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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루지와 산타클로스

"진짜 부자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올바르게 잘 쓰는 사람이다." 홍콩 영화배우 성룡(58)의 명언이다. 성룡은 미 경제전문지인 포브스가 작년에 자신을 '아시아 최고 기부영웅'으로 선정하자 "아들에겐 한 푼도 줄 수 없다. 사후에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며 이런 말을 남겼다. "아들에게 능력이 있다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 없을 것이고,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돈을 남겨준들 헛되이 탕진하게 될 것이다." 영화속의 대사처럼 멋진 말이다. 미국엔 자선사업가들이 많다. 앤드류 카네기와 존 D 록펠러는 이미 전설이고 조지 소로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수많은 부자들이 뒤를 잇고 있다. 미국은 돈을 숭상하는 자본주의 나라이지만 단지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부자를 존경하지는 않는다. 돈을 움켜쥐고 나누지 않으면 '스쿠루지'라고 부르며 혐오한다. 반면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 사회가 아낌 없는 갈채를 보낸다.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게 쓰는 것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도 자선사업가의 활동이라면 주저 없이 1면에 기사를 게재한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기업이나 오너 자신의 이미지 관리용으로 자선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심지어는 범죄를 저지르고 면피 수단으로 자선하는 일도 있다. 그러니 1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공익 기부금을 내놓고도 존경은 커녕 오히려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돈을 벌 줄만 알았지 가치 있게 쓰는 방법에 대한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이 성탄절이다. 산타클로스는 자선의 상징이다. 그 유래가 배려와 선행이다. 성인 니콜라오는 몰락한 집안의 한 가장이 돈을 받고 세 딸을 팔려한다는 사실을 알고 몰래 금이 든 주머니를 그 집안에 던져주었다. 그래서 니콜라오는 '선물 주는 이'로 통한다. 나중에 대주교가 되어서도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네덜란드 신교도들은 그를 '신터 클라스(Sinter Klass)'라 불렀고 신대륙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미국식 발음인 '산타 클로스(Santa Claus)'가 됐다.세밑이다.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성금이 예전 같지 못하다고 한다. 자선은 꼭 부자여야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부자들이 스쿠루지가 돼서도 안된다. 진짜 부자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올바르게 잘 쓰는 사람이라는 명언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12.25 23:02

새만금의 국제정치학

새만금사업의 국제적인 가치는 뭘까. 지금까지 새만금사업은 경제적 가치나 개발, 환경, 생태적인 관점에서만 논의되었다. 이를 좀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바라 보자는 모임이 있었다. 21일 새만금군산자유구역청이 가진 '새만금의 위상 제고 및 투자유치 포럼'이 그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새만금사업이 국제정치와 동북아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등의 주제가 눈길을 끌었다. 새만금지역이 한·중 우호관계의 창출기지로서, 동북아 화해·평화·협력의 허브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문제 해결과 평화통일을 지원하는 배후 산업기지 역할도 기대되며 지속가능한 미래 녹색 성장의 중심지로 발전해야 한다는 비전도 나왔다. 새만금의 국제적 위상과 관련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할 과제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우리의 국력이 미·중간은 아니더라도 중·일간 갈등을 중재하고 세력균형을 유지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면서 "새만금의 해외 홍보를 위해 외교통상부와 문화부, 중국과 일본대사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고 한류스타를 통해 중국과 일본의 주요 TV에 홍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또 중국사회과학원 박건일 수석연구원은 "새만금은 개발 여하에 따라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고, 한미FTA를 넘는 창구로서 중국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이 제주도와 변산반도까지 올라 오는 것을 견제하고 있어 새만금지역의 하이테크산업에 양국이 투자하게 되면 안보 전략상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새만금에 투자하면 일본도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중국은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것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주도에 관광을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어 새만금지역으로 이를 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문화유적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한중일 3국이 끼고 있는 환황해를 동아지중해(東亞地中海), 즉 내해(內海)로 보고, 3국 도시간 아시아 문화수도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다. 새만금은 내부개발을 위한 투자유치가 우선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제적으로 외연을 넓히는 작업도 필요하지 않을까.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12.24 23:02

제임스 딘 박물관

얼마 전 저작권법 전문가인 연세대 남형두 변호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1950년대 영화스타 제임스 딘의 고향 페어몬트에 관한 것이다. 제임스 딘은 스물다섯 살 젊은 나이로 요절한 미국영화배우다. 너무 짧게 살다간 까닭에 남긴 영화는 10편 정도. 더구나 그 대부분은 조연이나 단역이고, 대표작은 '에덴의 동쪽''이유 없는 반항''자이언트' 등 세편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그는 오늘에 이르러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영원한 '스타'다. 그 이유야 여럿이겠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청바지를 상징하는 젊은 세대의 우상으로 '이미지메이킹'된 영향도 클 것 같다. 그는 현대 미국이 안고 있는 고뇌의 일면을 상징하는 존재로 미국인들의 우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미국인들뿐만 아니다. 그 증거를 그의 고향 페어몬트에서 찾을 수 있다. 페어몬트는 미국 인디애나 주에 있는 아주 작은 도시다. 인구 4천명도 안 되는 이 도시에 제임스 딘과 관련된 박물관이 3개나 있었다고 한다. 영화배우로 활동한 기간은 2~3년. 아무리 세기의 스타였다고는 하지만 20대에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무슨 유물이 그렇게 많아서 박물관을 3개씩이나 두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10여 년 전, 제임스 딘의 이름과 초상권 소송을 맡게 돼 페어몬트를 방문했던 남변호사는 박물관에서 흥미로운 광경을 보았다. 그 박물관은 제임스 딘이 사용했던 만년필, 노트 등을 유리관 안에 전시하고 있었는데, 정작 시선을 끈 것은 그 유품들이 아니었다. 제임스 딘이 썼다는 머그잔이 진열된 유리관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고 있거나, 깨알같이 써놓은 설명을 돋보기로 읽느라 오랫동안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할머니 관객들이었다. 젊은 시절 우상이었던 '제임스 딘'을 만나기 위해 페어몬트에 온 노인 관객들에게 제임스 딘에 관한 온갖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해 놓은 박물관의 유품들은 젊은 날을 추억하게 하는 소중한 통로였던 셈이다. 실제로 1988년 페어몬트 도심 부근의 주택을 활용해 문을 연 제임스 딘 박물관은 화재가 나 새 건물로 옮긴 이후까지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 관광수입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박물관은 아쉽게도 2005년에 문을 닫았지만, 페어몬트는 20년 가깝게 전 세계의 제임스 딘 팬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 도시의 선택이 가져온 결실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12.21 23:02

