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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입냄새 유감

성경에 보면 이런 예화가 있다. 두 사람이 죽어서 하나님 앞에 갔는데 한 사람은 천국으로, 다른 한 사람은 지옥으로 가라는 판정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이 두사람 모두 자신이 왜 그런 판정을 받게 되었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것였다. 판정에 대한 하나님의 설명은 간단했다. 네 이웃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대해 주었느냐가 그 판정 기준이라는 것이다.비록 성경에서 말하는 선행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간단한 목례나 미소는 출근길을 푸근하게 한다. 현관문을 밀고 들어간 다음에는 뒷 사람이 그 문을 잡을 때까지 잠깐 기다려 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아직 일상화되지 않아서 어색할지도 모르겠지만 시일이 흐를수록 이런 일들은 일상으로 자리잡게 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인사하는 것이나 문을 잠깐 잡아 두는 것 등은 그리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항목은 아닌 듯 싶다.하지만 느즈막한 시각에 버스나 엘리베이터 등의 좁은 공간에서 맡게 되는 역겨운 입냄새는 참기 힘들다. 입냄새를 좀 딱딱하게 표현하면 구강 내 혐기성 미생물이 단백질, 펩타이드, 아미노산 등 치아 사이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할 때 발생하는, 휘발성 황 화합물을 포함한 가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입냄새는 60% 정도가 설태(舌苔)때문에 생긴다고도 한다. 입냄새를 유발하는 다른 요인으로는 아침 기상후, 공복시 등과 잇몸의 염증이나 충지, 보철물의 부실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입안에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 영양분과 산소 등이 입안에 쌓인 음식물과 만나서 입냄새가 나는 것이다.이런 입냄새를 없애는 방법으로는 입안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양치질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아의 틈새는 치솔이 닿지 않는 부위인데 음식물이 끼기에 적합한 곳이다. 이런 부위는 치간치솔과 치실 등의 사용을 병행해야 틈새를 청결하게 할 수 있다.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녁 회식자리에서 먹게 되는 마늘, 양파 등 냄새가 강한 음식들은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참기 힘든 냄새를 맡아야 하는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가 아쉽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03 23:02

[오목대] 청거북 放生

불교의 방생의식은 살생을 하지 않는 소주적인 계율의 준수가 아니라 죽어가는 물고기나 짐승 등을 물이나 산에 놓아주는 적극적인 선행이다. 비록 미물이라 할지라도 그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비의 실천행위인 것이다.방생은 신라·고려시대 인왕경(仁王經)과 함께 2대 호국경전의 하나로 존숭됐던 금광명최승황경(金光明最勝王經)에 나오는 '유수장자(流水長者)가 물고기 만마리를 구제하여 천자가 덕을 갚았다'는 대목에서 비롯된 불교의식이다. 방생법회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성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생제(放生齊)는 보통 정월 대보름과 초파일, 또는 음력 3월3일 및 8월15일에 주로 행해지고 있다.그러나 최근들어 우리 불교신자들의 방생이 그 본래의 의미를 잃고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방생한 물고기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떼죽음을 당하는가 하면 붕어·잉어 등 재래종 민물고기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외국산 어종의 무분별한 방류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큰입 베스·블루길·청거북(붉은귀거북) 등 육식성 외래어종은 강한 식욕으로 토종 민물고기의 천적이 되어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바람에 일부 토착 어종의 멸종이 우려될 정도이다.그중에서도 청거북은 천적이 없어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청거북은 70년대부터 애완용으로 들여오기 시작한뒤 국내에 6백여만 마리 이상 수입됐다고 한다. 특히 용왕의 사자요 장수하는 영물인 거북이의 방생효능을 믿는 불교신자가 많아 청거북 방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미꾸라지 등 소형 물고기는 물론 황소개구리·뱀까지 잡아먹는 잡식성에 수명까지 20년이 넘는 청거북은 이같은 잘못된 방생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개체수가 늘고 있다. 도내에도 전주 덕진공원, 임실 옥정호 등 곳곳의 하천·연못을 점령하고 있다.전북도가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도내 사찰 등에 청거북 방생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좋은 일 한다는 취지가 토착 민물고기를 멸종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엉뚱한 결과를 막기 위해서도 무분별한 방생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방생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방생법회는 단지 '물고기를 살리는'행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을 살리는'생활화된 환경 실천운동으로 변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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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오목대] 국회의원의 복장

고양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개혁당의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 선서를 위해 29일 국회에 등장했을 때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 소동이 29일 저녁 뉴스를 통해 전국에 퍼졌다. 그날 유의원은 흰색 면바지와 초록색 티셔츠, 감색 상의 차림으로 선서를 하기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서자 한나라당 신영국 의원 등은 "당장 밖으로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퇴장하자 박관용 국회의장은 유의원의 국회의원 선서를 30일로 미뤘다. 유의원은 "내가 가진 생각과 행동방식, 나의 견해와 문화양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분들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존중할 것이므로 여러분도 나의 것을 이해해주고 존중해달라"는 내용의 원고를 읽을 예정이어 미리 작심하고 그러한 복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집단에 메시지로 보내려고 그러한 복장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 기존 국회의원들에게 기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토론하고 따지겠다는 의미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의원이 자신의 전국적인 지지자에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거부한 국회의원들도 기존의 합리적인 권위는 최소한 인정해야 할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장은 그러한 합리적인 권위의 표현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그리고 기존의 권위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복장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었다. 대학교에서도 젊은 교수가 정장을 하지 않으면 학교나 학생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나무라는 원로 교수들이 있었다. 심지어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혼내는 경우도 있었다. 여자 직원이 화장을 하지 않고 출근하는 경우 예의가 아니라며 혼내는 직장 상사들이 있었다.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노타이 차림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을 때도 이러한 술렁거림이 있었다. 정장을 하거나 화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전보다는 크게 약화되었다. 형식적인 예절보다는 서로 편하게 능률적으로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위를 보다 많이 가지고 있고 이를 확인하려는 곳에서는 복장에 대한 규제가 아직도 많은 편이다. 국회의원들도 아마 자신들의 권위를 계속 확인하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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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1 23:02

