 만주국 전권대사 무토 노부요시를 처단하려다 실패하고 체포된 후 혹독한 고문 속에 단식투쟁을 벌이다 그 해 61세의 나이로 순국했고 후일 건국공로 훈장을 추서받은 인물이다.이 같은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을사늑약(1905년)이 체결된 날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제정,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후 민간단체에서 행사를 주도하다 지난 1997년부터 정부기념일로 공식 지정돼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하지만 어제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도내 자치단체나 보훈단체 차원에서 마련한 기념행사는 전무했다. 다만 민간차원에서 완주 비봉면 고흥 유씨 문중인 일문구의사선양사업회에서 주관한 ‘일문 구의사’ 추모행사가 열렸다. 해마다 광복회 전북지부에서 개최했던 순국선열의 날 합동추모제는 지난달 22일 전주 덕진동에 마련된 충혼각 개관식과 함께 치러졌기에 이날 공식 행사는 없었다.도내에서 적지 않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이 있지만 이 분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표가 되는 마을단위 행사나 각종 단체 모임 등에는 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이 뻔질나게 얼굴을 내밀지만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분인 박준승 선생 제례행사나 호남의병장 전해산 추모제례,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 추념식 등에는 관심조차 없다.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까지 저버린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 혼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그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1.18 23:02

꽃상여

지난 주말 서울에서 진행된 ‘민중총궐기대회’에도 어김없이 꽃상여가 등장했다. 상여가 현실의 상례(喪禮)문화에서 자취를 감추고 집회 현장의 꽃이 된 지 오래다. 집회에서의 상여는 망자의 마지막을 집회자가 바라는 상황과 연계시켜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함이리라. 갈등과 혼란의 한가운데에 상여가 자리하면서 전통 상례문화가 훼손될 것을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현실 장례문화에서 사실상 사라진 전통상례를 지키는 파수꾼이 집회 현장이라는 점이 아이러니다.70년대까지만 해도 상여가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었다. 마을공동체가 주도했던 전통상례를 위해 마을마다 상여소리꾼이 있었고, 상엿집도 있었다. 이 상례의 상징인 상여는 편리함과 빠름을 좇는 생활문화의 변화에 밀렸다. 시신이 입는 옷이 수의라면 상여는 관이 입는 옷이며, 상엿집은 상여가 입는 옷이라 할 수 있다. 관이 입는 옷인 상여를 대신하는 게 자동차가 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생활문화 속에 거의 소멸된 전통상례를 지키기 위해 2010년도 경북 경산의 상엿집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 경북 영천의 한 동네에 방치됐던 상엿집을 옮겨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문화재 애호가의 노력이 컸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그 주인공인 나라얼연구소 황영례 소장이 경산에서 100회가 넘는 로컬인문학 특강을 열고, 장례 관련 국제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며 전통상례 지킴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그런 황 소장보다 훨씬 앞서 전통상례 보존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축제로 이어온 이가 신정일 우리땅걷기 이사장이다. 신 이사장은 지난 86년 섬진강 방수리에서 상여놀이를 시작해 30년째 축제로 끌어오고 있다. 옛 사람들에게 전통상례가 한 판 축제였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가 지난 주말에도 전주한옥마을에서 전통 상여놀이를 펼쳤다. 길문화축제의 이벤트로 기획된 상여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의 큰 볼거리가 됐다. 청연교(옛 남천교)에서 경기전까지 20여개의 만장과 상여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최근 몇 년간 한옥마을 상인들의 반대로 전주천변에서 열렸던 상여놀이가 도심 속, 시민 속으로 들어온 것도 전통문화를 새롭게 받아들이려는 변화다. 상여놀이를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축제로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최근의 분위기도 한몫했다. 집회와 축제 현장에 서로 다른 의미로 등장한 꽃상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1.17 23:02