권력

권력은 힘이다. 남보다 우위에 있는 힘이다. 그러나 절대 권력은 없다. 언젠가 경쟁에서 패해 제거되거나, 생명의 한계를 넘어서진 못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왕정은 권력을 자손에 승계, 생명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 그래도 영원한 권력은 없었다. 이성계 일가가 역성혁명을 일으켜 엄청난 피를 제물삼아 조선왕조를 세웠지만 500년이 한계였다. 이승만은 3.15 부정선거를 통해 권력 연장을 꾀했지만 국민 앞에 무릎을 꿇었고, 박정희는 유신헌법을 통해 영원한 권력을 노렸지만 측근의 총탄에 쓰러졌다. 전두환은 12.12사태와 5.18민주화운동, 비자금사건 등으로 구속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87년 대선 이후 권력은 과거 1인 독재와 달리 정치세력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른바 당정(黨政)이 권력의 핵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대통령과 권력을 나눠먹는다. 정당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측근과 선거캠프 관계자들도 권력을 행사한다. 문제는 권력의 집중, 편향, 그리고 독버섯처럼 솟아나는 비리다.측근 비리는 불나방 같은 것이다. 전두환의 형 전기환은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을 강탈한 혐의, 동생 전경환은 공금 73억 여원을 횡령하고 10억 원을 탈세하는 등 비리가 드러나 감옥살이를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사촌으로 '6공 황태자' 로 불린 박철언은 1993년 슬롯머신 업자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감옥에 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은 한보 사건에서 66억여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옥살이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의 세 아들이 모두 비리에 연루됐다. 장남 홍일은 이용호ㆍ진승현 게이트에 휘말렸고, 차남 홍업과 삼남 홍걸은 수뢰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은 세종증권 인수 청탁 대가로 29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대통령 딸은 미국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100만 달러(약 13억원)을 불법 반출한 혐의 때문에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최시중, 천신일과 영부인 사촌오빠는 비리가 드러나 이미 처벌받았고, 대통령 퇴임 후 저택부지 매입과 관련해 대통령 일가가 특검 수사를 받았다. 선거 승리에 도취하는 것은 자유다. 자신들에게 온 기회를 권력이라고 자위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부디 권력이란 절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一紅)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2.12.20 23:02

전북과 대선

87년 대선 이후 보수세력이 세차례 진보는 두차례 집권했다. 97년 15대 때 김대중후보가 2002년 16대때 노무현후보가 당선됐다. 김대중 후보가 집권함으로써 호남사람들과 진보세력이 한을 풀었다. 같은 진보 세력인 노무현 후보가 정권을 승계했지만 너무 좌클릭한데다 경제난 악화로 재집권하는데 실패했다. 경제살리기를 캐치플레이즈로 내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530만표 차로 압승을 거뒀다.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전북 출신들이 청와대를 비롯 정부 요직과 당직에 두루 기용됐다. 보수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능력 있는 전북 출신들이 많은 차별을 받아왔다. 정동영 후보가 떨어지면서 전북 출신들 가운데 특히 전주고 출신들이 찬밥을 많이 먹었다. 남성고 출신들은 MB정권에서 그런대로 대접 받았다. 전반적으로 보수정권인 MB정권을 비롯 김영삼 노태우 정권때는 거의 전북 출신들이 기용되지 않았다. 전두환 박정희 정권때는 가뭄에 콩 나듯 했다.대선의 위력은 가히 쓰나미나 다름 없다. 시골 이장까지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철저한 승자독식주의로 가기 때문에 대선에서 패하면 국물도 없다. 그래서 정권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이번 선거는 보수 대 진보로 결집돼 새누리당 쪽으로도 전북 출신들이 많이 가 있다. 과거 진보세력들 조차도 새누리당쪽에 줄 선 사람이 있다. DJ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실 출신 한광옥씨가 '배신자'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박근혜 쪽으로 갔고 익산 출신의 영원한 YS맨인 김덕룡씨가 문재인 쪽으로 갔다.이번 선거결과는 출구조사도 예측이 어려울 것 같다. 그 만큼 박빙이다.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효과를 막판에 봐 상승기류를 탔다. 문후보가 당선되면 정세균 의원 등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특히 안도현 신경민 진성준 진선미 박용진 등은 요직에 기용될 것이다. 반면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김종인 진영의원 박선규대변인 전북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운천씨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지난 5년간 전북인과 전북이 찬밥을 먹어와 선택을 잘해야 한다. 앞으로 5년간 더 찬밥을 먹는다면 전북의 존재감은 없다. 오늘의 전북도 중요하지만 후손들을 위한 내일이 더 중요하다. 5년후 손가락 끊는다는 말을 안하도록 잘 뽑아야 된다. 내 한표가 전북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성일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12.19 23:02

