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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창의도시 가나자와에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축물이 있다. 지름 11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원형 건축물 21세기 미술관이다. 땅으로부터 솟아난 높이는 부분적으로 2층 공간을 유지한 1층이 전부. 넓은 면적 위에 낮게 들어앉은 이 유리 건축물은 주변의 어떤 도로에서도 걸어들어 올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설계되어 있고, 반대로 미술관 안에서는 360도 파노라마로 도시의 경관을 마주할 수 있다. 미술관은 가나자와시의 8년에 걸친 도심 지구 정비 구상계획에 따라 건립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착공 2년만인 2007년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11년째, 건축물로서의 역사는 짧다. 게다가 어느 도시나 하나쯤 갖고 있는 관립미술관이다. 그런데도 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세계 도시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 그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오래된 도시가 그렇듯이 가나자와도 구도심 활성화가 오랜 과제였다. 2000년대 중반, 호사를 누렸던 영화관조차 상권에 밀려 구도심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이후 단 한곳만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을 정도로 가나자와 도심은 활기를 잃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체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그 대안으로 추진된 것이 미술관 건립이다. 가나자와시는 곧 시청 옆에 있는 가나자와 대학 부속초등학교 부지를 매입했지만 활용 용도에 따른 이견에 부딪쳐야했다. 전문가들이 나서 시민들과 토론하며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내고서도 과다한 비용과 지나친 현대적 건물조형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었지만 시는 예산절감으로 시비를 확보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14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과 극장을 갖춘 미술관 건립을 위해 설계는 국제 공모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고, 예산은 건립비용만 1천3백억 원이 투자됐다. 지난 7월, 21세기 미술관을 다녀왔다. 개관 초기나 지금이나 미술관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 도시의 문화공간으로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수준 높은 작품성과 예술성이 뒷받침돼야한다는 가나자와시의 전략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로 이어진 덕분이다. 공간의 힘으로 공동화 위기에 처해있던 도심 한복판에 시민들이 찾아오고 도시의 옛 중심부에 활력이 더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새로웠다. 돌아보니 우리에게도 공간이 없지 않다. 다만 그 기능과 위상이 다를 뿐. 자치단체의 꾸준한 노력에 시민들이 화답해주는 21세기미술관의 풍경이 그래서 더 부럽다.
요즘 학원가에는 입시학원에서 본 유명강사를 공시학원에서 다시 본다는 말이 있다. 유명 인터넷 공시학원의 1년짜리 프리패스 수강료가 1년 사이 두 배나 뛰었다는 한숨도 공시족 사이에서 터져 나온다. 이런 분위기는 시험용 지식과 시험치기 기술을 가르치는 일에 뛰어난 사람이 입시학원보다 공무원시험학원에 몰려 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이른바 공시족 40만 명 시대의 대한민국 사회 풍경이다. 민원은 캠프에다 해야 빠르고 확실해! 어느 선거캠프에서 일한 뒤 한 자리 얻어 근무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다. 공무원보다 단체장 선거캠프에서 일한 관계자를 통해야 민원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 각종 선거에서 직접 뛴 선거캠프 출신들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쨌든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선뜻 주장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선거천국인 한국 사회 풍경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시험기술자에게 높은 강사료를 지불하면서 피터지게도 열심히 공부했다. 그래서 열망하던 공무원이 됐다. 그렇지만 황당하게도 선거캠프에 줄서지 않으면 공무원으로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빈정거림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 이른바 인사에서의 발탁과 좌천은 관선시대나 민선시대 모두에 존재한다. 문제는 그 잣대가 캠프에 기울어져 있다는 큰 의심이다. 10년, 20년은커녕 30년 가량이나 일한 공무원이 어느날 갑자기 캠프와 줄 닿는 공무원 상사, 또는 캠프출신 상사를 만난다. 게으르고, 실력없는 공무원이라면 좌천은커녕 퇴출돼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일생일대 비극은 정년까지 갈 것이다. 이런 현상은 청와대, 정부, 지자체 등 거의 모든 선출직 현장에 존재한다. 그래서 어느 고위공무원은 이장 출신이 장관하는 분위기에서 승진 장관은 기대할 수 없다며 사표를 던졌다. 일할 맛 안난다는 씁쓸한 현실 속에서 열공 공시족들, 캠프족 넘볼라.
박항서 감독이 다시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올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일궈냈던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사상 첫 준결승에 오르면서다. 베트남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들도 베트남 축구를 아시아 정상권 수준으로 끌어올린 박 감독의 활약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베트남의 축구 역사를 새로 쓸 만큼 칭송을 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한국에서도 한때 잘 나갔던 지도자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이 2002년 월드컵축구 4강 신화를 만들 당시 그는 한국 대표팀 수석 코치였다. 월드컵 직후 2002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맡아 동메달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성적 부진을 이유로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후 그는 변방으로 밀렸다. 상무 감독을 끝으로 한국리그를 떠난 후 지난해 베트남 감독을 맡아 한국에서 못다한 지도자로서 능력을 활짝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외국팀 한국인 지도자로 축구에 박항서 감독이 있다면, 배드민턴에 전주 출신의 박주봉 감독이 있다. 박주봉 감독이 이끈 일본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복식 은동메달 등 4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녀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의 앞을 가로막은 곳이 일본팀이었다. 박 감독이 이끈 일본 여자 대표팀은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일본 올핌픽 사상 첫 배드민턴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과 마찬가지로 박주봉 감독 역시 한국에서는 변방에 있었다. 서울 올림픽 시범경기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비롯해 국제대회 72회 우승으로배드민턴 황제라는 칭호를 받았으나 한국 배드민턴계는 그가 지도자로 설 수 있는 곁을 주지 않았다. 선수로서 화려한 꽃을 피운 박 감독이 일본에서 지도자로 우뚝 선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예일 것이다. 그럼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휩쓸던 박주봉 감독의 일본 국기를 가슴에 단 모습이 어쩐지 낯설다. 자의반타의반으로 한국을 떠난 두 지도자의 성공 신화가 흔연스럽지만은 않다. 고국과 고향이 이들을 품지 못한 것 같아서다.