전북 몫 챙기기

그간 전북은 이웃한테 좋은 일 많이 했다. 30년간 호남이란 이름으로 전북이 광주 전남과 묶여짐으로해서 득 보다는 실이 많았다. 정치인들은 곧장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정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선거 때 돈 많이 안들이고 쉽게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공천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었다. 요즘와서야 유권자 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 만큼 우리 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영남에서 맹주 역할을 해온 새누리당도 똑같았다. 영남이 똘똘 뭉친 탓에 상대적으로 호남도 하나로 뭉쳤다.지난 30년간 전북은 집권세력으로부터 거의 찬밥 수준이었다. DJ와 노무현 정권 때 좋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호남몫만 키워 광주 전남한테 갖다 주는 식이었다. 예산국회 때마다 도내 의원들은 새만금예산 안깎일려고 남들 한테 좋은 일 많이 했다. 타 지역 의원들은 항상 새만금 관련 예산을 낭떠러지에 올려 놓고 흔들어 대는 바람에 전북 의원들은 행여 삭감될까봐 다른 지역 의원들 예산은 손도 못댔다. 새만금사업 때문에 이런 나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도 거의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 새만금은 국가사업인 만큼 이제부터는 다른 방식으로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북은 새만금 예산 때문에 다른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전북을 호남이란 이름으로 묶어 놓을려는 것은 광주 전남 정치인들이다. 전북을 하나로 묶어 놓아야 세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전북 출신의 정치적 리더가 없을 때는 더 그렇다.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은 호남몫으로 파이를 키운 후 자신들 몫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버린다. 전북은 자기 몫도 못 챙기고 넘어간다. 새정연 당직 배분 때도 똑같은 상황이다. 영향력 있는 자리는 광주 전남 출신들이 차지하고 전북 의원들은 별로 영향가 없는 것이나 맡는다. 잇단 선거 패배에 따른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는 약간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근본은 같다. 어찌보면 광주 전남 출신 의원들이 영민하게 논다.이 같은 상황에서 20대 총선도 예전처럼 똑같이 전북이 광주 전남을 따라가야 하는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신당도 마찬가지다.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여론의 진앙지가 광주 전남이다. 천정배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되고 박주선의원이 지난 9월 새정연을 탈당하면서 신당 바람이 불지만 전북도 그렇게 함께 따라 가야 하느냐는 것. 도민들은 내년 총선을 다음해 치러질 대선에 초점을 맞춰야 그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선거구가 획정 되지 않아 선수들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 나지 않지만 정치적으로 전북이 계속해서 호남이란 이름으로 묶여 나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이번 기회에 전북 몫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면 모든 게 해결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1.16 23:02

미얀마의 '강인한 공작새'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뜨거웠다. 25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 첫 자유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압승을 거두면서 미얀마의 53년 군부독재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1990년, NLD가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부가 선거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은 선례가 있는데다 군부가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여러 가지 견고한 장치들을 보면 미얀마의 민주화 길은 여전히 멀게 보이지만, 평화적인 정권교체의 물꼬가 트였다니 미얀마가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얀마는 6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살았던 나라다. 땅도 넓고 자원도 많다. 그러나 53년 전 네윈과 군부세력이 쿠데타로 국가를 장악하면서 미얀마는 길을 잃었다. 종교분쟁으로 종족 간 갈등은 심화되었으며 군부의 극단적인 폐쇄정책으로 국가경제가 파탄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었다. 돌아보면 미얀마의 민주화 역정은 험난했다. 1988년 3월 불처럼 타오른 학생들의 시위 ‘양곤의 봄’이 민주화의 불을 당겼지만 군부의 무자비한 유혈진압으로 수천 명이 희생됐다. 아웅산 수치가 민주화 투쟁의 길로 들어선 것도 이 참상을 마주하고부터였다. 미얀마 군부는 1989년 아웅산 수치를 가택연금하고 15년 동안 자유를 앗아갔다. 그러나 그를 따르는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더 강해졌다. 민족지도자의 상징이었던 수치가 연금된 상태에서 치러진 총선, NLD가 압승했던 1990년의 선거혁명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후 군부의 독재는 더 극렬해졌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두 번째 선거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얻어냈다.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NLD의 상징이 있다. ‘Strong Peacock-강인한 공작새’다. ‘강인한 공작새’는 아웅산 수치를 상징하기도 한다. 선거에서 야당의 압승이 예상되자 민주화를 열망했던 지지자들이 양곤의 NLD 당사 앞에 모였다. 집중호우로 폭우가 쏟아지는 거리에서 이들은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다. ‘강인한 공작새’란 제목의 노래다. “수치는 전 세계가 다 아는 미얀마인의 지도자라네. 이제 독재가 물러갈 수 있도록 우리 미래를 위한 당신의 역사를 써 주오.”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수치가 밝게 웃으며 당부했다. “승자든 패자든 결과를 인정하고 상대를 자극하지 말라.”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완성시켜가는 길은 평평하게만 보이지 않지만 미얀마의 봄은 희망으로 빛난다. 훌륭한 지도자를 향한 신뢰와 존경의 힘일 터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1.13 23:02