언론의 선거보도 태도

미국의 신문들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들도 '대통령에 OOO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조목조목 지지이유를 밝힌다. 후보 지지는 대개 논설위원들이 후보들의 토론내용과 발언록, 정책 등을 조사하거나 인터뷰를 한 뒤 어떤 후보가 더 나은 자질을 갖추었는지 따져 결정한다. 후보 선택에 도움을 주는 것도 신문의 기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설을 통해서만 특정 후보를 지지할 뿐 팩트(사실관계)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엄정하게 유지한다.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나열하지 않고, 반대로 다른 후보를 편파적으로 보도하지도 않는다. 지지 후보의 단점과 상대 후보의 장점도 적시한다. 특정 후보 지지는 독자들에게 참고하라는 것이지 꼭 그대로 투표하라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 선거법에는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법은 언론과 언론인의 선거운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성과 객관성의 한계가 어디까지냐에 대한 논란은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엔 인터넷 환경이 급격히 발전해 어디까지를 언론으로 볼지도 그 범위가 모호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 등 개인 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은 무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기도 하다. 때마침 지난 13일 언론인의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법률로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한 선거보도를 요구할 수 있지만 모든 언론인이 개인 자격으로 하는 선거운동까지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형적으론 중립성과 공정성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언론의 보도태도다. 이번 대선 보도태도도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이 확연히 갈렸다. 방송도 공중파 채널은 극도로 자제된 선거보도만을 한 반면, 반면 종합편성채널은 아예 특정 후보 편들기를 노골화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럴 바엔 아예 미국처럼 언론의 특정후보 지지 표명을 제도화하는 게 낫다. 지지 하든 반대 하든 정체를 밝히는 게 떳떳하다. 공정성을 가장한 특정후보 편들기는 유권자 기만이자 눈가리고 아옹하는 꼴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12.18 23:02

대통령 선택기준 3가지

18대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6일 전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초접전 양상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문재인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일부 조사는 문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번 선거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와 진보세력이 총집결해 일대 회전(會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막판 불법행위와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벌써부터 선거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념과 세대, 지역에 따라 나라가 두 동강 나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다. 증오와 대립의 낡은 정치를 끝내고 상생과 통합의 새로운 정치를 외쳤던 '안철수 현상'도 막판 혼전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흔히 우리나라 리더의 조건으로 소통능력, 도덕성과 청렴성, 전문성, 개혁의지, 통합능력, 안보관 등을 꼽는다. 선거 때마다 순위만 바뀔 뿐 내용은 거의 같다. 또 소속정당이나 출신지역을 따지기도 한다. 2007년에 국민들은 능력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다.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에서 BBK와 재산형성 등에 문제가 있었으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로 생각했다. 그러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러면 대통령 선택의 기준은 뭘까. 보는 이에 따라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보편적 기준 3가지를 제시해 보겠다. 첫째, 후보의 과거를 보라.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후보의 삶의 흔적을 보면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어떻게 자랐고,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지도자로서 리더십과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공인의식도 함께 살펴야 한다. 둘째, 현재를 보라. 후보의 현재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측근들이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수 있듯, 선거 캠프 구성원과 측근·후원세력을 보면 그 정권의 미래가 그려진다. 누가 집권하든,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부터 청와대 참모와 입법부 행정부에 그들이 들어가 일을 할 게 아닌가.셋째, 미래를 보라. 미래 비전은 공약에 담겨 있다. 대한민국호를 앞으로 5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를 담은 게 후보의 공약집이다. 하지만 너무 방대하고 포장만 그럴듯 해서 차별화하기가 힘들다.이 모든 것을 성기게나마 요약한 게 집에 배달된 선거공보다. 이거라도 찬찬히 뜯어 보는 정성이 필요하다. 좋은 나라는 거저 오는 게 아니다.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12.17 23:02

투표 인증샷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요 며칠 사이, 가장 많이 올라오는 것은 '투표 인증 샷'이다. '나도 투표를 할 테니, 당신도 투표를 하라'는 뜻일 게다. 다양한 형식의 인증 샷은 특별한 재미를 준다. 그만큼 낯설지 않다. '투표 인증 샷'은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한국 선거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흥미로운 일이다. 투표인증 샷이 선거 문화의 중심에 들어온 것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부터다. 당시 몇몇 연예인들과 유명 인사들은 자신의 투표행위를 알리는 '투표 인증 샷'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올려 다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여기에 일반인들까지 '인증 샷'운동에 가세하면서 '투표 인증 샷'은 선거판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SNS를 통한 투표 독려나 인증 샷 문화는 20-30대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는 물론, 투표율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 11 총선을 앞두고 닐슨 코리아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5.1%가 SNS가 선거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39.4%가 SNS를 통해 정치참여 활동을 하고 있으며 5.6%가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인증 샷을 찍어 올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투표 인증 샷의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도 관심을 모은다. 잡코리아가 4.11총선을 앞두고 20대 이상 성인남녀 8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가 투표 인증 샷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인물로는 연예인과 방송인(53.5%)을 꼽았다. 미디어 연구자들은 트위터를 통한 투표 인증 샷의 참여와 투표 독려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제도에까지 파장을 미칠 수 있는 하나의 정치현상이라는 것을 주목한다. 투표 인증 샷이 선거의 의미를 '국민 의무의 수행'에서 나아가 '범국민적 축제' 또는 '사회적 인정과 유대감 형성의 기회'로 확대시키면서 유권자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것을 분석한 논문도 발표됐다. 점심시간,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투표 인증 샷'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투표를 권하는 사람이나 인증 샷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현장을 보니 '놀이판'이 따로 없다. 투표 인증 샷이 20-30대의 투표율을 15년 만에 최고로 높이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올 대선에서는 '인증 샷'이 어떤 결실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12.14 23:02