소주방(燒廚房)은 조선 시대, 대궐 안의 음식을 만들던 곳을 말하는데, 지금부터 3년전 경복궁 소주방이 일반에 공개된 이래 큰 인기몰이를 하고있다.일제가 1915년에 헐었던 소주방을 100년 만에 복원했다. 소주방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고, 수라간은 음식을 차리는 곳으로 맡은 기능이 조금 달랐으나 요즘엔 둘다 같은 의미로 쓰인다. 왕의 밥상을 체험하는 수라간시식공감은 늦은 밤 경복궁 소주방에서 야경과 국악 공연을 즐기며 궁중 음식을 맛보는 프로그램인데 지난해 총 122회를 운영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소주방이 언제부터인가 저렴한 술집을 의미하게 됐다. 소주방이나 갈까 이 말은 곧 가볍게 술 한잔 하자는 의미가 됐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엔 소주방이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청와대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하는 3인방을 흔히 소주방이라고 한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을 청와대 소주방이라고 한다는 거다. 현 정부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찬반 양론이 거세게 일면서 요즘 소주방이라는 말이 전혀 엉뚱한 줄임말이 된 것이다. 하기야 경제정책도 결국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니 따지고 보면 음식을 만드는 곳인소주방과도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있다고 강조했고, 뒤이어 장하성 정책실장도 이례적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정부여당쪽에서는 실행한 지 1년도 안돼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패러다임 전환에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권에서는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데 불가능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소주방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정책의 효과는 매우 지대하기에 발전방향을 어떻게 잡고 나갈지 지도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일례로, 수년전 KTX역을 어디로 결정할지를 둘러싸고 지도자들이 과연 심도있는 고민을 했는지 의문이다. 당시 끝냈어야 할 전북혁신도시역논란이 뒤늦게 오늘날 재현되고 있으니 말이다. 정부가 수도권 완화를 위해 어제 혁신도시 시즌2 가동방침을 표방한 가운데 KTX와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전북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전주 한옥마을에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지만 평일에는 전주가 너무 조용하다. 고요하고 거룩하기 그지없다. 평일 밤 10시 이후에는 택시도 손님이 끊길 정도로 한가하다. 인구 65만의 도시치고는 너무 조용하다. 그 이유는 산업도시가 아닌 탓이 크지만 돈벌어 먹고 살기가 어려운 도시기 때문이다. 요즘 같으면 자영업자들이 죽겠다고 하소연을 한다. 이렇게 장사가 안된 때가 없었다고 한다.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폭염이 한달간 지속된 탓도 있겠지만 구조적인 측면이 많다. 전주는 소비도시지 생산도시가 아니다. 내로라하는 기업이 없다 보니까 생산유발효과가 별로 없다. 맞벌이 월급쟁이나 살기 편하고 좋은 도시다. 그에 반해 막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서민들은 더 어렵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일자리가 있는 편이다. 워낙 음식점이 많아 여자들은 벗어 부치고 나서면 일자리는 구할 수 있다. 기술 없고 힘 없는 나이든 남자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주유소 주유원이나 아파트 경비 단순노무직 등을 빼고 나면 거의 일자리가 없다. 자녀들한테 사업자금을 대줬다가 퇴직금까지 날린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의 우리 부모들은 자식일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사랑하는 맘 때문에 노후자금으로 마련해둔 피 같은 돈도 줘 왔다. 사업이 어렵다고 손 벌리면 부모 입장에서 마냥 외면할 수 없어 빚가지 내서라도 도왔다. 하지만 맘 먹은대로 사업이 잘 안돼 하루 아침에 쪽박찬 사례도 있다. 주위 사람 체면 때문에 말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이 있다. 당장 한푼이라도 벌어야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편안했던 가정도 불화만 잦아진다. 예전에는 가족 구성원들이 온갖 희생을 감수하며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부부간에도 이 같은 희생정신이 약화돼 가고 있다. 남편이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아내가 나서서 억척스럽게 일해서 성공적인 가정을 일으켜 세운 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부부애가 약해서도 그렇지만 굳이 자신을 희생하며 살 필요가 없다는 것. 전주가 다른 도시에 비해 그래서 이혼율이 높다. 다 이유가 있다.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 일자리가 없어서 생긴 현상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자리 늘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만 성과가 더디다. 도나 전주시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못내고 있다. 백세시대에 나이들어서도 돈을 벌어야 할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 벌건 대낮에 벤취에 앉아 소주나 마시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북한의 예술작품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월북문인의 해방이전 작품 공식해금조치가 있고서다. 이후 온전한 예술사 복원을 위한 북한 예술작품 연구가 이어지면서 북한의 많은 예술작품이 우리에게도 알려지게 되었지만 남과 북이 가로 막힌 현실에서 북한의 예술작품은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다. 제목만으로는 익숙해진 작품들이 있다. 피바다와 꽃 파는 처녀 같은 가극작품이다. 가극 중에서도 이들은 모두 혁명가극으로 분류된다.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기초하여 혁명적인 주제를 독창적인 표현방법으로 만들어낸 혁명가극은 음악과 춤, 연극 등을 모아낸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창극이나 악극, 서양의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사상계몽과 선전선동을 위해 예술성보다는 규모를 중시한다. 