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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면책특권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17세기 영국의 권리장전에서 기원됐다. 당시 왕권이나 교회권 또는 독재권력으로 부터 국회의원의 발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후 미국 헌법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인정되었고 오늘날 세계 대부분 국가의 헌법에 명문화 되어있다.우리 헌법도 제45조에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이 면책특권은 헌법 제44조의 회기중 '불체포특권'과 함께 국회의원의 2대 특권에 해당된다.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권력에 맞서 민주와 인권을 위한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데 있다. 그러나 문제는 면책특권이 악용 또는 남용되면서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데 있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허위사실을 폭로하거나 고의적으로 타인의 명예을 훼손하려는 불순한 행위가 역대 국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했다. '아니면 말고'식의 허위사실을 폭로하여 타인의 명예와 인격에 심대한 타격을 준 당사자는 면책특권의 방패속에 숨어버리고 피해자는 억울함과 불명예를 감내해야만 했다. 이에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이같은 역작용을 막기위해 선진민주국가에서는 면책특권에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독일의회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면책특권에서 제외시켰다. 미국의 경우에도 의정활동을 입법적행위와 정치적행위로 구분해 입법적행위에만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있다.최근 정기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김무성의원의 개혁당 유시민의원에 대한 '색깔폭로'발언에 이어 한나라당 심규철의원에 '정대철 전대표 SK자금 2백억원 수수'발언을 놓고 '면책특권 제한론'이 통합신당에 의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민주화의 독재 비판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상당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현재는 민주화의 진전으로 행정권력보다 의회의 권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현실에서는 면책특권에 대해 선진민주국가처럼 일정부분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본다. 밑고 끝도 없는 '카더라' 발언이 난무하다보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나 무관심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0.24 23:02

[오목대] 교토의 관광정책

교토시에는 1년에 약 4천만명의 관광객이 와서 약5조원을 지출한다. 일본 전체 관광수입의 10%에 이르는 액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토시에 비상이 걸려있다. 관광객수입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일본 최고의 역사문화도시이고 세계문화 유산이 산재해 있음에도 방문객이 줄고 있는 것이다.그 이유는 일본인들이 점차 역사유적의 통과형관광이나 관람형 관광에서, 참가하고 체험하는 자기실현형 관광으로 취향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각 지방들이 자기고유의 문화를 개바하여 체재형 관광객을 유치하다보니 그 경쟁이 갈수록 극심해지기 때무니다. 모든 지역들이 나름대로 자기실현형 관광산품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단의 예를 들면, 1984년 교토를 방문하던 수학여행자수가 150만명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그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 가족이나 친구들끼리의 소규모 방문이 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방문이 늘고 있다. 수학여행단도 수규모화 되어 2∼30명이 꼼꼼하게 살펴보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전체적으로 관광객이 소규모화, 개인화되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대규모 숙박개긍ㄹ 위한 여관업이 쇠퇴하고 호텔이나 민박 등 다양한 기호에 맞출 수 있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 교토시는 다양한 곤광정책을 개발하고 있다.첫째, 역사문화유적 중심의 관광자원을 다원화 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교토의 정체성을 지키되 전통산업의 관광화 (질물, 칠보, 부채, 인형, 술, 차, 과자, 종이 등), 공장과 상점가의 관광상품화 술체험, 거리장식 등), 각종 산업 또는 문화 엑스포와 전시회의 적극적인 개최(전통공예, 하이테크, 환경, 예술, 예능, 책 전시회 등), 컨벤션과 국제회의 유치, 새로운 형태의 관광개발(농업, 생태, 건강, 스포츠, 쇼핑, 학습관광 등)을 도모하고 있다. 둘째, 광광객 접객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통체계, 숙박업, 연계관광코스 등을 다양화, 고급화하고, 한 곳에서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도록 집접화시키고 있다. 셋째,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인적 유대를 확대하고, 관광인력과 추진체계의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교토시의 이러한 노력에서 전라북도가 배워야 할 것들이 아주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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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23 23:02

[오목대] 性的 환상

프로이드 학파의 심리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일본인 기시다슈가 '성(性)은 환상이다'란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본능이 고장나버린 동물이다. 성에 대한 본능도 고장나 있다. 따라서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에 따른 정상적인 섹스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섹스 없이는 인류가 멸망할것이므로 인간은 여러가지 환상장치를 고안해 내 이런 불능을 극복하고자 했다. 섹스에 있어 남자는 능동적이고 여자는 수동적이라는 관점도 이런 환상장치의 하나다'그는 섹스의 본질은 성적 욕구충족에 있는것이 아니라 인류의 삶을 자본주의 형태로 진화시키는데 기여한것이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즉 남자는 종족보존을 위해 여자가 필요했고 여자는 생산 기능을 제공하는 대신 유혹을 위해 몸매를 가꾸는데 노력했다는 식이다. 이런 논리가 꼭 들어맞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성적 담론의 하나일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성적 환상장치'라는 대목에 일정 부분 수긍이 간다는 점이다.최근 부부끼리 배우자를 바꿔가며 성적 쾌락을 즐기는 스와핑(swapping)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원조교제와 청소년 매매춘에 이어 터져 나온 이런 망칙한(?) 성문란 행위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도 크다. 스와핑 현장을 공개하는 화면이 TV뉴스에 비칠대 앵커는 '무너지는 성 윤리'를 나무라면서 '차마 말로 전하기 어렵다'는 멘트로 자괴감을 토로했다.그러나 어쩌다가 우리의 성윤리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개탄하기 앞서 우리 젊은세대의식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올 초 어느 일간신문이 조사한 2030세대의 성의식을 보면 성경험자 10명중 1명은 '여러사람과 그룹섹스를 하거나 파트너를 바꾸는 스와 핑도 괜찮다(16.3%)'고 답하고 있다. '한 장소에서 3명 이상의 상대와 그룹섹스를 경험한적이 있다(11.2%)고도 했다. 그 중에는 실제 스와핑 경험자도 4.8%에 달한것으로 드러났다.스와핑은 원조교제나 성매매처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오직 치료해야 할 성 도착증인지, 부부간의 은밀한 선택인지의 판단만 있을 뿐이다. 남녀간 능동·수동을 따질 필요도 없다. '성의 환상'을 하나 더 확인시킨 쾌락의 방법상 문제일 뿐인 것이다.그러나 우리 사회의 성윤리기준으로 볼때 스와핑은 분명 패륜이라고 볼수밖에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말(馬)도 사촌끼리는 흘레를 하지않는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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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22 23:02

