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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시에 있는 푸동(浦東)지구는 대규모 외국자본 유치에 성공한, 계획개발의 본보기로 꼽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0년 5월 푸동지구를 시찰한 뒤 ‘천지개벽’이라고 평가한 바로 그곳이다. ‘은둔의 나라’의 눈에 비친 첨단 자본주의의 모습이니 오죽했을까. 푸동지구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당시 상해시 당 서기로, 주롱지 전 총리가 상해시장으로 재임하던 1988년 개발계획이 수립됐다. 2년뒤 ‘푸동신구(新區)’로 명명하면서 △금융· 무역 △수출가공 △보세구역 △첨단기술단지 등 4대 특화단지로 조성한다는 틀이 짜여졌고 경제특구에 준하는 지위가 부여됐다. 중국정부는 93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 지난 10년간 1,800억 위엔(220억달러)을 투자, 푸동국제공항과 심수항만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 2000년 기준 69개 국가의 6,887개 기업이 344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중에는 세계 500대 기업중 108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 5,000여개에 이르는 중국기업도 푸동지구에 투자했다. 우리나라가 투자한 금액은 6억달러로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푸동의 면적은 533㎢로 서울(605㎢)보다 조금 작다. 인구는 163만명, 총생산량은 상해시 전체의 20%인 111억달러, 무역액 규모는 95억달러다. 푸동지구 개발의 기본 구상은 1개의 용의 머리와 3개의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용의 머리는 푸동지구를, 3개의 중심은 경제, 무역, 금융의 중심을 의미한다. 푸동을 중점 개발함으로써 그 여파가 양자강 주변 지역(용의 몸통)을 통해 사천성 등 내륙지역(용의 꼬리)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는 것이니 가히 중국인다운 통 큰 구상이다. 불과 10여년만에 6,887개 외자기업을 끌어들인 푸동지구는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91년 착공된 새만금사업은 지난 15년간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대통령을 4명이나 거치면서도 완공은 커녕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아직도 결정된 게 없다. 6년의 소송끝에 방조제를 막았지만, 이젠 내부개발과 특별법 내용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간에 대립각이 세워지고 있다. 그건 그렇고, 한 나라의 지도자들이란 사람들이 2조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이런 지경으로 표류시켜 놓아도 되는 것인지 장쩌민과 주롱지에게 묻고 싶다.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이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인문학뿐 아니라 기초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 화학, 생물학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학문영역 역시 세월에 따라서 부침(浮沈)을 하기 마련이지만 그 대상이 기초학문이라고 했을 때는 사정이 예사롭지 않다.농경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우리네도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란 속담이 있다. 농부에게 종자는 단순한 알곡 몇 알의 의미를 넘어서 일 년 농사의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당장 곡기(穀氣)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일 년 농사를 망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기초학문분야 중 하나인 국문학이 바뀌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관심을 끄는 모양이다. 사실 대학 교육과정이 연구자 양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되어 왔고 이런 기조는 기초학문이 어렵다는 요즈음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부동(不動)의 이면에서는 끊임없는 모색이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국문과의 발전방향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고 본다.‘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언어와 컴퓨터’, ‘광고 카피와 제작’, ‘영상과 문학’, ‘출판 인턴십’ 등이 국문과의 교과목으로 등장했다. 이들 과목은 국문과의 진로를 현실적으로 제시해 준다. 실용적인 취업분야에 대한 준비과정을 교육과정에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좀더 현실에 다가선 모습이다. 이는 실용적이면서도 타 전공과의 연계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학부제 등을 통해서 전공끼리의 협업을 모색한 바 있지만 이러한 국문과의 변신이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국문과의 변신 중 눈에 띄는 분야는 ‘한국어교육’영역이다. 우리의 경제적인 수준이 세계 10위권에 오르면서 다른 국가와의 교류가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알려는 욕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학부 혹은 대학원 과정에 개설된 한국어 교육 관련 학과에서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인력이 양성된다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물은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사회적 요구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국문과의 변신에 기대를 걸어 본다.
한국 사람 수명이 부쩍 길어진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염라대왕이 명줄이 끊긴 영혼 데려다 천당행이냐 지옥행이냐 분류 작업을 하는데 이 때 한국 영혼들만 이상하게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쓴단다. 그 때문에 염라대왕이 골치가 아파 한국 영혼들이라면 기피증이 생겼는데 이것이 거꾸로 한국 사람들의 수명을 늘려주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눈치 빠른 독자는 무슨 소린지 그방 알아차렸겠지만 정말로 우리 한국 사람 찜질방 좋아하는 것은 염라대왕도 못말릴 지경이다.염라대왕이 한국 사람을 기피하는 이유 또 하나. 명이 다해 저승으로 데려갈 사람 명단 하나님께 보고하고 이승에 내려와 보면 얼굴 뜯어고친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도대체 헷갈려서 애를 먹는단다. 그래서 종종 엉뚱한 사람을 데려갔다가 하나님에게 야단을 맞는다는데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한국 사람이라면 염라대왕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단다. 이제 성형수술 하고 찜질방만 다니면 장수하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니 우리 한국 사람들 별도로 건강관리 할 필요가 없어 좋겠다.말쟁이들이 웃자고 지어낸 우스갯소리지만 이 농담 속에서 우리는 한가지 한국인의 특성을 엿볼 수가 있다. 남이 뭣을 하면 금세 몸이 달아올라 안하고는 못배기는 '조급증'이 바로 그것이다. 이 조급증은 필시 쉽게 열 받았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현상' 을 부르는데 이 냄비현상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의외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배 고픈 것은 견뎌도 배 아픈 것은 못참는 시기심, 양보는 해도 지고는 못사는 경쟁심, 올인을 해서라도 얻어내고야 마는 성취욕이 조급증을 부채질하고, 이 조급증으로 인해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 것이다.정부가 대책이라는 대책은 다 내놓았지만 아직도 아파트 투기 광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조급증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폭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가계부채 559조 가운데 무려 58%가 집을 사기 위해 빌린 주택담보대출이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치솟기만 하던 집값이 반토막나버린 일본의 뼈아픈 경험을 보고서도 왜 이렇게 미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추락할 때는 날개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은 아닐텐데.
