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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샤워꼭지 경제論

아인슈타인이 죽어서 천당에 갔다. 당연히 천당에는 천사들뿐이었다. 그런데 이 천사들의 지능지수(IQ)가 모두 달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전의 천재 물리학자도 고민이 아닐수 없었다. 그가 천사들과 나눈 대화는 이랬다.첫번째 만난 천사가 자신의 지능지수가 150이라고 밝혔다. 아인슈타인은 반가운 표정으로 '우리 자주만나 물리학 토론을 하지요'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두번째 천사는 지능지수가 120이라 했다. 아인슈타인은 덤덤한 말투로 '우리 언제 정치학 얘기나 한번 나눕시다'하고는 얼굴을 돌렸다. 세번째 만난 천사는 지능지수가 90이라고 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몹시 측은한 어조로 '언제 경제전망이나 들려 주구려'하면서 얼른 자리를 떴다.이 우스개 소리가 경제학자에게 보내는 야유인지 아니면 자주 들리는 경제전망을 비꼬는 말인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후하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경제란 그처럼 어려운 것이고 정책 오류도 따를수 밖에 없다는 뜻도 포함될 것이다.경기회복이 더디고 경제 여건이 불투명해지자 정부가 올 4·4분기 경기활성화대책을 내놓았다. 여러 대책가운데는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비중을 높이는 조치도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지난해 5월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기 위해 서비스 한도를 줄였던것을 일부 해제해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다. 서비스 한도를 높이면 당장 카드 소지자들이 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제살 깎아 먹기라도 그만큼 여유가 생길테니 카드빛 때문에 목숨을 끊거나 각종 범죄유혹에 빠지는 일도 줄일수 있을것이다. 솔직히 가난한 카드소지자들에겐 복음(福音)일수 있다.그러나 이런 조치에 대해 경제학자들의 견해는 대체로 비관적이다. 신용불량자가 3백40만명을 넘어서고 카드대금 연체율이 10%를 넘는 현 시점에서 이처럼 규제를 완화하면 오히려 경제에 주름만 깊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경제전망이 학계와 정책 운용팀간에 일치할수는 없다. 전문가들의 주장이 옳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민들의 생각은 다를수도 있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환상을 뿌리치기 러려운게 신용카즈 징후군 환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경제이론엔 '샤워꼭지론(論)'이란것도 있지 않은가. 지금은 너무 차가워진 쪽으로 돌려진 물줄기를 따뜻한 쪽으로 돌려볼만도 한 때가 아닌가싶다.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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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1 23:02

[오목대] 보물선 대신 靑磁

군산 앞바다를 뜨겁게 달궜던 '해저 보물선 찾기'열풍이 시들해 지고 있다. 이 해역에서는 일제 말기 말도(末島) 앞바다에서 미군 어뢰정에 의해 격침된 일본화물선에 대한 탐사작업이 2년 넘게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일부 발굴업자들이 탐사장비를 동원하여 보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만 찾아냈을뿐 보물의 적재 여부는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 한다.군산 앞바다는 그동안 4건의 매장물 발굴허가가 나가 보물선 찾기의 메카나다름 없는 곳이었다. 선유도와 말도등 고군산 군도주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탐사작업은 발굴업자 못지않게 도민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의 허가 기간동안 금괴 하나 건져내지 못한채 지난 14일을 전후해 기간이 모두 만료됐다는 것이다.깊은 바다속에서 금은보화를 건져내는 일이 얼마나 허황된(?) 꿈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는 군산 말고 제주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제주시 아라송 '곰솔'자생지 주변에서 금괴 발굴작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 역시 성사 여부는 불투명 하다. 재작년 이용호 게이트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해저 동굴탐사도 헛 고생으로 끝난걸 보면 일확천금의 꿈이란 역시 부질없는 몽상일 뿐이란걸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는다.그런데 그런 해저에서 의외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고군산군도 비안도 앞바다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고려청자가 그것 이다. 해저에서 잠수기 어업을 하던 어부가 처음 발견한 고려청자는 지난해 4월부터 모두 네차례 작업끝에 모두 3천1백여점을 건져 올렸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측에 따르면 이 유물들은 인근지역의 가마에서 특별한 디자인 없이 만들어진 서민용 자기류로 보고 있다. 제조시기를 12세기 후반∼13세기 초일것으로 분석함으로 대략 고려말 조선조 초기의 작품으로 짐작된다. 그뿐 아니다. 엊그제 이 해역 인근 십이동파도 앞바다에서 또다시 어로작업중이던 어부들이 청자류 6백22점을 인향했다고 군산시에 신고해 왔다. 청자 하면 대단한 보물로 여기는 우리 정서로도 뱃전에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그릇들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으니 '너무 흔해도 대접을 못받는 신세'라는 말이 딱 맞다. 그것이 새만금사업으로 인해 조류가 변동되는 바람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니 보물선 찾기와 겹쳐 희비가 교차된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지금처럼 방치됐다간 이일대 보고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니 이제 그 보존작업에 한층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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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30 23:02