[오목대] 富者와 세금

연전에 국내 모 증권회사가 '부자의 기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일이 있다. 그 결과 우라나라 사람들은 현금과 유가증권, 부동산등을 포함해서 대략 10억∼50억원쯤 가진 사람을 부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일반 서민들에게 10억원이 넘는 돈은 혹시 복권에라도 당첨돼야 만져 볼수 있는 거금이지만 그런 부자들이 국내에 5만명쯤 있는 것으로 국세청을 파악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에서 돈이 많다는것은 행운이다. 부지런히 일해서 깨끗이 부(富)를 축적했다면 그 성취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우리속담에 '부모가 반 팔자'라고 했듯이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궁색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인생의 심지뽑기에서 성공한 측에 듣기도 한다.문제는 그런 부자들중에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반칙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으는 부도덕한 행태가 적지 않다는데 있다. 물론 탈세와 절세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국과 같이 가장 확실한 것은 '세금과 죽음'뿐이라는 사회에서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세금 떼어먹기 궁리를 하는 부류가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법을 꼼꼼이 챙겨 절세는 할 망정 탈세까지 해 가며 재산을 미리 자식등에게 빼돌리는 부자는 없다. 온갖 변설(辯舌)을 늘어 놓으며 탈세를 절세로 호소하는 우리나라 졸부들과 같은 몰염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이다.그동안 의사·변호사·회계사 같은 전문직종이나 고소득 자영업자 가는데 탈세혐의가 있는 사람들이 세무조사를 받은 일은 한두번이 아니다. 상속세나 증여세를 물지 않은 음성탈루 소득자들도 단골 대상이었다. 그런데도 그런 부조리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국세청이 '돈을 많이 벌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고소득 전문직종과 자영업자에 대해 소득액수와 탈세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전담반을 전국의 지방국세청에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적발될 경우 세금 추징은 물론 조세법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하기로 했더니 이번에는 아주 작심하고 나선듯 싶다.부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은 노블리스 에블리제다. 돈이 주는 자유가 행복이다면 이 세상에서 '돈 많은 백수'가 가장 행복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부자의 정도(正道)는 아니지 않은가.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미국의 부자들이 빈부격차가 좁혀져야 계속 부자로 살수있다고 주장하는 그 지혜(?)를 우리 부자들도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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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30 23:02

[오목대] 의견제와 보신탕

개가 인간에 의해 가축화 한것은 대략 1만4천년 쯤으로 본다. 불을 최초로 사용했던 호모 에렉투스가 이미 늑대를 길들여 개로 순화(馴化) 시킨 것이다. 뒤를 이어 염소 양 소 돼지순으로 가축화 했고 말과 닭은 그 훨씬 뒤인 5천여년전에야 비로소 가축화 한것으로 전해 지낟. 인간과 가장 오래 , 가장 가깝게 친숙해진 동물은 두 말할것도 없이 개다.오늘날 애완용을 포함해서 가축화한 동물은 1백여종에 이르지만 영리하고 큼직함으로 개를 따를 동물은 없다. 그만큼 동서고금을 통해 맹견(猛犬)·충견(忠犬)의 얘기는 수 없이 많다. 가난한 소년 네로와 큼직한 개 파트라슈의 얘기를 담은 '플란더스의 개'는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지증완이 개 덕분에 왕비를 구했다는 고사(故事)가 전해지고 있고 조선시대 한 선비를 구한 삽살개를 기년 경북 선산군 도개면에 의구비(儀拘碑)가 세워지는등 여러지방에서 많은 설화가 전해진다.그러나 개의 설화에 관헌한 뭐니뭐니 해도 '오수 의견'은 담엔 압권이다. 술에 취해 쓰러진 주인이 들불로 목숨이 경각에 처하자 온 몸에 물을 적셔 구해 놓다는게 설화의 줄거리다. 지금 그 의견비(儀犬碑)가 오수면 원동산에 세워져 있고 지난 80년대부터 그런 내용이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수록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설화로만 전해져 오던 오수 의 견 이야기기가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라금석엔구회(회장 김진돈)가 비문(碑文)의 탁본을 뜬 갤과 비면(碑面)에서 개의 형상이 드러났고 연대도 1천여년전 쯤으로 추정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김개인이라는 사람을 이 개가 구해놨다는 구전설화는 이로써 역사적인 사설로 입증될 날이 꺼지않은 것으로 보인다.마침 오수면 의견공원에서는 지난 26·27일 이틀간 제19회 의견문화제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수렵견 품평회·명견선발대회등이 볼거리를 제공했고 애견 장기자랑은 관중들의 배꼽을 잡게 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의 호응에 고무됐음인지 주최측은 이 의견제를 세계적 축제로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해따. 그러나 그것은 과욕이다. 그러자 우선 우리의 보신탕문화부터 바로 잡아야 할텐데 그게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수 보신탕'의 성가가 '충견(忠犬)의 살 보시(布施)'라는 또다른 역설을 바로잡을 일부터가 급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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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9 23:02