전주 덕진공원에 가면

전주 덕진연못은 지맥이 북방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비보풍수적 장치다. 여름이면 만다라꽃으로 불리는 연꽃이 만발한다. 만산홍엽인 요즘 덕진연못의 연꽃과 연잎이 사라진 자리에는 희뿌옇게 그 흔적만 남았다. 연못 주변의 배롱나무도 그 여름철 내뿜던 불길을 거둬들이고 가지만 앙상하다. 여름이 지나 가을로 들어가면서 덕진연못은 연꽃이 시들어 짐짓 살풍경이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연꽃이 시들었지만 연못에는 그 잔해들이 남아 있다. 연이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울 때 가렸던 더러운 연못 속에서 흉칙한 형상을 보이고 있다. 삼라만상은 한 때 화려하지만 영원하지 않고 결국 초라하게 시들고 만다. 역으로, 지금은 더러운 연못에 꺾인 채 방치된 신세지만, 찬서리와 북풍한설을 견디고 나면 널다란 잎으로 더러운 것 다 가려내고 세상을 향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것이 세상 이치다. 연꽃은 만다라화라고도 불린다. 우주의 본질, 인간세계의 중심적 가치가 응집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꽃은 처염상정(處染常淨) 하는 고결한 자태를 통해 인간에게 한없는 가르침을 준다고도 한다. 전주 덕진공원에 들어가면 참 많은 인물들을 마주할 수 있다. 시민 공원에 이처럼 많은 인물의 유허비, 기념비, 공적비 등이 자리잡은 사례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연화문을 들어가 몇 걸음 걷다보면 우측에 간재전선생유허비(艮齋田先生遺墟碑, 전주 출신 유학자 전우)가 우뚝 서 있다. 거북등에 세워진 것이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다. 곧바로 나아가면 둥근 갈래길이 나오는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빙 둘러가면서 4명의 시인이 둘러 소개돼 있다. 감꽃 시인 이철균을 비롯해 백양촌 신근, 신석정, 김해강 시인의 시비에는 시인들의 대표시가 돌에 새겨져 있다. 우측으로 나아가면 1900년대 초 태인에서 의병을 일으켰던 김개남 장군을 기리는 기념석이 나오고 그 뒤에 전봉준 장군의 기개어린 입상이 서 있다.계속해서 산책로를 따라 나아가면 독립운동가 김일두, 제7대 국회의원 김용진 등의 행적, 공적을 기리는 기념비가 줄을 잇는다. 연못을 빙 돌아 나오면 취향정과 풍월정 사이에 김병로, 김홍섭, 최대교 등 3명의 청백리 법조인의 행적을 기리는 법조삼성상이 서 있다. 최근 전주에서는 전주정신, 전주인물 찾기가 한창이다. 전주의 얼, 그 얼에 부끄럽지 않은 인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1.12 23:02

농업인의 날

오늘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지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의 사기 진작과 농업 농촌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정부에서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올해로 20회째 맞는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는 ‘마음 모아 희망농촌, 행복 담아 미래농업’을 주제로 전북 혁신도시 내 농촌진흥청에서 열린다. 오늘 기념식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작업을 거쳐 제정된 국민농업헌장을 선포하고 농업·농촌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며 이를 보전하기 위한 국민 실천방안도 제안한다. 또 지난 8월 국민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농업인의 날 주제곡도 초연한다.하지만 농업인의 날을 맞는 우리 농민들의 현실은 암울할 뿐이다. FTA 체결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입개방 여파로 수입 농산물이 밀려오면서 우리 농업 농촌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연속 풍작을 일궜지만 산지 쌀값은 20% 이상 폭락하면서 20년 전 쌀값 수준을 밑돌고 있는데다 정부 수매물량마저 줄어들어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값싼 열대수입 과일이 넘쳐나면서 국내 과일 가격이 폭락한데다 소비마저 급감하면서 판매부진까지 겹쳐 과수농가들이 울상이다.통계청 경제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지난 1980년 1083만명에서 2014년 275만명으로 급감했다. 전체 인구수 중 농가인구의 비중은 1980년 28.4%에서 2014년 5.5%로 크게 줄어들었다. 농업인 평균소득도 지난해 3452만원으로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5527만원의 62.4%에 불과했다. 지난해 농가가 농축산물을 판매해 얻은 농업소득은 평균 1030만원으로 월별로 환산하면 83만원에 불과, 최저임금인 116만원에도 훨씬 못 미쳤다. 더욱이 전국 농가 112만776가구 가운데 63.9%인 71만6838가구는 연간 소득이 1000만원을 밑돌았다. 반면 전체 농가부채는 지난해 31조3000억원 규모로 농가당 평균 부채액이 2787만원에 달했다.세계 학자들은 농업을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전망한다. 세계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곡물과 육류 소비가 급증하고 있고 세계 인구가 4일마다 100만명씩 늘어남에 따라 농축산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농지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로 농업생산성이 떨어짐에 따라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내다보고 있다.정부는 더 이상 농업과 농민을 FTA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고 이번에 선포한 국민농업헌장대로 농업과 농촌 농민을 살리는 성장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1.11 23:02