[오목대] 해외 원정 출산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핀잔을 들을지 몰라도, 우리나라를 절대 가난에서 구해낸 50대 이후 근대화의 역군들은 거의 다자연부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금방 죽어가는 사람도 병원 문턱 밟기가 어려웠던 그 시절,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죽으나 사나 집에서 무명이불 깔고 출산을 했다. 요즘 처럼 주거환경이 변변한 것도 아니고 위급할때 찾아갈 의료시설 마저 귀했으니, 사실 위생·의료사각지에서 목숨 걸고 아이를 낳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당시에는 아이낳다 세상 뜬 산모가 하나 둘이 아니고, 출생한 아이도 얼마 못가 잃어버린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더구나 전염병이 한번 휩쓸고 가면 잘 크던 아이도 맥없이 보내야 했으니, 성년이 돼야 드디어 '살았구나'하고 안심을 했다. 한마디로 그 세대들은 철저한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대로 이 세상에 살아남은 우성인자를 지닌 존재들이다.그러다가 산업화가 진행되고 자본주의 사상과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우리의 출산문화는 엄청난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햇다. 웬만한 중소도시까지 병원이 들어서고 아이 낳기도 그만큼 수월해지는가 싶더니, 60년대부터 시작된 가족계획운동이 점차 가속가 붙어 이제는 출산율이 1.17명까지 떨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지만 이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의학의 발달로 한번 임신한 아이는 별탈없이 낳아 자라게 되는데, 이는 입학시험이라는 경쟁의 문을 뚫지 않고 무조건 접수 1번을 합격시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진화론자들은 "저능아와 무력아도 귀한 생명이기는 하지만, 살 수 없는 아이를 미국까지 가서 살렸다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불행한 일 일수 있다”면서 "인간은 이미 진화현상을 멈추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한데 요즘 젊은 부부들이 유전학적으로 충실한 아이를 낳도록 힘쓰기 보다는 빗나간 부모사랑을 쏟고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 내 자식에게 최대한 특혜를 누리도록 하기 위해 해외 원정출산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억지 궤변 늘어놓으며, 자기합리화를 꾀하지만 '이기심의 극치'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에게 박탈감을 주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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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29 23:02

[오목대] 유유상종

친구지간인 두 사람이 모두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을 한다. 그런데 한 친구가 공장에서 물건을 훔쳐 나오는데 수위 아저씨에게 들켰던 모양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친구가 물건을 훔쳐 나오는 시범(?)을 보여주기로 했는데 예의 그 수위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타고나오던 트럭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훔친 물건이 없어서 수위 아저씨는 미심쩍기는 하지만 그 친구를 내보내 줄 수 밖에 없었다.그렇다면 그 친구가 훔친 물건은 무엇이었을까? 다름 아닌 타고 나온 트럭이엇다. 그런데 우스갯소리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가 현실이라면 얼마나 황당하겟는가?요즈음 '스크린쿼터'문제가 다시 관심거리로 떠오른 것은 한·미 재계회의 내용 때문이다. 이 회의에는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등이 특별연설을 하고 무역대표부(USTR) 조세트 샤이너 부대표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보아 미국측이 이 회의에 거는 기대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런 미국측 인사의 참석 상황을 두고 '한·미 재계회의가 얼마나 중요한 회의였겠는가'라고 일부 언론에서 표현하고 있는 것도 살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이는 한국측 참석자가 누구인지에는 관계없이 미국측에서 누가 참석했느냐가 회의의 중요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전제가 있을 때에나 가능한 표현인 것이다.이 회의에서 흘러나온 스크린쿼터에 대한 소식은 앞서의 두 도둑이야기를 떠올린다. 적어도 회의내용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현안에 대한 대등한 그리고 균형 잡힌 이야기는 아닌 듯 싶은데 그 논의범주가 이미 한국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전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이란 것이 스크린쿼터 축소, 한미투자협정(BIT) 요구, 10% 원화절상 요구등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그 회의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 논의과정도 형평성을 잃었다. 적어도 그 문제에 관한한 우리 입장을 대변할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논의되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영화협의(MPAA)의 보니 리처드슨 부회장만이 참석하여 '한국의 스크린쿼터를 40%에서 20%로 낮출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이다.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스크린쿼터보다 그런 안건으로 논의하는 회의시스템이다. 미국이 주장하는 안건만을 다루는 회의는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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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27 23:02

[오목대] 日照量 희비

18∼19세기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영국의 대도시에서는 골격발육에 장애가 생기는 구루병이 유행했다. 비타민D가 부족해 생기는 병이었다. 석탄을 많이 사용함으써 발생한 매연이 햇빛을 가리는 바람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1년내내 햇빛이 풍부한 열대지방에서는 구루병 환자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햇빛은 인체에 더 없는 보약이다. 세균이나 암세포와 싸우는 임파구의 수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은 지나치게 쐬지만 않는다면 각종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에 대한 천연 살균효과를 발휘한다.햇빛은 인체 뿐 아니라 식물의 생장에도 필수적이다. 과일의 경우 일조량은 크기 당도 빛깔 등을 좌우한다. 지금 한창 출하되고 있는 사과 배 포도등의 맛과 향기가 예년에 비해 영 신통치 않다. 올 여름동안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이 원인이다.기상청 집계결과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비는 평년치에 비해 50∼5백60mm가 더 내렸다. 전주의 경우 3개월동안 무려 1천86.7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0.1mm이상의 비가 내린 강수일은 전주가 55일로 나타났다. 하루 걸러 비가 내리다 보니 올 여름 일조시간은 3백43시간으로 평년의 5백29시간에 비해 1백80여시간이나 짧았다.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올 여름 내내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린 프랑스는 20세기 최고라던 47년 산 포도주보다 더 좋은 최상급 품질의 2003년산 포도주가 생산될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고 한다.쌀의 경우도 흉작이 예상돼 지난해 보다 4% 정도 수확량이 줄어 95년이후 가장 적을 전망이라고 한다. 도내 남원과 순창의 고지대는 냉해까지 겹쳐 일부 농민들은 논을 갈아 엎기까지 했다. 고추도 잦은 비로 고사한 면적이 많아 가격이 예년의 배 이상 뛰었다는 소식이다.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추석 이후에는 맑은 날이 계속되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벼 이삭이 팬 뒤 내려쬐는 9월 하루분의 햇살은 쌀 10만석 이상의 증산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수확돼까지만이라도 볕좋은 가을날씨가 지속돼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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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26 23:02

[오목대] 경기도는 지방?