젊어서 떠난 고향 늙어 돌아오니/ 고향 사투리는 그대로인데 머리카락만 빠졌구나/ 애들은 나를 알 턱이 없어/ 웃으며 어디서 오는 나그네냐 묻는다 (少小離鄕老大回 鄕音無改빈毛衰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何處來).중국 당나라 때 이백(李白)을 발견한 시인 하지장(賀知章)의 싯귀다. ‘회향우서(回鄕偶書)’라는 이 시는 귀향의 허허로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향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동서를 막론하고 비슷한 것 같다. 우리 속담에 ‘고기도 저 놀던 물이 좋다’ ‘까마귀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또 여우가 죽을 때 그 머리를 고향언덕을 향해 돌린다(首邱初心)는 말이 그렇고, 남쪽에서 온 새는 언제나 고향에 가까운 가지에 앉는다(越鳥巢南枝)는 말 역시 그렇다.이는 서양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에는 ‘포도주엔 언제나 그 산지(産地)의 향기가 있다’는 속담이 있다. 또 미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G.워싱톤도 “나를 고향으로 데려가 줘. 나는 남부에서 나고, 남부에서 살고, 남부에서 일했다. 나는 남부에서 죽고 싶으며, 거기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은 사랑의 원류이자 버릴려고 해도 버릴 수 없는 모토(母土)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 2월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경남 진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가 뒷편 1297평을 평당 15만선인 1억9455억 원에 매매계약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김해시도 관광안내소를 짓는 등 귀향준비에 나섰다.노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차례 낙향의 뜻을 비쳤다. 지난 해 9월 시인인 아벨 파체코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만나 “시골로 내려가 시를 쓰고 싶다”고 했고, 올 1월엔 임업인들과의 오찬에서 “고향에서 숲과 생태계 복원 일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4월 제주에선 “읍·면 수준의 자치운동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찬반 양론이 갈리지만 우리의 역대 대통령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후버와 카터 대통령처럼 낙향 후 활발한 봉사활동 등 뜻 깊은 일을 펼쳤으면 한다.더불어 대통령 뿐 아니라 도지사나 시장 군수 등도 임기가 끝난 뒤 귀향해서 살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고향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울 성 싶다.
요즘처럼 한파가 몰아치면 그리워지는게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이다.하지만 우리의 주거생활이 아파트 위주로 되면서 이같은 정서를 느끼는 세대는 장년층 이상으로 한정될 듯 싶다. 한겨울 학교에서 돌아온 손자를 맞은 할머니가 가장 먼저 하신 일이 꽁꽁 언 손자의 손을 따뜻한 아랫목 이불속에 넣어주시던 모습을 지금의 청년층 이하는 쉽게 그려보기 힘들 것이다. ‘구들’이라 불리는 ‘온돌’은 우리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난방방식이다. 비슷한 좌식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에도 온돌은 없고 다다미방이 있을 뿐이다. 중국의 경우 ‘캉’이라는 난방방식은 방 한쪽에만 불을 때는 ‘쪽 구들’ 방식이다. 10세기 초에 편찬된 ‘구당서(舊唐書)’의 고구려편에 고구려인들은 ‘겨울에 구덩이를 길게 파고 밑에서 불을 때서 따뜻함을 유지한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기원전 2∼3세기께 한반도 북부 유적에서 구들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구들을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온돌은 아궁이를 비롯 열기가 지나가는 통로인 고래, 구들장, 굴뚝등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과학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열기가 방바닥에 오래 머물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의 주거중심이 아파트로 바뀌면서 온수 파이프에 의한 난방이 대세지만 이것도 온돌에 기초한 난방방식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같은 온돌의 독창성 때문에 개정판 옥스포드사전에는 온돌(ondol)이 김치등 우리말 12건과 함께 실려 있다.독일, 프랑스등 외국의 건축가들도 온돌 기술을 배워가 실제 아파트 건축에 시공 사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한류(韓流)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국제 온돌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가 내일부터 경기도 분당에서 ‘온돌의 기원 변천 그리고 향후 과제’ 등을 주제로 개최된다. 최근 중국학자들이 온돌의 기원을 ‘캉’이라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고, 독일· 일본등이 구들 분야 국제시장을 독점하려는 상황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1958년 러시아 연해주 크리스키노 발해성터에서 그리고 지난해 연해주에서 발굴된 고구려와 발해의 온돌유적등은 중국의 주장이 억지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우리의 자랑스런 온돌의 과학화에 더욱 힘쓸 때이다.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디다. 미당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가 탄생한 배경엔 이런 사연이 있다. 1942년 부친의 장례를 마친 미당이 상경하기 위해 선운사 동구의 버스정류소를 향해 비를 맞으며 걷는데 눈에 주막이 들어왔다. 주모는 마흔 남짓의 훤칠한 여인네였다. 다짜고짜 육자배기를 부를 줄 알면 들려달라고 했다. 처음엔 모른다고 뚝 잡아떼더니 막걸리를 억지로 권해 몇잔 거나하게 마시게 했더니 나중에 육자배기를 불러주더라는 것이다. 육자배기는 전라도의 대표적인 민요다. 박자가 느리고 한(恨)과 서정이 흐르는 느낌을 주면서 구성진 맛이 있다. 대개는 농삿일의 고단함과 시름을 달래기 위해 불려졌다. 선운사 동구 주막의 여인네처럼 막걸리를 곁들여야 제격이다. 막걸리를 상품화하는 이른바 ‘막 프로젝트’(막걸리 산업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얼마전 한옥마을에서는 막걸리 무료 시음회와 막걸리 빨리 마시기, 막걸리 주량대회 등 막걸리이벤트가 열렸다. 또 표준화된 기본 안주도 개발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육자배기 가락처럼 느림의 이미지가 강한 막걸리를 놓고 빨리 마시게 하는 대회를 여니 어쩐지 좀 이상하다. 안주를 규격화하는 것도 그렇고…. 