[오목대] 생명에 대한 윤리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계속 연장되고 있다. 한 세기가 지나면 인간이 1백50세까지도 살 수 있을것이란 의학게의 보고도 있다. 그러나 그런 삶도 생명의 가치가 충분히 보장될 때 행복의 문을 통과할 수 잇다. 다만 숨을 쉰다는 것만으로 수명의 연장을 기뻐할 일은 아니다. 살아 있으되 생명의 존엄을 유지할 수 없는 삶은 암런 의미가 없다.식물인간과 안락사 문제가 의료계의 오랜 화두가 되는것도 바로 진정한 의미의 생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뜻에서다. 식물인간은 뇌간(腦幹)이 살아있어 반사기능이 있고 어느 정도 지나면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도 숨을 쉰다고 한다. 그러나 혼수상태에 빠져 의식불명인채 오직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이런 식물인간에게 삶이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치병 환자에 대한 안락사(安樂死)문제는 여전히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찬성론자들은 인간이 고통속에 추한 모습으로 죽느니 차라리 편안하게 깨끗한 죽음을 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는 일부 주(州)에서 이를 허용하는 법을 시행하는 곳도 있고 몇해전 네델란드에서도 법률을 통과시킨바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신(神)이 준 생명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끊는다는것은 죄악이라고 못박는다. 극단론자들은 안락사가 말기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보다는 과다한 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자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우리나라도 이미 뇌사(腦死)판정과 뇌사자의 장기이식을 합법화하는 법률을 제정한바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이를 환영하지만 종교계에서는 여전히 반대론을 펴고 있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법이나 논리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에서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재(混在)는 소극적이나마 안락사 문제를 외면할 수 없계하는것도 사실이다.엊그제 서울에서 희귀병에 걸려 식물인간이 된 딸의 인공호흡기를 떼낸 40대 가장이 살인혐의로 입건됐다한다. 6년동안 3억원이 넘는 치료비를 감당하다 못해 술김에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안락사 반대론자들이 우려한 고의적 간접살인의 현장이다. 그러나 치라서 과연 이 가장의 패륜을 인륜의 잣대로만 매도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비극적인 예가 어디 이 가정뿐일까? 차제에 생명에 대한 윤리는 어느 정도까지 지켜져야 하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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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21 23:02

[오목대] 代價性

정치의 속성이 애당초 도덕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해서인지 우리나라 처럼 정치가 타락하고 정치인이 부패한 나라도 드문 것 같다. 과거 이승만 정권이나 군사독재시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후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정치는 끊임없이 부정부패와 타락의 중심축을 이뤄왔다. 특히 정권이 바뀌는 정치적 변혁기에는 내노라하는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사례를 어렵잖게 보아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요즘은 시도때도 없이, 내편네편 가릴것 없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부패 정치인이 부쩍 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뒤집어 보면, 이제 국민들 이식수준이 높아져 사회가 그만큼 투명해지면서, 정치인에게도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한데 부정한 돈을 받은 낯두꺼운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녹음기를 틀어놓은듯 '내가 받은 돈은 대가성(代價性)이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이라고 항변한다. 그것도 처음에는 '일면식도 없다, 기억이 없다, 한두번 본적이 있다, 만났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여러번 말을 바꾸다가 검찰에 소환돼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서야 '대가성 없는 돈'임을 주장한다. 또 어떤 정치인은 한술 더 떠 '떡값이다,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라서 잠깐 빌린 것이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박박 우긴다. 결국은 대부분 뇌물수수죄로 '영어의 몸'이 되지만, 버틸데 까지는 버티는 것이 정치인들의 습성이다. 한번 냉정하게 따져보자. 순수한 현금이나 성금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 엄밀한 의미의 '대가성 없는 돈'이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기업인이, 또 민원인이 정치인에게 돈을 갖다주는데 바라는 것이 없다니, 말이 되는가. 상대가 힘있는 정치인이 아닌 자연인이라면 어떤 정신나간 사람이 아무런 이유도 조건도 없이 돈보따리 싸다가 바치겠는가 말이다.최도술(崔導術)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이 SK에서 1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이가운데 3억9천만원은 순수한 정치자금이며 나머지는 '전달자'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고민끝에 최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와 정치자금법 이반죄를 동시에 적용했다. 정권 실세가, 그것도 정권 초기에 구속되는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국면들은 최씨 사건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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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20 23:02