경기도는 지난 22일 정부의 국가균형발전법(안)에서 '지방'개념이 경기도를 제외하고 있다며 이를 고쳐달라고 건의했다. 즉, 지방에는 경기도도 들어가니 수도권 대 비수도권으로 나누지 말자는 것이다. 경기도는 수도권 비수도권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말고 그냥 낙후지역을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하라고 건의하고 있다. 경기도 안에도 낙후 지역이 있기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리라. 그렇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우선 서울에도 낙후 지역이 있다. 상대적으로 강북이 강남에 비해 낙후되어 있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강남에 비해 뒤떨어진 강북을 특별히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이러한 국가균형발전법은 잘못하면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불균형해소를 위한 노력보다는 각 지역에서 나타나는 내부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바뀔 수가 있다. 국가균형발전보다 지역 내 균형발전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불균형을 시정하려는 노력에 담긴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국가차원의 문제의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기도가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것이 타당하다. 더 나아가 지역내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별도의 법을 마련하여 각 지역에서 내부적 불균형을 시정하는 노력을 지원할 수 있다. 지역의 문제와 국가의 문제는 구분해서 추진하는 것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구나 경기도는 이제까지 서울과 함께 커왔다. 한국의 산업이 서울과 경기도 축에 많이 몰려 있고 각종 대학과 연구소 등 연구기능도 이곳에 몰려 있다. 수도권 집중의 해소가 각 지역내의 균형성취보다 더 시급하고 더 심각한 문제이다. 경기도는 또한 '지역불균형시정'이라는 법 제정목적에 대해서도 균형발전정책이 국가경쟁력 제고와 상충돼선 안된다며 '국가경쟁력 강화'도 목적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경쟁력강화를 전면에 부각시킬 경우, 이미 집적되어 있는 곳이 경쟁력에 유리하다며 경기도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여 결국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균형발전이 단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 불리해도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에 유리하다. 경기도는 단기적 이익보다 국가의 장기적 체질강화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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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9.25 23:02

[오목대] 대통령의 여유로움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의 지난 여름 '장기휴가'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었다.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당시 국내 최악의 정전사태와 중동의 잇따른 테러에도 불구하고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골프를 치며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유럽 대륙을 휩쓴 폭염으로 국내에서 5천여명이 사망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도 부인을 동반하고 캐나다까지 날아가 3주간의 해외여행을 즐겼다. 여론은 아무리 휴가도 좋지만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이 겹친 비상시국에 국가원수가 그렇게 한가하게 휴가를 즐길수 있느냐는 비난으로 모아졌다.미국의 워싱턴 소스트는 당시 '부시대통령은 휴가를 줄이고 백악관에 돌아와야하지만 그럴 생각을 하지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프랑스의 르몽드도 '야당들이 폭염사태중에 보여준 시라크 대통령의 침묵애 대해 비난했으며 특히 녹색당은 직무유기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원수의 휴가일정이나 취미생활등을 시시콜콜 따지며 시비걸지 않는 저들나라의 정서로도 이런 경우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졌다. 지난 12일 태풍 매미 통과 나중에 노무현대통령이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이 국감장에서 폭로되면서 정치 쟁점화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으로서 기본자세가 결여돼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서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민주당도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고 잇던 시기에 연극관람은 부적절했다'고 논평했다. 청와대측도 '당일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다 했다'고 해명하긴했지만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대통령의 뚝심(?)때문인지 비서실의 일정관리 미숙때문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이번 태풍 비상때의 공연관람은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줄수는 없을것 같다.하지만 이번 일이 야당 주장대로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과오(?)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일이다. 대통령은 24시간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며 일하는 직업이다. 그만큼 긴장과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니 때로는 대통령도 쉬어야한다. 그래야 자신의 건강도 돌 볼수 있고 건강하고 균형잡힌 정책구상도 가능하다. 굳이 선진국 국가원수들의 예를 들 필요도 없다. 대통령이 때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단면을 보여줄때 그런 여유로움이 국민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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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24 23:02

[오목대] 사이버 중독증

컴퓨터나 인터넷에 지나치게 탐닉해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지장을 받는 상태를 사이버중독증이라 한다. 사이버중독은 게임·채팅·음란물중독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사이버중독에 빠지면 자기도 모르게 컴퓨터에 접속하거나 한 번 컴퓨터를 켜면 좀처럼 끄지 못한다. 인터넷에 들어가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어떤 e메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금단(禁斷)현상도 보인다. 대리만족을 위해 가상세계와 현실을 혼동하게 되고 자기 통제력과 감정조정능력을 상실한다. 또한 대인기피증·강박관념·편집증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원조교제 모방 성범죄 폭력 살인 등을 유발할수도 있다. 알코올이나 도박중독자처럼 '조금만 더'를 반복하는 시간왜곡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게임에 중독된 사람의 뇌 단층사진이 알코올에 중독된 뇌의 사진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정보통신부가 지난해에 발표한 국내 인터넷 컴퓨터등 사이버중독 실태를 ㅂ면 인터넷 이용자를 기준으로 인구 1백명당 7∼8명이 인터넷 중독상태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령 계층별로는 초등학생 1백명중 6명,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은 8명, 성인층 3명이 각각 사이버중독에 빠진것으로 조사됐다. 학생이 성인보다 2∼3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다.PC 2천만대 이상 보급, 인터넷 가입 1천만 세대가 넘는 시대에 사이버중독증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실제로 성폭행등 모방범죄가 성행하고 사이버도박이 회사원이나 주부 학생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전파돼 가정파탄·청소년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잇다. 가정에서는 아예 TV채널권을 쥔 젊은 세대들이 전자게임에 몰두해 가족간 불화의 원인이 된다는 하소연도 있다. 그런가 하면 게임서버를 해킹해 사이버머니 조폐창 프로그램을 깔아놓고 마음대로 사이버머니를 찍어낸 사상 최대의 사이버머니 위조범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도내에서도 10대 3명이 인터넷 사기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는등 사이버 범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 모든게 결국 사이버중독과 무관하지 않다는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문제는 사이버중독자들이 자신의 중독증세를 인정하지 않고 주변의 충고를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들에게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등 병증(病症)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게 의사들의 소견이기도 하다. 사이버중독이라는 디지털 세상의 명(明)과 암(暗), 보통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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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9.23 23:02

