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인 김난도(49) 서울대교수는 "강연을 다니다 보면 선택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이 많다."며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게 좋으니까 이걸 해라"라고 하기 보다는 "좋은 기준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좋다."고 일깨운다. 그러면서 좋은 기준으로 든 것이 '거창고 직업 10계명'이다.'월급이 적은 쪽으로 가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원하는 곳으로 가라/ 승진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것을 갖춘 곳은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 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말고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은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 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 약혼자가 결사 반대하는 곳이면 틀림 없으니 의심하지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이 직업 10계명은 무주 출신인 전영창 전 교장이 40여년 전부터 설교하고 훈화한 내용의 핵심을 뽑아 정리한 것이다. 전 교장은 참여정부 교육혁신위원장을 지낸 전성은 전 교장의 부친이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 계율이지만 기독교 정신이 설립이념인 걸 안다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김선봉 교장은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이에 치중하다 보면 갈등구조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이를 따르지 말고 졸업하면 사회에 나가 가장 낮은 곳에서 행복을 가꿔 나가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대학진학과 취업시즌이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높은 곳, 고연봉만 찾다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살리지 못하는 청춘들이 의외로 많다. 명문대 진학실적 때문에 희생되는 학생들도 있고, 부모 눈치 보느라 적성에도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는 졸업생도 많다. 모두 불행이다.이 세상에는 2만여가지 직업이 있다. 진로선택은 김교수 말처럼 이게 좋으니까 이걸 하라고 하기 보다는 좋은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게 옳다. 교사나 학부모들이 욕심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철학자 탁석산(56)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하라."고 청춘들에게 말한다. 이 역시 음미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경북 안동의 군자마을에 가면 관광객 대상의 '수운잡방(需雲雜方)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고택 관광과 음식문화를 접목시킨 것으로 꽤 인기다. 안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반고을로 하회마을과 퇴계 이황, 서애 유성룡 등의 고택이 즐비하다. 이들 고택도 구경하고 반가(班家)의 전통음식도 맛볼 수 있다면 여행의 즐거움이 더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프로그램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조리서 '수운잡방' 덕분이다. 이 책은 1500년대 초 탁청정(濯淸亭) 김유가 저술한 것으로 그의 막내아들 종가에서 470여 년을 보존해 왔다. 유가(儒家)의 접빈객(接賓客)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상·하편 2권에 담겨진 음식은 121항으로 양반가답게 음식보다 전통주를 빚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이 음식과 탁청정이라는 고택의 스토리텔링은 관광상품으로 딱 어울린다. 김유의 호에서 따온 고택 탁청정은 그가 고향에서 평생 부모님을 모시고 독서하기 위해 지은 집이지만 규모가 제법 크다. 낙성연에 초대된 퇴계가 "선비의 집이 너무 호사스럽다"며 오르기를 꺼렸다고 할 정도다. 또 탁청정 현판은 당대의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재미있는 설화가 전한다. 탁청정 글씨를 보면'탁(濯)'의 둘째 점이 유난히 굵고 힘이 있다. 그것은 한석봉이 현판을 벽에 걸고, 사다리에 올라가 글씨를 쓰는데 이를 아니꼽게 여긴 문중사람이 발로 사다리를 걷어찬데서 유래한다. 그때 한석봉이 힘을 줘 붓이 판상에 박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경상도에 수운잡방이 있다면 전라도에는 '도문대작(屠門大嚼)'이 있다.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이단아였던 허균이 1611년 함열(지금의 함라)로 귀양와 쓴 것이다. 도문(屠門)은 소나 돼지를 잡는 푸줏간의 문이고, 대작(大嚼)은 크게 씹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푸줏간 문을 향해 입맛을 다신다"는 의미다. 그의 저서 '성소부부고'에 실려있는데 120여 종의 식품과 식재료에 대한 품평서다. 유배지에서 거친 음식만을 먹게 되자, 예전에 맛봤던 음식을 생각하며 "먹는 것에 사치해선 안되고 절약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백산자(白散子) 승도(僧挑) 녹미(鹿尾) 웅어 뱅어 노란조기 오징어 도하(桃蝦) 생강 등이 언급돼 있다. 비록 전국적인 것을 다루고 있으나 음식창의도시 전주가 이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이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 그것도 돈 한 푼들이지 않은 '0원 마케팅'의 결과다. 비결은 소셜미디어로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데 있다. 스위스의 그라우뷘덴주의 오버무텐(Obermutten). 인구라야 87명의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다. 도대체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휴양지의 특성을 살려 관광객 유치를 고민해왔던 오버무텐은 마을 대표의 제안으로 페이스북 캠페인 진행을 시작했다. 오버무텐 마을 공식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모든 네티즌 '친구'를 명예시민으로 만드는 이벤트였다. 마을 대표는 '좋아요'를 눌러 팬이 된 사람들을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명예주민'으로 선포하고 그들의 사진을 프린트해 마을 곳곳에 붙였다. 이 작은 캠페인은 금세 퍼져나가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불러들였다. 이벤트를 시작한 것이 2011년 9월 27일, 1년 남짓 한 동안 세계 52개국 44,000명이 오버무텐의 '친구'가 되었다. 소셜미디어만으로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이 작은 마을의 이야기에 언론도 주목해 세계 각국의 언론들이 오버무텐을 찾아와 소식을 전했다. 이제는 세계적 명소가 된 오버무텐에 지난 10월, 새로운 소식이 더해졌다. 마을에 박물관이 생기게 된 것이다. 오버무텐 국제우정박물관(Obermutten International Museum of Friendship, OIMOF)이다. 