보통 한 작품에 2백 명 이상의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의식화된 인민들이 혁명을 일으켜 악덕지주나 외세를 물리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중음악과 군중무용이 서사시 형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인데, 극의 주요 부분에서는 단조로운 곡조를 계속 반복하는 절가, 무대 뒤에서 노래를 부르는 방창이 동원된다. 이러한 음악형식은 종래 가극이 지닌 낡은 음악형식을 버리고 가극의 대중화와 통속화를 위해 새롭게 구성된 혁명가극의 대표적인 표현 기법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만들어져 혁명가극 창작의 모델이 된 피바다는 1936년 8월 만주 만강부락에서 만들었다는 혈해가 원제로 알려져 있는데 1971년 피바다 가극단에서 새롭게 제작해 초연한 이래 북한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공연하면서 2000년대 초반에만 1천3백여 회의 공연 횟수를 기록했다. 이들 작품에 예술적 완성도를 평가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예술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니 예술의 창작 주체도, 그 의미와 가치도 다를 수밖에 없다. 2005년, 평양에 갔을 때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공연하는 아리랑을 보았다. 무대 배경이 되는 카드 섹션에만 5만 명, 매스게임에 2만 명 등 출연진이 10만 명이나 된다는 집체극의 규모도 놀라웠지만 이 작품을 보기 위해 평양은 물론, 버스로 아리랑열차로 지방에서 올라온 수만 명 관람 인파는 충격이었다. 이질적이고 낮선 문화와 예술의 존재는 분단의 오랜 시간이 가져온 결과다. 80년대, 북한의 예술작품이 해금되면서 기대되었던 남과 북의 예술교류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과제가 따로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폭염으로 치닫던 지난달 22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옥탑방에 살림을 차렸다. 박 시장은 역대 기록을 싹 엎을 만치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된 상황에서도 에어컨 없이 한 달을 지냈다. 편익시설이 잘 갖춰진 번듯한 관사를 두고 옥탑방 살이를 택한 박 시장의 행보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비판적 시각에서는 박 시장의 옥탑방 체험을 전형적인정치쇼라고 폄하했다.취사시설이 없는 옥탑방에서 비서들이 가져다주는 밥을 먹고 어찌 제대로 된 옥탑방 취약계층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서울시장 3선의 박 시장이 주거취약계층의 현실을 모를 리 없음에도 굳이옥탑방 체험에 나선 것은 그저 서민 코스프레의 정치 이벤트에 불과하다등의 말로 박 시장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아무리 정치쇼였다고 하더라도 박 시장의옥탑방 정치가 던진 화두는 결코 작지 않았다. 서울시장이 직접 옥탑방 살이에 나선 것만으로 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환경이 여론의 관심을 모았다. 박 시장은 옥탑방 살이를 끝내면서 강남북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강북의 생활기반시설 확충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수십 년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결단과 투자, 혁명적 정책 방향 전환 없이는 과거와 같은 정책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덧붙여서다. 이런 강북 구상을 내놓기 위한 잘 계산된 꼼수일지라도 직접 체험을 통해 나온 낙후지역을 위한 정책이라는 데 누가 쉽게 토를 달 것인가. 지방자치는 기본적으로 생활정치다. 자치단체장은 이벤트 없이도 늘 시민과 함께 하는 게 맞다. 그럼에도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단체장은 특별한 사람이 되고, 현장과 괴리되는 정책을 펴는 경우가 많다. 민선 7기가 시작됐으나 전북의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그저 조용히, 묵묵히 서민들 속에서 뚜벅뚜벅 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같은 이벤트라도 벌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단체장이 있기나 한가. 지역 현안을 확 뚫을 전북 단체장의 시원한 정치쇼라도 보고 싶다.
6년 전인 2012년은 태풍의 해였다. 8~9월에 무려 3개의 대형 태풍이 전북을 강타해 큰 피해를 입혔다. 2012년 8월25일부터 30일 사이에 잇따라 한반도를 덮친 1415호 태풍 덴빈과 볼라벤은 서해안을 통과하면서 6365억 원대 피해를 입혔다. 전북지역에서는 4명이 숨졌고, 각종 재산피해는 총1029억 원에 달했다. 볼라벤의 최대 풍속은 초당 47.7m로 역대 최대 풍속 기록한 매미의 60m에 근접했다. 이어 9월17일 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한반도를 강타했지만 전북지역 피해는 볼라벤에 비해 제한적이었다. 지리산 뱀사골에 350㎜가 넘는 등 전북 대부분 지역에 100㎜ 이상의 폭우가 내렸고, 강풍은 10~20여㎧ 정도였다. 1000㏊ 정도의 농경지 침수, 몇 채의 주택과 축사 등의 침수파손 등 피해가 적지 않았지만 인명 등 큰 피해는 없었다. 이에 비해 산바가 직접 통과한 영남 지역 등의 피해는 컸다. 산바는 경남 남해에 상륙, 진주-포항-강원도 강릉-양양을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는 동안 제주도에 최고 863.5㎜의 비를 쏟아붓는 등 위험반경 내에서 400㎜를 넘나드는 폭우와 초속 40m에 달하는 강풍으로 통과지역 일대에 큰 피해를 남겼다. 사망 2명, 이재민 3843명, 재산피해 3657억원 규모였다. 태풍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 이 때문에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 지역에 강력한 바람과 폭우가 집중된다. 산바의 왼쪽에 위치해 위험반경에서 벗어나 있던 전북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다. 태풍이 서해안쪽 보다는 남부에 상륙해 동해안으로 향하거나 일본 쪽으로 향하면 전북은 태풍의 왼쪽에 놓이게 된다. 북상 중인 태풍은 제19호 태풍 솔릭, 제20호 태풍 시마론이다. 시마론보다 훨씬 강한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란 예보,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솔릭을 서쪽으로 밀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른다. 예보대로 솔릭이 서해상으로 북상, 충남 보령에 상륙하면 전북은 태풍 오른쪽에 놓이게 된다. 줄서기, 당신은 어느 쪽에 서 있는가.
