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3 01:33 (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목대] 早期 해외유학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은 유별나다. 자고로 맹모삼천(孟母三遷)의 교훈이 부모가 본받아야 할 제일의 덕목으로 간주돼 왔거니와,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난도 감내해내는 것을 절대적 가치로 받아들이는 나라가 우리 한국이다. 따지고 보면 농촌에서 지방에서 서울로 서울로 모여들어 오늘날 수도권이 공룡의 모습으로 변한 것도 8할은 우리 부모들의 식을줄 모르는 교육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교육열이 민주화를 앞당기고 국가발전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으니, 결코 그 의미가 훼손돼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교육열은 각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키면서 한 가정의 '삶의 질' 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국제화, 세계화 추세에 휩싸여 해외 유학이 붐을 이루고 있다. 몇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특권층이나 부유층 자녀, 또는 명문대 엘리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유학이 이젠 지방도시의 보통 가정 자녀들까지 일반회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앞서가는 교육을 받겠다는데 탓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문제는 주류 콤플렉스에 빠져 외국교육이라면 무조건 한국보다 낫다고 여기고, 자신의 경제적인 능력과 자녀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묻지마 유학' 을 시키려는데 있다. 더구나 가족 모두를 외국으로 보내고 한국에서 혼자 살며 뒷바라지 하는 '기러기 아빠' 들은 자신의 삶을 가족들에게 담보하고 힘겹게 살고 있다.게다가 어린 자녀들은 낯선 외국문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가족간에 갈등을 겪는가 하면, 최악의 경우 외국에 나가있는 가족들로부터 버림받는 '펭귄 아빠' 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한국에 혼자 남아 생활비와 교육비를 대야하는 기러기 아빠들은 심한 강박감에 정신적 공황이 찾아오기도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술을 가까징 하거나 외도를 하다 건강을 잃거나 패가망신 하기도 한다. 이달 초 사업가 신모씨(36)는 지난해 7월 아내와 남래를 캐나다로 유학보낸뒤 우연히 만난 여성과 불륜관계를 맺었다가 이혼을 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내 자식만은 반드시 일류를 만들어야겠다는 과도한 욕심이 불행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조기해외유학, 과연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는 보증수표인가, 냉정히 생각해보고 선택해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14 23:02

[오목대] 기술직 할당제

노무현 대통령이 일전에 중국을 방문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중국이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노 대통령과 언론의 관심이 이들 중국 지도자의 학력에 모아졌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수리공정학부에서 수학하였는데 그를 배출한 칭화대학은 이미 세인들의 주목을 받은 지 오래다. 그리고 장쩌민 군사위원회 주석은 상하이 교통대 기계전기학부 출신이고 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이공계 출신이라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었다.그런 보도의 결론부분은 우리나라의 고위 행정직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 비율은 24.7%에 불과하여 3급 24%, 2급 18.2%, 1급 9.7%의 통계에서 보듯 상위직으로 갈수록 그 비율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보도내용에 제시된 수치들은 정확할 것으로 믿는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중 하나로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 2002년 3월 31일 현제 88,074명인데 이중 행정직 공무원이 66,341명(75.3%)으로 기술직 공무원 21,733명(24.7%)에 비하면 무려 3배의 차이가 난다. 그리고 고위행정직으로 올라 갈수록 기술직의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은 보도된 그대로이다.이런 문제는 임용이 되더라도 행정직 위주로 되어 있는 현행 직군·직렬제도 하에서는 승진 및 인사이동에 있어서 기술직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더구나 행정직과 기술직의 임명이 가능한 행정·기술 복수직위 중 상위직의 경우 행정직이 독차지하는 것도 이런 편중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에서 이공계열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이공계 또는 기술직에 대한 문제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그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근래에 이 문제에 대해서 제기되는 방식은 과연 그런 모양새를 갖추었는가 하는 의구심이 인다. 보도내용을 보건대 기술직 공무원의 비율을 늘리는 등의 할당제를 시행하며 당사자들의 민원도 해결하고 나라경제의 어려움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연 기술직의 비율이 고위직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이유가 단지 행정직에 유리하게 되어 잇는 제도만의 문제인가를 말이다. 좀더 차분하게 다각도에서 기술직 할당제라는 해법을 숙고해 보아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12 23:02

[오목대] 尾生之信

한문의 믿을 신(信)자는 '사람(人)의 말(言)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상대와의 믿음과 의리를 나타내는 신의(信義)야말로 동서고금을 통털어 어느 민족에게나 가장 중시되었던 덕목의 하나였다.신의를 무엇보다 강조한 중국에서 대표적인 고사가 미생지신(尾生之信)이다. 워낙 유명하여 사기(史記)의 소진열전(蘇秦列佺)이날 장자(莊子), 회남자(淮男子), 한비자(韓非子)등에서도 두루 인용했으며, 역대 중국의 철인(哲人)들도 신의를 거론할 때면 어김없이 미생(尾生)을 언급했다.중국 노(魯)나라에 미생이라는 정직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남과 약속을 하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켰으므로 신용에 관한한 주위에 소문이 자자했다. 어느날 애인과 다음날 저녁 마을주변 개울 다리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미생은 약속시간보다 일찍 다리밑으로 나가 애인을 기다렸다. 그러나 애인은 무슨 영문인지 약속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생은 약속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줄곧 애인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이렇게 한식경이 가고 두식경이 지나가도 애인은 나타나지 않았다.세식경, 네식경 기다리는 동안 때마침 많은 비가 내려 개울물이 삽시간에 불어나도 미생은 자리를 뜰 줄 몰랏다. 물이 더 불어나자 미생은 교각을 부둥켜안고 위로 올라갔다. 물이 목까지 차오는 바람에 미생은 결국 교각을 끌어안고 익사하고 말았다. 약속을 지키기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미생의 행동은 융통성 없는 한 인간의 우직함으로만 보기에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굳이 미생의 고사를 거론하는 것은 요즘 동계올림픽 국내유치 후보지를 둘러싼 강원도 김진선지사의 처신이 미생의 약속은 다리밑 만남이라는 하찮은 개인사지만 김지사의 약속은 공인이 지켜야할 천금의 무게를 지닌 국가대사다. 2010년 강원도 평창의 유치가 실패했을 경우 2014년 국내유치 우선권을 무주로 넘겨주겠다는 약속이다.이같은 약속이 담긴 동의서에 지사가 엄연히 서명까지 해놓고 이제와서 딴소리를 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 미생같은 우직한 사람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렸다. 아무리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는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정치인이라지만 이것은 도가 지나치다. 개인 차원을 떠나 2백만 전북도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11 23:02