페이스북으로 친구가 된 사람들이 보내온 선물과 거기 담긴 이야기가 박물관의 주인공이다. 텍사스의 어떤 친구는 티셔츠를 보내오고, 함부르크의 친구는 하트케이크를 보냈으며, 독일의 한 TV잡지는 남극탐험에서 사용했던 깃발을 선물했다. 마을 공식 페이스북에도 선물과 거기 담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소셜미디어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소셜미디어의 힘은 어느 사이에 우리 일상속에 깊숙이 들어와있다. 최근 온라인 매체 '선샤인 뉴스'의 성재민 편집장이 펴낸 소셜 마케팅 책에서도 소셜미디어의 힘은 다양하게 보여진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한 소셜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한 이 책에는 눈길을 끄는 사례들이 적지 않지만, 유독 관심이 가는 내용이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지역 재발견 사례들이다. 오버무텐도 대표적 사례다. 지역 홍보를 고민하고 있다면 소셜미디어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이유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희망키움뱅크사업이라는 게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부터 전북광역자활센터에 사무를 위임해 벌이는 사업이다. 제도 금융권의 자금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의 빈곤 탈출을 돕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일정 기준을 통과한 저소득층은 무담보 무보증으로 2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금리 및 상환 조건도 좋다. 연리 2%에 6개월 거치 54개월 분할 상환하면 된다. 2009년에 대출받은 사람은 2014년 12월까지 갚아야 한다. 이 희망키움뱅크사업을 통해 도내에서는 지금까지 60명이 13억 원을 대출받았다. 2012년 6월 말 현재 이 대출자금의 상환 예정액은 6억 6100만원이다. 이와 관련, 지난 주 열린 도의회 환경복지위의 복지여성보건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현주 도의원(비례대표)이 '희망키움이 아니라 먹튀키움이다'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대출자 60명 중 6개월 이상 이자 및 원금을 갚지 않은 사람이 31명(52%)에 달하고, 연락 두절자가 다수라고 밝혔다. 대출 대상자 선정 당시 무담보 무보증 대출이어서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선정 과정에서 공무원이나 수행기관 직원들의 친인척 또는 지인들이 선정됐다는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받은 자가 개인 빚 정산이나 땅 투기용으로 자금을 유용한 정황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주무 부서인 전북도청 사회복지과 및 감사관실은 이런 실태를 파악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하라고 주문했다. 전북광역자활센터는 실제 상환액이 4억 6200만원으로 전체의 70% 정도이고, 공무원 등의 친인척이 선정됐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실 이 대출금은 그 특성상 일정 부분 회수 가능성이 낮다. 또 연체자들이 '먹튀'했다고 결론 내리기도 아직은 성급하다. 그러나 이 의원 지적에 나타난 것 중 '선정 과정에서 공무원이나 수행기관 직원들의 친인척 등이 선정됐다'와 '개인 빚 정산이나 땅 투기용으로 유용했다'는 부분은 꼭 확인해야 한다. 이 의원 지적에서 확실한 사실의 적시가 없어 의혹만 부풀려졌고 개운치가 않다. 전북도는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한다. 이 의원의 지적이 확인되면 당사자들을 가려내 엄중 조치해야 한다. 또 사실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적정한 조치도 해야 한다. 의혹의 화살을 받은 당사자들의 억울함도 있다. 저소득층 지원 사업에 사익이 개입됐다는 의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김재호 논설위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민주당 문재인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측의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주말이면 두 사람의 운명이 갈리기 때문이다. 승자가 돼야만 결승전에 진출하기 때문에 젖먹던 힘까지 쏟고 있다. 양측 지지자들이나 무당파들은 어떤 룰로 단일화 할지 관심이 높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TV토론 후 여론조사로 승부를 확정지을 것 같다. 참으로 묘한 나라다.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여론조사를 믿지 않으면서도 대통령 후보를 여론조사로 확정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지금 도민들은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있다. MB정부들어 전북이 더 뒷걸음질 쳤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바로 야권 단일후보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문이냐 안이냐다. 야권 단일화를 놓고 표심이 3갈래로 나눠져 있다. 문· 안 그리고 둘중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그룹이다. 그러나 결승까지 생각하면 판은 복잡하다. 문이 안되면 안을 지지하지 않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로, 안이 안되면 문을 지지하지 않고 박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새누리당 쪽서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시너지 효과가 없다"고 과소평가한다. 상당수 도민들은 단일화 해도 결승전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대결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 고민이 깊어가는 것 같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맞고서도 압승을 못거둔 것이 이같은 생각을 뒷받침한다. 그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46.2%를 얻었다. 이게 온갖 악재속에서도 수구 보수세력이 얻어내는 표의 최저선이다.97년과 2002년 대선 때 온갖 기적이 모였음에도 김대중 후보는 39만표, 노무현 후보는 57만표 차로 당선됐다. 지금 강원과 충청권 그리고 영남권은 새누리당이 기선을 잡았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안 후보 지지자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지금까지 문 후보와 민주당 지지도를 이 정도까지 이끌어 온 것은 안 후보 덕분이다"며 "안후보로 단일화 해야 표의 확장성이 생겨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반해 문 지지자들은 "국정경험 있는 민주당의 통큰형님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결승서 박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반응이다.아무튼 정책과 공약이 비슷한 두 후보는 오늘 TV토론이 끝나면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 백성일주필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1910∼1987)은 생전에 그룹 후계자 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듯 하다. 