백제의 수도는 처음 위례성 이었으나 장수왕의 남진정책에 밀리면서 공주로, 마지막엔 사비(부여)로 천도했다. 멸망(660년)한 이후 무려 1300 여년간 잠들어있던 부여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면적(624.6㎢) 면에서 서울시나 고창군, 무주군 등과 비슷하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부여를 일컬어 상전벽해(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의미)의 표본으로 꼽는다. 롯데그룹과 충청남도, 부여군이 함께 손을 잡고 거대한 프로그램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동쪽에 경주보문단지가 있다면, 서쪽에 백제문화단지가 있는데 2010년 완공된 백제문화단지는 8000억원 이상이 투자됐고 주변에는 이후 롯데리조트, 아웃렛 매장 등이 들어섰다. 백제문화단지 활성화를 위해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일대에 쇼핑, 레저, 문화가 함께 숨쉬는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롯데가 약 50만평, 충남도가 약 50만평, 총 100만평 규모의 이 단지에는 310개 규모의 호텔급 콘도를 비롯, 롯데아울렛, 골프장 등이 연일 성업중이다. 군 단위에 불과한 부여가 이처럼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심대평, 이완구, 안희정으로 이어지는 역대 충남지사의 열정과 역대 부여 군수를 비롯한 지역민들의 공감 능력, 그리고 부여출신 정계거물 JP(김종필 전 총리)가 롯데그룹 총수인 신격호를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주민들은 개발이냐, 보존이냐치열한 논쟁을 벌였으나, 지역 정치지도자들은 일부 비판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렸다.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서면 인근 소매상이 피해를 본다는 고정관념이 강했으나 이를 논리와 설득으로 넘어섰다. 2010년 롯데부여리조트를 필두로, 롯데스카이힐 부여CC, 롯데아울렛 부여점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지역경제는 크게 살아났다. 전통 문화유산을 숙박, 쇼핑시설 등과 연계시키면서 지역 부가가치 또한 크게 높아졌다. 롯데아울렛 부여점은 해마다 4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고, 방문객의 90% 이상이 타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주변 상가도 활기를 찾았고 지역민 고용에 따른 낙수효과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인구 7만의 자치단체 부여는 오늘날 놀라울 정도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부지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부여군의 상전벽해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마음은 부럽기만 하다. 지금은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전주시민의 주거환경이 악화돼 가고 있다. 그간 전주시가 무분별하게 아파트를 건설해 바람길 차단으로 열섬현상이 발생,여름철만 닥치면 폭염에 시달린다. 전주시는 지형특성상 대구처럼 분지가 형성돼 있어 물길과 바람길 관리를 잘 했어야 했다. 하지만 노태우 정권이 주택 2백만호 건설정책을 밀어 부칠때부터 전주시가 주변 환경을 크게 고려치 않고 아파트 신축에만 열을 올려 도시 전체가 오늘과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 숲을 만들었다. 전주시의 허파에 해당한 완산칠봉 주변과 다가공원 화산공원 건지산 기린봉 주변에는 고층아파트가 속속 건설, 환경파괴로 생활환경이 나빠졌다. 전주천과 삼천 주변에도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바람길이 차단돼 여름철에는 열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주천 남부시장 일부 구간에다가 콘크리트로 주차장을 설치해 생태계 파괴를 부추켰다. 이처럼 전주시가 지형 특성을 감안치 않고 물길과 바람길을 차단해 여름철만 닥치면 폭염속에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폭염이 한달 이상 지속됐지만 그 가운데 전주가 유난히 소나기도 내리지 않아 전프리카(전주 아프리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가마솥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전주시가 그간 열섬현상해소를 위해 1천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근본해결에는 못미친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주천과 삼천이 갈수기에 물이 부족해 하천오염이 심각하면서 악취가 풍겨 나와 제대로 문 열고 살 수가 없을 정도다. 해결책은 먼저 물길을 통해 바람길을 확보해야 한다. 전주천과 삼천에 갈수기 때도 충분한 양의 물이 흘러 내려 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이 문제는 2014년부터 용담댐광역상수도가 개통되어 임실 방수리 물을 상수도로 사용치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임실군과 다시 협의해서 전주천 유지관리수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에서 전주시 대성동까지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어 임실군과 협의만 잘 이뤄지면 전주천 유지관리수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삼천의 하천유지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문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해서 삼천 상류에 있는 농업용 구이저수지에다가 막은댐에 있는 옥정호 물을 품어 올려 도수로를 통해 구이저수지로 흘러 들어가게 한후 그 물을 다시 삼천으로 일정하게 방류시키면 가능하다. 지금 전주는 관광객들로 사람은 모이지만 큰 돈은 모이지 않는다. 풍수에서는 물을 돈으로 본다. 한강의 유수량이 엄청나 돈과 사람이 서울로 모이고 있지 않은가. 김승수 전주시장이 전주를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려면 치산치수정책에 입각,전주천과 삼천을 물로 넘실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주는 발전할 수 없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인터넷이 일상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시작했던 즈음, 국경의 경계 없이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메일’이 있다. ‘만약 세계가 인구 100명의 마을로 축소된다면…….’