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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개헌(改憲)론

개헌론이 또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이임사에서 개헌에 대해 언급하더니 신임 임채정 의장도 제헌절 축사를 통해 “국회내에 헌법연구조사위원회를 두겠다”고 밝혀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이와 관련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적극 논의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정략적 의도가 숨은 것 아니냐”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개헌저지선인 국회 1/3 의석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태도가 완강해 현 정부 임기내에 개헌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헌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것은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3당 합당’이나 ‘DJP 연합’ 등 역대 주요 정계개편이 모두 개헌을 명분으로 이뤄지지 않았던가.그동안 우리 헌법은 험난한 현대사의 역정을 보여주듯 9차례의 개정과정을 거쳤다. 1차 개정이 1952년이었고 9차 개정이 1987년이었으니 평균 3.9년마다 한번씩 개정이 이루어진 폭이다. 그러고 보면 10차 개정 논의는 비교적 오랜 기간을 견뎌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야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9차 개정헌법도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긴했으나 졸속을 벗어나지 못했다. 1980년 당시 전두환 노태우 신군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희생양으로 삼아 쿠데타에 성공했다. 그들은 집권하기도 전에 국회를 해산하고 국가보위 입법회의라는 기구를 만들어 8차 개헌을 시도했다. 소위 ‘체육관 선거’라는 간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하고 임기를 7년으로 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시민항쟁이 일어나자 6·29 선언을 발표하고, 9차 개헌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와 임기 5년 단임이 확정되었다.그렇지만 현행 헌법은 국가이념이라든지, 기본권, 영토조항, 경제조항, 권력구조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손질해야 할 부분이 상당수 드러나고 있다. 5년의 대통령 임기와 4년의 국회의원 임기가 엇갈리는 점도 문제중 하나다.지금 정치권에선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에서 4년 중임으로 하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개헌 시기를 이번 정권에서 하느냐 다음 정권으로 넘기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여야는 다음 대선에서의 유·불리만을 따지고 있다. 헌법이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7.21 23:02

[오목대] 석면(石綿)공해

지난해 6월 일본열도는 ‘석면 공포’로 불안에 떨었다.석면(石綿 )을 함유한 건축자재를 생산해 온 대기업 구보타가 1978∼ 2004년 사이에 전·현직 종업원 79명이 석면 피해로 숨진 사실을 발표했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나서 다른 제조업체 89개소를 조사한 결과 그동안 374명이 숨지고 88명이 치료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석면은 머리카락 보다 가늘고 긴 모양의 섬유형태를 띤 결정이 모여 이뤄진 광물질이다.불에 타지 않고 전기에 반응하지 않으며 잘 닳지 않는 성질을 지녀 방화,단열,마찰재등 건축재료로 뿐 아니라 자동차 브레이크 등에 사용된다.슬레이트나 천장 마감재 택스 등이 석면이 함유된 대표적 건축자재이다. 석면은 재료 자체로 그냥 보존되어 있을 때는 별 문제가 없다.그러나 석면이 포함된 물질들이 사용되면서 마모되어 먼지상태로 떠다니다가 코나 입을 통해 인체에 들어갈 경우가 위험한 것이다.일단 폐속으로 들어가면 조직에 박혀 10∼ 30년뒤 폐암이나 악성중피종을 일으킨다.석면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27종중 하나이기도 하다.석면을 ‘죽음의 섬유’ ‘조용한 살인자 ’등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위험한 석면먼지가 만들어지는 대표적 장소가 건축물 철거현장이다.지금까지 국내에서 소비된 석면의 80% 이상이 단열재나 천장재등의 자재에 쓰였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정부와 업계의 무관심속에 국민들에게 ‘죽음의 먼지’를 안겨준 건축물 철거가 아무런 규제없이 관행처럼 시행돼왔다.외국에서는 석면자재가 들어간 건축물을 해체할 때는 건물이나 작업장 전체를 여러겹 비닐로 밀봉하는 것은 물론 작업자도 마스크가 달린 방호복을 입고 작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지난 2003년 부터 석면 함유 건축물을 철거할 때 노동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규정은 거의 무시되고 있는게 현실이다.최근 전주시내 한 대형건물의 리모델링 현장에서 신고절차 없이 석면함유 건축자재 철거작업을 하고,폐기물을 일반 폐기물과 혼합 불법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하루에도 수천명의 인파가 다니는 도심에서 석면 먼지가 떠다닌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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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7.20 23:02