그런 흔적은 그가 쓴 호암자전 '잘 살아 봅시다'에 잘 나와 있다. "업종과 분야가 복잡하고 종업원 수도 십만명이 넘을 뿐 아니라 무슨 잘못이라도 생겨 삼성이 흔들리게 되면 국가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삼성을 올바르게 보존하는 일은 지금까지 키워온 일 못지 않게 중요하다. 후계자 선정에는 덕망과 관리능력이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세 아들을 평가했다. "맹희(장남)는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 보았는데 6개월도 안돼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본인 스스로 물러났다. 창희(차남)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큰 조직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고 해 본인의 희망을 들어주었다. 건희(3남)는 중앙일보만 맡으면 하는 게 나의 심정이었지만 기업경영에 열심히 참여하고 공부하는 노력이 보였다.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 3남 건희를 후계자로 지목한 배경이다. 장남과 차남을 제치고 3남을 후계자로 지목한 배경엔 '미래의 삼성', '사회적 존재'로서의 삼성을 염두에 둔 것이겠다. 호암의 25주기 기일이 어제(19일)였다. 지난 24년간 삼성, CJ, 신세계, 한솔 등 범 삼성가(家)의 오너 가족들이 함께 모여 선영을 참배했지만 올해는 찢어진 채 추도식을 진행했다. 삼성과 CJ가 호암의 상속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동안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이다. 후계자 선정에 대한 호암의 안목은 탁월했지만 미래 가족경영 만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삼성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도 곳곳에 삼성공장들이 있다. 경기 수원과 기흥· 성남, 충남 연기, 부산, 경남 거제, 충남 천안과 서산, 울산, 인천, 광주, 경북 구미에는 1개 이상의 공장이 있다. 하지만 전북에는 삼성 계열사 공장이 단 한 곳도 없다. 작년엔 새만금 투자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놓고도 그 내용을 밝히면 무산된다는 엄포를 놓았다. 글로벌 기업 답지 못한 태도다.전북한테 삼성은 미운 기업이다. 호암이 강조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삼성이라면 지역간 균형 투자에도 인색해선 안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새만금 지역에 카지노를 도입하면 어떨까? 그것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우선 새만금의 형편부터 보자. 새만금사업은 2010년 방조제가 준공되고 2011년 3월 종합개발계획(MP)이 확정됐다. 내부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맨 땅이 여기저기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장작 중요한 투자는 감감 무소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몇번 입질하더니 없던 일이 됐고 국내 투자자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새만금 관광의 꽃으로, 새만금사업 전체를 견인해야 할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개발만 해도 1997년 용역을 추진한 이래 1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각종 개발계획으로 땅값만 몽땅 올려놨다.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이"새만금 얘기만 나오면 참으로 답답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10여 년 전의 그 말이 지금도 딱 맞는다. 얼마 전 안철수 대선후보가 "새만금을 수출주도형 중소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해서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그것은 담수호를 제외한 8500만 평의 한 귀퉁이에 해당하는 말이다.이처럼 답답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새만금 게임시티'용역이 실시됐다. 즉 앵커시설로써 카지노를 도입해 돈과 사람을 끌어 모으자는 발상이다. 이름하여 '새만금 게임시티 개발방향 설정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그것이다. 새만금관광단지내 8만 여평에 복합카지노리조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이다.실제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카지노산업은 아시아권으로 열풍이 옮겨 붙은지 오래다. 마카오는 미국을 능가하고,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필리핀까지 번졌다. 우리의 경우 카지노는 총 17개소. 그 중 16개소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고, 내외국인 모두 출입이 가능한 곳은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외국인 카지노는 서울과 부산 만이 흑자고 제주 등 모두 적자다. 폐광지역특별법에 의해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해 성적표는 매출 1조2657억 원, 영업이익 4885억 원, 이용객 502만 명, 고용인원 4813명이다. 하지만 국민의 사행심 조장이라는 비난과 함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새만금도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다. 우선 도민들의 정서가 부정적이고 국제공항 등 SOC도 갖춰지지 않았다. 설령 한다해도 또 다시 새만금특별법(65조에 외국인 카지노는 허용)을 개정해야 하는데 특혜시비에 휘말릴게 뻔하다. 활짝 열고 논의는 하되, 신중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신재효(1812~1884)는 우리 판소리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그는 판소리 이론가이자 개작자이자 소리꾼들의 후원자였다. 판소리에 관한한 그의 역할은 특별하지만, 천시 받던 소리꾼들을 후원하고 지도하면서 소리길을 갈 수 있게 한 역할은 특히 빛나 보인다. 최근 그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자료가 발표됐다. 신재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판소리학회의 정기학술회의에서다. 신재효에 대한 연구성과가 적지 않지만 이번 발표된 내용은 그 성과들에 대한 재편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신재효의 생애와 판소리 연행에 대한 몇 가지 단상'이란 다소 긴 주제의 논문은 동아대 이훈상교수가 내놓은 것이다. 새롭게 밝혀진 가계도나 천석꾼으로 알려져 있었던 그가 훨씬 더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갖고 있었다는 점, 그가 지냈던 '동리정사'의 이름이 '부용헌'이란 이름을 갖고 있었다는 점, 한시를 짓는 모임에서도 중심이었다는 점,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던 제자 진채선에 대한 새로운 사실 등 눈길을 끄는 내용이 적지 않다. 그동안 신재효에 관한 연구작업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왔던 점에 비추어보면 이런 새로운 사실들이 이제야 공개된다는 것이 외레 새삼스럽다. 