특별사면

정의(正義)가 무너진 사회는 희망이 없다. 부정이 판치는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무슨 일할 의욕이 생기겠는가. 1988년 10월 탈주범 지강헌이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가 이따금 회자되곤 한다. 당시 600억 원을 횡령한 전경환에 대한 처벌보다 500만 원 절도범의 형기가 더 길고 가혹한 데 대한 이 독설은 민초가 우리 사회를 향해 가한 처절한 경고였다.정치·경제· 사회 등 거물급 인사들의 범죄 사건은 처음엔 세상이 뒤집힐 듯 떠들썩하다. 하지만 결국 면죄부가 주어지기 일쑤였다. 사면 복권 혜택을 받아 정상인으로 둔갑해 버린다. 그들이 뒤집어 쓴 오물은 너무 쉽게 세척된다.연초 기업분석기관인 재벌닷컴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10대 재벌 총수 가운데 7명이 총 22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최소 73일에서 584일만에 모두 사면됐다. 더러운 돈을 받아 챙기는 정치범들 경우도 오십보 백보다. 하지만 군사정부로부터 억울하게 간첩 등 누명을 쓴 사람 등은 다시 재판을 받고서야 겨우 누명을 벗어야 한다. 며칠 전 '특사설'에 나라가 들썩였다.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중대 범죄자들이 대법원 상고를 잇따라 포기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했는데, 그 이유가 특별사면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MB의 최측근으로 4년간 권력을 휘두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MB의 절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퍼스트레이디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사장 등 3명이다. 최씨는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1·2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6억 원을, 천씨는 알선수재 혐의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0억 9400여만 원을, 김씨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런데 이들의 상고 포기 소식을 접한 세상 인심이 사납다. 이들이 상고를 포기한 것은 '대선 후 성탄절 특별사면을 겨냥한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모두 특별사면을 제한하겠다고 밝혀 다음 정권에서 특사로 풀릴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등의 말이 나왔다. 권력가의 측근들이니 오비이락이라고 해도 어떡하겠는가. 세상 눈이 그만큼 무섭다는 증거다.청와대가 나서 부인했지만 두고 볼 일이다. 정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2.12.13 23:02

투표율

대선 결과가 51대 49로 결판 날 것으로 보인다. 양자대결 구도인데다 보수와 진보로 선거판이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날씨가 변수로 작용할 정도로 초박빙이다. 그날 날씨 상황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대부분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내에서 엎치락 뒷치락 거린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건곤일척(乾坤一擲) 싸움판이 만들어졌다.투표율이 68% 이하이면 조직력이 강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70% 이상이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점친다. 노인층 유권자들은 날씨가 안좋아도 반드시 투표하는 성향이 강한데 반해 젊은층은 그렇지 않다. 날씨가 안좋으면 젊은층의 투표율은 떨어진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20·30대 젊은층이 날씨가 좋아 투표에 나서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도내 선거판은 지난 17대 때에 비해 열기가 없다. 그 당시 본도 출신 정동영 후보가 출마해서 그나마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도 아니다. 영남 출신 성대결이란 점에서 전북 유권자들의 관심을 못사고 있다. 다만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양강구조가 만들어져 관심이 생겨났다. 전문가들도 박빙으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 각 지역별 표심에 주목한다.지난 17대 때는 정 후보가 질 것으로 예상돼 김이 빠졌다. 그 당시 전국 투표율은 63%였고 전북은 67.2%로 약간 높았다. 16대 노무현 후보가 이길 때는 전북의 투표율이 74.5%로 전국 평균 70.8%에 비해 높았다. 그 당시 노 후보는 전북서 91.6%를 얻었다. 눈여겨 볼 대목은 김대중 후보가 이긴 15대 때다. 전국이 80.7%인데 반해 전북은 85.5%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 후보가 92.2%인 107만8957표를 얻었다. 전남도 15대 때는 87.3%의 투표율을 나타냈다.민주당이 이기려면 젊은층이 기권하지 않고 투표장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누리당이 승리한다. 그간 새누리당은 전북에서 선거운동 안해도 고정표 12~13%가 있다. 지난번 MB가 얻은 9.04%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얻은 3.63%가 바로 그런 표다. 문 후보가 전북에서 75% 투표율에 85% 이상 득표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전 후보의 투표 독려는 의미가 컸다. 천기가 누구 편을 들어줄지 흥미롭다. 백성일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12.12 23:02