[오목대] 행복지수

호주 옆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가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혔다.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이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삶의 만족도와 평균 수명, 생존에 필요한 면적과 에너지 소비량 등을 종합해 지수화한 것이다. 우리에겐 이름도 생소한 이 나라가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니 의아스럽다.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233개 국가중 207위, 인구는 20만9000명에 불과한 나라다. 바누아투의 삶의 만족도는 7.4, 평균 수명은 68.6세, 1인당 국민소득은 2,944달러다. 이에 비해 한국은 평균 수명이 77세로 바누아투보다 8년 이상, 1인당 국민소득은 1만7971달러로 6배 이상 높았지만 삶의 만족도는 5.8로 크게 낮다. 한국은 102위였으니 행복지수는 경제적 부와는 비례하지 않는다. 행복지수는 국가간의 차이뿐 아니라 국민이 느끼는 그것은 어떨지도 궁금하다. 개인의 행복지수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지수인데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이 만들었다. 이들은 18년 동안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80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5가지 상황을 고르게 하는 실험을 한 결과 '행복은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 야망·자존심·기대·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 등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이 세가지 조건중 생존조건인 E가 개인적 특성인 P보다 5배 더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인 H는 E보다 3배 더 중요한데, 이 지수를 공식화하면 P+(5×E)+(3×H)가 된다. 이 공식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에는 다른 어떤 요소들보다 건강·돈·인간관계 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 건강을 유지하고 인간관계도 맺을 수 있으니 개인의 행복지수는 결국 돈이 핵심인 셈이다. 우리나라 16개 광역자치단체별로 행복지수를 매긴다면 지역총생산량(GRDP)이 전국 최하위권인 전북은 어느 수준일까. 경제적 부와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순위가 높게 나올까? 도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또 어느 수준일까. 경제력이 약한 지역, 그리고 그 구성원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온다면 아무래도 이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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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9 23:02

[오목대] 한국어교원 자격심사

지난 7월 13일 국립국어원에서는 한국어교원자격심사를 통해서 자격 신청자 1,533명 가운데 747명에게 한국어교원자격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원자격 부여가 갖는 의미는 국어기본법과 국어기본법 시행령이 2005년에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시행된 자격심사 결과이기 때문이다. 국어기본법 시행령에 명시된 한국어교원의 자격은 1, 2, 3급으로 나뉜다.한국어교원 3급 자격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부전공으로 취득한 학위자이거나 국어기본법 시행령 시행 이전에 800시간 이상의 한국어 교육 경력자 혹은 한국어교원양성 과정을 이수하고 문화관광부에서 실시하는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한 경우에 받을 수 있다.한국어교원 2급 자격은 대학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거나 복수전공으로 학위를 취득한 자에 한정된다. 국외 한국어 보급과 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 시험등을 주관하는 한국어세계화재단에 소개된 한국어 교사 양성기관은 아직 8개 학과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관련 학과가 적은 이유는 2급 교사 자격 기준이 45학점 이상의 한국어교육 관련 과목 이수로 되어 있어서 기존의 국어국문학 분야와 별개의 교과과정으로 운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 서울 2, 경기 1, 부산 1, 대전 1, 전남 2 그리고 전북에 1개 학과 정도가 개설되어 있는 형편이다.한국어세계화재단에서 외국인이나 재외동포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교사양성을 위한 교육대학원과 대학, 비정규 교육기관을 파악한 결과 작년 상반기 40여 곳에서 현재 5배 가량 늘어난 200여 곳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물론 새로 생긴 교육기관의 대다수는 정규 교육기관이 아닌 비정규 교육기관이다. 이들 비정규 교육기관에서는 대략 100여 시간을 교육하고 평생교육원장 혹은 대학장의 수료증을 주는 것이 전부이다. 이를 학점으로 환산하면 불과 7학점을 넘지 않는다. 이러한 교육시간으로는 한국어 교사로서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에 비정규 교육의 문제가 있다.그동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국어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한국어교사자격심사는 한국어교육에 대한 한 획을 긋는 일이다. 이제 표준화된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지닌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는 첫 발을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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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8 23:02

[오목대] 돈(MONEY)

돈이란 무엇인가. 세상천지에 지천으로 깔려서 돌고 도는 것이 돈인데 왜 사람들은 돈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는가. 부자는 부자대로 돈이 모자란다고 불만이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돈이 적다고 불평이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사람마다 눈만 뜨면 돈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돈 때문에 돌아버리겠다고 하는가.돈이란 또 무엇인가. 너도 나도 돈 좋아하는 것은 피차일반인데 왜 돈 이야기만 나오면 딴청을 피우는가. 누구보다 자신이 돈을 더 밝히면서 남이 돈 좀 챙기는가 싶으면 '그 사람 돈 독 올랐다'며 인격살인을 하려고 드는가. 돈이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죽자사자 뒤를 쫓아다니는가. 돈이라면 왜 이렇게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우문인줄 알면서 실없는 의문을 던져보는 것은 세상에서 돈만큼 정체가 모호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면 돈이란 참 얄궂은 구석이 있다. 웬 조화 속인지 돈이 별 소용이 없거나 벌어서는 안될 사람에게는 억세게 붙어다니면서 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야박하리만큼 쌀쌀하게 군다. 또 한눈 팔 새 없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사람에게는 인색하게 굴다가도 머리 좀 굴려 한 건 하는 사람에게는 후한 대접을 해준다. 눈 먼 돈이 야속하다고 밖에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그러나 돈은 꽤 현명하고 합리적인 대목도 있다. 버는 사람에게는 쓰는 여유와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가족과 이웃, 심지어 자기 자신보다도 돈을 더 사랑하게 만들어 평생 벌기만 할 뿐 변변하게 돈 한번 써보지 못하고 쓸쓸히 세상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큰 돈을 번 재력가 중에서도 '돈의 속성'을 극복한 사람이 간혹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벌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역사는 그들을 위대한 인물로 기록하고 후세에 귀감으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의 두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76)이 최근 자신의 재산 85%에 해당하는 3백70억달러(한화 37조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통사람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식에게 한푼이라도 더 물려주기 위해 발버둥치는 한국 재벌들의 모습이 초라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그들에게 꼭 한마디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자식에게 상속시키는 건 돈이 아니라 독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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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7 23:02