관심이 가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이 교수는 신재효 가문의 전승 고문서와 관련 금석문 등 그동안 신재효 연구에 활용되지 않았던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그동안 소홀했던 신재효의 생애사가 재조명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덕분에 새롭게 발표된 내용에는 신재효를 새롭게 보게 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진채선과 관련된 부분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신재효의 총애를 받았던 진채선은 조선 후기, 최초의 여자 명창이다. 채선은 1867년 한양에서 열린 경복궁의 경회루 낙성연에 참여한 뒤 행적이 불분명했다. 신재효가 채선이 대원군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아 다시 돌아오지 않자 그를 향한 절절한 애정을 담아 썼다는 '도리화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 교수의 논문에는 채선의 행적이 분명하다. 채선은 한양에서 내려와 영광이나 부안 등지에서 활동했으며 그 지역 현감들은 채선을 기생으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이런 사실은 그 지역 이서가 신재효와 주고받은 편지로 생생하게 드러난다. 신재효 생애사가 갖는 의미는 크다. 당대 사회문화사의 면면이 더 새롭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의 진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한 때 애연가들이 멋있게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TV는 물론 술집, 다방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일상적이었다. 버스 안에서 피우고, 사무실 등 작업장에서도 '멋있게' 피워댔다. 그들은 "처칠은 애연가였지만 90세까지 장수했다", "담배를 입에 댄 적도 없는 아무개가 폐암에 걸렸는데 40년 넘게 담배를 피운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는다. 또 "국가가 허락했고, 엄연히 세금까지 내는데 무슨 상관이냐","술 마시고 사고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이 알아서 한다" 등 항변을 한다. 어느 애연가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항공료가 얼마인데 10시간 넘게 담배 한 개비 못 피우게 하느냐"며 참담해 한다. 오죽하면 담배소비세에 눈이 먼 일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재경향우회 인사 등을 대상으로 담배사주기 캠페인까지 벌였을까.지난 달 스위스 루가노에서 암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세계종양학포럼'에 따르면 전체 흡연인구의 절반 이상이 흡연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 흡연은 조기사망의 최대 원인이라고 한다. 또 흡연이 전체 암 사망 요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22%로 연간 170만여명이 흡연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이 중 100만 명 가량이 폐암으로 숨진다. 그럼에도 현재 전 세계 흡연인구는 청년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매년 3000만 명씩 늘고 있다고 추산했다. 담배가격을 올리고, 금연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지만 담배피우기는 요지부동인 것 같다. 오죽하면 담배가격을 올려도 담배기업 이익은 17% 가량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올까 싶다. 이런 가운데 14일 서울시가 '금연도시 서울' 선포식을 개최했다.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전면 금연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금연 버스정류장을 추가 지정한다고 한다. 세계 176개국 보건당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담배에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3대 유해물질 외에 약40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이 중 30%는 흡연으로 사망한다.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흡연자의 가족, 동료 등 지인까지 간접흡연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김재호 논설위원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게 돌아간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에 단일화를 후보 등록전에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쪽은 준결승에서 누가 이겨 결승에서 자신과 맞붙을까가 관심사다. 2012년 대선판이 2002년 처럼 닮아가고 있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대선판은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 대선판인 것 같다.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요즘 도내 선거판도 출렁거린다. 평상시 꼴도 안 보이던 사람들이 속속 도내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간 어디서 무얼 했는지는 몰라도 신수들은 훤하다. 거의다 민주당 사람들이다. 단일화를 앞두고 문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고 발버둥친다. 앞으로 10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론이 호락호락 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쪽이 상승세를 타는 것 같지만 안 후보의 결집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두 후보가 단일화 하기로 합의하기 전만해도 상당수 도민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기려면 무조건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은 누구로 단일화 하느냐가 관건이다.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두가지로 나눠서 한다. 박근혜 대 문재인,박근혜 대 안철수 그리고 문 과 안후보를 놓고 후보 적합도를 물어 본다. 물론 3자 대결도 묻지만 그건 의미가 없다. 사실상 후보적합도도 물어볼 필요가 없다. 누가 야권후보로 나가야 박후보를 이길 것인가 경쟁력만 물으면 된다.여기서 헷갈린다. 그간 계속해서 양자 대결시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이겨왔다. 문 후보는 엎치락 뒤치락 거렸다.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적합도는 빼는 게 옳다. 결승전에서 누가 나가야 박 후보를 이길가만 물으면 된다. 너무 여론조사가 시시콜콜하게 들어 가면 안된다. 단순화 시키는게 좋다. 여론조사에서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승보다 준결승전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도내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그간 민주당을 싫어했던 사람들도 당 조직을 풀가동시켜 미워도 다시한번을 읊어대는 바람에 문 후보쪽으로 움직인 것 같다. 