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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취업 갈등

중앙 메이저신문인 동아일보가 대졸사업 취업전선에서 지뱅다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확인해 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취업을 준비중인 연세대 4학년생과 올해 전북대 졸업생을 섭외해 대기업 계열사 8곳에 입사원서를 넣게 하고 결과를 지켜본 것이다. 취업체험에 참가한 두 학생은 대학만 다를 뿐 전공이 같고 학점 평균과 토익성적이 모두 비슷했다. 대학입시때 수능성적 또한 엇비슷했으며, 군 경력도 두 사람 다 육군 병장 출신으로 똑같았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연세대생은 한자능력 3급 자격증이 있고, 전북대 졸업생은 독일어와 일본어가 가능하다는 차이만 있었다.그러나 결과는 형편없이 달랐다. 연세대생은 5개사에서 합격 통지를 받아 62.5%의 높은 통과율을 보인 반면, 전북대 졸업생은 8개사 모두 서류전형 통과에 실패해 본격적으로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그도안 지방대 졸업생들이 줄기차게 하소연해 온 기업들의 '지방대학 푸대접'이 실제로 확인된 셈이다.한데 석달 가뭄에 한줄기 소나기 만큼이나 시원한 소식이 취업전선을 헤매다 지친 지방대 출신자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있다. 광주와 대전·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 연고를 둔 중견기업들이 최근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대학 출신자들을 기피하는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38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대전 계룡건설은 86.8%인 33명을 지방대 출신자로 채용했으며, 부산의 주류생산업체인 대선주조와 유가공업체인 (주)비락도 각각 12명과 35명의 신입사원 전체를 영남권 대학 출신자로 뽑았다. 또 광주의 대형 건설업체들도 대부분 광주·전남권 대학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이같은 서울의 지방 차별, 지방의 서울 역차별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서울과 지방이 취업 갈등을 빚고, 또 취업 때문에 많은 구직자들이 서울로 서울로 몰려두는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질 것이다. 더 늦기전에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말로만 '열린 인재등용'을 외치는 기업들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대학을 어디서 다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 머리만 있고 가슴이 없는 사람은 절대 참된 인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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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1.17 23:02

[오목대] 다수결의 조건

다수결(多數決)은 다음과 같은 조건 아래서 의미가 있다. 첫째 과학적 지식이나 개념 등에는 적용할 수 없다. 둘째 모든 개인은 동등하다. 셋째 모든 개인은 자율적이어야 한다. 넷째 상대적 가치를 대상으로 한다.다수결의 조건은 고매한 인격의 수양자나 고도의 지식을 가진 지식인이라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대입 논술의 한 켠에 자리할 정도로 이미 보편화된 내용이고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의사결정 도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그런데 이렇게 오래 사용하다 보니 우리는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 내용이 마치 절대적인 가치인 양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한다. 사실은 상대적인 가치판단의 한 결과일 뿐인데도 말이다. 만약 소수이기는 하지만 정당하고 올바른 의견이 배척된다면, 다수결의 원칙은 오직 숫자에만 의존하는 '중우정치(衆愚政治)'나 '다수의 횡포'로 전락하게 된다.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판에는 '여소야대'란 말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었다. 아마 처음 그리 되었을 때에는 국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여소야대'가 일상사가 되어 버렸고 급기야는 야당이 마음만 먹으면 개헌이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숫적 우위를 갖게 되었다.이런 '여소야대'는 지난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소위 '발목잡기'의 양태를 통해서 다수결의 역기능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은 아마도 세계 정치사에도 길이 남을 희한한 선거로 기억된다. 경선을 통해서 후보를 뽑아 놓고도 지원은 커녕 오히려 사퇴 압력을 가하는 정치사상 초유의 일이 다수의 이름으로 행해진 것이다.문제는 이런 다수가 항상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본다. 국민이 원하는 참신하고 유능한 선량이 국회로 진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쳐 놓은 진압장벽이 제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의결권을 위임 받은 다수가 그들만의 잔치를 위해 높여둔 장벽때문에 위임한 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소수의 의견도 얼마든지 진리를 일 수 있다는 다수결의 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우리의 정치는 발전할 수 없다. 그래서 대화와 토론이 전제된 다수결이 더 절실해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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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1.15 23:02

[오목대] 생체인식형 여권

생체인식기술이란 신체에 나타나는 특성이나 행동상의 특징을 측정해 개개인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생체인식에 이용되는 신체적 특성으로는 지문, 얼굴모양, 손모양, 혈관, 홍채(虹彩), 망막, 귀모양, DNA등이 있다. 해동상의 특징은 서명이나 목소리, 걷는 모습 등이 있다. 이같은 특성은 카드, 열쇠, 신분증과 같은 소유물이거나 비밀번호, 전화번호, 처럼 기억에 의존하는게 아니어서 분실위험이 없고 복제나 도용도 어렵기 때문에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생체인식 수단중 가장 오래 되고 대중화된 것이 지문이다. 지문이 같을 확률이 10억분의 1인데다 비용이 적게 들어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 도공들은 자신이 제작한 도자기에 자신의 지문자국을 남겼는가 하면, 일부 문서에도 작성자의 엄지손가락 지문이 표시된 것으로 볼 지문을 신분확인의 수단으로 이용한지는 꽤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지문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은 1892년 영국의 과학자 프랜시스 골든이 '같은 지문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부터이다. 그후 1901년 영국 경찰이 공식도입한 '골턴·헨리 지문분류 체계'는 현재까지 피의자 신원확인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지문인식이 사람별로 다른 40가지 특징을 인식하는데 비해 홍채인식은 2백50가지 이상의 특징을 파악한다. 따라서 정확성이 뛰어나고 오차가 없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싼게 흠이다. 지문을 비롯 홍채, 얼굴모양, 혈관인식은 이미 실용화돼 생활속으로 파고들고 있지만 DNA, 체온, 귀모양, 냄새 등을 이용한 생체인식기술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따.건설교통부가 2005년부터 여권을 생체인식형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보도다. 여권에 지문등 생쳉니식정보와 개인신상 등의 기록을 담은 집적칩(IC)를 내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생체인식형 여권은 9·11테러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여권위조및 그에따른 테러나 불법이민 방지를 위해 도입논의가 본격화됐다. 일본도 이르면 내년부터 생체인식형 여권을 발급한다는 소식이다.생체인식산업에 세계 각국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만큼 우리도 세계적인 추세에 뒤질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과학기술이 그러하듯 생체인식도 편리성과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함께 개인의 생체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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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1.14 23:02