[오목대] 말과 문화

인류가 생긴지 600만년 정도 되었다고 주장된다. 동부 아프리카에서 침팬지의 조상과 인류의 조상이 서로 갈라져 현재의 인류까지 발전해온 것으로 보인다. 600만년전의 인류는 당연히 말을 못했다. 침팬지처럼 제스추어, 표정, 그리고 울부짖는 소리 등으로 소통을 했다. 제스추어나 소리에 의존하는 사회에서는 많은 내용을 소통하기 힘들다. 말이 없는 동물들이 문화를 발전시키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되면 정보축적과 문화축적이 불가능하여 새로운 문화로 발전해나갈 수 없다. 문화적으로 보면 현대인류보다는 침팬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인류가 제대로 말을 하면서 문화라고 부를만한 것이 점차적으로 발전해왔다. 말은 제스추어 등 이전 소통수단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빠른 소통이 가능하며 또한 정교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교하고 빠른 소통으로 서로 더 많은 생각과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문화의 축적과 도약이 가능해진 것이다. 말의 출현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있는 설명은 현생인류가 20만년쯤 아프리카에서 나타났을 때 지금처럼 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20만년전쯤 유전자의 변화에 따라 구강의 변화가 나타나 혀와 성대를 보다 자유자재로 움직여 소리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능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뇌크기가 비슷한 여럿의 인류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같이 존재하던 인류들은 없어지고 말을 할 줄 아는 하나의 인류만 남은 것이다. 말이 생긴 후에야 각종 벽화나 조각활동이 나타나고, 다양한 신화와 전설들이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지역마다 문화전통이 생긴 것이다. 그 때까지도 동물들에 당하던 인간들이 말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축적하고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서로 협동하여 동물을 넘어서서 세계를 정복하는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즉, 말이야말로 인류가 동물적 존재를 뛰어 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말에 의존하던 문화는 약 5천년전부터 점차 문자가 주도하는 문화에 포섭되기 시작하였다. 문자가 생기면서 국가와 인류의 위대한 종교, 사상, 예술의 전통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소위 문명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도 대다수의 백성들은 여전히 문맹이었다. 한국에서도 10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백성이 문맹이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10 23:02

[오목대] 캐릭터와 特久

영어 캐릭터(character)는 인격이나 품성 특질등을 말한다. 이 앞에 트레이드(tnade)가 붙으면 상품이나 광고주를 인격화한 가공의 인물, 의인화한 동물등을 가리킨다. 캔터키 치킨의 노인, 놀부 보쌈집 간판의 놀부얼굴등이 바로 상품의 캐릭터가 되는 식이다. 올림픽이나 프로스포츠팀의 마스코트 같은 것도 넓은 의미에서 캐릭터라 할 수 있다.지방자치제가 실시된후 각 자치단체들이 설화나 작품속 주인공에 대한 지역연고나 원조(元祖)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홍길동·심청·논개등이다. 홍길동은 원래 전남 장성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근거로 장성군이 홍길동 캐릭터를 지역 특산품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자 홍길동의 작가 허균(許均)의 고향인 강릉시가 발문하고 나섰다. 작가가 강릉사람이면 홍길동도 강릉캐릭터가 돼야 마땅하다는 논리다. 심청이나 논개도 마찬가지다. 심청전의 무대를 두고 전남 곡성군과 인천시 옹진군이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곡성군쪽은 사료(史料)와 현장조사까지 했다면서 인당수는 오늘의 위도해역이며 당연히 심청이는 곡성출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개를 두고도 장수와 경남 진주가 서로 캐릭터를 다투고 있고 가루지기타령의 변강쇠가 운봉사람이니 경상도 함안사람이니 다툼이 여전하다. 이 모두가 역사적이거나 고전속 인물의 이미지를 지자체 홍보에 활용하거나 캐릭터 상품화하려는 속샘때문이다.그런데 앞으로는 지자체들이 굳이 캐릭터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정부가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특구(特久)'를 육성할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가령 함평은 나비, 남해는 생선화, 보성은 녹차 하는 식으로 지역마다 특구를 지정해 각종 규제를 풀고 독특한 캐릭터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구에는 동·식물뿐 아니라 온천·공룡·문화·생태(生態)특구에 영어교육특구까지 등장이 예상된다. 가히 전국 2백39개 자치단체가 '특구공화국'형태로 재편될 모양이다.그렇다면 도내에는 무슨 특구가 육성돼야 하나. 두말할것도 없이 무주는 반딧불이, 전주는 비빔밥, 순창은 고추장 아닌가. 여기다가 임실은 고추, 남원은 춘향문화, 고창운 풍천장어, 김제는 지평선쌀, 부안은 백합특구 하는 식이 되지 않을까? 연권에 환경부가 전국 지자체의 상징물 재조정 작업을 벌인 일이 있다. 이제 그것도 쓸데없는 일이다. 특구로 특성화하면 그만 아닌가. 앞으로는 '캐릭터 특구'가 나오지 않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9 23:02