[오목대] 농업은 4D업종?

지금 한국 농촌은 초상마당이다. 예년 같으면 비록 희망은 없으나 황금들녘을 바라보면서 잠시 시름을 털어낼 때지만, 올해는 영 죽을 맛이다. 농사철 내내 하루 걸러 하루내린 비로 벼는 냉해를 입어 아직도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있고, 고추나 수박 참깨 같은 밭농사도 습해를 입어 거의 폐농 수준이니, "죽지 못해 산다”는 농민들의 푸념이 엄살 같지만은 않다. 게다가 협상결과가 너무도 뻔한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를 무력하게 지켜보아야만 하는 심정은 어떻고, 아사지경에 빠진 농촌을 구해보겠다고 이역만리 칸쿤에서 자결로 한국농민의 의지를 대변한 고 이경해씨의 죽음을 맥없이 지켜조아야 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또 어떠했겠는가. 그뿐인가, 일부 언론과 정부의 근시안적이고도 무책임한 대농업관은 농민들을 더욱 분통터지게 한다. 보수언론을 표방하는 신문까지 '이번 칸쿤 회의가 우리 농업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공산품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협상안이 타결됐어야 한다'는 식의 보도 태도를 취한 것은 백번을 양보해서 생각해도 울화통이 치민다. 더구나 한국농정의 사령탑이라는 농림부장관 마저도 공공연히 "속도와 정도의 문제만 남았지 추가개방은 불가피 하다”고 떠들어대고 있으니 농민들에게 무슨 의욕이 남아있겠는가.아무리 우둔한 농민이라도 농업은 어피 다 끝난 '희망없는 산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30세 미만 농가가 전체 농가의 0.5%, 즉 2백농가에 한 집꼴이이라는 지난 2000년 통계조사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15개국가 농업인구 가운데 25%가 35세 이하 젊은이고, 오스트리아와 네델란드·덴마크 같은 나라는 30%를 넘고 있다. 전통적인 농업국가라는 우리 나라가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동안 그들은 농업을 비젼있는 생명산업으로 키위 그들의 안위를 스스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농민들은 이제 농업은 3D업종이 아니라 4D업종이라며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힘들고(Diffculty)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희망마저 없으니(Dreamless) 누가 더 이상 농업을 생업으로 삼으려 하겠는가. 12대 무역국가가 어떻고 비교우위론이 어떻다면서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남의 나라에 목줄 매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9.22 23:02

[오목대] 한자교육법안

다른 것은 몰라도 '한자교육진흥법안'을 발의한 모양새를 보아하니 역시 국회의원은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는 모양이다. 이 법안을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 등 의원 85명이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역시 국회의원의 주요 책무가 법안을 만드는 것인지라 교육인적자원부와 문화관광부 등 주무부서와의 정책 협의 없이도 법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발의한 법안이 한글전용론자들의 심기를 자극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동안도 우리는 한글전용에 대한 논의를 자주 접해 왔기 때문에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에 대해서 예측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이번 법안을 발의한 박원홍 한나라당 의원은 한자 교육을 강화하는 현실의 추세와 한자문화권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고유 문화유산과의 관련성 등을 발의 사유로 밝히고 있다. 이 법안이 한자 교육을 체계있도 내실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기존의 어문정책 방향을 일거에 바꾸게 될 파괴력을 갖고 있음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다.한 나라의 어문정책은 법률로 한정될 문제가 아니다. 전국민의 의사소통에 대한 규범이라는 점에서 몇 명의 국회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법조문을 만들어 이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발상부터가 상식에 벗어난다. 듣자 하니 이법안을 상정하기까지 공청회 한 번 갖지 않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이 법안이 그동안 정부에서 어문정책을 아우르는 성격을 띤 '국어기본법'의 추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국어기본법이 바람직한 최상의 법안인지를 따로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적어도 공개적으로 입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자교육진흥법안이 국어기본법과의 관계설정도 생략한 채 불쑥 발의된 것이다. 그 내용 역시 국어기본법의 국어심의워(기존 기구), 국제한국어진흥원 설립, 국어검증시험 지원 등의 조항이 중앙·지방한자교육심의회 설치, 한자교육개발진흥원 설치, 한자검증시험지원 등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러니 국어기본법의 추진을 막기 위한 것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만도 하다.물론 이런 한자교육진흥법안이 불합리성이 곧 국어기본법의 합리성을 보증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국어가 표의체계라는 생각을 가진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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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20 23:02