획일화하기 보다는 구역이나 막걸리 집에 따라 안주나 인테리어, 독특한 문화 등을 특화해 나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게중에는 판소리나 단가, 육자배기 등 소리와 민요를 즐기고 시연할 수 있는 막걸리 집도 필요하다. 소리나 민요는 우리 삶을 표상화한 것이다. 따라서 생활속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 곧 대중화일 터이다. 단가는 가볍게 부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일반인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텁텁한 막걸리 한잔에 단가나 육자배기 가락 들으며 시름 걱정 흘려보낼 수 있는 공간을 특화하면 어떨까. 그런 막걸리집이라면 외지인들한테 관광상품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선운사 동구’ 같은 명시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소리의 고장이라는 지역의 막걸리 집에서 소리 한가락 들을 수 없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말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저울질하는 것은 어리석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형성된 문화는 상당 기간 동안 변개되고 다듬어지면서 최선의 양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러한 배경을 무시하고 단순하게 기능을 비교해 보는 행위는 올바른 평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천 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역시 독자적인 문화를 자랑한다. 이런 문화는 최근 ‘한류’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에 더욱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이런 한류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단연 한국어교육이다. 그래서인지 세계 50여 개국 660여 개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하는 한국어교육 봉사자 150여 명이 15개 나라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제공되는 기회를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은 거의 외국인들이다. 반면에 공관원이나 상사 주재원 자녀 그리고 재외동포 자녀 등 11만9천여 명이 주말을 이용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는 한국학교 수는 2천여 개에 이른다.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태권도 등을 통해서 한국문화를 접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현지에 설립된 한국기업 등 취업과 관련된 한국어 교육 희망자들도 있다. 이들은 개인적인 호기심 충족이나 취업을 하려는 수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려 하지만 부모를 따라 외국에 나가 장기체류하게 된 한국 청소년들의 경우는 외국어로서가 아닌 모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학습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한국인 자녀들은 현지의 유치원이나 초중등 학교 등에 다니다 보면 체류하는 국가의 문화에 동화될 수 밖에 없고 부모가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춘기 등을 보내면서 부모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 문화적 흡인력이 강한 유소년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면서 한국적인 정서와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한국학교의 역할은 단순한 문화전파의 범위를 넘어설 수 밖에 없다.최근 ‘함께 배우는 한국어’란 이름의 이색적인 한국어교재가 출간되었다. 이 교재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의 종교적인 성격이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한국어교재와 다르다. 선교사자녀(Mission Kids)를 교육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이 교재는 현지의 문화적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안교육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총체(總體)보리. 보리의 줄기와 잎, 알곡 등 보릿대 전체를 사료로 쓰는 보리를 일컫는다. 이삭이 여물기 전 수분을 50∼60%쯤 머금은 5월 중순 통째로 베어 둥글게 묶은 뒤 비닐랩을 씌워 공기를 차단하면 요구르트처럼 발효된다. 이렇게 보관해 두다 쌀겨, 옥수수, 콩껍질, 맥주찌꺼기 등을 섞어 소의 입맛에 맞게 배합사료로 가공한다. 소의 비육단계마다 원료 배합비를 다르게 해서 먹인다. 이런 가공과정을 거쳐 총체보리를 사료로 먹인 소가 ‘총체보리 한우’다. ‘총체보리 한우’를 처음 시작한 건 전북이다. 전북도 축산과장을 지낸 도홍기 장수부군수는 “총체보리를 전북이 처음 사료화해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했다. 총체보리는 지난 98년 10ha에 불과하던 것이 2003년에는 859ha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9,686ha에 이른다. 이중 전북이 52%를 차지하고 있고 김제 정읍에 집중돼 있다. 총체보리는 수입조사료보다 우수하고 값도 저렴해 경쟁력이 높다. 소에게 먹였을 때 증체량과 육질향상 효과도 우수하다. 200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거세한우 16마리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총체보리를 먹인 한우의 일당 증체량이 볏짚을 먹인 한우보다 향상되고,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도 38%나 높았다. 총체보리 급여가 볏짚보다는 한우 한마리당 76만4,000원의 소득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곡류는 물론 건초까지 사료로 쓰기 위해 수입하는 형편에서 총체보리의 사료화는 외화지출을 줄이고 고품질 한우를 길러내 농가소득을 높이는 효자작목이라 할만하다. ‘총체보리 한우’가 마침내 서울공판장에서 선을 보인다. 오늘(4일)부터 매주 월요일 서울 가락동 농협축산물공판장에서 '총체보리 한우'라는 이름으로 상장돼 경매에 부쳐진다. 서울 공판장에서 상장 경매되는 8번째 브랜드 한우라고 한다. 매주 16~50마리씩 연간 2,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북한우협동조합은예상하고 있다. 일반 경매 때보다 3~5%의 높은 가격을 보장받게 된다. 이젠 상장경매 단계를 떠나 ‘총체보리 한우 전문점’을 브랜드화 해서 서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조합이 추진해야 할 과제다. 한우만 내다 파는 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한다. 내친 김에 ‘총체보리 한우’가 소비시장에서도 전국적으로 뻗었으면 한다.