[오목대] 음주운전 단속

세계 각국의 음주운전 처벌 기준과 벌칙은 그 나라의 문화·관습이나 국민정서에 따라 다르다. 음주처벌 기준인 혈중알콜농도는 많은 국가들이 우리나라처럼 0.05%로 정하고 있지만, 독일은 0.08%로 우리보다 관대하고 프랑스는 0.04%로 더 엄격하다. 벌칙은 우리나라가 벌금 50만원에서 2년이하의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으나 부수적인 벌칙조항은 없는데 비해, 벌칙이 무시무시하거나 기발한 나라도 있다.미국의 어느 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적발하면 운전자를 하차시켜 똑바로 걷기 테스트를 하는가 하면, 호주에서는 신문에 고정란을 만들어 단속된 사람의 이름을 게재, 망신을 준다. 또 터키는 음주운전자를 적발하는 즉시 순찰자에 태워 시외곽 30km지점으로 나가 내려준 뒤 걸어서 귀가 조치시키는데, 이때 경찰관이 뒤따르면서 줄곧 감시를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음주운전자는 곧바로 감옥행이다. 기혼자는 아무 잘못이 없는 부인과 함께 수감했다가 이튿날 풀어준다. 부인의 바가지효과를 노린 처벌이다. 음주운전을 극형으로 다스리는 나라도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초범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훈방조치 하지만 재범부터는 최고 교수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정말 으스스하다. 적발되면 총살형을 면키 어렵다. 엔진이 꺼져 있는 주차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만 있어도 총살을 시킨다니, 이 나라에서 음주운전은 감히 생각하는 것 조차 두려울 정도다.경찰청이 도로를 꽉 막고 음주측정기를 들이대던 음주단속 방식을 음주징후가 뚜렷한 차만 골라 예방차원의 단속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찬성하는 쪽은 모든 운전자를 음주운전자 취급을 하며, 일일이 측정기를 불도록 하는 것은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환영을 하는 반면, 반대하는 측은 잠시의 불편 때문에 음주사고를 양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음주단속 예고제를 실시해도 음주운전자가 줄지 않는 것을 보면 강압적 단속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파멸시키는 대표적 사회악이다. 그렇다고 계속 전근대적인 단속방식을 고집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단속은 유연하지만 처벌은 패가망신할 정도로 대폭 강화해서, 새로운 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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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8 23:02

[오목대] 생활 사투리

얼마전 국어생활과 관련된 '국어기본법' 공청회가 있었다. 여러곳에 산재해 있던 국어 관련 법조문을 한 곳으로 모아서 일관성 있게 언어정책을 펴려는 내용이 '국어기본법'의 골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나온 학계와 관계자들의 의견은 이러한 취지만으로 성안하기에는 언어현실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었다. 한국어를 해외에 보급하는 기구가 많은데도 또 다른 기구를 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과 국제국어진흥원을 세울 경우 국립국어연구원의 역할과 겹친다는 점, 그리고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로 한글 전용이냐 혼용이냐 하는 문제 등이 다루어졌다.그런데 국어기본법 등 국어정책에 대한 정부당국의 고민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요즈음 세간에는 사투리를 소재로 웃음을 즐기고 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일한 내용을 전라도와 경상도 두 지역의 사투리로 표현하는 개그콘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투리 표현들이 현지의 실제 언어실상을, 그것도 보편적인 언어 모습을 보여준다고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다른 지역과의 차이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웃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사실이다.사투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 드라마에서 작가나 PD 등에 의해서 만들어지거나 연출되는 천한 직업에는 어김없이 사투리가 등장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투는 그 사람의 학식과 출신지역 그리고 성별 등을 담아 낸다. 그리고 이러한 말투에서 묻어 나오는 정보들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일차적인 자료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이런 사정은 다른 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1750년대 루이 15세가 통치하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늑대의 후예들>에는 이런 사투리의 관점에서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담겨져 있다. 야수를 박제로 만들기 위해 파견된 프롱삭 기사와 늑대에 쫓긴 어린애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신부가 기사와 어린애 사이의 대화를 통역하는 것이 그것이다. 즉 그 시기 프랑스에는 다양한 지방어가 공존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비롯 웃음거리로 표현되기는 하였지만 사투리의 기능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사투리'라는 개그는 그 존재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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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6 23:02

[오목대] DNA구조 발견

모든 생명체의 유전형질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인 DNA(디옥시리보핵산) 구조의 발견은 지난 20세기 과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꼽힌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혁명이 시작됐고 인류 사고방식의 일대 전환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오늘은 제임스 왓슨(75·미국)과 프랜시스 크릭(87·영국)이 1953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DNA의 이중나선(二重螺旋)구조를 발견하여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4월 25일자에 발표한 지 꼭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는 DNA의 구조를 제창하고자 한다. 이 구조는 생물학적 흥미를 일으킬 만한 진기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라고 시작된 9백개 단어의 한쪽 분량의 짧은 논문이 그후 생물학·의학 뿐 아니라 사회문화 분야에까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공로로 1962년 노벨상을 수상했다.생명의 유전비밀을 캐는 길을 열어준 DNA생물학은 그후 50여년 동안 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을 현대의 중심과학으로 성장시키며 유전자 치료, 난치병 신약개발, 유전자조작 농산물 생산, 인간게놈프로젝트와 생명공학산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이끌어왔다.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게놈(gonome·유전체)은 생명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게놈프로젝트는 DNA를 구성하는 약 30억쌍 염기들의 비밀구조를 밝혀내는 대역사로 지난 1990년 시작돼 DNA구조 발견 50주년이 되는 올해에 맞춰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고 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 6개국 학자 3천여명 이상이 참여한 게놈지도의 완성으로 인간은 유사이래의 염원이던 무병장수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그러나 이같은 눈부신 업적의 이면에는 법률적 도덕적 딜레마가 도사리고 있다. 신의 영역에 까지 도전하는 인간복제, 식품의 유전자 조작, 개인의 유전자 정보 누출 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엮어내는 미래가 결코 장미빛 만이 될 수는 없다. 과학의 발달이 예측 불가능한 심각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핵의 발견이나 화약의 발명등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인류 모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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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5 23:02