[오목대] 돼지구이論

'내 친구 M이 친절하게도 내게 읽고 설명해 준 어떤 중국 문헌에 의하면…'으로 시작하는 찰스 램의 수필 '돼지구이론'은 제목 그대로 돼지구이에 대한 유래를 소재로 한다. 오래 전 읽었던 이 수필의 내용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들이 있다.당시 사람들은 돼지를 사치품 정도로 알았다는 인식, 우연한 기회에 돼지가 불에 타 죽게 되었다는 사건, 어설픈 아들 보보의 돼지에 대한새로운 경험, 즉 불에 탄 새끼 돼지의 맛을 본 경험, 이런 아들을 징계하는 아버지, 이들 부자에 대한 배심원들의 평결과 재판관의 태도 등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엉둥하게도 이 돼지구이론이란 작품이 머릿속을 스치게 만든 것은 요즈음의 우리나라 정세 때문이다. 정치에 관한 한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알면서도 '생각의 참을 수 없는 유로(流露)'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면서 어리석음의 전철을 밟는다.'돼지구이론'의 중국 사람들은 금기시 하는 관념을 하나 갖고 있다. 즉 돼지는 태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대통령 역시 마구 다뤄서는 안된다는 생각들을 예전에는 했었다. 돼지가 불에 탄 것이 우연이었다면 대통령을 험담하는 것은 고의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더 고약하다. 그리고 돼지고기는 그 긍정적인 반응, 즉 맛이 좋아서 아버지까지 범죄행위에 동참하게 되는데 대통령에 대한 험담에 영합하는 무리들이 얻으려 하는 것이 과연 나라의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잇는지 알 길이 없다. 돼지구이에 대한 사람들의 금기(禁忌)가 깨진 것은 재판관과 배심원 등이 이들 부자의 행위가 이유있다고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 이후 북경에서는 돼지우리에 말 그대로 '불 났다'는 찰스 램의 이야기다. 이런 황당할 만큼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돼지의 자리에 대통령을 넣어 부정적으로 패러디된 현실이 한국의 정치판 아닌가 싶다.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던 권위가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 일례로 교사를 평범한 직장인으로 인식하게 된 발판은 사소한 데서 출발했다. 늘상 예비 범죄자로 만드는 촌지 이야기 등이 주된 불쏘시개였다. 특정 사건을 일반화된 관념으로 보편화시키는 것, 나쁘게 말하면 사건의 왜곡과 확대재생산하는 악역은 예나 지금이나 일부 언론이다. 이제는 대통령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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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18 23:02

[오목대] 有人 우주선

有人 우주선인류가 우주탐사의 효시인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은 불과 반세기도 되지 않는다. 1957년 10월4일 옛소련 지구상공 9백㎞에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프투니크호를 쏘아 올렸다. 지름 58㎝, 무게 83.6㎏의 공모양을 한 이 인공위성은 지구상공 궤도를 돌면서 메시지를 지상에 보내왔다. 우주개발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 소식에 미국은 온 나라가 뒤집혔다. '제2의 진주만사건'으로 까지 간주한 미국은 서둘러 '우주법'을 제정하고 국립항공 우주국(NASA)을 설립하는 등 우주개발에 본격 나섰다. 미국은 1958년 1월 익스플로러 1호 위성 발사에 성공했지만, 소련은 다시 1961년 4월12일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이 탄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그후 미국은 2백50억달러라는 거액이 투입된 '아폴로계획'으로 마침내 1969년 7월20일 닐 암스트롱을 달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우주개발경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이런 가운데 중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양리웨이를 태운 우주선 '선저우() 5호'가 21시간20분동안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어제 오전 6시 내몽고 초원지대에 성공적으로 안착 귀환했다. 이로써 중국은 소련 미국에 이어 세번째의 유인 우주선 보유국이 됐다.중국 전체는 13억 국민의 환호속에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고 한다. 21세기 들어 베이징올림픽, 상하이 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는 등 중화대국(中嬅大國)을 실현할 부푼 꿈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성공은 첨단과학기술의 결집체인 우주개발분야의 패권경쟁에서 한발 물러선 러시아를 제치고 초강대국 미국과 겨룰 수 있는 기술강대국이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은 이번의 성공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자부심을 대내외에 과시한 만큼 앞으로 우주탐사 계획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3년내에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고, 2010년까지 달에 착륙해 기지를 건설하며, 오는 2040년까지 화성에 무인우주선을 발사한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1인당 GNP 1천달러 국가에 불과한 중국이 이처럼 우주개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것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인 국가지도자들이 과학자에 대한 우대 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수십억달러의 개발비를 아낌없이 투자한 성과물로 볼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IT기술등도 곧 추월당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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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17 23:02