[오목대] 떴다방

전국을 휩쓸던 떴다방들이 10월에는 전주에서도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 잠잠해졌다. 경제는 침체되어도 아파트 분양가만 대폭 올랐는데, 떴다방이 분양가 상승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아파트 건설업자들이 앞 다투어 떴다방들의 출현을 조장하여 자신들이 높여 놓은 분양가대로 빨리 팔려나가도록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분양가가 천장부지로 뛰고 있다. 전주에서도 지난해만 해도 300만원대였던 아파트 한 평을 500만원대 이상으로 분양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엄청난 상승이다. 근본적으로 아파트 분양가의 인상은 금리가 낮아 뭉치돈들이 갈 곳이 없어 부동산으로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지만 아파트 건설업자와 떴다방의 합작으로 높은 분양가가 유지되었다는 사실은 철새처럼 사라져간 떴다방을 보면 사실이다. 아파트 분양에 앞서서 주민등록을 전주로 옮기는 사람이 많아졌고, 모델하우스에 서울 차량들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서울에서 내려온 투기세력들이 대거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그 높은 청약경쟁율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버렸다. 떴다방은 복덕방업자에게는 편리한 것이기도 하다. 명함을 나누어주고 각종 상담을 하여 투기적 거래를 부추기고, 분양권을 미등기로 사고 팔아 이익만 챙기고 사라지면 그만이다. 세무조사자나 부동산 감시자가 나타나면 그냥 파라솔을 접고 사라지면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파라솔을 그대로 버려둔 채 사라지기도 한다. 건설사들은 이들의 출현이 반갑기만 하다. 최고의 분양가를 붙여도 이들이 출현하면 순식간에 분양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떴다방을 유치한다. 실제 거주할 사람들이 이러한 분위기에 홀려 비싸게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을 활용해 원가와 관련없이 주변의 최고 시세보다 더 비싸게 팔고 있다. 건설사들이 정상적인 이익을 거두어들이기보다는 그 동안 상승한 가격 위에 더 많은 거품을 얹혀 이익을 거두어 가는 투기꾼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아파트의 원가를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다. 얼마나 비싸면 사람들이 원가를 공개하라고 할까? 아파트를 통한 투기적인 돈놀이가 또 나타나면 아파트의 원가공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이윤에 기초한 사회적 신뢰가 사회적 거품을 막는데 최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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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1.13 23:02

[오목대] 생태하천 속 모습

'전주천 되살리기'는 전주시가 역점을 뒀던 성공한 사업중 하나다. 자연형 하천으로 생태계 복원했다하여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다.각종 오·폐수로 악취가 진동하던 전주천에 맑은 물이 흐르자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쉬리, 모래무치·다슬기가 서식하고 석양이면 백로들이 떼로 날아 들어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양쪽 둔치에는 각종 운동시설이 조성되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도 개설됐다. 매일 새벽이나 저녁이면 조깅하는 시민, 산책하는 부부나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고 활달하다. 주차장으로 사용했던 둔치에 한 때 유채꽃을 심어 장관을 이루더니 요즘은 갈대숲이 조성되어 도심속 자연의 풍광이 더 없이 아름답기도 하다.하천의 물줄기도 곧게 바로 잡기보다는 자연석을 깔아 구물구물 원래의 형태로 복원하여 물고기의 서식환경을 조성했다. 한 때 필요없이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지적이 없지 않았지만 한벽루에서부터 덕진보까지 시내 중심가를 흐르는 전주천이나 삼천의 몰라보게 정도된 천변 풍경은 '과연'소리를 절로 나게 한다.그러나 전주천 되살리기의 예찬은 여기까지다. 겉으로 보이는 치장이 백점이라면 보이지 않는 끝마무리는 제로에 가깝다. 어제 본보 사회면에 보도된 '악취 풍기는 생태형 하천'의 속 모습이 발로 그 꼴이다. 시작이 좋으면 마무리도 좋아야 하는데 그 끝이 덕진보(德津洑)에 막혀 영뒤틀려 버리지 않았나 싶다. 덕진보라면 적어도 도심을 관통하는 물줄기의 끝부분이다. 그러나 시대확장으로 팔복동이나 덕진동 주민들에겐 사실상 코 앞 하천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곳에 보를 막아 온갖 퇴적물들이 여기에 침전되어 악취를 진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 시민들이 고통을 받을 정도라면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전주천 물이 아무리 맑아 졌대도 여기서 잡은 붕어나 메기 쉬리등은 먹지 않는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시당국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취입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거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맑은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이 보를 철거하고 습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얽을 얼굴에 분칠만 덕지덕지 한다고 흉이 가려지는게 아니다. 알고 보니 전주천 맑은 물도 겉만 번지르르 했다는 소리를 안들으려면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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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12 23:02