[오목대] 선제공격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아오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그 가운데 가장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 일본이다. 특히 일본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주장, 눈길을 끈다. 고이즈미 총리 이후 실세로 꼽히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비롯 방위청장관, 외상 등이 잇달아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이 일본의 자위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재무장의 호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한반도를 재물로 삼아 팽창주의 정책을 편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결국 성공했음을 눈여겨 봐야 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임진왜란과 조선의 합병이다. 오랜 내전 끝에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그 힘을 몰아 1592년 조선을 선제공격한다. 명분은 명나라를 치러가기 위해 길을 빌려달라(假道入明)는데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후 7년 동안 조선반도는 그들에게 처참하게 유린당한다. 또 1870년대 일본 정계는 한국에 대해 공략론을 들고 나온다. 이른바 정한론(征韓論)이다. 메이지 정부의 실력자였던 사이고 다카모리 등이 조선과의 국교회복을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력행사를 하기로 결정한다. 바로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30년후 일본은 한국을 병탄하고 만다. 이때 정한론자들은 ‘조선반도는 일본을 향해 대륙에서 한개의 팔뚝과 같이 돌출돼 있어 일본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한반도 흉기론’을 주장했다.미국 역시 부시 행정부 들어 북한과 이란 등 6개국을 폭정국가로 지목, ‘선제공격 정책’을 표명하고 있다. 그 중 북한을 ‘심각한 핵확산 도전국가’로 규정한다. 이들 적국과 테러리스트 들에게는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페리 전 국방장관 등은 ‘잠수함 발사 크루즈 미사일로 북한을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우리 정부의 포용정책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나 미국의 선제공격론은 결국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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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7.14 23:02

[오목대] 성인 PC방

예로부터 주색잡기(酒色雜技) 가운데서도 가장 끊기 힘들고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도박을 꼽았다.도박은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도박 중독자는 후회하면서도 좀처럼 도박을 끊지 못한다.오죽하면 ‘손가락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한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우리나라의 도박중독자는 무려 3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이는 전체 성인인구의 9%에 해당하는 수치로 도박산업이 활성화된 오스트레일리아나 캐나다의 2%대 보다 훨씬 높다.2003년 한해 우리 국민들이 복권, 카지노,경마 등에 무려 15조8817억원의 내기돈을 걸어 5조3768억원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이 뿐이 아니다.‘허가받은 도박판’ 이외 전국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고스톱 화투나 포커, 내기골프와 바둑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도박 판돈’까지 계산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 규모가 될것이다.‘도박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같은 도박 열풍은 재정확충을 명분삼아 정부가 부추긴 탓이 크다.현재 합법적인 도박인 복권,경마,경정,경륜,카지노등은 레저산업의 하나로 삼아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이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서민들의 가정파탄이나 개인파산등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서는 뒷짐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의 강국’임을 자랑하는 요인중의 하나인 PC방이 최근 ‘성인 PC방’을 표방하면서 불법 도박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기존 성인오락실이 오락기와 1대1로 게임을 하지만 성인 PC 방에서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전국에 있는 성인PC방 손님과 화투·포커등 실제 도박을 한다.현재 경찰이 추산하는 성인PC방은 전국적으로 5000여개소에 달하는데 계속 확산추세다.판돈도 수백만원까지 걸수 있어 패가망신하는 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돈 따는 것은 하우스 주인뿐’이라는 도박계의 속성은 온라인 도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성인PC방도 승자가 챙기는 돈의 5%를 챙기는 딜러비와 5∼10%의 환전 수수료 두가지 명목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어느 도박판이 그러하듯 도박으로 한탕의 꿈을 이루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도내서도 성인PC방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관련법 개정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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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3 23:02