[오목대] 모계사회

부계사회에서만 살다보니 모계사회에서는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한 생각이 든다. 모계사회에서는 여자들이 지배한 사회였을까? 남자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였을까? 왜 과거에 모계사회가 있었다면 부계사회로 바뀐 것일까? 아니면 모계사회가 없었는데 신화로 사람들이 생각해낸 것일까? 그리스로마 신화의 아마존이란 집단은 여성만 사는 사회이다. 남성은 전쟁포로로 잡아다 일시적으로 아이를 낳는 데 사용하고 죽인다고 한다. 따라서 사회가 전적으로 여성에 의해 움직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회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도 모계사회는 다양한 지역에서 존재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는 물론 아프리카나 태평양 등지에서 많은 모계사회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과거에 모계사회가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체로 밭을 일구어 사는 신석기 시대에 모계사회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신라초기도 가부장사회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유럽에서도 2만년전 쯤에 모계신이 주도하는 사회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당시 여성신이나 풍요신들이 많이 발견되지만 남성신들은 별로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과거에 모계사회가 광범위하게 존재하였다고 한다. 이 당시에는 풍요신이나 다산신 그리고 대지신 등 여신들이 가장 중요한 신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이 때의 남녀관계는 어떠했을까? 현존하는 모계사회를 보면 남자와 여자가 대체로 평등하게 지낸다. 여자가 추장이 되고 집안을 이끌어도 대체로 남자도 추장이나 집안을 이끄는 역할을 같이 한다. 따라서 옛날의 모계사회도 이와 같이 남녀가 평등하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밀이나 벼 등의 집약농경이 시작하면서 남자들이 사회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전에 사냥을 하던 남자들이 집약농경을 하면서 농사에 뛰어들어 여성보다 우월한 근육을 사용하여 농사를 장악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생산물인 곡식, 나아가 재산권과 사회적 주도권을 장악하였다는 것이다. 그 후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가부장사회가 생겨났다. 정보사회가 되면서 가부장제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 여자가 주도하는 집안도 많다. 컴퓨터를 통한 일은 남녀상관 없이 능력에 따라 잘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나면 다시 모계사회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일까?

  • 지역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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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4 23:02

[오목대] 세균과의 전쟁

세균(박테리아)이라든가 미생물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우선 병균을 연상한다. 암다도 지난 몇세기 동안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해온 무성누 질병에 대한 공포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중세기 이후 수백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콜레라나 페스트의 만연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인간은 미생물의 세계를 연구하는중에 미생물이 인류의 적일뿐 아니라 동시에 아군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리하여 병균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도 터득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페니실린의 발명이다.페니실린은 모르핀·아스피린과 함께 인류가 발명한 3대 의약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낟. 세균성 질병퇴치에 끼친 공로를 생각하면 페니실린은 그중에서도 인류 최고의 의약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대개의 발명품들이 그러하듯이 페니실린의 발명도 우연이었다. 1928년 옥스퍼드대학의 플래밍교수는 포도상구균 배양실험을 하던중 푸른 곰팡이가 핀 접시에서만 세균이 죽어 있는것을 발견했다. 푸른곰팡이가 분비한 항생물질이 세균을 죽인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그는 이를 페니실린으로 망명했다. 인류 최초의 항생제는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페니실린은 2차 세계대전을 전쟁터의 수많은 부상병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후 50년대까지만 해도 기적의 신약으로 불리울 정도로 만병통치약이었다. 지금도 페니실린은 여전히 항생제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인류와 세균과의 전쟁은 페니실린으로 끝나지는 않았다. 페니실린에 내성(耐性)을 가진 새로운 세균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고단위 항생제가 개발되지만 이내 무용지물로 만드는 세균이 또다시 출현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요즘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사스'도 그중 하나이다. 병원균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사실만 밝혀졌을뿐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이나 전염 경로등이 확실치 않은 모양이다. WHO가 파악하기로는 지난 21일 현재 전세계 사스 환자는 33개국에서 4천4백61명, 사망자만2백1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8명쯤 되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사스 발병자는 없다. 의학계에서는 사스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키기도 한다. 독감이나 폐렴정도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안심할수많은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 병원균에 대해 새로운 항생제는 또다시 발명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예방에 주의를 다해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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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3 23:02