[오목대] '메밀꽃 필 무렵'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들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주인공 허생원과 허생원의 아들로 유추되는 애송이 장돌뱅이 동이, 그리고 또 다른 잘돌뱅이 조선달이 함께 메밀꽃이 핀 밤기를 걸어가는 장면이다.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듯 아름다운 풍경이다.메밀은 아시아 북중부가 원산지로 줄기는 높이가 60∼90㎝이고 대공은 비어 있으며 곧고 붉은 색을 띤다. 잎은 세모꼴의 심장 모양으로 어긋나 있다. 중복(中伏, 양력 7월20일 전후)무렵 파종하며, 초가을에 흰 꽃이 총상(總狀) 꽃차례로 모여 핀다. 한줄기 꽃으로만 따지면 향기롭지도, 자태가 그리 곱다고 할 수 없다. 하나라 피었다 지면 주목도 못받을게 뻔하다. 하지만 무리지어 밭고랑을 메우고 있는 모습은 어지러울 정도로 환하다.이효석 작품의 배경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일대는 초가을 이면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봉평에서는 이효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때쯤 '효석문화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5회째이다. 소설의 무대 분위기를 살려 1930년대 봉평시장, 물레방아 등을 재현하고 6만여평의 메밀밭에서 지역축제를 개최한다. 지난해 축제기간중 전국에서 30여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파란 가을하늘 아래 그림처런 펼쳐진 메밀꽃을 우리 고장 고창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도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鶴苑)농장에 조성된 4만여평의 메밀밭에는 지금 이효석의 표현처럼 소금을 뿌려 놓은듯 메밀꽃이 만개했다. 이곳은 지난 봄에는 보리를 심어 온통 청녹색 물결을 이루었던 곳이기도 하다. 바람에 따라 펼쳐지는 너무나 유연한 물결이 많은 관광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 주었다.마침 어제부터 고창 선운산 일대에서 풍천장어와 꽃무릇축제가 열리고 있다. 꽃과 잎이 따로 피는 까닭에 상사화로도 불리는 꽃무릇은 선운사 초입부터 도솔암까지를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는다. 무서리 처럼 하얀 메밀과 붉게 타는 꽃무릇이 지금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지겹던 비도 그친 초가을 잠시 짬을 내 우리 고장의 아름다운 경관과 맛을 찾아 나서는 주말 나들이도 의미가 있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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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9 23:02

[오목대] 실력없는 교수뽑기

대학은 교수, 학생,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와서 갈고 가다듬어 더욱 높아진 능력을 가지고 사회에 진출되도록 되어 있다. 교수들은 평생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지식을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 직원은 이러한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한다. 이중 대학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수다. 학생들이 얼마만큼 뛰어난 능력을 배양하여 배출되는가를 결정하고,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의 세계를 열어주며, 이들 지식을 활용하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많은 대학들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의 대학들도 실력있는 교수를 뽑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때로는 아예 실력없는 교수를 뽑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그만큼 선발과정이 불투명하다. 심사위원이 좋아하면 교수로 뽑고 또는 싫어하면 탈락시킨다. 누가 보아도 실력있는 지원자가 분명한데도 그 사람이 탈락된다. 그러다 보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심지어 법정에 고소하는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은 교수를 논문의 질보다 논문의 양으로 뽑으려는 책임회피적인 모습도 보인다. 논문을 몇 개 썼는가를 신임교수선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하여 실력과 관계없이 교수를 뽑는 것을 제도화하고 있다. 박사 후 오랫동안 교수가 안된 사람이 더 많은 논문을 쓸 수 있다. 실력과 관계없는 것이다. 논문의 개수보다 논문 하나라도 세계적인 잡지에 실었는가가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같은 잡지에 실었더라도 논문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대학들이 세계일류대학으로 등장한 것은 1, 2차 세계대전을 거친 후이다. 유럽대륙이 전쟁에 빠져들어 유럽의 석학들이 유럽을 탈출하자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곳이 미국이다. 2차대전 이후에도 국적과 관계없이 세계최고의 두뇌들을 유치하였다. 그리고 조교수 기간동안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교수들을 가차없이 쫓겨냈다. 미국대학이 세계최고의 경쟁력과 연구능력을 가지게 된 배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번 뽑히면 평생 철밥통인 교수직을 실력보다는 심사위원의 선호도에 따라 뽑으니, 교수지망자도 실력보다는 인맥을 쌓는 데 더욱 신경을 쏟는다. 실력보다 인맥이 중요한 대학들이 얼마만큼 좋은 인재를 길러내고 얼마만큼 사회에 기여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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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8 23:02

[오목대] 책망(冊望)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천고마비(天高馬肥)니 등화가친(燈火可親)이니 하는 말이 모두 가을과 연관되지만 특히 등화가친은 바로 등불아래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자고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금언으로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란 말이 전한다. 남자란 모름지기 다섯 수레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님이 살았던 춘추시대의 격언이니 다섯 수레의 책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당시의 책이 죽간금하다. 당시의 책이 죽간(竹簡)에 쓰여진 점을 감안한다면 다섯 수레에 가득 채웠다한들 그 양은 지금으로 치면 불과 몇백권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정도의 책을 읽으면서도 어찌나 반복해서 여러번 읽었던지 죽간을 묶은 가죽문이 서너번씩 끊어지는 것이 예사였다는 일화가 전하는 것을 보면 독서란 모름지기 정독(精讀)이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역사적으로 수많은 철학자·위인들이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펴냈다. 나폴레옹은 전쟁중에 알프스 산맥을 넘으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 안중근(安重根)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혓바닥에 바늘이 솟는다고 했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우리나라의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독서광이란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책속에 길이 있고 독서가 국력이란 말이 전해 틀리지 않다.하지만 지금 사람들에게 이런 가르침이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21세기를 지식정보화시대라 할만큼 도처에 널린 것이 지식이요 정보다. 컴맹이 아닌 다음에야 인터넷에 들어가기만 해도 필요한 정보나 지식은 물론 고전(古典)의 발췌요약 내용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굳이 돈 들여 책을 사서 읽지 않아도 인스턴트 지식이 판을 치고 사이비 전문가가 지식의 세일즈에 버젓이 명함을 내밀어도 책 잡히지 않는 세태다.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1인당 연간 10권미만이라고 한다. 1년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지식정보화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랄 수밖에 없다. 사고(思考)의 깊이나 사물을 보는 통찰력, 마음의 양식을 쌓기 위해서는 독서의 힘을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해마다 독서의 계절은 돌아와도 그 의미는 날로 퇴색돼 가는 느낌이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고달퍼도 한 권의 책이라도 가까이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자. 글을 모르는 문맹보다 책맹(冊盲)이 더 비극적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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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7 23:02