전주의 옛 세태를 전하는 말 중에 사불여설(四不如說)이 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면 더 나을 것 같은 네가지가 그렇지 못하다(不如)는 것이다. 그 첫째는 반불여리(班不如吏). 양반이 아전만 못하다는 말이다. 관찰사나 전주부사 같은 지체 높은 양반들은 겉으로 화려한 것 같아도 생활이 뜬구름 같았다. 잘해야 1년 남짓 머물다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토박이인 아전들은 하급관리이긴 해도 지역사정을 속속들이 알아 이들을 통하지 않고는 되는 일이 없었다. 실속은 아전들이 다 챙긴 셈이다. 조선후기에는 아전들의 폐해가 심해 남명(南冥) 조식은 “우리나라는 이서(吏胥) 때문에 망한다”고 통탄할 지경이었다. 특히 전주 아전은 유명했다. 둘째는 기불여통(妓不如通). 기생이 통인(通引)만 못하다는 말이다. 수령의 잔심부름을 하는 나이 어린 통인이 미색을 갖추고 풍류에 능한 기생보다 재주와 수작이 낫다는 것이다. 세째는 이불여청(梨不如菁). 배맛이 무 맛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옛부터 전주 무는 완산 8미(八味)에 속할 정도로 맛이 좋았다. 인근 봉동과 삼례의 황토밭에서 나는 무는 돌멩이처럼 단단하고 둥글면서도 아삭아삭해 인기가 높았다. 이 무로 담근 깍두기는 지금도 콩나물국밥이나 순대국밥과 함께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네째는 주불여효(酒不如肴).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안주만 못하다는 말이다. 널리 알려진 고급 술이라 하더라도 전주의 여염집이나 주모들이 내놓는 안주 맛을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다.이같은 사불여설은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인 담헌(澹軒) 이하곤이 쓴 ‘남유록(南遊錄)’에 연원이 있지 않은가 한다. 남유록은 담헌이 시집인 ‘남행집(南行集)’과 함께 1722년 10월 13일부터 12월 18일까지 호남일대를 답사하면서 산문체 일기형식으로 남긴 것이다. 여기에는 호남 각 지방의 지형과 만난 인물, 예방한 양반가문의 풍모, 고사, 전설, 문물유적, 특산물과 음식, 의관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담헌은 전주에 관한 속설을 말하면서 삼불여설(三不如說)을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여자가 남자만 못하다(女不如男), 배가 무만 못하다(梨不如菁), 꿩이 닭만 못하다(稚不如鷄) 등이다. 이 삼불여설이 훗날 세태에 맞춰 사불여설로 변모된게 아닌가 짐작된다. 역설적이지만 지금도 그럴싸하지 않은가.
탄소(C)는 자체적으로는 물론 다른 원소등과 결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어 수백만종의 물질이 만들어지는 기본원소로 사용되는데 아주 적합하다. 최근들어 탄소를 이용한 소재는 최첨단 산업분야에서 핵심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탄소섬유다. 셀룰로오스계 섬유를 불활성기체속에서 고온으로 구워 만든다. 강도, 내열성, 내충격성이 뛰어나고 화학약품에 강하면서 비중이 가볍기 때문에 항공우주산업, 자동차, 전기·전자, 토목·건축, 환경 스포츠용품등 각 분야의 고성능 복합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세계 선진국들이 국가적인 지원아래 합성및 응용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래형 신소재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를 들 수 있다. 이 신소재는 1991년 일본 전기회사 (NEC) 부설 연구소의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발견한 것으로 6개의 탄소원자가 육각형 모양으로 서로 연결되어 지름이 수∼수십 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관모양을 이루고 있는 나노소재이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는 구조가 쉽게 조절되고 물리적 특성이 다양하며, 구조에 따라서 반도체 또는 도체로 조절이 가능하다. 전기전도도가 구리보다 좋고, 기계적 강도가 특수합금 보다 강한데다 다이아몬드 보다 열전도도가 우수하다. 또 탄성이 좋고 화학적 안전성이 뛰어나며 바이오 물질과 친화성이 강하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각종 디스플레이기기, 램프, 연료전지, 반도체 등의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개발과 응용은 초기단계이지만 앞으로 3∼ 5년후에는 응용과 장치산업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2010년에는 세계시장이 6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제부터 전주에서 ‘2006 국제 탄소 페스티벌’이 3일간 일정으로 전주에서 개최된다.이번 행사에는 탄소소재 분야 의 세계적 석학등이 참여해 탄소 소재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자체로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개최된다는데 의의가 있다, 전북도는 민선 4기 역점시책의 하나로 첨단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번 행사가 미래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탄소 응용분야 경쟁에서 전북도의 비교우위와 선점효과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절씨구씨구 들어간다/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에헤야 품바가 잘도 논다/에헤야 품바가 잘도 논다/요놈의 소리가 요래도요 천량을 주고 배운 소리/한 푼 벌기가 땀이 난다/품 품 품바가 잘이헌다. 언제 들어도 구수하면서도 메말랐던 감정샘을 자극하는 품바타령이다.세상에 잃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 밖에 없는 거지들이 목숨이라도 부지해보겠다고 남의 문전 기웃거리며 구성지게 뽑아대는 품바타령은 그 어느 오페라나 명곡보다도 감동적이다. 꾸밈도 기교도 없이 그냥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각설이, 그들이 아니면 누구도 혼을 섞을 수 없는 것이 품바타령인 것이다.그렇다고 거지팔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거지가 돼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등 따습고 배 부를 때야 거지가 거지로 밖에 안 보이지만 어쩌다 길거리에 나앉게 될 신세가 되면 거지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부자와 걸인의 차이가 백지장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되는 것이다.