[오목대] 축제의 달

10월은 전통적으로 축제의 달이다. 곡식은 익고 하늘은 푸르니 신에게 풍년을 자축하며 놀던 전통이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10월에 시·군이 한번씩은 축제를 한다. 전주에서는 서예비엔날레, 소리축제, 산조축제, 약령시제전, 마임축제, 전주행위예술제, 전국체전 문화행사 등 무려 7개의 축제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민이 참여하여 집단적으로 신명난 판을 만들겠다는 뜻보다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와서 관람하고 즐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각종 공연과 예술을 활성화시키거나 지역이미지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각각의 축제가 맡은 바 목적과 대상이 다르다. 8월말에 행해진 무주 반딧불이축제와 10월초에 행해진 김제 지평선축제가 관광효과가 있는 축제이다. 이들은 이미지가 뚜렷하고 따라서 이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쉽게 흥미를 느끼고 이를 보러 온다. 무주 반딧불이 축제는 밤에 칠흑 같은 골짜기에서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만난다. 반딧불이가 나타나면 꼬마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그만큼 호기심을 자아내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대전, 전주, 서울에서 부모들이 가족을 데리고 구경하러 온다. 이에 비해 김제 지평선축제는 농촌에 대한 회고에 젖어 보려는 부모들이 가족을 데리고 온다. 대체로 지역주민을 제외하면 전주, 이리, 군산, 정읍 등지에서 온다. 그러나 주민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가요대회나 초청가수들의 공연이다. 이를 보러 주민들이 바쁜 일손을 멈추고 축제현장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남원 흥부제, 임실 소충·사선문화제, 고창 모양성제, 정읍사문화제가 대체로 이러한 행사를 중심으로 하는 축제다. 이들 축제는 외부인을 향한 축제라기보다 주민을 위한 축제다. 물론 주민만을 위한 축제도 충분히 좋은 축제라고 할 수 있다. 목적에 따라 다양한 축제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에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즐기는 주민참여 위주의 축제가 적다. 10월초에 행해진 천안삼거리축제는 천안흥타령축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주민들이 나와서 춤을 추며 경쟁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바꾸었다. 그러자 많은 주민들이 자기팀을 응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와 응원하며 즐거워했다. 물론 첫해라 많은 문제는 있었지만, 주민참여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축제였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0.16 23:02

[오목대] 얼룩이 연설

역대 미국 대통령중 리차드 닉슨은 비교적 후한 점수를 못받는 대통령 축에 든다. 헨리 키신저 같은 훌륭한 보좌관 덕택에 중국과 국교를 트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이란 희대의 스캔들로 결국 대통령직을 사임한 그다. 스스로 진보주의 세력이나 언론들로부터 핍박받고 있다고 믿은 그는 일종의 피해망상증에 시달리면서 지식인들을 경멸하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한 지도자로 평가 받았다.그런 그였지만 그의 명연설(?) 하나는 오늘날까지 두고두고 정치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일명 '얼룩이 연설'이라 불리우는 30분자리 TV연설이 그것이다.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때 아이젠하워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한 닉슨은 한 기업단체로부터 1만8천달러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다. 뉴욕 포스트지가 이런 사실을 폭로하자 여타 신문들도 사설등을 통해 이를 집중공격하며 그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궁지에 몰린 닉슨이 TV에 나와 한 연설이 바로 '얼룩이 연설'이다.닉슨은 '내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만 그 돈을 나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재산과 부채내역을 상세히 공개했다. 당시 정치인들에겐 전례가 없던 일종의 회계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그러고 나서 나온것이 예의 '얼룩이 연설'이다. 그는 한 지지자로부터 얼룩이라는 이름의 강아지 한 마리를 개인적으로 선물받았지만 남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그 강아지를 소중하게 간직할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법과 선의(善意)의 경계를 감성에 호소한 그의 연설은 매우 감동적이었다는게 시청자들의 평이었다.노무현대통령의 재신임 제의로 나라안이 요동치고 있다. 측근중의 측근인 최도술씨의 SK비자금 수수혐의가 그 진원이다. 닉슨의 경우처럼 노대통령이 직접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 돈의 성격은 선의의 '얼룩이'를 넘어 정경유착 비리의 표본처럼 비쳐지고 있다. 도덕성을 정치새명으로 정상에 오른 노대통령이 국민의 감성에 호소하는듯한 국민투표 제의로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기자간담회나 국회 시정연설에서 보인 그의 직설적 호소기법은 얼핏 '얼룩이 연설'을 연상시킨다. 물론 그의 그런 호소가 감동으로 작용할지 한갖 변설(辯洩)로 그칠지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국민투표의 표심은 그 다음에 향방이 좌우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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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15 23:02

[오목대] 텅 빈 스탠드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 되기전 전국체육대회는 1년에 한번씩 맞는 국가적 체육축제였다. 각 시도 대표팀이 총출전하여 각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매달 경쟁을 벌이며 스포츠를 통한 화합 한 마당을 연출해 냈다. '체력이 곧 국력'이라는 케치프레이즈는 전국체전의 열기로 확인되는 국민적 합의였다.올해로 84회째 맞는 이 대회는 또한 스포츠 기록의 산실이다. 종목별로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체전을 통해 발굴되고 성장했다. 아시안게임과 올릭픽을 치러낸 우리나라 스포츠의 저력이 전국체전을 통해 다져지고 결실을 맞은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그러나 오늘날 전국 체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크게 시들해졌다. 프로스포츠를 접한 이후부터다. 80년대 프로야구 등장에 이어 축구·농구·배구·등 구기종목의 인기는 이미 순수 아마추어 스포츠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지난해 월드컵 축구 열기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육상·레슬링·권투·씨름등 개인 종목도 마찬가지다. 전국체전 못지않게 종별대회가 더 인기다. 굳이 체전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기록갱신이나 선수층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전국체전은 스포츠 자체보다 부대 문화행사나 개폐회식 식전·식후 매스게임에 흥미를 느끼는게 고작일 정도다.전주를 비롯 도내 시군에서 지난 10일 개막된 올해 체전이 중반을 넘기고 있지만 도무지 열기가 살아나지 않고 잇다. 경기자마다 선수나 임원들의 외침은 들리지만 스탠드는 텅빈 상태다. 수영이나 체조등 인기종목은 비교적 관중의 참관률이 높지만 육상경기가 열리고 있는 전주종합경기장의 경우 관중수는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물론 시기적으로 가을 행락척과 겹쳐 체전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미흡하다. 억지로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끌어 들이기는 흥미유발 요인이 빈약한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의 체육에 대한 눈높이를 과거의 잣대로 평가하기란 무리다.현재 아마추어 스포츠는 박탈감과 위기감에 놓여있다. 국위선양이나 국민통합의 주역이란 자부심은 설 땅을 잃어가고 잇다. 생존을 위해서는 프로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국체전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혁이 요구된다. 관중을 스탠드로 글어들일 스포츠 비지니스 기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성적 지상주의보다는 스포츠맨쉽에 입각한 페어플레이가 그 행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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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14 23:02