탕평인사·공동정부

탕평(蕩平)은 '편이 없고 당이 없이 왕도는 탕탕하며, 당이 없고 편이 없이 왕도는 평평하다(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는 구절에서 탕자와 평자를 딴 용어다. 왕도는 공평무사하다는 뜻이다. 서경 홍범구주(洪範九疇) 편에 나오는 말이다. 당쟁의 폐단을 뼈저리게 겪은 영조(1694 ~1776)는 1724년 즉위하자 탕평책을 내놓았다. 교서를 내려 탕평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의지를 밝혔다. 노론과 서론의 거두를 불러 화해시키고 인물도 양 당파에서 고루 등용했다. 일종의 공동정부를 구성, 다른 당파에 대한 정치보복을 막고 정국을 안정시키자는 취지였다. 영조를 이은 정조도 탕평책을 계승했다. 그의 거실을 '탕탕평평실(蕩蕩平平室)'로 이름 짓고 노론 ·소론을 고루 안배했다. 한쪽 인물을 쓰면 반드시 그만한 직위에 상대쪽의 인물을 기용하는 이른바 '쌍거호대(雙擧互對)' 원칙을 세웠다. 서얼(庶孼)일지라도 능력이 있으면 발탁하는 등 출신을 가리지 않았다. 탕평책은 영·정조시대 정국운영의 가장 큰 원칙이었고 실제로 많은 효과를 거두었다.18대 대선에서도 탕평인사가 공약으로 제시됐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탕평인사를 하겠다. 영·호남정권이란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고 했다. 집권하면 호남출신 인사도 중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과거 인사가 불균형적이었고 호남인사가 소외받았다는 반증이리라.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공동정부는 김대중 정부 때 DJP연합의 산물로 꾸려진 적이 있다. 하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특히 호남은 인사·예산정책에서 홀대 받았고 역차별 논란도 일었다. 문재인의 공동정부는 결국 '개인 안철수'와의 연대를 의미하는 것이고 집권하면 '안철수 사람들'이 중용될 것이다. 민심얻기의 계산이 숨어 있을 망정, 탕평인사 정책이나 새정치를 위한 공동정부 구성을 나무랄 수는 없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꾀하고 정국을 안정시키는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수혜를 누릴 면면들을 상정하면 탕평인사나 공동정부 취지가 살아날 것 같지 않다. 한쪽은 느끼하고, 다른 쪽은 편가르기의 귀재들일 것 같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을 골라 쓰는 혜안이다. 정조가 서얼출신도 발탁한 것처럼. 인사는 만사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12.11 23:02

대선 TV토론이 남긴 것

지난 4일 열린 중앙선관위 주관 대선후보 첫번째 TV토론의 여진이 꽤 길다. 그만큼 기대와 관심이 컸다는 반증이다. 전국시청률이 34.9%를 기록한 것만 봐도 그렇다.이날 토론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토론 없는 가짜토론''부끄럽고 민망한 난장판 토론'이라며 선관위에 보완책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일부 계층에선 "속이 다 시원하다"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듯하다. 아마 이것은 지지하는 후보에 따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TV토론이 후보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어 판단의 근거로 삼기보다는 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성이 강한 탓이다. 정치·외교·안보·통일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의 이니셔티브는 단연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쥐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야멸차게 몰아붙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을 희미하게 했다. 토론 이후 '돌발 직구녀'라는 별명을 얻은 그녀의 어록이 회자될 정도다.이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세가지를 공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충성 혈서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라고 했고 "전두환으로 부터 청와대 금고에서 받은 6억 원(서울 은마아파트 30채 값)을 사회 환원하라"고 다그쳤다. 그리고 정수장학회와 영남대를 권력형 비리로 뜯은 '장물(贓物)'이라고 표현했다. 아픈 대목만 콕콕 찌른 것이다. 문 후보에게는 "삼성장학생들이 (참여정부) 집권 초기부터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이 후보의 가시돋친 발언과 예의없는 태도로 희석된 감이 없지 않으나 우리 현대사의 상흔임에 틀림없다. 주류 기득권층이 넘어야 할 유산이다. 이날 토론은 지지율 1% 안팎의 후보가 지지율 40%를 넘는 두 유력후보를 농락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 제기만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토론은 틀에 박힌 진행 방법과 기계적 균형, 반론과 재반론 기회의 박탈로 인한 수박겉핥기 정책 검증, 인신 공격성 발언 방치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후보의 과거행적과 가치관, 정책을 알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지난 2007년에 이명박·정동영 후보가 TV토론 등 40회 이상 양자토론을 벌인데 비해 이번에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늘 2차 토론, 16일 3차 토론이 초미의 관심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12.10 23:02

구도심을 살린 미술관

구도심 활성화는 많은 자치단체들이 안고 있는 오랜 과제다. 전북의 도시들도 예외가 아니다. 개발의 시대에서 도시는 확장되지만 그 한편으로 구도심의 존재는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도시의 '롤 모델'이 된 일본 가나자와시 역시 구도심 활성화 과제가 오랜 고민이었다. 지금은 '내발적 동력'을 가진 창조도시로 우뚝 섰지만 가나자와의 구도심 활성화 성공은 어느 날 갑자기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는 가나자와시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놓여있다. 대표적 결실이 '21세기미술관'이다. 가나자와 구도심도 한때는 극심한 공동화 위기를 겪었다. 영화관조차 상권에 밀려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자 구도심 공동화 위기를 예견한 전문가들은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문화공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술관 건립은 그 대안이었다. 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시청 옆에 있던 가나자와 대학 부속초등학교 부지를 매입하고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학교 이전에 따른 논란이 일고, 활용 용도에 따른 이견이 충돌했다. 그러나 시는 지속적인 설득으로 예술 거점 공간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2004년 문을 연 21세기미술관에 시가 내세운 최우선의 가치는 '근접성'이었다. 대지 2만6천여㎡에 지상 2층, 지하 2층의 연면적 9천여㎡ 규모의 이 미술관은 세 방향이 도로로 둘러싸여 있다. 외벽을 유리로 만들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곳은 시민들이 가장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설계됐다. 미술이라는 특수한 장르를 내세우면서도 기능은 시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확대한 덕분이다. 인구 50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가 문화공간을 위해 투자한 예산과 의지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14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과 극장을 갖춘 미술관을 위해 설계는 '국제 공모'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이뤄졌고, 예산은 건립비용만 1천3백억 원이 투자됐다. 과다한 비용과 지나친 현대적 건물조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시는 예산 절감을 통해 시비를 확보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 큰 무리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 이제 온전히 시민들의 품에 안긴 21세기미술관은 도시를 살려낸 공간으로서 세계 도시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래된 도시 전주의 구도심에도 본격적인 문화공간들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그 구체적 실체나 쓰임새가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공간의 존재가 오히려 걱정이 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2.12.07 23:02