[오목대] 화염병 시위

80년대 군부독재 시절 과격 시위현장에 반드시 등장한 것이 최루탄과 돌멩이였다. 진압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탄을 쏘아댔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투석전을 벌였다. 시위현장의 매케한 최루가스때문에 통행인들이 고통을 받았으며 투석전으로 인근 상가의 유리창이나 집기등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시위대가 보도블럭을 깨 투석용으로 쓰는 일도 다반사였다.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그 후의 일이다. 1983년께 처음 등장해 아슬팔트위에 폭발음과 함께 불길을 일으켜 군중심리를 자극했다. 시위가 과격해 질 수록 최루탄 사용도 늘어나고 돌멩이와 화염병도 시위대의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다. 그무렵 유행한 용어가 무탄무석(無彈無石)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지 않으면 돌멩이나 화염병도 던지지 않겠다는 시위대의 피켓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무석무탄(無石無彈)이란 피켓으로 맞섰다. 돌멩이를 쓰지 않으면 최루탄을 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시위 대학생이나 진압전쟁이나 똑같은 우리 젊은이들이니 이런 애교있는 피켓대결이 미워 보이지 않았다. 둘 다 독재정권의 희생양(?)들이었음으로.국민의 정부들어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은 경찰이 먼저 최루탄을 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3년 가까이 시위현장에서 최루탄이 사라지면서 '무(無)최루탄'은 시위문화를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자경찰을 앞세워 폴리스라인을 설정함으로써 시위가 과격화 하지 않도록 한것도 이청장의 '굿 아이디어'였다.그렇다고 과격시위가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다. 사라질 수도 없는것이 민주사회의 구군적 모순일수도 있다. 방석모와 방패로 무장한 경찰의 진압봉에 맞서 몽둥이나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시위대의 폭력이 시위현장마다 여전하다. 그리고 드디어 한 때 사라졌던 화염병마저 다시 등장했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과 학생등이 벌인 시위현장에서다. 이발 유혈충돌로 양측에서 80여명이 부상하는등 시위가 매우 격렬했다한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과연 몰로토트 칵테일로 불리우는 화염병까지 던져야 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요구는 절박한 것일까? 이런 방법 말고는 사태해결의 다른 길은 없는 것인가 새삼 의문스럽기도 하다. 엊그제 전주노동사무소 앞에서 벌어진 과격시위 현장도 결코 이에 못지 않았다. 그래서 화염벙 재등장을 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못해 불안하다.

  • 지역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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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11 23:02

[오목대] 地區黨制 폐지

대통령 주변 실세들의 비리사건으로 촉발된 대선자금 수사가 정치권에 일대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당초 검찰은 SK그룹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짓는가 싶더니, 차제에 모든 불법 정치자금을 밝혀 구시대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5대 재벌기업은 물론 어떤 기업이라도 단서가 있다면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파고들어 갈지 예측할 수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수사가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정치개혁의 서막을 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우리 시대에 털고 가야할 전근대적인 정치개혁 과제는 양손으로 꼽아도 모자란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정치를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몰아넣는 고비용 저효율의 비생산적 정치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일이다. 고비용 정치구조의 대표적 사례는 지구당제도. 민주당이 올 초 내놓은 당개혁안이나 한나라당 최병렬대표가 지난 3일 전격 발표한 정치개혁 5대방안 첫머리에 '지구당제 폐지'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정치개혁 햄심과제는 이미 정해진 바나 다름없다. 열린 우리당과 자민련도 전근대적 정치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구당 폐지가 필연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민주·한나라당과 함께 원칙적 합의를 했다.그러나 일부 지구당의원장들이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은근히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지구당이 폐지되면 음성 사조직이 판을 칠 우려가 있다''진성당원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가 활성화 되겠는가''당내 분란과 경선불복·조직 싸움 등의 부작용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공직 후보에 출마할 수도 없는 지구당위원장이 무슨 수로 조직을 관리하겠느냐'는 이류를 들어 반발을 하고 있다.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떻게 작은 실리 때문에 큰 명분을 버리려 하는가. 지구당이 폐지되면 당장 한달에 1천만원 이상이 들어가는 막대한 운영비가 절약돼 검은 돈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치 신인들이 공천이나 선거운동에서 기존 조직에 기대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길이 트이는데, 어찌 말로는 정치개혁을 외치면서 기득권 유지에만 연연하려 드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4당이 내년 17대 총선 전에 지구당을 완전 폐지키로 합의해 놓은 상황에서도 열린 우리당은 지구당 창당대회를 계속하고 있으니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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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10 23:02