[오목대] 금(金)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소중하게 여겨온 재화(財貨)를 꼽으라면 단연 금(金)을 들 수 있다. 금은 변치않는 색깔과 독특한 광채, 주조와 합금이 용이성 그리고 보통의 화학약품에 용해되지 않은ㄴ 점 등 몇가지 고유한 특징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을 뿐 아니라, 산출량이 적어서 귀금속 대우를 받으면서 화폐가치의 척도로 이용되어 왔다. 금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구약성서 창세기에 언급이 돼 있고,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도 기원전 3500년경 것으로 추정되는 금제장신구가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기원전 5000년경 부터 인류의 삶 속에 자리잡았던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금을 빼놓고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반만년 역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과 각종 장신구는 '귀금속 세공술의 총아'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한 황금문화를 꽃피웠다. 금은 또한 우리의 의식 속에 '악귀를 는 위력''질병을 치료하는 효험''변치않는 사랑의 징표''부와 권위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지난 1997년 IMF체제를 맞아서는 전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서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서 구해낸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금 모으기 운동에는 국내 전 가구의 23%에 달하는 3백49만여명이 참여, 모두 2백25t(21억7천만달러 상당)의 금을 수집했다. 이 가운데 18억2천만달러어치인 1백96.3t은 수출하여 외채를 상환하고, 나머지는 한국은행이 매입 외환보유고증대에 요긴하게 활용했다.한데 요즘 세계경제가 장기복합불황에 빠지면서 금값이 오르자 금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몰려들어 희비쌍곡선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본 일부 부유층에서는 불안심리가 발동 금괴 사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생활비 조차 바닥이 난 서민들은 장롱 깊숙히 아껴뒀던 결혼예물과 아이 돌반지 까지 들고 나와 처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금을 대량으로 매집하려는 큰손들은 상속세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상속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라니 더욱 기가 찬다. 세상만사 음양이 있게 마련이지만 금의 두 얼굴을 같은 장소에서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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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13 23:02

[오목대] 연례행사

사람들은 색다른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살펴보면 평범한 것들인데도 거기에 의미를 갖다 붙이고는 이를 떠들썩하게 기념하곤 한다. '밀레니엄'이란 행사도 따지고 보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밀레니엄이 2000년인지 2001년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새 천 년의 시작은 2001년부터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한 해 먼저 당겨서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그런 주장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는 마치 월급을 가불해서 타가는 회사원의 심정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온 세계가 다 떠들썩하게 치르는 행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서 나선다. 새로 문을 연 밥집, 구경거리, 부동산, 사람 등등 그 새로움의 대상은 한도 끝도 없다.이런 새로운 것들과 관련해서 공급자와 수요자는 대략 구분되어 있다. 평범한 시민들이야 수요자 입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새로운 것을 찾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경제적, 시간적 제약 등으로 발벗고 나설 처지가 아니다. 이런 시민들의 욕구를 전문적으로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일 것이다. 제4의 권력이라고까지 불리는 언론은 새로운 것들을 먼저 접하고 시민들에게 정제된 새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끼워 넣어 여론의 향방을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유도하기도 한다.새로운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한정하자면 이들 언론매체인들 한계가 없을 리 없다. 새로운 것도 반복되면 일상이기 때문이다. 연례행사란 것도 그 기원을 따져 보면 새로움 그 자체였던 시절에서부터 출발했을 것이 분명한데, 그 새로움이 반복되면서 그에 대한 시민들의 감각이 점점 무디어져서 별다른 느낌을 얻지 못하고 고착화되었을 뿐이다.이틀 전이 한글날이었다. 매년 반복되다 보니까 연례행사로 치러지는 느낌이 든다. 이맘때 쯤이면 누군가 국어에 대해서 무언가를 발표한다는 것을 웬만한 사람들은 이제 다 안다. 이번에는 국어능력이 좋지 않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언론은 '낙제 수준'이란 자극적인 표현으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런 보도가 해결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매년 반복되어 왔고 하루이틀 지나면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새로움은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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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11 23:02