[오목대] 동계올림픽 高地

평창(平昌)동계올림픽 유치실패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밖에서 깨진 쪽박을 놓고 집안에서 다투는 꼴이다. 한나라당 김용학(평창)의원이 불씨를 지폈다. 그는 김운용 IOC위원의 책임을 거론했다. 김위원의 IOC부위원장 욕심때문에 '다 따놓은 당상'을 밴쿠버에 뺏겼다는 것이다. 유치위 일부관계자들이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그러나 민주당소속 의원이기도 한 김위원의 해명은 다르다. 'IOC의 생리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것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격려는 못할망정 모략까지 한다고 섭섭해 하고 있다.올림픽 개최국가에 IOC부위원장 자리를 주지 않는게 관행인지는 알 수 없다. 김위원이 그 자리를 욕심 내 일을 그르쳤는지도 물론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러나 김위원의 그동안 행보에 의문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던것은 사실이다. 부위원장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던 공연을 뒤집은 것이다. 이를 두고 김의원이나 한나라당측이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또 다르다. '말도 안되는 소리로 희생양을 만들려는 모략'이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정작 그 내막을 가장 잘알고 있을 김진선강원도지사는 입을 다물고 있다. 청와대까지 나서서 진상을 알아보겠다고 하고 있으니 쉽게 말문을 터트기도 어려울 것이다.그런데 이 파문을 보는 전북도민들의 심사는 영 편치 못할듯 싶다. 책임공방의 핵심이 '2014년 재도전'의 전제를 평창에 두고 있는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이나 체육계, 대부문 언론들도 그런 노조다. 그러나 평창유치 실패는 애석하지만 이제는 그 다음 개최지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작년에KOC, 중재를 산기할 필요가 있다. 10년동안 개최준비를 했던전북이 1년 준비한 강원도에 후보지를 양보했을때의 억울함(?)을 도민들은 지급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때 약속대로 2014년 유치재도전은 당연히 전북 무주·전주 몫이 아닌가. 평창이 실패하면 다음은 전북을 전극 지원하기로 한 강원도도 '딴 생각'은 갖지 말아야 한다.강현욱지사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기왕에 구성돼있는 유치위원회를 지금부터 가동해 우선 KOC공략부터 시작하겠다는 구체적 추진일정도 밝혔다. '고지는 우리가 점령하고 있다'는 강지사의 자문 비장한(?) 결의가 인상적이다. 당연하고도 든든할 일이다. 가까운 길을 두고 멀리 돌지말고 그야말로 정도대로만 하면 된다. 올림픽의 꿈을 실현시키는 일은 도민 모두의 몫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8 23:02

[오목대] 보리밥

보리고개 밑에서 / 아이가 울고있다 / 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 /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 / 할아버지가 울고 있다 / 아버지의 눈물, 외할머니의 흐느낌 / 어머니가 울고 있다 / 소년은 죽은 동생의 마지막 눈물을 새각한다.태산준령 보다 높아 허리 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넘었다는 보리고개, 그 보리고개 중턱쯤에서 서럽게 눈을 감은 어린 아이를 추도하며 황금찬 시인이 쓴 '보리고개'라는 시다.사실 요즘 같이 자기 게을러 못먹는 호시절에 배고픈 설움을 이야기 하면 고리타분한 늙은이 취급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반만년을 넘나들던 보리고개에 터널이 뚫린 것은 불과 30∼40년 밖에 되지 않았다. 1960년대 끝무렵 까지만 해도 농촌은 봄철만 되면 부농 몇집을 빼놓고는 마을 전체가 굶주렸다. 가을에 거둬들인 곡식도 한겨울 지내고 나면 음력 2월경부터 달랑달랑해진다. 기대할 것이라곤 보리걷이 밖에 없다. 이때부터가 보리고개의 시작이다. 한 동네가 모두 비슷한 처지라 양식을 꾸어올 데도 없고 꾸어줄 사람도 없다. 할 수 없이 아직 여물지 않은 보리이삭을 태워 가루로 만든 다음, 초근목피(草根木皮)를 넣어서 죽을 쑤어 먹는다. 며칠동안만 이렇게 먹으면 변(便)이 굳어져 배설할 때 항문이 찢어지는듯한 고통을 겪는다."×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은유적 표현은 이같이 비참하게 가난한 살림을 빗대 생겨난 말이다. 입속에 들어가면 푸석푸석하고 뱅글뱅글 돌면서 씹히지 않는 보리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반찬은 고추장이나 풋고추에 열무김치가 고작이고, 먹고난 후에도 뒷맛이 썩 좋은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보리밥은 우리 민족이 가난했던 시절 생명의 끈을 이어준 주식이다. 게다가 보리는 겉보기와는 달리 영양의 보고(寶庫)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대장암과 당뇨병,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능도 있다. 또한 비타민 B군이 많아 피로회복과 기억력 유지 및 항산화작용에도 큰 도움을 준다.이처럼 우리 민족과 애환을 함께 하면서 한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보리밥이 건군 55년만에 군 장병들의 식단에서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 국방부가 신세대 장병들의 입맛을 맛추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보리쌀 공급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는 것이다. 꼭 못난 누나 시집보내는 것 같은 서운한 느낌이 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7 23:02