[오목대] 전쟁과 전투

지난 5일 송광수 검찰총장은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를 두고 신당을 위한 기획 수사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말인 즉 전투 장면 하나를 보고 전쟁 전체를 평가하지 말라는 것이었다.이 말을 곱씹어 보면 이렇게 될 것이다. 첫재 전투도 잘 하고 전쟁도 이기는 경우, 둘째 전투는 잘 했지만 전쟁에는 지는 경우, 셋째 전투는 졌지만 전쟁에는 이기는 경우, 넷째 전투에 지고 전쟁에도 지는 경우, 이러한 네 경우를 놓고 보면 전투와 정쟁 모두 승리한 경우가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이 가장 좋은 것들로만 채워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 전투에서 졌다고 해야 할지 이겼다고 해야 할지 불분명한 경우이다. 전쟁도 승리 여부를 명쾌하게 판정할 수 없는 경우가 오히려 많을 것이다. 최근의 사례가 바로 이라크 전쟁이다. 처음엔 '악의 축'하나를 응징한다고 시작한 전쟁이 말 그대로 더러운 전쟁이 되어버렸다. 아직까지도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무기를 발견했다는 소식은 없기 때문이다.더구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한것이 지난 5월 1일이다.그런데 그 이후 미군 사망자만 모두 118명이다. 또한 영국군 역시 52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국이 승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이야기가 이렇게 되면 전쟁이든 전투든 그 실체에 대한 평가방식이 더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송 총장의 발언은 우리로 하여금 자괴감을 갖게 한다. 왜냐하면 송 총장은 바로 그런 사건과 사안에 대한 객관적 판정자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검찰의 수사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울 뿐이다. 이들은 사실 판단의 대상이 되는 처지에 있는데 이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의 인권이 상당히 신장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판단의 대상이 되는 이해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통로가 확보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판단의 공정성이 담보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런 이의제기에도 정도가 있다. 잘 하고 있는 수사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특검을 입안해서 통과시키려는 주체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심판에 대한 어필이 지나치면 다음에 어떤 결과가 기다리는지 정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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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1.08 23:02

[오목대] 졸업생 리콜제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의 힘을 강화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확립하려는 운동이 소비자운동이다. 20세기초 선진공업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운동이 세계적으로 본격 확산된 것은 1964년 미국의 변호사인 R·네이터가 대형 자동차메이커를 상대로 결함있는 자동차를 재개발하면서 부터이다. 그후 소비자단체들은 매스미디어를 활용해 기업을 고발해 소비자들로 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고 힘있는 조직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최근에는 소비자가 소비는 물론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 까지 직접 참여하는 ‘프로슈머’시대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프로슈머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주장한 개념으로 생산자(Producer)과 소비자(Consuemr)를 합성한 용어다.이처럼 소비자들의 권리가 강해지고 기업간의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이 도입한 제도가 리콜제와 애프터서비스(A.S)제다. 결함제품에 대해 환불 또는 무상수리해주는 제도가 리콜이며, 판매후의 각종 서비스가 A.S다. 기업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이상으로 리콜이나 A.S에 힘을 쏟는다. 제품을 판매한뒤에도 고객을 지속적으로 만족시키지 않고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리콜이나 A.S야말로 사고예방이나 안전에 도움을 줄뿐아니라 기업의 신뢰도를 제고시킨다는 점에서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게임인 것이다. 최근에는 공산품을 비롯 식품 뿐아니라 무형의 서비스부문에 까지 리콜제가 확산돼가는 추세이다.엊그제 우석대가 도내 대학 최초로 졸업생 리콜제와 A.S제를 시행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대학 졸업생중 업무능력에 의문이 갈 경우 기업의 요청이 없더라도 대학에서 스스로 불러 재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채용후 1년이 안된 졸업생의 업무능력이 떨어질 경우 졸업생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여 능력을 갖추게한 후 다시 돌려보낸다는 것이다.이같은 시도는 그동안의 대학교육이 ‘산업현장과 너무 떨어진 교육에 치우친다.’는 기업들의 불만을 해소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재교육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리콜지의 참 뜻이다. 이제는 대학도 권위만 내세워 안주할 때는 지났다. 고객인 기업의 욕구에 부응하는 인력을 공급하는 일이 인재산실인 학교운영의 책무임을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1.07 23:02

[오목대] 축제와 예술제

축제와 예술제는 어떻게 다를까? 우리는 예술축제나 문화축제라는 말도 사용하고 예술제나 문화제라는 말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축제의 일부로 볼 수 있다. 그만큼 축제의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축제 내에 어떠한 성격들이 존재하고, 예술제는 축제 내에서 어떠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 전통축제들이 종교적 행사의 일환으로 신을 모시는 축제나 일제의 한국문화말살 정책으로 크게 쇠락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국에서 행해지는 대부분의 현대축제는 종교적 신명을 기초로 하는 전통축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종교적 연속성이 강한 일본,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에서는 현대에도 많은 전통축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물론 신과 관련은 없지만 공동체의 신명난 놀이를 통해 일상으로부터 탈출하는 축제가 가끔 나타난다. 월드컵의 응원은 이러한 신명난 축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축제 자체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새로이 만들어져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현대축제는 크게 성격에 따라 주민위안형 축제, 문화예술축제, 산업형 축제, 기념형 축제, 생태환경축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모두 공동체적인 신명보다는 특정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풍남제는 주민위안형 축제이고 소리축제는 문화예술축제에 속하고 발효엑스포는 산업형 축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예술제와 예술축제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실제 이들은 같은 개념이지만 예술축제와 예술제는 어감상의 차이가 있다. 축제는 신명을 보다 강조하는 의미가 있어 예술축제는 예술제보다는 신명에도 신경을 쏟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 예술제는 공연이나 전시자체의 의미추구에 더 신경쓰겠다는 어감상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예술축제는 공연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신명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쏟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예술축제의 목표는 공연이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신명도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연이 가장 강조되고 다음으로 신명이 강조되는 것이 타당하다. 예술제는 물론 이보다 더 공연이 강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공연과 신명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격에 따라 주안점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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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06 23:02