거지의 유형 또한 각양각색이다.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일시적인 걸식을 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정신박약이나 질병, 노약 등으로 생활능력이 없어 얻어먹는 사람, 선천적인 방랑벽이나 후천적 나태함 때문에 거지가 된 사람도 있다. 이 중 세번째 유형은 갱생의 길만 제대로 찾는다면 거지족보에 빨간 줄을 칠 수도 있다.평생을 거지들의 갱생에 몸바친 거지 대부 김춘삼(78)씨가 거지들의 통곡을 뒤로한 채 엊그제 하늘나라로 떠났다. 불과 여덟살 때 거지세계로 들어선 김씨는 필사적 투쟁 끝에 약관의 나이로 전국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 왕초가 됐다. 그는 한 때 김두한, 이정재, 이화룡 등과 함께 대한민국 주먹 1세대 반열에 올라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거지들이 구걸이나 도둑질을 일삼아서는 생의 희망이 없다" 그는 평소 지론대로 거지 구제사업에 혼신을 다했다. 1950년대에는 전국 10여 곳에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세웠고 '대한자활개척단' 등을 운영, 거지들에게 자활터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연명하다 망원동 다세대주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취학 전 아동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지 말라는 말을 그대로 믿는 이는 이제 별로 없는 듯하다. 남에게 뒤질세라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먼저 한글을 깨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늘어나는 추세도 이러한 한글 조기학습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글 학습과정이 어린 아이들에게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겠지만 그와 반대로 세상에 대한 신뢰 상실을 맛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 까닭은 심오한 데 있지 않다.한글 맞춤법 총칙 제1항에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표준어를 발음대로 적는다는 기본원칙에다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각 형태소의 본 모양을 밝히어 적는다는 단서조항이 붙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말을 적을 때에는 말 그대로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그런데 이렇게만 적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이유는 받침글자가 이 단어 저 단어 같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병이 호전되었다’는 ‘낫다( )’와 ‘높지 않다’는 ‘낮다( )’는 서루 의미가 분명히 다른데도 발음은 둘 다 〔낟따〕로 되어서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이 두 단어 사이의 구분이 어렵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법’이란 것을 통해서 같은 발음이라 하더라도 달리 적어서 그 형태를 구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이런 어른들의 성숙하고 사려 깊은 생각을 어린 아이들이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글을 깨우치면서 음소문자의 장점을 터득하고 그 재미에 푹 빠져 있던 아이들은 어른들이 파 놓은 소위 ‘어법’에 그대로 걸릴 수밖에 없다.아이들은 자신이 받아 쓴 한글 표기가 잘못되었다는 엄마와 선생님의 지적에 고민한다. 그리고 단어와 문장의 어법을 헤아릴 수 없는 아이들은 당연히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데 이르게 된다.‘내가 잘 못 들었구나’하는 판단을 하게 된 아이는 이후의 받아쓰기는 물론이고 다른 환경에서도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다른 지적을 받았을 때 그 탓을 자신에게 돌리고 의심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불신은 더욱 강화된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런 관점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헤아려 보는 여유도 필요하다.
'들판의 불길처럼 전국을 휩쓸더니 급기야 단속령이 떨어졌다. 무릎 위 15cm 이상 처벌. 경찰들은 대나무자를 들고 처녀들의 허벅지를 훑어댔다. "경찰이나 되지 뭐" 하는 농담이 유행했다. 결국 디자이너들은 미니스커트 밑단에 살색 옷감을 덧댄 기형 패션을 창조하기도 했다' 1970년대 초 한 일간신문에 실린 기사내용 중 일부다.다 큰 처녀가 배꼽을 내놓고 다녀도 흉될 것이 없는 요즘 세상이사 미니스커트 정도가 무슨 관심을 끌 수 있겠는가마는, 불과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멀쩡한 여성이 허벅지를 내놓고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기야 19세기까지만 해도 치렁치렁한 긴치마를 입었던 여성들이 발목을 내보이는 데만 1000년이 걸렸는데, 불과 70여년만에 무릎 위 30cm까지 올라갔으니 동방예의지국 백성들이 놀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속으로는 더 잘려나가기를 바랐을지 모르지만)한동안 뜸하던 미니스커트가 다시 뜨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여름도 아닌 겨울철에 백화점 판매량이 전년보다 50%나 늘었다니 미니스커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겨울에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치마선이 2cm 짧아질 때마다 체감온도가 0.5도씩 낮아져 냉증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하기 쉽다는데 왜 하필 이 추운 겨울에 엉덩이만 감싸고 다니려는 것인지 이해를 할수가 없다. 