종자 정글

옛 속담에 ‘씨도둑은 못한다’ 는 말이 있다. 요즘에야 유전자 검사로 간단하게 혈연관계를 판명할 수 있지만 이런 과학적 분석이 없었던 시절에도 씨는 확연히 알아봤던 것 같다. ‘그 씨가 어디 가냐’는 말처럼 유전자 감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얼굴 생김새나 신체 특징, 성격 등에서 동질성을 확인했다. 김씨 이씨 박씨 등의 성에다 씨를 붙인 것을 보면 씨를 얼마만큼 중시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혈연에서 뿐 아니다. 우리조상들은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 고 할 만큼 종자의 중요성을 체득했다.고려말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의 이야기는 차라리 낭만적이다. 백제 시대의 유적지인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목면으로 된 직물이 발견되면서 문익점의 목화씨로 면직물 처음 생산됐다는 기존의 통설이 흔들리게 됐지만 목화의 대량 생산으로 조선의 의류혁명을 가져온 그의 공은 높이 평가 받았다. 이렇게 한 나라의 문명을 바꿀 수 있는 게 작은 씨앗이었다. 지금은 단순한 씨앗에 머물지 않고 큰 산업이 됐다. 종자산업을 농업의 반도체라고까지 부르는 시대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 의약품 등과 융·복합하면서 종자산업의 외연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오죽하면 세계 각국이 종자시장을 놓고 약육강식의 ‘종자정글’에서 ‘종자전쟁’을 벌인다고 할까.그러나 우리는 종자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았으면서도 정작 산업화로 연결시키는데 소홀했다. 97년도 외환위기 당시 국내 주요 종자업체가 모두 외국계 기업에 넘어갔으며, 해마다 막대한 종자 로열티를 물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이 우리는 종자를 만들어 내기 위한 기본재료인 식물유전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정부 역시 종자산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전북이 있다. 농업진흥청과 산하 연구기관들이 전북혁신도시에 들어섰고, 정읍에 완공된 방사선육종연구센터와 김제에 조성 중인 민간육종연구단지가 한국 종자산업의 꿈과 미래를 담고 있다. 지난 주말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대한민국종자박람회도 이 같은 배경에서 기획됐을 것이다. 종자가 대중 소비재가 아니어서 박람회가 일반에게 낯설 수 있다. 또 체험 중심의 교육 목적인지, 산업화에 무게를 실었는지 불분명한 점도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갓 씨를 뿌린 종자박람회가 전북을 종자의 메카로 각인시키며 종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1.10 23:02