[오목대] 誤報해프닝

미국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보브 호프의 사망소식이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을 빚은 일이 있다. 지난 1998년 6월5일의 일이다. 사건의 발단은 AP통신의 실수 때문이었다. 사전에 작성해 둔 호프의 사망기사를 AP통신이 자사 인터넷 웹사이트에 잘못 올려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를 본 한 공화당 하원의원이 회의석상에서 이를 공표했고 다른 신문 방송이 앞다워 이 소식을 보도함으로써 망신을 당한 것이다. 정작 장본인은 이런 보도를 보고 '나는 여전히 잘있다'는 한마디로 웃어 넘겼다고 한다.그런데 그런 실수가 지난 16일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CNN방송이 저질렀다. 유명인사들의 갑작스런 사망에 대비해 미리 작성해둔 부음기사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실수로 유통된 것이다. 문제의 기사는 도널드 레이건·제랄드 포드등 전 미국대통령을 비롯해서 피델 카스트로 쿠바 수상, 교황 요한 바오르 2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등과 함께 보브 호프가 사망했을 때를 상정한 내용이다. CNN대변인은 곧 직원들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기사는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복사돼 계속 퍼지고 있다한다.신문·방송·통신등의 오보는 지나친 취재경쟁이 원인이지만 이번처럼 자료관리의 실수때문에 빚어지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나 경쟁이건, 실수건 잘못 보도된 기사가 일으키는 파장은 엄청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1986년 '김일성 피격사망'과 같은 세기적 오보가 사회적 충격을 준바 있고 이웃 일본에선 TV의 다이옥신 오보때문에 시금치가 안팔리는 소동을 빚은바도 있다.멀리 갈 것도 없다. 엊그제 MBC·SBS방송과 YTN이 보도한 금세기 최고 갑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피살 보도만 해도 그렇다. 10여분후 이들 언론사가 '사실무근'이라고 사과방송을 해서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한 때 국내주가가 4포인트나 빠지는 등 혼란을 빚은바 있다. 그때도 바로 CNN이 인터넷상에 허위로 올라온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하는 바람에 이런 넌센스가 빚어진 것이다.언론의 생명은 신속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독자나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된다. 그것이 비록 사소한 실수에 의한 것일지라도 마찬가지다. 그나저나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비록 오보가 될진 몰라도 그 뒷소식이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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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2 23:02

[오목대] 감옥 체험

이광수의 '무명' 김동인의 '태형' 싸르트르의 '벽' 앙리샤리에르의 '빠삐용'은 감옥이라는 극한 상황을 배경으로한 문학작품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플랭클린 J·새프너 감독에 의해 1973년도에 영화화한 샤리에르의 자전적 소설 빠삐용은 30년 세월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자유'라는 명제앞에 진한 감동으로 되살아나고 있다.그(스티브 맥퀸)는 나비 문신을 가슴에 새긴 죄수라해서 빠삐용이라고 불렸다. 금고를 턴 혐의로 붙잡힌 빠삐용은 포주살인죄까지 뒤집어 쓰고 무기형을 선고받아 악명높은 남미의 기아나(섬) 형무소에 수감된다. 그는 섬으로 가는 배에서 드가(더스틴 호프만)라는 증권위조범을 만나 탈출을 계획한다. 탈출하다 붙잡힌 두 사람은 정글속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게 된다. 드가는 언제나 노동이 힘에겨워 간수들에게 매를 맞는다. 보다못한 빠삐용은 간수들을 때리고, 그 죄로 더 경계가 삼엄하고 끔찍한 감옥으로 보내진다.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독방에서 지네나 바퀴벌레를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그곳에 온 죄수들은 대부분 죽어서야 감옥을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빠삐용은 초인적인 의지로 견뎌낸다.그 후 드가를 다시 만난 빠삐용은 매츄렛(로버트테먼)과 함께 또 다시 탈출을 시도, 정글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그 때 드가는 체포되고 매츄렛은 사살되지만 빠삐용은 인디안 부락으로 숨어들어가 2년동안 자유를 누리고 살아본다. 그러나 그는 다시 체포되어 이번엔 악마의 섬으로 보내진다. 깍아지른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섬, 섬 주변엔 상어떼가 득실거리는 곳, 그곳에서 빠삐용은 정신이상자나 다름없는 드가를 만난다. 그는 자포자기 상태의 드가를 남겨두고 기어이 탈출을 시도한다. 낡은 야자열매 포대를 끌어안고 천길 절벽에서 뛰어내린 빠삐용은 하늘을 향해 "난 자유다…이놈들아…난 아직 살아있다”고 목청껏 외쳐댄다.일선 검찰청 초임검사 17명이 경기 여주교도소에서 1박2일동안 '감옥 체험'을 했다 해서 화제다. 교육에 참가했던 한 검사는 "검사가 내린 결정이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느끼기 위해 참여했다”면서 "짧았지만 검사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안락한 생활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부당하게 속박되지 않는 진정한 자유다. 인신구속,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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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1 23:02