으로 시작되는 이 메일은 인구 통계 기준으로 지구에 살고 있는 인구 63억 명을 100명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 세상을 읽어낸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을 내용이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이렇다. “100명 중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은 남자. 30명은 아이들이고 70명은 어른들이며 어른들 가운데 7명은 노인이다. 90명은 이성애자이고 10명이 동성애자이며, 70명은 유색인종이고 30명이 백인이다. 33명이 기독교, 19명은 이슬람교, 13명은 힌두교, 6명은 불교를 믿고 5명은 나무나 바위 같은 모든 자연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있으며 24명은 또 다른 종교를 믿고 있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부의 편중이나 환경에 대한 해석이 더해진다. “100명중 20명은 영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죽기 직전인데 15명은 비만이다. 마을의 부 가운데 59%를 가진 6명 모두 미국사람이며, 마을의 모든 에너지 중 20명이 80%를 사용하고 남은 20%를 80명이 나누어 쓴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은 100명 중 7명안에 드는 부자이고, 75명은 먹을 양식과 집이 있지만 25명은 그렇지 못하며, 그중 17명은 깨끗한 물을 마실 수조차 없다. 마을 사람들 중 1명이 대학교육을 받았고 2명은 컴퓨터를 갖고 있으나 14명은 글도 읽지 못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새롭게 일깨워준 메시지의 원전은 환경운동의 고전으로 평가 받는 <성장의 한계> 공동저자인 미국 환경학자 도넬라 메도스 박사가 1990년 한 신문에 ‘마을의 현황 보고’란 제목으로 기고한 칼럼이다. 누군가에게 전달된 e메일이 다시 누군가에게 보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이 메시지는 더 새로워지거나 깊어져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신문 칼럼으로 그쳤을 원고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태어나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과정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변화하는 시대에 숫자 또한 새로워지겠지만 자기중심적 삶에 대한 성찰을 간곡하게 권하는 메시지의 힘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전쟁과 테러, 난민과 이산, 환경 등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는 지구의 온갖 문제를 거대한 담론으로서가 아니라 일상 속 깨우침으로 다가오게 하는 이 메시지의 생명력이 새삼스럽다.
‘서울대 신교수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 처음엔 ‘서울대 우조교 사건’으로 불렸다. 1993년 서울대 화학과 실험실에서 근무하던 1년 계약직 우조교는 그의 직속 상관인 신모교수의 성적 발언과 신체접촉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신교수에게 거부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가 얻은 것은 조교 재임용 무산이었다. 재임용 추천권을 쥐고 있던 신교수의 보복이었다. 우조교는 1993년 10월 신교수와 서울대총장, 대한민국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승소와 패소를 거듭한 끝에 그는 6년 만인 1999년 6월 서울고법으로부터 ‘피고는 원고에게 5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이 사건은 피해자를 중심에 두었다는 점, 애매모호하게 다뤄지던 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법적 개념을 좀더 확실히 정립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신교수 사건이 있었던 1990년대에는 성폭력특별법이 제정(1994년 4월 1일 시행)됐고, 가정폭력특별법(1998년 7월 시행)도 만들어졌다. 이후 군산 대명동 사창가 화재사건은 성매매방지법(2004년 9월 23일 시행)을 이끌어냈다. 1991년 1월 김부남씨는 9세에 불과했던 자신을 성폭행한 이웃집 아저씨를 찾아가 살해했다. 법정에 선 그는 “나는 짐승을 죽인 것이지 사람을 죽인게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여비서 성폭행 사건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위력은 있었지만 위력을 가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해자답게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다. 이번 판결에 사회가 어수선하다. 신교수 사건, 김부남 사건 등을 통해 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장벽을 넘지 못한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위력만 있었고, 그 위력이 가해지지 않았을까. 조폭 두목은 직접 ‘살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얼마든지 부하에게 살해를 지시한다. 눈빛, 턱짓 등 다양하다. 부하는 그 암묵적 지시를 어길 수 없다. 보복이 가해지는 환경 때문이다. 세상에는 을의 위치를 제대로 알아야 판결할 수 있는 사건이 수두룩하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요즘 전주 동문예술거리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삼양다방도 한 때 사라질 처지에 있었다. 건물마다 편리성과 쾌적성을 갖춘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도심에서 고리타분한 이미지의 다방이 지금껏 생존했다는 게 사실 용하다. 상업적 잣대를 들이댔다면 삼양다방은 이미 문을 닫아야 했다. 삼양다방을 살린 힘은 추억과 향수를 지키고자 했던 지역민들의 간절함이었다. 현존 최고령의 다방이 그저 역사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은 같은 식품이라도 지역별 특성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낫도(Natto. 청국장)만 하더라도 각 지역별로 특화돼 있다. 대기업들이 낫도 시장을 평정하고 싶어도 지역별, 혹은 업체별 각기 고유한 맛을 갖고 있어 쉽사리 넘보지 못한다. 교토에 가면 백년 된 음식점이라고 소개하는 집을 흔히 볼 수 있다. ‘3대가 안된 음식점은 요리도 아니다’는 말도 듣는다. 음식 장인들의 자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경우도 ‘since 00년’의 간판을 단 가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추세다. 