하지만 젊은층은 요지부동이다. "자신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사람은 안 후보 밖에 없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 도민들은 야권단일화가 이뤄져도 결승전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백성일 주필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은 12월11일이다. 이 날은 1981년 해태와 롯데, 삼성, MBC, 삼미, 두산 등 6개 구단주들이 서울 롯데호텔에 모여 프로야구 발족을 결의한 날이다. 오늘의 프로야구를 있게 한 기점이다. 매년 골든 글러브 시상식을 12월11일에 여는 것도 프로야구 발족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이다. 올해도 이 날은 의미 있는 날이 될 것 같다. 10구단 창단 안건이 내달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구단주들은 이제 10구단 창단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게 됐다. 사상 첫 720만 관중 돌파와 드세진 10구단 창단 여론, 9개 홀수 구단 운영에 따른 문제점 때문이다. 관심은 창단팀의 연고지를 어느 지역으로 할 것이냐에 있다. '야구의 명가' 전북이 수원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원은 작년 3월 전북보다 5개월 먼저 유치의향서를 KBO에 제출했다. 지난해 9월에는 33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를 출범시켰다. 그리곤 마침내 공룡기업인 KT를 연고기업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KT는 실은 전북이 작년 연고기업으로 의향을 타진한 기업이다. 수원의 제의에도 KT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그럼에도 경기도와 수원은 악착스럽게 성사시켰다. 결과적으로 전북은 뒤퉁수를 맞은 셈이다. 전북의 유치 노력은 수원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수원 따라하기' 수준이다. 전주시가 맨 처음 10구단 유치 뜻을 밝히자 전북도가 이를 가로채 군산 익산 완주 등 4개 자치단체 공동 추진으로 틀을 잡더니 성공기미가 희박하자 최근엔 "전주시 니네들이 알아서 하라."고 떠넘기기 발언이 책임자급 입에서 나온 적도 있다. 뒤늦게 전북도가 지방의회와 시민사회단체를 내세워 유치추진위를 구성하고 나섰지만 이 역시 면피성 발빼기라는 인상이 짙다. 연고기업으로 점지된 하림과 전북은행 등 향토기업도 마지 못해 따라가는 식이다. 수원이 KT와 손 잡자 '전의(戰意)'를 상실한 상태다. '야구 명가'의 부활은 치밀하고 집요한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것이지 대충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시늉만 하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칼을 뺐으면 썩은 호박이라도 찔러야 하지 않겠는가.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지난해 6월 23일, 미국 뉴욕 팰리스호텔에서는 국민연금공단 뉴욕사무소 개소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CEO등 세계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 200여 명이 모였다.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4번째 기금을 보유한 연금공단의 위상을 실감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평소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만나자고 해도 만나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하지만 돈의 힘은 이들을 불러 모았다.이처럼 세계적인 '큰 손'으로 등장한 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 문제가 이번 18대 대선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동반이전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부터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표를 의식한 단편적인 공약에 불과한데다 현실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독립공사 설립도 염두에 둔 듯하다.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을 주도적으로 이끈 뒤끝이어서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지난 해 5월 경남 진주로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일괄이전에서 비롯되었다. 전북사람으로서는 기억하기 조차 싫은 '일대 사건'이었다. 얼마나 큰 아픔과 상실감을 주었든가.어쨌든 정부는 LH 대신 국민연금공단을 전북혁신도시에 이전시키되 기금운용본부는 서울에 잔류키로 결정했다. 전북이 금융인프라가 부족하고 수도권에 90% 이상의 금융기관 본사와 전문인력이 집중돼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펀드매니저들의 정주여건도 좋지 않다는 점도 꼽았다. 전북도에서는 LH 후속대책으로 이를 요구하다 슬그머니 손을 놓아버렸다. 그런데 이번에 전북 표심을 획기적으로 반전시켜야 할 문 후보가 이를 대선카드로 활용한 것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연금공단의 핵이다. 기금이 2013년 말이면 430조요, 2020년에 1000조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기금운용본부가 온다 해서 이 돈이 전북에 투자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본부가 전북혁신도시에 오게 되면 세계 금융의 눈이 전주로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은행과 투자회사 등의 사무소가 전주에 들어서고 이와 관련된 비지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전북의 산업지도가 바뀌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기금운용을 서울의 대자본과 모피아(MOFIA) 손에서 떼어 놓을 수 있고, 지역균형발전에도 합치한다. 다만 문 후보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 있다. 가령 광주에 종합상품거래소 설치를 공약한 것과 같은 차원이라면 곤란하다.조상진 논설위원
내년부터 한글날(10월 9일)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 지난 1991년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다. 한글날이 공휴일로 다시 지정되면 대통령 선거 등 선거일 공휴일을 제외한 공휴일 수는 연간 15일로 늘어난다. 사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한글학계를 비롯한 관련단체와 시민들은 줄곧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번 재지정도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을 국민의 80% 이상이 찬성한 바탕이 크게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휴식ㆍ여가ㆍ관광 등의 활동에 따른 노동생산성 향상'(33.7%), '내수경기 활성화'(21.3%), '일자리 창출'(13.9%) 등을 꼽았고, 사회문화적 효과로는 '한글에 대한 자긍심 증대'(45.9%), '국가브랜드 제고와 한류확산 기여'(34.2%), '삶의 질 향상'(14.0%)을 기대했다. 알려지기로는 '문자의 날'을 국경일로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예외 없이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의 '환영' 댓글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으로 당장 곤경에 처한 업종도 있다. 