[오목대] 金大中도서관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은 아직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기념관을 도서관으로 바꿔 서울 상암동에 짓자는 논의도 결론을 못내린 상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박정희에 대한 평가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비록 쿠데타로 집권했지만 우리가 이만큼 살게 만든 경제개발의 주역으로 떠 받은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그를 민주주의 압살과 유신독재, 인권탄압의 주역으로 폄하한다. 국민의 정부때 기념관 건립에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려다가 좌절된것도 이런 반대여론 때문이었다.난데없이 박정희 기념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다른데 있지 않다. 우리 국민들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정서와 지난 3일 개관한 ‘김대중(金大中) 도서관’을 보면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최규화(崔圭貨)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등 다섯분의 전직 대통령이 생존해 있다. 작고한 이승만(李承晩) 윤보선(尹潽善) 박정희 전 대통령들까지 합치면 건국이래 전직 대통령은 모두 8명이나 된다. 그러나 이들중 진정으로 국민들로부터 나라의 원로로서 흠모, 또는 존경받는 인물이 몇명이나 될지 궁금하다. 나름대로의 영욕이 교차하지만 대체로 평가는 급제점을 넘지 못한다고 보는것이 옳을것 같다. 독재·무능·폭압·부패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전직 대통령들의 이미지는 국민적 불운이다. 아직까지 그들 중 누구의 기념물 하나 번듯하게 세워지지 못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지금 당장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의 재임중 공과(功過)에 대한평가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후세 사가(史家)들의 몫이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기념 도서관이 건립된것은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일이다. 우리도 비로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예우, 정서적 친밀감을 느낄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마련한 것이다.김대중도서관에는 그가 소장해온 1만6천여권의 장서는 물론 국민의 정부 관련 사료와 여러 기념물등이 전시된다고 한다. 또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연구하는 국제적인 연구기관도 들어설 계획이라고 한다. 퇴임한 전직 대통령이 노구를 이끌고 도서관에 나와 책을 읽고 학계 원로들과 담소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감동적이다. 김 전대통령은 지적(知的) 허영심(?) 못지않게 그런 감동을 국민들에게 안겨주기도 하는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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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05 23:02

[오목대] 우울증-울화통

‘매사 의욕이 없고 불안하거나 짜증이 난다’‘잠을 잘 못자고 심장이 두근거리다’‘장래 희망이 보이지 않아 죽고싶은 생각이 든다’-의학계에서 흔히 말하는 우울증이다. 어느날 회사에서 쫓겨난 실업자, 명예퇴직 당한 공무원 갱년기 전업주부 같은 약자층에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 직장인이나 수능시험을 앞둔 고3생들, 집안에서 따돌림 당하는 노인들에게도 우울증은 남의 일이 아니다.그러나 우울증은 자신의 무력감이나 심리적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신체적 증상으로 느낄 뿐 폭발력은 그리 크지 않다. 정작 참을 수 없는 것은 한방(漢方)에서 말하는 ‘울화병’이다. ‘울화증’ ‘울화통’이라고도 하는 이병은 한마디로 ‘화병’을 말한다. 심리적인 갈드응로 몸속에 흐르는 기(氣)가 막혀 화병이 생긴다는것이 한의학적 설명이다. 일상 생활에서 ‘기가 막힌다’든지 ‘열받는다’‘울화통이 터진다’는 말들은 바로 화병의 초기단계가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이 화병은 인내와 절제, 일본를 미덕으로 삼는 우리의 문화적 전통과 사회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왠만하면 참고 넘기려는 심리적 갈등이 우울증을 화병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그런 울화통 터질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정치권의 불법 선거자금 시비는 그렇다 치자.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누가 누구를 손가락질 할 일도 못된다. 노무현대통령이 모두 까발리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 보자고 했으니 두고 볼 일이다. 진짜 화나는 일은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상류층의 무절제 풍조에다 구역질 나는 부정식품의 횡행이다. 어떻게 양식장 물고기 사료용으로 들여온 썩은 생선으로 어묵을 만들고 미군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로 부대찌개를 끓여 낼 수 있는가. 칡냉면 색깔을 내기 위해 숯가루 쓰고 공업용 색소도 고추가루 색을 붉게 만든 업자들이 당국의 철퇴를 맞은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토록 야만적인 부정식품이 나돌 수 있는가.최근 서울의 강남 일대에서 들려오는 적개심 번득이는 범죄들도 마찬가지다. 불공정·부패구조에 대한 서민들의 울화통이 부유층을 향해 소란히 표출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인생은 수학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한 공식이 나올 수는 없다. 그러나 가난하다 해서 부자들의 식탁에서 떨어진 빵부스러기에 감사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울화통은 그래서 위험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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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04 23:02