높은 진입장벽

여론의 흐름으로 볼 때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가 예전에 비해 많이 빠졌지만 그래도 전북에서는 강세다. 신당이 안 뜨고 새누리당 한테는 갈 수 없어 어정쩡하게 새정연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 정당 지지도가 상대적이지만 전북은 아직도 지역정서상 새정연이 대세를 이룬다. 신당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천정배·박주선 의원 갖고서는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그치고 있다. 물론 정동영 전의원도 있지만 전주 덕진에 출마할때 예전 같은 지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지금 신당쪽으로 내심 맘 먹는 입지자들은 새정연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쳐져 신당쪽을 노크하는 것으로 탐문된다. 한마디로 새정연 현역들이 쳐 놓은 조직망속에서 경선해서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신당행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가 도민들이 30년 가까이 새정연을 밀어줬는데도 돌아 온 것은 실망 밖에 없어 이번 기회에 말을 바꿔 타는 게 승산 있다고 판단해서 신당쪽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일부는 지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 때문에 한번 실패한 전력이 있어 진로 결정을 놓고 무척 신중해졌다.선거구 획정이 끝나야 총선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겠지만 지금까지는 현역이나 입지자들이나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이다. 이 같이 깜깜이 선거가 돼 가는 원인은 문재인 대표가 대권을 의식해 친노 위주로 공천권을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연 현역 20% 컷오프가 자칫 전북에서 많이 채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와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보다는 호남권 중에서 전북 현역들이 컷오프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현역들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정치력이 약해 존재감이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지지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전북은 산술적으로 20% 컷 오프수가 2명이지만 그 이상도 될 수 있어 현역들이 가뜩 긴장한다. 만약 이런 극악스런 상황이 도래하면 지난 19대와 같은 대거 물갈이로 이뤄질 공산이 짙다. 지금 지역에서 역량 있는 참신한 인물들이 망설이고 주저하는 이유는 새정연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좌고우면한다. 경선을 해봤자 선거꾼인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 깜냥도 안되는 입지자 보다는 거명 안된 사람이 유리한 환경만 조성되면 곧바로 선거판에 뛰어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당독식구조만 깨준다면 20대 총선에 역량 있는 사람들이 대거 진출할 것이다. 20대 총선에서 누구를 국회의원으로 뽑느냐가 전북의 명운을 가를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예전같이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전북의 장래는 요원하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1.09 23:02

한국의 사회적 자본

영국에 국제적인 씽크탱크로 공인 받는 연구소가 있다.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활성화를 연구하는 이 연구소가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세계 각 나라를 대상으로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레가툼 세계번영지수’ 덕분이다. 레가툼연구소는 지난 2007년 ‘세계번영지수’를 개발해냈다. 세계번영지수란 국가의 물질적 부와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를 측정하는 지표를 말한다. 지표는 경제, 기업가 정신, 국가 경영과 통치능력, 교육, 개인 자유, 보건, 안전과 안보, 사회적 자본 등 8개 분야의 점수가 바탕이 된다.지난 2일 레가툼연구소가 ‘2015 세계 번영 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곧 살기좋은나라 순위를 이른다. 한국은 28위다. 세계 142개국이 조사 대상이었으니 상위권에 속하지만, 지난해보다 3단계 낮아진 순위다. 2009년 첫 조사에서 29위에 오른 이후 2011년 조사에서 24위를 얻지만 계속 하락하는 형국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17위로 가장 높고 일본 19위, 홍콩 20위, 대만 21위 순이다. 분야별 지표를 보면 안전 안보 분야와 경제 분야에서는 17위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개인 자유분야는 66위, 사회적 자본 분야는 85위에 그쳤다. 주목되는 것이 있다.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순위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공동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이른다. 사회적 자본은 물질적 자본, 인적자본과 함께 경제성장을 가져오는 중요한 요소다. 사회적 자본을 잘 갖춘 나라일수록 국민간의 신뢰가 높고 이를 보장하는 법제도의 장치도 잘 구축되어 있기 마련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거래비용이 적고 효율성이 높아져 생산성이 올라가고 국민소득은 높아지게 된다.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는 신뢰다. 사회적 자본 순위가 낮다는 것은 사회적 신뢰가 그만큼 낮고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순위는 안타깝게도 85위, 하위권이다. 우리 사회의 불신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다. 올해 연속 7년째 살기 좋은 나라 1위로 꼽힌 노르웨이나 상위권 나라들은 사회적 자본과 개인의 자유 분야 지표가 특히 높다. ‘살기 좋은 나라’로 가는 길이 우리에게 멀게만 보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1.06 23:02