혹 자고 나면 치솟는 아파트값 때문에 열이 후끈 달아올라 그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소비자전망지수나 기업경기실사지수처럼 경기를 예측하는 수단으로 '길거리 경기지표'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을 때는 맥주가,경기가 나쁠 때는 소주가 잘 팔리고 호황일 때는 단음식이, 불황일 때는 매운음식이 잘 팔린다는 공식 같은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하기 전에 여성 브래지어 경기부터 체크를 했다니 길거리 경기지표라는 것이 전혀 근거없는 속설만은 아닌 것 같다.불경기의 신호탄이 여성속옷과 미니스커트라는데 나라는 사분오열이 되어 기싸움만 하고 있으니 큰 일이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돼 계층간 위화감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극단적 이기주의는 끝간데 없으니 장차 나라 꼴이 어찌될지 실로 걱정이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것이 없었다.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국 작가 루쉰(魯迅)은 그의 ‘고향’이라는 글에서 길을 이같이 표현했다. 길은 그의 말처럼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먼저 ‘길다운 길’을 만든 것은 로마인들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그것을 상징한다. 로마는 북부 스코틀랜드에서 사하라까지, 서부 스페인에서 유프라테스까지 유럽 전역과 중동및 아프리카에 걸쳐 도로를 건설했다. 총연장을 이으면 지구 둘레의 10배에 달하며 건설기간만 60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 가운데 기원전 312년부터 건설된 로마-카프아 도로는 198㎞에 이른다. 이 도로는 노폭이 2.4-8m로,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차량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내구성이 강하다. 이에 반해 동양의 도로는 서양과 달리 역참이 발달했다. 중앙과 지방사이에 말을 달려 명령을 전달하는 체계였다.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이미 활용되었다. 특히 원나라는 역참(驛站)제가 고도로 발달해, 아시아와 중동에 걸쳐 도로망을 완비했다.하지만 우리의 경우 지금과 같은 모습의 도로는 일제 이후에야 가능했다. 1894년 서울 영국대사관에 근무하기 위해 인천을 통해 들어 온 영국인 비숍여사가 쓴 ‘Korean and the Far East Neighbors’에 당시 도로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도로란 것은 인마(人馬)가 많아서 자연적으로 생긴 것으로 노면이 조악하고 운수기관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인견마배(人肩馬背)에 의존한다. 인천에서 서울까지는 하루 낮이 걸린다. 네 사람의 교군(轎軍)이 멘 가마 한채가 지나가는 데도 양쪽 인가의 처마에 걸려 애를 먹기가 일쑤였다. 도로의 폭은 겨우 1m 내외로서 논둑 밭둑을 지나는 길고 꼬불고불한 돌멩이 투성이의 길이다.” 최근 서울 풍납토성에서 백제의 포장도로가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으로 부터 1800년 전 것이다. 잔자갈이나 다듬은 돌을 사용해 포장한 것으로 남북과 동서방향이 교차하는데 남북은 길이 41m 너비 5m, 동서는 길이 22m다. 땅을 얕게 파서 다진 뒤, 잔자갈을 두께 20m가량 길 가운데가 볼록하게 깔아 빗물이 자연스레 흐르도록 했다. 백제의 잊혀진 역사가 되살아 나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 없다.
조선시대 27명 왕들의 평균수명이 47세라는 연구논문이 지난해 발표됐었다. 당대 최고의 의료혜택과 식생활을 누렸던 왕들의 평균수명이 50세에도 못미쳤으니 일반 서민들의 평균수명은 이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다. 공식 통계인 1960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52.4세였다. 그때 까지만해도 60세 환갑은 매우 경사스러운 일이어서 잔치를 열고 온 동네 사람들로 부터 축하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환갑은 물론 7순(七旬)잔치도 주변의 눈치를 보아가며 하는 세상이 됐다. 인구구조는 한 사회의 모습과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노령사회로 치닫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속도가 예상치 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26년에는 인구 5명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50년에는 10명중 4명(38.2%)이 65세 이상인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게청이 그제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000만명을 못넘긴채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예상보다 2년이나 앞당겨진 수치다. 통계청도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1.08명에 이를 정도로 급락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25∼49세 인구는 내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에는 총부양비(15∼ 64세 인구 대비 나머지 인구)가 50%가 됨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 2명이 노인과 청소년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노인인구 증가와 출산율 저하에 따른 경제활동 인구 감소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재앙에 다름아니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 경제성장은 자연 둔화될 수 밖에 없다.또 늘어나는 노인복지 수요로 정부지출이 증가하면서 정부 재정압박은 커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인구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발전단계라면 그 충격을 줄일 방도를 다각도로 찾아야 한다.우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정부지원이 시급하다. 노인들의 일할 능력을 살린 적당한 일거리 제공도 복지수요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돼야 한다. 고령사회의 진입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지혜를 모을 때이다.