오래된 역사가 가게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담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업의 대물림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가업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어떻게든 가업에서 탈출시키려는 부모의 마음이 앞서면서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같은 업종으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경제적 상황도 한몫 거든다. 100년은 고사하고 몇 년 버티기도 힘든 게 자영업의 현실이고 보면 대물림 운운이 사치스러울 수도 있다. 100년 이상 존속하는 기업이 일본은 2만개가 넘지만 우리는 90여개 불과하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엊그제 대를 이어가며 100년의 전통을 자랑할 소상공인을 키울 ‘백년가게’ 16곳을 선정했다. 지역별로 6곳의 서울에 이어 전북이 4개로 가장 많다. 전주의 한식당 ‘늘채움’과 서적·교구의 ‘탑외국어’, 정읍의 제일스포츠와 정읍낚시 등이다. 30년 이상 도소매·음식업을 해온 소상인 중 전문성, 제품·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평판도 등을 혁신성을 가졌다고 평가받아 뽑힌 곳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꿋꿋이 살아남아 많은 이야깃거리를 간직한 ‘백년가게’를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군산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큰일났다”며 한숨부터 내쉰다. 대기업 가동이 중단되면서 군산 경제의 거의 절반이 날아가버렸으니 그럴만도 하다. 엊그제 휴가차 전북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는 저변의 민심을 듣겠다며 전주, 군산, 익산 등지를 돌면서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실낱같은 도움의 손길을 기대했던 도민들에게는 실망감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방 뿐이다. 사실 대통령이 특정 지역, 특정 산업에 집중 투자해 달라고 대기업에 주문하는것은 과한 일이다. 모두 하소연 하는 상황에서 전북에 집중 투자해달라는 말 자체를 직접이든 간접이든 대통령이 언급하는 것은 사실 무리한 얘기다. 하지만 지금의 전북 상황은 너무나 심각하다. 현장을 찾은 이낙연 총리가 직접 느낀 바를 국정에 투영하고, 대통령의 결단을 끌어내는데 일정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게 도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지방소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전북의 경제상황은 심각을 넘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2014년 지금의 인구감소 추세라면 일본의 절반,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한다는 ‘마스다 보고서’가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이후 우리에게도 ‘지방소멸’은 익숙한 용어가 됐다. 종전 지방소멸은 장수, 임실처럼 고령화가 심하고 출산율이 낮은 군단위를 의미했다면 최근들어 지방 제조업의 위기는 지역의 산업기반을 붕괴시키면서 지방의 인구유출을 가속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의료, 교육, 교통, 주거, 문화 등과 관련된 소프트웨어가 수도권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13일 한 보고서에서 전국 시군구와 읍면동 10곳 중 4곳은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분석을 했다. 소멸위험지수를 계산한 결과,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2013년 75개(32.9%)에서 2018년 89개(39%)로 14개(6.1%포인트)증가했다. 도내 14개 시군중 전주, 군산, 익산, 완주를 제외한 10개 시군이 소멸위험지역이었다. 군 지역은 말할것도 없고, 김제, 남원, 정읍 지역도 소멸고위험 지역에 가까워졌다. 군 단위중 가장 발전성이 있다는 완주조차도 소멸위험 진입단계에 가까워졌으니 다른 곳은 더 말할것도 없다. 도하 언론에는 도내 각 시·군이 하루가 멀다하고 모든 상을 휩쓸고 있는게 보도되고 있으나, 지방이 소멸되고 있는게 작금의 전북 현실이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하는 특수활동비를 없애지 않고 영수증 처리해서 사용키로 했다. 국민들이 이 문제로 엄청나게 저항하고 있는데도 국회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밖에 안된다. 국민의 혈세를 통제 받지 않고 맘대로 써도 되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의정활동 열심히 하라고 억대의 세비도 주고 정치자금을 모금해서 쓸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윗물이 맑지 않다 보니 아랫물도 흙탕물이다. 개원한지 갓 한달여 밖에 안된 전북도의회가 재량사업비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0대 도의회 전현직 의원 7명등 21명이 기소되면서 재량사업비를 폐지키로 했던 사항을 다시 부활을 검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의장단이 도민들 앞에서 폐지키로 한 재량사업비를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부활을 검토한 것은 도민들은 안중에 없다는 것 밖에 안된다. 재량사업비를 편성하는 것은 엄연히 지방자치법 위반이다. 하지만 도의원들의 강압에 못이기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집행부와의 공생적 관계 측면에서 재량사업비를 편성해서 쌈짓돈 쓰듯 해왔다. 통상적으로 도의원에 지급한 5억원 가량의 재량사업비는 도의원이 맘대로 업자를 선정해서 지급하기 때문에 사업을 주는 대가로 10%의 커미션을 받는게 관례처럼 되다시피했다. 주민숙원사업을 빌미로 한 재량사업비가 의원 브로커까지 낀 비리카르텔을 형성해 악의 씨앗이 되었다. 이처럼 도의원들이 재량사업비에 유독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연간 5000만원의 의정비 갖고는 도의원 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재량사업비를 집행하면서 커미션 받는 재미로 호주머니를 챙겨왔다. 