[오목대] 경관도로

경관이란 말은 지리학이나 생태학에서는 학술 용어로 사용된다. 독일어의 란드샤프트(Landschaft)에서 유래됐다. 일반적으로 한 토지의 전체적인 형상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사용되는데, 그 미적가치와 고유성이 중시된다. 때문에 경관계획은 대상지역의 물리적, 생물적, 문화적, 역사적, 미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립한다. 개발 만능시대에는 자연경관이나 문화경관에 관심을 쏟는다는 것 자체가 사치였다. 경관계획도 소홀히 취급되기 일쑤였다. 그 결과는 답답함, 숨막힘이다. 유럽에서는 자연경관이나 문화경관, 도시경관의 보전을 위해 일찍부터 자연환경보전지역이나 자연공원 지정, 풍치지구 설정, 경관조례 등을 시행했다.우리는 이제야 이런 제도적 장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역별 특색있는 경관을 조성하기 위한 '경관법' 제정, 일부 자치단체의 경관조례 등이 그것인데 각기 다양하고 개성적인 지역경관을 조성하기 위한 일환이다. 임실 옥정호 순환도로가 건교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選)’에 뽑혔다. 옥정호 순환도로는 옥정호의 물안개와 호수 주변의 숲이 아름답게 어우려져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환상적 분위기 때문에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고 주변 맛 기행을 병행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그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하동 십리 벚꽃길, 문경새재 과거길, 구례 노고단도로,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등이 모두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뽑혔다. 이런 일을 하고 나선 건교부가 이제야 ‘경관도로’에 눈을 뜨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동안 산업도로, 우회도로, 전용도로 등 갖가지 명칭의 도로개설을 명분으로 마을을 뛰어넘고 산을 가로지르며 얼마나 많은 경관파괴를 자행했던가. 산업도로가 아니라면 무작정 일직선으로, 4차선 8차선으로 뚫을 일이 아니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꼬불꼬불 아스팔트 길, 휑하고 지나치지 않을 2차선 옛길 등 이른바 경관도로가 관광레저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다. 각 지역마다 그런 도로들이 너무 많다. 자치단체들이 이젠 도로에도 경관계획을 넣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보면 어떨까. 답답하지 않고 정감있는 고장을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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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7.12 23:02

[오목대] 한국어 교사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1989년 당시 대우그룹 총수였던 김우중씨의 책 제목이다. 이 제목은 많은 사람들 입길에 오르내렸다. 긍정과 부정 여부를 떠나서 이런 표현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었다는 이야기는 ‘할 일’에 대한 재조명의 기회가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욕망에 대한 학문적 접근으로 유명한 매슬로우(Maslow)는 다섯 단계의 욕망을 기술한다. 그 중 제일 첫 번째는 기본적·생리적 욕구이다.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식욕에 대한 해결책일 것이다. ‘할 일’을 통해서 추구하는 그 다음 단계가 경제적 안정이다. 사람들은 경제적 안정이 확보되면 그 다음으로 사회에 대한 귀속감에 관심을 갖고 그런 분야의 ‘할 일’을 찾게 된다.네 번재 단계에서는 동료의 인정에 관심을 갖는다. 이제는 경제적인 문제보다 관계의 문제에 더 큰 관심과 비중을 두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자아실현을 통한 성취에서 만족감을 느끼려는 욕구이다. 돈도 좋고 편안한 것도 좋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위해서 경제적인 문제를 초월할 수도 있다는 태도이다.우리는 평화봉사단을 기억한다. 이들을 가장 쉽게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원어민 교사가 바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뉴프론티어 정책으로 제정된 미국정부의 자원봉사자 기관이었던 평화봉사단은 전문인력을 보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우리는 그 중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평화봉사단원을 많이 봐 온 것이다.평화봉사단을 받아들였던 우리가 지금은 다른 나라에 한국어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한국어교사 파견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것이다. 낯선 이국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이들이 바로 매슬로우의 마지막 단계 욕구인 자아실현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경우에 해당한다.한국어교사를 필요로 하는 현장의 욕구에 비해 공급의 질적 양적 수준은 아직도 미흡하다. 좀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사가 필요하며 이러한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많아져야 한다. 대학에 한국어교육관련 학과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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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7.11 23:02

[오목대] 정치, 그 초상(肖像)

한 여론조사기관이 올해 첫 투표를 한 19세 신세대들에게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냐고 물었더니, 거짓말 부정부패 이전투구 철새 거드름과 같은 부정적 답변 일색이었다고 한다. 이제 막 선거권을 행사한 그들의 눈에 정치인의 모습이 이처럼 협잡꾼이나 싸움패 정도로 비쳐졌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나라의 장래를 걸머질 내일의 주역들이 벌써부터 정치에 혐오감을 갖는다면 외국 사람 수입해다 정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큰 일이다.정치인들이 신세대들로부터 그렇게 혹평을 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정치인들에게만 돌린는다는 것도 무리가 있다. 국민으로서의 태도와 개인으로서의 태도가 다르고 말과 행동 또한 달라 정치인들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내 앞에 큰 감놓기와 지역감정이다.게다가 국민들 정치의식까지 높아져 둘 중 하나는 정치평론가 수준(?)이라 정치인들 처신하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정치적으로 무슨 일만 터지면 전후사정 알아볼 것 없이 무턱대고 독설부터 내뿜는다. 그러니 건전한 정치문화가 자리잡을 틈이 없는 것이다. 여기다 언론까지 부화뇌동,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켜 융단폭격을 해대니 신세대들 눈에 정치권이 온전한 집단으로 보일 리가 있겠는가.이탈리아 우스갯소리에 "어라? 비오네? 하여간 정치인들은 다 엉터리야!"라는 말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인이 전지전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은 모양이다.정치란 본래 욕먹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직업이다. 시시각각으로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사회현상이 바뀌는데 무슨 재주로 개개인의 비위를 다 맞추고 그 많은 약속을 지킬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갖춰야 할 자질은 단연 후안무치(厚顔無恥)다.꼭 나쁜 뜻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정치인들에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수시로 말을 바꿔야 할 상황이 닥치는데 도덕성만 앞세운다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왕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정치에 뛰어들었다면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돈 먹고 교도소에 가거나 지역감정을 부추겨 마음속에 국경선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면. 더불어 정치를 보는 국민의 수준도 높아져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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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0 23:02