‘자치단체 금고전쟁’이 치열하다. 연간 수천억 또는 수조원 대에 이르는 예산을 일정기간 고정적으로 예치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전략수립과 정보탐색, 로비활동을 올인시키는 걸 보면 흡사 전쟁을 방불케 한다. 금고 운영에서 얻는 이익도 이익이지만 그 배경에는 자치단체의 금고를 수탁했다는 상징성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른바 자존심 싸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40여년 넘게 금고를 운영해 온 농협이 완주군 금고를 전북은행에 뺏기자 도내 지역농협 조합장과 임직원, 농민들이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금고 선정 철회 농성을 벌였다. 전주지방법원에 계약금지 가처분신청서까지 냈다. 이에대해 완주군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정했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향후 도금고 선정을 앞둔, 배수진 성격이 강하다는 반응이다. 자치단체 금고 선정의 핵심은 협력기금에 있다. 금고선정의 댓가로 얼마를 낼 것인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협력기금 규모도 갈수록 커진다. 완주군 금고선정에서는 4년간 20억원의 협력사업비가 제시돼 전보다 10배나 치솟았다. 진안군에서도 2년간 1억원이었던 것이 8억 내지 9억원의 협력사업비가 제시됐다. 지난번보다 8억원이나 증액됐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밑지는 장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북도가 도금고 선정을 앞두고 21· 22일 이틀간 제안서를 받는다. 도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은 수성을, 전북은행은 재탈환을 다지며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기업은행도 입맛을 다지며 틈새를 겨냥하고 있다. 역시 협력기금이 얼마가 될지가 관심의 촛점이다. 일반회계 뿐 아니라 특별회계를 맡는 금융기관도 협력기금을 출연하라고 요구했다니 금고선정을 계기로 한몫 톡톡히 잡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협력기금이 객관적인 기준도 없이 사실상 개인 쌈짓돈처럼 지출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밑바닥까지 달달 긁어다 준 협력기금이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사업에 쓰인다면 기가 막힐 일이다. 이 기금이 ‘자치단체장의 자금창구’로 전락하지 말란 법도 없다. 금고 선정에서 탈락한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불이익 인사를 당하는 것도 딱하다. 조직의 역량 탓이지 개인의 능력 때문만은 아니지 않은가.
‘남이 하면 투기, 내가 하면 투자’란 말이 한 때 유행했었다. 이런 표현의 핵심은 남과 나의 차별성에 있다. 같은 행위더라도 내가 할 때는 다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다는 변명이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런 행위를 한다면 용서할 수 없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비꼬는 말이다. 이런 표현을 통해서 사람들의 이중적인 잣대가 문제라는 사실을 지적하곤 했다.교재를 둘러싼 소위 ‘채택료’ 문제가 다시 불거진 모양이다. 책값의 15∼20%를 교재를 채택한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행위는 온당치 못하다. 이러한 행위가 불법이라는 판단을 못해서 우발적으로 빚어지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채택료를 받은 이유 가운데 가장 빠지기 쉬운 합리화는 혼자 사용하지 않고 채택한 사람들끼리 같이 사용해서 마치 공금인 듯 여긴다는 생각이다. 내심 다른 사람들이 알까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드러난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용도가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했다는 변명은 사람들을 위로하기에 충분하다.두 번째 이유는 십시일반(十匙一飯)에 있다. 천원짜리 교재라면 그 채택료가 고작 백원, 이백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교재를 사는 사람들이 백명을 넘어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는 마치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내게 좋은 일이 생겼다는 식의 위안을 삼게 하는 요인이다.세 번째 합리화는 어차피 받지 않으면 출판사가 챙기게 되는 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책을 교재로 쓰게 될 때에는 이미 그 책의 정가가 붙여진 뒤여서 우리가 받지 않으면 결국 출판사 좋은 일만 해준다는 판단이 채택료 수수에 일조한다.네 번째 이유는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차떼기 수법에 비하면 그저 소꿉장난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번에 불거진 특정 분야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이러한 문제들이 숨어있을 것이다.염려스러운 것은 언론매체에 노출된 단편적인 사건에 따라 그 분야 전체를 매도하려는 사회의 분위기이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를 돌려가면서 비하하게 되고 사회 전반에 서로를 불신하고 무시하는 역기능을 피할 수 없다. 곪은 데는 도려내야 하겠지만 우리 스스로 성한 살까지 도려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속담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일소일소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뜻으로, 웃음이 있는 곳에 건강과 행복이 따른다는 말이다. 또 서양 속담에도 '웃음은 마음의 조깅이다' '웃음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다' 라는 격언이 있고, 불가(佛家)의 건강 10계명 중에도 소분다소(小憤多笑),즉 '화는 적게 내고 많이 웃으라'는 대목이 있다. 이처럼 동서양이 모두 웃음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 '웃음이 신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수사(修辭)만은 아닌듯 싶다.그러나 웃음이라고 해서 다 좋은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웃음의 종류를 딱 몇가지라고 나눌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7가지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달갑지 않을 때 웃는 고소(苦笑), 조롱하는 태도로 웃는 조소(嘲笑), 상대방을 깔보며 쌀쌀하게 웃는 냉소 (冷笑)가 있는가 하면, 소리내지 않고 웃는 미소(微笑), 참아야 할 때 웃는 실소(失笑), 큰소리로 웃는 홍소(哄笑), 폭발하듯 갑자기 웃는 폭소(爆笑)도 있다. 그래서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하고 함부로 웃다가는 큰 망신을 당하는 수도 있다.웃음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얼마나 많은지 별별 유머가 다 떠돌아 다닌다. 웃음소리만 들으면 성별과 나이 직업을 죄다 알수 있다는데 같다붙임속이 그럴싸하다. 소년는 걸걸걸(Girl), 어린애는 키득키득(Kid), 남자는 허허허(Her), 여자는 히히히(He)하고 웃는단다. 또 축구선수는 킥킥킥(Kick), 요리사는 쿡쿡쿡(Cook),수사반장은 후후후(Who), 살인범은 킬킬킬(Kill)하고 웃는다나? 웃음을 소재로 웃자고 만들어낸 유머니 큰 의미를 둘 것까지는 없겠으나, 이 또한 웃음이라고 아무렇게나 웃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웃음 많기로 유명한 추병직 건교부장관이 물러나는 마당에서까지 웃다가 같은 국무위원으로부터 "너무 웃지 마시라"는 권유를 받아 주위를 썰렁하게 만들었다.천근만근 같은 장관직을 벗어던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선지, 아니면 서운한 감정 드러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표정관리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국민감정을 생각했다면 헤프게 웃을 자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피식이'라고 실없는 사람 취급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일국의 장관 체신이 그래서야 어찌 국민 탓만 할 수 있겠는가.