[오목대] 할복과 자결(自決)

자살(自殺)이나 자결(自決)은 똑같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동기에 따라 의미선택은 달라진다. 가령 염세(厭世)나 신병, 가정형편등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 경우는 보통 자살이라 하지만 대의(大義)나 충정, 목적을 갖고 이름을 남기기위해 목숨을 끊을 경우는 자결로 표현된다. 그래서 같은 죽음이라도 자결로 표현될경우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죽음에대한 의미부여가 따른다.자결 가운데도 대표적인 방식이 할복(割腹)이다. 말그대로 배를 갈라 자살하는 이 방식은 일본 사무라이의 전통적 풍습이다. 다른 말로 무사도(武士道)요, '칼의 문화'로도 표현되는 할복은 일본의 전통민중연극인 가부키( ) '주신구라( )'에서 잘 나타난다. 쇼부( )시대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할복자살한 영주를 위해 47명의 부하 사무라이들이 원수를 갚은뒤 모두 할복자살한다는게 이 연극의 기둥줄거리다. 이로써 영주에 대한 의리와 쇼부에 대한 충성을 동시에 충족시킴으로써 국민적 영웅시 되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지난 70년 11월 '이것이 일본이다'를 쓴 극우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육상자위대 건물위에서 '우익은 죽었는가'를 외치며 할복자살 함으로써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일이 있다.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자결이나 할복의 경우가 없지 않았다. 구한말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자결한 매천(梅泉) 황현(黃玹)이나 의병활동끝에 대마도로 끌려가 순국한 최익현(崔益鉉)이 대표적이다. 1907년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며 할복자살한 이준(李儁)열사의 의거는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기록적인 애국충정의 표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비해 국민의 정부때 검찰에 불려간 전 안기부장이나 재임중 부정과 관련해 국회에 출석된 전 축협회장이 할복을 기도한것은 동렬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자해(自害)행위에 다름아니다.지난 10일 멕시코 칸쿤 WTO 회의장 앞에서 자결한 이경해(李京海)전 농업경영인연합회장의 죽음이 우리를 숙연케 한다. 그는 이 시대 대표적인 농민운동가로 농업을 지키기 위해 끝내 목숨을 던진 의인으로 기록될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지난 90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때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차례 할목자살을 기도한바 있었다. 그때 입은 상처로 오랜 병상생활을 했던 그가 이번에는 할복대신 스스로 심장을 칼로 찔러 자결했으니 그 비장함을 어떤말로 표현할수 있을까. 농민의 아픔을 안고 간 우리고장 출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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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6 23:02

[오목대] 주민소환제

5·16군사혁명으로 중단된 지방자치제가 우여곡절 끝에 부활(1991년)된지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다. 조금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부활 첫해에 실시된 지방선거는 의회만 구성했기 때문에, 온전환 지방자치는 4대선거(광역단체장·의원, 기초단체장·의원)가 치러진 1995년 부터 실시됐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올해로 겨우 8년째다.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니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고, 얼마간 시행착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민들은 시행 초기 거듭되는 불미스러운 사태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시행착오도 시행착오 나름이다. 용인할 수 있는 선이 있고,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될 사항도 있다. 단체장이나 의원의 결심이나 행동이 몇몇 사람의 피해로 끝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 피해가 광범위하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경우도 있다. 막말 같지만 단체장의 뇌물수수는 적발해서 법으로 엄단하면 사태를 마무리지을 수 있으나, 잘못된 정책결정은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두고두고 주민들의 목줄을 죌수도 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것은 선거적 공직자는 사법처리만 당하지 않으면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에, 인사나 정책 및 예산에 대해 전횡을 해도 효과적으로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요즘 지방자치단체장을 놓고 '제왕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민주정치를 시행하는 나라 가운데 직접민주정치제도를 병해하지 않은 나라는 많지 않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행되지 않는 제도이지만 미국과 독일·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된 제도이다. '주민투표제'가 바로 그 직접민주정치제의 수단이다. 물론 직접민주제의 폐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단체장이 소신있는 행정을 펼치기가 어렵고, 정치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투표과정에서의 주민갈등이 불거질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은 소환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청구요건 및 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얼마든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제 주민들에게 고추가루 뿌려놓고 재채기 한다고 나무라거나 잘살게 해주겠다는데 웬 잔말이 많느냐고 호통치는 단체장은 주민들이 나서 응징할 때도 됐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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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5 23:02

[오목대] '한가위'