[오목대] 자동차 산업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03년.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칭경식때 미국 공사에게 부탁해 ‘포드 A형 리무진’을 들여왔다. 이 차의 운전자는 일본인이었으며 현재 보존되지 않고 있다. 1911년에는 황실용 2대와 총독부용 1대가 추가 도입됐다. 민간인 자가용 1호는 1915년 손병희 선생의 캐딜락이다. 이후 부유층의 자가용과 운수사업용으로 들여 왔으며 1928년 서울에 최초의 시내버스인 ‘부영버스’가 운행되었다. 국산차 1호는 1955년에 만든 시발(始發)자동차. 서울에서 차량공업사를 운영하던 최무성씨 3형제가 미군이 쓰던 지프의 부품과 4기통 엔진을 조립한 것이다. 망치 등을 이용해 드럼통을 펴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 차는 1957년 광복 12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 출품해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시발자동차의 월간 생산능력은 승용차 50대, 마이크로 버스 10대였다.이어 1962년 세워진 새나라자동차는 일본 닛산의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했으나 1965년 신진자동차에 인수되었다. 신진자동차는 도요타와 기술제휴로 ‘코로나’를 선보였다. 1960년대 말에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포드와 손잡고 ‘코티나’를 양산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첫 해외수출은 현대의 ‘포니’. 1976년 포니 6대가 에콰도르에 수출되었고 1986년에는 ‘포니 엑셀’이 미국에 첫 수출되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은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졌다. 삼성, 대우, 기아, 쌍용, 아시아가 파산했다. 하지만 GM의 대우차 인수, 르노의 삼성차 인수,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차의 제휴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다. 도내 자동차산업은 1995년 3월 군산국가공단에 대우 상용차공장이 들어서면서 부터. 군산이 고향인 고건씨가 대우 김우중 회장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인도 자본이 인수, 타타대우상용차로 이름을 바꿨다. 그 옆에 자리한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은 대우 승용차공장을 GM이 인수한 것으로 1997년 4월 준공되었다. 1995년 준공한 완주 봉동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버스공장이 4월, 트럭공장이 10월에 문을 열었다. 도내 자동차산업은 전북의 전략산업이긴 하나 단순 생산기지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부품산업과 신기술 연구 투자가 아쉬운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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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07 23:02

[오목대] 서머타임제

‘서머타임제’는 늦은 봄 부터 초가을까지의 낮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로 표준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다.한 시간 일찍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일광(日光 )절약시간제’로도 불린다.이 제도는 합리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서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서머타임은 18세기 후반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 제창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 전역으로 확산 정착됐다.현재는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서머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초창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도입된 이 제도가 이제 선진국에서는 퇴근후 여가활동과 가족생활을 활성화하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아이슬란드등 3개국 뿐이다.아이슬란드는 백야 (白夜 )현상으로 서머타임이 필요없는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제도가 전혀 생소하지 만은 않다.8.15광복 이후 미국의 문물을 그대로 들여온 우리나라는 6.25전쟁 기간 2년을 제외하고 13년 동안 서머타임을 실시했기 때문이다.그뒤 23년동안 중단됐다가 서울올림픽 개최기간인 87· 88년에 부활됐지만 올림픽이 끝난뒤 반대여론이 거세지면서 폐지됐다.외환위기가 발생했던 97년과 99년에도 시행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 서머타임제 재도입을 정부가 다시 검토하면서 찬반논의가 한창이다.찬성쪽은 배럴당 70달러대의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을 비롯 여가시간 확대에 따른 내수진작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이에 반해 반대 쪽은 생활리듬 혼란과 근로시간 연장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측 주장은 우리보다 늦게 서머타임을 도입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이 성공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근로시간 연장 주장도 현재 건전한 노사문화가 형성돼 있는 요즘으로서는 시대착오적인 걱정이다. 시행 초기 어느정도 불편이 따르더라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침체된 내수경기 회생을 기해보자는 명분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느낌이다. 정부는 공청회나 여론조사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바란다.필요한 정책이라고 판단되면 시행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여건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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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06 23:02