그간 시민단체들은 공공연한 비밀에 해당한 재량사업비가 비리의 온상이라고 지적, 삭감을 요청했지만 막무가내식으로 운영하다 지난해 결국 검찰에 적발돼 철퇴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재량사업비를 편성하지 않기로 한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도의회가 만지작 거리는 것은 정신 나간 얼빠진 행동’이라면서 ‘잿밥 보다는 염불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도민들은 민주당 일색으로 도의회가 구성되다 보니까 과연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을까 염려하던 판에 이같은 일이 생겨 낙담하는 분위기다. 한쪽에서는 ‘폭염 속에 신음하는 도민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삼성이 전북에 투자토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제발 초 재선이 많은 11대 도의원들은 국회의원들이 못된짓 하는 것 좀 그만 배웠으면 한다고 일갈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염천(炎天)에 뜨거운 책을 만났다. 일본인 포토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가 취재한 일본군 위안부 20명의 증언록 <기억하겠습니다>. 이토 다카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가 되었던 피해 여성들을 찾아 다니며 집중 취재해온 작가다. 1991년 10월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를 처음 만난 이후 시작된 그의 위안부 증언 기록 작업은 놀랍다. 아시아태평양 각국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전쟁 피해자는 800여명. 이중 90여명이 일본군 위안부다. 그것도 남한과 북한의 피해자를 모두 아우른다. 이 책에 소개된 20명 위안부 할머니 중 14명이 북한의 할머니들이다. 이귀분 김영실 리상옥 김대일 곽금녀 리계월 리복녀 리경생 유선옥 정옥순 김영숙 박영심. 그동안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탓인지 북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은 더 처절하다. 2015년 12월 한국과 일본이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이른바 ‘2015합의’다.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출연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지급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하고 피해자 보상에 나섰지만 피해자 지원 단체와 소통도 없이 한국정부의 일방적인 ‘합의’는 절차상의 문제 뿐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쌓아올린 위안부 문제 해결운동을 후퇴시켰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할머니들의 의사조차 무시됐던 이 합의를 이토 다카시 역시 무리하게 진행된 ‘정치적 결탁’이었다고 비판한다. 그는 왜 자신의 조국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이처럼 낱낱이 파헤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일까. 답은 명쾌하다. ‘일본의 중대한 국가범죄를 분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일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 책에 실린 20명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이다. 지난 7월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할머니가 101세로 별세해 남한의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7명으로 줄었다. 역사의 증언자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미궁이다. 피해의 기억조차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은 그래서 더 두렵다. ‘이렇게 오랫동안 성노예 피해자 문제가 지속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이토 다카시의 귀한 기록을 우리도 만날 수 있다. ‘식민지 지배 침략의 피해자 증언을 기록하는 모임’의 웹사이트(http://artic.or.jp)에서다. 기억해야할 역사가 거기 있다.
영화 신과 함께 2가 여름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개봉 1주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단다. 여세를 몰아 역대 최다 관객을 모은 명량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여름 극장가에서 신과 함께 2의 흥행몰이를 보면서 시나브로 사라진 영화 변산이 여러 모로 아쉽다. 전북의 특정 지명이 영화 제목으로 오른 영화라는 점에서 변산은 촬영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전북이 주요 영화촬영지로 각광을 받기는 했지만, 그간 전북의 지명을 영화 제목으로 삼은 대중성 있는 상업영화는 흔치 않았다. 더욱이 1000만 관객의 왕의 남자를 비롯해 사도 동주 등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확보해온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터여서 더욱 기대를 갖게 했다. 영화 제목과 함께 변산은 지역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여러 요소도 갖췄다. 지역민들의 눈에 익은 부안읍내 거리와 채석강, 새만금 등이 주 촬영무대다. 병원과 식당, 신문사 실명이 속속 나온다. 어설픈 감이 있지만, 전북형 사투리가 나름 친근감을 더해준다. 영화제작사가 개봉을 앞두고 부안마실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가진 것도 이런 지역성을 바탕에 두고서였다. 그러나 영화 변산은 개봉 후 한 달간 50만명 관객 동원에 그쳤다. 현재 상영 중인 극장을 찾기도 어렵다. 50만 관객이 적은 수는 아니지만, 이준익 감독의 명성을 고려하면 흥행 실패작으로 평가된다. 물론 영화 관객이 인위적으로 동원될 수는 없다. 영화에 대한 선호도는 관객의 몫이다. 영화의 좋고 나쁨 역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변산 역시 이 테두리에 있다. 그럼에도 전북의 대표적 여름 관광지인 변산이 영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더 알려질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못내 크다. 영화 변산을 본 도민 관객은 2만8000명으로, 지난 1주일간 신과 함께 2를 본 23만 관객의 10분의 1도 안 된다. 부안군 차원에서 영화 마케팅을 할 수는 없었을까. 변산이 상영되는 상황에서 실제 여름 휴가지로 변산을 연계하는 이벤트 하나 없었다. 매년 해넘이축제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부안군에서 노을이 관통하는 이만한 영화의 콘텐츠를 찾기도 힘들 텐데 말이다.