[오목대] 부패인식 지수

1948년 정부수립이후 정권이 바뀔때 마다 내세운 구호중 하나가 '부패척결'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권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부패공화국'이라는 불명예가 여전히 우리를 옥리고 있다.역대 정권마다 시도했던 부패척결 노력이 실패한 정도는 참으로 참담한 지경이다. 심지어 전두환·노태우 정권은 대통령 본인들이 직접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는가 하면, 김영삼·김대중 두전직대통령은 다들이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출범 8개월 남짓한 참여정부 역시 노무현대통령의 실세측근들이 비리연루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도덕성'을 최고의 가치로 내걸고 출발한 정권의 체면을 여지없이 구기고 있다.엊그제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 순위는 한국의 '부패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은 10점 만점에 4.3점을 얻어 조사대상국 1백33개국 가운데 그리스, 코스타리카와 함께 공동 50위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10계단이나 밀렸다.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한국의 부패인식지수 점수는 시행 첫해인 1995년 4.29를 기록한뒤 96년 5.02로 지수 중간치를 넘었으나 97년 다시 4.29로 미끄러졌고, 99년에는 3.8가지 떨어졌다. 이후 2000년부터 개선되는 추세를 보여 2002년 4.5까지 높아졌으나 올해 다시 4.3으로 낮아진 것이다. 국제투명기구 한국본부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분식회계, 선거자금 문제, 기업의 비자금 조서및 정치권 공여 등이 문제가 되면서 국제사회의 평가가 부정적으로 변했고, 이것이 점수에 반영되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어느점도 예상했던 대로이다. 지난해 부패방지법과 돈세탁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또 지난해 부터 부패방지위가 출범했지만 기업과 공직, 정치권간에 얽힌 구조적 부패고리를 끊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인것 같다.우리사회의 부패는 사회적 통합을 해치고 국가경쟁력과 경제적 기반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암적(癌的) 존재다. 현재 우리사회 최대의 갈등요인인 빈부격차도 이같은 부패고리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경유착등 권력형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또한 공직풍토 쇄신, 엄격한 회계감시제도 시행도 필요하다. 이와함께 국민 개개인의 의식개혁과 감시기능이 활발히 전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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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10 23:02

[오목대] 세계소리축제 이후

소리축제가 끝나고 대동놀이나 신명이 부족하다며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축제를 전통축제로만 이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축제는 전통적으로 마을에서 신을 모시고 놀이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이러한 축제를 철저히 파괴하였다. 또한 해방 이후 근대화한다면서 전통축제를 미신이라며 없앤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동체의 신을 모시면서 같은 신의 품안에서 공동체성을 느끼면 신나게 노는 축제가 거의 사라졌다. 더구나 소리축제는 공연으로 이루어진 공연모음이다. 전통적인 축제의 개념으로 보면 축제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祝이나 祭의 원래적 의미가 모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리축제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보면 축제라기보다는 공연제에 가깝다. 그럼에도 축제라고 부르는 것은 축제개념이 그 동안 넓어져 공연제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리축제에서 도민들이 대동단결하여 신명을 자아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보다 좋은 공연을 기대해야 한다. 이번 소리축제가 신명보다 공연의 질에 더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천음야화'를 제외하고는 좋은 공연들이 많았다. 특히 '다시 보는 토끼와 자라'는 아동창극으로 소리축제가 가야할 방향을 가장 잘 나타내준 작품으로 보인다. 지역적 장르를 현대적 이슈와 잘 결합하여 관람내내 즐거워할 수 있는 수준높은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도 모두 전라북도의 인력이 만들어냈다. 이 창극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전북의 소리를 세계에 빛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외국의 다양한 소리들이 들어와서 세계적인 시야로 눈을 넓힐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 아시아'처럼 수준높은 공연도 있었지만 더욱 더 수준높은 음악들을 발굴하여 세계의 소리가 소리축제를 참여하는 것을 희망할 정도로 더욱 성장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외국의 소리꾼들이 전북에 가는 것을 꿈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도민의 대동놀이적 신명보다는 세계적인 소리공연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전북에서 더욱 질 높은 소리작품을 만들어내고 이를 세계에 팔 수 있어야 한다. 세계의 소리꾼이 모이고 전북의 소리가 세계로 나갈 때 전북이 진정한 예향으로 세계에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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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9 23:02

[오목대] 콩나물 경쟁력

전주 콩나물국밥의 성가( )는 새삼스럽게 강조 할 필요도 없다. 그만큼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전주의 대표적 먹거리중 하나다. 술꾼 치고 아침 해장국으로 콩나물국밥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뚝배기에 담아 얼큰하게 끓인 콩나물국밥은 국물이 기름지지 않고 시원하여 쓰린 속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게 그만이다.지금은 도로망이 발달하여 전국 곳곳의 토속음식을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전주 콩나물국밥만은 다르다. 같은 콩나물이라도 전주지방에서 기른 콩나물이 유별나기 때문이다. 콩을 동이에 담아 기르는 과정에서 전주지방의 수질이 독특한 맛을 형성한다. 콩나물의 줄기가 통통한데다가 곧게 뻗었으며 적당량의 잔뿌리가 나 영양가도 높다.콩나물 1백g에 들어있는 비타민C의 양은 13㎎으로 사과보다 세배가 많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양의 4분의1에 해당된다. 또한 알코올 대사를 촉진시키는 아스파르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숙취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런 영양소들도 보통 발아후 7일까지는 증가하다가 그 이후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7일이상 기르면 맛도 떨어진다. 그 기간을 정확히 지키면서 온갖 조리기법을 동원해 끓여내는것이 전주 콩나물국밥이다. 다른 지방에서 흉내낼수 없는 독특한 맛을 내기때문에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것이다.엊그제 일본의 한 광고회사가 전주의 경쟁력은 '맛'이고 그 대표적인 음식이 콩나물국밥이라고 평가했대서 관심을 끈다. 지난달 29일 전주를 방문해 소리축제 공연을 참관한 후 전주지역 음식점들을 두루 살펴본후 내린 결론이라 한다. 일본사람들이 전주 비빔밥에 반해 자기들 식의 돌솥비빔밥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있는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국 도시락투어를 관광상품으로 내놓는 저들인지라 음식문화에 접근하는 방식도 우리와는 확연히 다르긴 하다. 하지만 새삼스럽게 비빔밥 대신 콩나물국밥을 전주의 경쟁력으로까지 높이 평가하는 속래가 궁금하다. 이를테면 비빔밥은 우리도 잘 알고 있으니 이제 콩나물로 승부를 걸라는 속보이는(?) 충고는 아닌지 찜찜하다는 생각이다.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전주콩나물국밥에 매료된것이 싫지는 않다. 그러나 그 성가에서 불구하고 음식점 위생환경을 보면 아직 만점을 주긴 이르다. 내일 모레 전국체전에 대비해서 국내 손님들에게부터 맛의 고장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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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8 23:02