[오목대] 로버트 金의 소망

얼마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과저에서 한 미군 병사가 숨졌다. 많은 병사들이 죽어나간 전장에서 유독 그 병사의 죽음을 안타까워 한 이유는 미국 시민권을 얻어려면 그의 꿈이 무산되었기 때문이었다. 국가간의 정치적 이해에 개인적인 소망이 물거품처럼 스러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많은 이들이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지금 미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로버트 김(63세·한국명 김채곤)은 미국 시민권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또다른 희생자다. 이야기는 동해안에서 북한 잠수함이 발견된 1996년 9월로 거슬러 올라 간다. 그 일이 벌어진 엿새 뒤, 미국에서는 해군징보국(ONI)에 근무하던 로버트 김이 국가기밀 유출혐의로 체포되었다. 그가 유출한 기밀은 주한 미국 대사관 백동일 무관에게 전달한 북한 잠수함의 행적 등이었는데 이런 정보는 일본과 호주에는 이미 통지했고 한국이 요청했더라면 충분히 협조할 수 있는 내용 정도로 정보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로버트 김은 1997년 징역 9년에 보호감찰 3년의 중형이 확정되었다. 주목 할 만한 것은 그 형량 중에 21개월의 가중처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차후 시민권을 받을 사람들에게 시민권 취득시의 서약이 얼마나 엄숙한지를 알려주기 위한 본보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기밀유출죄보다 괘씸죄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 동해안의 북한 잠수함 좌초사건과 로버트 김의 기밀누출 사건은 잠수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미 연방 수사국에서 로버트 김의 기밀누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검거시기를 정치적으로 저울질한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로버트 김은 간첩이 아니다. 그의 표현대로 "부유한 집에 시집 간 가난한 집 처녀”의 심정으로 한국을 도우려 했던 애국자일 뿐이다. 그런 댓가로 그가 81개월의 가혹한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내는 동안 한국 정부는 적극적인 구명노력을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유대계 시민권자 조나단 폴러드가 간첩죄로 종신형을 받자, 국적을 부여하고 총리가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너무 소극적인 태도다.이번 5월에 있을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로버트 김이 석방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로버트 김이 89세로 투병중인 아버님을 생전에 뵐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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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9 23:02

[오목대] '월드컵 베이비'

지난달부터 신생아 출산이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다. 전주시내 산부인과병원마다 2월에 비해 20∼30%가량 출산이 증가한데 이어 이같은 추세가 이번 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의사들은 임신기간을 역산할때 지난해 월드컵대회 기간중 수태원 이른바 '월드컵 베이비'로 추정하는 모양이다. 지난해 6월 한국팀이 4강신화를 이룩하면서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감동이 사랑의 결실로 맺어진 셈이다.새로운 생명이 탄생된 가정은 물론 국가 전체로도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가 우려할만한 수준까지 이르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6.25전쟁을 거치면서 모든게 폐허가 된 상황에서 인구가 연간 3%씩 늘어나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인구문제는 대부분의 후진국 경우처럼 경제개발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 중의 하나였다. 5.16군사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朴正熙)정부는 1962년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함께 출산억제를 위주로 하는 가족계획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라는 대표적 구호아래 집중적 지원과 계몽이 펼쳐진 가족계획사업은 한국의 국가정책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그러나 60년대 6명에 달하던 출산율은 80년대 후반부터 급락하면서 2001년 1.3명에서 지난해에는 마침내 세계 최저수준인 1.17명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저출산 추세가 계속되면서 15세에서 64세에 이르는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천4백7만명에서 2040년에 2천8백15만명으로 줄어들고, 반면에 65세이상 노인인구는 2000년 3백39만명에서 2030년 1천1백60만명으로 30년새 3배이상 늘어난다. 젊은층이 감소하면서 노동력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사회보험 연기금 고갈, 현역병 자원부족 등의 어려움이 예상된다.이같은 사회문제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진작부터 출산장려정책을 펴왔다. 대표적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는 이미 1939년부터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하여 출산율 1.75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정부가 최근 자녀를 많이 낳는 가정에 수당 등 각종 혜택을 주는 출산장려책을 도입하기로 한 상황에서 '월드컵 베이비'증가 현상은 일단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산장려책 도입에 걸맞는 제도적장치 마련과 함께 사회적 여건 개선에도 힘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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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8 23:02

[오목대] 지역문화산업

문광부에서 지방대를 통해 지역의 지역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한다. 지방대에 문화관광학과나 지역문화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을 개설토록 하고 이를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여가와 소득에 여유가 생기면서 문화산업이 계속 커가고 있다. 또한 자동화와 정보화로 공장에서 또는 사무실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크게 줄어 실업문제를 하기 위해서도 각종 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산업이 너무 대중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인식되어 지방에서 찾을 수 있는 많은 문화산업의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대중문화와 관련된 영상, 방송, 게임, 인터넷, 서적, 음반 등은 대량복제를 통해 한국이나 또는 세상을 상대로 하는 산업이라 세계적인 경쟁이 아주 심하다. 지방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대량복제를 통한 문화산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지만 보다 적은 자본으로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문화산업도 많이 있다.그렇다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문화산업으로 무엇이 있을까? 대량복제를 통한 문화산업 외에도 지역의 특성을 살려 경쟁하는 여러 가지 지역문화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량복제가 불가능하지만 지역적 특색을 살리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직접 연행하는 공연, 콘서트, 쇼, 서커스, 박물관, 전시관, 미술관, 박람회, 조경/정원, 동식물원, 사적지, 기념공간, 음식, 공예품, 기념품, 디자인, 사진업, 인테리어업, 미용, 초상화, 미술품, 골동품, 예술공예품, 축제, 관광업, 이벤트업, 결혼업, 패션 등도 모두 문화산업이다.이들은 대량복제보다는 직접 개인을 대상으로 직접 만들거나 원본을 직접 보여주는 사업으로 수공업적 문화산업이라 부를 수 있다. 이들은 대규모 복제를 통한 문화산업과 그 속성을 달리 한다. 지방에서는 현실적인 가능성 때문에 수공업적 문화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대학에서 관심을 가지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과 전략을 제대로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문화관광부가 지방대에 지역의 문화산업과 연계된 지역문화산업에 대한 연구를 촉진하고 인력을 기르는 데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은 잘 된 일이다. 이제 지방대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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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7 23:02