창작 판소리 전주가

지난 10월17일 완주에서 열린 국창 권삼득국악대전에서 ‘권삼득상’을 수상한 소덕임씨(57)는 권삼득 명창의 고향인 완주군 용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비가비 권삼득 명창의 반열을 꿈꾸며 산다고 말한다. 그의 소원은 판소리에 더욱 정진해 고향에 판소리 전수관을 짓고 권삼득 명창의 맥을 잇는 것이다. 전북에는 소덕임씨같은 소리꾼을 비롯해 판소리 꿈나무, 귀명창들이 참 많다. 판소리가 전북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자면 전북은 판소리 본향임이 분명하다. 당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명성을 날린 송흥록 선생은 가왕으로 불리고 있다. 그의 생가가 있는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 일대는 국악의 성지로 불리운다. 박초월 명창은 그의 제자다. 남원이 판소리 고장으로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것은 남원 소리꾼 강도근 명창의 공이 컸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남원 출신의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동리국악당이 있는 고창도 판소리의 고장이다. 동리 신재효 선생은 판소리 다섯바탕을 정립하고, 수많은 소리꾼들을 후원하고 양성했다. 고창 출신의 판소리 명창 김소희는 안숙선 명창의 스승이다. 판소리가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뉘어 소리의 색깔과 맥을 달리하며 전승되면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명창이 배출되었다. ‘쑥대머리’를 만든 임방울 명창, 동초제라는 독자적 바디를 정립한 김연수 등 손가락으로 다 꼽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이 판소리 고장으로 크게 각인돼 있는 것은 소리꾼과 귀명창들 덕이 크다. 과거 조선시대와 일제시대에는 기름진 농토가 많은 전북의 풍요로운 토양이 판소리의 추동력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이래 정부의 주요 산업 정책에서 밀린 전북 경제 토양에서 판소리는 위축됐다. 그 악조건 속에서 남원의 강도근, 전주의 홍정택 등 전북의 소리꾼들이 판을 이끌었다. 40년 전 전북 사람들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를 만들어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펼치며 판소리 등 국악의 본향임을 확실히 했다. 지난 1일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문학관 앞뜰에서 작은 소리판이 벌어졌다. 극작가 최기우씨가 사설을 쓰고, 소리꾼 유태평양씨가 부른 창작판소리 ‘전주가’ 발표회 자리였다. 춘향가도 아니고 심청가도 아니고 ‘전주가’다. “어떻게 전주가 판소리 한바탕의 주인공이냐, 예로부터 전주는 판소리의 본향이니, 판소리 한바탕 쯤의 주인공은 당연지사 아니것습니까.”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1.05 23:02

쌀값 폭락에 속타는 농심

쌀 풍작을 맞은 농민들의 가슴이 숯 검댕이처럼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추수가 한창인 요즘 산지 쌀값이 80kg 한가마당 14만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처럼 쌓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과 FTA 체결에 이어 TPP에 가입하려면 TPP 참여 12개국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쌀 추가 개방문제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TPP 가입을 위해 결국 쌀을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통계청에서 밝힌 올해 쌀 생산량은 425만 8000톤이다.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2% 감소했음에도 풍작으로 인해 생산량은 2.5% 늘어났다. 우리나라 쌀 수요량이 400만톤인 점을 고려하면 25만 8000톤이 초과 생산된 것이다. 이미 쌀 재고량이 140만톤에 이르는 상황에서 쌀 풍작은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그럼에도 정부의 쌀 대책은 너무 안이하다. 20만톤을 추가 수매하겠다고 밝혔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 140만톤에 달하는 재고 쌀 문제와 밥쌀 추가 수입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9월 3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쌀 수정 양허표를 제출했다. 이후 1년새 쌀값이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 창고에는 재고 쌀이 넘쳐나 더 이상 쌓아둘 곳이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부가 규정을 어겨가며 밥쌀용 수입 쌀을 저가 판매해온 것으로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는 쌀시장을 개방화하면서 밥쌀 의무수입규정을 삭제해놓고 국내 수요처를 구실로 내세워 밥쌀을 수입하는데다 이를 터무니없이 싸게 공매 처분함에 따라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목표 쌀값 23만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쌀값 대책은 거꾸로 가면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쌀값은 여전하다. 1996년도에도 80kg 한가마니가 14만원선이였는데 지금 산지 쌀값이 14만원대 까지 떨어졌으니 물가상승률과 농자재비 농기계임대료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손해보는 농사를 짓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쌀 농사를 지어봐야 적자만 가중되면서 농가 5가구 중 1가구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벼랑 끝에 선 농민들은 정부를 향해 묻는다. 언제까지 농민을 천하지졸(天下之卒)로 볼 것인가.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1.04 23:02