달력제작사들이다. 달력제작사들은 이미 2013년 달력의 대부분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물론 한글날인 10월 9일은 빨간색이 아닌 검정색 글씨로 되어 있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발표되면서 인쇄업체에는 주문한 달력 제작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돌아보면 해마다 이맘때쯤부터 시중에는 신년 달력이 돌기 시작했다. 근래 들어 온갖 생활용품의 활용으로 달력의 쓰임이 예전만 못해지고 덕분에 수요도 크게 줄었지만, 오늘날의 달력은 정보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달력은 형식이나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달력이 장식품의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기 시작한 유행이다. 이제 달력은 생활용품이자,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그림과 사진이 달력 안에 들어온 지도 이미 오래다. 달력의 흐름이 달라지면서 미술품과 제 기능을 조화시킨 달력 제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달력제작은 시장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인쇄업계에서는 달력 제작 주문량에 따라 그 해의 경기를 가늠한다고 한다. 올해는 신년달력이 얼마나 많이 제작되는지 모르겠으나, 그 대부분을 이미 만들어낸 달력제작사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정부든 기업이든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생산적이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조직 체계가 수평적이든 수직적이든 모든 조직에는 구성원들이 각각 특정한 일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조직의 수장은 물론 저마다 일을 수행하는 자들이 제대로 배치됐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좋은 조직은 잘 짜여진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사람은 그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잘 짜여진 시스템이 작동하는 조직이라도 각각의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 해당 업무에 적합한 인물인지 여부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수장을 맡는 자는 더욱 그렇다.목민심서에 보면 위관택인 무위인택관(爲官擇人 無爲人擇官)이라는 말이 있다. 일을 위해 사람을 써야지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들면 안된다는 뜻이다. 선거는 일을 위해 필요한 사람을 선출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거의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지방 의원, 지방 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 교육감 등을 선출한다.하지만 일을 해야 할 선출직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위인택관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의원을 뽑는 이유는 단체장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당연히 단체장도 의원을 견제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견제는 사라지고 '담합'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요즘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선거전도 그렇다. 후보들의 정책,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고 이제는 제1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간 '후보 단일화'가 대선전의 핵으로 떠올랐다. 제1야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상대방을 꺾겠다는 전투의지만 불타는 듯 하다. 후보와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그들만의 '자리 다툼' 선거로 전락한 양상이다. 국민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최근 전라북도의 전북개발공사 제7대 사장 임용을 위한 세 번째 공모에 A씨가 단독으로 지원한 모양이다. 전북개발공사 사장 자리는 유용하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지난 5월27일 이후 6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다. 특정인이 사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 즉 위인택관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능력을 펼쳐 보이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자리 조정에 의한 위인택관형 낙점 가능성이 있는 모양이다. 정약용이 위관택인을 강조한 것은 당시 조선사회에 위인택관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산의 충고는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고언(苦言)같다. 김재호 논설위원
대선이 42일 앞으로 다가섰지만 아직도 안갯속이다. 뚜렷한 이슈 없이 진행된 이번 대선은 후보에 대한 알권리 충족에서 부족한 면이 많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TV 토론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고 있다. 문· 안후보는 박 후보가 KBS 토론회에 불참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반면 박 후보는 "방송국 사정으로 연기된 것"이라면서도, 단일화 이전에는 TV토론에 참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1960년대 리처드 닉슨은 존 F 케네디와 대선전에서 맞붙었을 때 텔레비젼 때문에 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려한 경력의 웅변가였던 닉슨은 무명에 가까운 신인 후보 케네디와의 TV 토론에서 시종 수세적인 입장을 취했다. 케네디는 멋지고 미남으로 보였지만 닉슨은 카메라를 향해 찡그렸으며 수염이 약간 자라난 뺨위로는 땀이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닉슨은 현직 부통령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TV토론 이후 선거에서 승기를 잡지 못해 패했다. 미 대선에서 TV토론은 유권자가 후보를 평가하는 중요한 선거 이벤트가 됐다.우리 대선에서는 1992년 TV를 활용한 방송 연설이 처음 도입됐다. 이때는 단순히 대선후보가 나와서 TV로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1997년 대선때 본격적으로 TV토론이 시작됐다. 1997년 15대 대선 때는 TV토론만 54회가 열렸고 언론사 단체 초청까지 합하면 100여회가 넘었다. 2002년에 TV토론이 27회나 열렸는데 공식적인 TV토론 이외에 각종 토론회가 얼마나 열렸는지 토론 좋아하기로 유명했던 노무현 후보 조차도 불평할 정도였다.2007년 17대 대선에서 TV토론이 갑자기 11회로 줄었다. 