'내일같이 명절인 밤은 부엌에 째듯하니 불이 밝고 솥뚜껑이 놀으며 구수한 내음새 곰국이 무르끊고/방안에서는 일가집 할머니가 와서 마을의 소문을 펴며 조개송편에 달송편에 죈두기송편에 떡을 빚는 곁에서/나는 밤소 팥소 설탕든 콩가루소를 먹으며 설탕든 콩가루소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나는 얼마나 반죽을 주므르며 흰가루손이 되어 떡을 빚고 싶은지 모른다'해방후 북한에 잔류해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시인 백석(白石)의 산문시 '고야(古夜)'에 나오는 한가위 전야의 모습이다. 이 얼마나 정겹고 살가운 우리네 명절의 정경인가. 아마도 지금 50년대이후 세대들에게 이런 한가위 소묘는 지워지지 않은 추억으로 고이 간직돼 있으리라.내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바로 그 한가위 날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도 있듯이 한 해 가장 풍성하고 마음이 넉넉한 날이다. 햅쌀밥에 햅과일로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길에 나서는 발길이 그렇게 가볍고 즐거울수 없다. 가족간이나 이웃간에 전을 주고받고 곤궁한 사람들을 도와 함께 기쁨을 누리는 미덕이 조상 전래의 우리 한가위, 추석절 풍속이다.그러나 올해 추석은 연휴가 5일이나 되면서 추석을 제대로 쇠기보다는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풍조가 만연해 씁슬한 여운을 남긴다. 일찌감치 성묘를 끝낸 사람들이 관광지로, 해외로 줄줄이 나들이에 나서는 모습이 영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관혼상제는 우리 민속이 가장 큰 정성으로 지켜온 덕목이다. 아무리 사회가 다변화하고 이기주의와 편의주의가 만연한다 해도 절차와 도리를 외면하는 파격은 옳은 일이 아니다. 성묘는 일찌감치 끝내고 황금연휴는 관광지에서 보내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정의 손길마저 외면하는 세태로는 국면적 동질감이나 화합의 미덕은 찾을 수 없다.하물며 지금 나라 형편은 어떤가. 서민을 옥죄는 경제불안, 늘어나는 가계빚,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한 숨, 세 다툼에만 열중하는 정치권의 파열음, 이 모든것이 추석의 정취보다는 국민들의 가슴을 불안의 그림자로 더욱 짓누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추석은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이웃이 함께 정을 나누는 날이다. 내일 추석이 차라리 없는것만도 못하게 쓸슬한 우리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나눔과 보살핌의 날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야 두둥실 뜬 부름달도 한결 밝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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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0 23:02

[오목대] 애완동물 유감

애완동물의 역사는 꽤나길다. 기원전부터 이미 이집트에서 고양이를 길렀으며 로마시대에도 일부 부유층에서 개나 원숭이를 길렀다.는 기록이 전한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가축의 개념을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애완동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것은 19세기 이후이며 오늘날 애완산업으로까지 발전하게 된것은 불과 20∼30년전 일이다.애완동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동물이 개다. 한참 지난 통계지만 유럽에서 기르고 있는 애완견만 3천6백만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고양이 새, 토끼는 물론 원숭이, 뱀, 이구아나와 같은 파충류도 있다.서구 사람들의 동물 애완(愛玩)취미는 각별하다. 개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보살피고 사랑한다. 애완견이나 고양이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것은 보통이고 껴안고 입맞추고 나들이도 함께한다. 그러니 애완산업이 번창할 수 밖에. 애완동물을 위한 식료품점, 미용실, 놀이기구점이 성업이고 수의(獸醫)서비스를 위한 동물병원도 번창일로다. 일본에서는 전용 온천욕장까지 여업중이라 한다.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때로는 가족같고 애인보다 나은 친구'라고 생각하는 애완동물 애호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할 수 없지만 특히 애완견의 경우는 가히 폭발적 증가세다.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줏가가 오르고 도시 주택가에 애견숍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동물의료보험이 생기고 머지않아 애완견 장례식장까지 등장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이 빈 말이 아니다.그러나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는만큼 지켜야 할 에티켓도 엄중하다. 특히 애완견의 경우 품에 안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아ㅖ 식당에까지 데리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자기 취향만 생각했지 타인의 혐오감은 염두에도 두지 않는 이런 몰염치가 어디 있는가. 공원이나 아침 등산길에 개를 데리고 다니며 아무데나 배설시키는 일도 흔하다. 줄을 매지않아 등산객들을 깜짝깜짝 놀래키기도 하는 이런 사람들이 이를 지적하면 눈을 부릅뜨고 싸우러 덤비는 꼴은 한심하다 못해 괘씸하다는 생각이다.건교부가 앞으로는 애완동물의 도시공원 출입을 금하는 법제화를 추진할 모양이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이 공원주변 환경을 훼손하는데다 덩치가 큰 개같은 경우 사람들을 위협할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애완동물이 애완을 넘어서 사람들의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등산로에서도 단속을 강화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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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09 23:02