미당 탄생 100년

미당 서정주(1915~2000)의 ‘국화 옆에서’는 40대 이상 중년들에게 ‘국민시’였다. 이 시는 90년대 초 시인의 친일논란과 함께 교과서에서 퇴출됐다. 그렇다고 미당을 빼놓고 어찌 한국 현대문학을 말할 수 있을까.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된 후 6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해온 미당의 삶은 곧 우리의 현대문학사다. 곡기를 끊고 2000년도 부인을 따라갔던 미당을 두고 고은 시인은 ‘시(詩)의 정부(政府)가 스러졌다’고 애도했다. 미당은 생전에 15권의 시집과 1000편의 시를 발표했다. 토속어를 적극 활용해 전통적 정서를 환기시키기도 하고, 불교적 상상력과 결합하여 영원성의 지향을 보여주며,인간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화음을 시에 담았다. “미당의 시는 모국어의 위대하고 오묘한 성취”라는 극찬도 따른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독재시절 몇 편의 친일 시와 군부 찬양 시가 그의 문학적 성취에 굴레가 됐다. 교과서에서 그의 시를 볼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그의 장례식도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작고한 뒤 시인을 기리는 활동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의례적인 데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빛나는 문학적 업적을 시인 스스로 배반한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올해가 미당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지만 그를 기리는 사업 역시 잔잔하기만 하다. 지난 6월 동국대에서 미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시잔치 및 시전집 출판기념회가 고작이었다. 미당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일은 미당 개인을 우상화하는데 있지 않다. 문학적 성과와 함께 친일·독재 찬양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따라야 한다. 중요한 점은 미당 문학이 한국문학의 큰 자산이라는 점이다. 특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시 ‘자화상’에서 말할 만큼 미당의 문학 바탕에는 고향 고창의 정서가 듬뿍 담겨있다. 생전의 영욕을 뒤로 하고 미당이 잠든 곳도 고향 ‘질마재’다. 미당의 문학적 성취는 곧 전북과 고향 고창의 문학적 자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고향에서 그를 더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행이 지역 원로급 문인들을 중심으로 올 미당문학회를 만들어 지난 주말 미당 탄생 100년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전북도와 고창군 등 자치단체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흡하다. 고향을 품었던 미당을 이제 고향 사람들이 안아줘야 할 때다. 그것이 한국문단과 전북의 문화적 자산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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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5.11.03 23:02

헤쳐모여

10·28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15대 2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크게 눌렀다. 노동개혁과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반속에 치러진 이번 재보선의 총 투표율이 20%로 저조했지만 새정연이 거둔 결과는 거의 궤멸 수준이다. 새정연이 잇단 재보선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신당 창당 바람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요즘 전북에서도 예전과 달리 새정연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탈당하는 당원이 늘었다. 이처럼 탈당 당원이 늘고 있는 주된 원인은 “당 지도부가 정권을 잡을려는데는 정신이 없고 오직 당권을 잡아 공천권을 행사하려는데만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비전이 없어 더 이상 새정연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도내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전반적으로 약한데다 전문성 결여로 전북 몫도 제대로 못챙겨오기 때문에 등 돌리고 있다.이 때문에 정치신인과 입지자들은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와 중앙정치 기류를 살피느라 촉각을 곤두세운다. 상당수 입지자들은 현역의원이 쳐 놓은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새정연 쪽보다는 신당쪽으로 방향을 잡고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현재 새정연의 당 지지도가 낮아지는 추세라서 내년 선거판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급 주자들이 신당으로 모이면 신당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자들 가운데는 순창에 내려와 있는 정동영 전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높다.“아무리 패장이라도 여권 대선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정치력과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 전주쪽으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정 전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공산이 짙다. 그의 전주 덕진 출마가 내년 1월 정도에 가시화 되면 새정연과 신당간에 샅바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여기에 새정연 공천서 탈락하는 현역들까지 가세하면 신당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광주 전남쪽에서 신당바람이 강하게 감지돼 전북으로의 인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당이 패잔병 구제소”냐면서 “이름에 걸맞는 인물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초선이 7명이나 된 전북정치권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없고 리더가 없다는 것이 정동영 전의원을 등판시키는 명분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정 의원이 얼마나 손학규 전의원처럼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 전의원이 감성정치 보다 경륜과 관록이 묻어 나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때는 재기 가능성이 클 수 있다. 내년 총선은 모처럼만에 ‘형제간 상씨름판’이 벌어질 것 같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1.02 23:02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동학농민혁명이 민란이 아닌 혁명으로 대중들 앞에 이름을 찾아 놓이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백주년을 맞은 즈음이다. 이후에도 갑오농민전쟁과 동학농민혁명을 두고 학계의 명칭 논의가 뜨거웠지만 2004년 특별법 제정으로 갑오년 역사는 비로소 동학농민혁명이란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그러나 갑오년 역사는 오늘에도 지난하다. 특별법이 제정되고도 10년이 넘는 동안 기념일 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나, 일본 북해도 대학에서 봉환해온 동학농민군 유골이 아직도 안장되지 못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취재를 위해 1993년과 94년, 2년 동안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답사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과 함께 나선 취재였지만 왜곡되고 묻혀있는 갑오년 역사를 들추어 세상에 꺼내어 놓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선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역사가 기록으로 말하는 것이라면 갑오년의 역사는 온전한 실체를 얻기 힘든 대상이었던 셈이다.다행스럽게도 100주년을 기점으로 연구자들의 동학농민혁명 연구 작업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숨어있었거나 묻혀있었던 사료가 발굴되어 역사적 사실들이 증명되거나 새롭게 밝혀졌다. 학술연구의 진전은 1996년 동학농민혁명 사료를 30권으로 체계화한 〈동학농민전쟁 사료 총서〉 발간으로 이어졌다. 소중한 성과다.이 사료를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 자료를 엮은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지난 2015년 6월 출범시킨 동학농민혁명기록물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그 주체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종합 기록이다.동학농민군 임명장과 회고록, 동학농민군 진압에 가담한 관료와 진압군의 공문서와 보고서 등의 조선정부 기록, 민간인의 문집 및 일기, 동학농민혁명을 목격하거나 전해들은 개인의 견문기록, 그리고 일본 측 관련 기록물 등 171건의 자료가 망라되어 있다. 이 기록물은 세계적으로도 예를 찾아보기 힘든 사료로서의 가치를 평가 받는다.전문가들은 사료의 희귀성면에서도 그렇지만 시간과 공간, 사건의 주체가 각각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기록한 자료라는 점에서 그 완전성을 주목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세계사적으로 조명 받아야 할 역사다.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마음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0.30 23:02