이것도 토론회와 대담을 합친 횟수니 실제로 15·16대 대선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토론이 줄어든 이유는 이명박후보가 TV토론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TV토론에는 후보간 토론과 대선후보가 참석해서 패널,기자 등이 질문하고 답하는 초청토론 그리고 후보들이 순차적으로 나와서 벌이는 순차토론이 있다.현재 공식적으로 잡혀 있는 TV토론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3차례 토론 밖에 없다. 지금 유권자들은 후보가 얼굴을 맞대며 투표시간 연장 문제 등 불거진 이슈에 대해 진지한 설전을 보기 원한다. 그래야 안개가 말끔하게 걷혀 후보간 우열이 드러날 수 있다. 백성일주필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오랜 세월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혁명 발생 110년만인 2004년 2월9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제정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국가 차원의 신원(伸寃)이 이뤄졌다. 특별법을 계기로 혁명 참여자와 유족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국가기념일 제정에 관한 것이다. 혁명일을 기리고 고혼들의 넋을 달래면서 혁명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아직도 논란이 분분하다. 논란의 핵심은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일을 기준점으로 둘 것이냐, 전승일로 둘 것이냐 아니면 동학농민혁명 특별법을 공포한 날로 할 것이냐의 문제다. 시작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혁명 창의문 발표와 전국 농민들이 들고 일어선 고창 무장기포일(음력 3월20일), 전승일을 기준으로 할 경우 농민군이 처음 승리한 정읍 황토현 전승일(4월7일)과 전주 화약을 이끌어 낸 전주성 점령일(4월27일)이 유력한 대상이다. 작년 한해동안 여러 후보 안(案)을 놓고 치열한 논의를 거쳤지만 허사였다. 고창·정읍 등 지역간 대립이 첨예하고 이해관련 단체나 유족회, 학계의 입장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내걸고 조정의 무능과 부패, 누적된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 했던 민족운동이자 농민운동의 효시라는 점을 생각하면 옥신각신 할 일도 아니다. 기념일 하나 제정하지 못하고 영령들에게 무슨 낯을 들 수 있을까. 참으로 딱하다. 그런데 얼마전 전국유족회가 특별법 공포일(3월5일)을 기념일로 정부에 제안했다. 대의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의 64.4%가 이 안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기념일을 어떻게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있지만 차선책으로 그렇게 한 것이겠다. 정부는 기념일 결정에는 간여하지 않지만 합의해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계나 관련 단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대승적 차원의 화합과 열린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언제까지 내 주장만 고집할 텐가. 118년 전 척박한 풍토에서 자주와 민권의 뜻을 곧추세웠던 선조들의 심정으로 돌아간다면 고민꺼리 축에도 끼이지 못한다. 내년엔 전국적인 축제의 마당이 펼쳐질 수 있도록 기념일 결정이 해를 넘기기 전에 매듭됐으면 하는 마음이다.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정읍시 입암면 접지리 대흥마을에 들어서면 여느 농촌마을과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1920년대 보천교(普天敎) 본산이 자리잡아 융성했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당시 보천교는 교농일치를 주장해 산업을 일으키고 교육에 힘썼다. 덕분에 이곳에는 기계농업과 잠업, 제직(製織) 등 각종 산업이 발달했다. 보천교가 번창할 때는 1000여 가구가 교당을 중심으로 살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로 일대가 성시를 이뤘다. 특히 행사가 있는 날은 경상도 강원도 할 것없이 전국에서 신도들이 몰려와 하얗게 길을 메웠다.보천교는 강증산의 수제자였던 차경석(車京石 1880-1936)이 세운 신흥종교다. 고창출신인 차경석은 1909년 강증산 사후 교단을 세우고 세력을 넓혀갔다. 1920년부터는 전국의 신도를 60방주(方主)로 조직하고 단순한 종교지도자를 넘어 새로운 국가 건립을 천명했다. 자신을 조선과 중국 일본의 천자(天子)로 내세웠다. 당시 나라가 망하고 의지할데 없는 민중들은 강한 민족적 색깔과 메시아적 구원에 희망을 걸었다. 날로 교세가 확산돼 한때 간부급만 50만 명, 신도가 600만 명에 이를 정도였다. 이처럼 보천교가 민중 속에 자리잡자 일제가 가만 둘리 없었다. 탄압과 내부분열을 꾀하는 한편 회유책을 썼다. 이후 친일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이런 와중에 차경석은 1925년부터 4년에 걸쳐 대흥마을 2만평 부지에 대규모 성전(聖殿)을 지었다. 건축물이 45채, 부속건물이 10여 채였다. 그 중 중심교당이 십일전(十一殿)이었다. 십일전은 건평 350평에 높이 30m, 가로 30m, 세로 16.8m에 이르는 당시 조선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다. 목재는 백두산 근처의 침엽수를 베었고 조선팔도의 석재를 모아왔다.하지만 일제는 1936년 차경석이 세상을 떠나자 교단을 강제 해산시키고 재산을 공매처분했다. 당시 건축비 50만 원이 들었던 십일전은 500원에 팔려 조선불교 중앙종무원에 넘어갔다.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이 그것이다. 그리고 정문이었던 2층 누각 보화문은 내장사 대웅전으로 재건축되었다. 내장사는 6·25 전쟁 때 건축물이 모두 불타버렸다. 석재로 된 대웅전 배흘림 기둥 3개만 살아 남았다. 지난 31일 화재로 내장사 대웅전이 다시 소실되었다. 이번에도 보화문에서 옮겨온 기둥만 남았다. 불타버린 내장사 대웅전을 보며 보천교의 운명이 떠올랐다. 조상진 논설위원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는 '우반동'으로 불리는 마을이다. 우반동은 '실학의 비조' 반계 유형원(柳馨遠, 1622~1673)이 '반계서당'을 짓고 말년을 보내며 '반계수록(磻溪隨錄)'을 완성한 곳이다. '반계'는 우반동을 가로 지르며 흐르는 냇물의 이름. 서른두 살에 이곳에 들어와 정착한 유형원은 그 이름을 따 호로 사용했다. 반계는 명문가 출신의 서울태생이다. 그의 부친 또한 한림학사로 이름을 날리는 학자였지만, 인조대에 광해군의 복위를 꾀하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자결했다. 반계 두 살 때였다. 반계는 이후 집안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학문을 익혔지만 벼슬보다는 산야에 묻혀 지내는 삶을 선택했다. 젊은 시절, 그는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살았다. 병자호란 때 피난 갔던 원주를 비롯해, 경기도 지평과 여주, 함경도, 금강산, 호남 등 여러 지역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때의 경험은 그의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계는 비록 초야에 묻혀 살았지만 글이나 읽고 책만 쓰는 만년서생이 아니었다. 세상을 걱정하고 나랏일을 근심했으며 현실적 문제를 분석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펴낸 것이 '반계수록'이다. 반계는 '그때그때 보고 들은 것을 모아 쓴 기록(수록)'이라고 겸손한 이름을 붙였지만 이 책은 양란을 겪으면서 피폐해진 조선사회를 개혁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개혁안을 제시한 대작이었다. '비변사를 폐지하고 의정부로 통일할 것', '사간원을 폐지하고 사헌부로 통일할 것', '경연과 예문관을 폐지하고 홍문관으로 통일할 것', '의금부를 폐지하고 형조를 강화할 것', '왕실 소유의 막대한 장토(庄土)와 노비를 관리하는 내수사를 폐지할 것' 등등 국가의 세금과 교육, 군사, 신분제도 등에 걸친 방대한 개혁안은 아쉽게도 당대에는 실천되지 못했다. 