재선에 성공한 심민 임실군수의 옥정호 관광개발 계획이 관심이다. 심군수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된 옥정호를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프로젝트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밝혔다. 향후 1540억원을 투입해 섬진강 에코뮤지엄과 대한민국 태극물돌이 습지, 산악레포츠 단지 등을 조성하고, 호수 남측에도 수변관광도로를 개설하겠다고 한다. 옥정호는 1961년에 착공돼 1965년 말에 준공된 섬진강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총저수용량은 4억 6600만t에 이른다.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 사이의 협곡을 막아 만든 이 저수지 이름을 지을 때 전북도가 ‘구름과 바위의 전설을 많이 지니고 있는 곳이니 운암호로 명명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청와대가 옥정호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옥정호 때문에 임실군 운암, 강진, 신평, 신덕면과 정읍시 산내면 등 2군 5개면 24리에 걸쳐 총 1450여㏊가 수몰됐고, 수몰민은 2786세대 1만 9850명에 달했다. 수몰민 상당수는 부안군 계화도 등으로 이주하는 애환을 겪어야 했다. 남은 주민들도 비슷했다. 옥정호가 1999년에 전주, 김제, 정읍 지역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 되면서 각종 행위제한을 받아야 했다. 2015년에 겨우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됐지만, 이웃 정읍시의 반발이 거세다. 하여튼 옥정호 관광화는 이미 시동이 걸렸다. 전원주택과 음식점, 찻집 등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임실군은 2012년 옥정호 둘레 13㎞에 걸친 물안개길을 조성했고, 주변 도로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국사봉에서 바라보는 옥정호 붕어섬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그런 옥정호에 티가 있다. 옥정호 붕어섬 전망대 관광 안내판 일부 내용이다. “옥정호는 물이 가득한 호수였다. 이 호수에 살던 엄청나게 큰 붕어 한 마리가 이곳을 지나가는 남정네만 잡아들여 밤이 새도록 욕정을 불태우곤 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욕정어라고 불렀다. 이것이 옥정어라고 바뀌어 이 호수에 옥정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하고 있다” 옥정호는 50년 된 인공호수다. ‘썰’은 그저 믿거나 말거나 하는 ‘썰’인데, 남녀노소 즐겨찾는 아름다운 옥정호에 굳이 저급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한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김제시 백산면에 있는 관망대는 금만경 평야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인데 호남야산개발사업 준공식(1969년)때 만경 출신 장경순 국회부의장이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음을 보여주는 안내판이 부근에 있다. ‘호남야산개발’은 3년에 걸쳐 여의도 면적의 19배에 달하는 주변 야산을 일거에 농토로 개발해 벼를 재배하고, 양잠(養蠶)도 본격 추진했다. 김제 백산(白山)은 원래 나무는 없고 흰 돌만 있어 ‘백산’이라고 했다는데 불과 몇년만에 하얀 누에고치가 산을 이뤄 진짜 백산이 됐다. 국내 최대 잠사공장인 호남잠사를 건립된 것도 그 즈음이다. 호남잠사는 20여년간 번성했으나 값싼 중국 수입산 누에고치에 밀려 양잠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섬유를 견(絹·silk)이라고 하는데 중국 한나라 이후 견제품은 실크로드를 통해 서방제국에 전해져 최고의 귀중품으로 여겨졌다. 누에는 한때 농가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로또처럼 여겨졌으나 1970년대 후반, 뽕나무를 캐내는 폐농의 한숨소리는 김제일대뿐 아니라 전국을 진동했다. 성격은 다르지만, 제2의 호남야산개발사업이라고 할 수도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김제 백구 일대에 조성된다고 해서 지역민들의 기대가 크다. 김제와 경북 상주를 비롯해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4곳을 선정,한곳당 약 2000억원의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20ha 규모의 스마트팜과 창업보육센터 등을 설립한다. 농기계 생산부터 농작물 가공, 유통 등 전·후방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전국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은 성과여서 일단 쾌거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마냥 좋아할 것만도 아니다. 2016년 농식품부 및 LG그룹 계열사 LG CNS가 새만금에 약 76.2ha(23만평) 규모의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는데 결국 이 사업이 철회됐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농민단체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이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 조성에 반대하면서 LG CNS가 사업계획을 거둔 바 있다. 새만금 한 곳에 76ha 규모로 대단지를 조성될 수 있었으나 그 기회가 사라지고 이번에 전국 4곳에 각각 20ha(6만평) 규모로 쪼개졌다. 50년전 김제 백산에서 시작된 호남야산개발사업은 금만평야를 푸르게 물들이고, 누에 하나로 20년 넘게 양잠인들의 먹거리를 제공했는데, 이제 김제 백구에서 시작될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비록 규모는 작지만 국내 농생명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지금부터라도 전주를 돈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잘 활용해서 금융허브를 만들면 가능하다. 세계 각국의 투자전문가들이 꿀단지에 해당한 650조 규모의 국민연금공단을 찾도록 제반 여건을 갖춰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전주 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오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통상 외국인들이 접근하는데 1시간 이상이 걸리면 불편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혁신도시 접근성 강화를 위해 KTX 역사를 신설하자는 것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익산시는 이 같은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도청소재지인 전주를 발전시키면 그 혜택이 인접 완주 김제 익산시로 흘러 간다. 금융전문가들은 고소득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묵고 갈 고급호텔이 절대 필요하다. 현재는 수요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수요는 얼마든지 생긴다. 청주에 공항이 들어서면서 주변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만 봐도 그렇다. 현재 있는 중저가의 비지니스 호텔 갖고는 안된다. 위락시설 확충은 말할 것 없고 특히 컨벤션센터는 필수다. 이 같은 시설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전주가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로 발전하기가 어렵다. 지금 한옥마을에 연간 천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전주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지만 이 정도 갖고는 도시발전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여수처럼 관광객이 돈을 쓰고 갈 수 있는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야 한다. 전주는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대형시설이 들어서면 현재보다 훨씬 도시가 역동적이고 다양하게 발전해 갈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도청 옆에 있는 대한방직 터를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관건이다. 그간 개발문제를 놓고 찬반논란이 있어 왔지만 이제는 확 터놓고 공론화 해야 할 때가 왔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개발문제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시의회에서 위원회 운영 예산을 삭감해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 문제는 밀실에서 몇몇 사람이 적당히 논의해서 해결책을 찾을 문제가 아니다. 모든 것을 투명성의 원칙에 입각해서 처리하면 그만이다. 특혜성 시비 때문에 대한방직을 흉물스럽게 그대로 있게 한 것도 잘못이다. 시나 도는 민간이 개발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이상 여론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공정하게 처리하면 된다. 전주 도심에 남아 있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딴지를 걸게 아니라 개발해서 전주가 발전해 나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과도하게 특혜가 주어지지 않도록 하고 공공의 이익을 최대로 확보하면 그만이다. 호남선 선형을 전주 용머리 고개로 잡았을 때 전주 유림들이 결사반대한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 하면 안된다. 전주시민들도 도청소재지인 전주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옳은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