[오목대] 프리터

어렸을 적 말을 키우던 이웃이 기억 난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무자비할 정도로 거칠게 말을 다루던 아저씨의 모습과 잠을 잘 때도 소나 돼지 등 가축과 달리, 서서 잠을 자야 했던 말의 모습이다.말을 함부로 다루던 아저씨가 참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 보다 잠을 서서 자야 했던 말에게 더 연민의 정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말을 그렇게 재우는 이유는 있었다. 말은 습성상 앉아 버릇을 하면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말에 빗대는 것이 걸맞지는 않겠지만 요즘 자의반 타의반 한 직장에 꾸준히 다니는 풍속이 사라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사람들을 이름하여 '프리티'라고 한단다. 영어의 프리(free)와 독일어의 일하는 사람(arbeiter)을 합성시켜 만든 단어다. 물론 이런 합성어는 이런 사회적 경향이 먼저 온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한 가지 직종에 몸을 담고 불평불만을 속으로 삭이며 살아왔던 기성세대에게 이들 젊은이의 모습은 생경하기도 하고 한심스럽기까지 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 젊은이들도 할 말은 있다.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기도 하지만 어렵게 취업을 해도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그리고 말년에는 황혼이혼 문제까지 감당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은 이들 젊은이들이 보기에 실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이런 일본의 세태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채용정보업체 잡링크에서 구직자 3,156명을 조사한 결과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젊은층이 무려 31%에 이른다. 이런 결과보다도 심각한 것은 이런 아르바이트로 사는 젊은이들의 생각이다. 심각한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이유가 55%로 가장 많았지만 자유로운 시간 활용을 위해서라거나 획일적인 조직문화가 싫어서, 또는 직장생활 스트레스가 싫어서라는 응답도 41%나 됐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아르바이트가 주종을 이루지만 의도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이런 조사결과를 보면서 일본이 겪은 일이니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 들일 생각이라면 몰라도 이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젊은이들이 일의 즐거움을 알아야 한다. 일을 하다 보니 수입이 보장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이들이 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5 23:02

[오목대] 시사고발 프로그램

각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주로 우리사회의 부정이나 비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이슈들을 다시 한번 거르기 때문에 시청률도 비교적 높다. 지금까지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많은 대형사건들이 전파를 탔다. 그 대상 인물군(人物群)도 다양하다. 악덕포주나 브로커 사채업자에서부터 변호사·교수·종교인등 사회지도층 인사들까지 그 표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제작진은 계층간, 이해집단간 분출하는 욕구와 갈등구조, 부조리를 냉철한 시가그로 조명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숨겨진 진실찾기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를 내 보인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이 갖고있는 함정 또한 역설적이다. 순수한 제작의도와는 달리 피고발 당사자가 입는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진실·정의·가치관의 판단기준이 편향될수 있다는 우려가 학계나 전문가 집단의 지적이다. 특히 종교의 경우 그런 시비에 휘말릴 소리가 다분하고 실젤 그간 심ㅅ미치 않게 분쟁을 일으켜 온것도 사실이다.그런 점에서 지난 2일 심야(밤11시 5분)에 방송된 KBS 2TV의 '시민 프로젝트 나와주세요'는 너무 지나쳤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듯 싶다. 이날 방송사측은 일방적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에게 스튜디오 출연요청을 보낸후 심야 집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무례(?)를 범했다. 전씨가 미납하고 있는 추징금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이를 생방송으로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여과없이 보여준 것이다.전씨가 도덕적으로 온당치 못한 처신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동안 여론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으면서도 '배째라'식으로 버티는 강심장에 혀가 내둘릴 지경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그에게도 인격권이 있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닌가. 그런 그를 개그맨 등을 출연시킨 스튜디오에서 마음대로 조종하는듯한 프로그램 진행은 거꾸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던 국민들의 자좀심을 손상시킨 일은 아닌지 묻고 싶다.아무리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고 반짝 아이디어로 튀어보겠다는 의욕이 앞선다해도 방송은 정도를 지켜야 한다. 시청자들이 납득할수 있는 상식선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민 프로젝트'프로그램은 전씨에게 반감을 갖고있던 국민들에게 거꾸로 동정심(?)을 유발하는 아이러니를 제공하지는 않았을까 궁금하다. 그게 민심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4 23:02

[오목대] 文化예술

언제부터인가 문화예술이라는 말이 쓰이면서 예술이 문화의 주내용인 것처럼 다루어지고 있다. 원래 문예는 문학예술을 뜻한 것으로 사용되었다. 조선시대 사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번역된 용어가 일본을 통해 19세기 말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문예사조, 문예창작에서처럼 문학이나 또는 문학과 예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었다.이러한 문예개념이 해방 후에도 문학예술로 사용되었다. 일지시대나 해방 후에도 남북한 모두 문예는 문학예술을 의미하였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문예가 문학예술을 뜻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문예가 문학예술로도 쓰이지만 문화예술로 쓸이는 경우가 빈번하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문예하면 문학과 예술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도 문화예술이라는 개념이 없다.우리나라에 문화예술이라는 개념이 언제 사용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아마 1960년대가 아닐까 추측된다. 문화예술진흥법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1973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 이전부터 문화예술이라는 개념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1973년에 설립된 한국문화예술진흥원도 문예진흥원으로 불려 문화예술이나 문학예술이 똑같이 문예로 불리게 되엇다. 문예와 문화개념에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때부터 보다 넒은 영역을 함축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 문학예술보다 널리 사용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문예진흥원에서 발간하는 잡지도 제목이 문화예술이지만 잡지내용은 문화보다는 문학예술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이렇게 문화예술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자 예술을 문화의 핵심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한국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예술이라는 개념은 잘못된 개념이다. 보통 문화가 예술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문화라는 말을 쓰면 그 안에 예술까지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히 문화라는 말 뒤에 예술을 붙여 문화예술이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예술은 예술이라는 말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또한 문화예술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다 보니 한국에서는 문화가 예술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널리 나타나고 있다. 문화가 생활양식이나 정신적 영역을 의미하는 외국과 다르게 사용된 것이다. 그래서 문학예술, 문예, 문화예술, 문화 사이에 개념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3 23:02