[오목대] 김치와 '사스'

우리네 밥상에서 연중 빠지지 않는것이 김치다. 김치가 없으면 아예 밥을 먹지 못한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모두 김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통계(96년)지만 도시 여대생 가운데 5.8%는 아예 김치와 담을 쌓고 지내며 도시 초등학생의 8%는 거의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햄버거나 치즈같은 패스트푸드에 입맛을 들인 젊은 세대들에게 맵고 냄새나는 김치의 인기는 시들할수밖에 없다.그러나 유사이래 김치를 담가먹은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는 후손들에게는 복이다. 김치의 재료가 되는 배추 파 마늘 생강 대파등은 모두 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젓갈과 버무려 발효시킨 김치는 숙성중 발생하는 젖산균과 유산균이 병원균을 억제하고 면역체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게 학계 보고이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로는 잘 익은 김치는 암세포의 성장률을 30∼40% 억제하는 항암효과를 보였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다. 김치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거나 심장질환에도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그 쪽에서 나온바 있다.오늘날 김치는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등 80여개국 사람들이 김치맛을 즐긴다고 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공식 지정음식이 된지도 오래다. 연간 4백50억원대의 판매 시장을 두고 일본이 끼어 들고 있지만 맛이나 질에 있어서 '기무치'는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김치는 비빔밥과 함께 우리 수출시장에서도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그런 김치가 요즘은 괴질 '사스'와 관련해 새로운 화제를 낳고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지가 '한국인이 매일 먹고있는 김치에 사스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지 모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이 인용한 농업발전연구원 홍종은연구원의 말대로 아직 우리나라에서 '사스'가 발병하지 않은 원인이 김치속의 마늘성분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 마늘의 의학적 성분은 익히 알려진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이 마늘과 고추장 된장같은 발효식품으로 단련돼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인터넷에서조차 많은 네티즌들이 우리 식품의 우수성과 '사스'를 연관지어 이런저런 예방속설들을 내놓고 있지 않은가. 하여간에 김치가 좋은 식품이란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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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6 23:02

[오목대] 지역감정 망령

우리 정치에 지역감정이 끼친 해악은 새삼 거론하기조차 부끄럽다. 그 대표적 피해자는 두 말할것도 없이 호남이었다. 박정희(朴正熙) 정권이래 37년에 걸친 이른바 영남정권은 호남지역의 소외감을 극에 달하게 했다. 편중인사와 특정지역에 치우친 경제개발등이 이 망국병을 심화시킨 것이다. 거기다가 87년 13대 대선부터는 이른바 3김씨의 지역대결 구도가 지역감정을 한 층 심화시켰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이 언제부터 시작됐냐에 대해서는 정치학자들에 따라 시각차가 있다. 아예 지역감정이란 용어 자체를 부인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고려 태조(王建)의 훈요십조(訓要十條)에서 그 연원을 찾는게 일반적이다. 왕건은 금강이남에서 인재를 등용하지 말라는 유지를 남겼다. 이는 고려 창건 과정에서 대결했던 후백제 지역을 배역지(背逆地)로 규정한것과 궤를 같이 한다. 조선조때에도 이증환(李重煥)의 택리지(擇理志)나 안정복의 팔도평(八道評)등에서 전라도 사람들을 폄훼한 내용이 보인다. '정여립의 난'이나 근세 정봉준의 동학혁명이 호남백제의 명분이 되기도 했다.그랬던 지역감정이 어느정도 순치(馴致)된것은 김대중 정부 출범후라고 보면 된다. 정부요직에 대한 인사에서 호남지역의 차별화가 눈에 띠게 줄어 들었다. 지역개발사업에서도 균형이 잡혀 갔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5년동안 편중인사의 시비는 역으로 경상도 쪽에서 다시 제기됐다. 37년간의 기득권을 잃은 족은 '차별'이요, 이를 바로잡은 쪽은 '균형'을 주장했지만 그 기저에 깔린 지역감정의 골을 쉽게 께우지는 못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참여정부다.호남의 절대적인 지지로 탄생한 경상도 출신 대통령 정권은 이를 모두 아우를수 있을 탕평의 적임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첫 조각(組閣)때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호남 지역 민심이 검찰과 각부처 고위관료직 인사에서 지나치게 호대 받았다는 불만으로 표출돼 나오고 있다. 주로 광주·전남쪽에서다. 역대 정권때마다 지겹게 떠돌던 지역차별론이 새 정부 출범초기부터 또다시 쟁점화되고 있는 것이다. 편중인사→호남 소외론→지역감정의 등식은 결국 '파이 나누기'의 불공정성때문에 성립된다. 그러니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은 여전히 정권에게는 진리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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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5 23:02