선비정신

옛말에 '선비 논 데 용 나고 학이 논 데 비늘 쏟아진다'는 말이 있다. 학문을 닦고 인품을 갖춘 사람, 또 행실이 착한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쳐 긍정적 결과를 낳는다는 의미다. 선비란 말은 학문과 인품을 두루 갖추고 원칙을 지키며 의리가 있는 자를 일컫는다. 삼국시대에 유교문화가 수용되고, 고려 말엽 주자학이 도입되는 과정 속에서 선비의 의미가 강화되었다. 억불숭유정책을 쓴 조선에서 왕은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고, 선비는 유교이념의 실천자였다. 선비가 지향하는 가치는 의리, 절개, 충절로 정리할 수 있다. 고려 말 정몽주, 조선 초 사육신 등이 보여준 행동은 충절의 극치이다. 조선시대 조광조는 선비에 대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를 위해 도모하며, 일을 당해서는 과감히 실행하고 환난을 헤아리지 않는 자'라고 했다. 또 소인에 대해선 '머리를 숙여 아래 위를 살피고, 이쪽 저쪽을 주선하여 자신을 보존하는 자'라고 했다.제18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닥치면서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이다. 후보들은 득표를 위해 각계각층의 덕망있고 능력을 갖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뛰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념적 차이 등 과거 전력과 상관없이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선에 투입됐다. 이 때문에 항간에서는 '넝마주의'라는 말도 나왔다. 넝마를 줍듯이 득표를 위해 필요하다면 마구잡이식으로 인사를 영입해 쓰고 있는 선거전을 비판한다. 민주통합당은 과거 공화당과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여당에 대응하기 위해 숱하게 당명을 바꾸고 변화를 꾀해 왔다. 그들이 당명을 바꾸고 헤쳐모여를 하면서도 내세운 것은 독재정권, 군사정권을 때려잡고 민주정부를 만들어 국가 번영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여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그들의 선거 목표도 확고해졌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과거 민주화 동지 운운하며 평생 민주당 세력에 몸담아 온 유명 인사들이 철면피를 뒤집어 쓰고 새누리당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집토끼도 지키지 못하면서 선거전을 치르는 민주당이 한심하다. 정당에서 한평생을 뛰는 대중 정치인들이 선비정신을 버리는 작태는 꼴불견이다. 의리없는 인간이 대중에게 표를 달라는 건 넌센스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2.12.06 23:02

달라진 표심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전북 표심이 변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말발굽으로 밟아도 부숴지질 않을 것 같던 전북표심이 깨지고 있다. 그간 25년간 전북은 민주당 일색이었다. 황색 깃발만 꽂으면 누구나 당선될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강했다. 대선 때마다 새누리당 후보는 한자리수 득표에 그쳤다. 이회창·이명박 후보는 지역주의 덫에 갇힌 전북에서 마(魔)의 두자릿수를 넘지 못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두자릿수 득표가 가능할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4.11 총선서 정운천 후보가 전주 완산을서 36%라는 대기록을 세우자 자신감을 갖고 전북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해 보인다. 정운천 도당공동선대위원장은 "전북에서 30%를 득표하겠다"고 기염을 토할 정도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16.9%가 박근혜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MB가 지난 17대 때 얻은 9.04%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수치다.이처럼 전북에서 새누리당 박 후보가 약진한 발판은 최근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서 통과시킨 게 약발 받은 것 같다. 박후보가 유세 첫날 전북을 방문하는 등 지역발전을 다짐하며 공 들여온 탓도 크다. 더 큰 원인은 유권자 상당수가 민주당에 등 돌린 탓이 제일 크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아줘도 지역이 나아진 게 없어 실망했다는 분위기다.여기에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문재인 후보에 식상한 나머지 일부가 박 후보쪽으로 간 탓도 있다. 특히 3일 열린 안철수 캠프 해단식에서 안 후보가 확실하게 문 후보 지지를 강조하지 않고 어물쩍하게 넘어가자 관망자들이 박 후보 쪽으로 옮겨갈 기미도 엿보인다. 지금 여론의 추이를 감안할 때 전북에서 박 후보의 득표율은 이변이 없는 한 20% 안팎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그 근거로는 과거 같으면 새누리당 후보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지지자들이 자신 있게 담론으로 삼을 정도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실감난다. 박 후보 지지자 가운데는 오피니언 리더와 노령층 그리고 여자들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지지자는 "지역감정의 고리를 이번 대선을 통해 반드시 끊어 놓아야 한다"면서 "전북의 살길 마련도 뭔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때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벌써부터 대선 결과가 주목된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12.05 23:02