[오목대] NOW 전북

세계적 브랜드 가치 일등 기업은 코카콜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치는 700억 달러(77조원)에 이른다. 지난 98년 해태그룹이 부도났을 당시 해태의 브랜드 가치는 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었다. 21세기는 브랜드가 기업경쟁의 핵심이 되는 시대다. 소비자는 입어 보고 맛을 보고 구매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보고 소비한다. 이름만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일본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는 ‘브랜드는 기업의 생명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게 아니다. 전통과 역사를 먹고 자란다. 기업뿐 아니라 자치단체들도 이젠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과 비전이 담긴 브랜드 슬로건을 발굴해 상표로 등록하고 있다. 서울은 'Hi Seoul', 부산은 'Dynamic BUSAN', 대구는 'Colorful DAEGU', 대전은 'It's Daejeon', 충남은 'CHUNGNAM Heart of Korea'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각종 이벤트 행사는 물론 지역 특산품에 브랜드 마케팅을 꾀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브랜드 슬로건은 ‘NOW JEONBUK ’(‘이제는 전북’)이다. 전통문화와 청정하고 수려한 자연환경, 맛과 멋 소리의 본고장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제는 환황해 경제권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가 스며있다. NOW의 머리글자에도 깊은 뜻이 있다. 아시아의 새로운 관문(New Asian Gate Jeonbuk),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활력화(Occupy Jeonbuk), 멋과 맛 소리의 고장 전북에서 살고 싶다는 의미(Well-being Jeonbuk)를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8천만원을 들여 용역과 공모절차를 밟아 선정된 슬로건이다. 상표등록까지 마친 이 슬로건은 전북도가 사용하는 모든 서류와 도정 홍보물, 인터넷쇼핑몰, 향토음식점, 택시와 시내 시외버스에 표기돼 전북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데 도지사가 바뀌면서 이 브랜드 슬로건도 폐기처분한다고 한다. 딱 1년만이다. 대신 ‘인베스트(Invest) 전북’ ‘얼쑤 전북’이 검토되는 모양이다. 촌스럽기 짝이 없다. 용역이나 공모절차도 밟지 않고 어느 개인의 견해를 도정의 브랜드 슬로건으로 채택한 대서야 말이 되는가. 웃기는 일이다. 무조건 바꾸는 게 개혁은 아니다. 좋은 것은 이어받는 것도 용기다. 개악을 하느니 가만 두는 게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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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05 23:02

[오목대] 산책로 단상

무더위와 장맛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모양이다. 이런 날씨 변화는 가전제품 판매고를 통해서 가장 잘 드러난다. 에어콘이 잘 팔린다니 말이다. 하지만 에어콘은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다.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방안이 시원해진 만큼 실외기가 있는 곳은 열기와 소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냉방병까지 앓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실외 온도에 비해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할 일이 아니다.요즈음 저녁풍경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강변 산책로가 아닌가 한다.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다들 걷느라고 바쁘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살을 빼는 데는 둘도 없는 운동이라는 이야기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인 모양이다. 이런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꼭 지나치게 되는 곳이 다리다. 용산다리와 다가교 그리고 완산교와 싸전다리 등이 오래된 다리이다.다리는 예나 지금이나 요긴한 시설물이다. 강을 건너게 해 주는 일상적인 기능때문만은 아니다. 토목 기술자들이 고려한 것 같지만 않지만 다리밑의 훌륭한 휴식공간때문이다. 에어콘이 없었던 시절에 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가 바로 다리밑이었다. 이 곳은 그 특성상 바람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존재할 수 없어서 통풍에 있어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심 다리밑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다리밑을 흐르는 물에 발을 담고 있으면 한여름 무더위도 견딜만 하다.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어서일 게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남부시장에 가까운 다리밑에서는 약장수들이 공연을 하곤 했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약알 팔아도 문화상품(?)을 유인책으로 쓸 만큼 관객들의 수준이 높았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 오래 전부터 이런 약장수들은 더 이상 다리밑을 찾지 않게 되었다.지금도 다리밑에 평상이 놓여있는 것으로 보아서 어르신들이 즐겨 찾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은 한낱 다리밑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큰 관심이 없다. 그저 산책로 위를 가로지르는 구조물일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투박하게 생긴 다리라 하더라도 그 아래에서 사람들이 만나 대화하며 크고 작은 정보와 즐거움을 나누는 공간이라고 하면 그런 공간을 가벼이 지나쳐서는 안되지 않나 싶다. 더구나 이런 공간을 의미있게 채워주는 분들이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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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04 23:02

[오목대] 과거 부정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대통령이 하나도 없다. 국민적 영웅까지는 몰라도 제법 훌륭한 지도자로 존경받을만한 대통령이 한두명 쯤은 있을 법도 한데 아직은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훗날 후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나 일단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는 데는 몇가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그들의 정치역정이나 업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동안의 공과만을 이분법적으로 단순비교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가 있다. 또 뿌리깊은 지역감정이 한 몫 거드는 데다 정권만 잡았다 하면 과거를 모두 부정하려 드는 권력의 잘못된 관행도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다. 일례로 개혁을 들어보자. 어느 정권이든 집권만 하면 개혁이라는 개혁은 모두 끝낼 것처럼 외쳐댄다. 그러나 어느 정권도 개혁을 완성시킨 정권은 없다. 개혁은 커녕 개혁만 부르짖다가 국민들에게 개혁 피로감만 잔뜩 안겨주고 흐지부지 되는 것이 다반사였다.그리고 자신들도 다음 정권에 의해 개혁 대상으로 몰리고 만다.지방자치단체라고 해서 중앙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 그리고 인사권과 각종 인허가권까지 말 그대로 작은 정부로서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라고 하는 것도 그만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많다는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권한이 크면 큰만큼 책임도 커지는 것은 정해진 이치다. 주어진 임기동안 단체장은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있고 각종 사업을 기획하고 시행할 수가 있다. 필요하다면 전임 단체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들이 절제된 이성으로 행사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후유증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민선 4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선거전이 치열했던만큼 감회도 클 것이며 지역의 운명을 걸머졌다는 책임감에 '분골쇄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또 다졌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의욕이 지나쳐 과거를 무조건 부정하려 들다가는 자업자득하는 수가 있다. 언젠가 자신도 개혁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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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03 23:02