[오목대] 선거구 획정

제17대 총선에 대비한 선거구 획정 작업이 여야 간 입장차이와 현역 지역구 의원 간 이해대립으로 또 다시 법정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현행 선거법상 선거구 획정안은 총선일 1년전인 14일(오늘)까지 획정, 국회의장에게 제출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도 선거구획정위원회조차 울리고 있다. 이런 상태로라면 지난16대 총선 때처럼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쫓기듯 처리하게될 게 뻔하다.이번 선거구 획정의 주요 쟁점은 지역구 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늘리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건과 인구 상하한선을 설정하는 안 등 두가지다. 전자는 지역대결구도를 완화시키고 군소정당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취지로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시민단체가 선호하는 안이다. 내용은 지역구 수를 현행 2백27개에서 2백개로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현행 46석에서 1백석으로 늘리자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영남권 지역구 의석 확보가 어려운 민주당에서 정당투표를 통해 일정 비율의 지지를 얻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려는 노림수를 쓰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또 후자의 경우 민주당은 11만∼33만명을, 한나라당은 12만∼36만명을 내부안으로 각각 검토하고 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은 13만∼39만명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대목이 바로 이 인구 상하한선 설정 안이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지역구가 공중분해되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는 무주·진안·장수 지역구가 8만4천여명으로 통폐합이 확실시되고 있고, 인구 하한선이 12만명으로 확정될 경우 김제가 통폐합 지역구에 해당된다. 무·진·장 출신 정세균(丁世均)의원은 "3개지역은 지리적으로 쪼갤 수 없는 곳”이라며 인근의 임실을 붙여서라도 지역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고, 완주·임실이 지역구인 김태식(金台植)의원은 "임실을 주는 대신 전주 덕진 일부를 붙이면 지역구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번 선거구 획정은 지역구 인구편차가 3대1일 넘으면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에 따른 것이지만, 국회의원은 지역대표성도 함께 갖고 있다는 사실을 중시하여, 지방이 더 이상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재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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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4 23:02

[오목대] 국어 기본법

문화관광부는 지난 4월 2일 '국어 기본법'제정 초안을 공개하였다. 국어 사용과 진흥에 관한 기본적인 법 체계를 마련하기 위하여 그동안 관계 전문가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든 이 초안은 앞으로 공청회와 인터넷을 통한 국민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인 모양이다. 국어 사용에 관한 법률이 각 행정부서의 편의에 따라 산재되어 있었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번 법률 초안은 올바른 국어 사용이라는 명제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상당히 강화되었다고 본다.우리 나라에서 문자체계로서의 한글과 음성체계로서의 한국어는 요즘들어 그 위상이 더욱 초라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국어의 모습은 정도에서 차이를 보일 뿐 예전에도 매 한가지였다. 일제시대의 국어보다 못하단 말이 다 나올 지경이었으니 말이다.이런 국어의 형편이 객관적으로 평가되고 정책적 고려 대상으로 인식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두 해 전 문화관광부의 의뢰를 받은 서울대 민현식 교수가 중, 고, 대, 성인 869명을 대상으로 국어의 사용실태를 예비 조사한 결과 중고등학생이 평균 31.26점, 대학생이 36.23점, 일반인이 29.81점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95년도에 비슷한 수준의 문제로 측정하였을 때의 평균 50∼55점과 비교해 볼 때 무려 20여 점 정도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국어사용의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는 문제가 되었음을 나타낸다.그리고 국제 성인 문서해독력 조사(LALS) 결과에서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정희수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성인(16∼65) 1,200명에 대한 문서해독력 조사 결과를 23개국 성인들의 문해(文解) 수준과 비교한 바 있는대 대졸 이상 학력에서의 문해 수준이 최하위권(산문 문해 19위, 문서 문해 23위, 수량 문해 21위)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준은 상당수 국민이 영수증, 열차시각표, 구직 원서, 약 해설지 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이런 국어사용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마련된 이번 초안이 그 뜻한 바 목적을 이루려면 국민의 자발적 동참은 필수적이다. 올바른 언어생활을 통해서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 등을 널리 알리고 또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4.12 23:02

[오목대] 대체에너지 논쟁

고대 인류가 불을 다스리기 시작한 이후 에너지 개발과 이용의 역사는 곧 인류문명의 발달사와 직결된다. 저명한 인류학자 조지 그랜트 매커디는'인류의 기원'에서'어떤 시대나 문명의 수준은 인간의 진보나 욕구충족을 위한 에너지 이용능력으로 가늠할 수 있다'고 썼다. 즉 문명이 발달할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인류역사에서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궤적을 남긴 원동력이 곧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다. 화석연료 중에서도 석유는 사용의 광범위함과 편리성, 저렴한 가격, 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 이를 대신할 만한 자원이 없는 현대 문명의 최대 에너지원이다.그러나 문제는 석유가 무한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섹 사용 에너지의 35%를 차지하는 석유의 경우 세계 총 산유량은 21세기초 10년사이(2001∼2010년)정점에 달한 후 감소한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질학자들은 세계의 채굴가능 석유총량은 1조8천억 배럴이며, 2001년말 현재 8천7백억 배럴을 쓴 것으로 추정한다. 거의 절반을 쓴 셈이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앞으로 30년 후엔 석유위기가 다시 닥친다는 전망이다.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잇는 전쟁도 이러한 위기에 대비해 에너지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석유전쟁임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체제의 전환은 국가 차원에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가 됐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로의 전환 없이는 미래를열어갈 수 없다. 유럽연합(EU)의 각국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는 자연으로 부터 꾸준히 공급받는 풍력, 태양열, 지열, 조력 등이 대표적이다.이에반해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로 원자력, 폐기물 에너지 드은 안전성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언젠가는 자원이 고갈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볼 수 없다.최근 원유 추출물의 배합으로 만들어진 세녹스에 대한 대체에너지 논쟁이 한창이다. 메틸알고올이 함유된 것을 빼면 휘발유와 성분이 비슷하여 결코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다. 환경단체에서도'세녹스 논쟁'을 교훈삼아 대체에너지라는 용어를 폐기학 재생가능 에너지라는 용어를 공식사용하는 한편 대체에너지 관련 법규를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4.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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