전주는 조선 왕조의 발상지답게 이와 관련된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경기전이라든지 조경단이 그렇고 이목대와 오목대가 그러하다. 그 중 이목대(梨木臺)는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인 목조(穆祖) 이안사, 오목대(梧木臺)는 태조 본인의 발자취가 스민 곳이다. 두 곳이 어떻게 해서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 기록에는 남아있지 않다. 또 이 일대에 배나무나 오동나무가 많이 있어 그리 불린 것 같지도 않다. 예전에 미목대(眉目臺) 또는 어목대(於穆臺)로 불린 것으로 보아, 혹여 일제시대를 거치며 그리 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이목대는 목조가 태어나 전주를 떠나기까지 살았던 곳으로 발산(鉢山)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발산은 승암산(중바위)에서 뻗어 나와 이목대 오목대 등으로 이어진 산이다. 중바위에서 탁발하러 내려오는 스님의 바리때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게딱지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이씨 왕조가 일어난 산이라 하여 발리산(發李山)으로 부르기도 한다. 목조는 발산 아래 자만동(滋滿洞 현재의 교동 일부) 출신이다. 이 곳은 명당 중 하나로 조선초 직제학을 지낸 최담이 후학을 가르치고, 명필인 이삼만, 역모로 뜻을 펴지 못한 정여립도 태어난 곳이다. 이곳에는 목조와 관련된 장군수(將軍樹)와 호운석(虎隕石)이 있었다고 전한다.이목대와 기린로 위 다리를 건너 마주하고 있는 오목대는 이성계가 황산대첩을 치르고 개경으로 가는 도중 들린 곳이다. 당시 왜구의 노략질이 잦자 고려조정은 이성계를 충청·전라·경상 도순찰사에 임명해 왜구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성계는 출중한 활솜씨와 지략으로 대승을 거두고 1600여 필의 말을 노획했다. 귀경길에 선조들이 살았던 이곳에 들러 친인척들을 모아 잔치를 베푼 것이다. 이 자리에서 승리감에 취한 이성계는 한고조 유방이 자신의 고향인 풍현 패촌에서 불렀다는 대풍가(大風歌)를 불러 왕조창업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이 두 곳은 지방기념물 16호로, 1900년 고종이 각각 친필로 쓴 비문을 내려, 비가 세워져 있다. 이곳은 조선총독부가 1931년 전주-남원간 전라선을 개통하면서 절단나 버렸다. 이것을 전주시가 인근 한옥마을과 연결, 길을 지하로 뚫고 옛모습대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으면 싶다.
우리만의 독특한 발효식품인 김치를 언제부터 담가먹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기록은 없다. 우리나라는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토질이 비옥해 다양한 채소를 가꿔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생산되지도 않고 저장도 어렵다 보니 건조처리나 절임 방법등 다른 가공방법이 필요했다. 채소류를 건조시키는 방법은 쉽기는 하지만 건조된 상태에서 조리했을 때 채소류 특유의 신선미를 재생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소금에 절이면 채소가 연해지며 사각사각 씹히는 맛도 있고 오랫동안 저장도 가능해진다. 김치의 과학성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는 과정에서 부터 시작된다.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 삼투작용에 의해 배추의 수분이 밖으로 배출되는 동시에 해로운 채소내 미생물의 활동도 정지된다. 김치를 담근후 김치에 포함된 미생물은 최대 3000여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 때문에 김치는 치즈나 요구르트 보다 훨씬 더 복잡한 발효및 숙성과정을 거치게 되며 흔히 김치를 ‘담근다’와 ‘익힌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치를 발효·숙성시키는데는 주로 유산균이 작용한다. 김치를 담그면 처음에는 여러 미생물이 재료속에 들어있는 당분을 분해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와 김치 포기 속의 공기를 밀어낸다. 이때부터 공기를 싫어하는 유익한 유산균이 번식하여 발효가 일어나며 김치가 익는다. 유산균 작용으로 생긴 젖산과 초산· 알코올등이 김치 특유의 상큼한 맛과 향을 내게 하는 것이다. 만약 김치에서 이같은 유산균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지 않으면 김치는 단순히 소금에 의해 절여진 염장식품에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김치에 들어있는 미생물은 온도가 높을 수록 발효가 빨라져 신맛이 난다. 요즘 같은 늦가을 김장후 김칫독을 땅에 묻어 적정온도를 유지하게 했던 것도 우리 선조들의 지혜였던 것이다. 최근 들어서 각 가정에 널리 보급된 김치냉장고는 땅속 김칫독 환경을 과학적으로 재현한 셈이다. 오늘 부터 전주한옥마을에서 세번째 김장축제가 열린다. 김치는 올해 3월 미국의 건강전문지 월간 ‘헬스’가 소개한 건강에 좋은 세계 5대 식품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의 우수성과 높은 과학성을 김장축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새만금의 것은 새만금에게
전주문화재단 20년, 정체성·역할 재정립을
지방선거 본격 불법행위 신속 엄단 대응을
단체장 경선이 중요한 이유
“시민의 일상이 관광이 되는 도시 전주”
탑-승한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전북은행장, 지역이해도 높은 내부 발탁을
'타개하다'보다 '헤쳐 나가다'가 좋아요
새만금 웅비의 상징 ‘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