[오목대] 피크 임금제

임금은 한마디로 노동의 대가이다. 노동자가 노동의 대가로 사용자로부터 받는 재화(財貨)를 화폐액으로 나타낸 금액을 말한다. 시간을 계산단위로 하여 지급하는 고정급과 노동생산물의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급의 형태로 나뉜다. 월급쟁이는 바로 이 임금노동자의 전형이다. 여러가지 임금형태가 있는 서구와는 달리 우리나라나 일본은 월급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이 아닌 일반 근로자는 대부분이 월급쟁이인 셈이다. 공무원이 완벅한 신분보장을 받을수 있는 틀이 공무원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라면 월급쟁이의 울타리는 평생직장제와 공서열제였다. 직장에 취직해 세월이 흐르다 보면 직급이나 지위가 올라가고 따라서 월급봉투도 두툼해지는데서 희열을 느껴온게 월급쟁이의 섹였다. 그러나 그런 시대는 이미 흘러간 추억이 된지 오래다.신분보장이 철옹성 같았던 공무원들도 명예퇴직제로 정년을 못 채운채 물러나는것이 공직사회다. 경제위기를 겪은 일반 기업체에서는 아예'사오정''오륙도'라는 유행어가 나돌 정ㄷ로 각박하다. 45세가 정년이고 56세까지 직장에 남아 있으면 도둑놈 소리 듣는다는게 이 유행어의 푸리다. 그러니 정년이 임박한 나이든 월급쟁이들이 좌불안석일수밖에 없다. 능력이 좀 떨어져도, 생산성에 별 도움이 안되더라도 그대로 고용을 보장해주던 종래 기업풍토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게 요즘 세태다.그런 월급쟁이들을 배려해서 최근 피크임금제가 다시 논의 대상이 되는 모양이다. 근무기간이나 직급에 따라 급여수준이 자동적으로 높아지는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이 지나면 급여가 동멸되거나 줄어드는 것이 피크임금제다. IMF직후 정부가 공무원과 교원들의 정년을 단축하면서 도입여부를 검토했다가 보류했던 제도인데 최근 신용보증기금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해 주목을 끌고 있다.골자는 정년에 가까운 직원을 비교적 단순한 일자리로 배정하되 정년은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당연히 봉급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감으로써 인건비를 절약하고 대신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 제도가 기업에 도입되면 우선 나이든 직원들이 퇴출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수는 있을것 같다. 하지만 늙고 힘이 떨어졌다해서 봉급마저 깍여야 하는 야속함(?)까지 해소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 사회엔 아직'나이도 벼슬'이란 말이 있는데 인생의 피크를 퇴물인증제로 대신하라는듯 해 영 찜찜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2 23:02

[오목대] 재래市場 살리기

우리의 재래시장은 넘치는 생동감으로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그곳에는 한푼이라도 깎으려는 사람과 한푼이라도 더 받아 내려는 사람과의 억척스러운 흥정이 있다. 실랑이가 끝나 돈을 치르고 나면 조금 더 얹어주는 인정(人情)이 있다. 계산기에 의해 1원까지도 받아내는 대형할인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야박해지고 메말라가는 세태속에서 그나마 사람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재래시장인 것이다.그러나 이처럼 온갖 애환이 담겨 아스라한 향수로 가슴에 젖어오는 재래시장이 지난 93년 국내에 대형할인점이 등장한 이후 갈수록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농촌의 5일장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도내의 경우 이농현상으로 계속 인구가 감소하는데다 차량을 이용한 인접 도시지역으로의 원정쇼핑이 늘면서 상당수 5일장은 이미 자취를 감추었고, 일부 5일장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전문가들은 재래시장의 이같은 쇠퇴를 단순히 유통구조의 변화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저소득층의 사회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년층 영세민이나 농민들이 집에서 기른 상추나 호박, 콩나물과 산에서 뜯는 나물을 갖고 나와 그나마 생계에 보탬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이다. 또한 영세한 가내 수공업자들이 저가의 생필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유일한 유통망이기도 하다. 재래시장의 급격한 몰락은 지역경제는 물론 서민경제의 붕괴로 이어져 많은 실업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 영세한 지방상권을 '정글의 법칙'에 내맡겨선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전주시가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서 우선 올해 남부시장에 20억원을 투입하여 시장내 아케이드 설치 및 리모델링 사업을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남부시장은 한때 호남 최대의 도소매시장으로 도내에 공급되는 농수산물 및 공산품의 집산지이자 유통 경유지였다. 이같은 영화를 다시 되찾기는 힘들겠지만 상인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시민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살림과 동시에 쾌적한 쇼핑환경으로의 개선이 급선무다.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쇼핑수레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는 쾌적한 환경조성으로 생활시장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일부 재래시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상인들의 친절과 서비스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7.01 23:02