[오목대] 법원서 들려온 감동

법은 엄중한 것이고 그것을 다루는 법관은 어딘가 위압적이고 근엄한 상대라는게 일반인들의 보편적 정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판, 또는 판사, 법원이라는 소리만 나와도 딱딱하게 굳은 두려운 이미지를 머릿속에 담기 마련이다.법의 집행이나 운용을 두고도 세속적인 평가는 여러 갈래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보편적 진리는 굴절돼 보이고 '법은 피도 눈물도 없다'는 냉혹함만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돈이 있으면(有) 무죄고 돈이 없으면(無) 유죄'라는 냉소적 시각도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물신(物神)풍조의 부정적 단면의 하나다. 그러나 아직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다. 그것을 재판과정에서 실증해 보이는 법관의 작은 몸짓이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기도 한다.엊그제 임대료를 내지 못해 임대 아파트를 비워줘야 할 소녀가장을 도와준 판사의 얘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곽모판사가 그 주인공이다. 소녀가장은 임대료를 내지 못해 집을 비우라는 명도소송을 당했고 곽판사는 판결을 내려야 할 담당 판사였다. 그는 원고측 대리인을 판사실로 불러 '내가 판결해 나이도 어린 소녀가장을 집에서 겨나게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내가 체남금을 낼테니 소송을 취하하라'고 설득했다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이 소녀가장 돕기에 나섰고 알뜰시장을 열어 모은 수익금으로 체납금을 해결해 줬다는 것이다. 물론 명도소송도 취하돼 재판은 종결처분 됐다.이런 사실은 원고측 소송대리인이 대법원 홈페이지에 사연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냉철한 법리가 지배하는 법원에서 이런 감동을 주는 인간적인 판사를 만나는것은 황무지에서 피어난 한 송이 꽃을 보는것과 같다'고 그는 곽판사를 소개했다고 한다.그 판사의 미거(?)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닐수도 있다. 법리 이전에 심증적 판단으로 약자를 보호한 법운용의 묘에 불과하다고 단순화 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인간적인, 너무도 따뜻한 '가슴속 판결'은 지금 세태에서 그리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몇해전 재산문제로 소송을 벌인 가족들에게 '회심곡'을 들려 줌으로써 눈물의 화해를 이끈 한 법관의 사례와 함께 이번 곽판사의 합의조정도 모처럼 법원서 들려온 감동의 메아리로 오래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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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7 23:02

[오목대] 舌禍

사람이 한 세상 살다보면 자신이 전혀 예기치 못한 화(禍)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말 때문에 당하는 설화(舌禍), 글 때문에 당하는 필화(筆禍), 전쟁이나 사고 또는 천재지변으로 당하는 불가항력적인 화 등등 그 경우도 수없이 많다. 이 가운데 설화는 사람이 조심하면 충분히 비켜갈 수 있는 성질의 것임에도, 한순간 방심하다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나 지금이나 말 실수로 국가나 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위해를 끼치거나 패가망신하는 사례를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는데도, 끊임없이 설화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성인의 말씀대로 만가지 화의 근원이 입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국민의 정부 시절 설화사건 금메달감으로는 단연 진형구 당시 대검공안부장 취중실언사건을 꼽을 수 있다. 기자들과 오찬중 폭탄주 몇잔에 취기가 올라 비보도를 전제로 "조폐공사 파업은 검찰이 유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가 언론에 대서특필 되는 바람에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게된 것이다. 국정조사와 함께 특검수사까지 받은 진씨는 항소심에서도 노조법상 제3자개입금지 혐의가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으나, 최종판결에서 "두 조폐창의 통합은 진씨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조폐공 사장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검찰간부의 취중실언 한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켜 사회혼란과 국력낭비를 초래한 어처구니 없는 설화사건 이었다.참여정부 들어서도 어김없이 설화사건이 터졌다. '오페라 발언'과 '교사 비하발언'등으로 연일 설화를 불러온 최낙정 해양수산부장관이 발탁 2주만에 전격 경질된 것이다. '왜 우리는 태풍올때 오페라를 보면 안되나''노대통령은 내가 만나본 가운데 가장 훌륭한분''대통령이 위기에 처했는데 국무위원들이 몸으로 막아야 할 것 아니냐'는 등 대통령에게는 충성발언을 일삼던 그가 교사들에 대해서는 '초중고 12년 동안 존경하는 선생님이 한명도 없다'고 막말을 해대더니, 결국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충성발언도 듣는 장본인의 얼굴이 화끈거리고, 주위 사람들이 역겹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차라리 욕이나 다름없다. 튀는 성격이라고 아무때나 튀면 틀림없이 화를 부른다는 것을 입증한 좋은 사례다. '조심하라. 입을 조심하라. 도끼보다 더 무서운 세치 혀를 조심하라'는 서양 격언이 따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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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6 23:02