[오목대] 不法 정치자금

우리는 지금 반세기 근대정치사에 지극히 낯선 정치실험무대를 지켜보고 있다. 집권여당이 정권을 잡기가 무섭게 둘로 갈라져 불구대천지수(不俱戴天之수)가 된 것처럼 으르렁대고 싸우는 모습이나, 야당 대통령후보가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모든 허물,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가야 마땅하다”며 사죄하는 모습은 일찌기 우리 정치사에서 볼수 없었던 생경한 사건(?)들이다.게다가 정치판은 온통 ‘검은 돈’시비에 휘말려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다.대통령 주변 실세들이 부정한 돈을 받았다가 구속이 되고 열린우리당의 한 선거책임자가 불법 선거자금모금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도 초상집 마당이다. 1백억원을 받았다. 안받았다 시끄럽더니 결국 들통이 나 관련자들이 구속되거나 줄줄이 소환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한발 빼고 있는 형국이지 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지난 2000년 총선자금 까지 들춰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불법 정치자금의 파편이 어디까지 튈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이런 말 하다가는 싸개통에 걸리기 십상이지만 사실 우리나라가 돈 없이도 정치를 할 수 있을 만큼 민도가 높고 국민의식이 깨어있는 나라인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들어가는 지구당운영비에 시도때도 없이 챙겨야 하는 지역구민 경조사비, 그리고 선거철만 되면 은근히 바라는 유권자들의 시선이 정치인들을 검은 돈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불법 정치자금은 정치인과 함께 유권자도 공동 책임을 져야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제도와 관행·의식은 그대로 두고 정치인 탓만 하는 것은 겨울에 여름 옷을 입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렇다고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잘못을 모두 사면하자는 말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책임하에 정치를 해왔기 떄문에, 그동안의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혀 다시는 정치가 부정한 돈에 좌지우지되게 해서는 안된다.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이러다가 나라가 결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가 그렇게 체질이 허약한 나락 아니다. 미리 예단할 일이 아니라, 5대 재벌이든 중소기업이든 불법 정치자금은 밝힐데까지 밝히고 그리고 국민들에게 처리방법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 선진국으로 진입할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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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03 23:02

[오목대] 外界人 세상?

100억원이 든 쇼핑백들이 약 1.2m높이로 쌓여 있고 다른 공간에는 1만원권 현금다발이, 그리고 가로 3m, 세로5m, 높이 1.2m 공간에는 현금을 담은 라면박스와 A4용지 박스가 4단으로 쌓여 있다면 얼마나쯤 될까?검찰에서 모 당 간부가 진술한 재정위원장실의 수백억원대의 현금 풍경이 이렇단다. 이런 현금이 당원들의 당비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런 돈이 당원들에게서 나왔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정당원이라는 소속감은 약으로 쓰려고 해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당의 재정위원장실에 있는 돈 중에는 요즈음 정계를 강타한 SK 불법정치자금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이런 요즈음의 정계 분위기 덕분에 정치는 서민들에게서 다시 한 걸음 뒤로 떨어진 느낌이다. 어느 인사가 정치인들을 외계인이라고 경원시하는 표현을 써서 세간에 희자되었던 것이 떠오른다. 노동자는 분신과 투신을 번갈아 하고 있는 마당에 그 사용들에게서 돈을 뜯어서 정치란 것을 하고 싶어하는 그들을 보면 분명 외계인이다.그런데 이런 정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10월 29일 부동안 대책이란 것이 나왔다. 그 대책의 핵심을 살펴 보니 IMF 시절 상류계층에서 건배 구호로 사용되었다던 ‘이대로’그 자체이다. 일 년에 수억이상 올라가는 집값을 현상태 그대로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경제팀의 생각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의 대책은 사회주의적이라고 하는 부총리의 발언으로, 좀더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했던 서민들은 졸지에 빨갱이로 몰릴 판이다. 서민들과 달라도 너무 다른 정부 관리들 역시 외계인 측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이다. 하기는 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강남 둥지라고 하니 이들의 눈에 서민들의 아픔은 하찮은 고뿔 정도로 여겨지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이런 실망감 속에서 한 가지 희망을 본다. 30일 치러진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에서 지역구도가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지역주의가 모든 일의 선봉에 서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그런 점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내년 총선을 통해서 지역구도가 깨지고 검은 돈이 정치를 좌우하는 풍토가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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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1.01 23:02

[오목대] 輸入명절

서양으로 부터 수입돼 우리나라에 정착된 명절이나 축제가 여럿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아기 예수 탄생의 진정한 의미를 기리는 성탄절일 것이다. 불과 20여년전, 밤 12시 이후에는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시키던 때에도 성탄전야에는 이를 해제할 정도였다. 그러나 경건하고 조용하게 보내야 할 성탄전야가 본뜻과는 다르게 기독교신자가 아닌 일부 젊은이들의 '광란의 밤'으로 변해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다. 1년중 유일하게 통행금지가 없는 밤을 철저하게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절제를 못하고 온갖 탈선을 저질렀던 것이다.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발렌타인데이다. 물론 초콜릿 상인들의 빗나간 상혼이 부추긴 점이 없지 않지만 이제 젊은층 사이에서는 완전히 하나의 기념일로 자리잡은듯 하다. 해마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동네 구멍가게부터 대형백화점에 이르기까지 온갖 초콜릿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판매한다. 여기에 질세라 나타난 화이트데이도 발렌타인데이와 어깨를 겨룬다. 단지 초콜릿이 예쁘게 포장된 사탕으로 바뀔 뿐이다.최근에 급부상하는 또 하나의 수입명절이 할로윈데이(Halloween Day)다. 10월31일 바로 오늘이다. 고대 유렵의 컬트족이 악령을 쫓는 날로 정한 이 날을 미국과 북유럽 사람들은 지금도 최대 축제의 하나로 즐기고 있다.국내에서는 아직 전국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발렌타인데이 처럼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올해도 국내 유명호텔에서는 각종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영어학원 등에서도 할로윈데이 풍습에 따라 기괴한 복장과 분장을 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사실 성탄절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입과정에서 의미가 왜곡 변질된 축제로 볼 수 있다. 국적이나 취지 불명의 축제가 슬금슬금 우리 일상을 파고 드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부 계층에 국한된 일이라 하더라도 굳이 외국의 귀신풍습까지 수입하여 즐기고 놀아야 하는지 씁쓸한 느낌이다.얄팍한 상혼이 풍속사대주의나 문화식민주의를 교묘히 부추긴 결과라고 치부하기에는 거부감이 너무 크다. 특히 요즘처럼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른 생활고로 자살이나 생계형범죄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호텔이나 일부 부유층이 앞장서 벌이는 이같은 수입축제는 대부분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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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31 23:02