[오목대] 정치권 지각변동

지난 4일 민주당 마지막 당무회의가 결렬된 직후, 신당추진파가 창당준비위 발족을 공식 선언하고 이른바 '창당 로드맵'을 가시화 시켰다. 때마침 한나라당도 '60대 퇴진론'에 이어 '5·6공 출신과 영남 물갈이론'이 불거져 내흥이 깊어지고 있다.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으나 그동안 정치권에 끊임없이 나돌던 '9월 빅뱅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 출발 때부터 심상찮은 기운이 돌더니만 이제 정치권의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같은 당 식구끼리, 그것도 집권 여당에서 기득권 수호세력이니, 개혁을 빙자한 권력투쟁이니 하며 국민들 보기 민망할 정도로 싸울 바에는 차라리 헤어지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또 1인 보스 정치나 망국적인 지역주의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 기존의 정치틀을 깨는 것도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개혁으로 위장해 걸리적거리는 정치세력을 제거하려 한다든가, 신권위의 창출을 위해 헤쳐모여식 창당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다시말해 나를 따르는 자는 개혁적 정치인이요, 나를 반대하는 자는 수구보수적 정치인으로 편을 갈라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가 어렵다는 말이다.사실 문주당에 몸담고 있는 의원들 가운데 지역주의에 기대지 않고, 또는 민주당 자금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당선된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솥밥 먹으며 그덕보고 살아돈 사람까리 어느날 갑자기, 뚜렷한 기준도 없이,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 삿대질을 해대고 있으니, 솔직히 말해 국민들은 헷갈린다. 특히 우리 전북은 더 헷갈린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매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정세균·김원기·이강래·장영달·정동영·정세균의원은 신당파로, 김태식·이협·장성원·정균환의원은 잔류파로 분류하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갈라놓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가뜩이나 인적 동력이 모자란 전북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3김시대 처럼 '지팡이만 갖다 꽂아도 당선된다'는 암울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서 하는 말은 아니다. 어떤 지역이든 여야의원이 함께 배출돼야 건강한 정치가 이뤄진다는 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재창출하여 제2의 도약기를 맞나 싶었는데, 역으로 정치권의 지각 변동 앞에 떨고 있으니 웬지 마음이 심란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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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08 23:02

[오목대] 自害 행위

자해란 자신의 신체에 의도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행동을 뜻한다. 이런 자해는 주로 정신적인 질환을 가진 성격 장애자들이 대다수인데, 보통 사람들보다 내성적이고 신경질적이고 적대감이 많은 편이다. 정신과에 입원한 환자의 약 4%가 이런 자해를 시도하며 성별로 보자면 여자가 남자에 비해 세 배 정도 많은 편이다. 그리고 정신과 환자들의 바해 빈도는 일반인에 비해서 약 50배 높다.그런데 이런 자해 행위는 정신질환자 또는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살마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 또다른 자해 행위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집회현장에서 하는 삭발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머리를 깎는 행위는 자신들의 생각을 강하게 나타내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언론도 자해행위를 하는 모양이다. 일전에 감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서 일부 언론들이 부정적인 보도를 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표현한 말이다. 정치권에서도 일부 기업으로부터 검은 돈을 받았다는 의심을 산 한 정치인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선거자금과 관련해서 폭로성 발언을 한 것 역시 자해 자해성 발언이다.그런데 이런 사회 속의 자해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화가 소미화씨는 그 현주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행해지는 인간의 각종 역설적인 행위로서의 자해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해는 그 속성상 아무 때나 하면 그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요즈음 위도 방폐장과 관련해서 부안 주민들의 반대가 대단한 모양이다. 그 과정에서 관공서 건물이 불타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것을 보아야 했다. 이제는 그 반대집회 현장에 어린 초등학생이 참가하는 것도 보게 되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까지 앞세워야 하는 이런 모습은 절박한 '자해행위'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러나 자해행위에도 금도가 있는 법이다. 자식은 부모를 위한 존재가 아니다. 초등학생이라면 아직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기에 이른 나이라고 본다. 아무리 혈육의 정으로 엮인 사이라 하더라도 자식을 앞세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9.06 23:02

[오목대] '잠재능력 선발제'

인간의 뇌는 겉으로 볼때는 주름진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약 1백40억개의 뇌세포가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돼 정신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는 인체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도 신비한 기관이다. 인간이 만든 어떠한 컴퓨터도 뇌의 정교한 정보교환기능을 따라갈 수 없다. 뇌야말로 잠재능력이 무궁무진한 슈퍼컴퓨터인 것이다. 그런데도 보통사람은 생전에 자신의 뇌를 10% 정도만 활용하다가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이같은 잠재능력을 극대화시켜 인류 발전에 크게 공헌한 과학자가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의 뇌의 무게는 1.23㎏으로 보통 성인남성의 평균무게인 1.4㎏은 물론 여성 평균인 1.25㎏보다 가벼웠다. 하지만 기하학적 중간구성및 계산능력을 담당하는 두정엽(頭頂葉)이란 부분이 정산인보다 15% 정도 더 넓었다고 한다. 그의 비상한 수학적 천재성은 바로 여기서 발휘된것이다. 반면에 언어영역을 맡고 있는 측두엽은 정상인보다 작았다고 한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다섯살이 되어서야 말을 하기 시작했고, 학교때 국어성적은 언제나 바닥권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이 저능아로 찍혀 초등학교 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인간에게는 타고난 재능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깨달았다 하더라도 별로 가치가 없다고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자 기능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엊그제 전북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수험생의 잠재능력을 보고 선발하는 '입시제도 개혁방향'을 발표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두재균총장 취임 1극년을 맞아 발표한 이 개혁안은 고교 2학년 수료학생을 대상으로 2학년때까지의 학생부와 심층면접 방식을 통해 잠재능력을 평가하여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가 정확되면 지방의 무수인재를 조기 발굴해 확보할 수 있을 뿐아니라 고교 3학년의 수업을 정상화시키고 사교육비 지출경감 효과도 기대된다.하지만 우려되는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잠재능력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모호하고, 처음 도입하기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점등이다. 우수학생의 호응 여부도 제도 성공여부의 관건이다. 앞으로 충분히 연구돼야 할 과제이긴 하지만 이 제도가 지방대학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9.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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