안철수의 내공

촉(蜀)의 제갈량과 위(魏)의 사마중달은 중국 삼국시대의 뛰어난 인물이다. 두사람이 운명을 걸고 일진일퇴한 전투가 오장원(五丈原) 전투다. 성 안에 진을 치고 제갈공명의 부화를 돋구는 사마중달, 어떻게 하면 사마중달을 벌판으로 유혹할 것인가 골몰하는 제갈공명. 지략이 불꽃을 튀기던 중 제갈량이 세상을 떠났다. 이를 안 사마중달은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장원을 마음껏 공격했다. 그때 제갈량이 사륜거에 앉아 부채를 부치며 미소를 띠고 있는 게 아닌가. 사마중달은 기겁해서 퇴각했다. 제갈량은 목각이었다. 이것이 유명한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중달을 달아나게 했다'는 사건이다. 제18대 대선 판도에 어울리는 고사다.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 양강구도다. 박빙이지만 문 후보가 밀리는 형국이다. 전북일보와 한국지방신문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어제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45.3%, 문재인 40.4%였다. 오차범위(±1.8%)를 벗어나 있다. 지난달 23일 안철수 후보가 후보단일화 사퇴를 선언한 직후의 '오차범위 내 지지율' 간극이 더 벌어졌다. 박빙이다 보니 박-문 두 후보 모두 안철수 지지층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문 후보와 민주당은 안 전 후보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된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뀐다."며 대선 판에 가담한 안 전 후보가 진영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쳐 좌절한 지 10일. 지난 열흘간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의 수모였다. 지지표명 애걸에 안 전 후보는 얄미울 정도로 침묵했다.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 백의종군하겠다."고 했지만 사석에선 "그래도 나는 영혼을 팔지 않았다." "내가 알던 문재인이 아니다."며 오히려 분노와 배신감을 표출하지 않았던가. 마침내 안 전 후보가 어제 캠프해단식에서 입을 열었다.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던 사퇴선언 당시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선이 국민여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목각 제갈공명'이 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어찌 좀 애매하다. 안 전 후보는 모호한 수사(修辭)로 여전히 자신의 입을 주시하게 만들고 있다. 후보도 아닌 사람이 여전히 대선 판도를 꽉 쥐고 있으니 정치 고단수임에 틀림 없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12.04 23:02

12월에

12월이 동동걸음으로 달려왔다. 올해도 마침내 달력 한장 달랑 남은 것이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뒤뚱거리며 살아온 세월이다. 추위는 점점 옷깃을 파고 들고, 발걸음이 쫓긴다. 거리는 온통 선거 플래카드와 벽보 천지다. 표심을 잡기 위해 후보들마다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TV며 신문도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제18대 대선으로 먹칠을 하고 있다. 그 놈이 그 놈인데 선거를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러면서도 하루가 팍팍한 서민들은 또 한번 속는 셈치고 새 세상에 기대를 걸어본다. 세월이 화살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G.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12월은 천천히 흘러갔다. 그 검은 달 한 해의 맨 밑바닥의 어두운 구멍인 12월." 주인공 잔느의 운명을 예감케 한다. 꿈 많은 소녀가 돈과 정욕밖에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가 환멸을 느끼고, 아들마저 재산을 거덜내고 가출해 버린다. 마지막에 잔느는 아들이 창녀에게서 갓 낳은 손녀를 안으며 이런 말을 남긴다."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다지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닌가 봐요."그럴지도 모르겠다. 12월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웬수인 사람들도 없지 않다. 외롭고 쓸쓸한 삶일수록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삶은 지리산이나 덕유산에 서 있는 설목(雪木)처럼 견디며 사는 것이리라. 동백림 간첩사건의 고문으로 몸이 으스러졌던 천상병 시인은 "12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덕분에 "우리가 새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한다고 했다. 한편 황지우 시인은 "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 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고 했다. 바쁜 12월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박종학 시인은 12월에서 희망과 기대를 본다. "나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나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12월입니다"고 노래했다. 12월을 가장 간명하게 말한 시인은 이해인 수녀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12월은 두 달이라도 시원치 않다. 귀한 시간들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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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12.03 23:02