[오목대] 엑스포와 소리축제

제1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 특히 주부들이 많이 몰려들어 구경도 하고 김치나 청국장 등을 사서 돌아갔다. 광주, 대전 등 외지사람들도 많았다. 전라북도가 잘 만드는 장류, 젓갈류, 김치류 등을 한꺼번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발효식품엑스포는 근본적으로 마케팅을 위한 엑스포이다. 발효식품들을 전시하고 선전하고 파는 것이 주목적이다. 첫 회에서 엄청난 관심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아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북지역의 농산품들을 양질의 발효식품으로 가공하여 파는 전북의 식품산업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발효식품엑스포도 물론 행사로서 몇가지 문제점은 있었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자동차경주대회를 제외하면 이번 엑스포에서 공간배치에 문제가 많았다. 특히 동선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못해 사람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체험관이 너무 비좁고 동선이 출구동선과 엉켰다. 전체 공간의 크기와 배치에 대한 전반적이 재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제엑스포로 발전하기 위한 장기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엑스포와 소리축제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발효식품엑스포는 마케팅을 위한 엑스포이다. 먹는 축제나 엑스포는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리축제처럼 공연을 위주로 한 축제의 경우 돈을 버는 경우는 드물다. 에딘버러축제나 아비뇽축제도 지금도 시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점차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면서 참가비를 받고 입장료의 수익도 증가한 것이다. 소리축제는 엑스포에 비하여 보다 장기적인 지원해야 한다. 원래 목표처럼 전북의 소리를 세계에 알릴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세계적으로 훌륭한 민속 소리음악들을 찾아 초청하고, 한국에서도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계속 좋은 창작작품들을 만들어 공연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에서나 한국에서나 전주에 가면 세계 최고의 소리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참가 공연단으로부터 참가비를 받을 수 있고 또한 성공적인 소리마켓이 가능해질 것이다. 상품을 파는 엑스포에 비해 공연을 위주로 한 축제는 장기적인 비젼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국제발효식품엑스포과 세계소리축제가 전북을 세계에 빛내는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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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30 23:02

[오목대] 법조 브로커

영어로 브로커(BRoken)는 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보험이나 증권, 부동산 매매, 결혼등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개행위를 하는 사람을 통틀어 브로커라고 부른다. 넓은 의미로 이권(利權)을 매개하는 로비스트와 업역(業域)이 비슷하다가ㅗ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브로커라는 명칭은 이미지가 그리 밝지 못하다. '법정의 하이에나'랄지 '피해자를 울리는 사건 해결사''꾀주머니 거간꾼'같은 부정적 이미지와 결부시키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브로커들이 가장 활개를 치는 분야가 변호사 업계다. 이들은 변호사 업게의 치열한 사건유치 경쟁을 이용해 많은 커미션을 챙기면서 법률시장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이들중에는 심지어 봉급을 주면서 변호사를 고용하여 변호사 이상으 법률자 행세를 하는 브로커도 있을 정도다.그래서 변호사와 브로커의 공생관계는 법조비리의 단골 메뉴가 돼왔다. 몇해전 의정부지원 사건이나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 모두 그런 유형이다. 두 사건 모두 변호사가 구속되고 금품이 오간 현직 판사나 검사등이 징계를 받는등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그러나 법조계는 그때마다 자정(自淨) 결의를 다지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곤 했지만 그런 고질을 쉽게 도려내지는 못하는 모양이다.엊그제 석방을 미끼로 손을 뜯어 내거나 사건 수입대가로 브로커에게 거액을 준 변호사 7명과 사건을 알선하고 돈을 받은 사무장·브로커 등 모두 30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한다. 지난 7월부터 법조비리 수사를 벌여온 서울지검 특수부에 의해서다. 이들의 기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법률적 약자를 돕는다는 변호사로서의 사명감 보다는 세속의 재(財)테크에 눈 먼 '법률 장사꾼'의 타락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실망감을 안개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어떤 변호사는 불법으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던 사무장으로부터 월급을 받으며 일할 정도였다니 도대체가 주객전도(主客顚倒)도 유분사다. 또 재소자 접견권을 이용해 불법을 저지른 변호상의 경우도 망신스럽기 짝이 없다.법조시장도 불경기를 타고 개업 변호사가 늘어나 생기는 현상이라는 업게의 자평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는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이고 주류계층이다. 그들이 타락하면 사회정의나 도덕률도 심각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다시한번 법조계의 자성(自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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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29 23:02