[오목대] 사투리 경연

높은 하늘과 청량한 바람은 이제 가을이라고 말한다. 지방자치가 활성화된 후 많아진 것 중의 하나가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축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축제들 중에서 제대로 된 내용을 담아 내는 경우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별다른 데 있지 않다. 축제에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주최하는 지역만 다를 뿐 그저 그렇고 그런 행사들로 채워진 축제가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 당장 눈앞의 요깃거리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다른 지역에서 성공했다는 공연을 그대로 재탕하거나 음식잔치로 전락하게 되어 축제의 진정한 모습을 잃게 되는 순서를 밟아 간다.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었을까. 요즈음 축제에 '사투리 경연'이란 이름의 행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특색을 강화하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사실 지역성을 표피적으로 느끼는 데 사투리만한 것이 없다.한 때는 사투리 사용에 대한 괜한 거부감을 가졌던 때도 있었다. 소설과 시 등 문예물은 물론이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예외 없이 표준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계몽적인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모 방송국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하는 '생활사투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은 절대적이다. 그뿐인가. 가스 강산에가 부른 '와그라노'는 이탈리아 음악으로 착각할 정도의 사투리 노래다. 이 정도라면 사투리는 장르를 무론하고 예술적 소재로도 거리낄 것이 없는 상황이다.그런 점에서 축제의 마당에 사투리가 한 꼭지 자리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사투리라는 소재가 좋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행사의 성공을 담보 할 수는 없다.수 년 전에 전남지역 모 방송사에서 사투리를 소재로 한 행사를 만들기는 했지만 이내 한계에 부닥쳤다. 이유인 즉 사투리를 곧 비속어로 인식하는 참가자들이 너무 많다 보니 대회장이 욕설 경연장으로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이런 '사투리 경연'의 현실을 잘 살펴서 기획하고 진행하지 않는다면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은 뻔하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는 가장 손쉽고도 바람직한 방법은 주민들이 스스로 사투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다. 평소 써온 말들을 돌아보고 사투리의 역할을 정리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사투리 경연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 지를 아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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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4 23:02

[오목대] 이공계 엑소더스

지난주 국감에서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는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주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중 서울대 공대생 88명이 자퇴했으며, 이 가운데 59%인 52명이 다른 대학의 의대나 한의대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학적을 유지한채 재수 시험을 치러 올초 다른 대학 의대 등에 합격한뒤 서울대를 자퇴한 것이다. 신입생정원의 9.2%에 해당하는 학생이 빠져나간 셈이다.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대표적 과학기술영재 두뇌양성기관의 하나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예외가 아니어서 올 1학기동안 78명(석·박사과정 포함)의 학생들이 자퇴했다.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자퇴학생 대부분은 의대·한의대 진학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요즘엔 기존의 이공계대학 졸업생을 마저 의·치대 편입시험을 준비하거나 고시로 눈을 돌리는등 '이공계 엑소더스' 현상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이처럼 우수학생들이 이공계를 떠나는 이유로는 낮은 처우와 사회적 지위 약화, 장래 고용에 대한 불만, 열악한 연구환경등 여러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기피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들 원인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 만큼의 대우나 존경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학기술부에 대한 국가적 배려와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우수한 과학자 한사람이 수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십억 달러의 수출산업을 이끌어가는게 오늘의 지식기반 사회다. 특히 부존자원과 자본이 빈약해 오로지 기술과 두뇌로 세계와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는 우리로서는 산업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근해도 지나치지 않다.참여정부 출범이후 이공계 공직진출 확대방안 등이 마련되고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21세기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할 유능한 과학기술 정책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환영할만 하다. 아울러 과학기술직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풍토를 조성하는데도 정부가 앞장서주기 바란다. 우리사회의 우수한 인재들이 의사나 변호사로만 몰리는 사회현상을 치유하지 않는한 우리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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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03 23:02

[오목대] 전주세계소리축제

요즈음 계속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산조축제와 장수의 의암주논개축제는 끝났으며 전주세계소리축제, 군산종합예술제, 익산의 마한민속예술제, 김제지평선축제 등이 진행 중이며, 흥부제, 순창민속예술제, 정읍사문화제 등이 곧 시작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소리축제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어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천음야화처럼 많은 상상력과 신비함을 주는 프로그램도 대부분의 음악을 녹음하여 내보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신명, 상상력, 신비함을 주지 못하여 즐겁게 감상하고 음악에 빠지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전 소리축제보다 프로그램 이름에서 주는 신비함은 증가하였고 시설배치나 전체적인 짜임새는 작년보다 좋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그러한 느낌을 아직은 주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기획과 연습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의 축제들이 항시 준비기간이 짧아 바쁘게 마무리하여 무대에 올리기에 벅차게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콩의 예술축제나 또는 유럽의 많은 공연제들이 주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1년 전에 기획이 되고 섭외가 되어 구체적인 것들까지 점검하고 연습하는 것과 비교된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많은 개발도상국들도 축제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다. 축제의 수가 우리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다. 따라서 축제 수가 많다며 축제를 통폐합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축제를 개선하고 더 좋은 축제를 계속 만드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좋은 축제를 위해서는 문제점을 계속 개선해가면 된다. 아비뇽 축제도 처음 5년 이상 시행착오를 겪었고 문제점들이 드러났지만 이를 계속 개선해 결국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축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할 때 문제점과 함께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제기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번 소리축제는 평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평가를 제대로 하고 치열하고 문제를 찾아 개선해나가는 것이 시급한 것은 아닐까? 물론 평가팀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에도 항시 논란이 있다. 그렇다고 평가를 하지 않으면 축제개선에 그만큼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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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10.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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