[오목대] 아르헨티나의 교훈

국토가 넓고 부존자원이 풍부한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남미의 진주'로 불리울 만큼 세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산 축복받은 나라였다. 특히 가도가도 끝이 없는 광활한 목초지에,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베옥한 농토는 아르헨티나를 부자나라로 만드는 원천이 되었다. 이같은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아르헨티나는 육류와 곡류의 수출에 힘입어, 1930년대 이미 프랑스에 버금가는 국민소득을 올려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그 때 수출대금으로 받은 금이 보관창고를 가득채워 복도에까지 쌓아둘 정도였다고하니 당시 아르헨티나의 위상을 미루어 짐작할만 하다.그러나 노조와 서민층의 지지로 1946년에 집권한 후안 페론 대통령이 이른바 포퓰리즘에 가까운 페론주의(Peronism) 정책을 강행하면서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회개혁과 민족주의라는 명분 아래 무리한 임금 인상과 각종 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주요기업과 산업에 대해서도 국유화 작업을 강행했다. 당연한 결과로 외환보유액은 얼마 못 가 바닥을 드러냈고, 페론주의의 망령은 두고두고 아르헨티나를 괴롭히고 있다.더구나 1976년 군정이 시작되면서 무모하게 시도했던 개방정책과 신자유주의 개혁, 그리고 무분별하게 추진했던 민영화와 규제오나화 및 무역개방은 아르헨티나를 부국에서 빈국으로 끌어내리는 전주곡에 다름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20세기 말경부터는 강성 노조와 사용자 간에 극한 대립이 잦았으니, 아르헨티나 경제가 망가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기우(杞憂)에 그치기를 바라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몇가지를 빼놓고는 아르헨티나를 닮아가는것 같아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든다.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며 섣불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고 때이른 축배를 들더니, 불과 몇년 못가 IMF(국가환란사태)를 불러들인 우리나라다. 다시 고생고생해서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노동계의 강경 투쟁이 갈길바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참여정부가 처음부터 노동정책에 대해 옥타브(octave)를 너무 높게 잡은 탓도 있겠으나, '집단의 힘'이 최고의 선으로 인정받는 우리사회의 풍조 또한 경계해야할 악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분배욕구가 분출하는 1만∼2만달러시대가 자본주의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시기다. 조금씩 양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30 23:02

[오목대] 最善과 次善

얼마 전 고등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어하는 학과가 보도되었다. 일반적인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학과들이 여전히 상위에 건재하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그 기사의 말미에서 읽었던 내용이 퍽 인상적이었다. 꿈은 그러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를 못한 데서 고등학생들이 갈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사실 대다수 사람이 선호하는 학과와 직업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학과에 아무나 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제약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고도의 지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거나 직업인력의 수급관계상 입한인원을 재한할 수밖에 없다는 등이 그 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약때문에 소위 인기학과라 할지라도 입학정원을 무한정 늘리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을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모두가 선호하는 학과에 진학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 먼저 자신의 적성이 어디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자신의 적성이 어디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자신의 성격에 대한 검사와 직업적성에 대한 검사는 일반적으로 학교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짐나 다수의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이런 검사의 결과에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직업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소위 '다기는 전문인'을 목표로 학교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선결되어야 하는 것은 본인의 적성과 부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즐겁게 배울 수 있어야 오랫동안 교육을 받게 되어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힘 든줄 모르고 교육내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마치 쓴 약을 삼키듯이 일정 과정의 교육을 참으면서 버티는 일이 다반사다. 이렇게 배우는 지식이 실제 자신의 일에 잘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어불성설이다.우리들은 어찌 보면 너무 욕심이 과한 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학과와 직업만을 바라지만 소수만이 그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어떤 학과와 직업을 고려할 것인지에 좀더 많은 시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8 23:02

[오목대] 화폐속의 女性

흔히 화폐를 그 나라의 얼굴이라고 한다. 그만큼 화폐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각 국가마다 그 나라의 ·문화적 상징을 국민정세에 맞춰 화폐에 예술적 감각으로 표현할 뿐만아니라 위변조를 막기 위해 힘쓰는 이유이기도하다.그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화폐 디자인 소재로 우리나라를 비롯 대부분의 국가가 인물초상을 선택하고 있다. 그 나라가 낳은 역사상의 훌륭한 인물을 기린다는 뜻 이외에도 위변조를 막으려는 위도가 담겨있다. 초상은 인물 개개인의 인상과 개성이 뚜렷하여 위변조가 어렵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은행권에 초상화가 쓰려진 인물로는 이승만, 세종대왕, 이순신, 이이, 이황등 5명이다. 제일 먼저 은행권에 나타난 인물이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이다. 1950년 7월 발행된 천원권에 처음 등장한 뒤 그를 도안소재로 한 8종의 은행권이 발행 통용되었다. 당시 자유당 독재정권시절 일부 인사들이 아부 수단으로 그를 화폐인물로 선정했다 해서 말이 많았으나 1960년 그의 하야와 더불어 화폐도 운명을 같이 하였다.종교적인 이유로 도안 시비가 벌어진 적도 있다. 1972년 한국은행이 1만원권 발행을 추진하면서 앞뒷면에 우리나라 최고 문화재인 석굴암의 석가여래상과 불국사를 넣기로하자 특정 종교측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돈에 특정종교 상징을 넣음으로써 은연중 그종교 믿음을 종용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도안 소재가 세종대왕으로 바뀌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세종대왕 초상은 지금의 1만원권까지 40년넘게 우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현재 오천원권에는 이이(율곡) 초상이, 일천원권에는 이황(퇴계)의 초상이 주소재이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화폐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남성들이다. 남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위대한 여성인물을 화폐에 등장시켜야 한다는 운동이 최근 서울에서 일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망에 오르는 여성인물로는 신사임당과 유관순등 6명이 꼽힌다. 이미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프랑스에서는 퀴리부인이 화폐에 등장한지 오래다.여성이 전체국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여성의 사회참여와 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역사속 실존여성들을 재평가하고 앞으로의 여성세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이같은 요구에 결코 인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책당국은 여론수렴 등의 방법을 거쳐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기대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7 23:02