[오목대] 학교체벌

군산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50대 여교사가 1학년 학생을 과잉체벌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숙제를 안해 온 5-6명을 교단으로 불러내 뺨을 때리고 책을 집어 던진 행위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이 사건은 우연히 학교에 들른 학부모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교육청은 이 여교사를 직위해제 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비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주에서는 신발장을 어지럽혔다며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1학년 학생을 빗자루로 때려 머리를 5바늘이나 꿰매는가 하면 수원의 중학교에서는 교사에게 뺨을 맞은 학생의 고막이 파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교원단체는 ‘참담한 심정에 고개를 들 수 없다’는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체벌은 동서를 막론하고 오랜 역사를 갖는다. 서양에서는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체벌이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었으며 회초리가 체벌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J.J.루소 등이 체벌의 교육적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20세기에 이르러 부정적 시각이 일반화되었다.현재 미국은 27개 주가 금지, 23개 주가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모든 체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일본 역시 체벌을 금지했으나 최근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다시 ‘체벌주의’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서당에서 달초(撻楚) 또는 초달이라 하는 회초리를 사용한 체벌이 조선시대 널리 퍼져 있었다. 그리고 일제시대와 군사정권 시절에는 혹독한 체벌이 공공연히 행해지기도 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시행령에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허용토록 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도 “교사의 지도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체벌을 할 수 있고 그 외에는 훈육·훈계의 방법만 허용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특히 체벌의 동기와 경위, 방법과 정도, 신체부위, 상처의 정도, 교사로서의 주의의무가 모두 적절할 것을 요구한다. 체벌이 ‘짐승의 법칙’인 폭력과 구별되는 것은 상대방이 타당성을 인정하는 데 있다.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그것도 ‘사랑의 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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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30 23:02

[오목대] 농산물 브랜드

브랜드(Brand)란 제품이나 회사명등을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한 명칭, 기호 등의 총합체다.과거 앵글로 색슨족이 자신의 가축과 이웃 목장의 가축을 구별하기 위해 가축의 등이나 엉덩이에 인두로 지져 표시했던데서 유래한다. 산업사회에서 제품의 이름을 알리는 정도에 그쳤던 브랜드는 현재의 첨단 정보사회에서는 감정,가치, 독특한 느낌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제품 특징 이상의 개념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품질만 우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초기 산업사회에서나 통용되던 얘기인 것이다.현대사회의 소비자들은 제품과 정보의 홍수속에서 검증된 최고의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만족감을 얻으려 한다.제품을 구입한다기 보다는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농수산물의 브랜드화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외국의 경우 뉴질랜드의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미국 워싱턴주의 사과 브랜드 ‘워싱턴 애플’,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오렌지 브랜드 ‘썬키스트’등은 대표적인 성공 브랜드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 지자체와 농협이 농산물 브랜드화를 주도하고 있다.농산물 브랜드도 공산품과 다르지 않다.한 마디로 유명 브랜드가 돼야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우수한 품질과 친환경성등 안정성은 기본이고 마케팅과 홍보등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자체의 브랜드 정책은 ‘이웃따라 시장에 가는 식’이다.지난 한해 쌀과 관련 출원된 브랜드만 1300여건에 이르는 사실이 브랜드 포화상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물론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도내 무주군의 반딧불이,장수 사과,김제 지평선 쌀등은 아이디어와 철저한 품질관리로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순창군이 곡간답(谷澗沓)이라는 농· 특산물 공동브랜드 상표출원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발효식품의 고장답게 오염되지 않은 골짜기 물과 토양을 상징하는 명칭이 독특하고 정겹다.하지만 브랜드 등록만으로 그쳐서는 안된다.지속적인 관리와 육성이 없고서는 자칫 ‘그만그만한 상표’에 그칠 수 있다.지자체들의 ‘브랜드 열풍’속에서 소비자들에 감동과 신뢰를 주는 유명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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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29 23:02

[오목대] 대수도(大首都)론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은 세계적으로 수도권 집중이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진 지역들이다. 일본의 수도권 지역 인구비율은 2003년 말 기준 32.6%에 이른다. 프랑스가 18.7%, 영국이 12.2%의 비율이다. 이들 나라들은 수도권 집중의 역기능 치유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수도권 면적이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전체의 47.6%나 몰려있다. 도쿄나 런던 등은 새발의 피다. 수도권 인구는 매년 30여만명씩 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증가율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경제력이 수도권에 집중되니 인구 역시 수도권에 유입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거래와 조세수입의 70% 가량이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중앙부처와 100대 대기업 본사의 91%, 10대 명문대학의 80%, 벤처기업의 77%가 수도권에 쏠려있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수도권 비대화는 주택 및 땅값 상승, 교통문제,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역기능을 치유하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엄청난 예산을 쏟아야 한다. 삶의 질도 현저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2004년 기준 서울의 ‘삶의 질’ 수준은 세계 30개 주요 도시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도권 집중은 지방의 사회적, 경제적 박탈감을 심화시키고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를 벌리며 갈등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태를 방치할 경우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그런데 최근 '대수도론'이라는 해괴한 발상이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풀고 서울, 경기, 인천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제안하고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안상수 인천시장이 동조하면서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 발상은 지방을 아예 죽이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분권과 분산, 균형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자기들만 잘 살자는 것인가. 당연히 비수도권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지역불균형'을 고착화하는 것이라며 발끈했고, 영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영·호남지역이 더욱 피폐해질 우려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지역 국회의원들은 한마디 말이 없으니 이 또한 해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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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28 23:02