그가 재야에 묻혀있었던데다 그 내용이 파격적이고 급진적이었기 때문이었다.'반계수록'이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수십 년이 지난 후다. 기록에 따르면 1760년 영조는 '반계수록'을 '경제에 관련한 탁월한 저술'이라 평가해 간행하게 했다고 한다.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화두다. 대선 후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제시하는 정책들을 보니 이미 수백 년 전에 시대를 통찰했던 '반계수록'에 담겼던 개혁안과 닮은꼴이 적지 않다. '반계수록'의 개혁안이 당대에 실천되었다면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지난 2004년 9월 15일 전주시 진북동 전주천변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지역의 미술, 음악, 판소리 등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 신예 작가들을 주로 지원하는 우진문화재단이 지상 3층 규모로 세운 '우진문화공간' 신축 개관식 자리였다. 현재 연건평 1,055평 규모인 이곳 1층에는 전시실과 공연장이 갖춰졌고, 2층에는 창극·무용·연극 전용 연습실과 세미나실도 마련됐다. 민간 시설이면서 대관 및 시설 이용료는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청년 작가들에겐 매력적인 공간일 것이다.우진문화공간은 기업인 김경곤씨가 1991년 3월 문을 열었다. 10년 후인 2001년 재단법인 우진문화재단을 설립, 한층 짜임새 있는 운영 틀을 갖췄다. 개관 이래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을 비롯해 신예작가 초대전, 청년작가 초대전, 우리소리 우리가락, 우리 춤 작가전 등 공연 및 전시기획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문화공간 운영으로 돈벌이는 힘들 것이지만 벌써 21살 청년으로 성장시켰다. 그만큼 많은 관심도 받는 모양이다.예술인들은 음악을 연주하거나 미술을 창작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이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들이 마음 편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작품을 전시하거나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면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지는 꺾일 수 있다. 또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지역 대중들의 소외감도 클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민간의 크고 작은 갤러리 운영이나 일부 기업의 문화공간 지원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전북은 판소리의 고장이다. 또 과거 연극계의 거장 박동화 선생이 활동하고, 또 6.25전쟁 당시에 '아리랑' 등 많은 영화가 제작된 문화 예술의 고장이다. 하지만 전북은 '3% 경제'란 꼬리표처럼 기업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이 미미하다. 크든 작든 기업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면 '예향 전북'의 문화적 자존감은 훨씬 커질 것이다. 최근 정읍 출신 인기배우 박근형씨가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몇 년 후 고향에 돌아와 연기를 열망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형씨가 연기 수업의 뜻을 고향에서 펼친다면, (그가 기업인은 아니지만)이것도 일종의 메세나가 되지 않을까. 자본가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인간의 삶을 살찌운다.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가. 김재호 논설위원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한달 가량 뜨지 않고 3위로 굳어지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호남에서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으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8일 전북 선대위 출범식에 40분간 참석한 후 광주로 자리를 뜬 문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을 보면 얼마나 황급했는지를 알 수 있다.3번째 전북을 방문한 문후보는 작심한듯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북혁신도시로 함께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추석이후 전북을 포함한 호남에서 기대했던 만큼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고 정체 상태에 머물자 급한 나머지 전북에서 이 카드를 꺼낸 것 같다. 도민들은 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전북에서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공약들을 쏟아냈지만 너무 많이 들어온 이야기라 반신반의하고 있다.그간 도민들은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긴 이후 상실감에 빠졌다. 'LH를 힘이 없어 빼앗겼기 때문에 대선 때 표로 응징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박 후보한테는 현 정권이 그런 결정을 했기 때문에 절대로 표 줄 수가 없고 민주당 문 후보에게도 막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표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지역정서 때문에 민주당 문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절대적인 우위를 보여야 할 문 후보가 전북서 고전한 근본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 홀대론이 짙게 깔려 있어서다. 집권 초기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분열의 상처가 남아 있고 문후보가 민정수석 시절 대북송금 특검을 허용하고 2006년 지방선거 때 부산 가서 '우리가 부산정권이지 호남정권이냐'고 지역감정을 부추킨 것이 호남홀대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2003년 9월17일 노무현 전대통령이 광주 전남지역 편집 보도국장들과 오찬하는 자리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과 대선 당시 자신에 대한 호남의 지지에 "호남사람들이 내가 예뻐서라기 보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서 찍은 것 아니냐"고 말한 대목이 큰 상처를 남겼다. 이 같은 연유로 문 후보의 지지율이 뜨지 않은데다 노무현 정권때 지역서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그 사람들 때문에 더 피해를 보고 있다. 문 후보의 진정성이 확인될 때 도민들이 움직일 것이다.백성일 주필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전주 화약(全州 和約)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핫이슈' 대신 '주요쟁점' 이라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