[오목대] 간척의 역사

간척사업은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킨 이래 지금껏 계속 되어온 사업이다. 세계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강변을 막아 농경지로 적절히 활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집트 문명도 나일강변에 둑을 쌓고 강변을 적절히 활용하여 고대문명을 활짝 꽃피운 것이다. 물을 적절히 제어하고 농경지를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문명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것이다. 한국에서도 둑이나 제방을 쌓아 농경지를 확보하는 일은 일찍부터 있었다. 특히 논농사를 위해 하천에 둑을 쌓고 논으로 개간하는 일은 삼국시대 이전에도 이루어졌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간척을 한 것은 고려시대로 알려져 있다. 고려 고종 35년(서기 1248년)에 몽고병란시 부족한 식량을 조달할 목적으로 당시 병마판관이었던 김방경(金方慶)으로 하여금 평안남도 청천강 하구의 갈대섬(葦島)에 제방을 축조하여 농지를 조성한 후 백성들에게 경작하게 하였다. 그후 고려와 조선에서 식량생산을 목적으로 강화, 김포 등에 간척사업을 시행한 기록이 있다. 일제시대 이후 간척은 국토을 확장한다는 신성한 의무처럼 생각되었다. 군산에서 삼례에 이르는 대규모 농지들이 서해안, 금강, 만경강 늪지를 간척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1970년대 이후 국가가 주도하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지속되었고, 또 새만금 사업도 시작한 것이다. 현대건설 같은 민간기업도 나서서 대규모 간척사업을 해왔다. 현대건설이 막은 서산간척지만도 새만금의 4분의 1이나 된다. 1996년 시화호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간척사업은 국토를 넓히는 신성한 사업으로 받아들여졌다. 해수면보다 지표면이 낮은 네덜란드는 간척사업으로 일어난 나라이다. 라인강, 뮤즈강, 스켈트강 등 유럽의 큰 강 하류지역에 위치한 네덜란드는 1916년 큰 피해를 불러온 폭풍해일을 계기로 1918년부터 대규모 간척사업을 시작했다. 길이 32㎞의 조이데르 방조제를 건설함으로써 300㎞의 해안선을 단축하고, 22만5천㏊의 토지확보와 12만5천㏊의 담수호를 조성하였다. 새만금 간척 사업의 8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로 점진적인 내부개발을 해왔다. 현재는 개발보다 환경을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져 무조건적인 간척은 지양하고 있다. 개발과 환경보존이 공존가능한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지 궁금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6 23:02

[오목대] 한국전쟁 53주년

우리 민족에게 있어 6.25는 영원히 잊을수 없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다. 3년동안 계속된 전쟁으로 전국토는 초토화 되고 오백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선에 나섰던 젊은이들 가운데 2만여명은 부한에 포로로 억류됐다. 그들중 대다수는 생지옥 생활을 견디지 못해 죽거나 죽음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 뿐인가. 분단과 전쟁으로 이 땅에는 1천만 이산가족이 발생했고 전쟁이 끝난지 50년이 지난 오늘 까지 그 이산과 분단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을 분노케 하느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남친(南侵)사실에 대해 아직까지 사죄를 하지 않고 도리어 남한들이 도발할다는 억지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냉전 이대올로기는 사라졌다지만 아직도 긴장과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은 비무장지대 1백55마일에 걸쳐 여전히 감도는 것이 오늘 한반도 상황이다.김대중(金大中)정부의 햇볕정책이 남북간 화해와 평화공존의 분위기를 조성해 온것은 사실이다. 남북 이산가족 산봉과 경의·동해선의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조성등 경제협력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진전한 교류협력과 이념의 백을 뛰어넘는 일은 아직도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우리가 북한에 식량과 비론를 지원하며 6.15 남북선언 정신의 이행을 촉구하는 가운데서도 저들은 핵카드를 들고나와 남북간, 대미(對美)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측의 도발적인 자세는 미국의 제한폭력과 선제공격론 같은 전쟁 분위기를 조성해 국제사회 긴장과 국민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기도 하다.6.25를 체험한 마지막 세대가 60대를 넘은 지금 그러나 우리는 6.25전쟁의 아픔을 잊어가는 풍토다. 그 어렵고 힘들었던 고통의 기억들은 역사의 갈피에 가둬 둔채 풍요와 번영과 쾌락의 심연에 빠져 민족의 동질성만을 강조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6.25가 주는 교훈은 퇴색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낡은 이념의 잣대로 반세기전 이 땅의 비극을 반추하는것은 역사 진보에 걸림돌이 될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김정일(金正日)정권의 변화의 속도는 매우 느리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믿을것은 국방력뿐이라면서 핵과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개발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6.25 50주년을 맞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주어지는 진정한 교훈이다. 로마의 철학자 베제티우스가 한 말이 떠오른다. 그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고 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5 23:02