[오목대] 주변시

시야의 주변부에 대한 시력, 망막의 주변에는 간상세포가 많고 원추세포가 적으므로, 중심부보다 시력이 나쁘고 색각도 약하지만 약한 빛이나 움직임을 보는 힘은 강하다. 주변시(周邊視)에 대한 사전적 정의이다. 즉 우리 눈의 시세포에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두 종류가 있는데 이 중 간상세포가 약한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명암을 좀더 쉽게 구별한다.이런 주변시에 대한 이야기는 야간 관측과 사격을 할 기회를 갖는 군 생활에서 많이 듣게 된다. 야간에는 파악하고자 하는 물체를 정면으로 응시하면 오히려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지니 그 주변부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 설명대로 해 보면 어두운 밤중에도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하기가 쉽다.이런 주변시의 활용은 군대뿐 아니라 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 지정된 위치를 바로 바라보는 것보다 경통을 움직이며 찾는 동작을 하게 될 때 별을 좀더 쉽게 찾을 있는 것도 이 주변시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야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눈위에서 보드를 타는 등 빠른 동작을 필요로 하는 운동에서 주변시는 상황을 판단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한다.이런 주변시의 역할이 인상적인 이유는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더라도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맞부닥쳐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파악하려는 대상 자체보다 주변 상황을 통해서 실체를 좀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도 하다. 이처럼 주변을 살펴 봄으로써 유익한 일들이 적지 않다.일상을 벗어나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주변시로 이해해서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늘상 보고 겪는 일상이 더이상 신선한 영감을 전달해 주지 않을 때 그 일상에서 털고 일어설 필요가 있다. 낯선 사람과 만나고 그들이 살아왔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우리의 모습이 좀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아니 굳이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우리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한눈 가득 들어온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느끼기만 해도 여행한 보람은 있다. 이왕이면 너무 외국 좋아하시지 말고 우리 나라 방방곡곡 밟아 보시기를 권한다. 한나절만 달려도 내가 사는 곳과 다른 볼거리가 너무 많고 풍경도 외국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6.27 23:02

[오목대] '서민고기' 예찬

뻥 뚫린 콧구멍에 쭉 찢어진 주둥이, 축 처진 눈두덩에 나팔만한 귀, 몽땅한 다리에 집채같이 큰 배... 아무리 뜯어봐도 돼지는 어느 것 하나 예쁘게 생긴 곳이 없다. 그 뿐인가. 숨이 막힐 듯한 지독한 냄새에 세상 듣기 싫은 고음불가(죽을때만 고음) 목소리까지 사람이 좋아 할만한 구석은 단 한군데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돼지를 곁에 두고 보살핀다. 오직 고기를 먹기 위해서다.사실 따지고 보면 돼지처럼 사람에게 유용한 동물도 그리 흔치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돼지는 버리는 것이 거의 없다. 등심 안심 목심에 삼겹살 항정살 갈매기살까지 살이라는 살은 못먹는 부위가 없다. 또 내장은 술안주감이나 국밥 재료로 그만이다. 족발 역시 푹 고아내면 임산부들에게 좋은 영양식이 된다.머리고기 쓰임새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젯상에 돼지머리가 빠지면 쓸개 없는 곰을 잡은 것처럼 뒷 맛이 영 허전하고, 순대집 술상에도 어김없이 머리고기가 따라 올라온다. 사람살기가 느끼해진 요즘이사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머지않은 과거 우리들은 돼지기름으로 긴긴 겨울밤을 밝히고, 돼지 오줌보는 바람을 넣어 '동네컵' 축구공으로 쓰기도 했다.돼지고기 예찬을 시작했으니 몇 마디만 더 늘어놓자.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각각 맛이 다르다는 장점과 함께 값이 싼 동물성 에너지원이라는데 매력이 있다. 돼지고기에는 갖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기력이 허한 사람 영양 보충에 제격이고, 비계살은 진폐증과 납중독 예방에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또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 삼겹살에 소주 한잔 꺾는 맛이란...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짜르르해진다.'서민의 고기'로 사랑받아 온 돼지고기가 이제 아무나 쉽게 못먹는 '귀족 고기'가 되려는가 보다. IMF 전까지만 하더라도 돼지고기와 쇠고기 값 차이가 족히 다섯배는 되더니 어느새 돼지고기와 쇠고기 값이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선진국이야 환경규제가 엄격해서 그렇다고 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헐렁한 편인데 웬 돼지고기 값이 그렇게 오르는지 모르겠다.돼지고기 값이 치솟는다고 부자들이 겁낼 리는 없다. 돼지고기에 인생의 애환을 묻고 살아온 서민들이 걱정이다. 옛날처럼 키워서 잡아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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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6.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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