[오목대] 담배 사재기

'담배 맛 있습니까? 그거 독악입니다'-지난해 8월 폐암으로 숨진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금연 캠페인을 위한 공익광고에서 한 말이다. 폐암 말기의 이씨가 던진 이 말 한마디로 전국에 금연 열풍이 불었었다. 평생을 남을 웃기며 살아온 그가 병상에서 코에 호스를 꽂은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담배의 위해성을 전달하는데 모자람이 없었다.그러나 한 때 담배인삼공사의 주가(株價)까지 떨어뜨렸다는 이런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금연열풍은 그때뿐, 우리나라의 흡연률은 OECD가맹국중 여전히 1위다. 성인남성의 흡연률이 60.5%에 이르고 흡연연령도 15세 전후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아무리 담배가 몸에 해롭다고 겁을 주고 금연구역 확대지정등으로 흡연률을 낮춰보려 해도 골초들의 반란(?)을 제압하는데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숫적 우위나 경제적 기ㅕ도(?)를 내세우며 흡연권을 보장하라는 역공도 만만치 않다.국내에서는 매년 10만명의 암환자가 발생하며 6만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흡연자의 암 발생 위험률은 비흡연자의 6.5배에 이른다고한다. 이렇게 백해무익한 담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흡연률이 높은것일까.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보건복지부는 우선 담배값이 너무 싸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영국이 갑당 1만원, 다른 국가들도 보통 5∼6천원 수준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가장 잘 팔리는 디스가 1천5백원, 에세는 2천원이다. 선진국에 비해 20∼30% 수준에 불과한것이다. 단지 건강을 해치기만 하는 담배값을 낮게 방치하는데 불만인 복지부가 담배값 인상을 주장하고 나서는것도 그 때문이다.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값을 1백% 인상할 때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수가 23% 감소해 보험재정안정에 크게 기여할것이라고 한다. 담배값 인상만이 담배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될 수 있다는게 복지부의 확고한 정책의지로 보인다.그러나 금연정책을 꼭 담배값 인상으로만 밀고 나가려는것은 이율배반이다. 국민생활과 정서, 기호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흡연자만 봉이 되지 않게 합리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담배값 인상설이 나돌자 전국의 담배 판매상들이 사재기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게 우리 현실이다. 얄팍한 상술마저 흡연자들을 울리는 이런 세태에 끊기도 어렵고 피우기도 버거운 골초들의 한숨소리만 높아질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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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28 23:02

[오목대] '부동산투기' 必敗

온 나라가 장기 복합불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판에 일부 못돼먹은 졸부들이 부동산 투기바람을 일으켜 한 몫 챙기는 통에 강남권 집값 폭등의 진원지로 알려진 타워팰리스 주민들이 투기꾼으로 몰릴가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고 한다. 그들은 "주거환경이 좋은 곳에 사는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 전세를 사는 사람도 많다”고 항변하면서 "모두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것 같아 택시를 타도 인근에서 내려걸어간다. 주민들이 함게 모이면 서로 위로하며 살고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지내는 노동자나 일자리 찾아 헤매는 실업자가 들으면 이게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언뜻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대체 그 말도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도곡 2차 재건축아파트 13평형 8억5천5백만원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 8억3천만원, 잠실 1단지아파트 13평형 4억8천만원.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걸린 서울 강남 집값을 보고 변방인들은 '설마'하는 마음에 재차 가격을 확인해 보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부동산 전문잡지인 부동산뱅크가 지난 14일에 조사한 서울시내 아파트 값을 보면, 가장 높은 강남구가 평당 평균 2천3백16만원으로 가장 늦은 노원구의 6백51만원과 무려 4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공화국 안에 다시 강남공화국이 태동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같이 강남 집값이 턱없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이지역 주민들은 교육·문화시설과 교통 및 주변환경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정부가 아무리 강남 집값을 잡으려 해도 결국은 또 오르게될 것이라며, '강남불패'신화를 굳게 믿고 잇다.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강남 집값의 폭등원인을 우수한 교육여건이나 주택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저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따른 투기세력의 준동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국토연구원에서도 "강남지역 아파트의 전세금을 월세로 환산해 다른 대체 투자처의 투자수익과 비교해본 결과, 기본가치에 비해 40%정도 거품이 형성돼 있다”면서 강남 집값도 곧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만은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각오로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고 한다. 오는 29일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대책에는 '부동산 투기 필패'를 위한 비장의 무기가 담겨져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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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27 23:02

[오목대] 교육의 경제논리

일전에 유엔개발계획(UNDP)이 올해의 인간개발지수(HDI)를 발표한 적이있다. 우리 나라는 그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세 단계 떨어진 30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반적인 삶의 질이 후퇴한 것을 의미한다. 이 인간개발지수는 평균 수명, 교육 정도, 1인당 국민소득 등을 주요지표로 해서 삶의 질을 점수로 계량화한 수치이다. 물론 이런 지표들이 우리네 삶의 질을 완벽하게 나타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런 인간개발지수에서 우리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그리고 그 원인 중의 하나로 교육을 꼽는데 대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한다고 본다. 일단의 현상 하나만 들자면 교육에 대해서는 모두가 전문가라는 표현이다. 이는 교육이 기대한 만큼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과 모두의 관심사임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백가쟁명(百家爭鳴)식의 교육처방을 접하는 가운데 최근 재경부에서 교육제도 개선안을 또 들고 나온 모양이다. 여러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에 앞서 재경부의 기본시각을 점검하는 것이 순서일 듯 싶다. 재경부는 교육부문도 수요과 공급의 원리에 맞게 고쳐가야 한다는 입장이다.학습능력이 다른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현 평준화 방식으로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렵단다. 그런 문제에 대한 개선안으로 다른 실문경제와 동일한 운용방식인 수요 공급의 원리를 적용하자는 것이다.이런 시각에서 작성된 재경부의 교육제도 개선안은 현상과 구조에 대한 구분이 분명치 않아 보인다. 교육의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이러한 현상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는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기때문이다.이런 논의에 문학의 효용성을 거론하는 것이 비약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제 논리와의 차이점은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나 소설 등의 문학작품은 교훈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 권선징악(勸善懲惡) 등이 바로 그 것이다. 또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문학은 즐거움과 교훈 중에서 어느 하나로만 그 효용성을 정의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음은 물어볼 필요조차 없다.이번에 나온 재경부의 교육제도 개선안은 마치 문학이 쾌락적 기능만을 강조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적용된 시장논리만으로도 교육은 충분히 망가져 있는데 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0.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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