[오목대] 거짓말

거짓말을 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될 수 없다는 말도 된다. 하나의 거짓말이 드러나지 않으려면 항상 그 거짓말을 기억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다른 거짓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토마스 제퍼슨은 '하나의 거짓말을 한 사람은 이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스무가지 거짓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갈파했다. 옳은 말이다.그러나 거짓말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외교관은 허가 낸 거짓말쟁이이고 의사의 거짓말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 노인이 '일찍 죽어야 겠다'거나 노처녀가 '시집가기 싫다'는 말, 장사가 '밑지며 판다'는 능청은 분명 거짓말이지만 밉지 않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는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애교(?)다. 우리 속담에 '거짓말도 잘 하면 논 다섯마지기보다 낫다'는 말이 있는것도 다 그런 연유다.정작 위험하고 악질적인 거짓말은 '절반은 거짓말이고 절반은 진실인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아예 무시하거나 들은척도 하지 않지만 그야말로 '긴가 민가'한 거짓말에는 현옥되어 때로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영국의 성직자 헤어가 '가장 악질적인 거짓말쟁이는 진실에 가까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경고한것도 그래서 귀담아 들을만 하다.최근 영국의 한 대학교 연구팀이 '정치인은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내 놔 눈길을 끈다. 이 연구팀은 '공공의 이익과 일치하는 거짓말은 건강한 민주주의의 댓가'라면서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진실한 발표보다는 진실을 숨기는 포커게임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럴듯한 말이다. 정치인이 정치활동중 자신이 습득한 모든 사실들을 숨김없이 털어 놨다가는 무슨 사탄을 불러 들일지 알수없는 노릇이다. 역사의 고비마다 '진실 게임'이 등장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해 온 우리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특검에서 난데없이 불거진 박지원(박지원) 전문광부장관의 현대 비자금 1만50억원 수수설이 지금 거짓말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전장관은 안받았다는데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회장은 줬다고 주장하고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4 23:02

[오목대] 骨肉相爭

중국 남조(南朝) 송(宋)나라때 유의경(劉義慶)이 편집한 명사들의 일화집, 세설신어(世說新語)의 문학편에 칠보지재(七步之才·뛰어난 글재주)로 골육상쟁(骨肉相爭)을 피한 조조(曹操) 일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조조의 맏아들 조비(曹丕)는 머리가 총명하여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셋째 동생 조식(曹植)을 미워했다. 더구나 조조가 자신을 제쳐놓고 동생 식을 후계자로 앉히려하자 그의 증오심과 질투심은 날로 깊어만 갔다. 그러다 조조가 죽고 조비가 왕위를 세습, 위(魏)나라의 문제(文帝)로 등극을 했다. 어느날 문제가 조식을 불러 자신이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시 한수를 지으라고 명령을 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칙명(勅命)을 어긴 죄로 중벌에 처하겠다고 호령을 했다. 이에 조식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형 문제를 감동시킴으로써 골육상쟁을 피해갔다.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가마솥 속에 있는 콩이 우는구나/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대통령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살생부라는 괴문서가 나돌아 민주당 분위기가 심상찮다 싶더니 결국 당이 쪼개지는 것 같다. 신주류 구주류 나뉘어(언론이 나눴지만) 신당이 어떻고 통합 신당이 어떻다며 마치 불구대천지수 대하듯 진흙탕 싸움을 하더니만, 이제 더싸울 힘이 없는지 분당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이다. 하기야 구경하는 국민들도 지치는데 그들이라고 무슨 용빼는 재주들이 있을까마는.덧셈정치든 뺄셈정치든 그것은 민주당 사람들이 선택할 문제다. 또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도 전적으로 민주당 사람들의 몫이다. 그러나 이런 거창한(?) 일을 벌일수록 명분이 뚜렷하고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한데 국민들 눈에는 신주류와 구주류의 세력다툼이 국민을 위한 몸부림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을 위한 권력 투쟁으로 비쳐진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솔직히 말해 '신당에 함께 갈수 없는 구주류 5인방'이나 '신당 논의로 당을 분란에 빠뜨린 신주류 6적'모두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다는 말이다.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코드가 맞다거나 김대중(金大中) 정권하에서 중용이 됐다거나 하는 점을 빼놓고는…. 같은 당 식구끼리, 그것도 정권을 잡은 여당에서 골육상쟁을 하는 모습은 정말보기 민망하다. 갈라설때 갈라서더라도 이제 이성을 찾아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3 23:02

[오목대] 펭귄 턱스

펭귄 턱스(Tux). 컴퓨터를 가까이 접하다 보면 가끔은 배부른 모습의 펭귄을 보게 된다. 그 펭귄의 이름이 바로 '턱스'다. 턱스는 '리눅스'라는 운영체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리눅스에 어울리는 펭귄 모습의 로고에 붙인 이름이다.이 펭귄이 나타내는 운영체제인 리눅스 역시 턱스처럼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운영체제의 특징은 부담 없는 가격이다. 마이크로스프트사의 제품에 비해 거의 공짜나 다름 없는 가격은 요즘처럼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서 써야 하는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도 하다.그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는 열린 소스 프로그램의 선두 주자로도 리눅스를 꼽을 수 있다. 그런 생각때문에 21세의 젊은 나이에 리눅스를 처음에 개발한 리누스 토발즈는 지금도 부자축에 끼질 못한다. 프로그램의소스를 공개하지 않고 판매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세계 제일의 거부가 되었는데도 말이다.그런데 요즈음 이 리눅스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심기가 편치 않은 모양이다. 이 회사으 2인자인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가 자사 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리눅스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미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선언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에 근거를 둔 무차별적인 공세에 있다.이 회사가 펼치는 전형적인 공세는 프로그램 가격의 할인이다. 남미, 아프리카, 중동, 인도, 중국 등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나라들을 주 대상으로 해서 할인판매를 하는 것이 그 것이다. 그뿐 아니라 비영리 단체들에게는 기부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리눅스의 확장을 잠재우려고 시도하고 있다.그러고 보니 우리 토종 프로그램인 한글과 컴퓨터사의 '한글'시리즈에 맞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엠파스 워드'의 판촉활동이 떠 오른다.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라는 강경한 태도와 더불어서 저가나 무상으로 자사의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한국시장에서 프로그램 점유율을 높이려 했던 기억이 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이런 판매전략 앞에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동요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마당에 중심을 잡아야 할 사람은 정부 당국자들일 것이다. 오죽했으면 리눅스 사용자들이 지난 번 정보통신의 날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리눅스 컴퓨터를 선물했을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6.21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