문화양조장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문화와 일상을 조화시킨 복합문화공간이 유행이다. 오래전부터 문화예술로 도시의 힘을 키워온 유럽에는 특히 복합문화공간이 많다. 대부분 낡고 오래된 건물을 활용해 성공시킨 예다. 독일의 동베를린에 있는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 Brauerei)'도 그중의 하나다. 동베를린의 플레츠라우어베르그(Plenzlauerberg)는 문화의 중심지로 꼽힌다. 그 중심에 독일이 자랑하는 '쿨투어브라우어라이'가 있다. 전신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1887년) 맥주제조회사인 슐트하이스(Schulthesis). 이 맥주공장이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1967년이다. 이후 창고로 쓰이거나 빈 공간으로 방치됐던 이 건물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독일 통일 이후 연방정부 산하 신탁관리청에 귀속되어 있던 건물의 철거 계획이 알려지면서다. 통일되기 전 동독은 젊은 세대를 위한 클럽을 도시 곳곳에 만들었는데 이 양조장의 일부 건물도 클럽으로 활용됐다. 그 때문인지 이 일대에 젊은 예술인들이 몰려와 살고 있었다. 대체로 반정부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은 건물 철거계획이 알려지자 공간을 점거해 자유롭고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펼쳤다. 1998년, 예술가들의 점거 덕분에 살아남은 건물의 리모델링이 시작됐다. 2001년, '맥주 양조장'은 '문화양조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0개가 넘는 건물은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장애인 전용극장(람바잠바)을 비롯해 8개의 상영장이 있는 극장, 연극과 음악 퍼포먼스가 열리는 다목적 공연장, 6m나 되는 높이로 공간적 제약이 없는 전시실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쿨투어브라우어라이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 안에 일상적 삶과 관련된 시설과 문화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갖추어놓았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여행사와 슈퍼마켓, 악기전문점 등이 입주해있다.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세입자들의 임대료도 공간 운영에 큰 보탬이 된다. 이 공간에서 일하는 인력이 1000여명에 이른다니 일자리 창출의 효과까지 큰 셈이다. 전북도청 인근에 오래된 건물이 하나 있다. 예전의 공장 부지위에 온전히 남아 있는 대한방직 공장 건물이다. 국적 없는 건물들이 앞 다투어 들어서는 전주의 신시가지 환경으로 보면 이 오래된 건물도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 공간을 가치 있게 활용할 대안을 찾는 일이 지역주민들과는 무관한 일인가.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11.30 23:02

뉴욕시 김경호의 날

미국 뉴욕시 퀸즈 자치구 헬렌M.마샬 의장이 2012년 10월12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했다. 그동안 뉴욕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50·김제)은 국내 유일의 전통사경 기능전승자다. 1997년 대한불교 조계종과 동방연서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로스엔젤레스), 한국문화원초대전(뉴욕), 불교중앙박물관 개관1주년기념 특별초대전, 한국과 세계의 불경전 특별초대전,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금사경 특별초대전 등 국내외에서 모두 15회의 개인전 및 개인초대전을 가졌다. 그의 사경작품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그가 중심이 돼 지난 10월12일부터 12월30일까지 80일간 계속되는 뉴욕 플러싱 타운홀 갤러리 특별초대전은 한국사경연구회의 7번째 회원초대전이다. 그런데 뉴욕시 퀸즈 자치구가 초대전 개막일인 10월12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 눈길을 끌었다. 개막 전날에는 기자회견에 이어 마이클 브룸버그 뉴욕시장의 축사, 헬렌의장의 '외길 김경호의 날 '선포 등의 행사가 있었다. 개막 당일에는 뉴욕시 존C.리우 감사원장, 토니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위원, 그레이스 멩 뉴욕주의회 의원, 댄 할로란 뉴욕시의회 의원, 이우성 뉴욕 한국문화원장, 김지영 뉴욕한국문화재단 이사장,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경호 회장의 전통금사경 제작 시연회에도 200여명이 참석, 김회장의 0.1밀리미터 붓 끝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런 열기는 현지인들의 사경 실습을 지도하는 워크숍에서도 이어졌다. 귀국 후 김 회장은 "세계화를 향한 한국 전통사경의 첫걸음이 세계 제일의 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내디뎌졌다"고 말했다. 한국전통사경은 대장경과 목판인쇄술에 큰 영향을 주었고, 동양예술의 근간인 서예의 정신성과 불교 수행이 더해져 현대인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초대전에서 보여지듯 외국인들의 관심도 심상찮다. 김경호의 날을 선포하며 그 의미를 새겨준 뉴욕시민들의 반응이 증거다. 김경호의 전통사경은 무형문화재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김경호는 문화재가 아닌 기능전승자 위치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전통사경을 세계 시장에 내놓은 김경호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2.11.29 23:02

친노 털어내기

도내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했던 이유는 민주당에 식상해서 등돌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DJ 때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이후 틈새가 서서히 벌어졌다.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하고 나간 일이나 노 전대통령이 호남 사람들에게 "이회창이 싫어서 나 찍은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부터 균열이 생겼다.그래도 상당수 도민들은 민주당이 실망스러웠지만 그 때마다 인내심을 갖고 애정으로 감싸줬다. 그러나 도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때마다 지역으로 되돌아 오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공허한 메아리와 실망 그 자체였다. 새만금을 가로 막은 것도 민주당 광주 전남 국회의원이었다. 그렇다고 당이 나서서 강력히 제재하기 보다는 먼산 쳐다보기나 다름 없었다.결국 민주당을 지지했던 도민들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민주당에 대한 그간의 일방적인 지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50% 지지를 받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5%인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후보직을 양보하는 걸 보고 안교수에 대한 지지가 싹텄다. 정치불신으로 가득찬 지지자들은 안 교수를 신뢰할 수 있는 대권주자로 여겼다. 그 만큼 기존 정치권에 실망이 컸다. 4·11 총선때도 마지 못해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켰다. 대선 경선레이스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도민들은 민주당 경선 주자보다 안 교수에 관심이 컸다. 호남권의 달라진 민심이 정치개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 안 교수에 지지를 보냈다. 특히 젊은층에서 새정치를 갈망하며 안 교수를 대선판으로 견인했다. 정권교체 이전에 정치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결과가 안후보 전격사퇴로 이어짐에 따라 지지자들은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젊은층은 아예 선거를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만나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 시점서 민주당이 해야할 일은 안 후보가 내세웠던 정치개혁을 담아내야 한다. 그리고 정치쇄신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당내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친노 프레임을 하루속히 극복해야 한다. 상당수 친노 인사들이 대선 승리 후 임명직 거부를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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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2.11.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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