아파트 가격

전주시분양가심사위원회가 지난 26일 에코시티 분양가를 3.3㎡당 793만∼795만 원으로 권고하면서 최근 전주지역에서 제기된 고분양가 논란이 일단락됐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의 단초가 된 전주 만성지구 골든클래스 810만원에 약간 밑도는 수준이지만, 7자와 8자가 주는 뉘앙스가 고분양가 우려 심리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이다. 어쨌든 이번 진통을 계기로 전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800만 원대에 확실히 진입했다. 시장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면, 건설사들이 제시하는 850만원 전후의 아파트 분양가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건설된지 10년 이내 아파트의 거래시세는 3.3㎡당 900만원-1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아파트 건설사 입장에서 볼 때 예를 들어 850만원에 분양받은 수요자든, 793만원에 분양받은 사람이든, 분양받는 순간 평당 100만 원 정도의 이익을 손에 쥔다. 최근 전주지역 분양 현장이 이를 입증했다. 혁신도시 아파트들이 증거다. 이익은 중간에서 차익을 챙기는 투기세력들이 본다. 일단 분양을 받은 다음 소위 ‘피’를 받고 넘기는 세력들이다. 피 규모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다 어떻게든 분양권 낙찰만 받으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돈 좀 여유있는 사람들이 누리고 산다. 그게 전주에서 잘산다고 자부하는 일부 사람들의 민낯이다. 그들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좋은 기회를 못잡는 사람들이 바보”다.부동산중개사무소는 이를 조장한다. 모든 부동산중개사무소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사무소는 피를 중개하고, 조장한다. 이를 중심으로 선수가 된 일부 세력들이 득세하면서 분양가가 오르고, 시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폭등한다. 고분양가, 고시세 원인은 토지공급자들의 행태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공공 성격의 LH와 개발공사가 부지를 개발하고 최고가 입찰에 부쳐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높은 가격에 공동주택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이를 핑계 삼아 분양가격을 올려버린다. 고분양가 논란을 제대로 잠재우려면 공공개발 부지의 최고가 낙찰제를 없애는 등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 적정 가격에 매각, 건설사의 분양가 인상을 미리 제어해야 한다. 전매를 금지하고 투기세력에 대한 세금추적을 강화해야 한다. 2018년은 이미 경고된 인구 절벽기다. 아파트 가격도 절벽에 직면해 있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0.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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